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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양주(揚州)> 역시 오전. 정오 전후. 바다같이 넓은 강과 일직선인 운하가 만나는 강변 도시. 수많은 배들이 운하와 강을 오가고 있다.

강변에서 멀지 않은 어느 장원. 살벌한 인상의 사내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천마련(千魔聯) 양주지부(揚州支部)> 장원 내의 웅장한 건물 배경으로 나레이션. 수많은 사람들이 건물 앞에 서성이며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건물 입구에는 검은 복면을 쓴 검은 옷의 무사들이 삼업한 눈빛으로 경비를 서고 있다

[억울하오 삼공자(三公子)!] 높은 천장을 울리는 누군가의 외침

유덕정; [속하 유덕정(劉德丁)이 비록 성인군자는 아니지만 오십년 넘는 세월동안 부끄러운 짓을 한 기억은 맹세코 없소!] 쇠사슬에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악을 쓰는 거구의 사내. 몸이 금속처럼 번들거리는 인물인데 아주 호탕한 인상이다. 하지만 지금은 죄인같은 모습이다. 이자는 천마련의 양주지부장이다.

[부디 재심(再審)을 해주시오 삼공자!] 유덕정의 악 쓰는 소리를 배경으로 실내의 모습 묘사. 넓은 대청 내부인 실내에서는 지금 재판이 벌어지는 중이다. 백여명의 사람들이 대청을 가득 메우고 있다. 모두 긴장한 표정. 정문을 바라보는 곳에는 단상이 있고 단상에는 잘 생겼지만 거만한 인상의 청년이 태사의에 앉아서 서류를 보고 있다. 이 청년은 천강마존의 제자들 중 셋째인 옥기린 벽세황이다. 벽세황 캐릭터는 <건곤일척 자료집 제13페이지>에 나옴. 화려한 복장에 거만한 인상. 단상 아래에는 유정덕이 쇠사슬에 묶인 채 무릎 꿇고 있고 유정덕의 좌우에는 각기 열명씩의 검은 복면을 쓴 흑의인들이 손잡이가 좀 짧은 대신 칼날은 긴 청룡도를 들고 서있다. 이자들은 천마련 순찰당 소속인 흑혈살객들이다. 개개인이 대단한 고수들이고.

유덕정; [죽을 때 죽더라도 오명을 쓰고 죽을 수는 없소이다.] 이를 갈며 악을 쓰는 유덕정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마련 양주 지부장 철신염라(鐵身閻羅) 유덕정>

벽세황; [유덕정! 네가 오늘 기필코 죽을 신세라는 건 잘 알고 있구나!] 보고 있던 서류를 접으며 음산하게 웃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강마존의 셋째 제자 옥기린(玉麒麟) 벽세황(碧世皇)>

벽세황; [본련의 순찰당(巡察堂)에서 네 뒤를 샅샅이 캔 후 작성한 이 감찰보고서에 의하면 너는 스물 두 건의 횡령과 서른 네 건의 규정 위반을 저질렀다.]

벽세황; [죄가 이리도 명백한데 무죄를 주장할 염치가 있는 것이냐?] 준엄하게

유덕정; [횡령으로 분류된 자금은 사정이 어려운 형제들을 돕기 위해 절차를 어기고 사용한 것이고 규정 위반은 순찰당에서 유모에게 죄를 입히기 위해 지어난 것일 뿐이오.] 분노

유덕정; [나 유덕정이 죽을 죄를 짓지 않았다는 것은 양주지부의 모든 제자들이 알고 있소.] 주변을 둘러보며 외치지만

사람들 겁을 먹고 시선 피한다

유덕정; (저 비겁한 것들이...) 그걸 보며 이를 갈고

벽세황; [횡령이나 규정 위반은 그렇다 치고...] 품에서 편지를 한 장 꺼내고

유덕정; (또 무슨 수작을...) 눈 부릅

벽세황; [네 측근의 밀고에 의하면 넌 무림맹의 잔당들과 지속적으로 내통을 해왔다.] [이것이 그 증거고.] 편지를 들어 보이고

<무림맹의 잔당들과 내통을 해왔다?> <어떻게 그런 일이...> 주변 사람들 놀란 표정을 짓고

벽세황; [이 밀서에는 유덕정 네놈이 그동안 무림맹의 인간들과 어떻게 교류해왔는지가 자세히...] + 유덕정; [흐흐흐! 그만... 그만 합시다 삼공자.] 벽세황의 말을 막고

벽세황; [그만 하자?]

벽세황; [그럼 네가 무림맹의 잔당들과 한통속이었다는 걸 인정하겠다는 뜻이냐?]

유덕정; [나도 솔직해질 테니 삼공자도 솔직해지시오.] 가슴 펴며 흉포한 기세를 뿜어내고

유덕정; [삼공자가 오늘 나 유덕정에게 죄를 입혀 죽이려고 하는 것이 내가 사공자(四公子) 측의 사람이라 그런 것 아니오?]

<그럴 수도 있겠군.> <유덕정을 양주 지부장으로 임명한 것이 사공자였지.> <그럼 오늘 이 소동이 사신마재 사이의 알력 때문에 벌어지는 것인가?> 사람들 웅성 거리고

벽세황; [그런 거 없다.] 그런 사람들 반응 보며 냉소하고.

벽세황; [네가 넷째와 죽이 잘 맞는 건 알고 있지만 오늘 너를 죽이려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니라 네가 지은 죄에 대한 대가일 뿐이다.]

유덕정; [개소리!] 벌떡! 차랑! 버럭 고함지르며 벌떡 일어난다. 몸에 감긴 쇠사슬이 금속성을 내고

[감히!] [무릎 꿇지 못할까?] 복면을 쓴 흑혈살객들이 청룡도를 겨누며 위협하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마련 순찰당 소속 흑혈살객(黑血殺客)들>

유덕정; [벽세황! 네놈이 사공자의 추종세력들에 대한 본보기로 날 죽이려한다는 것을 모를 줄 아느냐?] 흑혈살객들이 칼을 몸에 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외치고

벽세황;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냐 유덕정?] 피식 웃고

유덕정; [오냐 좋다! 이판 사판이니 앉아서 죽어주지는 못하겠다.] 펑! 기합을 지르자 유덕정의 몸이 확 불어나며 몸을 묶고 있던 쇠사슬들이 박살이 나며 끊어지고

[헉 이놈이...] [죽여라!] [혈도를 찍었는데 벌써 풀어버렸구나!] 쩍! 부악! 흑혈살객들이 일제히 청룡도로 유덕정을 벤다. 하지만

캉! 쩡! 유덕정의 몸을 벤 청룡도들이 철벽을 때린 듯 요란한 소리와 함께 튕겨져 나간다

[헉!] [이런...] [칼날이 통하지 않는다!] [조심해라! 놈은 철신공(鐵身功)을 익혀 몸뚱이가 쇳덩이보다 단단하다.] 청룡도가 튕겨지자 경악하며 비틀 물러서는 흑혈살객들

유덕정; [같이 죽자 벽세황!] 팟! 화악! 악을 쓰며 맹렬히 도약해서 단상의 벽세황을 덮쳐간다. 거대한 주먹으로 벽세황을 내리쳐 으깰 기세로.

[헉!] [조... 조심하십시오 삼공자님!] [안돼!] 사람들 비명 지를 때

벽세황; [내 손에 죽고 싶다면 그렇게 해주지!] 지지지징! 음산하게 웃으며 앉은 채 오른손을 내뻗는데. 그자가 내뻗는 오른손 손바닥에서 원형의 파문이 일어난다. 그리고

쩡! 바로 앞에까지 육박해서 주먹으로 후려치려는 유덕정의 몸이 벽세황의 손에서 일어난 원형의 파문에 휩슬린다. 그러자

펑! 몸뚱이가 물풍선처럼 터져서 뒤로 흩 뿌려지는 유덕정의 몸뚱이. 얼굴은 아직 남아있고

유덕정; [네... 네놈...] 물풍선처럼 터져서 뒤로 흩어지는 몸뚱이 위에서 머리통만 남아 눈 부릅뜨다가

퍼억! 후두둑! 텅! 텅! 대청 바닥에 흩 뿌려지는 유덕정의 시체. 사람들 기겁하며 사방으로 피하고

(가... 가공!) (금강불괴에 필적하는 단단하기를 지닌 유덕정의 몸뚱이가 물방울처럼 터져버렸다.) (천강마존 님의 제자는 역시 다르구나.) 퍼퍽! 후두둑! 바닥에 뿌러지고 흩어지는 유덕정의 몸뚱이 잔해를 보며 경악과 전율을 느끼는 장내의 사람들

벽세황; [사부님의 절기인 진멸천강인(振滅天罡印)에 죽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라.] 흐흐흐! 지지징! 오른손을 앞을 겨눈 채 웃고. 그런 그자의 오른손 손바닥은 진동을 일으킨다.

<역시 천강마존님의 오대절기중 하나인 진멸천강인이었구나.> <진동을 일으켜 무엇이든 터트려버리는 최강의 마공이라던가?> 사람들 긴장과 공포의 표정으로 벽세황을 보고

벽세황; [유덕정은 죽을 짓을 한 응보로 죽었다.] [유덕정이 어떻게 자신의 죄값을 치뤘는지는 모두 잘 보았을 것이다.] 손을 내리며 말하고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삼공자님께 항명했으니 유덕정은 죽어 마땅합니다.] 급히 포권하며 대답하는 대청 안의 사람들

벽세황; [사부님께서 새로운 지부장을 지명할 때까지 부(副)지부장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라.] 말하다가 찡그리며 입구 쪽을 보고

입구쪽에 검은색 복면을 쓴 사내가 반으로 접은 편지 한 장을 두 손에 든 채 서있다. 감히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하고

벽세황; [뭐냐?]

사내; [방금 전 금릉지부에서 전서구로 날려 보낸 급전(急傳)이 도착했습니다.] 두 손으로 편지를 떠받혀 보이면서 말하고

벽세황; [금릉지부로부터의 급전이라...] 슥! 손을 앞으로 내밀고. 그러자

팟! 사내의 손에서 튕겨지듯 빠져나오는 편지

팟! 단번에 대청을 가로질러 벽세황의 손에 잡히는 편지. 거리는 30미터쯤

<가공...> <십여장의 거리를 격하고 접인신공(接引神功)을 발휘하다니...> 사람들 놀라고.

그 사이에 편지를 펼쳐서 읽는 벽세황. 사람들 그런 벽세황을 보고

 

<무림맹의 현 맹주 검후 진상파로 추정되는 표적이 금릉 일원에서 목격됨.> 편지의 내용

 

벽세황; [이거 이거...] 흥분해서 눈 치뜨고

벽세황; [금릉과 장강 하나를 사이에 둔 양주에 도착하자마자 본련의 첫째가는 골치덩이가 목격되었다?] 눈 번뜩이며 웃고

벽세황; (지나치게 공교롭긴 하다만 실로 천재일우의 기회이기도 하다.) 편지 읽으며 흥분. 손이 떨린다

벽세황; (검후 진상파를 제거하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정체를 알아내기만 해도 다른 인간들과는 비교가 안되는 전공을 세우는 셈이니...)

벽세황; (검후 진상파...) 화르르르! 손바닥에서 열기를 일으켜 편지를 태우면서

<나 벽세황이 천마련의 차기 련주가 되는 발판이 되주어야겠다!> 불타는 편지를 들여다보는 벽세황의 음산한 얼굴 크로즈 업

 

#83>

위가대원. 역시 정오가 조금 안된 낮.

매화부인의 거처로 통하는 월동문 앞에서 수색을 당하는 청풍. 여자무사들중 세 명이 나와서 바구니를 뒤지고 있다. 두명은 바구니를 뒤지고 한명은 돈 주머니를 들고 서있다. 청풍 앞에선 타노가 두루마리를 펴서 보고 있다.

두루마리에 그려진 것은 잠옷을 입고 안락의자에 누워있는 도발적인 자태의 매화부인인데 채색이 되어 있고 좀 더 자세해졌다. 두루마리에 표구가 된 모습이고.

청풍; [오... 오늘 완성이 될 것같아서 미리 표구까지 해왔습지요.] 타노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 날카로운 눈으로 그림을 살피는 타노

표구의 상태도 살피고

청풍; [오래 전에 그려진 분위기를 내려고 신경을 썼습니다만...] 눈치 보는 청풍.

청풍;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표구는 새로 하겠습니다.]

타노; [그럴 거 없다.] 다시 두루마리를 말고

타노; [그림 값은 미리 줄 테니 가능한 빨리 끝내고 본원을 떠나라.] 두루마리를 청풍에게 건네주며 뒤에 돈 주머니를 들고 서있는 여자 무사에게 고개 짓을 하고. 두손으로 두루마리를 받는 청풍

기다리고 있던 여자 무사가 묵직해 보이는 돈 주머니를 들고 청풍에게 다가온다

타노; [은자 천 냥 어치의 금원보(金元寶)를 넣었다.] 여자무사가 청풍에게 돈 주머니를 건네주는 것을 보며 말하고

청풍; [천... 천 냥!] 입 딱 벌리고

타노; [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느냐?] 노려보고

청풍; [아니, 아닙니다요.] [그림 한 점에 천 냥이라니... 상상도 못해본 거금이라서...] 돈 주머니를 두손에 들고 부들부들 떨고

타노; (좀스러운 놈!) + [만족했다면 되었다.] 옆으로 물러서고

타노; [주인님께서 퇴청하시기 전에 그림을 완성하도록 해라.] 들어가라고 하고

청풍; [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요.] 허둥대며 바구니를 한손으로 들고. 한손으로는 돈주머니를 가슴에 품은 자세로 끌어안은 채. 이어

허둥지둥 월동문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청풍. 타노는 월동문 밖에 서서 보고 있고 여자 무사들은 따라들어간다.

<저 인간, 다리가 풀렸어.> <하긴 그림쟁이 주제에 천 냥이라는 거금은 구경해본 적도 없겠지.> 웃으며 청풍을 따라 들어가며 전음으로 대화하는 여자 무사들

<은자 천 냥이면 거금이긴 하지. 아껴 쓰면 은자 두 세 냥으로도 한달을 살 수 있.는 세상이니까.> <운 좋게 마님 눈에 들어 복이 터진 거지.> 여자무사들이 전음으로 대화 나누며 따라가는 앞쪽에서 청풍이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 월동문 밖에서 그걸 보며 찡그리는 타노

타노; (지울 수 없는 찜찜함...)

<나의 걱정과 우려가 그저 노파심이고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으며 밖을 살피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84>

건물 안으로 들어서며 문을 닫는 청풍. 몸을 옆으로 조금 돌린 채. 그 직후

청풍의 뒤에서 사람 눈이 반짝이고

화악! 뒤에서 청풍을 두 팔로 와락 끌어안으려는 여자의 실루엣. 물론 매화부인이다.

청풍; [으헥!] 알고 있었으면서도 놀라는 척하며 몸을 옆으로 돌려 들고 있던 바구니를 매화부인에게 안겨주듯 내미는 청풍.

매화부인; [어멋!] 엉겁결에 청풍 대신 바구리는 끌어안으며 놀라고. 여전히 야한 잠옷을 입고 있다.

청풍; [마... 마님...] 놀라는 척 뒷걸음질

매화부인; [뭐야 정말?] 바구니를 안은 자세로 눈 흘기고

매화부인; [보는 눈도 없는데 못 이기는 척 당해주면 어디가 덧나?] 곁눈질로 밖을 보며 속삭이고. 그러면서 청풍에게 다가오려 하고. 바구니를 앞으로 밀면서

청풍; [제... 제발 봐주십시오 마님. 소인은 더 살고 싶습니다.] 바구니로 앞을 가리며 울상 짓고. 곁눈질로 문쪽을 보면서 속삭이며. 그러자

매화부인; [겁쟁이...] 눈을 흘기고

매화부인; [사내대장부가 그렇게 용기가 없어서 어떻게 해?] [몰래 훔쳐 먹는 게 더 맛있는 거 몰라?] 바구니를 놓으며 뒤로 물러서고

청풍; [지... 지금의 저는 사내가 아니고 화공일 뿐입니다요.] 바구니 내리며 비굴하게 웃고

청풍; (그래도 여운은 남겨야 귀찮게 굴지 않겠지?) + [인연이 있다면 훗날 다시 만날 수도 있을 테니... 위가대원 안에서는 사정을 좀 봐주십시오.]

매화부인; [인연이 있다면 다시 만날 수도 있다라...] 배시시. 얼굴에 홍조

매화부인; [지금 그 말 잊지 마.] 입으로 키스 하는 시늉하며 돌아서고

청풍; (살았다.) 안도하며 매화부인을 따라 가고

매화부인; [그럼 작업 시작해봐.] 안락의자로 가고

매화부인; [내 나이 서른 살 넘긴지 어느덧 몇 년 됐어.] [언제 팍 시들어 버릴지 모르는 신세이니 예쁘게 그려줘야 해.] 안락의자에 앉으려 하며

청풍;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바구니를 탁자에 올려놓고

청풍; [그보다... 작업 들어가기 전에 술 한 잔 마실 수 있을지요?]

매화부인; [술?] 안락의자에 앉으려다가 흠칫! 돌아보고

청풍; [방금 전에 너무 놀라서 가슴이 두근 거지는 게 갈아앉지를 않습니다요.] [술이라도 한 잔 마셔야 진정이 될 것 같습니다.] 좀 헐떡이며

매화부인; [이런, 내가 손님 대접이 너무 소홀했네.] 앉으려던 안락의자에서 다시 일어나고

매화부인; [잠깐만 기다려. 기막힌 명주(名酒)를 맛보게 해줄 테니까.] 살랑거리며 거실에서 다른 곳으로 통하는 문을 향해 간다

엉덩이가 얇은 잠옷 속에서 샐룩거리고

매화부인; (독한 술을 먹이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지도 몰라.) 발개져서 여우같은 표정으로 뒤를 보며 문을 열고 들어간다. 뒤에서는 청풍이 바구니에서 그림 그릴 도구들을 꺼내고 있고

<됐다!> 문을 열고 그 방으로 들어가는 매화부인. 그림 그릴 도구들을 꺼내면서 곁눈질로 그걸 보는 청풍의 생각

청풍; (지금까지는 예상했던 대로다.) 슥! 바구니에서 두루마리를 꺼내들고. 이어

촤악! 탁자 위에 두루마리를 활짝 편다. 두루마리가 펴지면서 드러나는 그림은 물론 매화부인의 요염한 자태인데. 표구가 되어 있고

슥! 표구가 된 그 그림의 한쪽 모서리를 손톱으로 일으켜서

스윽! 재빠르게 그림을 한 겹 벗겨내는 청풍.

쿵! 매화부인의 전신 초상 아래에서 드러나는 그림. 바로 낙신부도다. 벽에 걸려 있는 낙신부도와 똑같고

낙신부도 모사품을 들고 벽으로 가는 청풍

벽에 걸린 낙신부도의 그림 크로즈 업

슥! 한손으로 벽에 걸린 낙신부도를 떼어내는 청풍.

턱! 다른 손으로 가짜 낙신부도를 벽에 거는 청풍.

진짜 낙신부도를 들고 다시 탁자로 오는 청풍.

촤악! 낙신부도를 탁자 위에 펴고.

바구니에서 둘둘 만 종이를 하나 꺼내들고.

촤락! 그 종이를 펴자 대충 그린 매화부인의 모습이 나타나고

스윽! 그 종이를 낙신부도 위에 대고 스윽 문지르는 청풍. 그러자

매화부인을 그린 두루마리가 된다.

스슥! 그걸 둘둘 말아서

바구니에 넣고.

또 다른 두루마리를 꺼내서.

촤락! 펼친 후

스윽! 처음 두루마리에서 떼어낸 매화부인 그림을 위에 대고 편다. 그러자

처음 두루마리처럼 변하는 두루마리. 그 직후

매화부인; [오래 기다렸지?] 양손으로 술잔을 하나씩 들고 나오는 매화부인. 와인잔 같은 술잔이다.

청풍; (아슬아슬했군.) + [아닙니다요.] 붓과 벼루 등을 늘어놓고

매화부인; [자 받아.] 양손으로 들고 온 술잔중 하나를 내밀고

청풍; [감사합니다.] 두손으로 받고

매화부인; [백주(白酒;증류주) 중에서 최고로 치는 양하대곡(洋河大曲)이라는 명주야.] [이거 한 잔에 은자로 서른 냥이 넘어.] 자기 손의 술잔을 들어 보이고

청풍; [한 잔에 서른 냥이 넘는 술이라니... 은자를 그냥 마시는 셈이로군요.] 눈 휘둥그레지고

매화부인; [앞으로도 좋은 인연 맺도록 해!] 추파를 보내며 술잔을 내밀고

청풍; [영광입니다요.] 챙! 두손으로 술잔 내밀어 매화부인의 술잔과 부딪히고

이어 마시는 두 사람. 매화부인은 음미하며 마시고

청풍; (미안하지만 당신과는 오늘 이후로 두 번 다시 만날 일 없을 거요.) 청풍은 술을 마시면서 그런 매화부인을 곁눈질로 본다

<장소든 사람이든 도둑질과 관련된 것에 미련을 남기는 것이 우리 업계에서 첫 번째로 치는 금기이므로...> 술을 마시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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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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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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