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7>

무림맹의 정문. 여전히 비가 오고

성루에서 경비 서다가 흠칫! 하며 안쪽을 보는 무사들

안쪽에서 문쪽으로 오고 있는 장세명. 우산을 쓰고 있다. 망토 속에 아기를 안고 있지만 망토가 헐렁해서 티가 나지 않고

<총관님이 또 오셨군!> <순찰 돌고 가신지 얼마나 되었다고...> 긴장하며 돌아서서 성문 안쪽을 보는 무사들.

그 사이에 성문으로 다가오는 장세명. 성루 아래 성문에도 몇 명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가 인사한다

장세명; [성벽 바깥 쪽을 한 바퀴 둘러보고 오겠다.] 다가오며 말하고

[예!] [다녀오십시오 총관님.] 덜컹! 쪽문을 열며 대답하는 무사들

장세명;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다. 문을 닫고 기다려라.] 쪽문으로 나가며 말하는 장세명

밖으로 나서는 장세명. 뒤에서 쪽문을 닫는 무사들

닫히는 쪽문 쪽을 곁눈질하며 성벽을 따라 걸어가는 장세명

장세명; (내가 살아서 다시 무림맹으로 돌아올 일은 없을 것이다.) 성벽을 따라 걸어가다가

장세명; (오늘 죽지 않는다 해도 차마 맹주님을 뵐 면목이 없으니...) 입술 깨물며 멈춰서고

장세명; (맹주님...) 성벽 쪽으로 돌아서고

장세명; (죄 많은 장세명, 죽음으로 죄의 값을 갚도록 하겠습니다.) 눈물 떨구며 고개 숙인다

<총관님이 저기서 왜 저러시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시기라도 한 건가?> 성루 위의 무사들 옆을 보며 갸웃하고. 우산을 쓴 장세명이 성벽쪽으로 서있는 게 보인다. 고개 숙이고 울고 있지만 우산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천마련에 대한 소탕전을 앞둔 시점이라 생각이 많으신 모양이군.> 성루 위 무사들의 신경이 온통 장세명 쪽으로 향해 있을 때

스윽! 구렁이처럼 성벽을 넘어서 무림맹 밖으로 나오는 사람의 형상. 물론 천불투다. 도마뱀처럼 네발로 성벽에 붙어서 머리가 아래로 하게 내려가며 성루쪽을 살핀다. 성루쪽과는 거리가 좀 있고

천불투; (장세명이 시선을 끌어준 덕분에 무사히 무림맹 밖으로 빠져 나오긴 했는데...) 슥! 성벽 아래 풀 숲으로 몸을 숨기며 장세명 쪽을 보고. 이제 장세명은 돌아서서 성벽을 따라 가고 있다.

천불투; (곧 벌어질 대소동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가능한 멀리 달아나야만 한다.) 몸을 숙인 채 풀숲을 헤치고 빠르게 달아난다. 장세명이 가는 쪽과 반대 방향이다

 

#8>

무림맹 뒤쪽의 험준한 바위산. 여전히 비가 오고 깊은 밤이다.

바위산의 험하고 깊은 산중. 절벽 위에 세워진 낡은 사당이 한 채 있고. 문은 떨어져 나갔다

절벽 위로 난 길을 통해 사당쪽으로 날아오고 있는 장세명. 망토는 둘렀지만 우산은 쓰고 있지 않다. 두 팔을 망토 안에 넣고 있어 몸통만 날아오는 것처럼 보인다.

<영부인과 아드님이 무사하기를 바란다면 오늘밤이 가기 전에 사자천존의 아들 초무궁(楚無窮)을 산신묘(山神廟)로 데리고 오셔야만 할 것이오. -귀면지존(鬼面至尊)> 편지와 함께 놓인 반지를 떠올리는 분노한 표정의 장세명

장세명; (실수했다!) 이를 악물고

장세명; (천마련에 대한 공략이 끝날 때까지 집사람을 친정으로 보내는 게 아니었다.) 망토 속에서 조금 꺼내 펴보는 오른 손. 오른손의 손바닥에는 위쪽 회상 속의 그 반지가 얹혀져 있고. 왼팔로는 담요에 쌓인 아기를 안고 있다

장세명; (집사람이 연로하신 장모님 걱정으로 눈물 마를 날이 없기에 친정에 가게 했던 것인데...) (도중 어떤 자들에게 사로잡혀버렸다.)

장세명; (물론 궁지에 몰린 천마련의 짓일 테고...) 휘익! 이를 악물고 날아가고. 이제 바로 앞에 사당이다.

장세명; (날 믿고 중용해주신 맹주님에 대한 도리가 아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집사람과 청풍(淸風)이가 끔찍한 일을 당하게 할 수는 없으니...) 휘릭! 사당 앞에 내려서는 장세명. 이어

장세명; [나와라 귀면지존!] [네놈이 원한 대로 나 장세명이 왔다.] 어둠에 덮인 사당을 노려보며 외치고. 그러자

<신행철필 장세명...> 흐흐흐! 웃음소리가 사당 안에서 들리더니

<철심장부(鐵心丈夫)로 소문난 너도 어쩔 수 없는 아비이고 남편이로구나.> 스윽! 사당의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귀신 가면. <아랑힐월>등에 나온 귀면지존이 쓰는 귀신 가면. 그 배경으로 웃음소리와 말 소리가 들리더니

귀면지존; [겨우 아들과 마누라의 목숨 때문에 충성을 맹세한 주인을 배신하다니 말이야.] 스윽! 사당에서 밖으로 나서는 귀면지존. 얼굴에 쓴 귀신 가면은 하얗지만 몸에 걸친 옷은 검어서 어둠 속에 귀신 가면만 떠있었던 것 같았다.

장세명; [개소리 말고... 내 아내와 아들이 무사하다는 걸 증명해보여라.] 이를 갈고

귀면지존; [당연히 그래야겠지?] 딱! 손가락 퉁기고

팟! 사당 안에 불이 밝혀지며 밝아지고

쿵! 사당 안의 광경. 순하게 생긴 이십대 중반의 미녀가 강보에 싸인 갓난아기를 품에 안은 채 무릎 꿇고 있고 그런 여자 주변에 칼을 빼든 복면인들 5-6명이 서서 위협하고 있다. 복면인들 중 한명은 덩치가 큰 꼽추다. 복면인들에게 에워싸인 여자는 바로 장세명의 부인이고 강보에 싸인 아기는 장세명의 아들이다. 장세명 부인의 이름은 온유향. <마면기정 자료집 21페이지>에 나온 온유향 캐릭터. 주혜금과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아서 주혜금의 아들인 초무궁의 유모 역할도 했다. 온유향이 안고 있는 아기의 이름은 장청풍. 나중에 귀면지존에게 이용당하는 캐릭터. <아랑힐월>의 풍청처럼

장세명; [부인!] 다급히 외치고

장세명; [무사하시오? 다친 곳은 없소?]

온유향; [상공...] 겁에 질린 표정

온유향; [저는... 신첩은 무사해요. 청풍이도 별 탈 없구요.] 아기를 꼭 안고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장세명의 처 온유향(溫柔香)>

장세명; [조금만 더 견디시오. 곧 장모님을 만나 뵐 수 있게 해줄 테니...] 말하며 귀면지존에게 시선을 돌리고. 그러자

온유향; [상... 상공! 설마...] 무언가 깨닫고 눈 치뜨는데

장세명; [네가 원하는 대로 소맹주를 데려왔다.] 촤락! 오른손으로 망토를 젖혀서 왼팔로 안고 있는 아기를 보여주고.

온유향; [흐윽!] 진저리를 치고

귀면지존; (온가년의 반응을 보니 저 애새끼가 초패강의 아들 초무궁인 건 확실하겠군.) 곁눈질로 자기 뒷쪽 사당 안의 온유향을 보고

장세명; [소맹주를 원한다면 아내와 내 아들을 이리로 보내라.] 아기를 보여주며 귀면지존을 노려보고

귀면지존; [현명한 판단을 했구나 장세명!] 짝짝 박수치고

귀면지존; [아무리 사자천존과의 의리가 중요하다고 해도 마누라와 아들의 목숨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 웃고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노려보는 장세명

귀면지존; [초패강의 아들놈을 이리 던져라. 그럼 네 마누라와 아들 놈은 풀어주겠다.] 손을 내밀고

장세명; [너도 사내대장부라면 약속은 지키리라 믿...] 말하며 두 손으로 아기를 들어 던지려 하고. 그때 + 온유향; [안돼요!]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고

움찔! 하며 아기를 던지려던 동작을 멈추는 장세명.

온유향;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없어요! 우리 모자를 살리려고 맹주님의 핏줄을 납치하다니요.] 순한 표정과 어울리지 않게 악을 쓰고. 주변의 복면인들 당황하며 칼을 들이밀고. 귀면지존도 흠칫! 하며 돌아보고

온유향; [당신은... 상공은 이제껏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오신 대장부시잖아요.] [제가 당신을 존경하는 이유도 당신의 그 올곧은 성품 때문이었구요.]

장세명; [부... 부인...] 수치심

온유향; [맹주님과 주모님께서 우리 가족을 어떻게 대해주셨는데...] [그분들께 죄를 짓고 무슨 면목으로 살아갈 수 있겠어요?] 애절하게 울며 외치고

귀면지존; [그 계집 좀 조용히 시켜라! 귀가 따갑다!] 복면인들에게 말하고.

[예 귀면지존님!] [조용히 하지 못해?] [아가리 닥쳐라!] 사방에서 칼을 들이대며 온유향을 협박하는 복면인들.

장세명; [해... 해치지 마라!] 다급히 외치고. 하지만 그 직후

온유향; [안녕히 계셔요 상공!] 울며 웃으며 사당 밖의 장세명을 보고

장세명; (설마!) 눈 부릅 뜰 때

온유향; [부디 우리 모자 때문에 사람의 도리를 저버리는 죄를 짓지 마세요.] 콱! 말하고는 혀를 강하게 문다. 복면인들 깜짝 놀라고

장세명; [안돼!] 비명 지르고

귀면지존; (아차!) 눈 부릅

푸학! 혀를 깨물어서 입으로 잘린 혀와 피를 뿜어내며 앞으로 쓰러지는 온유향

후두둑! 피가 안고 있는 아기의 몸에 뿌려지고

장세명; [부인!] 비명 지르고

털썩! 나뒹구는 온유향. 그 바람에 품에 안고 있던 아기를 떨구고.

[으아아앙!] 바닥에 나뒹굴자 잠에서 깨어나 자지러지게 우는 강보의 아기

<이런 독한 계집이...> <제 혀를 깨물어 완전히 잘라버렸다.> 혀를 물고 엎드려 벌벌 떠는 온유향. 그 앞에서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를 내려다보며 질색하는 복면인들

귀면지존; [장세명! 네 마누라 일은 유감이지만...] + [!] 돌아보다가 눈 부릅

팟! 장세명이 이를 악물고 몸을 날리고 있다. 왔던 곳으로 날아가고 있고

귀면지존; [잡... 잡아라!] 팟! 외치며 추격하고. 사당 안의 복면인들도 깜짝 놀라 돌아보고

귀면지존; [장가를 놓치면 안된다! 막아라!] 외치며 사당 밖으로 날아가고. 사당 안의 복면인들도 급히 따라가고. 복면인들 중 덩치 큰 꼽추만 현장에 남아서 죽어가는 온유향을 지킨다. 이 꼽추는 <마면기정> <아랑힐월>등에 나온 <타노> 캐릭터

 

#9>

장세명; (용서하시오 부인! 용서하시오.) 쐐액! 이를 악물며 왔던 길로 날아가고. 얼굴이 눈물과 빗물로 범벅이 되었고. 날아가는 길 한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절벽 위에 난 길임을 주의

장세명; (혈육의 정에 눈이 멀어서 당신을 부끄럽게 만든 날 용서하시오.) 쐐액! 화악! 날아가는 앞쪽에서 복면을 쓴 자들이 날아올라 공격해온다. 여기저기 풀 숲과 바위 뒤에 숨어있었고. 하지만

슈학! 질풍같이 그자들을 피해 빠져나가는 장세명

[헉! 빠르다!] [과연 신행철필이라는 별호답다!] [막... 막아라!] 장세명을 막지 못하자 당황하며 돌아보는 복면인들

[멈춰라!] [네놈이 갈 곳은 없다!] [가려거든 사자천존의 아들 놈은 놓고 가라!] 휘익! 쐐액! 연달아 앞쪽에서 날아오르며 공격하는 복면인들

콱! 날아가며 망토 속 허리에 차고 있던 강철로 만든 붓을 잡는 장세명

장세명; [비켜라!] 쩍! 서걱! 붓을 그어내며 앞으로 날아가는 장세명. 붓을 휘두르는 대로 허공에 <永>자가 생기고

[크악!] [컥!] [조... 조심해라! 저 놈의 독문수법인 영자필법(永字筆法)이다!] 허공에 생긴 영자에 스쳐 죽거나 막아도 충격을 받고 튕겨지는 복면인들. 피하면서 무기를 휘둘러 반격하는 복면인들도 있고

퍼억! 철퍽! 죽거나 다쳐서 물이 고인 바닥에 나뒹구는 복면인들. 하지만

쩍! 서걱! 후두둑! 장세명도 몸에 여기저기 상처가 나고 걸치고 있던 망토도 누더기가 된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날아가고

장세명; (조금만... 조금만 더...) 쐐액! 몸에서 피를 뿌리며 절벽을 따라 날아간다

장세명; (저 모퉁이만 돌아가면 소리를 질러 무림맹에 구조를 요청할 수 있다!) 절벽을 따라 난 길을 날아간다. 앞쪽에 모퉁이가 있고.

[여기까지다!] [더는 못 간다!] 휘익! 쐐액! 모퉁이 근처에서 열명 이상의 복면인들이 날아올라 장세명을 막으려 하고

장세명; [크아!] 콱! 붓을 내밀며 붓의 손잡이 부분을 강하게 움켜쥔다. 그러자

펑! 붓 끝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가는 쇠로 이루어진 붓의 털 부분이 앞으로 터져나간다. 수십 수백개의 쇠침이 튀어나가는 모습이고. 마치 크레이모아처럼

[크악!] [컥!] 퍼퍽! 퍽! 붓의 끝에서 터져나간 쇠침에 꽂혀 몰살당하는 복면인들. 쇠침은 모두 한 뼘 이상이 길이였다.

장세명; (됐다!) 쐐액! 쇠침에 꽂혀 나뒹굴고 떨어지는 복면인들을 뚫고 앞으로 쇄도한다.

그런 장세명의 앞쪽으로 모퉁이가 확 다가오고. 하지만 그 직후

[!] 오싹! 한기가 느껴져서 눈을 부릅뜨는 장세명의 앞 얼굴. 그런 장세명의 뒤쪽에서 시뻘건 손이 장세명을 움켜쥐어온다. 손 크기는 사람만 한데 깡말랐으며 손가락 끝에 달린 손톱은 면도날처럼 날카롭다

장세명; (위험!) 팟! 팽! 전력을 다해 몸을 확 돌리며 옆으로 피한다. 절벽 쪽이고

파바다닥! 그 바람에 흩날리는 찢어진 망토. 그와 함께 망토가 벌어지며 장세명이 왼팔로 안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아기가 손에 쥐고 있는 목걸이가 망토와 함께 흩날린다

쩍! 콰직! 간발의 차이로 장세명의 몸을 스치며 움켜쥐어지는 거대한 손. 장세명의 몸 대신 망토와 아기가 쥐고 있던 목걸이를 움켜 잡는다

휘익! 절벽 쪽으로 내려서는 장세명

화악! 그 앞에 나타나는 귀면지존. 오른손이 거대해진 상태인데 그 손아귀에 찢겨진 망토와 아기가 쥐고 있던 목걸이가 쥐어져 있다.

장세명; (위험했다!) 뒤로 비틀하며 물러서고. 하지만 직후

미끈! 발이 빗물로 미끄러워진 바위에서 미끄러지며 균형을 잃는 장세명. 뒤로 넘어진다

[!] 귀면지존이 눈 부릅 뜰 때

장세명; [허억!] 비명 지르며 균형을 잃고 추락한다. 등이 아래로 향한 채

귀면지존; [이런...] 팟! 급히 절벽 끝으로 날아가고.

휘릭! 절벽 끝에 멈춰서며 아래를 보는 귀면지존. 하지만

쏴아아! 비가 쏟아지는 절벽 아래는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인다.

[귀면지존님!] [죄송합니다!] [속하들이 무능해서 장가를 막지 못했습니다.] 휙! 휘릭! 뒤늦게 도착하는 복면인들

귀면지존; [허튼 소리 할 시간 있으면 아래로 내려가서 장가와 사자천존 아들놈의 생사나 확인해라.] 신경질 내고. 오른손은 여전히 거대한 상태. 그러자

[존... 존명!] [즉시 내려가 확인하겠습니다.] 겁애 질려 대답하는 복면인들. 이어

[비 때문에 미끄럽다 조심해라.] [발 딛을 수 있는 곳을 확인하고 내려가라.] 절벽 끝으로 와서 여기저기 살피는 복면인들. 내려가는 자들도 있고

곧 개미떼같이 절벽에 붙어서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복면인들

귀면지존; [다 된 밥에 코 빠트린 격이 되었군.] 바득! 가면 속에서 이를 갈고.

귀면지존; [사자천존 초패강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그자의 아들 초무궁뿐이었는데...] 슈우! 움켜쥐는 오른손이 줄어들어 원래 크기가 되고

귀면지존; [오제(五帝)의 후손일 게 분명한 초패강을 무공으로 어쩌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 [!] 오른손을 내려다보며 눈 번뜩

줄어든 그자의 오른손에 찢어진 망토와 함께 아기가 쥐고 있던 목걸이가 쥐어져 있다

귀면지존; [이 목걸이...] 왼손으로 목걸이를 집어 들고

귀면지존; [초무궁이 지니고 있었던 이 목걸이를 잘만 이용하면...] 눈 번뜩이고.

귀면지존; [장세명이 초패강의 아들놈과 함께 죽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즉, 이 목걸이만 있으면 다른 애새끼를 초패강의 아들 놈으로 위장할 수 있는 것이다.] 흥분하며 혀가 잘린 채 쓰러진 온유향이 안고 있던 아기를 떠올리고

귀면지존; [고맙다 장세명! 어쨌든 네놈 덕분에 사자천존 초패강을 치울 수 있게 되었으니...] 흐흐흐! 화악! 웃으며 날아올라서

사당 쪽으로 날아가는 귀면지존.

 

#10>

무림맹

[!] [!] 월동문으로 들어오다가 기겁하는 죽립에 도롱이 쓴 무사들 서너명

월동문 안쪽은 사자천존의 아내 주혜금의 거처. 마당에는 여자 무사들이 쓰러져 있고.

열려진 문을 통해 건물의 거실에 진의원과 환설이 쓰러져 있는 게 보인다

[주모님과 소맹주님 신상에 변고가 생겼다!] [맹주님께 보고하고 개미 새끼 한 마리 본맹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라!] [주모님!] [소맹주님!] 아수라장. 외치며 건물로 뛰어드는 자. 다시 월동문 밖으로 달려나가는 자. 호각을 불면서.

 

#11>

앙앙! 다시 사당. 여전히 불이 켜져 있는데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복면을 쓴 덩치 큰 꼽추가 사당 안에 서서 바닥을 보고 있다. 바닥에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진 온유향이 엎드린 자세로 쓰러져 있고. 그 앞쪽에는 피를 뒤집어쓴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고 있다.

귀면지존; [온가 계집의 상태는 어떠냐?] 휘익! 사당 안으로 날아들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꼽추 복면인

복면인; [숨... 숨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눈치 보며

복면인; [사실상 송장이 되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귀면지존; [덕분에 번거로운 일이 하나 줄었군.] 징! 진동하는 손으로 강보의 아기를 겨누고

팟! 귀면지존의 손에 끌려 들어와 잡히는 아기. 연신 울어댄다

귀면지존; [운이 좋은 줄 알아라 이놈아.] 슥! 목걸이를 아기 목에 걸어주고

귀면지존; [사자천존을 속여 넘기기 위한 역할만 아니었으면 네놈도 어미 뒤를 따라갔을 테니...] 목걸이를 걸어준 아기를 내려다보고. 이어

귀면지존; [이 애새끼는 네가 책임지고 보살펴라.] 아기를 꼽추 복면인에게 내밀고

복면인; [예...] 급히 두 손 내밀어 아기를 받고

귀면지존; [장세명! 네놈의 아들놈을 철저히 이용해줄 테니 저승에서나마 본좌에게 거역한 것을 후회하거라.] 흐흐흐! 웃으며 사당 입구로 가고. 복면인도 우는 아기를 안고 따라 간다

으하하하하! 휘익! 웃으며 사당 밖으로 날아가는 귀면지존. 복면인도 아기를 안고 그 뒤를 따라가고

 

시간이 좀 지나고.

이제 사당 안에는 온유향만 쓰러져 있는데

<쯧쯧!> 어디선가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리고

천불투; [가여운 계집이로구나. 악랄한 인간을 만나 하루아침에 남편과 자식을 잃어야했으니...] 스윽! 사당 안의 어둑한 구석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천불투

천불투;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장세명을 따라왔다가 처참한 광경을 보고 말았도다.) 온유향의 옆에 이르러 내려다보고

천불투; (가엾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냐만...) (너만큼 박복하고 불운한 인생도 드물겠구나.) 한숨 쉬며 몸을 숙여서

천불투;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마. 안식이라도 편히 해야할 테니...) 두손으로 온유향의 몸을 안으려 하고. 그러다가

천불투; [이건...] 흠칫! 하고

천불투; [허허! 이런 일이...] 슥! 온유향을 바닥에 바로 누이고. 입에서 피를 흘리며 눈을 감고 있는 온유향의 얼굴이 드러나고

천불투; (아직 숨이 붙어있다.) 손가락을 굽혀 온유향의 코에 대보고

천불투; (혀가 너무 많이 잘린 탓에 남아있는 혀가 짧아서 기도를 완전히 막지 않았다. 그 때문에 질식을 면할 수 있었던 게고...) 두손으로 온유향의 가슴을 누르고

천불투; (기도를 통해 폐에 들어간 피만 빼주면 살릴 수 있다.) 퍽! 두손으로 온유향의 가슴을 강하게 누르고. 심폐소생술 하듯이. 그러자

[컥!] 쿨럭! 피를 왈칵 토하는 온유향. 숨이 돌아오고

천불투; (됐다!) 안도하며 연신 온유향의 가슴을 누르고

온유향; [끄윽...] 피를 흘리며 벌벌 떠는 온유향. 정신은 차리지 못했지만 숨은 돌아오고.

천불투; (혀가 잘려서 말은 못하겠지만 사는 데 큰 지장은 없을 터...) 생각할 때. 삐익! 삑! 멀리서 호각소리가 들리고

천불투; (호각소리와 징소리...) 사당 밖을 돌아보고

천불투; (무림맹의 얼뜨기들이 비로소 사단을 알아차렸구먼.) 냉소하며 두팔로 온유향을 안아들고

천불투; (괜한 불똥이 튀기 전에 여길 벗어나야만 한다.) 온유향을 안고 사당 입구로 가고

<걱정하지 말거라 아가야.> 입으로는 피를 흘리고 감은 눈으로는 눈물 흘리는 온유향을 내려다보며 생각하는 천불투;

<이 늙은 도둑이 힘 닿는 데까지 널 보호해줄 테니...> 스스스! 사라지는 천불투

<무존령을 움치러 왔다가 양녀(養女)로 삼을 가엾은 아이를 하나 얻게 되었구나.> 완전히 사라진다. 그 배경으로 삐익! 삑! 요란한 피리소리들이 멀리서 들리고

 

#12>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