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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넓은 강. 멀리 바다가 보이고. 강 한쪽은 깎아지른 절벽. 어느 순간

쾅! 절벽 하단의 일부가 안쪽에서 밖으로 터져나간다.

첨벙! 펑! 부서진 바위들이 강물로 떨어지고.

이어 드러나는 절벽 하단의 모습. 새로 동굴이 생겼는데 그 안쪽에 누가 서있다. 손에 천근장을 든 청풍이다.

청풍; (벌써 저녁이 되었군.) 힐끗 하늘을 보고, 이어

청풍; [끝났습니다. 나오시지요.] 뒤를 돌아보고

진삼낭; [수고했네.] 동굴 안쪽에서 입구쪽으로 나오고.

진삼낭; [여긴 동해에서 멀지 않은 장강의 하류같구먼.] 밖을 살피며

청풍; [지하수로의 흐름에 휩쓸려 꽤 멀리 흘러왔었습니다.] 함께 밖을 보고

진삼낭; [지하수로를 이용하면 유사시에 동해까지 바로 갈 수 있었겠어.]

청풍; [아직 운신하시기 힘드신 것 같으니 제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진삼낭을 안으려 하고

진삼낭; [신세를 지겠네.] 얼굴 약간 붉히며 청풍에게 안기고. 청풍의 목을 두 팔로 안으면서

청풍; (치환천위를 써서 황금전장으로 바로 돌아가야겠다.) 눈을 반개하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감옥의 모습. 직후

스팟! 그대로 사라지는 청풍.

 

#242>

<-황금전장> 여전히 어수선.

벽소소가 갇혀있던 감옥. 일반 무사들이 지키고 있는데

지징! 갑자기 철문 앞쪽 허공이 왜곡되고

[헉!] [뭐냐?] 무사들 기겁할 때

슈욱! 왜곡된 공간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과 진삼낭, 진삼낭은 눈을 감은 채 청풍의 목을 두 팔로 안고 있고.

[저... 저건...] [술... 술법이다!] 무사들 기겁하고.

청풍; [도착 했습니다.] 슥! 바닥으로 내려서며 말하고. 눈을 뜨는 진삼낭

진삼낭; (여긴...) 놀라며 둘러보고. 청풍의 목에서 팔을 풀며

진삼낭; (백여리는 족히 되는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하다니... 놀라운 술법이로구나.) 청풍의 품에서 내려서며 둘러보고. 당황하는 무사들

[주... 주모님!] [마님!] [이게 어떻게 된...] 무사들 불신과 경악. 다가오지 못하고

진삼낭; [소란 피우지 마라.] 위엄서린 표정으로 말하며 앞으로 나서고

진삼낭; [장주님은 어디 계시느냐?] [소소에 대한 수색상황을 보고하라!]

[장주님께서는 직접 소소아가씨를 찾기 위해 나가셨습니다.] [황금수라와 황금나찰들도 모두 수색에 나섰지만 아직 소소아가씨의 종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포권하며 보고하는 무사들

진삼낭; [이공자를 영빈관으로 모셔라.] [나는 대청으로 갈 테니 지금까지 취합된 정보는 모두 가져와라.] 말하며 걸어가고

[존명!] [모시겠소이다 이공자!] 무사들 포권하거나 청풍을 안내하고

진삼낭; [영빈관에 가서 쉬고 있게.] [급한 일을 마무리 하는 대로 찾아가겠네.] 무사들을 거느리고 가며 청풍에게 말하고

청풍; [저는 신경쓰지 마십시오.] 안내하려는 무사를 따라가며 말하고.

앞장 서서 월동문으로 가는 당당한 자태의 진삼낭

청풍; (볼수록 평범한 분은 아니다.) 천천히 뒤따라 가며 생각하고

<하긴 평범한 어머니에게서 선녀의 화신같은 진소저가 태어났을 리는 없겠지.> 무사들을 거느리고 월동문을 나오며 무사들에게 뭐라 하는 진삼낭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43>

황금전장이 건너다보이는 객잔.

객잔의 이층. 창문이 조금 열려 있고.

열린 창문 틈으로 황금전장을 보고 있는 벽소소. 창가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는데 몸에는 얇은 잠옷만 걸치고 있다. 어깨의 상처는 완치 된 모습이고.

벽소소; [역시 오래전부터 내려온 옛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어.] 요사하게 웃고

벽소소; [등하불명(燈下不明)...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건 천고진리인 거야.]

벽소소; [내가 황금전장에서 넘어지면 코가 닿을 이 객잔에 숨어있을 줄은 누구보다 심기가 깊은 아버지도 알아차리지 못하신 걸 보면...]

벽소소; [아버지를 포함한 황금전장의 주력은 모두 금릉을 벗어나서 수색을 하고 있겠지.] [덕분에 당분간 금릉은 내게 가장 안전한 장소야.]

벽소소; [내게 원기를 충전시켜줄 사내들을 구하기도 쉽고...] 돌아보고

쿵! 어둑한 방안. 벌거벗은 사내들의 시체가 여러 구 뒹굴고 있다. 모두 미이라가 되어 죽어 있는 상태

벽소소; [저 버러지들 덕분에 금강살귀에게 입은 상처도 얼추 회복되었다.] 어깨가 다쳤던 팔을 움직여 보고

벽소소; [물론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무는 건 위험하다.] [몸을 추스르는 대로 금릉을 떠나야한다.]

벽소소; [또 금릉에서 지체하다가는 금강살귀에게 행적이 노출될 수도 있다.] 청풍이 자신의 어깨를 천근장으로 박살내던 장면 떠올리고

벽소소; [괴물 같은 놈...] 두려워 웅크리며 이를 갈고

벽소소; [작은 어머니나 상파언니처럼 그놈도 생기를 흡수하는 내 힘에 저항력이 있었다.] [게다가 말도 안되는 살수를 구사해서 하마터면 날 죽일 뻔 했고...]

벽소소; [두 번 다시 그놈과는 마주치면 안된다.] 두려움에 떨면서 이를 가는 벽소소의 얼굴 크로즈 업. 헌데

 

#244>

벽소소가 투숙한 객실 옆 방. 어둑한 데 누군가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술을 마신다. 진무륜이다.

진무륜; (그 계집...) 웃고

진무륜; (폭풍신마가 세상에 제대로 재앙을 내놓았구나.)

진무륜; (물론 그 덕분에 노부의 계획이 획기적으로 앞당겨 성취되겠지만...) 음산하게 웃는 진무륜의 얼굴

 

#245>

<-마교 총단> 해질 무렵. 헌데

띠리링! 띠링! 비파 켜는 소리가 들린다

폐허의 중간. 정원이었던 곳. 무너진 정자가 있고. 그 정자 주변에 나무와 화초가 어지러이 자라고 있다. 헌데 새들이 그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정자 안에서 비파를 켜고 있는 진상파.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아서 비파를 켜고 있다. 비파는 천균비파가 아니라 평범한 비파다.

띠리링! 띠링! 눈을 반개한 채 비파 연주에 몰두하는 진상파. 그러자

새들이 모여들어 춤을 추거나 내려앉고

토끼, 다람쥐. 너구리, 노루등등의 짐승들도 여기저기서 모여들어 진상파의 연주를 듣는다. 헌데

 

근처 건물 잔해 뒤에 숨듯이 서서 그걸 보고 있는 위진천. 넋이 나간 표정이고

선녀같은 진상파의 모습

위진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몽롱한 표정

위진천; (진소저는 정말로 선녀가 아닐까?)

위진천;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신기루인 양 내 앞에서 사라질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주먹 꽉 쥐고

위진천; (그럴 수는 없다.) 결심

위진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소저를 내 여자로 만들어 내 곁에 머물게 해야만 한다.) 무언가 결심하는 표정이 되고. 그리고

 

좀 떨어진 다른 곳의 잔해 뒤. 바위에 걸터앉아 입에 곰방대를 물고 있는 타노

타노의 시점. 넋이 나가 진상파쪽을 보고 있는 위진천의 모습

타노; (즛쯧...) 혀를 차고

타노; (진천이 저 녀석이 결국 애정의 덫에 빠져 들고 말았구나.)

타노; (혈기 넘치는 사내라면 인생에 반드시 한번은 애정이라는 늪을 경험하게 되는 법이다만...)

타노; (문제는 상대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타노; (진상파, 저 아이는 구름 같고 안개같은 존재...) (잡을 수도 없고 잡히지도 않는, 연애 상대로는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타노; (노력하고 발버둥 쳐도 얻을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면 진천이 놈은 극도의 좌절감과 분노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아무쪼록 진천이가 진상파에게 너무 깊이 빠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정자에서 비파를 켜고 있는 진상파의 모습과 그걸 훔쳐보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246>

역시 해질 무렵. 산길을 달리는 마차. 벽초천이 타고 다니는 마차다. 황금수라 두 명이 마부석에 앉아있고. 마차를 따라 달리는 황금수라 한명이 있다

마차 내부. 벽초천이 의자에 앉아서 황금수라의 보고를 듣고 있다.

<마님은 금강살귀와 함께 무사히 귀환하셨으며 현재 소소아가씨에 대한 추적을 지휘중이십니다.> 벽초천의 귀에 들리는 음성

벽초천; [잘 됐군.] 무표정 끄덕

벽초천; [남쪽은 내가 훑을 테니 너희 주모에게는 북쪽을 주로 살피라 전해라.]

<존명!> 대답이 들리고

휘익! 마차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황금수라.

벽초천; (가능한 빨리 소소를 찾아내야한다.) 눈 번뜩

벽초천; (다시 찾아낸다면 그때는...)

벽초천; (내 핏줄이라 생각하지 않고 단호하게 처단하고 말 것이다.) 강렬한 표정

 

#247>

<-황금전장> 밤. 불야성

청풍이 머무는 영빈관. 인적이 없고

객실 내부. 청풍이 침대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두 손을 보고 있다. 펼친 두 손에는 신룡번이 들려있다.

청풍의 입가에 피가 좀 묻어있고

지징! 징! 신룡번이 진동하면서

슈우! 스스스! 구슬 안에서 용의 형상이 꿈틀대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청풍; (된다!) 눈 번뜩이며 흥분하고

청풍; (신룡번에 깃들어 있는 신룡이 내 의지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슈우! 작은 용의 형상이 구슬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하고

청풍; (신룡을 부릴 수만 있으면 불가능한 일은 없게 된다.) (어떤 힘도 신룡의 힘을 막아내지 못하니...) 슈우! 구슬에서 빠져나와 허공으로 꿈틀대는 용을 보며 생각하고. 그때

<들어가도 되겠는가?> 누군가의 말이 문 밖에서 들리고

청풍; (진대부인...) 움찔! 하고. 그 바람에

슈우! 빠져나오려던 용은 다시 구슬로 스며들어가고

청풍; (긴요한 순간에 찾아오셨군.) + [들어오십시오.] 침대에서 내려가며 말하고

진삼낭; [실례하겠네.] 덜컹! 문을 열고 들어서고. 문 밖에는 아무도 없다

청풍; [어서 오십시오.] 침대 옆의 탁자로 가며 말하고. 소매로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면서

진삼낭; [늦은 시간에 방해를 한 게 아닌지 모르겠네.] 문을 닫고 들어오고

청풍; [아닙니다. 신룡번을 살펴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참이었습니다.] [앉으시지요.] 탁자 앞의 의자를 권하고

진삼낭; [성과는 있었는가?] 청풍이 들고 있는 구슬 보며 의자에 앉고

청풍; [감응(感應)이 있긴 했습니다.] [받으시지요.] 두손으로 구슬을 내밀고

진삼낭; [아닐세. 신룡번은 자네가 갖고 있도록 하게나.] 고개 젓고

청풍; [하지만 신룡번을 비롯한 천외칠보의 정당한 소유권은 부군께 있는데...] 난감

진삼낭; [그이는 유리척 만으로 만족하실 걸세.] [정 부담되면 나중에 상파에게 전해주게나.]

청풍; [그럼 당분간 제가 갖고 있도록 하겠습니다.] 구슬을 품속에 넣으며 의자에 앉고

진삼낭; [자네가 금강불괴이긴 해도 신가람이나 폭풍신마를 상대하려면 신룡번의 힘을 빌어야할 걸세.]

청풍; [그렇긴 합니다만...] 말하며 진삼낭의 안색을 살피고

청풍; [공력을 일부 회복하신 것처럼 보입니다.]

진삼낭; [때가 때인 만큼 본장에 구비되어 있던 영약들을 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먹은 덕분이라네.] 처연하게 웃고

청풍; (하긴 황금전장은 천하제일의 부호가문이니 영약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이 갖고 있겠지.)

진삼낭;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떠나야겠지?] 청풍의 안색을 살피며

청풍; [벽소저의 목숨을 거두라는 부군의 청부를 완수해야겠지요.]

진삼낭; [그래야겠지.] 한숨

진삼낭; [내일 떠나면 다시 만나지 못할 수도 있고...] [만일 내 신상에 변고가 생길 경우 진실이 영영 묻히게 될 것 같아서 자네를 찾아왔네.]

청풍; (어쩐지 듣기 겁나는 말씀을 하려는 것 같다.) 긴장하고

진삼낭;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자네는 상파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같네.]

진삼낭; [그래서 상파의 신세내력에 얽힌 비밀을 말해주는 것이니 만에 하나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상파에게 대신 말해주게나.]

청풍; [불길한 말씀을 하시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진삼낭; [진실은 그에 비할 바 없이 무겁고 참담하지.] 우울

청풍;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진삼낭; [상파는...]

진삼낭; [장주의 씨가 아닐세!]

청풍; (맙소사!) 경악하고

진삼낭; [장주의 정실, 즉 소소의 생모였던 온유향 언니가 소소의 흡정마력에 희생된 후로 이 비밀은 오직 나만이 알고 있다네.]

청풍; [진소저가 벽장주의 소생이 아니라면 대체...] 신음

진삼낭; [폭풍신마!] 한숨

청풍; (설마!) 경악

진삼낭; [폭풍신마가 상파의 생부라네.]

[!] 경악하는 청풍.

 

#248>

영빈관 근처의 건물. 건물 지붕에 뒷짐 짚고 서서 하늘 보고 있는 진무륜

진무륜; (그렇게 된 거였군.) 끄덕

진무륜; (벽초천의 두 딸이 너무도 대조적이라 의아했거늘...)

진무륜; (진상파와 벽소소...) (두 아이는 폭풍신마의 선한 본성과 악한 본성의 결정체였던 것이다.) 끄덕

진무륜; (그 비밀을 알았으니...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벽소소란 아이를 이용할 수 있겠구나.) 스스스! 사라지고

 

#249>

다시 건물 내부. 진삼낭이 청풍과 마주 앉아 무어라 얘기를 하고 있다. 청풍은 엄청난 충격을 먹은 표정이고

진삼낭; [상파와 소소가 폭풍신마의 핏줄이라는 사실은 오직 자네만 알고 있어야하네.]

청풍; [심려놓으십시오.] 퍼뜩 정신 차리고

청풍; [방금 전에 들은 이야기는 저승에까지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고개 조금 숙이고

진삼낭; [오랜 세월 가슴에 묻어두었던 비밀을 털어놓으니 후련하구먼.] 처연하게 웃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청풍; (그러시겠지. 당신이 폭풍신마에게 겁탈당해 임신했다는 사실은 친 딸인 진상파소저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을 테니...)

진삼낭; [기왕 물꼬를 턴 김에 한 가지 비밀을 더 말해줌세.]

청풍; (아직도 남아있는 비밀이 있단 말인가?) 놀랄 때

진삼낭; [놀라지 말게나.] [사실 나는...]

진삼낭; [자네에게는 사자(師姉;손위의 여자 동문)가 된다네.] 의미심장하게

청풍; [예?] 놀라고. 그러다가

청풍; [부인께서 저와 동문이라니...] + [!] 말하다가 눈 부릅

말없이 웃고 있는 진삼낭

청풍; (맙소사!) 깨닫고

청풍; (저분의 성은 진씨... 그리고 사부 성수신의님의 성도 진씨...) 전율하고

진삼낭; [자네가 생각하는 대로일세.] 한숨 끄덕

진삼낭; [나는 자네의 스승이신 성수신의님의 숨겨진 딸이라네.]

[!] 경악하는 청풍.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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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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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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