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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지하를 거칠게 흘러가는 강물

동굴이 상당히 넓어지고

한 굽이도는 모퉁이. 그곳에 모래톱이 있다. 모래톱에 쓰러져 있는 잠수정 같은 물체. 전체적으로 럭비공처럼 생겼는데 금속과 유리로 만들어졌다. 헌데 원형인 유리창 부분의 일부가 깨어져 있다. 중앙에 달려있는 뚜껑은 열린 상태. 내부는 비어있고

모래톱 위쪽에 또 다른 동굴이 있고. 그 동굴 입구에 누워있는 진삼낭. 옷이 물에 젖긴 했지만 다친 데는 없어 보이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톡! 진삼낭의 얼굴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움찔! 하면서 정신을 차리는 진삼낭

천천히 눈을 뜨는 진삼낭

천장이 보이고.

고개 돌리니 지하 강가 모래톱에 잠수정 같은 것이 놓여있다

진삼낭; (참회옥에 숨겨져 있던 함정에 떨어진 순간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잠수정 같은 물체를 보며 생각하고.

진삼낭; (이상한 곳에 이르렀다. 이상한 물건도 보이고...) 생각할 때

[깨어나셨군요.] 동굴 안쪽에서 들리는 음성.

흠칫하며 돌아보는 진삼낭

청풍;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십니까?] 동굴에서 나오는 청풍. 허리춤에 천근장을 끼우고 있고

진삼낭; [이소협...] 힘겹게 일어나 앉고

진삼낭; [고맙네.] [내공의 대부분이 사라져서 몸에 힘이 없는 것 외에는 별 이상은 느껴지지 않네.] 조신하게 앉으며

청풍; [그러시다니 다행입니다.] 마주 앉고

진삼낭; [구명지은을 입은 것 같은데 인사가 늦었네.] [나는 진삼낭이라는 계집일세.] 고개 숙이고. 순간

청풍; (역시...) + [황금전장의 안주인이신 진대부인이셨습니다.] 마주 고개 숙이고. 좀 놀라는 표정으로

진삼낭; [안주인이란 말은 듣기에 민망하네.] 쓴웃음

진삼낭; [나는 그저 장주님을 모시는 여러 첩들 중 한명일 뿐일세.]

청풍; [겸양의 말씀을...]

청풍; [진대부인께서 오래전부터 사실상 황금전장의 안주인 역할을 해오셨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진삼낭; [장주님께서 그저 믿고 일을 많이 맡기실 뿐이지.] 쓴웃음

청풍; [혹시 따님의 방명이 진상파가 아니신지요?] 눈치 살피며

진삼낭; [맞네.] [내게 하나 있는 딸이 상파라네.]

청풍; [진소저와 닮으셨다 했더니 역시 진소저의 어머니셨습니다.] 포권하고

진삼낭; [딸을 알고 있는가?] 흠칫! 하고

청풍; [잠깐이었지만 영애와 함께 동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진지하게

 

#233>

럭비공을 닮은 잠수정을 보여주고. 시간이 지났고.

진삼낭; [자네는 우리 황금전장과 인연이 깊구먼.] [상파, 소소와 거푸 얽힌 것을 보면...] 청풍과 마주 앉아 탄식하고.

청풍; [그렇긴 합니다만...] 눈치 보며

청풍; [영애의 신상에 변고가 생긴 듯하여 유감입니다.]

진삼낭; [괜히 위로해줄 필요없네.] 웃으며 고개 젓고

진삼낭; [상파는 제법 놀라긴 했겠지만 무사히 잘 지내고 있다네.]

청풍; [그렇습니까?] 놀라고

진삼낭;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 진씨일족에게는 서로의 상태에 감응(感應)하는 능력이 있다네.] 의미심장하게

진삼낭; [그 능력 덕분에 세세한 것까지는 몰라도 신상에 큰 변고가 생기면 즉시 알 수 있지.] 미소 짓고

청풍; (진소저도 그렇고... 이분도 어쩐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놀라고

진삼낭; [사실 이 능력은 내 아버지가 지니고 계신 어떤 보물 덕분에 생긴 것인데...] 말하다가 말을 멈추고

기다리는 청풍.

진삼낭; [여기까지만 해야겠구먼.] [그 보물에 대해서는 발설하면 안된다는 아버지의 엄명이 있었던 터라...] 멋쩍게

청풍; [영친께서 그리 분부하셨다면 엄수해야겠지요.] 끄덕

진삼낭; [어쨌거나 나는 태중에 있을 때부터 그 보물의 영향을 받았고...] [덕분에 소소 그년이 생기를 빨아들이는 마력에도 저항할 수 있었네.]

진삼낭; [상파도 나와 같아서 소소에게 내공을 빼앗기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말라죽지 않을 수 있었던 게야.]

청풍; [저도 잠깐 당해봤지만 벽소소... 그 마녀의 마력은 가공하더군요.]

진삼낭; [공포스럽지.]

진삼낭; [소소를 죽이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될지 모른다네.] 심각

청풍; [제가 어리석어서 세상의 화근을 없앨 기회를 무산시키고 말았습니다.] 한숨

진삼낭; [너무 자책하지 말게나.] [세상의 남자들 중에서 소소의 마력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장주님 외에는 없다고 봐야할 정도이니...]

청풍; [그런 것 같습니다.]

진삼낭; [비록 처음에는 실패했지만 자네는 소소를 거의 죽일 뻔 했네.]

진삼낭; [장주님을 제외하면 아마 자네와 폭풍신마만이 소소를 죽일 수 있을 걸세.]

청풍;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멋쩍고

진삼낭; [소소를 잡아 죽이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빨리 여길 빠져나가야할 텐데...] 말하며 럭비공 같은 잠수정을 보고

청풍; [제가 미리 살펴본 바에 의하면 저 물건은 일종의 배였습니다.] 일어나며 잠수정을 보고

진삼낭; [배라...] 일어나고. 힘이 좀 없지만 자력으로 일어난다.

청풍; [입구를 닫으면 완전히 밀폐되는 구조인 것으로 보아 이 지하수로를 드나들 목적으로 만들어진 배같습니다.] 다가가 살피며

진삼낭; [그런데 이곳에 좌초했군.] 역시 잠수정을 살피면서

청풍; [유리로 만들어진 이 부분이 파손되면서 물이 들어찼던 것 같습니다.] 깨진 원형의 유리창을 살펴보면서 말하고. 잠수정 안쪽은 두 명의 사람이 나란히 탈 수 있게 되어 있다.

진삼낭; [이배를 타고 온 인물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는가?] 역시 살펴보며

청풍; [지하수로로 휩쓸려 갔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삼낭; [유리창이 파손되었으니 이 배를 타고 여길 빠져나가진 못하겠군.]

청풍; [유감스럽게도 그렇습니다.]

진삼낭; [난감하게 되었구먼.] [지하수로가 얼마나 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배가 없으면 살아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보자잉 없는데...]

청풍; [그래서 혹시 저 동굴이 밖으로 통하나 싶어 살펴봤었습니다.] 자신이 나온 동굴 보고

진삼낭; [그리 좋은 결과는 얻지 못한 것 같구먼.]

청풍; [백여 장 쯤 들어가자 동굴이 무너져 막혀 있었습니다.] 동굴로 가고

진삼낭; [그건 유감이로군.] 따라가고

청풍; [동굴이 무너졌을 뿐 막다른 곳을 만난 건 아니었습니다.] [다시 들어가서 무너진 바위들을 치우고 살펴봐야겠습니다.] 동굴로 들어가고

진삼낭; [지금으로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구먼.]

청풍; [그런 셈입니다.] 웃으며 앞장 서서 들어가고

진삼낭; (듬직한 아이다.) 앞서 가는 청풍의 듬직한 뒷모습 보며 미소 짓고

진삼낭; (절망적인 상황임에도 조급해하거나 낙담하지 않는다.)

<상파와 만난 것도 운명적인 듯하니 둘을 짝지어 주어야겠다.> 동굴로 들어간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34>

물이 떨어지는 동굴

그곳을 걸어오는 두 사람. 청풍이 앞장 서고 진삼낭이 따라온다. 진삼낭은 내공을 잃어서 지치고 힘이 드는 표정. 하지만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청풍; [다 왔습니다.] 멈춰서며 앞을 보고. 진삼낭도 앞을 보고

쿵! 앞쪽 동굴 천장이 무너져 길이 막혀있다.

진삼낭; [무너진 단면을 보니 오래 된 것 같진 않고...] [이십여 년 전에 있었던 지진의 여파인 것 같군.] 다가와 무너진 바위를 살피고

청풍; [바위틈에서 바람이 나오는 게 느껴집니다.] 바위틈에 손을 대보고

진삼낭; [정말 그렇구먼.] 역시 바위 틈에 손을 대보고

슈우! 진삼낭의 손에 바람이 느껴진다.

진삼낭; [바람이 느껴진다는 건 외부와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겠지.]

청풍; [통로를 개척해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슥! 허리춤에서 천근장을 뽑고

뒤로 물러서는 진삼낭

천근장을 쳐들었다가

쾅! 윗부분의 바위를 강하게 때리는 청풍. 그러자

퍼석! 바위가 모래가 되어 무너지고

진삼낭; (한번 때릴 때마다 바위가 모래로 변하다니...) 놀라고

퍽! 퍽! 천근장으로 바위를 연신 때리는 청풍. 그때마다 바위들이 모래처럼 변해 무너진다

진삼낭; (저 짧은 쇠몽둥이, 보통 물건이 아니었구나.) 생각할 때

청풍; [영차!] 퍼억! 가장 큰 바위를 때린다. 그러자

퍼석! 후둑! 바위가 그대로 무너지고

쿵! 무너지는 바위 뒤에 동굴이 나타난다.

청풍; [됐습니다.] 웃으며 천근장 내리면서 진삼낭을 돌아보고

청풍; [밖으로 나가기 위한 첫번째 난관은 해결한 셈입니다.] 퍼석! 바위가 무너져 쌓인 모래 언덕을 넘어가며 말하고.

진삼낭; [그런 것 같구먼.] 청풍을 따라가고. 하지만

모래 언덕을 넘어서자마자 갑자기 멈춰서는 청풍.

진삼낭; [어머!] 그 바람에 청풍의 등에 부딪혀서 본의 아니게 청풍을 뒤에서 끌어안는 자세가 되는 진삼낭

진삼낭; [왜... 왜 그러는가?] 민망해하며 청풍의 뒤에서 옆으로 나서고

청풍; [시체가 있습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천근장을 앞으로 내밀고

[!] 천근장이 가리키는 곳을 보며 놀라는 진삼낭

쿵! 5미터쯤 앞쪽은 막다른 곳인데 그곳에 여자 시체가 한 구 벽을 기대고 앉아있다. 오래 전에 죽어 육탈이 되어 뼈와 머리카락만 남았는데 몸에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있다. 시체가 등지고 앉은 벽에는 마구 긁힌 자국이 수없이 나있다. 또 시체 옆에는 날카로운 빛을 발하는 비수가 한 자루 놓여있다.

진삼낭; [여... 여자로구만.] 놀라 입을 손으로 가린 채

청풍; [아마 동굴 입구에 좌초되어 있던 배를 탔던 장본인인 것 같습니다.] 다가가고

시체 옆에 떨어져 있는 비수.

벽에 나있는 무수한 흠집들.

청풍; (무공을 익히지 않은 여인이었다.)

청풍;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비수로 석벽을 파다가 탈진해서 죽었겠지.) 벽에 난 흠집들을 손으로 만지며 살피고. 그 옆에서 진삼낭은 시체 앞에 무릎을 꿇고 살펴보고 있고

스스! 벽을 만지는 청풍의 손에 바람이 느껴진다. 그 부분에는 금이 가있고

청풍; (석벽이 갈라진 틈으로 바람이 흘러들어오고 있다.)

청풍; (이 석벽만 부수면 밖으로 나갈 수 있었을 텐데...)

청풍; (무공을 익히지 않은 여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겠지.) 한숨 쉬고. 그때

진삼낭; [이 여자가 결국 이곳에서 최후를 마쳤구나.] 옆에서 탄식하고. 돌아보는 청풍.

청풍; [아시는 분인지요?]

진삼낭; [황금전장의 전대 장주였던 벽만금(碧萬金)의 아내 나유타(那由他)라는 여자다.] 우울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전대 장주 부부라면 진부인에게는 시부모인데 어쩐지 경멸하는 어조다.) 생각할 때

진삼낭;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시체를 보며

청풍; (내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보시는군.) 움찔

진삼낭; [이 비밀을 입 밖으로 내야할지 모르겠네만...] 말을 끊고

기다리는 청풍

고민하는 진삼낭.

청풍; [남이 알면 안되는 비밀이라면 말씀하지 마십시오.]

진삼낭; [아닐세.] 고개 젓고

진삼낭; [자네도 황금전장과 깊은 인연이 있는 몸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는 이야기라네.] 청풍 쪽으로 돌아앉고

진삼낭; [이야기가 길어질 테니 앉도록 하게.] 앞으로 가리키고

청풍; [예!] 진삼낭과 마주 앉고

진삼낭; [이건 정말 극히 일부 사람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네만...]

진삼낭; [지금의 황금전장 장주님은 사실은 벽씨가 아니고 풍씨라네!]

청풍; (풍씨!) 놀라 눈 치뜨고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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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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