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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쏴아! 깊은 산중. 역시 폭우가 쏟아지고.

산중을 흐르는 강. 강폭은 그리 넓지 않아서 나무로 만든 다리가 놓여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폭우 때문에 다리 중간이 거센 물길에 쓸려나갔다. 다리 초입에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가 한 대 서있다. 사람이 타는 마차인데 아주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 있다. 다만 크기는 위상영과 대려군이 탔던 마차보다 좀 작다. 귀부인이 타는 마차 분위기. 마차를 끄는 말들이 지친 기색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다.

마부석에는 죽립을 쓰고 도롱이를 두른 마부가 앉아있다. 주변에는 역시 죽립과 도롱이를 쓰고 입은 무사 세명이 서있다.

역시 죽립을 쓰고 도롱이를 몸에 두른 무사 한 놈이 다리의 끝으로 가서 부서진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

거센 강물에 쓸려 내려간 다리. 건너편까지는 10여미터

[...] 뭔가 생각하며 돌아서는 무사1

마차 쪽으로 돌아오는 무사1

[어떤가?] 마부와 다른 무사들이 무사1에게 묻지만

고개 저으며 마차로 다가오는 무사1.

무사1; [마님, 앞쪽에 놓여있던 다리가 불어난 물에 끊어져버렸습니다.] 마차의 문에 대고 고개 숙이며 말하고. 마차는 중앙에 문이 있고 좌우에 창문이 달린 구조.

드륵! 마차의 창문중 하나가 열리더니

진삼낭;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부서졌는가요?] 17-8세 가량의 조신한 인상의 소녀가 창문으로 내다보며 말한다. 하녀 복장. 다른 작품의 <전삼낭> 캐릭터. 이 작품에서는 진삼낭. 몸에도 수수한 옷을 입었다.

무사1; [끊어진 구간의 길이가 오장이 넘는다.]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고개 젓고

진삼낭; [마님! 저 다리로는 도저히 건널 수 없다고 해요.] 고개 돌려 마차 안의 다른 여자에게 말하고.

온유향; [큰일이로구나.] 한숨 쉬는 스무살 가량의 여인. 가냘픈 인상의 절세미녀인데 마차 진행 방향으로 앉아있다. 이 미녀는 황금전장의 안주인인 온유향. 화려한 안락의자에 쿠션을 안고 앉아있다. 가운데 탁자가 있고 온유향 건너편에 하녀차림의 진삼낭이 앉아있다. 바닥에는 우산도 하나 있다.

온유향; [황금전장(黃金錢莊)이 있는 금릉(金陵)까지 닷새 안에 가려면 일정이 빠듯했었는데....] 우아하게 한숨 쉬는 온유향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하제일전장 황금전장 안주인 온유향(溫柔香)>

진삼낭; [장주님의 생신까지 도착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마주 앉아 말하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온유향의 몸종 진삼낭(陳三娘)> 진삼낭은 진무륜의 딸이다.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 벽초천을 감시하라는 명을 받고 온유향의 몸종 노릇을 하는 중이다. 냉혈전호 벽초천은 천외칠보중 유리척을 갖고 있다.

진삼낭; [하지만 이렇게 험한 날씨에 무리하게 이동하다가는 사단이 날 수도 있지 않겠어요?] 눈치 보며

온유향; [그렇긴 하다만...] 울상

온유향; [부부가 된 후 첫 번째로 맞는 남편의 생일을 챙기지 못하는 것은 부덕(婦德)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되는데...] 한숨

진삼낭; [그렇다고 친정어머니의 기일(忌日)을 거를 수도 없었잖아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달래고

온유향; [날만 좋았어도 그이의 생일 전에 넉넉히 도착할 수 있었으련만...]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

진삼낭; [말들도 많이 지쳤지요?] 온유향을 설득하는 대신 창문 밖의 무사1에게 말을 건네고. 눈짓을 하면서, 그러자

무사1; [삼낭 네 말대로다.] 눈 찡긋 맞장구

무사1; [진창길로 백리 이상 마차를 끌고 와서 한계에 이른 것 같다.] 마차를 몰고 온 말들을 보며 말하고. 말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진삼낭; [말들을 쉬게 해야 할 텐데 지나온 마을까지는 수십 리...] [이 근처에서 비를 피할만한 곳을 찾아야겠어요.] 말할 때

무사2; [저기...] 무사 한명이 강 상류쪽을 가리킨다. 모두 그쪽을 보고

강의 상류쪽 강가에 제법 큰 건물이 있다. 거리는 몇 백 미터 정도

무사2; [건물이 있다. 암자나 사당인 것 같다.]

진삼낭; [잘 되었군요. 일단 저기로 가서 비를 피하도록 해요.]

[그러자.] [저리로 가세.] 무사들이 앞장서고

[이랴!] 마부가 말들을 움직인다

끼릭 끼릭 질척이는 길을 움직여 건물쪽으로 가는 마차. 무사들은 마차를 앞 뒤로 호위하며 걸어가고

 

#22>

잠시 후 건물 앞에 이르는 마차 일행. 제법 큰 건물이지만 음산하다. 두 쪽으로 이루어진 문이 닫혀있는 건물 처마에는 <土地廟>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워워!] 말을 세우는 마부.

끼릭! 히힝! 말이 투레질 하며 멈추고. 마차도 건물 앞에 멈춘다.

 

#23>

건물 내부. 어둡다. 그 어둠 속에 호랑이를 타고 앉은 산신령의 조각이 얹혀진 신단이 문의 맞은편에 놓여있는데

번쩍! 그 신단 아래에서 사람의 눈이 번쩍인다. 폭풍신마다. 폭풍신마가 신단 아래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데 아직은 실루엣으로만 보여주고. 이마에 두른 둥근 고리만이 어둠 속에서 흐릿하게 빛나고 있고

히힝! 푸르르! 드드! 건물 밖에서 들리는 소란

[...!] 무언가 생각하는 폭풍신마. 몸에서 칙칙한 기운이 일어나고 있고

 

#24>

무사1; [도착했습니다 마님!] 멈춰선 마차 문을 향해 말하고. 그러자

덜컹! 마차의 문이 열리고.

진삼낭이 먼저 마차에서 나오며 우산을 편다. 대나무로 만든 일본식의 고급스러운 우산인데 상당하 크기다.

진삼낭; [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 마차에서 먼저 나온 진삼낭이 우산을 마차 쪽으로 내밀며 말하고

온유향; [그러마.] 조신하게 양쪽 치맛단을 들고 마차에서 나온다. 치마 하단이 들리며 꽃신을 신은 발이 드러나고

진삼낭이 씌워주는 우산을 쓴 채 건물로 가는 온유향. 마부는 마부석에서 내려 말의 고삐를 풀고 있고. 무사들은 건물 주변을 수색한다.

진삼낭; [토지묘(土地廟)!] 온유향에게 우산을 씌워준 채 건물 입구로 다가가며 처마의 현판을 올려다보고. 자기 몸은 비에 젖지만 상관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옷이 젖어 살갗에 달라붙어 몸매가 드러난다.

진삼낭; [토지신을 모신 사당인데 다행히 상태가 좋네요.] ! 건물 처마로 들어서며 우산을 내리고. 온유향은 문간에 서서 자기 옷이 더럽혀졌는지 살피고 있고. 문을 열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시중을 받는 게 익숙한 모습

진삼낭; [피가 그칠 때까지 쉬는데 무리가 없겠어요.] ! 우산을 접으며 건물의 닫혀있는 문으로 다가가고

진삼낭; [들어가세요.] 덜컹! 두쪽의 문중 하나를 열면서 온유향에게 말하고

온유향; [그러마.] 진삼낭이 열어주는 문으로 들어간다.

진삼낭; [안에 마른 땔감이 있으면 좋겠네요. 젖은 옷 좀 말리게...] 온유향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고. 헌데

[!] 안으로 들어서던 온유향의 눈이 부릅떠지고

! 신단 아래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폭풍신마의 음산하고 육중한 실루엣. 한 쌍의 눈이 강렬하게 번뜩이고 이마에 두른 고리가 빛을 발한다.

온유향; [!] 비명 지르며 비틀하고. 뒤따라 들어오던 진삼낭도 놀라고

[!] [!] 건물 주변을 수색하던 무사들과 마부가 놀라 건물을 돌아보고

진삼낭; (누가 있어!) + [물러나세요 마님!] ! 접은 우산으로 앞을 가리며 급히 온유향 앞으로 나서고. 그 자세로 진삼낭이 무공을 지녔음을 보여주고. 그때

[무슨 일이냐 삼낭아?] [괜잖으십니까 마님?] ! 휘익! 무사들이 문을 부술 듯 열어젖히며 건물 안으로 뛰어든다. 모두 상당한 실력자들이다. 말을 돌보던 마부도 밖에서 들여다보고 있고. 직후

[!] [!] 건물 안으로 뛰어든 무사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고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며 앉아있는 폭풍신마의 모습. 비로소 확실하게 보이는데 몸이 피투성이다. 가슴에는 X자의 깊은 상처가 나있다. 위극겸의 검과 신가람의 생사교에 거푸 베인 상처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깊은 상처다.

<... 가공할 살기...>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절세고수다!> <뿜어내는 기세만으로도 숨이 막힐 것 같다!> 사색이 되어 비틀거리는 무사들. 그러면서도

[삼낭! 마님을 모시고 나가라?] [귀하는 누구요?] 용기를 내서 외치며 진삼낭과 온유향 앞으로 나서서 두 여자를 보호하려는 무사들. 그러자

폭풍신마; [버러지들이 방해를 하는군.] ! 이를 부득 가는 폭풍신마. 눈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지고. 그러자

! ! 무사들의 상체가 물 풍선처럼 터진다. 머리와 하체는 남고

후두둑! 퍼퍽! 무사들의 몸이 터지며 피와 살점들이 무사들 뒤에 서있던 진삼낭과 온유향의 몸에 뿌려지고. 온유향과 진삼낭의 눈을 치뜬 상태인데

온유향; [아악!] 피로 칠갑이 되며 비명.

진삼낭; [흐윽!] 역시 기겁

퍼억! 텅텅! 나뒹구는 무사들의 하체와 머리통들. 끔찍한 모습

마부; [히익!] ! 비명 지르며 돌아서서 달아나려 하고. 하지만

폭풍신마; [귀찮다.] ! 눈을 부릅뜨는 폭풍신마의 몸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창이 하나 생겨 건물 밖으로 날아가고

[!] 퍼억! 그 창에 관통되어 휘청하는 마부

퍼억! 빗물 속에 나뒹구는 마부의 시체. 히히힝! 근처에 있던 말들이 비명을 지르고. 여전히 마차에 묶인 상태고

털썩! 넋이 나가 바닥에 주저앉는 피 칠갑을 한 온유향.

진삼낭; [마님!] 급히 온유향을 부축하려는데

폭풍신마; [죽어 마땅한 것들...] [생사교의 살기를 거의 다 밀어내려던 참인데 방해를 해?] 스윽! 바닥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마치 산이 하나 일어나는 것 같고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폭풍신마; [가뜩이나 신가람이란 놈을 잡아 죽이지 못해서 살기를 주체할 수 없던 참이거늘...] 이를 부득 갈며 온유향과 진삼낭을 내려다본다. 진삼낭은 온유향의 팔을 잡아 일으키려는 자세로 돌아보며 공포에 질리고

폭풍신마; [자초한 죽음이니 본좌를 탓하지 말...] + [!] 이를 갈다가 눈 부릅

온유향과 진삼낭의 모습. 피 칠갑을 한 채 주저앉아 달달 떠는 온유향과 그런 온유향의 팔을 한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는 우산을 움켜쥔 채 당찬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진삼낭의 모습. 진삼낭의 옷은 피도 묻었지만 비에 젖어 몸매가 드러나 있다.

피와 비에 젖어 드러나는 두 여자의 도발적인 자태

폭풍신마; [흐흐흐 이런 이런...] 마귀처럼 웃고. 이빨 드러내며

폭풍신마; [살기와 혈기를 주체할 수 없던 참인데 마침 잘되었다.] ! 자신의 허리띠를 풀기 시작하고

진삼낭; [!] 전율할 때

폭풍신마; [신가람, 그놈을 당장 잡아 죽일 수 없으니 네년들에게 대신 화풀이를 해야겠다.] 바지를 벗으며 흉악하게 웃고

<... 안돼!> 절망과 공포에 휩싸이는 온유향과 진삼낭.

 

[아아아악!] [!] 건물을 밖에서 본 배경으로 두 여자의 처절한 비명이 들린다. 마차에 묶인 말들이 겁에 질려 우왕좌왕하고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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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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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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