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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북경> 저녁 무렵

<-구문제독부> 구문제독부의 모습

탁탁! 달려가는 하녀. 나이는 15-6세쯤. 평범한 얼굴에 착한 인상. 이름은 내내. 일회성 조연

숨이 턱에 차서 달려가는 내내. 사람들 놀라면서 피해주고

모퉁이를 도는 내내.

앞쪽에 한적한 곳에 자리한 건물. 건물 전체가 바위와 강철로 지어져 육중하다. 창문도 없고 환기구만 지붕 아래 작게 뚫려있다. 문도 철문이고 두명의 중년 무사가 지키고 있다. 철문 위에는 <鍊功關>이란 글이 적힌 철제 현판이 붙어있다.

흠칫! 하는 무사들

[저년은 주모님의 몸종인 내내(柰乃) 아닌가?] [저것이 무슨 일로 이 후미진 연공관(鍊功關)에까지 달려온 건가?] 내내가 달려오는 걸 보며 무사들 의아해하고. 그때

내내; [아가씨... 아가씨는 아직 안에 계신가요?] 멈춰서며 할딱이고

무사1; [안에 계신다만... 무슨 일이냐?]

내내; [빨리.... 빨리 아가씨를 뵙게 해주세요. 어서요.] 헉헉 다가오고

무사1; [연공관은 일단 들어가면 밖에서는 문을 열지 못한다.] + 무사2; [천재지변이 아니면 수련을 방해하지 말라는 분부도 계셨고...] 고개 젓는 무사들

내내; [알... 알아요. 하지만 빨리 아가씨를 밖으로 나오시게 해야만 해요.]

[대체 무슨 일인데 그러느냐?] [이것아! 진정하고 사정을 말해봐.] 무사들 내내를 달래고

내내; [마님... 마님이 위독하세요!] 울먹이고

[주모님이?] [위독?] 눈 부릅 놀라는 무사들

 

#82>

건물 내부. 아무것도 없는 삭막한 밀실. 설지가 밀실 가운데에 놓인 돌 탁자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다. 눈을 감고 있는데 두손은 턱 앞쪽에 모아 결을 짓고 있다. 그런 설지의 앞쪽 허공에 계란만한 크기의 유리구슬이 하나 떠있다. 돌 탁자 주변에는 깨진 유리구슬들이 널려있다. 돌 탁자 옆에는 유리구슬이 몇 개 들어있는 큼직한 상자가 하나 놓여있다.

<심의검결(心意劍訣)은 무림에 전설로 여겨지는 심검(心劍)의 수련법이다.> 삼비검조의 말을 떠올리는 설지. 이하 회상

 

삼비검조; [검법의 경지는 세 단계로 이루어지는 바. 그 첫 단계는 몸으로 검을 쓰는 신검(身劍)이다.] 산봉우리 절벽 위에서 검무를 추듯 천천히 검을 들고 움직이는 삼비검조.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보고 있는 설지.

삼비검조;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검(運劍)의 방법, 즉 초식(招式)이다.] 태극권에서 검법을 수련하는 모습으로 검을 움직이는 삼비검조

삼비검조; [신검도 잘 쓰면 고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초식의 수련을 결코 소홀히 하면 아니 된다.] 검법을 펼치면서

설지; [명심하겠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삼비검조; [신검합일(身劍合一), 즉 몸과 검이 하나가 되는 것이 이 신검 단계의 절정이며....] 위 장면의 연속

삼비검조; [검법의 두번째 경지는 내공으로 검을 쓰는 기검(氣劍)이다.] 지잉! 천천히 휘두르는 검이 빛을 발하며 진동하고

삼비검조; [검기(劍氣)나 검강(劍罡)을 일으켜 무엇이든 베어버릴 수도 있으며...] 쩍! 빛이 나는 검을 휘두르자 주변에 있던 커다란 바위가 두부처럼 갈라지고

팟! 돌아서며 절벽 밖으로 검을 던지는 삼비검조.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검. 베어진 바위는 바닥에 떨어지고

삼비검조; [내공으로 손을 떠난 검을 조종할 수도 있으니 이를 이기어검(以氣御劍), 또는 어검술(御劍術)이라 부른다.] 빛이 나는 손을 허공에 대고 젓고. 그러자

슈욱! 미사일처럼 멀리 날아가던 검이 허공에서 꿈틀대며 움직이고

삼비검조; [하지만 어검술도 검법의 마지막 단계인 심검(心劍)에 비하면 아이들 장난일 뿐이다.] 몸을 틀며 손을 젓고. 그러자

슈욱! 걸컥! 꿈틀대며 날아와 삼비검조의 칼집에 알아서 들어가는 검

삼비검조; [심검은 이름 그대로 마음으로 검을 다룰 수 있는 경지다.] [이 단계에 이르면 마음에 이는 살기로 검을 조종하여 천리 밖의 적도 죽일 수 있다.] 합장을 하는 자세로 눈을 감고. 그러자

드드드! 칼집 속의 검이 진동하고

설지; (내공을 운영하지 않으시는 데도 검이 움직이려 하고 있어!) 침 꼴깍

삼비검조;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낸다는 불가의 진언(眞言)이 심검의 요체다.] 지징! 천천히 칼집에서 빠져나오는 검

설지; [정말... 정말 마음으로 검을 부리는 게 가능하군요.] 흥분

삼비검조; [내공이 존재하는데 심력(心力)인들 없겠느냐?]

삼비검조; [마음이 모든 일의 근원임을 확고하게 믿는 것! 그것이 바로 심의검결의 요체이니라.] 슈웅! 완전히 칼집에서 빠져나와 허공으로 떠오르는 삼비검조의 검

회상 끝

 

<사부도 아직은 심검을 실전에 쓸 수 있는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검이 움직이는 내내 오직 한 마음으로 검에 집중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때문이다.> 삼비검조가 몸 주위로 떠다니는 검을 보며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는 설지. 눈을 감은 설지의 앞에서는 유리구슬이 둥둥 떠다니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게 심의검결을 가르쳐주는 이유는 다시 기회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비검조의 말을 떠올리며 유리구슬을 조종하는 데 집중하는 설지

설지; (사부님은 사존 패극천과의 대결에서 필승(必勝) 하실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셨다.)

설지; (그래서 미리 당신의 마지막 절기를 가르쳐주시고 떠난 것인데....)

설지; (사부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심검의 경지에 하루라도 빨리 이르러야만 한다.) 슈우! 유리구슬이 설지의 몸을 중심으로 위성처럼 돌아다닌다. 바로 그때

딸랑딸랑! 철문 위쪽에 달려있던 종이 요란하게 울린다. 철문에 뚫린 작은 구멍을 통해서 밖으로부터 끈이 달려있는 종이다. 철문에는 안에서 걸어 잠그는 장치가 달려있고

[!] 움찔! 하는 설지. 그러자

멈칫! 허공을 떠돌던 유리구슬도 움직이는 게 멈춰지고

설지; (안돼!) 다시 집중하려는 설지. 하지만

파삭!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다른 구슬들처럼 박살이 나는 유리구슬

설지; (이런....) 한숨 쉬며 눈을 뜨고

딸랑! 딸랑! 그 사이에도 울리고 있는 종

설지; (비상용으로 달아놓은 종이 울리고 있다.) 철문쪽을 보며 돌 탁자에서 내려오고

설지; (내 수련을 방해한 걸 보면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겠구나.) 철문쪽으로 간다

철컹! 잠금장치를 여는 설지. 이어

설지; [무슨 일인가요?] 그그긍! 철문을 열면서 묻는다

무사1; [죄송합니다 아가씨.] +무사2; [내내가 안달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수련을 방해하게 되었습니다.] 무사들이 포권하고. 그런 뒤에 내내가 울먹이며 서있다.

내내; [아... 아가씨...] 비켜주는 무사들 사이로 나오고

설지; [내내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내내; [빨리... 빨리 가보셔야만 해요. 주모님이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셨어요.] 설지의 소매를 잡아끌고

설지; [어머니가?] 눈 치뜨고

 

#83>

구문제독부의 다른 곳. 바로 설지의 엄마 온유향의 거처. 하녀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놀라고 당황한 표정

그곳으로 달리듯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는 설지. 내내가 필사적으로 뛰어서 따라오고

급히 인사하며 길 터주는 하녀들

뛰듯이 건물 입구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는 설지

설지; [어머니...] 벌컥! 문을 열고 건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근처 건물 뒤에 숨어서 보고 있는 인물. 바로 독고무적의 집무실을 밤에 수색했던 나이 든 군사다.

군사; [...] 무언가 생각하고

 

#84>

넓은 방안. 온유향이 가짜 독고무적에게 유린당했던 그 침실. 침대에 힘없이 누운 온유향. 눈을 감고 있는데 초췌하다. 나이 든 노파와 젊은 하녀들이 온유향의 시중을 들고 있다가

[어머니!] 하는 외침 소리에 돌아보는 노파와 하녀들.

방안으로 뛰 듯이 들어오는 설지. 내내는 열린 문 밖에 서있고

[아가씨...] [어서 오세요 아가씨...] 인사하며 침대 옆으로 물러서는 노파와 하녀들. 침대 옆에는 등받이가 없는 둥근 도자기 의자가 하나 놓여있고

설지; [유모! 어머니가 왜 이러시나요?] 침대로 다가오며 노파에게 묻고.

설지; [내가 연공관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건강하셨잖아요.] 둥근 의자에 앉으면서 노파에게 질책하듯 묻고.

노파; [그.... 그것이...] 난감

노파; [어제 아침부터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지셔서 기력을 잃으셨었는데...] 설지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두 손 마주 잡고 부비면서

노파; [급기야 정신을 놓기까지 하셨습니다요.]

설지; [기력을 잃으신 원인이 뭐예요?]

설지; [뭘 잘못 드셨거나 근심거리라도 있으셨나요?] 의자에 앉아서 노파에게 묻고

노파; [딱히 탈이 나실만한 일은 없었습니다요.] [그저께 저녁까지만 해도 오랜만에 아가씨를 뵈어서 기분이 좋으셨고...] 땀을 닦으며 난감

설지; [그럼 대체 원인이...] 말하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설지

온유향이 조금 몸을 뒤척이고 있다

설지; [어머니!] 다가앉고

설지; [저 설지예요. 정신이 드셔요?] 이불 밖으로 나와 있는 온유향의 손을 두손으로 잡으며 말하고

온유향; [설지야...] 눈을 뜨며 억지로 말하고

설지; [기분은 어떠세요? 왜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지신 건가요?] 두손으로 온유향의 한손을 꼭 쥐며 다가앉아 묻고

온유향; [설지야! 에미는...] 눈물이 그렁해지며 울려 하고

설지; [무슨 일인데 그러세요? 누가 어머니 속을 썩이기라도 했는가요?] 눈 치뜨며 묻고.

온유향; [에미는 사실...] + [!]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고

그런 온유향의 뇌리에 떠오르는 협박

 

독고무적(침독); [그년 참... 모른 척 했으면 좋았을 것을...] 콱! 온유향을 올라탄 채 범하면서 온유향의 목을 강하게 움켜잡는다. + 온유향; [끅!] 숨이 콱 막혀서 눈 치뜨는 온유향

독고무적(침독);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기억해둬라.] 우둑! 온유향의 목을 움켜쥔 채 몸을 움직이면서 말하고

독고무적(침독); [네년이 아랫도리로 알아차린 것처럼 나는 네년 남편이 아니다.] [그 사실을 다른 인간들에게 까발려도 좋다.] 턱턱! 치받고

독고무적(침독); [대신 그럴 경우 네년의 피붙이들은 씨가 마를 것이다.] [뿐만 아니라...] 헐떡이며 몸을 움직이고

독고무적(침독); [네년의 하나뿐인 딸년도 이렇게 해버릴 것이다.] 턱턱턱! 더 강하게 온유향의 몸을 치받으며 강간하고

온유향; [끄윽...] 몸이 세차게 아래 위로 흔들리며 절망하고. 설지를 떠올리면서

독고무적(침독); [결정은 네년 스스로 해라. 딸년과 동서가 되고 싶다면 주둥이를 마음껏 놀려다 된다.] 잔인하게 웃으며 강간하고

 

온유향; (안돼!) 이를 악물고

온유향; (지금도 어디선가 그자가 귀를 열어놓고 감시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주르르! 비참한 표정이 되어 눈물을 흘리고

설지; (어머니가 왜 이러시지?) 그 모습에 당혹

온유향;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는 설지도 해를 입을지도 모른다.) + [설지야...]

설지; [예 어머니...]

온유향; [그냥... 그냥 몸이 안 좋아진 것뿐이니.... 넌 다시 연공관에 들어가서 수련을 하도록 해라.] 슥! 말하면서 자신의 손을 잡은 설지의 손바닥에 손가락을 대고.

설지; [제 걱정은 마시고 어머니의 건강부터...] + [!] 말하다가 눈 부릅

슥! 설지의 손바닥에 댄 손가락을 움직이는 온유향

설지; [어머니...] 놀라며 온유향을 보지만

고개 저어 아무 말 하지 말라는 시늉하는 온유향

설지; (누군가를 두려워하신다. 그래서...) 눈 치뜨고

<말씀을 하시는 대신 손가락으로 내 손바닥에 글을 쓰고 계시는 중이다.> 설지의 손바닥에서 움직이는 온유향의 손가락.

설지; (그리고 그 내용은...) 눈 치뜬 채 집중하여 온유향이 자기 손바닥에 쓰는 글을 해독하려 하고

<부(父)...> 슥! 설지의 손바닥을 긁는 온유향의 손가락 배경으로 설지의 생각

<가(假)...> 위 장면의 연못

설지; (부... 가?) 당혹하며 찡그리고. 그러다가

설지; (설... 설마!) 눈 치뜨고

설지; (아... 아버지가 가짜라는 뜻인가요?) 온유향을 보고. 그러자

미미하게 고개 끄덕이는 눈물 젖은 온유향의 얼굴

<맙소사!> 경악하는 설지의 얼굴 크로즈 업

 

#85>

역시 구문제독부.

독고무적의 집무실

혼자 의자에 앉아있는 독고무적(침독). 느긋한 표정으로 앉아있고

<제 걱정은 마시고 어머니의 건강부터...> <어머니!> 설지가 한 말들이 독고무적(침독)의 귀에 들리고

독고무적(침독); [이년들이...] 피식 웃고

독고무적(침독); [뭔가 잔꾀를 부리고 있군 그래.]

독고무적(침독); [그럼 혼이 좀 나야겠지?] [허튼 수작을 한 대가로?] 음산하게 웃는 독고무적(침독)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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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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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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