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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칠; [해하촌을 주름 잡던 흑건회는 어찌 되었냐?] 탁! 술병을 내려놓으며 묻고.

이하의 장면에서 정칠과 철두는 서로의 잔에 술을 따라주고 받아 마시면서 대화한다

철두; [여전히 존재하긴 하지만 청풍이 놈은 사실상 흑건회에서 손을 뗀 상태다.] [해하촌 내의 잡다한 일은 아이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외부에서 찝쩍대는 것들만 처리하고 있다.] 술을 조금 마시면서 말하고. 그 앞에서 정칠도 술잔을 들고 있다

정칠; [그게 뭐든 간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청풍이다운 짓이긴 한데...]

정칠; [흑건회를 아가들에게 맡겨놓고 정작 그 자식은 뭘 하고 다니는 거냐?] 술잔을 입에 가져가며 철두의 모습을 곁눈질하며 묻고

철두; [금릉 성내를 드나들며 이것저것 배우고 있는 중이다.] 술잔에서 입을 떼고

정칠; [배워? 뭘?] 눈 번뜩

철두; [네가 떠난 직후 청풍이 놈은 제민서(濟民署)에 막일꾼으로 들어갔다.] [제민서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는 알지?] 슥!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정칠; [알고 말고!] [가난해서 의원을 부르지도 못하고 약도 쓰지 못하는 불쌍한 인생들을 치료해주는 관청이잖아.]

철두; [청풍이 놈은 그 제민서에서 일 년 남짓 일하며 의술을 익혔다고 한다.]

정칠; [뜬금없이 의술을 익혔다 이거지?] 눈 번득

철두; [풍문으로는 청풍이 놈의 의술이 화타(華陀), 편작(扁鵲)에 버금간다고 하더라. 침 하나만 있으면 못 고치는 병이 없고...]

정칠; [겨우 일 년 배운 의술이 의성(醫聖)으로 불리는 화타나 편작에 버금간다?] [별 시답잖은 풍문도 다 있군.] 피식

철두; [청풍이 놈이 어떤 괴물인지는 누구보다 네가 더 잘 알지 않느냐?] 노려보고

정칠; [한번 보기만 해도 뭐든 기억하고 알아버리는 재주를 지니긴 했지.] 웃음기 지우며 끄덕

철두; [이 년 전 심각한 돌림병이 창궐했을 때 이 동네에도 환자들이 속출했었다.] [하지만 발병 초기에 죽은 몇 사람을 제외하면 아무도 죽지 않았는데...]

철두; [그게 누구 덕일 거 같냐?]

정칠; [청풍이가 해하촌 사람들을 살렸군.] 침 꿀꺽

철두; [그놈의 손이 닿기만 해도 다 죽어가던 환자가 벌떡 벌떡 일어났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끄덕이고. 표정은 안좋다

정칠; [허어... 그 정도였냐?] 놀라고

철두; [청풍이 놈이 그렇게 대단한 의술을 지니게 된 건 제민서에서 일년 남짓 봉사하며 배운 의술 덕분인데...]

철두; [제민서에 있을 때 청풍이 놈은 틈만 나면 시신을 해부해 보기도 해서 사람들을 기겁하게 만들었다더라.] [소문에는 백구 이상의 시신을 갈라봤다고도 하고...]

정칠; [청풍이 그 새끼, 확실히 별종은 별종이다. 의술을 배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사람 몸뚱이를 갈라보는 걸 즐겨하다니...] 침 꿀꺽

철두; [제민서에서 일 년쯤 봉사하던 청풍이 놈은 더 배울 게 없어졌는지 대륙전장(大陸錢莊)에 취직을 했다.]

정칠; [대륙전장이라면 천하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한 전장이잖냐?] [게다가 돈을 다루는 업종이다 보니 취직하기가 정말 까다로운 곳인데...]

철두; [청풍이는 제민서의 서장(署長)이 추천과 보증을 해준 덕분에 어렵지 않게 대륙전장에 취직했다고 한다.] 끄덕

정칠; [제민서에서 일한 게 대륙전장에 들어가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겠군.]

철두; [그럴 수도 있지만... 청풍이 놈 꿍꿍이를 우리가 어떻게 알겠냐?]

 

<대륙전장에 취직한 청풍은 허드렛일부터 시작했지만 이내 두각을 나타내어 대륙전장의 장주인 새석숭(賽石崇) 황보륜(皇甫倫)의 총애를 받게 되었으며...> 은행 창구 같은 분위기의 넓은 공간에서 고객과 상담하는 잘 차려 입은 청풍의 모습. 왜소한 체격의 노인과 신경질적인 인상이지만 절세미녀인 서른 살 가량의 여자가 그걸 보고 있다. 노인은 대륙전장의 장주인 새석숭 황보륜이고 여자는 황보륜의 후처인 냉상영이다. <건곤일척>과 <아랑힐월>에 나온 새석숭과 냉상영 캐릭터

<그 결과 취직한지 불과 일년여 만에 대륙전장의 여러 지점들 중 가장 규모가 큰 금릉지점(金陵支店)의 총관(總管)이 되었다. 그런 초고속 승진은 대륙전장 역사상 유래가 없는 것이라 한다.>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돌아보는 청풍. 다가오며 웃는 새석숭. 새석숭을 따라오며 새침한 표정 짓는 냉상영. 하지만 냉상영은 얼굴이 좀 발개져 있다. 냉상영이 새석숭보다 키가 크다

 

정칠; [새파란 애송이가 대륙전장 금릉지점의 총관이 되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게 청풍이었구나.] 술잔 든 채 눈을 좀 치뜨고

철두; [영락제(永樂帝)가 북경(北京)으로 천도(遷都)하면서 대륙전장 역시 본점을 북경으로 옮겼다.] [하지만 사실상의 본점 역활은 여전히 금릉지점이 하고 있다.]

정칠; [비록 황도(皇都) 자리를 북경에 빼앗기긴 했지만 부유하기로는 여전히 금릉이 천하의 으뜸이긴 하지.] 끄덕

정칠; [그런 금릉에 자리한 지점이 대륙전장의 구심점일 수밖에 없고...]

철두; [그래서 새석숭도 일년중 대부분의 시간을 금릉지점에서 보낸다고 한다.]

정칠; [기억력 좋고 일 처리 시원시원한 청풍이가 새석숭의 눈에 자연스럽게 들어갔겠군.]

철두; [청풍이 놈에게 반한 새석숭 황보륜은 그놈을 자기 후계자로 삼을 생각까지 했었다더라.] [새석숭에게는 딸만 둘이 있고 대륙전장을 물려줄 아들이 없거든.]

정칠; [하여간 난 놈이야.] [빈민가 출신으로 대륙전장의 후계자가 될 기회까지 잡았었다니...] 감탄과 시샘. 그러다가

정칠; [헌데 새석숭이 청풍이를 후계자로 삼을 생각까지 했었다는 건...] 깨닫고

철두; [다 지나간 일이다.] [청풍이 놈이 반년 전쯤에 대륙전장을 나와 버리면서 없었던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냉소하고. 좀 고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정칠; [허어!] 놀라고

정칠; [이해할 수 없구만. 가만히 붙어있었으면 대륙전장을 집어삼킬 수 도 있었는데 제 발로 뛰쳐나왔다니...] 찡그리고

철두; [그놈의 음흉한 꿍꿍이와 속내를 내가 어떻게 알겠냐?] 뚱한 표정으로 술 마시며

정칠; [그래서 지금 청풍이는 뭘 하고 있냐?]

철두; [대륙전장을 나온 후 한동안 여기저기 놀러 다니다가 요즘은 도화서(圖畵署;글과 그림을 담당하는 관청)를 드나들며 그림을 배우고 있다더라.]

정칠; [청풍이는 원래 그림 잘 그렸잖아.] [그런 놈이 새삼스럽게 그림을 배운다?]

철두; [무슨 생각이 있겠지.] [청풍이 놈의 언행에서 의미 없는 건 단 하나도 없었으니...]

정칠; [그렇긴 한데...]

철두; [이제 네놈 차례다.] 노려보고. 움찔! 하는 정칠

철두; [왜 갑자기 청풍이 놈의 행적에 관심을 갖는 거냐?]

정칠; [첩혈당의 당주, 즉 내 상관이 누군지 알지?]

철두; [소면첩혈(笑面喋血) 이세창(李世昌)이란 인간 아니냐?]

정칠; [웃는 얼굴로 사람 피를 마신다는 별호답게 냉혹 비정한 인간인데...] [그런 이세창도 단 한명의 인간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자애스럽게 변한다.]

철두; [마누라나 첩은 아닐 테고...] [자식이겠군.]

정칠; [지은 죄가 많아서인지 이세창은 자식 복이 없었다.] 끄덕

 

<그러다가 어렵게 아들을 하나 얻었으니 얼마나 애지중지하며 키웠겠냐?> 젊은 시절의 이세창이 사내 아이를 안고 좋아 죽으려 하는 모습. 그걸 보며 배시시 웃는 의자에 앉은 여자. 풍만하고 육감적인 몸매에 좀 천한 인상. 하지만 상당한 미녀. 눈 꼬리가 내려가 색기가 흐른다. 마릴린 몬로같은 분위기. 이세창의 마누라이며 이보옥의 엄마인 당숙경이다. <마면기정 자료집 10페이지>에 나온 당숙경 캐릭터인데 나이를 20대 초반으로 묘사.

 

철두; [온갖 지저분한 일이 본업인 흑사회 거물의 외동아들...] [당연히 개망나니로 자랄 수밖에 없었겠군.] 냉소하고

정칠; [이보옥이란 이름의 그 개망나니가 어젯밤에 고자, 아니 내시가 되었다.] 손으로 목을 치는 시늉

철두; [누가 그놈의 아랫도리에 달린 물건을 잘라버린 거냐?] 눈 번뜩

정칠; [깔끔하게 잘려서 죽지는 않았지만 평생 계집처럼 앉아서 일을 보는 신세가 되었다.] [당연히 이세창의 대는 끊기게 되었고...]

철두; [이세창이 지금까지 쌓아온 업보의 대가를 치뤘군.] 냉소하며 다시 술을 마시려 하고. 그러다가

멈칫! 입으로 가져가던 술잔을 멈추는 철두

철두; [너 혹시 이보옥이란 놈의 양물을 잘라버린 범인이 청풍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정칠을 노려보고

정칠; [이보옥과 다른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범인은 눈 부위를 검은 띠로 가리고 있었다고 한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하고

철두; (흑건(黑巾)!) 눈 부릅뜨고

 

#58>

<-금릉> 여전히 낮. 오후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번화가.

사람들을 헤치고 오는 화려한 가마 한 대. 말이 끄는 가마가 아니라 네 명의 건장한 장한들이 어깨에 메고 있는 가마인데 장식이 화려하고 요란하다. 그 가마의 사방에는 문 대신 주렴이 쳐져 있다. 주렴이 아주 촘촘히 쳐져 있어 가마 내부가 자세히 들여다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어떤 여자가 쿠션에 기대 비스듬히 앉아있는 게 실루엣으로 대강 보이고. 그 가마 옆에는 양산을 품에 안은 덩치 큰 꼽추가 나란히 걷고 있다. 꼽추는 <마면기정> <아랑힐월>등에 나온 타노 캐릭터.

***타노는 #8>에 한번 나왔었음. 비 오는 날 밤 무림맹 근처의 사당에서 귀면지존을 수행하여 온유향을 감시하던 복면인들 중 한명. 덩치 큰 곱추가 바로 타노였음. 물론 상시태감 위태무와 귀면지존은 동일인물이었고.***

가마 맞은편에서 오던 사람들 겁에 질려 급히 피하고.

사내1; [젠장, 눈 버렸구만. 재수 옴 붙었어!] 퉤! 피한 사람들 중 한명이 가마의 뒤에 대고 침을 뱉으며 오만상을 쓴다.

사내2; [왜? 저 가마에 누가 탔는데?]

사내1; [채호(菜戶)야!] 가마를 흘겨보며

사내2; [채호라면 환관의 마누라나 첩들을 비하하는 말이잖아.]

사내1; [아랫도리의 그게 없어 사내구실을 못하는 환관들은 욕구불만을 재물과 미녀들을 모으는 것으로 대신하지.]

사내1; [그런 환관들에게 빌붙어서 호의호식하는 계집들을 채호, 즉 푸성귀(菜)만 먹는 구멍(戶)이라고 놀리는 거야.]

사내2; [그건 나도 아는데...] [저 가마에 탄 계집이 채호라는 걸 자네는 어떻게 알았나?] 멀어지는 가마를 보며 묻고

사내1; [가마를 수종(隨從;따라다니며 시중을 듬. 또는 드는 사람)하는 곱추를 보고 알았지.] 가마 옆을 따라가는 타노를 보며

 

<저 곱추가 상시태감(常侍太監) 위태무(威太武)의 저택인 위가대원(威家大院)의 집사(執事) 타노(駝奴)거든. 금릉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사고...> 가마 옆을 따라가는 타노의 모습 배경으로 사내1의 말

 

사내2; [그럼 가마에 탄 계집은...?] 깨닫고

사내1; [집사인 타노가 직접 수종을 드는 걸 보면 위가대원의 안주인인 매화부인(梅花夫人)일 게 분명해.] 확신하고

사내2; [일리가 있군.]

사내2; [헌데 상시태감의 마누라라면 콧대가 하늘을 찌르겠구만.]

사내1; [당연하지!] [남경분조(南京分朝)의 으뜸가는 실력자가 상시태감 위태무니까.]

 

<영락제는 북경으로 천도한 후에도 명나라의 발상지인 금릉을 중시하여 남경(南京)으로 개명하고 분조(分朝;임시 조정)를 설치했다. 그리고 황태자인 주고치(朱高熾)로 하여금 남경분조를 다스리게 하고 자신은 황태손 주첨기(朱瞻基)와 함께 북경에서 천하를 다스리고 있다.> 영락제가 보좌에 앉아있고. 그 보좌 아래에서 뚱뚱한 체격의 황태자 주고치가 두손으로 옥쇄를 받고 있다. 황태자 주고치 옆에는 세 사람이 서서 보고 있다. 황태손 주첨기, 한왕 주고후, 그리고 쟁반을 두 손에 든 나이 든 환관. 황태자 주고치, 황태손 주첨기, 한왕 주고후등의 캐릭터는 <건곤일척>에 나온 캐릭터들을 그대로 차용

 

사내1; [규모가 좀 작긴 해도 남경분조도 어엿한 조정(朝廷)! 그리고 그 남경분조를 사실상 관리하는 직책이 상시태감이라네.]

사내2; [다음 대 천자가 될 황태자의 최측근이니 상시태감인 위태무의 권세는 실로 막강하겠구만.]

사내1; [저 가마에 탄 계집이 바로 그 위태무의 마누라야. 물론 고기는 못 먹고 풀만 먹는 처량한 신세지만...] 흐흐흐! 웃고

사내2; [그것 참 가엾구만.] [생각 같아서는 내 고기를 상시태감 대신 저 계집에게 먹여주고 싶은 걸...] 아랫도리 만지며 음험하게

사내1; [꿈 깨. 이 친구야.] [남경분조의 최고 권력자인 상시태감의 마누라에게 수작을 걸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저승 가는 수가 있어.]

사내2; [농... 농담도 못하나? 말이 그렇다는 거지...] 겁 먹고

 

#59>

번화가를 지나는 매화부인이 탄 가마

사방에 주렴이 쳐진 가마 내부의 모습. 야한 분위기의 여자가 쿠션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권태로운 표정을 짓는다. <건곤일척 자료집 6페이지>의 <매영귀희>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매화부인.

매화부인; (짜증나!) 한숨

매화부인; (요즘은 무얼 해도 흥이 나질 않아.) (화려한 옷과 장신구를 사 모으는 것도 시들해졌고 진수성찬도 매일 먹다보니 신물이 날 지경이야.)

매화부인; (이게 다 그 인간 때문이야.) 손톱을 물어뜯으며 음침한 인상의 노인을 떠올린다. 남편인 위태무다. 위태무는 <아랑힐월>에 나온 위극겸의 아버지 캐릭터였는데 이 작품에서는 위극겸의 형으로 나온다.

매화부인; (신혼 초에는 그래도 이런 저런 방법으로 뜨거워진 내 몸을 식혀주려 노력하더니만...) 침대 모서리에 두 팔을 벌려 묶어놓은 알몸의 매화부인의 몸을 깃털로 자극하는 위태무의 모습. 가슴을 자극당하며 자지러지는 매화부인

매화부인; (얼마 전부터는 뭐에 홀렸는지 아예 내 침실에 얼씬거리지도 않고 있어.) 손으로 자기 가슴 만지고

매화부인; (난 평범한 계집들과 비교도 안되게 뜨거운 몸을 타고 났다.) (그 때문에 한 사내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화류계에 투신했던 것인데...) 젖가슴 어루만지며 자위하고

매화부인; (그러다 나이가 들어 한 물 갔을 때 상시태감이 구혼을 하기에 냉큼 받아들이고 말았지.) (여자로서의 기쁨을 포기하고 대신 안정된 생활과 부귀영화를 택한 거야.)

매화부인; (하지만 그게 치명적인 실수였어.) (누구보다 뜨거운 몸을 지닌 내게 고기 대신 채소만 먹고 사는 채호 노릇은 가당치도 않았으니까...)

매화부인; (해소되지 않고 쌓여만 가는 욕구 때문에 내 몸은 걷잡을 수 없이 뜨거워져가고 있는데...) (이러다가 자칫 다른 사내와 불장난을 저지르게 되는 거 아닌지 몰라.) 한숨을 쉬며 이제 손을 사타구니로 내려 보내고. 한쪽 다리를 세워서 가랑이를 벌린 자세로

매화부인; (물론 바람 피는 건 꿈도 꿔선 안돼.) 손으로 사타구니를 어루만지며 할딱이고

매화부인; (위태무 그 인간, 날 만족시켜주지는 못하는 주제에 질투심은 누구보다 강하니까.) 입술을 깨물고. 이마를 모으며

매화부인; (욕구불만을 참지 못하고 바람을 피웠다가는 무슨 끔찍한 일을 당할지 몰라.) 자위하는 손짓이 더 과격해지고

매화부인; (하지만 이대로는 숨이 막혀 견딜 수가 없어.)

매화부인; (오늘처럼 이렇게라도 바깥바람을 쐬지 않으면 미쳐버리고 말 거야.) 한숨을 쉬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앞쪽을 보는 매화부인.

흔들리는 주렴을 통해서 앞쪽에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서서 무언가를 보고 있다

매화부인; (뭐지) + [타노!] 앞을 보며 타노를 부르고

타노; [예 마님!]

매화부인; [앞에 무슨 볼거리라도 생긴 모양이야. 가서 확인해봐.]

타노; [분부 받들겠습니다.] 고개 꾸뻑

타노; [너희들은 잠시 여기서 기다려라.] 가마꾼들에게 말하며 앞으로 가고. + [예 집사어르신.] 가마꾼들 대답하며 멈춰서고

타노; [지나갑시다.]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가는 타노, 사람들 불쾌해하면서 비켜주고

타노; (이렇게 인파가 모여든 걸 보면 보통 구경거리는 아닌데...) 사람들 헤치고 맨 앞으로 나오고. 직후

[!] 뭔가를 보며 놀라는 타노

쿵! 담벼락 앞에 앉아서 어떤 여자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는 청풍. 키 작은 이젤을 세워놓고 그 앞에 간이 의자를 놓고 앉아서 그린다. 청풍은 서생 차림인데 코 밑에 두툼한 팔자수염을 붙이고 있다. 그 때문에 다른 사람처럼 보이고. 담벼락에는 등에 짊어지는 바구니가 기대어 있다. <천녀유혼>에서 장국영이 짊어지고 다니던 것같은 바구니. 바구니에는 둘둘 만 종이와 두루라미, 붓등이 가득 들어있다.

청풍이 마주 보고 있는 이젤의 3미터쯤 앞쪽에는 예쁘장한 소녀가 원형의 의자에 앉아있다.

슥 슥! 그 소녀를 보며 붓을 대충 대충 움직이는 청풍. 하지만

이젤에 붙여놓은 종이에는 마치 프린터로 인쇄하듯 소녀의 모습이 똑같이 나타난다.

[오오!] [기가 막히는구만.] [실물을 판박이 한 것처럼 초상화가 그려지고 있어.] [신필(神筆)이야 신필!] 놀라는 타노 옆에서 사람들 감탄하고. 타노도 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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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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