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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다시 황금전장

촤라라락! 공당한이 동전들을 탁자 위에 흩었다가 줍기를 반복하고 있다. 공대벽이 그 앞에 앉아서 묵묵히 창밖을 보고 있다.

<만마천(萬魔天)의 천주 마서시(魔西施) 구령(瞿玲)! 네 아버지에게 암흑철수를 맡겨서 오늘날의 풍파를 야기한 그 불여우를 찾아갔을 것이다!> 어머니가 이를 갈며 하던 말을 떠올리는 공대벽

공대벽; (만마천이라면 대부분의 내막이 비밀에 쌓여있는 마도 무림의 하늘....!)

공대벽; (젊은 시절의 아버지와 만마천의 당대 천주가 된 여인 사이에 염사(艶事)가 있으셨던 것일까?)

공대벽; (암흑철수같이 중요한 물건을 맡길 정도면 담백한 관계였을 리는 없는데....!)

공대벽; (내가 알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은 진정한 실체에서 극히 일부였을지도 모르겠구나!) 한숨. 그때

공당한; [형님!] 이윽고 점치던 동전들을 한쪽으로 밀어놓고

돌아보는 공대벽

공당한; [어쩌면 이번 일은 형님이 걱정하시는 것만큼 심각한 일이 아닐 가능성이 많습니다.] 점을 친 동전들을 동전 주머니에 넣고

공대벽; [점괘가 그리 나왔느냐?]

공당한; [그렇습니다.] [놀라는 일이 벌어지고 소란은 피할 수 없으나 재앙으로 귀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공대벽; [그나마 다행이구나!] 쓴웃음

공당한; [점괘뿐만이 아닙니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봐도 인과(因果)는 오히려 명확해집니다.]

공당한; [이 모두가 넷째로 인해 빚어졌으니 넷째를 찾아내기만 하면 됩니다.] [붙잡아서 훔쳐낸 물건 회수하고 권씨세가와 협의를 하면 순탄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공당한; [크게 양보하는데 타결되지 않을 협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가 손해를 좀 감수하면 조용해 질 일을 굳이 암울한 상황으로 몰고 갈 이유도 없구요.]

공대벽; [네 말이 옳다.]

공대벽; [하지만 세가와의 협상은 그렇게 한다손 치더라도 넷째는 어디 가서 찾는단 말이냐?]

공당한; [맡겨주신다면 제가 가서 넷째를 붙잡아 오겠습니다.]

공대벽; [짐작 가는 곳이 있느냐?] 눈 번쩍

공당한; [십중팔구는 틀림없습니다만, 백 중 백을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만만

공대벽; [십중팔구라....!]

공대벽; [휴우! 너나 넷째는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모르겠구나.] 한숨 쉬며 고개 젓고

공대벽; [무릇 생각이 세상을 앞지르면 선각(先覺)이라 하고 세상과 다르면 기인(奇人)이라 하거니와....]

공대벽; [유사이래 모든 선각과 기인들이 세상을 필요 이상으로 힘들고 어렵게 살았음을 잊지 마라!]

공당한; [형님의 경계하시는 말씀, 뼈에 새기고 장부(臟腑)에 간직하겠습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공대벽; [병수재를 데려가거라.] 말하며 옆에서 길쭉한 통을 하나 집어들고

공대벽; [그리고 혹시 위험이 닥치면 이 폭죽(爆竹)을 하늘로 쏘아올려라. 그 즉시 도와줄 사람이 달려갈 것이다.] 통을 내밀고

공당한; [! 형님!] 일어나서 두 손으로 공손히 받는다.

 

황금전장을 나서는 공당한. 부채를 부치며 느긋하게. 병수재가 불안한 표정으로 따라온다. 권씨세가 무사들은 철수했다.

병수재; [권씨세가의 무리들은 철수를 했습니다만....]

병수재; [또 무슨 꿍꿍이들을 꾸미고 있는지 불안합니다,]

공당한; [집사! 자네는 큰형님 대하기가 어떠한가?]

병수재; [무슨 말씀이신지요?]

공당한; [큰 소리를 내는 법이 없으신 데도 어렵고 두렵지 않은가 말일세!]

병수재; [그야 황금전장의 대를 이으실 대공자님이시니 당연한 게 아닐런지요?]

공당한; [장자(長子)라 그렇다는 건가? 그럼 모든 집안의 장자가 다 그러한가?] 찡그리고

병수재; [그런 건 아니고....] 머리 긁적

병수재; [설명하기 힘들지만 대공자님께 특별한 뭔가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공당한; [자네도 그렇게 느낀다 이거지?] 끄덕이는데

병수재; [하온데.... 소인을 대동하신 것을 보면 좀 먼 곳으로 가시는 듯 합니다만....] 눈치 살피고

공당한 [멀다면 먼 곳이지.]

병수재; [그럼 소인이 다시 들어가서 말이라도 끌고 나올런지요?]

공당한; [빨리 갈 방법이 있으니 그럴 필요는 없네.] 멈춰서며 양팔을 활짝 펼치고

병수재; [셋째 공자님! 책을 열심히 읽으시더니 신선처럼 허공을 나는 수법을 배우신 모양이군요.] 놀라고

공당한; [적송자(赤松子;신선)는 학을 탔고 헌원씨(軒轅氏;황제)는 용을 탔고 장과로(張果老;신선)는 나귀를 거꾸로 탔네만....]

공당한; [나는 그들보다 이룬 도()가 낮으니 하는 수 없이 자네를 타야겠네.] 웃고

병수재; [?] 어이가 없어 입 쩍 벌리고

공당한; [뭘 보고 있는가? 업지 않고?] 눈을 부라리고

병수재; [....!] 억지로 웃으며 공당한에게 등을 돌리고 몸을 낮춰서 업히기 쉽게 하고. 넙죽 업히는 공당한

병수재; (이건 뭐 귀여운 애도 아니고 분내 나는 여자도 아니고...) 궁시렁대며 일어나고

병수재; (말을 타고 가면 서로 편할 텐데 꼭 이래야만 하나?) 걸음을 옮기는데

공당한; [걸어서 어느 세월에 간단 말인가? 날아가게!] 마치 새에 탄 듯 상체를 꼿꼿이 세운 채 한손으로는 병수재의 어깨를 짚었다.

병수재; [....!] ! 울상 지으며 휙 날아오르고

이어 거리의 담장과 지붕들을 밞으며 날아간다

병수재; [하온데 목적지가 어디인지요?] 날아가며 묻고

공당한; [권씨세가!] 태연히 말하고

병수재; [히엑!] 놀라서 눈 부릅

! 그 바람에 떨어지고

공당한; [어허! 제대로 날지 못할까?] 부채로 병수재의 정수리를 두드리고

병수재; [... 죄송합니다!] ! 자세를 잡으며 담장 위로 내려서고

휘익! 다시 박차고 날아오른다

병수재; (젠장할! 말 노릇하는 것도 서러운데 사지(死地)로 가야하다니....!)

병수재; (아무래도 오늘은 일진이 사나울 것 같구나!) 멀어지고.

 

#44>

권씨세가

권완의 거처. 권일해(청풍)과 원로들, 그리고 철궁의 세노인들이 도착한다. 시녀들 급히 인사하고

권일해(청풍); [완아! 안에 있느냐?] 문앞에 서서 말하지만

반응이 없다

권일해(청풍); [완이가 안에 있기는 한 것이냐?] 시녀들에게 묻고

[...!] [분명 안에 계시옵니다.] 시녀들 겁에 질려서

권일해(청풍); [완아! 애비가 왔다! 대답을 하거라!] 다시 말하지만

여전히 대답이 없고

불길한 생각에 서로를 보는 권일해(청풍)과 노인들

방안에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는 권완. 휘휘! 권완의 몸 주위로 연신 실바람들이 휘감아돌고 있다. 아주 심각한 표정

[완아! 정말 괜잖은 것이냐?] 다시 들리는 권일해(청풍)의 초조한 음성

권완; (아버지!)

권완; (하필이면 기중표의 수련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에 이르렀을 때 찾아오시다니...!) 당황하며 비지땀을 흘리고

권완; (걱정이 되어서 난입하시기 전에 빨리 연공을 끝내야만 한다!) 온몸에 힘을 주고

부악! 몸에서 일어난 소용돌이가 더 강해진다. 세찬 돌풍이 권완의 몸에서 일어나고

드드드! 그 때문에 건물 전체에 진동이 일어나고

[!] [건물이...!] 노인들 깜짝 놀라고

노인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소!] [완이가 혹시 주화입마(走禍入魔)에 든 게 아닐지...!]

순간 그 말에 깜짝 놀라는 권필중

권필중; [아이고 완아!] 비명을 지르며 건물 입구로 달려가고

권필중; [내 귀여운 증손녀야! 할애비보다 먼저 죽으면 안 된다!] 콰창! 문을 박살내며 안으로 뛰어드는 권필중

드러나는 실내의 모습. 쿠오오! 온몸에서 바람을 토해내며 흐느적거리는 권완의 모습. 마치 신이 들린 듯한 모습이고

[완아!] [완이가 위험해!] 다른 노인들도 비명을 지르며 방으로 뛰어들어가고. 권일해(청풍)과 한검호(독고사룡), 철궁의 세노인만 당혹스런 표정으로 보고 있다. 시녀들도 그들 뒤에서 울며 동동 거리고 있는데

권필중; [정신차려라 완아! 할애비가 도와주마!] 권완의 뒤에 털썩 주저앉으며 등에 손바닥을 붙이는 권필중. 그때

권완; (... 그러시면 안됩니다 증조부님!) 다급한 표정으로 눈을 뜨며 외치려 하지만

! 권완의 등에 붙인 권필중의 손에서 빛이 난다. 내공을 주입하는 것. 헌데

빠지직! 권필중이 권완의 몸에 내공을 주입하는 순간 권완의 몸에서 강렬한 스파크가 일어나서 권완 자신과 권필중의 몸을 휘감는다

권필중; [!] 감전당하며 눈 부릅 입쩍.

권필중; (... 공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어째서 이런 일이...!) 사력을 다해 손바닥을 떼려고 하지만

빠지직! 스파크가 더 강해져서 권필중의 몸을 휘감고

[!] [... 저건....!] [주화입마 현상이 대장로께도 전이되었다!] 노인들 기겁하고

권완; (기중표를 수렴(收斂;거둬들임)하는 단계에서 공력을 주입시키시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어!)

권완; (증조부님의 공력이 흡수되는 것을 나도 막을 수가 없다!) 이를 악물고 저항하지만

크아아아! 내공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비명 지르는 권필중

[대장로님!] [안돼!] [장로님을 구해라!] 나머지 노인들이 우르르 달려들고

권일해(청풍); (저러면 안될 것 같은데...!) 다급히 말리려 하지만. 늦었다.

! ! 권필중의 팔과 어깨를 잡아서 권완에게서 떼어내려는 노인들.

지지직! 순간 권필중을 휘감은 스파크가 노인들도 휘감는다.

감전되며 눈이 돌아가는 노인들.

[!] [정신차리십시오 대장로님!] [빨리 떼어내!] 나머지 노인들이 또 그 노인들을 잡아떼려고 하고

지지지! 역시 그 노인들도 스파크에 휘감긴다.

어이없는 광경. 가부좌를 틀고 앉은 권완과 권필중, 그들 뒤로 앉고 선 노인들이 감전당해서 벌벌 떨고 있다.

권일해(청풍); (저런 멍청이들...!) 한숨 쉬며 고개 절레 젓고

삼사; [허어! 권완이란 아이가 천재라는 소문이 사실인 것 같소!] 일사에게 비웃음을 지으며

삼사; [무슨 방법을 쓰는지는 몰라도 원로들의 공력을 몽땅 빨아들이고 있지 않소?]

삼사; [저 정도면 곧 내공으로는 천하무적이 되겠소!] 그러다가 움찔한다

권일해(청풍)이 노려보고 있다

삼사; [험험! ... 상황이 그렇다는 거니 노여워하지 마시구려!] 삭 죽고

[어떻게 해?] [어뜩해?] [아가씨뿐만 아니라 노야들께서도 변을 당하게 생겼어!] 시녀들 발 동동 구르고

권일해(청풍); [시끄럽다!] 버럭 고함지르고. 깜짝 놀라는 시녀들

권일해(청풍); [에잇! 젊은 것이나 늙은 것이나 하나같이 제 앞가림도 못하고....!] 화를 내며 방안으로 들어간다

권일해(청풍); [떨어지시오!] ! 발로 권필중의 가슴을 냅다 걷어찬다

! 그 바람에 뒤로 발라당 나자바지며 손이 권완의 등에서 떨어지는 권필중. 권필중을 붙잡고 있던 노인들도 도미노처럼 나자빠지고. 그때

[쿨럭!] 충격을 받은 권완이 피를 왈칵 토하며 앞으로 넘어지려 하고

권일해(청풍); [완아!] 급히 몸을 숙여서 권완을 부축한다.

권일해(청풍); [괜잖은 것이냐? 정신 차려라!] 권완을 끌어안고 외치고

권완; [... 아버지!] 헉헉 힘겹게 눈을 뜨고. 입가에 피가 맺혀서 더욱 애절하고 예쁘게 보인다.

권일해(청풍); (이렇게 보니 겁나게 예쁘구만!) + [오냐! 애비다!]

권일해(청풍); (여자는 아프거나 병에 걸리면 오히려 더 예뻐진다는 말이 사실이었어!) + [애비가 돌아왔으니 이제 넌 아무 걱정도 말거라!] 권완을 안은 채 이마의 땀을 씻어주고

권완; [... 죄송해요!] 헉헉

권완; [기중표의 연마가 막바지에 이른 상태에서 방해를 받는 바람에 그만....!] 쿨럭! 말하다가 다시 왈칵 피를 토하고

고개를 떨구며 기절한다. 순간

권일해(청풍); [완아!] 기겁하는 권일해(청풍)

권일해(청풍); [정신 차려라 완아! 죽으면 안된다!] 정말 다급해져서 울부짖고. 그때

일사; [고정하시오 가주!] 들어오고

일사; [신공을 수련중에 방해를 받아서 내상을 입었을 뿐이오!] [이것을 복용시키면 이내 쾌차할 게요!] 호두알만한 약을 한알 내민다. 돌아보는 권일해(청풍)

일사; [본궁의 셋째가 만든 천향옥로단(天香玉露丹)이란 내상약이오.] [약효만 따지자면 소림사의 대환단(大丸丹)에 못지 않을 거요!] 삼사를 힐끔 돌아보고

권일해(청풍); [고맙소!] 받고

권일해(청풍); [완아! 어서 이걸 먹고 정신을 차리거라!] 헤 벌린 권완의 입에 약을 넣어준다.

이어 바닥에 조심스럽게 누이고

손목을 잡아본다. 순간

! 권완의 손목을 잡은 권일해(청풍)의 손가락이 퉁겨지고

권일해(청풍); (몸속에 막강한 잠력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내공이 너무 급증한 탓에 속을 좀 다쳤다.) 생각하며 왼손 손목에서 신령석의 팔찌를 벗는다.

눈 반짝하며 보는 일사

일사; (저 팔찌와 반지....!)

권일해(청풍)이 팔찌의 한쪽을 비틀자 틈이 벌어진다.

그 틈으로 팔찌에 끼워져 있던 반지 중 하나를 꺼내고

권일해(청풍); (청목지환(靑木指環)은 내상을 치유하는 묘용이 있으니 도움이 되겠지!) 반지를 권완의 손가락에 끼워주고

권일해(청풍); (그나저나 기분이 묘하구만!) 반지를 끼워주며

권일해(청풍); (꼭 결혼반지를 끼워주는 것같잖아!) 침 꼴깍

권일해(청풍); (손도 뼈가 없는 듯이 보드랍고...!) 쥐고 있는 권완의 손을 조물락

권일해(청풍); (요렇게 예쁜 것이라면 평생 붙어 지내도 싫증이 안나겠다.) 권완의 손을 잡은 채 홀려서 권완의 예쁜 얼굴을 내려다보는데.

[으음!] 신음하는 권완.

이어 화색이 돈 얼굴로 천천히 눈을 뜬다

권일해(청풍); [완아!] 반색하며 들여다보고

권완; [죄송해요 아버지!] 억지로 웃고

권완; [소녀가 못나서 집안에 풍파를 불러일으켰어요!]

권일해(청풍); [그런 소리 말거라!] 와락 끌어안고

권일해(청풍); [너만 무사하다면 세가쯤 쫄딱 망해도 애비는 상관없다!]

감격하며 우는 권완

그런 권완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 크로즈 업

일사; (천향옥로단의 효능도 있었겠지만 저 반지를 끼는 순간 단번에 내상이 치유되었다!)

일사; (그렇다는 건 혹시...!) 눈 번뜩

 

#45>

금릉의 빈민가에 자리한 객잔

; [잘못 짚었군.] 반쪽 가면을 쓴 검은 옷의 노인. 바로 황금전장을 지키는 귀와 신 중 귀. 처음 등장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신()과 비슷하다. 다만 얼굴에 쓴 반쪽 가면이 얼룩덜룩 문양이 들어간 귀신 얼굴이란 것과 옷이 검은 것. 그리고 가면 아래로 드러난 입술이 아주 얇아서 차갑게 보인다는 점이 다르다. 특히 귀는 신과 달리 수염이 안났다. 주름이 져서 노인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이곳은 벽력탄이 터진 그 방이다.

상춘우; [방금 그 말은 오늘만도 벌써 두 번째 듣는 거요!] 힘없이 벽에 기대앉아서 올려다본다. 주변에는 여전히 위지삼수등이 기절한 채 널부러져 있고. 헌데 상춘우는 얼굴이 밤탱이가 되어 있다. 누군가에게 열나게 맞은 모습이다.

; [두 번째 듣는다라...!] [()이 먼저 다녀갔군!] 방안을 둘러보며

상춘우; [?] 코웃음 치고

상춘우; [모르는 걸 모른다 한다고 사람을 이런 꼴로 만들어놓는 작자가 신은 무슨...!]

; [신이니까 고문이 그 정도로 그친 줄 알아라!]

; [나 귀()에게 먼저 걸렸다면 지금쯤 창자가 배 밖으로 나와 있는 걸 보고 있었을 것이다.]

상춘우; [잘못 짚은 줄 알았으면 그만 가보시오.] 귀찮다고 손짓

상춘우; [신인지 뭔지하는 인간에게 너무 시달려서 정신줄을 놓을 지경이오!] 눈을 감고

그런 상춘우를 노려보는 귀. 하지만

; [!] 코웃음을 치며 돌아서고

; [미꾸라지 같은 개구쟁이 녀석!] [잡히기만 하면 데리고 돌아가기 전에 초주검부터 만들어 놔야겠다!] 스윽! 벽으로 스며들어 사라진다.

상춘우; [공청풍! 공청풍! 우리가 악연은 악연이구나!] [얼굴도 본 적이 없는 너 때문에 이런 꼴을 당하다니....!] 옆으로 쓰러지기 시작하고

상춘우; [난 돈 때문에 생면부지인 널 죽이려 하고...!] 털썩! 옆으로 쓰러지며 정신을 잃는다.

 

#46>

다시 권씨세가. 시간이 지나서 해가 중천에 떴다.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대청.

건물 사이에서 그 대청을 향해 걸어오는 권일해(청풍)과 권완

권일해(청풍); [정말 움직여도 괜찮은 것이냐?] [애비 생각에는 좀 쉬는 게 좋을 듯 한데...!]

권완; [기력은 차고 넘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권완; [다만 증조부님을 비롯한 원로들께 큰 죄를 지은 것이 죄스러울 따름입니다.]

권일해(청풍); [죄스럽기는....!] [늙은이들이 살면 얼마나 산다고....] 코웃음

권일해(청풍); [세가의 자랑이고 미래인 네가 무사하면 됐다.] [영감탱이들이야 아홉이 아니라 구천구백구십아홉이 있어도 어디 너 하나만 하겠느냐?]

권완; [하지만...] + 권일해(청풍); [말만 많은 영감탱이들이 공력을 상실한 건 차라리 잘된 일이다.]

권일해(청풍); [힘이 빠졌으니 더 이상 허튼 짓들 않고 착실히 어린 아이들이나 가르치겠지!] [그럼 향후 우리 가문의 기세가 훨씬 더 왕성해질 것이다!]

권완; [...!] 말하면서도 약간 의구심

권완; (기분 탓인가? 아버지의 언동이 좀 가벼워지신 듯하구나.) 생각할 때

어느덧 대청이 앞에 보이고. 대청 입구에는 한검호(독고사룡)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다

권일해(청풍); [철궁의 늙은이들을 상대할 때는 십분 주의해야한다.] 대청을 보며

권일해(청풍); [하나같이 사람 마음을 훔쳐보는데 도가 튼 너구리들이야.] 권완의 귀에 대고 속삭이고

권완; [독심술(讀心術)을 쓰는가요?] 눈 반짝

권일해(청풍); [독심술은 아니다.] 고개 젓고

권일해(청풍); [뚜껑이 닫힌 통이라도 두드려보거나 흔들어보면 물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권일해(청풍); [사람 몸에 담긴 마음 역시 오감(五感)을 칠정(七情)으로 흔들어보면 맺혀있거나 원하는 것이 뭔지 저절로 알 수 있지.]

권완; [무서운 심공(心功)이로군요,]

권완; [절세의 무공을 지녔어도 이러한 심공을 방비하지 않으면 지는 줄도 모르고 지겠어요!]

권완; [헌데 소녀는 아버님께서 이런 이치를 알고 계신 줄은 미처 몰랐어요.] 영특한 눈으로 보고

권일해(청풍); [그야 나도 배웠으니....!] ! 아무 생각없이 말하다가 기겁하며 두손으로 입을 가리고

권완; [배우셨다니요?] [우리 집안에는 그런 공부가 없는데....!] 의혹

권일해(청풍); [... 나중에 자세히 얘기해주마!] [그보다 지금은 철궁의 늙은 너구리들을 상대하는 데에만 집중하거라.] 억지 웃음

권완; [...!] 고개 숙이면서도 갸웃하고

권일해(청풍); (아효! 이 싼 주둥이...!) 손으로 자기 입술을 잡아 비틀고

권일해(청풍); (하마터면 꼬투리를 잡힐 뻔했잖아!)

권일해(청풍); (다 된밥에 재 뿌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입조심해야겠어!) 대청으로 들어간다. 입구에 서있던 한검호(독고사룡)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이하 한검호(독고사룡)은 계속 입구 쪽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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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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