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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권씨세가의 주방. 시녀들이 어리둥절하며 겁에 질려 있고. 총관을 비롯한 중년무사들이 주방으로 달려온다.

총관; [최숙수!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외치며 주방으로 뛰어든다.

[!] 직후 눈 부릅 총관과 무사들

! 주방의 여기저기에 죽어있는 주방장과 요리사들. 입과 코로 피를 흘리는 자들도 있고 식칼로 목을 찔러 죽은 자들이 있고. 주방장은 목에 칼을 찔러 죽었다

총관; [... 이게 대체 무슨...!] 당혹

 

#51>

다시 대청.

쿠오오! 온몸에서 폭풍같은 기운을 토해내는 공당한. 부릅뜬 두 눈은 백열되어 있고.

권일해(청풍)은 오만상을 쓰며 몸을 뒤로 좀 젖히고 있고 그 뒤에서 권완이 창백한 안색으로 비틀. 철궁의 세노인과 병수재는 목을 움켜쥔 채 컥컥 거린다. 한검호(독고사룡)은 머리를 두 팔로 감싸쥔 채 바닥에 엎드려 달달 떨고 있다.

권일해(청풍); (저건...!)

쿠오오! 공당한의 몸에서 넘실거리는 기운이 마치 용이나 귀신들처럼 보인다

권일해(청풍); (공자왈 맹자왈 하는 먹물 나부랭이들 중에서도 귀신을 부르고 용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자들이 나온다는 소문이 아주 헛것은 아니었구나!) 침 꼴깍. 그때

끄륵! 가장 약한 병수재가 숨이 막혀 눈이 돌아간다. 목을 쥐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고. 그걸 곁눈질로 보는 권완. 권완도 안색이 창백하긴 하지만 가장 상태가 좋다

! 사력을 다해 손뼉을 치는 권완. 순간

! 벼락 같은 기운이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는 공당한의 몸을 때린다.

움찔하며 정신을 차리는 공당한

공당한; [!] 화악! 공당한의 몸 주위에서 일어났던 기운들이 단번에 사라지고

공당한; [왜들 그러시오? 무슨 일이 있으셨소?] 어리둥절하며 돌아본다.

털썩! 털썩! 사색이 되어 자리에 주저앉는 철궁의 세노인.

콜록거리고 숨을 헐떡인다.

병수재도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한검호(독고사룡)은 여전히 머리를 감싼 채 달달 떨고 있다

공당한; [내가 뭘 어쨌다고...!] 주눅이 들어서 눈치를 보고

권완; [총관께서 돌아오시는군요.] 밖을 본다.

총관이 허둥대며 달려오고 있다. 부하들도 뒤따르고

권완; [총관님의 말씀을 들어보면 오해가 풀릴 것입니다.] 다시 자리에 앉고

총관; [가주님께 보고 드립니다!] 사색이 되어 포권하고

총관; [저희가 달려갔을 때 최주주는 이미 낌새를 채고 스스로 목을 찔러 자결했습니다.]

총관; [뿐만 아니라 주방에 함께 있던 삼십육 명의 다른 숙수(熟手;요리사)들도 모두 독약을 먹고 죽어버렸습니다.]

권일해(청풍); [자결을 했다?] 찡그리고

권완; [음모...... 우리 세가를 향한 악독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었군요!] 싸늘

오사; [! 소저는 상투적인 수법으로 이 상황을 얼렁뚱땅 넘기려 하는군.] [우리가 철궁의 십이사라는 사실을 잊지 말게.] 이하의 말싸움에 권일해(청풍)과 일사만 참가하지 않고 관망한다.

권완; [호호호! 제가 해야할 말을 대신 하시는군요.] 싸늘하게

권완; [세분과 세분의 잘난 제자가 작정을 하고 본가를 없애버리려 음모를 꾸미셨겠지요!] [셋째 시숙께서 말씀하시지 않았더라면 꼼짝없이 당할 뻔했네요.]

오사; [허튼 소리!] 벌떡 일어나고

삼사; [비열하게 독을 써서 사람을 해치려한 주제에 말이 많구나!] 역시 일어나고

권완; [셋째 시숙께서는 공청풍 그자가 세가에 숨어있음을 확신한다고 하셨죠?] 공당한에게 묻고

공당한; [그렇소.]

권완; [그가 정말 영친의 추적을 피할 목적만으로 세가에 잠입했을까요?] 냉소

공당한; [워낙 엉뚱한 놈이라 나로서는 막내의 꿍꿍이를 다 짐작할 수가 없소!]

권완; [그럼 제가 대신 말씀드리지요!]

권완; [공청풍은 이번 족보강탈사건을 확실히 해결할 방법으로 독을 선택한 거예요!]

권완; [세가의 식솔들이 전부 중독당해 죽어버리면 책임을 물을 사람도 없어지게 될 테니까요!]

삼사; [궤변이다!] [천재소리 듣더니 잘도 꾸며대는구나!]

오사; [요리사들도 자살한 게 아니라 입막음으로 죽여버린 것이 아니냐?]

총관; [뭐요?] 부릅. 다른 무사들도 분노하고

권완; [여러분들을 독살하려고 했다면 아버님께서는 왜 셋째 시숙께서 음식을 드시려는 걸 막았을까요?] 냉소하고

삼사; [가주의 시커먼 속을 어찌 다 알 수 있겠는가?] 냉소

총관; [말을 삼가시오!] ! 칼을 뽑고. ! 차창! 다른 무사들도 무기를 뽑고

오사; [드디어 마각을 들어내는군!] [살인멸구를 할 작정이라면 쉽지 않을 것이다!] ! 역시 칼을 뽑고. 일촉즉발. 그때

권일해(청풍); [그만들 해!] ! 손바닥으로 탁자를 치고

모두들 놀라 돌아보고

권일해(청풍); [젠장! 더는 못 참겠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권일해(청풍); [전부 자리에 앉아! 그리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 화를 내며 사람들을 노려보고

권일해(청풍)의 기세에 눌려 무기를 거두며 각자의 자리에 앉는다. 공당한과 권완도 앉고

권일해(청풍); [먼저 미보록 노사께 묻겠소.] [세가의 사람들이 중독된 독을 해독할 수 있소?] 삼사를 노려보고

삼사; [가주가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다만 상당히 긴 시간을 요하오.]

삼사; [지금 다시 살펴보건데 세가의 식솔들은 최소한 한 달전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만성독약을 복용해왔소!] 가장 가까이 있는 총관을 흘깃 보고

삼사; [그만큼 중독의 뿌리가 깊어 해독도 쉽지가 않을 것이오!]

권완; [한 달전부터 독에 노출되었다구요?] 놀라고

삼사; [청풍이놈이 범인이 아니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지!] 끄덕

권완; [전 화식을 하지 않아 무사했군요.] 신음

권일해(청풍); [세분은 여기서도 의뢰를 받겠지요?] 세 노인쪽으로 가고

일사; [물론이오. 우리는 일을 맡을 때 장소를 가리지 않소.]

권일해(청풍); [그럼 세가의 중독된 사람들 모두를 해독해주길 의뢰하겠소.] 포권하고

일사; [중독된 사람들 전부를?] 흠칫

권일해(청풍); [저 사람도 원래는 저렇게 멍청하지 않았소. 세가의 일반 무사들도 마찬가지요.] 턱으로 총관을 가리키고

권일해(청풍); [본인은 이제서야 세가가 왜 이렇게 허술해졌는지를 알게 되었소.] [전부 다 멍청이가 되는 만성독약에 중독당해왔던 거요!]

[... 그런....!]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중독당했다니...!] 사색이 되는 총관과 무사들

일사; [노부가 알기로 세가의 사람은 대략 천이백 명 정도일 거요.]

일사; [그들 모두를 해독하려면 한 명당 백 냥씩 계산해서 십이만 냥은 내야하오.]

권일해(청풍); [드리겠소. 지금 당장.] 품속에서 전표 다발을 꺼내고

권완; (아버님이 어떻게 저런 거금을...!) 놀랄 때

권일해(청풍); [세가를 상대로 한 어떤 음모가 진행되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소.] 만냥짜리 전표를 세고

권일해(청풍); [그리고 그 음모자는 결코 철궁이나 황금전장 또는 음...... 세분의 제자가 아닌 것도 분명하오.] 센 전표를 뽑아내고

삼사; [하지만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런 짓을......] 당혹

권일해(청풍);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십이사께서 배후를 밝혀주시오.] [사례로 십만냥을 더 지불하겠소!] 전표 이십여장을 일사 앞에 내려놓는다.

일사; [철궁의 능력을 믿어주니 고맙기는 한데...!]

일사; [가주의 말투가 좀 이상하구려. 마치 방관자가 된 듯하오이다.] 권일해(청풍)의 반응을 살피고

권일해(청풍);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하겠소.] 입구 쪽으로 걸어가고. 그곳에는 한검호(독고사룡)이 긴장한 채 서있다

대청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청풍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권일해(청풍); [사실 나는 여러분이 여태까지 알고 있던 그 사람이 아니오.] 문간에 서서 밖의 하늘을 보고

일사; [가주가 속을 깊이 감춘 사람이라는 건 익히 짐작하고 있었소.]

권일해(청풍); [오해가 이만큼 깊어지지 않았다면 정체를 밝힐 생각은 결코 하지 않았을 것이오.]

권일해(청풍); [하지만 상황은 어느덧 내가 정체를 밝히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방법이 되어 버렸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소!] 말을 마친 후 갑자기 빙글 돌아선다.

[!] [!] 순간 경악하는 각가지 표정들

! 권일해(청풍)의 얼굴이 어느덧 말끔한 청풍의 얼굴로 변해 버렸다.

[공청풍!] [제천대성!] [청풍이 너 이놈...!] [!] 모든 사람들의 경악.

권완; (저자.. 저 원수가 아버지로 위장하고 있었다니...!) 달달 떨고. 그때

공당한; [으하하하! 그럼 그렇지!] 미친 듯이 웃고

공당한; [네 녀석이 가면 어딜 가겠느냐?] [네가 제천대성이라면 난 석가여래(釋迦如來)! 뛰어봤자 내 손바닥 안이 아니냐!]

공당한; [! 그만 함께 돌아가자. 아버님께서 네가 가지고 도망친 물건 때문에 크게 진노하신 후 어디론가 떠나셨다.] 청풍에게 다가가고. 그때

퍼뜩 정신을 차리는 총관과 동료들

총관; [잡아라!] [저놈 잡아!] ! 청풍에게 몸을 날리고. 뒤이어 중년무사들이 일제히 청풍을 향해 몸을 날리고. 그때

청풍; [사부님들! 그리고 셋째형! 모두 수고 많았소이다!] 웃으며 손을 쳐들고. 손아귀에는 회색빛을 띤 굉천벽력탄이 들려있다. 강한 소리를 내는 벽력턴이다.

일사; [벽력탄?] 경악하며 벌떡 일어나고. 순간

청풍; [으하하하하! 잘들 계시오!] 콰득! 쳐든 구슬을 움켜쥐어 터트리고

급히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고개를 돌리는 한검호(독고사룡)

! 직후 벽력탄을 쥔 청풍의 손가락 사이에서 아주 강한 소리가 터져나온다

[!] [!] 청풍을 덮치던 권씨세가 무사들과 철궁삼사, 권완등의 눈이 부릅떠지고. 그들을 휩쓰는 음파의 파문.

 

#52>

!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건물 전체가 들썩해서 다른 곳의 사람들이 놀라 돌아보는데

휘이이! 연기가 흩어지는 대청 내부.

청풍; [아뜨뜨!] 양손을 방정맞게 터는 청풍. 그 옆에 원래 얼굴로 돌아온 독고사룡이 양손으로 귀를 막은 채 서있다.

청풍; [별로 아프지는 않은데 꼴에 벽력탄이라고 정말 뜨겁구만!] 벌겋게 단 손을 입으로 호호 불고

! 드러나는 대청의 모습. 모든 사람들이 기절했다. 권씨세가의 무사들과 병수재, 공당한등은 바닥에 큰 대자로 널부러져 있고 철궁의 세 노인은 의자에 기댄 채 고개 젖히고 기절. 오직 권완만이 의자에 꼿꼿이 앉은 채 눈을 부릅뜨고 있고

청풍; [낄낄! 전부 혼이 나갔구만!] [굉천벽력탄이란 거 정말 쓸만한 걸!] 둘러보며 좋다고 낄낄 대고.

그러다가 권완에게 눈이 가고

눈을 부릅뜬 채 노려보고 있는 권완

청풍; [이크!] 겁에 질려 움찔하며 물러서고

독고사룡; [겁내실 것 없습니다. 눈을 뜨고 기절한 것뿐입니다.]

청풍; [나도 알어!] 코웃음

청풍; [누가 겁을 낸다고...!] 돌아서고.

쓴웃음 지으며 따라가는 독고사룡

청풍; [나 하나 때려잡아서 다 같이 행복해지겠다고?]

청풍; [모두 꿈 깨라 이거야!]

청풍; [으하하하! 백날 내 꽁무니 쫓아다녀 봐라. 내 그림자 끄트머리라도 밟을 수 없을 거다!] 기고만장하여 웃으며 나간다.

대청 밖에 서있던 무사와 시녀들 벙 떠서 그냥 보고 있고.

으하하하! 청풍의 웃음소리가 밖에서 들리고. 그걸 듣고 있는 권완의 두 주먹이 부들부들 떨린다. 완전히 기절한 건 아니고 몸만 마비 된 상태다.

권완; (용서 못해!) 이를 악물고

권완; (절대로!)

 

권씨세가의 정문을 당당하게 나가는 청풍과 독고사룡. 독고사룡은 좀 긴장하고 있지만 청풍은 태연하다. 문을 지키고 있던 무사들도 안에서 청풍이 나오는 걸 보면서도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 있고

청풍; [! 수고들 해! 우리 두 번 다시 볼 일 없을 거야!] 손 흔들며 나가고

 

다시 대청 안.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권완이 벌벌 떨고 있고

권완; (지금이 아니면 영영 놓쳐버릴 거야!) (하지만 몸이 마비되어 움직일 수가 없다!) 다급하고 분노

권완; (그럴 수는 없어! 놓칠 수 없어!) 입술을 억지로 깨물고

권완; (주화입마를 각오하고서라도 기혈(氣血)을 거꾸로 돌려 마비를 풀자!) 소리없이 기합을 지르고

! 순간 권완의 온몸에서 뭔가 확 터져나가고

쿨럭! 피를 왈칵 토하는 권완. 덕분에 마비가 풀렸다.

권완; (죽인다!) 벌벌 떨며 몸을 일으키고

권완; [죽여버릴 거야!] ! 악을 쓰며 천장을 항해 미사일처럼 날아오른다

! 보호막에 둘러쌓인 채 천장을 뚫고 날아오르는 권완.

천장 부서진 파편들이 아래로 떨어지고

! 그중 하나인 나무토막이 공당한의 마빡을 친다

공당한; [에쿠!] 눈에 불이 번쩍하며 정신을 차리고

공당한; [으으으!] 헉헉 대며 올려다본다. 천장에서 그 위쪽의 지붕까지 둥그런 구멍이 뻥 뚫려서 하늘이 보이고

공당한; [... 젠장할...!] 헉헉

공당한; [... 막내 녀석이 그새 방귀뀌고 도망가는 무공까지 익혔을 줄이야...]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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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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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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