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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신녀문의 호화철위들의 주둔지. 밤이 깊었다. 멀리 황금전장이 보이고.

수많은 천막으로 이루어진 그 주둔지 중앙에 특히 큰 막사가 하나 있다. 바로 염신장의 막사다, 몇 명의 호화철위들이 지키고 있고

막사 내부는 아주 넓다. 절대고수의 모습을 보이는 염신장이 야전 지휘용의 간이 의자에 앉아있다. 의자 옆의 시렁에는 거대한 방천화극**여포가 쓰는 무기. 창인데 창날에 반월형의 칼날이 하나 더 달려있다.**이 세워져 있고. 염신장의 부하 십여명이 그의 앞에 서있다, 모두 중년 이상의 나이 든 무사들.

염신장; [독심마유와 이십명의 호화철위들이 황금전장에 무사히 잠입했다.]

염신장; [새벽녘이 되어 경계가 느슨해지면 독심마유와 호화철위들이 황금전장의 정문을 열 것이다.]

염신장; [그때를 기다려 일거에 황금전장으로 돌입하여 장악한다.]

부하1; [황금전장 정도는 지금 당장이라도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 염신장님!]

부하2; [그렇습니다. 삼봉공을 제외하면 황금전장에는 고수다운 고수가 없습니다.] 자신만만하게

염신장; [어리석은 놈들!] 고함치며 옆에 세워둔 방천화극을 잡는다.

부하들 흠칫하고,

염신장; [우리 신녀문이 아직까지도 무황성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 성급함과 교만함 때문임을 모르느냐?] 쾅! 방천화극 끝으로 바닥을 내리치며 외치고.

사색이 되는 부하들.

염신장; [신산공자 벽세황이란 놈은 풍신장과 삼장을 겨룰 수 있었다고 한다.] [너희들 중에서 그놈을 이길 수 있는 자가 있느냐?] 방천화극을 들어 부하들을 가리키며.

부하들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염신장; [게다가 불이살검이란 놈까지 돌아왔다는 보고도 있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불이살검의 검은 지금까지 아무도 받아내지 못했다.]

부하1; [송구합니다다.] 포권

부하2; [속하들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염신장; [경적필패(輕敵必敗)!] [적을 얕보면 반드시 패한다는 것이 병법의 기본이다.]

염신장; [호랑이는 토끼 한 마리 사냥할 때에도 전력을 기울이는 법이고!]

[예...] 부하들이 모두 삭 죽고

염신장; [호화철위들을 일찍 재워라.] [새벽에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모두 든든하게 배룰 채울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존명!] 부하들 포권할 때

쿵! 하는 소리가 막사 밖에서 들리고.

염신장의 눈빛이 번쩍하고, 염신장의 부하들도 긴장한다. 그때

쿵! 꽈다당! 밖에서 연달아 들리는 소리. 이어

[기습이다!] [자객이 잠입했다!] 밖에서 터지는 소리들

부하들; [자객!] [염신장님을 보위하라!] 소리치며 급히 염신장을 에워싸며 경계태세를 취하고. 그 직후

쩍! 퍼억! 천막 입구 부분이 X자로 크게 갈라지더니

갈라지는 틈으로 성큼 들어서는 청풍. 죽립을 눌러썼고 망토를 둘렀으며 손에는 일본도를 늘어트리고 있다. 그 뒤로 호화철위들이 여럿 쓰러져 있는데 모두 목이 베어져 있고. 사방에서 다른 호화철위들이 몰려드는 것이 보인다.

청풍; [네가 생각하는 그 아침은 오지 않는다 염신장!] 다가서고. 죽립을 눌러써서 염신장을 아직 청풍의 얼굴을 확실히 보지 못한다.

염신장; [불이살검?]

청풍; [네 죽음이고 악몽이지!] 차가운 미소를 짓고, 순간

[건방진 놈!] [여기가 어디라고...] [죽인다!] 염신장의 부하들이 동시에 날아들며 무기나 장풍으로 청풍을 공격. 하지만

청풍의 눈이 번쩍하고,

다음 순간 이미 모두 목이 따여 피를 뿜어내는 부하들

[!] 경악하는 염신장

슥! 쳐들었던 일본도를 내리는 청풍,

퍼억! 털석! 나뒹구는 시체들

[헉! 저런...] [당주님들이 일거에 몰살당하시다니...] [어... 어떻게 공격한 것인가?] 천막 밖에 몰려왔던 호화철위들 경악하고

염신장; [살인하는 데 두 번 검을 쓰는 일이 없다?] [강호의 소문이 때로는 맞기도 하는군.] 방천화극을 들고 일어나고

염신장; [하지만 네놈의 그 이름도 오늘부로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부악! 방천화극을 휘두르는 염신장. 아주 강하고 빠르다

펑! 맞서지 않고 뒤로 날아가는 청풍. 자신이 뚫고 들어온 곳으로 밖으로 나가고.

[헉!] [조심해라!] 호화철위들 겁 먹고 뒤로 물러서고

염신장; [크아!] 펑! 방천화극을 휘둘러 천막을 박살내며 뚫고 나오고

내려서는 청풍

염신장; [죽인다!] 부악! 내려서는 청풍을 향해 방천화극을 수평으로 그어내고. 방천화극에서 아주 긴 섬광이 내뻗치고. 하지만

슥! 청풍은 한쪽 무릎을 꿇으며 몸을 숙이고. 방천화극에서 일어난 섬광은 청풍의 머리 위로 스치고 지나간다.

카카캉! 깡! [헉!] [꺽!] 비명이 터지며 청풍의 뒤에 몰려서있던 호화철위들의 몸에서 불꽃이 튄다. 염신장이 그어낸 섬광에 호화철위들의 갑옷이 부딪힌 것. 갑옷은 베어지지 않았지만 우그러지고

[컥!] [끅!] 몸이 잘리진 않았지만 충격 받고 피를 토하며 나뒹구는 호화철위들

[피... 피하자!] [염신장님의 공격권에서 벗어나라!] [경금갑주가 몸을 보호해줘도 내상을 입는 건 피할 수 없다!] 휙! 휘익! 날아서 피하는 호화철위들

염신장; [크아!] 부악! 수직으로 방천화극을 내리치고. 다시 긴 섬광이 일어나 한쪽 무릎을 꿇은 청풍의 머리를 쪼개간다. 하지만

슥! 이번에도 별일 아니라는 듯 일어나며 옆으로 몇 걸음 움직이는 청풍

꽈꽝! 투쾅! 청풍이 있던 자리를 쪼갠 섬광이 뒤로 뻗어나가고

투쾅! 청풍의 뒤쪽 천막 하나가 그 섬광에 두 동강 난다

[크악!] [컥!] 천막 안에서 자던 자들이 야전침대와 함께 몸이 토막 난다. 그자들은 잠자리에 들어서 갑옷을 입지 않고 있었던 것

청풍; [이런 이런...] 그걸 돌아보며 혀를 차고

청풍; [부하들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냐?] 냉소하고

염신장; [개소리는 그만 두고... 단신으로 본좌를 노린 그 용기는 높이 쳐주마!] 방천화극으로 청풍을 겨누며 살벌한 표정

청풍; [자신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군.] 피식 웃고

염신장; (이놈...!) 압도당하고.

청풍; [마지막으로 한번 피를 보지 않을 기회를 주겠다.]

청풍; [황금전장에 대한 헛된 욕심을 버리고 물러간다면 굳이 쫓아가서 죽이진 않겠다.] 음산한 눈빛으로 비웃고

염신장; [닥쳐라!] 분노하여 고함

[헉!] [컥!] [심... 심맥이 뒤집혔다!] 충격을 받고 비틀거리며 비플 토하는 호화철위들. 주저앉는 자들도 있고

드드드! 콰아아! 주위의 천막들도 폭풍을 만난 듯이 바깥으로 휘청이고.

물론 청풍은 미동도 않고 있고. 옷자락만 조금 펄럭인다

염신장; [근본도 없는 개잡종 새끼!] 이를 갈고. 고오오! 그를 중심으로 동심원 상의 파문이 밖으로 퍼져나간다.

염신장; [감히 신녀문에 맞서다니... 황금전장을 풀뿌리 하나 남기지 않고 쓸어버리겠다.] 쿠오오! 온몸에서 활화산 같은 기운이 일어나고

청풍; [덩치는 크지만 역시 황금을 노린 좀도둑들 아닌가?] 비웃고

염신장; [좀... 좀도둑?] 으드드득! 이빨을 갈고 눈알에 균열이 갈 정도로 분노.

청풍; [곱게 물러갈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염신장 너는 오늘 기필코 피를 보게 될 것이다.] 음산한 눈빛으로.

염신장; [으하하하하!] 다시 광소

지축이 뒤흔들리고. 호화철위들은 귀를 막은 채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조용히 기다리는 청풍.

이윽고 염신장이 웃음을 뚝 그치고,

염신장; [무림의 규칙에 따라 선배인 내가 삼초를 양보하겠다.] [삼초가 끝난 후에 다시 삼초를 견딘다면 네 용기를 가상하게 여겨 죽이지는 않겠다.] 방천화극으로 청풍을 겨누며

청풍; [허세는 필요 없다. 나는 신녀문의 무공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알고 있다. 당연히 깨뜨리는 방법까지도 알고 있다!]

염신장 흠칫한다.

청풍; [못 믿겠다면 시험을 해봐도 좋다!] 일본도를 겨누고.

염신장; [터무니없는 소리!] 콰아아아아! 왼손으로 무시무시한 장풍을 날리고. 하지만

청풍 파도를 쪼개듯이 칼을 내리친다. 그러자 파도같은 염신장의 장력이 쪼개지며 청풍을 좌우로 스쳐지나가고.

청풍은 염신장의 오른쪽을 스치며 허리를 벤다.

쾅! 방천화극으로 급히 방어하는 염신장. 하지만

염신장 허리춤의 옷이 일부 베어지고.

염신장; (이놈!)

염신장; (거짓말이 아니다! 내 무공의 빈틈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경악과 긴장

청풍; [그나마 날 조금이라도 어렵게 만들려면 삼성동의 무공을 써야할 것이다!]

충격 받는 염신장

염신장; [삼...삼성동의 무공이라니...! 무슨 헛소리냐?] 당황

청풍; [감추려 해봐야 소용없다! 풍신장이 삼성동의 나선유마강기를 쓴 것을 들어 알고 있으니...]

청풍; [물론 너희들에게 삼성동의 절기를 가르친 것은 물론 천안신녀 냉상영! 그 여자겠지?] 스산한 눈빛으로.

염신장; (신녀의 이름까지 알고 있다니...) + [헛... 헛소리는...]

염신장; [저승에 가서 마저 해라!] 부악! 맹렬히 방천화극을 휘두르고. 방천화극에서 내뻗히는 무시무시한 강기의 칼날이 수십장 방원을 휩쓴다. 천막이 박살나고 그 권역 안에 있던 자신의 수하들도 동강낸다. 하지만

스악! 청풍은 일본도로 방천화극이 내뿜는 강기의 칼날들을 가르며 들어오고,

터엉! 방천화극의 자루를 때리는 청풍의 일본도.

염신장; [컥!] 텅! 전기 스파크에 휩싸이는 방천화극을 놓치며 비명 지르는 염신장.

팟! 뒤로 훌쩍 뛰어 물러나는 염신장.

스악! 유령같이 그에게 돌진하는 청풍.

염신장; [으헉!] 목젖을 노리고 날아드는 일본도에 사색이 되는 염신장.

염신장; [크아아아!] 발칸포처럼 맹렬히 쌍장을 교대로 밀어내는 염신장. 솥뚜껑 크기의 수많은 손바닥 그림자가 청풍을 강타한다.

쌍장을 내친 자세로 우뚝 선 염신장. 콰콰쾅! 그 앞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난다. 마치 폭격을 당한 듯 하고.

<가... 가공!> <저것이 염신장님의 진짜 무위...> 경악하여 입을 쩍 벌리는 호화철위들

[헉! 허억!] 가쁜 숨을 몰아쉬는 염신장. 사력을 다한 모습이다.

고오오! 폭발의 여파가 바람에 따라 흩어지고.

땅바닥에 새겨진 폭격 자욱. 커다란 구멍들이 수도 없이 파여있고.

[가... 가공하다!] [인간의 몸으로 어떻게 저런 파괴력을...!] [누가 염신장님의 저 공격을 받고 살아날 수 있겠어?] 놀라면서도 기뻐하는 염신장의 수하들. 그때

[저...저...!] 한 놈이 놀라 폭격의 중심을 가리키고.

고오오오! 흩어지는 연기 속에 사람의 그림자가 보인다.

[이... 이런...!] 염신장의 경악. 덜덜 떤다.

쿠웅! 폭격의 중심. 청풍이 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웅크리고 있다. 검을 든 팔과 왼팔을 십자로 해서 앞을 가린 자세고 찢긴 망토가 몸을 덮고 있다. 기이하게 그의 주위 반경 이미터 정도는 전혀 폭격 당한 흔적이 없다. 그곳만 깨끗하고 주위는 완전히 쑥대밭. 호신강기를 일으켜 막아냈다

[말... 말도 안돼!] [어떻게 저럴 수가...!] [전혀 타격을 입지 않은 모습이잖은가?] 사색이 되는 염신장의 수하들.

웅크리고 있던 청풍의 눈이 팔뚝 위에서 번쩍.

슈욱! 먹물이 그어지듯 검은 선을 그리며 염신장에게 돌진하는 청풍의 형체.

염신장; [물... 물러가라!] 사색이 되어 다시 아까 같은 장풍을 쏟아내려고 하지만

징! 청풍의 일본도가 진동하고

쉬익! 쩍! 이어 휘두른 청풍의 일본도에서 하얀 선 한 가닥이 뱀같이 휘어지며 날아들어 염신장의 왼쪽 팔을 어깨 바로 아래에서 벤다.

염신장; [크악!] 팔이 잘리며 처절한 비명.

[안.., 안돼!] [염신장님!] 호화철위들의 비명

염신장; [크아아아!] 발악하듯 잘리지 않은 오른손 다섯 손가락을 갈퀴같이 만들어 휘두르는 염신장. 그자의 오른손 다섯 손가락이 불에 달군 쇳조각처럼 달아올라 있다. 하지만

슥! 미꾸라지처럼 옆으로 빠져나가는 청풍. 다음 순간

퍽! 옆으로 돌아간 청풍, 왼발로 염신장의 오금을 뒤에서 슬쩍 건드린다.

쿵! 자신도 모르게 균형을 잃고 한 무릎을 꿇는 염신장.

쉬이이익! 위에서 비스듬히 염신장의 목을 노리고 떨어지는 청풍의 일본도.

염신장; [큭!] 휘릭! 경악하며 몸을 땅에 굴려 피하고.

파파파팟! 땅 바닥을 베어버리는 청풍의 검기.

퍼억! 그때서야 바닥에 떨어지는 염신장의 잘린 팔

염신장; [지랄...] 다급히 몸을 굴렸다가 벌떡 일어나며 방어자세를 취하는 염신장. 잘려진 왼팔의 상처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막을 틈도 없다

하지만 의외에도 청풍은 추격하지 않고 그 자리에 우뚝 서있다.

<염신장께서 치욕스러운 뇌려타곤(擂驢打棍)의 수법을 쓰시다니...!> <염신장께서 단 일초의 공격에 패하셨다!> 호화철위들의 경악.

염신장: (이... 이놈! 내 위엄을 손상시키려 일부러...!) 치욕에 떠는 염신장. 눈에서 불똥이 튀고.

청풍; [폭렬뇌격장(爆裂雷擊掌)!] 폭격을 맞아 폐허가 된 지면을 돌아보며 말.

[!] 움찔! 하는 염신장

청풍; [이러고도 삼성동의 무공을 모른다고는 못하겠지?]

염신장; [이... 이 애송이놈!] 이지러지는 염신장의 얼굴.

염신장; [오냐! 정 죽기를 원한다면 그리 해주마!] 피 묻은 오른손을 내뻗고.

들썩! 바닥에 뒹굴고 있던 방천화극이 들썩이다가

팟! 그자의 손에 딸려 들어간다.

염신장; [삼성동이 왜 사비세중에서도 최강으로 꼽히는지 알게 해주겠다!!] 한손으로 방천화극을 높이 들어올린다. 살기가 하늘로 치솟고,

[으으으!] [히익!] 그 무시무시한 살기에 사색이 되어 뒤로 밀려나는 염신장의 수하들. 하지만

청풍; [잘 생각했다.] 슥! 그때까지 쓰고 있던 죽립을 잡고

청풍; [나도 그만 결말을 지을 생각이었다.] 팟! 죽립을 거칠게 벗어 얼굴을 완전히 드러내고. 순간

염신장; [헉!] 기겁하고

염신장; [네... 네놈...!] 경악과 전율.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염신장께서 왜 저러시지?> <불이살검을 아는 눈치 아닌가?> 호화철위들 경악. 의혹

염신장; [이... 이청풍! 네놈은 바로 삼 년 전에 실종된...] 버벅 대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청풍; [오랜만이오 염신장!] 음산하게 웃고

청풍; [이제 내가 왜 당신들 사신장을 죽이려는지 알겠지?].

염신장; [으으으!] 덜덜 떠는 염신장.

그런 염신장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들 사신장이 분이를 함께 강간하던 장면이고

청풍; [하지만 안심해도 좋다.] [천안신녀... 어머니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당신의 목숨은 잠시 더 살려줄 생각이니...]

염신장; [개소리를...] 부악! 다시 방천화극을 전력으로 휘두르지만

청풍; [잘 생각했다.] 스악! 간단히 피하며 염신장의 품으로 파고 들고

청풍; [저항하지 않는 인간의 피를 보는 건 원치 않던 참이니...] 스삭! 염신장의 옆으로 빠져나가면서 일본도를 염신자의 사타구니에 끼워넣었다가 뽑는다

[!] 눈 부릅뜨는 염신장. 그런 염신장의 뇌리에 가지가 둘로 잘리는 모습이 떠오르고

염신장; [끄아악!]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고꾸라지고

[설... 설마!] [맙소사!] 호화철위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닫고 전율하고

염신장; [안... 안돼!] 끄아아악! 하나 남은 손으로 사타구니를 부여잡고 데굴데굴 구르며 비명을 지르고. 그 옆에서 청풍이 일본도를 칼집에 넣고 있다.

피로 물드는 염신장의 아랫도리

<염신장님의 양근을 잘라버렸다!> 전율하는 호화철위들

청풍;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다.] 철컥! 일본도를 완전히 칼집에 넣으며 염신장을 돌아보고. [끄아아아!] 염신장은 사타구니를 부여잡은 채 구르고 있고

청풍; [죄를 지은 네놈의 두 눈과 나머지 손 하나는 다음에 만날 때 없애주겠다.] 냉소하며 걸어가고

청풍; [천안신녀와 네 동료들에게 전해라. 조만간 나를 보게 될 것이라고...] 걸어가자 그 앞쪽의 호화철위들이 겁에 질려 길을 터주고

염신장; [이청풍! 이 악독한 말종아! 차라리 날 죽여라!] 바닥을 구르면서 악을 쓰지만

청풍; (이제 시작이다.) 무시하고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더 이상 숨길 것도 없고 숨을 이유도 없다.)

청풍; (어머니가 왜 나를 죽이려 들었는지 알아낼 것이고...) (아버지를 시해하는 데 책임이 있는 인간은 하늘 아래 단 한명도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강렬한 표정 크로즈 업

그리고

 

#169>

좀 떨어진 언덕 위에서 신녀문의 주둔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머리가 큰 노인. 바로 무황성의 군사인 쌍뇌자

신녀문의 주둔지를 떠나는 청풍의 모습과 <으아아아!> 염신장이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린다

쌍뇌자; [불이살검... 불이살검!] 중얼거리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황성 군사(軍師) 쌍뇌자(雙腦子)>

쌍뇌자; [저 어린놈의 명성에 이끌려 황금전장 근처까지 따라와 보길 잘했다.]

<향후 천하무림의 정세는 저놈을 중심으로 돌아갈 게 분명하니...> 신녀문의 주둔지를 등진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쌍뇌자의 생각 나레이션. 이후로 청풍은 죽립은 쓰고 다니지 않는다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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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중토희; [불이공자님!] 버럭 고함

[!] [!] 문 밖에서 경비 서던 서금희와 남화희가 놀라 돌아보고

중토희; [지금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시는지 알기나 하시는가요?] 분노. 이를 갈고. 청풍은 고개 떨군 채 무릎 꿇고 있고

중토희; [진상파 소저를 달라니...] 치를 떨고

중토희; [그 말인즉슨 상공께 더는 살지 말라는...] + 벽세황; [그만 하게.] 말을 막고

중토희; [상공...] 억울

벽세황; [진소저와... 부부의 인연을 맺었구나.] 한숨 쉬며 청풍을 보고

청풍; [소제가 어리석어서...] [신행태보라는 자가 살포한 소혼용연향에 중독되고 말았었습니다.]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 숙이고

중토희; [그런...] 입을 가리고

 

#163>

<-영빈관(迎賓館)> 황금전장에서도 가장 화려한 건물. 월동문이 있는 담장과 잘 가꿔진 정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 건물 앞을 동목희와 북수희가 지키고 있고

경비 서다가 놀라는 두 여자

쐐액! 빛살처럼 월동문으로 날아드는 벽소소. 이를 악물고 눈물을 흘리면서

[아가씨!] [여긴 어인 일로...] 동목희와 북수희가 놀랄 때

벽소소; [비켜!] 악을 쓰며 두 여자 사이로 뚫고 지나가고. 깜짝 놀라지만 막지는 않는 두 여자.

쾅! 영빈관의 문을 박살내며 뛰어드는 벽소소

영빈관 안쪽. 거실. 창가에 놓인 의자에 그림같이 앉아 있다가 돌아보는 진상파. 비파는 탁자에 올려져 있고

벽소소; [너... 너 이 화냥년...!] 멈춰서며 삿대질.

한숨 쉬는 진상파

[아가씨!] [무슨 말씀을... 올케 되실 분에게...] 동목희와 북수희가 따라 들어오다가 기겁하는데

벽소소; [어떻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중신아비로 간 불이오빠와 붙어 먹냐고?] 두 주먹 불끈 악을 쓰고

<붙... 붙어먹어?> <불이공자님과?> 비로소 상황 깨닫고 사색이 되는 동목희와 북수희

한숨만 쉬고 대꾸하지 않는 진상파

벽소소; [오빠와 결혼하기로 하고 어떻게 불이오빠에게 꼬리를 치느냐고?] [당신 그러고도 사람이야?] 울부짖다가

벽소소; [끄윽!] 기절하며 쓰러진다.

[아가씨!] [정신 차리세요 아가씨!] 바람같이 다가와 벽소소를 안으로 사색이 되는 동목희와 북수희

진상파; (업보다!) 한숨

<나는 물론이고 이공자와 벽공자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업보의 덫에 걸린 것이다.> 방안의 광경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164>

해가 막 진 저녁 무렵의 황금전장. 아직 깊은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불이 켜셔 불야성을 이루기 시작하고 있다.

벽세황의 거처. 근처에 아무도 없다. 고요하다. 어둠이 깔리고 있고

어두운 방안, 불도 켜지 않은 방안의 의자에 걸터앉아있는 벽세황. 몸을 늘어뜨린 자세로 생각에 잠겨있다.

탁자에는 인황경이 놓여있고, 암울한 분위기.

<형님께서 원하신다면 제 목숨을 내놓겠습니다.> 무릎 꿇은 채 말하던 청풍의 말이 벽세황의 뇌리에 떠오르고

벽세황; (불이... 그게 네 진심인 줄은 안다.) 우울한 표정으로 웃고

벽세황; (하지만 널 죽이면 진소저도 따라서 죽게 될 테고...) (결국 우리 셋은 모두 세상을 등져야만 한다.)

벽세황; (그럴 수는 없는 일...) (셋이 죽는 것보다야 둘이 죽는 쪽이 났다.) 처연한 표정으로 웃고

벽세황; (하늘이... 잔인한 운명이 나 벽세황의 목숨을 여기까지만 허락한 것이다.) 입술 깨물고

벽세황; (이제 채 반년도 남지 않은 목숨이니 그 운명에 삿대질이라도 해봐야겠지.)

벽세황; (이대로 운명에 순응한 채 삶을 마치는 것은 너무도 억울하니...) 츠으! 무언가 결심. 눈빛이 강렬해지고. 그때

드륵! 방문이 열리고 들어서는 작은 그림자.

벽세황 가만히 있고,

그림자의 모습 희미하게 드러난다. 실연당한 벽소소다.

벽소소; [불이오빠는?] 다가오고

벽세황; [떠났다.] 돌아보지 않으며 말하고

벽소소; [어디로?]

벽세황; [돌아오기 위해 떠난 게 아니다.] 우울

벽소소; [그럼... 그럼 다시는 그를 볼 수 없는 거야? 다시는...?] 울먹이고

벽세황 천천히 일어선다.

벽소소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벽세황을 보고,

벽세황이 그런 벽소소를 품에 안아서 토닥여준다.

<내 곁에선 아니더라도, 오빠 곁에는 영원히 있을 줄 알았는데...> 벽세황의 품에 안겨 우는 벽소소

<먼발치에서 볼 수만 있어도 가슴속에 담고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벽소소와 벽세황의 모습 어둠 속에 잠긴다.

 

#164>

이제 완전히 밤. 완전히 불야성이 되는 황금전장.

하지만 벽세황의 거처는 여전히 어둠에 잠겨 있다. 건물은 물론이고 주변에 불이 전혀 밝혀져 있지 않다. 문득

나비 몇 마리가 펄럭이며 정원에 나타나고. 이어.

<없어요.>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이 건물 주변에서는 인적이 전혀 감지되지 않네요.> 스윽! 정원의 굵은 나무 위로 나타나는 여자. 신소심이다. 주변으로 여러 마리의 나비들이 펄럭이며 나타나고. 이어

<내 이목에도 걸리는 건 없었다.> 스으! 누군가의 대답과 함께 신소심이 올라선 나무의 기둥이 불룩해지더니

스윽! 나무와 분리되어 모습을 드러내는 노인. 바로 마환존자다.

마환존자; [황금전장 후계자의 처소 경비가 이렇게 허술할 줄은 몰랐다.] 건물로 다가가며 음산하게 웃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서열오위 마환존자(魔幻尊者)>

신소심; [신녀문의 염신장이 황금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주둔하고 있는 탓일 거예요.] 따라가며 말하고

신소심; [총관인 독심마유를 관계 개선을 위한 사자로 보냈지만 이백여 명의 호화철위를 거느린 염신장이 태산 아래에 진을 치고 있어요.]

마환존자; [자신들의 화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격하겠다는 시위를 하고 있는 셈이지.] 고개 끄덕

신소심; [그 때문에 황금전장에서는 가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병력을 외곽 경비로 돌린 상태예요.]

마환존자; [그렇다고 해도 소장주의 거처 경비가 너무 허술한데...] 의심

신소심; [우리한테야 잘된 일이죠 뭐!] [벽세황을 죽이고 인황경을 뺏으면 우리 할 일은 끝나니까요!]

마환존자; [막내 네 말이 맞다.] [문제는 불이살검이 과연 인황경을 벽세황에게 넘겼을까 하는 점인데...] 의구심

신소심; [아마 넘겼을 거예요.] 손을 허공에 대고 흔들고. 그러자

신소신; [계집을 빼앗은 주제에 인황경까지 차지할 정도로 얼굴이 두꺼운 인간 같진 않았으니까요.] 나비들이 건물의 창으로 날아간다.

마환존자; [불이살검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나비들이 창문에 다닥다닥 붙는 것을 보며 말하고

신소심; [사실이잖아요.] [우리 살인상단에서 불이살검과 가장 많이 접촉해본 게 소매니까요.] 딱!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징! 창문에 붙은 나비들이 빛을 발하고

퍼석! 펏! 소리없이 폭발하는 나비들

그와 함께 창문 전체가 재가 되어 사라지고

마환존자; [나비의 날개에 화약가루를 묻혀서 폭발시키는 그 재주는 볼수록 감탄스럽구나.]

신소심; [감탄은 나중에 하시고 우선 인황경부터 찾도록 해요.] 휘익! 창문으로 날아 들어가는 신소심.

마환존자; [저 무모한 것이...] [건물 안에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면서...] 스스스! 역시 몸을 날려 건물쪽으로 간다.

 

#165>

휘익! 건물 안에 내려서는 신소심. 거실이다. 불은 켜져 있지 않고. 커다란 의자가 창문에 등을 진 위치로 놓여있다.

신소심; [불이 켜져 있지 않는 걸 보면 우리 벽세황 공자님께서도 독심마유를 환영하는 연회에 참석하신 것같고...]

신소심; [그럼 느긋하게 인황경을 찾아볼까?] 의자쪽으로 가는데

벽세황; [이걸 찾나?] 의자 너머에서 인황경을 들어보이고

신소심; [에그머니나!] 깜짝 놀라고

벽세황; [살인상단의 날파리들이 꼬인 게 결국 내 목숨보다는 인황경이라는 얘기가 되는군.] 슥! 의자가 돌아가며 벽세황의 모습이 나타나고

신소심; [연... 연회에 참석하신 게 아니었어요?] 뒷걸음질하며 놀랄 때

벽세황; [나만 참석 안한 게 아니지.] 웃으며 신소심의 등 뒤를 보고

[!] 눈 부릅 신소심. 슥! 신소심의 뒤로 강렬한 눈이 떠오르며 여자의 형상이 나타난다

신소심; (기... 기척도 없이 나타나다니... 가공할 고수다!) 팟! 경악하며 옆으로 몸을 날리려 하지만

콱! 이미 그년의 목을 뒤에서 움켜잡고 있는 중토희

신소심; (이... 이렇게 허무하게...) + [끄윽...] 눈을 까뒤집으며 기절하고. 바로 그때

마환존자; [막내를 놔라 이년아!] 화악! 중토희 뒤로 마환존자가 나타나며 날카로운 손톱이 돋아난 손으로 중토희의 목을 그어온다. 하지만

스윽! 중토희의 몸이 바람처럼 움직여서 마환존자의 손아귀를 피하고.

마환존자; (고수다!) 눈 부릅뜨며 두 손을 모아 주문을 외우려 하고. 그때

벽세황; [귀찮군!] 투쾅! 손가락 튕기고. 그러자

퍼석! 벽세황의 손가락에서 붉은 섬광이 레이져같이 터져나가 그대로 마환존자의 이마를 궤뚫어버린다

마환존자; [삼... 삼절신통의 통천신화지를 어떻게...] 푸시시! 구멍 뚫린 이마의 상처가 타들어가면서 연기를 내다가

퍼억! 나뒹귀는 마환존자의 시체.

중토희; [이 계집은 어찌 할지요?] 목을 쥐어 축 늘어진 신소심을 보며

벽세황; [오늘 본장에 잠입했다가 잡힌 자들과 함께 뇌옥에 가둬둬라.]

중토희; [예...] 대답하고

입구로 걸어가려는데

벽세황; [토희...] 부르고

중토희; [하명하시옵소서.] 고개 숙이고

벽세황; [독심마유와 그자를 수행한 호화철위들을 모두 죽여라.]

중토희; [신녀문의 인간들을 말이옵니까?] 놀라고

벽세황; [자비의 시대는 끝났다.] [우리 황금전장에 죄를 짓는 자는 단 한명도 남겨두지 않고 죽일 작정을 했다.]

중토희; [분부 받들겠사옵니다만...] [멀지 않은 곳에 염신장이 이백명의 호화철위들과 함께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우려

벽세황; [그것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울한 한숨

벽세황; [곧 사신(死神)이 찾아갈 테니...]

중토희; (불이공자가 우리 황금전장을 떠나면서 선물을 남기겠구나!) 깨닫고 침 꼴깍

 

#166>

멀리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황금전장을 바라보는 평지에 천막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져 있고. 경금갑주를 걸친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군대의 주둔지 같고. <神女> <焰>등의 글이 적힌 깃발이 세워져 있다.

근처의 고갯마루에 세워진 마차 한 대. 바로 청풍이 진상파를 태우고 온 그 마차. 마차 옆에는 청풍이 죽립을 쓰고 망토를 두른 모습으로 서서 신녀문의 주둔지를 보고 있다.

청풍; (신녀문 사신장중 염신장이 거느리는 이백명의 호화철위...)

청풍; (저자들의 공격을 받으면 황금전장도 무사하진 못할 것이다.)

청풍; (세황형님에게 진 빚을 갚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겠지만...)

청풍; (떠나기 전에 황금전장이 당면한 우환은 제거해주자.) + [다녀오겠소.] 마차에 대고 말하고

<조심하세요.> 마차에서 들리는 음성

청풍; [오래 걸리진 않을 거요. 일각이나 이각 안에 돌아오겠소.] 천천히 신녀문의 주둔지를 향해 걸어간다.

 

마차 내부. 진상파가 안락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비파를 안고 있다.

저벅! 저벅! 청풍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진상파; (그이의 발자국 소리가 한없이 무겁게 들린다.) 한숨

진상파; (벽세황공자에 대한 죄책감일 텐데...)

진상파; (나 역시 벽세황공자처럼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 그이를 오래 오래 위로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 한숨

진상파; (반년...)

진상파; (짧은 시간이지만 전력으로 그이를 사랑하다가 눈을 감아야겠지.) 눈 감으며 한숨. 얼굴이 좀 발개지고

 

#167>

황금전장의 대청. 하녀들이 쉴 새 없이 음식과 술을 나르고 있다.

연회가 펼쳐지는 대청 내부. 구석에서는 악사들이 연주하고 있고. 중앙에서는 야한 차림의 무희들이 춤을 추고 있다.

상좌에는 독심마유와 대작하고 있는 냉혈전호의 모습이 보이고,

상좌 아래쪽에 두 줄로 길게 마주 보고 있는 좌석이 있다. 좌측 자리에는 독심마유가 대동한 이십여명의 호화철위들이 앉아있고 그 맞은편의 이십여개의 자리에는 삼봉공과 황금전장의 나이 든 인물들이 앉아 술을 마시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웃음소리. 문득

꽝! 요란한 징소리가 들려 모든 사람들이 입구쪽을 돌아보고

중토희; [수고했다. 자리를 비워라!] 양손에 커다란 징과 징을 치는 방망이를 들고 들어오며 부딪혀 소리를 낸다. 중토희 뒤로 동목희, 서금희, 남화희, 북수희가 따라들어온다. 동목희는 두 자루의 검을 들었고. 그러자

겁에 질려 급히 악사들이 있는 쪽으로 몰려가는 무희들

냉혈전호와 삼봉공 찡그리며 보고

호화철위들도 긴장하고.

독심마유; [저 계집들은 뭐요?] 어리둥절

냉혈전호; [내 아들의 첩들이오만...] 난감한 표정

독심마유; [소장주의 대접이 지극하구려. 자신의 첩들까지 내보내 여흥을 돋우려는 모양이니...] 음험한 표정으로 웃고. 그때

중토희; [허락도 받지 않고 난입한 점, 사죄드리옵니다.] 말하는 중토희와 함께 여자들이 일제히 독심마유와 냉혈전호에게 절을 하고, 횡으로 절하는 것이 아니라 들어온 순서대로 종으로 서서 절한다. 중토희가 맨 앞. 그 뒤로 네 여자가 죽 이어서 절하는 모습. 이렇게 하는 이유는 곧 호화철위들을 공격하기 위해서

독심마유; [하하하! 미녀들은 돈을 따른다는 옛말이 지금도 변함없는 모양이오.] [우리 신녀문에는 이름과 달리 우악스런 사내들만 있을 뿐 미녀들이 없소이다.] 헤벌쭉 웃고

호화철위들도 긴장을 풀며 히죽거리고

중토희; [장주님! 소장주님께서 전하라는 말이 있었사옵니다.] 고개 들고. 징과 북은 바닥에 놓고

냉혈전호; [말해봐라.] 한숨

중토희; [소장주님께서는 황금전장이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으려면 여자들부터 사나워야 한다고 하셨사옵니다.] 일어나고. 다른 여자들도 일어나고

냉혈전호; (설마...) 눈살을 약간 찌푸리고, 순간

중토희; [전부 죽여라!] 호화철위들쪽을 보며 다른 여자들에게 차갑게 외치고. 순간

슈악! 휘익! 이십 명의 호화철위에게 덮쳐가는 네 여자. 동목희 외에는 모두 손을 쓴다.

[억!] [이년들이...] [감히...] 호화철위들 기겁하면서도 벌떡 일어나 반격하려 하고. 하지만

쩍! 서걱! 동목희의 쌍검이 현란하게 움직이며 호화철위들의 목을 따고 눈을 찔러 버리고

꽝! 꽝! 서금희의 양손이 금속 재질로 변하며 호화철위들을 때리는데 그녀의 손에 맞은 호화철위의 갑옷들이 그대로 뭉개져 버린다.

쩡! 번쩍! 남화희의 열 손가락이 튕겨지자 레이져같은 빛이 튕겨나가 호화철위들의 얼굴과 목을 궤뚫고

펑! 퍼펑! 북수희가 우뚝 선 채 양손을 번갈아 후려치자.

투학! 쩌적! 그녀의 장풍에 맞은 호화철위들의 몸에서 얼음이 뚫고 나온다

[!] [!] 모든 사람들 경악할 때

퍼억! 퍽! 호화철위들이 전멸하여 나뒹굴고

독심마유; [네년들이...] 벌떡! 일어날 때

중토희; [당신은 내 몫이다!] 화악! 덮쳐가며 손을 내밀고. 순간

중토희의 손에서 흙으로 이루어진 듯한 거대한 손이 튀어나가고

독심마유; [크아!] 부아악! 마주 주먹을 내치지만

꽝! 그대로 독심마유의 몸 전체를 밀고 나가는 거대한 손의 형상

펑! 거대한 손에 밀린 독심마유의 몸은 뒤쪽의 벽에 부딪히고

[꺽!] 거대한 손에 눌린 채 피를 토하는 독심마유

중토희; [토황장(土皇掌)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상좌 앞에 멈춰서며 손을 거두고. 그러자

푸스스! 사라지는 거대한 손의 형상. 그와 함께 뭉개진 독심마유의 모습이 드러나고

독심마유; [끄윽...]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며 앞으로 무너지고

털썩! 나뒹구는 독심마유

<가공...> <오방희의 무공이 저 정도였나?> <신녀문의 총관과 이십명의 호화철위들이 저항도 못해보고 몰살당했다!> 놀라는 사람들

독심마유; [네... 네년들...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뭉개진 몸으로 바닥에서 바르작 거리며

독심마유; [사신장께서 아시면 황금전장을 주춧돌 하나 남기지 않고...] + [!] 말하다가 눈 부릅. 냉혈전호가 다가와서 발을 쳐들고 있다

독심마유; [안... 안돼!] 올려다보며 비명 지르지만

콰직! 그래도 독심마유의 머리통을 밟아서 박살내는 냉형전호. 침통한 표정이고.

<장주님께서 직접 독심마유의 숨통을 끊어놓으셨다!> <그렇다는 건 신녀문과 대적하시겠다는 결의...> 삼봉공 긴장하고. 그때

[소란을 피워 죄송하옵니다!] 냉혈전호에게 무릎을 꿇는 오방희,

냉혈전호; [세황이의 뜻에 따른 너희들이 죄송해할 이유는 없다.] 이어

냉혈전호; [세황이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이 불이가 진상파와 떠난 것과 관련이 있느냐?] 오방희를 노려보고

중토희; [그러하옵니다.] 고개 숙이고

<진상파가 불이살검과 맺어졌구나!> <그럼 이제 소장주의 목숨을 이어갈 방법은 없게 되었고...> <소장주가 자포자기 할만하군!> 삼봉공의 얼굴 어두워지고

냉혈전호; [세황이의 뜻이 그러하다면 아비 된 도리로 최선을 다해 도와주어야겠지.] [귀의!] 허탈하게 웃고

독심귀의; [하명하시지요 장주!] 일어나 포권하고. 다른 봉공들도 일어나고

냉혈전호; [그동안 사 모은 영약들을 본장의 무사들에게 모두 나누어 먹이시오.] [일당백의 악전고투를 각오해야하니...]

독심귀의; [분부 따르겠소이다,] 포권하고

서둘러 대청을 나가는 독심귀의

냉혈전호; [선녀께서는 연왕(燕王)을 접견하고 오시오.] 야차선녀에게

냉혈전호; [오천만냥을 군자금으로 내놓을 테니 세황이를 무림왕(武林王)으로 봉해달라고 청을 넣으시오.]

<무림왕!> 모든 사람들 놀라고

야차선녀; [늙은 목숨을 바쳐서라도 사명을 완수하겠소.] 고개 숙이고

스슥! 사라지는 야차선녀

냉혈전호; [대사께서는 경비를 굳게 하여 개미 한 마리도 허락없이 본장을 들고 날 수 없게 하시오.] 혈가람에게

혈가람; [분부 받들겠소이다.] 합장하고

휘익! 돌풍을 일으키며 사라지고

냉혈전호; [건곤일척!] [세상은 우리 황금전장이 그동안 축적해온 힘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알게 될 것이다.] 으하하하! 웃고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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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신녀문> 낮

오층탑.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지만 문은 닫혀있다.

냉상영; [천신흡성대법?] 찡그리고

풍신장; [틀림없이 천신부의 천신흡성대법이었소.] 심각한 표정으로 마주 앉아있고.

냉상영; [신산공자 벽세황...] [당장 내일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그놈이 천신흡성대법을 익히고 있단 말이지요?] 눈빛이 살벌해지고

풍신장; [난 신녀가 누구의 딸인지 알고 있소.] 지긋이 보고

대답하지 않는 냉상영

풍신장; [신녀가 보기에 천신흡성대법은 어떤 경로로 벽세황의 수중에 들어간 것같소?]

냉상영; [아버지에게는 대사형 말고도 네명의 뛰어난 제자가 더 있었어요.]

냉상영; [천신사걸(千神四傑)이라 불리던 사형들인데... 그중 한명이 천신흡성대법과 함께 실종되었답니다.]

풍신장; [벽세황, 아니 황금전장은 그자를 통해서 천신흡성대법을 손에 넣었겠군.]

냉상영; [천신흡성대법도 그렇고...] [동심고의 존재를 알고 있는 그놈을 살려둘 수는 없어요!] 이를 바득

풍신장; [걱정마시오.] [살인상단을 총 동원시켰으니 벽가놈은 제 명을 채우고 죽긴 불가능할 거요.]

냉상영; (그랬으면 좋겠지만...) 우울

냉상영; (약간 있는 내 선견의 능력은 벽세황이 나의 최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냉상영; (이 생각이 그저 기우이길 바랄 뿐이지만...)

 

#152>

<-신장궁> 낮. 살인상단의 자객들만 돌아다니고. 음산한 분위기

뇌옥. 여러 명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뇌옥 내부. 텅 비어있다. 오직 한명만 뇌옥에 갇혀 있고.

구석진 감방. 구석에 웅크려 무릎을 두 팔로 감싸고 있는 환설. 옷이 찢어졌고 얼굴에는 맞은 흔적. 강간단한 모습. 두 손과 두 발은 족쇄가 채워져 있는데 쇠사슬이 그 족쇄들 사이에 연결되어 있다. 목에도 족쇄. 그 족쇄애서 빠져나온 쇠사슬이 벽에 연결되어 있고. 아랫배는 상처가 심하다

환설; (불이공자님...) 청풍을 떠올리며 울고

환설; (제가 잠시 주제 넘는 꿈을 꾸었어요.)

환설; (그래서 아가씨가 황금전장으로 시집을 간다고 했을 때 좋아했답니다.) (아가씨가 공자님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걸 눈치 챘기에...)

환설; (하지만... 하지만 이제는 공자님을 뵐 면목이 없는 신세가 되었군요.) 애잔하게 울고

이어 위진천에게 강간당하던 장면 떠올리고

환설; (위진천은 날 짓밟았을 뿐 아니라 단전까지 파괴해버렸다.) 피로 물든 아랫배

환설; (그 때문에 자결을 시도해볼 힘조차 없다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울고. 그때

[아직 어린 것이 눈물이 지나치구만.] 갑자기 누가 말해서 경악하는 환설

번뇌신존; [사람의 운명은 얼굴로 정해지는 거야!] 슥! 벽에서 다리 하나를 내밀며 빠져나오는 번뇌신존. 얼굴과 어깨도 나오는데 몸이 벽에서 돋아나는 것같다. 손에는 술병을 하나 들었고

번뇌신존; [우는 얼굴에는 울어야만 하는 인생이, 웃는 얼굴에는 웃을 일이 많은 삶이 기다리는 법이거든!] 슥! 벽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는 번뇌신존

환설; (내...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어안이 벙벙해져서 보고

<저 사람, 벽에서 마치 돋아나듯 나타났어!> 술병을 들고 다가오는 번뇌신존을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번뇌신존; [몸이 많이 상했군. 몹쓸 짓도 당했고...] 오른손을 품속에 넣으며 말하고. 환설을 보면서

환설; [뉘... 뉘신지요?] 두려움에 떨며 올려다보고

번뇌신존; [나쁜 마음먹고 찾아온 거 아니니 안심해라.] 다시 꺼낸 번뇌신존의 오른손에는 유리잔이 들려 있다. 청풍과 술을 마실 때 쓴 그 잔.

번뇌신존; [한잔 받아라.] 슥! 술잔을 내밀고

환설; [예...] 두려움에 떨면서도 두 손으로 술잔을 받는 환설

번뇌신존; [그 술잔은 용혈유리배(龍血琉璃盃)라는 보물이다.] 술병을 내밀고

번뇌신존; [싸구려 술이라도 그 잔에 들어가면...] 쪼르르! 환설이 두 손으로 들고 있는 술잔에 술을 따라주고

번뇌신존; [공청석유나 자부현청에 못지않은 영약이 되지.] 웃으며 술병을 거두고. 직후

스으! 투명하던 술이 색이 짙어진다

환설; (투... 투명하던 술이...) 놀라고

<피빛으로 변했어!> 쿵! 완전히 새빨개진 술잔 속의 술을 배경으로 환설의 경악

번뇌신존; [쭉 들이켜라. 망가진 몸이 환골탈태한 듯이 회복될 테니...] 웃으며 말하고

환설; [감... 감사하옵니다.] 덜덜 떨며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술잔을 입에 가져가며

환설; (신선같은 기인이다.) 술잔을 입에 가져가고

환설; (왜 날 도우려는 것인지 모르지만 일단 이 술을 마셔보자.) 술을 마시고. 직후

화악! 온몸에서 아주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환설. 술잔을 입에서 떼고

환설; (정... 정말이야!) 흥분

환설; (몸에 남아있던 통증이 일거에 사라지고 파괴되었던 단전도 원래대로 돌아갔어.) 화악! 몸에서 열을 뿜어내면서 술잔 보며 흥분할 때

번뇌신존; [자, 술 한 잔 얻어 마셨으니 값을 치러야지?] 웃으며 환설의 손에서 술잔을 받아들고

환설; [제... 제가 어찌 하면 은혜를 갚을 수 있을지요?] 감격하여 올려다보고

번뇌신존; [네가 어떤 책의 행방을 알고 있다고 들었다.) 술잔을 다시 품속에 넣고

환설; (혹시!) 놀랄 때

번뇌신존; [맞다!] 웃으며 끄덕

번뇌신존; [노부는 인황경이라는 책을 찾고 있다!]

[!] 놀라는 환설

 

#153>

<-태산> 낮.

황금전장으로 통하는 넓은 길. 사람들과 마차들이 많이 오간다.

멀리 산봉우리를 등지고 황금전장이 보인다. 아직 거리가 멀다. 헌데

마차들 사이에 소박한 마차 한 대가 가고 있다. 두 필의 말이 끌고 있고 창문에는 커텐이 쳐져 있는 마차. 마부석에는 망토를 두르고 죽립을 눌러쓴 청풍이 앉아 고삐를 잡고 있다. 분주하게 오가는 다른 마차들과 달리 청풍이 모는 마차는 아주 천천히 가고 있다.

[뭐야 저 굼뱅이는?] [거 참 빨리 좀 갑시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마차의 마부들이 청풍에게 눈을 흘기지만

심각하고 우울한 표정인 청풍의 얼굴.

<표정 한 번 살벌하네.> <잘못 건드렸다가는 피 볼 수도 있겠어.>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우리가 비켜 가자구.> 다른 마차의 마부들 청풍의 눈치를 보며 알아서 피해가고. 그때

띠리링! 마차 안에서 들리는 비파소리

청풍; (천근같은 내 마음을 달래주려고 진소저가 짐짓 밝은 곡조를 연주하고 있구나.) 뒤를 좀 보며 한숨

청풍; (마음 씀씀이는 고맙지만...)

<날 짓누르고 있는 이 죄책감은 결코 지워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비파소리와 함께 천천히 가고 있는 마차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마차 내부. 안락의자에 반쯤 누운 자세인 진상파가 비파를 안고 연주하고 있다.

진상파; (황금전장이 가까워질수록 그이의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지는 게 느껴진다.) 비파의 현을 만지며 한숨

진상파; (이제 반년 남짓 남았다는 벽세황공자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수단을 거푸 빼앗았다는 데 대한 자책으로...)

진상파; (물론 나도 이미 그이와 부부의 인연을 맺은 몸으로 벽공자와 혼인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진상파; (그리고 내 수명 역시 반년 전도 남았지만 여한은 없다.)

진상파; (길지 않은 시간, 처음으로 마음이 흔들렸던 상대와 함께 보내다가 눈을 감을 수 있는 데 무슨 아쉬움이 남겠어?)

진상파; (다만 더 이상 목숨을 이어갈 희망을 찾을 수 없게 된 벽세황 공자가 가엾고 미안할 뿐...) 생각할 때

두두두! 뒤쪽에서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들린다.

진상파; (수십 필의 말이 달려오는 소리...) 약간 찡그리고

진상파; (통행이 많은 관도를 누가 저리 급하게 말을 달리는 것일까?) 슥! 창문을 가리고 있는 커텐을 조금 젖혀서 밖을 본다. 그 직후

두두두! 마차 옆을 빠르게 달려지나가는 일단의 기마대. 그 기마대의 선두에 선 인물은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이다. 이 노인은 신녀문의 총관인 독심마유. 다른 작품의 독심마유 캐릭터를 좀 변형. 금방 죽을 캐릭터. 그자의 뒤를 경금갑주로 무장한 호화철위들 이십여명이 따른다

진상파; (저 인물이 우두머리같은데... 인상이 그리 좋지는 않네.) 생각할 때

두두두! 독심마유의 뒤를 따라 말을 달리는 호화철위들.

진상파; (호화철위!) 눈 반짝

<저자들은 우리 신장궁에서 만든 경금갑주로 무장한 신녀문의 정예 호화철위들이다.> 두두두! 달려가는 호화철위들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오가던 사람들 급히 길을 비켜주고. 청풍이 끄는 마차는 천천히 가고 있어서 호화철위들이 좀 피해간다.

진상파; (인원이 스무명 남짓인 걸 보면 황금전장에 시비를 걸러 가는 것은 아니다.) 생각하고

<얼마 전 황금전장과 신녀문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고 하더니 아마 화해를 위해 황금전장을 찾아온 사자인 것같구나.> 달려가는 독시마유와 이십여명의 호화철위들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독심마유와 그자가 이끄는 호화철위들이 마차 옆을 달려 지나간다. 하지만 고삐를 잡은 청풍은 상관하지 않고

청풍; (어떻게 해야 하나? 무슨 말 부터 꺼내야하나?)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청풍

청풍; (세황형님 얼굴을 무슨 면목으로 본단 말인가?) 한숨. 헌데

그런 청풍을 유심히 보는 여자. 마차를 따라오는 여자인데 등에 봇짐을 들었고 머리에는 죽립을 썼다. 전형적인 여자 보부상의 모습이고. 여자의 뺨에 흉터가 나있다. 바로 신소심

신소심;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눈 반짝이며 청풍을 보고

신소심; (불이살검, 저 원수를 여기서 보게 되네.)

이어 떠올리는 위진천의 말. #138>의 장면

 

위진천; [황금전장으로 가서 인황경을 훔쳐 와라!] [만일 빈손으로 돌아온다면...] 이를 갈며 신소심을 노려보고

위진천;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 살벌하게 웃고. 그런 신소심의 뒤로 거대한 사마귀의 형상이 떠오른다.

화상 끝

 

신소심; (생각 같아서는 당장 덮치고 싶다만...) 노려보고

신소심; (저 괴물과 정면 승부해서 이길 가능성은 눈꼽만큼도 없다.)

신소심; (아쉽지만 일단 황금전장에 잠입해서 기회를 엿보도록 하자.)

<인황경이 저 괴물의 손에서 떠나기만 하면 내 손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으니...> 청풍의 마차와 그 마차를 따라가는 신소심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154>

<-황금전장> 낮. 많은 사람들 드나들고 있고

비밀 공장이 있는 건물. 정칠이 몇 명의 무사들과 지키고 있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정칠 일행

날듯이 달려오는 벽소소. 흥분하여 얼굴 발개졌고

[아가씨가 오시는군.] [표정을 보아하니 뭔 일이 있어.] 정칠과 무사들 벽소소 보며 대화 나누고. 그때

[오빠 여기 와있지?] 달려오며 외치고

정칠; [예! 안에 계십니다.] 앞으로 나서며 포권하고

벽소소; [빨리 문 열어! 급해!] 외치며 거의 다 왔고.

[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서둘러 철문을 여는 정칠과 무사들

 

#155>

공장 내부. 대장장이들이 경금갑주를 조립하고 있다. 신녀문의 것과 다른 점은 투구 이마에 <金>자가 새겨져 있다는 점

베란다같은 곳에서 공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벽세황. 벽세황 뒤에는 중토희가 서서 뭔가 보고 하고 있다.

벽세황; [독심마유(毒心魔儒)라...] 공장을 내려다보며

중토희; [신녀문(神女門)의 총관인 자로 신녀문 내에서는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고수이옵니다.] 설명

중토희; [대동한 호화철위는 이십명이고... 제법 값나가는 예물을 가져왔사옵니다.]

벽세황; [천안신녀는 일전에 풍신장을 보내 드러냈던 검은 속내를 무마하고 싶겠지.] 웃고

중토희; [신녀문이 본장의 금력(金力)을 호시탐탐 노려온 것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 않사옵니까?]

벽세황; [그렇긴 하지만...] 끄덕

벽세황; [기다리는 사람은 안 오고 성가신 놈들만 찾아드는군.] 한숨

중토희: [예..] 눈치 보고.

중토희; (진소저의 도착이 늦어 조금 초조해지셨구나.) + [이번에 찾아온 그자들을 어찌 할지요?]

벽세황; [전쟁중에도 사자는 죽이지 않는 법!] [후하게 대접해서 보내야겠지.]

중토희; [장주님께서도 그리 생각하시는지 연회를 준비하라는 분부를 내리셨사옵니다.]

벽세황; [기왕에 대접할 거면 최고로 화려하게 대접을 해서 보내도록 해.]

중토희; [그리 전하겠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바로 그때

[오빠!] 뒤쪽의 통로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는 벽세황과 중토희

벽소소; [오빠! 오빠! 드디어 도착했어!] 외치며 신이 나서 달려오고. 그러자

벽세황; [소소 저 녀석이 직접 달려온 걸 보니 드디어 청풍이가 진소저를 데리고 도착했겠군.] 웃고

 

#156>

황금전장의 어느 화려한 건물. 바로 벽세황의 거처. 입구를 서금희와 남화희가 지키고 있고. 헌데 두 여자의 표정이 어둡다

건물 내부.

벽세황; [수고했다!] 거실 중앙에서 청풍의 두 손을 움켜잡는 벽세황. 거실 안에는 청풍과 벽세황, 중토희만 있다. 청풍은 망토는 두르고 있지만 죽립은 벗은 상태. 벗은 죽립은 탁자 위에 놓여있고. 보자기에 싼 인황경도 함께 놓여있다.

벽세황; [이런 저런 안 좋은 소식이 들려 걱정했는데 결국 무사히 돌아왔구나.] 청풍의 어깨를 두드리며 치하하고

벽세황; [진소저는 어디 계시지?] 중토희에게

중토희; [목희와 수희가 영빈관으로 모셨다고 하옵니다.] 고개 숙이고

벽세황; [먼길에 지치셨을 테니 푹 쉬신 후에 뵙도록 하지.] + [!] 말하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손을 빼며 물러서더니

털썩! 벽세황 앞에 무릎을 꿇는 청풍

벽세황; [불이아우!] 흠칫! 하고. 중토희도 불길한 표정이 되고. 그때

청풍; [소제, 형님께 청할 것이 있습니다.] 무릎 꿇은 채 침통하게 말하고

벽세황; [새삼스럽게 뭘... 황금전장의 모든 것은 네 것이기도 한데...] 웃지만

청풍; [사람을... 사람을 한명 소제에게 주십시오.] 비장한 표정

[!] [!] 불길한 예감이 들어 입 다물고 눈 치뜨는 벽세황과 중토희

 

#157>

거실 옆의 방. 침실인데 벽소소가 귀를 벽에 대고 있다.

<소제, 형님께 청할 것이 있습니다.> 청풍의 말이 벽소소의 귀에 들리고

벽소소; (대체 무슨 부탁을 하려고 불이오빠의 목소리가 저리 심각할까?)

벽소소; (혹시 나를 달라고...) 기대로 볼이 발그래.

<사람을... 사람을 한명 소제에게 주십시오.> 이어지는 음성이 들려 벽소소의 눈이 동그래지고

벽소소; (틀... 틀림없어! 불이오빠는 날 자기에게 달라고 하는 거야.) 입이 귀에 걸리고. 하지만

 

#158>

벽세황; [사람을 달라?] [부탁이란 게 겨우 그거였느냐?] 억지로 웃고.

청풍; [꼭 주시겠다고 약속해주십시오.]

벽세황; [그래! 약속할 테니 말해봐.]

벽세황; [원한다면 오방희라도 전부 줄 테니까!] 중토희를 보며 웃고.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 숙이는 중토희

청풍; [제가 원하는 사람은...] 쉽사리 말을 잇지 못하고

 

#159>

벽소소; (빨리! 빨리 말해 불이오빠!) (날 달라고 하란 말이야!) 흥분과 기대가 최고조에 달하고

 

#160>

청풍; [신장궁의 진상파 소저를 제게 주십시오.] 결국 말하고

[!] 눈 부릅 벽세황

[!] 두 손으로 입 가리는 중토희

 

#161>

벽소소; [흑!] 창백해져서 비틀거리고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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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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휙휙! 쉭쉭! 서로 교차하면서 뛰고 달리는 오행백강들. 도무지 숫자를 헤아릴 수가 없다. 아주 빠른 속도로 연무장과 지붕 위를 달리며 포위하는 것 같다.

쉬쉬쉭! 점점 더 빨라지는 오행백강들.

풍신장; <상대해봐라!> 뒤에 서있는 혈기철창에게 전음 보내고. 그러자

혈기철창; [짝퉁 경금갑주 따위를 믿고 감히 도깨비놀음을 하자는 것이냐?] 팟! 외치며 날아오른다.

혈기철창; [떨어져랏!] 창으로 한 명의 오행백강을 무찔러 간다. 하지만

휘익! 그 오행백강은 이미 바람처럼 달려가 버리고,

혈기철창; (무슨 경신술이...!) 휘릭! 경악하며 지붕에 내려설 때

풍신장; [조심...] 급히 외치고

[!] 돌아보던 혈기철창 기겁.

화악! 질풍같이 달려드는 인물. 정칠인데 역시 경금갑주로 무장하고 있다.

꽝! 사악하게 웃으며 그대로 어깨로 혈기철창의 어깨를 들이받고

펑! 허공으로 날려지는 혈기철창의 몸뚱이. 허우적대지도 않는다. 이미 죽었다.

휘익! 질풍같이 다른 곳으로 달려가는 정칠

펑! 따당! 혈기철창의 몸뚱이와 그의 창이 연무장 한가운데 떨어진다.

[저... 저럴 수가!] 모두 놀라는 모습.

쿠웅! 바닥에 나뒹굴어 미동도 않는 혈기철창. 이미 죽었는데 정칠에게 부딪힌 부분의 경금갑주가 움푹 들어가서 그 안쪽의 몸통을 으스러트렸다.

[이런...] [사위(四位)!] 호화철위들이 급히 달려가 혈기철창의 상태를 살핀다.

혈기철창의 시체, 정칠에게 부딪힌 곳이 완전히 함몰되어 버려 상체 반쪽이 마치 베어먹은 사과같이 되어있다.

호화철위들; <단... 단순히 부딪혔는데도 이 지경이 되다니...!> <황금전장이 보유한 경금갑주는 우리들의 것과 비교도 안되는 강도를 지녔다는 뜻이다.!> 침 삼키고.

풍신장; [흐흐흐! 잘도...!] 벽세황을 노려보며 무시무시한 패기를 흘리고. + 벽세황; [신녀문 전체와는 안되겠지만...]

벽세황; [풍신장 헌원위! 당신과는 함께 죽을 수 있소.] 사람이 바뀐 듯이 삼엄한 표정으로 말한다.

쿠오오! 풍신장과 벽세황이 치열하게 노려본다.

냉혈전호를 비롯한 사람들 뒤로 물러선다.

풍신장 주먹을 부들부들 떨 뿐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호화철위들; (저럴 수가!) (풍신장께서 기세에서 밀리고 있다.) (이제껏 기세에서 한 번도 밀린 적 없는 풍신장께서...!)

점점 일그러지는 풍신장의 얼굴.

반면 태연한 벽세황

벽세황을 꽃 모양으로 둘러싼 다섯 여자들은 전신이 땀으로 뒤범벅 되어있고.

근처에는 오행백강들이 쉬지 않고 돌고 있다.

침묵, 그러다가

풍신장; [흐흐흐! 좋다 좋아!] 음산하게 웃고

풍신장; [본좌의 삼장을 받아낸다면 곱게 물러가주마.] + (당사자인 저놈만 죽이면 황금전장과 신장궁이 혼으로 동맹을 맺는 일은 불가능해진다.)

벽세황; [당연히 그러셔야지요.] 포권하며 웃고

벽세황; [그럼 한번 어울려 봅시다.] 여자들 틈에서 나와 풍신장에게 다가가고. 다섯 여자들은 3미터쯤 거리를 두고 따라가고

벽소소; (오빠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뒤에서 보며 울상

벽소소; (무공은 고사하고 몸 하나 스스로 추스르지도 못하면서...!) 걱정할 때

풍신장; [놈!] 사나운 일갈과 함께 일장을 내뻗는 풍신장. 번쩍! 폭탄이 눈앞에서 폭발하는 듯한 광채가 그자의 손바닥에서 뻗히고.

광선포같은 기운이 벽세황을 향해 폭사.

[소장주!] [세황아!] [오빠!] 냉혈전호. 삼봉공, 독심귀의 벽소소등의 경악.

벽세황 두 손을 마주 내민다.

콰아아아아! 순간 풍신장의 손바닥에서 터져나온 광선포같은 장력이 벽세황의 두 손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간다.

고오오오! 장력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벽세황은 두 손을 내민 자세로 태연하게 서있다.

(빨려 들어갔다!) (풍신장의 장력이 상공의 몸속으로 저항도 없이 빨려 들어갔어!) 벽세황의 뒤에 서있던 다섯 여인들도 놀라서 얼떨떨한 표정.

황금전장과 신녀문의 고수들 모두 놀란 표정 [저럴 수가!] [왕야의 일장을 정면으로 받고도 아무렇지 않다니...!] 하지만 다음 순간

벽세황은 휘청하더니.

벽세황; [큭!] 털썩 주저앉으며 피를 토한다.

[상공!] 오방희가 기겁하며 달려들어 부축하려 하고

풍신장; [흥!] 그제서야 굳어있던 풍신장의 얼굴에 비웃음이 걸린다.

호화철위들; [그럼 그렇지!] 안도하고

풍신장; [흐흐흐! 요사한 무공을 익혔다만... 이걸로 끝장을 내주마.] 풍신장이 이번엔 두 손을 앞에 세운다.

벽세황을 부축하는 여자들, 하지만

벽세황‘ [괜잖아! 물러가 있어!] 여자들의 손을 뿌리치고 일어선다. 이어

벽세황 밝은 표정으로 풍신장에게 [하하! 그럼 부탁합니다.]

풍신장; (이놈!) 멈칫! 하고

<눈에 정기가 그대로 살아있다!> 벽세황의 밝은 얼굴 배경으로 풍신장의 경악

풍신장; (정말 소문대로 제왕지재(帝王之材)란 말인가?) 식은땀. 벽세황의 모습이 거대하게 그를 압박해오고. 하지만

부하들의 눈을 의식하고 현실로 돌아오는 풍신장.

풍신장; [본좌의 삼성(三成) 공력에 견뎠으니 대단하다. 네 아비도 그만한 능력은 없을 터인데...!]

황금전장의 고수들 놀람 (겨우 삼성으로 그런 힘을?) (과연 명불허전!)

벽세황; [과찬이오.]

풍신장; [한 번 더 받아봐라! 이번엔 육성(六成) 공력이다.] 두손을 동시에 펼치고,

콰아아아아아! 장력이 정말 급류처럼 밀려온다. 모든 것을 다 쓸어버릴 것 같다.

슥! 벽세황의 오른손이 앞으로 뻗고,

그 손에서 나가는 힘이 풍신장의 장력과 부딪힌다.

순간 풍신장의 장력은 범위가 와락 좁아지며 벽세황의 오른손으로 빨려들어간다.

쑤아아아악! 벽세황의 손안으로 빨려들어가 사라져버리는 풍신장의 장력, 마치 진공청소기에 빨려들어가는 듯 하다.

풍신장; (이게 무슨...) 얼떨떨한 표정. 무엇에 홀린 것 같다. 직후

벽세황과 그 뒤에 서있던 여자들이 동시에 붕 떠올라 뒤로 물러서서 안착한다. 순간

[!] 풍신장 눈이 무언가를 깨닫고 번쩍한다.

풍신장; [흐흐흐... 본좌가 실수했군.] [전설 속의 천신흡성대법(千神吸星大法)을 익힌 고인을 알아보지 못했다니...]

냉혈전호; [천신흡성대법?] 삼봉공에게 묻고

혈가람; [사비세중 천신문의 무공이외다!]

혈가람; [삼성(三成)에 이르면 자기의 내공과 힘이 아닌 근처에 있는 사람의 힘이나 공력을 빌어 쓸 수 있고...] [오성(五成)에 이르면 동물이나 자연지물의 힘을 빌어올 수 있으며...]

혈가람; [칠성(七成)에 이르면 적의 힘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이다.]

벽소소; [그럼 오빠는 몇 성이나 익힌 거죠?]

혈가람1; [그건 알 수 없다. 오직 천신흡성대법은 익힌 자만이 자기의 힘을 알고 있다.]

풍신장; [천신흡성대법! 물론 대단한 무공이지!] [하지만 그걸 믿고 본좌를 대적하려 하다니... 어리석은 놈!]

풍신장; [가랏!] 풍신장의 장력이 나선형으로 회오리치며 날아간다. 물속에서 어뢰가 날아가는 모습과도 비슷하다.

혈가람; [피하게! 나선유마강기(螺旋幽魔罡氣)야!]

벽세황 이번에는 왼손을 내민다. 하지만

퍼펑! 나선유마강기는 그의 손을 피해서 그의 몸 속으로 파고든다.

충격을 받는 벽세황, 마치 벼락을 맞은 듯한 모습,

벽세황의 몸이 허공에 떠올랐다가 떨어진다. 털썩!

[상공!] 여자들이 달려들고.

[흐흐흐! 꼴좋군!] [아무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풍신장님의 상대가 될 리 없지!] 풍신장 뒤에 있는 부하들의 비웃음.

냉혈전호; [이런...] 절망하여 털썩 주저앉는다.

벽소소; [오빠!] 벽세황에게로 달려간다.

벽소소; [죽으면 안돼 오빠! 죽지마!] 무릎 꿇은 여자들 사이에 쓰러진 벽세황을 끌어안고 울부짖고.

[소... 소장주님이...] [안돼!] 사색이 되는 황금전장의 무사들.

냉혈전호; [천왕께서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이오?] 겨우 일어서며

풍신장; [흐흐흐! 이제 이야기가 통하는군.] 웃고. 이어

풍신장; [[핏줄은 이어야할 테니 네 여식은 살려주겠다! 대신] 손가락으로 벽소소를 가리키며 큰소리로

풍신장; [황금전장의 모든 재보를 본문에 넘기고 필부는 자결하라!]

<장... 장주님에게 자결을 강요하다니...> <이런 날 강도같은 짓을 잘도...> 황금전장의 고수들 치욕스런 모습.

<칩시다!> <우리가 손을 합치면 저작자를 죽이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소!> 삼봉공이 주먹 불끈 풍신장을 노려보고

냉혈전호; [우리 황금전장을 날로 드시겠다?] 분노하며 웃고. 그때

[물론 그런 일은 천지가 개벽해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무릎 꿇은 오방희 사이에서 누군가 일어나며 말하고,

[!] [!] 풍신장과 냉혈전호 경악할 때

벽세황; [그러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아버지!] 스윽! 천천히 일어선다. 입가엔 피가 흐른다. 옆에 주저앉은 채 놀라 올려다보는 벽소소와 오방희들.

풍신장; [네놈...] 눈 부릅.

벽세황; [마지막 한 수는 제법 화끈했소!] 입가의 피를 닦으며 웃고.

[소장주님!] [풍신장의 삼장을 받아내셨다!] 환호하는 황금전장의 무사들과 삼봉공. 냉혈전호도 안도.

[이...이런 말도 안되는...!] 호화철위들의 실색.

풍신장; (방금 전까지만 해도 무공을 전혀 모르던 놈이 본좌의 십성(十成) 공력을 받아내다니...!) (대체 어떻게 생겨난 괴물이란 말인가?) 부릅.

벽세황; [나선유마강기는 삼성동의 비전!] [신녀문이 사비세중 한 문파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이었군!] 웃고.

<삼성동!> 황금전장 무사들.

호화철위들 <풍신장님이 사비세 중 삼성동의 무공을...!> 다 같이 놀라고.

풍신장; [흐흐흐!] 낮게 웃고.

풍신장; [볼수록 죽이고 싶어지는 놈이로구나!] 무시무시한 살기를 흘리며 벽세황에게 다가가고.

벽세황; [경거망동은 하지 마시오!]

벽세황 손을 들어 주변을 달리고 있는 오행백강을 가리키며 [아직도 당신과 동귀어진 정도는 할 수 있소.]

풍신장; [이 노오오옴!] 발작하려.

벽세황; [나는 알고 있소. 당신이 죽으면 신녀문도 끝장이 난다는 것을!]

풍신장; [!] 눈 부릅! 멈칫! 하고

벽세황; [누가 무슨 목적으로 당신들 사신장에게 동심고를 심었는지 모르지만 장차 동심고가 신녀문의 목을 죄는 족쇄가 될 것이오!]

벽세황의 말에 부르르 떠는 풍신장. 그러다가

풍신장; [으하하하! 실로 명줄이 질긴 놈이로구나!]

풍신장; [좋다. 약속을 지키마.]

풍신장 부하들에게 [가자!] 말하면서 먼저 성큼성큼 걸어간다.

오행백강들은 그대로 돌고 있고,

풍신장의 양손이 앞으로 펼쳐지고, 순간

화악! 두 명의 오행백강이 그의 손을 향해 각기 빨려 들어간다. 허공에서 버둥대지만 끌려가는 오행백강

[헉!] [저런!] 사람들 경악할 때

엄지 손가락을 아래로 하여 로마의 황제가 죽이라는 신호를 하듯 하는 풍신장.

순간 빨려들던 오행백강들이 수직으로 낙하한다. 머리가 아래로

꽝! 꽝! 머리부터 대리석 바닥을 뚫고 박혀 버린다.

부르르! 떠는 오행백강. 죽지는 않았다

<살아있다!> <저놈들이 걸친 경금갑주의 강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덕분이다!> 호화철위들 경악하

찡그리는 풍신장

벽세황; [수고했다!] 오행백강을 향해 손짓을 하고, 그러자

스스스슷! 오행백강들이 달리는 걸 멈추며 여기저기 지붕 위 같은 데 나타나 우뚝 서있고,

팟! 팟! 머리가 대리석 바닥에 박혔던 오행백강들도 튀어서 빠져나와

휘릭! 휙! 바닥에 바로 서는 두 사람. 술 취한 듯 비틀거리지만 죽진 않았고 코와 입으로 피는 흘린다.

벽세황; [본장의 호위들이 얼마나 강한지 더 시험해보겠소?] 풍신장을 비웃고. 그러자

분노한 풍신장이 벽세황을 노려보다가

풍신장; [가자!] 홱 돌아서고

이어 연무장 입구로 걸어가는 풍신장. 이백명의 호화철위도 질서정연하게 풍신장을 따라 연무장을 빠져나간다.

냉혈전호와 혈가람도 풍신장을 배웅하기 위해 호화철위들과 함께 연무장을 빠져나간다.

이윽고 풍신장과 호화철위들이 모두 사라지고. 황금전장 사람들만 남고. 벽세황은 제 자리에 서서 지켜보고 있고

[휴우!] [이겼다!] 풍신장 일행이 모두 사라지자 황금전장은 사람들 비로소 안도하며 환호하고

벽소소; [수고했어 오빠!] 안도하며 벽세황을 돌아보고

벽소소; [오빠가 천신흡성 뭐시기라는 무공으로 풍신장을 물 먹인 덕분에 위기를...] + [!] 말하다가 기겁하고

스륵! 서있던 벽세황이 나무토막처럼 뒤로 넘어진다

[상공!] [오빠!] 오방희와 벽소소가 비명 지르며 벽세황의 쓰러지는 몸을 부축하고. 삼봉공과 황금전장 사람들도 깜짝 놀라고

벽소소; [오빠! 왜 그래?] 중토희의 품에 안긴 벽세황 옆에 무릎 꿇으며 우는 벽소소.

벽세황; [괜잖아! 난 괜잖으니 걱정마라.] 웃으며 눈을 감고. 입가로는 피가 흐르고

독심귀의; [내가 진맥해봄세.] 다가와 앉고

벽소소; [귀의님! 오빠 괜잖은 거죠? 정말이죠?] 울고. 오방희도 걱정되어 울고

독심귀의; (이건...) 진맥하며 놀라고

독심귀의; (태양절맥 때문에 허약하기 이를 데 없던 소장주의 심맥이 내공으로 가득 차 있다.)

독심귀의; (아마 천신흡성대법으로 풍신장의 공력을 빨아들인 때문일 텐데...) 찡그리고

독심귀의; (갓난아기때부터 보아온 소장주지만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구나.) (천신흡성대법을 어떻게 입수했는지도 모르겠고...) 한숨 쉬며 손을 떼고. 이어

독심귀의; [걱정하지 마라. 소장주는 무리한 탓에 몸이 놀란 것뿐이다.] 자기를 보고 잇는 벽소소와 오방희를 보며 말하고

[아!] [다... 다행이에요.] 벽소소와 오방희 뿐 아니라 주변에 모여있던 황금전장 제자들도 안도하고. 그때

벽세황; [불이가 보고 싶군.] 눈 감은 채 중얼거리고

벽소소; [불이오빠를 보고 싶다고?] 눈 흘기고

벽소소; [예쁜 언니들을 다섯이나 옆에 두고 있으면서 그게 할 소리야?]

벽세황; [오해하지 마라 욘석아!] 벽소소의 엉덩이를 툭 치고

벽세황; [불이가 집에 있었으면 내가 풍신장을 막느라 이 고생을 하진 않았을 거란 뜻이다.]

벽소소; [난 또...] 얼굴 발개지고

벽소소; [하긴 죽이지 못하는 사람이 없다는 불이오빠만 있었으면 오늘 같은 수모를 당하지도 않았겠지.] 다른 여자들도 끄덕이고

벽세황; (불이...) 청풍을 떠올리고. 헌데 청풍의 얼굴이 흐릿하다.

벽세황;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네 얼굴을 선명히 떠올릴 수가 없구나.) 찡그리고

벽세황; (네게... 아니면 너와 나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

<한시라도 빨리 내 곁으로 돌아와다오.>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의 생각 나레이션

 

#148>

히이이잉! 말들이 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황금전장 성문 밖에서 이백명의 호화철위들과 풍신장이 말을 타고 있고. 그걸 냉혈전호와 혈가람이 보고 있다. 성문과 성루에는 긴장한 황금전장 무사들이 보고 있고

냉혈전호; [멀리 배웅하지 못하오.] 풍신장을 따라나온 냉혈전호가 풍신장에게 포권하고.

풍신장; [운이 좋았다 벽초천!] 차갑게 말하며 말을 돌리고

풍신장; [하지만 다음엔 그 운도 없을 것이다.] [이럇!] 박차를 가하자

히히힝! 말이 달려가고,

두두두두! 그 뒤를 쫓아가는 이백명의 호화철위들.

냉혈전호와 혈가람은 안도하며 그들이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고,

 

#149>

두두두! 풍신장 말에 채찍질을 무섭게 해대고, 말이 미친 듯이 달려간다. 그 뒤를 사력을 다해 따르는 무사들. 이미 황금전장은 멀어졌다.

풍신장; [살인상단에 청부해라!] [필부의 자식놈을 제거한다.] 달려가면서 지시하고.

무사1; [명을 받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말을 돌려 대열에서 이탈.

풍신장; [본성에도 연락하라. 필부 벽초천에게 정중한 사죄편지를 가진 사자를 파견하도록!]

무사2; [명을 받습니다.] 포권하고

역시 이탈.

풍신장; [염신장(焰神將)에게 연락해라. 이 순간부터 황금전장을 봉쇄한다.]

풍신장; [개미새끼 한 마리도 황금전장에 출입하지 못하게 한다.]

무사3; [존명!] 포권하고

역시 이탈.

풍신장; (놈...!) 비웃는 표정의 벽세황을 떠올리며 이를 갈고.

풍신장; (동심고의 비밀을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만...)

<천지신명께 맹세코 올해가 가기 전에 반드시 죽이고 말 것이다!> 두두두! 관도를 달려가는 풍신장과 호화철위들. 관도를 오가던 사람들 겁에 질려 급히 길 가로 피하고 있고

 

#150>

#150>

<-신장궁> 낮. 음침한 분위기. 살인상단의 자객들만 경비를 서고 있고.

뇌옥. 입구가 열려 있고. 자객들이 지키고 있고

철창으로 막힌 감방들 사이를 거친 걸음으로 걸어오는 위진천. 그 뒤를 흑모신원과 패소정이 따라오고 있고. 둘 다 초긴장하여 위진천의 눈치를 살핀다. 위진천은 살기등등한 표정이고

맨 끝의 감방에 이르러 멈추는 위진천

감방 내부. 철제 침대가 놓여있고. 그곳에 두 팔과 두 다리를 벌린 채 사지가 침대에 묶여있는 여자가 있다. 환설이고.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다. 목에는 붕대가 감겨 있고

[!] 눈 치뜨며 감방 밖의 복도를 보는 환설

위진천; [저년이 주모자라 이거지?] 노려보고

패소정; [예!]

패소정;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지만 혈도를 풀어서 다른 놈들의 혈도도 풀어주었다고 합니다.]

패소정; [자살을 시도해서 재갈을 물리고 사지를 결박해놓았습니다.]

위진천; [잘 했다.] 철컹! 철문을 열고 들어가는 위진천

[!] 불길한 표정이 되는 환설. 입에 재갈이 물려 비명도 못 지르고

위진천; [날 물 먹인 게 네년이라 이거지?] 침대 옆에 서며 살벌한 표정으로 웃고.

위진천; [그럼 그 대가를 치루게 해줘야겠지!] 허리띠를 풀고

<설... 설마!> 환설 절망하고

패소정; (역시...) 한숨 쉬며 고개 돌리고

위진천; [각오해둬라. 내 분노를 해소시켜주려면 죽음을 각오해야할 테니..] 바지를 벗으며 잔인하게 웃고.

환설; (안... 안돼!) 청풍을 떠올리며 절망하지만

[아아악!] 철창으로 쳐진 감방 밖으로 터져나오는 처절한 비명소리. 패소정은 고개 돌리고 있고 흑모신원은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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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성문 밖. 성문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소나무가 무성

벽세황이 오방희에게 둘러싸인 채 그 소나무 숲 속에 서있다.

벽세황; [저자가 호화철위의 서열사위인 혈기철창(血旗鐵槍)인가?]

중토희; [그렇사옵니다.] 중토희가 대표로 대답하고

중토희; [무림을 통틀어도 백위 안에 드는 고수라서 소소아가씨께서 감당 하시기에는 다소 버거운 상대이옵니다.]

벽세황; [바람 쐬러 나왔다가 재미있는 구경을 하게 되었군.] 태연하게 웃고

벽세황; [신형 경금갑주는 몇 개나 완성됐지?] 앞을 보며

동목희; [오십세 개가 완성되었고 열 아홉 개는 조립중에 있사옵니다.]

벽세황; [어쩌면 오늘 그걸 사용해야 될 지도 모르겠군.] 그의 눈에 벽소소가 도약하는 것이 보인다.

 

#143>

벽소소; [받아라!] 퍼퍼펑! 허공에 뜬 벽소소의 양손에서 수많은 장풍이 날아간다, 하지만

퍼퍼펑! 펑! 벽소소의 장풍은 혈기철창의 갑옷에 맞아 허무하게 튕겨지고. 혈기철창은 팔뚝으로 얼굴만 방어한다

벽소소; [비겁하게 갑옷의 힘을 빌려 싸우는 거냐?] 휘릭! 날아내리는 순간

혈기철창; [그럼 안되는 거냐 계집아?] 쩍! 내지르는 긴 창이 벽소소를 향해 쇄도한다.

벽소소 몸을 뒤집으며 피함과 동시에

벽소소; [죽어!] 투쾅! 손가락을 튕겨서 창날같은 지풍을 혈기철창의 얼굴로 날린다. 하지만

혈기철창; [얼굴을 노릴 줄 알았다.] 펑! 창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장력을 내쳐서 맞받아 치고,

벽소소; [오냐! 제대로 놀아보자!] 허리로 가는 벽소소의 손,

취리리릭! 긴 허리띠, 채대가 풀려나온다.

휘둘러지는 창, 벽소소 피한다.

동시에 낙시대를 던지듯이 채대를 펼치고,

꽝! 체대가 혈기철창의 어깨에 격중한다.

혈기철창; [억!] 비틀하는 혈기철창,

벽소소; [전설적인 보물 산화채대(散花彩帶)의 맛이 어떠냐?] 파팡! 다시 채대를 날리며 득의 하지만

혈기철창; [까불지 마라!] 파팡! 창을 절묘하게 움직여서 채대를 튕겨버리고

혈기철창; [날뛰는 건 여기까지다!] [혈기권운(血旗卷雲)!] 창을 휘둘러 창에 달린 깃발을 채찍처럼 쓴다.

팽! 벽소소를 돌돌 말아버리는 깃발. 눈 치뜨는 벽소소

 

[악!] [안돼!] [공주님!] 무사들 비명. 냉혈전호 등도 흠칫 놀란다. 반면

벽세황; [저런...] 피식 웃고. 오방희들도 그리 놀라진 않고

 

혈기철창; [나긋하게 만들어주마!] 팽! 깃발에 휘감긴 벽소소를 땅으로 팽개치는 혈기철창, 하지만

슈학! 벽소소는 미꾸라지처럼 깃발에서 빠져나와 땅에 내려서며

벽소소; [이얍!] 팡! 팡! 채대를 현란하게 휘두르고. 그러자

퍼펑! 말의 목에 격중되는 채대의 끝, 말은 채대에 실려 있는 강한 힘에 옆으로 날아가려 하고

혈기철창; [억!] 쓰러지려는 말에서 기겁하며 뛰어오르려 하고

히이잉! 말이 높이 뛰었다가

퍼억! 고꾸라진다. 혈기철창은 말 등에서 뛰어오르고

혈기철창; [지랄...] 휘릭! 바닥에 내려서고

혈기철창; [감히 내 애마를 죽였으렸다?] 쿠오오! 벽소소를 노려보는 그자의 온몸에서 피어나는 살기.

벽소소; [다음엔 당신을 죽여주지!] 채대를 양손으로 벌려잡은 채 싸울 태세를 갖추고. 바로 그때

[혈기철창! 네가 졌다!] 누군가의 우렁찬 소리가 모든 사람들 귀에 들리고.

혈기철창; [풍신장님!] 돌아보고

풍신장; [네 발을 봐라!] 차갑게 웃고

[!] 발을 보던 혈기철창 눈 부릅

그자의 발 하나가 원 밖으로 나와 있다.

혈기철창; (이런...) 이를 부득

풍신장; [약속은 약속!] [명첩을 주도록 하라.] 웃으며 말하고. 순간

<명첩을 주도록 하라!> <명첩을 주도록 하라!> 우우웅! 풍신장이 말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진동하고. 그러자

드드드! 땅과 성벽이 뒤흔들리고. 사람들이 기겁하고

벽소소; [흑!] 양쪽 귀를 막으며 비틀하고

 

드드드! 소나무가 나있는 언덕 위에서 휘청이는 벽세황.

[상공!] 급히 그의 팔을 잡는 여인들,

중토희; [풍신장이 구사한 것은 전설 속의 육합회성술(六合廻聲術)이옵니다.]

동목희; [공주님도 충격을 받으신 것같아요.] 멀리서 비틀거리는 벽소소를 보며

 

혈기철창; [풍신장님의 명첩이다!] 봉투를 하나 들어 보이고

혈기철창; [받을 수 있으면 받아봐라!] 핑! 봉투를 강하게 던진다.

팽! 철판처럼 벽소소에게 날아드는 봉투

[저런...] [조심하십시오 공주님!] [봉투에 내공이 실려 있습니다!] 성문 밖의 무사들 비명 지르고. 하지만

벽소소; [흥! 이 까짓것!] 탁! 간단히 나꿔채는 벽소소..

혈기철창; (어린년이 내공이 일갑자를 상회한다!) 노려보는 혈기철창, 그자에게 등을 돌리고 성문쪽으로 가는 벽소소. 허리띠를 말아 쥐면서

혈기철창; (단순히 돈벌레들이라 생각했거늘...) (황금전장도 경시하면 안되겠구나.) 몸을 돌려 풍신장쪽으로 간다

벽소소; [아버지!] 그 사이에 냉혈전호에게 다가온 벽소소

벽소소; [소녀 명첩을 받아왔어요.] 두 손으로 바친다.

냉혈전호; [수고했다.] 받고

봉투 표면에는 <神女門 風神將 軒原位>라고 적혀있다.

냉혈전호; [신녀문의 고명하신 풍신장께서 기별도 없이 본장을 방문해주시니 영광이외다.] 명첩을 두손으로 든 채 풍신장쪽으로 말하고

<영광이외다!> <영광이외다!> 말소리가 호화철위들과 풍신장 주위로 웅웅 울린다.

히히힝! 말들이 놀라 울부짖고. 호화철위들 놀라고

풍신장; [하하하! 천리전음(千里傳音)을 펼칠 정도의 무공을 숨기고 있었다니...] [명불허전이네 벽장주!] 말을 몰아 앞으로 오며 말하고. 혈기철창을 비롯한 호화철위들도 따라서 움직이고

풍신장 말을 타고 냉혈전호의 앞에까지 온다. 엄청난 위용,

황금전장의 모두가 긴장으로 침을 꿀꺽 삼킨다.

냉혈전호; [폐장에서 혹시 신녀문에 무슨 실수라도 했는지요?] 다가오는 풍신장에게 포권하고

풍신장; [실수라...] 냉혈전호와 벽소소, 삼봉공, 그리고 그 뒤의 무사들까지 훑어보는 풍신장. 그런 풍신장의 뇌리에 떠오르는 냉상영의 말

 

냉상영; [황금전장을 이대로 방치했다가 신장궁과의 혼인으로 건드릴 수 없이 커지는 일은 피해야만 해요.]

냉상영; [무엇이든 구실을 만들어서 황금전장이 신장궁과의 결혼을 파기하게 만드세요.]

회상 끝

 

풍신장; [장주의 용감한 딸은 여기 있는데...] 벽소소를 힐끔 보고

풍신장; [현명한 아들은 어디 있는가?]

냉혈전호 눈썹을 꿈틀한다.

하지만 풍신장은 신경도 쓰지 않고.

냉혈전호; [미욱한 아들놈은 몸이 약해서 밖으로 나오지 않소이다.]

풍신장; [지난번에 만나고 십년도 안됐는데... 그동안 많이 늙었군 그래.] 냉혈전호를 내려다보며

부르르 몸을 떨며 주먹을 움켜쥐는 무사들.

냉혈전호; [나이는 속일 수 없지요.]

풍신장; [하하하! 나이에 속았기 때문에 본좌를 속이기로 했단 말인가?]

냉혈전호; [무슨 말씀이신지...]

풍신장; [황금전장! 난공불락의 금성탕지(金城湯池)라고 했던가?] 말채찍으로 황금전장을 가리키며

냉혈전호; (명백히 시비를 걸러 왔구나!) + [본인은 한낱 장사꾼일 뿐이외다. 천왕께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소이다.]

풍신장; [삼봉공과 일천위보단(一千衛寶團)을 믿고 있는 겐가?] 그때

[그리 말씀하시는 풍신장께선 무얼 믿으십니까?] 누군가의 말이 들려 돌아보는 풍신장

벽세황; [강북 무림을 지배하고 있는 신녀문의 위세와 대동하신 이백명의 호화철위를 믿으십니까?] 숲에서 나와 현장으로 다가가며 말한다. 아주 밝고도 쾌활한 모습. 그 뒤를 따르는 여자들과 독심귀의.

풍신장; [자네가 제왕의 재목이라는 신산공자 벽세황이겠지?]

풍신장; [이제야 이야기가 되겠어.] 웃으며 돌아서고

벽세황; [제왕의 재목이라니...] [소생을 과대평가하시는 듯하지만 듣기는 좋군요.] 웃으며 다가오고

쿠오오! 풍신장이 마치 산처럼 거대해 보이고, 그를 향해 다가가는 벽세황의 당당한 모습.

 

#144>

아침. 산신묘가 있던 곳. 이제 사람은 근처에 없고. 산신묘 옆에 서있는 큰 나무는 일부 탄 상태고

산신묘 폐허에서 좀 떨어진 곳. 풀밭에 비파가 떨어져 있다. 진상파의 비파. 헌데

슥! 땅이 꺼지더니

슈욱! 땅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비파

스윽! 비파를 끌어들인 땅은 다시 평평해지고

 

#145>

땅 속의 공간. 원형의 공간인데 한쪽에는 나무뿌리들이 마치 방처럼 공간을 형성하고 있고. 그 공간 안쪽에는 나무뿌리들이 엮인 침대같은 것이 있다. 침대 같은 그 위에는 청풍의 망토가 깔려 있고. 그 위에 진상파가 반듯하게 누워 눈을 감고 있다. 천장 쪽의 나무뿌리들이 잘린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이 빛을 발해서 어둡지 않다.

한쪽 벽에는 청풍이 손을 대고 있다. 망토도 걸치지 않았고 죽립도 쓰지 않은 모습인데

슈욱! 흙으로 이루어진 벽이 물렁거리더니

슈욱! 그곳에서 비파가 빠져 나온다

비파를 두 손으로 받아서 살피는 청풍

이어 조심스럽게 안고 진상파에게 가는 청풍

청풍; [다행히 비파는 훼손되지 않았소.] 나무뿌리가 형성한 침대에 걸터앉으며 비파를 안겨주고.

말없이 비파를 받아 안는 진상파.

청풍; [소저를... 그리고 세황형님을 뵐 낮이 없소.] 우울하게 한숨을 쉬며 진상파를 내려다보고

진상파; [저를 위해서라면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되어요.] 비파를 안고 누운 채 말하고.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진상파; [사실을 말하자면... 저는 우리가 이리 될 것을 예감하고 있었답니다.] 띠링! 비파의 줄을 조금 만지며

청풍; (나도 그건 알고 있었다.) 애잔

<다만 세황형님에게 미안할 뿐이다. 역명신액에 이어 유일한 연명 방법인 진소저와의 결합도 방해해버렸으니...> 자신이 역명신액이 담긴 향로에 빠지던 장면 떠올리는 청풍.

진상파; (지난 밤에 일어난 모든 일...)

진상파; (꿈 같은데 꿈이 아니었어.) 눈 감은 채 수줍어하고

<벽력탄이 터지는 순간 저 사람은 나를 데리고 땅 밑 깊은 곳인 이곳으로 피신했었다.> 슈욱! 폭발 속에서 진상파를 끌어안은 몸이 산신묘 바닥으로 스며들던 장면

진상파; (종남산의 등선동에서 얻은 오행륜중 토황루의 비전 덕분에 흙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던가?)

진상파; (비단 벽력탄의 폭발을 벗어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이토록 신비하고 아늑한 공간까지 만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저 사람과 이곳에서 영영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그럼 세상의 모진 풍파도 우리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하지 못할 테니...> 비파를 안고 누운 진상파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146>

<-황금전장> 낮. 성문 밖에는 이백여필의 말이 서있고. 황금전장 무사들이 말들을 보살피며 불안한 표정으로 성문쪽을 보고 있고

[대체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건가?] [신녀문에서 이렇게 느닷없이 처들어온 데는 이유가 있을 텐데...] 무사들 불안한 표정으로 성문을 보고

[장주님과 소장주님이 잘 대처하실 거라고 믿어야지.] [그래야겠지만 과연 큰 피해 없이 오늘 일이 마무리될지 모르겠어.] 무사들의 불안한 표정

 

#147>

황금전장의 중앙. 건물들로 에워싸인 넓은 연무장이 있다. 연무장 중앙에 태사의가 마주 보고 두 개 놓여 있다. 냉혈전호와 풍신장이 각기 하나씩 앉아있고, 풍신장 뒤에는 풍신장이 대동한 호화철위들이 말을 타지 않은 상태로 도열, 냉혈전호의 뒤에는 삼봉공을 비롯한 부하들. 냉혈전호의 곁에는 오방희를 거느린 벽세황과 벽소소가 있다. 벽세황은 더운지 부채를 부치고 있다.

풍신장; [내 한마디면 황금전장을 흔적도 없이 쓸어버릴 수 있네.] 손을 수평으로 긋고.

냉혈전호; [그리하면 신녀문에 대한 강북무림의 신망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오.] 냉소하고

풍신장; [천하제일의 갑부가 너무 인색한 게 아닌가?] [황금 백만 냥을 본문에 원조해봤자 흔적도 남지 않을 터이거늘...!] 차갑게 웃고

벽세황; [그 말에 대한 답은 제가 하겠습니다.] 나서고.

풍신장 웃음을 그치고,

벽세황; [우리 황금전장이 인색한 게 아니라 신녀문의 욕심이 과한 것입니다.]

풍신장; [그 한마디가 자넬 죽였네.] 살벌.

벽세황; [그리 말씀하시는 풍신장께선 이미 십칠 년 전에 죽었지 않습니까?]

풍신장; [무슨 뜻인가?] 얼굴 와락 굳어지고

벽세황; [무슨 뜻인지는 풍신장께서 잘 아시지 않습니까?] 냉소. 그러자

풍신장; [살고 싶으면...] 슥! 손가락을 하나 들어 벽세황을 겨누는 풍신장. 표정이 음상

풍신장; [방금 한 말을 확실하게 해명해야할 걸세.] 풍신장의 손가락 끝이 벽세황을 가리킨다.

슥! 슥! 오방희가 급히 벽세황을 가로막고,

풍신장; [수복(壽福)은 없어도 계집 복은 있군!] 슥! 웃으며 손가락의 방향을 바꿔 땅을 향한다. 순간

번쩍! 한줄기 빛이 쏘아지고, 오방희 앞 땅에 격중 된다.

땅에서 동그랗게 확산되는 둥근 고리. 팍! 함께 사라지고 그 자리에 가마솥같은 움푹한 흔적이 남는다.

<가... 가공!> <지력으로 저 정도의 압력을 가할 수 있다니...> 굳어지는 황금전장의 고수들.

풍신장 뒤에 있는 자들은 씨익 웃는다.

슥! 풍신장의 손가락이 다시 여인들을 향한다.

오방희 긴장한 모습. 하지만 피하지 않고. 벽세황도 태연한 표정

풍신장; [해명이 미진하면 그 자리가 바로 네 무덤이 될 것이다.] 벽세황을 노려보고.

냉혈전호; [신장의 패기가 지나친 듯하오.] 보다 못해 끼어들고

냉혈전호; [이곳 황금전장의 주인은 나 벽초천인 줄 아오만.]

풍신장; [가소로운 필부!] 흘겨보며 냉소하고

<광오한 자!> <천하제일의 거부이신 장주님을 필부라 폄하하다니...> 황금전장 무사들 분노하고. 하지만

냉혈전호; (대놓고 시비를 걸러왔는데 도발에 넘어갈 수는 없지.) + [본장은 신녀문에 맞설 생각은 없소.] 냉정하게 말하고

풍신장; [필부는 입을 다물라!] 버럭.

냉혈전호; [필부라...] 쓴웃음. + (참자!) 하지만

삼봉공이 분노하여 주먹을 불끈 쥐며 전음을 보낸다. <장주! 우리가 저 멧돼지같은 도적놈과 싸우도록 허락해주시오.>

냉혈전호; <불가하오.> <아직은 신녀문과 정면으로 맞설 때가 아니오!>

벽세황; [동심고(同心蠱)!] 풍신장을 향해 빙그레 웃으며 말하고. 순간

[!] 팟! 자기도 모르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풍신장.

풍신장; [네놈...!] 풍신장의 몸에서 무서운 살기가 피어오르고,

냉혈전호의 부하들과 호화철위가 동시에 앞으로 다가선다.

벽세황; [신녀문의 철(鐵), 풍(風), 냉(冷), 염(炎) 사신장은 모두 동심고를 통해서 한마음이 되었다!] [그렇지 않습니까?] 웃고

풍신장; [함부로 입을 놀리다니...!] [흐흐흐... 아무래도 오늘 황금전장을 쓸어버리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군.] 저벅저벅 벽세황 앞으로 다가온다. 패도적인 기세.

삼봉공을 비롯한 황금전장 고수들 냉혈전호에게 전음 <피하십시오. 우리가 놈을 막겠소이다.>

풍신장; [흐흐흐... 또 알고 있는 놈들이 누구냐? 바로 말하면 고통 없이 죽여주마!] 저벅저벅 다가오는 풍신장. 그 뒤를 따라 압박해오는 호화철위들. 검은 구름이 몰려오는 것같다.

벽세황; [하하하! 이토록 기세등등한 사신장에게 동심고라는 족쇄를 채워 조종하는 사람이 대체 누군지 모르겠군.] 벽세황이 부채를 촥 펼친다.

순간 벽세황을 둘러싼 다섯 여자들이 부채춤을 추는 듯이 벽세황을 중심으로 원을 그린다. 손에는 각기 예리한 비수가 두 자루씩 들려있다. 한국의 부채춤에서 클라이막스 장면 비슷하게.

풍신장; [황금전장은 오늘로 강호에서 사라진다.] [흐흐흐... 네놈이 제왕의 재목이란 말을 들었는데 죽은 제왕이 되겠군. 흐흐흐...]

쿠오오! 풍신장과 호화철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공할 기운.

[헉!] [으으!] 황금전장 사람들 휘청하고.

그들 사이로 몰려나간 기운들에 의해 연무장 주변에 있던 건물들이 와르르르 허물어진다.

벽세황; [풍신장께서는 소생과 삼장(三掌)을 겨뤄보실 용기가 있습니까?] 냉소. 그러자

[!] 우뚝! 멈추는 풍신장. 순간

모든 것이 정지해버린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던 호화철위의 패기와 그에 맞서던 황금전장의 고수들 모두 정지.

풍신장; [본좌와 겨뤄보겠다?] + (이놈이 자진해서 내 일을 도와주는구나!) 어이없는 표정으로.

벽세황; [우리 황금전장은 천하에서 가장 많은 재보가 보관되어 있는 곳입니다.] 웃고

벽세황; [풍신장께선 설마 이 정도가 본장의 힘 전부라고 믿는 것은 아니겠지요.] 주변에 모여있는 황금전장 고수들을 둘러보며

풍신장; [육시를 할...!] 풍신장의 머리카락이 메두사처럼 사방으로 펼쳐진다. 눈에서 나오는 살광.

벽세황 탁! 하고 부채를 접는다. 순간

쉭! 쉭! 하는 소리와 함께 밤 고양이처럼 빠른 그림자들이 연무장 주위에서 포위하는 것처럼 움직인다. 쉭! 쉭! 근처의 지붕에서도 움직인다. 미식축구 선수 비슷한 모습. 아주 역동적이고 빠르다.

언 듯 보이는 그 인물들. 호화철위들처럼 경금갑주로 무장하고 있다. 물론 오행백강들인데. 호화철위들과 다른 점은 투구에 <金>자가 새겨져 있다는 점이다

호화철위들; [경금갑주!] [황금전장에도 경금갑주로 무장한 자들이 있다니..!] 놀라고.

찡그리는 풍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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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새벽녘. 이제 날이 제법 밝았다. 청풍과 진상파가 정사를 벌인 산신묘가 있던 곳. 신소심이 진상파의 비파를 품에 안은 채 보고 있는 가운데 자객들이 산신묘의 잔해를 들추며 수색하고 있다. 연기가 아직 피어오르고 있고

신소심; (이해할 수 없네.) 찡그리고

신소심; (분명 년놈이 함께 누워있는 것을 확인하고 벽력탄을 던져 넣었었는데...)

<년놈의 흔적은 산신묘의 잔해에 전혀 남아있지 않다.> 잔해를 뒤지며 수색하는 자객들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신소심; (폭사했다 해도 시체 조각이 나와야하는데...)

신소심; (설마 그 짧은 시간에 산신묘를 빠져나갔단 말인가?) 당혹. 그때

[무슨 일이냐?] 휘익! 누가 신소심의 뒤로 날아 내린다. 깜짝 놀라 돌아보는 신소심

위진천; [불이살검과 진상파의 종적을 찾았다는 게 사실이냐?] 내려서는 위진천. 괴뢰신군이 따라온다.

신소심; [소단주님!] 겁을 먹으며 허리 숙이고. 수색하던 자객들도 급히 굽신거리고

신소심; [저곳에 산신묘가 있었고... 두 년놈이 저 곳에서 야합을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어요.] 자객들이 수색하는 산신묘 잔해를 가리키고

위진천; [그랬는데!] 눈 부릅. 살벌

위진천; [산신묘가 왜 저 지경이 된 것이냐?] 이를 갈고

신소심; [불이살검은 제 실력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대라...] 눈치 보며

신소심; [갖고 있는 벽력탄을 모두 던져 넣어 폭사시키려고 시도했습니다.]

위진천; [시도 했는데?] 이를 갈고

신소심; [그... 그것이...] + (왜 이렇게 화를 내지?)

신소심; [아무리 잔해를 뒤져봐도 불이살검과 진가년의 흔적은 찾을 수가...] + 위진천; [죽일 년!] 쾅! 이를 갈며 위진천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친다.

깜짝 놀라는 괴뢰신군과 자객들

신소심; [악!] 콰당탕! 옆으로 나뒹굴고. 얼굴이 부었고 입에서는 피와 이빨이 쏟아진다.

텅! 신소심이 안고 있던 진상파의 비파도 바닥에 나뒹굴고

위진천; [불이살검을 죽이려고 벽력탄을 써?] [내가 찾고 있는 게 인황경이라는 걸 잊었느냐?] 퍽퍽! 신소심을 마구 짖밟으며 악을 쓰고

신소심; (그... 그렇게 된 거였구나!) 웅크린 채 발에 채이고 짓밟히며 깨닫고

<소단주는 불이살검을 죽이지 못해서 화가 난 게 아니야!> + 위진천; [목표는 인황경이었다. 누가 죽고 누구를 죽이고는 아무 것도 아니란 말이다.] 악을 쓰며 신소심을 차고 밟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신소심; (벽력탄을 쓰는 바람에 인황경이 훼손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난 거야.) 짓밟히고 터지면서 깨닫고

<그나저나 이렇게 심하게 구타당하다가는 죽는 수가 있는데...> 위진천의 악에 바친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공포와 절망, 그때

괴뢰신군; (말려야겠군.) + [고정하시게 소단주!] 콱! 신소심의 팔을 잡아 뒤로 당기고

괴뢰신군; [그년을 벌하는 것보다 불이살검의 행방을 추적하는 게 급선무가 아니겠는가?] 달래고. 그러자

위진천; [그렇지요.] 씩씩

위진천; [이런 버러지년을 죽여 봤자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퉤! 신소심의 얼굴에 침을 뱉고

철썩! 웅크린 신소심의 뺨에 떨어지는 가래침. 굴욕적인 표정이 되는 신소심

위진천; [불이살검은 어떤 식으로든 위기를 모면하고 황금전장으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신소심에게 이를 갈며 말하고

신소심; [예...] 억지로 일어나 무릎 꿇는 신소심

위진천; [황금전장으로 가서 인황경을 훔쳐 와라!] [만일 빈손으로 돌아온다면...] 이를 갈며 신소심을 노려보고

오싹! 소름이 돋는 신소심. 무릎을 꿇은 자세로

위진천;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 살벌하게 웃고. 그런 신소심의 뒤로 거대한 사마귀의 형상이 떠오른다.

신소심; [존.,.. 존명!] 납작 엎드리며 절하고

위진천; [꺼져라! 네년을 보면 죽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으니...] 가라고 손짓하고. 시선은 산신묘의 잔해를 보며

신소심; [예...] 억지로 일어나

비틀거리며 현장을 떠난다

신소심; (니기미...) 비틀거리며 걸어가며 이를 갈고

신소심; (아무리 종 취급이라도 이건 좀 심하잖아.) 소리 죽여서 이를 갈며 뒤쪽의 위진천을 훔쳐보고

신소심; (할 수만 있다면... 말을 갈아타야겠다. 나도 저 인간 상판은 보는 것만으로 구역질이 치미니...) 이를 갈며 걸어가고

멀어지는 신소심을 보는 괴뢰신군

괴뢰신군; (소심, 저 년이 딴 마음을 먹지 말아야하는데...) 한숨. 그때

위진천; [이좌(二座)는 어찌 생각하시오.] 산신묘의 잔해를 보며 괴뢰신군에게 묻고. 흠칫! 돌아보는 괴뢰신군

괴뢰신군; [막내와 다른 아이들이 저렇게 철저하게 수색했음에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산신묘 잔해쪽을 보고

괴뢰신군; [어떤 방법을 썼는지 모르지만 불이살검과 진상파는 이미 멀리 빠져나갔다고 봐야만 하네.]

위진천; [동감입니다.] 끄덕

위진천; [그렇긴 하지만 도대체 그 인간이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찡그리며

위진천; [불이살검이야 그렇다 쳐도 내공이 거의 없는 진상파는 벽력탄의 폭발에서 무사하기 힘든데...]

괴뢰신군; [아마 불이살검에게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재주가 있었겠지.] 말할 때

[소단주님!]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돌아보는 괴뢰신군과 위진천

백일몽; [신장궁에서 급보이옵니다.] 휘익! 날아 내리고. 손에는 길쭉한 천을 들었고. 어깨 부분은 붕대로 감고 있는데 피가 배어나온다. 청풍 칼에 관통당한 상처

위진천; [신장궁?] 찡그리고

괴뢰신군; (어째 느낌이 좋지 않은 걸?)

백일몽; [환설이란 년의 주도로 신장궁의 요인들이 모두 탈주했다고 하옵니다.] 편지를 읽으며 말하고

[!] [!] 눈 부릅뜨는 위진천과 괴뢰신군

 

#139>

<-황금전장> 아침. 이른 아침이라 출입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성문은 열려 있고

열려있는 성문 근처에는 십여명의 무사들 힐끔 거리며 성문 위쪽의 성루를 보고.

성벽 높이가 아주 높아서 10터쯤 되는 곳에 세워진 성루 위에는 몸에 망토를 두르고 서있는 소녀가 한 명 있다. 벽소소다. 머리에 맵시 있게 털모자도 썼고. 주변에 좀 떨어져서 무사들 몇이 벽소소의 눈치를 보고 있다. 한쪽에는 비상용의 종도 달려 있고

무사1; [소소(素素) 공주님이 신새벽부터 왜 성루(城樓)에 오르셨지?] 성문 밖에서 드나드는 사람들 감시하던 무사1이 곁눈질로 벽소소를 보며 동료에게 속삭이고

무사2; [자네는 지난 한 달 사이 성문 근무가 처음이라 모르고 있었군.] 역시 벽소소를 곁눈질하며 속삭이고

무사2; [공주님은 불이공자님께서 떠나신 이래 망부석(望夫石) 놀이에 심취해계셔!] 은근하게 웃고

무사1; [망부석 놀이?]

무사2; [공주님이 불이공자님에게 일편단심인 건 소문 파다하게 났잖아.]

무사1; [옳거니! 그래서 이제나 저제나 불이공자님의 귀환을 학수고대하고 계시는구만.] 깨닫고. 그때

<신경 끄고 경비나 잘 서!>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깜짝 놀라는 무사들

성루에서 벽소소가 눈을 흘기며 아래를 보고 있다

[죄... 죄송합니다 공주님!] [시정하겠습니다!] 굽신대는 무사들

<에효 십년 감수했다.> <목소리 죽여서 얘기했는데도 알아들으시고... 공주님의 무공이 본장을 통 털어도 삼십 위 안에 든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같구만.> 벽소소의 눈치 보며 식은땀 닦는 무사들

벽소소; (에효 내 팔자야!) 한숨

벽소소; (어쩌다가 돌부처같은 인간에게 마음을 빼앗긴 걸까?)

이어 벽소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01.의 장면이다.

 

청풍; [단편적이긴 하지만... 그 끈을 만들어준 여자의 이름은 분이이고...] [나 때문에 비참하게 죽은 것같다.] 면사령에 끈을 끼워주던 분이를 떠올리고

벽소소; [그... 그러니까 뭐야?] [이미 죽어버린 분이라는 여자 때문에 날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거야?] 분해서 악을 쓰고

청풍; [너만이 아니다.] 슥! 일어나고

청풍; [난 평생 어떤 여자와도 가정을 이룰 생각이 없다.] 침대에서 떨어지려는데

회상 끝

 

벽소소; (살아있는 여자도 아니고 이미 죽어버린 여자라면 이길 방법이 없잖아!) 입술을 깨물고

벽소소; (하지만 내가 누구여? 불굴의 벽소소 아니야?) 주먹 불끈

벽소소; (절대 포기하지 않아!) (분이라는 여자의 모습을 반드시 불이오빠의 가슴에서 몰아내고 내가 들어앉을 거야.)

벽소소; (그게 안된다면 불이오빠를 내 손으로 죽이고 나도 죽어버릴 거야!) 표독한 표정으로

벽소소; (그나저나 불이오빠는 대체 어찌 된 거야?)

벽소소; (신장궁으로 진상파란 여자를 데리러 간다고 떠난 게 언젠데 돌아올 생각도 않고...) 입술 삐죽 대고

벽소소; (하여간 돌아오기만 해봐! 바가지를 사흘 밤낮으로 긁어줄 테니까.) 샐쭉거리고. 그러다가

[!] 갑자기 눈 부릅뜨는 벽소소

두두두! 갑자기 황금전장으로 통하는 넓은 길 저편에서 흙먼지가 구름같이 일어난다. 그리고 뒤이어

그 길을 오가던 사람들이 다급히 좌우로 도망치는 것이 보이고. 아직 거리가 멀다.

벽소소; [왔어!] 휘익! 아주 기뻐하며 성문에서 뛰어내리고. 성문의 높이는 10미터 정도로 상당히 높다

[공... 공주님!] [저런...] 성문 아래에 있던 무사들이 기겁하며 소리친다. 성루에 있던 무사들도 깜짝 놀라고

[안돼!] [공주님이 다치시면 우리 모두 죽은 목숨이다!] 무사들이 비명 지르며 벽소소의 추락지점을 향해서 몸을 날린다. 하지만

[아차!] 팔을 벌려 꽃잎처럼 떨어지는 벽소소를 받으려다가 기겁하는 무사들.

<공주님 몸에 허락 없이 손을 대도 죽는다!> <몸으로 받아!> 팟! 휘익! 모두 슬라이딩 하듯 바닥에 엎드려 벽소소의 몸을 맨몸으로 받으려 한다.

벽소소; [어라!] 자기 발아래 바닥에 켜켜이 쌓이는 무사들 보며 흠칫

벽소소; (왜들 저러는지 모르지만 사람을 발로 밟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 두 다리를 수평이 되게 들어 엉덩이부터 떨어진다

퍽! 겹겹이 쌓인 무사들 위에 엉덩이부터 떨어지는 벽소소. [어이쿠!] [컥!] 깔리면서 비명 지르는 무사들.

안도하는 성루의 무사들.

벽소소; [이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퉁! 갸웃하며 다시 고무공처럼 튀어 올랐다가

휘릭! 날렵하게 길로 내려서는 벽소소. 시선은 큰 길 저편을 향해

밑에 깔린 무사들 혀를 빼물면서 속으로 (이제 난 출세하는 거야. 맨몸을 던져 공주를 구했으니 흐흐흐...) (어쩌면 흐흐흐... 부마가 돼달라고 장주님께서 애걸복걸할지도 모르지.) (으으! 덩치에 비해 여간 무거운 게 아니야! 여잔 확실히 벗겨놓고 봐야 알 수 있어.) 무사들의 천태만상.

두두두두! 그 사이에 달려오는 말들. 뿌연 먼지를 날리고,

벽소소; [어라?] 그걸 보며 갸웃하며 길로 나서는 벽소소

달려오는 말들 클로즈업. 금속제 투구와 갑옷으로 무장한 위풍당당한 역전의 전사들처럼 보이는 자들이 타고 있다. 신녀문의 최고고수들인 호화철위인데 모두 이백여명. 그자들이 두른 피풍의에는 둥근 원속에 <護花>라고 적혀있다. 깃발도 여러 개 들고 있는데 깃발에는 <神女> <風>등의 글이 적혀 있다.

이백여명 호화철위 일행 중 가장 앞장 선 인물 크로즈 업. 바로 신녀문 사신장중 한명인 풍신장이다. 아직 멀어서 성문쪽에서는 자세히 안보이고

[에구구 팔 다리 허리야!] [엄살 그만 부려!] [맞어! 공주님이 무거우면 얼마나 무겁다고 죽는 소리인가?] 벽소소 뒤에서 허리를 주무르는 엄살을 떨면서 일어나는 무사들. 그때

벽소소; [어째 불이오빠와는 상관없는 인간들 같은데...] 떠오르는 아침 햇빛을 손으로 가리며 달려오는 호화철위들을 응시한다.

[뭐야 저자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자들이다.] 벽소소 뒤의 무사들도 비로소 눈치채고 긴장하고. 그때

휘익! 구우! 성문 위의 성루로 전서구가 한 마리 날아들고, 호화철위가 달려오는 쪽에서 날아왔다.

[전서구다!] 성루 위에 있던 무사들 중 한명이 급히 손을 내밀고. 이어

[산록에 자리한 초소에서 보낸 전서구인 것같다.] 전서구의 다리에 매인 천을 풀어 보는 무사

[헉!] 직후 입이 딱 벌어지는 그 무사. 천을 든 손이 덜덜 떨리고,

[뭔데 그래?] 옆의 무사가 전서를 뺏어

[헉!] 그자 역시 덜덜 떤다.

[적이다!] 먼저 전서를 본 무사가 성루 한쪽에 달린 종을 향해 달려간다.

[신녀문의 사신장 중 풍신장(風神將)이 이백명의 호화철위들과 함께 본장으로 쳐들어온다!] 댕댕댕! 미친 듯이 종을 치는 그자

성문 근처를 지나든 자들 모두 놀라고, 벽소소도 흘깃 올려다보고

 

뎅뎅뎅뎅! 급한 종소리가 황금전장 전체에 울려 퍼진다. 일하거나 경비 서다가 깜짝 놀라는 사람들

[!] 대청에서 혈가람, 야차선녀와 회의하다가 놀라는 냉혈전호

 

다시 성문 밖

벽소소; [그러니까 뭐야?] 먼지 구름 일으키며 달려오는 풍신장 일행 보며 찡그리고

벽소소; [불이오빠가 돌아온 게 아니라 신녀문의 인간들이 쳐들어오는 거야?] 입술 삐죽 거리고.

두두두! 그 사이에 질풍처럼 달려서 황금전장의 정문으로 쇄도해오는 기마대.

무사1; [공주님! 어서 안으로 피하십시오!] 뒤에서 다급히 외치고. 드르르르! 그자 뒤에서는 성문이 닫히려고 한다. 오가던 사람들 기겁해서 성문 안으로 도망쳐 들어가고 있고

벽소소; [난 안 들어가. 너희들이나 들어가.] 샐쭉거리며 말하고. 그러자

[젠장!] [어쩔 수 없다! 우리도 남는다!] [우린 상관 말고 성문 닫아!] 몇 명의 무사가 벽소소 뒤에 서며 외치고. 뒤쪽에서는 다른 무사들이 성문을 거의 닫은 채 내다보며 울상이고. 성문을 완전히 닫지는 못한다.

두두두! 구름같이 달려오는 풍신장 일행,

오만하게 서서 그걸 보는 벽소소

<이렇게 인생 종치는구나!> <어쩔 수 없지. 공주님만 두고 도망칠 수는 없으니...> 벽소소 뒤의 무사들 비장한 표정으로 칼의 손잡이를 잡고

 

#140>

성문 안쪽 상황. 분주하게 뛰어 다니는 무사들. 안쪽에서 성문쪽으로 몰려오는 무사들. 일반인들은 안쪽으로 피하고. 성안의 혼란스러운 모습들.

[공주님이 밖에 계셔!] [성문을 완전히 닫지 마라!] [여차하면 강제로 모시고 들어온다.] 조금 열린 성문 주변에서 밖을 보고 긴장하는 무사들.

그러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무사들

성 안쪽에서 걸어오는 냉혈전호 벽초천. 그 뒤를 야차선녀와 혈가람이 따르고 다시 중년의 무사들 백여명이 대오를 이루어 호위하며 따라온다. 급히 길 피하고 허리 숙여 인사하는 사람들

[장주님!] [장주님을 뵙습니다!] 인사하는 무사들

 

#141>

성문 밖[워어! 워!] 성문 앞 백여미터 전방에서 멈추는 풍신장 일행. 풍신장이 손을 들고 있다

바람이 그자들이 든 깃발을 흔들어 더욱 분위기를 잡아준다.

성문 위, 긴장한 황금전장 무사들. 이제 수십명으로 늘었다. 성루로 무사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활과 석궁으로 무장한 채

[호화철위(護花鐵衛)다!] [경금갑주로 무장한 신녀문 최고의 정예 호화철위가 몰려왔다.] [호화철위 저마다 일당백이라던데...] [이백여 명이 몰려왔으니 우리 황금전장을 쓸어버리고도 남겠다!] 긴장하는 성루 위의 무사들. 그때

냉혈전호; [성문을 열어라!] 성문으로 다가가며 외치고. 성루 위의 무사들과 성문 안쪽의 무사들이 돌아보고

[존... 존명!] 긴장한 무사들이 급히 성문을 다시 연다.

그그긍! 거대한 성문이 다시 열리고,

성문이 열리며 성문 밖에 서있는 벽소소의 뒷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벽소소와 함께 성문 밖에 남았던 무사들이 안도하며 돌아보고. 그때

풍신장이 왼쪽 옆에 있는 삼각형의 긴 깃발이 달린 창을 든 부하에게 뭔가 지시하는 모습. 고개 숙이는 부하. 중년인인데 그자도 금속 투구와 갑옷을 걸친 호화철위 중 한명이다. 이자의 이름은 혈기철창. 이하 혈기철창으로 표기

두두두! 말을 달려 앞으로 나오는 혈기철창

두두두! 혈기철창은 창을 세워 깃발을 펄럭이며 벽소소를 향해서 달려온다. 삼각형인 깃발은 폭은 넓지 않지만 길이가 2미터쯤 되어 아주 길다. 창날의 길이는 3미터쯤 되고

벽소소 오만하게 고개를 든 채 그런 혈기철창을 노려본다.

[공주님을 보호하라!] [저희들 뒤로 피하십시오!] 성문 밖에 남았던 무사들이 급히 칼을 뽑으며 벽소소를 둘러싸고. 그때

두두두! 성문 앞 이십 미터쯤에 말을 멈추는 혈기철창. 히히힝! 말이 앞발을 높이 들었다가 울며 멈춘다.

깃발을 수평으로 한 번 흔드는 혈기철창, 그러자

파파파팍! 깃발에서 일어나는 경풍에 의해 그자를 중심으로 땅이 파이면서 둥근 원이 그려진다. 직경은 5미터 정도

탕! 깃발을 앞에 꼽는 혈기철창,

혈기철창; [신녀문의 사신장 중 한 분이신 풍신장께서 친히 왕림하셨다!] [누가 명첩(名帖)을 받아가겠는가?] 외치는 그자. 그러자

[윽!] [고막이 터진 것 같다!] 귀를 막는 성문 주변의 황금전장 무사들.

그 사이에 성문이 완전히 열렸고, 냉혈전호를 비롯한 사람들이 천천히 나온다. 그때

벽소소; [무례한 인간!] 한손으로 귀를 후비며 찡그리고

벽소소; [감히 이 아가씨 앞에서 목청을 자랑 해?] 팟! 앞으로 달려 나간다.

[공주님!] [멈추십시오!] 뒤에서 소리치는 무사들. 그때

벽소소; [내가 상대해주마 벽창호야!] 휘익! 허공으로 도약하여 십여번의 공중회전을 하며 멋지게 원안에 내려선다.

혈기철창; [뭐라?] 어이없고

벽소소; [명첩을 그냥 받아가기만 하면 되는 거냐?] 오만하게 두 손을 허리에 얹은 채 혈기철창을 올려다보고

혈기철창; [솜털도 가시지 않은 계집이군!] 눈을 희번덕이고

혈기철창; [하지만 데리고 놀기에 딱 좋게 여물었어!] [좋아. 네년은 이 어르신이 귀여워해주마.] 음험하게 웃고

벽소소; [더러운 눈! 파내주겠어!] 피잇! 손끝에서 발해지는 지풍,

송곳같은 지풍이 혈기철창의 눈으로 날아들고

혈기철창; [억!] 기겁하며 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려서 피하지만

핏! 혈기철창은 눈은 찔리지 않았지만 대신 뺨이 스치며 피가 흐른다.

혈기철창; [이년이...] 손바닥으로 피를 닦아보고

혈기철창; [깔아뭉개기 전에 두들겨 패서 나긋하게 만들어줘야겠구나!] 쿠오오오! 온몸에서 살기가 피어오른다.

 

냉혈전호; [살기가 제법 왕성한 자로군!] 성문 밖으로 나오며 냉소하고. 성문 밖에 있던 무사들이 급히 인사하고

[장주님! 공주님께서...] [말리셔야합니다!] [상대가 평범한 고수 같지 않습니다.] 무사들 겁에 질려 말하지만

냉혈전호; [잠시 두고 보자.] [소소도 그리 만만하게 당하진 않을 게다.] 무사들 앞쪽으로 나서며 음산한 표정을 짓고

 

혈기철창; [재미를 볼 때 보더라도 임무는 완수해야겠지!] 팟! 땅에 박았던 깃발창을 뽑으며 살기 어린 표정

혈기철창; [본좌를 이 원 밖으로 밀어낸다면 명첩을 주마.] 바닥에 그어놓은 원을 창으로 가리키고

벽소소; [흥! 그까짓 것 너무 쉽지!] 우두둑! 주먹을 마주 쥐어 우두둑 소리를 내고.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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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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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태보; [크아아악!] 화악! 몸이 베이는 대로 몸이 불길에 휩싸이며 비명 지르고. 몸이 완전히 갈라진 것은 아니고 깊은 상처를 입었다.

신행태보; [안돼!] 콰당탕! 불길에 휩싸인 채 바닥에 구르며 비명 지르고

신행태보; [기억 해둬라!] 펑! 이어 폭발적인 기세로 날아올라 달아나며 악을 쓰고

신행태보; [오늘 진 빚은 반드시 갚고 말겠다!] 으아아아! 불길에 휩싸여 단번에 까마득히 멀어지고. 그 직후

콱! 일본도로 바닥을 찍으며 주저앉는 청풍

청풍; [끄윽...] 눈이 돌아가고 벌벌 떨고.

텅! 그때까지 들고 있던 비파는 떨어트리고

청풍; (위... 위험했다!) 눈이 몽롱해진 채

청풍; (난 지금 미약의 기운이 극에 달해 더는 내공을 운용할 수 없는 상태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청풍; (신행태보가 화룡신강에 겁을 집어먹고 달아나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그자의 손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비틀거리며 산신묘로 들어가고. 오른손에는 여전히 일본도를 들고 있다.

산신묘에는 여전히 진상파가 눈을 감은 채 누워있고.

열기 서린 눈으로 진상파에게 다가가는 청풍.

진상파의 드러난 젖가슴

치마가 걷혀 거의 사타구니까지 드러난 아랫도리. 발에는 신과 버선을 신고 있다

진상파; [혈도를... 찍혔어요.] 눈 감은 채 말하고. 얼굴 발개진 채

진상파; [그외에는 아직 버틸만하니 혈도만 풀어주세요.] 말하지만

[...] 내려다보기만 하는 청풍

진상파; [저를 부끄럽게 만드시는...] + [!] 눈을 뜨다가 눈 부릅

청풍이 눈이 시뻘개진 채 내려다보고 있고

진상파; (욕... 욕정이 극에 달했어!) 전율하고

일본도를 든 청풍의 손이 부들 부들 떨리고

진상파; [제발...] 애원 + (안돼!)

진상파; [저는... 저는 공자를 도와드릴 수 없답니다.] [차라리... 차라리 저를 죽여주세요.] 울며 애원하고

진상파; [공자를 모신 몸으로... 살자고 벽세황공자에게 시집을 갈 수는 없어요.]

슥! 칼을 드는 청풍

진상파; (그래! 이게 최선이야!) 애잔하게 울고

진상파; (죄책감 속에 비참하게 연명하느니 한 때 마음을 주었던 저 사람의 손에 죽는 것이...) 웃고, 하지만 그 직후

진상파; [!] 눈 부릅

슥! 청풍의 칼을 두손으로 들어 날을 자기 목 옆에 댄다.

진상파; (자... 자결할 생각이야!) + [안돼요!] 비명

멈칫! 자기 목을 치려다가 멈추는 청풍

진상파; [그러지 말아요! 스스로 목숨을 끊으시면 안돼요!] 애원

진상파; [절... 절 죽이고 빨리... 다른 곳에 가셔서 여자를 구하세요. 네?] 애원하지만

청풍; [그럴... 수는 없소!] [이미 늦었기도 하고...] 덜덜 떨며

청풍; [내 이성은... 끊어지기 직전이오.] [다른 여자를 찾는 것도 늦었고...]

청풍; [더 이상 지체하면... 소저에게 죄를 지을 수 밖에 없소.] 슥! 칼날이 청풍의 목으로 파고 들고

진상파; [알았어요!] 비명 지르고

목을 베려다가 멈추는 청풍의 손

진상파; [공자님의 결의를 알았으니...제 혈도부터 풀어주세요.]

진상파; [혈도가 찍힌 상태로 공자님이 돌아가시면 제가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잖아요.] [신행태보가 돌아올 수도 있구.] 애원.

청풍; [알... 알겠소.] 슥! 일본도를 목에서 떼고

청풍; [혈도를 풀어드리겠소!] 피핑! 손가락 튕겨서 지풍을 날려 진상파의 몸을 몇 군데 찍고. 퍼덕이는 진상파

청풍; [부디 행복... 하시오.] 다시 칼을 목에 내려는데

진상파; [저를 보세요.] 일어나지 않고 바닥에 누운 채 말하면서 한손으로는 저고리를 벌리고 다른 손으로는 치마를 더 걷어올린다

청풍; [소저!] 눈이 찢어져라 치떠지고

진상파; [우리 두 사람과... 벽세황 공자는 이리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랍니다.] 젖가슴 드러내고 가랑이를 벌리며 처연하게 웃고

청풍; [소... 소저! 제발...] 덜덜 떨면서도 물러서지도 못하고 또 시선을 진상파의 알몸에서 떼지도 못한다

진상파; [제가 원하는 거에요. 그러니... 공자님은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실 필요없어요.] 가랑일 더 벌리며

진상파; [어서... 어서 저를 공자님의 여자로 만들어주세요.] 두 팔 벌리고. 순간

땅! 청풍의 손에서 칼이 떨어지고

청풍; [끄윽...] 눈이 돌아간 채 덜덜 떨며 죽립을 머리에서 뜯어내고

청풍; [허엉!] 그대로 진상파를 덮친다

진상파; (틀림없어!) 자길 올라타는 청풍을 끌어안으며 눈 감고. 눈물 흐르고

<이게 이 사람과 나의 운명이야.> 진상파를 격렬하게 범하는 청풍의 모습 실루엣으로 표현한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133>

<-신장궁> 밤. 쥐죽은 듯 조용하다. 불 켜진 곳도 없고.

음침한 인상을 지닌 무사들이 경비를 선다. 살인상단의 자객들이고

음침하고 육중한 건물. 철과 돌로 지어진 건물인데 입구도 철문이고 창문도 없다. 감옥 건물이고. 십여명의 자객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입구에는 <鐵石牢>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 있고

중년의 음침한 인상의 자객 둘을 거느리고 그곳으로 오는 패소정

[패령(覇靈)님!] 인사하는 자객들

패소정; [이상은 없지?] 건물 보며

[예!] [모두 체념했는지 쥐 죽은 듯 조용합니다.] 자객들 대답하고

패소정; [철석뇌(鐵石牢)라는 이 뇌옥에는 신장궁의 가장 중요한 인간들만 선별하여 가둬뒀다.]

패소정; [절대 단 한명도 탈옥시키면 안된다.]

[명심하겠습니다.] [속하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겠습니다.] 대답하는 자객들

패소정; [수고해라.] 다시 걸어가는 패소정

패소정; (생각할수록 아쉽긴 하네.)

패소정; (귀수신장 진무륜을 생포했으면 인황경의 회수도 수월했을 텐데...)

패소정; (일단 인황경이 황금전장으로 들어가면 다시 손에 넣을 방법은 전무하다고 봐야한다.) 한숨

패소정; (그럼 우리 아랫 것들만 들볶이고 죽어나겠지.)

패소정; (아무쪼록 한발 앞서 불이살검과 진상파를 추적해간 신소심이 뭔가 성과를 내길 바랄 뿐이다.) 신소심을 떠올리고

 

#133>

뇌옥 내부. 중앙의 복도를 사이에 두고 철창으로 구분된 수십개의 감방이 있고. 각 감방마다 사람들이 가득 누워있다. 여자는 여자들대로 남자는 남자들 대로.

훌쩍이며 소리죽여 우는 여자들도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 누워있지만 잠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여자들 틈에 반듯하게 누워있는 환설. 눈을 감고 누워있다

유달리 훌쩍이는 젊은 여자. 벽쪽으로 웅크린 채 운다. 환설에게서 멀지 않은 곳이고

노파; [이것아! 적당히 해둬!] 나이 든 여자가 듣다못해 고대 돌리며 타박을 하고

노파; [운다고 죽은 사람 돌아와? 살아있는 사람이라도 씩씩하게 버텨야지!]

노파; [아가씨께서 황금전장의 구원군을 이끌고 구하러 오실 거야!] [그때까지만 수모를 참고 견디면 돼!] 노파가 젊은 여자를 달래지만

<그랬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대륙상단을 끼고 있는 살인상단으로부터 우리 신장궁을 구해줄 수 있는 세력은 신녀문이나 무황성 뿐이겠지.> 한숨 쉬는 나이 든 여자들. 그러다가

노파중 한명이 옆에 누운 환설을 돌아보고

노파2; [환설이 넌 몸은 좀 어떠냐?] 묻고

노파2; [흑모신원인가 뭔가하는 그 짐승에게 험한 꼴을 당하지 않았느냐?] 묻지만 여전히 대답이 없는 환설

노파2; [혹시 어디 몸이라도 불편한 것이냐?] 걱정되어 돌아보는데

우둑! 우둑! 환설의 몸에서 뼈가 엇갈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게 무슨...> <환설이 몸에서 뼈와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주변 사람들 놀라서 환설을 볼 때

환설; (된다!) 흥분. 눈 감은 채

환설; (불이공자님 말씀대로 태환이형비결을 쓰니 내 몸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가 있다.) 흥분

환설; (흑모신원이란 작자가 막아놓은 혈도도 뚫을 수 있고...) 펑! 펑! 환설의 몸에서 작은 폭발들이 일어나고.

<무...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해!> <환설이가 설마 스스로 막힌 혈도를 풀고 있는 것인가?> 나이 든 여자들. 흥분. 초 긴장. 그때

환설; [휴우!] 긴 한숨 토해내고. 이어

스윽! 누워있던 자리에서 일어나고. 그러자

[환... 환설이 너...] 주변의 노파들 흥분하며 따라 일어나고

다른 감옥의 사람들도 놀라 돌아보고

환설; [쉬!] 손가락으로 입을 가려서 사람들을 조용히 시키고

환설; [제가 다행히 혈도를 풀었어요.] [다른 분들도 혈도를 풀어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파팟! 주변 여자들의 몸을 찍고

<스스로 혈도를 풀었다고?> <어떻게 그런...> 사람들 긴장하면서도 흥분하고

환설; (날이 새기 전에 결행 해야만 한다.) 여자들의 혈도를 풀어주면서 눈 번뜩

이어 환설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바로 청풍과 진상파가 빠져나간 동굴

환설; (그 동굴까지만 들키지 않고 이동할 수 있으면 신장궁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강렬한 눈빛

 

#134>

여전히 밤. 청풍과 진상파가 정사를 벌이고 있는 산신묘.

그 산신묘로 날아오는 나비들

스윽! 산신묘로 날아 들어가는 나비들.

산신묘의 바닥. 청풍과 진상파가 나란히 누워있다. 옷을 입었고. 청풍의 품에 진상파가 수줍은 표정으로 안겨 있는 모습이다.

청풍;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일까?) 우울

청풍; (역명신액에 이어 태음절맥을 지닌 유일한 여자인 진소저마저 내가 차지하고 말았다.)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진상파를 보며 소리없이 한숨 쉬고

청풍; (그 바람에 세황형님이 연명을 할 방법은 영영 사라졌다.)

청풍; (아무리 세황형님의 목숨이 귀하다 해도 내가 안은 여자를 세황형님에게 줄 수는 없으니...) 진상파를 꼭 끌어안고

진상파; [저는 여한이 없답니다.] 청풍의 품에 안긴 채 수줍게 말하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청풍

진상파; [반년 쯤 남은 목숨이지만 마음에 품었던 공자님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청풍의 가슴에 안기며 말하고

청풍; (진소서도 처음부터 내게 마음을 주고 있었구나.) 안도하고.

진상파; [다만 벽세황공자에게 못할 짓을 한 셈이라...] + [흑!] 말하다가 천장을 보며 눈 치뜨고

청풍; [왜 그러시오?] 놀라며 역시 천장을 보고

쿵! 커다란 나비들이 두 사람의 얼굴 위에서 하느작 거리고 있다.

청풍; (이 계절에 나비라면...) + [독호접!] 벌떡 일어나며 자기 몸으로 진상파의 몸을 가리고. 바로 그 직후

<아는 게 늦었다!> 피핑! 외침과 함께 세 개의 검은 구슬이 산신묘 밖에서 안으로 날아든다.

청풍; (벽력탄(霹靂彈)!) 콱! 경악하며 진상파를 강하게 끌어안는다. 직후

번쩍! 산신묘 안이 밝은 빛으로 가득 찬다

 

#135>

콰앙! 산신묘를 밖에서 본 모습. 산신묘 안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난다. 빛과 함께 불길이 터지고., 산신묘 지붕, 벽이 확 터진다. 단번에 산신묘가 박살나는 모습이다

콰쾅! 콰드드! 산신묘의 잔해들이 사방으로 날아가 떨어지고

화드드! 콰아아! 거센 불길이 산신묘 있던 자리를 휩쓴다.

신소심; [호호호! 꼴 좋구나!] 좀 떨어진 곳의 나무 위에서 불길을 보며 웃는 신소심. 주변으로 나비들이 날아다닌다.

화르르! 콰아아! 거센 불길이 산신묘가 있던 자리에서 피어오르고

신소심; [감히 내 어여쁜 얼굴에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남긴 대가다!] 얼굴에 난 상처를 만지며 마녀같이 웃고

신소심; [뼈는 추려줄 테니 염라대왕에게 잘 말해주거라!] 깔깔 웃는 신소심

 

#136>

<-신장궁> 새벽 녘. 아직 어둡고

[!] 눈 부릅뜨는 패소정. 따라온 두 명의 중년 자객도 경악하고

쿵! 뇌옥 앞. 지키던 무사들이 모두 죽어있다. 철문도 열려 있고

[이런...] 중년 자객 한 놈이 이를 갈며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하지만

이미 텅 비어있는 감옥 내부

[패령님!] 돌아보며 외치고

자객; [이미 한 놈도 뇌옥 안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패소정; [경보를 울려라! 아직 멀리 가진 못했을 것이다!] 이를 갈고.

[예!] 급히 짧은 피리를 꺼내 입에 무는 자객들.

삐익! 삑! 날카로운 피리소리가 그자들의 피리소리에서 터져 나오고

다른 곳에서 경비 서던 자객들 깜짝 놀라고

[파옥이다!] [신장궁의 떨거지들이 탈옥했다!] 삐익! 삑! 외침과 피리 부는 것을 반복하며 양쪽 방향으로 날아가는 중년 자객들

패소정; (도망친 것들을 잡아들이지 못하면 내게 불똥이 튄다!) 이를 갈고. 이어

패소정; (이번에는 독사굴에 던져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패소정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알몸으로 독사에 파묻힌 장면. 신소심과 함께 서로의 몸을 끌어안은 채 독사들이 몸으로 파고 드는 것을 막는 모습

패소정; (반드시 주모자를 찾아내야만 그나마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다.) 휘익! 날아가고.

 

#137>

신장궁 후면 절벽에 나있는 동굴, 그 동굴로 신장궁의 사람들이 서둘러 들어가고 있다. 이제 2-30명 남았다. 남자들이고. 패소정이 젊은 청년들과 남아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칼을 손에 들었고. 그때

어둠 속에서 달려오는 두 명의 노인. 커다란 상자를 양쪽에서 들고 달려온다.

노인1; [폭약을 가져왔다!] + 노인2; [다행히 살인상단 놈들이 본궁의 물건들은 건드리지 않았더구나.] 멈춰서고

패소정; [잘 하셨어요.]

패소정; [혹시 모를 추격에 대비해야 하니까 동굴 안쪽에 폭약을 설치하세요.]

[그러마!] [먼저 들어간다.] 사람들에 섞여서 안으로 들어가고. 바로 그때

삐익! 삑! 날카로운 호각소리가 들리고. 깜짝 놀라는 사람들

[환... 환소저!] [아가씨!] 청년들 겁에 질려 환설을 보고. 환설도 굳은 표정이지만

환설; [서둘러요! 우리가 뇌옥을 탈출한 게 발각된 것같아요.] 외치면서 자신은 오히려 동굴 앞을 떠나고

[서둘러라!] [빨리 들어가!] 사람들 동굴 안쪽으로 몰려 들어가고

환설; [폭약 설치를 서두르세요.] 돌아보며 외치고

[알았다!] [너도 빨리 들어와라!] 동굴 안쪽에 상자를 내려놓으며 외치는 노인들. 그때

휘익! 휙! 사방에서 새카맣게 몰려드는 자객들

[헉!] [벌써 저 살귀들이...] [안돼!] 환설과 함께 동굴 입구 지키던 청년들 사색이 되고

환설; [당신들도 들어가요.] 창! 칼을 뽑으면서 외치고

[아가씨는 어쩌시려고...] 동료들과 뒷걸음질 치며 묻는 청년

환설; [여차하면 난 다른 경로로 탈출할 수 있다.] 말할 때.

쐐액! 쏴아! 이미 환설의 바로 앞까지 쇄도하여 칼질을 하는 자객들

환설; [내 걱정은 말고 빨리 탈출해요!] 부악! 쩍! 칼을 벼락같이 휘둘러 자객들을 베고. 비명 지르며 죽는 자객들

이하 혼자서 자객들을 막는 환설. 칼을 빗발치듯 그어서 자객들을 토막 친다

그 사이에 청년들도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노인1; [이제 되었다!] 상자에서 빠져나온 도화선을 끌며 뒷걸음질치고

노인2; [빨리 들어와라! 도화선에 불을 붙여야한다.] 재촉하며 역시 뒷걸음질. 손에는 횃불을 들고 있다

환설; [지금 가요!] 홱! 부악! 자객들을 몇놈 더 칼로 베며 돌아서서 동굴로 달려가고. 헌데 그 직후

화악! 허공에서 동굴 입구로 날아 내리는 거대한 여자의 형상. 물론 패소정이다

환설; (거령철화!) 쩍! 이를 갈며 칼을 휘두르며 돌진한다. 패소정은 동굴 입구에 내려섰다. 환설에게 등을 보인 채.

환설; [비켜!] 부악! 강력한 칼질. 하지만

캉! 패소정의 등은 옷만 찢기고 환설의 칼은 철벽을 때린 듯 튕겨지고

환설; (금강불괴!) 비틀

힐끔 환설을 돌아보며 몸을 숙여 동굴로 들어가려 하고

환설; [불을 붙여요! 더 늦기 전에...] 패소정 뒤에서 외치고

노인2; [어쩔 수 없군!] 화악! 들고 있던 횃불을 도화선에 대고. 그 즉시 도화선이 불에 타들아가고

[!] 눈 부릅 패소정.

도화선의 불꽃이 상자로 달려가고. 그 배경으로 노인들이 동굴 안쪽으로 달려가며 돌아보고 있고

패소정; [폭약!] 팟! 도로 뒤로 홱 날아오르며 외치고. 직후

파직! 도화선의 불꽃이 상자 안으로 들어가고.

번쩍! 강렬한 빛이 일어나고

꽝! 동굴 안쪽에서 연기와 불길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패소정; [컥!] 콰쾅! 퍼펑! 튕겨나온 돌조각에 등과 머리를 맞으며 비틀하고. 그 앞쪽에서 환설도 팔로 얼굴 가리며 비틀거리고. 그런 환설의 뒤로 모여든 자객들도 겁에 질려 물러서고. 이어

텅! 터텅! 휘릭! 불꽃과 돌조각들이 동굴 앞의 공터에 비오듯 쏟아지고

패소정; [젠장!] 휘릭! 내려서며 돌아보고. 옷에 불이 붙었지만 상관하지 않는다.

환설; [호호호! 닭 쫓던 개를 직접 보게 되네.] 깔깔 웃으며 칼을 자기 목에 대고.

패소정; (저년이...) 홱 돌아보는 패소정

환설; (생포되어 수모를 당하느니...) + [네년을 물 먹였으니 여한은 없다.]

환설; [다음 생에서도 원수지간으로 만나도록 하자.] 슥! 칼로 자기 목을 베어간다

패소정; (안돼!) 덮쳐가며 손을 뻗고

[헉 저년이...] [자객인 우리보다 더 독한 년이다!] 자객들 놀라고

환설; (포로로 잡혀 수난을 당할 바에야...) 눈 감으며 목을 베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쿡! 쿡! 환설의 등을 몇군데 찍는 살천인조. 언제 나타났는지 알 수가 없고.

환설; [언... 언제...] 몸이 마비되어 눈 치뜨며 칼을 떨구고. 목에는 조금 상처가 났다

살천인조; [어린년이 할 짓이 없어 자결을 하누?] 쓰러지는 환설을 보며 혀를 차고

패소정; (살았다!) 안도하며 급히 멈춰서고

털썩! 나뒹구는 패소정. 기절했다.

패소정; [폐를 끼쳤어요 인조님!] 포권하고

살천인조; [폐는 무슨...] 말하며 동굴 쪽을 보고

살천인조; [주모자는 잡긴 했지만 뒤처리가 복잡해졌구먼.] 혀를 차며 동굴 입구를 보고

쿵! 동굴 입구는 폭발의 여파로 무너져 있다.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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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저녁 무렵. 지난밤 격전이 벌어졌던 모래 톱. 그곳에 여러 명이 서있다. 흑사, 백사, 요사, 살사, 그리고 거대한 까마귀 식인오. 식인오의 선 키는 사람만하고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모래톱 위의 양지 바른 언덕. 섭장천이 묻혀있던 곳. 하지만

섭장천이 묻혀있던 곳은 구덩이 형태가 되어 있다. 무언가 빠져나온 모습이고

흑사; [분명한가?] 요사에게 묻고

요사; [틀림없어요.] 끄덕이며 식인오를 보고. 식인오는 부리를 내려서 구덩이의 냄새를 킁킁 거리고 있다.

요사; [이 구덩이에는 얼마 전까지 누가 누워있었어요.] [흙에 묻어있는 소량의 피 냄새를 식인오가 확인했어요.]

흑사; [청풍이 놈이 자객들의 시체를 묻어주었을 리는 없고...]

백사; [진상파 아니면 섭늙은이가 이 구덩이에 누워있었겠군.]

요사; [진상파는 정신을 잃긴 했지만 죽을 정도의 중상을 입은 상태는 아니었어요.] 고개를 젓고

살사; [무애검조!] 이를 갈고. 다른 사람들 돌아보고. 식인오도 움찔! 하며 겁을 먹은 표정으로 돌아보고

살사; [이 구덩이는 청풍이 놈이 섭늙은이의 시체를 묻었던 무덤이 틀림없소!]

흑사; [무애검조... 육십년 넘게 천하제일인으로 군림해온 그 늙은이가 죽었다?]

백사;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길세.]

백사; [그 늙은이는 지척에서 대량의 폭약이 폭발하는 충격에 휘말렸을 걸세.]

백사; [그 때문에 심각한 내상을 입었을 텐데...] [청풍이 놈을 구하기 위해 남아있는 생기를 쥐어짜내었을 게야.]

살사; [지난 밤, 우리가 그 늙은이의 허장성세에 겁을 먹고 달아나지만 않았어도 깔끔하게 일을 끝낼 수 있었을 거요.] 이를 갈며 분해하고

요사; [아마 우릴 겁준 게 무애검조의 마지막 몸부림이었겠지.] 끄덕

흑사; [그렇다 치고...] 찡그리고

흑사; [그 늙은이의 무덤이 파헤쳐진 건 또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느냐?]

요사; [그게 풀리지 않는 의문인데...]

요사; [가장 가능성이 있는 가설은 누군가 우리보다 먼저 이곳에 들러 섭가 늙은이의 시신을 파내갔을 거라는 거예요.]

백사; [섭늙은이의 시신은 여러모로 쓰임새가 있으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구먼.] 고개 끄덕이고

요사; [식인오가 피 냄새를 확인했으니 추적을 하도록 시키겠어요.] 딱!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끼룩! 돌아보는 식인오

요사; [지금 여기서 맡은 피 냄새의 주인을 찾아라! 세상을 다 뒤져서라도...] 두 손을 들어 주문 외우는 자세로 말하고

끼룩! 고개 끄덕이는 식인오

화악! 날아오르고

멀리 사라지는 식인오

흑사; [일단 섭늙은이의 시신을 찾는 건 식인오에게 맡기고...] [우린 본래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하자.]

백사; [그래야하는데...] [지난밤 겪어보았듯이 살인상단의 잡것들은 그다지 믿을만한 게 못되는 게 문제야.]

흑사; [자네 말뜻은?] 눈 번뜩이고

백사; [이걸 드디어 쓸 때가 되었다는 뜻이지.] 슥! 품속에서 부적 뭉치를 꺼내고.

<각몽초혼부(覺夢招魂符)!> 눈 번뜩이며 긴장하는 흑사와 요사

 

#47>

작은 마을. 청풍이 진상파와 함께 머물고 있는 그곳

객잔. 밤이 깊어 불이 꺼져 있고

독채. 불이 꺼져 있고

불 꺼진 침실. 방이 좀 좁다. 청풍이 침대에 누워있다. 거궐신검은 탁자에 올려져 있고

잠이 들지 못하고 있는 청풍. 천장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왼손에는 불멸환혼건의 내용이 그려진 천이 들려 있다.

오른손을 들어 보는 청풍. 손가락이 잘렸다가 다시 자라난 흔적이 보이고

이하 섭장천과의 대화가 청풍의 뇌리에 떠오른다. #22>의 장면

 

섭장천; [사조가 잠시 훑어본 것이지만 불멸환혼건을 완전히 익힌 사람이 죽는 것은 오직 세 가지 경우뿐일 것같다.] 다시 천을 보면서

섭장천; [머리가 부서지는 것과 목이 잘려 몸통과 분리되는 것이 그중 두 가지고...] 천의 그림들을 살피고

섭장천; [몸이 독에 모두 녹거나 불에 심하게 타버려서 형체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가 세 번째다.]

청풍; [그... 그럼...] 흥분과 기대

섭장천; [네 외조부가 네 아비의 시신을 불태우거나 녹여버리지는 않았겠지?]

청풍; [어딘가에 유기한 것같지만 아버지의 유해를 훼손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고개 끄덕이고

섭장천; [그럼 아마 네 아비는 어떻게든 살아났을 것이다.] 끄덕이고

회상 끝

 

청풍; (지금 내게 이룰 수 있는 단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보고 있던 오른손의 주먹을 꽉 쥐고

청풍; (사조님 말씀대로 아버지가 어딘가에 살아계시는 것뿐이다.) 입술 깨물고

청풍; (어머니는 살아 계시다고 하니 내가 힘을 길러서 구해내면 되고...) 생각하고. 이어지는 회상. #30>의 장면.

 

섭장천; [사조의 무공만으로는 혈궁과 마천루를 압도하긴 어렵다.] [가능하다면 천추각을 찾아서 무제의 절기를 수습하도록 해라.]

회상 끝

 

청풍; (천추각...) 왼손에 든 천을 들어 보고.

청풍; (아버지는 이 그림 어딘가에 천추각의 위치를 숨겨두셨을 것이다.) 오른손으로도 천을 펼쳐서 보고. 천에는 네 가지 신령스러운 짐승들인 사령, 즉 용, 호랑이, 봉황과 기린의 모습과 전형적인 십장생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청풍; (어머니를 구해드리기 위해서라도 천추각은 반드시 찾아내야한다.)

청풍; (진상파를 숭명도까지 데려다준 후 혈궁의 추적도 피할 겸 천추각을 찾아가자.) 고개 조금 끄덕

청풍; (숭명도까지 가는 동안 찬찬이 살펴보면 이 그림의 비밀을 풀 수 있겠지.)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달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누가...) 경계하며 일어나면서 탁자에 놓인 거궐신검을 향해 손을 뻗는데

진상파; [미... 미안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진상파. 잠옷 차림이고 왼손으로는 베개를 안고 있다.

청풍; (진상파!) 당황. 탁자로 뻗던 손을 거두고

진상파; [무... 무서워서... 함께 자면 안돼?] 울먹이며 청풍을 보고. 뒤로 문을 닫으며

청풍; (정말 어린애가 되었구나.) + [바로 옆방에 내가 있는데 무섭기는 뭐가...]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울먹이는 진상파의 얼굴

청풍;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이 있어요.] 그걸 보고 한숨 쉬는 청풍

청풍; [아무리 친척지간이라고 해도 남녀가 함께 잘 수는 없지만...] 한숨 쉬며 침대 안쪽으로 가고

청풍; [집에 돌아갈 때까지만 함께 자도록 해요.] 옆의 자리를 두드리고

진상파; [고... 고마워!] 활짝 펴지는 얼굴로 달려오고

진상파; [쫓아내지 않아서 고마워!] 와락 안긴다. 어쩔 수 없이 끌어안는 청풍

진상파; [바람소리도 그렇고... 너무 무서워서 잠이 오질 않았다구!] 청풍의 품에 안겨 침대에 누우며 울먹이고

청풍; (큰일은 큰일이다.) 한숨 쉬며 이불을 끌어올려 함께 덮고

<숭명도까지 가려면 열흘 이상이 걸릴 텐데 매일 밤 이런 곤욕을 치러야하니...> 반듯하게 누운 청풍과 청풍의 품에 안겨 좋아라 하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8>

밤. 높은 산. 산 정상에 커다란 향로가 하나 서있고. 향로에는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향로를 둘러싸고 서서 주문을 외우는 요사와 흑사와 백사. 살사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고 있고

각기 손에 몇 장 씩의 부적을 들고 주문을 외우는 세 사람. 아주 진지하고

살사; (각몽초혼부...) 그걸 보며 생각하고

살사; (무림에는 우리 혈궁의 살인병기들인 미몽살객(迷夢殺客)이란 자들이 존재한다.)

살사; (우리 혈궁에 혼백을 판 대가로 영원한 삶을 누리고 있는 일종의 살아있는 강시(畺屍)들인데...)

살사; (평소에는 평범한 사람처럼 살고 있다가 각몽초혼부의 명령을 받으면 가공할 살귀(殺鬼)들로 돌변한다.)

살사; (장강 일대에도 미몽살객이 최소한 서른 명이 있고...)

살사; (그자들을 깨워서 부리면 어렵지 않게 청풍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살사; (하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아라 청풍아!)

살사; (그래야 내 손으로 네놈의 각을 뜨는 즐거움을 맛 볼 수 있을 테니...) 사악하게 웃는 살사. 그때

주문을 외우며 부적들을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던지는 흑사, 백사, 요사. 그러자

펑! 갑자기 불길이 크게 일어나고

살사; (시작되었군!) 눈 번뜩이고

화르르! 치솟는 불길. 그 불길들이 사람 형상을 만들더니

쿵! 불길이 청풍의 얼굴로 변한다. 이어

화르르! 청풍의 얼굴을 이루던 불길들이 갈가리 쪼개지더니 수없이 많은 나비가 되는 불길들.

화악! 사방으로 흩어져 날아가는 나비들. 이제 향로에서는 불이 꺼지고 있고

흑사; [되었다!] 사방으로 날아가는 불꽃의 나비들을 보며 손을 내리고

흑사; [미몽살객들이 깨어나면 청풍이 놈이 어딜 가든 찾아내겠지.]

요사; (뜻대로 된다면 좋겠지만...) 찡그리고

<어쩐지 귀한 각몽초혼부만 허비한 듯한 예감이 든다.> 나비가 사방으로 퍼지고 있는 산 정상의 모습 배경으로 요사의 생각 나레이션

 

#49>

깊은 밤. 넓은 강가의 어느 도시.

어느 저택. 깊은 밤이라 건물들에는 모두 불이 꺼져 있고

그 저택으로 날아드는 불꽃으로 이루어진 나비

팔락이며 어느 건물로 가는 나비

슈우! 창문을 그림자처럼 통과하는 불꽃의 나비

건물 안쪽은 화려한 침실, 침대에는 부자처럼 보이는 뚱뚱한 노인이 화려한 잠옷을 걸친 채 어린 계집을 끼고 잠이 들어 있다.

팔락! 그 뚱보의 이마로 달라붙는 나비

움찔! 하는 뚱보

슈우! 이마로 스며들어가는 나비

번쩍! 눈을 뜨는 뚱보

뚱보의 뇌리에 떠오르는 청풍의 얼굴

뚱보; [흐흐흐!] 마귀처럼 웃으며 벌떡 일어나고. 그 바람에 깨는 여자

여자; [대인, 왜 그러세요?] 눈 비비며 일어나고. 하지만

콱! 여자의 목을 움켜잡는 뚱보의 손

여자; [끄윽...] 목이 부러져 죽고

뚱보; [이청풍... 이청풍...] 여자의 시체를 움켜잡고 일어나고

뚱보; [자극 없는 삶이 너무 길어 무료하던 차에 잘 되었다.] 팟! 여자의 시체를 집어던지며 웃고

뚱보; [달아날 수 있을 만큼 달아나봐라! 그래야 사냥하는 즐거움도 커질 테니...] 펑! 창문을 박살내며 날아나가고.

[크크크!] 마귀처럼 날아가는 뚱보

 

#50>

그 도시의 홍등가. 깊은 밤이지만 아직 북적대고 있고.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거리에는 호객하는 기녀들과 술 취한 한량들이 뒤엉켜 있고

어느 기루. 들려오는 웃음소리, 풍악소리

넓은 방안. 야한 옷을 입은 마릴린 먼로같은 분위기의 글래머 여자가 춤을 추고 있다. 칼춤이다. 두 개의 칼을 들고 너울너울 춤을 추고. 이 기녀의 이름은 진원원. 몇 번 나올 조역. 그걸 보며 손뼉치며 좋아하는 한량들 몇 명. 한량들은 기녀들을 끼고 술을 마시는 중이고.

요염한 자태로 춤을 추며 한량들에게 추파를 날리는 진원원. 그때

창문으로 날아 들어오는 반투명한 나비

그 나비가 진원원의 이마에 달라붙고. 순간

요염하던 진원원의 눈이 부릅떠지며 마녀같이 변하고

춤추는 걸 멈추며 멈춰서는 진원원.

한량들 흠칫! 하고

진원원의 뇌리에 떠오르는 청풍의 모습

[뭐하는 거냐?] [춤추다 말고 뭔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야?] 한량들이 눈 부라리는데. 다음 순간

진원원; [방해된다!] 샤악! 삭! 질풍같이 춤을 추며 양손의 칼을 휘두르는 진원원. 목이 잘리며 죽는 한량들

[아악!] [꺄악!] 한량들이 끼고 있던 기녀들이 비명 지르며 주저앉고.

진원원; [시끄럽다 이년들아!] 그년들도 베어 죽이는 진원원

퍼억! 퍽! 나뒹구는 기녀들의 시체

진원원; [실로 오랜만에 맡긴 임무가 무공도 모르는 어린놈을 사로잡으라는 거란 말이지?] 배시시 웃고

진원원; [재미있는 여흥이 되겠어!] [기녀 노릇도 질리던 참이었으니...] 호호호! 마녀처럼 웃으며 방을 나간다.

 

#51>

연달아 나비를 만나는 사람들.

밤 낚시를 하던 늙은 어부.

오두막에서 노파와 잠들어 있던 늙은 농부.

푸줏간에서 고기를 칼로 자르던 백정,

규방에서 수를 놓고 있던 부잣집 안방 마님등등

<이청풍!> <이청풍!> <놈을 잡는 것이 그대들 미몽살객의 임무다!> 위의 사람들이 각자 무기를 들고 밤하늘을 날아가는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52>

<-숭명도(崇明島)> 낮. 드넓은 강 가운데 떠있는 섬. 산은 없고 평평한 섬인데 그 섬 너머는 바다. 섬에는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있다. 공장같이 굴뚝들이 여기저기 서있고. 섬에는 포구가 있어서 그 포구로 배들이 많이 드나든다

<-천병신기보(天兵神器堡)> 섬의 건물들 배경으로

웅장한 건물. 주변으로 대장장이들로 보이는 사람들 오가고

진무륜; [그게 언제 벌어진 일인가?] 거실에 놓인 화려한 의자에 앉아서 놀라고. 진무륜은 <보보경천>에 진무륜 캐릭터. 꼬장꼬장한 인상의 노인.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병신기보 보주 귀수신장(鬼手神匠) 진무륜(陳無崙)>

황총관; [사흘 전 밤이라고 합니다.] 깡마른 중년인이 보고한다. 신경질적으로 생겼고. 천병신기보의 총관이다. 몇 번 안 나올 비중 없는 조연. 성이 황씨라 황총관으로 표기

황총관; [동정호를 빠져나온 무애호유선은 무창에 못 미친 곳에서 파선한 것같습니다.]

진무륜; [파선?] 찡그리고

진무륜; [황(黃)총관!] [자네는 본보가 재주를 다해 만든 무애호유선이 바다도 아니고 강을 내려오다가 파선한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쾅! 주먹으로 의자 손잡이를 치며 화를 내고

황총관; [속하도 믿고 싶지 않지만 모든 정황이 무애호유선의 파선을 알리고 있습니다.] 눈치 보며

황총관; [무애호유선의 파편이 무창 일대에서 속속 발견되고 있으며...] [본보의 식구들의 시신도 여러 구 인양되었다고 합니다.]

진무륜; [그러면 상파도...] 눈 부릅

황총관; [아직까지는 소보주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만...] 자신 없는 표정으로 말하고

진무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상파의 행적을 찾...] + [!] 말하다가 뭔가 깨닫고

진무륜; [동정호를 떠난 무애호유선에 혹시...] 긴장하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가

황총관; [무애검조와... 무애검조의 후계자로 선포된 이청풍이란 소년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진무륜; [이런...] 털썩! 다시 등을 의자에 기대며 심각한 표정이 되고

황총관; [현재 무애검조와 이청풍이란 소년의 생사도 확인이 안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눈치 보면서

진무륜; [총관...] 갈아앉은 음성으로

황총관; [예 보주님!]

진무륜; [창고를 열어서 본보가 보유하고 있는 재물을 모두 제왕성으로 보내게.]

황총관; [재물을 말입니까?] 놀라고

진무륜; [일단 재물을 보내서라도 제왕성의 분노를 갈아 앉히도록 시도해봐야겠지.] 허탈한 표정

진무륜; [그리고 그게 안 통할 가능성이 다분하니 숭명도 전체를 요새화 해야할 테고...] 침통한 표정으로

황총관; (제왕성이 본보에 죄를 묻기 위해 쳐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구나.) 침 꿀꺽! 삼키고

진무륜; [지금 이 순간부터 본보의 장인들은 작업을 멈추고 숭명도를 요새화하는데 전념하라 전하라.]

황총관; [존명!] 포권하고

서둘러 나가는 황총관

진무륜; (상파 이것이 기어코 사단을 일으켰구나!) 주먹 꽉 쥐고

진무륜; (얼마 전 창고에서 꺼내간 서른 근의 화약으로 무얼 했나 했더니...) (제 아비의 복수를 할 도구를 만들었구나!)

진무륜; (자식 된 도리로 아비의 복수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긴 하다만...) 한숨

<상파, 그것의 집착과 분노로 인해 우리 천병신기보는 노부 대에서 문을 닫아야할 것같구나!> 혼자 남은 고독한 모습의 진무륜 모습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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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파; [귀하가 마환존자이신가요?]

마환존자; [크크크! 그렇다! 본좌가 마환존자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며 웃고

마환존자; [이곳은 본좌의 환술이 창조한 환몽계(幻夢界)다!] [환몽계에 들어온 이상 너희들의 운명은 정해졌다!]

[낄낄낄! 오좌(五座)만 기분을 내면 섭섭하외다!] 스윽! 다른 기둥 하나가 역시 사람으로 변하며 흑관철시시가 나타난다.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움직이는 데는 문제가 없는 모습이고

마환존자; [여섯째, 네 장난감의 상태는 어떠냐?] 흑관철시에게

흑관철시; [직접 보시구려.] 한쪽 기둥을 보고. 그러자

[키키키!] 그 기둥이 미이라, 즉 마시로 변한다. 가슴이 사발 형태로 뭉개져서 뼈가 튀어나왔지만 움직이는 데는 무리가 없고

마환존자; [확실히 마시는 대단하군!] [보통의 강시라면 이미 폐기물이 되었을 텐데...] 끄덕이며 감탄하고

흑관철시; [아홉째가 저놈에게 중상을 입었소.] [임무도 임무지만 아홉째의 복수부터 해야겠소.] 지팡이를 휘두르고. 그러자

끼끼! 마시가 움직이며 청풍과 진상파에게 다가온다

세 사람이 청풍과 진상파를 삼면에서 포위한 형상이 되고.

진상파; [휴우! 정말 모르겠군요.] 짐짓 한숨. 청풍은 얼굴이 벌개진 채 비오듯 땀을 흘리며 침묵하고 있고

진상파; [살인상단에서 십대자객중 세 명씩이나 동원해서 우릴 노릴 가치가 있기나 한가요?]

마환존자; [인황경을 다오. 그럼 살려주마!] 손을 내밀고

진상파; [인황경이라니요?] [세상에 그런 책이 있었는가요?] 시치미 떼고

흑관철시; [크크크! 말로 해선 안될 계집이군.] 살기를 뿜어내고.

흑관철시; [네년은 살려서 데려오라는 소단주의 지시가 있었다만...] [데려가기 전에 흠씬 귀여워해줘야겠다.] 진상파의 아래 위를 보며 입맛 다시고

찡그리는 진상파. 그때.

청풍; [여기서!] 갑자기 입을 여는 청풍. 아주 힘들게 입을 여는 것 같고. 온몸에서 땀이 비오 듯 흐른다.

모두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물러가지 않는다면 죽는다.] 으르렁. 그러자

흑관철시; [크크크! 우리를 뭘로 보고 잘도 그런 개소리를...] 어이없어 하고. 하지만

청풍; [셋을 셀 동안 결정해라.] 살벌. 그러자

흑관철시; [오좌! 아무래도 저놈은 진심인 모양이오.] 약간 겁먹은

청풍; [하나!] 숫자를 세기 시작하고

마환존자; [확실히 이상한 놈이로군.] 갸웃

마환존자; [황금전장 같은 돈버러지들이 어떻게 저런 고수를 길러냈단 말인가?] 찡그리며 말하고

청풍; [둘!]

마환존자; [절세고수라는 존재는 비급이나 영약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닌데...] 갸웃하며 말할 때

청풍; [셋!] 쩍! 쩍! 외침과 함께 이미 마환존자와 흑관철시의 몸이 동시에 베어진다. 엄청난 쾌검을 쓴 청풍. 마치 검도의 짚단베기 하듯 베었다.

진상파; (가... 가공할 쾌검!) 놀라 입을 가리고. 그때

흑관철시; [그윽!] 이마가 반으로 베어져 피가 흐른다.

마환존자; [노... 노부의 환술을 이토록 쉽게...!] 마환존자는 어깨에서 반대편 허리까지 베어져 휘청.

퍼억! 나뒹구는 흑관철시.

풀썩 쓰러지는 마환존자.

진상파; (살인상단 십대자객 중 두 사람을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간단히 베었어!) 역시 놀랄 때

츠츠츠! 돌연 마환존자의 몸은 연기로 변해 사라지고,

진상파; (마환존자의 시체가 사라졌다!) 놀랄 때

화악! 주위의 경물이 모두 정상으로 돌아온다. 청풍과 진상파가 있는 곳은 여전히 객점 후원의 파괴된 정원이다.

진상파; (환술이 깨어졌다!) 놀라고 안도하며 두리번.

<흑관철시는 확실히 죽었지만...> 바닥에는 머리가 쪼개진 흑관철시의 시체가 보인다. 그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진상파; (마환존자의 시체와 마시가 안 보인다!) 급히 돌아보고. 직후

마시가 양팔로 마환존자와 백일몽을 끼고 객점 지붕을 뛰어넘어 도주하는 것이 보인다. 마환존자는 허리에 깊은 상처를 입었을 뿐 실제로 몸이 동강나지는 않았다.

진상파; [마환존자는 죽지 않았어요!] 그걸 가리키며 외치고

진상파; [단지 중상을 입었을 뿐인데 환술로 죽은 척 했을 거예요.] + [!] 청풍을 돌아보며 말하다가 눈을 치뜬다.

일본도로 땅을 짚은 채 부들부들 떠는 청풍, 이를 악문다. 얼굴이 시뻘개지고 온몸에서 빰이 비오듯. 욕정이 극에 달했다.

진상파; [공자! 괜잖으세요?] 깜짝 놀라며 다가가 부축하려 손을 내밀지만

청풍; [물... 물러서시오!] 팟! 일본도를 뽑으며 급히 물러선다. 비틀거리면서

[!] 멈칫! 하는 진상파

청풍; [소... 소저도 우리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아실 거요.] 헐떡이며 시선을 피하고

진상파; (우리 둘 다 지독한 미약에 중독되었어!) 얼굴 발개지며 당황

진상파; (이 미약은 내공과 관련이 있어서 내공을 쓰면 독성이 빠르게 퍼진다.) (그 때문에 쓸 내공이 없는 나는 아직 견딜만하지만...)

<살인상단의 살귀들과 악전고투를 치루느라 내공을 과도하게 쓴 불이공자는 이미 독성이 극에 달해있어!> 비틀거리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살... 살인상단의 자객들은 일단 몰살시켰으니... 당분간 안전할 거요.] 헉헉 대며 일본도를 칼집에 꽂고

청풍; [위험하고 힘들겠지만... 소저 혼자 신장궁 낙양지점을 찾아가시오.] [나... 난 더 이상 소저를 보호할 수가 없게 되었소.] 비틀거리며 월동문쪽으로 가려 하고

진상파; [공자!] 따라가려 하고

청풍; [따라오지 마시오!] 고개 조금 돌려 버럭

[!] 멈칫! 멈춰서는 진상파

청풍; [날... 날 따라오면 용서하지 않겠소.] 비틀거리며 월동문 쪽으로 가고.

진상파; (어... 어떻게 해야 하지?) 당황 초조

진상파; (불이공자를 이대로 보내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월동문을 나가는 청풍을 보며 발 동동

진상파; (그렇다고 불이공자와 함께 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초조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그때

[고민이 되시는 모양이구려.] 스윽! 갑자기 진상파의 뒤로 누군가 나타나며 속삭이고. 눈 부릅뜨는 진상파

신행태보; [그 고민, 본인이 덜어드리겠소이다!] 파팟! 진상파의 뒤에서 등의 혈도를 찍고.

진상파; [악!] 짧게 비명 지르며 비파를 놓치고

재빨리 진상파를 두 팔로 안는 신행태보

따당! 바닥에 떨어지는 비파. 요란한 소리를 내고

[!] 월동문을 나가던 청풍의 눈이 부릅.

홱 돌아보는 청풍.

따다당! 바닥에 나뒹구는 비파. 진상파는 보이지 않고

청풍; [소저!] 팟! 다시 월동문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고.

하지만 비파만 나뒹굴 뿐 진상파는 보이지 않고

청풍; (진소저가 누군가에게 납치당했다!) 급히 비파를 집어들고

청풍; (어쩌면 미약을 살포한 건 진상파를 납치한 자의 소행일지도 모른다.) 비파를 들고 두리번.

청풍; (범인은 경신술이 대단해서 이미 내 이목 밖으로 벗어났다.) 한손을 관자노리에 댄 채 찡그리고. 초조

청풍; (시간이 지체되면 자칫 천추의 한을 남길 수도 있는데...)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코로 무언가 흘러든다

청풍; (이 향기...!) 급히 비파를 살피고

비타의 울림통 안에 작은 향낭이 매달려 있다

청풍; (비파의 울림통 안에 향낭(香囊)이 들어있다!) 냄새를 맡고

청풍; (이 향낭의 냄새와 진소저의 몸에서 나는 향기는 일치할 것이다.) 고개를 들어 코로 공기의 냄새를 맡고

청풍; (역명신액 덕분에 보통 사람과는 비교도 안되게 민감해진 오감을 이용해서 향기를 추적해야한다.) 킁킁! 코를 벌름

슈우! 그런 청풍의 코로 한쪽에서 실같은 냄새가 전해진다

청풍; (이쪽이다!) 팟! 날아오르고

청풍; (부디 늦지 않았기를...) 쐐액! 그 냄새 가닥을 따라 날아간다

 

#131>

청풍이 떠나면서 조용해지는 현장. 흑관철시의 시체와 수십 명의 살인상단 자객들의 시체만 뒹굴고 있다. 정원은 박살나고 건물 일부도 무너졌고. 헌데

팔락! 그 폐허 위로 나비 한 마리가 펄럭이며 나타나더니

신소심; [여기서 한바탕 신명나게 놀았네.] 자박! 산책하듯 가벼운 걸음걸이로 나타나는 신소심. 뺨에 길게 흉터가 있는 것 주의. 몸 주위로 여러 마리의 나비가 날아다닌다.

신소심; [조금 빨리 따라붙었으면 나도 놀이에 참여할 수 있었겠지만...] 흑관철시의 시체로 다가가고

흑관철시의 끔찍한 시체

신소심; [여섯째 오라버니의 끔찍한 몰골을 보니 늦게 도착한 게 다행이었던 것같아.] 손으로 입을 가리고

신소심; [그 무서운 인간이 다시 만난 날 살려둔다는 보장이 없으니...] 둘러보고

널려 있는 시체들과 두 동강이 난 철관

신소심; [만년한철로 만들어진 여섯째 오라버니의 관도 베어버렸고...] [대체 그 인간이 베지 못하는 게 뭐야?] 코를 벌름 거리고

신소심; [냄새로 미루어보건 데 다섯째 오라버니와 아홉째 언니도 여기 있었어.]

신소심; [하지만 시체는 없는 걸 보면 마시와 함께 두 사람은 불사일검의 살수에서 벗어난 것 같네.] 코를 벌름거리고

신소심; [이쪽이야!] 청풍이 간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신소심; [그 인간은 이쪽으로 사라졌어.] 팟 날아오르고

신소심; [다섯째 오라버니를 추격한 건 아닌데... 무슨 일로 이쪽으로 간 것일까?] 휘익! 날아가고. 나비들도 따라서 날아가고

신소심; [죽일 시도는 못하겠지만 일단 그 인간의 행적은 확인해두어야만 해.] [그래야 곧 따라붙을 소단주에게 책 잡히지 않을 테니...] 날아가고

 

#132>

깊은 산중. 계곡.

계곡 끝에 낡은 사당이 있다. 사당 옆에는 아주 오래 된 나무도 한 그루 서있고

<山神廟>라는 낡은 간판이 사당 입구 처마에 붙어있고.

화악! 그곳으로 새처럼 날아 내리는 청풍. 허리에는 일본도. 왼손에는 비파를 들고 있다. 비파의 목 부분을 잡고 있는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고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다

산신묘에서 흘러나오는 냄새

그 냄새가 청풍의 코로 흘러들고

[...] 산신묘로 다가가는 청풍. 직후

신행태보; [코가 정말 좋구만.] 산신묘에서 나오는 신행태보. 풀었던 허리띠를 매면서

청풍; [...!] 표정이 살벌해지고.

스릉! 일본도를 뽑는 청풍

신행태보; [이봐 진정하라구!] [자네가 너무 빨리 따라붙어서 아직 재미를 보진 못했어!] 웃으며 옆으로 물러서고

드러나는 산신묘의 내부 모습. 바닥에 진상파가 힘없이 누워있는데 얼굴이 달아오른 채 눈을 감고 있고. 옷이 흩어져 젖가슴 일부와 아랫도리가 드러나 있다. 완전히 벗긴 건 아니고 치마를 걷어 올려 강간하려다가 멈춘 모습이고

신행태보; [기왕 이렇게 왔으니 함께 갈라먹는 게 어떤가?] 뻔뻔하게 웃고

신행태보; [자네도 지금 여자를 매우 필요로 하는 상황 아닌가?] + [!] 말하다가 눈 부릅. 이미 그자의 가슴을 찌르고 있는 청풍의 일본도.

꽝! 신행태보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신행태보의 몸이 뒤로 날아간다

쾅! 등이 산신묘의 기둥에 부딪혀 산신묘를 뒤흔드는 신행태보의 몸.

드드드! 푸스스! 산신묘 전체가 흔들리면서 먼지가 진상파의 몸 위로 떨어지고

청풍; [...] 일본도를 내지른 상태로 뭔가 생각하는 청풍.

신행태보; [우와! 정말 빠르군! 직접 봐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야!] 웃으며 기둥에 기댔던 몸을 세우고

신행태보; [하지만 어쩐다?] [내게는 자네의 그 검법이 전혀 통하지 않으니 말일세!] 웃으며 가슴을 보고.

쿵! 그자의 가슴 부분의 옷이 터졌는데 그 부분에 번쩍이는 금속의 방패 같은 것이 들어 있다.

신행태보; [다른 건 몰라도 쇠붙이는 날 해꼬지 하지 못해!] [그건 해가 뜨고 지는 것같은 절대적인 사실이야.] 웃으며 다시 청풍의 앞으로 걸어오고

청풍; [철왕각...] 중얼

청풍; [오행륜중 철왕각의 후손이로군.]

신행태보; [오오오! 검법 뿐 아니라 안목도 탁월하구만! 감탄했어!] 짝짝! 박수치며 유쾌하게 웃고

신행태보; [자네가 짐작하는 대로 나는 철왕각의 당대 각주야.] [신행태보 종선이 세상에 알려진 내 이름이지.] 푸스스! 말하는 그자의 가슴 부분에서 강철의 방패같은 것이 흩어져 안개처럼 변하고

청풍; [신행태보 종선...] [출신 내력이 알려지지 않은 풍류한량이고 악명 높은 도둑인 당신이 철왕각의 각주였군.]

신행태보; [풍류한량이라는 평판은 좋지만 도둑이라는 말을 빼줘.] [난 그냥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참지 못하는 성격일 뿐이니...] 뻔뻔하게 웃고

청풍; [진소저와 내게 미약을 쓴 것도 그 죄 많은 성격 때문인가?] 노려보고

신행태보; [부인하진 않겠네.] [자네와 진소저에게 소연용연향을 쓴 건 바로 나니까.] 뻔뻔하게 웃고

청풍; [단순히 진소저에게 흑심이 있어서 소연용연향이란 것을 쓴 건 아니겠지?] 강렬한 눈빛

신행태보; [하여간 숨길 수가 없군.] 피식

신행태보; [확실히 내가 자네와 저 계집에게 손을 쓴 건 누군가의 부탁을 받아서였어.] 산신묘의 진상파를 가리키고

청풍; [그게 누구냐?]

신행태보; [개인적으로 빚을 진 처지라 이름을 말해줄 수는 없고...] [기왕 이렇게 만난 거 내 제안이나 들어보지 않겠나?]

[...] 대답하지 않는 청풍

신행태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자네가 쓰는 검법의 연원을 알고 있어.] [오행륜중 을목도(乙木島)의 광음절영검(光陰絶影劍)을 극한까지 익혔겠지.]

여전히 대답하지 않는 청풍

신행태보; [빛이 존재하는 한 나무는 반드시 자라는 것처럼 광음절영검은 어떤 경우라도 적을 벨 수가 있다고 알려졌지.]

신행태보;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광음절영검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상대가 바로 철왕각의 후예인 나야.]

신행태보; [오행상극(五行相剋)은 절대불변의 진리고 나의 철왕각은 금극목(金克木)의 이치로 을목도의 모든 무공을 이길 수 있거든!]

청풍; [절대라는 말을 너무 쉽게 입에 올리는군.]

신행태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고... 이제 내 제안을 말하지.]

청풍; [철왕각의 몇 대 전인인가?] 불쑥 말하고.

신행태보; [그러는 자네는 을목도의 몇 대 전인인가?] 찡그리며

청풍; [먼저 물었다!] 싸늘.

잠시 두 사람 사이에 긴장. 그러다가.

중년인; [젊은 친구가 도대체 양보라는 걸 모르는구먼.] 한숨.

중년인; [좋아. 나잇살이나 더 먹은 내가 양보하지.] [나는 철왕각의 삼십칠대 전인일세.] [자네는?] .

청풍; [굳이 따지자면 을목도의 십육대 전인이겠지.]

신행태보; [십육대?]

신행태보; [십육대라면 나와 거의 육, 칠백년의 차이가 있는데...] + [!] 깨닫고

신행태보; [그렇군! 을목도는 칠백여년 전 종남산 자오곡에서 오행륜이 해체된 직후 맥이 끊겼었겠지.]

신행태보; [그러다가 최근에 자오곡의 오행성역을 황금전장에서 발굴했을 테고...] 강렬한 눈빛

청풍; [죽이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머리가 잘 돌아가는군.] 슥! 다시 일본도를 들고

신행태보; [죽일 때 죽이더라도 내 제안은 들어봐.] 웃고

공격하지 않고 기다리는 청풍

신행태보; [자네도 언제까지 남의 종 노릇을 하며 살 텐가?]

신행태보; [수금하러 다니는 비루한 일은 때려치우고 나와 함께 오행륜을 재건해보는 건 어떠한가?]

청풍; [...]

신행태보; [칠백 년 전에도 오행륜은 사비세의 으뜸이었어.] [우리가 다시 오행륜을 재건하면 천하의 주인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청풍; [오행지존(五行至尊)이 되고 싶어 하는군!]

신행태보; [사내대장부가 야심을 품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청풍; [당대에 오행륜의 후예들이 모두 나타났는가?]

신행태보; [나의 철왕각과 자네의 을목도, 그리고 화룡동(火龍洞)은 확실히 존재하네.] 고개 젓고

신행태보; [하지만 수정궁(水精宮)과 황토루(黃土樓)의 종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어, 유감이지.] 아까운 표정

청풍; [화룡동의 후손은 누구인가?]

신행태보; [삼절신통(三絶神通)이라고 들어봤나?]

청풍; [지난 오십년 동안 강호를 횡행하면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출신불명의 괴짜 아닌가?] 끄덕이고

청풍; [지법(指法)과 기문둔갑(奇門遁甲)과 보법(步法)이 신통하다 하여 삼절신통이라는 별호로 불리고...]

신행태보; [삼절신통이 바로 화룡동의 당대 동주야.] 끄덕

청풍; [그럼 오행지존이 되고 싶어하는 당신의 야심은 이루기 어렵겠군.] [화극금(火克金)! 쇠는 반드시 불에 녹을 수밖에 없으니...] 냉소하고

신행태보; [화극금이 진리이긴 하지만 내게 어찌 숨겨진 한 수가 없겠나?] 양손 벌려 보이며 웃고

신행태보; [자네가 날 돕기만 하면 삼절신통을 제어하는 건 누워서 떡먹기야.] [그래서 합작을 제안하는 것이네.]

청풍; [하지만 당신은 내게 죽을죄를 지었다.] 슥! 일본도를 들고 다가가고

신행태보; [미약 좀 쓰고 저 계집에게 먼저 침을 발랐다고 죽일 셈인가?] 산신묘 쪽을 고개짓하며 웃고

청풍; [바로 그렇다!] 쩍! 일본도를 찌르고

신행태보; [경험에서 배우는 게 없는 놈이로군!] 바웅! 신행태보의 몸에서 검은 가루 같은 것이 확 터져 나온다

카카캉! 검은 가루가 모여 방패같은 형태를 이루며 청풍의 검을 막는다. 뿐만 아니라

가가강! 파치치치! 검은 가루들이 사방에서 일어나 청풍에게 쇄도하고

빠카카캉! 청풍의 몸을 때리는 검은 가루들. 청풍의 몸은 엷은 막에 덮여 그것들을 막지만

콰드드! 충격을 받고 뒤로 밀려나는 청풍.

신행태보; [이게 바로 철왕각의 최고절기인 자전철사강기(磁電鐵砂罡氣)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쇠 성분을 다스릴 수 있지!] 가가강! 몸 주위로 고운 가루가 떠돌게 만들면서 웃고

신행태보; [자전철사강기를 구사하면 자석이 쇳가루를 끌어당기듯이 네 몸 속의 철분과 네가 쓰는 칼의 성분도 내 것으로 만들 수가 있다는 뜻이다.] 징! 앞으로 내미는 그자의 손이 진동하고

푸스스! 퍼퍽! 청풍의 몸에서 고운 가루가 밖으로 터져 나오고

푸스스! 청풍의 칼날에서도 고운 가루들이 떨어져 나간다

찡그리는 청풍

신행태보; [아직 늦지 않았다!] 쿠오오! 손으로 청풍의 몸과 칼에서 철분을 뽑아들이며 음산하게 웃고

신행태보; [나를 오행지존으로 섬기겠다고 맹세하면 죽이진 않겠다.]

청풍; [한 가지 알려주지 않은 게 있었군.]

신행태보; [그게 뭔데?]

청풍; [나는 자오곡 등선동에서 일 년을 살았다.]

신행태보; [오행륜의 성역인 등선동에서 일 년을 살았다고?] 어리둥절하다가

신행태보; [설마!] 기겁하며 급히 물러서려는데

청풍; [깨닫는 게 늦었다.] 쩍! 성큼 다가서며 일본도를 그어 내리는데

징! 일본도가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있다

신행태보; [화룡동의 화룡신강(火龍神罡)이로구나!] 펑! 기겁하며 뒤로 날아올라 피하려 하지만

쩍! 푸학! 그자의 몸을 가리고 있던 검은 가루들이 그대로 타버리고

치익! 길게 내뻗힌 기운이 신행태보의 몸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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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건물 밖

[컥!]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앞으로 쓰러지려는 백일몽. 등이 담장에서 떨어지며

퍼억! 바닥에 엎어져서 기절하는 백일몽. 직후

<백일몽께서 당하셨다!> <무슨 괴물이...> <십대자객 서열구위의 백일몽님을 저렇게 간단히 쓰러트리다니...> 슈욱! 경악하는 기척과 함께 건물 주변의 그늘과 담장 너머에서 수십 개의 그림자들이 날아든다. 복면을 쓴 자객들이다.

청풍; (습격이 시작되었다!) 일본도를 두 손으로 움켜잡고

청풍; (피라미들은 살기가 실린 검기로 일망타진하자!) 화악! 두 손으로 잡은 청풍의 일본도에서 강한 기운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가는데. 그 직후

띵! 갑자기 엄청난 현기증이 청풍을 엄습하고

청풍; [끅!] 다리가 풀려 쓰러지려 하고

<놈의 살기가 사라졌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기회다!> <쳐라!> 쐐액! 쏴아! 메뚜기떼처럼 쇄도하는 자객들

청풍; (현기증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내공을 운용할 수가 없다.) 쿵! 바닥에 한쪽 무릎 꿇으며 절망. 눈이 흐려지고. 사방에서 쇄도하는 자객들의 무기가 번쩍이고. 그때

따당! 강한 비파 소리가 들리고

<비파 소리!> 빠직! 벼락을 맞는 듯한 모습이 되어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 (정신이 돌아왔다.) + [크아!] 두 손으로 쥔 일본도를 내밀며 기합. 순간

투학! 화악! 청풍의 몸에서 부챗살같은 기운이 확 터지고.

[!] [!] 수많은 바늘로 이루어진 것같은 그 기운들에 궤뚫리며 눈 부릅뜨는 자객들

[크악!] [컥!] 일제히 비명 지르는 자객들

퍼억! 쿵! 바닥에 추락해 나뒹구는 자객들. 몰살

[무슨...!] [살기로 사람을 죽이는 괴물이 존재하다니...] 완전히 숨이 끊어지지 않은 자들이 벌벌 떨다가

털썩! 숨이 끊어지는 그자들. 하지만 그 직후

따당! 청풍의 칼도 바닥에 떨어지고

청풍; [끄윽!] 바닥을 짚으며 주저앉고. 눈이 돌아갔다.

청풍; (견딜 수가...) (공력을 쓸 때다가 현기증의 강도가 몇 배로 강해지다니...) 필사적으로 책상다리를 하고. 그때

[내공을 쓰면 안돼요.] 드륵! 문을 열고 나오는 진상파. 역시 현기증을 느끼는 듯 얼굴 발개진 채 비틀거리고. 한손으로는 비파를 안고 있다. 방금 전

청풍; [소... 소저!] 헐떡이며 돌아보고. 얼굴이 벌개진 채 눈에 초점이 없다

진상파; [내공을 쓰는 대로 약효가 강해지는 미약에 당했어요.]

청풍; [미... 미약!] 깨닫고 눈 부릅

진상파; [아주 지독한 독성을 지닌 미약이에요.] [한번만 더 무리하면 정신을 아주 잃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셔야만 해요.] 띠리링! 비파를 잘게 켜면서 건물 밖으로 나오고

청풍; (방심했다!) 가부좌를 튼 채 헐떡이고

청풍; (이런 종류의 미약은 엄밀히 말해서 독약이 아니다. 오히려 생기를 북 돋아주기 때문에 보약에 가깝고...)

청풍; (그래서 만독불침인 내 몸도 반응을 하는 것이다.)

청풍; (지금으로서는 삼매진화로 태워버리는 수밖에 없다.) 운기조식 하려하고. 그때

[...!] 띠리링! 찡그리는 표정으로 비파를 켜는 진상파.

위이이잉! 비파에서 일어난 진동이 사방으로 퍼졌다가 다시 돌아온다. 마치 물에 퍼지는 파문이 퍼져나갔다 바위에 부딪혀 돌아오는 모습이고.

진상파; [...] 그 파문을 살펴보는 진상파. 이어

한쪽 담장 아래에 심어진 크고 무성한 정원수들을 보는 진상파. 이어

슥! 비파의 머리 부분을 그 정원수를 향해 겨누는 진상파

비파의 머리 부분에 구멍이 있다. 마치 총의 구멍 같은

[!] 정원수 뒤에서 누군가 놀라는 기척이 일어나고. 직후

좌앙! 비파의 현을 확 내리긋는 진상파. 그러자

바웅! 비파의 머리 부분에 나있는 구멍에서 초음파가 확 터져나간다. 크고 작은 고리들이 연달아 나가는 모습이고. 직후

[이크!] 휘익! 정원수 뒤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튀어오르고.

꽝! 진상파의 비파에서 터져나간 고리 모양의 초음파에 맞은 정원수가 그대로 터져나간다. 동시에

흑관철시; [위험했어! 위험했어!] 휘익! 박살나는 정원수 옆으로 날아 내리는 인물. 검은 상복을 입고 해골이 새겨진 긴 지팡이를 들었으며 머리에는 띠를 매고 있다. 깡말랏으며 피부도 시체럼 거무죽죽하다. 이자는 살인상단 십대자객 서열육위인 흑관철시다.

진상파; (고수야.) 생각하며 청풍의 앞쪽으로 나서고. 청풍을 보호하려는 모습. 청풍은 눈을 감고 운기조식 중이고

흑관철시; [신장궁에 소리를 압축하고 증폭시켜서 무쇠도 으스러트리는 천공비파(天空琵琶)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들었다.] 좀 경계하며 진상파를 보고

흑관철시; [오늘 실물을 보게 되었으니 안목이 넓어진 셈이야.] 흐흐흐! 음산하게 웃고

진상파; [귀하는 누구신가요?]

흑관철시; [본좌가 누군지는 듣는 것보다 보는 게 빠르지!] 휙! 지팡이로 무언가 당기듯 휘두르고. 그러자

펑! 담장 너머에서 시커먼 물체가 확 치솟고. 지팡이에 보이지 않는 실이 달려 있어서 그 물체를 끌어당긴 것

[!] 올려다보는 진상파

<관(棺)!> 슈우! 진상파의 놀람 배경으로 허공에서 뚝 떨어지는 관. 쇠로 만들어졌는데 아주 웅장하고 멋있는 관이다. 중국식이 아니라 서양식의 관에 가깝다

꽝! 흑관철시 옆의 바닥에 수직으로 떨어지며 굉음을 일으키는 관.

흑관철시; [어떠냐? 이제 본좌가 누군지 짐작이 가겠지?] 관을 만지며 웃고

진상파;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서열육위 흑관철시(黑棺鐵屍)란 분이시군요.] 한숨 쉬며 말하고.

흑관철시; [흐흐흐 어린 계집이 안목은 제법이로군.]

흑관철시; [하지만 아는 게 많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미 이 주위에는 본단의 천라지망이 펼쳐졌으니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득의.

진상파; [장담을 너무 쉽게 하시는군요.] 지지징! 비파를 잘게 치며 한숨

진상파; [헌데 살인상단의 고인들께서는 무슨 이유로 저희를 노리는 건가요?] 띠리리링! 비파를 잘게 켜면서

흑관철시; [목숨 하나와 물건 하나를 가지러 왔다!] 청풍을 힐끔

진상파; [직업이 인간백정이시니 목숨을 노리는 것은 이해가 가는 데...] 슥! 자기 몸으로 청풍을 가리면서

진상파; [살인상단이 언제부터 강도짓도 겸업하시게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지지징! 비파를 켜며 말하고

흑관철시; [강도짓?] 눈빛이 흉포해지고

흑관철시; [그년 입이 두 개라고 말도 참 맛깔나게 하는구만!] 촤아! 지팡이를 휘두르고. 그러자

펑! 관이 미사일처럼 진상파에게 날아온다.

징! 동시에 진상파도 강하게 비파를 켜고. 비파의 머리를 관을 겨눈 채

바웅! 비파의 머리에서 다시 초음파가 일어나고

꽝! 날아들던 관이 초음파에 맞아서 멈칫하고. 하지만

흑관철시; [네년의 재주는 이미 파악했다!] 화악! 다시 지팡이를 휘두르고

화악! 허공에서 멈칫하던 관이 다시 진상파에게 날아들고

진상파; [물러가요!] 좌앙! 전력으로 비파를 켜고

바웅! 더 강한 초음파가 비파 머리에서 일어나고

꽝! 충격을 받고 다시 튕겨지는 관. 하지만

흑관철시; [카캇!] 팽! 지팡이를 강하게 돌리고. 그러자

부악! 튕겨졌던 관이 옆으로 돌면서 미사일처럼 진상파에게 날아든다. 엄청 빠르고 강하게 날아드는 모습

진상파; (더는 막을 수가...) 옆으로 돌아서서 다시 비파를 켜려 하면서도 절망하고, 관은 그녀의 바로 앞에까지 날아들었고. 그때

쩍! 옆에서 비스듬히 위로 내뻗힌 섬광이 관을 긋는다

꽝! 폭발이 일어나며 도로 튕겨지는 관. 아주 빠르게 튕겨지고

청풍이 일본도를 쳐올린 자세로 일어나고 있고. 돌아보는 진상파

진상파; [공자!] 안도하고

흑관철시; [엇!] 휘익! 지팡이를 휘두르며 놀라고

휘익! 허공에서 방향을 트는 관

꽝! 흑관철시의 옆에 꽂히고

진상파; [괜잖으세요?] 돌아보며 걱정

청풍; [고맙소. 이제 내게 맡기시오.] 굳어진 얼굴로 나서고. 얼굴이 벌겋다

진상파; (내가 위험해지자 운기조식을 중단했구나.) 깨닫고

진상파; (해독이 된 게 아니라 미약의 기운을 일단 억눌러 놓을 상태겠지.) 자기 앞으로 나서는 청풍을 보며 긴장

흑관철시; [이거... 이거...] 자기 관을 살펴보며 놀라고. 관에 비스듬히 금이 가있는데 상당히 깊다

흑관철시; [만년한철로 만들어진 본좌의 흑관에 이렇게 깊은 흠을 내다니...] 놀랄 때

청풍; [꺼... 져라!] 흑관철시쪽으로 한걸음 나서며 냉막하게 일갈하고

흑관철시; [뭐라?] 돌아보고

청풍;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도망친다면 굳이 쫓아가서 죽이진 않겠다.] 살벌한 표정으로

흑관철시; [이 개 잡종이...] 어이없고 분노하고

흑관철시; [개소리의 대가로 네놈 목숨을 받겠다!] 부악! 다시 지팡이를 휘두르고. 그러자

펑! 관이 또 미사일처럼 날아온다.

번쩍! 청풍의 일본도가 휘둘러지면서 길게 내뻗힌 관을 비스듬이 두 동강내버린다. 헌데 관 안에는 베어지기 않는 게 있고. 다음 순간

꽈아! 두 동강난 관에서 소리치며 뛰쳐나오는 미이라, 전신이 흰 붕대로 감겨있다.

진상파; [관 속에 시체가...] 경악하며 뒤로 물러서고

쩌억! 화악! 그 사이에 청풍을 덮치는 미이라. 양손에 날카로운 손톱이 달려 있다

꽝! 청풍의 칼이 미이라의 가슴을 강하게 찍는다. 하지만

멈칫! 허공에서 멈칫하던 미이라가

끄아아! 그대로 밀고 들어온다.

청풍; (시체가 쇳덩이 보다 더 단단하다니...) 번쩍! 쩍! 칼을 휘두르지만

카카캉! 캉! 미이라는 마치 쇳덩이처럼 불꽃만 튀고 잘리지 않는다. 붕대만 일부 잘리고

끄아! 쾅! 미이라의 후려치는 손. 겨우 피하는 청풍. 미이라의 손에 맞은 축대가 박살나고

미이라의 주먹질과 보디체크에 박살나는 건물과 정원의 바위들. 깃털처럼 날아 피하는 청풍과 물러서는 진상파. 미이라의 무시무시한 위력. 마치 로봇 같다.

겨우 겨우 피하는 청풍의 온몸이 땀으로 물들고 얼굴은 시뻘개진다

끄아! 다시 덮치는 미이라

쩌억! 전력으로 칼을 긋는 청풍.

카카캉! 캉! 미이라의 몸에서 불꽃이 튀고

미이라도 이번에는 충격을 받아 멈칫하며 굳어진다. 하지만 베어지지는 않고 그어진 흔적만 남는다.

진상파; [그 강시(畺屍)는 흑관철시가 부리는 마시(魔屍)예요! 무공으로는 죽일 수 없어요.] 뒤쪽에서 외치고

흑관철시; [카카카! 그걸 알아봤자 이미 늦었다!] 지팡이를 흔들며 웃고

흑관철시; [마시는 강시중에서도 가장 강한 놈으로 금강불괴를 능가한다.] [네놈의 검법이 제법이다만 결코 어쩌지 못한다.] 다시 지팡이를 휘두르고. 그러자

끼끼끼! 잠시 굳어졌던 미이라, 마시의 몸이 다시 움직이고.

끼긱! 놈의 양팔이 확 올라간다. 그리고

펑! 바웅! 마시의 손에 감겨있던 붕대가 확 풀리면서 마치 두 대의 미사일처럼 청풍을 향해 날아온다.

카캉! 캉! 청풍이 일본도로 그것들을 쳐날린다. 파카캉! 좌우로 튕겨지는 붕대.

그 붕대에 맞은 나무, 바위, 건물들이 박살난다. 무시무시한 위력.

끼끼끼! 마시의 양 손 붕대가 마치 뱀처럼 허공에서 꿈틀대고.

진상파; [마시와는 백날 싸워도 소용이 없어요!] 비파 머리를 흑관철시에게 겨누고

움찔! 하는 청풍

진상파; [저 마물을 부리는 흑관철시를 제거해야만 해요!] 바웅! 비파 머리를 흑관철시에게 겨눈 채 튕기고

흑관철시; [이크!] 팟! 날아올라 피하고

꽝! 흑관철시가 서있던 곳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진상파가 비파로 날린 초음파가 강타한 것. 하지만

멈칫! 그 바람에 움직임이 둔해지는 마시

청풍; (조종하는 흑관철시의 정신이 분산되어 마시의 행동이 둔해졌다.) 쩍! 생각하며 전력으로 칼을 찌르고

꽝! 칼 끝이 마시의 가슴을 강하게 찌르고. 폭발이 일어난다

콰득! 펑! 마시의 가슴이 폭탄에 맞은 듯 뭉개지며 뒤로 날아간다

흑관철시; [마시!] 내려서며 그걸 보고 비명

펑! 텅! 바닥에 나뒹굴었다가 튀는 마시의 가슴이 사발처럼 둥근 형태로 뭉개져서 뼈가 튀어나온 게 보이고

흑관철시; [겨... 겨우 칼로 마시의 몸을 훼손하다니...]

진상파; (금강불괴 이상으로 단단하다는 마시의 가슴을 뭉개버렸어!) 놀라고. 그때

비틀거리는 청풍. 얼굴이 시뻘개졌고 온몸에서 비지땀이 흐른다

진상파; (미약의 독성이 다시 발동했어.) 그걸 보고 당황. 다가가지는 못하고. 그때

[후욱!] 심호흡하여 내공을 모으는 청풍. 이어

지잉! 진동하는 칼로 흑관철시를 겨누고. 흑관철시는 당황해서 널부러져 있는 마시의 상태를 살피고 있는데

슈우! 청풍의 칼에서 수많은 실 같은 것이 뻗어나가고

흑관철시; [헉!] 슈욱! 치이! 그 실같은 것에 단번에 몸이 휘감겨 기겁하는 마시

진상파; (검기로 흑관철시를 제압했다.)

서걱! 쩍! 실같은 기운이 흑관철시의 옷과 살을 베고 들어간다. 베어진 상처에서 피가 흐르고

흑관철시; [안... 안돼!] 바웅! 전력으로 호신강기를 일으켜서 자기 살을 베어오는 기운을 막으려 하고

진상파; (보통 사람이라면 불이공자의 저 검기에 휘감기는 순간 몸이 토막 났겠지만...) 청풍이 칼을 내밀고 있는 모습 보며 생각. 청풍의 칼에서 뻗어나간 기운들이 흑관철시를 칭칭 휘감고 있다

<흑관철시는 과연 살인상단의 십대자객중 한명답게 호신강기로 저항하고 있다.> 바웅! 몸에서 빛을 내어 청풍이 뻗어낸 검기에 대항하는 흑관철시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흑관철시는 식은땀을 비오듯 흘리고 있는데 몸에는 수많은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른다

진상파; (그래도 오래 버티지는 못하고 몸이 토막 나 죽겠지.) 안도하다가

[!] 놀라 주변 살피는 진상파

슈우! 짙은 안개가 사방을 덮으며 밀려온다. 미약과 달리 아주 짙은 안개고

진상파; (이... 이 안개!) 안개를 보며 눈 치뜨고.

스스스! 안개는 삽시에 정원을 가득 뒤덮고. 그 안개에 덮여 흑관철시의 모습도 흐릿해지고. 동시에

안개 속에서 무언가 여러 가지 형상이 나타난다.

진상파; (안개 속에서 무언가 나타난다. 이건 설마...) 눈 치뜨고

[...!] 청풍도 긴장. 그때

진상파; [조심하세요!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서열오위 마환존자(魔幻尊者)도 나타났어요.] 아연 긴장하여 말하고. 직후.

휘이! 해일처럼 몰려들었던 짙은 안개가 그대로 지나가는데.

쿵! 안개가 지나간 곳은 아주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안개가 미치지 않은 곳은 객점의 정원 그대로지만 안개가 지나간 곳은 고대의 신전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팔각의 지붕과 여덟 개의 기둥, 마치 구름 속에 서있는 듯한 하늘의 신전이다.

안개가 청풍과 진상파도 스치고 지나가고, 그들은 거대한 팔각 신전의 한가운데 서있다. 신전 밖으로는 까마득한 하늘이다. 땅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곳은 대낮이다. 신전 밖으로 흐르는 구름은 황금빛으로 영롱하고 신전의 기둥들에는 꿈틀거리는 용들이 장식되어 있다.

진상파; [이건 실체가 아니에요.] [마환존자가 환술(幻術)로 펼친 환각이에요!] 청풍과 등을 맞댄 채 비파의 머리를 앞쪽으로 겨누며. 청풍은 필사적으로 미약에 저항하느라 말을 하지 않는다. 그때

<크크크! 본좌의 세계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

이어 기둥 하나의 모습이 꿈틀거리며 변한다.

그 기둥에서 사람의 머리가 나오더니

완전한 사람으로 변한다. 도관을 쓴 도사다. 나이는 칩십 정도. 깡마른 체구에 도포를 입었고 먼지털이를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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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신장궁의 후원. 기숙사 분위기의 긴 건물. 여자들이 오가고 있고.

그 긴 건물의 맨 끝쪽 방.

그 방안에 책상다리 하고 앉아있는 환설. 침대에 앉아 묵상중이다. 침대 옆의 탁자에는 환설의 칼인 도룡보도도 놓여있고

<태환이형비결을 이해하면 자신의 몸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소.> 청풍의 말을 떠올리는 환설

이하 회상

 

청풍; [몸의 형태와 기능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경맥과 혈맥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게 가능하오.] 한 바퀴 돌렸던 목을 원래로 돌리고

청풍; [즉, 태환이형비결을 쓰면 육신이 그 무엇에도 금제 당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오.] 머리를 좌우로 까닥여 보고

회상 끝

 

환설; (불이공자님 말씀대로다.) 묵상하며 흥분

환설; (태환이형비결을 깨우치자 이전에는 어쩌지 못하는 심장이나 내장등의 움직임까지 제어할 수 있다.) 몸의 근육들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환설; (할아버지의 손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인연도 있고...)

환설; (태환이형비결은 나와 불이공자님 사이를 이어줄 인연이 되어줄 게 분명하다.) 얼굴 발그레 해지고. 바로 그때

[아악!] [안돼요!] [왜.. 왜 이래요! 아악!] 여자들의 비명이 들린다. 눈 부릅뜨는 환설

환설; (비명소리!) 팟! 침대에서 뛰어내리며 탁자 위에 얹어놓은 도룡보도를 움켜쥐고

환설; [무슨 일인가요?] 쾅! 문을 박차고 뛰쳐나가고

[!] 눈 부릅뜨는 환설

[아악!] [안돼!] 비명 지르며 달아나는 신장궁의 하녀들. 그녀들을 추격하며 걷어차거나 혈도를 찍거나 머리채를 잡아 패대기치는 사내들. 모두 십여명으로 상인차림인데 눈빛이 흉흉하다. 여자들은 환설의 방 쪽으로 도망치고 있다.

환설; (본궁에 물건을 사러 온 상인들이 왜...) 순간적으로 당황. 하지만

[한 년도 놓치지 마라!] [신장궁에서 빠져나가는 인간은 단 한명도 없게 하라는 소단주님의 분부다!] 외치면서 여자들을 쓰러트리거나 잡아가는 자들의 표정살벌하고 음흉하다

환설; (상인이 아니다!) 팟! 앞으로 쇄도하고

환설; (지독한 살기를 풍기는 자들!) (전문적인 훈련을 자객들이다!) 스릉! 앞으로 쇄도하고. 자객들에게 쫓기는 여자들을 향해

[엇!] [저 년...] [무공을 쓸 줄 아는 년이 있었다.] 하녀들을 제압하거나 혈도를 찍던 자객들 비로소 환설을 발견하고 긴장할 때

부악! 쩍! 연속 동작으로 자객들을 베어 넘기는 환설

[환설아가씨!] [아가씨가 계셨어!] 환호하며 환설의 뒤로 도망가는 여자들

[이년이...] [조심해라! 평범한 년이 아니다!] 살아남은 자객들이 일제히 환설에게 쇄도하고. 하지만

부악! 쩍! 환설의 도룡보도가 바람같이 지나가며

[크악!] [컥!] 몰살당하는 자객들

지끈! 멈추는 환설의 다리에서 통증이 일어나고. 찡그리지만

환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요?] 여자들에게

[모... 모르겠어요.] [물건 사러 온 자들이 갑자기 돌변해서 본궁의 식솔들을 공격하고 있어요!] 여자들 겁에 떨며 환설 뒤로 모이고

환설; [일단 후원으로 피하세요.] 경계하며

환설; [그리고 무공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빠져나가서 본궁의 분점들과 근처의 문파들에 도움을 청하도록 하세요.] 말하는데

[악!] [아가씨!] 여자들이 비명 지르며 환설의 뒤를 가리키고

오싹! 팟! 소름이 돋아 반사적으로 몸을 옆으로 날리는 환설

꽝! 환설이 섰던 지면을 내리찍어 박살내는 여자의 발. 패소정이 나타났다. 패소정의 키가 2미터가 넘는 것 주의

환설; (이 계집은...!) 휘릭! 물러서며 경악하고

환설; [대륙상단의 거령철화 패소정?] 칼을 겨누며 눈 치뜨고. 그런 환설의 뇌리에 천주산의 어느 계곡 입구에서 패소정을 본 장면 떠오른다. 당시 패소정은 얼굴이 피로 물든 채 울부짖으며 허공으로 지나갔었다.

패소정; [눈썰미가 좋은 년이네.] 웃으며 바닥에 박혔던 발을 뽑고

패소정; [하지만 운은 별로 좋지 못한 년이야.] 턱으로 환설의 뒤를 가리키며 웃고

[!] 눈 부릅뜨는 패소정의 뒤로 시커먼 그림자가 나타나 두 손으로 환설을 움켜잡으려 한다. 물론 흑모신원이고

환설; (위험...) 부악! 맹렬히 돌아서면서 도룡보도를 휘두르지만

텅! 도룡보도는 대들보같은 흑모신원의 팔에 부딪혀 튕겨지고

콱! 그대로 환설의 목을 움켜잡는 흑모신원의 털이 숭숭 나고 손톱이 날카로운 손. 눈이 치떠지는 환설의 얼굴

콱! 환설의 칼을 든 팔도 흑모신원의 손아귀에 잡히고

환설; [끄윽!] 눈이 돌아가고. 기절 직전

패소정; [살살 다뤄요. 소단주님의 노리개가 될지도 모르는 년이니...] 웃으며 말하고

흑모신원; [아깝구만.] 목을 움켜쥔 환설의 얼굴에 자기 얼굴을 들이밀고

흑모신원; [맛이 좋게 생긴 암컷이었는데...] 긴 혀로 환설의 뺨을 핥고

환설; (공자님...) 기절하며 청풍을 떠올리고

<한번만 더 절 구해주세요.> 위 장면 배경으로 환설의 애원. 여자들은 공포에 질려 구석에 몰려 서있고

 

#125>

[!] 눈 부릅뜨는 청풍. 마차를 몰고 가던 중이다.

<공자님!> 누군가의 생각이 머릿 속에 떠오르고

청풍; (누구...?) 놀라며 고개 들어 주위 두리번. 마차는 넓은 길을 가는 중인데 오가는 마차들과 사람들이 있다.

청풍; (누군가 간절히 날 찾는 기분이었는데...) 찡그리며 생각. 그때

[악!] 마차 안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리고. 따당! 비파가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고

청풍; [소저!] 팟! 고삐를 놓고 몸을 옆으로 날리고.

오가던 사람들 깜짝 놀랄 때

청풍; [왜 그러시오?] 덜컹! 마차 옆으로 새처럼 날아서 문을 열고 마차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그러다가

청풍; [!] 놀라 눈 부릅뜨는 청풍

진상파; [끄윽! 끅!] 안락의자에 누운 진상파가 가슴을 쥐어뜯으며 울고 있다. 비파는 마차 바닥에 떨어져 있고

청풍; [무슨 일이오?] 급히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청풍; [어디가 불편하신 거요?] 손목 잡고 진맥을 하는데.

진상파; [아버지... 아버지가...] 울면서 가슴을 쥐어뜯고

청풍; [영친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요?] 징! 놀라면서 내공을 주입해주고

진상파; [방금 전... 돌아가신 것같아요.] 울고

[!] 놀라는 청풍.

진상파; [죄송해요 아버지! 곁에 있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몸부림치며 울고

청풍; (거짓말이 아닐 것이다.) 진상파를 끌어안고

청풍; (이 여자는 몸이 약한 대신 천기를 읽는 이능(異能)을 지닌 것 같다.) 자기 품에 안겨 우는 진상파를 다독이며 생각하고

청풍; (그래서 유일한 피붙이인 아버지의 신상에 일어난 변고를 천리가 넘는 거리를 두고도 알아차렸을 테고...)

<과연 누가 무슨 목적으로 귀수신장 진무륜을 해친 것일까?> 길 중간에 서있는 마차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사람들과 오가던 마차들이 피해간다. 눈을 흘기거나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있고

 

#126>

깊은 밤. 어느 도시.

객잔.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고

객잔의 후원. 독채.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고. 불이 켜져 있다.

독채 내부. 침실. 불이 꺼져 있고. 침대에 진상파가 힘없이 누워있다. 눈을 감은 상태

[저녁 무렵 신장궁에서 날려 보낸 전서구가 낙양지점(洛陽支店)에 도착했소이다.] 거실에 마주 앉은 청풍과 장세명. 청풍은 물론 죽립과 망토를 벗은 상태고. 일본도는 허리에 차고 있다. 장세명은 먼길을 달려온 모습이다.

장세명; [소인은 공자께서 아가씨를 모시고 태산으로 가신다는 첩보를 듣고 도움이 될까 해서 무창을 떠나 낙양쪽으로 왔던 길이었소이다만...]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는 장세명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무창 지점장 장세명(張世明)>

장세명; [소인이 낙양지점에 들른 직후 본장에서 날려 보낸 전서구가 도착했는데...] [위진천이 살인상단의 자객들을 동원해서 신장궁을 장악했다고 하외다.]

청풍; [그럼 궁주께서는...?]

장세명; [정황상 자진(自盡;자살)하신 것같소이다.] 침실 문쪽을 눈치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청풍; (자진...) 심각

청풍; (자신이 생포되면 진소저의 신변이 위험해질 것이라 생각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겠구나.) 한숨 쉬고

장세명; [살인상단에 장악당하기는 했어도 신장궁을 탈출한 사람이 적지 않는 것 같소이다.]

장세명; [지속적으로 소식을 전해오고 있으니 공자와 아가씨께 보고 올리겠습니다.]

청풍; [수고해주시오.] 황보신과 환설을 떠올리며. 하지만

청풍; (두 사람의 안위만 따로 물어볼 필요는 없겠지.)

장세명; [살인상단에서 노리고 있는 게 확실해진 이상 저희 황금전장의 지점으로 거처를 옮기시는 게 어떠할지요?] 눈치 보며

청풍; [살인상단이 대재적으로 움직였다면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소이다.] 고개 젓고

청풍; [게다가 소저의 지금 몸 상태로 이 밤에 움직인다는 것도 무리고...]

청풍; [가능한 빨리 황금전장으로 모시고 가는 게 최선인 듯하니 소저가 몸을 추스르는 대로 떠나겠소이다.]

장세명; [알겠습니다. 소인이 도울 일은 없는지요?] 일어나려 하며

청풍; [추적을 뿌리치기 위해 오는 도중에 마차는 버리고 이곳에 투숙했소이다.]

청풍; [일단 놈들의 추적은 뿌리친 것같으니 장지점장께서도 은밀하게 돌아가시기 바라외다.]

장세명; [그래야겠습니다.] 한숨 쉬며 일어나고. 청풍도 일어나고

장세명; [살인상단이 나섰다면 소생같은 장사치는 아가씨를 지키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입구로 가고. 청풍도 따라가고

장세명; [긴급한 사항이 있으면 그때 찾아와 보고 올리겠소이다.] 문을 열고 나가고

청풍; [살펴 가시오.] 따라서 나가고

밖으로 나간 장세명은 주변을 살피며 월동문으로 가고

월동문을 나가며 돌아보면서 청풍에게 고개 숙이는 장세명. 청풍도 문을 닫고 건물을 나서며 목례를 하고

사라지는 장세명

청풍; (인황경...!) 가슴 섶을 만지고. 그곳이 불룩하다. 인황경이 들어있다.

청풍; (아무래도 이번 사단은 인황경 때문에 난 것같다.) 우울한 표정으로 건물을 나서고

청풍; (평소라면 그리 멀지 않을 태산까지의 여정이 길고도 험난하겠구나.) 건물의 등지고 정원 가운데 서서 생각하고. 헌데

 

#127>

그 정원이 멀리 보이는 어느 건물 위. 걸터앉아서 두 손으로 쌍안경처럼 만들어 눈에 대고 있는 사내. 바로 신행태보

신행태보; [호오... 소문 이상인 걸!] 웃고

<무형의 살기를 뿜어내어 사방 십장을 뒤덮고 있지 않은가?> 정원에 서있는 청풍의 모습. 청풍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뿜어져 사방으로 번지고 있는 형상

신행태보; [뭐 나야 저 살기에 닿아도 죽거나 다치지 않겠지만...] [문제는 그랬다가는 정체가 들통난다는 점인데...]

신행태보; [하지만 천안신녀로부터 빚 독촉을 받고 있는 몸이니 모험이라도 해봐야 한다.] 손을 내리고 생각하고

신행태보; [불이살검이라는 저 친구와 정면대결을 했다가는 어떤 피해를 입을지 모르는 일...] 소매 속에 손을 넣고

신행태보; [결국 이 보물단지를 써봐야겠다.] 다시 꺼낸 신행태보의 손에 들려진 것은 작은 향로. 향로 뚜껑에 구멍이 여럿 나있고 향로 표면에는 뱀과 용이 새겨져 있다

신행태보;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미약(媚藥)에 당하면 불이살검이라는 살귀께서도 정신을 못 차리겠지.] 히죽

신행태보; [그 사이에 난 진상파란 년을 빼돌려 재미를 보면 되고...] + [!] 생각하다가 흠칫! 고개 들고

슥! 슥! 건물 사이로 움직이며 청풍과 진상파가 투숙한 독채로 접근하는 복면인들

신행태보; [얼씨구!] [일이 되려다보니 날 도와줄 인간들까지 나타났구만.]

신행태보; [결국 오늘 밤 일은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게 되었다!] 음산하게 웃는 신행태보의 얼굴

 

#128>

아주 깊은 밤. 이제 객잔의 모든 건물에 불이 꺼져 있고. 하지만

유일하게 불이 켜진 건물. 청풍이 머무는 독채. 거실에는 불이 켜져 있고 다른 방에는 불이 꺼져 있다. 불이 켜진 거실 앞의 정원에 석상처럼 서있는 청풍. 왼쪽 허리에 일본도를 차고 있다. 눈을 감고 있고.

스으! 청풍의 몸에서 아지랑이처럼 기운이 흘러나가고 있다.

두근! 두근! 슥! 스윽! 심장 뛰는 소리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

청풍; (최소한 오십 명...)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청풍; (숨소리를 완벽하게 숨길 수 있는 고수들이 주변으로 모여들고 있다.)

청풍; (숨소리는 숨길 수 있어도 심장 박동까지는 완전히 숨기지 못해서 내 이목에 걸려들었는데...) 이마 약간 찡그리고

청풍; (살인상단의 자객들이겠지.) 생각하고. 그때

스으으! 안개 같은 것이 사방에서 밀려들고 있다. 하지만 눈을 감은 청풍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고

 

#129>

상당히 떨어진 곳의 건물 지붕 위. 지붕 너머에 서서 향로를 용마루 너머로 왼손 손바닥에 올려놓은 채 내밀고 있는 신행태보. 오른손으로는 향로를 미는 듯한 자세

지잉! 신행태보가 쳐든 향로가 달아오르고.

스으! 그에 따라 향로 뚜껑의 구멍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청풍이 있는 객잔 쪽으로 날아간다. 헌데

그 연기들은 실타래처럼 뭉쳐서 날아가다가

무언가 주문을 외우는 신행태보. 그러자

슈우! 객잔 가까이 이른 실 타래같은 기운은 넓고 엷게 퍼져서 객잔 담장 너머로 퍼진다

신행태보; (걸려들었다.) 소리없이 웃고

신행태보; (소혼용연향(消魂龍涎香)에 노출 된 이상 미쳐버리는 건 시간문제다.) 사악하게 웃고

 

#130>

스으! 스으! 어느덧 청풍이 있는 정원 일대가 옅은 안개 같은 것으로 덮이고. 여전히 눈을 감은 청풍은 그걸 느끼지 못하고

건물로도 흘러들어가는 안개

 

어둑한 침실. 침대에 죽은 듯이 누워있는 진상파

스으! 진상파의 코로도 안개가 실처럼 흘러들어가고.

이마가 약간 찡그려지는 진상파

천천히 눈을 뜨는 진상파

방안의 사물이 좀 겹쳐 보이고

[...!] 무언가 생각하는 진상파

 

건물 밖. 이제는 청풍의 허리까지 옅은 안개가 깔려 있고. 하지만

청풍; (정말 신중한 자들이다.) 눈을 감은 상태라 안개같은 것이 자신의 코로 흘러드는 것을 모른다

청풍;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기색인데...) 스으! 안개가 청풍의 코로도 흘러들고

청풍; (아직 지휘할 두목이 나타나지 않은 것인가?) 찡그리고

청풍; (진소저의 지금 몸 상태로 움직일 수는 없고...) 객실에 누워있는 진상파를 떠올리고

청풍; (일단 진소저가 운신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이 대치 상태를 유지해야겠다.) 생각하다가

움찔! 무언가 느끼는 청풍

청풍; (공기가 덮게 느껴진다.) 찡그리고

청풍; (아직 밤에는 한기가 느껴지는 계절인데...) 눈을 뜨고

쿵! 정원이 안개에 덮여 있다. 바닥에 깔리는 안개고

청풍; (안개까지...) 둘러보고

청풍;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 계절에 안개라니...) 걸음 옮기려 하고. 순간

띵! 현기증이 엄습하고

청풍; (현기증...) 비틀하고

청풍; (이건 또 뭔가?) (내 몸은 역명신액의 약효를 흡수한 덕분에 피로라는 걸 모르게 바뀌었는데 현기증이 느껴지다니...) 턱! 건물의 축대를 짚으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바로 그때

[!] 아래를 보며 눈 부릅뜨는 청풍.

쿵! 건물 그림자에 사람의 눈 한 쌍이 떠오른다. 여자의 눈이고

청풍; (아차!) 팟! 몸을 무릎을 중심으로 뒤로 홱 꺾는 청풍. <매트릭스>에서 총알 피하는 자세로. 순간 피잇! 그림자에서 치솟은 아주 얇은 칼이 간발의 차이로 청풍의 얼굴 앞으로 스치고 지나간다.

청풍; (위험했다!) 슈악! 몸을 꺾은 채로 뒤로 쭉 밀려간다.

화악! 건물 그림자 속에서 소리없이 치솟는 백일몽. 양손에서 띠같이 얇고 긴 칼날이 날아 나오고 있고. 띠같은 그 칼의 길이는 3미터가 넘는다.

쩍! 부악! 치솟았던 칼은 수직으로 꺾이며 청풍을 찔러오고

팽! 한 가닥의 칼은 수평으로 그어져 청풍의 다리를 노린다. 피할 수 없을 것같은 공격이고. 하지만 그 직후

팟! 청풍의 다리 하나가 쭉 펴지고

팽! 그 상태로 몸이 수평으로 홱 돈다. 다른 하나의 다리도 바닥에서 떨어져서 날아든 백일몽의 칼을 피하고.

쾅! 위에서 찍어오던 칼도 청풍의 몸이 수평으로 누운 채 홱 돌아가는 바람에 허무하게 바닥을 찍어 버리고

백일몽; (인간의 몸으로 어떻게 저런 움직임이 가능한 것인가?) 팽! 양손의 얇은 칼을 회수하고. 칼들은 띠처럼 백일몽의 팔에 휘감긴다. 이년은 온몸을 감고 있는 띠가 다 얇은 칼이다. 하지만

[!] 눈 부릅뜨는 백일몽

푹! 이미 청풍의 칼이 백일몽의 가슴을 찌르고 있다. 어깨쪽으로 가까운 가슴이라 치명상은 아니다.

백일몽; [끄윽!] 가슴이 궤뚫려 눈 치뜬 채 신음

청풍; <계집으로 태어난 걸 감사해라. 그 덕분에 산 것이니...> 칼을 내민 채 전음으로 말하고. 눈을 살벌하게 번뜩이며. 하지만 그 직후

화악! 쩍! 양쪽으로 펼친 백일몽의 양쪽 팔에서 띠가 확 풀리며 검으로 변해서 좌우에서 청풍을 찍어온다.

청풍; <이번에도 교훈이 부족했군!> 퍽! 발로 백일몽의 명치를 밀듯이 찬다. 그러자

푸학! 청풍의 칼이 백일몽의 가슴에서 확 뽑히며 피가 뿜어지고

펑! 명치를 차인 백일몽의 몸뚱이는 공처럼 10미터 이상 날아가서

쾅! 등이 담장에 부딪히는 백일몽

 

[!] 침대에 누워 있다가 눈 치뜨는 진상파. 쾅! 건물 밖에서 들리는 굉음. 처음으로 변고가 생긴 것을 알았다.

진상파; (자객...) 벌떡! 일어나고. 하지만

띵! 강한 현기증을 느끼고 비틀하는 진상파

진상파; (현기증이 갑자기...) 머리를 잡고

진상파; (게다가 아랫배에서 강한 열기가 치솟는다!) (이 현기증은 내가 몸이 약해져서 생긴 게 아니다.) 얼굴 발개진 채 경악하고. 그러다가

[!] 방안에 자욱하게 깔린 안개를 보는 진상파

진상파; (원인은 저 안개다!) (그리고 저 안개는...) 깨닫고 전율

<최음제!> 전율하는 표정의 진상파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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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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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낮. 길가의 객잔. 경치도 좋고 객잔도 상당히 크다. 객잔 앞의 넓은 마당에는 마차와 말들이 많이 묶여 있고. 사람들이 많이 드나든다. 대부분 상인들이고. 마당에 서있는 마차들 중에는 청풍이 몰고 온 마차도 있다.

객잔 내부. 구석진 자리에 마주 앉아 음식을 먹는 청풍과 진상파. 둘 다 죽립과 평립을 쓴 채 먹는다.

<뭐야 저것들?> <밥 먹으면서까지 죽립을 쓰고 있잖아!> 주변 손님들 힐끔거리며 두 사람을 보고

<얼굴이 도저히 남에게 보여주지 못할 만큼 못 생긴 건가?> <아니면 죄 짓고 도망다니는 신세들인가?> 사람들의 쏟아지는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먹는 청풍. 반면 진상파는 깨작거리고 있는데. 그러다가

[!] 충격 받는 표정이 되는 진상파

콱! 가슴을 움켜잡고 비틀

청풍; [소저!] 흠칫! 하며 젓가락 놓으면서 일어나려 하고. 주변 사람들은 뭔일인가 하며 보고

한손으로 가슴을 움켜잡은 채 벌벌 떠는 진상파. 다른 손으로는 탁자를 움켜잡고

청풍; [왜 그러시오?] 급히 부축

청풍; [어디가 불편하신 거요?]

진상파; [아니... 아니에요.] 가슴 누른 채 헐떡. 억지로 웃으려 하고

진상파; [조금... 조금 얹힌 것같아요.] [식사 하시는 데 죄송해요.]

청풍; [괜잖소. 먹을만큼 먹었으니...] 부축해서 일으키고

청풍; [식욕이 없으시면 이만 일어납시다.]

진상파; [예...] 청풍에게 부축되어 일어나고

진상파를 부축해서 입구로 가는 청풍. 사람들 힐끔거리고

입구에서 한손으로는 진상파를 부축한 채 다른 손으로 동전을 점원에게 주는 청풍. 헌데

그런 청풍을 보는 사내들 두 명. 음침한 인상. 신녀문의 무사들이다

사내1이 슥! 작은 수첩 같은 것을 펴서 동료 사내2에게 보여주고.

수첩에는 불이살검의 모습인 청풍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고개 끄덕이는 사내2

<드디어 찾았다!> 곁눈질로 입구를 보는 두 놈. 청풍은 진상파를 부축해서 객잔 입구로 나가고 있다. 점원들이 인사하고 있고

<황금전장의 살귀 불이살검과 신장궁의 소궁주 진상파!> 객잔을 나와 자신들의 마차로 가는 청풍과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사내들의 생각 나레이션. 말들은 구유의 물을 마시고 있고

한손으로 진상파를 부축한 채 다른 손으로 마차의 문을 여는 청풍. 말들이 돌아보고

진상파를 부축해서 마차에 태우는 청풍.

마차 안의 안악의자에 힘없이 앉는 진상파. 안락의자 옆에는 비파가 놓여있고

탁! 문을 닫아주는 청풍

마부석으로 가서

마부석으로 올라가는 청풍.

고삐를 한쪽으로 당기는 청풍

말들이 방향을 틀어 길쪽으로 마차를 끌고 가고

곧 길을 따라 멀어지는 마차

그걸 보며 객잔에서 나오는 사내1, 2

사내1; [낙양쪽으로 가고 있지?] 멀어지는 마차를 보며

사내2; [빨리 지부로 가서 전서구를 날리세.] 마차가 간 반대쪽으로 달려가고

사내1; [신녀님이나 사신장에게 연락 안해도 되는 건가?] 따라가며

사내2; [불이살검과 진가년을 발견하면 즉시 철왕각으로 연락을 하라는 지시였잖아.] [우린 그 지시만 따르면 돼!] 달려간다.

 

#117>

길을 따라 가는 마차.

청풍은 걱정스러운 듯 뒤를 돌아보며 말을 몰고 있고

마차 안. 진상파가 안락의자에 힘없이 누워있다. 옆의 탁자에는 비파와 죽립이 놓여있고

두근! 두근! 연신 뛰는 진상파의 가슴

진상파; (가슴이 불안하게 뛰는 게 멈추지를 않아!)

진상파;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예감 때문이다.) 생각하다가

진상파; (아버지...) 진무륜을 떠올리고

진상파; (설마 아버지의 신변에 불미한 일이 벌어지려는 게 아닐까?)

진상파; (천지신명께 간절히 비나이다.) 두손 모으며 눈을 감고 기도

<부디 이 가엾은 계집의 아비를 보우하소서.> 길을 가는 마차를 배경으로 진상파의 기원을 나레이션

 

#118>

<-신장궁> 낮. 사람들과 짐 실은 마차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고. 석궁과 화승총으로 무상한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흠칫! 하는 무사들

휘익! 휙! 저편에서 날듯이 다가오는 네 사람. 앞장 선 것은 위진천이고 위진천 뒤로 이남일녀가 따른다. 그중 계집은 바로 패소정으로 얼굴에 지워지지 않는 수직의 흉터가 나 있음을 주의.

패소정 옆으로 두 명의 크고 작은 사내가 따른다. 큰 사내는 온몸이 털로 덮인 짐승같은 괴인. 키가 2.5미터쯤이고 두 팔이 아주 길다. 다른 작품의 <흑모신원>이나 <첩혈수왕>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흑모신원> 작은 사내는 볼품없는 노인인데 허리춤에 일본도를 한 자루 꽂고 있어서 늙은 사무라이 분위기가 난다. 다른 작품의 <살천인조> 캐릭터. 살천인조는 히지가타의 스승. 이 작품에서의 이름도 살천인조. 두 사람은 대륙사령에 속하는 고수들이다. 살천인조가 가운데 서고 패소정과 흑모신원이 그 좌우에 선 모습이고

<위진천이 돌아왔다!> <범상치 않아 보이는 자들을 대동하고 있다.> 긴장하는 무사들

무사1; <궁주님께 보고 하겠네!> 돌아서고

무사2; <그러게! 위진천은 소궁주님을 해치려 한 혐의를 받고 있으니...>

달려들어가는 무사1

위진천; [그 새끼들...] 음산하게 웃으며 다가오고

문을 통해서 안쪽으로 달려가는 무사1의 뒷모습이 보인다

위진천; [예상대로 날 보는 즉시 보고하라는 명령을 받고 있겠군.] 웃으며 정문으로 다가가고

위진천; <공격 준비는 끝났겠지?> 전음으로 패소정에게 묻고

패소정; <예! 살인상단의 자객 삼백 명을 신장궁에 물건을 구입하러 온 상인들로 위장하여 침투시켰습니다.> 전음으로 대답하고

위진천; <좋다!> 끄덕

위진천; <번거로운 일 벌어지지 않게 전광석화처럼 신장궁을 장악한다!> 전음으로 대답하는 사이에 정문 앞에 이르고, 그러자

[어서 오십시오 공자님!] [위공자님을 뵙습니다.] 형식적으로 인사하는 무사들

위진천; [그래! 수고한다!] 휘익! 대답하며 빠른 걸음으로 무사들 사이를 지나 신장궁 안으로 들어가고

[세분은 뉘신지 신분 확인에 협조를...] [억!] 퍽! 퍽! 위진천을 따라 들어가는 패소정 일행을 막으려던 무사들 뒤로 나자빠진다. 무사들을 좌우로 거칠게 밀어버리고 안으로 들어가는 패소정과 흑모신원. 살천인조는 웃으며 위진천을 따라 들어가고

콰당탕! 콰당! 나뒹구는 무사들. 깜짝 놀라는 드나들던 사람들

[새끼들! 운 좋은 줄 알아라!]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지나가는 흑모신원

소름이 오싹 돋는 무사들

그 사이에 위진천은 이미 신장궁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고 있고. 패소정 일행도 빠르게 위진천의 뒤를 따라 간다

[어... 어째 기분이 좋지 않군!] [그,... 그러게 말일세.] 겁에 질리고 불길한 표정이 되는 무사들

<아무래도 오늘 무슨 일이 벌어질 것같은 기분이 들어!> 살벌한 표정으로 걸어오며 웃는 위진천의 앞 모습. 그 위진천을 따라오는 패소정 일행. 주변에서는 사람들이 겁에 질려 길을 터주고 있고

 

#119>

신장궁의 대청.

무사1; [위공자께서 범상해보이지 않는 자들을 대동하고 돌아오셨습니다.] 정문을 지키다가 달려온 무사1이 포권 하고. 진무륜은 원로들 네 명과 황보신과 함께 회의를 하다가 돌아본다. 다섯 사람은 앉아있고 황보신은 서있다

진무륜; [그래?]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군.] 보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하고

진무륜; [궁내의 경계를 최상으로 올려라.] 무사1에게

무사1; [존명!] 포권하고.

서둘러 나가는 무사1. 그걸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진무륜

황보신; [궁주님!]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걸고

진무륜; [혼자 돌아온 게 아니라 고수들을 동행했다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야겠지.] 고개 끄덕이고

진무륜; [총관은 대기하고 있다가 내가 신호를 보내면 기관장치를 가동시키게.] 뒤를 머리 짓으로 가리키며

황보신; [예!] 고개 숙이고

서둘러 대청 뒤쪽으로 가고. 그곳에 쪽문이 있다

쪽문을 열고 들어가는 황보신

탁! 닫히는 쪽문

원로1; [궁주께서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시는 듯 하오만...] 진무륜의 눈치를 보며

진무륜; [상파의 눈썰미를 아시지 않소이까?]

진무륜; [일전에 제 어미의 성묘를 갔던 상파를 공격한 자들 중 최소한 둘은 대륙상단 소속일 거요.]

원로2; [결국 위태무가 딴 마음을 품고 아들놈을 본궁에 잠입시킨 셈이 되었소.] 분노하고. 그때

진무륜; [헌데 고맙게도 그놈이 제 발로 벌을 받으러 오지 뭐요.] 턱으로 문 밖을 가리키며 말하고

돌아보는 원로들

이미 대청 입구에 이르러 들어오고 있는 위진천. 헌데 그자를 따라 들어오는 건 패소정과 흑모신원뿐이다. 살천인조는 보이지 않고

위진천; [사부님!] 포권하며 다가오고. 패소정 등도 따라오고

진무륜; [예정보다 일찍 돌아왔구나.] [집 안에 급한 볼일이 있다더니 그새 끝난 것이냐?] 끄덕이며 대답하는데

위진천; [염려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보다 제자 한 가지 사부님께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포권한 채 말하고. 두 손을 가슴쯤에 모은 채

진무륜; [뭔지 말해봐라.]

위진천; [사매를 황금전장으로 출가시키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강렬한 표정. 포권을 풀면서

진무륜; [그렇다. 신산공자 벽세황이 청혼을 해 와서 황금전장으로 보냈다.]

위진천; [결혼예물로 인황경을 주셨다는 소문이 있던데 맞습니까?] 강렬한 표정. 그러자

<인황경!> 원로들 표정 굳어지고. 진무륜은 찡그리고

 

#120>

어둑한 공간. 황보신이 들어간 쪽문 안쪽이다. 복잡한 기계장치들이 좁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고. 원형의 틈으로 빛이 들어오고. 그 틈으로 대청을 보고 있는 황보신.

위진천이 거만한 표정으로 무언가 말하는 게 보이고. 위진천 뒤에는 거구의 패소정과 흑모신원이 벽처럼 서있고

황보신; (의심의 여지가 없다!) 틈에서 눈을 조금 떼고

황보신; (위진천 저놈은 신장궁에 딴 마음을 먹고 있다.) 틈새 옆의 기계장치에 달린 여러개의 레버들 중 하나를 잡고

황보신; (동행한 년놈들도 범상치 않은 고수로 보이고...) (위가놈의 딴 마음을 먹으면 궁주의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다.) 끽! 레버를 하나 아래로 내리고

황보신; (하지만 이 대청 안에는 가공할 기관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황보신; (이 장치를 가동시키면 궁주와 원로들이 있는 곳 외에는 모두 죽음의 함정으로 변한다.) 끼릭! 또 하나의 레버를 아래로 당기고

황보신; (어서 신호를 보내시오 궁주!) 다시 틈에 눈을 대고. 한손으로는 레버를 쥔 채

 

#121>

<그 즉시 위가놈과 동행한 년놈들을 피곤죽으로 만들어버릴 테니...> 다시 대청 안을 배경으로 황보신의 생각 나레이션

진무륜; [위진천! 너도 인황경이 무언지 알고 있었느냐?] 강렬항 표정으로 노려보고. 한쪽 주먹을 쥔 채 팔걸이에서 조금 떼면서

<궁주의 주먹이 팔걸이를 내리치면 기관장치가 발동한다!> <그럼 저 년놈들은 지옥으로 직행하겠지!> 원로들 긴장하며 곁눈질로 볼 때

위진천; [알고 있습니다.] 끄덕

위진천; [그러니 대답하십시오! 인황경을 불이살검에게 건네준 게 사실입니까?] 이를 부득 갈며 진무륜을 노려보고

[위진천 네놈이 감히...!] [네놈 역시 인황경을 노리고 있었구나!] [무례한 놈! 무슨 말 버릇이냐?] 원로들이 분노하고

위진천; [흐흐흐! 맞소! 나도 인황경을 노리고 있었소.]

위진천; [그게 아니라면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런 두더쥐 굴에서 삼년이나 썩었겠소?] 원로들을 비웃고. 패소정과 흑모신원도 히죽거리고

[쳐죽일...] [배은망덕한 놈이...] 원로들 분노. 당장이라도 일어나 위진천을 덮칠 기세

진무륜; [내가 네놈을 잘못 봤구나!] 슥! 주먹 쥔 손을 들어 원로들을 진정시키고

위진천; [미안하게 됐소. 진면목을 숨기고 있어서...!] 냉소. 거만하게 웃고

진무륜; [그래봤자 네놈은 고양이일 뿐이다!] 슥! 주먹 쥔 손을 팔걸이로 내리고

진무륜; [호랑이같고 사자같던 불이살검에 비하면...!] 쾅! 말하며 주먹으로 의자의 팔걸이를 내리치고

<됐다!> <기관이 발동한다!> 원로들 흥분하면서도 아연긴장하고

 

#122>

대청 뒤의 좁고 어둑한 공간. 황보신이 빛이 흘러드는 원형의 틈에 눈을 댄 채 대청을 보고 있고

쾅! 진무륜이 주먹으로 팔걸이를 치는 장면이 황보신의 눈에 들어오고

황보신; (지금이다!) 콱! 레버를 아래로 확 내리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서걱! 그대로 황보신의 팔을 잘라버리는 일본도.

살천인조; [영차!] 일본도를 내리 그은 자세로 황보신 뒤에 서있고. 해학적이다

황보신; [크악!] 잘려진 팔을 쳐들며 비명 지르고. 피가 뿜어지고. 잘려진 손은 여전히 레버를 움켜잡고 있다

살천인조; [위험한 불장난은 안돼!] 푹푹! 비명 지르는 황보신의 가슴을 대수롭지 않게 두 번 찌르고.

황보신; [끄윽...]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며 뒤로 넘어지고

 

#123>

[!] [!] 진무륜과 원로들 경악. 눈 부릅. <크아악!> 황보신이 지르는 비명이 들리고

<황보신의 비명!> <기관이 작동하지 않았다!> <황보신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 벌떡 일어나는 진무륜과 원로들. 자기들도 모르게 시선이 뒤쪽의 쪽문으로 향하는데

위진천; [늙은이들은 죽여라!] 펑! 외치며 손을 펼치고. 그자의 손에서 작은 구슬 같은 것이 진무륜을 향해 취어나간다. 이 구슬은 아주 가는 그물을 뭉쳐놓은 것.

<아차!> 홱 돌아보는 진무륜과 노인들

화악! 화악! 패소정과 흑모신원의 거수가 바람같이 원로들을 덮쳐온다. 한 명이 두명씩 상대한다.

[네놈이...] [조심하시오 궁주!] 원로들이 고함 지르며 패소정과 흑모신원에게 장풍을 날리고. 직후

펑! 화악! 진무륜을 향해 날아들던 구슬이 확 펴지며 그물이 되어 진무륜을 덮어씌운다

진무륜; [투천신망(透天神網)!] 양쪽 소매에서 화승총 형태의 피스톨을 꺼내며 뒤로 확 날아가려 하고. 그때

퍼펑! 펑! 원로들이 날린 장풍은 패소정과 흑모신원의 몸뚱이를 때리지만 철벽을 때린 듯이 튕겨나가고.

콰직! 퍼퍽! 흑모신원의 날카로운 손톱이 돋은 양손이 원로 두 명의 목을 그어 잘라버리고. [크악!] [컥!] 비명 지르며 죽는 원로들. 동시에

패소정; [크아!] 콰득! 우둑! 양손으로 원로들의 몸통을 하나씩 끌어안아 강하게 조인다.

[크악!] [컥!] 몸통과 팔이 부러져 죽으며 비명 지르는 원로들. 동시에

화악! 아주 가는 실로 이루어진 그물이 그대로 진무륜의 몸을 덮어버리고. 진무륜은 뒤로 날아가며 양손의 피스톨로 위진천을 겨누는 자세고

탕! 그물에 덮이면서 양손의 피스톨 중 하나를 쏘는 진무륜

위진천; [이크!] 팟! 몸을 홱 틀어서 간발의 차이로 탄환을 얼굴 옆으로 흘려보내는 위진천. 그 직후

화악! 완전히 그물에 덮이는 진무륜의 몸

콰당탕! 그물에 휘감겨 나뒹구는 진무륜의 몸뚱이. 여전히 양손에 피스톨을 들고 있지만 그물이 달라붙어 움직일 수가 없다.

털썩! 퍼억! 흑모신원에게 목이 잘린 원로 둘의 시체가 나뒹굴고. 멈춰서는 흑모신원. 이어

패소정; [이쪽도 끝냈습니다.] 양팔로 끌어안고 있던 원로 둘의 시체를 풀어주고

털썩! 퍼억! 그 시체들도 나뒹굴고

위진천; [이게 일찌감치 예정된 결말이었소.] 웃으며 진무륜에게 다가가고

진무륜; [네놈...] 그물에 휘감긴 채 쓰러져 노려보고

위진천; [신장궁에서 만든 투천신망에 당한 기분이 어떻소?] 툭툭! 발로 진무륜의 몸통을 건드리며

이를 갈지만 말하지 않는 진무륜

위진천; [사부도 간단히 죽일 수 있었지만 인황경 때문에 살려둔 거요.]

위진천; [효심(孝心)이 깊은 사매가 사부를 살리기 위해 인황경을 갖고 돌아오지 않겠소?] 웃는데. 그때

살천인조; [계획대로 되었구먼.] 덜컹! 쪽문을 열고 나오는 살천인조. 칼을 허리춤에 꽂았고 한손으로 황보신의 멱살을 잡고 끌고 나온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사령의 첫째 살천인조(殺天忍祖)>

황보신의 모습. 팔이 잘리고 가슴에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죽지는 않았다.

진무륜; (황보신...) 슥! 곁눈질로 그걸 보며 그물 속의 피스톨을 필사적으로 움직인다. 총구를 자기 턱쪽으로

위진천; [수고하셨소 인조!] 살천인조를 돌아보며 웃고

위진천; [그 버러지가 기관을 작동시키는 걸 막지 못했다면 죽은 건 우리 세 사람이었을 거요.] 말할 때

탕! 갑자기 들리는 총소리. 깜짝 놀라는 위진천

[!] [!] 흑모신원, 패소정, 살천인조도 놀라고

툭! 그물 속에서 조금 떨궈지는 총구. 연기가 난다

턱을 쏴서 머리쪽으로 총알이 빠져나간 형태로 죽은 진무륜

위진천; [이런...] 당황

흑모신원; [자결을 했군!] 이를 드러내며 신음.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사령의 일인 흑모신원(黑毛神猿)>

살천인조; [소단주답지 않게 방심했구먼.] 끌끌 혀를 차며 다가오고. 황보신의 팔은 놓고

패소정; [자신이 인질이 되면 딸년을 위험에 빠트릴까봐 스스로 목숨을 끊었군요.] 한숨 쉬며 진무륜의 시체를 보고

위진천; [지랄...] [이 늙은이를 이용해서 인황경을 회수 하려 했거늘...!] 퍽! 진무륜의 시체를 걷어차고. 그물에 덮인 채 날아가는 진무륜의 시체

퍼억! 벽에 부딪혔다가 나뒹구는 진무륜의 시체

위진천; [난 불이살검의 뒤를 추적하겠소!] [신장궁의 장악은 세분이 알아서 해주시오.] 거친 걸음으로 걸어나가고

패소정; [존명!] 포권하고. 흑모신원과 살천인조도 고개 끄덕이고

[크악!] [아악!] [웬... 웬놈들이냐?] 위진천이 나가는 대청 밖에서 일제히 비명이 터지고

밖으로 나오는 위진천. 상인 복장을 한 자객들이 날고 뛰며 신장궁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다. 무차별 살상

위진천; [대항하는 것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쳐 죽여라!] 대청을 나서며 외치고

[존명!] [맞서는 것들은 전부 죽이라는 소단주님의 분부시다!] 크악! 컥! 신나게 사람들을 죽이며 외치는 상인 차림의 자객들

[위진천 네놈이...] [네놈이 살인상단의 괴수였구나!] [천벌이 두렵지 않느냐 위가야?] 자객들과 맞서 싸우며 악을 쓰는 신장궁 무사들

위진천; [진무륜은 이미 죽었다!] 외치며 걸어가고. 그 뒤에서 흑모신원이 그물에 쌓인 진무륜의 시체를 질질 끌고 나오고

진무륜의 시체 크로즈 업

[궁... 궁주님!] [안... 안돼!] [궁주님께서 정말 시해당하셨다!] 저항하거나 도망치던 신장궁 남녀들 절망에 찬 비명

위진천; [알아서들 해라! 이미 죽은 주인을 위해 싸우다가 함께 저 세상으로 갈 것인지...] 팟! 날아오르며 웃고

[으하하하!] 마귀처럼 웃으며 날아가는 위진천

[궁... 궁주님이 돌아가시다니...] [포기하자! 의미 없는 저항이다.] [젠장!] 무기를 버리며 울거나 이를 가는 무사들

위진천; (아직 늦지 않았다!) 신장궁 밖으로 날아가며 생각하고

위진천; (불이살검은 몸이 약한 진상파를 배려하느라 느릿느릿 태산으로 향하고 있다.) 이를 갈고

위진천; (전력으로 따라붙으면 하루 안에 년놈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인황경이 황금전장에 들어가는 일은 막아야만 한다. 일단 황금전장에 들어간 물건은 두 번 다시 세상에 나오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니...> 날아가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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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어둑한 산중. 새벽. 신장궁 반대편이다.

절벽 아래에 나있는 동굴

그 동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창고 같은 건물. 상당히 큰 그 건물의 문은 열려 있고

열린 문을 통해 무언가 나간 흔적. 바퀴 자국이 있다

 

#110>

산중의 길. 그 길을 가는 마차 한 대. 빨리 달리는 건 아니고 천천히 간다. 두 마리의 말이 끌고 있는데 튼튼해 보이지만 평범하다. 창문은 있지만 닫혀있고. 등이 걸려 있는 마부석에는 죽립을 쓴 청풍이 고삐를 잡고 있다.

마차 내부. 안락하다 원룸같은 분위기. 안락의자에 반쯤 누운 자세로 앉아있는 진상파. 죽립은 쓰지 않았고. 비파를 품에 안고 있다.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이 동굴 입구에서 아버지 진무륜에게 절을 하던 장면. 헌데

스으! 뭐라 말하는 진무륜의 얼굴이 모호하게 보인다. 흐려지고.

진상파; (아버지...)

진상파; (어찌 된 일인지 겨우 얼마 전 헤어졌을 뿐인데 아버지의 얼굴을 정확히 떠올리기가 어렵다.)

진상파; (설마...) 불길한 예감

진상파; (아버지의 신상에 좋지 않은 일이라도 생기는 것일까? 그래서 아버지의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나지 않는 것이고...)

진상파; (이럴 때면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내 능력이 원망스러워지곤 한다.) 한숨

<부디 내 선견(先見)의 능력이 헛된 것이기를 바랄 뿐이다.> 따각 따각! 천천히 걸어가는말들이 끄는 마차를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111>

<-신녀문> 저녁 무렵

탑. 사람들이 늘어서 있지만 문은 닫혀 있고. 입구는 사신장 대신 건장한 청년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

 

냉상영; [황금전장과 신장궁이 결혼?] 놀라고. 탁자에 앉아있다. 여자 신관같은 복장을 하고 있다. 예언을 하다가 올라온 모습

냉신장; [그렇소. 방금 도착한 전서구의 내용이오.] 길쭉한 종이를 보면서 말하고. 냉상영과 마주 앉아있는데 옆에는 철신장도 앉아있다.

냉신장; [황금전장에서는 불이살검이란 놈을 보내 진상파를 태산으로 데려가는 중이라고 하오.]

냉상영; [황금전장... 그 돈버러지들이 딴 마음을 품고 있는 걸까요?] 철신장을 보며 이를 바득 갈고

철신장; [황금전장이 전부터 돈으로 고수들을 영입하고 대량의 영약들을 사 모은 건 알려진 사실 아닌가?] 끄덕

철신장; [거기다가 신장궁의 신병이기들까지 더해지면 절대 무시 못 할 세력이 되겠지.] 심각한 표정

냉상영; [황금전장의 본가가 자리한 태산은 우리 신녀문의 영역이에요.]

냉상영; [이대로 황금전장과 신장궁의 혼인동맹이 성사되면 무황성에 못지않은 강적을 배후에 두게 되는 거예요.]

철신장; [이 결혼을 어떻게든 막아야겠지.] 끄덕

냉상영; [현재 황금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건 누군가요?]

철신장; [풍신장이 연왕군의 남진을 돕기 위해 이백 명의 호화철위를 이끌고 산동성(山東省)에 주둔하고 있네.]

냉상영; [풍신장에게 전서구를 보내 황금전장을 치라고 하세요.]

냉신장; [황금전장을 적으로 돌리는 건 위험부담이 큰데...] 난색

냉상영; [황금전장을 이대로 방치했다가 신장궁과의 혼인으로 건드릴 수 없이 커지는 일은 피해야만 해요.]

냉상영; [황금전장을 궤멸시킬 것까진 없고...]

냉상영; [무엇이든 구실을 만들어서 황금전장이 신장궁과의 결혼을 파기하게 만들라고 하세요.]

철신장; [알겠네.] 일어나고. 냉신장도 따라서 일어나고

철신장; [황금전장이나 신장궁 건은 우리에게 맡기고 신녀는 무황성을 견제하는 일에 전념하게.] 엘리베이터쪽으로 가고. 냉신장도 따라가려는데

냉상영; [진상파를 황금전장으로 데려가고 있는 자가 불이살검이라고 했지요?]

냉신장; [그렇소.]

냉상영; [그 놈의 용모파기 입수 된 건 없는가요?] 냉신장에게 묻고

냉신장; [불이살검의 얼굴을 제대로 보고 목숨을 부지한 인간은 아직 없어서...] 말하면서도 품속에 손을 넣고. 그 사이에 철신장은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들어가며 뒤돌아보고 있고

냉신장; [얼굴이 전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죽립을 쓴 모습의 용모파기는 상신(上申) 되었소.] 말하며 품속에서 크지 않은 두루마리를 하나 꺼내고

냉신장; [받으시오.] 내밀고

냉상영; [고마워요.] 받고

냉신장; [불이살검의 확실한 용모파기를 작성해서 올리라고 독촉하고 있으니 조만간 소식이 있을 것이오.] 말하며 엘리베이터로 가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냉신장

그그긍! 문이 닫히고

혼자 남아서 두루마리를 펴는 냉상영

두루마리에 그려진 그림은 죽립을 눌러쓰고 망토를 두른 청풍의 모습이다. 이목구비는 정확하지 않고

냉상영; [불이살검... 불이살검...] 청풍의 초상화를 보고

냉상영; [눈에 익어!] [분명 이놈은 내가 아는 인간이다.] 그림을 노려보다가

오싹! 냉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이무외의 모습

냉상영; [대... 대사형?] 신음

냉상영; (물론 이자는 대사형이 아니다. 대사형의 시체는 내 손으로 직접 묻었었으니...) 두루마리를 든 손이 달달 떨리고

냉상영; (그런데도 대사형의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것은...)

<청풍!> 청풍의 그림 배경으로 냉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냉상영; [틀림없다! 불이살검이라 불리는 황금전장의 수금사자... 이놈은 거의 확실히 청풍이 놈이다!]

냉상영; [청풍이 놈이 어떻게 건강해져서 무공을 쓸 수 있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달달 떨리는 손

냉상영; [이놈은 조만간 나를 찾아올 게 분명하다.] [저주심인결을 익혀서 누구도 막지 못하는 괴물이 되어서...] 전율하다가

냉상영; [사신장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 급히 가는 펜 같은 것을 집어들고. 탁자에는 그 외에도 붓과 잉크통 같은 것, 종이. 그리고 전서구 용의 긴 천조각등이 있다. 넓직한 상자에 모두 들어있는 것으로 묘사

냉상영; [어떻게 해서든지 황금전장과 신장궁의 결합을 막아야만 한다.] 길쭉한 천을 집어들고

냉상영; [불이살검이 청풍이 놈인지도 확인해야 하고...] 그 천에 가는 연필 같은 것으로 무언가 쓰는 냉상영

 

#112>

오층탑을 밖에서 본 모습

후두득! 맨 윗층의 열린 창문으로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간다. 발목에 천이 묶여 있고

창문에 서서 멀어지는 비둘기를 보는 냉상영

냉상영; (불길하다. 불길해.) 입술 깨물고

냉상영; (번뇌신존이 나타났을 때도 이렇게 가슴이 뛰진 않았는데...) 두근! 두근! 심하게 뛰는 가슴을 누르고

냉상영; (만일 내가 죽는다면 번뇌신존도 포가년도 아니고 청풍, 그놈에 의해서일 것같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구나.) 입술 깨물고

냉상영; (오냐! 어디 한번 아수라장을 만들어보자 청풍아!)

냉상영; (한 때 모자지간으로 지냈던 우리 둘 중 누가 누구 손에 죽을지...) 식은땀 흘리면서도 마녀처럼 웃고

 

#113>

<-금릉(金陵)> 강을 낀 거대한 도시. 낮

금릉 외곽. 강가에 자리한 거대한 장원. 장원과 바로 이어지는 포구까지 있다. 포구에는 수많은 배들이 드나들고 있다. 정박한 배에서는 물건이 실리거나 내려지고 있고. 수많은 마차와 수레들이 장원 내의 건물들과 포구 사이를 오간다.

<-대륙상단(大陸商團)> 위 장원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상단의 깊은 곳에 자리한 화려한 건물. 외진 곳이라 사람은 거의 없고.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위진천; [인황경?] 눈 부릅 놀라고. 밀실이다. 연공관 분위기. 그곳에서 무공을 익히다가 중단하고 괴뢰신군을 만나고 있다. 상체를 벗은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서 수건으로 땀을 닦다가 놀라고. 근처 탁자에는 벗어놓은 상의가 있다.

괴뢰신군; [벽세황의 월하빙인으로 신장궁에 온 불이살검이 진상파의 혼수로 인황경을 요구했다고 하네.] 위진천 앞에 서서 말하는 괴뢰신군. 손에는 긴 천이 몇 개 들려 있다. 전서구로 보내진 편지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살인상단 십대자객 서열이위 괴뢰신군(傀儡神君)>

위진천; [그래서!] 이를 부득! 갈고

위진천; [진무륜이 제 딸년 혼수로 인황경을 내주었다는 거요?]

괴뢰신군; [밀정이 보내온 보고에 따르면 그런 것같네.]

괴뢰신군; [보다 심각한 것은 불이살검과 진상파가 신장궁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일세.] 심각한 표정

위진천; [년놈이 인황경을 지닌 채 몰래 신장궁을 빠져나갔다?] 분노. 이를 갈고

괴뢰신군; [무슨 생각으로 딸년을 황금전장에 시집보낼 결심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진무륜도 이 혼사로 인해 생길 파장은 염두에 두었을 걸세.]

괴뢰신군; [그 때문에 사람들 이목을 속이고 딸년을 황금전장으로 떠나보냈겠지.]

위진천; [그래서 불이살검과 진가년의 종적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거요?]

괴뢰신군; [방금 전에 도착한 전서에 의하면...] 긴 천 중의 하나를 읽으면서 말하고

괴뢰신군; [진가년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마차가 개봉에서 낙양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포착되었다고 하네.]

위진천; [낙양?] 찡그리고

위진천; [개봉에서 낙양은 황금전장이 있는 태산과는 반대 방향 아니오?]

괴뢰신군; [아마 추적을 따돌릴 생각으로 일단 서쪽으로 갔다가 태산쪽으로 방향을 틀 생각일 걸세.]

위진천; [불이살검과 진가년은 누가 쫓고 있소?]

괴뢰신군; [백일몽의 지휘로 다섯째 마환존자(魔幻尊者)와 여섯째 흑관철시(黑棺鐵屍)가 추적하고 있으며...] 천에 적힌 글을 확인하며 말하고

괴뢰신군; [여덟째 독검사랑(毒劍死狼)도 추적에 가세하기 위해 낙양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하네.]

위진천; [부족하오! 부족합니다.] 벌떡 일어나고

위진천; [불이살검, 그놈은 십대자객중 누구보다 강한 히지가타조차 일검에 죽인 괴물이오!] 수건을 바닥에 팽개치고

위진천; [백일몽 일행만으로는 그놈이 황금전장에 들어가는 걸 막기 어렵소.] 탁자에 얹어놓은 웃옷을

괴뢰신군; [알겠네!] [노부도 즉시 낙양쪽으로 출발하지.]

위진천; [가기 전에 패소정과 신소심을 뇌옥에서 꺼내놓으시오.] 옷을 입으며

괴뢰신군; [그년들을 어디에 쓸 생각인가?] 돌아서려다가 돌아보며

위진천; [신장궁으로 돌아가서 마무리를 지어야겠소!] 살벌한 표정으로 웃고

 

#114>

밤. 어느 도시.

환락가. 기루들이 즐비한 곳

어느 기루. 질펀하게 놀고 있는 한량과 기녀들

외진 곳의 건물. 이곳에는 불이 꺼져 있고

어둑한 실내. 헐벗은 여자들 몇이 지쳐서 쓰러져 있고. 심하게 당한 모습이고. 집기도 넘어져 있고 그릇과 술병들도 널려 있다. 상좌에는 보료가 있고. 그 보료에 옷을 풀어서 속살을 드러낸 신행태보가 기대 앉아있다. 좌우에도 헐벗은 여자들이 누워있고.

신행태보; [진상파?] 보료에 기대앉아 기녀들의 몸을 만지며 누군가에게 묻고

<예 각주(閣主)님!> 누군가의 대답이 들리고

<신장궁의 상속녀인 그 계집이 황금전장으로 들어가는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으라는 천안신녀의 요청이 당도했사옵니다.> 이어지는 말

신행태보; [요청은 무슨... 명령이겠지.] 피식

<일단 전서구로 보내온 편지의 내용은 정중했사옵니다만...>

신행태보; [됐다!] [천안신녀가 빚을 갚으라고 압박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내 비위 맞출 필요없다.]

<예...>

신행태보; [진상파란 계집은 지금 어디쯤에 있느냐?]

<이곳 낙양쪽으로 오고 있다고 하니 그리 멀리 있지는 않사옵니다.>

신행태보; [알았다. 그년은 내가 처리할 테니까 행적이나 확실하게 파악해둬라!]

<존명!> 대답이 들리고

신행태보; [진상파... 진상파란 말이지?] 히죽

신행태보; [마침 지분 냄새 진동하는 갈보들에게는 질리던 참이었는데 잘 되었다.] 철썩! 옆의 기녀 엉덩이를 때리고

[앙!] 잠들었다가 앙탈 부리는 기녀

신행태보; [하여간 기대가 되는구나.] [진상파란 년이 오행륜중 철왕각(鐵王閣)의 각주인 나 신행태보(神行太保) 종선(宗先)의 구미의 맞을지...] 음험하게 히죽 웃는 신행태보의 얼굴을 크로즈 업

 

#115>

<-무황성(武皇城)> 드넓은 호숫가에 세워진 웅장한 성채. 호수에는 수많은 배들이 오가거나 정박하고 있고. 정문으로는 마차와 사람들이 끊임없이 드나든다

웅장한 대청. 무장한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처마에는 <君臨殿>이란 글이 적힌 화려한 현판이 걸려 있다.

금면무황; [진상파?] 화려한 옥좌에 앉아 말하는 인물. 얼굴에 황금 가면을 쓴 날렵한 몸매의 인물인데 몸에는 황제같이 화려한 옷과 망토를 걸쳤고. 이자가 무황성의 성주인 금면무황. #7>에 한 번 나온 인물

쌍뇌자; [예! 신장궁의 궁주 진무륜의 유일한 핏줄인 그 계집입니다.] 금면무황 앞에 서서 말하는 머리가 큰 노인. 다른 작품에 나오는 머리 큰 대두노인 캐릭터.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황성 군사(軍師) 쌍뇌자(雙腦子)>

금면무황; [황금전장과 신장궁이 혼인동맹을 맺는다 이 얘기로군.] 가면 속에서 눈 번득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황성 성주 금면무황(金面武皇)>

쌍뇌자; [비밀리에 추진 된 혼인이지만 이미 소문이 파다하게 나버렸습니다.] [아마 신녀문에서는 경기를 일으키고 있을 것입니다.]

금면무황; [황금전장이나 신장궁 모두 강북에 본점을 두고 있지.] 끄덕

금면무황; [강북무림의 패자를 자처하는 신녀문 입장에서는 황금전장과 신장궁이 동맹을 맺을 경우 강력한 경쟁자를 배후에 두게 되는 셈이고...]

쌍뇌자; [우리 무황성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상황입니다.] 끄덕이고

금면무황; [최소한 우리가 황금전장과 신장궁의 결합을 방해할 이유는 없군.] 역시 고개 끄덕이고.

쌍뇌자; [오히려 지원할 수 있으면 지원을 해야겠지요.]

금면무황; [하지만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신녀문의 영역이니 적극적으로 개입하긴 어렵고...]

금면무황; [바람도 쐴 겸 군사가 강북으로 가서 일의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오시오.]

쌍뇌자; [그렇지 않아도 그리 청할 생각이었습니다.] 포권하고

쌍뇌자; [가능한 빨리 다녀와서 보고 올리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금면무황; [수고해주시오.] 끄덕이고

이어 서둘러 나가는 쌍뇌자

금면무황; (황금전장과 신장궁의 결합이라...) 나가는 쌍뇌자를 보며 눈 번뜩

금면무황; (냉(冷) 사매가 생각지도 않은 골치를 떠안게 되었구나.)

<사매 스스로 자초한 번거로움이니 굳이 동정할 이유는 없겠지만...> 혼자 남은 금면무황의 모습 배경으로 금면무황의 생각 나레이션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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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밤. 신장궁

<-영빈관(迎賓館)> 한적한 곳에 자리한 화려한 건물. 잘 가꿔진 정원과 월동문이 달린 담장으로 에워싸여 있다.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고

화려한 실내. 청풍이 탁자에 앉아서 책을 손에 든 채 읽고 있다. 죽립과 망토는 물론 벗은 상태고. 일본도로 탁자 위에 얹혀져 있고

청풍이 읽고 있는 책의 표지. <人皇經>이란 제목이 적혀 있다. 바로 실명자가 진무륜에게 맡긴 그 책

책을 읽고 있는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벽세황의 말

 

벽세황; [신장궁에는 인황경이라는 책이 있다.] [노반신서를 예물로 가져가면 인황경을 답례품으로 받아올 수 있을 게다.] 황금전장의 자기 거처 앞에서 떠나려는 청풍에게 말하는 벽세황의 모습. 주변에는 오방희가 있고

회상 끝

 

청풍; (형님이 지목해서 이 책을 예물로 원한 데는 이유가 있을 텐데...) 책을 읽고

청풍; (인황경 속에 어떤 비밀도 없다는 진무륜의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눈 번뜩이고

청풍; (인황경은 사람의 몸에 대한 일반적인 분석과 고찰이 적혀 있다.) 책장 넘기며 생각하고

청풍; (너무 평범해서 딱히 의미를 둘 내용은 아닌데...)

청풍; (그건 겉보기이고 인황경은 중의적(重義的;한 단어나 문장이 두 가지 뜻으로 해석이 됨)인 표현으로 적혀 있다.)

청풍; (일정한 규칙을 알아야만 인황경에 숨겨진 비밀을 알 수 있고...)

청풍; (다행히 나는 아버지가 남기신 천자비결(千字秘訣)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중의적 표현을 해독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청풍; (그 능력을 바탕으로 해독하자면...) + [!] 생각하다가 놀라고

청풍; (이건...) 급히 다시 앞부터 읽고

청풍; (틀... 틀림없다! 인황경의 앞부분 내용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청풍; (태환이형비결(態換異形秘訣)!) (어머니가 환(煥)씨 성의 노인에게 참언을 해준 대가로 받았다는 태환이형비결이다.) 책을 넘기면서 눈 번득이고

청풍;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환씨 성의 그 노인은 중상을 입은 어떤 사내를 보살펴준 대가로 태환이형비결을 받았다고 했고...) 흥분하여 책장을 넘기고

청풍; (결국 환씨 성의 노인이 구해주었다는 사내가 다름아닌 실명자라는 얘기가 되는구나.) 깨닫고

청풍; (인황경에 숨겨진 비밀을 모두 해독하면 불사신(不死身)이 되는 것도 꿈이 아니다.) 흥분하고

청풍; (실명자는 정체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대단한 비급을 지니고 있었던 것일까?) 생각하며 책장을 넘길 때

[실례하겠어요 공자님!]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청풍; (환설이란 시녀로군.) + [들어오시오.] 책을 덮으면서 문쪽을 보고

[예!] 드륵!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환설. 여자스러운 옷을 입었고 한손에는 술병과 술잔, 안주가 얹혀진 쟁반을 들고 있다.

환설; [쉬고 계시는데 방해가 된 게 아닌지 모르겠어요.] 얼굴 살짝 붉히며 문을 닫는다. 한손으로는 쟁반을 안정적으로 든 채

청풍; [아니오. 아직 잠자리에 들 때가 아니라 책을 좀 읽고 있었소.] 앞의 자리를 권하며 말하고

환설; [그러시다니 다행이에요.] 약간 절뚝거리며 다가오고

청풍; [아직 다리의 상처가 완쾌되지 않으신 모양이오.] 절뚝이는 환설의 다리를 보며 말하고

환설; [히지가타라는 사무라이에게 당한 상처가 상당히 깊어서 근육이 절반 가까이 잘렸답니다.]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고

환설; [아가씨께서 탁월한 의술을 지니고 계시지 않았다면 아마 전 다리 한쪽을 잃고 말았을 거예요.] 청풍 맞은 편의 의자에 앉고

청풍; [불행중 다행이오.]

환설; [그래도 아직 상처가 완전히 낫지는 않아서 아가씨를 모시고 황금전장으로는 갈 수 없게 되었답니다.] 술잔을 청풍의 앞에 놓으며 말하고

청풍; [진소저는 내가 잘 모시고 갈 테니 소저는 몸조리에 힘쓰도록 하시오.]

환설; [저야 그저 공자님만 믿을 뿐이옵니다.] [한 잔 올리겠사옵니다.] 얼굴 살짝 붉히며 두 손으로 술병을 집어들어 내밀고

청풍; [고맙소!] + (이 여자 어쩐지 설레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술잔을 집어들고

청풍; (설마 내게 딴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일까?) 쪼르르! 얼굴 붉어진 환설이 두 손으로 따라주는 술을 받으며 생각하고

청풍; (물론 그래봐야 헛수고일 뿐이다.) 술잔을 입에 가져가고. 그 모습을 홀린 듯이 보는 환설

청풍; (분이를 잃은 후 내 마음에는 다른 여자를 들일 곳이 없어졌으니...) 술을 마시고

환설; [사실은 아가씨의 말씀을 전하러 찾아뵈었답니다.] 청풍이 술잔을 내리는 걸 보며 말하고.

청풍; [진소저께서?] 술잔 내려놓고

환설; [이번 혼사를 반기지 않는 부류들이 필경 있을 터이니 출발을 은밀히 하자고 하세요.] 쪼르르! 다시 청풍의 술잔에 술을 채워주며 말하고

청풍; (진상파... 역시 지혜로운 여자로구나.)

환설; [새벽녘에 비밀 통로로 저희 신장궁을 빠져나가면 마차가 준비되어 있을 거예요.] 쪼르르! 술 따라주며 아쉬운 표정

환설; [수고스러우시겠지만 공자님께서 직접 그 마차를 몰고 아가씨를 황금전장까지 호송해주세요.] 술잔에서 술병을 떼고

청풍; [그리하겠소.] 끄덕이며 술잔을 다시 들려 하고

청풍; [진소저는 내가 잘 모실 테니 환소저는 걱정을...] + [!] 술잔을 입에 가져가려다가 멈칫! 하고. 뭔가 깨달은 표정이고

청풍; (이 여자의 성이 환씨라면...) + [혹시 환소저가 신장궁에 들어온 게 최근 아니오?] 술잔을 내려놓으면서 묻고

환설; [그걸 어찌 아셨어요?] 놀라고

환설; [제가 신장궁에서 살게 된 건 불과 삼 년 전부터랍니다.]

청풍; (틀림없다!) 놀라고

청풍; (이 여자가 바로 어머니에게 태환이형비결을 바쳤던 환씨 성의 노인 손녀였다.) 환씨 성의 노인이 냉상영 앞에 무릎 꿇고 애원하던 장면 떠올리고

환설; [저는 갈근허신체(渴根虛身體)라는 특이한 체질을 타고 나서 온몸의 생기가 말라 죽을 운명이었답니다.]

환설; [하나뿐인 핏줄인 저를 살리려고 부모님과 할아버지는 가산을 모두 탕진하시기까지 했는데...]

환설;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신녀문의 천안신녀를 찾아가셨다고 해요.]

청풍; (역시...)

환설; [천안신녀는 참 용한 여자예요.]

환설; [그 여자는 할아버지에게 저를 신장궁으로 데려가면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참언을 내려주었고...]

환설; [그 참언에 따라 신장궁에 온 저를 아가씨께서 살려주셨답니다.] [마침 소림사의 대환단이 아가씨 수중에 들어온 덕분이지요.]

청풍; (소림사의 전설적인 영약 대환단이 이 여자를 살렸군.) + [영조부님은 어찌 계시오?] 묻고

환설; [하나뿐인 핏줄인 저를 살리셨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곧 타계하셨답니다.] 붉어진 눈 시울을 소매로 닦고

청풍; [심심한 조의를 표하겠소.] 포권

환설; [고마워요 공자님!] 억지로 웃고

청풍;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비결을 알려드리고 싶소.]

환설; [어떤 비결을...] 어리둥절

청풍; [소저도 혹시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소.] [태환이형비결이라고...]

환설; [태환이형비결!] 소스라치게 놀라고

환설; [그건 할아버지가 참언을 들은 감사의 표시로 천안신녀에게 바쳤다는 비결인데...] 흥분하고

청풍;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내용도 기억하시겠소?]

환설; [예! 너무 허약해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저를 위해 할아버지가 읽어주신 수많은 책들 중 한가지였어요.]

청풍; [태환이형비결에서 깨닫는 바가 있으셨소?]

환설; [아니에요.] 고개 젓고

환설; [뭔가 뜬 구름 잡는 듯한 내용이라 이해를 전혀 못하고 있어요.]

청풍; [그럼 지금부터 태환이형비결을 고쳐서 알려드릴 테니 기억해두도록 하시오.]

환설; [공자님께서 어떻게 태환이형비결을 알고 계신 건가요?] 놀라고

청풍; [인연이 닿다 보니 소저의 조부께서 천안신녀에게 바쳤던 태환이형비결이 내 손에까지 들어왔었소.]

환설; (환금전장에서 돈을 주고 샀을까?) + [그렇군요.]

청풍; [사실 태환이형비결은 중의적인 표현으로 기록되어 있소.] [그 때문에 비결대로 이해해서는 거의 얻는 바가 없을 거요.]

환설; [중의적인 표현!] 놀라고

환설; [그럼 공자님께서는 태환이형비결의 진정한 비결을 해독하셨다는...] 흥분

청풍; [운이 좋아서 해독할 수 있었소.] 말하며 손을 들어 보이는데

스슥! 손목이 뱅그르 돌아간다

환설; [흑!] 그걸 보고 기겁하고

환설; [손... 손이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움직일 수가...]

청풍; [이게 태환이형비결의 쓰임새요.] 스윽! 목을 빙그르 돌린다. 머리가 몸통 위에서 한바퀴 돌아 원래대로 돌아가는 모습

환설; [보...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군요.]

청풍; [태환이형비결을 이해하면 자신의 몸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소.] [몸의 형태와 기능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경맥과 혈맥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게 가능하오.] 목을 원래로 돌리고

청풍; [즉, 태환이형비결을 쓰면 육신이 그 무엇에도 금제 당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오.] 머리를 좌우로 까닥여 보고

환설; (할아버지의 손을 떠났던 태환이형비결이 이 사람을 통해서 다시 나에게로 전해지려고 해!) 흥분. 발그레

<역시 난 이 사람과 끊을 수 없는 인연이 있는 거야.> 무어라 말하는 청풍과 그걸 홀린 듯한 표정으로 듣는 환설의 모습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107>

깊은 밤. 이제 신장궁의 거의 모든 건물에 불이 꺼져 있다.

신장궁 외곽. 높은 담장이 외부와 신장궁을 격리시키고 있고

푸드득! 새 한 마리가 담장 안쪽에서 밖을 향해 날아오른다. 비둘기다

담장 안쪽 어둠 속에서 비둘기를 날린 자세로 올려다보는 사내. 바로 낮에 대청 안에서 청풍을 화승총으로 겨눴던 무사들 중 한명

무사; (늦어도 내일 저녁쯤에는 도착하겠지.) 생각 할 때

퍽! 갑자기 날아오른 석궁의 화살에 궤뚫리는 비둘기.

무사; (누가 전서구를...) 팟! 경악하며 급히 날아오르려 하고. 하지만

퍼퍽! 퍽! 그자의 목과 가슴에 박히는 석궁의 화살. 눈 치뜨는 그자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무사. 아직 숨이 완전히 끊이진 않았고.

퍽! 멀지 않은 곳에 떨어지는 비둘기.

슥! 그때 어둠 속에서 석궁을 들고 나타나는 인물. 황보신이다. 석궁은 위에 상자가 달려 있고 그 상자 안에 화살이 여러 개 들어 있어서 연속으로 발사할 수 있다.

무사; (총... 총관...!) 죽어가며 황보신을 보고. 황보신은 떨어진 비둘기로 다가간다

화살에 박혀서 바들바들 떨며 죽어가는 비둘기. 발목에 천이 묶여 있고

콱! 발로 비둘기 몸통을 밟고

몸을 숙여서 비둘기의 발목에 묶인 천을 잡아당긴다.

팟! 비둘기 발목에서 뜯기듯이 떨어지는 천

그 천을 펼쳐 보는 황보신

황보신; [흠... 그렇군.] 편지를 읽으며 끄덕이고

황보신; [살인상단에서 본궁에 잠입시킨 밀정이 바로 네놈이었어.] 천을 들고 무사를 돌아보고. 하지만

[!] 눈 부릅뜨며 놀라는 황보신

죽어가는 무사의 눈이 하늘을 향하고 있다

황보신; (아차!) 팟! 돌아보는 황보신.

푸드득! 푸득! 이미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있는 대 여섯 마리의 비둘기

핑! 쩡! 직후 어둠 속에서 화살들이 연달아 날아오르지만

퍽! 퍽! 화살에 맞은 것은 그 중 두 마리뿐

휘익! 두 마리는 떨어지고 나머지는 밤하늘로 높이 날아오른다.

황보신; [방심했군.] 쓴웃음

황보신; [본궁에 이렇게 많은 간세들이 숨어있을 줄은 몰랐다.] 한숨 쉬고. 그러자

[그러게나 말일세.]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오는 두 명의 노인. 신장궁의 원로들인데 활을 들고 있고 등에는 화살을 공작 날개처럼 꽂은 화살통을 짊어지고 있다

원로1; [본궁의 무기들을 눈독 들이는 세력이 많다보니 숨어들어온 간세들도 많았던 게야.] 하늘 보며. 이미 비둘기들은 멀리 날아가고 있고

원로2; [날이 밝는 대로 한바탕 뒤집어서 간세들을 색출해내야겠어.]

황보신; [이번에 놓친 전서구들이 걱정됩니다.] 비둘기들이 멀어지는 쪽을 보고

원로1; [어쩔 수 없지. 완벽한 비밀은 없는 법이니...]

원로2; [불이살검을 믿어보세.] [지난 이년간 단 한 번도 패하지 않는 전설을 쌓아온 기린아 아닌가?]

황보신; [그래야겠지요.] 한숨

황보신; (아무쪼록 불이살검이 진상파를 별 탈 없이 태산까지 호송할 수 있어야하는데...) 걱정하는 황보신

 

#108>

새벽 무렵. 신장궁은 어둠에 잠겨 있고

신장궁 깊은 곳. 절벽을 등진 곳이다. 그 곳에 동굴이 하나 있다. 원래 동굴은 바위로 가려져 있었는데 그 바위가 옆으로 치워져서 동굴 입구가 드러났다. 그 동굴 입구 앞에 청풍과 진무륜과 진상파, 환설, 두명의 원로가 서있다. 원로중 한명은 등을 들고 있다. 청풍은 죽립과 망토 차림이고. 진상파도 평립에 천을 두른 죽립을 썼고 망토를 둘렀으며 품에는 비파를 안고 있다.

진무륜; [이 동굴은 산의 반대쪽으로 뚫려있다.] 청풍과 나란히 서서 동굴을 가리키고

진무륜; [동굴을 나가면 낡은 사당이 있는데 사당 안에 마차를 준비해두었다.]

진무륜; [아무쪼록 병약한 딸을 지켜다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청풍; (성격은 까탈스러워도 부정(父情)은 누구보다 강한 인물이군.) + [심려 놓으십시오.] 마주 포권하고

청풍; [제가 살아있는 한 영애를 해꼬지 할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진무륜; [다른 때같으면 그 말을 광오하다 비웃었겠지만...] 한숨 쉬며 손을 내리고

진무륜;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철석같이 믿고 싶어지는군.] [잘 부탁한다.] 억지로 미소 짓고. 이어

진무륜; [상파야!] 딸을 돌아보고

진무륜; [주위의 이목 때문에 아비는 함께 갈 수가 없구나.]

진무륜; [먼저 가서 기다리면 예식을 올리기 전에 아비도 황금전장에 도착하도록 하마.] 억지로 웃고

슥! 비파를 환설에게 건네주는 진상파

이어 진무륜 앞에 무릎 꿇는 진상파.

말없이 울면서 진무륜에게 절을 하는 진상파.

한숨 쉬며 절을 받는 진무륜

청풍; (한마디 말도 없이 절을 하는 것뿐이지만 통곡보다 저 절절한 감정이 느껴지는구나.) 한숨 쉬며 보고. 이어

일어나는 진상파의 얼굴이 눈물로 물들었고

환설이 건네주는 비파를 받는 진상파

진상파; [아버지!] 비파를 안고 진무륜을 보는 진상파.

진상파; [지금까지 길러주셔서 감사드리옵니다.]

진무륜; [오냐! 아비도 네가 딸이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역시 억지로 웃고

진상파; [만수무강하시옵소서!] 고개 숙이고. 이어

앞장서서 동굴로 걸어 들어가는 진상파

환설; [행복하세요 아가씨!] 울면서 고개 조아리고

고개 조금 돌려 끄덕이며 동굴로 들어가는 진상파

원로; [소궁주를 부탁하네.] 등을 청풍에게 주고

청풍; [예...] 대답하며 등을 받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목례를 하며 동굴로 들어가는 청풍.

등불을 들고 진상파의 뒤를 따라가는 청풍.

환설; (불이살검께서 호송하시니 별일이 없을 거라 믿지만...)

<끝내 떨치지 못하는 이 불안한 느낌은 어째서일까?> 동굴 밖에 남은 사람들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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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신장궁> 역시 낮

후원. 화려한 건물. 월동문 근처는 여자 무사들이 석궁과 칼로 무장하고 경비 서고. 진상파의 거처

띠리링! 월동문 안쪽에서 들리는 비파 소리

정원에 놓인 안락의자에 앉아서 비파의 현을 만지고 있는 진상파. 켜는 건 아니고 그냥 만지고 있는 중인데 어깨에는 고급스러운 망토를 둘렀다. 아직 날이 차고

진상파; (병이로구나.) 우울한 한숨

진상파; (그 후로 어느덧 보름 가까이 시간이 지났건만...) 얼굴 약간 붉어지고

<그 사람의 모습은 잊혀지기는 커녕 나날이 새록새록 선명해진다.> 자신을 진맥하던 청풍의 모습을 떠올리는 진상파

진상파; (아마도 이게 상사(相思)라는 것이겠지?) 얼굴 좀 발개지고. 그러다가

진상파; (상파야 진상파야! 헛된 꿈은 꾸지도 말거라.) 한숨.

진상파; (길어야 반년 남짓 남은 목숨 아니더냐?) (이런 처지로 사람을 마음에 담아봐야 깊은 유감만 품고 눈을 감게 될 뿐이다.)

진상파; (이제는 세상에 대한 미련과 집착도 하나 둘 내려놔야만 한다.)

진상파; (당연히 잠시 내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 사람의 모습도 지워야만 하고...) 우울한 한숨을 쉬고. 바로 그때

[아가씨!] 따각! 지팡이 짚는 소리가 들리며 누군가 월동문으로 서둘러 들어온다.

환설; [큰일... 큰일 났어요 아가씨!] 따각! 따각! 겨드랑이에 끼는 지팡이를 짚고 절뚝이며 들어오는 환설. 히지가타의 칼에 베어진 허벅지 상처가 완전히 낳지 않았다. 그래도 밝은 표정인데 얼굴이 흥분으로 발그레 해졌다.

진상파; [어서 오너라!] 돌아보고

진상파; [헌데 큰일이라니...?] 돌아보고

환설; [그 사람... 그 사람이 느닷없이 우리 신장궁을 찾아왔어요.] 흥분해서 진상파의 앞에 멈춰서고

진상파; [그 사람!] 흠칫! 하고

환설; [맞아요! 황금전장의 불이살검!] 흥분. 얼굴 발개져서 끄덕

환설; [그 사람이 방금 전 도착해서 궁주님과의 면담을 요청했어요.]

진상파; [별일이구나.] 억지로 태연한 척

진상파; [우리 신장궁이 황금전장과도 거래는 하지만 받을 돈은 있어도 줄 돈은 없는데...]

환설; [불이살검은 수금 때문에 찾아온 게 아니에요.]

진상파; [그럼 그 무서운 사람이 무슨 일로...] 좀 걱정

환설; [오기 전에 살짝 엿들었는데...] 좀 흥분. 뭔가 설레는 표정으로

환설; [불이살검은 혼서와 예물을 갖고 청혼을 하러 왔대요.]

진상파; [청혼!] + (설마!) 흥분 기대.

진상파; [누가 누구에게 청혼을 한다는 것이냐?]

환설; [황금전장의 소장주인 신산공자 벽세황이 아가씨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다는 거예요!] 흥분한 표정으로. 환설은 청풍에게 마음이 있으므로 오히려 벽세황이 진상파에게 청혼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자기는 청풍과 썸씽이 생길 수 있으므로...

[!] 놀라 눈 치뜨는 진상파

 

#105>

여전히 신장궁. 화려한 대청 건물. 삼엄한 경비. 헌데

[으하하하!] 갑자기 들리는 웃음소리. 한 사람의 웃음소리다. 흠칫! 하며 대청을 돌아보는 무사들

진무륜; [으하하하!] 어이없는 표정으로 앙천광소하고 있다. 화려한 의자에 앉아있는데 좌우로 총관인 황보신과 몇 명의 노인들이 앉고 서있다. 황보신은 진무륜 옆 조금 뒤에 서있고 노인들은 수수한 의자에 앉아있다. 노인들은 모두 네 명인데 신장궁의 원로들로 늙은 대장장이 모습이다. 좌우로 각기 두 명씩

[으하하하!] 진무륜이 화나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웃고 있는 앞쪽에는 청풍이 서있다. 죽립과 망토 차림이고. 두 손으로는 피자 상자 같은 납작한 상자를 들고 있는데 그 상자 위에 편지 봉투가 한 장 얹혀져 있다. 청풍의 뒤쪽과 좌우에는 석궁과 화승총으로 무장한 무사들 십여명이 청풍을 감시하고 있다.

진무륜; [흐흐흐! 뭐 청혼?] 진무륜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청풍을 보고. 청풍은 말없이 듣고 있고

진무륜; [내 딸을 벽세황과 혼인시키자 이거냐?] 웃음 그치며 굳어진 얼굴로 청풍을 노려보며 말하고

청풍; [저의 주인께서 그리 청하라 하셨습니다.] 피자 상자같은 상자를 두 손으로 든 채 무표정하게 말하고.

진무륜; [이거 참...] 어이없는 표정으로 고개 절레. 이어

진무륜; [총관! 벽세황이란 놈에 대해 아는 대로 읊어보게!] 화가 난 표정으로 황보신에게 말하고

황보신; [예!] [황금전장의 소장주 벽세황은 신산공자라 불릴 정도로 머리가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무적으로 보고하고

황보신; [하지만 몸은 매우 허약하여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다는 평판입니다.]

진무륜; [너희들의 소장주를 세상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들었지?] 황보신의 말이 끝나자 다시 청풍을 노려보고

진무륜; [당장 내일 장사 치룰 지도 모르는 약골 놈에게 나 진무륜이 외동딸을 시집보낼 것같으냐?]

청풍; [청혼은 거절할 수 있습니다.] 무표정

청풍; [하지만 본장의 소장주를 모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강렬한 눈빛으로 말하고

진무륜; [뭐?] 어이없는 표정

진무륜; [저 놈이 지금 뭐라고 했는가?] 황보신에게 되묻고

황보신; [<청혼은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장의 소장주를 모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사무적으로 되뇌이고

진무륜; [용납을 못한다?] 흐흐흐! 살벌하게 웃고

진무륜; [황금전장의 수금사자 따위가 감히 단기필마로 우리 신장궁에 대적하겠다는 말이냐?] 노려보고. 그러자

철컥! 철컥! 청풍의 뒤와 좌우에 서있던 십여명의 무사들이 석궁과 화승총으로 청풍을 겨누고. 하지만

청풍; [소생은 청혼을 하러 온 것이지 피를 보기 위해 쳐들어온 게 아닙니다.] 무표정하게 말하고

진무륜; [노부도 네놈이 내 딸을 구해준 공이 없었다면 만나주지도 않았다.] 역시 청풍을 노려보고

빠지직! 두 사람 사이에 벼락이 흐르고.

실내의 모든 사람들 긴장하고

황보신; (왜 그러는 것이냐 불이살검?) 초조한 표정. 황보신은 황금전장의 간세이므로 청풍의 태도에 의구심을 느낀다

황보신; (신장궁의 궁주 진무륜이 까칠한 성격임은 세상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사실이거늘...) 찡그리고

황보신; (공손하게 숙이고 들어와도 시원찮을 판에 저리 뻣뻣하게 굴기나 하고...) 주먹 꽉 쥐고

황보신; (마치 이 혼사가 깨지길 바라는 듯이...) + [!] 생각하다가 깨닫고

황보신; (저 놈 설마...) 눈 부릅

<진상파를 구하는 과정에서 호감을 품게 된 것인가? 그래서 마지못해 장주의 명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고?> 무표정한 청풍의 얼굴을 배경으로 황보신의 생각 나레이션

황보신;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 식은땀

황보신; (젊은 것들의 격렬한 감정은 이성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니...) 주먹 꽉 쥐고

황보신; (그렇긴 하다만 제발 자중해라 불이살검!) (소장주께서 진상파에게 청혼을 하신 데에는 마땅히 이유가 있을 테니...) 긴장하고

진무륜; [비록 우리 신장궁이 무림의 세력은 아니지만 남에게 능멸을 당한 적은 없다.] 음산한 표정으로

진무륜; [네 주인이 다 죽어가는 아들놈을 내세워 내 딸을 달라고 하는 데는 다른 꿍꿍이가 있을 게 뻔하다만...] 노려보고

진무륜; [일전에 네게 진 빚이 있으니 무례는 불문에 붙이겠다.] [그만 돌아가라.] 가라고 손짓하는 진무륜.

황보신; (잘 처신해라 불이살검! 장주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을 완수하려면...) 긴장할 때

청풍; [유일한 핏줄인 따님을 아끼는 궁주의 심정은 십분 이해합니다.]

청풍; [하지만 갈 때 가더라도 영애(令愛)는 한번 뵈어야겠습니다.]

진무륜; [뭐라?] 분노

진무륜; [네놈이 정녕 피눈물을 흘려봐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노려보고

철컥! 철컥! 다시 무사들이 석궁과 화승총으로 청풍을 겨누고. 바로 그때

[멈추세요.]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사람들 모두 흠칫! 할 때

진상파; [저의 은인이시기도 한데 무례하면 제가 면목이 없어진답니다.] 비파를 안고 들어서는 진상파. 지팡이를 짚은 환설이 뒤를 따르고.

[아가씨!] [소궁주님!] 급히 무기 내리며 길을 터주는 무사들. 청풍도 돌아보고

황보신; (살았다!) 안도

진무륜; [어서 와라 상파야.] 억지로 웃고

진무륜; [그렇잖아도 널 부르던 참이었다.]

진상파; [아버지...] 청풍 근처로 와서 진무륜에게 고개 숙이고.

진상파; [소녀에게 잠시 시간을 주시겠어요?]

진무륜; [그러마.] 끄덕이며 의자에 등을 기대고

진상파; [일전에는 구명의 은혜를 입고도 인사를 제대로 못 드렸어요.]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몸을 돌려 청풍에게 고개 숙이고

청풍; [별 말씀을...] 역시 돌아서며 마주 고개 숙이고. 두 사람은 이후로 마주 보는 자세로 대화를 나눈다

진상파; [오늘 저희 집을 찾아주신 것이...]

진상파; [다른 분을 위한 월하빙인(月下氷人;중매꾼) 역이라 들었사옵니다.] 애잔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며

청풍; (이 여자...) 무언가 느끼고 + [그렇게 되었습니다.]

청풍; (내게 애틋한 마음을 품고 있었던 것인가?) + [폐장의 소장주께서는 소저와 백년가약을 맺길 간절하게 원하십니다.] 얼굴이 좀 달아올라 마주 보고

황보신; (역시 불이살검과 진상파 사이에 감정의 교류가 있었구나.) 깨닫고

진상파; [저같이 박색이고 모자란 계집을 어여삐 봐주신 점은 감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애잔하게 한숨 쉬고

진상파; [하지만 저는 아직 가정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없군요.]

진무륜; (잘 한다 상파야.) 끄덕이며 안도하고

진무륜; (가진 거라고는 돈 밖에 없는 천한 것들에게 우리 신장궁의 유일한 후계자인 널 줄 수야 없다.)

진무륜; (게다가 우리 신장궁이 황금전장과 결합하는 것을 신녀문이나 무황성이 탐탁하게 여길 리가 없다.)

진무륜; (두 가문이 손을 잡을 경우 자신들의 경쟁 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끄덕

진무륜; (지금의 무림정세 하에서 신녀문이나 무황성과 척을 져서 좋을 거 하나 없다.) 생각할 때

청풍; [이 편지는 저희 소장주께서 진소저에게 전하라하신 것입니다.] 상자 위에 얹어 놓았던 편지를 집어 내밀고

진상파; [벽소장주께서 여러모로 신경을 쓰셨군요.] 비파를 뒤로 내밀고..

급히 두 손으로 그 비파를 받으려 하는 환설. 지팡이는 겨드랑이에 끼고

진무륜; [상파야!] 몸을 일으키면서 말리려 하지만

진상파; [걱정마세요 아버지.] 웃으며 편지를 두 손으로 받고

진상파; [벽소장주는 비록 기인이긴 해도 심성은 올바른 분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말하며 봉투를 열고. 이어

편지를 꺼내 펼치는 진상파. 직후

[!] 눈이 치떠지는 진상파.

<相補偕老> 편지에는 딱 그 네 글자만이 적혀 있다.

진상파; (상... 상보해로(相補偕老)!) (서로 모자라는 것을 채워 죽을 때까지 함께 살자!) 편지를 든 손이 달달 떨리고. 그 뒤에서 환설이 어리둥절한 표정

진무륜; (상파가 왜 저러는 건가?) 놀라고

<소궁주는 여자지만 담력이 커서 벼락이 옆에 떨어져도 꿈쩍도 않는 아이거늘...> <대체 편지에 무슨 내용이 적혀 있기에...> 원로들도 놀라고 어리둥절.

청풍은 말없이 보고 있고. 두 손으로는 피자상자 같은 상자를 들고 있고. 그때

진상파; [불... 불이공자께서도 이 편지의 내용을 알고 계셨는가요?] 청풍을 보며 떨리는 음성으로 말하고

청풍; [그렇습니다.] 끄덕

진상파; [그럼... 그럼 벽소장주께서...!] 흥분이 극에 달해 말을 잇지 못하고

청풍; [소저께서 생각하시는 대로입니다.] 한숨

진상파; (벽... 벽세황공자가 바로 나의 운명의 상대라는 태양절맥의 소유자였구나!) 안도하면서도 당황. 복잡한 심정

청풍; [저희 소장주께서는 이 년 전 제가 무림으로 나올 때 이 반지를 주시면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왼손 중지에 끼워진 심황환을 보여주며 말하고

청풍; [이 반지에 끼워져 있는 보석은 감음주라는 것으로 오로지 음기에만 반응을 보입니다.] 반지를 보여주고. 

진상파; [그래서 그때...] 깨닫고. 머리에 떠올리는 장면. 청풍이 자신을 진맥할 때 왼손 중지에 끼워진 반지의 보석이 빛을 발하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제가 지난 이년간 무림을 횡행한 것은 사실 악성채무의 회수가 목적이 아니라 소저를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진상파; [그랬군요! 그러셨군요.]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이게 대체 무슨...> <저 반지는 무엇이고 소궁주는 왜 저렇게 격동하는 것인가?> 진무륜과 원로들 당혹하고. 그때

진상파; [아버지!] 고개 돌려 진무륜을 보고

진무륜; [오냐!] 퍼뜩! 정신 차리고

진상파; [소녀가 감히 무례한 청을 올리옵니다. 이 혼사, 받아들여주시옵소서!] 두 손 공손이 앞으로 모은 채 말하고

진무륜; [아비는 영문을 모르겠다만...] 당혹하고

진무륜; [누구보다 영특한 네가 그리 결정한 데는 이유가 있을 터!] [황금전장의 청혼을 받아들이도록 하마.]

안도하는 황보신

환설도 안도하고

진상파; [감사하옵니다.]

진상파; [자세한 사정은 따로 말씀드리겠사옵니다.]

진무륜; [그렇게 하거라.] 한숨 쉬며 일어나고. 원로들도 일어나고

진무륜; [내 딸의 뜻이 이러하니 황금전장의 청혼은 받아들이도록 하겠네. 지금까지 무례했던 점, 이해하게.] 포권하고

청풍; [별 말씀을...] 고개 숙이고. 이어

청풍; [이것은 저의 주인께서 귀하게 기르신 따님을 주시는 데 대한 감사의 예물이니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상자를 내밀며 앞으로 걸어가고

황보신이 앞으로 나와서

황보신; <잘 했네!> 전음으로 말하며 상자를 받고

청풍; (신장궁의 총관인 황보신이 황금전장에서 파견한 밀정이었군.) 깨닫지만 내색하지 않고 상자를 건네주고

다시 돌아가는 황보신. 그 사이에 진무륜과 원로들은 다시 자리에 앉았고

황보신; [여기...] 상자를 진무륜에게 내밀고

진무륜; [열어보게.]

황보신; [예...] 딸칵! 상자를 열고. 상자 안에는 다시 편지가 한 장 들어있는데 그 편지 아래에 낡은 책이 한권 들어있다.

진무륜; (이건 냉혈전호 벽초천이 써보낸 혼서(婚書)일 테고...) 먼저 봉투를 집어 들고. 그러다가

[!] 갑자기 눈 부릅뜨는 진무륜.

쿵! 봉투를 들자 그 아래 놓인 낡은 책의 표지가 드러난다. 표지에는 옛날 글씨체로 <魯班神書>라는 제목이 적혀 있다.

진무륜; [노... 노반신서(魯班神書)!] 경악하며 책을 집어들고. 그러자

[노... 노반신서?] [황금전장이 보낸 예물이 노반신서라는 것이오?] 원로들도 경악하며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고

환설; (노반신서라는 게 뭐기에 궁주님과 원로들께서 저리 놀라시는 것일까?) 의아해 하고. 비파는 다시 진상파에게 건네준 상태고. 진상파는 그리 놀라지 않은 표정인데 청풍을 보고 있다. 복잡한 감정이 실린 표정

진무륜; [틀... 틀림없소이다.] 책을 펼쳐보며 놀라고 흥분하고. 원로들도 체통도 잊고 진무륜의 뒤에 몰려서서 함께 책을 보고

진무륜; [이건... 이건 분명 우리 장인들의 성자이신 노반조사(魯班祖師)께서 저술하셨다고 전해지는 노반신서요.]

[노반신서가 아직까지 전해지다니...] [허어! 이런 경사가 있는가?] 노인들도 함께 책을 보며 흥분하고

 

<-노반(魯班)! 본명이 공수반(公輸般)인 그는 춘추전국시대에 살았던 전설 속의 장인이다. 조각이나 건축에 탁월했을 뿐 아니라 온갖 기이한 물건들을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심지어 그는 스스로 날아다니는 새와 하늘을 나는 마차까지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하늘을 나는 나무로 만든 새와 하늘을 나는 날개 달린 마차를 보며 사람들이 놀라는 모습. 뚜껑이 없는 마차에는 박쥐의 그것같은 커다란 날개가 두 개 달려 있고 그 안에 노파가 타고 있고. 땅에서는 중년의 사내가 흐뭇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마차에는 밧줄이 달려 있고 그 밧줄을 중년의 사내가 쥐고 있다

 

진무륜; [남아있다는 풍문에 의지하여 천하를 뒤졌건만 찾지 못했던 노반신서를 황금전장이 갖고 있었군.] 책을 보며 흥분하고

청풍; [예물이 마음에 드시는지요?] 무표정하게 말하고

진무륜; [그걸 말이라고 하는가?] 책을 덮으며 청풍을 보고

진무륜; [우리같은 장인들에게 노반조사의 비급은 말 그대로 무가지보이거늘...]

청풍; [그러시다니 다행입니다.]

진무륜; [그나저나 곤란해졌소이다. 노반신서에 합당한 예물을 돌려보내야하는데...] 원로들에게 말하고.

[실로 난감하구려.] [황금전장은 천하제일의 부자가문이니 값 나가는 물건을 보내는 건 의미가 없으니...] 노인들도 난감하고

청풍; [실례인 줄은 알지만 저희 장주께서는 귀궁으로부터 받고자하는 예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진무륜; [그래?] 돌아보고

<예물을 지목하다니...> <무례하긴 하지만 차라리 잘 됐어.> <우리가 냉혈전호의 눈에 들 예물을 고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니...> 원로들 끄덕이고.

진무륜; [말해봐라. 벽장주가 원하는 답례품이 무엇인지를...] 좀 불쾌한 표정이 되고

청풍; [저희 장주께서는...] 말을 잠깐 끊었다가

청풍; [인황경이란 고서를 원하십니다!]

[!] [!] 경악으로 굳어지는 진무륜과 원로들의 얼굴

[!] 진상파도 좀 놀라고

[!] 청풍에게 화승총을 겨눴던 무사들 중 한 놈도 눈 번득이고. 이 놈은 신녀문에서 침투시킨 밀정이다.

진무륜; [인황경... 인황경을 달라 이거지?] 청풍을 노려본다.

청풍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담담히 받는다.

진무륜;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그래, 틀림없이 내 손에 있지. 인황경이란 책은...!] 끄덕

진무륜; [하지만 인황경 속엔 어떤 비밀도 없다. 무공이 숨겨져 있다고 믿는다면 어리석은 짓이고...]

청풍; [저희 장주께서는 무공에는 관심이 없으십니다.]

진무륜; [그렇겠지. 천하제일의 부를 지녀 할 수 없는 일이 거의 없는데 새삼 무공 따위를 익힐 이유는 없을 테지.]

<그럼 무슨 목적으로 인황경을 달라는 건가?> <딱히 쓰임새가 있는 책은 아니라고 들었는데...> 원로들 갸웃

진무륜; [하여튼 응락하겠다.] [저자를 영빈관(迎賓館)으로 안내하게.] 청풍을 가리키며 황보신에게 말하고

황보신; [예...]

황보신; [따라오시게.] 청풍에게 다가가고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고개 숙이며 황보신을 따라가고

입구로 가는 황보신과 청풍. 길을 터주는 무사들

진상파; (역시 우리는 인연이 아니었구나.) 나가는 청풍을 보며 소리없이 한숨 쉬고

<천주산에서 저 사람을 만났을 때의 설렘은 한 때의 바람이었던 것이다.> 황보신을 따라 대청을 나오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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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웅장한 건물. 대청이다. 건장한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냉혈전호; [그... 그게 정말이냐?] 흥분하여 몸을 앞으로 숙이고. 긴 탁자를 앞에 둔 화려한 의자에 앉아있었다. 그의 앞쪽에 놓인 탁자 좌우에는 삼봉공이 마주 앉아 있다가 역시 놀라는 표정으로 돌아보고 있고

청풍; [틀림없습니다 장주님!] 탁자 건너편에 서서 말하고. 벽세황은 그런 청풍의 조금 뒤에 서있고. 억지로 흥분 감춘 표정이고

청풍; [심황환으로 거듭 확인했지만 신장궁의 소궁주 진상파 소저가 태음절맥의 소유자인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냉혈전호; [불이... 불이 네가 우리 황금전장을 구했구나.] 흥분하며 감격하고

청풍; [별 말씀을...] 고개 좀 숙이고

독심귀의; (냉철한 성격인 장주께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일도 있군.) 곁눈질로 냉혈전호를 보고

독심귀의; (하긴 대가 끊길 위기를 벗어나게 되었으니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겠지.) 끄덕일 때

냉혈전호; [당장... 당장 혼서(婚書)를 준비해서 신장궁에 청혼을 넣어야겠소.] 삼봉공을 둘러보며 말하고.

아차선녀; [그래야겠지요.] 끄덕

혈가람; [다행히 진상파에 대한 혼담은 들리지 않아서 청혼에 문제가 없겠소이다.] 좀 흥분한 표정으로

벽세황; [기다려주십시오.] 벽세황이 청풍의 옆으로 나서며 말하고

냉혈전호; [왜 그러느냐 황아?] 벽세황을 돌아보는 냉혈전호. 삼봉공도 돌아보고

벽세황; [이번 청혼 건은 은밀히 진행해야만 합니다.] [우리 황금전장과 신장궁의 결합을 마땅치 않게 여기는 세력들이 많을 테니까요.] 심각한 표정

야차선녀; [소장주의 말이 맞아요.] 끄덕이며 냉혈전호를 보고

야차선녀; [두 가문이 결합하면 단번에 신녀문이나 무황성에 필적하는 세력이 될 테고...] [당연히 다른 세력들은 소장주와 진상파의 결혼을 방해하려 들 거예요.]

냉혈전호; [그럼 어찌하는 게 좋겠소이까?] 굳어지고

야차선녀; [청혼도 은밀히 하고 진상파소저도 소리 소문없이 본장으로 데려와야겠지요.] 말하면서 청풍을 보고.

청풍; (이런...) 난감할 때

독심귀의; [노부도 선녀의 말씀에 동감이오.] 말하며 역시 청풍을 보고

혈가람; [일리가 있소이다.] 끄덕이며 청풍을 보고. 그러자

냉혈전호; [봉공들의 뜻을 알았소!] 끄덕이며 청풍을 보고

냉혈전호; [이런 상황이므로 불이 네가 한 번 더 중책을 맡아주어야겠다.]

냉혈전호; [혼서와 예물을 준비해줄 테니 신장궁으로 가서 전하고 진상파를 은밀히 호송해 와라!] 강렬한 표정

 

#101>

밤. 황금전장. 깊은 밤이라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다

황금전장의 깊은 곳. 내원이다. 오가는 사람 없고. 역시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다

그곳으로 걸어오는 청풍

<부디 진소저를 무사히 모셔와 주시옵소서.> 중토희가 애절한 표정으로 공손하게 말하던 장면 떠올리고. 떠올리는 장소는 벽세황의 거처 앞. 다른 여자들도 중토희 뒤에 서서 고개 숙이고. 억지로 웃고는 있지만 표정들이 슬프다.

 

중토희; [소장주님을 대신해서 부탁드리옵니다.] 억지로 웃던 애절한 표정의 중토희

 

청풍; (오방희...) 한숨

청풍;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사실은 가슴들이 찢어지겠지.)

청풍; (세황형님의 첩들인 오방희는 천애고아거나 비천한 출신들이다.) (그 때문에 황금전장의 안주인이 되는 것은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다.)

청풍; (자신들의 처지를 알기에 오방희들은 세황형님의 정실(正室)이 되는 것은 꿈도 꿔오지 않았었다.)

청풍; (그렇다고는 하지만 오방희도 세상의 다른 여자들과 다를 바가 없는 여자들이다.) 한숨 쉬고

청풍; (사랑하는 남편에게 정실이 생긴다는 것은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일 테고...)

청풍; (오방희의 처지는 안타깝긴 하지만 세황형님을 위해 이번 혼사는 반드시 성사시켜야만 한다.) 앞쪽의 건물로 간다. 화려한 건물. 청풍의 거처다

청풍; (진상파...) 진상파를 떠올리고

청풍; (분이가 떠난 이후 처음으로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 여인...) 어느덧 건물 문 앞에 이르렀고

청풍; (하지만 나와는 인연이 없는 사이다.) 심호흡하며 문 고리를 잡는다.

청풍; (그녀가 세황형님과 맺어지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어야만...) + [!] 멈칫! 문을 열려건 청풍의 손이 멈칫 하고

두근! 두근! 누군가의 심장 뛰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린다

청풍; (불청객이 기다리고 있군.) 덜컹! 쓴웃음 지으며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서는 청풍. 화려하고 넓은 침실이지만 불이 켜져 있지 않아 어둑하다

탁! 문을 닫으며 한쪽을 보는 청풍

구석에 놓여있는 넓고 화려한 침대. 그곳에 깔려있는 이불이 불룩하다. 누군가 누워있는 모습이고. 하지만 머리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어서 누군지는 알아볼 수가 없다.

두근! 두근! 누군가 이불 뒤집어쓴 형태를 배경으로 심장 뛰는 소리

청풍; (이 말썽쟁이가 기어코...) 한숨 쉬며 침대로 다가간다. 침대에 누워있는 게 누군지 알아차렸다.

청풍; [뭐하는 짓이냐 다 큰 계집애가?] 확! 이불을 단번에 걷어 젖힌다.

이불이 걷힌 침대에는 벽소소가 반듯하게 누워 눈을 감고 있다.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헌데 몸에 걸친 것이라고는 속이 훤히 비치는 잠옷뿐이다. 그나마 잠옷은 길이도 짧아서 사타구니까지만 겨우 가리는 정도다.

눈 감은 채 발개진 벽소소의 얼굴

가슴에 모은 두 손

사타구니까지만 가리는 짧은 치마. 그 아래 미끈한 다리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고

청풍; [쯧...] 한숨 쉬고. 짐작했던 표정

청풍; [헛된 생각하지 마라.] 슥! 이불을 다시 벽소소의 몸에 덮어준다. 목 아래 부분만. 얼굴은 드러나고

청풍; [네가 이렇게 억지를 쓴다고 해서 우리가 맺어지는 일은 결단코 없다.] 침대에 옆으로 걸터앉으며 벽소소의 얼굴을 보고

벽소소; [말해봐.] 눈 감은 채

청풍; [뭘?]

벽소소; [날 끝내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눈을 뜨고

벽소소; [설마 오빠 남자 구실을 못하는 거야?] 얼굴 좀 발개져서 흘겨보고

청풍; [처녀가 못하는 말이 없다.] 쓴웃음. 눈 흘기고

벽소소; [설령 오빠가 고자라 해도 상관없어.] [소소는 오빠 옆에서 평생 함께 지낼 수 있으면 만족해.] 슥! 이불 밖으로 손을 내밀어 청풍의 옷자락을 잡고

벽소소; [그러니 제발 소소를 버리지만 말아줘! 응?] 애절하게 눈물 글썽이고

청풍; [내가 널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말해주마.] 한숨 쉬며 가슴 속에 손을 넣고

청풍; [이게 바로 그 원인이고 이유다.] 목걸이를 꺼낸다. 목에 걸고 있는 상태고. 물론 면사령이다.. <免死>라는 글이 적혀 있다.

벽소소; [면사령(免死令)?] 청풍이 들어 보이는 영패의 글자를 보며 눈 치뜨고

청풍; [정확히는 이 면사령을 달고 있는 이 끈 때문이다.] 슥! 면사령을 묵은 끈을 머리 위로 해서 빼내고

벽소소; [그 끈에 무슨 사연이 있다는 거야?]

청풍; [직접 살펴봐라.] 면사령을 매달고 있는 끈을 내밀고

벽소소; [대체 무슨 끈인데...] 일어나며 손을 내밀어 그걸 받는 벽소소. 이불이 흘러내리며 얇은 잠옷에 가려진 벽소소의 젖가슴이 보이고

벽소소; [!] 끈을 두 손으로 들고 살펴보다가 눈을 치뜨고

벽소소; [이... 이 끈을 꼰 건 설마...] 손이 달달 떨리고

청풍; [머리카락이다. 그것도 여자의...] 우울

벽소소; [어떤 년... 아니 여자가 자기 머리카락으로 끈을 꽈서 면사령에 끼워준 거야?] 울상으로 청풍을 보고

청풍; (애초에 기억을 잃지 않았었다는 건 말할 필요 없겠지.) + [등선곡에서 수련을 마칠 무렵부터 내 기억은 일부 돌아오고 있었다.]

청풍; [단편적이긴 하지만... 그 끈을 만들어준 여자의 이름은 분이이고...] [나 때문에 비참하게 죽은 것같다.] 면사령에 끈을 끼워주던 분이를 떠올리고

벽소소; [그... 그러니까 뭐야?] [이미 죽어버린 분이라는 여자 때문에 날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거야?] 분해서 악을 쓰고

청풍; [너만이 아니다.] 슥! 일어나고

청풍; [난 평생 어떤 여자와도 가정을 이룰 생각이 없다.] 침대에서 떨어지려는데

벽소소; [가지마!] 악을 쓰고

벅소소; [날 남겨 두고 이 방을 나가기만 해봐! 혀를 칵 물어버릴 테니까!] 악에 바쳐서 울며 외치고.

청풍; [소소 너...] 찡그리며 돌아서고

벽소소; [제발 오빠... 소소를 아내로 삼아주지 않아도 좋아!] 무릎 꿇고 두 손 모으며 애절하게 울고

벽소소; [오빠 곁에 있게만 해줘!] [그럼 되니까... 더 안 바랄 테니까 소소를 버리지만 말아줘!] 두 손 모은 채 울고

난감한 청풍. 그때

<그 녀석이 원하는 대로 해줘라.>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흠칫! 하는 청풍

 

벽세황; <하나뿐인 누이가 불행해지는 건 차마 두고 볼 수가 없구나.> 건물 밖의 어둠 속에 뒷짐 짚고 서서 하늘 보며 전음 보내고, 근처에 중토희가 서있다.

 

청풍; (형님은 소소가 자기 거처에서 사라졌다는 보고를 받고 찾아왔겠구나.) 한숨 쉬며 다시 침대로 돌아서고

벽소소; [오빠!] 희망에 차서 올려다보고

청풍; (세황형님을 걱정시켜드릴 수야 없지.) + [오해하지 마라.] 침대로 올라가며 이불을 들추고

청풍; [널 아내로 받아주겠다고 약속하는 게 아니다.] [그저 네 억지에 져서 이러는 것뿐이다.] 벽소소의 옆쪽 침대에 눕고. 이불을 덮으며.

청풍; [내게 너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귀여운 누이동생일 뿐이다.] [언제고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지 모르니 그때까지는 서로 사이좋은 남매로 지내도록 하자.] 옆으로 누운 채 올려다보며 말하고. 그러자

벽소소; [흐윽!] 청풍의 품에 와락 안기며 울고

벽소소; [고마워 오빠! 아주 내치지 않은 것만 해도 고마워!] 청풍의 품에 안겨 울고

청풍; (세황형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소를 모질게 대하지 못했는데...) 벽소소를 안고 다독이며 한숨 쉬고

<이러다가 영영 정(情)의 그물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반듯하게 누워 품에 안겨 우는 벽소로를 다독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벽세황; (일단 봉합은 해놨지만...) 한숨 쉬며 걸음을 옮긴다. 중토희가 뒤를 돌아보며 따라가고

벽세황; (불이아우가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결국 소소가 상처를 입고 관계가 깨질 가능성이 높은데...) 월동문 쪽으로 가고

벽세황; (아무쪼록 불이아우의 생각이 바뀌어서 소소를 받아들이길 바랄 수밖에 없구나.) 한숨 쉬고

중토희; (소소아가씨가 부럽네.) 소리없이 한숨 쉬며 뒤쪽의 건물을 보고

<신분이 천하질 않으니 저렇게 억지를 쓸 수도 있고...> 월동문을 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중토희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어둠 속. 근처 건물의 그늘에 숨어서 벽세황과 중토희가 멀어지는 것을 보고 있는 여자의 실루엣. 시녀 차림인데 나이가 좀 들어 보인다. 이 여자는 살인상단의 밀정이다.

[...] 무언가 생각하며 돌아서는 여자.

 

#102>

<-금릉(金陵)> 강을 낀 거대한 도시. 낮

금릉 외곽. 강가에 자리한 거대한 장원. 장원과 바로 이어지는 포구까지 있다. 포구에는 수많은 배들이 드나들고 있다. 정박한 배에서는 물건이 실리거나 내려지고 있고. 수많은 마차와 수레들이 장원 내의 건물들과 포구 사이를 오간다.

<-대륙상단(大陸商團)> 위 장원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상단의 깊은 곳에 자리한 화려한 건물. 외진 곳이라 사람은 거의 없고.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위진천; [혼담(婚談)?] 지극경을 읽다가 멈칫! 하며 고개를 들고

백일몽; [저희 래몽당(來夢堂)이 황금전장에 심어놓은 간세로부터의 첩보입니다.] 탁자 건너편에 서서 말하고. 다른 작품의 백일몽 캐릭터.

백일몽; [황금전장의 소장주 벽세황과 신장궁의 소궁주 진상파 사이에 혼담이 진행중인 듯합니다.]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살인상단 십대자객 서열구위(序列九位) 백일몽(白日夢)>

위진천; [확실한 첩보냐?] 심각. 책을 내려놓고

백일몽; [시녀로 위장하여 황금전장에 잠입해있는 래몽칠호(來夢七號)의 첩보는 이제껏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습니다.]

백일몽; [래몽칠호는 잠입한지 벌써 십년 이상이 지나서 지금은 황금전장의 안살림에까지 관여할 수 있게 되었는데...]

백일몽; [그녀가 엿들은 바에 의하면 냉혈전호 벽초천이 삼봉공과 함께 혼서 쓰는 걸 논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위진천; (확실히 뭔가 있군!) + [신장궁을 떠난 실명자의 행방은?]

백일몽; [워낙 신출귀몰한 자라 종적이 포착되었다가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사옵니다만...] 눈치 보고

위진천; (십리협에서 암습 당했을 때 실명자... 뇌공량이 인황경을 지니고 있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 눈 번뜩이고

위진천; (그렇다면 인황경을 신장궁에 남겨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한다.) 손가락으로 톡톡 탁자를 두드리며 생각하고.

위진천; (헌데 이런 시점에서 느닷없이 황금전장이 신장궁에 청혼을 하는 것도 심상치 않고...)

위진천; (어머니는 만류하셨지만 아무래도 신장궁으로 돌아가봐야겠다.)

위진천; (신장궁에서 뭔 일인가 벌어질 것같은 예감이 드니...) + [백일몽!]

백일몽; [예 소단주님!]

백일몽; [십대자객들 중 현재 임무 수행중이 아닌 인원은 몇이나 되느냐?]

백일몽; [저를 포함해서 네명이옵니다만...] 눈치 보고

위진천; [전부 집합시켜라!] [신장궁에 파견한 밀정들에게도 신장궁 내부 첩보에 만전을 기하라 하고...!]

백일몽; [존명!] 포권하고

서둘러 방에서 나가는 백일몽

위진천; [벽세황... 벽세황...] 벽세황을 떠올리고

위진천; [내일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약골 주제에 신장궁의 후계자인 진상파에게 청혼을 했다?] 눈 번뜩이고

위진천; (분명 무언가 있다!) 강렬한 표정

 

#103>

<-황금전장> 낮

후원의 잘 가꿔진 정원. 아기자기한 소녀 취향. 건물 입구를 시녀들이 지키고 있고

그곳으로 오는 중토희.

시녀들이 인사하고. 그때

문을 열고 나오는 동목희. 한손에는 쟁반을 들었다. 쟁반에 뚜껑이 덮인 크고 작은 그릇과 수저, 젓가락등이 얹혀져 있다

동목희; [토희언니...] 고개 조금 숙이고

중토희; [아가씨는 좀 어떠시냐 목희야?] 다가오며

동목희; [여전히 손도 대지 않으시네요.] 쟁반을 내밀어 보이고.

동목희; [불이공자님이 떠나신 이래 벌써 며칠째 식음을 전폐하시고 계시니 탈이나 나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중토희; [수고했다.]

중토희; [저녁때까지는 내가 아가씨와 함께 있도록 하마.] 동목희를 지나치고

동목희; [저녁 식사는 금희를 통해서 보낼게요.] 대답하며 지나가고

 

문을 열고 건물로 들어가는 중토희

건물 안은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소녀 취향의 침실.

문을 닫고 침실 안으로 들어서는 중토희

침실 끝에 지붕과 기둥이 달린 공주 침대가 있다. 휘장도 쳐져 있고.

공주침대로 다가가는 중토희

공주침대에는 잠옷 차림인 벽소소가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 초췌하다

다가오며 한숨 쉬는 중토희

눈 감은 벽소소의 눈꼬리로 눈물 자욱이 있고

아무 말 없이 침대에 옆으로 걸터앉으며 소매 속에서 손수건을 꺼내는 중토희. 이어

말없이 손수건으로 벽소소의 눈꼬리 눈물 자욱을 닦아주는 중토희

벽소소; [토희언니...]

중토희; [예 아가씨...] 눈물 자욱 닦아주며

벽소소; [묻고 싶은 게 있어.]

중토희; [말씀해보세요.]

벽소소; [언니들은 억울하지도 않아?] 눈 감은 채

벽소소; [언니들은 십년 가까이 오빠를 섬겼는데 한마디 상의도 없이 다른 여자를 정실을 들인다는데?]

중토희; [저희들도 여자랍니다. 어찌 서운한 마음이 없겠어요?] 한숨

벽소소; [그런데 어째서 항의도 내색도 않은 거야?] 눈 반짝 뜨고

중토희; [그건...] 한숨 쉬며 대답하려는데 + 벽소소; [오빠를 사랑해서라느니 하는 말은 하지마!] 홱 돌아누우며 중토희의 말을 막고

중토희; [아가씨...] 한숨 쉬며 벽소소의 머리를 쓰다듬고

중토희; [사랑은 스스로 우물을 파는 것과 같답니다.]

대답하지 않는 벽소소

중토희; [사랑하는 사람이 마셔주길 기다리면서 끊임없이 관리하다보면 우물에 물이 마를 날이 없겠지요.]

중토희; [반면 상대가 사랑이라는 물을 주기만 바라다가는 언젠가 버림받고 말라버리지 않겠어요?]

벽소소; [난 어려운 말 몰라!] 토라져서

벽소소; [난 언니들이 오빠만 바라보고 사는 걸 이해할 수 없어!] [만일 나였다면...]

벽소소; [불이오빠가 나 말고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면 불이오빠와 그 여자를 죽여 버리고 나도 죽어버릴 거야!] 소매를 물아뜯으며 울고

중토희; [마음에 나쁜 생각을 쌓으면 안돼요.] 몸을 숙여서 벽소소의 어깨를 다독이고

중토희; [마음은 결국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랍니다.] [불이공자님으로부터 정말 사랑 받길 원하신다면 마음을 예쁘게 가꾸면서 기다리셔야만 해요.]

벽소소; (토희 언니가 하는 말 뜻을 나도 알아.) 입술 깨물며 울고

<하지만 나란 계집은 못된 성격 탓인지 불이오빠를 다른 여자에게 넘기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어.>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벽소소의 생각 나레이션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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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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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세황; [아우도 짐작했겠지만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갑옷과 투구, 무기들의 재료는 신녀문이 신장궁에 제공한 제련법으로 추출되는 쇠야.] 계단을 내려가며 말하고

청풍; [형님이 신장궁에 심어놓은 놓은 밀정이 제련법을 입수해서 보냈겠습니다.] 황보신을 떠올리고

벽세황; [그 제련법에 내 나름대로 개선을 해서 쇠를 만들고 있지.] 끄덕이며 계단을 다 내려가고. 그러자

새노반; [소장주!] 포권하고

벽세황; [노고가 많으시오 노사.] 마주 포권하고

벽세황; [인사드리게.] [이곳 신기당(神器堂)을 책임지고 계신 새노반(賽魯班) 공야굉(公耶宏) 노사일세.] 청풍을 새노반에게 소개시키고

청풍; [처음 뵙겠습니다.] 포권하고

새노반; [불이공자의 자자한 명성은 오래전부터 들어왔는데 마침내 뵙게 되었소이다.] 포권하며 사람 좋게 웃고

벽세황; [공야노사는 새노반이라는 별호에 어울리게 전설속의 장인 노반(魯班)에 필적하는 재주를 지니고 계신다네.]

새노반; [이 늙은이가 어찌 장인들의 성자(聖者)이신 노반선생에게 비견될 수 있겠소?] [감당할 수 없으니 지나친 칭찬을 거두어주시구려.]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하고

벽세황; [명심하겠습니다.] 웃고

벽세황; [이렇게 겸양하시긴 하지만 공야노사의 재주는 신장궁의 궁주인 귀수신장 진무륜을 능가할 정도야.] 청풍에게

새노반; [소장주께서는 이 늙은이의 얼굴을 순진한 처녀처럼 달아오르게 만드시는구려.] 쓴웃음 짓고

벽세황; [난감해하시니 그만 입을 다물겠습니다.] [그보다 전에 부탁드린 건 준비가 되었겠지요?] 웃고

새노반; [이쪽으로 오시구려.] 안내하고

새노반의 안내를 받아 공장 한쪽으로 가는 청풍과 벽세황. 두 사람이 지나가는 근처의 기술자들 고개를 숙여 목례하면서 일을 계속하고

새노반은 청풍과 벽세황을 벽쪽으로 안내하고. 그곳에는 두 벌의 갑옷이 굵은 나무 기둥에 입히듯이 얹혀져 있다. 갑옷의 상체만 나무 기둥 위에 입혀져 있는 모습.

새노반; [오늘쯤 오실 줄 알고 준비를 해두었지요.] 말하며 뒤쪽을 향해 손짓하고. 그러자

드르르르! 여러 가지의 무기가 얹혀진 트레일러를 밀고 오는 두 명의 건장한 대장장이. 트레일러 위에는 도끼. 망치, 칼, 검, 철퇴등등의 무기들이 얹혀져 있다.

벽세황; [아우가 보기에 이 갑옷들은 어떤 것같은가?] 갑옷 하나를 만지며

청풍; [겉보기에는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만...] 다가가고

청풍; [아마 하나는 신장궁에서 만든 경금갑주고 다른 하나는 이곳에서 만들어진 것이겠습니다.]

벽세황; [역시 아우는 예리해.] 웃으며 옆으로 물러서고.

벽세황; [시작해라.] 트레일러를 밀고 온 두 명의 건장한 대장장이에게 말하고. 청풍도 뒤로 물러서고

[예!] 대답하며 각기 철퇴와 도끼를 집어드는 대장장이들

벽세황; [저 친구들은 대장장이들이지만 힘쓰는 데는 어떤 무림고수들에 못지않아.] 두 개의 갑옷으로 다가가는 대장장이들 보며 말하고

청풍; [그래 보입니다.] 각기 하나씩의 갑옷 앞에 서는 대장장이들

도끼와 철퇴를 쳐들며 뒤를 돌아보고

새노반이 끄덕이고. 그러자

[크왓!] [차앗!] 꽝! 꽝! 도끼와 망치로 자기 앞의 갑옷들을 후려치는 대장장이들

텅! 드드드! 진동하는 갑옷들. 갑옷들을 때린 망치는 뒤로 튕겨지고

[큭!] [큿!] 비틀거리며 뒤로 밀려나는 대장장이들

벽세황; [수고했다.] 갑옷들 쪽으로 다가가고. 청풍도 따라가고. 옆으로 물러서며 고개 숙이는 대장장이들

벽세황; [함께 살펴보세.] 갑옷을 살피고

청풍; [예...] 자기 앞의 갑옷을 살핀다.

벽세황; [족히 수천 근의 힘이 실린 충격을 당하고도 그냥 약간 우그러진 정도야.] 자기 앞의 갑옷을 살피고. 맞은 자리가 약간 들어갔다.

청풍; [반면 이 갑옷은 전혀 손상이 없습니다.] 자기 앞의 갑옷을 살피고. 맞은 듯한 흔적은 있지만 훼손은 되지 않았다. 약간 스크래치가 간 정도

청풍; [그렇다는 건 이 갑옷이 형님의 작품이라는 뜻이겠습니다.] 갑옷 만지며

벽세황; [신녀문의 제련법으로 쇠를 만들 때 몇 가지 금속을 첨가했더니 강성이 배 정도 강해지더군.]

청풍; [대단합니다.] 감탄. 갑옷을 만지며

청풍; [신녀문의 호화철위들이 걸치는 경금갑주 보다 배 이상 단단하다면 이걸 훼손할 수 있는 고수는 강호에 거의 없겠습니다.]

벽세황; [거의 없겠다라...] 의미심장하게 웃고

청풍; [제 말은 이 갑옷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고...] 당황

벽세황; [알아!] [갑옷이고 뭐고 해봐야 아우 정도의 고수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웃으면서

벽세황; [그래도 극히 일부의 절세고수들 외의 무림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악몽같은 물건이 될 게야.]

청풍; [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벽세황; [아우가 직접 시험을 해봐.]

청풍; [그건...] 난감

벽세황; [사정없이 손을 쓰도록 해. 그래야 개선할 점을 찾을 수 있을 테니...] 청풍의 어깨를 다독이며 물러서고

청풍; [알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돌아서고

트레일러로 가는 청풍

새노반; [어떤 무기를 쓰시겠소이까?] 무기들을 살피면서

청풍; [이걸로 하지요.] 철컥! 검을 하나 집어들고. 칼집이 없이 놓인 검이다.

새노반; [검을 쓰시렵니까?] 청풍의 결정에 놀라고. 대장장이들도 흠칫! 하고

새노반; [갑옷을 깨트리는 데는 힘을 충분히 실을 수 있는 중(重)병기가 제격인데...] 회의적인 표정

청풍; [가벼운 도검을 무기로 써온 제게는 아무래도 도끼나 철퇴처럼 무게 나가는 병기는 어색하군요.] 웃으면서 갑옷들 쪽으로 가고.

벽세황; [일 리가 있어.] 웃고

청풍; [그럼 신장궁의 경금갑주부터 시험해보겠습니다.] 약간 우그러진, 벽세황이 만져보던 갑옷 쪽으로 가고

새노반; (불이공자의 무공이 대단하다는 소문을 듣기는 했지만...) 회의적인 표정

대장장이1; (대장장이인 내가 전력을 기울여 타격을 가했어도 겨우 흠집만 낸 경금갑주를 검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역시 의심

대장장이2; (전설 속의 검강이라로 쓸 생각인가?) 갸웃

텅텅! 검으로 경금갑주를 두들겨보는 청풍.

벽세황; (경금갑주의 재질을 살피고 있군.) 눈 번뜩일 때

한 걸음 물러서는 청풍.

검을 겨누더니.

탕! 검으로 경금갑주의 어깨 부위를 세게 때리고. 다음 순간

[!] [!] 경악하는 새노반과 대장장이들

쿵! 청풍의 검은 이미 경금갑주의 가슴 부위를 뚫고 들어가 뒤로 삐져나와 있다.

[맙소사! 언제 검을...] [경... 경금갑주가 저렇게 간단히...] 경악하는 대장장이들.

새노반; (검을 쓰는 게 얼마나 빨랐는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역시 놀라서 눈을 치뜨고 있고

벽세황; [과연! 과연!] 짝짝! 박수치고

벽세황; [불이살검!] [역시 아우는 누군가를 죽이는 데 두 번 손을 쓸 일이 없겠어!] 엄지를 척! 세워 보이고

청풍; [과찬이라 민망합니다.] 그긍! 쓴웃음 지으며 경금갑주에서 검을 뽑고. 검이 경금갑주에서 뽑이며 불꽃이 튀고

새노반; [이게... 이게 어찌 된 이치요?] 놀라 청풍에게 붇고

새노반; [검강이나 검기를 쓴 것도 아닌 듯한데...] [경금갑주보다 오히려 무른 재질인 그 검이 어떻게 경금갑주를 관통할 수 있는 것이오?] 청풍이 경금갑주에서 뽑아낸 검의 날을 살피며 묻고. 검에는 길게 긁힌 자국들이 나있다.

청풍; [그건...] 난감

벽세황; [내가 대신 설명해도 되겠나?] 끼어들고

청풍; [물론입니다.]

벽세황; [사실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아주 작은 입자(粒子)로 이루어져 있소.] 경금갑주로 다가와서 새노반에게 설명

벽세황; [그 입자들은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특정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퉁퉁! 주먹으로 경금갑주를 두드리고

벽세황; [그 결속을 와해시키는 건 강한 진동이오.] 꽝! 금속처럼 변한 벽세황의 손이 갑옷의 어깨를 내려치고.

[!] [!] 경악하는 대장장이들과 새노반

쿵! 벽세황의 웅크린 다섯 손가락이 경금갑주 가슴에 깊이 박혀있다. 어깨를 치고 가슴을 찍은 것.

<소... 소장주님께서 무공을...!> <불이공자님처럼 손을 쓰시는 게 너무 빨라 보이지가 않았다!> 대장장이들 경악하고

벽세황; [진동에 의해 입자 사이의 결속이 느슨해졌을 때 아주 빠르게 파고 들면 이렇게 와해시킬 수 있는 것이오.] 콰득! 웃으며 경금갑주에 박힌 손을 뽑아낸다. 경금갑주에는 다섯 개의 선명한 구멍이 나있고

새노반; [어떤 이치인지 머리로는 이해가 갑니다만...] 구멍 살피고

새노반; [강한 진동으로 입자 사이의 결속이 느슨해졌을 때 뚫고 들어간다는 게 가능하리라고는 도저히...] 고개 설레

벽세황; [요점은 빠르기외다.] 웃으며 말하는 벽세황의 코에서 피가 나려 하고. 흠칫! 하며 그걸 발견하는 청풍

벽세황; [입자의 진동이 잦아들기 전에 손을 쓸 수 있는 인물은 천하를 통틀어도 열 명이 채 안될...] 주르르! 말하는 벽세황의 코에서 피가 흐르고

청풍; [형님!] 팟! 급히 옷소매로 벽세황의 코를 막아주고. 비틀하는 벽세황

새노반; [소장주!] 역시 깜짝 놀라고. 대장장이들도 놀라고. 주변의 다른 대장장이들도 놀라 돌아보고

벽세황; [소란 피울 거 없다.] 자기 코를 막아주는 청풍의 손을 밀치고

벽세황;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가는 가랑이 찢어진다고...] 자기 소매로 코를 막고

벽세황; [금강불괴의 경지에 이른 네 흉내를 무리하게 낸 결과다.]

청풍; (약의 힘을 빌어 겨우 유지하고 있던 몸 상태에 무리가 갔구나.) 한숨

벽세황; [이번에는 우리가 만든 갑주를 한번 시험해봐라.] 코를 가리지 않은 손으로 다른 갑옷을 가리키고

청풍; [예...] 그 갑옷으로 가고

새노반과 대장장이들이 다시 긴장해서 보는 사이에 검을 쳐드는 청풍

탕! 검으로 갑옷의 어깨를 강하게 때리는 청풍.

[!] [!] 다시 놀라는 새노반과 대장장이들

쿵! 청풍의 검이 이미 갑옷에 박혀 있다. 하지만 신장궁의 갑옷 경우와 달리 검의 끝이 일부 파고 들었을 뿐 뒤로 검이 빠져나오진 못했다.

<또 어떻게 손을 썼는지 보이지가 않았는데...> <우리가 만든 경금갑주는 완전히 뚫리지 않았다!> 새노반과 대장장이들 흥분. 안도하고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 끄덕이는 벽세황. 그때

빠각! 청풍이 내민 검의 앞 부분에 수직으로 균열이 가더니

빠캉! 검이 뚝 끊어진다

새노반; (검이 불이공자의 심후한 내공과 우리가 만든 경금갑주의 단단함을 견디지 못하고 부러졌다.) 안도하고

[...!] 부러진 검의 단면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청풍

벽세황; [감상이 어떤가?] 웃으며 소매를 내리고

청풍; [신장궁의 경금갑주는 입자의 진동이 일정했는데...] 관통했던 갑옷을 돌아보고

청풍; [이곳에서 만들어진 경금갑주에는 진동하는 속도가 서로 다른 입자들이 섞여있군요.] 이번에 찌른 갑옷을 보고

청풍; [그 때문에 제 검으로도 완전히 관통시키지 못했습니다.] 부러진 검을 보고

벽세황; [고생한 보람이 있어.] 웃으며 코에서 손을 떼고

벽세황; [네가 어쩌지 못할 정도의 강성을 지닌 경금갑주라면 어떤 고수의 공격이라도 견딜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청풍; [이걸로 고수들을 무장시키면 적은 숫자로도 천하의 정세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땅! 땅! 부러진 검으로 갑옷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하고. 검을 세워서 날로 때린다. 청풍의 이 동작에는 의미가 있다.

벽세황; [그렇게 말해주니 모두를 고생시킨 보람이 있군.] 새노반등을 돌아보며 흡족한 표정으로 말하고

새노반; [저희들이야 그저 소장주께서 지시하신 대로 따랐을 뿐인데 고생이랄 게 있겠소이까?] 고개 젓고

벽세황; [겸양하실 건 없고... 앞으로도 고생을 좀 해주시오.] 포권

새노반; [지닌 바 힘을 다하겠소이다.] 포권. 다른 대장장이들은 고개 숙이고

벽세황; [그럼 여기서의 볼일은 끝났고... 다음 구경거리를 보러 가자.] 걸음 옮기고

청풍; [경금갑주 외에도 소제에게 보여주실 것이 있습니까?] 철컥! 부러진 검을 트레일러 위에 내려놓으며 따라가고

벽세황; [갑옷도 중요하지만 그걸 입을 인간은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 웃으며 걸어가고. 밀실의 다른 쪽 벽을 향해 간다. 그곳에 육중해 보이는 철문이 있고. 철문을 건장한 무사 두명이 지키고 있다.

벽세황; [모두 집합했지?] 무사들에게 다가가며

[옛!] [소장주님께서 오셨다는 보고를 받고 모두 수련을 중단한 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철컹! 문을 열며 말하고.

그곳으로 들어가는 벽세황과 청풍.

철컹! 두 사람이 들어가자 다시 문을 닫는 무사들. 직후

[소장주님께 충성을!] 철문 안쪽에서 터지는 함성

드드드!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밀실이 뒤흔들리고. 대장장이들 놀라 돌아보고

새노반; [그놈들, 내공이 욱일승천하는 기세로 증진되고 있구먼.] 귀를 후비며 웃고

대장장이1; [일갑자를 상회하는 내공을 지닌 백명이 동시에 고함을 지르니 오죽하겠습니까?] 귀가 아픈 듯 귀를 막으며.

새노반; [저놈들을 우리가 만든 경금갑주로 무장시키면 천하에 본장을 대적할 세력이 없겠지.] 끄덕일 때. 대장장이2가 귀를 만지며 한쪽을 보다가 놀란다. 그자가 보는 것은 바로 청풍이 검으로 관통하는 데 실패했던 그 갑옷이다.

대장장이2; [노... 노야! 저... 저거...] 흥분과 경악으로 떨며 그 갑옷을 가리키고

새노반; [무슨 일인데 오도방정이냐?] 찡그리며 돌아보고. 대장장이1도 돌아보고

대장장이2; [갑옷... 갑옷이...] 흥분을 금치 못하는 표정으로 갑옷을 가리키고

새노반; [갑옷이 어떻다는...] + [!] 돌아보다가 눈 부릅

쿵! 청풍이 검으로 두드렸던 갑옷의 어깨부분이 예리하게 잘려있다.

새노반; [이... 이게 무슨... 불이공자가 전력을 기울였어도 어쩌지 못했던 우리 갑옷이...] 경악과 불신의 표정으로 갑옷을 살피고. 대장장이들도 놀라서 다가와 살펴보고

대장장이1; [마... 마치 종이나 천으로 만든 것처럼 베어졌습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당혹

[!] 눈 부릅 새노반. 그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이 부러진 검의 날로 갑옷의 어깨 부위를 두드리던 장면

새노반; (맙소사! 그 짧은 시간에 우리가 만든 갑옷을 벨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냈구나.) 경악하고

새노반; (불이공자...) (그대는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괴물인 것이오?) 철문을 보고

 

#99>

[와아!] [와아!] 엄청난 함성. 그걸 들으며 흐뭇한 표정인 벽세황. 반면 벽세황의 뒤에 서있는 청풍은 놀란 표정이다

[소장주님께 충성을!] [황금전장 만세!] 포권하며 함성 지르는 남녀들. 이십 명이 이열 종대로 선 줄이 모두 다섯 개, 즉 백 명이다. 각 대열은 복장과 분위기가 다르다.

맨 좌측에는 녹색의 나뭇잎 분위기의 옷을 입은 날렵한 몸매의 남녀가 서있다. 환타지의 엘프 분위기. 남녀가 각기 열 명씩이다.

좌측 두 번째 열에는 머리카락 색이 다양하고 피부가 번쩍이는 남녀가 서있다. 걸친 옷은 흰색이다. 역시 남녀가 각 열 명씩

가운데에는 누런 옷을 입었고 다부진 몸매의 남녀들이 이십 명 서있다. 환타지의 드워프 분위기인데 옷은 누런색. 여기까진 모두 남녀의 수가 같다. 하지만

그 다음 열에는 남자들만 스무 명 서있는데 모두 타는 듯이 붉은 옷을 입었고 몸에서 열기가 느껴진다. 피부도 붉은색

맨 우측 열에는 여자들만 스무 명 서있고 모두 늘씬한데 몸에는 검은 옷을 입었으며 피부가 아주 하얗다. 요정이나 처녀귀신 분위기. 피부는 희지만 머리카락은 아주 길고 검다.

백 명이 다섯 개의 대열을 이루며 서있는 광장은 지하의 동굴을 개조한 것인데 각가지 수련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동굴의 벽에는 다섯 개의 커다란 문이 있고 문 마다 길죽한 현판이 하나씩 걸려 있다. 다섯 개의 현판에 새겨진 글들은 <東木> <西金> <中土> <南火> <北水> 등이다.

벽세황과 청풍이 들어선 문 안쪽은 일종의 테라스다. 백 명의 남녀가 대오를 맞춰 서있는 바닥으로부터 5미터쯤 높이다. 그 때문에 백 명의 남녀는 모두 벽세황과 청풍을 볼 수 있다. 난간도 설치되어 있고

청풍; (대단하다!) 놀라고

청풍; (이 광장에 도열해있는 일백 명의 남녀 모두 일갑자를 상회하는 내공을 지녔다.)

<또한 차림새와 풍기는 분위기로 보아하니 오행륜의 절기들을 집중적으로 수련해온 것같다.> 환호하는 백 명의 남녀들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형님은 황금전장의 재력으로 사 모은 숱한 영약과 등선동에서 얻은 오행륜의 비전으로 막강한 세력을 구축해온 것이다.) 한손을 들어 백 명의 남녀들의 환호에 답하는 벽세황의 뒷모습 보며 생각하고

청풍; (강화된 경금갑주로 무장까지 한다면 신녀문의 사신장이라 해도 저들 중 한명을 쉽사리 어쩌지 못할 것이다.)

청풍; (사신장에 필적하는 고수를 백 명이나 보유하게 되었으니 황금전장은 머잖아 남북쌍패라 불리는 신녀문과 무황성도 압도하게 될 것이다.) 생각할 때

벽세황; [오래 기다렸다!] 손을 높이 들며 외치고

뚝! 그러자 환호하던 백 명이 일제히 입을 다물고

벽세황; [그대들 오행백강(五行百强)의 신위를 천하가 알게 될 날이 목전에 임박했다.] 가슴 벅찬 표정으로 외치고

백명의 남녀도 모두 흥분을 억지로 누르는 표정을 지으며 벽세황을 우러러 보고

벽세황; [나 벽세황, 그리고 나의 의제(義弟)인 불이살검과 함께 세상을 뒤흔들어보자!] 청풍의 어깨를 잡으며 외치고. 그러자

[소장주님께 충성을!] [하명만 하십시오 불이살검님!] [천하를 두 분께 바치겠습니다!] 포권하며 외치는 백 명의 남녀들

드드드! 광장 전체가 뒤흔들리고

청풍; (의심의 여지가 없다!) 좀 흥분된 표정이 되고

<오행백강이라 불리는 저들 백인은 향후 무림정세에 있어서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포권하며 외치는 백 명의 남녀들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벽세황; [촌음(寸陰)을 아껴 단련하라! 너희들의 영광의 시절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손을 옆으로 젓고. 그러자

[존명!] 일백 명이 일제히 포권하며 외치고. 이어

휘휙! 휙! 각자 자기들의 거처로 날아가는 백 명의 남녀들

다섯 개의 문으로 썰물처럼 사라지는 백 명의 남녀들.

벽세황; [불이아우!]

청풍; [예 형님!]

벽세황; [오방희와 오행백강을 맡기마!] 비장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형님!] 흠칫! 하고

벽세황; [너도 알고 있다시피 내게 남겨진 시간은 몇 달 남지 않았다.] 처연하게 웃고

벽세황; [그러니 네가 저들을 부려서 아버지의 꿈을 이루어드려야만 한다.] 비감한 표정으로 말하고. 앞을 보면서. 하지만

청풍; [장주님의 군림천하의 꿈을 이루어드리는 것은 제가 아니라 형님입니다.]

벽세황; [물론 나도 그러고 싶다!] 한숨

벽세황; [하지만 억지로 이어온 내 목숨도 이제 몇 달 후면...] + [!] 말하며 청풍을 돌아보다가 눈 부릅뜨고

청풍이 웃으며 왼손에 낀 커다란 반지 심황환을 들어 보이고 있다.

벽세황; [설마... 설마...] 충격과 흥분으로 덜덜 떨고. 그러자

청풍; [생각하시는 대로입니다.] 웃으며 끄덕

청풍; [마침내 소제가 태음절맥을 타고난 여자를 찾아냈습니다.]

벽세황; [불이!] 콱! 두 손으로 청풍의 양쪽 팔을 잡고

벽세황; [네가... 네가 결국 해냈구나.] 울고

벽세황; [고맙다! 정말 고맙다!] 청풍의 양쪽 팔을 잡고 고개 떨구며 울고

청풍; (이걸로 되었다.) 소리없이 한숨

<역명신액을 차지하여 세황형님이 천수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뻬앗았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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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건물들 사이를 걸어가는 벽세황과 청풍. 청풍은 물론 죽립도 쓰지 않았고 망토도 두르지 않은 상태다. 지나가던 사람들 급히 앞쪽에서 피하거나 허리 숙여 인사하고. 황금전장의 깊은 곳으로 가고 있다.

청풍; [고맙습니다 형님! 덕분에 살았습니다.] 따라가며

벽세황; [고맙긴...] [소소 녀석이 널 얼마나 귀찮게 구는지는 본장 식솔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인데...] 앞서 가며 웃고

벽세황; [그렇긴 하다만 사실 난 소소를 굳이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돌아보며 의미심장하게 웃고

청풍; [형님, 그건...] 당황. 난감

벽세황; [허약한 나 때문에 아버지는 소소로 우리 집안의 대를 이을 생각도 해오셨다.] [데릴사위를 들이실 의향도 있으셨던 것이지.] 한숨 쉬고

벽세황; [그래서 어려서부터 과잉보호를 했고...] [소소는 집안사람들 외에는 외간 사내를 본 적이 없었다.]

벽세황; [그러던 차에 멀끔하게 생긴 불이 너를 만나게 되었으니 홀딱 반해서 운명의 상대라고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소리 없이 한숨 쉬는 청풍.

벽세황; [사실 나도 불이 네가 소소를 아내로 삼아주었으면 한다.] 돌아보며

청풍; [형님!] 난색

청풍;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가정을 이룰 생각이 없습니다.]

벽세황; [생각이야 바뀔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

청풍; [하지만...]

벽세황; [어쨌거나 내가 소소의 배우자로 너 외의 다른 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건 알아둬라.]

청풍; [절 좋게 봐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 벽세황; [다 왔다.] 청풍의 말을 막으며 턱으로 앞을 가리키고.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황금전장의 가장 깊은 곳이다. 높은 절벽을 등지고 육중한 건물이 한 채 서있다. 공장 분위기인데 건물의 뒷부분이 절벽과 닿아있다. 그리고 절벽의 중간쯤에서는 거대한 금속제 굴뚝이 빠져나와 있는데 절벽 위에까지 연결된 그 굴뚝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있고. 건물의 입구는 철문인데 그곳에 십여 명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

무사들은 청풍과 벽세황을 발견하고 흠칫! 긴장하고

청풍; [장주님을 뵈러 가는 게 아니었습니까?] 벽세황과 함께 건물로 다가가며 묻고

벽세황; [아버지는 이번 달 결산을 하시느라 눈코 뜰 새도 없으실 게다.] [좀 한가해지면 뵙도록 하고...] 건물에 거의 다가가며

벽세황; [저 안에 네가 오면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 건물 가리키며

청풍; [예...] 어쩔 수 없이 대답하는데

정칠; [소장주님!] 무사들을 대표해서 포권하고. <건곤일척 자료집 제4페이지>의 <정칠> 캐릭터. 빤질한 인상인데 좀 더 잘 생기고 기생오라비 같은 인상. 실제로 정칠은 거시기가 잘려서 남자도 여자도 아닌 상태다. 다른 무사들도 포권하고. 중년의 무사들도 있지만 대표로 인사한 건 정칠이다.

벽세황; [수고한다 정칠(鄭七)!] 손 들어 보이며 다가가고

청풍; (저자...) 눈 번득이고

벽세황; [그러고 보니 불이 넌 정칠이를 만난 적이 없지?] 무사들이 철문을 여는 동안 멈춰선 채 청풍을 돌아보며

청풍; (고수로군!) + [확실히 초면인 것같습니다.] 정칠을 지긋이 보며

정칠; [속하 정칠이 불이공자님을 뵙습니다.]

청풍; (나이는 나보다 몇 살 위...) + [성취가 놀랍군.] 정칠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정칠;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겸손하게

정칠; [속하의 보잘 것 없는 재주야 지난 이년간 단 한 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으신 공자님에 비하면 보름달에 비견되는 반딧불일 따름이지요.] 기생 오라비같은 표정으로 웃으며 말하고

청풍; [그대야말로 과찬이 심하군.] 웃고.

그 사이 다른 무사들이 철문을 열고 기다린다

벽세황; [정칠이와는 따로 시간을 내서 대화를 하도록 하고... 들어가자.] 먼저 들어가며 말하고

청풍; [예...] 대답하며 따라가고

그그긍! 두 사람이 들어가자 급히 철문을 닫는 무사들. 정칠은 그걸 보고 있고

철컹! 완전히 닫히는 철문.

중년무사; [불이공자를 처음 본 소감이 어떤가?] 철문 보고 있는 정칠을 돌아보며 묻고

정칠; [음... 뭐랄까.] 좀 계집 같은 표정으로 철문을 보고.

정칠; [가늠이 잘 안되는 분이로군요.] 갸웃하고

중년무사; [가늠이 안된다? 뭐가?]

정칠; [내 눈이 어떻게 된 것인지...] [불이공자께서는 무공을 전혀 익히지 않은 듯이 보입니다.]

중년무사; [그 점이 무서운 분이지.] 히죽 웃고

중년무사; [삼 년 전 처음 본장에 나타났을 때 불이공자님은 닭 잡을 힘도 없었다고 하는데...]

중년무사; [누구의 가르침도 받지 않고 단 일 년만에 절세고수가 되었거든.]

정칠; [불이공자에게 스승이 없다는 소문이 정말이었습니까?] 놀라고

중년무사; [사실이야.] 끄덕

중년무사; [불이공자님은 누구에게도 가르침을 받은 적이 없어.]

중년무사; [그저 본장의 종남별원(終南別院) 깊은 곳에 자리한 등선동(登仙洞)에 일 년간 폐관(閉關)하고 수련한 게 전부라더군.]

정칠; [믿기지가 않는군요. 무공이란 게 스승 없이 대성하긴 어려운 것인데...]

중년무사; [그렇긴 하네만...]

중년무사; [본장의 최고고수들이신 삼봉공(三奉公)조차 능가하는 실력자로 알려진 불이공자님을 누가 가르칠 수 있겠나?]

정칠; [그렇다는 건 재주를 타고났다는 건데...] 흥분한 표정으로 철문을 보고

정칠; [어쩌면 우리 황금전장에 이미 천하제일인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강렬한 표정이 되고

 

#97>

철문 안쪽은 긴 복도. 벽세황과 청풍이 걸어가는 그 복도 끝에 또 다른 철문이 있다. 철문을 두 명의 무사가 철문을 지키는데 키가 크고 근육질이어서 보디빌더같고 또 상체에는 철제 갑옷을 걸치고 있다. 신녀문의 <호화철위>들이 걸치고 있던 것과 같은 갑옷이다.

거인들은 벽세황과 청풍이 다가오자 서둘러 철문을 열 준비를 한다. 열진 않고 손잡이를 잡고 대기하는 모습이고

<어쩌면 우리 황금전장에 이미 천하제일인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칠의 말이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천하제일인은 무슨...] 쓴웃음 지으며 중얼. 번뇌신존을 떠올리고

벽세황; [내 생각도 정칠이와 같다.] 웃고

청풍; [저를 얼마나 부끄럽게 만드실 생각이십니까 형님?] 쓴웃음

벽세황; [지금 당장 네가 천하무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웃고

벽세황; [하지만 늦어도 삼년, 짧으면 일, 이년 내로 세상에 너와 맞설 수 있는 인간은 없게 될 것이다.]

청풍; [지난 이 년 간 강호를 주유하며 소제가 깨달은 것은 세상은 넓고 기인이사는 모래알같이 많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번뇌신존과 실명자를 떠올리며 심각한 표정

벽세황; [틀린 말은 아니지.] 끄덕

청풍; [다섯 분 형수님도 천하십대고수(天下十大高手)에 들만한 실력을 지니셨고...] 오방희를 떠올리고

청풍; [방금 전에 본 정칠이란 친구의 실력도 형수님들에 못지않은 것같았습니다.] 벽세황과 함께 앞쪽의 철문으로 가며 말하고. 철문을 지키던 무사들이 고개를 숙이고

벽세황; [정칠을 본 소감이 어땠는지 말해봐.] 철문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멈춰서며 자신들이 지나온 길을 보며 말하고

청풍; [내공은 대략 일갑자(一甲子) 정도겠군요.] 벽세황과 함께 자신들이 온 길을 돌아보며 말하고

벽세황; [일갑자의 내공이면 강호에서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수준이지.]

청풍; [맞습니다.] [헌데 그 친구는 무공이 기묘하더군요.]

벽세황; [무공이 기묘하다?] [어떤 면에서?] 웃으며 묻고

청풍; [음(陰)과 양(陽)의 성질을 지닌 무공을 동시에 익히고 있던데...]

청풍; [상극의 성질을 지닌 무공을 한 사람이 지닌 경우는 처음 봅니다.]

벽세황; [정확히 봤어.] 끄덕

벽세황; [정칠이는 오행륜중 화룡동(火龍洞)의 통천신화지(通天神火指)와 수정궁(水精宮)의 흑암수밀검(黑暗水密劍)를 함께 수련했어.]

청풍; [상극중의 상극인 통천신화지와 흑암수밀검을 말입니까?] 놀라고

벽세황; [다만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두 가지 무공 모두 절정에는 이르지 못했어.] 고개 끄덕이고

벽세황; [남화희와 북수희의 성취가 구성(九成)에 육박하는 데 비해 정칠은 두 가지 무공을 육성(六成) 남짓 연마한 상태거든.] 남화희와 북수희를 떠올리고

벽세황; [하지만 상극인 무공을 함께 구사할 수 있어서 오방희에게도 전혀 뒤지지 않는 실력이고 봐야해.]

청풍; [음양인(陰陽人)... 입니까?] 문쪽을 힐끔 보고

벽세황; [음양인... 양성구유(兩性具有)의 어지자지...] 웃고

벽세황;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음양인이라면 음과 양의 무공을 동시에 익힐 수 있겠지.] 끄덕이고

벽세황; [하지만 정칠은 음양인이 아니야. 의심의 여지도 없는 사내자식으로 태어났었지.] 고개를 좀 젓고

청풍; [음양인도 아니면서 어떻게 음과 양의 무공을 동시에...] + [!] 말하다가 입을 다문다. 깨달았고

벽세황; [역시 어렵지 않게 알아차렸군.] 웃고

청풍; [사내로 태어났지만 어떤 일로 남성을 잃어서 내시처럼 되었군요.]

벽세황; [맞았어!]

벽세황; [정칠은 불행한 사고로 인해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몸이 되어버린 불쌍한 인생이야.] 한숨

이하 회상

 

<구년전(九年前), 황금전장의 삼봉공중 한명인 혈가람(血伽藍)은 마랑곡(魔狼谷)이란 절지에서 다 죽어가던 소년을 한명 구했다.> 깊은 산중의 절벽 위를 지나다가 흠칫! 하며 절벽 아래를 돌아보는 혈가람.

<마랑곡은 수많은 늑대들이 모여 사는 곳인데 그리 된 것은 그곳에 수시로 사람의 시체가 던져져 먹이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절벽 아래쪽은 깊은 계곡인데 그곳에 수많은 늑대들이 무언가를 뜯어 먹고 있다. 사람의 시체다. 계곡 바닥에는 수많은 사람 해골들이 널려 있고

<마랑곡에 인간의 시체를 유기하는 조직은 바로 악명 높은 청부살인조직 살인상단이었다.> 계곡 바닥에 널려있는 수많은 해골들. 사람 시체를 뜯어먹거나 서로 싸우는 수많은 늑대들

<살인상단은 자객 수련 중에 죽은 자들과 청부살해한 희생자들의 시체를 마랑곡에 던져 증거를 인멸해온 것이다.> 절벽 위에서 시체들을 던지는 자객들. 절벽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흥분하는 늑대무리들

<우연히 마랑곡 근처를 지나던 혈가람은 늑대 무리에게 잡아먹히며 비명을 지르는 소년을 구해주었는데 그게 바로 정칠이었다.> 절벽 끝에서 늑대들에게 둘러 쌓인 채 비명 지르는 소년의 형상. 늑대들중 일부는 소년을 덮치고 있고. 그걸 내려다보며 눈 부릅뜨는 혈가람

<가난한 부모에 의해 살인상단에 팔려간 정칠은 자객이 되기 위한 수련을 받던 중 심장 부위를 비수에 찔리는 치명상을 입었었다.> 절벽을 등진 채 주저앉아 자길 물어뜯는 늑대들을 밀치며 비명 지르는 14-5세 가량의 정칠. 온몸이 피투성이. 특히 가슴에 깊은 상처가 나있고 눈에서도 핏물이 흐른다. 신소심의 손가락에 눈이 찔렸던 흔적

<살인상단의 살귀(殺鬼)들은 정칠이 죽었다 여기고 마랑곡에 던졌지만 정칠은 보통 사람과 심장의 위치가 달라서 즉사를 하지 않았었던 것이다.> 절벽에서 던져지는 정칠의 모습. 아래쪽에서는 늑대들이 올려다보고 있고

<비록 죽지는 않았지만 출혈과다로 혼절했던 정칠이 다시 깨어났을 때 그의 양물은 이미 늑대들이 물어뜯은 후였다.> 정칠의 사타구니를 늑대 한 마리가 물어뜯고 있고. 그 놈을 밀쳐내며 비명 지르는 정칠. 허공에서 날아내리며 선장을 휘두르려는 혈가람. 다른 늑대들은 겁에 질려 물러서려 하고 있고

<혈가람이 제때 구해주어서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정칠은 남성으로서의 기능을 완잔히 상실하여 남자도 여자도 아닌 몸이 된 것이다.> 늑대들의 시체가 널려있는 가운데에 서서 두 팔로 정칠을 안고 있는 혈가람. 정칠은 아랫도리가 피투성이가 된 채 기절해있고. 살아남은 늑대들은 멀찍이 물러선 채 보고 있다.

 

청풍; [정칠이란 친구가 음과 양의 무공을 동시에 익힐 수 있었던 데에는 그런 비극적인 사영이 있었군요.] 자신이 들어온 쪽의 문을 보며 한숨

벽세황; [비록 남자가 아니게 되었지만 정칠은 제법 영특한데다가 누구보다 집념이 강한 성격의 소유자야.] 돌아서며 말하고. 청풍도 따라서 돌아서고

벽세황; [그래서 영약을 먹이고 오행륜중 화룡동과 수정궁의 절기를 전수하여 쓸만한 인재로 만들었지.] 거인들이 지키고 있는 철문쪽으로 가고.

다가오는 벽세황과 청풍을 보며 고개 숙이는 두 거인. 양쪽에서 철문의 손잡이를 잡고 열 준비를 하면서

청풍; [지난 이년간 수많은 무림인들을 만났었지만 정칠 정도의 고수는 많지 않았었습니다.] 끄덕이고

청풍; [정칠이란 친구, 장차 큰 쓰임이 있을 것입니다.]

벽세황; [내 생각도 그래.] + [열어라.] 철문으로 다가가며 말하고

[예 소장주님!] 그긍! 고개 숙이면서 대답하며 철문을 좌우에서 여는 두 명의 거인. 철문은 한뼘 이상의 두께라 아주 육중하게 보인다.

화악! 철문이 열리며 강한 열기와 함께 빛이 쏟아져 나온다.

벽세황; [바로 여기다.] 그곳으로 들어가며 말하는 벽세황. 놀라며 따라 들어가는 청풍

벽세황; [이걸 보여주기 위해 네가 돌아오길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철문 안을 가리키며 청풍을 돌아보면서 웃고

[!] 벽세황의 옆에 서며 놀라는 청풍

 

#98>

쿵! 청풍과 벽세황이 선 곳은 계단의 맨 위쪽 테라스같은 곳인데 그 아래쪽에는 드넓은 광장이 있다. 절벽 안쪽을 파서 만든 지하광장. 그곳은 마치 거대한 공장 같다. 한쪽에는 용광로가 있고. 용광로 주변에서는 쇳물을 퍼서 철을 만들고. 수백명의 기술자들이 그 철로 각가지 물건을 만들고 있다. 무기들도 많이 만들지만 주로 만드는 것은 갑옷과 투구다. 땅땅! 땅! 쇠를 두드리고 자르는 소리로 시끄럽다.

청풍; (돈 놀이가 주업으로 알려진 황금전장 깊은 곳에 이런 거대한 제조시설이 숨겨져 있다니...) 놀라고. 그러다가

청풍; [!] 놀라며 한쪽을 본다.

청풍이 보는 곳에서는 수십 명의 기술자들이 철판을 자르고 두드리거나 물에 뜨거운 철판을 집어넣어 담금질을 하는 등 갑옷과 투구를 만들고 있고. 완성된 투구와 갑옷들이 죽 진열되어 있기도 하다.

청풍; (저 갑옷과 투구들...) 눈 번뜩.

<신녀문의 정예인 호화철위들이 무장하고 있던 것과 대동소이하다!> 진열되어 있는 완성품들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벽세황; [저 갑옷과 투구들이 내가 진짜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이다.] 옆에서 웃으며 말하고. 흠칫! 돌아보는 청풍

벽세황; [눈에 익은 물건들이지?] 웃으며 묻고

청풍; [신녀문의 호화철위들이 비슷한 갑옷과 투구로 무장하고 있었습니다.] 고개 끄덕이며 대답. 무창에서 호화철위들이 철제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채 사열종대로 지나가던 모습 떠올리고

벽세황; [그 갑옷과 투구들은 신장궁에서 신녀문의 주문을 받고 만든 것으로 이름이 경금갑주(輕金甲冑)라고 해.]

청풍; [경금갑주...] [가벼운 쇠로 만든 갑옷과 투구라는 뜻이로군요.]

벽세황; [신녀문은 출처가 어딘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철을 가벼우면서도 아주 단단하게 만드는 제련법(製鍊法)을 입수했다는군.]

벽세황; [천축(天竺)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되는 그 제련법으로 만들어진 쇠는 기존의 쇠보다 세 배 더 강성(剛性)이 뛰어나다는 거야.]

청풍; [사실이라면 대단하군요.]

벽세황; [대단하지!] [종이처럼 얇으면서도 도검이 불침할 수 있는 갑옷을 만들 수 있으니까.] 끄덕이고

벽세황; [다만 쇠를 다루는 기술이 없는 신녀궁으로서는 자신들이 직접 무구(武具)를 만드는 건 무리였어.]

벽세황; [그래서 신장궁에 제련법을 제공하는 대신 경금갑주는 자신들에게만 제공하라는 조건을 걸었다고 하지.]

청풍; [신녀문의 전력이 일, 이년 사이에 급증한 데는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고개 끄덕이고. 그때

일하던 기술자들이 청풍과 벽세황을 발견하고 올려다본다.

[소장주님을 뵙습니다.] [소장주님께서 오셨다!] 기술자들 급히 일손 멈추며 벽세황과 청풍에게 포권하거나 허리 숙인다. 모두 존경의 표정

벽세황; [수고들이 많소.] [나와 불이아우는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들을 하시오.] 손을 들어 보이고

[예 소장주님!] [분부 받들겠습니다.] 대답하는 기술자들.

이어 다시 하던 일에 열중하는 기술자들

청풍; (장인(匠人)들의 표정과 태도에 세황형님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벽세황을 곁눈질하고. 벽세황은 계단으로 간다. 계단은 옆으로 방향이 틀어져서 아래로 향하고 있고. 계단 아래에는 늙고 구부정한 노인이 서서 대기하고 있다. <투천환일>등 다른 작품의 신장궁 궁주 귀수신장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새노반 공야굉

청풍; (대우를 잘해주고 진솔하게 대해주는 덕분이겠지.) 벽세황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며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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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철컹! 철문이 완전히 닫히며 밀실에는 소수마녀와 위진천만 남고. 소수마녀는 탁자쪽으로 가고 있다.

소수마녀; [앉아라!] 의자에 앉으며 턱으로 맞은편의 의자를 가리키고

위진천; [예...] 삭 죽고 불만스런 표정으로 대답하며 의자로 다가가고

소수마녀; [어머니가 졸개들 앞에서 네게 손찌검을 한 이유를 알겠느냐?] 마주 앉는 위진천의 벌개진 뺨에 손을 내밀며 말하고

움찔하며 피하려 하는 위진천. 하지만

소수마녀; [다 널 위해서였으니 잊어버려라.] 희고 고운 손으로 위진천의 벌개진 뺨을 만지며 한숨 쉬고

소수마녀; [아무리 인성(人性)이 말살당하는 훈련을 거친 자객들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다.] 위진천의 뺨에서 손을 떼고

소수마녀; [네가 감정에 휩쓸려 그 두 년을 죽였으면 너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반감이 자객들 사이로 퍼지게 된다.]

소수마녀; [그럼 그 결과가 어찌 될 것같으냐?] 심각한 표정으로

위진천; [면종복배(面從腹背)...] [겉으로는 복종하는 시늉을 하겠지만 속으로는 배신의 마음을 품을 수도 있겠습니다.] 억지로 수긍하고

소수마녀; [깨달았으면 되었다.] 한숨

소수마녀; [네 아버지는 스승인 번뇌신존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아직 어린 너를 대륙상단에 맡겼었다.]

소수마녀; [네 아버지가 대륙상단의 단주이신 위태무(威太武)님의 숨겨진 사생아라는 사실은 번뇌신존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수마녀; [그리고 후계자가 없으셨던 위태무님은 손자인 너를 늦게 얻은 아들인 것으로 세상을 속이고 길러오셨다.]

위진천; [조부님께서 제게 베푸신 은혜에는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소수마녀; [당연히 그래야겠지만...] 한숨

소수마녀; [위태무님은 당신의 유일한 후계자인 널 너무 애지중지하며 기르셨다.]

소수마녀; [그 때문에 넌 욕망과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에 문제가 있다.] 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위진천; [절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소수마녀; [진천이 네게는 대륙상단의 막강한 자금력과 천하제일의 살수집단인 살인상단의 무력이 있다.] 위진천의 손을 잡고

움찔! 하지만 피하진 않는 위진천

소수마녀; [게다가 네 아버지는 사비세중 으뜸인 삼성동의 제자이기도 하다.] 위진천의 손을 잡은 채 애절한 표정으로 설득하고

소수마녀; [천하의 주인이 되기 위한 조건을 너보다 더 완벽하게 갖춘 인간이 세상에 또 누가 있겠느냐?]

꿀꺽! 침을 삼키는 위진천

소수마녀; [하지만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당사자의 능력에 문제가 있으면 말짱 헛것이다.] 준엄하게

소수마녀; [그 사실을 잊지 말고 늘 조심하고 지혜롭게 행동해야만 한다.] [알겠느냐?] 간곡하게 설득하고

위진천; [심려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어머니!] 잡히지 않은 손으로 자기 손을 잡은 소수마녀의 손을 덮으면서

위진천; [평생 인간백정이라는 폄훼를 당하며 살아오신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라도 소자 반드시 세상의 주인이 되어 보이겠습니다.] 진지하게

소수마녀; [오냐! 부디 이 어미의 평생 한을 풀어다오.] 눈가가 촉촉해지고. 다른 손으로도 아들의 손을 덮어 다독이고

소수마녀; [사실 아까워서 살려두긴 했지만 패소정과 신소심, 두 년이 이번에 저지른 실책은 매우 심각하다.] 아들의 손을 만지며 찡그리고

소수마녀; [원래 계획은 진상파를 수중에 넣어 신장궁의 모든 힘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는데...] 이를 바득 갈며 아들의 손을 놔주고

소수마녀; [그년들이 뻘 짓을 하는 바람에 네가 살인상단과 접점이 있다는 사실이 들통 날 처지가 되었다.] 다시 도도한 자세를 취하며 주먹으로 탁자를 가볍게 때리고

위진천; [소자가 분노했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끄덕. 새삼 분노하고

위진천; [패소정은 물론이고 불이살검에게 죽은 히지가타가 대륙상단의 호법들인 대륙사령에 속한다는 사실을 진상파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소수마녀; [진가년은 네가 살인상단의 후계자라는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불측한 마음을 품고 있다는 건 눈치 챘겠지.] 끄덕이고

위진천; [지난 삼년간 신장궁을 손에 넣기 위해 기울였던 노고와 허비한 시간이 수포가 되게 생겼습니다.] 이를 바득 갈고

소수마녀; [당분간 신장궁으로는 돌아가지 말거라.]

소수마녀; [지난 삼년 동안 네가 포섭해놓은 신장궁의 인간들을 통해서 상황을 살피는 게 최선인 것같구나.] 말하며 품속에 손을 넣고

위진천; [어머니의 분부 따르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소수마녀; [대륙상단에 머무는 동안 이것을 연마하도록 해라.] 책을 한권 내민다. 아주 낡은 책인 데 표지에 <地極經>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다.

위진천; [그... 그 책은...] 눈 치뜨고 흥분하고

소수마녀; [삼성동의 비전비급인 삼성록중 지극경(地極經)이다.] 책을 건네주고. 두 손으로 받으며 흥분을 금치 못하는 위진천

위진천; [지... 지극경!] 흥분하며 책을 보고

소수마녀; [삼성동의 모든 무공은 삼성록 즉, 천존경(天尊經), 지극경, 인황경에 담겨 있다.] 책을 살피는 아들을 보며

소수마녀; [천존경에는 내공심법의 이치가 실려 있고 지극경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무공이라도 깨트릴 수 있는 비결이 적혀 있다.]

소수마녀; [마지막으로 인황경을 깨우치면 육신이 신선(神仙)이나 천신(天神)처럼 된다고 한다.]

소수마녀; [따라서 삼성록의 이치를 모두 깨우치면 고금제일인으로 불리는 천마 방각조차 뛰어넘을 수 있다.]

위진천; [소... 소자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흥분하며 지극경을 넘기고

소수마녀; [삼성록은 오직 삼성동의 문주만이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소수마녀; [네 아버지는 사형인 뇌공량, 사매인 포숙정과 함께 번뇌신존을 암살한 후 삼성록을 한권씩 나눠가졌었다.]

위진천; [인황경을 뇌공량이 갖고 있다고 하니 천존경은 포숙정의 수중에 있겠군요.] 고개 들며 말하고

소수마녀; [네 아버지는 번뇌신존이 언제 당신을 찾아내도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하신다.] 심각

소수마녀; [그래서 만일을 대비하여 지극경을 어미에게 주어 보관시키신 것이다.] 위진천의 수중에 들려진 지극경을 보며

위진천; (평범한 자객에 불과했던 어머니가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서열일위가 될 수 있었던 건 아버지가 맡긴 지극경을 보신 덕분이었구나.) 깨닫고

소수마녀; [진천이 네가 진무륜의 제자로 들어갈 때는 너무 어려서 지극경에 대해 알려주줄 수 없었다.]

소수마녀; [헌데 피치 못하게 한가하게 되었으니 이번 기회에 지극경의 비결을 네 것으로 만들도록 해라.]

위진천; [어머니와 아버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소수마녀; [비록 천한 신분이지만 나는 널 낳은 어미다.] 애잔한 표정으로 말하고

소수마녀; [그리고 잘난 아들이 어미의 자랑이고 보람인 것은 고금(古今) 이래 변치 않는 진리이고...]

소수마녀; [아무쪼록 이 어미를 위해서라도 너는 반드시 천하의 주인이 되어야만 한다.] 강렬한 염원이 담긴 표정

침 꿀꺽! 삼키는 위진천

 

#93>

<-신장궁> 신장궁의 모습. 저녁 무렵

웅장한 건물.

진무륜; [재고해주실 수는 없겠소이까?] 화려한 거실에 놓인 의자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실명자에게 말하고. 그 옆에는 진상파가 앉아있다. 하지만

진무륜; [이번에 대협께 너무도 큰 은혜를 입었거늘 보은 할 기회를 주셔야하지 않겠소이까?] 말하는 진무륜 앞에는 책이 하나 들어갈 정도 크기의 상자가 놓여있다. 그 안에는 인황경이 들어있고.

실명자; [그래서 떠나야만 하는 것이외다.] 한숨 쉬고

실명자; [아무리 되새겨 봐도 살인상단의 살귀들이 노렸던 표적은 소궁주가 아니라 나였던 같소이다.] 진상파를 보며

실명자; [이럴 진대 내가 신장궁에 머무는 것은 폐만 될 뿐이외다.] [살인상단에서 끊임없이 달려들 테니 말이오.]

실명자; [아무쪼록 떠나는 것을 허락해주시길 바라외다.] 고개 숙이고

진무륜; [대협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더는 붙잡을 수가 없구려.] 한숨 쉬며 상자를 앞으로 밀어주고

진무륜; [지난번에 떠나실 때 맡기셨던 인황경을 돌려드리겠소이다.]

실명자; [인황경의 내용은 다 외우고 있으니 딱히 갖고 있을 필요도 없고...] 말하다가

실명자; [인황경은 몸을 다스리는 비결이니 소궁주의 체질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네.] 진상파를 보면서 말하고

실명자; [누구보다 지혜로운 소궁주이니 인황경을 연구하면 얻는 바가 있을 걸세.]

진상파; [어여삐 봐주시니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고개 숙이고

진상파; [실명숙부께서 이리 말씀하시니 인황경은 받으시는 게 어떠할지요.] 진무륜을 보면서

진무륜; [그래야겠구나.] 끄덕이고

진무륜;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잠시 맡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테니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돌아와서 가져가시기 바라겠소이다.]

실명자; [기억해두겠소이다.] 일어나고

진무륜과 진상파도 일어나고

실명자; [그럼 이만 가보겠소이다.] [앞으로도 두루 평안하시길 바라외다.] 포권하고

진무륜; [우리 신장궁의 문은 언제든 열려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오.] 마주 포권하고

진상파; [베푸신 은혜 잊지 않겠어요.] 고개 숙이고

실명자; [행복하게나.] 웃으며 고개 끄덕이고. 이어

스스스! 사라지는 실명자

진무륜; [가버렸군.] 포권했던 손을 풀며 한숨 쉬고

진무륜; [의심의 여지도 없이 절세고수...] [그래서 실명자가 본궁에 머물러주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든든했거늘...] 아쉬운 표정

진상파; (아버지가 허전해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역시 소리없이 한숨

<나 역시 실명숙부가 떠난 것으로 인해 본궁에 불길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기분을 떨칠 수가 없으니...> 두 부녀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94>

<-태산(泰山)> 웅장한 산. 그 산의 어느 웅장한 산봉우리를 등지고 산록에 거대한 장원이 세워져 있다. 장원에서 밖으로 통하는 길은 왕복 십차선 이상 되는데 그 넓은 길을 수많은 마차와 사람들이 통행한다. #78>의 장면 차용

<-황금전장 본가(本家)> 위 장원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장원안의 건물들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일을 보고 있다. 장사치들이 황금전장의 직원들과 상담을 하고 있거나 거래를 한다. 상인들이 마차로 실어온 물건들을 황금전장의 직원들이 검수를 하기도 하고.

거대한 창고에 물건들이 재워지기도 하고

 

황금전장의 깊은 곳. 북적대는 앞쪽과 달리 조용하다. 시녀들과 하인들이 조심해서 다니고 있고

[비켜!] 오가던 사람들 깜짝 놀라고. 누군가 외치며 달려온다.

벽소소; [내 앞길 막으면 죽는다!] 휘익! 정원과 건물 사이를 바람같이 달려오는 소녀. 바로 벽소소. 이때 나이는 17세

[어이쿠!] [이크!] [흑!] 급히 피하는 하인과 하녀들

바람같이 달려가는 벽소소의 뒷모습

[소소(素素) 아가씨가 왜 저러시지?] [말괄량이긴 해도 저렇게 막무가내는 아니셨는데...] 어리둥절 하는 사람들

하인1; [왜긴 왜야? 그분이 돌아오셨잖아.] 하인들중 한명이 히죽 웃고. 다른 사람들 돌아보고

[그분이라면...] [아!] 비로소 깨닫는 다른 사람들

하인1; [불이살검께서 오늘 귀환하셨잖은가?] [소소 아가씨는 그분을 오매불망해오셨고...] 히죽거리고

[좋은 일이야!] [잘 하면 머잖아 국수 먹을 일 생기겠어.] 사람들 말 배경으로 건물들 사이를 날 듯이 달려가는 벽소소. 얼굴이 발개져 있다

벽소소; (일 년... 거의 일 년만이야!) 흥분

벽소소; (불이오빠가 일 년여 만에 돌아왔어.) 달려가는 앞쪽에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이 있고

벽소소; (불이오빠가 다시 강호로 나가면 언제 또 돌아올지 몰라.) 월동문으로 달려 들어가고.

월동문 안쪽은 잘 가꿔진 정원. 그 정원에 크고 화려한 건물이 있다. 바로 벽세황의 거처. 건물 입구에 북수희와 남화희가 지키고 있다가 벽소소를 보며 당황한다.

벽소소; (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반드시 결판을 내야만 해!) 건물로 달려가는 벽소소

 

#95>

건물 내부.

청풍; [다녀왔습니다 형님!] 탁자 앞의 의자에서 일어나는 벽세황에게 포권하고. 죽립과 망토는 벗었다. 허리의 일본도도 차고 있지 않다. 문간에 서있는 중토희가 문을 닫고 있는 중이고. 그 옆에서는 동목희와 서금희가 청풍의 죽립과 망토와 일본도를 안고 있다. 청풍이 벗은 것을 받은 모습. 세 여자 모두 얼굴이 좀 발개져 있고.

벽세황; [수고했다 불이아우!] 두 팔 벌리며 다가오고. 활짝 웃으면서

청풍; [예정보다 빨리 돌아온 것은 형님께 급히 보고 올릴 일이 있어서였습니다.] 포권한 손을 내리며 말하고

벽세황; [일 얘기는 나중에 하자.] 청풍의 손을 덥석 잡고

벽세황; [동향을 보고 받긴 했다만...] [어디 다치거나 불편한 데는 없겠지?] 한손으로는 청풍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청풍의 어깨를 다독이며

청풍; [염려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좀 감격한 표정이 되고

벽세황; [그럼 되었다.] [일이야 어찌 되었든 무탈한 몸으로 돌아온 게 중요하지.] 청풍의 손을 끌고 탁자로 가고. 소파형의 의자 가운데 놓인 낮은 탁자다

벽세황; [이렇게 기쁜 날 술 한잔이 없을 수 없지.] [토희(土姬)! 술 좀 가져와.] 청풍과 함께 탁자에 마주 앉으며 중토희에게 말하고.

중토희; [예! 곧 준비하여 올리겠사옵니다.] 대답하며 고개 숙이고.

이어 몸을 돌려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벽소소; [오빠!] 덜컹!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벽소소가 뛰어든다. 당황하며 급히 옆으로 피하는 중토희

탁자에 마주 앉아 있다가 돌아보는 청풍과 벽세황

벽소소; [불이오빠!] 와락! 청풍의 품으로 뛰어들고. 당황하지만 막지는 않는 청풍.

벽세황; [저 녀석이...] 혀를 차기만 하고 역시 말리지는 않는 벽세황

벽소소; [왜 이렇게 늦게 돌아왔어? 설마 약혼녀인 날 잊어버리기라도 한 거야?] 두 팔을 청풍의 목에 두르고 청풍의 품에 옆으로 걸터앉으며 눈을 흘기고. 오방희들은 당황하고. 벽세황은 고개를 절레 젓고

청풍; [약혼녀라니...] [내일 시집을 가도 이상할 게 없는 다 큰 계집아이가 못하는 말이 없구나.] 벽소소를 밀어내지는 못하면서 당황하며 눈 흘기고

벽소소; [내가 오빠 약혼녀 아니면?] 눈 흘기고 입술 삐죽이고

벽소소; [삼 년 전 그날 밤에 날 범해놓고 이제 와서 발뺌할 생각인 거야?] [그런 거야?] 대들고

청풍;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당황

청풍; [내가 언제 널 범했다는 거냐?] 여자들의 눈치를 보고

벽소소; [토희 언니!] [남자가 여자를 올라타고 깔아뭉갰으면 어떻게 해야죠?] 중토희에게 묻고

중토희; (느닷없이 불똥이 내게로 튀네.) + [당연히 책임을 져야겠지요.] 억지로 웃으면서 대답하고

벽소소; [그렇다잖아!] 득의양양해서 청풍을 올려다보며 눈 흘기고

청풍; [하지만 그날 밤에 그런 일이 벌어진 건 소소 네가 날 암습하는 바람에 생긴...] 난감하고. + 벽소소; [비겁한 변명은 그만!] 청풍의 입을 손가락으로 눌러 말을 막고

벽소소; [이유를 막론하고 오빤 처녀인 내게 부끄러운 짓을 했어!] [당연히 난 다른 남자에게는 시집 못가.] 얼굴 발개지고. 3년전의 밤에 청풍에게 두 팔이 쳐들린 채 깔렸던 장면을 떠올리면서

벽소소; [이런데도 내가 오빠 약혼녀가 아니라고 발뺌할 거야?] 몸을 마구 비비도 두 팔로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청풍; <살려주십쇼 형님!> 건너편의 벽세황에게 애원의 표정으로 전음을 보내고

벽세황; (아무래도 도와줘야겠군.) + [자자! 눈꼴 신 애정 행각은 거기까지!] 짝짝! 박수치면서 일어나고

벽소소; [오빠!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눈꼴이 시다니?] 벽세황을 돌아보며 눈 흘기고

벽세황; [불이는 아직 아버지에게 귀환보고도 하지 않았다.] 일어나며 문쪽으로 가려 하며 말하고

벽세황; [나중에 오붓한 시간 보낼 기회를 줄 테니 지금은 불이를 귀잖게 하지 마라.] 문쪽으로 가면서

벽세황; [가자 불이아우!] 돌아보며 문쪽으로 가고. 중토희가 서둘러 문을 열어주고

청풍; [예 형님!] 살았다는 표정으로 일어나고. 품에 안겨있던 벽소소를 떼어놓으면서

벽소소; [무슨 오빠가 저래? 친 오빠 맞아?] 어쩔 수 없이 청풍에게서 떨어지며 벽세황에게 눈을 흘기고

벽소소; [하나뿐인 동생의 애정사업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재나 뿌리고...!] 눈 흘기는 벽소소를 남겨두고 서둘러 벽세황을 따라가는 청풍

그러거나 말거나 서둘러 방에서 나가는 벽세황과 청풍

벽소소; (보나마나 오빠는 불이오빠를 또 강호로 내보낼 거야. 그럼 불이오빠가 언제 다시 돌아올지 기약이 없게 될 테고..) 방을 나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 노려보며 뭔가 결심하고

벽소소; (역시 오늘 밤 끝장을 내야만 해.) 결심. 얼굴이 발개지고

그런 벽소소를 보며 뭔가 깨닫는 여자들. 중토희는 고개 설레 젓고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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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계곡 입구.

[!] 높은 바위 뒤에 기대 앉아있다가 놀라는 환설. 허벅지의 상처는 천을 찢은 것으로 묶고 있고 옆에는 지팡이로 쓸 작대기가 놓여있다. 헌데 <으아아아!> 누군가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린다. 물론 패소정이 지른 고함이고. 계곡 안쪽에서 들리는 고함이다

환설; (어떤 년이 이렇게 엄청난 고함을...) 고개 옆으로 돌려 계곡 안쪽을 살피려 할 때

<으아아아!> 화악! 환설이 숨어있는 바위 위로 마귀처럼 날아지나가며 악을 쓰는 거대한 여자의 형상. 물론 패소정이고.

환설; (고수...) 긴장하며 바위 그늘에 바짝 숨고. 이어

[같이 가요!] 휘익! 앞서 날아가는 패소정의 뒤를 날렵한 그림자가 따라가며 외치고. 물론 그 그림자는 신소심인데 한손으로 상처 난 뺨을 가린 채 날아간다

<으아아아!> 악을 쓰며 멀어지는 패소정. 그 뒤를 따라가는 신소심

환설; (두... 두 계집 모두 히지가타라는 사무라이에 필적하는 고수들인데...) 긴장. 침 꼴깍 삼키며 두 년이 날아간 쪽을 보고

환설; (불이살검이 저 년들은 히지가타라는 자의 경우와는 달리 살려 보낸 모양이다.) 지팡이로 쓸 작대기를 집어들고

환설; (불이살검은 다리를 쓰지 못하는 내가 자객들에게 해꼬지를 당할까봐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지만...) 작대기를 두 손으로 잡고 세우며 억지로 일어나고

환설; (위험한 상황은 끝난 것같으니 들어가 보자!) 작대기를 지팡이 삼아 다친 다리를 끌고 계곡 안쪽으로 걸어 들어간다. 하지만 걸어가는 속도는 느리다

 

#89>

[!] 아래쪽을 보고 있다가 눈 부릅뜨는 실명자. 실명자의 상체에는 낡은 천이 망토처럼 둘러져 있다. 상의는 십리협에서 살인상단의 공격을 받아 다 타버린 상태였고. <으아아아!> 그 배경으로 누군가 악 쓰는 소리가 들리고. 물론 패소정이 지르는 소리고

실명자가 서있는 곳은 높은 산봉우리 사이로 난 관도다. 그 관도 옆에는 두 필의 말 시체가 있다. 바로 진상파의 마차를 끌다가 먼저 죽은 말들이다. 자객들의 시체는 없고.

<으아아아!> 멀리서 패소정이 악을 쓰는 소리가 다시 들린다.

실명자; (살기와 울분이 섞인 계집의 악다구니...) 눈 번득이며 그쪽을 돌아보고

실명자; (상파나 환설이의 음성은 아니지만 두 아이와 관련이 있는 지도 모른다.) 팟! 날아가고

<제발 무사해라 상파야.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네 아비 볼 면목이 없게 되니...> 날아가는 실명자의 모습 배경으로 실명자의 생각 나레이션.

 

#90>

다시 진상파가 숨어있는 거대한 나무

안으로 들어서는 청풍

힘없이 누워있는 진상파. 품에는 비파를 안고 있다.

진상파; [공자께는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 다 갚을 수 없는 신세를 졌군요.] 들어서는 청풍을 돌아보며 힘없이 웃고

청풍; [말씀이 과하십니다.] 진상파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청풍; [그보다 내상을 입으신 듯한데... 진맥을 해봐도 되겠습니까?]

진상파; [기왕에 진 신세이니 폐를 끼치겠어요.] 고개 조금 숙이는 시늉하며

청풍; [그럼...] 오른손으로 조심스럽게 진상파의 손목을 잡는다. 바로 그때

징! 갑자기 청풍의 왼쪽 손에서 진동과 빛이 일어난다.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던 반지의 보석 전체가 빛을 내고 있는 것

청풍; (심... 심황환!) 반지를 보며 경악하고.

그걸 눈치 채는 진상파

청풍; (이 여자의 몸에 손을 대자 심황환에 박혀있는 감음주 전체가 빛을 발한다.) (그렇다는 건...) 숨이 막힐 듯한 표정이 되고. 진상파의 손목을 잡은 손이 떨리고

<태음절맥! 이 여자가 바로 태양신맥이 세상에 나타나면 반드시 함께 태어난다는 태음절맥의 소유자였다!>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드디어 찾았다! 세황형님의 목숨을 이어줄 운명의 상대를...) 반지를 보며 흥분을 숨기지 못하고. 그때

진상파; [특이한 반지로군요.] 역시 반지를 보며 말하고

청풍; [이 반지는 사실...] + [!] 말하다가 입을 다물며 눈을 부릅뜨고

화악! 동굴 밖에서 수많은 실로 이루어진 것같은 기운이 스며들어와 청풍을 휘감으려 한다. 순간

청풍; (살기!) 스윽! 경악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몸을 틀며 일어나 살기의 앞부분을 피한다. 그때까지 잡고 있던 진상파의 손목을 놓으면서

[...!] 돌발적인 청풍의 반응에 약간 놀라며 보는 진상파

화악! 청풍이 피하자 실타래같은 기운이 다시 휘돌며 청풍을 휘감으려 하고

청풍; (살기를 유형화(有形化)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 가공할 고수가 근처에 있다.) 슥! 다시 몸을 돌려 살기의 다발을 피하면서 입구쪽으로 걸어가고

진상파; (그분이 오셨네.) 안도하고

청풍; (조심해야겠군.) 동굴 밖에서 뱀처럼 몰려드는 살기 다발들을 보면서 표정이 심각해지고

청풍; (저 살기가 몸에 침투하면 전신의 혈도와 심맥이 터져서 죽게 될 것이다.) 스윽! 생각하며 칼을 뽑으면서 동굴 밖으로 나가려 하고

화악! 쿠오오! 사방에서 청풍의 몸을 휘감아오는 살기의 다발들

청풍은 그중 몇을 걸어 나가면서 피하고

쩍! 피할 수 없는 한 가닥은 칼을 휘둘러 베어버린다.

그 사이에 완전히 밖으로 나온 청풍.

쿠오오! 청풍의 앞쪽 5미터쯤에 실명자가 서있다. 상체에는 낡은 천을 망토처럼 둘렀다. 이제 해가 져서 좀 어두워지며 얼굴은 자세히 안보이는 데 한 쌍의 눈만이 횃불처럼 이글거리고 있고. 온몸에서 수많은 살기의 가닥이 일어나 다발을 이룬 채 너울거리고 있다

청풍; (저 인물...) 실명자를 향해 걸어가며 일본도를 늘어트리고

청풍; (유형의 살기를 조종하여 나를 진상파소저에게서 떨어지게 만들었다.) 슥! 생각하며 실명자와 3미터 정도 간격을 두고 멈춰서고. 청풍이 여전히 죽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주의할 것

실명자; [인중지룡(人中之龍)이라 할만한 놈일로군!]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고

실명자; [하지만 소궁주 몸에 손을 대었으니 죽어 마땅하다!] 쿠오오! 폭발적인 살기가 실명자의 몸에서 일어나고

청풍; (진소저의 친인인 모양인데...) 슥! 천천히 일본도를 들면서 생각하고

청풍; (기세를 보아하니 변명이나 사정설명이 통할 상황이 아니다.) 지잉! 앞으로 내미는 청풍의 칼이 진동하고

[!] 눈 부릅뜨는 실명자

지잉! 그를 겨눈 청풍의 칼끝이 진동하더니

슈욱! 칼끝이 거대해지면서 실명자의 시야를 가리고

실명자; (이건...!) 경악

쿵! 마침내 허공에 거대한 일본도만 떠있고 그걸 쥐고 있는 청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일본도에 가려진 모습이고

실명자; (신검합일(身劍合一)!) (검과 그것을 쓰는 자가 완전하게 하나가 된다는 검도의 최상승 경지다!) 눈 부릅. 좀 긴장하고

실명자; (약관도 안되어 보이는 어린놈이 어떻게 벌써 신검합일의 경지에...)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거대해진 일본도 뒤로 한 인물의 모습이 떠오른다. 바로 청풍의 아버지인 무제 이무외의 모습이다. 다만 실명자는 기억을 잃어서 이무외가 누군지 정확히 모른다

실명자; [무... 무제(武帝) 이무외(李無畏)?] 신음하듯 중얼거리고

청풍; [!] 일본도를 앞으로 내밀고 있다가 눈 번득이고. 청풍이 내민 일본도 주위로 거대한 일본도의 형상이 떠올라 있다.

청풍; (이 인물...) 스으! 청풍의 일본도 주변에 생겼던 거대한 일본도 형상을 흩으며 눈 번뜩이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20>의 장면에서 냉상영이 말하던 장면

 

냉상영; [평범한 사람들은 네 아버지를 숭배하여 무제(武帝)라 불렀다.]

 

청풍; (아버지를 알고 있다.) + [귀하는 누군데 무제라 불리는 분을 알고 계시오?] 모습을 드러내며 묻고

실명자; [내가 무제를 알고 있다?] 찡그리며 갸웃하고. 몸에서 일어나던 가공할 살기도 좀 줄어들고

실명자; [그러고 보니 아는 것 같기도 하고...] [무제 이무외가 누구였던가?] 갸웃거리며 이마 찡그리고

청풍; (가식이 아니다.) 눈 번뜩

청풍; (이 인물은 기억력에 문제가 있어서 아버지의 이름은 떠올랐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분이었는지는 모르고 있는 것같다.) 생각할 때

실명자; [교활한 놈!] 쿠오오! 다시 살기를 증폭시키며 청풍을 노려보고. 이를 부득 갈면서 눈이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실명자; [내 독백을 엿듣고 위기를 모면할 생각이로구나!] 쿠오오! 파치치! 두 주먹 불끈 쥐는 실명자의 몸에서 살기의 다발들이 수없이 일어나고

청풍; (다소 누그러들었던 살기가 다시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잉! 일본도를 진동시켜 다시 일본도 주위로 거대한 검의 형상을 만들어내며 눈 번득이고

실명자; [살고 싶으면 소궁주 몸에 대었던 손을 잘라야할 것이다!] 쿠오오! 몸에서 일어난 수많은 살기의 다발들을 청풍에게 날려 보내려 하고

청풍; (의심의 여지도 없이 지금까지 상대해본 그 어떤 인간과도 천양지차가 나는 절세고수다!) 스윽! 거대해지는 일본도의 뒤로 몸을 숨기며

청풍; (방심하다가는 치명적인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생각하며 일본도로 실명자를 겨누고. 그런 청풍을 사방에서 덮쳐오는 살기의 다발들. 바로 그때

[멈... 멈추세요 실명어르신!] 누군가의 외침이 들리고. 이어

환설; [그분... 그분 공자님을 해치면 안돼요!] 계곡 입구쪽에서 작대기를 지팡이 삼아 다친 다리를 끌며 다가오는 환설. 사력을 다해 다리를 끌고 오는 모습이고. 그런 환설을 돌아보는 청풍과 실명자

실명자; [다쳤느냐?]

환설; [괜... 괜잖아요.]

환설; [그보다 그분은 저와 아가씨를 자객들의 살수에서 구해준 은인이세요.] 절뚝거리며 다가오면서 말하고. 그러자

실명자; [내가 오해를 한 모양이로군.]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그럴만한 상황이었습니다. 괘념치 마십시오.] 슥! 일본도를 망토 속의 칼집에 넣으면서 말하고.

환설; [아가씨... 저희 소궁주님은 어떠신가요?] 다리를 끌면서 청풍에게 다가오며 묻고

청풍; [내상을 좀 입긴 했지만 무사하시오.] 환설의 팔을 잡아 부축하며

환설; [고마워요. 고마워요 공자님!] 안도하며 울먹이고

환설; [이 은혜, 결코 잊지 않겠어요.] 고개 숙이며 나무 아래 동굴로 가고. 청풍은 환설의 팔을 잡고 부축하며 함께 동굴로 간다

그런 두 사람을 보는 실명자

실명자; (이무외... 이무외...) 찡그리며 이무외를 떠올리고

실명자; (그가 누군지 모르지만 잃어버린 내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중요한 단서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무로 이루어진 동굴 안을 보며 생각하고.

<그리고 저 어린놈...> 동굴 안쪽의 상황 배경으로 실명자의 생각. 동굴 끝에 진상파가 여전히 누워있고. 입구쪽을 돌아보는 그녀 옆에 환설이 울면서 무릎을 꿇으려 한다. 청풍이 환설을 부축해서 무릎 꿇고 앉는 것을 도와준다

<무제 이무외에 대해 뭔가 알고 있다.> 환설을 부축하느라 몸을 숙인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실명자의 생각 나레이션

실명자; (상파를 신장궁에 데려가주는 대로 저 놈을 따로 만나 알아봐야겠다.) 실명자의 눈이 번뜩이고

 

#91>

<-금릉(金陵)> 강을 낀 거대한 도시. 낮

금릉 외곽. 강가에 자리한 거대한 장원. 장원과 바로 이어지는 포구까지 있다. 포구에는 수많은 배들이 드나들고 있다. 정박한 배에서는 물건이 실리거나 내려지고 있고. 수많은 마차와 수레들이 장원 내의 건물들과 포구 사이를 오간다.

<-대륙상단(大陸商團)> 위 장원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상단 내의 어느 건물. 창고처럼 보이는 높고 큰 건물인데 창문이 거의 없어 육중하면서도 음침한 분위기. 주변에 인적이 없고. 음침한 인상의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건물의 입구도 철문이고

 

위진천; [으아아!] 촤촥! 악에 바쳐서 채찍을 마구 휘두르고 있다

위진천; [이 무능한 암캐들아!] [무슨 낯짝으로 살아서 돌아왔어? 엉?] 악을 쓰며 채찍을 휘두르는 위진천의 앞쪽에는 두 명의 여자가 납작 엎드려 있다. 바로 패소정과 신소심인데. 두 여자의 등쪽을 날카로운 쇠 조각이 여러 개 박힌 채찍이 연신 때리고 있고. 그 때문에 두 여자의 옷은 갈가리 찢겨 있고.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다. 특히 신소심의 등쪽은 살이 너덜너덜해져서 피로 물들어 있다. 패소정은 몸이 단단해서 거의 상처가 안 나고 있고

위진천; [제 발로 걷지도 못하는 년 하나 끌고 오는 게 그렇게 어려워?] 퍼퍽! 퍽! 웅크린 채 채찍질을 당하는 두 여자. 밀실 안에는 험상궂게 생긴 사내들 십여 명이 둘러서서 위진천의 발광을 보고 있다. 모두 겁에 질린 표정. 한쪽에는 의자와 탁자도 있고

위진천; [대륙사령과 십대자객에 이름을 올린 년들이 무슨 일을 이 따위로 해?] 미친 듯이 채찍을 휘두르고

퍼퍽! 퍽! 피투성이가 된 채 웅크린 채 맞고 있는 두 여자

위진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으면 거기서 뒈졌어야지 왜 기어들어와?] [내 손에 죽고 싶어서?] 채찍을 미친 듯이 휘두르다가

위진천; [오냐! 원하는 대로 죽여주마!] 채찍을 옆으로 패대기치고

위진천; [너희들!] 둘러서있는 사내들을 돌아보고

[옛 소주!] [하명하십시오!] 사내들 기겁하며 포권하고

위진천; [저 년들을 강간해서 죽여라!] 두 여자를 손가락질

[!] [!] 엎드려 있다가 눈 부릅뜨는 두 여자

[소... 소주!] [그... 그건...] 사내들도 기겁하고

위진천; [나로 하여금 두 번 말하게 할 작정이냐?] 살벌하게 이를 갈며 사내들을 노려보고.

사내들 공포에 질리고

[용... 용서하십시오.] [분... 분부 받들겠습니다.] 겁에 질려 두 여자에게 다가오는 사내들

위진천; [그년들을 강간하고 강간해서 아랫도리가 으스러져 죽게 하라.] [네놈들로 부족하면 살인상단의 사내들을 전부 동원해라!] 광기에 찬 표정으로 이를 갈고

위진천; [절대 그년들을 다른 방법으로 죽이면 안된다!]

위진천; [네년들도 자살할 생각하지 마라!] 패소정과 신소심에게

위진천; [그럼 네년들의 몸뚱이를 굶주린 개들의 먹이로 제공할 테니...] 잔인하게 웃고. 광기에 사로잡혀서

<무슨...> <인... 인간도 아니야!> 전율하는 패소정과 신소심

[이해하시오!] [당신들이 자초한 결과이니 받아들이시오!] 사내들이 패소정과 신소심의 몸에 손을 대려 하고.

<끝... 끝장이야!> <이렇게 인생 종치려고 그동안 충성을 해온 것인가?> 찍! 찌직! 사내들의 손에 옷이 찢기며 진저리를 치는 두 여자.

위진천; [흐흐흐! 진상파! 진상파!] 그걸 보며 마귀처럼 웃고

위진천; [네년도 곧 저년들 꼴로 만들어주마!] 옷이 벗겨지며 사내들에게 깔리는 패소정과 신소심을 보며 웃고. 바로 그때

[멈춰라!] 들리는 누군가의 음성. 움찔! 하는 위진천

[!] [!] 두 여자와 두 여자를 강간하던 사내들도 놀라며 멈추고

소수마녀; [이게 뭐하는 짓이냐?] 열린 문으로 들어서는 절세미녀. 머리카락과 피부와 눈동자가 하얗고 몸에는 반대로 검은 옷을 입은 여자. 바로 위진천의 생모인 소수마녀다. 철문을 열어주는 것은 영환도사 스타일의 음침한 노인이다. 이자가 십대자객의 서열이위인 괴뢰신군이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25페이지>의 <이시하> 캐릭터를 변형. 영환도사 분위기가 나게 만들고. 실제로 이자는 최면술과 강시술이 특기다.

위진천; [어... 어머니!] 당황하고

<살았다!> 안도하는 여자들. + 사내들; [주... 주모님!] [주모님을 뵙습니다.] 급히 일어나며 소수마녀에게 인사하고

위진천; [여긴 어인 일로...] 억지로 웃으며 포권하는데

소수마녀; [어리석은 놈!] 철썩! 위진천의 뺨을 후려치는 소수마녀. 얼굴이 홱 돌아가는 위진천

위진천; [어... 어머니...!] 얼굴 벌겋게 달아올라 비틀하고

소수마녀; [저것들이 네 아버지와 어미가 얼마나 공을 들여 만든 물건들인데 그냥 망가트리려는 것이냐?] 찢어진 옷으로 알몸 가린 채 무릎 꿇고 있는 패소과 신소심을 가리키며 위진천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살인상단 십대자객 서열일위(序列一位) 소수마녀(素手魔女)>

소수마녀; [죽일 거면 어려운 임무를 맡겨서 죽게 할 것이지 써먹지도 않고 허비를 해?] 살벌한 표정. 삭 죽는 위진천

소수마녀; [아버지로부터 살인책을 물려받고 처음 하는 짓거리가 우리 살인상단의 재산을 망가트리는 것이냐?] 하얀 머리카락이 펄럭거려서 진짜 마녀처럼 보이고

위진천; [죄... 죄송합니다.] 삭 죽어 고개 떨구고.

사내들도 공포에 질려 소수마녀의 눈치를 보고

소수마녀; [네년들은...] 패소정과 신소심을 노려보고

두 여자; [주... 주모님!] [용서를...] 사색이 되어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고

소수마녀; [이유를 막론하고 기대를 저버렸으니 용서받을 수 없다.] [저년들을 발가벗겨서 독사굴(毒蛇窟)에 던져 넣어 사흘간 참회하게 만들어라!] 사내들에게 외치고

사내들; [존명!] 안도하며 일제히 포권하고. 이어

[갑시다!] [주모님의 너그러운 처분에 감사해야할 거요.] 좌우에서 패소정과 신소심의 팔을 잡아 일으키고.

이어 두 여자를 끌고 밀실 입구로 가는 사내들.

신소심; (위진천... 위진천...) 고개 떨구고 끌려가지만 이를 악물고 있다.

신소심; (당신이 우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려줘서 고맙다.) 뒤쪽의 위진천을 곁눈질하며 이를 악무는 신소심

신소심; (오늘 당한 수모를 갚기 위해서라면 당신의 똥이라도 기꺼이 먹어주겠어!) 마녀같은 얼굴이 되는 신소심

곧 밀실 밖으로 끌려 나가는 두 여자. 밖에서 괴뢰신군이 문을 닫아주려 하고.

괴뢰신군; <둘이 함께 독사굴에 들어가는 걸 다행으로 여겨라.> 문을 닫아주려 하며 패소정과 신소심에게 전음으로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살인상단 십대자객 서열이위(序列二位) 괴뢰신군(傀儡神君)>

괴뢰신군; <구멍만 보면 파고 들어가려는 독사들을 서로가 막아줄 수 있을 테니...> 두 여자에게 음산하게 웃으며 문을 닫으려 한다.

치욕스런 표정으로 이를 악무는 패소정과 신소심. 그 배경으로 철문을 완전히 닫는 괴뢰신군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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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심; [제발... 안돼!] 역시 무릎 꿇은 채 울며 이를 가는 신소심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어린 시절에 역시 도둑질하다가 잡힌 모습이다. 두 손이 포승줄에 묶인 채 울며 애원하고 있고. 나이가 12-3살 정도인 신소심 앞에는 신소심이 훔친 돈과 귀중품들이 널려 있다.

이하 신소심의 회상 장면

 

사람들이 포승줄에 묶인 채 웅크린 어린 신소심을 짓밟고 몽둥이찜질을 하고. 웅크린 채 폭행당하며 비명 지르는 어린 시절의 신소심.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뭐라 외치고. 신소심을 때리거나 농락하던 사내들이 입구를 돌아보고

돈다발을 들어 보이며 손으로 신소심을 가리키는 사내. 바로 위극겸이다.

위극겸을 따라 어떤 장원으로 들어가는 어린 시절의 신소심. 장원은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지키고 있고

어둑하고 넓은 밀실. 신소심 또래의 남녀 아이들이 칼을 들고 서로를 죽이고 있다. 남녀가 뒤섞인 채 죽고 죽이는 소년과 소녀들.

신소심도 구석에서 두 손으로 칼을 든 채 달달 떨고 있고. 그런 신소심을 향해 다가오는 두 명의 소년들. 눈이 희번득이고.

단상에 나란히 앉아서 그걸 보는 남녀. 한명은 위극겸이고 다른 한명은 검은 옷에 피부가 새하얀 절세미녀다. 눈썹이 희어서 없는 것처럼 보이고. 눈동자도 형태만 있고 색이 없어서 섬뜩하다. 이 여자는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첫째인 소수마녀다. 두 사람 앞쪽에서는 소년과 소녀들이 서로를 죽이고 있고. 이미 많은 소년, 소녀들이 죽어 있다.

위극겸이 한쪽을 가리키고

신소심이 미친 모습으로 다른 소년과 소녀들을 난자하고 있다. 비명 지르며 달아나는 소년과 소녀들

위극겸이 그런 신소심을 가리키며 뭔가 말하고 소수마녀가 고개를 끄덕이고.

독사와 지네등이 가득한 굴 속에 빠져 비명 지르는 소년과 소녀들. 신소심도 끼어있고

공포에 질려 철창 사이를 지나는 신소심을 포함한 소년과 소녀들. 철창 안에서 굶주린 개들이 사람을 산 채로 잡아먹고 있고. 구역질하는 신소심을 부축하는 잘 생긴 소년이 부축하며 걸어간다. 이 잘 생긴 소년의 이름은 정칠. <건곤일척 자료집 제 4페이지>의 정칠이 어렸을 때 캐릭터. 나중에 성장해서 다시 등장함

어둑한 방안에 어느 정도 성장한 소년과 소녀들이 모여 있다. 중앙 탁자에 비수가 한 자루 놓여있고. 탁자를 사이에 두고 신소심과 어렸을 때의 정칠이 마주 서있다. 두 사람이 마주 선 탁자 사이에 서서 두 사람에게 뭐라 말하는 위극겸

두려움과 망설임, 절망감이 뒤섞인 표정인 소년과 소녀. 탁자에 놓인 비수를 보기만 하고 집어들 생각은 못한다.

뭐라 고함치며 눈 부라리는 위극겸. 그러자

동시에 탁자 위에 비수로 손을 뻗는 신소심과 정칠.

콱! 비수를 먼저 잡는 것은 정칠의 손. 하지만

멈칫! 비수로 신소심을 찌르지 못하는 소년. 신소심은 공포에 질려 굳어졌고. 하지만 그 직후

정칠의 두 눈을 손가락으로 찌르는 신소심

눈이 찔려 비명 지르며 두 손으로 두 눈을 가리는 정칠. 비수는 떨구고

그 비수를 낚아채는 신소심

악을 쓰면서 정칠의 심장에 비수를 찔러 넣는 신소심

위극겸과 소년 소녀들 모두 놀라고

양손으로 신소심의 목을 조이는 정칠. 부릅 뜬 두 눈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고. 가슴에는 비수가 박혔다.

정칠의 두 손에 목이 조여져 꺽꺽 거리는 신소심. 그러자

멈칫! 하는 정칠의 손

처연한 표정으로 웃는 정칠

스륵! 신소심의 목을 조이던 정칠의 손이 풀어지고

악을 쓰면서 비수를 완전히 정칠의 가슴에 찔러 넣는 신소심

비수가 뽑히며 뒤로 넘어지는 정칠. 신소심은 그 앞에서 비수를 잡고 덜덜 떨고 있고. 옆에서 박수치는 위극겸

정칠의 시체 옆에서 신소심의 손을 들어주며 다른 소년과 소녀들에게 뭐라 하는 위극겸. 신소심은 정칠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울고 있고

회상 끝

 

신소심; (미안해! 미안해 정칠(鄭七)아!) 귀를 막으면서 울고. 멀지 않은 곳, 즉 나무 동굴 앞쪽에서 패소정도 귀를 틀어막은 채 이를 갈며 떨고 있고.

신소심; (넌 날 보살펴주려고 목숨까지 걸곤 했었는데...) 정칠이 다친 신소심 자신 앞에서 칼을 들고 휘두르며 다른 소년과 소녀들을 막아주던 장면을 떠올린다. 밀실 안에서 소년과 소녀들이 서로를 죽이던 장면이다

신소심; (나란 인간은 살기 위해서 널 내 손으로 죽였어.) 덜덜 떨리는 두 손

신소심; (쓰레기, 버러지! 난 살아있을 가치도 자격도 없어!) 그 손들이 귀에서 떨어지고.

신소심; (나 같은 년은 가급적 빨리 죽어야해!) 징! 웅크린 채 진동하는 양손. 공력이 모인 모습이고

신소심; (지금 네가 있는 곳으로 가서 용서를 빌게. 기다려줘 정칠아!) 진동하는 양손으로 자기 머리통을 후려쳐서 으스러트리려 하고. 바로 그때

패소정; [크아!] 쾅! 악을 쓰면서 두 주먹으로 바닥을 내려친다. 그러자

펑! 패소정이 주먹으로 내려친 바닥을 중심으로 원형의 충격파가 확 퍼져가고. 땅이 물결처럼 출렁인다. 나무와 주변의 모든 것도 지진을 만난 듯이 뒤흔들리고

신소심; [흑!] 펑! 자결하려던 신소심의 몸이 출렁이는 땅의 충격파에 퉁겨지고.

[!] 텅! 비파를 연주하던 진상파의 몸도 벼락을 맞은 듯 경직되며 튀어 오르고

신소심; [큭!] 주저앉으며 겨우 균형을 잡는 신소심. 반면

퍼억! 동굴 안쪽 바닥에 나뒹구는 진상파.

텅! 안고 있던 비파를 떨구는 진상파.

주르르! 힘없이 널부러진 진상파의 입과 코로 피가 흘러내리고

패소정; [죽일 년!] 우둑! 이를 갈며 일어나고. 얼굴이 살기와 광기로 물들고

신소심; (위험했다!) 주르르! 코로 피를 흘리며 헐떡이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신소심; (저 미련 곰탱이가 정신을 차리지 않았으면 나는 죄책감에 자결하고 말았을 것이다.) 퉤! 입안에 고인 피를 옆으로 뱉으며 패소정을 보고. 패소정은 비틀거리며 일어나서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패소정; [감히... 내 머릿속을 들쑤셔서 우롱을 해?] 이를 부득 갈면서 진상파에게 다가가고. 진상파는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힘없이 누워 패소정을 보고 있고

패소정; [곱게 모셔갈 생각이었지만 마음이 바뀌었다.] 슥! 이를 갈면서 발을 하나 들고

신소심; (저 흉포한 년이 설마...) 비틀거리며 일어나면 놀랄 때

패소정; [다리뼈를 박살내서 날 우롱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콱! 거대한 발로 진상파의 두 다리를 강하게 밟아가고

한숨 쉬며 눈을 감는 진상파.

신소심; [안돼!] + [!] 동굴 밖에서 외치며 말리려다가 눈 부릅. 휘익! 무언가 유령같은 것이 옆을 스치고 동굴 안으로 뛰어들고

부악! 진상파의 두 다리를 밟기 직전의 패소정의 발. 아주 빠르게 내리찍는 모습이고. 헌데 바로 그 직후

콰직! 유령같이 나타나 패소정의 뒷목을 움켜쥐는 청풍의 강철같은 손아귀. + 패소정; [억!] 뒷목이 잡혀 고개가 뒤로 홱 젖혀지며 눈 치뜰 때

휘익! 콰득! 급정거하는 자세로 손을 휘둘러 패소정의 몸뚱이를 동굴 밖으로 던져버리는 청풍. 망토를 휘날리면서

[!] 무언가 깨닫고 감았던 눈을 뜨는 진상파

신소심; [헉!] 동굴 안을 들여다보다가 놀라 옆으로 피하는 신소심. 휘익! 패소정의 거구가 동굴 밖으로 가랑잎처럼 날아 나오더니

콰당탕! 굉음을 내면서 등부터 바닥에 나뒹구는 패소정

신소심; (이게 무슨...) 놀라며 물러서고

신소심; (누군가 믿기지 않는 속도로 나무 속으로 뛰어들어 저 곰탱이 년을 던져버렸다!) 바닥에 처박혀 이해가 안 가는지 벌렁 나자빠진 패소정을 돌아보고. 그때

청풍; (위기일발이었다.) 화악! 밖을 힐끔 보며 완전히 멈춰서고. 그런 청풍을 올려다보는 진상파

진상파; [뉘신지 모르지만... 도움의 손길을 뻗혀주신 점 감사드려요.] 누운 채 말하고. 흠칫 돌아보는 청풍.

청풍; [신장궁의 진소저십니까?] 진상파에게 다가가며 묻고

진상파; [제가 진상파라는 계집이랍니다.] 누운 채 말하고

진상파; [사례(謝禮)를 드려야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이렇게 인사를 드리는 점 용서해주세요.] 누운 채 애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

[!] 두근! 그런 진상파의 모습에 심장이 세차게 뛰어 눈 치뜨는 청풍

청풍; (이런 여자가 세상에 존재했다니...) + [별 말씀을...] 고개 숙이고

청풍; (선녀인가?) + [소저를 보살피라는 윗분의 지시가 있어서 찾아왔을 뿐입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얼굴도 좀 붉어지는 청풍

청풍; (아름다우면서도 탈속해서 이 세상의 존재같지가 않다.) + [그러니 제게 고마워하실 일은 아닙니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청풍

진상파; [공자같은 분께도 윗사람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군요.] 유심히 청풍을 올려다보며 말하고

청풍; [자세한 사정은 급한 일부터 처리한 후 말씀드리도록 하지요.] 슥! 말하며 몸을 옆으로 트는데. 화악! 거대한 손이 그런 청풍의 뒤에서 날아든다. 청풍의 머리를 붙잡으려 하는 그 손의 주인은 물론 패소정이다.

패소정; [크아!] 패소정이 손을 틀어서 청풍의 머리통을 잡으려 하고

청풍; [역시 교훈이 모자랐던 것인가?] 쾅! 몸을 비트는 자세로 손바닥을 내질러 패소정의 명치를 강하게 때리고. 패소정의 키가 워낙 큰 데다가 청풍이 몸을 좀 숙인 상태라 패소정의 젖가슴이 청풍의 머리쯤에 온다

[!] 숨이 턱 막히는 표정이 되는 패소정. 몸이 명치를 중심으로 접히려 하고

쾅! 손바닥을 밖으로 내지르는 청풍. 그 앞쪽에서 몸이 접힌 패소정의 몸뚱이가 포탄처럼 나무 밖으로 날아 나간다

[!] 나무 밖에 서있던 신소심이 또 놀라 돌아보고. + 펑! 폭음과 함께 명치 부분에 몸이 접히려는 자세인 패소정의 몸뚱이가 튀어나온다. 그년의 몸뚱이에 부딪혀서 나무 동굴 입구 부분이 일부 부서지고

신소심; (또...!) 놀랄 때

콰당탕! 다시 등부터 바닥에 나뒹구는 패소정.

패소정; [지... 지랄...] 끄윽! 숨이 막힌 표정으로 벌벌 떨며 일어나려 하고. 그때

청풍; [꺼져라!] 망토를 펄럭이며 나무 아래 동굴에서 걸어 나오는 청풍. 돌아보는 신소심. 패소정은 일어나려 애쓰고 있고

청풍; [설령 죽을죄를 지었어도 계집은 죽이지 않는다는 게 내 방침이다.] 동굴 입구에 멈춰서며 말하고. 패소정은 사력을 다해 일어나고 있고

청풍; [하지만 끝내 덤빌 경우에는 결코 잊혀 지지 않을 교훈은 남겨줄 것이다.] 쿠오오! 음산하게 말하고. 몸에서 칙칙한 살기가 피어오르고

신소심; (고수!) 숨이 턱 막히는 표정

신소심; (얼마나 강한지 짐작도 안되는 자다. 이런 자와 싸우는 건 위험하다!) 주춤 뒷걸음질 칠 때

패소정; [개소리...] 이를 갈며 완전히 일어나고. 한손으로 명치를 만지면서 헐떡이며 일어섰고. 그런 패소정을 돌아보는 신소심

패소정; [찢어죽이고 말겠다!] 크아! 보디빌더같이 기합 지르며 온몸에 힘을 주고. 그러자

콰득! 우둑! 쩌엉! 패소정의 전신 근육이 꿈틀거리며 몸이 강철처럼 번들거린다.

청풍; [거령패마갑(巨靈覇魔甲)...] 눈 번뜩

청풍; [몸뚱이를 강철같이 강인하게 만들어주는 대신 몸이 끝없이 자라 거인으로 만들어버린다는 마교의 저주받을 외공(外功)을 익혔군.]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하고

패소정; [바로 그렇다!] 크아! 부악! 철퇴처럼 오른쪽 주먹을 내리꽂는 패소정. 청풍보다 30센티 가까이 키가 커서 아래로 내리꽂는 그 주먹에 엄청난 힘이 실린 것을 보여주고.

신소심; (힘으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십위 안에 드는 저 곰탱이의 주먹질이라면 혹시...) 흥분. 기대. 하지만

쾅! 대수롭지 않게 마주 주먹을 쳐올리는 청풍. 복싱의 훅처럼

쩍! 머리통만한 패소정의 주먹과 그것의 절반도 안되는 청풍의 주먹이 맞닿고. 다음 순간

꽝! 엄청난 충격파가 주변으로 확 퍼진다.

신소심; [큭!] 펑! 팔로 눈 가리며 비틀. 앞쪽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고

콰드드! 나무 전체가 뒤흔들려 그 안에 누워있는 진상파의 몸도 흔들리고. 다음 순간

패소정; [크악!] 비명 지르며 오른 손을 쳐들면서 비명 지르며 뒤로 홱 몸이 젖혀지는 패소정. 높이 쳐드는 패소정의 오른 손 주먹이 피를 뿌린다. 살갗이 찢기고 뼈가 부러진 모습이고

신소심; (맙소사!) 눈 가렸던 팔 내리며 경악하고

<힘 대결에서도 곰탱이가 밀렸어! 게다가...!> 오른 손을 쳐든 채 뒤로 비틀거리며 3-4미터 뒤로 물러서는 패소정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놀람.

<강철같이 단단하다는 저년의 손이 으스러져버렸다.> 피투성이가 된 손을 내리며 벌벌 떠는 패소정의 모습. 왼손으로 오른쪽 손목을 쥔 채.

청풍; [미련한 계집...] 쿠오오! 연기가 나는 주먹을 내리며 냉소하고

청풍;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린다는 옛말이 어울리는 년이로군.]

패소정; [개새끼가...] 분노와 수치심에 치를 떨며 이를 가는데. + 청풍; [더 이상은 인내도 자비도 없다.] 냉혹하게

오싹! 소름이 돋아 눈 부릅뜨며 입 다무는 패소정

청풍; [다음번에는 반드시 지워지지 않을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쿠오오! 살기가 구름같이 일어나고

신소심; (무... 무섭잖아!) 침 꼴깍

신소심; (소단주... 아니 단주님이라 해도 저 인간 정도의 살기를 뿜어내진 못하는데...) 생각할 때

패소정; [독호접!] [함께 손을 쓴다!] 청풍을 노려보며 신소심에게 말하고

신소심; [그건...] 난감할 때

패소정; [설마 소단주님의 지시를 거역할 셈은 아니겠지?] 곁눈질로 신소심을 흘겨보며 이를 갈고. 그러자

신소심; (젠장!) 샐죽거리며 양손을 교차해서 양쪽 허리에 차고 있는 칼의 손잡이들을 움켜잡고

신소심; (소단주의 지시를 거론하니 빠져나갈 길이 없네. 항명은 곧 죽음이니...) 스릉! 쩡! 두 자루의 휘어진 칼을 잡아 뽑으며 청풍에게 다가가고

청풍; [미련한 년들...] 한숨 쉴 때

패소정; <내 뒤에 서라!> 슥! 청풍 앞으로 다가가며 전음으로 말하고

[!] 무언가 깨닫고 패소정의 뒤를 향해 걸어가는 신소심

패소정; <내가 선공(先攻)해서 놈의 시야를 가릴 테니 그 틈을 노려라!> 화악! 거대한 몸으로 양팔을 벌려 청풍을 움켜잡으려는 패소정.

신소심; (하긴 이 방법이 최선이겠지!) 슈욱! 패소정의 뒤에 숨어서 청풍에게 쇄도하고

찡그리며 망토 속의 일본도 손잡이를 잡는 청풍

패소정; [크아!] 청풍의 시야를 다 가리며 양손으로 청풍을 움켜잡으려는 패소정. 하지만

쩍! 이미 그년의 뺨에 길게 상처가 나며 피가 뿜어진다. 칼이 아래에서 위로 그어 올려지며 뺨에 상처를 낸 모습이고. 눈 바로 옆의 뺨을 가르며 지나가 하마터면 눈이 갈라질 뻔 했고. 눈 치뜨는 패소정

신소심; [!] 패소정의 뒤에 숨어서 쇄도하던 신소심의 눈 부릅

슥! 화악! 양손을 허무하게 허공을 감싸 안으며 앞으로 쓰러지려는 신소심의 옆에서 청풍이 걸어 나온다. 오른 손에 든 일본도는 무언가를 그어 올린 자세로

신소심; (저렇게 간단히 곰탱이의 공격을 벗어나다니...) 부악! 쩍! 경악하면서도 양손의 칼을 휘두르며 청풍에게 쇄도한다.

턱! 청풍이 옆으로 뻗은 발에 발목이 걸려서 앞으로 고꾸라지려는 패소정

신소심; (이건 아닌데...) 부악! 화악! 찡그리면서도 신소심의 두 손이 수없이 많이 생겨서 마치 나비가 날개짓을 하는 것처럼 청풍에게 칼을 휘둘러온다. 칼 그림자가 너무 많아 어떤 게 진짜 칼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쩍! 신소심의 뺨에서 길게 상처가 난다. 위에서 아래로 청풍의 칼이 그어진 것. 상처는 눈 바로 옆을 지나면서 나고. 눈을 치뜨는 신소심

신소심; (안돼!) 팟! 경악하며 급정거하고. 뺨에서 피가 뿜어지고

퍽! 그런 신소심의 명치를 발로 밀듯이 차는 청풍. 칼은 내리그은 자세고

신소심; [악!] 펑! 청풍의 발에 명치를 차여서 뒤로 날아가고

콰당탕! 딴지가 걸려 앞으로 고꾸라지는 패소정의 거구

콰당탕! 등부터 바닥에 떨어져 밀려가는 신소심

패소정; [끄윽...] 갈라진 왼쪽 뺨을 움켜쥐며 일어나려 하고

신소심; [얼굴...] [내 얼굴이...] 절망에 찬 비명을 지르며 역시 갈라진 뺨을 움켜잡고 일어나려는 신소심. 상처를 감싸기 위해 오른손의 칼은 버렸다.

청풍; [내가 미리 경고했었다.] 칼을 늘어트린 채 살벌한 표정으로 두 년을 보고

청풍; [끝내 덤빌 경우에 결코 잊혀 지지 않을 교훈은 남겨줄 것이라고!]

신소심; [네... 네놈... 여자에게 얼굴이 어떤 의미인지나 알고 이런 짓을...] 이를 갈며 노려보고. 처절한 한을 품은 눈으로

청풍; [안다!] 냉혹하게

청풍; [목숨보다 더 귀하다는 말을 하고 싶겠지.] 냉혹하게 웃고

신소심; [그걸 잘면서 잘도...] 피투성이가 된 뺨을 누른 채 이를 갈려는데. + 청풍; [헌데 용모가 과연 목숨보다 더 귀한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지잉! 진동하는 칼을 조금 들며 말해서 신소심의 말을 막고

[!] 입 다물며 눈 부릅뜨는 신소심

청풍; [다시 덤벼봐라.] [그럼 얼굴보다 못하다는 목숨을 끊어줄 테니...] 냉혹하고 살벌한 웃음을 떠올리고. 그러자

[으으으...] [으으...] 분노와 함께 두려움을 느끼고 전율하는 신소심과 패소정

청풍; [그럴 마음이 없다면 꺼져라!]

청풍; [이 칼이 다시 칼집에 다 들어갈 때까지 남아있다면 기꺼이 얼굴보다 못한 목숨을 끊어주겠다.] 스릉! 칼을 다리 칼집에 꽂기 시작하고. 그러자

패소정; [돌아간다!] 오른손으로 얼굴의 상처를 감싸며 돌아서고

신소심; [언니...] 안도하면서도 부르고

패소정; [이곳에서 죽는 것보다 돌아가서 상황을 보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팟! 날아오르고

패소정; [오늘의 빚, 기억해두겠다.] 으아아아! 악을 쓰며 멀어지고

신소심; [내가 할 말을 누가 대신해줬으니 구질구질하게 굴진 않겠어.] 뺨을 누른 채 청풍을 돌아보고

신소심; [하지만 당신도 오늘 일은 언제고 후회하게 될 거야.] 표독하게 말하며 돌아서고

청풍; (악다구니 쓰는 것보다 저런 조분조분한 원한이 더 섬뜩하군.) 쓴웃음

신소심; [같이 가요!] 팟 날아오르고

으아아아! 악을 쓰는 패소정의 목소리가 멀어지고 그 뒤를 신소심의 모습도 멀어진다.

청풍; (끝까지 대들었으면 죽일 수밖에 없었는데...) 돌아서고

청풍; (계집을 죽이는 유쾌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나무 아래 구멍으로 들어간다.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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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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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설; (저 인물 언제 저기에...) 경악 안도.

<말도 안되는...> <우리 살인상단의 십대자객(十大刺客)을 능가하는 실력자인 히지가타님이 저자의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하다니...> 자객들 경악 배경으로 죽립 아래에서 음산하게 눈을 번득이고 있는 청풍의 모습.

히지가타; (가공할 고수...!) 뒤를 곁눈질하는 히지가타의 얼굴로 식은땀이 흐르고

청풍; [기회를 주겠다.] 음산하게 말하고

청풍; [조용히 물러간다면 목숨을 빼앗지는 않겠다.]

<광오한...> <히지가타님의 목숨을 마치 손안에 든 물건처럼 취급하다니...> 자객들 어이없는 표정으로 분노하고

히지가타; [굴종(屈從)하면 살려 주겠다?] 피식! 웃고. 여전히 얼굴에서는 땀이 흐르고 있지만 억지로 당당한 표정

히지가타; [그 호의...] 슥! 히지가타의 일본도 끝이 조금 움직이고. 뒤에 서있는 청풍은 그게 안보인다

환설; [조심...] 급히 경고할 때

히지가타; [사양하겠다!] 투학! 일본도의 칼날을 뒤집으며 몸을 뒤로 홱 돌린다. 순간

쩍! 투명한 반원형의 섬광이 그대로 청풍을 베어간다. 아주 빠르다

환설; (무형도기(無形刀氣)!) 눈 부릅뜰 때

슥! 뒤로 한 걸음 피하는 청풍.

쩍! 청풍의 앞을 스치며 망토를 조금 베는 투명한 섬광

환설; (피했다!) 안도. 눈 치뜨고

히지가타; [크아!] 쩍! 서걱! 종과 횡으로 연달아 일본도를 휘두르는 히지가타. 그때마다 반투명한 섬광이 길게 일어나 청풍을 베고 쪼갠다. 하지만

슥! 슥! 간단히 한 두 걸음 걸어서 피하는 청풍

환설; (가공...) 경악 흥분

환설; (하늘 밖에 또 하늘이 존재한다더니...) 안도하며 칼을 내려트리고

<날 어린애 취급하던 저자의 도법을 애들 장난인 듯 피하는 인물이 있을 줄이야.> 히지가타가 일본도를 휘두르는 모습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슥! 칼질을 멈추는 히지가타. 직후

쩍! 서걱! 청풍의 주변 갈대들이 일제히 수평으로 잘리고 또 비스듬히 잘려서 쓰러진다. 하지만 청풍의 몸에는 처음 당한 망토가 좀 베어진 흔적만 남아있고

청풍; [아무래도 내 경고가 약했던 모양이로군.] 한숨을 쉬고

말없이 두 손으로 일본도를 잡고 청풍을 겨누는 히지가타

청풍; [중원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왜국의 부풍살법(扶風殺法)을 구경시켜준 보답으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겠다.]

청풍; [살고 싶으면 칼을 거두고 물러가라.] 스으으! 청풍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일어나고 눈빛이 음산해진다

부르르! 청풍을 겨눈 히지가타의 일본도가 잘게 떨린다.

환설; (저 냉혹하고 오만한 왜국의 사무라이가 압도당하고 있다.) 놀라고

대답하지 않고 청풍을 노려보는 히지가타의 굳어진 얼굴

청풍; [목숨보다는 명예를 지키겠다?] 슥! 한숨 쉬며 왼쪽 허리춤에 차고 있던 일본도의 손잡이를 잡고

청풍; [그 결의, 존중해주겠다!] 스릉! 일본도를 뽑고.

청풍; [와라!] 일본도를 앞으로 내밀면서 걸어오고. 마치 산책하듯이. 그러자

눈 부릅! 소리없이 기합 지르는 히지가타

쩌억! 검도의 상단치기로 강력하게 청풍의 머리를 내리쳐오는 히지가타의 칼. 발을 크게 벌려 앞으로 도약하며 내리치는 그자의 일본도에서 아주 강력하고 긴 섬광이 내뻗힌다

환설;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그렇지!] [히지가타님의 일격단천살법(一擊斷天殺法)이다!] 자객들 환호하고. 하지만

히지가타; [!] 칼을 내리치면서 눈 부릅

강렬한 청풍의 눈빛. 머리 위로 히지가타의 칼날이 벼락같이 떨어지는데도 피할 생각을 않고 있는데

삐끗! 히지가타의 두 손이 삐끗하며 저절로 칼의 궤적이 옆으로 틀어진다

히지가타; (손이 제멋대로...) 경악할 때

투쾅! 폭발이 일어나면서 청풍의 뒤쪽 지면과 갈대밭이 길게 갈라지며 흙과 잘려진 갈대들이 튀어 오른다.

[!] [!] 환설과 자객들 모두 경악

쿵! 히지가타는 일본도를 옆으로 비껴 내려친 자세로 서있고 그런 그자의 가슴을 청풍의 일본도가 궤뚫고 들어가 끝이 등으로 나와 있다. 청풍은 그냥 일본도를 내민 자세로 서있고 히지가타가 달려들어 자진해서 심장이 궤뚫린 듯한 모습이다

[저... 저럴 수가...] [히... 히지가타님께서 단 일격에...] 자객들 경악과 공포

환설; (저건 마치...) 흥분 경악

<히지가타라는 사무라이가 자진해서 저 죽립인이 내민 칼에 뛰어들어 심장이 궤뚫린 듯한 모습이다!> 가슴이 관통당해 벌벌 떨고 있는 히지가타의 모습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히지가타; [불... 불이살검!] 헐떡이고

환설; [불... 불이살검!] 깨닫고 경악

[저... 저자가 바로 황금전장의 살인귀 불이살검...!] [틀림없다! 보고서에 적힌 외양과 일치한다!] 자객들도 경악하고

히지가타; [사람을 죽이는 데 둘도 없다! 또는... 사람을 죽일 때 두 번 손을 쓰는 일이 없다라는 강호의 평판...]

히지가타; [사실이었군!] 허탈하게 웃으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내가 누군지 알아봤으니 번거롭게 자기소개할 일은 없어졌군.] 팟! 칼을 히지가타의 몸에서 뽑고.

푸학! 가슴에서 피를 뿜으며 비틀하는 히지가타. 하지만

콱! 칼로 바닥을 찍어서 몸이 쓰러지는 것을 막는 히지가타. 이어

스윽! 칼에 의지하여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며 앉는 히지가타.

말없이 칼을 털어 피를 털어내며 그런 히지가타를 보는 청풍.

히지가타; [나 히지가타 지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저항은...] 팟!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도 웃으며 바닥에 꽂았던 칼을 뽑고

히지가타; [맞선 자는 반드시 죽인다는 불이살검의 명성에 누를 끼치는 것뿐이로군.] 왼 손으로 칼날 중간을 잡아서 칼의 끝을 자기 배에 대고. 칼의 손잡이를 잡고 있었던 오른손으로는 옷을 젖혀서 복부 부분의 맨살을 드러낸다

환설; (할복해서 불이살검에게 죽은 게 아니라 자살하는 상황으로 만들려는...) 깨닫고 침 삼키고.

자객들도 놀라지만 말릴 엄두는 못 내고

청풍; [남길 말은?] 히지가타의 옆으로 걸어가면서 말하고. 칼을 늘어트린 채

히지가타; [나 히지가타 지로는 동영에서 검왕으로 불렸다.] 슥! 이제 두 손으로 칼날의 중간을 잡아서 칼끝을 맨살이 드러난 복부에 대며 말하고

히지가타; [그리고... 동영에는 검성(劍聖)으로 불리는 분이 따로 있는데...] 푹! 칼끝을 한쪽 배에 깊이 박는다.

청풍; [검성이라...] 슥! 두 손으로 칼을 쥐어 쳐든다. 히지가타의 목을 쳐줄 준비를 한다. 바로 옆에 서서

히지가타; [혈채(血債)를 검성께서 받아주실 것을 알기에 웃으며 죽는다.] 촤악! 칼날을 옆으로 확 그어서 할복을 하고

청풍; [기억해두지!] 두 손으로 쥔 칼을 수직으로 세우고

[으으!] [히... 히지가타님!] 울면서 무릎 꿇는 자객들

히지가타; [부탁... 한다!] 할복을 해서 피와 내장을 쏟아내며 고개를 앞으로 내밀고

서걱! 두 손으로 쥔 칼을 내리쳐서 히지가타의 목을 치는 청풍.

털썩! 무릎 꿇고 몸을 숙인 히지가타의 몸뚱이 앞에 뒹구는 잘려진 히지가타의 목

[크윽!] [히... 히지가타님!] 무릎 꿇고 오열하는 자객들

청풍; [고인의 운구(運柩)를 허락한다.] 자객들을 보며 칼을 칼집에 넣고

청풍; [고인의 복수를 할 자격이 있는 자에게 손을 쓴 것이 나라는 사실을 반드시 전하라.] 말하며 환설에게 다가가고. 환설도 칼을 칼집에 넣고 있고

환설; [도움의 손길을 뻗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포권 하려는데

청풍; [신장궁의 진상파 소저를 찾고 있소.]

환설; [그... 그럼 여기 나타나신 것이 우연이 아니고...] 놀라 눈을 치뜨고

청풍; [본장의 소장주로부터 진상파소저를 보살피라는 분부가 계셨소.] [진소저에게 안내하시오.] 끄덕이고

환설; [고... 고마워요.] 억지로 웃고. 감격하고 안도해서 울려고 하며

환설; [그렇잖아도 아가씨를 도와주실 분을 간절히 찾던 중이었는데...] 돌아서려다가 휘청하고. 한쪽 허벅지에 상처를 입어서 혼자 움직일 수가 없다.

턱! 비틀거리는 환설의 팔을 잡는 청풍의 손

환설; [괜... 괜잖아요. 저 혼자 걸을 수 있어요.] 사양하려 하지만

청풍; [촌각을 다투는 일이오.] 번쩍! 두 팔로 환설을 안아든다. + 환설; [흑!] 기겁하지만 저항하지는 않고

징! 청풍의 왼손에 끼워진 반지의 보석이 중앙의 원만 빛을 발한다.

청풍; (감음주의 가장 안쪽만 반응하는군.) + [내가 모셔다드릴 테니 어느쪽인지나 말씀하시오.] 두 팔로 환설의 늘씬한 몸을 안아든 채 무뚝뚝한 표정으로

환설; [그... 그럼... 천주산 쪽으로 돌아가 주세요.]

청풍; (아쉽지만 이 여자도 태음절맥과는 상관이 없다.) + [그럽시다!] 팟! 날아오르고

환설; (흑!) 자기도 모르게 청풍의 목을 두 팔로 끌어안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날아가는 청풍.

환설; (이 사람...) 곁눈질로 청풍의 얼굴을 훔쳐보고

환설; (살인귀라는 강호의 소문과 달리 사실은 다정다감한 협객이었어.)

<여자로서의 삶은 포기했다고 생각했는데...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 사내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환설을 안고 날아가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87>

<-천주산(天柱山)>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천주산의 모습

어느 골짜기. 나무가 무성. 계곡 가운데로 물도 흐르고 있고

골짜기 끝. 바위 절벽을 등지고 거대한 나무가 한 그루 자란다.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옆으로 퍼져서 나이가 엄청 많이 든 나무임을 알 수 있다. 마치 분재나 바오밥나무 같은 형태인데 아래쪽이 썩어서 동굴 형태를 하고 있다. 입구는 삼각형이고.

나무 안쪽. 몇 사람이 들어앉을 수 있을 정도의 넓이이고 실제로 사람이 거주했던 흔적이 있다. 바닥에는 불을 피운 흔적과 마른 풀이 깔려 있고. 입구 맞은편 나무 벽에 기대 앉아있는 진상파. 망토를 어깨에 둘렀고 품에는 비파를 안고 있다. 눈은 감은 채. 피곤한 표정

진상파; (환설이는 무사히 빠져나갔는지 모르겠구나.) 눈 감은 채 한숨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마차가 넘어져 있고 두필의 말과 마부가 난도질당해 죽어 있는 장면

주르르! 진상파의 감은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진상파; (오래 살 수 없게 만든 대신 하늘이 준 능력이랄까?) 한숨

진상파; (난 가까운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은 시공(時空)을 초월해서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진상파; (문제는 일이 일어난 후에만 보인다는 것인데...)

진상파; (마부 남궁(南宮) 아저씨는 이미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버리셨고...) 마부의 시체를 떠올리고

진상파; (그나마 실명 아저씨와 환설이가 변을 당한 모습은 떠오르지 않고 있다.)

진상파; (아직까지는 두 사람 다 무사하다는 뜻일 텐데...)

진상파; (환설이가 무창지점의 호원무사들을 이끌고 구해주러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무망(無望)한 일일 수도 있다.)

진상파; (날이 어두워져서 추적자들의 이목으로부터 조금쯤 자유롭게 되면 직접 무창을 향해 가봐야 한다.)

진상파; (과연 내 몸이 아직 백여 리나 남은 무창까지 견디어줄지 모르지만...) + [!] 생각하다가 움찔! 하고. 무언가 얼굴 앞에서 펄럭이고 있다.

진상파; (뭘까?) 천천히 눈을 뜨는 진상파.

쿵! 진상파의 눈앞에서 펄럭이고 있는 나비. 아주 커서 손바닥만한데 날개에는 사람 눈을 닮은 문양이 있다.

진상파; (나비...) 눈앞에서 날개를 펄럭이는 나비를 보며 뭔가 생각하고

진상파; (이 계절에 나비라니...) (게다가 지금껏 본 적이 없는 크기이기도 하고...) 슥! 손을 내밀고. 손등이 위로 향하게. 그러자

사락! 진상파가 내민 손등에 내려앉는 나비

진상파; [별일이로구나.]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는 나비를 보며 중얼거리고

진상파; [너같은 아이가 계절도 잊고 돌아다니다니...] 말할 때

[확실히 별일이야.] 슥! 입구 앞에 여자의 육감적인 형상이 나타나고

진상파; [...] 찡그리며 보고

신소심; [신장궁의 천금께서 이렇게 누추한 곳에 숨어있다니 말이야.] 쿵! 요염한 자태로 서서 한손으로는 입구 위를 잡고 고개를 좀 숙인 채 안을 들여다보는 신소심. 그 뒤로 거구의 여자의 형상이 보인다. 그 거구의 여자는 물론 패소정이고

진상파; [이 나비를 염탐꾼으로 부리신 건가요?] 나비를 손등에 얹은 채 한숨 쉬고

신소심; [맞아! 난 온갖 벌레들을 부릴 수 있는데 특히 나비를 주로 부려.] 문간에 요염한 자태로 서서

신소심; [나 자신도 냄새를 잘 맡긴 하지만 나비만은 못하거든.] 코를 좀 벌름거리고

진상파; [독호접...] 한숨

진상파;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서열십위인 독호접이시로군요.]

신소심; [똑똑하기도 하지.] [병서시(病西施)라는 별호가 괜히 붙은 게 아니었네.] 요염하게 웃으면서

진상파; [고마워요.] [헌데 누가 날 데려오라고 청부한 건가요?]

신소심; [영업비밀이라 의뢰인은 알려줄 수 없고...]

신소심; [어쩔래?] [알아서 나올래? 아니면 내가 끌어내줄까?]

진상파; [과연 날 데려가실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사락! 손을 흔들어서 나비를 날려 보내며 한숨을 쉬고

신소심; [그러니까 뭐야?] 날아오는 나비를 보며 눈 흘기고

신소심; [자기도 비리비리한 겉모습과 달리 한 수가 있다는 얘기야?] 나비 뒤쪽의 진상파에게 말하고. 진상파는 비파를 안은 채 비파의 현을 만진다.

진상파; [궁금하시면 직접 확인해보세요.] 띠리링! 안고 있는 비파를 조금 켜면서 말하고

신소심; (저 비파...) 경계하고

신소심; (뭔가 비밀이 있는 물건 같은데...) + 패소정; [비켜라!] 뒤에서 우악스럽게 신소심의 어깨를 잡고.

신소심; [아야!] 비명. 찡그리는데

패소정; [끌어내면 되지 뭔 사설이 이리 길어?] 확! 신소심을 옆으로 밀치면서 모습을 드러낸다. 키가 2미터 가까이 되어서 가슴부분만이 보인다.

진상파; (여자로는 믿기지 않는 거구의 소유자네.) 좀 놀란 표정. 지리리링! 손으로는 비파를 잘게 켜면서. 그때

콱! 콱! 양손으로 입구의 좌우를 잡는 패소정의 거대한 손. 이어

패소정; [크아!] 콰직! 기합과 함께 입구의 나무를 확 뜯어버리는 패소정. 그 바람에 입구가 넓고 높아지면서 바깥 쪽이 확실히 드러난다. 패소정의 모습도 전모가 드러나고

신소심; (미련하긴...) 잡혔던 어깨를 만지며 흘겨보고. 옆으로 밀려난 채

패소정; [험한 꼴 당하고 싶지 않으면 네 발로 걸어 나와야할 것이다.] 나무 아래로 고개 숙이며 들어서면서 진상파에게 눈을 부라리고. 그때

띠리리링! 비파를 본격적으로 켜는 진상파

패소정; [무슨 개수작인지 모르겠다만...]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패소정

패소정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찢어진 옷을 입고 피부가 가무잡잡한 7-8세 정도된 소녀가 두 손으로 빵을 입에 우겨넣고 있고. 어린 시절의 패소정인데 시장통에서 무릎 꿇은 채 바닥에 흩어진 빵과 만두를 입에 틀어넣는 모습이다. 만두 가게의 주인과 점원이 그런 패소정을 작대기로 때리고 발로 차고 있다.

패소정; (이... 이게 무슨...) 경악하며 비틀.

띠리링! 띠링! 말없이 비파를 켜는 진상파

<이건 내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너무 배가 고파 만두집에서 만두를 훔쳐먹다가 치도곤을 당하던...!> 위 장면의 연속. 구타가 심해지고. 사람들이 둘러서서 보며 혀를 찬다. 맞고 울면서도 만두와 빵을 입에 틀어넣는 패소정

패소정; [조심해라! 비파 소리에 요상한 힘이 실려 있다!] 귀를 막으며 다급히 외치다가

귀를 막은 채 돌아보는 패소정. + 신소심; [끄윽! 끅!] 신소심도 귀를 틀어막은 채 비틀거리고 있다. 울먹이면서

패소정; (저... 저년도 당했다!) 눈이 돌아가며 비틀거리고

<진가년의 비파 소리는 가장 끔찍한 기억을 되살리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패소정의 생각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장면. 어떤 방에 발가벗겨진 채 웅크리고 앉아 겁에 질려 우는 14-5쯤인 소녀 시절의 패소정. 그런 패소정 앞에서 바지를 벗는 사내의 뒷모습

패소정; [안돼! 그만 해라!] 귀를 막고 몸부림치고. 하지만

패소정의 뇌리에 떠오르는 어린 시절에 강간당하는 모습. 위 장면의 연속이고. 육중한 사내의 몸 아래 깔려 고통에 몸부림치며 울고 있는 어린 시절의 패소정

패소정; [그만해!] 끄아악! 귀를 틀어막으며 무릎을 꿇는 자세로 울부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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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강가의 관도. 멀리 높은 산이 보이고. 오가는 사람은 없다.

길가에 처박혀 있는 마차. 진상파가 타고 있던 마차인데 옆으로 누웠고. 마차의 문은 부서져 있다. 마차를 끌던 말들이 죽어있는데 네 마리가 아니고 두 마리다. 말들은 화살과 암기에 맞고 죽은 모습. 죽은 말들과 좀 떨어진 곳에는 마부가 몸이 여기저기 갈라진 채 죽어있고. 자객 복장의 복면인들이 마부의 시체를 살피고 있다. 마차 옆에는 덩치가 큰 여자가 서있다. 패소정이다. 그때

팟! 마차 안에서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여자. 날씬한 몸매에 휘어진 칼 두 자루를 양쪽 허리에 찬 여자다. 다른 작품의 신소심.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신소심이다.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막내다. 별호는 독호접.

신소심; [탐색 끝났어요.] 휘릭! 마차 밖으로 날아 내리고

패소정; [말해봐라.] 무뚝뚝하게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사령(大陸四靈)의 일인 거령철화(巨靈鐵花) 패소정(覇小鼎)>

신소심; (여자면서 무뚝뚝하긴...) 샐쭉 + [냄새가 좀 나네요.] 배경으로 나레이션. <-살인상단(殺人商團) 십대자객의 막내 독호접(毒胡蝶) 신소심(申素心)>

패소정; [냄새?] 찡그리고

신소심; [상황 설명을 해봐.] 패소정에게 대답하는 대신 자객 한명에게 말하고

자객1; [예 독호접님!] 고개 숙이고

자객1; [이 마차에 진상파가 타고 있었으며 천주산을 빠져나온 직후 따라잡았었습니다.] 마차를 보면서 설명하고

자객1; [대륙사령중 인령(忍靈)이신 히지가타님께서 마침내 이곳에서 마부를 격살했습니다만...] 죽어있는 마부의 시체쪽을 보며

자객1; [마차 안은 이미 비어있는 상태였습니다.] 신소심의 눈치 보며

패소정; [진가년이 도중에 마차에서 내렸다는 얘기로군.]

신소심; [이 마차는 그저 우리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여기까지 달려왔을 거예요.] 마차를 발로 툭 차면서

자객1; [히지가타님께서도 그리 판단하시고 왔던 길을 되짚으며 수색하고 계시는 중인데...] 품속에서 얇은 천을 꺼내고

자객1; [일각 전쯤에 도착한 전서구에 의하면 서쪽으로 우회해서 무창쪽으로 달아나는 계집들을 포착, 추격중에 있다고 합니다.] 두 손으로 천을 바치며 말하고

패소정; [이렇다는데...?] 신소심에게 말하고

신소심; [냄새가 난다고 한 건 정말로 냄새가 난다는 뜻이에요.]

찡그리며 설명 기다리는 패소정

신소심; [이 마차에 진가년과 진가년의 시녀인 환설이란 년이 타고 있었다는 건 알고 계시겠지요?]

패소정; [그렇다.] 끄덕

신소심; [당연히 마차에는 두 계집의 서로 다른 체취가 남아있는데...] 자기 코를 가리키며 말하고

신소심; [냄새의 농도에 미묘한 차이가 있어요.] 코를 좀 벌름거리고

패소정; [농도의 차이?] 이해 못하고

신소심; [한 년의 냄새가 또 한 년의 냄새보다 옅더군요.]

패소정; [그 정도 미세한 차이도 알 수 있는 것이냐?] 불신

신소심; [내 별호가 독호접이란 거 잊었어요?] 눈 흘기고

신소심; [나비, 즉 호접(胡蝶)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꽃 내음은 십리 밖에서도 맡을 수 있어요.]

신소심;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제 코도 아주 예민해서 냄새를 눈에 보듯이 구분할 수 있답니다.]

패소정; [혹시 마차에 남아있는 두 년의 냄새의 농도가 차이가 난다는 건...] 눈 번득이며 깨닫고

신소심; [한 년이 먼저 내렸고 다른 년이 나중에 내렸다는 뜻이에요.]

[그런!] [설마...] 자객들 경악하고

신소심; [원래 이 마차를 두 마리의 말이 끌었느냐?] 마차와 함께 쓰러져 있는 말의 시체들을 보며 자객1에게 다시 묻고

자객1; [아닙니다.]

자객1; [원래는 네 필이 끌었는데 천주산을 빠져나오기 직전 형제들의 공격을 받고 선두의 두 마리가 치명상을 입었었습니다.]

자객1; [그때 공격에 나섰던 형제들은 이 마차에 설치되어 있던 무기에 몰살을 당했으며...] [형제들의 시체와 멀지 않은 곳에 두 마리의 말 시체가 버려져 있었습니다.]

신소심; [이렇다는데요.] 배시시 웃으며 패소정을 보고

패소정; [선두의 말들이 죽었을 뿐 아니라 나머지 두 말도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었었겠군.] 깨닫고 눈 번뜩

신소심; [말들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을 알자 시녀와 마부는 진가년을 마차에서 내리게 했겠지요.]

신소심; [그후 자신들은 마차를 계속 몰고 오다가 적당한 곳에서 시녀가 진가년과 함께 내린 척 했을 테구요.]

신소심; [우리들의 추적이 시녀년에게 집중되도록 하기 위해서...]

패소정; [천주산쪽으로 돌아간다!] 팟! 날아오르고

신소심; [그래야할 것 같네요.] 팟! 역시 날아오르고. 그 뒤를 자객들도 날아오르고

패소정; (교활한 계집!) 진상파를 떠올리며 이를 간다. 날아가며

패소정; (신장궁을 장악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네년을 확보해주마!) 날아가고

신소심; (미련한 계집!) 눈 흘기며 패소정을 따라가고

신소심; (나이 몇 살 많다고 날 아랫사람처럼 대한다 이거지?)

신소심; (지금이야 기고만장하지만 곧 알게 될 것이다.)

신소심; (여자의 운명은 얼마나 잘난 남자에게 사랑을 받느냐는에 달려있다는 것을...) 위진천을 떠올리며 얼굴 발그레

<그리고 황소같은 몸뚱이를 지닌 네년이 제대로 된 사내에게 사랑을 받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테고...> 날아가는 패소정의 모습 배경으로 그 뒤를 따라오며 눈을 흘기는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86>

저녁 무렵. 갈대 무성한 강변

휘익! 그곳을 달리는 환설. 담요를 둘둘 말아서 사람 형태로 만든 것을 두 팔로 안고 달려간다. 칼을 등에 짊어지고 있고. 환설이 짊어진 칼은 일본도같은 형태가 아니라 중국식의 칼인 점 주의. 칼집과 손잡이가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 도룡보도라는 네임드 칼이다.

쩍! 화악! 앞쪽에서 소리 없이 습격해오는 복면의 자객들

스팟! 휘익! 급정거에 이어 전진 스텝으로 피하는 환설. 두 손은 담요 만 것을 안고 있어서 쓸 수 없다. 하지만 워낙 내공이 심후해서 경신술과 발길질만으로도 자객들을 피하고 쓰러트린다.

퍼퍽! 퍼석! 현란한 환설의 발기술에 강타당해 몸이 으스러지는 자객들

<발이 바람같이 빠른 년이다!> <발을 묶어라!> 그래도 쉬지 않고 쇄도하는 자객들. 주로 환설의 하체를 노리고 칼을 휘두르거나 암기를 날려 온다

휘익! 그것들을 재빠른 보법으로 피하면서 달려가는 환설

퍼억! 빠각! 피할 수 없으면 강력하고 빠른 발길질로 자객의 머리통을 박살내고

쩍! 뒤에서 날아드는 칼은

캉! 몸을 틀어서 짊어지고 있는 칼로 막고. 이어

쾅! 몸을 풍차처럼 돌려서 그자의 머리통을 날려버리는 환설

환설; (끝이 없다.) 휘익! 나뒹구는 자객 시체를 뒤로 하고 달려가며 생각

<살인상단의 자객들 같은데... 도대체 몇 명이나 동원된 걸까?> 앞에서 또 벼락같이 튀어나오며 칼로 찔러오는 자객을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환설; (상관없다!) 고개를 옆으로 틀어서 간발의 차이로 칼끝을 흘려보내고

환설; (날 추격하는 자들이 많을수록 소궁주님이 안전해질 테니...) 쾅! 니킥으로 그자의 턱을 날려버리고

휘익! 턱이 으스러져 뒤로 넘어가는 자객의 시체를 뛰어넘는 환설

환설; (소궁주님이 은신하신 곳에서 오십 리 넘게 달려 왔다. 이제 살인상단의 살인귀들도 쉽사리 그분을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휘익! 다시 도약하며 날아가고. 그때

[!] 무언가를 느끼고 눈 부릅뜨는 환설

사악! 투명한 반원형의 기운이 환설의 앞으로 날아든다

환설; (위험...!) 팟! 그때까지 안고 있던 물체를 앞으로 던지며 그 탄력을 이용해서 뒤로 몸을 홱 젖히고

서걱! 반원형의 투명한 기운에 담요에 싸인 물체가 매끈하게 동강나고.

콰당탕! 뒤로 발라당 넘어지는 환설

서걱! 후둑! 넘어진 환설의 얼굴 위로 잘려진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환설; (위험했다!) 팟! 나뒹군 상태에서 다시 뒤로 비스듬히 날아오르고

환설; (아차 했으면 내 몸뚱이도 저 담요 꼴이 될 뻔 했다.) 휘릭! 등에 짊어진 칼의 손잡이를 잡으며 몸을 웅크린 자세로 내려서고. 털썩! 퍼억! 그런 환설의 앞쪽으로 두 동강 난 담요덩어리가 떨어진다.

환설; (무형의 기운으로 표적을 벨 수 있는 정도의 고수가 나타났다!) 카앙! 칼을 뽑으며 아연긴장 할 때

히지가타; [예상했던 대로군.] 스윽! 앞쪽의 갈대숲을 헤치고 천천히 걸어 나오는 히지가타. 일본도를 뽑아든 상태다.

히지가타; [생기가 느껴지지 않아 이상하다 했더니...] 자신과 환설 사이의 바닥에 떨어져 있는 두 동강 난 담요 덩어리를 보며 말하고.

히지가타; [네년이 안고 있었던 것은 진상파가 아니라 사람 모양으로 묶은 담요였구나.] 환설을 보며 말하고.

휘익! 스슥! 그와 함께 환설의 주위로 십여 명의 자객들이 나타나 포위한다.

환설; (무서운 자다!) + [그걸 이제 알아봐야 늦었다.] 뽑아든 칼로 히지가타를 겨누며 냉소하고. 환설이 뽑아든 칼의 칼날은 그 폭이 일본도보다는 넓고 중국식의 칼보다는 좁은데 길이는 일본도만큼 길다. 여자가 쓰기에는 상당히 큰 칼. 칼날이 맑아서 하얗게 보인다.

환설; (이자가 자객들의 우두머리겠지.) + [네놈들이 날 쫓는 사이에 아가씨는 이미 무창에 들어가셨을 것이다.] 칼끝을 흔들며 히지가타를 노려보고

히지가타; [날 속일 생각은 버려라.] 음산하게 웃으며 다가오고. 일본도는 늘어트린 채

히지가타; [네년의 주인 진상파가 닭 한 마리 잡을 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섬뜩한 표정

움찔! 하는 환설

히지가타; [그런 그년이 채 한시진도 안된 사이에 백여 리나 떨어진 무창에 도착했을 리가 있겠느냐?] 비웃고

히지가타; [어딘가에 숨어있거나 느린 걸음으로 무창을 향해 가고 있겠지.]

환설; [믿든 안 믿든 네놈의 자유다.] 부악! 외치면서 벼락같이 쇄도하며 칼을 휘두른다. 그러자 칼끝에서 하얀 섬광이 반원형으로 확 내뻗치고

<도기(刀氣)!> 자객들이 놀랄 때

히지가타; [도기까지 구사할 줄 알고... 확실히 계집치고는 솜씨가 제법이로군.] 스윽! 일본도를 가볍게 위로 쳐올리고. 그러자

캉! 환설이 내뻗은 섬광이 히지가타의 일본도에 부딪혀 위로 튕겨지고. 이어

쩍! 이미 환설의 가슴 언저리를 베고 있는 히지가타의 일본도. 칼을 휘두른 자세로 눈 부릅뜨며 그걸 보는 환설

팟! 몸을 뒤로 홱 젖혀서 히지가타의 칼을 피하는 환설

부악! 몸을 젖힌 상태에서 칼을 수평으로 강하게 그으며 옆으로 돌아가는 환설. 아이스 피겨의 스핀 동작 같고. 역시 칼끝에서 흰색 섬광이 쭉 내뻗힌다.

캉! 환설의 칼을 일본도로 막는 히지가타

파앗! 뒤로 훌쩍 날아 5미터쯤 밖으로 피하는 환설

서걱! 내려서는 환설의 가슴 부위의 옷이 비스듬히 갈라지며 풍만한 젖가슴이 일부 드러나는데

주르르! 젖가슴에 상처가 생기며 피가 배어나온다

환설; (위험했다!) 굳어진 표정으로 칼을 앞으로 내밀어서 방어 자세를 취하고

히지가타; [그 상황에서 본좌의 일검을 피해냈을 뿐 아니라 반격까지 하다니...] [칭찬을 들어 마땅한 성취다.] 웃으며 다가오고

환설; (일초 일초가 치명적인 검법을 쓰는 자다.) 식은땀.

환설; (아차하면 끝장이니 전력을 다해야만 한다.) 지지징! 앞으로 겨눈 칼이 진동하며 칼날이 세 개로 보이고

히지가타; [중원 무림의 오대도법(五大刀法)중 하나인 도룡삼첩도(屠龍三捷刀)를 익혔군!] 눈을 좀 가늘게 뜨고 보며 말하고

히지가타; [사용하는 칼 역시 도룡보도(屠龍寶刀)라는 전설 속의 명도일 테고...] 환설이 들고 있는 칼을 보며 말하고. 그 칼은 진동하면서 칼날이 세 개처럼 보인다.

환설; (무공 뿐 아니라 안목도 대단한 자다.) 징징! 긴장하면서도 칼날이 세 개로 보이는 칼로 히지가타를 겨누고

히지가타; [신장궁주 진무륜이 딸의 수신호위(守身護衛)로 써먹기 위해 네년에게 참으로 많은 공을 들였구나.] 음산하게 웃고

히지가타; [하지만 상대가 동영(東瀛)의 검왕(劍王)이라 불리는 본좌인 것이 네년에게는 불운이다.] 쩍! 성큼 다가서며 일본도를 휘두르고. 5미터 정도의 거리를 단번에 좁히며 환설에게 다가섰다.

쩍! 부악! 동시에 환설의 칼이 휘둘러지며 세 가닥의 섬광이 히지가타의 몸을 갈라간다. 하지만

쩍! 히지가타의 칼이 휘둘러지는 대로 환설이 내뻗은 섬광들은 잘려버리고

[!] 팟! 눈 부릅뜨며 뒤로 날아 피하는 환설. 하지만

쩍! 이미 환설의 허벅지를 깊이 가르며 지나가는 히지가타의 칼끝. 이 상처는 상당히 깊어서 환설은 당분간 혼자 걸어다니지 못한다.

환설; [큭!] 콰당탕! 허벅지가 깊이 베어지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나뒹구는 환설. 뒤쪽에서 포위하고 있던 자객들 앞쪽이다

쩍! 부악! 기다렸다는 듯이 환설에게 칼질을 하는 뒤쪽의 자객 두 놈. 하지만

부악! 몸을 바닥에 굴리며 칼을 휘두르는 환설. 이를 악물면서

캉! 쩍! 환설의 칼에 부딪힌 자객들의 칼은 봄에 새로 난 풀잎처럼 간단히 잘리고

[크악!] [컥!] 다리가 몽땅 잘려 나뒹굴려 하며 비명 지르는 자객들

[조심해라!] [강철도 풀처럼 베는 날카로운 칼을 쓴다!] 다리가 잘린 자객들에 이어 환설을 덮치려던 다른 자객들은 기겁하며 물러서고

털썩! 퍼억! 다리가 잘려 나뒹구는 자객들을 배경으로 급히 일어나는 환설. 다리 한쪽을 쓰지 못해 비틀거린다.

히지가타; [투지도 불 같고... 볼수록 마음에 드는 계집이로구나.] 웃으며 다가오고.

비틀거리면서도 그자를 향해 칼을 겨누는 환설

히지가타; [하지만 놀아줄 시간은 없으니 더 이상 날뛰지 못하게 해주마!] 슥! 일본도로 환설의 아랫도리를 겨누고. 그러자

환설; [!] 눈을 부릅뜨는 환설. 환설의 뇌리에 자신의 두 다리가 싹둑 잘리는 모습이 떠오른다

히지가타; [자신이 어떤 꼴이 될지 느껴지는 모양이지?] 스으! 음산하게 웃으며 일본도를 내밀고. 일본도에서 칙칙한 기운이 뿜어지고

환설; (지독한 살기!) 전율

환설; (이 일격은... 아무래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지징! 절망하면서도 진동하는 칼을 내밀어 맞상대하려 하고.

히지가타; [물어볼 것이 있어서 목을 치는 대신 다리병신으로 만드는 것을 다행으로...] + [!] 말하다가 멈칫! 하고

[!] 환설도 흠칫! 하며 히지가타를 보고

쿠오오! 히지가타의 몸에서 강력한 살기가 일어나는데. 눈은 백열되고 있고

환설; (저자의 살기와 긴장감이 돌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흠칫! 하고

환설; (나를 노리고 저러는 건 아닌 것같은데...) 찡그리고. 그때

히지가타; [본좌에게 용무가 있는 것인가?] 고개를 조금 돌려 뒤의 누군가에게 묻고

[!] 비로소 알아차리고 눈 부릅뜨는 환설

쿵! 히지가타의 뒤쪽 3미터쯤에 죽립을 쓰고 망토를 두른 인물이 유령같이 서있다. 물론 청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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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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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이 들어선 주점 내부. 일부 손님들은 싸움 구경하고 있지만 다른 손님들은 왁자하니 웃고 떠들며 술과 음식을 먹고 있다. 창가 자리의 사람들은 창 밖 거리에서 벌어지는 활극을 구경하고 있고. 창가 자리 외에는 안쪽에 빈 자리가 제법 많다.

주점의 중앙 쯤에 자리한 빈자리로 가는 청풍. 청풍을 맞이했던 점원은 주방 쪽에 가서 안쪽에 대고 뭐라 외치고 있고

주점의 문쪽을 보는 위치의 의자에 앉는 청풍. 그 새 점원은 쟁반에 술병과 술잔, 땅콩이 들어 있는 접시를 얹어서 다가온다.

점원; [술부터 드시고 계십쇼. 안주는 곧 내오겠습니다.] 탁! 술병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말하고

청풍; [급한 일 없으니 안주는 천천히 내와도 되네.] 술병을 들면서 말하고. 죽립은 여전히 쓰고 있고

점원; [알겠습니다요.] 술잔도 내려놓으며 말하고. 땅콩이 든 접시는 이미 탁자에 내려놓은 상태고

점원; (실내에 들어왔으면 죽립은 좀 벗지.) 눈을 흘기며 돌아서고

점원; (얼굴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면 안되는 사정이라도 있는 건가?) 다시 주방쪽으로 가면서 뒤쪽의 청풍을 흘겨보고

그러거나 말거나 오른손으로 술병을 들고 왼손으로 쥔 술잔에 술을 따르는 청풍. 헌데

청풍의 왼손 중지에는 커다란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다. 직경 1센티가 넘는 반구형의 보석이 박혀있는 반지인데

징! 반구형의 보석 중앙 부분이 옅은 빛을 발한다. 이 보석은 세 개의 동심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안쪽의 작은 원이 빛을 발하는 것

[...!] 술잔을 든 채 반지가 빛을 발하는 것을 보는 청풍.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벽세황의 말. <내가 특별히 만든 심황환(尋凰環)이라는 것일세.> 탁자에 마주 앉아 반지를 쳐들어 보이면서 마주 앉은 청풍에게 말하는 벽세황. 장소는 벽세황의 거실. 이때 벽세황의 나이는 19세. 청풍의 나이는 17세. 청풍이 강호로 나올 때의 상황임.

이하 회상

 

청풍; [봉황새의 암컷(凰)을 찾는(尋)다라...] [특이한 이름의 반지로군요.] 벽세황이 쳐든 반지를 보며 말하고

벽세황; [특이한 이름이지! 내게는 목숨이 걸린 절박한 이름이기도 하고...] 웃으며 반지를 보고. 이어

청풍; [혹시 그 반지에 박혀있는 보석은...] 깨닫고

벽세황; [감음주(感陰珠)라는 것인데...] [이름 그대로 음기(陰氣)에 반응을 하는 속성을 지녔네.] 거실 한쪽에 시립해있던 두 명의 여자를 고개짓으로 부른다. 오방희중 중토희와 북수희다.

다가오는 중토희와 북수희

벽세황; [보통의 음기를 지닌 여자의 몸에 심황환을 대면 세 개의 동심원(同心圓)중 가장 안쪽의 동심원만 빛을 발할 걸세.] 다가온 두 여자중 중토희에게 반지를 내밀고

두 손을 모아 반지를 받는 중토희. 그러자

징! 반지에 박힌 보석의 동심원중 가장 안쪽의 동심원만 빛을 발하고

벽세황; [하지만 보통 이상의 음기를 지닌 체질, 대표적으로 구음신맥(九陰神脈)에 닿으면...] 두 여자를 보며 말하고. 중토희가 반지를 북수희에게 건네준다. 두 손을 모아 반지를 받는 북수희. 그러자

지잉! 세 개의 동심원중 두 개, 즉 중간까지 빛을 발하는 반지에 박힌 보석.

벽세황; [세개의 동심원중 두 개까지 빛을 발하지.]

청풍; [수희(水姬) 형수님의 체질이 바로...] 놀라고

<형수...> 청풍의 말에 북수희와 중토희의 얼굴이 발그레해진다. 내색은 안하려 애쓰지만 좋아하는 표정이고

벽세황; [사람의 몸에 서려있는 음양이기(陰陽二氣)의 총합을 열이라 할 때 아홉이 음기인 구음신맥의 소유자라네.] 끄덕이고

벽세황; [음기가 너무 강해서 아기를 갖기 힘들다는 것 외에는 살아가는 데에는 딱히 문제가 없는 체질이지.]

벽세황; [오히려 음기가 누구보다 강력해서 극음기공을 익히면 천하무적에 가까워질 수 있는 축복받은 체질이라고 할 수 있어.] 북수희에게 손을 내밀고

청풍; (북수희가 젊은 나이임에도 사신장중 냉신장에 못지 않은 극음기공을 지닐 수 있었던 이유가 구음신맥을 타고난 덕분이었군.) 벽세황의 손에 공손히 반지를 바치는 북수희를 보며 생각하고

벽세황; [하지만 세상에는 구음신맥을 능가하는 음기를 지닌 체질도 존재하네.] 다시 받아든 반지를 보며 말하고

청풍; [태음절맥이로군요!] 깨닫고

벽세황; [몸에 양기는 전혀 없고 오직 음기만으로 가득 차 있고...] 한숨

벽세황; [그래서 스무 살을 넘기지 못하고 반드시 죽을 운명이기에 절맥(絶脈)이라 불리는 천형(天刑)이지.] 한숨 쉬며 반지를 청풍에게 내밀고

청풍; [태음절맥을 지닌 여자의 몸에 심황환을 대면...] 두 손으로 반지를 받으며

벽세황; [세개의 동심원 전체가 빛을 발하게 될 걸세.] 청풍의 손에 반지를 넘겨주며 고개 끄덕이고

청풍; (역시...) 놀라며 반지를 살피고

벽세황; [태양절맥을 타고난 내게 남은 시간은 원래 일년 남짓이었네.] 반지를 왼손 중지에 끼는 청풍을 보며 말하고.

중토희와 북수희의 얼굴이 울상이 되고

벽세황; [하지만 독심귀의의 도움을 받아서 편법을 쓴 덕분에 일 년에서 일 년 반 정도의 시간을 벌었네.]

벽세황; [즉, 스물한 살에서 스물두 살 정도까지는 살아있을 수 있게 된 것이지.]

벽세황; [이년, 최대한 버텨도 이년 반 남짓 남은 게 내 목숨이니 그 안에 태음절맥을 지닌 여자를 찾아서 데려와주게나.] 벽세황의 웃음기 사라진 얼굴

회상 끝

 

청풍; (그후 이년의 시간이 지났다.) 술잔을 든 왼손 중지의 반지를 보며 생각하고. 반지는 여전히 가운데 동심원이 약한 빛을 발하고 있고

청풍; (그동안 천명 넘는 젊은 여자를 만나봤지만 태음절맥은 고사하고 구음신맥을 지닌 여자도 만나지 못했다.) 징! 세 개의 동심원중 가장 안쪽의 동심원만 빛을 발하는 반지를 보며 우울한 표정이 되고

청풍; (이 술잔에 든 술도 음기를 띄고 있어서 심황환이 반응을 보이는 것인데...) 술잔을 입에 가져가고

청풍; (길어야 반년 남짓 남은 시간 안에 태음절맥을 지닌 여자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울한 표정으로 술잔의 술을 마시고.

청풍; (내가 역명신액을 차지하는 바람에 세황형님은 스무 살 이후의 삶이 사라져 버릴 위기에 처하셨다.) 술을 모두 마시며 생각하고

청풍; (역명신액의 약효 덕분에 나는 환골탈태하여 허약하던 몸이 금강불괴가 되었고...) 술잔을 다시 내리고

청풍; (생명의 빚을 진 셈이니 어떻게든 태음절맥을 타고난 여자를 찾아내야만 한다.) 다시 술잔에 술을 따르려 하고. 바로 그때

챙! 챙! 갑자기 들려오는 요란한 금속성. 술 마시고 음식 먹던 손님들과 시중 들던 점소이들 기겁하며 주점 밖을 보고.

[와!] [죽여라!] [크악!] [살려두지 마라!] 주점 바로 앞으로 밀려오며 싸우는 신녀문과 무황성의 무사들.

[헉!] [히익!] [피... 피해라!] [신녀문과 무황성 간의 싸움이 이쪽으로 이동한다!] 주점 근처에서 싸움 구경하던 사람들 기겁하며 골목이나 앞쪽의 길로 달아나고.

주점 안의 손님들과 점원들도 겁에 질리고 긴장하며 주점 밖을 볼 때

[죽어라 버러지야!] 캉! 주점 창밖에서 무황성 무사 한 놈이 신녀문 무사를 강하게 칼로 치고. + [헉!] 캉! 그자의 칼질을 막으며 주점의 창문쪽으로 밀려나는 신녀문 무사

와장창! 무황성 무사의 칼질을 겨우 막은 신녀문 무사가 힘에 밀려 주점의 창문을 부수며 안쪽으로 나뒹굴고. 그러자

[크아!] 무황성 무사가 주점 안으로 뛰어들며 나뒹군 신녀문 무사를 칼로 내려친다.

쾅! 옆으로 굴러서 무황성 무사의 칼을 간발의 차이로 피하는 신녀문 무사. 대신

[안... 안돼!] [엄마야!] [히익!] [피... 피해!] 사색이 되어 객점에서 튀어나가는 손님들. 점소이와 주인은 탁자 아래로 숨거나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 피하고.

[막아라!] [정필이가 위험하다!] [저 새끼 죽여!] 휙! 와장창! 신녀문의 무사들이 뒤따라 창문을 부수며 주점 안으로 난입하고. 그러자

[구자충이 위험하다!] [저 새끼들이 감히...] 무황성 무사들도 뒤따라 뛰어들고

[죽여라!] [전부 담가버려!] 와장창! 카캉! 캉! 주점 안에서 이십명이 넘는 양 진영의 무사들이 날고뛰며 싸운다. 그 바람에 탁자들과 의자들이 날아가고 집기가 박살나고. 칼에 맞아 피를 뿌리며 나뒹구는 자들도 있고

[히익!] [제발...] [살... 살려주시오!] 탁자 아래 숨었던 점원들은 머리 싸매고 비명 지르고. 하지만

청풍은 여전히 태연하게 술을 따라서 마시고 있다, 마치 객점 안에는 자신만이 존재한다는 듯 주변의 소란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청풍의 탁자 주변에서도 악다구니를 쓰며 칼질을 하는 무사들. 하지만

부악! 쩍! 그자들의 칼질은 청풍의 주변만 휘저을 뿐 청풍의 몸 주위에는 접근하지 못한다. 마치 청풍을 피해서 싸우는 듯한 모습이고

청풍; (내가 그동안 악성 채무자들을 대상으로 수금하러 다닌 것은 부수적인 일이었다.) 술 마시며 생각하고

청풍; (실제로는 황금전장의 각 지점에서 조사한 음기가 강한 여자들을 만나 확인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골똘히 생각하며 술 마시는 청풍의 주변에서는 칼바람과 악다구니가 난무하고. 탁자 아래에 숨은 점원들과 주방으로 피한 점원과 주인은 공포에 질려 덜덜 떨고 있고

청풍; (이제 남은 시간은 길어야 반년 남짓...) 한숨

청풍; (아무쪼록 하늘이 세황형님에게 은혜를 베풀어 태음절맥을 지닌 여인을 찾아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입구쪽을 본다

풍채가 아주 좋은 선풍도골의 중년문사가 부채로 돌먼지를 가리며 객점으로 들어선다. 바로 사비세중 삼성동의 문주인 번뇌신존이다. 사실상의 천하제일고수지만 번뇌신존은 무공을 거의 쓰지 않는다. 그래도 천하무적의 기인에 어울리게 분위기를 살려줄 것.

[죽어라!] [네놈이 죽어라!] 캉! 카캉! 주점 안에서 날뛰는 신녀문과 무황성의 무사들. 그자들의 싸움판을 유유히 부채를 부치며 헤치고 들어오는 번뇌신존

청풍; (저 인물...) 놀라며 술잔을 내려놓고

<주변에 부드러운 강기가 흐르고 있어서 신녀문과 무황성 인간들의 칼질이 저절로 미끄러지고 있다.> 난장판을 유유히 가로질러 청풍이 있는 쪽으로 오는 번뇌신존. 그의 몸 주위로 바람 같은 것이 일어나 칼이나 장풍, 부서진 집기의 파편들을 다른 곳으로 밀어버리고 있다.

청풍; (호신강기를 저토록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인물은 본 적이 없다.) (신녀문의 사신장도 상대가 안되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다.) 죽립 아래에서 눈 번뜩이며 생각할 때

번뇌신존; [이거 참...] 부채를 부치며 두리번. 주변에서는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어서 성한 탁자와 의자가 없다. 오직 청풍이 앉아있는 자리만 무사하고

번뇌신존; [목 좀 축이러 들어왔더니 난장판이 따로 없구만.] 혀를 차며 두리번거리고

번뇌신존; [다시 나가봤자 주변 주점들도 다 이런 꼴일 테고...] [옳거니!] 청풍의 자리를 보며 웃고. 청풍은 다시 술잔을 들어 묵묵히 술을 마시고 있고

번뇌신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객이 있어서 헛걸음은 하지 않은 셈이 되겠구먼.] 다가오고. 그 와중에도 주변에서는 난장판이 벌어진다. 청풍이 이 주점을 떠날 때까지 신녀문과 무황성 무사들이 싸우는 것으로 묘사

멈칫! 하는 술잔 든 청풍의 손. 그러자

번뇌신존; [경계할 필요 없네.] 드륵! 청풍의 앞쪽 의자를 뒤로 빼며 앉으려 하고

번뇌신존; [노부는 살만큼 살아서 누굴 해치거나 나쁘게 할 생각 따윈 없으니 말일세.] 의자에 앉으며 웃고

청풍; (노부?) 놀라고

청풍; (잘 해야 마흔 살 정도인데 노부를 자칭하다니...) (반로환동(返老換童)한 기인이란 말인가?) 술잔을 내려놓고

번뇌신존; [술이 남았으면 한 잔 나눠주지 않겠는가?] 청풍의 앞쪽에 놓여있는 술병을 보며 말하고

말없이 술병과 술잔을 내미는 청풍. 하지만

번뇌신존; [술은 필요하지만 술잔은 되었네.]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넣고

번뇌신존; [아끼는 술잔을 갖고 다니거든!] 웃으면서 다시 꺼내는 번뇌신존의 손에 술잔이 하나 들려 있다. 와인잔 같은 형태인데 투명하다. 아주 얇아서 없는 것처럼 보이고

청풍; (저 술잔...) 눈 번뜩이면서 두 손으로 술병을 들어 앞으로 내민다. 술잔을 내려놓고

<유리로 만들어진 듯한데 종이같이 얇다.> 와인잔같은 번뇌신존의 술잔에 조심해서 술을 따르는 청풍

번뇌신존; [조심할 거 없어. 이래 뵈도 같은 두께의 강철보다 단단한 물건이니...] 챙! 일부러 술병 끝에 얇은 유리잔을 부딪히고. 술잔은 전혀 손상되지 않는다

청풍; (정말이로군.) 꼴꼴! 놀라며 술을 따라주는데

스으! 유리잔에 들어간 투명한 술이 붉은 색으로 변한다

청풍; (무색인 술이 저 잔에 들어가자 핏빛으로 변한다.) 놀라며 술병을 술잔에서 떼고

번뇌신존; [이 잔의 이름은 용혈유리배(龍血琉璃盃)라고 하네.] 잔을 들고 술의 색을 감상하며

번뇌신존; [싸구려 술이라도 이 잔에 들어가면 용의 피처럼 귀한 술로 만들어주는 보물이지.] 와인의 색을 감상하듯 술잔의 술을 보며 말하고

청풍; (용혈유리배...)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 청풍이 생각하는 사이 번뇌신존은 술을 마시고 있다.

번뇌신존; [카아! 역시 좋군.] 술잔을 입에서 떼고

번뇌신존; [천하의 어떤 명주도 용혈유리배가 만들어내는 혈감로주(血甘露酒)에는 비할 바가 못돼.]

슥! 청풍이 다시 술병을 내밀자

번뇌신존; [되었네.] 술잔을 조금 흔들어 거절하고

번뇌신존; [술은 하루에 딱 세잔만 하는 게 내 방침일세.] 술잔을 옷에 닦고

번뇌신존; [그리고 아침에 이미 한잔 했고 지금 한 잔 했으니 잠들기 전에 마시기 위해 절주(節酒)를 해야만 해.] 닦은 술잔을 소매 속에 넣고

청풍은 말없이 자기의 술잔에 술을 따른다. 근처에서는 여전히 신녀문과 무황성의 무사들이 칼과 검을 휘두르며 싸우고 있고.

번뇌신존; [아무리 봐도 자네는 노부가 아는 누군가를 닮았어.] 그런 청풍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청풍; [...!] 멈칫! 술 따르던 손을 멈추는 청풍

번뇌신존; [자네의 성은 혹시 이(李)씨 아닌가?]

청풍; (부모님에 대해 알고 있단 말인가?) + [그렇습니다.] 술병을 내려놓고 처음으로 말을 하고

번뇌신존; [틀림없군.] [모습도 그렇고... 천마 방각의 재주를 어렵지 않게 익혀낸 재주도 그렇고...]

번뇌신존; [그놈의 씨가 아니라면 이렇게 닮았을 리가 없지.] 한숨을 쉬고

청풍; (내가 저주심인결을 익힌 걸 알고 있다?) 놀라고

번뇌신존;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군.] 갸웃 하고

번뇌신존; [아비는 그놈이 분명한데...] [어째서 어미는 포(浦)씨가 아니고 냉(冷)씨란 말인가?]

청풍; (아버지뿐만 아니라 어머니까지 알고 있다!) 놀라고

번뇌신존; [그럼 그놈이 일이 터지기 전에 이미 씨를 뿌렸었다는 건가?] 찡그리며 골똘히 생각하고

청풍; [노야는 뉘신지요?] 다시 입을 열고

번뇌신존; [노부가 누구냐고?] 자기만의 생각에서 벗어난 표정으로

청풍; [후배의 부모에 대해 어찌 알고 계시는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번뇌신존; [술을 한잔 얻어먹었으니 보답은 해야겠지?] [노부는 스스로 호삼자(好三子)라 칭하고 있다.]

청풍; (호삼자?) (셋(三)을 좋아한다?) 어리둥절

번뇌신존; [술도 하루에 세잔만 마시고 제자도 셋만 두었고 벗도 셋만 두었거든...]

청풍; [제 본명은 말씀드릴 수 없고 남들은 후배를 불이살검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포권하며 말하고

번뇌신존; [노부의 본명은 연남천(燕南天)이네만 들어본 적이 없을 걸세.]

청풍; (연남천... 확실히 생소한 이름이다.)

번뇌신존; [노부의 본명은 세 명의 친구와 세 놈의 제자와 세 명의 종만이 알고 있었는데...] 우울한 표정

번뇌신존; [친구들은 먼저 세상을 등진 것같고 제자놈들은 숨어버렸으며 종들은 감히 노부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못하지.]

청풍; [소생의 부모님에 대해 아시는 듯합니다만...]

번뇌신존; [네 아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알고 있다.] 끄덕

번뇌신존; [하지만 네 어미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가 없구나.] [포씨인 것같기도 하고 냉씨인 것같기도 하고...]

청풍; (어머니가 내 생모가 아닐 수도 있다?) + [부탁드리겠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그리 생각하시는 이유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번뇌신존; [맨입으로?] 웃고

청풍; [알려주시는 대신 무엇이든 하명만 하시면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진지하게

번뇌신존; [괜잖은 제안이로군.] 끄덕

번뇌신존; [좋다! 네가 노부를 위해 한 가지 일만 해주면 널 낳은 어미에 대한 의혹을 말해주마.] 끄덕

청풍; [후배가 어떤 일을 해드리면 되는지요.]

번뇌신존; [세권의 책을 찾는 일인데...] 말하면서 주점 문쪽을 본다. 청풍도 돌아보고

여전히 주점 내에서는 신녀문과 무황성의 무사들이 악다구니를 쓰며 드잡이질을 하고 있는데.

그자들 너머 주점 입구에 장세명이 기웃거리고 있다. 장세명 뒤에는 두 명의 장한이 긴장한 표정으로 경호를 하고 있고

청풍; (황금전장 무창지점장 장세명이 찾아왔군.)

번뇌신존; [자네를 찾아온 손님이 있군.] 일어나고. 청풍도 따라 일어나고

번뇌신존; [급한 일이 있는 듯하니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에 만나서 하도록 하세.] 슥! 입구쪽으로 한 걸음 내딛고.

청풍; [선배님을 어디로 가면 뵐 수 있을지...] + [!] 눈 부릅

스팟! 공간이동 하듯 사라지는 번뇌신존의 모습.

[!] [!] 주점 밖에서 보고 있던 장세명과 무사들 경악하고

청풍; (이게 무슨...) 놀라 두리번. 물론 번뇌신존은 이미 사라졌고

청풍; (마치 처음부터 이 자리에 없었던 듯이 사라졌다.) 경악하며 문쪽으로 가고. 앞쪽에서 신녀문과 무황성의 무사들이 싸우고 있지만 개의치 않으면서

청풍; (어떻게 가능했는지 짐작도 안 가는 경신술이다.) 놀라며 입구쪽으로 가고. 그런 청풍을 향해 날아드는 양 진영의 칼과 검

장세명; [조심...] 급히 외치며 안으로 들어오려 하지만

스윽! 신녀문과 무황성 무사들이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칼과 검 사이로 흐르듯이 빠져나오는 청풍.

<도검이 일부러 불이공자를 피하는 것 같다!> 장세명과 수하들 놀라고

청풍; (어쩌면 호삼자 연남천이란 그 인물이 당대의 천하제일인일지도 모르겠구나.) 입구로 나가면서 생각하고

장세명; [공자!] 포권하고, 장세명을 따라온 호위무사들도 인사하고

청풍; [알아내셨습니까?] 나오며 묻고. 거리에서도 신녀문과 무황성의 무사들이 드잡이질을 하고 있다. 이미 수십명이 죽어 넘어졌는데 신녀문이 숫자에서 밀려 몰살당할 처지에 처해있다. 무황성의 무사들은 이미 백명 이상으로 늘어나 있고

장세명; [예!] [진상파소저는 천주산을 관통하는 십리협을 빠져나와 남하하고 있는데...] [일단의 무리들에게 추적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청풍; [어떤 자들이 신장궁의 소궁주를 노리는 거요?] 눈 번뜩이며 싸움이 벌어지는 반대쪽으로 걸어가고

장세명; [지금까지 저희 지점에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살인상단의 자객들인 것같습니다.] 따라가며 신중하게. 호위무사들은 주변을 경계하며 장세명을 따라오고

청풍; [살인상단...] 찡그리고

장세명; [진상파가 타고 오는 마차는 신장궁에서 특별히 만든 것이라 튼튼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방어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장세명; [그래서 지금까지는 버티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청풍; [천하제일의 살수조직인 살인상단의 표적이 된 이상 무사하긴 어렵겠소.]

장세명; [분부하시면 저희 지점의 호위무사들을 동원해서 진상파를 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눈치 보며

청풍; [그럴 필요는 없소.] 고개 젓고

청풍; [형님이 내게 맡긴 일이니 진상파를 돕는 건 내가 직접 하겠소.] [진상파의 현재 위치나 말해주시오.]

장세명; [십리협을 빠져나온 후 무창을 향해 전력을 다해 남하중이니 지금쯤 장강의 북안(北岸)에 거의 접근했을 것입니다.]

청풍; [이 길로 장강을 향해 북상할 테니 변동 상황이 있으면 전서고로 알려주시오.] 걸어가며 말하고

장세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대답하는데

[크악!] [아악!] [아... 안돼!] 다급한 비명이 뒤에서 들린다. 돌아보는 청풍과 장세명과 두명의 호위무사들

[크악!] [컥!] 펑! 콰쾅! 무황성 무사들 뒤쪽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비명도 터진다. 뒤쪽의 무황성 무사들의 몸뚱이가 찢기거나 으스러져서 허공으로 튀어 오른다. 신녀문 무사들을 공격하던 무황성 무사들은 일제히 돌아보고.

쿵! 쿵! 콰직! [크악!] [컥!] 거리 저편에서 사열 종대로 돌진해오는 거인들. 금속제의 투구와 갑옷을 걸쳤고 도끼와 망치, 커다란 작두칼 등을 들고 있다. 바로 신녀문의 정예들인 호화철위들이다.

강력한 보디체크와 큰 무기로 가로 막는 무황성 무사들을 박살내고 날려버리며 돌진해오는 거인들.

청풍; (저들은...) 눈 번뜩이고

[헉! 신녀문의 마귀들인 호화철위(護花鐵衛)다!] [피... 피해라!] [놈들은 도검이 불침한다!] 무황성 무사들 공포에 질려 비명 지르며 급히 도망치려 하고

[호화철위들께서 무창에 도착했다!] [죽어라 무황성의 버러지들아!] 몰살의 위기에 몰렸던 신녀문 무사들은 환호하고

[막는 놈은 죽인다!] [신녀문에 저항하는 놈도 죽인다!] [무황성을 편드는 자도 죽인다!] 쿵쿵! 목소리를 합쳐서 외치며 돌진해오는 호화철위들. [크악!] [컥!] 콰직! 퍼펑! 우두둑! 무황성 무사들은 호화철위들이 휘두르는 무기에 저항도 못해보고 박살나서 죽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급히 길가 골목이나 집안으로 피하고

청풍; (자신들이 지닌 비장의 패를 동원한 걸 보면 신녀문이 호북성에서 승부를 걸었군.) 장세명과 함께 길가 골목으로 물러서며 생각하고

쿵쿵쿵! 단번에 무황성의 무사들을 몰살시킨 호화철위들은 청풍이 피한 골목 앞을 지나간다. 헌데

[!] 무언가 발견하는 청풍.

호화철위들의 대열 중간에는 약간 간격이 있고. 그곳에는 냉신장이 차가운 표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호화철위들은 달리지만 냉신장은 성큼 성큼 걷고 있다.

청풍; (냉신장!) 죽립 아래에서 눈 번뜩이고

냉신장이 다른 세명의 신장과 함께 분이를 강간하던 장면 떠올리는 청풍.

으득! 살기를 참지 못하고 이를 갈며 망토 속의 일본도 손잡이를 잡는 청풍. 온몸에서 칙칙한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장세명; (지독한 살기!) 그런 청풍을 보며 소름이 돋는 표정을 짓고. 그때

[!] 골목 앞을 지나가다가 무언가를 느끼는 냉신장

홱 고개를 돌려 골목 쪽을 보는 냉신장. 하지만

슥! 그때는 청풍이 놀란 표정인 장세명의 뒤로 움직여 피한 후였다. 청풍의 모습 일부만 보이고 그나마 죽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냉신장은 청풍을 알아보지 못 한다

냉신장; (기분 탓인가?) 뒤돌아보며 걸어가고. 골목은 지나친 상태고

냉신장; (등골이 서늘해지는 살기가 느껴졌었는데...)

냉신장; (무황성의 생존자들 중 한 놈이 발한 것이겠지!) 생각하며 다시 앞을 보며 걸어간다.

청풍; [...] 골목 밖으로 나서며 냉신장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그런 청풍의 뒤에서 장세명도 무언가 느낀 표정이 되어 청풍을 보고

청풍; (참아야만 한다.) 심호흡

청풍; (지금의 내 실력으로 냉신장을 못 죽일 것도 없지만...) 슥! 망토 속에서 잡았던 일본도의 손잡이를 놓고

청풍; (그랬다가는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우를 범하게 된다.) 멀어지는 호화철위의 뒤를 보면서 생각하고. 신녀문의 생존자들은 환호하면서 따라간다.

청풍; (냉신장을 죽인 게 나라는 걸 어머니가 알면 깊이 숨어버릴 수도 있으니...)

청풍; (어머니를 만나 왜 날 죽이려 했는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사신장을 죽이면 안된다.) + [그만 가보겠소.] 장세명에게 말하며 길로 나서고

장세명; [보고드릴 일이 있으면 즉시 전서구를 보내겠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부탁하겠소!] 팟! 날아오르고

이내 멀어지는 청풍.

장세명; (불이공자...)

장세명; (분명 기억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냉신장을 보는 눈초리가 평범하지가 않았다.)

장세명; (냉신장, 아니 신녀문과 모종의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장세명; (혹시 모르니 불이공자의 행적을 주목해봐야겠다.) 수하들과 함께 걸어가며 생각하고.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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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십리협 끝의 양쪽 절벽 위. 수십 명의 복면인들이 서서 아래쪽을 보고 있다.

거대한 바위가 떨어진 여파로 일어난 자욱한 먼지로 덮여 있어 십리협 바닥의 상황은 알아볼 수가 없는데

한쪽 절벽 끝에 서서 멀어지는 마차를 보고 있는 사내. 바로 위진천이다. 위진천 주변에는 일남 일녀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주변을 살피고 있다. 패소정과 사무라이다. 사무라이의 이름은 히지가타. 이들은 대륙상단의 최고고수들인 대륙사령에 속한다.

위진천; [용케 빠져나갔군.] 이마에 손을 대고 보면서 웃고

산길을 따라 멀리 달려가는 마차의 모습

위진천; [하긴 쓸모가 많이 남아있는 진가년이 오늘 이곳 십리협에서 깔려죽었다면 유감스러운 일이 될 뻔했지.]

위진천; [그래도 기왕에 벌린 일이니 마무리를 지어야겠지.] [히지가타(士方)!] 사무라이를 부르고

히지가타; [하명하시지요 소주!] 고개 숙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상단의 호법 대륙사령(大陸四靈)의 일인 히지가타지로(士方次郞)>

위진천; [진가년을 데려오시오.] [다소 거칠게 다뤄도 무방하지만 죽이진 말고!]

히지가타; [존명!] 고개 숙이고

팟! 날아오르는 히지가타. 그러자

휙! 휙! 주변에서 일본 닌자같은 복장의 사내들 십여명이 함께 날아오르고

진상파를 태운 마차가 간 쪽으로 날아가는 히지가타와 자객들

위진천; [히지가타의 실력으로 실수할 리는 없으니 진가년의 처리는 신경 쓸 거 없고...]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며

위진천; [이제 압사당한 실명자의 시체만 확인해보는 일만 남았군.] 손짓하고. 그러자

주변 절벽 위에 서있던 복면을 쓴 자객들이 고개를 숙여 보이고. 이어

휙! 휘익! 절반쯤의 복면인들이 절벽 아래로 날아 내려간다

 

#82>

먼지가 자욱한 절벽 아래쪽으로 날아 내리는 복면인들. 거대한 바위가 십리협 전체를 막은 모습으로 처박혀 있고 그 주변으로 크고 작은 바위들도 널려있다.

여기저기 내려서는 복면인들

[시체를 찾아라!] [실명자란 자가 지니고 있는 물건은 바늘 하나까지도 놓치지 말고 확보하라는 분부시다.] 바위 주변 여기저기를 뒤지기 시작하는 복면인들. 헌데 바로 그 직후

드드드! 갑자기 거대한 바위 근처의 좀 작은 바위가 진동하고

[헉!] [설마...] [살아있단 말인가?] 복면인들 기겁할 때

콰득! 집채만한 바위를 한손으로 밀어 올리면서 일어서는 실명자

[헉!] [살... 살아있다!] [무슨 저런 괴물이...] 복면인들 기겁하고

 

[!] [!] 절벽 위에서 보고 있던 위진천과 패소정도 놀라고

 

실명자; (무너지는 바위 사이에 틈이 있어서 압사당하는 건 면했군.) 콰쾅! 바위를 옆으로 밀어 던지며 헐떡이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그때

<화탄(火彈)을 써라!> 복면인들의 귀에 들리는 전음성. 복면인들은 위진천을 떠올리며 깜짝 놀라고. 이어

[죽어라!] [가랏!] [피해라!] 피핑! 화악! 각자 여러개의 구슬을 실명자에게 던지며 반대 방향으로 날아오르는 복면인들

[!] 바웅! 다급히 호신강기를 일으키는 실명자. 팔로 얼굴을 가리면서. 그런 실명자 주위로 수십 개의 구슬이 날아들고

콰쾅! 콰앙! 실명자 주변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불길과 연기가 계곡 전체를 뒤덮는다. 이어

[큭!] [이크!] [조... 조심해라!] 휘릭! 휙! 사방으로 피하며 외치는 복면인들. 계곡 여기저기 널려 있는 바위들 뒤로 피한다

 

드드드! 위진천과 패소정이 서있는 절벽도 무너질 듯 뒤흔들리고

 

화르르! 화악! 바위 뒤로 피한 복면인들 주위로도 불길이 휩쓸고 지나가고. 잠시 후

[어... 어떻게 되었나?] [수십 개의 벽력탄에 직격 당했으니 시체도 남지 않았겠지.] 숨었던 바위 뒤에서 고개 드는 복면인들

 

위진천도 긴장해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화르르르! 드드드! 실명자가 서있던 근처는 불길과 연기에 휩싸여있고 주변의 절벽이 무너질 듯 뒤흔들린다. 헌데

화르르! 휘몰아치는 연기와 불길 속에 사람 형상이 보인다

 

위진천; (설마...!) 경악하고 패소정도 흠칫! 하고

 

[헉!] [저... 저럴 수가...] 복면인들 기겁하고

[죽... 죽지 않았다!] 복면인들의 경악성을 배경으로 드러나는 실명자의 모습. 한쪽 팔로 눈 부위를 가린 채 불길 속에 우뚝 서있다. 온몸이 불길에 휩싸인 모습이고. 걸치고 있던 옷, 특히 상의가 불에 타고 있다

[젠장!] [피... 피하자!] [말도 안되는 괴물이다!] 팟! 휘익! 복면인들 공포에 질려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번쩍! 얼굴 가렸던 팔을 내리는 실명자의 눈이 강렬하게 번득이고. 이어

실명자; [버러지들...] 이를 갈며 두 손을 마주 보게 하여 박수 칠 준비를 하고

실명자; [용서가 안된다!] 꽝! 쩡! 두 손을 앞으로 쭉 내밀며 강하게 박수를 친다. 그 바람에 타고 있던 옷가지도 터져나가고. 순간

펑! 퍼억! [크악!] [케엑!] 몸뚱이가 물방울처럼 터져서 죽는 복면인들. 전부 몰살

 

패소정; [악!] 귀를 막으며 비명.

위진천; [...] 역시 충격 받고 비틀하고

 

퍼퍽! 털썩! 실명자 주위로 추락하는 터져버린 복면인들의 시체

 

위진천; (가공할 내공이다!) 한손으로 귀를 막으며 찡그리고. 코로 피가 흐르고

위진천; (내공으로는 아버지도 상대가 안되는 정도인데...) + [!] 아래를 살피다가 눈 부릅뜨고

쿵! 박수를 쳤던 손을 풀면서 우뚝 서있는 실명자의 뒷모습. 상체에 걸치고 있던 옷은 타고 또 박수를 친 충격으로 터져나가 알몸이 드러난 상태인데. 실명자의 등에는 비스듬히 번개 형상의 흉터가 나있다

번개 형상의 흉터 크로즈 업

위진천; (번... 번개 형상의 흉터!) 흥분과 공포.

그런 위진천의 뇌리에 떠오르는 위극겸의 말 <아비가 찾는 그자는 등에 번개 모양의 흉터가 있다.>

위진천; (찾았다!) 흥분

위진천; (역시 실명자가 아버지가 찾던 그자, 뇌공량(雷空量)이었다!) 흥분하는데

[...!] 무언가 느끼고 고개 돌려 절벽 위를 올려다보는 실명자

위진천; (이크!) 팟! 뒤로 휙 날아서 실명자의 시선을 피하고. 귀를 가리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던 패소정도 깜짝 놀라며 일어나려 하고. 위진천을 돌아보며

위진천; (아직은 정체를 들키면 안된다!) 휘익! 쏜살같이 날아가고. 그 뒤에서 패소정도 허둥대며 따라서 날아오고

위진천; (아버지가 맡긴 살인상단의 자객들을 수십 명 잃었지만 그럴만한 가치는 있었다.) 날아가며 흥분하고

위진천; (실명자가 바로 삼성동의 대제자인 뇌공량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인황경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생겼다.)

위진천; (인황경만 손에 넣으면 나 위진천은 천하패주의 자리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될 테고...) 겁에 질렸으면서도 웃는 위진천의 얼굴.

 

실명자; (기척이 사라졌군.) 위진천이 패소정과 함께 숨어있던 절벽을 올려다보고

실명자; (아마 이번 습격에 동원된 자들의 우두머리일 텐데...) 몸에 붙어있는 옷가지의 잔해를 털어내고

실명자; (의심의 여지도 없이 저자들이 노린 표적은 진상파가 아니라 나였다.) 널려있는 복면인들의 시체를 보고

실명자; (과연 저자들이 무슨 목적으로 날 습격했는지 궁금하구나.) 스윽! 허공으로 떠오르고

실명자; (내가 누군지 알아낼 수 있는 단서이니 저자들을 부린 자들을 찾아봐야겠다.) 화악! 복면인들의 시체를 둘러보며 까마득히 허공으로 치솟는 실명자

<그전에 십리협을 빠져나간 진상파의 안전부터 확인해야겠지만...> 사라지는 실명자의 모습 배경으로 실명자의 생각 나레이션

 

#83>

<-무창(武昌)> 드넓은 강가의 거대한 도시. 수많은 배들이 정박했거나 드나들고 있고. 때는 낮이다

[와와!] [와!] [죽여라!] [죽여!] [크악! 아악!] 무창 외곽. 높은 산을 등지고 성채가 서있고. 그 성채를 수많은 무사들이 공격하고 있다. 검은 옷을 입은 무사들이 사다리등을 동원해서 성벽을 공략하려 하고. 성벽에서는 흰옷을 입은 무사들이 활을 쏘거나 칼을 휘둘러 그걸 막고 있다. 마치 전쟁터의 한 장면 같고

<-신녀문 무창분타> 위 장면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황성 지휘관; [공격을 늦추지 마라! 놈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 나이 들고 흉포한 인상의 사내가 참모들과 서서 졸개들을 독려하고. 그자의 앞쪽에서는 성벽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다.

무황성 지휘관; [이번 기회에 강남에 박혀있는 신녀문의 근거지를 뿌리뽑아야한다!] 신이 나서 외치고

신녀문 지휘관; [물러서지 마라!] [조금만 더 버텨라!] 성문에서 방패를 든 수하들에 둘러싸인 채 역시 호령하고

신녀문 지휘관; [하남(河南) 분타의 지원군이 곧 도착할 것이다! 그때까지만 무황성 놈들을 막아내면 된다!]

[크악!] [아악!] [와아!] [죽여라!] 성벽을 넘으려는 무황성 무사들과 성벽 위에서 저지하는 신녀문 무사들의 격전

 

신녀문 무창분타에서 좀 떨어진 강가의 높직한 바위 위에 서서 그걸 보고 있는 죽립에 망토를 두른 인물. 바로 청풍이다. 청풍이 서있는 바위는 신녀문 무창분타와 무창의 중간쯤이다.

청풍; (이래저래 무창 일대는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구나.) 눈 번뜩이고

<호북성은 호남성과 함께 중원 최대의 곡창지대이며 무창은 그 호북성의 심장부다.> 죽고 죽이는 양 진영의 무사들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그 때문에 황군과 연왕군도 무창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고...)

청풍; (신녀문과 무황성 역시 무창 일대를 장악하기 위해 격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죽립의 앞 부분을 조금 들어서 격전이 벌어지는 신녀문 무창분타를 보고

 

<강북이 근거지인 신녀문으로서는 무창이 최전선이다.> 성문에서 수하들을 독려하는 신녀문 지휘관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반면 강남을 지배하고 있는 무황성으로서는 무창에서 신녀문을 몰아내지 못하면 강북으로의 진출은 불가능하다.> 무황성의 지휘관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이래 저래 신녀문의 무창분타는 무황성의 집중공략 대상이 되어 왔다.) 양 진영의 싸움을 보고

청풍; (주로 무황성이 공격하고 신녀문이 방어하는 이 격전은 어느덧 세 달을 넘겼지만 어느쪽도 결정적인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렇긴 해도 지원군을 쉽사리 증원할 수 있는 무황성에 비해 고립무원인 신녀문쪽이 점점 불리해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사다리를 타고 성벽을 올라간 무황성 무사들이 신녀문 무사들을 죽이고 있고. 여기저기 성벽 위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뒤엉켜 난전을 벌이고 있다.

 

청풍; (한 때 몸을 담았던 옛정을 생각하면 신녀문을 도와주어야하지만...) 그걸 보며 이마를 찡그리고. 하지만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분이의 처참한 죽음

청풍; (분이를 내게서 빼앗아간 어머니를 도울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다.) 이를 악물고

청풍; (할 수만 있다면 무황성을 도와 신녀문을 멸망시켜버리고 싶을 뿐이다.) 주먹을 불끈 쥔다.

청풍; (물론 황금전장에 속한 처지라 장주의 허락 없이는 어느쪽 편도 들 수 없는 처지이지만...) 생각할 때

[여기 계셨군요.] 휘익! 누군가 청풍이 있는 언덕 위로 날아오른다.

장세명; [공자께서 오늘쯤 무창에 도착하실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람 좋게 생긴 중년인이 포권을 한다. 한번 나올 조연. <건곤일척 자료집 18페이지>의 <장세명> 캐릭터를 차용하여 묘사. 좀 더 나이가 든 모습으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무창 지점장 장세명(張世明)>

청풍; (황금전장의 정보망은 역시 대단하군.) + [오랜만이오 장지점장!] 고개 조금 숙여 보이고

청풍; (혼란한 시국이건만 내 소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도 하고...) + [헌데 어인 일로 장지점장이 직접 날 찾아오신 거요?]

장세명; [불이(不二)공자님께 급히 전하라는 소장주님의 급전(急傳)이 저희 무창지점에 도착했습니다.] 두 손으로 한 장의 편지를 내밀고

청풍; [형님이?] 한손으로 받고

장세명; [대략 한 시진(2시간)전 쯤에 도착한 전서입니다.] 청풍의 봉투를 열어 종이를 꺼내는 것을 보며 대답하고

종이를 펴서 읽는 청풍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이 되는 청풍. 이어

청풍; [전서가 밀봉되어 있지 않은 걸 보면 지점장도 이미 읽어보셨을 것같소이만...] 종이를 다시 봉투에 넣으며 묻고

장세명; [소장주님의 지시도 있고 해서 진상파 소저의 소재를 수배중에 있습니다.] 고개 끄덕이고

청풍; [알아내는데 얼마나 걸리겠소?] 화르르! 편지를 봉지 채로 불태우며 묻고. 손이 달아올라 봉투를 태우는 모습이고

장세명; [사방으로 사람을 풀었으니 반 시진 내로 결과가 나올 듯합니다.]

청풍; [무창 성내의 주점에서 기다리고 있겠소.] 돌아서고

장세명; [저희 지점으로 가시지요. 주안상을 준비해두었습니다만...] 말하지만

청풍; [성의는 고맙지만 주점이 편하오.] 팟! 새처럼 날아오르고

청풍; [진상파의 소재가 파악되는 대로 알려주시오.] 멀리 날아가며 말하고. 신녀문 무창분타의 반대편인 무창쪽이다.

장세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멀어지는 청풍을 향해 포권하고

어느덧 무창 성쪽으로 사라지는 청풍

장세명; [말 그대로 기린아...] 포권을 풀고

장세명; [소장주님의 의제(義弟)인 불이공자는 무림에서 활동한 게 이년이 넘었지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맡겨진 임무를 실패한 적도 없다.]

장세명; [불이공자의 검에 불귀고혼이 된 일류고수들이 부지기수이기도 하고...]

장세명; [과연 소장주님은 저런 기재를 어디서 얻었는지 모르겠다.] 팟! 날아오르며

장세명; [뭐 덕분에 우리 황금전장은 금력(金力)에 더해 무림의 누구도 무시 못하는 무력(武力)까지 지니게 되었지만...] 쏴아! 역시 무창 쪽으로 날아간다

 

#84>

무창 성내. 엄청 큰 도시. 활기에 넘친다.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 헌데

[꺄악!] [헉!] [피... 피해!] 사람들이 갑자기 비명 지르며 도망치거나 피한다. 뒤를 돌아보면서

차창! 창! 도망치는 사람들 뒤쪽에서 불꽃이 튀고 요란한 쇳소리가 들린다.

[죽어라 신녀문의 개들아!] [누가 할 소리!] [무황성의 버러지들을 살려두지 마라!] [크악!] [컥!] 수십 명의 무사들이 거리를 들고 뛰며 싸우고 있다. 검은 옷의 무황성 무사들과 흰 옷의 신녀문 무사들이다. 거리를 오가는 일반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싸우는 중이다. 마치 조폭들이 이권을 놓고 싸우는 것 같다

[저... 저 미친 놈들...] [신녀문과 무황성의 인간들이다.] 도망치거나 골목으로 피하면서 사람들 눈을 흘기고

[크악!] [컥!] [전부 죽여!]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창! 차창! 두 패로 나뉘어 신나게 칼부림하는 양 진영의 무사들. 이제 넓은 길에는 신녀문과 무황성의 무사들 외에는 없다. 모두 골목이나 건물 안으로 숨거나 멀리 달아났고. 넓은 대로에서 날고 뛰며 칼부림을 하는 양 진영의 인간들

[황군과 연왕군도 무창 성내로 들어와서 싸우진 않았는데...] [눈에 뵈는 게 없는 것들이야!] 골목에 숨어서 양 진영의 싸움을 보는 십여명의 사람들

[연왕이 반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세상이 난장판이 되었어.] [그러게 말이야.] [파락호와 다를 게 없는 강호의 인간들이 백주 대낮에 칼부림을 하다니...] 양진영의 싸움을 보며 이맛살을 찌푸리는 사람들. 그때

사람들 앞을 지나 신녀문과 무황성 인간들이 난동을 부리는 현장으로 걸어가는 청풍. 죽립을 눌러쓰고 망토를 펄럭이며

[멈추시오!] [그 앞쪽은 위험하오!] [다른 길로 돌아가시오.] 길 양쪽의 골목에 숨어있던 사람들이 청풍에게 다급히 외치고.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신녀문과 무황성의 인간들이 칼부림 하는 곳으로 걸어가는 청풍.

[저... 저런...] [죽으려고 작정을 한 건가?] [젊은 친구같은데 말귀를 못 알아듣는구먼.] 그런 청풍을 보며 사람들 안타까운 표정으로 발을 구르고.

[크아!] [죽어!] [피해!] [안돼!] 차창! 창! 슈칵! 살벌한 칼부림이 사방에 가득하고. 그곳으로 망설이지 않고 걸어 들어가는 청풍. 뭔가 생각에 잠긴 표정이고.

[말리긴 늦었어.] [멀쩡한 인생 하나 끝장나는구먼.] [설마 자살이라도 할 작정인 건가?] 사람들 안타까운 표정으로 혀를 차고. 헌데

슈칵! 쩍! 부악! 영 진영의 인간들의 칼이 청풍의 주변에 난무하지만 정작 청풍의 몸에는 닿지 않는다. 마치 양 진영의 인간들은 일부러 청풍을 피해 칼을 휘두르는 것같고

[저... 저럴 수가...!] [신녀문과 무황성의 인간들이 일부러 저 젊은이는 피해서 칼부림 하는 것같잖은가?] [칼이 저 친구를 피해가고 있어!] 사람들 놀라고

청풍; (저주심인결...) 난무하는 칼들 사이로 걸어가며 생각하는 청풍

청풍; (천마 방각이 남긴 이 비결은 이름 그대로 상대에게는 저주와도 같은 위력을 지녔다.) 무어라 아우성을 치며 칼부림을 하는 앞쪽의 인간들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일어날 일을 미리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쪽에서 칼을 휘두르는 흉악한 사내의 모습이 연속 동작의 슬로모션으로 보이고

청풍; (상대의 몸과 마음에 작용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가 있다.) 강렬한 눈빛을 두 눈에서 뿜어내고. 그러자

[!] 빠직! 약한 벼락에 맞는 표정이 되는 그자, 이어

슈칵! 청풍을 향해 칼을 휘둘러 오던 그자의 손이 옆으로 틀어지며 청풍을 비켜간다

청풍; (다만 저주심인결을 막힘없이 구사하기 위해서는 심후한 내공과 강인한 육체가 필요한데...)

청풍; (역명신액의 약효를 흡수한 내 몸은 금강불괴가 되었고 내공은 바다같이 깊어졌다.) 자신이 거대한 향로에 빠지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덕분에 저주심인결을 전혀 무리없이 구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청풍; (대신 세황형님은 시한부 생명의 덫에서 빠져나올 기회를 잃고 말았다.) 벽세황을 떠올리며 한숨을 쉬고. 그 사이에 청풍은 신녀문과 무황성 무사들이 펼치는 난장판을 빠져나왔다.

청풍; (본의는 아니었지만 내가 세황형님의 인생을 빼앗아버린 격이 되었다.) 생각하며 거리 한쪽으로 가고. 그곳에 주점이 있고 점원과 손님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신녀문과 무황성 무사들의 드잡이질을 구경하고 있는 중이다.

청풍; (황금전장과 세황형님에게는 너무도 큰 빚을 지고 만 것이다.) 주점으로 다가가고. 밖에 나와 싸움을 구경하던 점원이 움찔 놀라고

점원; [어... 어서 오십쇼.] 눈치 보며 굽신거리고

청풍; [간단한 요깃거리와 술 한 병 부탁하네.] 말하며 점원을 지나쳐서 주점 안으로 들어가고. 문간에서 싸움을 구경하던 사람들도 눈치를 보며 길을 비켜주고

점원; [곧 준비해 올리겠습니다. 빈 자리가 많으니 편한 곳에 앉으십시오.] 굽신거리며 안쪽을 가리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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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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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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