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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신녀문> 밤

냉상영의 거처인 오층 탑

침대에 잠들어 있는 냉상영

화끈! 어깨가 잘리는 듯한 고통에 눈 부릅뜨는 냉상영. 염신장이 잘린 쪽의 어깨에서 통증이 느껴진 것

냉상영; [악!] 비명 지르며 팔을 부여잡는 냉상영. 그러자

[신녀!] 슈욱! 계단을 통해 바람같이 날아오르는 풍신장

냉상영; [끄윽!] 어깨쪽의 팔을 잡고 고통에 신음.

풍신장; [왜 그러시오?‘ 어디가 불편한 거요?] 침대로 올라가서 한 무릎 꿇으며 냉상영을 바로 누이고

냉상영; [팔이... 팔이 잘린 것처럼 아파요!] 고통에 찬 표정. 눈물 흘리면서

풍신장; [설마...] 눈 부릅

냉상영; [염신장... 염신장의 신변에 변고가 발생할 것같아요!]

<동심고!> 눈 부릅 풍신장

 

#171>

<-황금전장> 아침.

벽세황의 거처. 입구를 서금희와 남화희가 지키고 있고

거실. 식탁에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고 벽세황이 게걸스럽게 먹고 있다. 오방희중 중토희, 동목희, 북수희가 둘러서서 시중을 들고 있고

중토희; [오늘 아침에는 유달리 입맛이 도시는 듯 하옵니다.] 잔에 물을 따라주며

벽세황; [입맛이 없어도 많이 먹어둬야지. 운명과 싸워보려면...] 와구와구 먹으며 말하고

여자들의 표정이 침울해지고

벽세황; [얼굴들 펴! 나 금방 죽는 거 아니니까.]

[예...] 억지로 웃는 시늉하며 대답하는 여자들

벽세황; [간밤의 상황 보고해.]

중토희; [태산 남쪽 산록에 주둔하고 있던 신녀문의 주력이 물러갔사옵니다.]

벽세황;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우두머리가 죽거나 심하게 다쳤을 테니...] 끄덕

동목희; [간밤에 본장에 잠입한 자들의 숫자는 모두 서른두 명이며 그중 아홉 명은 생포했고 나머지는 죽거나 자결했사옵니다.]

벽세황; [소속은?]

동목희; [신분이 확인된 자들은 모두 살인상단의 살수들이었사옵니다.]

벽세황; [어차피 입을 열지도 않을 놈들...] [살려둘 필요는 없었어.]

동목희; [다음에는 보는 대로 척살하겠사옵니다.]

벽세황; [아버지는?] 힐끔 중토희에게

중토희; [상황을... 인지하고 계시옵니다.] 슬픈 표정

벽세황; [...] 멈칫! 하며 먹는 것을 멈추고.

여자들도 숨을 죽이고

벽세황; [내 불효가 막심하군!] 한숨 쉬고. 이어

벽세황; [혹시 소식 있는 사람 없어?] 여자들 둘러보지만

[죄송하옵니다.] 여자들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 떨구고

벽세황; [그대들이 죄스러워할 이유는 없어.] [내 양기가 너무 강해서 임신이 안되는 것뿐이니...] 쓴웃음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 떨구며 비탄에 잠기는 여자들

벽세황; [이래저래 아버지 뵐 면목이 없군!] 한숨

중토희; [장주님께서는... 상공을 무림왕으로 봉해달라고 연왕에게 야차선녀를 사자로 보내셨사옵니다.]

벽세황; [무림왕이라...]

중토희; [내란이 삼 년째 접어들면서 연왕측은 물론이고 건문제측도 극심한 군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사옵니다.]

중토희; [이럴 때 오천만냥이라는 거금을 내놓는다면 연왕도 주저하지 않고 상공을 무림왕으로 봉할 것이옵니다.]

벽세황; [승기는 연왕측이 잡고 있으니 연왕으로부터 무림왕에 봉해지는 건 의미가 있지.] 고개 끄덕이고

벽세황; [황실로부터 무림의 제왕으로 인정받으면 강호의 인간들로서도 딱히 내게 대들 방법이 없을 테니...]

중토희; [미리 경하드리옵니다.]

벽세황; [고맙네.] 끄덕

벽세황; [소소는?]

북수희; [아가씨는 식음을 전폐하고 아무도 만나려 하지 않사옵니다.] [가장 가까운 시녀들조차 접근하지 못한다고 하옵니다.]

벽세황; [...] 어두워지는 얼굴.

북수희; [아무래도... 좋지 않은 생각을 하시는 듯합니다.] 눈치 살피며

벽세황; [자살?]

북수희; [...] 대답하지 못하고

벽세황; [소소를 데려와.] 한숨 쉬고

북수희; [예...] 머리를 숙이고. 이어

사르르! 사라지고,

벽세황; [어리석은 것같으니... 세상에 많고 많은 게 사내거늘...] 한숨

중토희; (하지만 불이공자님같은 분은 둘도 없답니다.) 소리없이 한숨

<신첩이 아가씨 입장이라고 해도 불이공자님께 목숨을 걸었을 거예요.> 방안의 모습 배경으로 중토희의 생각 나레이션

 

#172>

황금전장의 뇌옥. 음침한 건물

어둑한 지하 계단을 내려가는 벽세황 일행. 남화희가 횃불을 하나 들고 앞장서서 가고 그 뒤를 벽세황, 벽소소, 중토희, 북수희 순서로 내려간다. 중토희와 북수희는 검을 한 자루씩 들었다.

벽소소; [왜 이런 곳으로 날 불렀어?] 우울한 얼굴. 밤새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었다.

벽세황은 대답하지 않고

벽소소; [난 오고 싶지 않았는데 수희언니가 오빠에게 혼날까봐 어쩔 수 없이 온 것뿐이야.] 뒤에서 따라오는 북수희를 흘겨보고.

고개 숙이는 북수희

벽세황; [착하기도 하지.] 웃고.

그 사이에 계단을 다 내려온 일행. 철문이 가로 막고 있다. 철문 앞에는 서금희와 동목희가 지키고 있다가 철문을 열려고 한다. 두 여자도 검을 한 자루씩 들고 있고

벽소소; [중죄인만 가두는 이 지하뇌옥에는 왜 온 거야?] 서금희와 동목희가 철문 여는 걸 보며 벽세황에게 묻고

벽세황; [네게 보여줄 게 있다.] 말하며 서금희와 동목희가 열어주는 철문으로 들어간다. 남화희가 횃불을 들고 앞장 서고

[!] 벽세황을 따라 들어가다가 손으로 입을 막는 벽소소

쿵! 철문 안쪽은 일종의 고문실. 살벌한 고문도구들이 설치되어 있고 입구에서 안쪽으로 일정 간격으로 사내들이 매달려 있다. 족쇄가 채워진 두 손이 쇠사슬에 묶여 천장에 매달린 사내들은 상체는 벗겨졌고 벗겨진 상체에는 수많은 상처가 나있어 고문을 당했음을 알 수 있다. 자살하지 못하도록 입에는 금속제의 재갈이 물려있고

벽소소; (지독한 냄새...) 오만상을 쓰고

일제히 입구쪽을 돌아보는 사내들. 맨 안쪽에는 여자가 한명 매달려 있는데 바로 신소심이다.

중토희; [이자들은 어제 본장에 침입한 살인상단의 살수들이옵니다.] 벽소소의 뒤에서 말하고

벽세황; [죽은 자는 없군.] 사내들 앞으로 가며

남화희; [혈도를 막고 입에 재갈을 채워놓아서 자결에 성공한 자는 없사옵니다.] 고개 조금 돌리며 말하는데

벽세황; [죽여!] 첫 번째 사내 앞을 지나며 말하고

[!] 사내 눈 부릅뜰 때

중토희; [예!] 푹!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사내의 가슴을 검으로 찌른다. 그걸 보며 기겁하는 벽소소

촤악! 다시 뽑는 중토희의 검을 따라 피사 분수처럼 쏟아지고

부르르 떨던 그자는

툭! 이내 고개 떨구며 죽고

벽세황; [죽여!] 두 번째 사내 앞을 지나며 또 말하고

푹! 주저없이 그자의 가슴을 찌르는 북수희

벽소소; [오... 오빠!] 기겁하지만

촤악! 뽑히는 북수희의 검을 따라 두 번째 사내의 가슴에서도 피가 뿜어지고

벽세황; [죽여!] [죽여!] 연달아 사내들 앞을 지나며 말하고

푹! 쩍! 그에 따라 남화희를 제외한 네 여자가 번갈아 검을 찌르거나 휘둘러 사내들을 죽인다.

살아남은 자들과 신소심 전율하고

벽세황; [죽여.] [죽여!] 말하며 신소심 쪽으로 오고.

즉시 벽세황이 지나친 자들 죽이는 여자들

신소심; (지독한 자! 저 부드러운 얼굴로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명하다니...) 전율하고.

그 사이에 신소심 앞에 이른

신소심; (설마 여자인 나까지...) 기대와 두려움으로 눈 치뜰 때

벽세황; [죽여!] 냉정하게 말하고. 순간

슥! 중토희가 신소심의 가슴을 검으로 찔러간다.

신소심; (죽었다!) 절망. 그때

벽소소; [그만!]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악을 쓰고

멈칫! 중토희의 검이 신소심의 가슴을 뚫기 직전에 멈춘다.

[!] 신소심의 눈도 치떠지고

벽소소; [오빠 제발 이러지마! 나도 죽는 건 무서워.] [죽지 않으면 될 거 아니야!] 울면서 벽세황을 올려다보고

중토희; (영특한 아가씨답게 상공께서 왜 이런 살상극을 벌이시는지 알아차렸네.) 안도하며 검을 내리고

벽세황; [저들도 방금 전까지는 숨 쉬고 생각할 줄 아는 인간이었다. 하지만...] 시체들을 가리키며 말하고

벽세황; [죽으면 그뿐이다. 저렇게 들끓는 파리떼의 밥이 될 뿐이지.] 벌써 시체 주위를 날아다니는 파리들을 보며 말하고

쪼그리고 앉아 우는 벽소소.

벽세황; [너도 이제 어린 아이가 아니다.] 몸을 돌리며

벽세황; [네 인생이니 네가 알아서 결정해라.] 밖으로 나간다. 오방희는 따라가고,

죄인들 사이에 혼자 남겨진 채 울고 있는 벽소소.

벽소소; (난들 왜 살고 싶지 않겠어?)

벽소소; (하지만... 하지만 가슴이 너무 아프단 말이야.) (살아있는 게 싫을 정도로...) 쪼그리고 앉아서 우는 벽소소

<정말 미워 죽겠어!> 청풍을 떠올리며 우는 벽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벽소소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팔락! 감옥 천장 가까운 곳에 나있는 환기구에서 나비가 한 마리 날아든다. 그걸 보는 신소심

팔락! 팔락! 나비들이 더 많이 환기구로 날아 들어오고

<어서 와라 귀염둥이들아!> 나비들을 보며 고개짓을 하고

나비들 몇 마리가 신소심의 양손에 채워져 있는 족쇄의 열쇠구멍에 달라붙고. 다음 순간

파직! 파팟! 열쇠구멍 주변에서 불꽃을 일으키며 타는 나비들. 그러자

철컥! 철컥! 족쇄가 풀리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신소심의 몸뚱이

휘릭! 바닥에 구르는 순간 재빨리 몸을 말았다가 바로 앉는 신소심

신소심; [아찔했네. 조금만 늦었어도 진짜 죽을 뻔했잖아.] 입을 막고 있던 재갈을 뜯어내면서 샐쭉거리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신소심

그 소동에도 벽소소는 미동도 않는다.

신소심; [어라! 놀라지도 않네?]

벽소소; [달라질 건 없어. 여기선 아무도 못나가.]

신소심; [내가 누군지 알면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지 못할 걸?] 피식 웃으며 일어나고

벽소소;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막내 독호접 신소심!] 힘겹게 일어나고

신소심; [엥?] [나를 알고 있었어?]

벽소소; [각가지 독과 요상한 수법을 잘 써서 지금까지 죽인 사람의 숫자가 이백 명이 넘는다지?] 무표정하게 신소심을 보며 엉덩이를 털고

신소심; [호호호 이제 보니 나도 유명인이네.] 두 손을 허리에 대고 요염하게 웃고

벽소소; [네가 살길은 하나밖에 없어.] 다가가며

신소심; [살길이 있기는 있는 거야?] 물러서며

벽소소; [오직 하나!] 츠츠츠! 벽소소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살기,

신소심; (보... 보통 계집애가 아니잖아!) (벽세황의 동생이라 평범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침을 꿀꺽 삼키는 신소심.

벽소소; [나를...]

신소심; [너를? 뭘?]

벽소소; [황금전장 밖으로 내보내줘!]

신소심; [황금전장 밖으로 내보내달라고?] [호호호! 그건 내가 할 말 아니니?] 순간

번쩍하는 벽소소의 그림자.

신소심이 피하지만 어느 틈에 뽑아든 벽소소의 단검이 신소심의 목에 닿아있다. 놀랄만큼 빠른 수법.

신소심; (불이살검 청풍과 같은 수법이다!) 등이 벽에 닿은 채 전율하고

벽소소; [더 이상 말하진 않겠어.] [만일 더 말하게 한다면...]

벽소소; [차라리 널 죽여 버리고 말겠어.] 표독한 얼굴

신소심 입을 삐죽이며 두 손을 들어 항복한다는 시늉을 한다.

 

#173>

낮. 황금전장,

벽세황의 거처. 서금희와 북수희가 경비를 서고

남화희와 을목희의 시중을 받으며 옷을 입고 있는 벽세황. 황제나 왕에 어울리는 화려한 옷이다.

중토희; [아가씨께서 집을 떠나셨사옵니다.] 그 앞쪽에 공손히 서서

벽세황; [죽었다는 말보단 훨씬 듣기 좋군.]

중토희; [독호접 신소심과 함께이옵니다.]

벽세황; [최소한 밥은 굶지 않겠군.]

중토희; [독호접은 살인상단 살수들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존재이옵니다.]

중토희; [꾀가 많고 교활해서 아가씨에게 무슨 해를 끼칠지...] + 벽세황; [그만하고 이 옷이나 봐줘.] 중토희의 말을 막고,

중토희; [예...] 어쩔 수 없이 말을 멈추고

벽세황; [내가 무림왕으로 책봉되는 것은 기정사실...] [이 옷이 무림왕에 어울리는지나 확인해봐.] 화려한 곤룡포를 입고 한바퀴 돌고. 페션쇼 하듯이

중토희; [원래부터 입어 오셨던 옷인 양 잘 어울리옵니다.] 억지로 웃으며 말하고

벽세황; [그렇다니 다행이야.]

벽세황; [이제 정식으로 무림왕에 등극할 일만 남았으니...!] 으하하하! 짐짓 호탕하게 웃고

 

#174>

해가 졌다. 산속의 어느 마을. 그리 크지 않아서 객점도 하나뿐이다. 손님도 별로 없고. 점원이 객점 앞에 나와서 비로 길을 쓸고 있다.

그 객점으로 다가오는 마차. 두필의 말이 끄는 소박한 마차. 바로 청풍이 진상파를 태우고 온 마차다. 마부석에는 죽립을 쓰지 않은 청풍이 고삐를 잡고 오고

점원; (아싸! 마수걸이 손님이다!) 입이 귀에 걸리며 빗자루를 문 옆에 세우고

점원; [어서 오십쇼 손님! 숙박하실 것인지요?] 다가온 마차의 말 고삐를 잡으며 말하고

청풍; [조용한... 가능한 독채로 부탁하겠소.] 마부석에서 내리고

점원; [예! 예! 이리로 모시겠습니다요.] [마침 독채가 비어있습지요.] 말고삐를 잡고 앞서 가며 말하고. 청풍은 그 귀를 따라가고. 마차와 나란히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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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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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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