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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5.01 [마고천장] 6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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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일다경(一茶頃) 전> 어둠에 잠긴 천마성을 배경으로

천마성 깊은 곳의 어느 건물. 건물 주위를 천마성 무사들 수십 명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

가끔 건물 쪽을 힐끔거리는 천마성 무사들.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는데

조금 열린 창문틈으로 밖을 보는 유령귀왕. 창가에 놓인 의자에 옆으로 앉아서

좁은 창문 틈으로 건물쪽을 힐끔거리는 천마성 무사들의 모습이 보이고

유령귀왕; (이거야 원 손님 대접이 아니라 죄수 취급이로구만.) 쓴웃음

유령귀왕; (만일 마태자의 신상에 불미한 일이 생기면 그 책임을 나에게 묻겠다는 무언의 서언인데...)

유령귀왕; (아비가 되어서 그 책임을 딸에게 떠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교소소가 울던 장면 떠올리고

유령귀왕; (그렇다고 천마성에서 탈출을 기도할 수도 없다. 그랬다가는 없는 죄도 생길 테니...)

유령귀왕; (입맛이 쓰긴 하지만 내 운명은 사자천마에게 달려있다.)

유령귀왕; (나 교백을 위해서라도 제발 아들을 구할 수 있기를 바라겠소 사자천마!) 사자천마가 청풍의 등에 손을 대고 내공 불어넣어주는 장면 떠올리고. 헌데 바로 그 직후

삐익! 삑! 뎅뎅뎅! 요란한 호각소리와 요란한 종소리가 들린다. 눈 부릅뜨는 유령귀왕

유령귀왕; (다급한 호각소리와 종소리!) 벌떡 일어나고

유령귀왕; (뭔가 사단이 나도 단단히 났다!) 덜컹! 문을 열고. 건물을 지키던 무사들도 전부 멀리를 보고 있고, 천마성의 외곽 쪽이다. 불길이 치솟고 사람들이 비명과 요란한 호각소리 종소리들이 뒤섞여 들린다

유령귀왕: (천마성의 적, 무제궁이 사자천마 부자의 다급한 상황을 알아차리고 습격해왔구나!) 흥분하여 몸을 밖으로 내민 채 몇 개의 담장 너머로 치솟는 불길과 비명, 금속성등이 보인다.

 

#30>

천마성의 가장 깊은 곳. 절벽을 등진 연공관. 수십명의 무사들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

연공관 내부. 사자천마가 여전히 청풍을 치료중이다. 연공관 내에는 노파 한명과 늙은 의사 두 명, 그리고 위상영이 있다. 노파는 사자천마의 유모인데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다. 위상영과 의사들은 돌침대 옆에 서서 보고 있고.

돌침대에는 상체를 벗은 청풍이 등을 구부린 채 앉아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데 전보다는 상태가 조금 좋아 보인다. 여전히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지만 몸에 힘이 좀 들어가는 모습이고. 그런 청풍의 뒤에 사자천마 이무외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오른손을 청풍의 등에 붙이고 있다. 이무외의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는 눈이 세 개 달린 마귀 형상이 조각 된 반지를 끼고 있는 것으로 묘사. 이 반지는 나중에 중요한 소품 역할을 함. 청풍의 상태가 좋아진 것과 달리 청풍을 치료하는 사자천마는 극도로 지친 모습이 되어있다. 온몸이 비지땀으로 덮여있고 얼굴도 초췌해졌다.

쿠오오오! 두 부자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중이다.

위상영; (다행스럽게도 소성주님의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안도. 여전히 초조

<성주님께서 당신의 내공을 거의 다 소모해가면서 치료해주신 덕분에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다.> 좀 좋아진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위상영; (내공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지만 거의 소멸되어가던 순양지기가 되살아났다.) 안도하고

위상영; (이제 영약을 지속적으로 복용시키고 정양하게 하면 언젠가는 내공도 전처럼 쓰실 수 있을 것이다.)

위상영; (물론 소성주님을 살리는 과정에서 성주님께서 너무도 많은 희생을 하셨다.) 초췌한 사자천마를 보고

<오갑자를 상회하던 내공의 거의 대부분을 소모하셨고 체력도 고갈되어 바닥을 보이고 있는 것같다.> 초췌해진 사자천마의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위상영; (소성주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입으신 타격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위상영; (그렇다고는 해도 소성주님께서 회생하셨으니 소성주님만 바라보며 사는 나로서는 천만다행이다.) 미소 짓고

위상영; (성주님의 이번 노고를 봐서라도 가능한 빨리 소성주님의 아기를 낳아드려야만 한다.) 얼굴 발개지고. 직후

움찔! 무언가를 느끼는 표정이 되는 사자천마.

흠칫! 하며 그런 사자천마를 보는 위상영

부르르! 온몸이 떨리는 사자천마

위상영; (성주님이 갑자기 왜 저러시지?) 어리둥절하고.

의사들과 노파도 흠칫! 하며 사자천마를 보고

위상영; (혹시 탈진하셔서 몸에 이상이 생기시기라도...) + [!] 생각하다가 두 눈을 부릅뜨는 위상영

<와아!> <크아악!> <죽여라!> 챙! 채채챙! 퍼펑! 폭음과 비명이 위상영의 귀에도 들리고

위상영; (갑자기 비명과 싸우는 소리가 폭발적으로 들려온다!) (연공관 외곽의 철문이 열리면서 바깥의 소음이 전해지는 것인데...) 철문쪽을 홱 돌아보고.

<와아!> <크아악!> <죽여라!> 챙! 채채챙! 퍼펑! 폭음과 비명이 위상영의 귀에 이어지고

위상영; (설마... 설마 외적이 침입했단 말인가?) 놀랄 때

[성주님!] 철컹! 철문이 다급히 열리며 뛰어드는 위극겸. 열린 철문 밖에서는 철문을 지키던 두 명의 노인이 당황하며 돌아보고 있고

연공관 안에 있던 노파와 의사들도 놀라서 위극겸을 돌아보고

위극겸; [적이... 칠지무제 진무량이 무제궁의 정예를 이끌고 쳐들어왔습니다.] 팟! 사색이 되어 문 안쪽에 멈추며 외치고. 한 손에 검을 든 위극겸의 온몸도 피로 물들어 있고

위상영; [무슨 소리에요 오라버니?] [수천 리 밖에 있어야할 칠지무제가 어떻게 느닷없이 본성을 쳐들어왔다는 거예요?] 외쳐 묻고. 아직 사자천마는 원래 모습대로 청풍을 치료하고 있고. 의자에 앉아있던 유모는 의자에서 일어나고

위극겸; [과정은 모르겠다만... 진무령과 졸개들이 느닷없이 쳐들어온 건 사실이다.] 초조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 사이에도 열린 문을 통해 비명과 폭음 무기 부딪히는 소리들이 요란하게 이어지고. <으악!> <크악! 이 비겁한 놈들이...> <남김없이 죽여라!> 펑! 퍼펑! 차차창!

위상영; [그래서... 그래서 지금 전세(戰勢)가 어찌 되어가고 있는 건가요?] 다급히 묻고. 노파와 의사들도 겁에 질려 위극겸을 보고

위극겸; [진무량은 고르고 고른 고수들만 이끌고 쳐들어 왔다.] [그 때문에 전체 숫자는 우리가 많지만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 초조하게 밖을 힐끔. 펑! 퍼펑! 크악! 컥! 여전히 폭음과 비명이 들리고

위상영; [다시 나가셔서 싸울 수 있는 자는 전부 연공관 주변으로 모으도록 하세요.] [성주님이 소성주님의 치료를 마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만 해요.] 이를 갈며

위극겸; [그렇지 않아도 본성의 고수들을 연공관 일대에 집결시켜 방어선을 구축해 놓았다.] 땀을 닦고

위극겸;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본성에서 칠지무제 진무량을 저지할 수 있는 자는 성주님 밖에 없다.] 짐짓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사자천마를 힐끔

위극겸; [여러 당주들과 호법들이 진무량을 막으려다가 이미 불귀고혼이 된 상태다.]

위극겸; [나머지 호법들이 필사적으로 진무량에게 맞서고 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할 것같다.] 연신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위상영; [소성주님의 치료가 막바지에 이르렀어요.]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세요.] 이를 갈면서 말하고

위상영; [무제궁의 버러지들이 소성주님이 치료 받는 것을 방해하지 못하게 해야만...] 말할 때 + [크왓!] 뒤에서 누군가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라 사자천마를 돌아보는 실내의 사람들

쩡! 청풍의 등에 댄 사자천마의 손이 강렬한 빛을 내며 진동하고. 사자천마는 눈 부릅뜨며 기합 지른 모습. 그러자

화악! 청풍의 몸 전체에 엄청난 힘이 물결치듯 퍼지는 모습. 고개 젖히며 충격 받은 표정이 되는 청풍.

<저... 저건...> <성주님은 남아있는 순양지기를 일거에 소성주님 몸으로 쏟아 넣으셨다.> 사람들 모두 놀라 돌아볼 때

청풍; [컥!] 입과 코로 피를 왈칵 토하며 앞으로 몸을 숙이고

슥! 그 바람에 사자천마의 손바닥이 청풍의 등에서 떨어지고

털썩! 앞으로 나뒹구는 청풍. 약간 옆으로 쓰러지는 모습. 그런 청풍의 뒤에서 손을 내민 사자천마도 휘청하는데

위상영; [소성주님!] 급히 침대로 다가가고.

위상영; [괜잖으세요 소성주님?] 약간 옆으로 나뒹군 청풍의 팔을 잡아서 바로 누이려 하고. 그러다가

위상영; [흑!] 놀라 사자천마를 돌아보고

눈 부릅 뜬 사자천마의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내린다. 앞으로 내밀었던 오른손은 다시 내린 상태고

위상영; [성... 성주님! 내상을 입으셨는가요?] 급히 바로 눕힌 청풍의 팔을 놓고 사자천마를 향해 돌아서지만

사자천마; [됐다!] 손을 조금 들어서 위상영이 자신을 부축하는 걸 막고

사자천마; [내총관은 여기 남아서 청풍이를 돌봐라.] 슥! 침대에서 한 쪽 발을 내리며 말하고. 다른 사람들 긴장해서 보고

위상영; [예...] 대답할 때

휘청! 침대 아래로 내려서다가 휘청하는 사자천마

위상영; [성주님...] 다시 비명. 다른 사람들도 눈 치뜰 때

콱! 침대 모서리를 잡아서 바닥에 주저앉는 걸 모면하는 사자천마.

위상영; [무리하지 마세요. 성주님은 소성주님을 치료하시느라 지치신 상태잖아요.] 울먹이며 다시 부축하려 하지만

사자천마; [상영아!] 침대 모서리를 잡은 채 그런 위상영을 돌아보고

위상영; [하... 하명 하세요 성주님!] + (날 직책이 아니라 이름으로 부르셨어!) 뭔가 깨닫고 얼굴이 굳어지고

사자천마; [나 대신... 청풍이를 부탁한다.] 슥! 소매로 피를 닦으며 몸을 바로 세우고.

위상영; (설마 성주님은...) + [걱... 걱정마세요 성주님!]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위상영; [소성주님은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드리겠어요.] 울며 허리 숙여 인사하면서 다짐하고

사자천마; [고맙다.] 서늘하게 웃고

사자천마; [난... 너만 믿는다 상영아.] 억지로 웃으며 지긋이 위상영을 보고

위상영; [예...] + (성주님은 죽음을 각오하시고 계신 것 같다.) 울면서 올려다보고

사자천마; (청풍아!) 시선을 돌려 청풍을 보는 사자천마. 청풍은 바로 누운 채 벌벌 떨며 입과 코로 피를 흘린다. 정신은 잃은 상태고

<아무래도 다시 널 보기는 힘들 것 같구나. 부디 우리 이씨 가문의 열조(烈祖)들께서 널 지켜주길 바랄 뿐이다.>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사자천마의 생각 나레이션. 이어

사자천마; [가자 외총관!] 슥! 가슴 펴며 입구쪽으로 돌아선다.

위극겸; [예 성주님!] 포권하고

서둘러 돌아서서 입구로 달려 나가는 위극겸. 그 뒤를 큰 걸음으로 걸어가는 사자천마

[성주님! 무운을 비옵니다.] [조심 하세요 성주!] 의사들과 유모가 포권을 하거나 허리 숙이며 말하자

손을 들어 보이며 문을 나가는 사자천마. 문 밖의 두 노인은 철문을 닫으려 하고

위상영; (틀... 틀림없다!) 전율하고.

<성주님은 칠지무제 진무량과 동귀어진(同歸於盡) 하실 생각이다. 진무량을 막을 수 있는 건 천마성 내에서 오직 당신뿐이라는 사실을 아시기에...> 철문 밖으로 멀어지는 사자천마의 뒷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문 밖의 노인들이 다시 철문을 닫는 중이고

위상영; (하지만 지금의 성주님은 탈진하실 대로 탈진해서 운신도 어려우신 상태야.)

위상영; (저런 몸으로 칠지무제와 싸운다면 결과는 뻔해!) + [유모(乳母)!] 철문 쪽으로 가며 노파를 부르고

노파; [오냐! 말 해라.] 긴장하며 대답하고

위상영; [잠깐 나갔다가 올게요.] [소성주님을 저 대신 보살펴주세요.]

노파; [소성주는 걱정 말고 어여 다녀와라.] 침대쪽으로 오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자천마의 유모 목파파(木婆婆)>

위상영; (그럴 일이 없길 바라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만 해!) 철문을 양손으로 밀며 나가고.

열리는 철문 밖에 서있던 노인들이 돌아보고

위상영; (내가 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사용해서...) 노인들 무시하며 밖으로 나오는 위상영의 결연한 표정. 놀라지만 뭐라 묻지도 못하는 노인들

 

#31>

연공관 밖. 네 명의 무사들이 연공관 입구에 남아있다. 원래는 수십 명이 지키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무사들은 싸우러 간 상태다. 네 명의 무사들 중 둘이 철문을 닫으려 한다. 나머지 두 명은 연공관을 반원형으로 둘러싼 건물들 쪽을 보고 있다. 당황한 표정들이고.

[크악!] [커억!] [죽여라!] [막... 막아라!] [더는 못 간다 개새끼들아!] 퍼펑! 펑! 차차창! 연공관이 있는 절벽을 반원형으로 둘러싸듯 서있는 건물들 사이와 그 외곽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게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기도 하고. 건물과 건물들 사이에서, 또는 지붕 위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날고뛰며 싸우고 있다. 수많은 시체들이 바닥에 널려있는 것도 보이고

[비겁한 무제궁 놈들! 정파백도의 종가입네 하면서 기습이나 하고...] [성주님께서 가셨으니 곧 전세가 역전될 게야.] 건물들 너머와 사이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보며 이를 가는 연공관 입구의 무사들

그긍! 그 뒤에서 두 명의 무사가 철문을 거의 다 닫고 있고. 그때

[닫지 마라!] 철문 안쪽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 흠칫! 하며 철문 닫는 것을 멈추는 두 명의 무사.

위상영; [문을 열어놓고 대기해라!] 휘익! 철문 안쪽의 복도를 바람처럼 달려 나오는 위상영

[내총관님!] [어인 일로 나오셨습니까?] 그긍! 끼익! 다시 철문을 활짝 열며 외치는 철문을 닫던 두 명의 무사. 싸움이 벌어지는 곳을 보던 두 명의 무사도 돌아보고

위상영; [뇌옥(牢獄)에 다녀올 일이 있다.] 휘익! 바람처럼 연공관에서 나오고

[뇌옥에는 무슨 일로...] 무사들 중 한 놈이 묻지만

위상상; [경계를 늦추지 마라.] [무제궁의 버러지들은 단 한 놈이라도 연공관에 들여보내면 안된다.] 휘익! 말하며 절벽을 따라 옆으로 달려간다. 시선은 연공관의 전면을 향한 채.

[존명!] [목숨으로 연공관을 지키겠습니다.] 뒤에서 대답하는 네 명의 무사들

대꾸하지 않고 옆을 보며 달리는 위상영. 위상영이 보는 쪽은 물론 싸움이 벌어지는 연공관 외곽이다.

[크악!] [커억!] [죽여라!] [막... 막아라!] [더는 못 간다 개새끼들아!] 퍼펑! 펑! 차차창! 연공관이 있는 절벽을 반원형으로 둘러싸듯 서있는 건물들 사이와 그 외곽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게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기도 하고. 건물과 건물들 사이에서, 또는 지붕 위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날고 뛰며 싸우고 있다. 수많은 시체들이 바닥에 널려있는 것도 보이고

위상영; (본성의 무사들이 무제궁의 인간들이 연공관쪽으로 몰려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절벽을 따라 옆쪽으로 달려가면서 연공관 외곽에서 사람들이 싸우는 걸 보고

위상영; (하지만 오라버니 말 대로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그 전에 일을 끝내야만 한다.) 휘익! 연공관 외곽에 죽 늘어 서있는 건물들 중 하나로 달려간다. 강철과 바위로 이루어진 튼튼한 건물. 감옥이다.

<牢獄>이란 글이 적힌 현판이 철문이 달려있는 입구 위쪽에 박혀있고. 감옥 입구에는 역시 네 명의 천마성 무사들이 초조한 기색으로 서성이고 있고. 그러다가

감옥 쪽으로 달려오는 위상영을 발견하고 돌아보는 무사들. 거리는 30미터쯤

[내총관님!] [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무사들 위상영을 발견하고 급히 포권하며 외치고

위상영; [죄수들 중 한 놈에게 볼 일이 있다. 문을 열어라.] 휘익! 달려오며 외치고. 이제 뇌옥과의 거리는 20미터쯤

[옛!] 무사 한명이 대답하며 급히 철문 쪽으로 돌아선다. 허리춤에 차고 있는 열쇠 꾸러미를 쥐면서. 이어

철컥! 커다란 열쇠 하나를 감옥의 철문에 나있는 구멍에 꽂는 그자

철컹! 그자가 돌리는 대로 열쇠가 돌아가며 안쪽에서 열리는 소리가 나고

[들어가십시오.] 그그긍! 다른 놈이 문을 열며 외치고

위상영; [금방 나올 것이다. 문은 닫지 마라.] 휘익! 바람처럼 감옥 안으로 날아 들어가며 외치고. [예!] [대기하겠습니다.] 대답하는 무사들

그 사이에 감옥 안으로 사라지는 위상영

[내총관님께서는 이 급박한 때에 왜 뇌옥에 들어가신 걸까?] [무제궁의 잡종들이 방어선을 돌파하기 전에 뇌옥에 갇혀있는 정파백도의 인간들을 잡아 죽이시려는 걸까?] 무사들 갸웃하며 감옥 입구를 보고. 그때

퍼펑~ 펑! [크악!] [컥!] 차창! 화르르! 그 사이에도 외곽에서 싸우는 소음은 더 커진다. 돌아보는 무사들

[크악!] [무제궁의 버러지들아! 같이 죽자!] [우리 시체를 밟고 지나가라.] 퍼펑! 차창! 고함과 비명, 무기 부딪히는 소리들. 건물들을 태우며 맹렬히 치솟는 불길 때문에 건물들 사이가 환하고 건물들은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그 불길을 배경으로 건물들 외곽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이 작게 보인다.

[방어선이 뒤로 밀리고 있네.] [아무래도 오래 못 버티겠어.] 긴장하는 무사들

[성주님께서 출전하셨는데도 전세가 호전되지 않는 것 같네.] [성주님으로서도 칠지무제 진무량 한명 상대하기도 벅차서 다른 형제들을 도와주지 못하는 때문일 게야.] 무사들 싸움이 벌어지는 외곽을 보며 긴장

[우리도 각오를 해둬야겠군.] [까짓, 방어선이 무너지면 무제궁의 버러지를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죽지 뭐.] 전의를 불태우는 무사들. 그때

위상영; [됐다!] 휘익! 열려진 철문 안쪽에서 달려 나오는 위상영. 헌데 양손으로 한 명의 사내를 안고 있다. 온몸이 고문당한 상처투성이에 옷도 누더기가 된 청년.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지만 오랜 투옥 생활로 피골이 상접하다. 피골이 상접한 수준이 청풍과 비슷한 이자는 <투천환일>등 다른 작품에 나온 벽세황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벽세황이다. 정파백도의 명문가들인 삼문육가중 신장궁의 소궁주다. 돌아보는 무사들

위상영; [구할 수 있는 만큼 기름을 구해서 뇌옥 안에 뿌려둬라.] 휘익! 무사들 사이를 달려가며 외치고. 방향은 연공관쪽이고

[기... 기름을 말입니까?] 당황하는 무사들

위상영; [뇌옥에 갇혀있는 것들은 악질 중의 악질들이다.] [만일 전세가 완전히 기운다면 살려둘 이유가 없다.] 휘익! 연공관 쪽으로 날아가며 외치고

[존명!] [분부 따르겠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대답하지 않고 연공관으로 날아가는 위상영.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무사들이 급히 길을 터주고 있고

[여차하면 뇌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을 불태워죽이겠다는 건데...] [산 채로 태워 죽이는 건 좀 지나치지 않나?] 무사들 중 두 놈이 난감해 하지만

[난 찬성일세.] 세 번째 놈이 말하고. 다른 놈들이 돌아보고

[성주님은 성품이 관대하셔서 어지간한 죄를 지은 자들은 훈계하신 후 방면해오셨네.] [하지만 지금 뇌옥에 갇혀있는 자들은 말로 타이를 수 없는 구제불능의 악질들이잖은가?] 세 번째 놈이 문이 열려 있는 감옥을 보며 말하고

[하긴...] [지금 뇌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은 정파백도입네 하며 우리 천마성에 해를 끼치려고 온갖 발악을 한 놈들이지.] [살려두면 두고두고 우환거리가 될 테니 죽일 수 있으면 죽이는 게 최선이야.] 다른 무사들도 끄덕이고

[내총관께서 데려가신 놈만 해도 그래.] 연공관으로 날아 들어가고 있는 위상영의 뒷모습 보며 말하고

 

#32>

<정파백도의 유서 깊은 명문 신장궁(神匠宮)의 소궁주 철수무정(鐵手無情) 벽세황(壁世皇)!> 연공관의 입구 안쪽, 벽세황을 두 팔로 안은 채 통로를 달려가는 위상영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들의 말 나레이션으로 처리하고.

<마도 무림에 극단적인 증오를 품고 있어서 마도 무림에 속한 자라면 불문곡직하고 살상을 자행해왔다.> 축 늘어져 있는 벽세황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들의 말 나레이션

<신장궁은 각가지 병장기와 기물들을 만드는 재주로 천하에서 으뜸가는 가문이다. 벽세황은 신장궁에서 만든 그 기괴한 살상무기와 장치들을 써서 불과 일 년여 만에 천명 가까운 마도무림인들을 학살했다.> 통로 끝의 연공관 입구 철문을 지키고 있던 노인들. 흠칫! 하고

<결국 벽세황의 만행에 격노한 마태자께서 직접 손을 써서 벽세황을 사로잡았으며, 뇌옥에 가둬두고 두 번 다시 햇볕을 보지 못하게 만들었었다.> 급히 문을 열어주는 노인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상영; [고마워요 호법님들!] 휘익! 노인들이 열어주는 철문 쪽으로 달려가며 외치고

위상영; [문을 닫으시고 지금부터 벌어지는 일을 그 누구도 알지 못하도록 단속해주세요.] 노인들을 지나치며 외치고

[걱정 말게.] [개미 새끼 한 마리 접근시키지 않을 테니...] 그긍! 다시 철문을 닫아주며 말하고. 위상영은 이미 철문 안쪽으로 뛰어들었고.

 

[!] [!] 침대에 누운 청풍을 보살피던 노파와 두 명의 의사들 흠칫! 하며 입구쪽을 보고. 닫히는 철문을 배경으로 위상영이 달려들어 온다. 두 팔로 벽세황을 안은 채로

노파; [내총관, 그놈은 누군가?] 뒤돌아보며 묻고

위상영; [신장궁의 소궁주인 철수무정 벽세황이라는 자예요.] 침대로 다가와 벽세황을 침대에 누이려 한다.

의사들; [벽세황이라면 신장궁의 신병이기로 마도 무림의 형제들을 무차별 살상해온 살인귀 아닌가?] [이 악명 높은 말종을 왜 데려온 겐가?] 위상영이 벽세황을 청풍의 옆에 눕히는 걸 보며 의아해하는 늙은 의사들

위상영; [지금부터 벌어지는 일은 절대 입 밖에 내면 안돼요.] 말하며 품속에 손을 넣고. 벽세황은 청풍의 옆에 눕힌 채 옆으로 돌아가고

[그러마고 약속은 하네만...] [벽가놈을 어디에 쓸 생각인지 감이 안잡히는구만.] 위상영이 청풍의 옆으로 오도록 비켜주면서 의사들이 갸웃할 때.

다시 꺼낸 위상영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려있고.

달칵! 그 상자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 뚜껑을 여는 위상영

쿵! 뚜껑이 열린 상자 안에는 볼펜같이 생긴 도구와 1센티도 안되는 짧고 가는 침들이 가득 들어있다. 침들은 구획된 칸에 가지런히 들어 있고

[그건 혹시...] [투골성형침(透骨成形針) 아닌가? 악명 높은 색마 천면랑군(千面郞君)이 얼굴을 수시로 바꿀 때 사용했던...] 놀라는 의사들. 그러다가

[!] [!] 무언가 깨닫는 의사들. 위상영은 대답하지 않고 청풍과 벽세황의 얼굴을 살피고 있다. 볼펜같은 도구를 집어 들면서

<맙소사!> <벽세황과 소성주의 얼굴을 바꿀 생각이로구나!> 깨닫고 굳어지는 의사들. 노파도 알아차리고 놀라지만 내색하지 않고

팟! 벽세황의 얼굴을 살피면서 청풍의 얼굴을 볼펜 같은 도구 끝으로 살짝 찍는 위상영.

핏! 볼펜 같은 도구 끝에서 짧은 침이 튀어나와 청풍의 얼굴로 스며들어간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살 속으로 사라지는 것 주의. 그러자

슥! 청풍의 얼굴 근육이 조금 움직이고

<투골성형침이 박힌 부분의 근육이 변형된다.> 의사들 놀라고

팟! 팟! 연달아 도구를 써서 청풍의 얼굴에 침을 박는 위상영. 아주 진지하고

위상영; (얼굴을 수시로 바꾸는 재주를 악용해서 부녀자들을 간음하던 천면랑군은 본성의 뇌옥에서 죽었었다.) 팟! 팟! 의사들과 노파가 놀라며 보는 배경으로 연달아 침을 청풍의 얼굴에 박으면서

위상영; (그자의 시신에서 수습한 이 성형투골침을 이렇게 긴요하게 쓸 줄은 몰랐다.) 팟! 팟! 연달아 침을 청풍의 얼굴에 박고. 그러다가

위상영; (되었다.)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고개를 들고

위상영; (이 정도면 벽세황의 마누라라 해도 소성주를 진짜 벽세황으로 믿을 것이다.) 만족한 표정. 그리고

<과연!> 놀라는 의사와 노파

<소성주의 얼굴이 벽세황으로 바뀌었다.> 쿵! 드러나는 청풍의 얼굴. 옆에 누운 벽세황과 판박이처럼 똑같아졌다. 이하 벽세황(청풍)으로 표기

위상영; (이제 벽세황의 얼굴을 소성주의 얼굴로 바꿀 차례다.) 침대를 돌아서 벽세황 얼굴 쪽으로 가고

위상영; (날 원망하진 마라 벽세황.) 벽세황의 얼굴을 왼손으로 만지고

위상영; (뇌옥에 갇혀있는 자들 중에서 연령대와 체격이 소성주와 가장 흡사한 자가 너라서 선택된 것뿐이니...) 팟! 위상영의 손에 들린 볼펜 같은 도구가 벽세황의 얼굴에 가는 침을 박고

스스! 침이 박힌 부위의 벽세황의 얼굴 근육이 움직이고

위상영; (소성주의 얼굴이라면 눈을 감고도 똑같이 그릴 수가 있다.) 팟! 팟! 연달아 벽세황의 얼굴에 침을 박고

위상영; (네 얼굴을 완벽하게 소성주의 얼굴로 바꿔주마.) 팟! 팟! 연달아 침을 벽세황의 얼굴에 박고.

위상영; (소성주를 위해... 그리고 우리 천마성을 위해 벽세황 네가 희생을 해줘야겠다.) 벽세황의 얼굴에 침을 꽂는 데 집중하고.

그걸 긴장하며 보는 의사와 노파. 이윽고

위상영; [끝났어요.] 슥! 다시 왼쪽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허리를 펴고

위상영; [벽가놈의 변한 얼굴이 소성주의 얼굴을 닮았는지 확인해보세요.] 노파와 의사들에게 말하며 벽세황을 가리키고.

쿵! 드러나는 모습. 청풍이 누워있다. 몸에 누더기를 걸친 걸 빼면 완벽하게 청풍으로 변했다. 이하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허어!] [기가 막히는구먼. 벽가놈의 얼굴이 완벽하게 소성주의 얼굴로 바뀌었어.] [판박이가 따로 없구먼.] 노파와 의사들 감탄하고. 그 사이에 위상영은 벽세황(청풍)에게 가고

위상영; [소성주를 갓 났을 때부터 보아온 세 분이 구분을 못할 정도라면 성공이에요.] 슥! 두 팔로 벽세황(청풍)을 안아들고

노파; [소성주를... 어찌 할 생각이냐?]

위상영; [만약을 대비하여 벽세황과 얼굴을 바꿔치기한 소성주님을 뇌옥에 옮겨 놓을 거예요.] 벽세황(청풍)을 안아들고 돌아서며

<그럼 혹시 본성이 무제궁에 함락 당하더라도 소성주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겠지.> <소성주를 벽세황으로 알고 해치지 않을 테니...> 노파와 의사들 알아차리고. 그 배경으로 위상영은 벽세황(청풍)을 안고 문쪽으로 가고 있고. 그러다가

위상영; [유모! 두 분 의원님!] 입구에 서서 돌아보고

노파; [오냐! 말해라.] 노파가 대표해서 대답하고

위상영; [뒷일을...] 목이 메어 말을 못하고.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

위상영; [뒷일을 부탁드리겠어요.] 고개를 깊이 숙이며 눈물 떨군다

<뒷일!> 깨닫는 노파와 의사들. 그러다가

노파; [걱정 말거라.] 울며 웃고

노파; [여기는 우리 늙은이들이 알아서 정리하마.] [상영이 넌 소성주나 잘 모시도록 해라.]

위상영; [내세(來世)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어요.] 울며 웃으며 고개 들고. 이어

돌아서는 위상영. 그러자

철컹! 밖에서 문을 열어주는 노인들. 노인들도 철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굳은 표정들이고

위상영; [고마워요 두 분 호법님!] 눈물 젖은 얼굴로 철문 밖으로 나가고. 굳어진 얼굴로 말없이 고개 끄덕이는 노인들

철컹! 다시 닫히는 철문. 이제 철문 안쪽에는 노파와 늙은 의사 둘과 청풍의 모습으로 변한 벽세황, 즉 청풍(벽세황)만 남았다.

노파; [우리도 준비합시다.] 침대 쪽으로 돌아서고

말없이 끄덕이는 의사들

노파; [본성의 유일한 후계자인 소성주가 이렇게 초라한 차림이면 안되지.] 슥! 청풍(벽세황)의 낡은 옷을 벗긴다.

노파; [가엾은 인생! 소성주와 나이와 체격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처자식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구나.] 옷을 벗기며 청풍(벽세황)의 뺨을 쓰다듬고

노파; [그나마 우리 늙은이들이 네가 갈 저승길에 동행해주는 것을 위안으로 삼거라.] 비장하고 애절한 표정으로 웃는 노파

<비밀을 지키기 위해 우리 늙은이들도 오늘 이곳에서 삶을 마쳐야겠지.> 침통하고 비장하게 고개 끄덕이는 늙은 의사들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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