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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5.03 [마고천장] 8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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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천마성. 연공관.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네 명의 무사들은 모두 죽어있고.

챙! 채챙! 뇌옥 앞에서 벌어지는 싸움. 천마성 무사들 네 명이 수십 명의 무제궁 무사들과 싸우고 있다. 네 명의 천마성 무사들은 뇌옥 입구를 등지고 있고. 뇌옥 입구에는 횃불을 손에 든 위상영이 서서 관전하고 있다.

[덤벼라 개새끼들아!] [같이 저 세상에 가자.] 챙! 카캉! 피투성이가 되었으면서도 악을 쓰며 무기를 휘두르는 천마성 무사들. 무제궁의 무사들이 숫자가 많지만 장소가 좁아서 싸울 수 있는 자는 한정되어 있고 그래서 천마성 무사들을 금방 해치우지 못한다.

[이 독종들...] [살 생각이 아예 없구나.] [조심해라! 천마성은 이미 함락시켰는데 다치거나 하면 우리만 손해다.] 쩔쩔 매며 천마성 무사들과 싸우는 무제궁 무사들

위상영은 그들의 싸움을 보지 않고 연공관 쪽을 보고 있다.

연공관 입구에 쓰러져 있는 천마성 무사들 네 명

위상영; (어느 순간 돌아보니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자들이 몰살당해있었다.)

위상영; (그렇다는 건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들이 연공관으로 쳐들어갔다는 뜻인데...)

위상영; (아무쪼록 유모와 두 분 의원이 실수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38>

연공관 내부. 노파와 두 명의 늙은 의원이 침대 주변에 서서 닫혀있는 철문 쪽을 보고 있다. 노파는 비수를 뽑아 들고 있고. 늙은 의사들도 각기 한 자루씩의 비수를 들고 있다. 침대에는 얼굴이 청풍 얼굴로 변한 벽세황이 정신을 잃은 채 누워있다. 상의를 벗은 상태다. 이하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콰쾅! 쾅! 철문 밖에서 들리는 폭음

드드드! 진동이 일어나고

의원1; [싸움이 길어지고 있네.] 동료에게 말하고

의원2; [본성의 호법들 중 최강자들인 건곤이로(乾坤二老)가 고전하는 걸 보면 쳐들어온 자들은 절대 평범한 물건들은 아닐 게야.] 그때

콰쾅! 쾅! 폭발이 들리더니

드드드! 진동만 일어나고 더 이상 폭음은 일어나지 않는다

[결말이 났군.] [하지만 바깥의 상황을 알려주는 전음이 없는 걸 보면 건곤이로가 패했겠지.] 늙은 의사들 탄식하고. 직후

지지지! 츠츠츠! 철문이 안쪽으로 부풀어 오른다.

노파; [만년한철로 만들어진 철문이 깨지려고 해요.] 그걸 보며 탄식하고. 그러자

의원1; [목부인! 미리 작별 인사를 드리겠소.] 노파에게 고개 숙이고. 돌아보는 노파

의원2; [내세에서도 좋은 인연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외다.] 포권하고

노파; [두 분 보다 제가 먼저 삼도천을 건너야겠어요.] 두 손으로 쥔 비수를 자신의 심장 부위에 겨누며 웃고

노파; [마무리를 부탁드릴게요.] 슥! 비수 끝을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에 들이밀며 웃고.

[실수 없이 처리할 테니 안심하시구려.] [편히 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지 못해서 죄송하외다.] 의원들은 말하며 청풍(벽세황)에게 다가가 비수로 청풍(벽세황)의 심장과 아랫배를 겨누고. 그 직후

투쾅! 철문이 안쪽으로 확 터지듯 깨지고.

깨진 철문 밖에는 흑백신귀가 각기 손을 하나씩 내밀고 있다. 그들 뒤쪽에는 철문을 밖에서 지키던 두 노인이 피를 흘리며 죽어 있고.

텅! 터텅! 부서진 철문의 잔해들이 연공관 안쪽의 바닥에 나뒹굴고. 직후

[!] [!] 철문 안쪽을 보던 흑백신귀 놀라 눈 부릅

노파; [먼저 갈게요.] 푹! 그대로 비수를 가슴에 깊이 꽂고. 동시에

[극락왕생하시구려!] [용서하시오 소성주!] 푹! 푹! 두 의원도 그대로 청풍(벽세황)의 목과 아랫배에 비수를 깊이 박는다. 흑백신귀가 듣도록 과장되게 외치면서

퍼덕! 아랫배와 심장에 비수가 박히자 세차게 퍼득이는 청풍(벽세황)

[무슨 짓이냐?] [멈춰라!] 슈학! 유령처럼 변해서 철문 안쪽으로 날아드는 흑백신귀. 하지만

퍼억! 비수를 심장에 박은 노파는 앞으로 고꾸라지고

팟! 푸학!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아랫배에 박았던 비수를 거칠게 뽑는 늙은 의원들

<한 번 더!> 슉! 푹! 뽑았던 비수를 다시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아랫배에 내리꽂는 늙은 의원들. 비수가 박히면서 다시 퍼덕이는 청풍(벽세황). 그 직후

[멈추라고 했다.] [이 독한 것들이...] 펑! 펑! 엄청난 속도로 날아들며 의원들의 가슴에 장풍을 날리는 흑백신귀.

[컥!] [헉!] 콰당탕! 퍼억! 가슴과 어깨에 장풍을 맞고 나뒹구는 의원들. 비수를 놓치면서. 그들의 비수는 이미 두 번째로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배에 깊이 박혀있고

[독한 것들!] [마태자가 생포되어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살수를 썼구나.] 휘익! 스스! 청풍(벽세황)이 누워있는 침대 옆에 멈춰서고. 이어

흑신; [제발...] 급히 청풍(벽세황)의 목을 만져보는 흑신. 청풍(벽세황)은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떨고 있다.

백귀; [어떤가? 살릴 수 있겠는가?]

흑신; [가망 없네.] 고개 젓고. 손을 청풍(벽세황)의 목에서 떼면서

흑신; [정확히 심장과 단전에... 그것도 거푸 두 번을 찔려 살기는 틀렸어.] 이마 찡그리며 한숨을 쉬고

백귀; [잔인한 것들!] 이를 갈며 의원들을 돌아보고

백귀; [자신들의 주인에게 잘도 살수를...] + [!] 놀라 눈 부릅. 흑귀도 무언가를 보며 눈 부릅뜨고 있고

쿵! 바닥에 나뒹군 늙은 의원들이 입과 코로 거품을 물면서 벌벌 떨고 있다. 눈은 까뒤집은 채로

<입 속에 숨기고 있던 독을 터트려 자살했다.> 거품 물고 죽어가는 늙은 의원들 보며 얼굴 굳어지는 흑백신귀

 

#39>

뇌옥 앞의 상황. 무제궁의 무사들이 뇌옥과 연공관쪽으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 연공관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자들도 있고. 뇌옥 앞에서는 여전히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천마성 무사들은 이제 거의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위상영은 횃불을 든 채 서서 연공관쪽을 보고 있고

[지겹다!] [그만 죽어라!] 푹! 퍽! 천마성 무사들 중 한명이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팔이 잘리고 가슴이 갈라진다.

[진충!] 퍼억! 나뒹구는 동료를 돌아보며 비명 지르는 다른 천마성 무사들 세 명. 연공관 쪽을 보던 위상영도 돌아보고

[어딜 한 눈을 파느냐?] [네놈도 동료와 함께 지옥으로 가라.] 쩍! 푹! 다시 한명의 천마성 무사가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몸이 갈라지고. 그러자

[내총관님!]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캉! 카캉! 동료가 또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것을 보며 위상영에게 외치면서 칼질을 하고

[늦기 전에 불을 질러 버리십시오.] [뇌옥 안의 버러지들과 함께라면 웃으면서 죽을 수 있습니다.] 외치면서 웃는 천마성 무사들.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맞으면서도. 그러자

위상영; [수고했어요 여러분!] 횃불을 쳐들며 비장하게 웃고

위상영; [함께 삼도천을 건너도록 해요.] 화악! 횃불을 바닥에 대고 휘두른다. 그러자

펑! 화악! 뇌옥 입구에 뿌려진 기름에 불길이 옮겨붙는다. 아주 빠르고 강하게

[헉!] [불을 질렀다!] [이제 보니 뇌옥 주변에 기름을 뿌려놓았다.] [위험하다 물러서라!] 맹렬하게 치솟는 불길을 보며 무제궁 무사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반면

[먼저 간다 개새끼들아!] [귀신이 되어서라도 오늘의 복수는 할 테니 기대해라.] 푹! 쩍! 자신들의 무기로 배를 찌르고 목을 베면서 웃는 살아남은 천마성 무사 두 명. 반면 위상영은 치솟는 불길 속에 마녀처럼 서있고.

퍼억! 화르르! 쓰러지면서 불길에 휩싸이는 두 명의 천마성 무사들

[저... 저 독한 놈들...] [괜히 천마성의 정예가 아니었다.] 그걸 보며 공포에 질리는 무제궁 무사들. 그때

위상영; [진무량에게 나 위상영의 말을 전해라.] 화르르! 온몸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마녀같이 웃으며 외치고.

무제궁 무사들 흠칫! 하며 보고

위상영; [귀신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내가 증명해보일 것이라고!] 호호호! 불길에 휩싸이면서 마녀처럼 웃고

[아... 안돼!] [뇌옥 안에는 천마성의 만행에 맞서다가 잡혀온 백도의 의인들이 다수 갇혀있을 텐데...] [구하기는 늦었다! 불길이 뇌옥 안으로 번졌어.] 뇌옥 입구를 뒤덮는 거센 불길을 보며 발 동동 구르는 무제궁 무사들. 그 불길 속에 위상영은 마녀처럼 웃으며 서있고

 

#40>

화악! 펑! 뇌옥 내부. 기름이 뿌려진 복도를 따라 불길이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으악!] [안돼!] [악독한 것들이 기어코 불을 질렀다.] 감방에 갇힌 죄수들 비명 지르며 벽쪽으로 물러서고

죄수들의 아우성을 배경으로 독방에 혼자 누워 있는 벽세황으로 얼굴이 변한 청풍. 물론 기절한 상태고

 

#41>

다시 뇌옥 입구. 화르르르! 완전히 불바다가 되고

위상영;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대로다.) 불길에 휩싸인 채 눈 부릅뜨고

위상영; (하지만 더 지체하면 소성주님까지 타죽을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누구든 손을 써줘야만 하는데...) 불길에 휩싸인 채 좀 초조하고. 그때

펑! 갑자기 위상영 주변의 불길이 물 폭탄을 맞은 듯이 확 꺼진다. 보이지 않는 힘이 허공에서 아래로 확 뿜어진 모습. 그 가운데 서서 눈 치뜨는 위상영

[헉! 불길이 잡혔다!] [이게 무슨...] 무제궁 무사들 놀랄 때

화악! 허공에서 날아 내리는 검은 옷의 흑신. 손으로 아래를 겨눠서 장풍을 쏘아낸 모습이고

위상영; (나타났다!) 올려다보며 눈 치뜨고

[흑신(黑神)장로께서 오셨다.] 환호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상영; (흑신!) (무제궁의 최고 고수들인 흑백신귀중 한명...) 불길의 잔해로 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올려다 볼 때

흑신; [간악한 계집!] 휘릭! 분노하며 아래로 내려오고

흑신; [두 번 다시 못된 짓을 못하게 해주마!] 투쾅!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흑신의 손가락 앞에서 검은 창 같은 것이 튀어나가고

퍼억! 위상영의 아랫배에 시커먼 창같은 것이 박힌다. 눈 치뜨며 휘청하는 위상영

위상영; (단전이 파괴되었다!) 뒤로 넘어가며 기절하려 하고

털썩! 아랫도리에 검은 창같은 것이 박힌 채 뒤로 나뒹구는 위상영. 휘익! 그 앞으로 날아 내리는 흑신

[장로님!] [불길이 뇌옥 안쪽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뇌옥에는 정파백도의 의인들이 다수 갇혀있습니다.] 무제궁 무사들 다급히 외치고

흑신; [알고 있다. 소란 떨지 마라.] 외치며 손바닥을 여전히 불길이 거세게 번지고 있는 뇌옥 안쪽을 향해 겨누고. 이어

지잉! 흑신의 검은 손바닥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더니

화악! 쿠오오! 뇌옥 안쪽으로부터 불길이 빨려나와 흑신의 손바닥으로 스며 들어간다

[오오!] [흑신 장로님께서 불길을 빨아들이고 계신다.] [신기다.] 그걸 보고 환호하는 무제궁 무사들

화악! 그 사이에 마지막 불길이 흑신의 손바닥 안으로 확 빨려 들어가고

흑신; [되었다.] 손바닥을 흔들어 불길을 털어내고

흑신; [불길은 잡혔으니 안으로 들어가 갇혀있는 형제들을 구출하라.] 외치고

[존명!] [서두르자!] 외치면서 뇌옥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무제궁 무사들. 흑신은 좀 옆으로 물러나 보고 있고. 그 옆에 쓰러진 위상영은 기절 직전이고

위상영; (진인사 대천명...) 기절하려 하며 생각하고. 시선은 무제궁 무사들이 달려들어가는 뇌옥 입구를 보며

위상영; (내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해놨다.) 눈을 감고

<이제 천지신명과... 천마성의 열조들께서 소성주님을 보우하시기를 바랄 뿐이다.> 기절하는 위상영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42>

[와아!] [반갑소 무제궁의 대협들!] [살아서 대협들을 보게 될 줄은 몰랐소.] 뇌옥 내부. 안으로 달려 들어오는 무제궁 무사들 보며 환호하는 죄수들. 창살에 매달린 채

[고생이 많으셨소!] [꺼내드릴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오.] [여러분들은 정파백도의 영웅들이시오.] 콰창! 빠캉! 철컹! 철창의 열쇠들을 박살내고 철창을 열면서 외치는 무제궁 무사들

[고맙소! 정말 고맙소.] [무제궁 만세!] 감방에서 나와 무제궁 무사들과 얼싸안고 감격하는 죄수들. 무제궁 무사들도 죄수들을 끌어안고 감격하고

[무제궁 만세!] [천마성의 마귀들아 각오해라. 우리가 당한 만큼 갚아줄 테니...] 환호성을 배경으로 독방에 혼자 쓰러져 있는 벽세황(청풍)의 모습

 

#43>

<-태산(泰山)> 웅장한 산. 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무제궁(武帝宮)> 그 산의 중턱에 자리한 웅장한 성채. 깊은 밤이라 불은 대부분 꺼져 있고

무제궁의 외진 곳. 지대가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태산의 봉우리들과 밤하늘이 잘 보인다. 단촐한 건물이 한 채 있고 담장으로 에워싸여 있는데.

정원 끝에 휠체어가 한 대 서있다. 휠체어에 앉아서 밤하늘을 보고 있는 진상파. 좀 떨어진 곳에는 환설이 공손히 서있다.

밤하늘의 총총한 별들. 헌데

출렁! 밤하늘의 별들이 갑자기 물결치듯 한 번 일렁이고

찌릿! 감전 당하는 듯한 표정이 되는 진상파

[!] 진상파를 지켜보던 환설 움찔! 하고

꽉! 휄체어의 손잡이를 움켜잡는 진상파의 양손

환설; (소궁주님이 격동하고 계신다.) 긴장

환설; (바로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분이 왜...) 슥! 밤하늘을 보고

환설; (천기(天機)에 변화라도 있었던 것일까?) 밤하늘 살피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있는 밤하늘. 변화가 없다

환설; (내 눈에는 그냥 밤하늘일 뿐인데...) 갸웃. 하지만

진상파; (그가... 사자천마가 결국 종명(終命)했구나.) 얼굴에 표정 변화는 없지만 휠 체어 손잡이를 쥔 손에는 꽉 힘이 들어간다. 사자천마를 떠올리고

진상파; (천신(天神)이든 부처든 인과(因果)의 그물에서는 벗어나지 못한다.) (하물며 새벽에 잠깐 맺혔다가 해가 뜨면 지고 마는 이슬 같은 인생이야 말해 무엇하랴?) 한숨

진상파; (사자천마 정도 되는 위인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죽게 만들었으니 우리 무제궁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우울. 그때

반짝! 하늘에서 강하게 빛나는 별 하나.

진상파; (천랑성(天狼星)이 핏빛을 뿜어낸다.)

진상파; (전쟁과 복수를 주관하는 천랑성이 피로 물들었으니 오늘 밤 벌어진 참극에 관여한 모든 인간들은 피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진상파; (만일 내가 천마성의 공격을 주도했다면 기필코 마태자 이청풍까지 말살해서 후환을 없이 했겠지만...) 청풍을 떠올리고

진상파; (천랑성이 저리 빛나고 피빛으로 물든다는 것은 마태자가 살아있다는 뜻이다.) 휠체어의 손잡이를 꽉 잡고

진상파; (세상 그 누구보다 살기가 강하던 마태자에게 철천지한을 품게 했으니 후과가 어떠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한숨

진상파; (무제궁이 피로 잠기고 세상이 공포로 전율하지 않게 하려면 아마도 누군가가 제물이 되어 희생해야만 할 것이다.)

진상파; (그 누군가가 나 진상파일 가능성이 높고...)

<그저 하늘의 호생지덕이 실제로 존재하길 바랄 뿐이다.> 진상파가 하늘 보는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4>

아침. 천마성. 이제 불길도 잡혔고. 하지만 여전히 불탄 건물들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있다.

줄줄이 포승줄에 묶여서 천마성 입구쪽으로 끌려가는 천마성의 남녀들. 대부분의 남자들은 죽거나 달아나서 끌려가는 건 여자와 아직 어린 아이들, 또는 일을 시킬 수 없는 아주 늙은 노인들이다. 무제궁 무사들이 눈을 부라리며 감시하고 있고.

건물을 뒤져서 값나가는 물건들과 중요한 서류등을 끌어내 마당에 쌓은 자들도 있고

양 진영이 시체들을 따로 모으는 무사들도 있다. 무제궁 무사들 시체는 관에 누이고.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는 그냥 산더미처럼 쌓고 있다.

천마성 소속의 생존자들중에는 청장년은 없다. 싸우다가 죽었거나 달아났고. 그 때문에 시체를 처리하는 일애 동원된 것은 십대의 소년들과 아직은 운신할 수 있는 노인들이다. 소년과 노인들노인들은 무제궁 무사들의 감시하에 시체를 옮기고 있다. 특히 소년들은 울면서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를 쌓는 중이다

 

#45>

천마성 정문. 십여 명의 무제궁 무사들이 경비를 서는데

안쪽에서 그곳으로 끌려오는 포승줄에 묶인 남녀들. 일정 간격으로 따라오는 무제궁의 무사들이 살벌한 표정으로 감시하며 천마성의 생존자들을 끌고 정문을 나온다. 천마성 입구에는 몇 명의 무제궁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헌데

[아... 안돼!] [흐윽!] 천마성 정문으로 끌려나오다가 자지러지는 아녀자와 노인들

쿵! 천마성 정문에 밖으로 내걸린 시체 한구. 발가벗겨진 시체인데 발목이 밧줄에 묶여 거꾸로 매달려 있다. 두 팔을 아래쪽으로 늘어트린 채. 바로 청풍의 모습을 한 벽세황이다.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발가벗겨진 청풍(벽세황)의 시체에는 무수한 상처가 나있다. 무제궁 무사들이 화풀이로 난도질한 것. 그 때문에 배가 갈라져 창자로 흘러나와 있고

[소... 소성주님!] [소성주님이 저런 꼴이 되시다니...] 끌려가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며 전율하고 통곡하는 천마성 사람들

[잘 봐둬라 천마성의 버러지들아!] [너희들이 신처럼 떠받들던 마태자 이청풍의 말로다!] 정문을 경비하는 무제궁 무사들이 신나게 웃고

[마태자란 마귀가 뒈진 것을 너희 년놈들의 눈으로 확인했을 테니 헛된 희망은 품지 않는 게 좋다.] [천마성은 어젯밤을 끝으로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웃는 무제궁 무사들. 끌려가며 울고 통곡하고 합장하며 기도하는 천마성 사람들. 그러다가

흠칫! 하는 무제궁 무사들

휘익! 천마성 정문쪽으로 바람같이 날아오는 청년. 바로 위진천이다.

[저 분은...] [궁주님의 둘째 제자이신 운중신룡(雲中神龍) 위진천(威振天) 공자님이시다.] 무제궁 무사들 긴장하며 보고. 그때

위진천; [수고가 많다.] 휘익! 천마성 정문으로 날아 내리는 위진천

[이(二)공자님!] [어서 오십시오 이공자님!] 포권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진천; [사부님께서 맡기신 다른 일을 처리하다보니 역사적인 천마성 공략에 참여하지 못했군.] [나로서는 실로 유감인 일이었다.] 정문으로 다가오며 정문에 내걸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고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천마성을 함락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공자님께서 가세하셨다면 그나마의 희생도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부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진천; [그러게나 말이다.] 웃으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올려다보고

위진천; [정문에 내걸린 저 시체가 혹시...]

무사1; [마태자 이청풍의 시체입니다.] 함께 올려다보며 신나하고

무사2; [궁주님께서는 생포하라고 하셨지만 사자천마의 심복들이 저자를 죽였다고 합니다.] 올려다보며

위진천; [자기들의 소성주가 본궁의 포로가 되어 수모를 당하는 걸 원치 않았겠군.] 고개 끄덕이고

무사1; [좀 아쉬운 결말이지요.] [저놈을 생포했다면 두고 두고 희롱하고 모멸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위진천; [그런 면에서는 복이 많은 놈...] + [!] 말하다가 눈을 번뜩

무사1; [왜 그러십니까?] 의아하며 함께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는데

반짝! 난도질당해 창자가 흘러나온 청풍(벽세황)의 복부에서 무언가 반짝이고

위진천; (이가놈의 뱃속에 무언가 있다.) 손을 쳐들고.

징! 진동하는 위진천의 손바닥. 그러자

움찔! 반짝이는 물건이 들어있는 부분의 청풍(벽세황)의 복부가 진동하다가

팟! 반짝이는 물체가 위진천의 손바닥으로 날아든다. 반지다. 깜짝 놀라 보는 무사들

팟! 그걸 낚아채는 위진천의 손아귀

[이가놈의 뱃속에 무언가 들어있었군요.] [속하들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물건입니다.] 무사들 놀라며 위진천의 손바닥을 보고

펼치는 위진천의 손바닥. 피에 물든 반지가 하나 들어 있다. 폭이 2센티쯤이고 상당히 두꺼운 반지인데 반지 중앙으로 톱니바퀴 형상의 금이 빙 둘러 나있다. 그 금을 중심으로 한쪽은 검은색, 한쪽은 붉은색이다. 이 반지의 이름은 성마지환. 천마와 무성의 무공을 찾아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반지 아닙니까?] [저렇게 큰 반지가 어쩌다가 이가놈의 뱃속에 들어있었던 건가?] 커다란 반지 성마지환을 보며 놀라 어리둥절하는 무사들

위진천; (이 반지...) 눈 번뜩이며 성마지환을 보고

위진천; (검고 붉은 서로 다른 재질의 금속으로 만들어졌는데...) (비록 값은 나가게 보이지 않지만 만듦새가 아주 정교하다.) 서로 다른 재질로 이루어진 반지를 둘로 가르는 톱니바퀴 형상의 문양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위진천; (이가놈은 이 반지를 남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삼켰을 것이다.)

위진천; (헌데 특수한 금속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반지의 모서리들이 약간씩 부식되어 있다. 그렇다는 건 여러 번 강한 산(酸)에 노출되었다는 건데...)

위진천; (아마도 이가놈은 이걸 삼켰다가 대변으로 배출되면 다시 삼키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눈 번뜩이고

위진천; (말 그대로 필사적으로 지키려 했다면 이 반지, 엄청난 값어치가 있는 게 분명하다.) 눈 번뜩이고

위진천; (삼황중 최강자였던 천마와 관련이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위진천; (잘 하면 이 반지 덕분에 한 몫 챙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히죽

 

#46>

마당에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를 쌓고 있는 현장. 무제궁 무사들의 감시하에 노인들과 소년들이 시체를 끌고 와 마당 가운데에 쌓는다. 기름통을 준비하는 무제궁 무사들도 있고. 헌데

시체를 옮기는 노인들 사이에 끼어있는 유령귀왕 교백. 얼굴에 검댕을 칠해서 더 늙고 볼품없어 보인다. 옷도 추레하고

유령귀왕; (예상했던 대로 천마성과 무제궁의 결전은 무제궁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시체를 옮기면서 주변의 무제궁 무사들을 곁눈질하고

유령귀왕; (그보다 지난 밤 내가 천마성에 머물고 있었다는 걸 무제궁의 인간들이 알아서 좋을 게 없으니 조심해야한다.)

유령귀왕; (물론 사라지려면 아무런 문제없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러면 재미가 없지.) 히죽 웃고

유령귀왕; (천마성이 궤멸 당했으니 이제 무림은 무제궁의 세상...)

유령귀왕; (과연 무제궁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알기 위해서라도 한동안 이곳에 잠복하면서 진무량과 무제궁 고위층의 생각을 엿봐야한다.) 생각하다가

[!] 무언가 발견하고 흠칫! 하는 유령귀왕

휘익!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 굳은 얼굴이고

유령귀왕; (저 놈은...) 곁눈질

<운중신룡 위진천...>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생각. 무제궁 무사들이 급히 인사하지만 본 척도 않고 날아가는 위진천

유령귀왕; (따지고 보면 천마성 궤멸의 일등 공신은 바로 저 놈이라고 할 수 있다.)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을 보고.

유령귀왕; (저 놈이 소소를 유혹하는 바람에 소소가 다른 계집으로 하여금 마태자의 수청을 들게 했고...)

유령귀왕; (그 계집이 소양갈맥고로 마태자를 중독 시키는 바람에 작금의 상황이 벌어졌으니...) 생각하다가

유령귀왕; (설마!) 눈 치뜨고

유령귀왕; (마태자를 소양갈맥고로 중독시킨 계집도 위진천, 저 놈의 끄나플이 아닐까?) 침 꿀걱 삼키고

유령귀왕;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가설이다.) 끄덕일 때

[거기 늙은이? 잔꾀 부릴래?] 무제궁 무사중 한 놈이 멈춰 있는 유령귀왕에게 눈을 부라리고. 그자의 발치에 시체들이 여러 구 있고

[빨리 와서 이 송장들 옮겨라!] 눈 부라리는 무제궁 무사

유령귀왕; [가... 갑니다요 나으리.] 굽신거리며 그 무사 쪽으로 가고

유령귀왕; (어쩐지 위진천, 저 놈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있는 것같은 예감이 든다.) 시체들이 널려있는 곳으로 가며 눈 번득이고

유령귀왕; (한번 주의 깊게 저 놈의 뒤를 캐볼 필요가 있겠다.) 시체 한구의 팔을 잡아끌면서 음산한 표정으로 곁눈질. 위진천은 이제 건물들 사이로 사라지고 있다.

 

#47>

위진천; (젠장... 젠장!) 휘익! 건물들 사이를 질풍같이 날아가고

<천마성 내총관 위상영 말씀이십니까?> <그 계집은 지금쯤 걸레가 되어가고 있는 중일 겁니다.> 히죽거리며 웃는 무제궁 무사들을 떠올리는 위진천

이하 회상

 

무사1; [냉서시 위상영은 뇌옥에 갇혀있던 정파백도의 죄수들을 불 태워 죽이려고 했습니다.] 천마성 정문에서 위진천에게 말하는 무사들

무사2; [흑신장로께서 늦지 않게 개입하신 덕분에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는데...] [자신들이 타죽을 뻔 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죄수들이 위가 계집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달려들었습니다.] 신이 나서 말하고

무사1; [흑신장로께서 말려보려 하셨지만 복수에 눈이 뒤집힌 죄수들을 말릴 수 없었고...]

무사1; [결국 위가 계집은 지난밤부터 죄수들에게 겁탈을 당하고 있는 중입니다.] 히죽거리며 말하고

회상 끝

 

위진천; (고모님이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다.) 휘익! 이를 갈며 날아가고. 이제 멀리 앞쪽에 뇌옥이 보이고. 뇌옥 주변에는 무제궁 무사들이 뇌옥 안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뇌옥에서 바지를 묶으며 나오는 자들도 있고. 죄수들이다.

위진천; (헌데 짐승같은 놈들에게 겁탈을 당하기까지 할 줄이야.) 쐐액! 그 뇌옥을 향해 날아가고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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