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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신장궁> 낮. 신장궁 사람들이 신장궁을 재건하고 있다. 위진천이 철수하면서 건물들을 많이 부수고 불태우고 간 것.

신장궁 입구를 고치고 있는 사람들. 지휘자는 황보신이고

황보신; [언제 살인상단 놈들이 다시 쳐들어올지 모른다.] [서둘러 담장을 보수하고 무기를 설치해라.] 젊은 청년들을 독려하고. 황보신은 오른손이 손목에서 잘린 것 주의. 의수를 달고 있다.

[예 총관님!] [하루 이틀만 지나면 얼추 원래대로 돌아갈 것입니다.] 돌로 담을 쌓고. 여기저기 암기와 무기를 설치하는 신장궁 청년들. 그러다가

[누가 옵니다.] 청년 한명이 흠칫! 하며 길 저편을 돌아보고.

황보신과 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돌아보고

따각! 따각! 길 저편에서 마차 한 대가 온다.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 바로 청풍이 진상파를 태우고 다녔던 그 마차다. 마부석에는 번뇌신존이 말고삐를 잡고 있다.

황보신; [적일지도 모른다!] [안에 들어가 장로님들께 알려라!] 허리에 찬 검의 손잡이를 잡고. 청년들도 급히 여기저기 놓아두었던 석궁과 화승총을 잡고. 일부는 안으로 달려들어가고. 그 직후

[총관님! 저 마차...] 처음 마차를 발견한 청년이 흥분하여 외치고

[불이살검이 소궁주님을 모시고 갔던 그 마차입니다.] 청년이 외치고

[그렇군!] [정말 우리 신장궁에서 만든 마차야!] 다른 청년들도 흥분. 황보신의 눈도 부릅떠지는데

따각! 따각! 그 사이에 가까이 온 마차. 이윽고

번뇌신존; [워워...] 마차를 끌던 말의 고삐를 당기고.

끼익! 멈춰서는 마차.

번뇌신존; [다 왔다.] 마차에 대고 말하고. 그러자

[고마워요 어르신!] 덜컹!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이어

벽소소의 부축을 받으며 마차에서 내리는 진상파. 품에 비파를 안고 있다. 그러자

[소궁주님!] [소궁주님이 돌아오셨다!] 환호하며 달려가는 젊은이들

[소궁주님을 뵙습니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크흑! 이렇게 기쁠 데가...] 마차 주변으로 몰려와 무릎 꿇으며 오열하는 청년들. 황보신도 서둘러 다가오고

진상파; [고마워요 여러분.] 눈시울 붉히고

진상파; [고난에 굴하지 않고 잘 버텨주셔서 고마워요.]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청년들은 울고. 황보신은 포권하고. 문 안쪽에서는 철장파파와 신토괴로등 신장궁의 원로들이 달려 나오고 있다.

번뇌신존; (하나의 비극은 좋은 쪽으로 마무리 지어졌고...) 그걸 보며 웃고.

이어 북쪽을 보는 번뇌신존

번뇌신존; (태산 쪽에서 천기가 요동치고 있구먼.)

번뇌신존; (황실도 그렇고 무림도 그렇고 머잖아 새로운 질서와 세상이 열리겠지.)

 

#242>

<-태산> 낮. 하늘에는 구름이 많다.

높은 산마루로 이어지는 수천개의 계단. 계단 위쪽 산마루에는 제단이 설치 되어 있고. 계단 주위로 중무장한 관병들이 좌우로 죽 도열해있다. 계단 아래쪽의 평지에는 수많은 깃발들이 나부끼고 수많은 관리와 신하들이 엄숙한 자세로 서서 계단 위쪽의 산마루를 올려다보고 있다. 연왕의 봉선 의식이 진행중이다.

산마루에 설치된 제단. 강화도 마이산의 천단을 수십배로 확장시킨 듯한 정사각형의 높은 제단이 있고 그 위에서 황제의 복장을 한 연왕이 제관 복장을 한 노인들의 시중을 받으며 제사상 앞에 서있다. 두 손으로 커다란 술잔을 들고 있고. 제사상 앞에는 거대한 백마가 한 마리 통째로 올려져 있다.

제단 아래에는 고위 신하들이 엄숙하게 서있는데 그중에는 벽세황과 냉혈전호도 제관 복장을 하고 서있다. 중 복장의 도연도 보이고

커다란 술잔을 두 손으로 들고 허공에 대고 뭐라 기원하는 연왕. 다른 제관들은 모두 엎드려 있고. 그러자

쿠쿠쿠! 갑자기 맑은 하늘 위에서 먹장 구름이 생겨 소용돌이 치기 시작하고

사람들 놀라 올려다보지만 소리는 내지 않고

더욱 간절하게 기도 올리는 연왕

쿠쿠쿠! 하늘이 온통 먹장 구름으로 덮이고. 그러던 어느 순간

쩡! 구름이 갈라지며 빛의 기둥이 비스듬히 내려꽂히고.

그 빛의 기둥은 연왕만 쪼인다. 그러자

[오오!] [이적이다!] [빛의 기둥이 폐하만을 비추다니...] [폐하께서 천자로 인정을 받으셨다!] 사람들 일재히 환호하고

[만세! 만세! 만만세!] [폐하 만세!] [감축드리옵니다.] 모든 사람들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절한다. 군사들은 가슴에 손을 대고 허리 숙여 군례를 취하고

만족한 표정으로 하늘 보며 뭐라 하는 연왕

사람들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것을 올려다보는 벽세황

벽세황; (부럽구나.) 우울한 한숨

벽세황; (천기(天機)와 천의(天意)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내 눈으로 보고 있건만...)

<나 벽세황에게는 그저 끝이 보이는 종말과 암흑같은 절망만이 남아있구나.>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의 생각 나레이션

 

#243>

<-황금전장> 낮. 엄숙한 분위기

대청. 대청 주변에 오행백강들이 갑옷을 걸친 채 도열하여 분위기를 잡고 있고

벽세황; [부족한 본인을 주(朱)천자께서 무림왕으로 봉하신 이유가 무엇일 것 같소?] 단상에 놓인 화려한 의자에 앉아서 말하고. 왕의 복장을 하고 있으며 머리에도 왕의 모자를 쓰고 있다. 단상 아래에는 중, 도사, 속인등 수많은 무림인들이 도열해있다. 삼봉공과 오방희는 단상 아래 좌우에 시립해서 무림인들을 보고 있고. 벽초천은 자리에 없다.

벽세황; [천자께서는 무림의 혼란으로 일반 백성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성심(聖心;임금의 마음)을 드러내신 것이오.]

벽세황; [이에 본왕이 포고하노니 이후로 본왕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문파간의 항쟁은 일절 용서치 않겠소!]

벽세황; [만일 이를 어길 시는 본왕에게 거역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반드시 중벌에 처할 것이오.]

사람들 압도당하지만 불만도 숨기지 않고

벽세황; [물론 무림에서는 무명지배(無名之輩)나 다름없는 본왕의 명령에 승복하지 않는 자들이 대부분일 것이오.]

벽세황; [이에 본왕은 주천자의 윤허를 받고 오는 단오(端午)에 이곳 황금전장, 아니 제왕성(帝王城)에서 비무대회를 개최하기로 했소.]

벽세황; [누구든 본왕에게 도전할 수 있으며 본왕을 이기는 자가 바로 차기 무림왕이 될 것이오!]

<자신을 이기면 차기 무림왕이라고?> <무림왕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무리를 하는구나!> 무림인들 경악하면서도 흥분하고

벽세황; [남녀와 노소를 가리지 않겠소!] 벌떡! 일어나고

벽세황; [무림왕의 자리를 탐하는 자는 본왕에게 도전하라고 전 무림에 공표하시오!] 나치식 인사를 하듯 손을 뻗으며 외치고.

 

#244>

<-무황성> 낮

대청. 삼엄한 경비

쌍뇌자; [신산공자 벽세황, 아니 무림왕이 포고를 내렸소이다.] 흥분해서 보고하고. 대청에 많은 노인들이 모여 앉아 있다가 돌아보고. 상좌에는 금면무황이 여전히 황금 가면을 쓰고 앉아있다

쌍뇌자; [오는 단오에 제왕성으로 이름을 바꾼 황금전장에서 비무대회를 개최하는데...]

쌍뇌자; [그 비무대회에서 자신을 이기는 자가 차기 무림왕이라는 것입니다.]

[비무대회에서 무림왕을 정하자?] [이런 호재가 있나.] 무황성의 원로들 환호하고

[성주 미리 경하드리외다!] [성주께서 벽가놈을 때려잡고 무림왕에 등극하십시오.] 원로들 일제히 일어나 금면무황에게 포권하며 외치고. 하지만

[...] 뭔가 생각하는 금면무황.

곁눈질로 뒤쪽의 벽을 본다

 

#245>

금면무황이 곁눈질하는 벽 크로즈 업.

그 벽 뒤에 밀실이 있고. 밀실에는 위극겸과 위진천이 앉아있다. 두 사람 사이의 탁자에는 세권의 책이 놓여있다. 한권은 낡은 천존경. 다른 두 권은 최근에 지은 깨끗한 지극경과 인황경. 각각의 책 표지에 <天尊經> <地極經> <人皇經>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위극겸; [벽세황의 도발에 대해서 네 생각을 말해봐라.]

위진천; [두 가지 중 하나겠지요.] 비웃고

위진천; [미쳤거나 정말로 천하무적의 실력을 지녔거나!]

위극겸; [벽세황이 광오하긴 해도 미친 놈은 아니다.] 고개 좀 젓고

위진천; [그럼 놈은 세상이 모르는 실력을 지니고 있겠습니다.] 긴장하고

위극겸; [신녀문의 사신장중 풍신장이 벽세황에게 창피를 당한 것은 확인되었다.]

위진천; [하지만 사신장에게 수모를 준 정도의 실력으로 전 무림을 상대로 도발을 했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위진천; [삼성록을 모두 수련한 상태라면 또 모를까.] 삼성록을 보고

위극겸; [확실한 사실은 벽세황이 오행륜의 모든 무공을 얻었다는 점이다.]

위진천; [오행륜의 무공으로 천하무적을 자부할 수 있을지요?]

위극겸; [다른 사비세의 무공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가능하겠지만...] 고개 젓고

위진천; [아무래도 벽세황에게는 오행륜의 절기 말고도 믿는 게 더 있겠습니다.]

위극겸; [그렇게 봐야한다.] 끄덕

위극겸; [단오라 해봐야 얼마 남지 않았으니 새삼 삼성록을 수련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삼성록을 보고

위극겸; [그렇다고 다른 인간이 벽세황을 이기고 무림왕이 되는 건 방치할 수 없다.]

위진천; [아버지도 단오에 열리는 비무대회에 참전하실 생각이시군요.] 눈 번뜩

위극겸; [난 비무대회에 참전할 테니 너는 은밀한 곳에 가서 삼성록을 수련하도록 해라.] 끄덕이고

위진천; [그리 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위극겸; [시중 들 인간이 필요할 텐데... 누굴 데려가겠느냐?]

위진천; [패소정과 신소심은 제게 앙심을 품었을 가능성이 있고...]

위진천; [백일몽을 데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위극겸; [현명한 판단이다.] 끄덕

위극겸; [어쩌면 아비는 단오의 비무대회에서 죽을지도 모른다.] 심각

위진천; (불이살검을 염두에 두고 계시는구나.)

위극겸; [실력이 미지수인 벽세황 말고도 당금 천하에는 아비를 죽일 수 있는 실력자가 최소한 다섯 명이 있다.]

위진천; [다섯 명이나 됩니까?] 놀라고

위극겸; [번뇌신존과 천신대야, 무후 포숙정, 대사형 뇌공량, 그리고 너도 짐작하고 있는 불이살검이 그들이다.]

위진천; [다른 자들은 몰라도 뇌공량은 오 년 전에 확실하게 죽였어야 했는데...] 이를 바득 갈고

위극겸; [대사형이 설마 아비가 던진 열알의 신화벽력탄(神火霹靂彈)에 직격당하고도 살아날 줄은 몰랐다.]

위진천; [그 폭발로 얼굴에 화상을 입고 기억을 상실하긴 했지만 죽지 않은 걸 보면 뇌공량이 괴물은 괴물입니다.]

위극겸; [벽세황을 포함한 여섯 명과 싸우게 되면 아비는 아마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엄숙하게 말하고

위진천; [그렇게 비관하실 것까지야...] 난감

위극겸; [설령 그리 된다 해도 아비에게 여한은 없다.] 웃고

위극겸; [아비 자신보다 더 뛰어난 아들을 후계자로 두었는데 무슨 미련이 남겠느냐?] 위진천을 지긋이 보며

위진천; [아버지!] 감격하며 일어나고

위진천; [아버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포권하며 고개를 깊이 숙인다.

 

#246>

밤. 무황성.

후원의 조용한 건물

신소심; [이거 줄게요.] 슥! 백일몽과 마주 앉아서 작은 병을 내밀고. 장소는 백일몽의 방. 여자의 침실 분위기

백일몽; [뭔데?] 경계

신소심; [암컷 나비가 수컷 나비를 유혹할 때 쓰는 향이에요. 호접미향(胡蝶媚香)이라 부르죠.]

신소심;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어서 이걸 향수로 쓰면 남자들이 정신을 못 차린답니다.] 배시시 웃고

백일몽; [처녀가 쓸만한 향수는 아닌 것 같은데?] 말하면서도 집어들고

신소심; [언니도 언제까지 혼자 살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마음에 드는 사내를 만나게 되면 그걸 써봐요.] 야릇하게 웃고

백일몽; [마음에 드는 사내...] 위진천을 떠올리고

신소심; [여자도 승부를 걸 때는 화끈하게 걸어야하는 법이라구요.] 일어나고

신소심; [좋은 일 생기면 나중에 패물이나 하나 선물해주세요.] 덜컹! 문을 열고 나가며 말하고

백일몽; [애두 참...] 부끄러워 하고

탁! 닫히는 문. 혼자 남는 백일몽

백일몽; (승부를 걸 때라...) 병을 만지작거리고

백일몽; (아주 틀린 말은 아니네.) (나라고 해서 제이의 소수마녀가 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좋아하고

 

문 밖에서 건물 등지고 멀어지며 문을 힐끔거리는 신소심

신소심; (제대로 먹힌 것 같네.)

신소심; (이걸로 백일몽, 아니 소단주가 어딜 가든 행방을 알 수 있게 되겠지.) 사악하게 웃는 신소심

신소심; (난 결국 그 인간에게 의지를 해야하는 신세인데...) 청풍을 떠올리고

신소심; (홀대받지 않으려면 그럴듯한 전리품이 필요한 거야.) 웃는 신소심의 얼굴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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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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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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