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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새벽. 장강. 물 안개가 자욱

강 중심에 떠있는 청풍. 하늘 보는 자세로 떠있는데 물론 죽립은 쓰고 있지 않다. 만신창이가 되어 머리와 옷이 타고 화상도 입었다. 그래도 허리춤에는 일본도를 끼우고 있고

청풍; (구사일생...) 눈 감은 채 생각하고

<화룡신강으로 미리 화약을 폭발시킨 게 주요했다.> 자신이 화룡신강으로 화약들을 발화시키던 장면 떠올리고

<먼저 일어난 그 폭발이 뒤이어 일어난 폭발과 상쇄되어 구사일생할 수 있었다.> 빛에 휩싸인 청풍의 몸이 박살나는 철벽들과 함께 허공으로 튕겨지는 장면. 그때 죽립도 박살이 났고

청풍; (그렇긴 하지만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흐르고

청풍; (내장이 여러 군데 파열되었으며 심맥은 대부분 끊기거나 뒤틀려 버렸다.) 화상을 입은 몸을 보여주고

청풍; (보통사람이었다면 이미 죽어도 몇 번을 죽었겠지만...) 우둑! 우둑! 청풍의 몸에서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역명신액의 약효를 흡수한 덕분에 내 몸은 빠르게 치유되고 있다.) 상처가 아무는 청풍의 몸

청풍; (목이 잘리거나 심장이 뽑히기 전에는 죽지 않는 몸이지만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청풍; (이 상태로 다시 살인대작을 만나기라도 하면 곤란한데...) + [!] 오싹! 생각하다가 소름이 돋고

청풍; (칙칙한 살기...) 긴장하고

청풍; (주변에 나를 노리는 누군가가 있다.) 슥! 왼손으로 왼쪽 허리띠에 끼운 일본도의 칼집을 움켜잡고

청풍; (살인대작이 돌아온 건가?) 찡그리며 눈을 뜨고. 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다. 넓은 강 중심부고

청풍;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강물 위라 적이 은신할 곳은 딱히 없는데...)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뜨는 청풍

쿵! 위에서 본 모습. 청풍이 떠있는 강물 아래 거대한 물고기 같은 그림자가 떠있다. 아주 긴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사람의 모습이다

청풍; (아차! 물속이다!) 팟! 기겁하며 수면을 손바닥으로 때리며 날아오르려 하고. 하지만

휘익! 콰드듣! 물속에서 치솟은 수초같은 검은 것들이 수없이 치솟아 청풍의 하체를 휘감아 버린다.

청풍; (머리카락!) 쩡! 경악하며 칼을 뽑아 머리카락을 자르려 하지만

화악! 검은 머리카락들이 마구 솟아올라 청풍의 두 팔과 온몸을 휘감고.

첨벙! 머리카락에 칭칭 휘감겨 물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청풍.

비로소 물 속의 상황이 보인다. 몇 미터나 되는 긴 머리카락을 지닌 괴인이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며 웃고 있다. 온몸을 물고기 비늘같은 옷으로 감싸고 있고 양발에는 오리발 같은 것을 달고 있다. 벌린 입에는 상어같은 날카로운 이빨이 가득 차 있고. 양손으로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좌우로 나눠 움켜쥐고 있다. 움켜쥔 손으로 머리카락을 조종하는 것인데, 사실 이자의 머리카락 중 절반은 진짜가 아니고 가발이다. 가발은 천잠사로 만들어져서 아주 질기다.

청풍; <살인상단?> 머리카락에 온몸이 휘감겨 끌려들어가며 눈 부릅뜨고

<크크크! 그렇다! 본좌가 살인상단 십대자객 서열사위인 흑발악교다!> 화악! 머리카락에 휘감긴 청풍을 끌고 물속 깊이 들어가며 웃고.

청풍; (수... 수중에서의 싸움에 특화된 자객이다!) 양팔을 휘감은 머리카락을 풀어버리려 애쓰며 눈 치뜨고

흑발악교; <어림없다! 내 머리카락에는 천잠사가 섞여있어서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 양손으로 쥔 머리카락을 당기면서

청풍; (정... 정말이다!) 푸스스! 투툭! 왼손으로 움켜쥔 머리카락이 일부는 잘리지만 일부는 남아있다.

청풍; (내 몸을 휘감은 머리카락 중 절반 가까이가 천잠사다.) 고통으로 이지러지는 얼굴

흑발악교; <포기해라 애송이놈아! 물속에서는 아무도 내 상대가 되지 못하니...!> 양손으로 머리채를 움켜잡고 잡아당기며 웃고. 지지지! 머리카락을 움켜쥔 그자의 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콰드드! 머리카락들이 더 강하게 청풍의 몸을 조인다. 목도 조이고

청풍; [끄윽!] 숨이 막히고

흑발악교; <천천히... 숨통을 조여주마! 네놈 손에 죽어간 동료들의 복수로...> 콰드득! 우둑! 더 강하게 머리카락으로 청풍을 조이고

청풍; (정... 정신이 혼미해진다!) 눈이 풀리고

청풍; (내공을 마음대로 쓸 수만 있어도 그리 어렵지 않은 상대인데...) 콱! 생각하며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가능한 많이 움켜잡는다.

청풍; (단 한번... 반격해볼 정도의 내공만이 남아있다!) 지지지! 머리카락을 움켜쥔 청풍의 손이 벼락을 일으키고

흑발악교; <무슨 수작인지 모르지만... 내공이 아무리 강해도 천잠사를 끊지는 못한다!> 콰드드! 청풍을 물 아래로 더 깊이 끌고 들어가며 웃고.

흑발악교; <조금만 기다려라. 네놈의 몸을 갈가리 찢어서 먹어줄 테니...> 입맛을 다시고. 바로 그때

[!] 눈 부릅뜨며 기합 지르는 청풍. 그러자

지지지! 청풍의 왼손이 쥐고 있는 머리카락과 천잠사가 그대로 얼어버린다.

흑발악교; <얼음?> 경악할 때

빠지지직! 지지지! 그 얼음이 맹렬히 흑발악교 몸쪽으로 밀려온다. 머리카락과 천잠사를 타고 냉기가 밀려가는 것

흑발악교; <헉!> 기겁할 때

빠지직! 마침내 흑발악교의 몸도 일부 얼음으로 덮이고

흑발악교; <사... 사내놈이 어떻게 이토록 강력한 음기를...> 지지지! 쩌적! 얼음에 덮이며 경악하고

지지지! 흑발악교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왼손으로 더 강한 벼락을 일으키며 벽세황이 적어보낸 비결을 떠올리는 청풍.

 

<진소저의 몸에서 음기를 흡수한 후 완전체인 네 몸을 통해 양기로 전환하여 되돌려주면 진소저는 태음절맥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처연한 표정으로 웃으며 글을 쓰는 벽세황의 얼굴 크로즈 업

 

청풍; (상보해로비방(相補偕老秘方)...)

청풍; (세황형님이 만든 그것을 써서 지난밤 진소저의 몸에서 음기를 대량으로 흡수해두었었다.)

청풍; (그걸 이렇게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되었구나.) 지지지! 왼손으로 더 강한 벼락을 일으키고

흑발악교; [끄아아악!] 얼음에 덮이면서 비명 지르고. 그러다가

흑발악교; <이 괴물...> 팟! 고통에 떨머 머리에 쓰고 있던 가발을 확 벗는다. 그 가발은 천잠사로 된 것이고.

흑발악교; <상종 못할 괴물이로구나!> 팟! 머리카락은 잘라버리며 달아나려 한다. 하지만

화악! 그 바람에 청풍의 몸을 휘감고 있던 머리카락과 천잠사들이 느슨해지며 묶여있던 청풍의 몸도 자유로워진다

그 사이에 흑발악교는 물 속 깊이 잠수하고 있다. 미친 듯이 도망치는 모습이고. 하지만

청풍; <물속에서라면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무공이 내게도 있다.> 오른손으로 일본도를 쳐들고

청풍; <흑암수밀검(黑暗水密劍)!> 일본도를 내려치면서 돌린다. 그러자

고오오! 청풍의 일본도 주변으로 창 형태의 물기둥들이 일어나 맹렬히 회전하고

투학! 쩍! 도망치는 흑발악교를 향해 날아가는 물로 이루어진 창들. 청풍은 일본도를 휘둘러 그 물로 이루어진 창들을 조종하고

퍼퍽! 퍽! 그대로 흑발악교의 등을 관통해서 앞으로 빠져나오는 물로 이루어진 창들. 입 딱 벌리는 흑발악교

흑발악교; <이게 무슨...>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고

흑발악교; <내가 물속 싸움에서 지다니...> 몸에 난 여러개의 구멍으로 피를 흘리며 갈아앉고

청풍; (끝났군!) 부글 부글 입과 코로 피와 물방울을 뿜어내며 위로 올라간다. 시선은 아래로 향해서 흑발악교가 갈아앉는 것을 보며

<무림에 출도한 이래 최악의 악전고투였다.> 쏴아아! 밝아지는 수면을 향해 떠오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34>

새벽. 이제 날이 완연히 밝았지만. 여전히 안개가 자욱히 피어오르는 강.

삐걱! 삐걱! 노를 젓는 늙은 어부.

늙은 어부; [오늘은 고기가 좀 걸렸으려나?]

늙은 어부; [고기가 아니라 시체가 걸렸을 수도 있지.] [지난 밤 상류의 하자포(河滋浦)에서 엄청난 폭발이 있었다고 하니...]

늙은 어부; [그 폭발로 죽은 시체가 그물에 걸리기라도 했으면 재수 옴 붙는 건데...] 중얼거리다가 흠칫!

부글 부글! 앞쪽 수면에서 물 방울들이 마구 일어난다.

늙은 어부; [뭐지?] 이마에 손을 대고 보는 어부.

늙은 어부; [물속에서 뭔가가 올라오는 모양인데...] 살필 때

스읏! 물 속에서 나타나는 사람의 머리. 머리가 물에 풀어진 상태라 마치 물귀신 같다.

[히익!] 늙은 어부가 털썩 주저앉고.

슈욱! 청풍은 그 사이에 완전히 솟아올라

천천히 물가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물 위로 걸어가는 청풍의 발.

늙은 어부; [신령님! 용왕님! 살려주십시오! 이 불쌍한 것은 병들어 누운 마누라가...!] 엎드려 싹싹 빌고.

그런 늙은 어부는 돌아보지도 않고 안개를 헤치며 강가로 걸어가는 청풍.

 

곧 늙은 어부의 배는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가까워지는 강가. 강가의 뚝에는 거대한 고목이 한 그루 서있다.

슥! 강가로 올라가는 청풍의 다리가 떨린다.

강가에 서있는 거대한 고목 크로즈 업. 강둑 바로 아래에 서있는데 몇 아름이나 되는데 흙 밖으로 나온 굵은 뿌리들이 꾸불텅 꾸불텅하다.

그 고목의 굵은 뿌리들 사이에 털썩 주저앉는 청풍.

청풍; [허억!]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새벽하늘을 올려다본다.

청풍; (곧 또 하루가 시작되겠군!) 밝아오는 하늘 보며

청풍; (날이 밝으면 세상은 또 얼마나 바뀌어 있을 것인지...!) 눈을 감는다.

<한숨 자고 나면 내 몸도 원래대로 돌아가 있겠지.> 잠이 드는 청풍.

 

#235>

아침. 해가 막 뜬 시점.

강가에 서있는 아람드리 고목.

고목 뿌리 사이에 눈감고 잠들어있는 청풍. 그러다가

청풍의 귀가 쫑긋! 이어

눈을 뜨면서 천천히 일어선다.

휘익! 멀리에서 강둑을 따라 날아오는 두 명의 여인. #178>에 나온 냉상영의 시녀들. 무녀 복장

청풍; (저 여자들...) 고개 돌려 여자들을 보고. 거리는 아직 거리는 수백미터

<천안탑에서 냉상영의 시중을 들던 시녀들이로군.> 청풍의 뇌리로 두 여자가 냉상영의 좌우에 서있던 모습과 두 개의 술잔이 든 쟁반을 들고 다가오던 모습 떠오른다. #1178>의 장면을 차용

청풍; (최측근인 시녀들이 나타났다는 건... 그 여자도 근처에 있다는 얘기가 되겠지!) 눈이 빛나고. 냉상영을 떠올리고

 

#236>

시녀1; [빨리...! 빨리 움직여야만 해!] 휘익! 다급한 표정으로 강둑의 길을 달려온다. 청풍이 있는 고목쪽으로. 왼손에는 편지를 한 장 들고 있다. 고목과 강둑길은 거의 붙어있다.

시녀1; [자칫하면 신녀님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어!] 고목쪽으로 달려오며

시녀2;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요 언니?] 돌아보며 나란히 달리고

시녀2; [육마신(六魔神)을 대동한 것도 모자라 진천뢰(震天雷)까지 급히 가져오라고 하시다니요?] [신녀님이 만나려는 사람이 얼마나 무섭길래...!]

시녀1; [넌 몰라 바보야! 그 여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시녀2; [앞날을 미리 보실 수 있다는 신녀님이 감당하지 못하는 고수가 있단 말예요?]

시녀1; [신녀님과 사신장께서 힘을 합쳐도 그 여자의 적이 못돼!]

시녀1; [그 여자가 신녀님을 해치려고 한다면 진천뢰 밖에는 막을 방법이 없어!] 휘익! 두 여인 마침내 고목 가까이 이르렀고.

시녀2; [진천뢰 한 알이면 금강불괴도 태워죽일 수 있는데...!]

앞서 달려가던 시녀1 눈 부릅.

고목의 뿌리 사이에서 천천히 일어서는 청풍.

시녀1, 2; [불... 불이살검!] [흐윽!] 파팟! 화락! 기겁을 하며 급정거하고.

시녀1; [넌 달아나! 빨리!] 팟! 급히 오른손으로 왼쪽 소매 속에 숨겨두었던 단검을 뽑으며 외치고. 시녀2는 돌아서 달아나려 하고. 하지만 다음 순간

푹! 푹! 이미 그녀들의 명치를 찌르고 있는 청풍의 일본도. 죽인 건 아니고 칼집에 든 채로 찔렀다. 너무 빨리 두 명의 청풍이 움직인 것 같고

시녀1, 2; [끄윽!] [끅!] 눈에 초점이 없어지며 몸을 앞으로 숙였다가

털썩! 퍼억! 나뒹구는 두 여인.

시녀1; [제... 제길...! 하필이면 불이살검을 만나다니...!] 필사적으로 고개를 들려다가.

고개 떨구며 기절하는 그녀.

두 여인을 내려다보며 일본도를 다시 허리띠에 끼우는 청풍.

시녀1의 수중에 꽉 쥐어져 있는 편지.

슥! 청풍 눈을 빛내며 허리를 숙여 그 편지를 빼든다.

고목에 등을 기대며 편지 봉투를 여는 청풍.

편지를 꺼내서

읽는 청풍

청풍; [...] 편지를 읽으면서 뭔가 생각하며 찡그리고

청풍; [천외천(天外天)이라는 건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펄럭! 그의 손에서 떨구어지는 편지와 편지 봉투. 시녀들의 몸 위로 떨어지고.

편지에 적힌 글 크로즈업. <신녀! 나를 영접하라!>

청풍; [남북쌍패중 하나인 신녀문의 문주를 종처럼 오라가라하는 사람도 다 있고...] 깊이 빛나는 눈빛.

청풍; [세상의 넓이는 역시 함부로 재단할 수 있는 게 아니로구나.] 걸어가는 청풍.

 

#237>

아침. 강이 멀지 않은 산.

삘릴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리소리.

피리소리를 쫓아서 날아가는 가마, 망토를 두르고 얼굴에는 철가면을 쓴 괴인 네명이 가마를 들고 있다. 육마신 중의 네 명이다.

삘릴리! 앞쪽에서 들려오는 피리소리.

가마 속, 냉상영이 초조한 얼굴로 앉아있다.

냉상영; (빨리 오라고 재촉하는 소리다!)

냉상영; (이 얼마 만인가?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 두 손이 꽉 쥐어지고

냉상영; (하지만 왜 하필이면 오늘인가? 지금쯤 풍신장과 냉신장이 황금전장을 칠 준비를 하고 있을 텐데...!)

냉상영; (혹시 내 정체를 알아차린 것은 아닐까?) 초조하고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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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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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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