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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숲속, 공터의 바위에 걸터앉아 피리를 부는 여인. 청풍의 어머니 무후 포숙정이다.

휘이익! 가마가 숲을 날아 넘어서 공터에 나타난다.

여전히 피리를 부는 포숙정의 모습,

가마가 내려지고,

스슥! 슥! 가마를 들었던 육마신들은 사라진다.

덜컥! 가마의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오는 냉상영, 절세가인의 모습,

냉상영; [천한 것이 무후님을 뵈옵니다!] 포숙정의 등을 향해서 큰절을 한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포숙정,

냉상영; [결국 다시 세상에 나오셨군요 무후님!] 억지로 웃고

포숙정; [미욱한 것!] 살벌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포숙정; [네 어리석은 짓이 나를 불러낸 것임을 모르느냐?] 포숙정의 모습 압도적으로 그려줄 것.

냉상영; [천... 천녀가 어떤 과오를 범했는지요?] 겁에 질려서

포숙정; [사신장을 움직여 황금전장을 친 것!] 오연한 자세로 앉아서.

냉상영; [그... 그건...]

냉상영; [황... 황금전장의 기세가 너무도 걷잡을 수 없어서 견제 차원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변명

포숙정; [바보같은 짓을 했다.]

냉상영; [무슨 말씀이신지...!]

포숙정; [네 경솔한 결정으로 인해 신녀문과 무황성의 양강구도가 무너지게 생겼단 말이다!] 노려보고

포숙정; [이제 천하는 황금전장과 무황성의 대결구도로 변하겠지.]

냉상영; [신... 신녀문은 그... 그렇게 약하지 않습니다만...] 항변하고

포숙정; [약해!] 냉소

포숙정; [사신장들도 약하고 너도 약하다. 그렇게까지 약할 줄은 몰랐는데...]

냉상영; [철신장이 일전에 금면무황과 싸워서 지지 않은 적도 있고...] 다시 항변하지만. + 포숙정; [그 금면무황이 진짜라고 생각하느냐?] 냉소

냉상영; [하... 하오시면...] 경악하고

포숙정; [진짜 금면무황은 내가 잘 아는 사람이다.] [지금 무황성에서 가면을 뒤집어쓰고 있는 건 금면무황의 첩년이고...] 냉소하며 위극겸을 떠올리고

포숙정; [만일 진짜 금면무황이었다면 철신장이라는 버러지는 십초를 견디지 못하고 토막 났을 것이다.]

냉상영; [그... 그럴 수가...] 경악과 불신

포숙정; [철신장이라는 놈이 천마 방각의 후손이라고 해서 그래도 기대를 했거늘...] [가짜 금면무황과 겨우 평수(平手)를 이루기나 하고...] 냉소

냉상영; [진짜... 진짜 금면무황이 누구이기에...] 헉헉 겁에 질리고

포숙정; [넌 알 거 없다.] [어차피 너와는 다른 세상의 존재 중 한명이니...] 오만하게

냉상영; [예...] 삭 죽고. 굴욕

포숙정; [무림을 지배하는 유일한 철칙은 강자존(强者尊)...] [무림이라는 세상에서 약한 것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냉혹.

냉상영; [신... 신녀문을 닫으라는 말씀이신지요?] 억지로 항변

포숙정; [신녀문의 문주 노릇을 계속하고 싶으냐?] 싸늘

냉상영; [신녀문은 무후께서 만드신 것인데 이대로 없앤다는 건 좀...] 억지로 웃고

포숙정; [신녀문 문주 자리를 유지하고 싶다면 네 나름대로의 강함을 증명해라!] 오만하게 내려다보며

냉상영; [어떻게 증명을 하시라는 것인지 천녀는...] 난감

포숙정; [그 방법은 네가 찾아야하는 것이고...] [만일 반 년 내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강렬한 눈빛

포숙정; [내 손으로 너와 사신장의 목숨을 거둬가겠다.] 무시무시한 눈빛.

냉상영; [존... 존명!] 엎드려서 덜덜 떤다.

포숙정; [설마 넌 왕년의 그 야망을 다 잊어버린 것이냐?]

냉상영 식은땀을 흘리며 가만히 있고,

포숙정; [십칠 년 전, 넌 가당치도 않게 삼성록을 노리고 날 암습했었지! 무림 정복에 필요하다면서...!] 냉소하고

포숙정; [하지만 난 널 죽이는 대신 능력을 주었다!] [내가 보기에 야망이 없는 인간은 숨쉬는 시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냉상영; [무... 무후님의 은혜를 한 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포숙정; [내가 가르쳐준 투심섭혼술(偸心燮魂術)로 넌 앞날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속일 수 있었다.]

포숙정; [또 네가 사신장에게 가르쳐준 천마 방각의 마공들도 내가 준 것이었고...] [심지어 난 삼성동의 절기들까지 전수해주었다.]

포숙정; [내가 외인인 네게 삼성동의 무공까지 가르쳐준 이유가 무엇인 것같으냐?]

냉상영; [천신부를 뿌리 채 뽑아내어 말려 죽이는 것이옵니다!] 초긴장하여 눈치 보면서 대답하고

포숙정; [바로 그러하다!]

포숙정; [천신부를 영원히 없이 하려면 천신대야와 그 늙은이의 하나뿐인 딸년을 찾아내 죽여야만 한다!]

포숙정; [내 남편 이무외가 죽은 이상 천신부의 진정한 절기를 아는 것은 그 둘 뿐이기 때문이다!]

식은땀을 흘리는 냉상영의 눈이 떼굴 떼굴. 냉상영 자신이 바로 천신대야의 딸이기 때문이다.

포숙정; [뿌리를 말려 죽이지 않으면 잎사귀는 얼마든지 새로 만들어지는 법!] [피라미들은 죽여 봐야 하등의 소용이 없다.]

포숙정; [네가 그동안 천신부 졸개들의 소재를 제법 알아냈음에도 불구하고 그자들을 지금까지 살려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포숙정 일어서고.

냉상영; [그.. 그러시리라 짐작하고 있었사옵니다.] 고개 들며 억지로 웃고.

포숙정; [너는 나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다!] 강렬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냉상영; [조...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을...!] 겁에 질려 다시 고개를 조아리고

포숙정; [네가 끝내 천신대야와 그 딸년의 종적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내가 스스로 나설 것이다!] 돌아서서

포숙정; [네가 내게 필요한 이유를 가능한 빨리 증명해 보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숲으로 걸어 들어가고. 뒤에 엎드려 있는 냉상영은 사색이 되고.

포숙정; [네가 무림을 정복한다면 그건 온전히 네 것이다.] 숲으로 들어가며 돌아보고

포숙정; [네가 무엇을 가지든 모두 다 소유하게 해주마!] 다시 앞을 보고

포숙정; [나는 내가 바라는 것만 이루고 나면 영원히 무림에 나오지 않을 테니까.] 숲으로 사라진다.

냉상영; (무... 무서운 계집!) 엎드린 채 식은땀

냉상영; (어느덧 제 남편만큼이나 강해졌다.)

냉상영; (내 나름대로 성취가 있었다고 자부했지만... 저 계집과 싸워서는 십초를 견디지 못할 것이다.)

냉상영; (결국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아버지를 팔아야하는 것일까?) 뭔가 결심하는 냉상영의 교활한 얼굴.

 

#239>

숲을 헤치고 걸어가는 포숙정,

사악! 스윽! 포숙정 앞쪽의 풀과 나뭇가지들이 저절로 움직여서 포숙정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헌데

스스슷! 포숙정이 지난 곳에 서있는 높은 나무 위에 나타나는 청풍.

나무 위에 은신한 채 앞쪽으로 멀어지는 포숙정의 뒷모습을 보는 청풍.

청풍; (놀랄 일이로군!) (신녀문을 지배하는 천안신녀를 조종하는 여인이 따로 있을 줄이야!) 생각할 때

사르르르... 어디선가 짙은 안개가 덮쳐오면서 모든 것이 안개에 휩싸여 버린다.

청풍; (이건...) 흠칫하는 청풍,

삽시에 일대가 짙은 안개로 뒤덮인다.

청풍; (자연적으로 발생한 안개가 아니다. 진법도 아니고...) 경악하고

청풍; (냉상영으로부터 무후라 불린 그 여자는 무공으로 일기(日氣)까지 조작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구나!) 휘익! 나무 아래로 뛰어내리고

청풍; (의심의 여지도 없이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인물들 중 번뇌신존 다음 가는 고수다.) 내려서며 긴장하고. 그때

<대담하구나. 신녀문주의 이목을 속이고 따라오다니...>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청풍; (그 여자다!) 포숙정을 떠올리고

청풍; (그 여자가 이 숲으로 들어온 건 냉상영이 없는 곳에서 나를 상대하기 위해서였군.) 긴장할 때

<마교도 오행륜도 유명무실해진 당금의 무림에서 천신부가 아니고는 너 정도의 어린애를 길러내는 건 힘들겠지.> 다시 들리는 음성

청풍; [난 천신부의 제자가 아니오.]

<호호호... 말로 하는 변명은 아무 소용도 없다!> 쿠오오! 청풍을 중심으로 회오리치기 시작하는 안개, 그러자

콰드드! 청풍을 중심으로 안개가 토네이도를 형성되며 주변의 나무들이 마구 부러지고 뽑힌다

청풍; (가공할 압력!) 양손을 모으고 버티어 선 채 대항하는 모습. 유리공같은 호신강기가 일어나 소용돌이치는 안개의 압박에 저항한다. 청풍의 그런 모습은 마치 거대한 깔때기 안에 갇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콰드드! 빠지직! 안개의 소용돌이는 아주 강해서 청풍의 호신강기도 균열이 일어나고.

청풍; (가공...) 식은땀

청풍; (평소라면 어찌어찌 빠져나갈 수도 있겠지만...) 자기를 중심으로 맹렬히 휘도는 안개의 소용돌이를 보면서 긴장.

청풍; (지금의 내 몸은 지난 밤 폭발에 휘말리면서 입은 내상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주르르!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청풍; (자칫하다가는 치명적인 결과가 생길 수도 있는데...)

<잠시라도 더 살아있으려면 천신부의 절기를 써야할 것이다!> 다시 들리는 음성.

청풍;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도 전혀 종잡을 수가 없다.) 식은땀

청풍; (이래저래 지금의 내 몸 상태로 어찌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닌데...) + [!] 생각하다가 깨닫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포숙정의 말. 포숙정이 냉상영에게 말하던 장면이다.

 

포숙정; [내가 외인인 네게 삼성동의 무공까지 가르쳐준 이유가 무엇인 것같으냐?]

 

청풍; (틀림없다!) 눈 번뜩

청풍; (무후라는 저 여자는 번뇌신존의 제자일 것이다.)

청풍; (그렇다면...) + [나는 호삼자의 친구요.] 허공에 대고 말하고. 순간

[!] 허공에 가득한 놀람과 침묵. 이어

고오오! 화악! 청풍의 주변을 휘감고 돌던 안개의 소용돌이가 갑자기 사방으로 흩어져 버린다.

청풍; (살았다.) 안도하며 긴장을 풀고.

휘이이! 숲에서 안개가 사라지고

청풍; [갔군.] 안도하고

청풍; [여자의 몸으로 번뇌신존의 경지에 육박한 고수를 다 만나고...] [과연 무공의 한계는 어디까지인 것인지...!] 하늘 보며 우울하게 한숨 쉬고

청풍; (놀란 건 놀란 거고...) 돌아서고

청풍; (기왕에 그 여자를 만났으니 볼일을 봐야겠지?) 냉상영의 요사스런 얼굴을 떠올리며 살벌한 표정이 되고

 

#240>

울창한 숲.

쐐액! 질풍처럼 숲속을 달리는 냉상영.

냉상영; (귀신같은 놈! 내 뒤를 몰래 밟았었다니...!) 전력으로 날아가고. 숲 위로 날아가는 게 아니고 나무 사이로 숨어서 날아간다.

냉상영; (근처 숲에 남아있던 흔적으로 미루어보건 데 청풍이 놈이 제 어미와 접촉한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냉상영; (그리고 청풍이놈은 내가 천신대야의 딸임을 알고 있다.)

냉상영; (자칫하다가는 청풍이 놈 때문에 내 정체가 들통 날 수도 있다!) 입술 깨물고

냉상영; (청풍이 놈을 어떻게 하지 않으면 포숙정이 비밀을 아는 건 시간문제인데...) + [!] 생각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냉상영; (위험!) 팟! 급히 몸을 앞으로 공처럼 굴리고.

쉬익! 그런 그녀의 머리 위로 스쳐 지나가는 새하얀 궤적,

스팟! 굴린 몸을 급히 바로 세우는 냉상영.

고오! 그런 그녀의 앞쪽에서 부메랑처럼 허공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돌아오는 일본도가 보인다. 냉상영을 노리는 건 아니고 왔던 곳으로 도로 날아간다.

냉상영; [어...어검술(馭劍術)까지...!] 그걸 보며 기가 질리고.

파앗! 되날아간 일본도가 누군가의 손에 잡힌다.

높직한 나무 위에 우뚝 서있는 사내. 물론 청풍이고. 이 장면에서도 바로 위 씬처럼 망토와 죽립은 쓰지 않은 상태임 주의.

냉상영; (도망치긴 틀렸다!) 뒤로 뛰어 물러나며 방어 자세를 취하고. 이를 악물면서

청풍; [냉상영!] 휘익! 날아내리고

청풍; [좀 더 오래 살고 싶었다면 당신은 신녀문을 나서지 말았어야 했소!] 냉상영의 앞쪽 바닥에 내려서고

냉상영; [호호호! 날 죽일 작정이냐? 그래도 한 때는 어미라고 불렀던 날?] 마녀처럼 웃고. 하지만 얼굴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고

청풍; [잘 가시오!] 일본도를 쳐들었다가.

쩍! 내리친다. 그러자

하얀 궤적이 10여미터 밖에 서있는 냉상영을 수직으로 베어가고. 냉상영은 피하지 못한다.

하지만 왠지 태연한 냉상영.

쾅! 무언가 검은 물체가 냉상영 앞에 나타나 청풍의 검기를 대신 맞는다.

쿠오오오! 돌풍이 휘몰아치는 중에 우뚝 서있는 철가면에 망토 두른 거인. 망토 밖으로 내민 둥근 방패가 보인다. 마귀가 그려진 방패. 바로 육마신 중 한 명이다. 방패에 비스듬히 긁힌 자욱이 나있고. 무기는 도끼다.

청풍; (저자는...) 찡그릴 때.

쿵! 쿵! 쿵! 허공에서 청풍의 주위에 내려 꽂히듯 나타나는 다섯 명의 철가면들. 각자 도, 검, 창, 철퇴, 쇠사슬 등을 무기로 들었다.

청풍; (육마신...) 둘러보고. 아무 표정이 없다.

냉상영; [호호호! 아무렴 내가 아무 준비도 없이 강호에 나왔을 것 같으냐?] 깔깔 웃고.. 손에는 어느덧 여러 개의 방울을 묶은 작대기를 들고 있다.

냉상영; [육마신이 어떤 존재들인지는 지난 번 만났을 때 설명했었지?]

냉상영; [육마신은 역대 마교 교주들의 시체중에서 상태가 가장 좋은 자들만 골라 강시대법으로 부활시킨 마물들이다.]

냉상영; [네 아비 이무외라도 육마신의 협공에는 무사하지 못할 걸?]

청풍; [역시 당신은 머리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군.] 냉소

청풍; [불과 보름 전 육마신이라 해도 당신의 목숨을 지켜주지 못한다고 말했을 텐데...?] 스산한 눈빛

냉상영; [육마신도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구나!] [놈을 죽여라 육마신!] 딸랑 딸랑! 방울을 흔들고. 순간

츠츠츠! 검은 안개처럼 한 덩이가 되어 사방에서 몰려드는 육마신의 그림자들. 서로의 몸에서 뿜어지는 검은 기운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사방에서 청풍을 덮쳐간다. 하지만 청풍은 칼을 늘어뜨린 채로 우뚝 서있다.

화악! 검은 파도처럼 변한 육마신의 그림자들이 청풍을 집어삼킨다. 검은 기운들이 서로 연결되어 청풍을 덮어버렸고

냉상영; [호호호! 자만의 대가다 청풍아!] 깔깔 웃고.

냉상영; [육마신이 함께 뿜어낸 묵마연혼강기(墨魔鍊魂罡氣)가 네놈의 몸뚱이를 피곤죽으로 만들어버리 것이다.] 웃는데

쩡! 그 검은 바위같이 변한 육마신의 마기 안쪽에서 갑자기 한줄기 빛이 치솟는다.

냉상영; [설마...!] 부릅 놀라고.

쩡! 쩌저정! 검은 바위가 쩍쩍 균열이 가며 갈라지고 그 균열 사이로 밝은 빛 여러 줄기가 터져나와 허공으로 마구 치솟는다.

콰아앙! 마침내 대폭발. 검은 바위는 산산이 부서져 날아가고. 그에 따라 사방으로 튕겨나가는 육마신들.

퍽! 퍼퍽! 나뒹구는 육마신들. 죽지는 앉았지만 철가면의 입 부분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

폭심의 중앙에 우뚝 서있는 청풍. 처음과 변함이 없다.

냉상영; [육... 육마신을 이렇게 간단히...!] 경악하고.

사방에 나뒹굴었다가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육마신들.

냉상영; [제 어미에 필적할 만큼 강해졌구나!] 비틀.

청풍; [내 어머니는 어떤 분이시오?] 눈 번뜩이고.

청풍; [대답을 하면 한 번 더 살려주겠소!] 냉상영에게 다가가고

냉상영; [그건...] 침 꿀꺽.

청풍; [말하시오!] 강렬한 눈빛. 하지만

냉상영; [호호호! 유감스럽지만 그렇게는 못해!] 고개 젓고

냉상영; [어쩌면 넌 네 어미를 네 손으로 죽이게 될지도 몰라!]

냉상영; [그런 기쁨을 나보고 포기하라고? 어림없지!] 마녀같은 표정으로

청풍; [잘 생각하시오! 당신이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

냉상영; [흥! 그렇게 생각하는 건 네가 아직 어리다는 증거야!] [넌 날 절대 죽이지 못해!] 비웃고

청풍; [확인해 봐도 좋소!] 징! 진동하는 칼로 겨누고

냉상영; [과연 그럴까?] 촥! 갑자기 자신의 저고리를 양손으로 확 잡아 찢는다.

털렁 들어나는 유방.

청풍; [무슨 짓을...!] 급히 고개 돌리며 찡그리고.

냉상영; [호호호! 내 말이 맞지?] 치마끈도 풀며 웃고.

청풍; [그만 두시오!] 고개 돌린 채 외치고.

냉상영; [기막힌 구경을 시켜주겠다는데 왜 안 보는 거냐?] 화락! 치마를 허공으로 벗어던지며 야하게 웃고. 이제 얇고 길이가 짧은 란제리 차림이 되고. 한제리의 끝은 사타구니 바로 아래까지 오는 짧은 것

청풍; [당... 당신이란 여자는...!] 치를 떤다. 그러면서도 감히 냉상영의 야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고.

냉상영; [불이살검이라고? 흥!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이름이지!] 냉소하며 야한 자세를 취하고. 두 손으로 자기 젖가슴을 떠받히려고 하면서

냉상영; [겨우 여자 알몸 앞에서 쩔쩔 매는 주제에 무슨 무정 타령이냐?] 두 손으로 젖가슴을 바쳐 유방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며 비웃고.

[...] 분노하지만 여전히 고개 돌리지 못하는 청풍

냉상영; [자! 고개 돌리고 봐! 이게 네가 어릴 때 빨고 만지던 바로 그거야!] 젖가슴을 내밀면서 도발하고. 순간

청풍; [죽이겠다!] 이를 악물며 맹렬히 일본도를 뒤로 휘두르고. 고개는 돌리지 못하고

냉상영; (흑!) 가슴이 철렁하는 냉상영. 하지만

멈칫! 청풍의 일본도는 냉상영의 유방 앞에서 멈칫하고.

눈 부릅뜬 채 부들부들 떨며 베지 못하는 청풍. 여전히 고개는 돌린 채

냉상영; (그럼 그렇지!) 쌔액 웃는 냉상영.

청풍; [추잡한 짓 그만하고 빨리 옷을 입으시오!] 고개 돌리지 못하고 말하는데

냉상영; [그렇게 못하지!] 퍼엉! 냉상영의 손바닥에서 터져 나온 레이져포 같은 섬광이 그대로 청풍의 가슴을 강타.

[컥!] 엄청난 충격을 받고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져 나가는 청풍.

콰앙! 높직한 바위에 등이 부딪혔다가

털썩! 주저앉는 청풍.

냉상영; [호호호!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넌 날 죽이지 못해!] 장풍을 내친 자세로 마녀처럼 웃고

콱! 청풍은 일본도를 바닥에 찍고

이어 겨우 일어나는 청풍의 입에서 피가 흐른다.

냉상영; [그래도 십육년 넘게 어머니라고 부르던 날 죽일 수 있다면 정말 불이살검이겠지!] 득의하며 깔깔. 하지만 그 직후

[!] 흠칫 하는 냉상영.

일본도를 짚고 한 무릎을 꿇은 채 그녀를 올려다보는 청풍의 눈빛이 아주 차갑다.

냉상영; [네... 네놈!] 경악하며 급히 뒤로 확 날아가고.

쩍! 일어서며 일본도를 수평으로 그어내는 청풍.

냉상영; [흑!] 허공에서 상체를 뒤로 젖히며 피하는 냉상영.

쩍! 그녀의 몸 위로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하얀 검기의 궤적.

냉상영의 젖가슴 사이에 비스듬히 상처가 나며 피분수가 튀고.

냉상영; [큭!] 휘리릭! 덤불링을 하여 지면에 내려서는 냉상영.

냉상영; [으으으!] 비스듬히 갈라진 가슴의 상처를 움켜쥐고 휘청하는 냉상영. 그리 깊은 상처는 아니다.

그런 냉상영에게 다가서는 청풍. 눈빛이 아주 차갑게 갈아앉아있다.

냉상영; [독... 독한 놈!] [날 정말 죽일 작정이로구나!] 공포에 질려 비칠비칠 물러서고.

청풍; [이제야 알았소! 당신이야말로 나의 가장 큰 번뇌요!] 이를 갈고. 핏발이 선 눈

청풍; [당신 말대로 당신을 베지 못하면 난 영원히 어린애일 뿐이오!]

청풍; [우리의 질기고도 긴 악연. 오늘로 끝냅시다!] 칼을 쳐들고.

냉상영; [순순히 당할 줄 아느냐?] 악을 쓰며 몸을 움직이고.

스스스! 순간 그녀의 모습이 십여 개로 늘어난다.

청풍; [십방마현(十方魔現)!] 눈이 번득.

냉상영; [호호호! 천마 방각의 십대절기중 하나인 십방마현을 알아보다니 제법이구나!] 열 명으로 변해서 웃고.

냉상영; [그럼 마교 최강의 호체술인 십방마현이 펼쳐진 이상 날 죽일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겠지?]

냉상영; [어느 것도 내 실체가 아니고 또 어느 것도 허상이 아니야!] [이제 무엇으로도 날 베지 못해!]

청풍 눈을 감아버리고.

냉상영; [소용없어! 눈으로 알아차리지 못한 이상 귀로도 알아차리지도 못해!] 깔깔 웃고. 그 직후

청풍의 일본도가 움찔 움직이고. 다음 순간

쩍! 서걱! 열 명의 냉상영이 역시 열명으로 변한 청풍에게 동시에 베어진다. 몸이 갈라져서 경악하는 냉상영.

냉상영1; [네...네놈도 십방마현을...!]

냉상영2; [괴...괴물같은 놈!]

냉상영3; [그 애비에 그 자식이로구나!] 여러 명의 냉상영이 여러 명의 청풍에게 베어지며 신음을 토하고. 하지만

휘이이! 다음 순간 갈라진 열 개의 냉상영의 모습이 종이조각처럼 흐느적거리더니.

푸스스스! 물에 녹듯이 허공에 녹아버리는 냉상영의 모습.

장내에는 아무도 없다. 냉상영도 육마신도. 오직 청풍 만이 우뚝 서있고.

일본도를 내려뜨린 상태로 바닥을 보는 청풍.

바닥에 점점이 떨어져 있는 피.

청풍; [놓쳤군!] 우울한 표정

고개 들어 하늘을 보는 청풍.

청풍; (미안하다 분이야!) 분이를 떠올리고

청풍; (네 복수를 해주기에는 내 결의가 아직도 무른 모양이다.) 우울한 표정이 되는 청풍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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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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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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