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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아침. 진상파의 거처. 거처 앞에 청풍과 신소심이 서있다. 청풍은 일본도를 차고 있고. 신소심은 한손으로는 벽소소의 팔을 잡고 있고

청풍; [인황경의 사본이다.] 새로 쓴 책을 내밀고

신소심; [설마 엉터리로 베낀 건 아니겠지?] 받으면서

책을 쥔 채 노려보는 청풍

신소심; [화 풀어요. 그냥 해본 소리니까.] + (에고 무셔라!) 팟! 억지로 웃으며 청풍의 손에서 인황경 사본을 확 잡아뽑고. 이어

신소심; [인질 받아요!] 팟! 벽소소를 인형처럼 청풍에게 던지며 자신은 그 반동으로 날아오른다

자신에게 부딪혀 오는 벽소소를 두 팔로 안는 청풍.

벽소소는 못 이기는 척 청풍의 품에 안기고

신소심; [행복해야해 동생!] 호호호! 휘익! 멀리 날아가며 외치고. 벽소소를 품에 안은 채 그걸 보는 청풍. 그때

번뇌신존; [갔군.] 문을 열고 나오고. 진상파가 죽립을 들고 따라 나오고

청풍; [노야...] 안고 있던 벽소소를 품에서 떼어놓고. 어쩔 수 없이 청풍의 품에서 떨어지는 벽소소.

번뇌신존; [저 계집이 가는 곳에 지극경이 있을 걸세.] 신소심이 간 곳을 보고

번뇌신존; [자네 미혼처는 노부가 돌볼 테니 수고해주게나.]

벽소소; (미혼처...) 입술 깨물고

청풍; [부탁드리겠습니다.] 포권하고

진상파; [다녀오셔요.] 죽립을 내밀고

청풍; [빨리 돌아오겠소.] 죽립을 받고. 이어.

휘익! 죽립을 머리에 쓰며 날아오른다.

곧 멀어지는 청풍

벽소소; (떠났어, 내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입술 깨물고

벽소소; (역시 불이오빠에게 나 같은 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야.) 돌아서고. 하지만

진상파; [가지 말아요.] 뒤에서 가만히 벽소소의 팔을 잡고.

탁! 벽소소가 말없이 몸을 틀어 진상파의 손을 뿌리치지만

진상파; [내가 그이에게 잘 말해볼게요.] 슥! 다른 팔을 잡는 진상파

[!] 멈칫! 하는 벽소소

진상파; [그이와 저는 소저의 오라버니에게 큰 은혜를 입었어요.] [그 때문에 그이도 소저의 마음을 마냥 거부하지는 못할 거예요.]

벽소소; [필요없어!] 다시 팔을 진상파의 손에서 확 뽑고

벽소소; [그 따위 동정 받으려고 찾아온 줄 알아?] 화를 내며 월동문쪽으로 가려는데

번뇌신존; [평생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그 월동문을 나가봐라.] 웃고

멈칫! 하는 벽소소

번뇌신존; [노부도 그 옛날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던 적이 있다.] 한숨 쉬고

번뇌신존; [그 때문에 삼십년 가까이 회한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지.]

바르르! 떨기만 하고 더는 걸음 옮기지 못하는 벽소소. 그때

진상파; [이제 다 내게 맡겨요.] 뒤에서 벽소소를 끌어안고.

움찔! 하지만 강하게 뿌리치지는 못하는 벽소소

진상파; [그이처럼 나도 외로운 처지라 동생이 한명 쯤 있었으면 했답니다.] 귀에 대고 속삭이고. 그러자

벽소소; (꼴도 보기 싫은 여자...) 입술 깨물고

벽소소; (하지만 고집을 부렸다가는 영영 불이오빠를 못 보게 될 것같아 두려워.)

<아무래도 본처 자리 차지하기는 틀렸고... 첩살이라도 해야할까봐.>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벽소소의 생각 나레이션

 

#227>

<-황산(黃山)> 기기묘묘한 바위 봉우리들이 난립한 산

아주 아름답고 멋있는 산, 골짜기. 무릉도원같은 곳. 깍아지른 절벽이 마주 선 형태인 입구에 세워진 사람 키만한 비석에 쓰인 글. <洗塵谷>

휘익! 그곳으로 날아 내리는 위진천.

비석을 보고

위진천; (세진곡(洗塵谷)...) (세상의 티끌을 씻어버린다는 의미인가?) 비석을 보며 다가가고. 이어

비석 옆에 멈춰서며 절벽 사이로 계곡 안쪽을 보고. 헌데

아지랑이같은 것이 일렁거려서 안쪽의 상황이 잘 안보인다.

위진천; (역시 진법이 설치되어 있다.) 조심스럽게 아지랑이 속으로 들어가고

위진천; (미리몽유진(迷離夢遊陣)이라는 것인데...)

위진천; (아버지로부터 미리 파진법을 배워두지 않았다면 진법에 갇혀 오도 가도 못했겠지.) 손가락을 짚어 계산하면서 걸음을 비틀비틀 걸어가고. 그러면서

<네 사고는 남편이 그의 사부 손에 죽은 후 성격이 아주 냉혹하고 괴팍해졌다.> 선실에서 위극겸이 하던 말을 떠올리는 위진천

이하 회상

 

위극겸; [하지만 무슨 말을 하든 시키는 대로만 하면 잘못되진 않을 거다.]

위극겸; [대신 절대로 무공은 사용하지 마라. 네 사고는 애비도 감당할 수 없는 절세고수다.] 이어지는 말

회상 끝

 

위진천; (사고 포숙정이 그렇게 대단한 실력일까?) 아지랑이같은 진법 안을 통과하며 생각하고

위진천; (계집이 무공이 강하면 또 얼마나 강하다고...)

위진천; (하지만 아버지는 빈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니 주의해서 나쁠 건 없겠지.) 걸어가고. 그러자

화악! 어느 순간 안개의 장막 같은 것을 뚫고 나오는 위진천

위진천; (드디어 미리몽유진을 빠져나왔다.) 눈 반짝이며 앞을 보고

사면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분지. 복숭아 꽃이 만발하고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말 그대로 세외선경인데.

복숭아 꽃이 만개한 언덕 위에 작은 초가집이 한 채 서있다.

위진천; (저 집에 있겠지!) 복숭아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집으로 다가가고. 그러다가

[!] 오싹! 소름이 돋아 눈 치뜨는 위진천

쿠오오! 초가집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쏟아져 나온다

위진천; (가... 가공할 살기가 저 모옥(茅屋;초가집)에서 쏟아져 나와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전율하며 멈춰서고

위진천; (역시 아버지의 경고는 괜한 것이 아니었다.) + [무단히 입곡한 것을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포권하고

위진천; [지극경으로 천존경과 바꾸고자 내방하게 되었습니다.] 비지땀을 흘리며 말하고. 그러자

<지극경을 가져왔다?> 초가집에서 들리는 음성

<그렇다면 넌 둘째 사형 위극겸의 자식이겠구나.> 이어지는 음성

위진천; [그렇습니다. 소질은 위진천이라고 합니다.]

<위진천...> <위사형이 사부의 추적을 피해 몸을 숨긴 살인상단에서 매약음(梅若音)이란 천한 살수 계집과 정분이 났다더니...> <네가 바로 그 씨겠구나.> 이어지는 음성

위진천; (천한 살수 계집!) 위진천의 얼굴 근육이 꿈틀한다. 분노와 모멸감으로. 그때

<출신이 천하든 말든 상관없겠지! 갖고 온 물건을 꺼내라.> 이어지는 음성

위진천; (참자!) + [예!] 품속에 손을 넣고

위진천; (언제고 복수할 날이 있을 테니...) + [여기 있습니다!] 책을 한권 꺼내고. <地極經>이라는 제목이 적힌 낡은 책이다. 그러자

팽! 어떤 힘이 지극경을 확 끌어당긴다. 마치 고무줄에 묶인 것처럼. 책을 놓치며 흠칫! 하는 위진천.

삐꺽! 초가집의 문이 조금 열리고

슈욱! 그 사이로 바람같이 딸려들어가는 지극경

위진천; (가공할 접인공력(接引功力)!) 식은땀을 흘리며 손을 내리고

위진천; (방금 전의 그 한수만으로도 내가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고수라는 걸 알겠다.) 식은땀을 흘릴 때

<위사형이 가져갔던 진본 지극경이로군!> 초가집 안에서 들리는 음성.

위진천이 흠칫! 할 때

<좋다! 천존경으로 바꿔주마.> 핑! 말과 함께 조금 열린 문을 통해서 날아 나오는 책 한권. 역시 낡았는데.

표지에는 <天尊經>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팟! 급히 두 손으로 받는 위진천

위진천; (천존경(天尊經)!) 흥분하고.

위진천; (드디어 삼성록 중 지극경에 이어 천존경이 내 손에 들어왔다.) 흥분할 때

<떠나라. 미적거리면 목을 떨어뜨리겠다.> 다시 초가집에서 들리는 소리

위진천; (정말 제멋대로인 계집이로군!) 분노를 억누르며 홱 돌아서는 위진천.

그런 위진천의 뇌리에 떠오르는 위극겸의 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세진곡을 완전히 나올 때까지는 절대 감정을 드러내선 안된다.> 역시 선실의 책상 건너 의자에 앉아서 말하던 모습

이하 회상은 좀 길므로 별도의 찹터로 표기

 

#228>

위진천; [아버지는 사고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게 아닌지요?] 열중 쉬어 자세로 서서 반발하고

위극겸; [네 사고의 별호가 무엇이었는지 아느냐?] 위진천을 지긋이 보며

위진천; [사고에게 별호가 따로 있었습니까?]

위극겸; [무후(武后)가 네 사고의 별호였다.] [남편이었던 이무외의 별호가 무제(武帝)였던 것에 빗대어 붙여진 별호였지.]

위진천; [무후... 무공의 여제...] [광오한 별호로군요.]

위극겸; [네 사고의 실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무후라는 게 결코 광오한 별호가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고개 젓고

위극겸; [당시 무림에서 무공이 강한 순서로 따지자면 이무외, 번뇌신존, 천신대야, 포사매 순이었다.]

위진천; [사...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 여자였군요.,] 침 꿀꺽! 삼키고

위극겸; [대단했지!] [게다가 잘 했으면 포사매는 아비에게 사모(師母)가 될 수도 있었다.] 쓴웃음

위진천; [번뇌신존이 여제자인 포숙정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단 말입니까?] 어이없고.

위극겸; [이루어지기 힘든 관계이긴 했어도 사제지간에 서로 애모의 정을 품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위극겸; [하지만 사부에 못지않은 재주를 지닌 데다가 더 젊고 잘생긴 사내가 나타나면서 둘 사이는 소원해졌다.]

위극겸; [이무외였군요!] 깨닫고

위극겸; [정말 잘난 자였지! 무공도 대단했고...] 젊고 잘생긴 무제 이무외를 떠올리며 고개 끄덕이고

위극겸; [명실상부(名實相符)란 이무외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위극겸; [천신부 사상 최고의 기재인 그는 약관의 나이에 이미 사부인 천신대야를 능가해버렸을 정도였다.]

위극겸; [혹자는 고금제일인인 천마 방각의 재주도 이무외에게는 미치지 못할 거라고까지 했는데...]

 

<심지어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네 사고가 한 눈에 반해버린 것도 무리가 아니었지.> 서로 포옹한 채 황홀한 표정을 짓는 젊은 날의 이무외와 포숙정.

 

위극겸; [만일 천신부의 부주 천신대야가 미쳐버리지 않았다면 천하 무림은 오래전에 이무외의 것이 되어있을 게다!] 톡톡!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위진천; [천신대야가 제자인 이무외를 죽였습니까?]

위극겸; [직접 죽이지 않았지만 결국 천신대야가 이무외를 죽인 셈이지.] 끄덕이고

위진천; (천신대야가 제자를 질투한 모양이군.) 깨닫고

위극겸; [애비의 출신문파인 삼성동이 천신부와 세불양립(世不兩立)임은 너도 알고 있을 것이다.]

위진천; [예!]

위극겸; [헌데 자신의 대제자가 숙적인 삼성동의 여제자와 사랑에 빠져버렸으니 천신대야가 미쳐버린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결국 천신부주는 이무외의 무공을 폐하고 쫓아냈다.> 미치광이같은 장발의 노인이 무릎을 꿇은 이무외에게 악을 쓰는 모습. 이 노인 나중에 나오는 천신부 문주 천신대야임.

 

위진천; [이무외가 자기 사부를 능가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순순히 당학 것입니까?] 어이없고

위극겸; [이무외는 너무 고지식했다. 그래서 제 사부 손에 순순히 무공을 빼앗겼다.] 고개 끄덕이고

 

<무기력해진 이무외는 뒤쫓아온 원수들과 천신부의 제자들에게 죽임을 당했고...!> 적에게 포위되어 만신창이가 되어있는 이무외.

<당연히 사자는 남편의 복수를 원했다.> 시체가 가득 널린 들판에서 이무외의 시체를 끌어안고 울부짖는 젊은 날의 무후 포숙정.

 

위극겸; [그러나 사부는 복수를 허락하지 않았다.] [사비세에 드는 두 문파가 충돌한다면 그 결과가 어떠할 지는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위진천; [당연히 무림의 종말이 왔겠지만...] 끄덕

위진천; [대단한 사고께서 쉽게 복수를 포기했을 것 같지는 않군요!] 냉소

위극겸; [네 사고는 애비와 대사형인 뇌공량을 꼬득여서 모반을 일으켰다.] 끄덕

위진천; [모반!] 흠칫

위극겸; [우리들도 사부의 금족령(禁足令)에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였기에 못 이기는 척 네 사고의 복수에 동참하고 말았다.]

 

<사부는 네 사고의 암산에 당해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게 되었고 우리 세 사형제들은 삼성록을 한 권씩 나눠 갖고 무림으로 뛰쳐나왔다. 그때는 세상이 다 우리 것으로 보였지!> 동굴 안의 석실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운기조식하고 있는 번뇌신존, 그를 돌아보며 각기 한 권씩의 비급을 들고 달아나는 이남일녀. 동굴 천장에서는 철문이 겹겹이 내려오고 있다.

 

위극겸; [하지만 오래지 않아 우리는 사부를 너무 얕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각한 표정이 되고

 

<놀랍게도 사부는 절대의 금제를 깨트리고 무림에 나왔으며...> 두꺼운 철문은 찢으며 석실 밖으로 나오는 마귀같은 형상의 번뇌신존

 

위극겸; [그걸 확인한 우리들은 세상 밖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다!]

위극겸; [사실 사부를 암산한 후 삼년 동안 우리 사형제들중 둘은 거대한 세력을 만들었었다.]

위극겸; [즉, 포사매는 신녀문을 세웠고 아비는 무황성은 만든 것이다.]

위진천; [신녀문이 원래 사고가 만든 세력이었군요.]

위극겸; [하지만 사부가 삼성동에서 빠져나온 것을 확인하자 포사매와 아비는 그때까지 이룬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위극겸; [포사매는 신녀문을 천안신녀란 계집에게 넘겼고...] [아비도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셋째인 도화선자(桃花仙子)를 금면무황으로 세우고 은신하게 된 것이다.]

위진천; [도화선자가 계집이면서 금면무황 노릇을 하고 있는 데에는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위극겸; [어쨌든 네 사고 포숙정은 천하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에 안에 드는 절세고수다.] 이어지는 위극겸의 말

 

<그러니 내 사고의 절대 심기를 거슬려서는 안된다!> 위극겸의 말을 떠올리며 진법으로 날아들어가는 위진천

위진천; (무후니 뭐니 해봤자 계집일 뿐이다!) 아지랑이가 일렁이는 진법을 날아지나면서 냉소하고

위진천; (지극경에 이어 천극경이 내 손에 들어왔으니 머잖아 나는 천하무적이 될 것이다!) 휘익 날아가고.

<그때 다시 돌아와서 어머니를 모욕한 포가년에게 복수하고 말겠다!> 음산하고 살벌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229>

위진천이 떠나고 조용해진 세진곡,

끼익! 문득 초가집 문을 열고 나오는 아주 아름다운 중년여인. 청풍의 어머니 포숙정. 신경 써서 잘 그려줄 것. 위극겸의 회상에 나왔었지만 그때는 젊었고 지금은 완숙한 중년여인이다. 아름답고 신비하고 차가운 인상이다. 머리를 백발로 해줘도 됨

밖으로 나오며 호각을 하나 입에 가져가는 포숙정

삐익! 하늘을 보며 호각을 분다. 순간

화악! 포숙정의 주변으로 거대한 새 그림자가 나타나고

쿵! 포숙정의 머리 위 수시미터에서 맴도는 거대한 학, 전투기 만하다

휘익! 포숙정의 몸이 미사일처럼 솟구쳐 올라

휘릭! 학의 등을 밟고 선다.

학이 날아가고,

소매 속에 손을 넣은 채 학 위에 서서 날아가는 포숙정, 정말 신선같은 모습.

 

#230>

<-장강(長江)> 밤. 넓은 강의 어느 포구.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다. 그중 한척의 배. 거대한 화물선이다. 수많은 화물이 실려 있다. 높이가 아주 높지는 않고 길고 넓은 형태의 배. 마치 바지선같다. #220>에 나온 장면과 동일. 다만 갑판에 선원들이 도열해있지는 않다. 몇 명의 눈빛이 날카로운 무사들이 경비는 서고 있고.

갑판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계단 끝의 철문. 흑모신원이 지키고 있고

 

위극겸; [틀림없군.]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필사본인 인황경을 읽고 있다. 눈이 흥분으로 번뜩이고. 그 앞에 신소심이 무릎을 꿇고 있고.

위극겸; [필사본이긴 해도 인황경임에는 틀림이 없다.] 끄덕

신소심; [하오면...] 기대에 차서 보고

위극겸; [해약... 줘야지.] 품속에 손을 넣고

다시 꺼낸 위극겸의 손에 작은 병이 들려 있고

위극겸; [받아라.] 휙! 던지고

신소심; (살았다!) + [감사합니다!] 두 손으로 냉큼 받고

신소심; (뭔 일이 생길지 모르니...) 뽁! 마개를 따고

<빨리 마셔버리자!> 꼴꼴! 고개 옆으로 돌리고 마시는 신소심.

그것을 지긋이 보는 위극겸

해약을 마시다가 흠칫! 하며 그런 위극겸을 보는 신소심

신소심; [죄... 죄송합니다.] 병을 입에서 떼고 눈치보고

위극겸; [아니, 시험에 통과했다.] 웃고

신소심; [예?]

위극겸; [만일 해약을 마시는 것을 망설였다면 네가 본좌를 믿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신소심; [아!]

위극겸; [의심없이 해약을 마셨으니 네 충성심이 어떤지는...] + [!] 말하다가 갑자기 입을 다물고

텅! 털썩!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위극겸의 귀에 들리고

신소심; (왜 저러지?) 의아해하는데

위극겸; [이런... 이런...] 한숨을 쉬고

위극겸; [어째 일이 너무 순조롭다 했더니만...] 슥! 의자에서 일어나고

신소심; [제...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는지요?] 겁에 질려

위극겸; [인황경을 손에 넣은 후 정주에서 이곳으로 바로 남하했느냐?] 노려보고

신소심; [혹시 추적이 있을까 우려하여 여러 번 경로를 바꾸었습니다만...] 눈치 보며 대답하고

위극겸; [그래도 따라붙었다면 네 잘못이 아니겠지.] 구석으로 가고

위극겸; [이 줄을 잘 봐라.] 구석 천장에서 늘어트려진 줄을 만지며

위극겸; [이 줄 옆에 서있다가 내가 신호하면 당겨라.]

신소심; [예...] 일어나고

신소심; [하온데 무슨 상황인지요?]

위극겸; [당금 무림에서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놈이 네 뒤를 밟았다.] 입구를 보며 말하고. 순간

신소심; (불이살검!) 깨닫고 눈 치뜨고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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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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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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