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202>

해가 진다. 황금전장 정문에서 십여명의 남녀가 나온다. 장사꾼 분위기. 모두 사내들인데 여자는 한명이다. 방물장수 분위기고. 이 여자는 정칠이 여장을 한 모습이다.

쌔액! 웃으며 곁눈질로 황금전장 무사들을 보며 성문을 나서는 여장한 정칠

무사1; [해가 진다. 성문을 닫아라!] 성문 위의 성루에 서있던 나이 든 무사가 외치고. 그러자

[예!] [성문을 닫아라!] 아래쪽으로 외치는 다른 무사들

성문 쪽에 있던 무사들이 서둘러 성문을 닫는다.

그그긍! 안에서 밖으로 닫히는 두짝의 성문

철컹! 완전히 닫혀서 외부와 격리되고

성루에 서서 멀어지는 십여명의 남녀를 보는 무사1

무사1; [저들이 무사히 태산을 내려갈 수 있으면 좋겠군.] 중얼. 옆에서 듣던 무사2가 흠칫! 하고

무사2; [무슨 말인가?]

무사1; [눈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우리 황금전장 주변은 살기로 가득 차있어.]

무사2; [신녀문과 살인상단 얘기로군.] 깨닫고

무사1; [양진영에서는 우리 황금전장을 눈에 가시처럼 여기고 있어.] 끄덕

<본장의 평판을 떨어트리기 위해 저들에게 해꼬지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야.> 황금전장을 등지고 멀어지는 정칠 일행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1의 말 나레이션

 

#203>

해가 지는 산길. 어두워지는 산길 서둘러 가는 정칠 일행

[서둘러야겠어. 객잔이 있는 산 아래까지 가려면 이각(二刻; 30분) 이상은 더 걸릴 거야.] 발길을 재축하는 상인들

[아주 어두워지기 전까지는 도착할 수 있을 것같네.] [그럼 다행인데...] 정칠 주위에서 대화 나누는 상인들

[그나저나 황금전장의 인심이 언제부터 이렇게 야박해졌지?] [그렇게 말이야. 전에는 객사에서 자게 하더니 가차 없이 나가라 하고...] 궁시렁 대는 상인들

상인들; [뭐 우리가 이해해야지.] [소장주가 무림왕으로 책봉된 건으로 인해 황금전장을 눈꼴 시려 하는 세력이 한 둘이 아니거든...] [혹시 첩자가 섞여있을까봐 외부의 인간들은 황금전장에서 재워주지 않는 거야.]

상인들; [빨리 객점에 도착해서 시원하게 한잔 했으면 좋겠구만.] [동감일세.] 입맛 다시며 길을 재촉하는 상인들. 그러다가

[!] [!] 기겁하는 상인들

앞쪽 숲속에서 나오는 복면 쓴 자객들

[!] 눈 번뜩이는 정칠

[힉!] [산... 산적?] 상인들 기겁하며 돌아서려 하지만

뒤쪽의 숲과 좌우의 숲에서도 자객들이 나온다

<포... 포위되었다!> 상인들 사색

자객들의 손에 들린 무기들이 번쩍이고

[살... 살려주십쇼!] [원하는 거 모두 드릴 테니 목숨만은...] 상인들이 손 모아 빌며 애원하지만

<죽여라!> 누군가의 명령이 들리고

[으악!] [크악!] 일제히 쇄도해서 상인들을 죽이기 시작하는 자객들

[안돼!] [히익!] 숲으로 도망치려는 상인들. 여장한 정칠도 그중에 끼어있고

하지만 가차없이 그들을 죽이는 자객들

부악! 자객 한명이 정칠을 따라붙어 베지만

정칠; [악!] 돌에 걸린 척 하며 나뒹구는 정칠. 그 바람에 자객의 칼질은 간발의 차이로 빗나가고

자객1; [헛된 희망 버리고 순순히 죽어라!] + [!] 정칠을 또 칼로 내리치려다가 눈 치뜨는 자객

정칠; [흐윽! 제발...] 겁에 질려 옆으로 일어나며 애원하는 정칠. 헌데 의도적으로 치마를 끌어올려 미끈한 종아리를 드러내고. 그러자

꿀꺽! 침 삼키는 자객

[뭐하고 있어? 마무리 짓지 않고?] 상인들을 모두 죽인 다른 자객들이 돌아보며 외치고. 그러자

자객1; [먼저들 가게. 난 볼일 좀 보고 가겠네.] 칼을 칼집에 꽂으며 동료들에게 외치고. 그러자

[!] [!] 깨닫는 자객들

요염한 자태의 정칠의 모습이 일부 보이고

[저 새끼 버릇 또 나오네!] [냅둬! 이런 낙도 있어야지.] [뒷정리는 우리끼리 하세.] 시체들을 끌고 다른 숲으로 들어가는 자객들. 궁시렁 대고

자객1; [이 어르신 말 잘 들어라!] 콱! 정칠의 팔을 움켜잡으며 눈 희번덕이고. + 정칠; [악!] 여자처럼 비명 지르고

자객1; [오늘부터 황금전장에서 나오는 인간은 모두 죽이라는 분부가 계셨지만...] 정칠의 팔을 끌고 숲으로 들어간다. + 정칠; [살... 살려주세요.] 애처로운 표정으로 끌려들어가며 비명 지르고

자객1; [이 어르신을 만족시켜주면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 히죽 웃으며 정칠을 끌고 숲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자객1에게 끌려 숲으로 들어가는 소리없이 웃는 정칠

 

#204>

아침. 태산. 멀리 황금전장이 보인다.

숲속. 괴뢰신군과 나이 든 자객들이 무언가를 보고 있다. 그 앞쪽에서 젊은 자객들이 땅을 파서 뭔가를 꺼낸다. 한쪽에는 몇 마리의 개가 줄에 묶인 채 침을 흘리고 있다. 개의 목줄을 젊은 사내들이 쥐고 있고

구덩이에서 끄집어내지는 것은 벌거벗은 사내의 시체다.

[틀림없습니다!] [지난 밤 실종된 왕융의 시체입니다.] 시체를 확인하며 괴뢰신군을 돌아보는 젊은 사내들

괴뢰신군; [상황을 설명해봐라! 납득이 가게!] 찡그리고

[저희들은 황금전장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장사치 일행을 척살했는데...] [왕융은 장사치들 중에 끼어있던 계집에게 흑심을 품고 숲속으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젊은 자객들 괴뢰신군의 눈치를 보면서 설명하고

[그 이후 점호에 응하지 않아서 수색을 했습니다만...] [오늘 아침에야 개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시체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개들을 보며 말하고

사내1; [그 계집... 아니면 계집으로 위장한 자가 왕융을 유혹해서 죽인 후 옷을 벗겼을 것입니다.] 괴뢰신군 옆에 있던 나이 든 사내 한명이 말하고

사내2; [놈이 왕융의 옷으로 갈아입은 탓에 우리 살인상단의 포위망에 걸리지 않았겠지요.]

괴뢰신군; [과연 신산공자라는 별호에 어울리게 잔머리를 굴렸구나 벽세황!] 음산하게 웃으며 두 손을 모아 주문을 외울 준비를 하고.

괴뢰신군; [하지만 그 정도 잔머리로 우리 살인상단의 추적을 뿌리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문을 외운다. 그러자

화다닥! 화닥! 숲속에서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르고

사내1; [왕융의 시체에서 물러나라!] 급히 젊은 사내들에게 외치고

깜짤 놀라 시체에서 떨어지는 사내들

화악! 쏴아아! 숲속에서 날아오른 크고 작은 새들이 현장으로 날아내리고

새들은 죽은 시체에 날아내렸다가 다시 날아오른다

<냄새!> <왕융의 냄새를 맡고 있구나!> 사내들 깨닫고

<괴뢰신군의 괴뢰가 된 저 새들은 왕융의 옷에 배인 냄새를 맡고 따라가겠지!> 쏴아아! 다시 구름처럼 날아오르는 새들을 올려다보는 사내들의 생각 나레이션

괴뢰신군; [어서 가라 귀염둥이들아!]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들을 보며 결을 지었던 손을 풀고. 이어

괴뢰신군; [먼저 가겠다!] 팟 날아오르고

괴뢰신군; [연경으로 가다가 돌아오는 제일좌가 도착하는 대로 본좌의 표기를 따라오라고 말씀드려라!] 새처럼 날아서 새들의 뒤를 따라간다

[존명!] 일제히 대답하는 사내들

<인황경이 불이살검의 손에 들어가는 일은 천지가 개벽해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새들을 따라 날아가는 괴뢰신군의 모습 배경으로 괴뢰신군의 생각 나레이션

 

#205>

어느 도시. 낮.

어느 객점. 사람들 많고

그곳으로 서둘러 오는 신소심. 양쪽 허리춤에 길이가 좀 짧고 휘어진 칼을 한 자루씩 차고 있다.

객점 입구, 입구 옆의 벽에 <九>를 세 개 겹친 숫자가 새겨져 있다. 두 개의 <九>가 아래쪽에 있고 그 위에 하나의 <九>가 새겨진

신소심; (삼재구문(三才九紋)...) 곁눈질로 그걸 보며 객점으로 들어가는 신소심

신소심; (살인상단의 모든 자객들에게 하고 있던 일을 멈추고 집결하라는 긴급 신호...) 사람들이 북적대는 객점 안으로 들어가며 생각하고. + 점원; [어서 옵쇼!] 안내하려 하지만 무시하고

신소심; (삼재구문의 소환에도 응하지 않았다가는 변절한 것으로 간주되어 추살 당하게 된다.) 점원이 안내하려는 거 무시하고 두리번거리며 탁자들 사이로 걸어간다. 점원은 당황하며 따라오고

신소심; (일단 살인상단의 다른 자객들과 접촉하여 변명거리를 만들어 놔야한다.) 생각하다가

[!] 눈 반짝! 뜨는 신소심

구석진 자리에 혼자 앉아있는 음침한 인상의 사내. 헌데

그자의 탁자에는 젓가락이 <X>자로 놓여있다.

신소심; [오라버니! 오래 기다리셨지요?] 교태부리며 그자의 앞에 앉고

점원; (일행이 있었구만.)

사내; [어서 와라 막내야.] 아는 척하며 웃고

신소심; (못 본 얼굴인데... 이 구역 담장자이겠지.) + [오랜만에 뵈니 신수가 더 훤해지셨어요.] 교태부리고

사내; [그러는 막내는 절세미인이 되었구만.] 능글맞게 웃고

신소심; [금방 갈 거니까 국수나 한 그릇 빨리 말아줘.] 뻘쭘하게 옆에 서있는 점원에게 주문하고

점원; [예예! 곧 올리겠습니다요.] 굽신거리고

주방쪽으로 돌아가는 점원

신소심; [그래 무슨 일인데 삼재구문이 뜬 건가요?] 점원이 주방쪽으로 가는 거 곁눈질하며 낮은 목소리로 묻고

사내; [황금전장을 빠져나온 자가 정주(鄭州) 근처에 머물고 있는 불이살검을 만나러 가고 있소.] 역시 주위 곁눈질하며 말하고

신소심; [그래요?] 눈 반짝

사내; [아마 인황경을 불이살검에게 가져다주려는 모양인데...] 슥! 술잔을 밀어주고

사내; [그래서 단주님께서 전력을 다해 그자를 잡으라는 명령을 내리셨소.] 술병을 들어 그 술잔에 술을 따라준다

신소심; [황금전장에서 나온 자가 누군지는 확인되었나요?] 술잔을 잡고

사내; [이름이 파악되지 않는 걸 보면 무명지배(無名之輩)인 건 분명한데...] 술병을 술잔에서 떼고

사내; [우리 살인상단의 모든 가용 인력이 동원되고도 놈이 정주로 접근하는 걸 막지 못하고 있소.] 술병 내려놓고

사내;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미 백명 가까운 식구들이 놈에게 죽었다고 하오.] 품속에 손을 넣고

신소심; [황금전장이 숨겨둔 고수중 한명이겠군요.] 술잔을 입에 가져가며

신소심; [이름은 몰라도 용모파기는 있겠지요?] 술을 마시며

사내; [물론이오.] 다시 꺼낸 손에 두 번 접힌 종이가 들려있고. 그걸 보며 신소심은 술잔을 입에서 떼고

사내; [백여명의 식구들이 희생당하고 겨우 확인한 그자의 용모파기요.] 종이를 내밀고. 신소심은 술잔을 내려놓고 있고

신소심; [어디 보자.] 종이를 받아서

신소심; [대체 어떤 괴물이 우리 살인상단의 포위망을 무인지경으로 돌파한 걸까?] 종이를 펼치며 독백. 그러다가

[!] 눈 부릅 끄는 신소심

신소심; (설마... 설마...) 흥분으로 떠는 신소심의 얼굴

<정칠?> 신소심의 놀람 배경으로 종이에 그려진 용모파기. 바로 정칠의 성장한 모습이다.

 

#206>

어느 산. 낮

휘익! 날아가는 신소심

곁눈질로 주변 살피고

여기저기 죽어있는 사내들. 음침한 인산들이라 자객들임을 알 수 있는데 무기와 암기들이 근처에 떨어져 있다. 사내들은 몸에 구멍이 나 있거나 몸이 토막 쳐져서 죽어 있다. 구멍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신소심; (우리 살인상단 소속의 자객들인데...) 곁눈질로 시체들을 살피며 날아가고

<몸에 구멍이 나거나 토막 쳐져서 죽었다.> 이마에 구멍이 나서 죽은 시체와 토막 쳐져서 죽은 시채들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신소심; (구 년 전에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있는 것도 놀랍지만...)

신소심; (정칠은 불과 이틀 사이에 백명이 넘는 살인상단 소속의 숙련된 자객들을 학살했다.) 입술 깨물고

신소심; (대체 그동안 정칠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생각할 때

<크악!> <커억!> 삐익! 삑! 멀리 산속에서 비명소리와 날카로운 호각소리가 들린다.

신소심; (정칠이다!) 눈 번쩍

신소심; (정칠이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쐐액! 날아가는 속도를 배가하고

신소심; (아무리 정칠이의 무공이 경이적이라고 해도 끝없이 달려드는 살인상단 살귀들의 공격에서 무사할 수는 없다.)

신소심; (그런 상태에서 십대자객 정도의 강적을 만나게 되면 무사하지 못한다.)

신소심; (제발 내가 갈 때까지만이라도 버텨다오!) 이를 악물고

<너를 구할 수 있어야 그동안 날 사로잡아온 죄책감도 조금쯤은 해소될 테니...> 쐐액! 날아가는 신소심의 뒷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신소심이 날아가는 앞쪽에서는 연신 날카로운 호각소리가 들리고

 

#207>

산 속의 어느 계곡. 숲이 울창. 계곡 물도 흐르고

퍼억! 퍽! 이마에 구멍이 난 자와 몸이 토막 난 자가 나뒹군다. 살인상단의 자객들이다

콱! 바닥을 찍는 검.

정칠; [허억! 헉!] 바닥을 찍은 검으로 버티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정칠. 자객들과 같은 옷을 입었는데 온몸이 피투성이고 몸에는 부러진 무기와 화살, 암기들이 여러 개 박혀있다. 입과 코로도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고. 지치고 중상을 입은 모습

정칠;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는구만.] 웃으며 피를 뱉고

정칠; [기막히게 냄새를 맡을 뿐 아니라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과연 죽음을 파는 장사치들다워.] 헐떡이며 억지로 몸을 일으키고

정칠; [하지만 독하기로 치면 나를 능가할 인간도 많지 않지.]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고

정칠; [니들이 아무리 지랄발광을 해도 내가 불이공자님을 찾아가는 걸 막진 못할 것이다.] 심호흡하며 걸음을 빨리 하려 하고. 그러다가

[!] 오싹! 소름이 돋는 정칠

화악! 확! 주변의 나무들이 촉수처럼 변해서 정칠을 휘감아오고.

팟! 뛰어서 피하지만

콰득! 워낙 많은 나뭇가지들이 휘감아 와서 다 피하지 못하고 몇 가닥이 정칠의 팔 다리를 휘감는다.

콰직! 엄청난 힘으로 휘감는 나뭇가지에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정칠의 몸에서 나고.

정칠; [크왓!] 고함지르고. 그러자

화악! 정칠의 몸이 불덩어리처럼 달아오르고

펑! 펑! 강한 열기에 나뭇가지들이 터지고 불이 붙는다

정칠; [큭!] 휘릭! 턱! 바닥에 내려서며 비틀하고. 직후

[오행륜중 화룡동의 화룡신강(火龍神罡)까지 익힌 것인가?] 누군가 다가오며 말하고. 눈 부릅뜨는 정칠

괴뢰신군; [수정궁의 극음신공을 익힌 놈이 어떻게 상극인 화룡동의 무공까지 익혔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군.] 걸어오는 괴뢰신군. 괴뢰신군은 정칠을 못 알아본다.

정칠; (십대자객 서열이위 괴뢰신군!) 얼굴이 굳어지고

괴뢰신군; [어지자지(음양인) 아니면 고자일 텐데...] 음산하게 웃고

괴뢰신군; [확인은 죽여 놓고 하면 되겠지.] 딱! 손가락 튕기고. 그러자

화악! 쏴아아! 계곡 위쪽에서 마치 용같은 것이 나타나 정칠에게 내려 꽂힌다. 진짜 용은 아니고 수많은 크고 작은 새들로 이루어진 용의 형상이다

정칠; (새!) 화악! 두 손 교차하며 눈 부릅뜨는 정칠의 몸에서 강렬한 열기가 확 뿜어져 나온다. 하지만

콰드드! 용의 형상을 이룬 새들은 주저하지 않고 정칠에게 쇄도한다.

화르르! 퍼펑! 정칠이 뿜어내는 열기에 부딪힌 새들은 그대로 불길에 휩싸이며 추락하지만

콰드드! 까아아아! 새들은 눈이 백열된 채 미친 듯이 정칠에게 쇄도하고

정칠; (괴뢰신군의 괴뢰망량술(傀儡魍魎術)은 배교(拜敎)에서 유래한 술법으로 살아있는 생명체는 무엇이든 괴뢰, 즉 꼭두각시로 부릴 수가 있다.) 콰드드! 몸에서 강렬한 열기를 뿜어내며 이를 악물고.

퍼퍽! 화르르! 그 열기에 막혀 타면서 떨어지는 새들.

정칠; (한도 끝도 없다.)

정칠; (내상과 출혈이 가볍지 않은 상태에서 저 새들의 공격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위험해진다.)

정칠; (뭔가 타개책을 마련해야하는데...) 생각할 때

콰득! 우둑! 갑자기 땅 속에서 나무뿌리들이 튀어나와 정칠의 다리를 휘감는다

정칠; (아차!) 쩍! 카카칵! 찡그리며 검으로 나무뿌리들을 베어버린다. 전부 베어진 건 아니고 한쪽 다리를 휘감은 나무뿌리만 베어지고. 직후

[!] 눈 부릅 정칠. 바로 앞에까지 유령같이 다가와 면도날 같은 긴 손톱으로 가슴을 찔러오는 괴뢰신군. 면도날처럼 변한 손톱의 길이가 30센티는 된다

푹! 그대로 정칠의 왼쪽 가슴을 궤뚫는 다섯 개의 면도날 같은 손톱

정칠; [꺽!] 피를 왈칵 토하고

괴뢰신군; [노부가 네놈을 따라잡는 게 늦는 바람에 애꿎은 희생이 난 것이 유감이다.] 정칠의 가슴에 손톱을 박아 넣은 채 음산하게 웃고

괴뢰신군; [대신 그 보답으로 네놈의 시체를 노부의 장난감으로 만들어 귀여워해주마.] 사악하게 웃고. 하지만 그 직후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괴뢰신군

쩍! 정칠의 검이 아래에서 위로 그어 올려지고. 너무 창졸간의 기습이라 괴뢰신군은 몸을 홱 뒤로 젖혔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한다. 배에서 가슴까지 갈라지며 피가 뿜어지고. 하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다

괴뢰신군; [큭!] 뒤로 홱 날아서 피한다. 마치 허수아비가 날 듯이

푸슉! 그 바람에 그자의 손톱도 정칠의 가슴에서 빠지며 피가 분수처럼 뿜어진다

콱! 다시 검을 바닥에 꽂으며 주저앉는 정칠

정칠; [끄윽...] 피를 게워내지만 죽지는 않았고

괴뢰신군; [이거 참...] 휘릭! 멀찍이 내려서는 괴뢰신군의 몸에서도 피가 뿜어진다. 배에서 가슴까지 갈라져 피가 뿜어지는 모습이고

괴뢰신군; [방심의 대가치고는 심하구만! 노부의 몸에 이렇게 깊은 흔적을 남긴 놈은 이제껏 없었거늘...]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자신의 상처를 보고

정칠; (좀 얕았나?) 주저앉은 채 헉헉 대며 괴뢰신군을 노려보고

괴뢰신군;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군! 분명 심장을 찔렸는데 반격할 힘이 남아있다는 건...] + [!] 생각하다가 눈 치뜨고

괴뢰신군; [그렇군! 네놈은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오른쪽에 치우쳐 자리 잡고 있구나!]

정칠; [과연 늙은 생강이라 눈치도 빠르군!] 헐떡이며 겨우 일어나고

정칠; [난 심장이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 들어있다.] 피가 뿜어지는 가슴의 상처를 누르며 웃고

정칠; [덕분에 두 번씩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었지.]

괴뢰신군; [전에도 죽을 고비를 심장의 위치 때문에 넘긴 적이 있다는 건데...] [어떤 사연인지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

괴뢰신군; [어차피 심장의 위치까지 밝혀졌으니 네놈이 노부의 손에서 살아날 방법은 없으니...] 음산하게 웃으며 다시 두 손을 모으며 주문을 외우고. 그러자

쏴아아! 허공을 떠돌던 새들이 다시 모여들고

콰득! 우두둑! 땅에서는 나무뿌리들이 촉수처럼 마구 일어난다. 굳어진 표정으로 그걸 돌아보는 정칠

괴뢰신군; [헛된 희망은 품지 않는 게 좋다.] [네놈이 오늘 목숨을 부지하는 일은 천지가 개벽해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 음산하게 웃는데

펄럭! 펄럭! 괴뢰신군의 얼굴 주변으로 커다란 나비들이 날아 내리고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