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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콰쾅! 진동하는 오층탑. 탑 밖에서 깜짝 놀라는 내총관과 신녀문 사람들

[이... 이게 무슨...] [신녀님께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 사람들 웅성

내총관; (결국 이리 되는구나.) 알아차리고

내총관; (소문주님이 분이의 복수를 하려고 문주님을 공격하고 있어!) 초조

 

탑 내부에서의 격전.

냉상영이 외워대는 주문에 따라 더 많은 나사못들이 날아들고.

눈에 보이지 않게 검을 휘둘러 나사못들을 튕겨내며 앞으로 돌진하는 청풍.

쉬익! 앞으로 내뻗어지는 청풍의 일본도. 검이 엿가락처럼 쭉 늘어나 냉상영의 목젖을 노리고 날아간다.

냉상영; [흐윽!] 막거나 피하지 못하고 경악하는 냉상영.

하지만 그 직후 갑자기 얼굴에 쓰고 있던 면사를 확 벗어버리는 냉상영. 순간.

[!] 눈 부릅떠지는 청풍의 얼굴.

면사가 벗겨지며 드러난 것은 분이의 얼굴. 냉상영이 분이로 위장한 모습. 분이 모습일 때는 분이로 표기

<분이?> 분이의 얼굴 바로 앞에서 우뚝 멈춰지는 청풍의 일본도.

진상파; [조심해요!] 뒤에서 비명.

쌔액! 웃는 분이의 얼굴

청풍; [!] 깨닫고 눈 부릅

퍼엉! 밝게 빛난 분이의 손바닥이 장풍을 쏟아내 경악으로 굳어져 있던 청풍의 가슴을 강타한다.

콰아앙! 들썩이는 청풍의 뒷모습. 가슴 앞에서 빛이 폭발한 모습.

진상파; [흑!] 입을 가리는 진상파.

분이; [호호호! 불이살검이란 이름도 첫 사랑 앞에서는 별 수 없구나!] 화락! 깔깔 웃으며 뒤로 훌쩍 물러서는 분이.

분이; [아직 멀었다!] [이 정도 속임수에 넘어갈 정도라면 넌 여전히 질질 짜는 어린애에 불과해!]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고.

그러자 다시 얼굴이 변하며 냉상영의 본래 모습이 됨.

진상파; [괜잖아요?] 달려오고.

우뚝 서있는 청풍. 입에서는 피. 냉상영의 장풍에 가격당한 가슴 부분의 옷이 찢겨나가고 심한 상처가 나있다. 살갗이 찢어지고 뼈가 일부 드러날 정도의 중상.

청풍; [신경쓰지 마시오. 별 것 아니오!] 부축하려는 진상파의 손을 뿌리치고.

냉상영; [별거 아니라고?] [삼성동이 자랑하는 단맥절혼장(斷脈絶魂追掌)에 맞았으니 호기를 부리면 안될 게다!] 비웃고.

냉상영; [금강불괴라도 단맥절혼장에 직격당하면 죽을 수밖에...]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냉상영.

치치치! 마치 고무가 녹아들 듯 상처가 난 청풍의 가슴 부분이 원래대로 복구된다.

냉상영; [말... 말도 안되는 회복력...!] 사색이 되어 비틀 물러서고.

진상파; (역명신액의 약효가 발동했구나.) 안도하고

청풍; [당신은 날 죽이지 못하오!]

퍼뜩! 정신 차리는 냉상영.

냉상영; [그건 너도 마찬가지다!] 쾅! 발을 구르고. 그러자

펑! 펑! 펑! 단상 주변에서 여섯 개의 기둥이 폭음과 함께 바닥을 뚫고 올라온다. 보통 기둥이 아니라 관의 형태를 한 기둥들이고.

진상파; (관?) 놀라며 품에 안은 비파의 현에 손을 대고. 그때

냉상영; [모습을 드러내라 육마신(六魔神)!] 딸랑! 딸랑! 방울이 여러 개 뭉쳐진 작대기를 쳐들고 외치고. 그러자

펑! 펑! 여섯 개의 관 뚜껑이 부서지듯 열리며

저벅! 스윽! 각각의 관에서 한명씩의 괴인이 나온다. 얼굴에는 철가면. 손에는 도, 검, 창, 사슬등 각가지 무기. 몸은 두터운 망토로 가린 자들. 아주 강해 보인다.

진상파; (이자들!) 둘러보고.

진상파; (강해! 개개인이 사신장에 필적할 정도로...!) 긴장.

청풍; [활강시(活畺屍)로군!]

진상파; [활강시!] 놀라고.

냉상영; [호호호! 잘 봤다! 마교의 비전을 얻은 건 너 뿐만이 아니다!]

냉상영; [삼백년전, 마교는 천신부와 삼성동의 협공 아래 철저하게 파괴되었었다.]

<사비세의 두 문파가 손을 잡은 것은 그때가 유일했지!> 폐허가 된 마교의 총단. <三聖洞>과 <千神府>의 깃발을 든 사람들. 그 깃발 아래에서 서로 포권하는 두명의 신선같은 노인들.

냉상영; [결국 교주인 천마 방각을 비롯하여 요인들 대부분이 죽임을 당하면서 마교는 세상에서 사라졌다.]

냉상영; [하지만 마교의 저주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냉상영; [네가 얻은 저주심인결을 비롯하여 마교의 삼대마법(三大魔法)은 고스란히 세상에 남겨진 때문이다.]

냉상영; [육마신은 그중 하나인 강시대법(畺屍大法)으로 만들어진 마물들이다.]

냉상영; [마교의 역대 교주들의 시신을 강시대법으로 부활시킨 무적의 존재들인 것이다!] 득의하지만

청풍; [영혼이 없는 꼭두각시들 정도로 당신의 목숨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소?]

냉상영; [육마신이라면 네 아비 이무외라도 죽일 수 있다!]

청풍; [한번 시험해 보시오!]

움찔! 냉상영.

청풍; [육마신이 아무리 강해도 당신의 목숨을 지켜주지는 못할 거요!] 쿠오오! 청풍의 몸에서 일어나는 음산한 살기

지잉! 일본도도 미미한 진동을 일으키고 있고

냉상영; (살기는 제 아비보다 오히려 강하다!) + [그럴 지도 모르지!] 겁에 질려서 억지로 웃고.

냉상영; [어쩌면 육마신도 널 못 죽일지도 몰라!]

냉상영; [하지만 너와 함께 온 저 계집도 그럴까?] 진상파를 가르키고.

진상파;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띠리링! 비파를 조금 켜며

냉상영; [호호호! 열녀 났구나!]

냉상영; [죽을 때까지 짐승같은 사내들에게 겁탈 당하면서도 그런 소릴 할 수 있는지 보자 계집!] 마녀같은 표정.

진상파 바르르 떠는데.

청풍; [당신이 죽으면 신녀문도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소!]

움찔! 냉상영.

냉상영; [호호호! 동심고에 대해서도 알고 있구나. 역시 대단해!]

냉상영; [하지만 넌 어떨까?]

냉상영; [첫사랑에 불과한 분이를 잃고도 삼년을 방황했으니 살까지 섞은 저 계집을 잃으면 또 몇 십년을 회한 속에서 살겠지?]

청풍 침묵.

냉상영도 긴장하며 청풍을 보고.

숨 막히는 긴장. 치열한 신경전.

그러다가 청풍 일본도를 천천히 망토 속에 넣는다.

진상파; [상...상공! 저 때문에 그러실 필요는...!]

청풍; [아직 때가 아닐 뿐이오!]

냉상영; (살았다!) + [조금쯤 현명해지기는 했구나!] 웃으며 안도.

청풍 침묵.

냉상영; [사실 나는 모든 사람들의 앞날을 다 점칠 수도 있지만 몇 사람만은 예외고 너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냉상영; [과연 네가 어떤 괴물이 될지 종잡을 수도 없다!] [어쩌면 날 죽이는 게 너일지도 모르지!]

청풍; [한 가지 대답만 확실히 들으면 물러가겠소!]

냉상영; [내가 네 어미냐는 것이겠지?]

청풍 고개 끄덕.

냉상영; [너의 가장 큰 번뇌를 아무 대가 없이 벗어던질 생각을 한 건 아니겠지?]

청풍;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주겠소!]

냉상영; [호호호! 그 호방함도 애비를 닮았구나!]

청풍 빙긋 웃는다.

냉상영; [좋다 한 번 놀아보자!] [준비한 것을 가져와라!] 구석으로 물러났던 시녀들에게 말하고.

[예 신녀님!] 종종 걸음으로 다가오는 두 여자. 한 여자는 두 개의 술잔이 얹혀진 쟁반을 들었고 한 여자는 두루마리가 얹혀진 쟁반을 들었다.

냉상영; [내 잘난 아드님에게 가져다 주어라.] 시녀들에게 말하고

시녀들이 두려움에 떨며 청풍에게 다가오고

두 여자중 술잔을 얹은 쟁반을 든 여자가 먼저 청풍에게 다가온다

진상파; [둘 중 하나에는 독이 들었겠군요.] 찡그리며

냉상영; [맞다.]

냉상영; [맛도 똑같고 향기도 똑같지만 그 두 잔 중 하나에는 마시면 즉사하는 극독이 들어있다.]

청풍; [내 운명을 스스로 시험하라는 거요?]

냉상영; [그걸 마시고도 살 수 있다면 네가 가장 알고 싶어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악하게 웃는데

청풍 두 개의 잔 중에서 하나를 아무렇게나 골라잡는다.

진상파; [잠깐만 기다려요. 독을 찾아내는 방법이 있을 거예요.] 급히 말리려다가

경악하는 진상파. 청풍이 벌써 하나를 마셔버리고 잔을 내린다.

진상파; [상... 상공!] 긴장된 표정으로 보지만.

탁! 청풍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 잔을 쟁반에 내려놓는다. 겁에 질린 쟁반 든 시녀

냉상영; [정말 어쩔 수 없는 이무외의 씨로구나. 무모한 것까지 빼닮고...] 노려보고. 술잔이 얹혀진 쟁반 든 시녀는 급히 뒤로 물러서고 있고

청풍; [이제 대답하시오! 당신은 정말 나를 낳은 분이오?] 노려보고

냉상영; [아니다!]

진상파; (역시...!) 안도.

청풍; [무제 이무외란 분이 내 아버지이기는 한 거요?]

냉상영; [사실이다!]

청풍; [그럼 날 낳아주신 친어머니는 어떤 분이시오?]

냉상영; [호호호! 그건 말해줄 수 없다!]

진상파; [약속하셨잖아요!]

냉상영; [내가 친 어미인지 아닌지를 말해준다고 했을 뿐이지 생모가 누군지를 가르쳐 준다고는 하지 않았다!] 흘겨보며

진상파; [남북이패중 한 문파의 주인께서 너무 하시는 거 아니에요?] 한숨

청풍; [됐소! 그녀가 어머니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된 거요!]

청풍; [돌아갑시다!] 돌아서고

냉상영; [기다려라!]

청풍; [생각이 바뀐 거요?] 돌아보고

냉상영; [그런 모험을 할 배짱이 내겐 없다.] 두 번째 시녀에게 손짓하고

두루마리가 얹혀진 쟁반을 들고 겁에 질려 청풍에게 다가오는 시녀

냉상영; [어려운 발길을 했으니 선물을 하나 주려는 것뿐이다. 가져가라!] 고개짓하고

청풍 묵묵히 두루마리를 집어들고.

냉상영; [너의 아비를 모살하는데 가담한 원수들의 명단이다!]

진상파; [차도살인은 아니구요?]

냉상영; [그럴 수도 있지!] 뻔뻔하게 웃고.

냉상영;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그자들은 대부분 천신부의 주구(走狗)들이다.] [그리고 네 아비가 동문들에게 찢겨 죽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청풍; [이들이 당신에게도 죄를 지었소?] 두루마리를 들어보이고.

냉상영; [지었고 말고!]

냉상영; [나 역시 네 아버지를 사랑했다. 비록 날 버리고 네 어미를 선택했지만!] 마녀같은 표정이 되고

냉상영; [내게서 정인을 앗아간 놈들은 모두 죽어 마땅해!] 광기 어린 얼굴.

 

#179>

신녀문 정문을 나가는 청풍의 마차, 청풍의 말 고삐를 잡고 있고. 무사들이 그런 청풍을 겁을 먹은 표정으로 보고 있고. 신녀문으로 통하는 넓은 길에는 사람과 우마차들이 오가고 있고

우마차들 사이로 멀어지는 청풍의 마차.

 

#180>

신녀문 안쪽의 오층탑

맨 위층의 창가에서 청풍의 마차가 멀어지는 걸 보고 있는 냉상영.

냉상영; [망할 놈!] 이를 바득 갈고

냉상영; [갈수록 제 애비를 닮아가는구나!]

냉상영; [염신장 말대로 우릴 죽인다면 저놈이 되겠지.]

냉상영; [물론 순순히 네 손에 죽어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단다 청풍아!] 사악하게 웃고

 

#181>

신녀문이 멀리 보이는 언덕 위. 두 명의 남녀가 서서 언덕 아래로 이어진 길을 보고 있다. 길에는 사람들과 우마차가 많이 오가고 있고. 그 중에 청풍이 모는 마차도 있다. 두 명의 남녀는 바로 환설과 타노. 환설은 테두리에 천을 두른 평립을 쓰고 있다.

마차를 몰고 있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환설; (공자님...) 눈물이 글썽

타노;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불이살검과 진소저를 뵙는 게 어떻소?] 눈치 보며 말하지만

환설; [아니에요. 되었어요.] 고개 젓고

환설; [두 분이 무사하신 걸 제 눈으로 확인한 것으로 충분해요.] 돌아서며 타노가 눈치 채지 못하게 눈물을 닦고

환설; [전 이만 신장궁의 생존자들과 합류해서 신장궁을 탈환할 준비를 하겠어요.] 언덕을 걸어내려간다.

환설; (불이공자님을 뵐 면목이 없어진 몸, 신장궁의 재건에 전념하는 것이 아가씨에게 입은 은혜를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멀어지고

타노; (여자의 몸이지만 보기 드물게 의지견정한 소저다.) 멀어지는 환설을 보며 감탄하는 타노

<모진 고난에도 꺾이지 않은 저 심성이 머잖아 보상을 받게 되겠지.> 언덕을 걸어내려오는 환설의 앞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182>

경치 좋은 강변. 큰길에서 약간 벗어난 곳. 청풍과 진상파가 탄 마차가 강가에 서서 말 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마차안, 진상파와 청풍이 마주 보고 앉아있다. 청풍은 운기조식하는 모습이고

이윽고 눈을 뜨는 청풍.

진상파; [운기조식해보시니 어떠신가요?] 걱정

청풍; [별 이상 없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오.]

진상파; [운 좋게도 독배를 피하셨군요.] 안도하지만

청풍; [피하지 못했소.] 쓴웃음

진상파; [혹시!] 놀라고.

청풍; [아마도 두 잔 모두 독배(毒盃)였을 것이오.] [내가 마신 잔에 든 독은 그 여자가 말한 대로 반드시 사람을 죽이는 맹독이었고...]

진상파; [그럼에도 무사하신 건...] 안도. 흥분

청풍; [역명신액 덕분이오.] 끄덕이며 손바닥을 내밀고.

손 바닥 중앙에 동전만한 검은 점이 돋아나 있고.

청풍; [역명신액의 약효는 몸에 들어온 나쁜 것은 철저하게 배척해서 퇴출시켜버리오.] 츠으! 말하는 사이에 검은 점은 완전히 돋아나서 작은 구슬처럼 변한다. 그걸 보고 놀라는 진상파

진상파; [역명신액은 정말 신비한 영약이었군요.]

청풍; [역명신액의 힘을 믿었기에 망설일 것도 없이 아무 잔이나 마실 수 있었던 거요.] 푸스스! 검은 구슬을 열기고 태워버리며

진상파; [두 잔 모두 독배인 줄 알면서도 왜 거절하지 않으신 건가요?] 그걸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고

청풍;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었소!] 쓴웃음. 이제 손바닥에서 연기는 거의 사라졌고

청풍; [자식에게 진짜 독배를 건네는 어머니는 없을 테니...]

진상파; (독배를 마시고도 홀가분한 표정이었던 게 그 때문이었구나.) 깨닫고

<천안신녀처럼 악독하고 부정한 여자가 자신의 생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냉상영의 사악한 표정을 떠올리는 진상파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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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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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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