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9. 13:18 와룡강의 작업실/마고천장(魔高千丈)
[마고천장] 100화
#500>
<-천마성> 낮
천마성 후면의 절벽. 절벽에 나있는 동굴. 동굴은 철문으로 막혀 있고. 육당주가 서서 지키고 있다. 몇 명의 무사들도 주변을 경계하고
철문 안쪽. 어둠 속. 청풍이 돌침대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청풍의 앞쪽에는 성마지환이 천 위에 얹혀져 있고
츠츠츠! 스스스! 청풍의 몸에서 안개같은 기운이 일어나고
심호흡하는 청풍.
슈우! 그 기운들이 청풍의 코로 스며들어간다.
이윽고 모든 기운들이 청풍의 코로 스며들어가고
청풍; (되었다!) 눈을 뜨고
청풍; (이제 수박 겉핥기 정도지만 대연진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성마지환을 집어들고
청풍; (황보경의 말대로라면 자전마벽과 대연진기를 동시에 주입하면 성마지환이 분리되면서 천마조사님과 무성께서 만드신 최후의 절기가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성마지환을 양손으로 잡고
청풍; (과연 두 분이 남기신 최후의 절기가 무엇일지 궁금하구나.) 눈 부릅뜨고. 그러자
<자전마벽!> 지지지! 한쪽 손에서는 벼락이 일어나고
<대연진기!> 츠츠츠! 다른 손에서는 안개같은 기운이 일어난다. 그러자
쩡! 쩡! 성마지환이 진동하며 벼락에 휘감기고.
눈을 부릅뜨며 더 강하게 힘을 가하는 청풍. 그러자
지지지! 츠츠츠! 성마지환에 가해지는 자전마벽과 대연진기가 더 강해지고. 다음 순간
떵! 굉음과 함께 성마지환이 둘로 갈라진다. 마치 자석의 같은 극이 밀어내듯 서로 반대쪽으로 확 밀어내는 모습. 그 바람에 청풍의 양손이 좌우로 확 밀려나는데
징! 그 중간에 아주 얇은 고리가 하나 나타난다. 역시 반지 형태인 그 고리에는 수많은 글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청풍; (나타났다!) 징! 츠츠츠! 흥분하며 양손에서 자전마벽과 대연진기를 소멸시키면서 얇은 고리를 보고. 그러자
툭! 아래로 떨어지는 고리
청풍; [이크!] 팟! 둘로 쪼개진 반지를 버리고 재빨리 두 손으로 그 얇은 고리를 받는 청풍
청풍; (종이보다 얇은 고리인데... 깨알을 열 조각 낸 것보다 작은 글이 가득 새겨져 있다.) 두 손으로 고리를 바쳐든 채 들여다 보고
청풍; (이게 바로 천마조사님과 무성께서 합작하여 만든 최후절기...) 흥분해서 눈을 치뜬 채 고리를 들여다보고
청풍; (무공의 이름은... 초연신강(超然神罡)...)
<-중략- 혼원신강을 만든 후 우리 두 사람은 문득 깨닫는 바가 있었다. 우리의 무공이 여전히 현상(現象)에 매여있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다시 고심한 끝에 창안한 것이 초연신강이다.> 고리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초연(超然)은 현상마저 뛰어넘는 것을 의미한다. 초연신강을 쓸 수 있으면 존재하는 모든 것을 무(無)로 돌리거나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가 있다.> 천마와 무성이 성마동천에서 뭔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
<하지만 초연신강은 도(道)와 같아서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경지의 무공이 아니다. 불가에서 말하는 돈오(頓悟)가 있어야만 초연신강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반지를 내미는 두 사람. 두 사람의 반지 사이에는 얇은 고리가 떠있고
<이에 우리 두 사람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초연신강의 수련은 포기하고 혼원신강만으로 혈왕을 상대할 생각이다. 아무쪼록 후세에 인연이 있는 자가 이 비결을 얻어 우리 두 사람의 심득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얇은 고리를 사이에 두고 두개의 반지가 맞닿으면서 벼락이 일어나는 모습
청풍; (조금은 허탈한 결말이로구나.) 고리의 글을 읽으면서 한숨 쉬고
청풍; (천마조사님과 무성께서 남기신 대로라면 초연신강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무공이 아니니...)
청풍; (돈오로 이룰 수 있는 무공이라니 일단 비결만 외워두고 천천히 되새김질해봐야한다.) 고리에 적힌 글을 읽으면서
청풍; (위진천은 지금쯤 혈왕잠의 힘을 얻고 초연신강마저 수련하고 있을 텐데...)
<위진천의 소재를 찾아낸다고 해도 결코 쉬운 싸움은 되지 않겠구나.>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501>
철문 밖의 모습. 이제 저녁이 되었고. 여전히 육당주가 무사들과 함께 지키고 있고
철컹! 철문이 열린다. 깜짝 놀라며 돌아보는 육당주와 무사들
철문을 열고 나오는 청풍. 좀 피곤한 표정이고
육당주; [소성주님!] 포권하고. 무사들도 포권하고
청풍; [호법을 서느라 노고가 많으셨소 육(陸)당주.]
육당주; [별 말씀을...]
청풍; [그동안 위진천의 수색에는 성과가 있었소?] 걸아가면서
육당주; [죄송합니다.] [무제궁과 개방의 도움까지 받고 있지만 위가놈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청풍; [중원에 있다면 이렇게 완벽하게 종적이 사라질 수가 없는데...]
육당주; [위진천과 관련된 모든 인간들을 추적하고 있는 중입니다.]
육당주; [조만간 어떤식으로든 위가놈과 관련된 제보가 접수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눈치 보면서 말하는데
청풍; [위진천과 관련된 인간이라...] 눈 번뜩이고
육당주; [뭔가 짚이시는 것이라도 있으신지요?]
청풍; [위진천과 가장 가까운 사이였던 용설영과 마지막까지 동행했던 인간이 본성에 갇혀있다는 걸 깜빡했소.]
육당주; (패소정!) 깨닫고
#502>
천마성의 다른 곳. 감옥이다. 위상영이 강간을 당했던 그곳. 천마성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감옥 내부. 굵은 쇠창살이 쳐져 있는 감방. 감방 안에 누워있는 패소정.
패소정; (주모님이 황산에서 돌아가신 게 어느덧 열흘전이다.)
패소정; (주모님의 예상대로라면 소장주님은 지금쯤 혈왕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을 테고...) 위진천을 떠올리고
패소정; (결국 마태자는 소장주님 손에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겠지.)
패소정; (뭐 나란 인생은 그 전에 끝장이 나겠지만...) 자조의 웃음. 그때
[수감생활이 아주 나쁘진 않은 모양이군. 웃기까지 하는 걸 보면...]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는 패소정
청풍; [하지만 그렇게 웃을 수 있는 날도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는 게 안타깝군.] 쿵! 쇠창살 밖에 청풍이 뒷짐을 짚고 서서 웃고 있다
패소정; (마태자!) 일어나고
청풍; [패소정! 네게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서 찾아왔다.]
패소정; [소장주의 행방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라면 포기해라.] 냉소하며 일어나 앉고
패소정; [위상영... 아니 용설지가 내게 섭혼술을 걸어서 머릿속을 샅샅이 뒤졌던 것을 잊지는 않았겠지?]
청풍; [물론 잊지 않고 있다. 다만 섭혼술이라는 게 만능은 아니라는 게 문제지.]
청풍; [섭혼술로는 질문에 대한 답 밖에는 알아내지 못한다.] [자진해서 머리를 쥐어짜 기억을 되살리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패소정; [그러든 말든 소장주의 행적에 대해 내가 아는 바가 없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냉소하고
패소정; [그러니 헛된 심력은 쓰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청풍; [여길 나가는 대로 이 편지를 어딘가로 보낼 생각이다.] 편지를 한통 들어 보이고
패소정; [그러셔?] 냉소하는데
청풍; [이 편지의 수취인이 누군지 궁금하지 않느냐?] 웃고
패소정; [내가 왜 그걸 궁금해 해야 하는데?]
청풍; [왜냐하면 이 편지의 수취인이 너와도 깊은 관계가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패소정; [나와 깊은 관계가...]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청풍; [이제야 상황 파악이 되는 모양이로군.] 웃고
패소정; [장... 장주!] [냉혈전호 황보륜에게 보낼 생각이냐?] 공포에 질리고
청풍; [너도 짐작하고 있었겠지만 사실 황금공자 황보민은 냉혈전호 황보륜의 딸이다.] [황보륜이 제 누이에게 죄를 지어서 태어난 게 황보민이기 때문이다.]
청풍; [이 편지에는 황보륜이 천륜을 어기면서까지 어렵게 얻은 유일한 핏줄 황보민에게 네게 어떤 짓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적어 놨다.] 편지를 흔들고
패소정; [으으으...] 공포에 질리고
청풍; [듣자하니 황보륜이 냉혈전호라는 별호답게 자신을 배신한 인간은 끔찍하게 처리한다던가?] 웃고
청풍; [황보륜의 심복 노릇을 해온 처지이니 황보륜이 배신자들을 어떻게 죽였는지는 누구보다 패소정 네가 잘 알 것이다.] 웃고
공포에 질리는 패소정. 그런 패소정의 뇌리에 떠오로는 장면들. 사람들을 산채로 껍질을 벗기거나 항문에 달군 쇠를 끼워 죽이거나 기름에 튀겨 죽이는 등의 끔찍한 장면
청풍; [너는 거령혈삼을 복용하고 외공까지 익힌 덕분에 보통 사람과는 비교도 안되게 생명력이 길 것이다.]
청풍; [쉽게 죽지 않으니 황보륜도 널 죽이는데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볼 수 있겠지.]
패소정; [제... 제발...] 비명 지르며 쇠창살쪽으로 기어오고
패소정; [네 손으로 죽여도 좋으니 날 황보륜에게 넘기지만 말아다오!] 울면서 애원하고. 쇠창살을 두 손으로 움켜쥔 채
청풍; [나야 널 굳이 죽일 이유는 없다.] [또 원한다면 네가 영원히 황보륜의 눈에 띄지 않게 보호해줄 수도 있다.]
패소정; [고... 고맙다!] [날 황보륜에게 넘기지만 않으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약속하마.] 눈물 콧물 흘리며
청풍; [다른 건 다 필요없고...] [위진천의 행방에 관한 단서를 말해봐라.]
패소정; [그... 그러고 싶지만 난 정말 소장주의 행방에 대해 아는 게 없다.] [거짓말이 아니니 제발 믿어다오.] 애원하고
청풍; [물론 네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건 믿는다.]
청풍; [하지만 내게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 이 편지를 냉혈전호 황보륜에게 보낼 수밖에 없는 걸 이해해라.] 냉혹하게 웃으며 돌아서고
패소정; [자... 잠깐!] 비명
돌아서다가 돌아보는 청풍.
패소정; [이게... 이게 단서가 될지는 모르지만...] [주모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필사적인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어떤 말?]
패소정; [어느날 침실에 들어갔는데 주모께서 생각에 잠겨 내가 들어온 줄도 모르고 혼잣말을 하고 계셨었다.] 필사적으로 말하고
이하 회상장면
용설영; [진천이가 혹시 그곳에서 풍토병에 걸리지나 않았을까?] 야한 잠옷을 입고 열린 창가의 의자에 앉아 밤하늘의 달을 보며 멍하니 말하고. 문을 열고 들어오던 패소정이 흠칫! 하며 멈춰서고 있고
용설영; [아무쪼록 당천호(唐天虎)가 딴 마음을 품지 않고 진천이를 잘 돌봐줘야할 텐데...] 한숨 쉬며 말하고
회상 끝
청풍; [당천호!] 놀라 눈 치뜨고
청풍; [용설영이 당천호라는 자를 거론했단 말이냐?]
패소정; [틀림없다.] 끄덕
패소정; [난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주모님은 분명 당천호란 자가 소장주를 돌봐줄 거라고 말씀하셨었다.]
청풍; (찾았다!) 눈 치뜨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묘강독군(苗疆毒君) 갈태독(葛太毒)이 천도(天道)가 엄존(儼存)함을 믿으며 적는다.> 독룡곡의 거대한 독룡 뼈 옆의 절벽에 기대앉은 채 죽은 묘강독군 갈태독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193>의 장면
<노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둘째 제자인 칠독수사(七毒秀士) 당천호(唐天虎)다. 사천당문과의 친교를 위해 제자로 받아들인 그놈이 혈교와 손을 잡고 노부를 암산한 것이다.> 묘강독군의 시체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놈이 쓴 사천당문의 암기 장심뢰(掌心雷)에는 독공을 수련한 자에게는 치명적인 웅황(雄黃)이 칠해져 있었다. 그 때문에 노부는 반격도 못하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피투성이가 된 가슴을 움켜잡고 밀림지대를 달아나는 생전의 묘강독군. 그 뒤를 복면을 쓴 자들과 칠독수사가 추격해온다. 칠독수사 캐릭터는 <승풍파랑 자료집 제14페이지>에 나옴
<심장 부위의 상처를 통해 몸속으로 퍼진 웅황을 태워버리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부는 마지막 도박을 하게 되었다.> 구멍이 난 가슴에서 연기가 나는 몸으로 이를 악물며 달려가는 묘강독군
<종남산 독룡곡에는 신선 김가기에게 죽은 독룡의 시체가 있다. 독룡은 만년 넘게 지하에서 광물(鑛物) 성분의 극독을 흡수해서 몸속에 지독한 독기를 품고 있었다.> 거의 죽기 직전의 모습이 되어 독룡곡의 독 연기 속으로 들어서는 묘강독군. 그 뒤쪽으로 칠독수사와 복면인들이 멈춰서서 분해한다.
<그 독룡의 독기가 응결되어 있는 내단(內丹)이라면 모든 독과 상극인 웅황이라도 태워버릴 수 있을 것이다.> 연기 속을 고통스러워하며 비틀비틀 걸어가는 묘강독군, 그 앞쪽에 거대한 공룡의 골격이 흐릿하게 보인다.
<그래서 송장이나 다름없는 몸뚱이를 이끌고 수천 리를 달려왔지만... 하늘은 노부를 버렸다.> 공룡의 골격 안쪽으로 들어서며 경악하는 묘강독군
<독룡의 쓸개는 이미 깨져 있고... 내단도 사라져 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골격의 안쪽에 가마솥만한 바위가 있는데 바위가 깨져 있다. 깨진 바위 단면 가운데에 무언가 둥근 것이 박혀있다가 빠져나간 모습
<숨이 끊어지기 전에 금붙이와 은붙이로 판자를 만들어 유언을 남기거니와... 이 글을 읽는 인연자에게 독성부의 조사신물인 독성륜(毒聖輪)을 남긴다.> 묘강독군의 시체. 옷이 부서져 내리면서 판자를 쥐고 있지 않던 손의 속목에 팔찌가 끼워져 있는 게 드러난다. 여러 가닥의 실같은 것이 배배 꼬인 형상의 팔찌로 상당히 커서 묘강독군의 말라비틀어진 팔목에는 헐렁하게 끼워져 있다. 팔찌의 두께는 손가락 정도
<독성륜에는 우리 독성부의 시조이시며 오제(五帝)중 한분이신 만독조종(萬毒祖宗)님의 힘이 깃들어 있다. 독성륜을 받은 대가로 독성부의 문호를 지켜주길 바란다.> 팔찌의 모습 크로즈 업. 수많은 가능 실이 꼬아져 이루어진 형태의 팔찌인데 자세히 보면 가는 실에 다시 글 같은 것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청풍; (칠독수사 당천호!) (용설영이 언급한 당천호라는 자는 묘강독군의 둘째 제자인 바로 그자다.)
청풍; (위진천은 묘강으로 가서 그자의 비호를 받고 있는 것이다!) 주먹 불끈 쥐고
#503>
<-북경> 낮
<-추운장> 추운장의 모습. 여전히 문이 닫혀있고
본 건물 앞에 여러 사람이 모여 대청을 보고 있다. 혈교의 천법사와 지법사, 인법사들, 자웅과 웅웅등이다. 자웅과 여자들은 울고 있다.
대청. 용린이 의자에 앉아있고 그 앞에 엎드려 절하는 백일몽. 백일몽 뒤에는 위상영과 손대낭이 서있다. 대청 안에는 신녀문의 세 자매와 조진진이 있다. 우유라는 야차선녀 모습이 아니라 젊은 모습으로 변한 것 주의. 귀희와 불로왜선은 전과 같은 모습이고
백일몽; [소녀... 소녀 천파가 아버지를 뵈옵니다.] 절하며 울고.
용린; [드디어... 드디어 우리 부녀가 만났구나.] 힘겹게 일어나고. 눈물이 글썽
용린; [어디 보자! 우리 딸 얼굴을 보자.] 두 손으로 백일몸의 뺨을 쥐어 쳐들게 하며 결국 눈물 흘리고
용린; [미안하구나. 아비가 못나서 너로 하여금 아수라장을 경험하게 했어.]
백일몽; [아니에요 아버지! 아니에요.] 용린을 끌어안고
백일몽; [아버지 덕분에 제가 존재할 수 있었잖아요.] [그 이상의 은혜가 어디 있겠어요?] 용린의 품에 안겨 운다.
용린; [고맙다. 아비를 원망하지 않아서 고맙구나.] 백일몽을 안고 다독이며 역시 울고
귀희; [감격스러운 장면이긴 한데...] 소매로 눈시울 닦으며
귀희; [생각할수록 무정한 인간이네. 여자들만 북경으로 보내고 말이야.]
불로왜선; [투정부릴 때가 아니다. 그 아이는 지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태니...]
귀희; [어디 있는데요?]
불로왜선; [남쪽으로 내려가는 게 느껴졌는데...] 스으... 자기 가슴에서 빠져나온 투명한 실 같은 것을 보며
불로왜선; [지금쯤 묘강에 접어든 것같다.]
귀희; [묘강이라면...] 흠칫! 하고
불로왜선; [그곳에서 오랜 비극과 분란이 종식을 맞겠지.] 한숨 쉬며 끄덕이고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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