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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

<-묘강> 저녁 무렵. 밀림지대.

휘익! 새처럼 날아오는 청풍.

앞쪽의 커다란 나무

휘익! 나무 꼭대기로 올라서는 청풍

청풍; (덥구만!) 땀을 닦고

청풍; (역명천신단을 복용해서 한서(寒暑;추위와 더위)가 불침하는 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땀을 닦으며 쓴웃음. 땀이 아주 많이 나진 않았다.

청풍; (엄청난 습기를 머금은 더위에 하루 가까이 노출되자 몸이 지치기 시작한다.)

청풍; (해가 지면 시원한 동굴이라도 찾아서 더위를 식혀야겠다.) 두리번

청풍;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길을 무시하고 일직선으로 독성부를 향해서 내려왔는데...)

청풍; (보이는 건 밀림뿐...) (설마 길을 잃은 건 아니겠지?) 생각할 때

삐이! 삐!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 흠칫! 하는 청풍

청풍; (이건...)

삐이! 삐! 연이어 들리는 소리

청풍; (새소리처럼 들리지만 일정한 높낮이와 장단을 갖추고 있다.)

청풍; (어떤 인간들이 신호로 주고받는 피리소리다.) 한쪽을 보고

청풍; (이 깊은 밀림지대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인간들이 있다는 건...) 삐이! 삐! 그쪽에서 들리는 피리소리

청풍;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팟! 날아오르고

청풍; (독성부와 관련이 있는 인간들일지 모르니 만나보자!) 날아간다. 삐이! 삐! 청풍이 날아가는 앞쪽에서 피리소리가 연이어 들리고

 

#505>

파팟! 숲속을 달리는 소녀의 발. 샌들같은 신을 신었다.

[학학!] 숨이 턱에 닿은 채 달리고 있는 15-6세쯤의 소녀. 피부가 가무잡잡. 소매 없는 상의에 미니스커트같은 옷을 입었다. <승픙파랑 자료집 제14페이지>에 나온 <갈산산>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갈산산. 묘강독군의 손녀. 품에는 50센티 정도 되는 길쭉한 물체를 안고 있다. 천으로 둘둘 만 물체인데 윗부분이 뭉툭하다. 이 막대같은 물건은 독성부 부주의 상징인 독성장이란 물건이다.

삐이! 삐! 사방에서 들리는 피리소리

갈산산; (안... 안돼!) 겁에 질려 달려가고

갈산산; (당천호, 그 짐승의 개들이 벌써 가까이 따라붙었어!)

갈산산; (이대로 달아나다가는 결국 잡힐 수밖에 없어.) (어딘가에 숨든지 해야만 해!) 두리번 거리며 달리는데

피피핑! 양쪽 끝에 쇠구슬이 달린 밧줄이 지면을 따라 낮게 날아오고

파팟! 그 밧줄에 두 발이 휘감기는 갈산산

[악!] 콰당탕! 나뒹구는 갈산산. 그러면서도 독성장은 놓치지 않고

갈산산; [벌... 벌써...] 급히 일어나며 한손으로 자기 발목을 감은 밧줄을 풀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휘익! 휙! 사방에서 날아 내리며 포위하는 십여명의 사내들. 소매 없는 옷에 반바지를 입은 야만인 같은 모습의 사내들. 손에는 칼이나 지팡이를 들었다. 지팡이는 윗부분이 뭉툭하고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다. 그 구멍에서 독이 흘러나와 뿌려진다. 이어

마적수왕; [여기까지다 못된 년아!] 휘익! 사내들 뒤로 날아 내리는 거구의 사내. 온몸에 털이 숭숭. 허리춤에는 커다란 피리를 꽂고 있다. 흉악한 인상. <승풍파랑 자료집 제14페이지>의 <마적수왕> 캐릭터. 여기서도 별호는 마적수왕. 묘강독군의 셋째 제자다.

마적수왕; [날 귀찮게 했으니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음흉하게 웃으며 다가오고. 비켜서는 사내들

갈산산; [사... 사숙(師叔)!] 겁에 질려 뒤로 물러앉고

갈산산; [이... 이러지 말아요! 제가 왜 독성장(毒聖杖)을 빼돌렸는지 잘 아시잖아요.] 독성장을 품에 안고 물러나 앉고

마적수왕; [난 모른다!] [내가 아는 건 네년 때문에 당(唐) 사형의 독성부 부주 취임식이 무산되었다는 사실 뿐이다.] 흉악한 표정

마적수왕; [허튼 수작 말고 독성장을 넘겨라.] 털이 숭숭 돋은 손을 내밀고

갈산산; [그럴 수는 없어요.] 악을 쓰고. 독성장을 품에 안은 채

갈산산; [아버지를 시해한 당천호가 독성부의 부주가 되게 할 수는 없어요.] 눈물 그렁. 이를 갈고, 그러자

마적수왕; [당사형이 네 아비 삼절독룡(三絶毒龍)을 죽였다고?] 눈 부릅뜨고

주변의 사내들도 흠칫! 하는데

갈산산; [내가 봤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당천호가 아버지의 거처에서 빠져 나왔다구요.] 이를 갈며 울고

웅성거리는 사내들. 하지만

마적수왕; [이년이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를 퍼트리는구나.] 펑! 눈을 부라리며 장풍을 날리고. 그러자

[악!] 펑! 가슴에 장풍을 맞고 나뒹구는 갈산산. 그때까지 안고 있던 독성장도 떨어트리고

마적수왕; [감히 독성부를 분란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헛소리를 지껄여?] 콱! 살벌하게 외치며 덮쳐서 갈산산의 목을 움켜잡아서 바닥에 찍어 누르고

갈산산;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바둥대고. 눈이 돌아가고

마적수왕;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이 자리에서 죄 값을 치르게 해주마.] 콰직! 다른 손으로 갈산산의 웃옷을 그대로 찢어 내리고. 앙증맞은 젖가슴이 드러나고

당황하거나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보는 사내들

갈산산; [끄윽... 당... 당신이...] 바둥대지만 무기력하고

마적수왕; [네 어미는 당사형 차지가 되겠지만 딸인 네년은 내가 차지해야겠다.] 히죽 웃으며 갈산산의 치마도 움켜잡고

갈산상; (누... 누가 나 좀 구해줘요.) 절망하며 기원하는데

꽝! 갑자기 누군가의 발이 마적수왕의 머리통을 강하게 걷어찬다. 그 바람에 고개가 홱 돌아가는 마적수왕. 그걸 올려다보며 눈 치뜨는 갈산산

콰당탕! 나뒹구는 마적수왕

[헉!] [언제...] [마적수왕(魔笛獸王)님!] 보고 있던 사내들 기겁할 때

[하여간 못된 버러지들이 날뛰는 건 중원이나 묘강이나 다를 게 없구나.] 슥! 누군가 갈산산의 옆에 멈춰서며 혀를 차고

갈산산; (이... 이 사람 누군데...) 급히 가슴 가리며 일어나 앉으며 고개를 돌려보고

청풍; [조금만 기다려라. 저 짐승들을 쫓아버린 후에 상처를 봐줄 테니...] 돌아보며 웃는 청풍.

갈산산; (고... 고수야!) 얼굴 발개지고

갈산산; (하늘이 내 기도에 응답해줬어.) 등을 보이며 마적수왕에게 가는 청풍을 보며 흥분. 마적수왕은 머리를 흔들며 일어서려 하고

청풍; [두 번 말하지 않겠다.] 마적수왕에게 다가서며 말하고

청풍; [지금 도망치는 놈은 굳이 쫓아가서 잡아 죽이지는 않겠다만...] 살벌한 표정으로 둘러보며 멈춰서고

청풍; [내가 살수를 쓸 때까지 남아있는 놈은 반드시 죽는다.] 쿠오오! 무시무시한 살기가 청풍의 몸에서 뿜어지고. 그러자

[힉!] [으으으...] 사내들 주춤거리며 물러서지만

마적수왕; [이... 이 개 잡종이...] 퉤! 피를 뱉으며 이를 갈고. 청풍을 노려보며

마적수왕; [찢어 죽인다!] 쩌억! 부악! 날카로운 손톱이 돋아난 오른손으로 청풍을 할켜 온다. 엄청 강하고 빠르다.

갈산산;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하지만

콰득! 어느 틈에 그자의 손을 깍지 낀 자세로 막은 청풍의 왼손.

<마적수왕님의 일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막았다!> <마적수왕님은 신력을 타고나 방금 전 일격에 수만근의 힘이 실려 있었을 텐데...> 사내들 경악할 때

청풍; [죽는 쪽을 택했다는 거냐?] 콰득! 마적수왕의 손가락을 그대로 꺾어버리는 청풍

마적수왕; [끄아아악!] 손가락이 젖혀져 부러지며 비명

쿵! 청풍의 앞에 무릎을 꿇는 마적수왕

청풍; [그럼 원하는 대로 해주지. 잘 가라!] 빠지지직! 깍지 낀 손을 통해서 강한 번개를 마적수왕의 몸에 주입하고

마적수왕; [끄아아아악!] 벼락에 감전되고 온몸이 연기와 불꽃에 휩싸이면서 비명 지르고. 그러면서

마적수왕; [크아!] 꽝! 왼쪽 주먹으로 청풍의 배를 후려친다. 아주 강하게

둥! 배를 맞은 청풍의 몸이 진동하지만 물러서진 않고. 대신

마적수왕의 손을 깍지 끼고 있던 청풍의 왼손이 좀 느슨해진다. 그러자

콰당탕! 깍지를 풀면서 몸을 굴려 청풍에게서 떨어지는 마적수왕

청풍; [자전마벽을 주입했는데도 즉사하지 않다니...] [몸뚱이 하나는 정말 단단한 놈이로군.] 좀 놀랄 때

마적수왕; [쳐... 쳐라!] 굴렸던 몸을 일으켜 앉으며 악을 쓴다. 수하들에게. 마적수왕의 오른손 손가락들은 모두 부러진 상태고

멈칫! 하며 바로 청풍을 공격하지는 못하는 사내들

마적수왕; [모두 저놈을 공격해라!] [지시에 따르지 않는 놈은 내 손에 죽는다!] 허리춤에 끼우고 있던 철제 피리를 손가락이 부러지지 않은 왼손으로 잡아 뽑으며 악을 쓰고. 여전히 주저앉은 채 그러자

<젠장!> <어쩔 수 없다!> + [쳐라!] [죽어라!] 부악! 화악! 사내들 중 한 놈만 빼고 모두 일제히 청풍을 공격한다. 칼을 휘두르고 지팡이를 휘두르는데 지팡이의 뭉툭한 앞부분에 나있는 구멍들에서 고운 독가루가 뿌려진다

갈산산; [독을 조심하세요.] 찢어진 옷으로 가슴 가린 자세로 주저앉은 채 다급하게 외치고. 하지만 그 직후

청풍; [독이라...] 푸시시! 화악! 독 가루를 뒤집어쓰면서도 태연하게 말하고.

청풍; [역시 독성부의 인간들이었군.] 빠지직! 청풍의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크악!] [케에엑!] 벼락에 감전되어 몰살당하며 비명 지르는 사내들

[히익!] 공격에 가담하지 않은 한 놈만 밀림 속으로 뛰어들고 있고

퍼퍽! 퍽! 새카맣게 타서 나뒹구는 사내들의 시체

마적수왕; [죽일 놈!] 피리를 입에 가져가고

마적수왕; (물풍선처럼 터트려 죽여주마!) 피리를 입에 대고 강하게 불려 하고. 하지만

콱! 이미 그자의 머리통을 움켜잡고 있는 청풍의 손아귀. 피리를 불려다가 눈 부릅뜨는 마적수왕

청풍; [그러면 안되지! 연약한 아가씨가 다칠 수도 있는데...] 지지지! 마적수왕의 머리통을 움켜쥔 청풍의 손이 벼락에 휩싸이고

마적수왕; [제... 제발...] 피리를 입에서 떼며 애원하지만

청풍; [목숨을 구걸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빠지직! 마적수왕의 머리통을 움켜쥔 손바닥에서 강한 벼락이 일어나고

빠카카캉! 화악! 벼락과 연기에 뒤덮여 죽어가는 마적수왕

[끄으으...] 입과 코로 연기를 뿜어내고

슥! 마적수왕의 머리통에서 손을 떼는 청풍. 그러자

퍼억! 나뒹구는 마적수왕의 몸뚱이

갈산산; (마... 마적수왕을 너무도 간단히 죽였어! 우리 독성부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고수인데...)

청풍; [사정을 들어보자.] 돌아보고

깜짝! 놀라는 갈산산

청풍;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갈산산; [구... 구명지은에 감사드려요.] 독성장을 품에 안은 채 고개 숙여 인사하고. 다른 손으로는 찢어진 저고리를 움켜쥐어서 드러난 젖가슴을 감춘다

갈산산; [제 이름은 갈산산(葛珊珊)이라고 해요. 독성부의 제자이구요]

청풍; (갈씨...) + [묘강독군 갈태독과는 무슨 관계냐?] 묘강독군을 떠올리고

갈산산; [그분은 저의 외조부님이세요.]

청풍; (이 계집아이가 묘강독군의 핏줄...) + [헌데 어쩌다 동문들에게 쫓기게 된 것이냐?] 눈 번뜩이며 묻고

갈산산; [바로 이것...] 독성장의 천을 벗기고

갈산산; [저희 독성부의 부주를 상징하는 이 독성장 때문이랍니다.] 독성장을 내밀며 말하고. 드러나는 독성장. 정교한 조각이 새겨진 길쭉한 황금 손잡이 윗부분에 독사와 전갈이 감싼 형태로 커다란 보석이 하나 달려 있다. 보석의 크기는 주먹만하고

청풍; [독성장?] 독성장을 보고

갈산산; [조사신물인 독성륜과 함께 저희 독성부의 이대지보중 하나랍니다.] 독성장을 보면서 말하고

갈산산; [독성부 부주의 상징이기도 한 이것에는 모든 독을 무력화하는 힘이 깃들어 있어요.]

갈산산; [그래서 독공을 익힌 사람에게 독성장은 절대적인 권능을 발휘한답니다.]

청풍; [그렇게 귀한 물건이 어떻게 아직 어린 네 손에 있는 것이냐?]

갈산산; [오늘 저녁에 당사숙이 독성부의 부주로 취임할 예정이에요.] 입술 깨물고

청풍; [당천호가 독성부의 부주가 된다는 말이냐?] 흠칫! 하고

갈산산; [외조부님이 실종되신 후 벌써 삼년이 흘러서 더 이상 독성부 부주 자리를 비워둘 수가 없다는 게 중론이에요.]

갈산산; [그래서 외조부님의 제자들 중 가장 서열이 높은 당천호가 부주로 취임하게 된 거예요.] 울상. 분한 표정

청풍; [내가 알기로 당천호는 네 외조부의 둘째 제자일 텐데?]

갈산산; [맞아요.]

갈산산; [하지만 대제자인 저의 아버지 삼절독룡께서는 일년전 주화입마에 빠지셔서 돌아가셨답니다.] 울먹이고

이하 나레이션

 

<독성부의 부주였던 묘강독군에게는 대를 이을 아들이 없었다. 갈청청(葛靑靑)이라는 이름의 딸이 하나 있을 뿐이다.> 묘강독군이 무릎에 어린 소녀를 앉힌 채 의자에 앉아 웃고 있다. 다섯 살쯤인 그 소녀가 어린 시절의 갈산산이고. 묘강독군 앞에서 어린 아들을 품에 안고 인사하는 새침한 인상의 베트남 여자. 피부색이 가무잡잡. <승풍파랑 자료집 제14페이지>에 나오는 갈청청과 동일 캐릭터. 나이는 이십대 중반. 그 갈청청 옆에는 듬직한 인상의 청년이 서서 포권한다. 역시 베트남 사람인데 <승풍파랑 자료집 제15페이지>에 나오는 <독안룡> 캐릭터. 다만 애꾸가 아니고 두 눈이 성한 모습으로 묘사.

<이에 묘강독군은 자신의 대제자인 삼절독룡 이화성(李華成)을 데릴사위로 들여서 독성부의 대를 이을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위 장면에서 포권하는 청년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나레이션

<삼절독룡은 자질도 빼어나고 성품도 인후하여 독성부 상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었다. 그는 아내인 갈청청과의 사이에서 일남일녀를 두었는데 그중 장녀가 갈산산이다.> 묘강독군의 무릎에 앉아 재롱떠는 갈산산과 갈청청의 품에 안긴 갓난아기의 모습을 배경으로

<하지만 지난 삼년간 독성부에는 비극이 속출했다. 부주인 묘강독군이 의문의 실종을 당했고 그의 사위이며 대제자였던 삼절독룡 역시 연공관에서 주화입마에 빠져 죽은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두터운 철문이 열려 있고. 그 안으로 들어서다가 비명 지르는 갈청청. 이때 나이 30대 초반인 갈청청 뒤에는 15살쯤인 갈산산이 서서 울먹이고 있다. 철문 안쪽은 책과 무기들이 즐비한 연공관인데 바닥에 삼절독룡이 피를 토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다.

<묘강독군의 후계자인 삼절독룡의 죽음으로 독성부는 혼란에 휩싸였다. 묘강독군의 딸인 갈청청을 독성부의 부주로 세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여자라는 한계에 부딪혔다.> 대청에서 상복을 입고 앉아 울고 있는 갈청청. 그 앞에서 노인들이 갑론을박 논쟁을 하고 있다. 한쪽에는 당천호와 마적수왕이 앉아서 그걸 보며 웃고 있고

<결국 일년여의 지루한 암투와 논쟁 끝에 묘강독군의 둘째 제자인 칠독수사 당천호가 독성부의 부주로 취임하기에 이른 것이다.> 단상에서 사람들에게 포권하며 인사하는 당천호. 환호하거나 마지 못해 박수치는 사람들. 단상에는 여전히 상복차림인 갈청청이 앉아있다.

 

갈산산; [일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날의 밤이었어요.] 독성장을 안은 채 입술 깨물면서 말하고

갈산산; [그날따라 잠이 안 와서 집 근처를 배회하던 저는 당천호가 아버지의 연공관에서 몰래 빠져나오는 걸 보았었어요.] 말하면서 떠올리는 장명. 밤인데 어떤 건물 모퉁이에 숨어서 절벽 아래 뚫린 동굴을 보는 갈산산. 동굴 입구에 설치 된 철문을 열고 주변을 살피면서 나오는 당천호

갈산산; [그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다음날 아침 아버지에게 아침 식사를 가져가셨던 어머니에 의해 아버지는 돌아가신 채 발견되셨어요.] 분해하고

청풍; [당천호가 네 아버지를 암살했겠구나.] 끄덕

갈산산; [일단 사인은 주화입마로 판정이 났지만 당천호가 아버지를 시해한 게 분명해요.] 끄덕이고

갈산산; [전 아버지를 시해한 그 짐승같은 자가 독성부의 부주가 되는 건 두고 볼 수 없었어요.] 이를 갈고

갈산산; [그래서 취임식이 벌어지기 직전에 부주의 상징인 독성장을 빼돌려 달아났던 거예요.] 독성장을 꼭 끌어안으면서

청풍; (독성부에서 벌어진 일련의 비극이 당천호에 의해 벌어졌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끄덕이고

청풍; (물론 배후에는 위가장이 있을 테고...)

<위진천의 행방도 알아낼 겸 당천호를 만나봐야겠구나.>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506>

밤. 밀림 위로 솟구쳐 있는 수많은 이국적인 건물 지붕들. 건물들에는 불이 켜져 있고

<-독성부> 밀림에 둘러쌓인 그 건물들 배경으로 나레이션

어느 건물.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지키고 있고

[마적수왕이!] 놀라는 당천호의 얼굴. 화려한 건물 내부의 의자에 앉아있다가 놀란다. 앞에는 탁자가 놓여있고

사내; [중... 중원인이었는데... 벼락을 일으켜서 마적수왕님을 살해했습니다.] 당천호 앞에 무릎 꿇고 말하는 사내. 겁에 질려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바로 갈산산을 추격했다가 죽은 자들 중 유일한 생존다

당천호; (벼락을 일으켰다?) (혹시...) 탁자를 뒤져서

당천호; [이걸 봐라.] 종이를 한 장 꺼내고

당천호; [혹시 그자가 이자 아니었느냐?] 종이를 사내에게 들어 보인다. 종이에 그려져 있는 것은 바로 청풍의 초상화고

사내; [틀... 틀림없습니다.] 흥분

사내; [마적수왕님을 격살한 범인은 바로 그자입니다.]

당천호; (마태자 이청풍!) 초상화를 보며 침 꿀꺽

당천호; (위진천이 묘강으로 내려왔을 때부터 혹시나 했던 상황이 결국 벌어졌다.)

당천호; (이 괴물이 갈산산과 만났다면 자칫 내게도 불똥이 튈 수도 있다.)

당천호; (하지만 여긴 중원이 아니라 묘강이다.)

당천호; (게다가 이가놈이 곧 들이닥칠 것까지 알고 있으니 만반의 준비까지 할 수 있다.)

당천호; (어서 와라 이청풍! 화려한 환영식을 준비해둘 테니...) 흐흐흐! 웃는 당천호

 

#507>

깊은 밤. 독성부.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졌고

스윽! 독성부의 어느 건물 지붕 위로 내려서는 청풍.

청풍; (여기가 독성부...) 두리번

청풍; (힘으로 해결할 때 해결하더라도 은밀히 당천호를 제압하는 게 최선이다.)

청풍; (위진천의 소재를 알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이니...)

청풍; (갈산산의 말대로라면 당천호의 거처는 저쪽인데...) 한쪽 건물을 보고. 바로 그때

휘익! 그림자 하나가 건물들 사이를 빠르게 날아지나간다

청풍; (독성부의 중심부에서 도둑처럼 은밀하게 움직이는 인간이 있다?) 눈 번득

청풍; (나 말고도 독성부에 볼일이 있는 외부인이 있는 것일까?) 생각하며 그림자가 사라진 곳을 볼 때

<악!> 여자의 비명이 들리고

청풍; (여자의 비명!) 눈 번뜩

청풍; (야행인이 사라진 쪽이다!) 고개 들며 그쪽 볼 때

<네... 네놈이... 안된다! 아악!> 다시 비명이 들리고

청풍; (어떤 여자가 위험에 처한 모양이다!) 팟! 날아오르고

청풍; (당천호를 잡는 게 급선무이긴 하지만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쐐액! 날아가고. 헌데

 

건물 그늘에 숨어서 그걸 보고 있는 자. 바로 당천호

당천호; (예상대로다.) 히죽 웃고

당천호; (수집한 정보대로 이가놈은 이런 상황에 쉽게 말려드는 성격을 지녔다.)

당천호; (덕분에 어렵지 않게 저놈을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휘익! 청풍이 날아간 곳으로 날아가고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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