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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

천마성 입구.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무사들이 여러 명 지키고 있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무사들

사람들 사이에 섞여 다가오는 거구의 여자. 바로 패소정이고. 여자면서도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 이상 더 크다. 주변 사람들 힐끔거리며 보고

[무슨 계집이...] [허어! 저런 덩치는 사내들 중에서도 본 적이 없는데...] 천마성 무사들 패소정을 보며 놀라고

패소정; [여기가 천마성이로군.] 다가오는 천마성의 정문을 보며 좀 긴장

패소정; [어째 죽을 곳을 찾아온 기분이 든다만...]

패소정; [주모님의 분부이니 어쩔 수 없는 일....]

패소정; [그저 마태자가 전쟁중에도 사자(使者)는 죽이지 않는다는 말을 알고 있길 바랄 뿐이다.] 천마성 정문으로 가며 중얼

 

#488>

천마성 뒤쪽의 웅장한 산

그 산 뒤쪽의 깎아지른 절벽. 그 위에 서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는 여자. 바로 위상영

위상영이 내려다보는 절벽 아래쪽. 거친 계곡물이 구비치며 흐르고 있다. 절벽의 높이는 수백미터이고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이 죄수들에게 윤간당하던 장면이고

위상영; (아무리 애를 써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를 악물고

위상영; (죽어야만 끝나는 악몽이나 다름없는 것인데...)

위상영; (다행히 청풍이에게는 착한 계집들이 여럿 생겼을 뿐 아니라 대를 이을 핏줄까지 자라고 있다.)

위상영; (더 이상은 내가 청풍이를 걱정해줄 필요가 없고... 청풍이도 내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슥! 발길을 절벽 끝으로 옮기고

위상영; (이제 내게 남은 일은 끔찍한 악몽에서 벗어나는 일뿐...) + [누님!] 뒤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위상영; (청풍!) 눈 치뜨고. 돌아보진 않는다

청풍; [어리석은 생각은 마십시오.] 휘익! 5미터쯤 뒤에 날아내리며 외치고. 다급한 표정

위상영; [가... 가까이 오지 마라!] 울면서 절벽으로 한발을 더 내밀고

위상영; [나같은 년은 잊고 다른 년들과 행복하게 살거라.] 절벽으로 몸을 던지려는데

청풍; [그럼 저도 누님 뒤를 따를 것입니다.] 다가오며 말하고.

위상영; [!] 눈 부릅뜨며 멈칫!

청풍; [누님이 돌아가시면 저도 바로 뒤를 따라갈 테니 알아서 하십시오.]

위상영; [그런 말 하지 마라.] 돌아보고. 청풍은 바로 앞에까지 다가왔고

위상영; [나 때문에 어리석은 결정을 하면 절대 안된다!]

청풍; [누님에게 달렸습니다.] 콱! 위상영의 팔을 잡고

청풍; [제가 오래 살기를 원하신다면 누님도 오래 사셔야만 합니다.] [사고든 자연사든 누님이 돌아가신 다음 날 저도 죽을 테니까요.] 한 팔로는 위상영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으며 열이 오른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그러자

위상영; [청... 청풍아!] 감격

청풍; [누님은 저의 첫 여자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든 제게 누님이 세상 어떤 여자보다 귀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위상영; [흐윽!] 청풍의 품에 와락 안기고

위상영; [그래! 약속할게.] [너보다 단 하루라도 더 오래 살겠다고 약속할게.] 청풍의 품에 안겨 울고

청풍; (이걸로 되었다.) 그런 위상영의 등과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도하고

청풍; (날 위해서라도 누님은 악몽을 잊고 살아가려 노력하실 것이다.) 우는 위상영의 정수리에 키스하면서 생각하고. 바로 그때

[소... 소성주님!] 뒤에서 들리는 다급한 소리. 흠칫! 하는 청풍과 위상영

백일몽; [큰일... 큰일 났어요 소성주님!] 휘익! 울면서 날아내리고

청풍; [무슨 일이오 용소저?] 위상영을 품에서 떼어놓고. 위상영은 눈물 닦으며 청풍에게서 떨어지고

백일몽; [엄마... 엄마를 구해주세요.] 털썩! 무릎 꿇으면서 울고

청풍; [영당을 구해달라?] 어리둥절

위상영; [네 어미를 구해달라니...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냐?] [울지 말고 차분하게 말해라.] 엄한 표정으로

백일몽; [죄.. 죄송해요 고모!] [하지만 엄마가...]

백일몽; [엄마가 위극겸의 마누라에게 사로잡혔다고 해요.] 눈물 닦으면서 말하고

[!] [!] 놀라는 청풍과 위상영

 

#489>

천마성의 대청. 천마성 무사들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고. 대청의 문은 열려 있다. 열린 문 밖에는 지당주가 서서 안을 들여다보고 있고

[!] 눈 부릅 청풍. 청풍의 뒤에는 위상영과 울상인 백일몽이 서있다

패소정; [오랜만에 뵈어요 소성주님.] 억지로 웃으며 인사하는 패소정. 찻잔이 놓인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 있다가 일어나 인사하는 모습. 장소는 거실이고. 주변에는 지당주를 비롯한 천마성의 원로들이 둘러서 있다.

청풍; (이 계집은...) 알아보고

패소정; [경덕진에서 뵌 후로 어느덧 한 달 가까이 지났군요.] 눈치 보며 웃고

청풍; (위극겸이 대륙상단에 심어두었던 간세인 패소정...) 자신이 패소정 목을 발로 밟았던 장면 떠올리고. #421>의 장면

패소정; [제 신분에 대해서는 짐작하고 계신 듯하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지요.] 품속에 손을 넣고

패소정; [저의 주인 되시는 분께서 이것을 소성주님께 전하라는 분부가 계셨답니다.] 작은 상자를 꺼내서 내민다.

위상영; [그게 뭐냐?] 나서는데

패소정; [저 아가씨의 생모인 손이교, 아니 손대낭이 주모님의 수중에 있다는 증거랍니다.] 백일몽을 보며 웃고. 상자를 내민 채. 말하고. 눈 치뜨는 백일몽

청풍; (백일몽이 혈왕의 핏줄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군.) 상자를 받고.

위상영; [조심해라. 함정일 수도 있다.] 옆에서 걱정

청풍; [걱정마십시오. 세상의 어떤 독도 제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딸칵! 웃으며 상자를 열고

쿵! 상자 안에는 잘려진 손가락이 하나 들어있다. 물론 용설영이 물어뜯은 손대낭의 손가락이고. 물어뜯어서 잘려진 단면이 매끈하지 않다는 것 주의

[흑!] 옆으로 다가와 상자 안을 보던 백일몽이 기겁하고. 위상영도 찡그리는데

<여자 손가락!> 대청 안의 노인들도 놀라고

청풍; (설마...) + [이게 뭐냐?] 짐작하면서도 패소정에게 묻고

패소정; [짐작하시면서 물으시는군요.] 배시시

백일몽; [엄... 엄마!] 비명 지르며 상자를 보고

백일몽; [이 죽일 년! 엄마를 해코지한 것이냐?] 확! 악을 쓰며 패소정을 덮쳐가려하고

청풍; [진정하시오.] 콱! 그런 백일몽의 팔을 잡고

백일몽; [죽여 버리겠어! 네년들을 반드시 찢어죽이고 말테다!] 청풍에게 팔을 잡힌 채 패소정에게 울부짖고. + 위상영; [진정해라 천파야.] 한숨 쉬며 다가오고

패소정; [날 죽일 수 있으면 그래보든지.] 비웃고

청풍; [이 손가락의 주인이 손부인이라는 증거가 있느냐?] + 백일몽; [으아아!] 울부짖고 몸부림치는 백일몽의 팔을 잡은 채 패소정에게 말하고. 백일몽의 다른 팔은 다가온 위상영이 잡는다

패소정; [경덕진 근처의 계곡에서 소성주가 구해준 계집 기억나시죠?] 배시시 웃으며 품속에서 다시 두루마리를 하나 꺼내고

[!] 눈 치뜨는 청풍. 청풍의 뇌리에 #421>에서 보았던 손대낭의 얼굴이 떠오르고

패소정; [바로 그 계집이 손이교, 즉, 손대낭이었답니다.] 촤락! 두루마리를 펴보이고. 두루마리에는 손대낭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백일몽; [엄... 엄마!] 그걸 보고 비명. 한쪽 팔이 이제는 위상영의 손에 잡힌 채

백일몽; [틀... 틀림없어요! 저 분이 바로 자혜원에서 저를 길러주신 손대낭... 엄마예요.] 초상화를 보며 비명

청풍; (그 여자를 어디서 보았다 했더니 용교주가 그려준 젊은 시절의 손이교와 동일인이었다.) 용린이 그려준 손이교의 초상을 떠올리고

청풍; (그때 알아보지 못한 게 이런 사태를 야기하게 되었구나.)

패소정; [딸년이 확인을 해주었으니 믿으실 수 있으시겠지요?] 툭! 초상화를 탁자에 던지고

패소정; [소성주에게 치욕을 당한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경덕진에 숨어있던 그 년이 바로 손대낭이더라구요.]

패소정; [그래서 경덕진으로 돌아가 그년을 사로잡게 된 거예요.]

청풍; [원하는 게 뭐냐?] 굳은 표정

패소정; [이제야 진짜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군요.] 배시시 웃으며 다시 탁자에 앉고

패소정; [주모님은 두 가지 물건과 손가년을 교환하길 원하세요.] 달칵! 탁자에 놓여있는 찻잔을 집어들고

청풍; (설마...) 찡그릴 때

패소정; [혈왕잠과 혈왕진해!] 차를 마시며 교활하게 눈을 번뜩이고

백일몽; [혈... 혈왕잠!] 기겁하고

청풍; (역시...)

위상영; [혈왕잠은 그렇다 치고...] 찡그리는 위상영

위상영; [혈왕진해라는 건 또 뭐냐?]

패소정; [그게 뭔지는 십면혈신의 손자인 용린을 구해낸 소성주께서 잘 아시겠지요?] 청풍을 보며 배시시 웃고

위상영; [혹시...] 청풍을 돌아보며

청풍; [혈왕잠을 용해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끄덕

백일몽; [그... 그런 게 있었어요?] 놀라고

청풍; [주변이 정리되면 소저에게 전해줄 생각이었는데 기회가 없었소.] 한숨

패소정; [그럼 제가 할 역할은 다 한 것같네요.] 딸칵! 찻잔 내려놓고

패소정; [시간을 드릴 테니 의논해서 결정하도록 하세요.] 일어나고

청풍; [위극겸의 마누라는 혈왕진해의 존재를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

패소정; [주모님은 제가 알고 있는 한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분이거든요.] 배시시 웃고

패소정; [오랫동안 혈왕의 행적을 조사해서 혈왕진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내셨다고 해요.] 입구쪽으로 걸어가고

패소정; [주모께서는 닷새의 시간을 드린다고 하셨어요.] 문쪽으로 가며 돌아보고

패소정; [닷새 안에 혈왕잠과 혈왕진해를 갖고 황산(黃山) 시신봉(視神峰)으로 오지 않으면 손이교란 년을 인체(人彘;사람 돼지)로 만들어 버린다는 말씀도 계셨답니다.]

백일몽; [인... 인체...!] 진저리

 

<한나라를 세운 유방의 사후 유방의 정실이었던 여(呂)씨는 남편의 총애를 받던 척(戚)부인의 팔 다리를 자르고 눈과 귀를 멀게 한 후 돼지우리에 던져 넣고 인간 돼지(人彘)라 부르는 만행을 저질렀었다.> 돼지 우리 앞에서 웃는 마녀 같은 여자. 그 옆에서 젊은 황제가 실성한 표정으로 주저앉아 있고. 돼지들 사이에는 팔 다리가 잘려지고 눈이 먼 알몸의 여자가 쓰러져 있다

 

패소정; [주모님은 남편을 잃은 일로 제 정신이 아니시니 괜한 협박일 거라 생각하지는 마세요.] 나가면서 웃고

패소정; [시간은 닷새 밖에 없으니까 빨리 결정을 내리셔야할 거예요.] 휘익! 날아가고

호호호! 멀어지는 패소정

청풍; (난감하게 되었다.) 멀어지는 패소정을 보며

청풍; (위극겸의 마누라가 혈왕잠과 그것을 용해하는 비결을 얻게 되면 제이의 혈왕이 될 수도 있는데...) 생각할 때

백일몽; [위극겸의 계집이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품속에 손을 넣고

백일몽; [이깟 혈왕잠 따위를 엄마의 목숨과 바꿀 수는 없어요.] 울면서 혈왕잠을 꺼내고

청풍; [소저가 영당을 생각하는 효심은 물론 갸륵하오만...] 난감

위상영; [천파가 원하는 대로 해주거라.] 한숨 쉬고

청풍; [누님...] 돌아보고

위상영; [일단 올케의 목숨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 [혈왕잠의 문제는 차후에 생각하도록 하자.] 백일몽의 손에서 혈왕잠을 받아서

위상영; [게다가 혈왕잠을 그년에게 넘긴다고 해서 아주 빼앗기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혈왕잠을 내밀며 의미심장하게 웃고

청풍; (혈왕잠을 넘긴 후에 다시 빼앗으면 된다는...) 침 꿀꺽! 삼키고

백일몽; [설령 혈왕잠을 회수하지 못한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눈물 닦으며 말하고. 돌아보는 청풍과 위상영

백일몽; [혈왕잠은 오직 혈왕의 핏줄만이 흡수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랍니다.] 웃고

[!] [!] 놀라는 위상영과 청풍

 

#490>

<-황산(黃山)> 바위 봉우리들이 수없이 솟아있는 험준한 산

<-시신봉(視神峰)>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 한쪽이 깎아지는 절벽이고. 뾰족하진 않고 절벽이 비스듬히 이어진 산봉우리다.

그곳에 서있는 사람들. 용설영이 절벽을 등진 채 서있고 그년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패소정이 손대낭의 팔을 하나 잡고 서있다. 손대낭은 두 손이 뒤로 묶여 있고 고개를 떨군 모습이다.

패소정; (오늘이 닷새 째....)

패소정; (주모님이 예상하신 대로 마태자가 혈왕잠을 갖고 와야할 텐데...)

용설영; [괜한 걱정하지 마라.] 말하고. 흠칫! 하는 패소정

용설영; [지금까지의 행태로 보아 이가놈은 반드시 그 계집을 살리러 온다.] 패소정이 팔을 잡고 있는 손대낭을 돌아보고. 그 직후

삐익! 삑! 멀리서 호각 소리가 들리고

용설영;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냉소하며 호각소리가 들린 곳을 보고

삐익! 삑! 연이어 들리는 호각소리들

용설영; [준비해라! 이가 놈이 십리 안쪽으로 들어섰다.] 한손을 귀에 대고

패소정; [예 주모님!]

삐익! 삑! 이어지는 호각소리들

패소정; (주모님은 만일을 대비해서 시신봉 주위에 몇 겹으로 감시망을 구축해 놨다.)

패소정; (저 호각소리들은 마태자의 종적을 발견한 자들이 보내는 신호인데...) 역시 귀를 기울이고

삐익! 삑! 들리는 호각소리들

패소정; (호각신호에 의하면 마태자는 동행 없이 혼자 오고 있다.)

패소정; (그럼 거래를 마친 후 별탈 없이 놈의 손에서 빠져나갈 수 있겠구나.) 생각할 때

용설영; [왔다!] 하늘을 보고. 반사적으로 올려다보는 패소정

쿵! 언제였는지 하늘에서 천천히 떨어지고 있는 청풍. 발을 아래로 한 채 내려오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형형한 눈빛. 손에는 주머니를 하나 들고 있다. 주머니에는 혈왕잠과 혈왕진해가 들어있고

패소정; (어.... 어느 틈에.,..!) 겁에 질려 침 꼴깍

용설영; [확실히 등장도 남다르구나 마태자.] 올려다보며 웃고

청풍; (이 계집이 위극겸의 숨겨진 마누라...) 스윽! 용설영의 앞쪽으로 내려오며 생각하고

청풍; (천파 소저의 말대로 비구니로 위장하고 있었다.) 탁! 완전히 바닥에 내려서고

용설영; [피차 불구대천의 원수사이니 인사 따위는 필요 없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청풍을 노려보며

용설영; [그년이 살아있다는 걸 확인시켜줘라.] 패소정에게

패소정; [예 주모님!] 콱! 말하면서 손대낭의 머리채를 다른 손으로 움켜쥐어서

손대낭의 고개를 들게 한다. 손대낭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들고

청풍; [몸은 어떠시오 부인.] 손대낭에게

손대낭; [숨은 붙어있답니다.] 눈 감은 채 말하고

손대낭; [하지만 차라리 죽은 것만도 못한 신세로군요.] [보잘 것 없는 목숨 때문에 크나큰 우환을 세상에 남기게 되었으니...]

청풍;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일이 되려다 보니 이리 된 것뿐, 부인의 잘못은 없습니다.] 위로하고

대답하지 않고 한숨 쉬며 억지로 웃는 손대낭

용설영; [그년이 살아있는 걸 확인했으면 이제 그만 가져온 것을 내게 던져라.] 손 내밀고

청풍; [원하는 대로 해주지.] 휙! 주머니를 던지고

용설영; [잘 생각했다.] 팟! 주머니를 받고

용설영; [허튼 수작은 안 부렸을 줄로 믿는다.] 주머니를 열고

주머니 안이 혈왕잠이 몇 장의 종이에 감싸여 있다.

용설영; [혈왕잠...] 슥! 주머니 속에서 먼저 혈왕잠을 꺼내고

용설영; [틀림없는 진품이로구나.] 혈왕잠을 들어서 해에 비쳐 보며 말하고

청풍; (당연한 얘기지만 저 계집은 전에도 혈왕잠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용설영이 혈왕잠을 다시 주머니에 넣는 것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이래저래 상대하기 까다로운 계집이다.) 생각할 때

슥! 혈왕잠을 넣고 대신 몇장의 종이를 꺼내는 용설영

용설영; [이게 용린이 찾아낸 혈왕진해란 말이지?] 주머니를 겨드랑이에 끼면서 두 손으로 종이들을 들고 읽기 시작하고

청풍; (헌데 저 계집은 혈왕진해의 존재를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생각할 때

눈 번뜩이며 빠르게 종이에 적힌 혈왕진해를 읽는 용설영.

청풍; (저 계집...) 놀라는 표정이 되고

<웃어?> 종이의 글을 읽으면서 미소 짓는 용설영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용설영은 흥분하고 득의해서 웃는 표정이고

청풍; (설마 혈왕진해를 한번 본 것으로 이해한다는 건가?) 경악할 때

용설영; [역시 이렇게 된 거였네.] 끄덕이며 웃고

용설영; [이 혈왕진해 대로라면 혈왕잠의 힘을 남김없이 끌어낼 수 있겠어.]

용설영; [오래전에 세상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혈왕진해를 복구한 걸 보면 역시 용린은 혈교 사상 최고의 인재 소리를 들은만해.] 혈왕진해를 살피면서 웃고

청풍; [감격은 나중에 하고 약속부터 지켜라.]

용설영; [어머나. 내가 너무 흥분해서 결례를 했네.] 웃으며 청풍을 보고

용설영; [물건을 받았으니 나도 약속을 지켜야겠지?] 종이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이어

용설영; [손가년을 넘겨줘라!] 패소정에게 말하고. 그러자

패소정; [예 주모님!] 콱! 손대낭의 팔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고. 이어

패소정; [데려가라!] 휙! 손대낭을 휘둘러서 절벽 쪽으로 던져버리고

청풍; [무슨 짓이냐!] 팟! 패소정 쪽으로 몸을 날리는데

하늘을 보는 자세로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손대낭. 동시에

파앗! 쐐액!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패소정과 용설영

용설영; (아무렴 네놈의 속셈을 모를 줄 아느냐?) 쐐액! 절벽을 따라 날아가며 비웃고

용설영; (일단 혈왕잠과 혈왕진해를 넘겨서 손대낭을 확보한 후 날 추격해서 다시 빼앗을 생각을 했겠지?)

용설영; (하지만 절벽에서 던져진 손가년부터 구해야할 테니 날 추격하진 못할 것이다.) 쐐액! 날아가는데.

[조심하세요 주모님!] 갑자기 뒤에서 패소정의 비명이 들려 눈 부릅뜨는 용설영

용설영; (설마!) 홱! 고개 돌려 보고. 달아나면서

쿵! 화악! 청풍이 마귀처럼 용설영을 따라붙고 있고 반대편으로 달아나던 패소정이 돌아보며 외치고 있다.

용설영; (이놈이 패소정을 포기하고 날 추격하다니...) 쐐액! 경악하며 전력을 다해 날아가고. 하지만 그 직후

청풍; [떨어져라!] 빠캉! 휘두르는 손에서 벼락이 일어나 날아가고

투쾅! [아악!] 꽈광! 벼락에 맞아 비명 지르는 용설영

패소정; [주모님!] 멈춰서며 비명 지르고

퍼억! 몸이 불길과 연기와 벼락에 휘감기며 나뒹구는 용설영. 그러면서도 주머니는 꼭 쥐고 있고

청풍; [내놔라!] 화악! 번개같이 덮치면서 그 주머니를 낚아채려는 청풍. 하지만

콱! 일어나려 하며 혀끝을 이빨로 강하게 무는 용설영

푸훅! 피를 확 뿜어내는 용설영. 스프레이로 뿌리듯이 피가 넓게 확 퍼진다

청풍; [!] 화악! 앞쪽이 피 안개로 덮이자 왼팔로 얼굴을 가리며 오른손으로는 용설영을 낚아채가는 청풍. 하지만

찌직! 청풍의 손은 용설영의 옷을 낚아채서 찢었을 뿐이고

후둑! 청풍의 왼손과 왼쪽 팔뚝이 피로 물든다.

징! 용설영의 피가 뿌려진 청풍의 왼손 식지에 끼워져 있던 삼안마귀환이 용설영의 피에 닿자 빛을 발하고. 헌데

용설영이 있던 곳에 용설영의 모습이 없다.

청풍; (놓쳤다!) 팟! 몸을 세우고. 왼팔로 얼굴을 가리며 주변을 빠르게 훑어보고. 직후

스스스! 절벽 끝에 휘청거리며 나타나는 용설영. 가슴 부분의 옷이 찢겨져 젖가슴이 드러나 있다. 가슴에는 청풍의 손가락이 스치면서 낸 상처도 있고. 그래도 주머니는 쥐고 있다.

패소정; [아!] 멀찍이 서서 안도하고

용설영; [끄윽...] 비틀거리며 신음하고. 푸시시! 츠츠츠! 몸에서 연기와 벼락이 일어나고

청풍; [포기해라.] 다가가고. 고개 들어 청풍을 보는 용설영

청풍; [네년은 오늘 결코 내 손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살벌한 표정. 쿠오오! 지지! 온몸에서 무시한 살기와 벼락이 일어나고

용설영; [내가.... 확실히 내가 네놈을 잘못 봤구나.] 헉헉 대며 뒷걸음질. 그년 바로 뒤는 절벽이고.

용설영; [손가년을 포기하고 날 추격할 정도로 독할 줄은 몰랐다.] 이를 갈고. 바로 그때

<누가 누굴 포기했단 말이냐?> 누군가의 말 소리가 들려 눈 부릅뜨는 용설영

휘익! 손대낭이 추락했던 절벽에서 치솟는 위상영. 두 팔로 손대낭을 안고 있다.

패소정; (저... 저 마녀!) 공포에 질려 비틀

위상영; [올캐의 안전은 확보했다. 걱정 말고 그년을 족쳐라!] 휘릭! 절벽 위로 내려서고

패소정; (틀렸어!) 팟! 급히 돌아서고

패소정; (더 늦기 전에 여길 벗어나지 않으면 나도 끝장이야!) 달려가고

용설영; [저... 저 원수년을 동행했구나!] 깨닫고. 위상영이 손대낭을 바닥에 앉히는 것을 보며 이를 갈고

청풍; [네년이 허튼 수작을 할 걸 예상하고 상영누님에게 몰래 따라오라고 시켰다.] 냉소하며 용설영에게 다시 다가가고

청풍; [더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혈왕잠을 순순히 포기해라.] 손을 내밀고

용설영; [호호호! 좋다 좋아! 여기까지는 내가 진 걸로 하마.] 깔깔 웃고

청풍; (저 계집이...) 불길한 표정을 지을 때

용설영; [하지만 내게도 숨겨둔 한 수가 있다!] 팟! 외치면서 주머니를 자기 뒤쪽의 절벽으로 홱 던지고

청풍; [무슨 짓이냐?] 팟! 주머니가 날아가는 절벽을 향해 날아가고

[!] 손대낭의 묶인 손목을 풀어주던 위상영도 눈 치뜨며 돌아볼 때

휘익! 절벽 밖으로 멀리 날아가는 주머니. 직후

화악! 절벽 아래에서 맹렬히 날아오르는 독수리

청풍; [독수리!] 팟! 절벽 끝에서 급정거하고

팟! 한쪽 발로 주머니를 낚아채는 독수리

위상영; [놓치면 안돼!] 외치고. 손대낭도 손목 만지며 돌아보고

청풍; [크아!] 빠캉! 두 주먹 불끈 쥐는 청풍의 몸에서 강력한 벼락이 일어나고

청풍; [떨어져라!] 빠캉! 그 벼락으로 독수리를 후려치려는 청풍. 바로 그때

용설영; [크아!] 시뻘건 색으로 변한 손을 내뻗으며 청풍을 덮쳐오는 용설영

위상영; [조심해라!] 일어나며 외치고

쾅! 청풍의 옆구리를 강타하는 용설영의 시뻘건 손. 그 바람에 휘청하는 청풍. 다치지는 않았지만 충격을 받은 모습이고

용설영; [컥!] 펑! 충격 받아 피를 토하며 뒤로 비틀하고. 하지만

빠캉! 청풍이 밀려나는 바람에 벼락은 독수리의 옆으로 떨어지고

끼아! 급격히 방향을 틀어서 날아가는 독수리

청풍; (이런...!) 빠캉! 다시 벼락을 일으켜서 독수리를 겨누는데

용설영; [같이 죽자!] 빠지직! 부악! 다시 벼락이 일어나는 손으로 청풍을 할퀴어오고

청풍; [방해 하지마라!] 부악! 벼락에 휩싸인 손을 웅크려 마주 용설영을 때리고

[!] 눈 감으면서 양팔 좌우로 벌리는 용설영

청풍; (이 계집 설마...!) 뒤늦게 깨닫고 경악하지만

퍼억! 청풍의 웅크린 손의 다섯 손가락이 그대로 용설영의 가슴에 박힌다

[!] [!] 돌아보던 위상영과 손대낭도 놀라고

용설영; [컥!] 피를 토하는 용설영

청풍; (아차!) 팟! 용설영의 가슴에서 손가락을 뽑으며 뒤로 물러서고. 청풍의 손가락이 뽑힌 가슴에서 피를 품어내며 비틀거리는 용설영. 이어

퍼억! 나뒹구는 용설영의 몸뚱이

청풍; (저항을 포기해서 스스로 치명상을 입었다.) 침통하게 보고

끼이! 멀리서 새 우는 소리가 들려 흠칫! 하는 청풍

청풍이 돌아보니 독수리는 이미 까마득히 멀어지고 있다.

청풍; (쫓아가긴 틀렸다.) 이를 부득 갈고

청풍; (아마 저 독수리는 혈왕잠과 혈왕진해를 위진천에게 가져갈 것이다.) 침통, 그때

[어... 어떠냐?] 헐떡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는 청풍

용설영; [마지막에 웃는 건 네놈이 아니라... 나라는 걸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겠지?]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웃고

용설영; [열흘... 넉넉잡고 열흘만 기다려라.] [내 아들... 진천이가... 제이의 혈왕이 되어 네놈을 죽여줄 테니...] 웃고

청풍; [유감이지만 그럴 일은 없다.] 냉소하며 내려다보고. 그 뒤로 다가오는 위상영. 손대낭을 부축하면서

청풍; [혈왕잠은 오직 혈왕의 핏줄만이 용해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위가장의 핏줄인 당신 아들은 혈왕잠은 화중지병(畵中之餠;그림의 떡)일 뿐이다.] 냉소하지만

용설영; [기회가... 없어서... 내 이름을 말해주지 못했구나.] 웃고

청풍; [당신 이름 따윈 알고 싶지 않다.] 냉소하고. 이제 위상영과 손대낭은 청풍의 바로 뒤에 이르렀는데

용설영; [그래도... 들어둬라.] 헉헉. 웃고

용설영; [내 이름은... 용설영이다.]

청풍; [용설영?] 어리둥절하고. 하지만 그 뒤에서 위상영은 눈을 부릅뜨고

위상영; [설... 설마 네년도 혈왕의 핏줄인 거냐?] 경악하고. + 청풍; [!] 그제서야 청풍의 얼굴도 경악으로 굳어지고

용설영; [확실히... 계집이라 촉이 좋구나.] 웃고

용설영; [그렇... 다. 설지야!] [나는 너의 육촌 언니란다.] 위상영에게 웃고

청풍; (맙소사!) 비로소 깨닫고 얼굴 굳어지고

용설영; [이청풍... 네놈도 이제야 감이 오는 모양이구나.] 그런 청풍을 보며 웃고

용설영; [내 아들... 진천이는... 어미인 날 통해서 혈왕의 피를 이어받았다.]

용설영; [다시 말해... 진천이도 혈왕잠을 흡수할 능력을 타고 났다는 뜻이다.]

손대낭; [그... 그런...] 놀라 입을 가리고. 청풍과 위상영의 얼굴은 굳어졌고

용설영; [신응은 오늘 안으로... 진천이가 은신하고 있는 곳에 이르러 혈왕잠과... 혈왕진해를 전해줄 테고...] 헉헉. 입과 코로 흘리는 피가 더 많아졌고

용설영; [진천이의 능력이라면 열흘이 안 걸려서 혈왕잠을 모두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용설영; [그렇게 되면... 어미인 내 복수를 어렵지 않게 해주겠지.]

위상영; [거기가 어디냐?] 징! 몸을 숙이며 눈으로 빛을 뿜어내며 용설영에게 외치지만

용설영; [섭혼대법이네?]

용설영; [하지만... 어림없다.] 웃고

용설영; [배교의 섭혼술이 아무리... 강력해도... 죽은 자를 복종시키지는 못하니...] 툭! 말하며 눈을 감고

위상영; [이런...] 이를 바득 갈고

위상영; [일다경만 더 살아있었어도 위진천이 놈이 숨어있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주먹 불끈 쥐며 분해하고

청풍; (그래서 용설영은 사실상 자살을 했을 것이다.) 침통하게

<우리가 자기 아들 은신처를 알아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장내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91>

휘익! 시신봉 아래로 미친 듯이 날아 내려가는 패소정

패소정; (주모님은 어떻게 되셨을까?) 날아가며 용설영을 떠올리고

패소정; (절망적이라고 봐야겠지.) (장주님도 어쩌지 못한 괴물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니...) 위극겸이 청풍과 위상영의 협공에 죽던 장면을 떠올리고

패소정; (지금으로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패소정; (남의 눈에 띄는 외모를 지녀서 어디에 숨을 수도 없고...)

패소정; (어떻게든 중원을 빠져나가야만 천마성과 무제궁의 추적에서 벗어날 수...)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쿵! 패소정이 날아가는 앞쪽. 십여명의 흑혈살조들이 죽어 있고. 그 중간에 석헌중이 뒷짐을 짚은 채 서있다가 돌아본다

패소정; (흑혈살조들이 몰살당했다!) 눈 부릅

패소정; (피하기는 틀렸고...) 쐐액! 이를 갈며 더 빠르게 날아간다

패소정; (거령패갑공(巨靈覇甲功)을 믿고 강행돌파하자!) + [살고 싶으면 비켜!] 쐐액! 미사일처럼 석헌중에게 쇄도하고. 하지만 그 직후

석헌중; [마태자와 비교하면 그닥 볼품이 없어서 얕보인 건가?] 슥! 웃으며 오른손을 펴서 앞으로 내밀고. 직후

번쩍! 앞으로 내미는 석헌중의 손에서 빛이 폭발하더니

퍼억! 빛으로 이루어진 검이 그대로 패소정의 몸을 관통한다. 허공에서 비틀하는 패소정. 눈을 부릅뜨고

석헌중; [죽이진 않았으니 걱정하지 마라.] 징! 손바닥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검을 뽑아낸 채로 웃고. 직후

패소정; [검... 검강!] 끄윽! 눈이 돌아가며 비틀하다가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패소정의 거구

패소정; [당... 당신은 검군자...] 끄윽! 기절하려 하며 헐떡이고

석헌중; [초면임에도 알아봐주니 반갑긴 하군.] 웃으며 손을 내리고

석헌중; [그렇다. 본좌가 바로 검군자라 불리는 석헌중이다.]

석헌중;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시신봉의 아래쪽을 지키고 있었지.] 웃고

패소정; [지... 지랄...] 눈을 감고

패소정; (하필이면 칠지무제에 필적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저 인간이 지키는 곳으로 오다니...) 툭! 기절하고

석헌중; [이 계집이 주인을 버리고 도망쳐 온 걸 보면 마태자가 위극겸의 마누라를 쓰러트리는데 성공한 것같긴 한데...] 산 위를 보며 중얼거리고

석헌중; (어쩐지 불길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구나.) 어두운 표정

 

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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