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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8.15 [마고천장] 88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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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

신장궁 후원의 건물. 황보경의 거처.

부상당한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그러다가 고개 숙여 인사하는 무사들

담장에 나있는 월동문을 통해서 쟁반에 다과를 얹어들고 들어오는 뇌옥경

 

청풍; [신소심이 성마지환을 갖고 있단 말입니까?] 놀라고. 침대 옆의 의자에 벽초아를 안고 있다. 벽초아는 청풍의 품에 폭 안겨 졸고 있고. 침대에는 붕대로 상체를 감은 벽치릉이 눈을 감은 채 누워있다. 가슴 아래를 얇은 이불로 덮은 채. 그 옆에 황보경이 앉아서 벽치릉이 흘리는 땀을 닦아주고 있다.

황보경; [권절과 살천인조라는 늙은이들은 분명 그렇게 말했어요.] 벽치릉의 땀을 닦아주며

황보경; [위진천이 초아 애비의 시신에서 찾아낸 반지를 본궁으로 오는 신소심에게 주었다는 거예요.]

청풍; [그랬는데 신소심은 성마지환을 부인에게 전해주지 않았군요.] 흥분. 눈 번뜩

황보경; [신첩이 제 년에게 좀 쌀쌀 맞게 굴었더니 앙심을 품고 도로 가져갔던 것 같아요.] 한숨 쉬고

청풍; (그 반지...) 눈 부릅. 천마성의 자기 침실에 잠옷차림으로 묶여 있었던 신소심의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던 반지를 떠올리고

청풍; (그게 바로 성마지환이었구나!) 한숨을 쉬고

황보경; [왜 그러세요?] 의아

청풍; [최근에 신소심을 생포했던 적이 있습니다.] 쓴웃음

황보경; [그런...] 놀라 입을 가리고

청풍; [사로잡힌 신소심이 특이한 반지를 끼고 있는 걸 보긴 했지만 설마 그게 성마지환이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황보경; [아쉽게 되었네요.] [나도 그렇고 공자님도 그렇고 성마지환이 눈앞에까지 와있었는데 입수하지 못했으니...]

청풍; [우리 둘 다 성마지환과는 인연이 없어서겠지요.] 쓴웃음

황보경; [그런 것 같네요.] 한숨

청풍; (하지만 정말 아깝게 되었다.) (난 성마동천의 위치도 알고 있어서 성마지환만 손에 넣으면 천마조사님과 무성의 비전을 바로 얻을 수 있었는데...) 성마동천을 떠올리고. 그때

[들어갈게요.] 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 문쪽을 돌아보는 두 사람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뇌옥경. 한손으로 쟁반을 들고 한손으로는 문을 연다

황보경; [어서 와라 어미야.] 돌아보며

뇌옥경; [아버님은 좀 어떠신가요?] 들어와서 문을 닫고

황보경; [약을 드시고 주무시는 중이란다.] 한숨 쉬며 다시 벽치릉을 보고

뇌옥경; [위험한 고비는 넘기신 것같아 다행이에요.] 다가오고

황보경; [이공자가 제 때 손을 써주신 덕분이다.] 좀 수줍게 청풍을 보고

뇌옥경; [다들 경황이 없어서 식사 준비가 늦어지고 있어요.] + (늙은 남편 옆에 두고 아주 좋아 죽네.) 탁자로 가고

뇌옥경; [간단히 다과를 마련해왔으니 먼저 요기를 하도록 하세요.] 들고 온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고

청풍; [고맙소 부인.] 벽초아를 안은 채

뇌옥경; [별말씀을요.] 얼굴 좀 붉히며 돌아보고

뇌옥경; [초아는 제게 맡기고 다과를 드세요.] 청풍의 품에 안겨있는 벽초아를 안으려 하고

벽초아; [싫어. 초아는 아빠하고 있을 거야.] 잠결에도 청풍에게 달라붙으려 하지만

뇌옥경; [버릇없게 굴면 안돼. 엄마하고 가서 자도록 하자.] 강제로 벽초아를 청풍에게서 떼어내고 + 벽초아; [히잉...] 징징 내면서도 뇌옥경에게 안기는 벽초아

청풍; [난 괜잖습니만...] 벽초아를 뇌옥경에게 건네주며

뇌옥경; [말씀은 고맙지만 버릇없게 기르면 안돼요.] 벽초아를 안고 새침하게 말하고.

뇌옥경; [아주 어린애도 아닌데...] 말할 때 + [엄마!] 밖에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리고

황보경; [민아!] 깜짝 놀라며 일어나고. 청풍과 뇌옥경도 돌아보고

 

황보경; [엄마! 엄마!] 외치면서 월동문으로 달려 들어오는 황보민. 그 뒤로 무사들의 부축 받으며 따라오는 황보신.

[소저는 뉘신데...] [어디서 오신 분이시오?] 건물 지키던 무사들 당황할 때

황보경; [민아!] 벌컥! 무사들 뒤의 문이 급히 열리며 황보경이 나오고. 일어난 청풍과 뇌옥경도 돌아보고 있고

황보민; [엄마!] 무사들 사이를 쏜살같이 지나 건물 입구로 달려가고. 당황하여 말리지 못하는 무사들

황보경; [민아야!] 건물에서 나온 황보경은 울면서 두 팔 벌리고

[흐윽!] 와락! 황보경의 품에 안기며 오열하는 황보민

황보민; [보고 싶었어요 엄마!] 황보경의 품에 안겨 몸부림치며 울고

황보경; [오냐! 어미도 우리 민아가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단다.] 자신의 품에 안긴 황보민을 쓰다듬으며 울고

청풍; (냉혈전호 황보륜은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었다.)

<헛된 욕심 때문에 저들 모녀를 삼년 넘게 생이별 시켰으니...>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41>

해가 지는 산. 신장궁 근처

달려오는 두 명의 사내. 신소심을 감시하던 위진천의 졸개들

사내1; [젠장! 날 다람지쥐가 따로 없는 년이로구만.] 헥헥 대며 달리고

사내2; [다... 다른 건 모르겠고 신가년, 경신술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인 것같네.] 역시 헉헉

사내1; [그년이 마태자를 전력으로 추격하는 바람에 엄한 우리가 죽어 나는구만.]

사내2; [그래도 그년과 마태자의 목적지가 신장궁인 건 분명하니 놓칠 염려는 없을 걸세.]

사내1; [하여간 마태자는 보면 볼수록 무서운 인간이야.]

사내1; [냉혈전호를 감시하는 특명을 받은 혈영칠호는 무적팔절 호법님들에 필적하는 고수인 데도 간단히 묵사발을 만든 걸 보면...]

사내2; [혈영칠호도 자존심이 강한 계집이니 경덕진 근처에서 본 일은 입 밖에 내지 마세.]

사내1; [그래야겠지?]

사내2; [신장궁에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힘을 내자구.] 달려가고. 그러다가

사내1; [어!] 놀라며 앞을 보고. 사내2도 흠칫! 하며 앞을 보고

멀리 화산을 등지고 나 있는 계곡 사이의 길로 누군가 비틀거리면서 걸어온다.

크로즈 업. 바로 살천인조인데

사내1; [저... 저 분은...]

사내2; [무적팔절중 살천인조님이시다!] 휘익! 다시 속도를 높여 날아가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화산을 등지고 걸어오는 살천인조. 옷과 머리는 탔고 살도 심한 화상을 입어 끔찍하다.

[호법님!] [무슨 일이십니까?] 휘익! 휙! 살천인조 앞으로 날아내리는 사내1과 2

살천인조; [너... 너희들은...] 헐떡. 좀 경계하고

사내1; [잠행당(潛行堂) 소속의 지후곤입니다.] 포권

사내2; [속하는 장일곤입니다.]

살천인조; [잠행당 놈들이었군.] 비틀하며 주저앉으려 하고

[호법님!] 급히 살천인조를 좌우에서 부축하는 두 놈

살천인조; [전서구... 전서구를 갖고 있느냐?] 부축 받으며

사내들; [죄송합니다. 갖고 있는 전서구는 없습니다.] [한 마리씩 갖고 있었지만 총단에 보고하느라 날려 보내서...]

살천인조; [그럼... 노부를 가장 가까운 분타로 데려가라. 전서구를 보유하고 있는 분타로...] 헐떡이고

사내들; [전서구를 쓰려면 절강(折江) 분타까지 가야만 하는데...] [무슨 일이 있으신 것인지요?] 눈치 보며 난감

살천인조; [성마지환과 관련하여 가주와 소가주에게 촌각을 다퉈 보고할 내용이 있다.] 헐떡이며 말하고

<성마지환!> 놀라는 두 놈

 

#442>

깊은 밤. 신장궁. 부상이 났지 않은 모습으로 경비서는 무사들. 밤이 깊어 건물들에는 대부분 불이 꺼져 있다.

<-영빈관(迎賓館)> 정원과 담장에 둘러싸인 화려한 건물. 정원에 둘러싸여 있다. 불이 꺼져 있고

침대. 청풍이 반듯하게 누워있고 귀여운 잠옷 차림인 벽초아가 달라붙어 자고 있다.

청풍; (패소정이란 계집이 위가장의 끄나풀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패소정을 떠올리고

청풍; (위극겸과 위진천 부자도 그 계집을 통해서 성마동천이 독룡곡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테고...)

청풍; (성마지환을 뺏길 경우 천마조사님과 무성의 비전도 위씨부자 손에 들어가게 된다.) 심각한 표정

청풍;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무제궁으로 가야만 한다.) (신소심의 행방을 찾으려면 무제궁을 통하는 게 가장 빠를 테니...) 생각할 때

<저예요.> 문 밖에서 들리는 말

청풍; (뇌옥경!) + [들어오시오.] 문쪽을 보며 몸을 조금 일으키고. 달라붙어 있는 벽초아 때문에 몸을 완전히 일으키진 못하고

달칵! 문이 열리고

뇌옥경; [밤이 깊었는데 방해해서 죄송해요.] 침실로 들어서는 뇌옥경. 잠옷 차림이다. 문은 닫지 않고

청풍; (혹시 오늘 밤 나와 동침하려고 찾아온 건가?) 기대하며 + [아닙니다.] 몸을 반쯤 일으키다 멈춘다.

[아빠!] 옹알거리며 달라붙는 벽초아

뇌옥경; [초아를 데리러 왔어요.] 얼굴 좀 발개져서 다가오고

청풍; [예...] 좀 실망하며 옹알대는 벽초아를 다독이고

뇌옥경; [초아는 너무 어릴 때 헤어져서 아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요.] 몸을 숙여 벽초아를 두 팔로 안고

벽초아; [으응... 싫어 싫어!] 잠결에도 청풍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앙탈 부리고

뇌옥경; [그러다가 공자님을 제 아빠라고 여기게 되자 집착이 강해졌네요.] 한숨 쉬며 벽초아를 강제로 청풍과 떼어내 안고. 청풍도 일어나고. 잠에서 깨진 않았지만 꼼지락 대며 울상 짓는 벽초아

청풍; [저는 상관없습니다.] 일어나 앉으며 말하고

청풍; [초아처럼 귀여운 딸이라면 얼마든지 아빠 노릇을 해줄 수 있습니다.] 은근히 말하고

뇌옥경; [고마워요 공자님.] 얼굴 발개지고

뇌옥경;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돌아서고

청풍; (동침하러 온 건 아니었군.) + [살펴 가십시오.] 아쉬운 표정

뇌옥경; [지난번에 했던 약속...] 문간에서 고개 약간 돌리며 말하고

흠칫! 청풍

뇌옥경; [가급적 빨리 지키도록 노력하겠어요.] 말하면서 밖으로 나간다. 얼굴 발개진 채

탁! 닫히는 문

청풍; (약... 약속을 지키겠단 말이지?) 흥분 기대.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뇌옥경이 한 말을 회상으로 묘사 #97>의 장면이다.

 

뇌옥경; [저도 약속을 드리겠어요.] [만일 저의 가슴에 맺힌 이 한을 풀어주신다면...] 잠옷을 벌려 드러낸 가슴을 손으로 만지며

뇌옥경; [이 가슴에 새겨져 있는 글귀대로 되어드리겠어요.] 얼굴 살짝 붉히며 말하고. 뇌옥경의 젖가슴 사이에는 <天魔之牝犬>이라고 새겨진 흉터가 있다.

회상 끝

 

청풍; (천마지빈견(天魔之牝犬)...) (뇌부인은 기꺼이 천마의 암캐가 되어주겠다고 했었다.) 침 꿀꺽! 삼키고

청풍; (초아를 데리러 온 것도 어쩌면 오늘밤에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구나.) 히죽 웃으며 다시 눕고

청풍; (단 둘이 있어야만 지킬 수 있는 약속이니...) 드러누워서 히죽. 김칫국 마시고

 

#443>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벽초아를 안고 건물을 떠나는 잠옷 차림의 뇌옥경

월동문으로 나가는 뇌옥경. 헌데

정원의 나무 그늘에 숨어있는 신소심. 몸에 검은 옷을 입고 있다. 손에 검은 색의 장갑도 끼고 있고, 이 장갑 때문에 손가락에 낀 성마지환이 가려진다.

월동문으로 나가 멀어지는 뇌옥경의 뒷모습

신소심; (화룡부인 뇌옥경...) (저 여자가 일을 편하게 해주는구나.)

신소심; (벽초아라는 계집아이 때문에 손을 쓰는 게 망설여졌었는데...) 슥! 품속에서 작은 향로를 꺼낸다. 뚜껑이 달려 있는 향로로 뚜껑에 구멍이 몇 개 나있다.

신소심; (독성부의 가장 지독한 마취독(痲醉毒)인 산백몽혼향(算魄夢魂香)...) 향로를 보고

신소심; (타노가 구해준 이걸 쓰면 제 아무리 만독불침이라고 해도 잠깐은 정신을 잃게 될 것이다.) 향로를 바닥에 내려놓고

신소심; (그후에...) 슥! 다시 품속에 손을 넣고

신소심; (역시 독성부의 물건인 이 천독마비(千毒魔匕)를 쓰면 마태자를 죽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다시 꺼낸 손에 칼집에 든 비수가 한 자루 들려 있다. #114>에 나온 최면술에 걸린 조진진이 아버지인 무영신투를 죽일 때 쓴 그 비수다. 손잡이에 구슬이 하나 박혀있고

신소심; (조금만 더 기다려라 마태자!) 비수를 보며 살벌한 표정으로 웃고

<네 아비의 곁으로 보내줄 테니...> 비수를 꽉 쥐는 신소심의 장갑 낀 손을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444>

신장궁의 또 다른 화려한 건물. 역시 정원과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로 황보경의 거처다. 불은 꺼졌다

방안. 화려한 침실. 넓은 침대에 황보경 황보민 모녀가 누워있다.

잠옷 차림인 채 역시 잠옷 차림인 황보경의 품에 안겨 잠든 황보민. 행복한 표정이고

황보경; (몸의 깊은 곳이 뜨거워 견디기가 어렵다.) 한숨

황보경; (그 사람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걸 내 몸이 느끼고 있기 때문일 텐데...) 청풍을 떠올리며 한숨. 아랫도리가 좀 비꼬이고

황보경; (하지만 참아야만 한다.) 심호흡

황보경; (민이를 위해서라도...) 자기 품에 안겨 잠이 든 황보민을 돌아보며 애잔하게 웃고

<세상의 추악한 인심으로부터 민이를 지켜달라고 이공자에게 부탁을 해야만 하니...> 어둑한 침실 배경으로 황보경의 생각 나레이션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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