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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서안> 밤. 깊은 밤이라 성내의 건물들에는 불이 거의 다 꺼져 있고 거리에는 사람들의 왕래도 없다.

장안 외곽의 강변. 정자가 있다. 누군가 그 정자 중앙에 놓여있는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있다. 팔짱 낀 채 눈을 감고 있는 인물. 황금전장 황금수라대의 부영반인 귀견수다.

눈 감고 앉아있는 귀견수의 모습 크로즈 업.

귀견수 앞의 탁자에는 묵직한 주머니 한 개와 접은 종이가 놓여있다. 주머니는 크기가 야구공 서너 개가 들어있는 정도다.

움찔! 귀견수의 귀가 무언가를 느끼고.

귀견수; (왔군.) 눈을 뜨는 귀견수

쿵! 정자 밖 어둠 속에 유령처럼 서있는 복면인. 눈만 번뜩인다. 이자는 #2>에서 환관 장민을 추격했던 복면 쓴 자객들의 우두머리다. 복면을 쓴 얼굴의 미간에 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동일인임을 표시. 살수조직 살인상단의 부단주 중 한명으로 별호는 독검사랑이다.

귀견수; [기다리고 있었소.] 팔짱 풀며 말하고

귀견수; [본인의 청부의뢰를 접수해주어서 고맙소.] 포권하고

독검사랑; [살다보니 황금전장으로부터 의뢰를 받는 일도 벌어지는군.] 정자 밖에 서서 음산하게 말하고. 처음으로 얼굴 자세히 보여주는데 미간 사이에 점이 있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독검사랑; [황금전장의 호위무사들인 황금수라 개개인이 일류고수라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일!] [그래서 황금전장과 관련된 문제는 황금수라들이 해결해오지 않았소?]

독검사랑; [대체 어떤 곤란한 일이 벌어졌기에 우리 살인상단(殺人商團)같은 하천한 조직에까지 손을 내밀게 된 거요?]

귀견수; [더 늦기 전에, 그리고 세상이 알기 전에 확실하게 제거해야할 놈이 있소.] 슥! 접은 종이를 집어들고

독검사랑; [황금전장이 대놓고 손을 쓸 수 없는 대상이겠군.] 눈 번뜩

귀견수; [청부를 받아들이려면 이 건에 대해서는 절대 기밀을 유지해주어야만 하오.] 종이를 쳐들어 보이며

독검사랑; [우리 살인상단을 뭘로 보는 거요?] 불쾌한 듯 눈 번뜩이고

독검사랑; [사람을 죽이는 장사가 본단의 생업!] [설령 귀하가 황제를 죽여 달라는 청부를 한다 해도 기밀은 유지될 것이오.]

귀견수; [그리 말하니 안심이 되는군.] 팅! 말하며 접은 종이를 튕기듯 던지고.

독검사랑에게 철판처럼 날아드는 접은 종이. 하지만

고개를 까닥이는 독검사랑. 그러자

멈칫! 독검사랑 바로 앞에서 딱 멈추는 접은 종이

귀견수; (내가 전 공력을 실어 날린 종이를 간단히 멈췄다.) 눈 번뜩

<뭔가 수작을 부렸는데 그게 뭔지 알 수가 없다.> 독검사랑이 허공에 뜬 종이를 두 손으로 잡고 펼치는 걸 배경으로 귀견수의 생각 나레이션

슥! 종이를 펼치는 독검사랑. 펼쳐지는 종이에 그려진 것은 물론 청풍의 용모파기다.

독검사랑; [아직 어린 놈이로군.]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중얼거리고

귀견수; [이름은 이청풍,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열흘 전 화산의 도룡묘 근처였소.] 철컹! 말하며 집어드는 묵직한 주머니에서 금속성이 들리고

독검사랑; [열흘 전이라면 이미 다른 곳으로 샜을 수도 있겠는데...] 종이를 접으며 중얼거리고

귀견수; [화산을 들고 나는 모든 길은 우리 황금전장과 개방에서 지키고 있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청풍의 종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소.]

독검사랑; [이청풍이란 놈이 여전히 화산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있겠소.] 접은 종이를 품속에 넣으며 말하고

귀견수; [금으로 천냥이오.] 휙! 주머니를 던지고

독검사랑; [은자(銀子)가 아니라 금원보(金元寶)라...] 팟! 손을 내밀어 주머니를 받고

귀견수; [흔적을 남기면 귀찮아지는 사안이라 본장이 발행한 전표(錢票) 대신 금으로 대금을 준비했소.]

독검사랑; [금의 가치는 은자의 스무 배...] 손으로 무게를 대중하고

독검사랑; [은자로 무려 이만 냥이나 되는 거금을 들여 청부한 걸 보면 이청풍이란 놈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거물이겠소.] 눈 번뜩이고

귀견수; [내막은 알 거 없고... 확실히 죽여주기나 하시오.] 무뚝뚝하게

독검사랑; [기대해도 좋소. 우리 살인상단의 표적이 되어 목숨을 부지한 인간은 지금까지 없었으니...] 돌아서고

귀견수; [가기 전에 귀하의 소개 정도는 해야 하지 않소?]

독검사랑; [본좌의 별호는 독검사랑(毒劍死狼)!] [살인상단에서 부(副) 단주 노릇을 하고 있소.] 걸음 옮기고

귀견수; (어쩐지 범상치 않다 했더니...) + [부단주가 직접 청부를 받으러 와 주셔서 영광이오.] 앉은 채 포권하고

독검사랑; [다른 분도 아니고 황금전장 호위무사단의 부영반께서 청부를 했는데 본좌 정도가 접대를 해야 격이 맞지 않겠소?] 돌아보며 웃고

독검사랑; [앞으로도 종종 우리 살인상단을 이용해주시길 바라겠소.] [가자!] 팟! 날아오르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귀견수; (가자?) 흠칫할 때

휘익! 스슥! 정자 주변의 어둠 속 여기저기에서 세 명의 남녀가 날아올라 독검사랑의 뒤를 따라간다. 이남일녀인데 여자는 몸에 달라붙는 검은 옷을 입었다. 얼굴은 복면으로 가리고 있지만 육감적인 몸매로 여자임을 알 수 있다. 무기는 양쪽 허리에 찬 두 자루의 휘어진 칼 두 자루다. 다른 두 놈은 보디 빌더같은 체격의 거인과 보통 몸매의 사내. 거인은 거대한 망치가 무기고 보통 체격의 사내는 겉으로 드러난 무기가 없다. 이 년놈들은 살인상단 십대자객중 살접, 살패, 살영이다.

귀견수; (언제!) 오싹한 표정이 되고

휘익! 멀어지는 독검사랑과 세 명의 복면인들

귀견수; (저자들이 이 정자 주변에 잠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식은땀을 흘리고

귀견수; (만일 내가 표적이었다면 목숨을 부지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귀견수; (역시 살인상단이 천하제일의 살수조직이라는 평판은 헛된 게 아니었다.) 감탄하고 두려워한다.

 

#84>

여전히 서안.

휘익! 휘리릭! 서안 성내의 어느 건물 지붕 위로 날아 내리는 독검사랑. 주변으로 세 복면인들도 날아 내리고. 이어

독검사랑; [확인해봐라 살접(殺蝶)!] 휙! 들고 있던 주머니를 여자 복면인 살접에게 던지는 독검사랑

살접; [예 부단주님!] 철컹! 두 손으로 그 주머니를 받는 살접

품속에서 다시 종이를 꺼내는 독검사랑. 살패와 살영은 주변을 경계하고 살접은 주머니를 열어서 내용물을 확인한다.

종이를 펼쳐서 청풍의 초상화를 보는 독검사랑

청풍의 초상화

독검사랑; (이청풍... 이청풍...) 그걸 보며 눈 번뜩이면서 생각하고

독검사랑; (분명 오늘 처음 용모파기를 보는 놈인데...) 복면 속에서 미간 찡그리고

독검사랑; (어디선가 본 얼굴이다. 본좌가 아는 어떤 인물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대체 이놈의 얼굴이 눈에 익은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청풍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독검사랑의 생각

 

#85>

<-종남산(終南山)> 험준한 산. 역시 밤. 하늘에는 반달

어둠에 덮인 계곡. 계곡 끝에 그리 크지 않은 장원이 있다. 장원 앞은 잘 가꿔진 밭과 과수원이 있고. <무쌍일지>에 나온 삼절곡의 모습과 유사하다

장원의 정문. 닫혀있는데 정문 처마에 <三絶谷>이란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장원 내부. 수십 명의 남녀가 죽어있다. 무사들 몇 명 빼고는 모두 잠옷 차림이다. 잠자다가 기습당해 죽은 모습. 건물 안에서 죽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건물들 사이에서 죽었다.

 

털썩! 나뒹구는 노인. 꼬장꼬장한 인상의 선비 차림인데 온몸이 피투성이다. 치명상은 가슴이 갈라진 상처. 하지만 아직 완전히 죽은 건 아니고. 이 노인은 종남파의 장로인 삼절신유 신현학. 손에는 부러진 검을 들고 있었지만

[끄윽...]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는 삼절신유 신현학. 죽기 직전

툭! 삼절신유의 손에서 떨어지는 부러진 검

십삼살주; [겨우 끝났군.] 슥! 삼절신유 옆에서 빛이 나는 칼을 거두는 복면인. 다른 장면의 복면인들과 달리 옷과 복면이 흰색이다. 복면 이마에는 <十三煞>이란 글이 적혀 있다. 이 복장은 혈세사패중 백살파의 자객들 복장이다. 복면에 새겨진 숫자는 서열을 나타낸다. 이하 십삼살주로 표기. 그자가 들고 있는 칼은 형태는 평범한데 칼날이 눈이 부시게 희고 그 칼날에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다. 칼의 이름은 칠성보도

십삼살주 주변에 십여 명의 복면인들이 더 있지만 그자들은 복면에 숫자가 새겨져 있지 않다. 다쳐서 몸에서 피를 흘리는 자도 있다. #37>에 처음 나온 백살파 복면인들과 같은 모습으로 묘사. 장소는 대청 건물 앞의 마당. 마당에는 몇 명의 무사들이 죽어 있다.

십삼살주; [어떠냐? 죽을 만큼 다친 놈은 없느냐?] 동료들을 둘러보고

[괜잖습니다 십삼살주(十三煞主)님!] [그냥 피를 좀 본 정도입니다.] 복면인들 대답하고. 다친 놈들은 상처를 누른 채

십삼살주; [삼절곡(三絶谷) 곡주 삼절신유(三絶神儒) 신현학(申鉉學)!] [과연 종남파(終南派) 오대고수중 한명다운 실력자였다.] 죽어가는 삼절신유를 내려다보고.

복면인1; [그래봤자 백살파 백일자객 서열 십삼위인 십삼살주님의 수하에서는 삼십초를 못 버텼지요.] 아부하는 복면인들 중 한 놈

십삼살주; [파주님께서 하사하신 이 칠성보도(七星寶刀) 덕분이었다.] 칼을 들어 보이고. 칼날에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는 걸 자세리 보여준다.

십삼살주; [칠성보도의 도기가 이 늙은이의 호신강기를 깨트리지 않았다면 누가 죽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삼절신유를 내려다보는데

[끄윽...] 피를 게워내며 헐떡이는 삼절신유.

[이 늙은이 아직 숨이 붙어있습니다.] [분명 십삼살주님의 보도에 심장이 갈라졌을 텐데...] 놀라는 복면인들

삼절신유; [백... 백살파의 악귀들...] 헐떡이며 십삼살주를 노려보고

삼절신유; [노부를 죽였다고... 안심하지 마라.] [네놈들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는... 곧 세상이 알게 될 테니...] 주루루! 입에서 피를 흘리고

십삼살주; (혹시...) 흠칫! 할 때

삼절신유; [인과... 응보가 어떤 것인지 곧 깨닫게 될 것이다.] 툭! 말하며 고개를 떨구고

[신가가 뒈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숨이 붙어있었던 게 기적이었지.] 복면인들이 삼절신유의 시체를 보며 무기를 거두고. 그때

십삼살주; [뒤져봐라.] 칼을 칼집에 넣으며 삼절신유의 시체를 턱으로 가리키고. 그러자

복면인1; [예!] 대답하며 한쪽 무릎 꿇고 삼절신유의 시체를 뒤진다. 하지만

복면인1; [이럴 리가 없는데...] 시체 뒤지며 갸웃하는 그놈

십삼살주; [그 늙은이가 딸년이 보낸 밀서(密書)를 지니고 있지 않는 것이냐?]

복면인1; [그런 것 같습니다 십삼살주님.] 시체를 뒤지며 말하고. 그때

[십삼살주님!] 휘익! 타탁! 건물 사이에서 달려오며 외치는 몇 명의 복면인들. 돌아보는 십삼살주와 다른 복면인들

[보고 드립니다.] [삼절신유의 제자 철검유협(鐵劍儒俠) 막운비(漠雲飛)의 종적이 묘연합니다.] [우리 백살파가 기습하기 전에 삼절곡을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포권하며 보고하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그럼 막운비, 그놈이 밀서를 갖고 있겠군.] 눈 번득

복면인2;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달려온 복면인들 중 한 놈이 대답하고

십삼살주; [즉시 추격한다.] [놈의 목적지는 소림사(少林寺)일 테니 동쪽을 집중적으로 수색한다.] 휘익! 날아오르고. 그러자

[존명!] [가자!] 휙! 휘익! 다른 놈들도 날아오르고

십삼살주; (소회주가 방심하여 정체를 들킨 대가로 우리가 개고생을 하게 되었다.) 날아가며 이를 부득 갈고.

십삼살주; (이유야 어쨌든 막운비가 갖고 갔을 밀서를 반드시 회수해야만 한다.)

<자칫 지난 몇 년 간 들인 공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 삼절곡을 등지고 날아가는 복면인들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86>

<-화산> 낮

<-창천애> 비석 닮은 바위가 여전히 절벽 끝에 서있고

중간에 구름이 걸려있는 절벽

 

#87>

<-혼원동천> 혼원동천 입구. 문은 굳게 닫혀있고 문 앞쪽 바닥에는 위극겸이 입었던 옷이 널려있다

혼원동천 내부. 청풍이 앉아서 둥근 수정 구슬을 보고 있다. 수정 구슬 좌우에는 흑백신귀의 시신이 앉아있고. 청풍 앞에는 흑백신귀가 남긴 책 <黑白神鬼 遺稿>가 놓여있다.

초췌한 청풍. 수염이 조금 나있고 눈이 퀭하다. 하지만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수정 구슬을 보는 청풍

지잉! 수정 구슬 속의 은하수 같은 것이 천천히 회전하고 있다.

청풍; (혼원벽(混元璧)!) 초췌한 표정으로 수정 구슬을 보고

청풍; (저 수정 구슬에는 천지만물의 근원인 혼원소(混元素)가 들어있다.) 수정 구슬을 배경으로. 이하 나레이션으로 표기

 

<혼돈(混沌)이라고도 불리는 혼원소에서 삼라만상이 생성되었다. 즉, 존재하는 모든 것의 씨앗이 혼원소인 것이다.> 구슬 속의 은하수 같은 것을 크로즈 업

<혼원소는 천지를 창조한 후 대부분 소멸되었는데 그 중 극히 일부가 발아(發芽)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었다. 그것을 발견한 인물이 원시천존(元始天尊)이다.> 종유동으로 들어서다가 놀라는 신선같은 풍모의 노인. 원시천존인데 그가 보는 앞쪽에는 동굴의 아래 위를 있는 굵은 돌기둥이 있고 그 돌기둥 안쪽에서 무언가 빛을 뿜어낸다.

<도교(道敎)의 교조(敎祖), 또는 도교의 최고위 신(神)으로 추앙받는 원시천존은 사실 상고시대에 존재했던 현자였다.> 종유석 기둥의 중간이 원시천존의 손에 부서지며 그 안쪽에서 혼원소가 든 수정구슬이 나타난다. 그걸 보며 놀라는 원시천존.

<오랜 세월 천지의 생성 원리를 연구하던 원시천존은 우연히 화산 창천애에서 혼원소를 발견한 것이다.> 수정 구슬에 든 은하수 같은 것을 들여다보며 흥분하는 원시천존

<혼원소는 비록 그 양은 적어도 무게는 화산 전체보다 무거워서 다른 곳으로 옮길 수는 없었다. 이에 원신천존은 혼원소를 발견한 곳에 혼원동천을 만들고 혼원소를 연구하게 되었다.> 지금처럼 돌로 이루어진 단상에 놓인 수정 구슬. 그 앞에 놓인 돌 의자 앉아서 수정 구슬을 들여다보는 원시천존. 이제 동굴은 종유동이 아니라 지금처럼 거대한 공 내부처럼 매끈하게 변해 있다. 다만 매끈한 벽과 천장에는 아무 것도 새겨져 있지 않다.

<원시천존은 혼원소의 신비한 힘 덕분에 수백 년을 살았으며 그 장구한 세월동안 혼원소를 연구하여 무수한 무공과 술법을 창안했다.> 두 손을 모아 결을 쥔 원시천존. 몸에서 벼락같은 것이 수없이 일어나서 벽과 천장에 문양들을 새기고 있다.

<그 결정체가 혼원동천 내부에 새겨져 있는 문양들이다. 혼원조화결(混元造化訣)이라는 그 비결을 깨우치면 천지조화를 뜻대로 할 수 있다고 한다.> 벽과 천장에 새겨지는 문양들. 지금과 같다

<하지만 혼원조화결은 너무도 난해하여 평범한 인간들은 수백 년을 노력한다 해도 깨우칠 수가 없다.> 일어나서 자신이 새긴 문양들을 올려다보는 원시천존

<이에 원시천존은 혼원조화결의 일부를 발췌하여 그나마 이해하기 쉬운 비결을 만드니 그것이 혼원천자결이다.> 두 장의 천을 보는 원시천존. 두 장의 천에는 <混元千字訣>이란 제목이 적혀 있다.

<혼원천자결은 상(上), 하(下)로 이루어졌는 바 상편에는 술법(術法)과 내공(內功)의 이치가, 하편에는 마법(魔法)과 초식(招式)의 비결이 담겨져 있다.> 두 장의 원천자결의 모습을 배경으로

<원시천존은 자신의 뒤를 이어 혼원조화결을 완성해줄 인재를 기대하고 혼원천자결 상, 하편을 세상으로 내보냈다고 한다.> 날개가 달린 것처럼 펄럭이며 동굴 밖으로 날아가는 두 장의 천. 그걸 동굴 입구에 서서 보고 있는 원시천존

<하지만 원시천존의 의도와 달리 혼원천자결은 무림에 거대한 두 개의 세력을 태동시켰을 뿐 혼원조화결을 완성시킬 인재를 유인하지는 못했다.> 화산 밖으로 새처럼 날아가는 두 장의 천 조각.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다.

<혼원천자결에 의해 세워진 세력이 바로 신선부와 마귀동이다.> 꽃밭에 서있는 아름다운 여인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 여자가 신선부의 창시자인 신선낭낭이다.

<신선부는 술법과 내공의 비결을 담고 있는 혼원천자결 상편을 바탕으로 창건되었으며...> 신선낭낭이 두 손을 들어 하늘에서 날아 내려오는 천을 받으려는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귀동은 마법과 초식을 숨기고 있는 혼원천자결 하편에 의해 탄생되었다.> 지옥같은 전쟁터. 온몸이 피에 젖은 우락부락하게 생긴 장군 복장의 사내가 역시 두 손을 들어 천조각을 받으려는 모습. 칼이 바닥에 꽂혀있고 사내 주변에는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있다. 이 자가 마귀동의 시조인 마귀조종이다.

<신선부와 마귀동은 대조적인 성격의 비결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그 때문에 필연적으로 서로를 적대할 수밖에 없었다.> 위 장면에 나온 신선낭낭과 마귀조종이 대치하는 모습. 두 사람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있다. 신선낭낭 뒤의 사람들은 모두 선비같은 모습인 반면 마귀조종 뒤쪽의 사람들은 흉악한 인상이고 무기를 들었다.

 

청풍; (신선부와 마귀동은 그 내실을 아는 사람들이 없는 전설 속의 문파들이다.)

청풍; (헌데 그 두 문파의 뿌리가 원시천존, 정확히는 이곳 혼원동천이었던 것이다.) 수정구슬을 보며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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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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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가슴에 나있던 치명적인 상처가 완전히 나았다. 마치 환골탈태한 것처럼 상처의 흔적도 사라졌고...)

청풍; (그것뿐만이 아니다.) 아랫배를 만지고

청풍; (아랫배 단전에 상상을 초월하는 잠력이 도사리고 있다.) (내공이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막강해진 원인이 이 잠력인 모양인데...) 아랫배 만지며 흥분

청풍; (잠력의 극히 일부만 내 것이 되었음에도 내공이 거의 일갑자 수준이 된 것 같다.) 생각하다가

자신이 위극겸의 시체를 끌어안다가 감전되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바로 그게 원인이었다.) 돌아보고. 하지만

위극겸의 시체는 사라지고 그곳에는 옷과 신발, 염왕아만 남았다.

청풍;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지만 저 인물은 자신의 시신에 바로 뉘어주려는 사람이 자신의 내공을 얻을 수 있게 안배를 해놓고 죽었다.) (시신은 그 과정에서 소멸되었을 테고...) 옷과 염왕아가 있는 쪽으로 가고

청풍; (점점 더 이 인물의 정체와 사연이 궁금해진다.) 옷가지 옆에 한 무릎을 꿇고

청풍; (이 옷 어딘가에 이 인물이 누군지 알 수 있는 단서가 있으면 좋겠는데...) 슥! 먼저 위극겸의 등에 꽂혀있던 염왕아를 집어든다

두 손으로 염왕아를 들고 보는 청풍. 전체가 검고 손잡이 끝에 귀신 머리 장식이 달려있고 칼날에도 귀신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閻王牙>라는 글이 손잡이에 새겨져 있다.

청풍; [염왕아(閻王牙)! 염라대왕의 송곳니...] 글을 읽으며 놀라고

청풍; [너무도 무서운 이름을 지닌 비수다.] [이름에 어울리게 무시무시한 살기를 품고 있는 것도 느껴지고...] 징징! 약간 진동하는 염왕아를 보며 침 삼키고

청풍; [절세의 신병인 건 분명하지만 어쩐지 사용하기는 꺼려지는 물건이다.] 슥! 염왕아를 조심스럽게 옆에 내려놓고

청풍; [부디 옷 속에 이 인물의 신세 내력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있길 바랄 뿐이다.] 옷을 조심스럽게 들추고. 겉옷과 속옷이 함께 들어있다. 헌데

들추는 옷 아래쪽에 또 글이 있다.

청풍; [또 글이 있다.] 놀라며 옷을 완전히 치우고. 그곳에도 피로 쓴 글이 있다.

 

<이 글을 읽는 그대는 필시 마음이 바르고 정이 많은 의인(義人)일 것이다. 그리고 의인이기에 나의 시신에 연민을 느껴 인정을 베풀려고 했을 것이다.> 바닥에 적린 한자를 배경으로 글의 내용을 나레이션으로

 

청풍; [의인이라니... 쑥스럽구만.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인데...] 멋쩍게 웃고. 이어 글을 읽는다.

 

<염치없지만 그대에게 한 가지 간절한 부탁이 있다. 훗날 나의 등에 꽂혔던 비수 염왕아를 알아보는 자를 만나면 불문곡직 죽여 달라는 게 그것이다.> 이어지는 글의 내용 나레이션

 

청풍; [사람을 죽여 달라고?] 당황

청풍; [이건 좀 가볍게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이 아닌데...] 다시 글을 읽고

 

<그자는 천하를 망칠 극악한 악인이니 죽이는 데 죄책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 또한 그자를 죽일 수 있는 힘은 이미 그대의 몸에 깃들어 있다. 본인이 평생 수련한 내공을 이체전령(異體傳靈)의 술법으로 이전해주었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글의 내용을 나레이션으로 표기

 

청풍; [나를 감전시킨 그 술법이 이체전령이라는 것이었구나.] 자신이 위극겸의 시체를 안으려다가 감전되었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대체 어떤 술법이기에 자신의 내공을 고스란히 타인에게 이전시켜줄 수 있는 것일까?] 눈 반짝

청풍; [가장 효율이 좋다는 불문의 개정대법(開頂大法)으로도 전체 내공의 일할 남짓 밖에는 이전해주지 못한다고 하는데...] 갸웃하며 글을 읽고

 

<악적을 죽일 방도가 본인의 옷 속에 숨겨져 있으니 확인하기 바란다. 아울러 노파심에서 다시 한 번 부탁하는 바이다. 악적을 죽이는 일은 비단 본인 개인의 원한을 해결하는 것뿐 아니라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일임을 명심하라.> 글의 내용을 나레이션으로. 더 이상은 글이 없다.

 

청풍; [죽음을 앞두고도 이렇게 신신당부를 한 걸 보면 이분을 시해한 자는 정말 용서받지 못할 악인일 것이다.] 끄덕, 이어

청풍; [고인의 유언은 소생 이청풍이 확실하게 접수했습니다.] 무릎 꿇고. 글을 향해 절을 한다.

청풍; [염왕아를 알아보는 자는 반드시 제 손으로 처단할 것을 맹세드리니 영면하십시오.] 절하고 고개 들고. 이어

청풍; (이 옷 속에 그 범인을 처단할 방도가 숨겨져 있단 말이지?) 옷을 들어 뒤지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겉옷 안쪽을 보고.

등 부분인 그곳에 손수건만한 천이 붙어있다. 글이 적혀있는 천이다.

청풍; [찾았다.] 옷을 바닥에 펼치고. 온 안쪽에 붙어있는 천이 보이도록

그 천은 옷 안쪽에 대충 꿰매 놨다.

청풍; (워낙 중요한 것이라 늘 몸에 지니고 다니기 위해 옷 안쪽에 대충 꿰매 놓은 것 같다.) 툭! 툭! 조심스럽게 천을 떼어내고

천에는 갑골문자 같은 것이 가득 적혀있다

청풍; (이건 요즘에는 거의 쓰지 않는 고전체(古篆體)다.) 두 손으로 천을 들어서 읽고

청풍; (물론 나는 고전체를 해독 하는 게 가능하다.) 눈 빛내며 읽고

청풍; [혼원천자결(混元千字訣)?] 갸웃

청풍; [혼원의 이치를 일천자로 설명하는 진결이라는 건데...]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갸웃거리면서도 읽고. 그러다가

청풍; [이럴 수가...]

청풍; [불과 일천자이지만 종횡으로 연결하면 무수한 문장이 된다.] [일천자로 혼원의 이치를 설명하는 게 아주 불가능하지만도 않을 것 같다.]

청풍; [이건 특정한 무공이 아니라 온감 무공을 만들어내는 바탕이 되는 비결이다.]

청풍; [과연 누가 이토록 심오한 비결을 만들어냈을까?]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어 <混元洞天>이라는 글이 새겨진 문을 보고

청풍; [그 해답이 혼원동천이라는 저 문 안에 있을 것 같다.] 일어나려 하고. 그러다가

바닥에 내려놓은 염왕아를 돌아보고

징! 징! 약간 진동하는 염왕아.

청풍; [두고 가지 말라고 칭얼대는 건가?] 피식 웃으며 염왕아를 집어들고

청풍; [불길한 기분이 드는 칼이긴 하지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사용해주마.] 염왕아를 허리띠에 끼우고.

청풍; [그럼 하늘이라 불리는 혼원동천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확인해볼까?] 석문으로 다가가고. 그러자

덜컹! 석문이 조금 움직이고

청풍이 흠칫! 하며 멈출 때

그그긍! 두 쪽으로 이루어진 석문이 안쪽으로 천천히 열린다. 열리는 문 안쪽에서는 신비로운 빛이 흘러나오고

청풍; (문이 저절로 열린다.) 놀라며 문으로 다가가고

청풍; (내가 자격이 있으니 들어오라는 것일까?) 문 안쪽으로 들어가고.

청풍; [오오오!] 문 안쪽으로 들어서다가 두눈 휘둥그래져서 놀라고

 

#80>

쿵! 청풍이 들어선 장소는 마치 공같이 생긴 공간. 내부는 완전한 원형이라 공의 안에 들어간 것 같은데 바닥만은 평평하다. 천장의 정 중앙에는 태양같은 형상이 그려져 있고. 그 외에도 공 같은 공간 내부에는 무수한 선과 문양이 가득 그려져 있어 어지럽다. 또한 바닥 정 중앙에는 원형의 단상이 하나 있는데 그 단상에는 완벽란 구형의 수정구슬이 얹혀져 있다. 농구공만한 그 수정 구슬 안에서는 우리 은하같은 것이 들어있는데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 단상을 가운데 두고 두 명의 노인이 마주 앉아있다. 검은 옷과 흰옷을 입은 노인. 바로 #1>에 나온 신선부의 두 고수 흑백신귀다.

공간 내의 이런 저런 모습을 보여주고.

청풍; (화산 깊은 곳에 이런 공간이 존재했다니...) 놀라며 천장과 벽을 보고. 천장과 벽에 무수히 그려진 선과 문양들

청풍; (어떤 기인이 이토록 방대하고도 정교한 문양을 새겨놓은 것일까?) 벽과 천장 보며 중앙으로 가고.

중앙에 수정 구슬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은 흑백신귀

청풍; (저 두 노인이 이곳을 만든 장본인들일까?) 흑백신귀에게 다가가고

청풍. (오래 전에 죽은 인물들인데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한 걸 보면 절세고수들이었음에 틀림없다.) 생각하다가

[!] 눈 번쩍이는 청풍.

구슬이 놓인 단상에 책이 한권 놓여있다. 책의 표지에는 <黑白神鬼 遺稿>라는 제목이 적혀있고

청풍; (이 책...) 집어들고

청풍; (저 두 노인이 후세를 위해 남긴 것일까?) 표지를 보고.

표지에 적힌 <黑白神鬼 遺稿>라는 제목 크로즈 업

청풍; [흑백신귀(黑白神鬼) 유고(遺稿)...] [흑백신귀라는 인물들이 죽기 전에 남긴 글이라는 건데...] 표지를 넘기고

청풍; [흑백신귀... 어느 책에선가 본 것같은 이름인데...] 중얼거리며 책을 읽고. 직후

청풍; [맙소사!] 경악하며 책을 읽고

 

<신선부 제삼단(第三段)의 수령 흑백신귀가 유감을 남기고 죽으며 이 글을 남긴다. 부디 신선부의 후손들이 노부들의 족적을 밟아 이곳 원시천존의 유적에 이르기를 바랄 뿐이다.> 책에 적힌 글의 내용 나레이션

 

청풍; [이... 이제 생각났다.] 책에서 눈을 떼며 흑백신귀를 돌아보고

<이분들이 바로 삼백여 년 전 전설적인 마두들인 구대천마의 발호로부터 세상을 구했던 신선부의 기인 흑백신귀였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놀람 나레이션

 

#81>

<-열흘후> 북경의 모습. 낮

<-북경> 북경의 번화가 모습 배경으로

<-황금전장> 번화가에 자리한 황금전장. 여전히 사람들 북적

 

탁탁! 월동문으로 노루처럼 달려오는 벽옥령.

벽초천의 집무실인 건물을 지키다가 놀라는 황금수라들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급히 인사하지만

벽옥령; [비켜! 비켜!] 휘익! 외치며 정문으로 달려가고. 앞쪽에 있던 황금수라들 급히 물러서고

벽옥령; [아버지!] 덜컹! 문을 거칠게 열고 안으로 뛰어드는 벽옥령

거실에 탁자를 둘러싸고 앉고 서있다가 돌아보는 사람들. 벽초천과 마은혜가 상좌에 나란히 앉아있고 그 옆에 직각으로 벽세황이 앉아있고. 이세창과 타노가 벽초천 앞에 서있다가 돌아본다.

마은혜; [네가 여긴 왠 일이냐 옥령아.] 찡그리며 말하지만

벽옥령; [정말... 소문이 정말이에요?] 마은혜의 말에는 대꾸하지 않고 벽초천에게 외치고

벽옥령; [서안으로 가던 마차가 강물로 추락해서 청풍오빠가 실종된 게 사실이냐구요?] 울상을 짓고

벽세황; [진정해라 옥령아.] 달래려 하지만

벽옥령; [어떻게 진정을 해? 청풍오빠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데...] 발을 동동 구르고.

쓴웃음 지으며 입 다무는 벽세황

벽초천은 찡그리며 말하지 않고. 마은혜는 벽옥령을 찡그리며 흘겨보고

벽옥령; [어떻게 된 건지 말해 봐요 총관!] [소문이 사실이에요?] 이세창에게

이세창; [지금까지 보고가 들어온 바에 의하면 사실이다.] 끄덕

벽옥령; [흐윽!]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이세창; [화를 면한 귀견수가 관부와 개방의 도움을 받아서 수색을 하고 있다고 하니 기다려보자.]

마은혜; [하지만 벌써 열흘 넘게 시간이 흘렀다.] 냉소하듯

벽옥령; [엄마!] 돌아보고

마은혜; [유감이지만 청풍이가 살아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타노의 눈치를 살피며 말하고.

한숨 쉬는 타노. 반면

벽옥령; [안돼요 청풍오빠! 이럴 수는 없어요.] 울면서 휘청하고

마은혜; [옥령아!] 급히 일어나 부축하고

벽옥령; [옥령이는 어쩌라고... 죽으면 안돼요 청풍오빠!] 정신을 놓으며 흐느끼고. 마은혜의 품에 안겨서

마은혜; [이것아 정신 차려!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벽옥령을 안고 의자에 앉으며 다독이고

마은혜; [하여간 청풍이는 지지리도 복이 없는 아이야.] [요절을 해서 옥령이와 짝이 될 기회도 날려버렸으니...] 짐짓 한숨 쉬고

타노; (마음에도 없는 소리...) 그런 마은혜를 보며 눈빛이 차가워지고

타노; (만에 하나 청풍이가 당한 변에 관여했다면...)

<마은혜! 당신이라 해도 내 복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82>

#82>

<-만리장성 근처의 음산(陰山)> 험준한 산맥. 나무가 거의 나지 않아 황량하다. 날씨도 우중충하고

헉! 헉! 상처 입은 배를 끌어안고 헐떡이며 달리는 여자. <무쌍일지>등에 나온 신소심 캐릭터. 내상을 입은 모습이다. 입과 코로도 피를 흘리고

배에서 흐르는 피.

지친 얼굴. 그때

삐익! 삑! 뒤에서 호각소리가 들리고

신소심; [멀지 않은 호각소리... 곧 따라잡히겠다.] 힐끔 뒤를 보며 중얼.

신소심; [역시 지존회 놈들의 마수에서 벗어나는 건 무리였다는 건데...]

신소심; [하지만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비틀거리며 달려간다. 당찬 표정이고. 하지만

[!] 급히 멈추는 신소심. 앞쪽이 절벽이다.

절벽 끝으로 다가가 아래를 보는 신소심.

절벽 아래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계곡

신소심; [길을 잘못 들었다.] 내려다보고

신소심; [설령 길이 끊어지지 않았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겠지만...] 뒤를 돌아보고

삐익! 삑! 휘익! 호각소리 배경으로 멀리서 사람들이 날아오는 게 작게 보인다

신소심; [나 신소심(申素心)의 도주극은 여기까지인 것 같구나.] 웃으며 소매 속에 손을 집어넣고

신소심; [그렇다 해도 지존회, 네놈들의 간악한 음모를 밝히려는 시도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다시 꺼내는 신소심의 손에는 작은 새가 들려있다. 붉은색인데 부리가 좀 크다. 앵무새를 닮았고. 이 새의 이름은 소홍조. 헌데 양쪽 발목이 천으로 칭칭 감겨 있다.

신소심; [소홍조(小紅鳥)! 내 귀염둥이...] 두 손으로 새를 들어서 눈을 맞추고

신소심; [내 한은 네가 대신 풀어주어야만 한다. 할 수 있겠지?]

삐이! 고개 끄덕이며 우는 새

신소심; [힘차게 아버지에게 날아가거라! 도중에 사나운 매를 조심하고...] 휘익! 허공으로 새를 던지고. 그러자

화악!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오르는 새

[!] [!] 날아오다가 놀라는 두 명의 노인. 똑같이 생긴 쌍둥이. 무기는 검. 이자들은 다른 작품에 나온 동심쌍로. 위진천의 심복들이다. 추격자들 중 가장 앞쪽에서 날아오던 중이다. 그 뒤로 멀찍이 떨어져서 십여 명의 사내들이 따라오고 있고. 호각을 부는 자도 있다.

동심쌍로의 시점. 절벽 끝에 서서 두 팔을 허공으로 쳐들고 있는 신소심. 그 위로 날아오르는 작은 새의 모습

[이런!] [저 년이 기르던 애완조를 날려 보냈다.] 쌔액! 이를 갈며 속도를 높이고. 아직 거리는 100미터 이상 남았다.

삐이이! 허공으로 높이 날아올라 울면서 날개짓하는 새

[저 새 새끼를 살려 보내면 안되네!] [크왁!] 투학! 쩡! 검을 뽑아 던지는 동심쌍로. 날아오는 자세로. 그러자

쩡! 쐐액! 미사일처럼 새를 향해 날아가는 두 자루의 검.

삐이! 깜짝 놀라며 돌아보는 새. 바로 뒤까지 날아오는 검들. 하지만

휘익! 재빨리 몸을 뒤집는 새. 쐐액! 번쩍! 새가 원래 있던 곳으로 날아지나가는 두 자루의 검들. 이어

삐이! 급강하해서 절벽 아래로 날아 내려가는 작은 새. 두 자루의 검은 멀리 허공으로 치솟고 있고

동심쌍로; [지랄...] [놓쳤다!] 휘익! 휙! 신소심 뒤에 멈춰서며 동시에 손을 쳐드는 동심쌍로. 신소심은 쳐들었던 손을 내리고 있고.

기잉! 가앙! 도로 날아오는 두 자루의 검. 그걸 보면서도 태연한 신소심.

팟! 팟! 쳐든 손으로 검을 받으며 절벽 끝으로 가는 동심쌍로. 그 사이에 다른 놈들도 주변에 도착하고. 하지만

절벽 아래 어디에도 작은 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놓쳤네.] [어디 숨었는지 멀리 날아갔는지 안보이는군.] 절벽 아래를 살피며 이를 갈고

신소심; [안되었네요 동심쌍로(同心雙老)!] [결국 날 막지 못한 셈이 되었으니...] 웃고. 돌아보는 동심쌍로

신소심; [당신들이 항마동천(降魔洞天)에서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는 곧 세상이 다 알게 될 거예요.] 호호호! 웃고

일로; [망할 년!] 짝! 신소심의 뺨을 후려치고. 얼굴이 홱 돌아가는 신소심

콰당탕! 나뒹구는 신소심. 뺨이 벌개지고 입에서 피가 흐른다.

신소심; [죽일 테면 죽여라.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니...] 일어나려 하며 웃고

일로; [너무 좋아하지 마라 망할 년아.] [네년이 소회주의 배려로 길러온 새 새끼가 어디로 가려는지는 알고 있으니...] 냉소하며 돌아서고.

신소심; (이자들이...) 불길한 표정으로 앉고.

이로; [종남산(終南山) 근처에 머물고 있는 혈세사패에게 전서구를 날려보내라.] 주변에 멈춰선 다른 자들에게 외치고

이로; [이년의 집안인 삼절곡(三絶谷)으로 쳐들어가서 개새끼 한 마리 살려두지 말라고...]

신소심; [네... 네놈들이...] 사색이 될 때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동심쌍로님!] 대답하는 사내들.

이어 몇 놈은 소매 속에서 비둘기를 한 마리씩 꺼내고. 다른 놈들은 글을 쓴다. 한 놈의 등에 다른 놈이 천을 대고 연필 같은 것으로 쓰고

푸드득! 곧 날아오르는 몇 마리의 비둘기들

동심쌍로; [기대해도 좋다 신소심!] [네년의 허튼 짓으로 피붙이들이 몰살을 당하게 될 테니...] 날아가는 비둘기들을 보며 웃고. 신소심은 주저앉은 채 절망의 표정으로 보고 있고

신소심; (저 악귀들 말 대로 나 때문에 아버지의 안위가 위태로워졌지만 후회는 없다.)

신소심; (천하창생을 위해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 것이니...)

<그저 천지신명의 가호가 우리 집안을 보호해주길 바랄 뿐이다.>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절벽 중간쯤.

바위틈에 숨어서 위를 기웃거리는 작은 소홍조. 이어

휘익! 날아오르는 소홍조.

절벽 그늘에 숨어 날아가는 소홍조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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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다시 청풍이 있는 동굴.

움찔! 청풍의 손이 조금 움직이더니

청풍; [컥!] 피를 토하며 깨어난다.

청풍; [끄윽!] 고통에 벌벌 떨며 고개를 들어 자기 가슴을 보고

가슴의 상처 크로즈 업

청풍; (살... 살았다!) 헉헉 대며 다시 눕고

청풍; (그자가 달아나며 날린 지력(指力)에 가슴을 맞았었지.) 소지존이 날린 투창 같은 섬광이 자신의 가슴을 때리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능파미보를 전력으로 구사하며 뒤로 몸을 날린 덕분에 가슴이 관통당하는 건 면했지만...)

 

<문제는 뒤쪽이 절벽이었다는 점이다.> 하늘 보는 자세로 절벽에서 추락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당연히 절벽 아래로 처박혀서 분신쇄골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헌데 추락 도중에 기이한 일이 벌어졌었다.> 펑! 절벽 중간에 걸린 구름을 뚫고 등이 바닥을 향하게 떨어지는 청풍의 모습

<갑자기 절벽에서 투명한 밧줄 같은 것이 뻗어나와 나를 휘감은 것이다.> 절벽에서 돋아난 투명한 촉수같은 것이 청풍의 몸을 휘감는 장면

<더 놀라운 것은 내가 끌려들어가는 절벽이 사라지면서 동굴이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절벽처럼 보이던 곳이 동굴 입구로 변하며 투명한 촉수가 청풍의 몸을 끌고 들어간다. 물론 청풍이 지금 누워있는 동굴이다.

 

청풍; (아마 술법일 것이다.) 동굴 입구를 보고.

지잉! 동굴 입구를 가리고 있는 반투명한 막에 오로라같은 빛이 스치고 지나간다.

청풍; (지금은 잊혀진 고대의 술법이 시전되어 있어서 동굴의 존재를 사람들의 눈에서 숨기고 있으며...)

청풍;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을 동굴 안으로 빨아들이는 것 같다.)

청풍; (누가 설치했는지 모르는 이 신묘한 술법 덕분에 즉사는 면했지만...) 고통스러운 표정

욱신 욱신 가슴의 상처에서 고통이 느껴지고

청풍; (가슴의 상처가 너무 깊어서 아무래도 오래 살지는 못할 것 같다.) 체념의 표정

청풍; (부러진 늑골이 폐와 심장의 일부를 찌르고 있다.) 상처를 보고

청풍; (이런 상처를 입고도 살아나기를 바라는 건 불합리한 일이다.) 쓴웃음

청풍; (아버지에게 죄송하고 옥령이에게 미안하지만...) (내 삶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쓴 웃음 지으며 천장을 보고. 그러다가

[!] 흠칫! 하며 옆을 보고

동굴 바닥에 넓고 검은 선이 불규칙하게 안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청풍; (뭐지?) 고개만 돌려 그걸 보고

청풍; (검은 물감 같은 것이 동굴 안쪽으로 칠해져 있다.)

청풍; (나보다 먼저 이 동굴에 들어왔던 인물의 흔적일까?) + [!] 생각하다가 눈 번뜩

길게 이어진 검은 선 좌우에 손바닥 자국이 일정한 간격으로 찍혀있다.

청풍; (손바닥 자국도 있다.) 놀라며 벌떡! 일어나지만

빠직! 가슴에서 느껴지는 격렬한 통증

청풍; [큭!] 가슴의 상처를 누르고. 그러면서도

청풍; [어떤...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간다.] 주저앉아서 검은 선과 검은 선 좌우에 일정한 간격으로 찍혀 있는 손바닥 자국을 보고

청풍; [누군가 중상을 입은 몸으로 기어서 안쪽으로 들어간 것이다.] [검은 선으로 보인 것 그 인물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말라붙은 것이었고...] 가슴을 손으로 누르고 필사적으로 일어나고

청풍; [대체 어떤 인물이 이 신비한 동굴에 들어와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비틀거리며 선을 따라 걸어가고

청풍; [죽을 때 죽더라도 궁금증은 해결하고 죽자.] 비틀거리며 동굴 안쪽으로 걸어 들어간다.

 

#76>

어둑한 동굴. 어둑해졌지만 더 넓고 높아졌다.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청풍. 바닥을 보며 걸어온다. 가슴 누르고 비틀거리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고.

청풍; (피의 마른 상태를 보면 아무리 오래 되었어도 십년 이상은 지나지 않았다.) 눈이 풀린 채 비틀거리며 걸어오고

청풍; (그리고 피를 흘린 거리는 거의 백여 장은 된다.) (이 정도면 몸속의 피가 거의 다 빠져나왔을 텐데...)

청풍; (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 지경이 되고도 움직일 수 있었던 걸까?) + [!] 생각하다가 흠칫하며 앞을 보고

쿵! 청풍이 들어선 곳은 광장. 광장 끝에는 육중해 보이는 석문이 있다. 두쪽으로 이루어진 그 석문에는 <混元洞天>이라는 글이 커다랗게 새겨져 있는데. 그 문 앞에 누군가 무릎을 꿇고 절하는 자세로 이마를 바닥에 댄 채 앉아있다. 그 인물의 등에는 작게 돋아난 게 있다. 비수다.

그 사람의 모습 크로즈 업

청풍; (사람!) 소스라치게 놀라지만

청풍이 따라온 검은 선이 그 사람에게 이어진다.

청풍; (아니, 시체로구나!) 안도하며 다가가고. 이하의 장면에서 청풍의 표정은 거의 죽기 직전의 상태로 묘사

청풍; (내가 따라온 혈흔을 남긴 장본인이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살펴보고

쿵! 석문 앞에 무릎 꿇고 죽어있는 인물. 바로 #1>에 나온 신선부 부주 위극겸이다. 등에는 이복동생 위극존이 찔러 넣은 검은 비수, 염왕아가 박혀있다. 염왕아는 전체가 검은 색이고 손잡이는 귀신 머리 모양이라는 점 주의. 손잡이 옆면에 <閻王牙>라는 글도 적혀있지만 어두워서 잘 안보인다.

청풍; (한눈에 봐도 평범한 인물이 아닌데...) 살펴보고

위극겸의 등에 박혀있는 비수 염왕아 크로즈 업. 염왕아의 손잡이가 귀신머리 형상인 것 잘 묘사

청풍; (검은색의 비수가 등에 깊이 박혀있다. 그렇다는 건 이 인물이 누군가에 암살을 당했다는 뜻이다.)

청풍; (어떤 사연이 있기에 화산의 깊은 곳에까지 와서 암살을 당한 것일까?) 위극겸의 모습 살펴보며 생각하다가

[!] 흠칫! 하며 위극겸의 앞쪽 바닥을 본다. 그곳에 글이 적혀있다

청풍; (바닥에 피로 쓴 글이 적혀있다.) 글 옆에 무릎을 꿇고

청풍; (아마 이 인물이 죽기 전에 남긴 유서일 것이다.) 글을 읽는다

 

<조사(祖師)들이시여! 못난 제자를 용서하소서. 본문의 천년기업이 제자의 불민함으로 인해 훼멸(毁滅;망침) 당하게 되었으니... 너무나 죄스러워 차마 하늘(天)에 들어가 조사님들의 영전에서 죽지 못하나이다. 제자를 용서... 본문을... 지켜 주옵소서.> 바닥에 적힌 한자를 배경으로 글의 내용을 나레이션으로 표기

 

청풍; (그러니까 저 문 안에 이 인물의 조사들이 있다는 건데...) 문을 돌아보고

<混元洞天>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석문 크로즈 업

청풍; (혼원동천(混元洞天)...) 석문에 새겨져 있는 글을 읽고

청풍; (저 석문 안쪽이 혼원동천이라는 곳이구나. 그래서 이 인물이 하늘(天)이라 칭했을 테고...)

청풍; (혼원(混元)이란 천지 우주가 형성되기 이전의 상태를 말한다.) 문에 새겨진 글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혼돈(混沌)의 다른 이름인데...) (저 문 안쪽에 바로 그 혼돈과 관련이 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청풍; (쓸데없는 관심이다.) 쓴웃음 지으며 다시 바닥에 적힌 유서를 보고

청풍; (명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천지창조의 비밀을 알아서 무엇 하겠는가?) 다시 바닥의 글을 읽고

 

<만에 하나 인연이 닿아서 본인의 시신을 발견하는 자가 있다면 부탁을 하겠다. 본인은 사문에 지은 죄가 너무도 커 죽어서도 안식(安息)을 취할 자격이 없노라. 그러니 부디 본인의 시신은 이 상태로 두기를 바라노라.> 이어지는 글의 내용

 

청풍; (무슨 큰 죄를 지었기에 이토록 처절하게 자책을 하며 죽음을 맞이했을까?) 찡그리며 생각하고.

청풍; (지은 죄가 무거워 오체복지한 채 죽어 영원히 속죄하겠다는 것인데...) 위극겸의 시체를 돌아보고

청풍; (인지상정! 차마 두고 볼 수가 없다.) 두 손으로 위극겸의 시체를 끌어안고

청풍; (최소한 옆으로라도 눕게 해드리자.) 슥! 두 손으로 위극겸의 시체를 안아서 옆으로 누이려 하고. 헌데 그 순간

빠지직! 화악! 갑자기 위극겸의 시체에서 강력한 벼락이 일어나 청풍의 몸을 휘감는다

청풍; [끄아아악!] 벼락에 감전되며 비명을 지르고

청풍; (이... 이게 무슨...) 눈을 까뒤집으며 감전된 모습이 되고

<상상을 초월하는 힘이 몸 속으로 스며들어온다!> 끄으으으! 눈을 까뒤집으며 신음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정신을 잃으면 안되는데...) 시야가 좁아지며 <混元洞天>이라는 글이 적힌 석문이 보이고

<너무도 고통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스으! 그의 시야가 더 좁아지다가

팟! 암전되는 현상. 화면이 검어진다.

 

#77>

<-서안(西安)> 거대한 성곽 도시. 저녁 무렵. 아직 해는 지지 않았다.

번화가. 사람들 많이 오가고

번화가의 웅장하고 화려한 장원.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고. 정문 처마 아래에는 <黃金錢莊 西安支店>이라는 글이 새겨진 현판이 걸려있다.

<-황금전장(黃金錢莊) 서안지점(西安支店)> 위 정문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내의 어느 건물.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중년인; [지... 지점장으로 부임하시던 이청풍 공자가 실종되셨단 말입니까?] 사색이 되는 중년인. 살이 찐 전형적인 은행원 분위기. 한번 나올 조연이므로 적당히 묘사. 건물 내의 거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귀견수와 마주 앉아있다

귀견수; [불행하게도 동관(潼關) 근처의 험한 길을 지나던 마차가 황하로 추락했소.]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귀견수; [나는 겨우 빠져나왔지만 마차를 몰던 송씨와 마차에 타고 있던 이공자는 강물에 휩쓸렸소.]

중년인; [어... 어떻게 그런 일이...] 초조하게 두 손을 비비고

귀견수; [혹시나 해서 하류로 내려가며 수색해봤지만 마부 송씨의 시신만 수습할 수 있었소.]

중년인; [이... 이공자는 시신도 찾지 못하셨단 말씀이신지요?] 비지땀을 흘리고

귀견수; [그렇소 부(副)점장!]

귀견수; [하지만 천운이라는 것도 있으니 이공자가 살아있을 수도 있소.] 품속에 오른손을 넣고

귀견수; [서안 일대의 관부와 개방등을 동원해서 이공자의 행방을 찾아주시오.] 접은 종이를 한 장 품속에서 꺼내고

귀견수; [이건 이공자의 용모파기요.] 종이를 건네주고

펼쳐보는 중년인

종이에 그려진 건 동창 제독태감 담길이 그린 청풍의 초상화다.

중년인; [이분이 이청풍 공자...] 초상화를 보며 일어나고

중년인; [즉시 수색 요청을 하겠습니다.] 종이를 들고 입구로 간다

귀견수; [수고해주시오.] 거실을 나가는 중년인에게 말하고.

중년인;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밖으로 나가 굽신거리며 문을 닫고

탁! 닫히는 문. 혼자 남는 귀견수

귀견수; (교활한 새끼!) 이를 부득 갈고

 

<어젯밤 강을 따라 십여 리쯤 내려가다가 발견한 것은 청풍이 놈의 겉옷이 감겨있던 통나무였다.> 강가에서 청풍의 겉옷이 감싸고 있는 통나무를 보고 분노하는 귀견수 모습

 

귀견수; (청풍이 놈은 강물에 빠진 것으로 위장하고 다른 길로 도망쳤던 것이다.) 우둑! 주먹에 힘을 주고

귀견수; (우리 황금전장에서 자신을 제거하려 했다는 것을 청풍이 놈이 알아버린 것은 크나큰 우환이 될 수 있다.)

귀견수; (만일 그놈이 소장주 대리로 과거를 본 것을 관부에 고변하기라도 하면 황금전장은 황실을 능멸한 죄로 풍비박산이 날 수도 있다.)

귀견수;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종놈을 잡아 죽여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78>

밤. 창천애의 모습.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고

창천애 절벽 중간에 걸린 구름

그 구름 아래쪽 절벽. 그냥 절벽으로 보이지만

동굴 안쪽에서 밖을 본 모습. 동굴 입구가 반투명한 막에 가려있고. 그 동굴 입구를 통해 달빛이 흘러들어와 바닥을 일부 비춘다

 

#79>

다시 혼원동천 입구. 헌데 위극겸의 시체가 사라졌다. 청풍이 벌렁 누워있고. 청풍의 주변에는 위극겸이 입었던 옷과 위극겸의 등에 박혀있던 단검 염왕아만 놓여있다.

청풍의 모습. 기절했다. 헌데 가슴이 멀쩡해졌다. 옷을 뚫고 나왔던 늑골도 사라져있고

움찔! 하는 청풍의 손. 이어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동굴이 환하다.

청풍; (이게 무슨 조화인가?) (어둡던 동굴이 대낮같이 환하게 보이다니...) 천장을 보며 놀라고. 그러다가

흠칫! 하고

청풍; (아직 죽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가슴에서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다.) 휙! 급히 일어나려는데

휘익! 몸이 용수철처럼 튕겨져 올라간다.

청풍; [헉!] 기겁할 때

확 다가오는 천장의 종유석. 청풍의 머리가 그 종유석으로 치솟는다

청풍; [안돼!] 기겁하며 머리를 가리려는데

파삭! 청풍의 머리에 부딪힌 종유석이 그대로 유리처럼 깨진다

청풍; [엇!] 휘릭! 후두둑! 놀라며 다시 아래로 내려가고. 깨진 종유석 조각들도 함께 떨어지고

청풍; [이럴 수가...] 슥! 가볍게 내려서고. 따당! 퍼퍽! 부서진 종유석 조각이 바닥에 떨어져 흩어지고

청풍; [슬쩍 움직였는데 삼장 넘게 도약했고 머리가 단단한 종유석을 유리처럼 깨트렸다.] 머리 만지며 어리둥절

청풍; [종유석에 부딪힌 머리에서 전혀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서둘러 상의를 벌려본다.

쿵! 가슴에 나있던 상처가 완전히 나아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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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다시 창천애. 소지존, 위상영, 색목쌍교 모두 쓰러져 있다. 색목쌍교는 인사불성. 위상영은 정신을 잃지 않았지만 눈을 감고 있고. 소지존은 벌벌 떨고 있다.

소지존; [끄윽!] 벌벌 떨며 자기 손으로 자기 가슴을 겨누고. 이어

파팟! 자기 가슴을 손가락으로 강하게 몇 곳 찌르고. 그러자

소지존; [컥!] 피를 왈칵 토하고. 이어

소지존; [허억!] 막힌 숨을 토하며 일어난다. 벌벌 떨면서

소지존; [망할 년... 내공이 모두 흩어진 상태에서도 이혼비파를 탄주하다니...] 위상영을 돌아보며 헐떡이고. 독기서린 표정

소지존; [만일 저년이 내공을 상실하지 않았다면 방금 전의 산혼탄(散魂彈)에 정말 혼백이 몸을 빠져나가 흩어질 뻔 했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소지존; [감히 천하의 주인이 될 나로 하여금 피를 토하게 만들어?] 이를 갈며 위상영에게 다가가고. 비틀거리면서

위상영은 눈을 감고 있지만 정신을 잃지는 않았고

소지존; [먼저 죽이고 나서 재미를 보겠다!] 콱! 두 손으로 위상영의 목을 움켜쥐고

콰득! 위상영의 목을 조이는 소지존의 손아귀, 목뼈가 부러지려 하고

위상영; [끄윽...] 눈을 까뒤집고

소지존; [크크크! 계집으로서 가장 치욕적인 일을 당하게 해주마!] 광기에 사로잡혀 위상영의 목을 조이고

위상영; (이... 이렇게 비참하게 죽는 것일까? 여자로서의 마지막 존엄도 지키지 못하는 방식으로...) 눈을 까뒤집으며 절망하고

위상영; (천도(天道)가 존재한다면... 깨끗한 몸으로 죽게라도 할 텐데...) + [!] 생각하다가 눈 치뜨고

화악! 소지존의 머리 위로 유령같은 그림자가 덮친다. 하얀 빛이 나는 퉁소를 내리치려는 자세로, 소지존의 아래쪽에 있는 위상영의 눈에 들어오고

위상영; (설마!) 눈 치뜨는 위상영

<이청풍!> 위상영의 생각 배경으로 드러나는 그 그림자. 바로 청풍인데 소리없이 덮치며 쇠퉁소, 용봉철적으로 소지존의 머리통을 내리쳐온다

소지존; [!] 눈 부릅뜨는 소지존

눈 치뜬 위상영의 눈동자에 청풍의 모습이 비친다

소지존; [헉!] 팟! 사력을 다해 머리를 왼쪽으로 돌리며 몸도 왼쪽으로 굴리려 하고

꽝! 청풍의 용봉철적이 간발의 차이로 소지존의 머리를 비켜서 그자의 오른쪽 목 옆 어깨뼈를 때린다.

빠직! 소지존의 오른 쪽 어깨뼈가 부러지는 모습

소지존; [크악!] 콰당탕! 어깨뼈가 부러진 채로 비명을 지르며 몸을 옆으로 팽이처럼 굴려 피한다.

청풍; (기습에 실패했다.) 휘릭! 위상영 앞에 내려서며 소지존을 돌아보고

소지존; [지랄...] 휘릭! 바닥에 굴렸던 몸을 바람처럼 움직여서 날아오른다. 이후로 어깨뼈가 부러진 쪽 오른쪽 팔은 쓰지 못한다.

소지존; [어디서 굴러먹던 뼈다귀가...] + [!] 내려서며 이를 갈다가 눈 치뜨고. 쩍! 그자의 눈으로 파고드는 퉁소 끝

쩍! 청풍이 바람같이 쇄도하여 용봉철적을 찌르고 있고

소지존; [헉!] 휘릭! 뒤로 몸을 홱 젖혀서 청풍의 용봉철적을 얼굴 위로 흘려보내고

휘릭! 공처럼 몸을 돌린 후 멀찍이 내려서는 소지존. 거리는 15미터 정도

청풍; (좋지 않다.) 스슷! 추격하지 않고 멈춰서며 그런 소지존을 보고

<지금의 나와는 비교도 안되는 고수다. 그런데 기습으로 치명상을 입히는 건 실패했다.> 어깨뼈가 부러진 오른팔을 늘어트린 채 비틀거리면서 청풍을 노려보는 소지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소지존;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놈!] 이를 부득 갈며 다가온다. 쿠오오.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지고

빠지직! 오싹! 몸에 소름이 돋고 벼락에 맞은 기분이 되는 청풍

청풍; (내공이 최소한 삼(三)갑자...) 자신도 모르게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위상영 쪽으로

청풍; (반면 나는 내공이랄 것도 없는 미미한 수준...) 용봉철적을 앞으로 내민 채 식은땀 흘리고

청풍; (늦지 않게 도착해서 위소저를 구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쓰러진 채 자신을 보고 있는 위상영을 곁눈질하고

청풍; (아무래도 끝까지 지켜주긴 힘들 것 같다.) 다시 용봉철적을 내밀며 소지존을 보고. 그때

<반각(半刻;7-8분)...> 갑자기 귀에 들리는 음성에 눈 치뜨는 청풍

청풍이 곁눈질로 돌아보니 위상영이 눈을 뜬 채 보고 있다. 입은 다문 채

청풍; (염화로 말을 건네고 있구나.) 생각할 때

<반각만 어떻게든 버텨주세요.> 청풍을 보는 위상영. 역시 입은 움직이지 않는데 말이 들린다.

청풍; (뭔가 수단이 있는 모양이다.) 알겠다는 표시로 고개 끄덕이며 다시 소지존을 보고. 그때

소지존; [이름을 말해라.] 쩌엉! 쩡! 왼손 다섯 손가락에서 30센티가 넘는 면도날 같은 섬광을 뽑아내며 다가오고. 이제 거리는 5미터 정도

소지존; [그래야 나중에 염라대왕에게 본좌가 죽인 놈이 누군지 고할 수 있을 테니...] 살벌하게 웃고

청풍; [원한다면 알려주지.] [나는 이청풍이다!] 일부러 거만하게 냉소하고

소지존; [이청풍?]

청풍; (당연히 처음 듣는 이름이겠지.) + [기억해둬라.]

청풍; [너를 죽인 게 누군지 염라대왕에게 고해야할 테니...] 비웃으며 옆으로 움직여 위상영과 떨어진다. 위상영을 보호하기 위해

소지존; [그 새끼...] 피식 웃고

소지존; [곧 죽어도 허세로구나! 내공 수위가 일, 이년 정도 밖에 안되는 주제에...] 스악! 이미 다가와 청풍을 베고 있는 소지존의 왼쪽 손에서 뻗어나온 섬광.

위상영; [!] 누운 자세로 비파를 끌어안다가 긴장. 하지만

슈악! 소지존의 공격에 실린 힘을 빌어 뒤로 휙 밀려나는 청풍.

소지존; [어!] 놀라는 소지존. 그러면서도 청풍을 추격하고

부악! 쩍! 그자의 왼손에서 내뻗친 섬광들이 사방에서 청풍을 난도질해오고. 하지만

휘익! 휙! 소지존의 공격을 흩날리는 깃털처럼 타고 나는 청풍

위상영; (쉽게 당하지는 않겠구나.) 띠리링! 작게 연주를 시작한다.

소지존; [쥐새끼 같은 놈!] [요상한 경신술을 익혔구나!] 부악! 쩍! 연달아 섬광을 긋지만 청풍은 그자의 공격이 다가오면 밀려난다.

청풍; (능파미보로 반각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겠구나.) 휘익! 휙!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생각하고. 하지만

소지존; [그렇군!] 피식 웃으며 멈춰서고

츠츠츠! 그자의 왼손 다섯 손가락에서 돋아났던 섬광이 사라지고

휘릭! 청풍도 그자의 10미터쯤 앞에 날아 내리고

소지존; [어떻게 가능한 건지는 모르지만 네놈은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해서 몸을 보호하는 재주를 지녔구나.] 징! 손바닥으로 청풍을 겨누고

청풍; (귀견수처럼 격공장(隔空掌;거리를 두고 쏘는 장풍)을 쓰려는 모양이다.) 긴장하며 옆으로 피하려 하는데

소지존; [공격을 해도 소용없다면 끌어들이면 되겠지.] 부악! 내민 소지존의 손이 진동하고. 그러자

화악! 강한 흡인력이 청풍을 끌어들인다. 마치 진공청소기가 빨아들이듯

청풍; (아차!) 콰드드! 두 발이 바닥을 긁으며 몸이 소지존에게 끌려가자 기겁하지만

소지존; [이리 와서 죽어라! 여기가 네놈이 죽을 자리다!] 부악! 엄청난 흡인력으로 청풍을 끌어당기는 소지존의 손바닥

청풍; (공력의 격차가 워낙 커서 저항 자체가 불가능하다.) 휘익! 그대로 소지존에게 끌려가며 허우적거리고.

소지존; [모가지를 부러트려주마!] 5미터쯤 앞으로 끌려온 청풍을 향해 손아귀를 내밀며 웃고

청풍; (벗어날 수가 없다!) 허우적대며 절망. 바로 그때

따당! 강한 비파소리가 들리고.

[!] [!] 소지존과 청풍이 모두 놀랄 때

[헉!] [컥!] 막혔던 숨이 트인 듯 퍼덕이며 깨어나는 색목쌍교. 그 옆에서 위상영이 누운 채 비파를 켜고 있고

띠리링! 본격적으로 비파를 켜는 위상영. 그러자

화악! 퍼덕이는 색목쌍교의 몸에서 연기같은 것이 치솟고

소지존; [음공으로 독기를 밀어내는구나!] 경악하고. 여전히 손으로 청풍을 끌어들이면서. 그러자

청풍; (기회!) 슈학! 이전보다 빠르게 조지존에게 끌려 들어가며 용봉철적으로 소지존의 목을 찔러가고

소지존; [억!] 뒤늦게 알아차리고 돌아보며 기겁하고. 하지만

쾅! 이미 청풍의 용봉철적이 그자의 목을 찌르고 있고

소지존; [케액!] 뒤로 날아가며 비명. 그러면서도

부악! 왼손으로 장력을 뿜어내고, 그자의 손바닥 앞에서 원형의 진동이 일어나고

청풍; (격공장!) 팟! 두 팔로 앞을 가리며 피하려 하지만

꽝! 청풍과 청풍의 주변을 강타하는 원형의 충격파

청풍; [컥!] 펑!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고

소지존; [끄윽!] 목을 쥐고 휘청거리며 물러서고. 목에 원형의 자국이 생겼다.

콰당탕! 피를 토하며 등부터 바닥에 떨어지는 청풍. 절벽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소지존; [죽... 죽일 놈이...] 켁켁! 피를 토하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정확히 목젖 부분의 천돌혈(天突穴)을 찔렀는데도 치명상은 입히지 못했다.)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일어나려 애쓰면서 보고.

청풍; (내 공력이 미약한 데다가 저자의 근골이 워낙 강인한 때문이다.) 일어나 앉으면서 보고

소지존; [찢어죽이고 말겠다.] 이를 갈며 그런 청풍에 덮쳐오려는데

펑! 펑! 지면에서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색목쌍교.

소지존; [아차!] 기겁할 때

[크아!] [죽인다!] 부악! 쩍! 좌우에서 도끼와 칼로 소지존을 쪼개고 베어오는 색목쌍교. 아주 막강한 힘이 실려 있게 묘사하고

청풍; (그 사이에 해독이 되었구나.) 일어나려 애쓰며 안도하고.

소지존; [큭!] 바웅! 다급히 양팔을 모으며 방어막을 일으키고

꽝! 쩡! 소지존의 방어막을 강타하는 색목쌍교의 칼과 도끼

펑! 텅! 두 여자의 도끼와 칼은 소지존의 방어막을 뚫지 못하고 튕겨지고. 하지만

소지존; [컥!] 충격 받고 피를 토하며 휘청이는 소지존, 여전히 방어막에 덮여있긴 하지만 충격을 받았다.

위상영; [배심(背心)과 백회(百會)를 쳐요!] 띠리링! 일어나 앉아 바위에 기댄 채 말하고. 비파를 켜면서. 그러자

[존명!] [죽인다!] 부악! 쩍! 다시 소지존을 공격하는 색목쌍교. 이교의 도끼는 소지존의 정수리로 내리쳐가고 일교의 긴 칼을 옆으로 돌면서 소지존의 등을 베어간다. 그러자

펑! 이교의 도끼는 방어막을 뚫고 들어가 소지존의 정수리에 거의 닿을 뻔하고

쩍! 서걱! 일교의 칼은 소지존의 등으로 파고 들어가 몸을 급히 돌리는 소지존의 허리에 깊은 상처를 낸다

청풍; (위소저는 저자의 호신강기의 약점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구나.) 일어나며 비틀거리며 감탄하고

소지존; [크아!] 휘릭! 몸을 비스듬히 세워 팽이처럼 돌면서 색목쌍교의 협공에서 벗어나는 소지존. 꽝! 이교의 도끼는 바닥을 찍었고 일교의 칼은 소지존의 허리를 벤 후 다시 휘둘러지려 한다.

휘익! 단번에 10미터쯤 이동하며 비틀거리는 소지존

[여기가 네놈의 무덤이다.] [동강을 내주마!] 휘익! 쐐액! 폭발적으로 도약하며 소지존을 공격해가는 색목쌍교.

위상영; [직도황룡(直渡黃龍)!] [독벽화산(獨劈火山)!] 띠리링! 띠링! 비파를 연주하며 말하고. 그러자

일교; [직도황룡!] 쩍! 칼을 길게 내지르며 소지존에게 날아가고.

이교; [크아! 독벽화산!] 허공에서 비스듬히 도끼를 내리치려는 자세로 날아가고

소지존; [오늘은 내가 졌다!] 팟! 다급히 뒤로 날아오르며 외치고

소지존; [하지만 그냥은 못 가겠다!] 투캉! 손가락을 모았다가 강하게 튕긴다. 청풍을 향해서 튕기는데 그자의 손가락 끝에서 창 같은 기운이 터져 나와 날아가고

[!]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의 앞으로 날아드는 투창 같은 섬광

위상영; [공자!] 비명

색목쌍교; [안돼!] [피해요!] 소지존을 공격하려다가 돌아보며 비명 지르고

청풍; (피할 수는 없고... 능파미보!) 부악! 몸이 투명한 막에 덮인다. 직후

꽝! 청풍의 가슴을 강타하는 섬광. 그러자

청풍; [컥!] 펑! 가슴에 강한 충격을 받고 뒤로 날아가는 청풍. 헌데 청풍의 뒤는 절벽 밖이다.

위상영; [안돼요!] 일어나려 하며 외치고. 하지만

휘익!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청풍.

[이런...] [이공자!] 색목쌍교도 비명 지르며 급히 멈춰서고., 그때

소지존; [이만 작별이다!] 휘익! 날아오르며 웃고

색목쌍교가 돌아볼 때

소지존; [오늘 진 빚은 다음 번에 이자까지 붙여서 확실하게 받아낼 테니 기다리고 있어라!] 으하하하! 쐐액! 웃으며 멀리 날아간다. 하지만

위상영; [이공자...] 비틀거리며 절벽으로 가고. 색목쌍교는 이미 절벽 끝에 내려서서 아래를 보 있고. 하지만

절벽은 너무 깊어 바닥이 안보이고 중간에는 구름까지 걸려있다

위상영; [어떻게... 어떻게 되었는가요?] 울면서 다가오고.

일교; [유감이에요 아가씨.] 한손으로 위상영의 팔을 잡아서 부축하고

일교; [계곡이 너무 깊어서 요행을 바라기는 힘들 것 같아요.] 위상영과 함께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위상영; [믿기지 않아요! 그토록 강력한 수호령의 가호를 받는 분이 이렇게 비명에 간다는 것이...] 주르르! 눈물 흘리고. 그러자

이교; [허락하시면 제가 아래로 내려가 확인을 하고 오겠사옵니다.]

위상영; [그렇게 해주세요.] [시신이라도 안장해 주어야하니...] 끄덕

이교; [다녀오겠습니다.] 도끼를 등 뒤 허리띠에 끼우고

일교; [조심해라.]

이교; [그럴게.] 휙! 뛰어내리고. 이어

탁! 탁! 절벽의 돌출 부위를 밟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하강하는 이교

곧 절벽 가운데를 가린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이교

 

#72>

조금 떨어진 곳. 바위 뒤에 숨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훔쳐보고 있는 혈부용

혈부용의 시점. 일교에게 부축받은 위상영이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며 울고 있다

혈부용; (결국 오늘 위가년을 해치우려던 계획은 실패했네.) 샐쭉이고

혈부용; (이청풍이라는 놈이 돌연 끼어든 때문인데...) 뒷걸음질 치면서 청풍이 소지존을 공격하던 장면을 떠올리고

혈부용; (대체 어디서 그런 벽창호같은 놈이 튀어나온 걸까?) 뒤를 돌아보며 살금 살금 현장에서 떠나고

혈부용; (정체가 뭐든 소회주님 손에 죽었으니 궁금해 할 이유도 없겠지.) 달려가기 시작하고.

혈부용; (지금 내가 할 일은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울분에 떨고 있을 소회주님을 만나 위로해 드리는 일이다.) 배시시 웃고

혈부용; (이런 기회에 점수를 따두면 장차 천하무림의 안주인이 될 수도 있으니...) 날아가는 혈부용

 

#73>

종유석이 늘어진 상당히 큰 동굴. 동굴 입구에는 반투명한 유리같은 것이 쳐져 있고. 그 동굴 입구에 누군가 쓰러져있다. 청풍이다. 용봉철적을 쥔 채 반듯하게 누워있는데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다. 가슴 부분에 심각한 상처가 나있다. 원형으로 움푹 들어간 자국이 있는데 그 자국 주위로 부러진 늑골들이 옷을 뚫고 삐져나와 있다. 소지존이 마지막에 날린 지풍에 맞은 상처. 헌데

탁! 동굴 밖에서 무슨 소리가 난다. 이어

탁! 탁! 동굴 아래에서 치솟아 오르는 이교. 헌데

휘익! 탁! 이교는 동굴 입구를 보고도 못 본 것처럼 지나간다.

곧 이교의 모습도 사라지고.

 

#74>

해가 지려 한다. 여전히 창천애

창천애 절벽 가에 여전히 일교의 부축을 받고 서있는 위상영.

이제 울지는 않지만 위상영의 얼굴은 초췌해져 있다.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들. #63>에 나온 장면들이다.

 

청풍; [존성대명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소생의 이름은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포권하며 말하고

청풍; [그렇습니다.] [소생은 무림과는 인연이 없는 몸입니다.]

청풍; [아마 금시초문이실 텐데...] 쓴웃음

청풍; [명경환야곡은 소생이 최근에 만든 음률입니다.]

회상 끝

 

위상영; (스쳐가듯 만난 사이지만 마치 화인(火印)처럼 가슴에 새겨졌던 인물...)

위상영; (그와는 가볍지 않은 인연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었다.)

위상영; (헌데 이토록 허무하게 세상을 떠날 줄이야.) 비탄에 잠긴 표정. 눈물이 그렁거리고. 그때

일교; [이교가 올라오고 있어요.] 아래를 보며 말하고

고개를 좀 더 숙여 아래를 보는 위상영

휘익! 휙! 탁탁! 절벽의 돌출 부위를 이리저리 밟으며 올라오고 있는 이교. 도끼는 등 쪽 허리띠에 끼운 모습으로

파팟! 손도 써서 절벽을 잡고 날아오르는데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일교; [시신은 발견하지 못한 것 같군요.] 내려다보며 말할 때

이교; [다녀왔습니다 아가씨!] 휘릭! 절벽 위로 뛰어올라오고. 젖가슴 출렁. 온몸이 땀으로 범벅

일교; [어떻게 되었어?] 대신 묻고

이교; [그게...] 난감

이교; [절벽 아래 계곡을 샅샅이 뒤졌지만 이공자의 시신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어.] 위상영의 눈치를 보며

일교; [그건 이상하네. 이공자가 추락한 건 우리 모두가 보았는데...]

이교; [나도 그게 이해가 되질 않아.] [설령 분신쇄골 했다 해도 흔적이라도 남아있어야 하는데...]

이교; [마치 하늘로 솟았던가 땅으로 꺼졌던가 하는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졌어.]

일교; [혹시 계곡 아래쪽에 있던 짐승들이 시신을 끌고 간 게 아닐까?]

이교; [그렇다 해도 흔적은 남아있어야 하는데...] + [!] 말하다가 흠칫! 하고

위상영이 하늘을 보며 약간 미소를 짓고 있다

<아가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어!> 놀라는 색목쌍교

위상영; (어찌 된 연유인지는 모른다.)

위상영; (하지만 더 이상 가슴이 저며지는 고통은 느껴지지 않는다.)

<멀지 않은 장래에 이공자를 다시 만날 것같은 예감이 든다.> 절벽 위에 서있는 세 여자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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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험준한 봉우리들 사이에 난 고갯길. 그곳에 진을 치고 있는 네명의 사내. 넝마같은 긴 옷을 입은 험상궂은 자들인데 칼이나 도끼를 들었다. 헌데 눈에 흰자위가 없어서 전체가 새카맣다. 이렇게 새카만 눈이 지옥갱의 정예들인 지옥광전사들의 특징이다.

[!] [!] 지옥광전사들 흠칫! 하고

고갯길을 천천히 올라오고 있는 청풍. 용봉철적은 허리춤에 끼우고 있고

[저 놈...] [올라오면서 소문을 못 들은 건가?] 지옥광전사들이 눈 부라리며 볼 때

청풍; [어이구 힘들다.] 좀 헐떡이며 올라오고

청풍; [서악(西岳) 화산이 바위들로만 이루어진 악산이라는 소문이 사실이었어.] 헐떡이며 고갯마루로 올라오는데

[멈춰라!] 청풍의 앞을 막는 한 명의 지옥광전사. 지옥광전사1로 표기. 다른 세놈은 그 뒤에 서서 보고 있고

청풍; (이자들이로군!) + [왜... 왜 그러시오?] 겁에 질린 표정

청풍; (개개인이 황금전장 황금수라들을 능가하는 고수들이다.) + [산대왕들이시오? 그럼 헛수고 하셨소.]

지옥광전사1; [산대왕?] 피식 웃는 지옥광전사1

청풍; (방심하게 한 후 기습을 해야 승산이 있다.) + [소생은 과거에 낙방한 낙척서생(落拓書生)이라 동전 몇 닢이 전 재산이라오.]

지옥광전사1; [네놈이 지닌 재물 따위에는 관심없다.] [이 길은 막혔으니 좋은 말로 할 때 내려가라.] 눈 부라리고. 그러자

청풍; [아니 산대왕들도 아니면서 왜 길을 막고 있는 거요?] 두 손을 허리에 척 대면서 눈 부라리고

[뭐?] [허어! 저 놈이...] 어이없는 다른 지옥광전사들

청풍; [엄밀히 따지만 화산은 북경에 계신 황제폐하의 땅인데 이렇게 무단히 길을 막아도 되는 거요?] [당신들은 황법이 두렵지도 않소?] 삿대질까지 하고

지옥광전사1; [이놈 말하는 뽄새 보세.] 콱! 청풍의 멱살을 틀어잡고. + 청풍; [어이쿠! 왜... 왜 이러시오?] 멱살이 잡힌 채 비명

지옥광전사1; [과거에 떨어진 먹물이라더니 말이 참 많구만.] [한마디만 더 나불대면 머리통을 깨트려주겠다.]

청풍; [이... 이게 무슨 행패요? 귀하는 하늘이 무섭지도 않소?] 두 손으로 자기 멱살을 잡은 자의 손목을 잡고

청풍; (은원살법으로 이자를 해치우고 이자의 무기로 다른 자들을 공격하자.) + [내 관부에 당신들 전부 고발하고 말겠어.] 지지! 악을 쓰며 지옥광전사1의 손목을 잡은 청풍의 손이 약간의 벼락을 일으키고.

지옥광전사1; [고발 같은 소리를...] 피식 웃을 때. + [무슨 소동이냐?] 휘익! 고갯마루 위로 날아 내리며 외치는 사내의 형상

움찔! 하며 돌아보는 지옥광전사들

청풍; (한 명 더 나타났다!) 츠으! 움찔하며 손에서 일으키던 벼락을 지우고.

석헌중; [가급적 조용히 길을 통제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고갯마루에 서서 차가운 표정을 짓는 사내. 나이는 30살 정도. 사내답게 생겼고 건장하다. 무기는 큼직한 칼과 양손에 낀 강철 장갑이다. 다른 작품의 석헌중 캐릭터 차용

[소(小)갱주님!] [죄송합니다 소주!] 급히 허리 숙이며 포권하는 지옥광전사. 청풍의 멱살을 잡은 지옥광전사1도 급히 석헌중에게 고개 숙이고

청풍; (소갱주!) 눈 번뜩이며 석헌중을 보고. 석헌중은 고갯마루에서 청풍 쪽으로 오는 중이다.

청풍; (저자가 지옥갱의 소갱주인 모양인데...)

<악명 높은 지옥갱의 소갱주치고는 사내답고 진중하게 생겼다.> 다가오는 석헌중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석헌중; [풀어드려라.] 멈춰서며 지옥광전사1에게

지옥광전사1; [예 소갱주님!] 급히 청풍의 목을 놔주고

석헌중; [수하들의 대접이 거칠었던 점 대신 사과하겠소.] 포권하고

청풍; [귀하는 그래도 말이 통하는구려.] 옷을 갈무리하고

석헌중; [이 위쪽에서 우리 지옥갱이 사업을 진행중이오. 불쾌하시겠지만 돌아가주시오.] 진지하게

청풍; [그러고 싶지만 내 형편상 두 번 다시 화산에는 올 수가 없소.] [무슨 사업을 진행중인지 모르지만 올라가게 해주시오.] 포권하며 애원하고

석헌중; [그건...] 난감

청풍; [절대... 절대 귀문의 일에 방해를 놓지 않겠소이다. 사정을 봐주시오.]

석헌중; (내공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무림인은 아닌데...) + [어딜 보려고 가시는 중이었소?]

청풍; [화산에 올랐으면 서악대제(西岳大帝)를 모신 도룡묘(都龍廟)를 참배해야하지 않겠소?] 진지하게

<서악대제의 묘를 참배하겠다?> <누가 먹물 아니랄까봐...> <하고 많은 명승을 두고 사당이나 구경하겠다는 건가?> 비웃는 지옥광전사들. 그러자

석헌중; [도룡묘.. 도룡묘라!] 중얼거리며 생각하다가

석헌중; [좋소. 도룡묘까지는 그리 멀지 않으니 지나가셔도 좋소.] 옆으로 물러서고

[소갱주님!] [지존회에서는 아무도 화산 중심부로 들이지 말라고 했는데...] 지옥광전사들 난감해하고

청풍; (지존회?) 눈 번득일 때

석헌중; [내가 책임지겠다. 지존회의 지시 상황은 묵살해라.] 지옥광전사들에게 말하고

[예.,..] [그리 하겠습니다.] 마지못해 대답하는 지옥광전사들.

청풍; [허락해주셔서 감사하외다.] 굽신거리며 석헌중에게 포권하고

청풍; [나중에라도 보답을 하고 싶은데... 존성대명을 알 수 있을지요?]

석헌중; [내 이름은 석헌중(石憲中)이오. 강호에서는 지옥군자(地獄君子)라는 과분한 별칭으로 통하고 있소.] 마주 포권하고

청풍; [지옥군자 석대협이셨구려. 소생은 이청풍이라고 하외다.] 포권하고

석헌중; [이청풍... 이서생이셨소이다.] 마주 포권하고

청풍; [인연이 있으면 다시 뵙기를 바라겠소이다.] 연신 굽신거리며 석헌중 앞을 지나가려는데

석헌중; [잠깐 기다리시오.] 부르고

청풍; (정체가 들통났나?) + [가르침이 남았소이까?] 돌아보고

석헌중; [도룡묘에 가신다니 방향이 정반대이긴 한데...] 생각하다가

석헌중; [실수로라도 서북쪽의 창천애 쪽으로는 가지 마시오. 자칫 살신(殺身)의 화를 입는 수가 있소.] 심각한 표정으로

청풍; [고마운 말씀, 잊지 않겠소이다.] 굽신

이어 돌아서서 고갯마루를 올라간다. 그걸 뒤에서 보는 석헌중과 지옥광전사들

청풍; (도룡묘 서북쪽의 창천애!) 눈 번뜩이며 고갯마루 정상에 이르고

청풍; (그곳에서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다.) 생각하며 고갯마루를 내려가고

[...] 청풍이 고갯마루 너머로 사라지는 걸 보는 석헌중. 뭔가 생각하고. 그런 석헌중의 안색 살피는 지옥광전사1

지옥광전사1; [지금이라도 저자를 데려올지요?] 조심스럽게 말하고

석헌중; [그럴 필요없다.] 고개 젓고. 시선은 청풍이 사라진 고갯마루를 보며

지옥광전사1; [예...] 물러서고

석헌중; (이청풍... 무림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이름인데...)

<어쩐지 마음에 걸리는 인물이다. 머잖아 다시 만날 것 같은...> 석헌중이 서있는 주변 모습 배경으로 석헌중의 생각 나레이션

 

#69>

<-창천애> 여전히 낮

휘익! 허공에서 날아 내리는 세 여자. 색목쌍교가 좌우에서 위상영의 팔을 하나씩 잡고 있다. 위상영은 품에 비파를 안고 있고

비석처럼 생긴 바위 근처로 내려서는 세 여자

위상영; [고마워요.] 색목쌍교의 손에서 풀려나며 말하고.

색목쌍교는 고개 숙이며 물러서고

이어 주변을 둘러보는 위상영

위상영; (어머니가 잠영혼을 통해 보낸 편지에 의하면 아버지는 오년 전 여기에 들르셨었다.) 주변 돌아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위상영; (화산에서도 가장 험한 곳이라 인적이 거의 닿지 않는 곳인데...) (아버지는 대체 무엇 때문에 여길 찾아오셨을까?) 생각. 그러다가

[!] 무언가 발견하는 위상영

절벽 가에 서있는 비석 닮은 바위. 물론 그 위에 발라진 독은 말라서 발라진 흔적이 안 보이고

위상영; (저 바위...) 눈 반짝

위상영; (어쩐지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같이 느껴진다.) 바위로 다가가고

색목쌍교도 뒤따라 다가가고

몸을 숙여서 바위를 살피는 위상영. 그러다가

위상영; [이건...] 소스라치게 놀라고

일교; [왜 그러시는가요?] 가까이 다가오고

위상영; [이... 이 바위에 나있는 문양...!] [자연적으로 생긴 게 아니고 오래 전에 새겨진 고대의 상형문자예요.] 가까이 얼굴 가져가며 살피고. 비파는 왼손으로 품에 안았고 오른손으로 바위 표면을 만지려 한다

색목쌍교; [글자가 새겨져 있다면...] [부주님이 이곳에 오셨던 목적과 관련이 있겠군요.] 역시 흥분하고

이교; [고대의 상형문자라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판독이 되는가요?]

위상영; [천애협로(天涯狹路)...] 슥! 바위의 윗부분에 나있는 굴곡들을 손가락으로 만지며 흥분하고.

위상영; [처음 구절은 천애협로인 것 같아요.] 스으으! 손가락이 닿은 부분에서 연기가 조금 일어나지만 알아차리지 못하고 글을 판독하는데 집중하는 위상영. 위상영이 만지는 그 굴곡이 <天涯狹路>라는 글과 비슷하다. #1>에 나온 장면을 차용

일교; [천애협로라면 우리 신선부를 상징하는 표어잖아요.]

이교; [그렇다는 건 이 바위, 아니 비석이 우리 신선부와 관련이 있다는 뜻이로군요.] 역시 흥분

위상영; [그런 것 같아요.] 츠츠! 손가락으로 바위를 더듬으며 글을 읽고. 그에 따라 바위에서 연기가 점점 더 많이 피어오르지만 알아차리지 못하고

위상영; [어쩌면 이 바위에 글을 새긴 것은 흑백신귀님들일지도 몰라요.] 집중해서 다른 글들을 읽고

일교; [삼백여 년 전, 흑백신귀 조사님들은 구대천마를 패퇴시킨 후 신선부로 돌아오지 않고 실종되셨었지요.] 위극겸의 뒷모습 보며

이교; [두 분이 마지막으로 날려 보낸 전서구에는 <원시천존(元始天尊)의 유적을 발견한 것 같다.>는 글이 적혀있었다고 들었어요.]

일교; [원시천존은 우리 신선부 뿐 아니라 숙적 마귀동의 시조이기도 한 고금제일인!] [그분의 유적을 발견했다면 흑백신귀께서 귀환을 미룬 것도 설명이 되어요.] 흥분한 표정으로 말하고

위상영; [그렇긴 한데... 이 바위에 적혀있는 내용은 너무 모호해요.] 바위를 만지며 찡그리고. 연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일교; [모호하다면...?] 눈치 채지 못하고 묻고

위상영; [천재지중(天在地中) 욕등투천(慾登投天)...] [하늘은 땅 속에 있으니 오르길 원하면 하늘로 몸을 던져라?] 글을 해석하며 갸웃

일교; [정말 알 수 없는 내용이군요.]

이교; [하늘이 어떻게 땅 속에 있을 수 있으며 몸을 던져야 하늘에 오른다니...] 이마 찡그리고

위상영; [확실한 것은 이 글이 결코 누군가의 장난이 아니라는 점...] + [!] 말하다가 눈을 치뜨고.

슈우우! 이제는 눈에 확 띠게 연기가 많이 일어난다.

위상영; (설마!) + [물러서요!] 비명 지르며 고개를 들지만. 그 직후

화악! 펑! 연기가 단번에 바위 전체에서 터져나와 주변을 뒤덮는다. 방심하다가 그대로 그 연기에 휩싸이는 위상영과 색목쌍교

[독...!] [내공이 흩어져요!] 털썩! 퍼억! 비명 지르며 나뒹구는 색목쌍교. 반면

털썩! 내공이 거의 없는 위상영은 증상이 덜해서 바닥에 주저앉고

[끄윽!] [끄윽!] 눈을 까뒤집고 벌벌 떠는 색목쌍교

위상영; [산... 산공독!] 헐떡이며 색목쌍교를 보고

위상영; [체온에 반응하는 산공독을 바위에 발라놓았구나.] 털썩! 등을 바위에 기대고. 바로 그때

[감탄 했소 병서시!] 짝! 짝! 박수치며 다가오는 사내. 얼굴에 뿔이 달리지 않은 귀신가면을 가면을 쓴 인물. 지존의 모습과 비슷하지만 차이점은 지존의 가면에는 뿔이 두 개 달려 있다는 점. 이자는 위진천이다. 하지만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소지존으로 표기

소지존; [호천맹의 군사답게 본좌가 마련한 함정의 원리를 단번에 파악하시니 말이오.] 짝짝! 박수치며 다가오고

위상영; [당신... 당신은 누군데 이런 짓을 꾸미는 건가요?] 바위에 기대앉아 비파를 품에 안으면서

소지존; [내가 지존회의 소회주라면 설명이 되겠소?]

위상영; [지... 지존회 소회주!] 경악

소지존; [수하들은 본좌를 소지존(小至尊)이라 부르니 소저도 그리 불러주시구려.] 3미터쯤에 멈춰서고

위상영; [지존... 그 사람이 거둔 제자란 말인가요?]

소지존; [짐작하시는 대로요.] 끄덕

소지존; [회주께서는 바쁜 당신을 대신하여 천하를 장악하라는 사명을 제자인 본좌에게 맡기셨소.] 음산하게 눈 번뜩이고

위상영; [그렇다면 나와 지존의 관계도 알 텐데...] [나를 어찌할 생각인가요?] 소지존을 노려보고

소지존; [지존과의 관계를 들먹여서 요행을 바라진 마시오.] [지존께서는 소저의 망나니짓에 질려서 단호한 결정을 내리셨으니...] 가면 속에서 눈 번뜩이며 비웃고

위상영; [단호한 결정리라면 설마...] 전율

소지존; [소저가 두 번 다시 지존회의 군림대업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라 하셨소.] 음산하게 웃고

위상영; [그런...] 전율과 불신

소지존; [그래도 안심하시오.] [소저는 물론이고 저 계집들도 처녀 귀신이 되게 하진 않을 테니...] 히죽 웃으며 손으로 자기 사타구니를 만진다. 색목쌍교를 보며

위상영; [당신은... 마귀로군요!] 노려보고. 비파를 연주할 자세를 취하면서

소지존; [찬사로 듣겠소.] 다가오고

소지존; [그 대신 저 두 년과 소저는 죽을 때까지 본좌의 노리개가 되어주셔야겠소.] 사악하게 웃으며 다가오다가

[!] 눈 부릅뜨는 소지존

찌링! 떨리는 위상영의 손이 비파의 줄을 건드린다

소지존; [설마 아직도 이혼비파를 탄주할 힘이...] 팟! 기겁하며 뒤로 날아오르고. 하지만 그 직후

위상영; [마귀답게 지옥으로 가세요!] 촤앙! 전력을 다해 비파의 현을 긋는다

꽝! 엄청난 충격을 받고 허공에서 퍼덕이는 소지존

[컥!] 푸학! 입과 코와 귀로 피를 토하는 소지존

퍼억! 그대로 바닥에 떨어진다.

소지존; [지랄...] 바닥에 떨어져서 벌벌 떨고

위상영; [쿨럭!] 피를 토하고. 안고 있던 비파가 옆으로 굴러 떨어지고

따당! 바닥에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내는 비파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소지존을 보는 위상영.

소지존; [끄윽...]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떨고 있는 소지존. 하지만 죽지는 않았다.

위상영; (내공이 거의 다 흩어진 상태라 숨을 끊어놓지 못했다.) 그걸 보며 절망하고

위상영; (아무래도... 하늘이 나 위상영을 버리는 것 같구나.) 스륵! 바위 옆으로 쓰러지려 하고

털썩! 비석 닮은 바위 옆으로 쓰러지며 정신을 눈을 감는다

 

#70>

휘익! 험준한 바위 능선을 달려오는 청풍.

청풍; (지옥군자 석헌중의 말대로라면 이 근처가 창천애일 텐데...) 휘익! 주변 살피며 날아오고.

청풍이 달리는 곳은 설악산의 울산바위나 공룡능선 정상처럼 험하다

청풍; (너무 험해서 사람의 발길이 닿은 적이 거의 없어 보이는 곳이다.)

청풍;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생각할 때

따다당! 멀리서 들리는 비파소리

청풍; [이... 이건!] 경악하고

청풍; [위소저의 비파소리다!] 휘익! 날아가고

청풍; [헌데 하늘 끝까지 치솟는 것 같은 날카로운 한 번의 탄주로 끝났다.] 눈을 부릅뜨고

청풍; [아무래도 위소저의 신상에 변고가 생긴 것 같다.] 휘익! 날아가고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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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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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견수; [원래는 서안으로 가는 도중 마차 채로 절벽에서 떨어트릴 생각이었다만...] 사악하게 웃고

움찔! 상념에서 깨어나는 청풍.

귀견수; [오늘 밤 네놈이 낌새를 눈치 채고 도주하려해서 부득불 내 손으로 죽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칼로 겨누며

청풍; (위소저의 비파소리를 찾아간 것을 내가 도주한 것으로 착각하고 마각을 드러냈구나.) 노려보고

귀견수; [제법 그럴 듯한 무공을 숨기고 있었다만...] [네놈 실력으로 내 손에서 빠져나가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귀견수; [괜한 고통 자초하지 말고 목을 늘여라. 그럼 단칼에 끝내줄 테니...] 칼을 흔들면서 다가오고

청풍; [과연 그렇게 될지 봅시다.] 냉소하며 두 손으로 용봉철적을 들어 입에 댄다

귀견수; [뭐하려는 거냐?] 피식

귀견수; [스스로를 위해 위령곡(慰靈曲)이라도 불려는 것이냐?] 웃는데

청풍; [들어보면 알 거요.] 삘릴리... 피리를 불고

귀견수; [무슨 수작인지 모르겠다만...] + [!] 말하다가 경악하고

화악! 갑자기 사방이 새까매지면서 귀견수의 모습만 남는다. 그리고 당분간 이 상태가 지속된다.

귀견수; (갑... 갑자기 사방이 칠흑같이 변했다! 술법을 쓴 건가?) 경악하며 주변 두리번. 그때

삘릴리! 다시 들리는 피리소리

귀견수; (아니다! 음공에 당한 것이다!) 양손으로 귀를 막고. 한손에는 칼을 든 채

귀견수; (청풍이놈이 부는 저 피리소리에는 시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힘이 깃들어있다.) 삘릴리! 피리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으며 두리번거리며 이를 갈고

귀견수; (시력을 되찾으려면 저 피리소리를 멈춰야한다.) 다시 양손을 귀에서 떼고. 삘릴리 그 배경으로 피리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하지만 피리소리가 사방에서 들려 방향을 짐작할 수가 없다.) 이를 갈며 두리번거리고.

귀견수; (심장소리... 심장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야만 한다.) 귀를 기울이고. 삘릴리 피리소리가 이어지고

두근! 두근! 귀견수의 귀에 들리는 심장소리. 그러자

귀견수; (찾았다!) + [여기냐?] 펑! 칼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한쪽을 향해 강력한 장풍을 날리고. 손바닥에서 다시 원형의 충격파가 튀어나간다.

쾅!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해치운 건가?) 장풍을 날린 자세로 기다리는 귀견수. 오른손의 칼도 휘두를 자세. 그때

삘릴리! 다시 들리는 피리소리.

귀견수; (실패했다!) (상대의 힘을 빌어서 몸을 날리는 요상한 무공으로 피했을 것이다.) 이를 부득 갈고. 그때

두근! 두근! 다시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이번에는 이쪽!)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홱 고개 돌리고. 이어

귀견수; [같은 수작에 또 당할 것 같으냐?] 확! 발을 들었다가

귀견수; [크아!] 쾅! 발로 강력하게 바닥을 구른다. 그러자

펑! 귀견수의 구른 발 앞으로 지면이 부채꼴로 확 터져나간다. 이제 검은 화면이 아니라 원래 강변 절벽 위 화면인데 절벽 쪽으로 힘이 터져나갔다.

귀견수; (시력이 돌아왔다!) 눈 부릅뜰 때

휘익! 절벽 쪽으로 무언가 날아간다. 길쭉한 물체인데 옷자락이 펄럭인다. 귀견수는 아직 시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그게 뭔지 정확히 안보이고 뿌옇게만 보인다.

귀견수; [놈!] 부악! 칼을 길게 휘두르고. 칼에서 긴 섬광이 내뻗치고

서걱! 절벽 밖으로 날아가던 그 물체는 칼에서 내뻗친 섬광에 그어지고. 하지만

휘익!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그 물체

귀견수; (베었나?) 시력이 온전하지 않아서 비틀거리며 절벽으로 가고. 직후

첨벙! 절벽 아래에서 물소리가 들린다

절벽 끝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귀견수.

30미터쯤 아래쪽에 거친 강물이 흘러내려가고 있다.

귀견수; (청풍이놈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내 칼에 베인 후 강물에 빠졌다.) 강물을 내려다보고

귀견수; (만에 하나 청풍이 놈이 살아나기라도 하면 골치 아파진다.) 강변을 따라 절벽 위로 달려간다.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귀견수; (강물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면서 청풍이놈의 시체를 찾아야만 한다.)

<끝까지 귀찮게 하는 놈이로구나.> 멀어지는 귀견수. 헌데

 

귀견수가 발로 바닥을 밟아 터트린 장소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곳의 갈대숲. 겉옷을 벗어버려 반팔 차림이 된 청풍이 갈대 사이에 누워 하늘을 보고 있다. 손에는 피리를 들고 있는데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흐르고 있고 목에서 상당히 깊은 상처가 나있다. 주변에는 쓰러진 고사목도 몇 개 있다.

청풍; (위기일발...) 하늘 보며 생각하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한손으로 피리를 불면서 한손으로 옷을 벗는 자신의 모습. 그 근처에 굵은 고사목 토막이 하나 있다. 길이는 1미터쯤인데 굵다.

눈 뜬 장님이 된 채 서서 귀를 기울이고 있는 귀견수.

벗은 겉옷을 나무토막에 대충 걸치는 청풍. 한손으로는 피리를 입에 물고 불면서. 시선은 귀견수에게 향한 채. 이어

휙! 한손으로 나무토막을 들고 절벽 쪽으로 몸을 날리는 청풍

알아차리는 눈 뜬 장님 귀견수

[크아!] 고함지르며 강변쪽을 향해 발을 강하게 구르는 귀견수

휙! 나무토막을 절벽 쪽으로 던지며 자신은 뒤로 날아가는 청풍. 이제 피리도 입에서 떼었고

절벽 밖으로 날아가는 나무토막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귀견수

털썩! 그 사이에 청풍은 풀숲으로 등부터 떨어지고

회상 끝

 

청풍; (다행히 위기는 모면했다.) 하늘 보며 생각

청풍; (황금전장 경호무사들의 이인자답게 귀견수의 무공은 대단한 수준이었다.)

청풍; (위소저를 경호하던 두 여자에 비해도 그리 하수가 아닐 것이다.) 색목쌍교를 떠올리고

청풍; (당연히 끝까지 싸웠다면 내가 귀견수 손에 죽는 것으로 결말이 났겠지.)

청풍; (다행히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모면하긴 했다만...)

청풍; (귀견수를 사주한 게 이세창일까 옥령이 어머니일까?) 이세창과 마은혜를 떠올리고.

청풍; (그게 누구든 옥령이와 내가 맺어지려면 숱한 역경을 넘어야만 한다는 게 분명해졌다.) 찡그리고

청풍; (과연 우리 둘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확신이 서지 않는구나.) 반달이 떠있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 쉬고

 

#66>

<-화산(華山)> 낮. 험준한 산

<-창천애(蒼天崖)> 깊이를 알 수 없는 계곡 위의 절벽. #1>에서 위극겸이 이복동생 위극존에게 암살당한 그 장소인데 두 명의 인물이 무언가 하고 있다. 한명은 위진천. 다른 한명은 추괴하고 음침한 인상의 노인. <무쌍일지>에 나온 독심마타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독심마타.

독심마타는 왼손에는 손잡이가 들린 통을 들었고 오른손에 든 붓으로 비석같이 생긴 바위에 무언가를 바르는 중이다. 물론 그 바위는 위극겸이 살펴보던 그 비석이다.

바위 크로즈 업. 평평한 앞면이 갑골문자 같은 문양들로 덮여있다. 이끼도 덮여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글자로 보이지 않는다.

독심마타; [이 바위에 바르고 있는 건 강력한 산공독(散功毒)일세.] 슥! 슥! 붓으로 바위에 투명한 액체를 바르면서 말하고

독심마타; [일단 중독되면 완전히 무기력해져서 산송장이 된다고 봐야지.]

독심마타; [소회주는 곧 병서시란 년을 마음껏 농락할 수 있게 될 게야.] 붓칠하며 음험하게 웃고

위진천; [천하 독문들의 종가 독성부(毒聖府)의 이인자이신 독심마타(毒心魔駝) 서(西)노사의 말씀이니 믿어야하겠지만...] 경계하고

위진천; [그렇게 강력한 산공독을 방호장비도 없이 다뤄도 되는 거요?] 독심마타가 붓칠하는 걸 경계하는 표정으로 보며

독심마타; [당연히 괜잖지.] 철퍽! 웃으며 붓을 통에 담그고

독심마타; [이 독은 적당한 온도가 가해져야만 활성화된다네.] 붓을 다시 꺼내고. 붓에서는 투명한 액체가 뚝뚝 떨어진다.

위진천; [적당한 온도라면...?]

독심마타; [인간의 체온이야.] 슥 슥! 붓으로 비석 같은 바위에 다시 투명한 액체를 칠하며 말하고

위진천; [허어!] 놀라고

독심마타; [뿐만 아니라 이 산공독은 강력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네.]

독심마타; [일단 누군가 맨손으로 이 바위를 만지면 모든 산공독이 폭발적으로 기화하여 일대를 휩쓸어버리는 것이지.] 히죽 웃고

위진천; [바위에 새겨져 있는 글씨를 확인하려고 손을 대면 끝장이겠소.]

독심마타; [병서시란 년이 만독불침(萬毒不侵)이 아닌 이상 이 함정에서 무사하진 못할 테니 기대하게나.] 음험하게 웃고. 그때

[소회주님!] 휘익! 뒤로 날아 내리는 혈부용

위진천; [왔느냐?] 돌아보고. 독심마타도 힐끔

혈부용; [위상영이 화산으로 접어들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사옵니다.]

위진천; [그년이 제때 맞춰서 도착했군.] 히죽

위진천; [호천맹의 다른 인간들은 안보이고?]

혈부용; [수신호위인 색목쌍교만 대동한 것이 확인되었사옵니다.]

위진천; [집안일이라 호천맹까지 끌어 들이고 싶진 않겠지.] 끄덕이고

위진천;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이곳 창천애로 통하는 모든 길목에 혈세사패를 배치해라.] [괜한 방해가 끼어들지 않도록!]

혈부용; [분부 받들겠사옵니다.] 허리 숙이고

휘익! 다시 날아 내려가는 혈부용

독심마타; [소회주의 첩인가?] 힐끔 혈부용의 뒷모습 보고

위진천; [첩은 아니고... 대대로 우리 집안에 봉사해온 종의 딸년이오.]

독심마타; [종의 딸년도 종...] [헌데 종년치고는 기막힌 종년을 두셨구만.] 입맛을 쩝쩝 다시고

위진천; [구미가 당기시면 혈부용 저년의 꿀단지를 한번 맛보게 해드리겠소.] 히죽 웃으며 수작 부리고

독심마타; [그거야 불감청이언정 고소언이네만...] [나같이 추하고 늙은 놈을 소회주의 종년이 받아줄지 모르겠군.] 입맛 다시고

위진천; [서노사의 자랑인 독을 쓰면 되지 않겠소?]

독심마타; [허어! 역시 소회주는 통도 참 크구만. 종년을 내놓는 것 뿐 아니라 독을 쓰는 것까지 권장하다니...] 눈 희번덕

위진천; [처녀도 아닌 계집 하나 제공하는 게 뭐 그리 대수겠소?]

위진천; [오늘 일만 계획대로 진행되면 혈부용을 안게 해드리리다.] 사악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크로즈 업

 

#67>

화산의 어느 골짜기. 산길인데 오르막이다. 사람들이 제법 오고 간다. 대부분 봇짐을 진 장사치들이다.

그 사람들 틈에 끼어서 걸어가는 청풍. 겉옷을 새로 사서 입었고 허리춤에는 용봉철적을 끼우고 있다. 헌데 목을 붕대로 감고 있어서 지나가던 사람들이 힐끔거리며 본다.

청풍; (나도 모르게 발길이 이곳 화산으로 향했다.) 쓴웃음 지으며 걸어가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위상영의 말. #63>의 장면

 

위상영; [저희는 화산으로 간답니다.] 열린 창문을 통해 내다보며 말하고,

 

청풍; (위소저가 떠나면서 남긴 그 말 때문에 나도 모르게 발길이 화산으로 향하게 된 것인데...)

청풍; (하긴 딱히 달리 갈 곳도 없는 몸이긴 하다.) 한숨

청풍; (이세창의 독단적인 결정인지, 아니면 마님이나 장주의 뜻인지 모른다.) (확실한 것은 황금전장이 날 제거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청풍; (그리고 황금전장의 이목은 중원 도처에 깔려있다.)

청풍; (황금전장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는 당분가 외진 곳으로만 다녀야한다.)

청풍; (어제 머물렀던 화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곳 화산으로 온 건 올바른 선택이었다.)

청풍; (어떻게든 살아서 북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청풍; (죽을 때 죽더라도 옥령이를 만나봐야 하니...) 생각하는데

앞쪽 고갯마루 쪽에서 사람들이 허둥대며 달려온다. 상인들로 보이고. 그러자

고갯마루 쪽으로 가던 사람들이 멈춰서고

[으으!] [히익!] 겁에 질려 달려오는 사내들

[왜 그러시오?] [무슨 일이오?] [산대왕(山大王;산적)들이라도 나타난 거요?] 멈춰 선 사람들이 묻자

[다... 다른 길로 돌아가시오.] [고갯마루에 지옥갱의 악귀들이 진을 치고 있소.] [객기 부렸다가는 목숨 부지하기도 어렵소!] 겁에 질려 외치면서 아래로 달려 내려가는 사내들. 그러자

[지... 지옥갱!] [지옥갱의 악귀들이 진치고 있다고?] [돌... 돌아가세!] 멈춰 섰던 사람들 겁에 질려 왔던 길로 달려 내려간다. 청풍만 남아서 그런 사람들을 돌아보고

[젊은이! 그 길로 가면 안되네.] [빨리 내려오게나.] 사람들이 달려내려 가며 청풍에게 외치지만. 청풍은 멈춰 서서 고갯길 위를 보는 청풍

청풍; (지옥갱...) (삼 년전쯤부터 강호에 나타나 피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혈세사패중 한 세력...) 다시 앞으로 걸음 옮기고

청풍; (지옥갱의 인간들은 일단 싸움이 붙으면 지옥에서 뛰쳐나온 악귀나찰같이 변한다던가?)

청풍; (하지만 다른 무림인들처럼 양민들은 건드리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는데...) 눈 번뜩이고

청풍; (지옥갱이 화산에서 뭔가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위상영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지옥갱이 길을 막고 있는 게 어쩌면 위소저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청풍;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올라가 봐야한다.)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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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다시 청풍이 위상영과 음공 대결을 펼친 강가

색목쌍교; [아가씨!] [무사하십니까?] ! 휘익! 마차에서 날아 나온다. 손에 각자의 무기인 긴 칼과 도끼를 들고 있다. 일교가 든 칼은 칼집에 들어있다.

정자 안에 앉아있는 위상영. 한손으로 비파를 안고 한손으로는 소매로 입을 가리고 있다. 몸이 좀 흔들리고

색목쌍교; [아가씨!] [무슨 일이옵니까?] 휘익! ! 다급히 정자 앞으로 날아내리고

위상영; [나는 괜잖아요.] 소매로 입을 가리며 말하고. 하지만

똑똑! 소매 아래쪽으로 흘러 저고리와 치마를 적시는 피

일교; [내상... 내상을 입으셨군요.] ! 사색이 되어 정자로 뛰어들고. 이교는 주변을 경계하고.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는 일교

위상영이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한쪽을 보고 있다. 물론 청풍이 있는 바위 쪽이다.

홱 돌아보는 일교. 이교도 돌아보고

바위 위에서는 청풍이 힘겹게 일어나 앉고 있다.

일교; [죽일 놈!] ! 고함지르며 미사일처럼 바위로 날아간다. 칼을 칼집에서 뽑는 자세로. 이교도 놀라 돌아보지만 위상영을 지켜야하므로 정자 앞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도끼를 두 손으로 움켜쥔 채

바위 확 크로즈 업. 그 위에서 청풍이 일어나 앉으며 피를 게워내고 있다. 한손에는 용봉철적을 들고 있고

일교; [감히 개수작을 부려?] 부악! 바위 위로 날아 내리며 벼락같이 칼을 몇 번 긋는다. 그러자 여러 개의 섬광이 내뻗쳐 바위와 청풍을 수직으로 쪼개려는 모습이 되고

청풍; (위험!) 휘익! 다급히 뒤로 날아오른다

! 그런 청풍에게 날아드는 긴 섬광 한 가닥. 수직으로 쪼개려는 모습.

위상영; [!] 눈 치뜨고. 이교도 흠칫하지만

청풍; (능파미보!) 화악! 눈 치뜨는 청풍의 몸이 막 같은 것에 감싸이고. 그러자

화악! 날아드는 섬광이 그 막을 밀기만 할 뿐 베고 들어오진 못하고

휘익! 그에 따라 청풍의 몸이 바람에 날리는 깃털처럼 뒤로 확 밀려가고

[!] 놀라는 위상영

이교; [무슨...] 역시 놀라고.

일교; (내 도기를 빌어서 바람에 흩날리는 깃털처럼 날아간다?) 부악! ! 경악하면서도 칼을 휘두르는 걸 멈추지 않고

쩌쩍! 콰쾅! 바위가 위에서 아래로 쪼개진다. 일교의 칼에서 내뻗친 도기가 바위를 수직으로 몇 번 쪼갠 건

청풍; (가공...) 휘익! 멀찍이 날아 내리며 놀라고. 콰콰쾅! 그 앞쪽에서 바위가 여러 개로 쪼개져 넘어지고 있고

일교; [크아!] 다시 날아오며 칼질을 하고

청풍;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절세고수다!) 용봉철적을 들어 맞서려 하고. 바로 그때

띠잉! 강한 비파소리가 현장을 울리고. 그러자

[!] 청풍을 공격하다가 뭔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일교

휘익! ! 공격을 멈추고 허공에서 홱 팽이처럼 도는 일교. 청풍을 공격하던 칼을 거두기 위해서. 그 일교 몸에 휘말려 공기가 돌아가는 게 보이고

청풍; (비파소리를 듣고 공격을 멈췄다.) 정자 쪽을 보고.

정자 안에 앉아있는 위상영이 비파를 켜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교가 눈을 강렬하게 빛내며 정자 앞을 지키고 있는 것도 보이고

휘익! 허공에서 팽이처럼 몇 번 돈 일교가 청풍의 앞쪽 5미터쯤에 내려서고. 시선은 정자를 향해서. 그때

위상영; <그분을 모시고 오세요.> 입을 열지 않았는데 말소리가 들린다. 청풍 쪽을 보는 자세로 앉아서

청풍; (입을 열지 않았는데 말소리가 바로 귀에 들린다.) 위상영을 보며 놀랄 때

일교; [예 아가씨!] 정자를 향해 고개 숙이고.

청풍; (무림인들이 흔히 쓰는 전음입밀(傳音入密)은 아니고...) (정신력으로 의사를 전달한다는 염화(念話)인 모양이다.) 생각하며 놀랄 때

일교; [아가씨께서 청하신다. 함께 가자.] 칼집을 든 왼손을 마차쪽으로 뻗어서 가자고 청하는 자세를 취하고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고개를 조금 숙이며 대답하면서 일교에게 걸어가고

양손에 칼집과 칼을 나눠 든 일교가 앞장서고 그 뒤를 청풍이 따라간다.

쿠오오! 앞장 서 가는 일교의 뒷모습.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는 게 보이고

청풍; (내공이 최소한 이갑자(二甲子) 이상으로 보인다.) 놀라고

청풍; (나보다 잘 해야 몇 살 많은 것같은 여자가 어떻게 저토록 심후한 내공을 지닐 수 있단 말인가?)

<더 놀라운 건 저런 절세고수 두 명을 수하로 부리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일교의 앞쪽. 양손으로 도끼를 움켜쥔 이교가 역시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며 서있고 그 뒤 정자 안에 위상영이 앉아있는 걸 배경으로 청풍의 놀람. 위상영은 여전히 소매로 코와 입 부분을 가리고 있어서 아직 얼굴이 완전히 청풍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 사이에 정자 입구에 이르는 일교. 이교는 옆으로 물러서며 차가운 시선을 청풍에게서 떼지 않고

일교; [아가씨!] [초청하신 자를 데려왔사옵니다.] 청풍을 소개하고

위상영; [수고했어요.] 고개 조금 끄덕이고.

일교; [이리로...] 옆으로 물러서며 청풍을 보는 일교. 청풍에게 정자 입구로 오라는 시늉하며. 이교와 반대쪽으로 물러선 상태.

청풍; [고맙습니다.] 정자로 다가가는 청풍

청풍; (가까이에서 보니 더 젊다. 잘 해야 나보다 한두 살 정도 연상...) 정자로 다가가며 생각할 때

[...] 위상영의 눈이 빛나고

다가오는 청풍의 모습. 헌데. 쿠오오오! 청풍의 뒤로 황제 복장의 거인이 흐릿하게 보인다. 눈을 부라리며 위상영을 노려보는 모습. 홍무제 주원장의 혼백이다. 귀신을 볼 수 있는 위상영에게만 보이는 혼백이다.

위상영; (이제껏 접해본 적이 없는 강력한 혼백의 가호를 받고 있다.) + [뜻밖의 장소에서 기인을 뵙게 되는군요.]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청풍; [기인이라니 감당할 수 없습니다.] 멈춰서며 포권하고

위상영; [겸양은 거두어주세요.] [저의 수혼몽유곡을 깨트리신 것만으로도 음공으로 일절(一絶)이란 찬사를 들으시기에 충분하니까요.] 고개 조금 숙이고

청풍; (자신의 음공에 자부심이 대단한 여자로구나.)

위상영; [실례지만 존성대명(尊姓大名)을 들을 수 있을지요?]

청풍; [존성대명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소생의 이름은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포권하며 말하고

위상영; [이청풍...] 되뇌이고

청풍;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중에서 내가 누군지 알아내려는 모양이다.) 생각할 때

위상영; [무림에 몸을 담고 계신 분은 아니시로군요.]

청풍; [그렇습니다.] [소생은 무림과는 인연이 없는 몸입니다.]

위상영; [무림인이 아니면서 그토록 놀라운 음공과 경신술을 지니셨다니... 직접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군요.]

청풍; [인연이 닿아 잔재주를 조금 배웠을 뿐입니다.]

위상영; [저의 수혼몽유곡을 깨트린 음률이 무엇이었는지요?]

청풍; [명경환야곡이라고 합니다.]

위상영; [명경환야곡...] 되뇌이고

<그런 음공이 있었나?> 어리둥절하는 색목쌍교

청풍; [아마 금시초문이실 텐데...] 쓴웃음

청풍; [명경환야곡은 소생이 최근에 만든 음률입니다.]

[... 음공을 직접 만들었다?] [말도 안되는...] 경악하는 색목쌍교.

위상영; [손수 음공까지 만드시고... 역시 기인이시군요.] 조금 눈을 치뜨고.

청풍; [부끄럽습니다.] 쓴웃음

위상영; [올해 연세가...]

청풍; [열여덟, 곧 열아홉 살이 됩니다.] + (나도 모르게 나이를 부풀리게 되는군.)

<점입가경!> <겨우 열여덟 살짜리 애송이가 직접 음공을 만들었다고?> 색목쌍교의 경악과 불신

위상영; [젊으시군요.] ! 입과 코를 가렸던 소매를 내리고

위상영; [이래서 세상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있다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어요.] 완전히 소매를 내리고. 순간

청풍; [!] 눈 치뜨고

<... 아름답다!> 청풍의 전율을 배경으로 완전히 얼굴이 드러나는 위상영. 청초하고 여린 모습. 그러면서도 고고한 인상. 절세미녀로 묘사. 가슴 앞자락을 피로 물들어 있고

청풍; (이토록 아름다운 여인이 세상에 존재했다니...) 넋이 나간 표정

<저 반응은 다른 사내들과 다를 바가 없네.> <하긴 아가씨의 미모에 넋이 나가지 않을 사내는 존재하지 않지.> 냉소하고 그러면서도 뿌듯한 표정이 되어 청풍을 흘겨보는 색목쌍교. 그때

위상영; [공자의 이름을 들었으니 제 소개도 해야겠지요.] 미소 지으며 말하고

퍼뜩! 정신을 차리는 청풍

청풍; [... 세이경청하겠습니다.] 얼굴 붉어진 채 포권하고

위상영; [저의 이름은 위상영(威霜英)이에요.]

청풍; [... 위소저셨군요.] 정신이 몽롱해져서 더듬으며 포권하고

위상영; [저를 아는 분들은 과분하게도 병서시(病西施)라는 별호로 불러주신답니다.] 얼굴 약간 붉어지고

청풍; [병서시!] 놀라며 손을 내리고

청풍; [지병이 있는지요?] 살펴보며

위상영; [타고난 고질이라 평생을 안고 가야하는 가시랍니다.] 애절하게 웃고

청풍; (저 애잔한 미소...) 욱신! 가슴이 쑤시는 청풍

청풍; (마치 송곳처럼 가슴을 후벼 파는 위험한 미소다.) 침 꿀꺽

위상영; [아무래도 이공자와 저는 인연이 있는 듯 하군요.] ! 의자에서 일어나고

위상영; [하지만 오늘은 이쯤에서 작별을 고해야할 것 같아요.] 비파를 안고 고개를 조금 숙이고

청풍; [아 예...] 엉겁결에 고개를 같이 숙이는데. 그 직후

[!] 놀라며 고개 드는 청풍

! 정자에는 이미 아무도 없다. 그리고

청풍; (사라졌다!) 마차 쪽을 홱 돌아보는 청풍

! 어느 틈에 마차의 문 바로 앞으로 다가가고 있는 위상영. 그 뒤를 색목쌍교가 서둘러 달려가고 있다. 일교는 칼집에 넣은 칼을 허리에 차고 있고 이교는 도끼는 등에 비스듬히 짊어졌다.

청풍; (무공을 쓴 것같진 않은데... 순간적으로 마차 앞에 나타났다.) 마차로 다가가는 위상영의 뒷모습 보며 경악하고

<설마 술법을 쓴 것인가?> 청풍의 놀람 배경으로 일교의 부축을 받아 마차로 올라가는 위상영. 이교는 마부석으로 올라가고 있고.

이교; [그만 일어나라!] 찰싹! 마부석에 앉아 두 손으로 쥔 고삐를 아래위로 흔들어 말들의 엉덩이를 치고. 그러자

히힝! 푸르르! 움찔하며 깨어나는 말들

그 사이에 일교는 마차의 문을 닫아주고 있고. 마차의 문에 달린 창문은 열려있다.

청풍; [어디로 가시는지요?] 자기도 모르게 마차를 향해 가며 외치고.

돌아보는 일교와 이교. 일교는 마부석에 올라가려다가 돌아보는데

위상영; [저희는 화산으로 간답니다.] 열린 창문을 통해 내다보며 말하고,

청풍; (화산...) 생각할 때

이교; [이랴!] 철썩! 두 손으로 쥔 말고삐를 채고. 그 사이에 일교는 마부석에 올라갔고

드드드! 말들이 움직이며 마차가 가기 시작한다.

움직이는 마차 안에서 손을 들어 보이는 위상영.

자기도 모르게 손을 들어 보이는 청풍.

곧 멀어지는 마차

청풍; (... 이 감정은 대체 뭔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마차의 뒷모습을 보고, 들었던 손을 내리며

청풍; (가슴이 주체할 수 없이 뛰고 귓속에서는 수많은 벌이 윙윙거리는 것 같다.) 얼굴 벌개진 채 침 삼키고

청풍; (이건 장래를 약속한 옥령이와 있을 때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다.)

그 사이에 완전히 멀어지는 마차

청풍; (아무래도 내가 중병에 걸린 모양이다.) 그걸 보며 한숨 쉬고.

 

#64>

달빛 아래 달려가는 마차. 색목쌍교가 마부석에 앉아있다. 이교가 고삐를 잡고 있고

창문을 통해 위상영의 모습이 보인다. 뭔가 생각에 잠긴 표정이고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정자로 다가오는 청풍의 뒤로 황제 복장을 한 거대한 인물 형상이 떠오르던 장면

위상영; (어느 왕조의 황제였을까?)

위상영; (강호에 나온 이래 지금까지 보았던 수호령(守護靈)중 가장 강력한 존재였다.) (나조차도 하마터면 혼백이 몸을 빠져나갈 정도의 위압감을 지닌...) 가슴을 눌러 진정시키려 하고

위상영; (이청풍이란 그 인물...) 청풍을 떠올리며 얼굴이 좀 붉어지고

<어쩌면 하늘이 나 위상영을 가엾이 여겨 보내준 신장(神將)일지도 모르겠구나.> 달려가는 마차를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65>

달빛이 비추고 있는 강변. 한쪽이 높은 절벽으로 이루어졌는데 절벽 위는 갈대가 무성하고 나무들도 드문드문 서있다. 죽어서 쓰러진 나무들도 보이고.

그 강변을 걸어오는 청풍. 피리는 오른손에 들고 있는데 넋이 나간 표정이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위상영의 모습

청풍; (꿈을 꾼 걸까? 아니면 호선(狐仙;여우 귀신)에라도 홀린 걸까?)

청풍; (그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인간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걸까?)

청풍; (잠깐 스쳐간 그 여자 모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서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한숨 쉬고

청풍; (정신 차려라 이청풍! 네게는 과분하고도 과분한 약혼자가 있지 않느냐?) 벽옥령을 떠올리며 한숨 쉬고

청풍; (그 여자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옥령이를 울리면 안된다.) 자신의 품에 안겨 울던 벽옥령을 떠올리고

청풍; (옥령이는 내가 천한 종의 신분인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집을 오겠다는 착한 아이인데...) 생각할 때

<여기 있었군!> 휘익! 음성과 함께 누군가 청풍의 앞으로 날아 내린다. 흠칫! 하며 멈춰서는 청풍

휘릭! 청풍의 앞쪽 5미터쯤에 내려서는 자. 물론 귀견수다.

청풍; [부영반님!] 반색하며 다가가고.

청풍; [여긴 어인 일로...]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화악! 귀견수의 몸에서 뿜어지는 날카로운 기운. 귀견수는 망토 속에서 칼의 손잡이를 잡고 있고

청풍; (살기!) ! 경악하며 뒤로 물러서려고 할 때

스악! 이미 청풍의 목을 긋고 있는 반원형의 섬광

청풍; [!] 목에서 피를 뿌리면서 비틀거리는 청풍. 상처가 그리 깊지는 않지만 피가 뿜어진다.

귀견수; (얕았다!) 쐐액! 칼을 휘두른 자세로 청풍에게 쇄도하는 귀견수

청풍; (생각지도 못한 기습이라 피하지 못했다.) + [당신 무슨 짓을...] 목의 상처를 왼손으로 누르며 고함지를 때

귀견수; [잘 가라!] 스악! ! 청풍의 바로 앞에까지 들이닥쳐서 종횡으로 칼을 긋는 귀견수. 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청풍; (날 죽이려고 한다!) 화악! 몸이 투명한 막에 덮여 뒤로 날아가고

스악! ! 휘익! 청풍의 몸을 종횡으로 베는 귀견수의 칼의 섬광과 그것에 밀려 깃털처럼 휙 날아가는 청풍

귀견수; (이게 무슨... 바람에 흩날리는 깃털처럼 내 도기에 밀려 날아가다니...) ! 경악하면서도 벼락같이 다가서며 칼을 길게 찌르는 귀견수, 펜싱 하듯 내지르는 그자의 칼에서 섬광이 내뻗치고. 하지만

슈악! 이번에도 그 섬광에 밀려 휙 뒤로 날아가는 청풍. 왼손으로 목을 쥔 채

귀견수; [요상한 무공을 쓰는구나!] 쐐액! 날아가는 청풍을 벼락같이 추격하며 눈을 부릅뜨고

귀견수; [그래봤자 애들 장난일 뿐이다!] ! 날아가며 왼손으로 장풍을 날린다

청풍에게 날아가는 원형의 충격파. 직경이 3미터쯤 된다

청풍; (아차!) ! 옆으로 날아 피하려 하지만

! 그대로 청풍을 강타하는 원형의 충격파. 청풍의 몸은 얇은 막에 덮여있지만 주변 전체가 장풍에 휩쓸리면서 충격을 받는다

청풍; [!] 후두둑!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

콰당탕! 등부터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귀견수; [역시 생각했던 대로였다.] 휘익! 청풍의 앞으로 날아 내리고. 청풍은 피를 게워내면서 일어나려 애쓰고 있고

귀견수; [상대가 공격하는 힘을 빌어서 날아다니는 요상한 무공을 익혔지만 내공 자체는 형편없이 약했다.] 음산하게 웃으며 다가오고. 청풍은 이제 겨우 일어났고.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

귀견수; [그래서 주변 전체를 날려버리는 장력에는 견디지 못한 것이다.]

청풍; [... 왜 이러시는 겁니까 부영반?]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뒷걸음질치고. 오른손에 들린 피리를 앞으로 내밀어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귀견수; [누구보다 머리 좋은 놈이니 짐작 가는 게 있을 텐데...] 음산하게 웃으며 칼을 겨누며 다가오고. 순간

[!]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50>에 나온 장면들이다

 

마은혜; [청풍이 너, 과거시험 보러 가서 무슨 실수를 한 거냐?] 노려보고

벽옥령; [엄마! 왜 또 청풍오빠를 닦달하는 거야?]

마은혜; [지금 닦달하지 않게 되었느냐? 자칫하다가 저놈이 세황이를 대신해서 과거시험을 봤다는 게 들통 날 수도 있는데?] 청풍을 손가락질하고

벅옥령; [저놈이라니?] [그게 사위 될 사람에게 할 말이야?] 대들고

마은혜; [사위는 무슨!] [자칫하다가는 우리 가문을 풍비박산 낼 수도 있는 놈인데...] 코웃음치고

회상 끝

 

청풍; [마님...] 이를 갈고. 뒷걸음질을 치면서

청풍; [마님이 날 없애라고 한 거요?] [대리시험을 본 게 들킬지도 모르는 후환을 없앨 겸 옥령이를 좋은 혼처로 시집보내기 위해서...?] 귀견수를 노려보고

귀견수; [마님의 뜻인지는 알 수 없다.] [나는 다만 총관의 지령을 수행할 뿐이다.] 천천히 다가오면서

청풍; (이세창!) 이세창을 떠올리고

청풍; (그자가 마님의 사주를 받은 것인가? 아니면 독자적인 판단으로 날 없애기로 한 것인가?) 이를 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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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열여덟 살이 되려면 아직 한 달은 더 기다려야 한다.) 심호흡

청풍; (하지만 더 이상 무공 수련을 미룰 수는 없다.) (황금전장을 나온 이상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만나게 될지 모르니...) 다시 눈을 감고

청풍; (아직 밤은 길게 남았으니 일주천을 한 번 더 하자.) 스스스! 스스! 청풍의 몸 여기저기에서 가는 실 같은 연기들이 빠젼오기 시작하고

청풍; (비록 내공을 수련하지 않았지만 나는 황금전장의 장경각에 수장되어 있는 천여 권의 무공비급을 모두 깨우쳤다.) 슈우! 청풍의 몸 여기저기에서 돋아나오는 가는 연기들이 점점 짙어지고.

청풍; (천여 권의 비급들은 황금전장이 막대한 돈을 들여 수집한 것인 만큼 범상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 그 연기들은 다시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가고

청풍; (다만 아버지의 분부를 따르느라 그 비급들의 무공을 익히지는 못했다.) (대신 분석하고 연구하는 데 매진했으며...) 코로 연기들을 마시면서

청풍; (그 결과 이화접목, 능파미보등의 무공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청풍; (내가 만들어낸 무공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철환구전공(轍環九轉功)이다.) 연기가 더 짙어지고

청풍; (도가, 불가, 속가, 심지어 마공까지 참조해서 만든 내공심법인데...)

청풍; (한번 운기조식하면 진기가 수레바퀴처럼 돌면서 거푸 아홉 번을 대주천(大周天; 진기가 몸 전체를 돔)한다.) 슈우! 연신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가는 연기들

청풍; (덕분에 난 다른 사람들보다 아홉 배 빠르게 내공을 쌓을 수 있다.)

청풍; (또 외부의 힘에 충격을 받으면 그 힘 역시 단번에 아홉 번 몸속을 돌게 한다.) (그 결과 날 때린 충격은 구분의 일로 위력이 줄어든다.)

청풍; (게다가 몸속을 도는 그 힘은 내 내공을 증진시키는 데 쓰여진다.)

청풍; (적의 공격을 받으면 받을수록 내 공력은 높아지는 건데...)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띠리링! 띠링! 어디선가 비파 소리가 들린다.

청풍; (비파소리...) 눈 감은 채 생각하고. 띠리링! 띠링! 그 사이에도 비파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청풍; (거리가 멀고 또 그리 요란한 연주가 아니라 아주 작게 들린다.)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청풍; (하지만 소리가 작은 것에 비해 곡조가 너무도 선명하여 바로 옆에서 연주하는 것 같다.) 생각하며 몸이 좌우로 흔들리고

청풍; (분명 음률의 명인이 연주하는 비파소리다.) 청풍의 몸이 술 취한 듯이 흔들거리고

 

#59>

월동문 밖에 눈을 감은 채 팔짱 끼고 앉아있는 귀견수

띠리링! 띠링! 귀견수의 귀에도 비파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비파소리...) 눈 감은 채 생각하고

귀견수; (삼경도 지났는데 어떤 인간이 이렇게 청승맞은 곡조를 연주하는 건가?) 찡그리고. 하지만 그 직후

띠리링! 띠링! 귀견수의 귀에 들리는 비파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귀견수; (비파소리가 급격히 커진다.) 움찔! 하고

귀견수;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은 비파소리다.) 눈을 번쩍 뜨고. 하지만 그 직후

! 강한 현기증이 엄습하는 귀견수

귀견수; (이런...) 경악하며 휘청

귀견수; (... 정신이 급격히 혼미해진다.) 일어나려 애쓰지만

띠리링! 비파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귀견수; (... 당했다!) ! 현기증도 더 강해지고

귀견수; (이 비파소리에는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힘이 깃들어 있다.) 털썩! 나뒹굴고

<... 음공의 절세고수가 근처에 있다.> 부르르 떨며 기절하는 귀견수

 

#60>

다시 방안.

띠리리링! 방안에도 비파소리가 들리지만 작게 들린다. 이 비파소리는 내공이 심후하면 더 강하게 들린다. 그 비파 소리 속에서 청풍의 몸이 흔들거린다. 술에 취한 듯이

청풍; (정신이 혼미해진다.) 몸을 흔들면서 생각하고

청풍; (이건 뭐지? 왜 갑자기 어지러워지면서 졸음이 밀려오는 건가?) 찡그리며 생각하고. 바로 그때

! 근처 탁자 위에 얹혀져 있던 퉁소, 용봉철적이 진동하며 퉁소에 새겨진 용과 봉황의 형상이 밝아진다. 그러자

! 청풍의 귀를 강하게 울리는 충격

청풍; [!] 눈 치뜨며 깜짝 놀라고

청풍; [이게 무슨...] [비파소리 외에 찬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충격을 가한 소리가 들렸는데...] 부르르 몸을 떨며 정신을 차리고. 그때

지잉! 용봉철적이 진동하는 게 청풍의 눈에 들어오고

청풍; (옥령이가 준 용봉철적이 진동하고 있다.) 급히 손을 뻗고

츠으! 지잉! 청풍의 손에 들려진 용봉철적. 진동이 가라앉으면서 밝게 빛나던 용과 봉황의 형상도 다시 흐려지고 있다.

청풍; (용봉철적에 상감되어 있는 용과 봉황이 밝게 빛나다가 다시 빛이 사라지고 있다.) 놀라서 용과 봉황을 보고

청풍; (옥령이 말대로 용봉철적에 어떤 신묘한 힘이 깃들어 있는 것일까?) (주인이 내가 위험에 처하자 그 힘이 발동하여 경고를 한 것이고?) 생각할 때

띠리링! 띠링! 다시 청풍의 귀에 들리는 비파소리

청풍; (저 비파소리...) 일어나고

청풍; (듣는 사람을 혼미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것 같다.)

청풍; (누군가 가공할 음공을 익힌 인물이 연주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덜컹! 문을 열고 나가고. 그러다가

[!] 흠칫! 하며 월동문쪽을 보고. 귀견수가 쓰러져 있는 게 보인다.

청풍; (귀견수!) 달려가고. 문을 닫지는 않고

쓰러진 귀견수의 목을 만져보고

청풍; (다행히 정신을 잃었을 뿐이다.) 안도하며 손을 떼고

띠리링! 띠링! 비파소리가 이어지고. 돌아보는 청풍.

청풍; (이제 알겠다.) 몸을 일으키며 비파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고

청풍; (저 비파소리는 듣는 사람의 내공에 반응한다. 그 때문에 내공이 높은 사람일수록 더 강한 영향을 받는다.)

청풍; (나는 내공이 그리 심후하지 않은데다가 용봉철적이 경고를 해준 덕분에 정신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청풍; (대체 어떤 기인이 이토록 신묘한 연주를 하는지 확인해보자!) 월동문을 등지고 달려간다.

곧 높은 담장이 나오지만

! 달려가는 기세로 도약하고

휘릭! 3미터가 넘는 담장을 그대로 뛰어넘는 청풍.

담장 밖은 골목. 그 골목으로 날아 내리는 청풍.

청풍; (일장이 넘는 담을 한 번의 도약으로 뛰어넘었다.) 돌아보며 달리고

청풍; (내공이 조금만 더 깊어지면 말보다도 빨리 달리는 게 가능하겠구나.) 골목을 따라 달려간다. 그 사이에도 띠리링! 띠링! 비파소리가 들리고

 

#60>

경치 좋은 강가. 멀리 화음의 시가지가 보인다.

휘익! 그곳으로 달려오는 청풍. 손에는 용봉철적을 들었고. 헌데

띠리링! 띠링! 점점 커지는 비파소리. 그러자

청풍; [!] 띠잉! 현기증을 느끼고 휘청하며 멈춰 선다. 근처에 상당히 큰 바위가 하나 있다. 높이는 5미터쯤

청풍; (비파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면서 정신이 혼미해진다.) 눈이 풀린 채 휘청거리고

청풍; (이건 내공의 고하와 상관없이 비파가 연주되는 장소가 가까워졌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띠링! 띠리링! 비파소리를 배경으로 술 취한 듯이 휘청거리는 청풍.

청풍; (더 이상 가까이 갔다가는 나도 귀견수처럼 정신을 잃고 말 것이다.) 심호흡을 해서 억지로 정신을 차리고

청풍;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어떤 기인인지 확인 못하는 건 너무 아쉬운데...) 눈이 풀린 채 주변을 보고

근처에 있는 5미터쯤 되는 바위가 보이고

청풍; (저 바위...) 비틀거리며 다가가고

청풍; (바위 정상이 이 근처에서 가장 높은 곳일 것이다. 그럼 가까이 가지 않고도 비파를 연주하는 인물을 볼 수도 있다.) ! 도약하고

! ! 몇 번 바위의 여기저기를 차며 올라가고

휘익! 마침내 바위의 정상에 올라선다. 비틀거리며

청풍; [이크!] 휘청! 하마터면 떨어질 뻔하고

청풍; (정신이 혼미한 상태라 자칫하다가는 떨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풀린 눈으로 돌아보고. 직후

청풍; (저기다!) 한쪽을 보고

100미터쯤 저편. 강가 절벽 위에 서있는 정자 한 채. 그 정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는 마차가 한 대 보인다. 마차는 바로 위상영이 타고 온 그 마차인데 말들은 매어져 있지만 마부석에는 아무도 없다. 말들은 고개 숙인 채 자고 있다. 정자 안에는 어떤 여자가 홀로 앉아서 비파를 연주하고 있다. 물론 위상영이지만 아직 모습은 자세히 보여주지 말고. 띠리링! 정자와 마차를 배경으로 정자에서 비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고

청풍; (정자 안에 어떤 여자가 앉아서 비파를 연주하고 있다.) 손을 이마에 대고 정자 쪽을 보고

청풍; (모든 내공을 눈에 모으면...) 눈 부릅뜨고. 그러자

<일종의 천시지청술(天視地聽術)이 발휘되어 사물이 가까이 보인다.> 화악! 크로즈 업 되는 정자. 주변 모습 정자 안의 여자도 크게 보이고. 여자는 물론 위상영이다.

청풍; (여자...) 눈 치뜬 채 보고. 눈가로 벼락이 자잘하게 흐르고

청풍; (아직 젊은 여자로 보이는데 이토록 신비한 음공을 구사하다니...) 생각하다가

띠리링! 띠링! 비파를 연주하는 위상영

! 현기증이 느껴져 비틀하는 청풍.

청풍; (위험...) 털썩! 바위 위에 주저앉고

띠리링! 이어지는 비파소리

청풍; (이대로 비파소리에 노출되면 정신을 잃고 만다.) 피리를 입으로 가져가고

청풍; (음률에는 음률로 저항하는 수밖에 없다.) 퉁소를 입에 가져간다. 옆으로 대고 부는 모습임을 주의

청풍; (황금전장의 장경각에 수장되어 있는 천여 권의 무공비급 중에는 음공에 관한 것도 십여 권 있었다.) 삐이. 피리를 불기 시작하고. 아직 소리가 작다.

청풍; (그 음공들을 분석하여 만든 명경환야곡(明鏡幻夜曲)을 연주해보자.) 삘릴리... 피리를 불기 시작한다.

 

#61>

정자. 띠리링! 띠링! 비파를 연주하는 위상영

위상영; (이 정도면 되었겠지.) 띠리링! 연주를 천천히 늦추면서

위상영; (색목쌍교...) 마차를 돌아보고. 말들은 내내 고개 떨군 채 자고 있다.

마차 안에 나란히 누워 잠이 든 색목쌍교. 두 여자는 곤히 자고 있는데 물론 방패와 무기들은 몸에서 떼어놨다.

<저 두 언니는 화산 근처까지 오는 동안 내 호위를 하느라 한숨도 자지 못했다.> 곤히 잠이 든 색목쌍교의 모습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위상영; (그래서 오늘밤에는 수혼몽유곡(睡魂夢遊曲)을 연주하여 쉬게 했다.)

위상영; (수혼몽유곡은 듣는 이의 공력에 반응하여 잠이 들게 만든다.)

위상영; (, 공력이 심후한 인물일수록 더 강한 영향을 받아 정신을 잃는 것이다.)

위상영; (이제 사방 오십 리 안에 있는 무공을 지닌 모든 인물들은 아침까지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위상영; (자연스럽게 나를 위협할 수 있는 자들도 없게 되었고...) (색목쌍교도 오랜만에 편히 잠을 잘 것이다.) 띠리링! 생각하며 연주를 멈추려 하고. 헌데 바로 그때

삘릴리! 어디선가 들리는 피리소리

위상영; (피리소리!) 놀라며 돌아보고

100미터쯤 떨어진 바위 위에 가부좌를 튼 채 피리를 불고 있는 청풍의 모습

위상영; (저 자 언제 저기에...) 띠리링! 놀라며 다시 연주를 시작하고

삘릴리... 위상영의 귀에 들리는 피리소리

위상영; (고수...) 긴장하고

위상영; (상당한 수준의 음공을 수련한 고수다.) 띠리링! 연주를 점점 빨리 하고

위상영; (그 때문에 내 수혼몽유곡을 듣고도 정신을 잃지 않은 모양인데...) 삘릴리... 점점 커지는 피리소리를 배경으로 비파를 연주하고. 그러자

[으음...] [으으...] 부들부들 떨며 깨어나려는 색목쌍교. 삘릴리! 피리소리를 배경으로

위상영; (저자의 피리소리가 색목쌍교를 깨우려 한다.) 띠리링! 띠링! 비파를 연주하며 청풍을 보고

위상영; (명백히 내 수혼몽유곡과 상극인 음공을 구사하는 중이다.) 띠리링! 띠링! 살짝 이마를 찌푸리며 연주를 하고

삘릴리! 삘리! 땀을 뻘뻘 흘리며 피리를 불어서 저항하는 청풍

위상영; (음률에 실려 있는 내공은 보잘 것 없다.) 띠리리링! 띠링! 심각한 표정으로 비파를 연주하는 위상영

위상영; (하지만 음률 공부의 깊이는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수준이다.) 놀라고

청풍; (이거 아무래도 내가 압도당해가는 분위기인데...) 띠리링! 띠링! 빠지직! 청풍의 몸이 벼락에 휘감기고 머리가 곤두선다. 사방에서 비파소리가 강하게 들리고

청풍; (시간을 끌면 불리해진다. 아직 여력이 남아있을 때 승부를 내야한다.) 삐이익! 강하게 피리를 불고. 그러자

빠지지직! 위상영의 몸도 벼락에 맞은 모습이 되어 머리카락이 치솟고

좌아아앙! 강하게 비파를 긋는 위상영

[!] [!] 빠카카캉! 충격 받아 펄떡이며 깨어나는 색목쌍교.

청풍; [!] 콰당탕! 피를 토하며 뒤로 벌렁 넘어지고

[!] 지징! ! 휘청하는 위상영. 비파의 줄이 두 개 끊어진다.

 

#62>

<-황금전장 화음분점> 황금전장 화음 분점의 모습. 조용한데

[!] 퍼덕! 발작하듯 깨어나는 귀견수. 빠다다당! 그자의 귀에서는 천둥 치는 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안돼!] 벌떡! 일어나고. 그러다가

귀견수; [!] ! 현기증을 느끼며 바닥을 짚고

귀견수; [이게 대체 무슨... 비파소리를 듣고 정신을 잃었었는데...] 머리 만지며 오만상.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뜨는 귀견수

월동문 안쪽. 건물의 문이 열려있고

귀견수; [설마...] ! 건물로 달려간다

귀견수; [청풍아!]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물론 건물 안에는 아무도 없다

귀견수; [이청풍! 이놈이 튀었구나.] 이를 부득 갈고

귀견수; [혹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내가 정신을 잃은 사이에 도망친 것이 아닐까?] 다시 건물에서 뛰어나오고

귀견수; [어디냐? 어디로 달아난 것이냐?] ! ! 두 눈이 빛을 발하며 주변을 살핀다. 오른손 손가락 두 개를 관자노리에 댄 자세.

귀견수; (시력을 총동원하여 발자국 자국을 찾아야한다.) 징징! 눈을 빛내고. 직후

월동문 쪽으로 흐릿하게 찍혀있는 발자국이 보이고

귀견수; [찾았다!] 발자국을 따라가고

귀견수; [최근에 생긴 발자국이 내가 있던 쪽으로 이어졌다.] 월동문으로 달려가고

귀견수가 쓰러져 있던 주변에 어지럽게 찍힌 발자국. 그걸 보는 귀견수

귀견수; [내가 쓰러져 있던 곳에서 잠깐 서성이며 내 상태를 살폈다.]

다시 고개 돌려 건물 반대쪽을 보는 귀견수

발자국이 월동문을 지나 이어져 있다. 청풍이 달려간 방향이고

귀견수; [교활한 놈! 역시 기회를 봐서 달아났구나.] 이를 갈며 달려가고

곧 청풍이 뛰어넘은 담장이 귀견수의 앞에 나타나고

좀 더 깊은 발자국이 담장의 3미터쯤 앞쪽에 찍혀있다.

귀견수; [여길 강하게 딛은 후 담장 밖으로 나갔다.] 그 발자국을 보며 멈춰서고

귀견수; [그렇다는 건 놈이 무공을 숨기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담장을 보고

귀견수; [감히 나를 감쪽같이 숙여?] ! 날아오르고

귀견수; [그 대가로 예정을 앞당겨서 오늘 밤 네놈을 저승으로 보내주마!] 휘익! 청풍이 달려간 곳으로 날아간다.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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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황금전장> 저녁 무렵.

청풍과 타노의 거처. 건물 앞에 두 필의 말이 끄는 사람 타는 마차가 서있다. 마차 마부석에는 마부가 앉아 있고. 마차 옆에는 벽세황과 벽옥령, 이세창과 황금수라의 부영반 귀견수가 서있다. 귀견수는 망토를 둘렀는데 허리에는 칼을 한 자루 차고 있다. 벽옥령은 두 손으로 퉁소를 하나 들고 있다. 은빛이 나고 화려한 퉁소인데 쇠로 만들어졌다. 용과 봉황이 새겨져 있고. 하녀들과 하인들은 멀찍이 서서 눈치를 보고 있고

 

건물 내부. 좁은 방에 청풍이 두 손 모으고 서있다. 청풍 앞의 의자에 타노가 앉아있고. 타노 앞에는 작은 탁자가 놓여있다.

타노; [장주님의 결정을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거라.]

타노; [아비 생각에도 네가 당분간 북경을 떠나있어야 할 것같다.]

청풍; [예 아버지!]

타노; [서안까지는 수천 리 여정이니 가는 동안 건강에 특별히 유념하거라.] 말하며 손가락을 탁자 위에 세운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 [!] 대답하다가 눈 번뜩이고

! 타노의 손가락이 탁자 위에서 움직인다

청풍; (...!) 놀라고

청풍; (아버지는 손가락으로 탁자에 글을 쓰고 계신다.)

청풍; (아마 밖에서 기다리는 귀견수나 총관 이세창이 엿들을까봐 그러시는 것 같은데...) 탁자에 몸을 숙여서 글을 읽는다.

<아비의 신상에 변고가 생기면 남경(南京) 서문통(西門通)의 복자(卜者;점쟁이) ()씨를 찾아가라.> ! ! 타노의 손가락이 탁자 위에서 움직이는 배경으로 글 내용 나레이션

청풍; (신상에 변고...) 굳어지는 얼굴

말없이 고개 끄덕이는 타노

청풍; (아무래도 우리 부자에게는 세상이 알면 안되는 비밀이 있는 것 같다.) 심각하게 굳어지는 얼굴

 

#53>

문을 열고 나오는 청풍

벽옥령; [오빠!] 울먹이며 건물로 다가가고. 손에 쇠퉁소를 든 채

청풍;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방 안에 대고 고개 숙인다. 한손으로 문을 잡고. 이어

! 문을 닫고 돌아서는 청풍.

벽옥령; [오빠!] 다가오며 울먹이고

청풍; [다녀오마. 씩씩하게 잘 지내거라.] 벽옥령과 마주 서며 웃고

벽옥령; [... 옥령이 걱정 말고... 오빠 건강 잘 챙겨.] 말하며 쇠퉁소를 내밀고. 금방이라도 울 듯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청풍; [웬 퉁소냐?] 받고

벅옥령; [오빠 피리 부는 거 좋아하잖아. 그래서 아버지를 졸라서 본장의 보물 창고에서 가져온 거야.] 퉁소를 건네주고

벽옥령; [용봉철적(龍鳳鐵笛)이라고 하는데... 상고시대의 물건이면서 신묘한 힘을 지녔대.] 소매로 눈가의 눈물을 닦으면서 말하고. 청풍은 퉁소를 보고

청풍의 손에 들린 퉁소의 아래위로 용과 봉황이 한 마리씩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청풍; (용과 봉황이 생생하게 상감(象嵌)되어 있어서 금방이라도 살아서 움직일 것 같다.) (확실히 평범한 물건은 아니로구나.) 퉁소를 살피고. 당분간 이 퉁소는 늘 청풍의 수중에 있게 된다.

벽옥령; [용봉철적을 볼 때마다 옥령이를 생각해야해!] 소매로 눈물 닦으면서

청풍; [그래 약속하마.] 퉁소 들지 않은 손으로 벽옥령의 어깨를 다독이고. 이어

청풍;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벽옥령과 함께 마차로 다가가며 말하고.

이세창; [어두워지기 전에 북경을 빠져나가려면 서둘러야한다.] 덜컹! 마차의 문을 열면서 재촉하고.

청풍; [...] 마차로 다가가고

벽옥령; [오빠! 몸 잘 챙겨야해.] 마차 앞에 멈춰서며 울먹이면서 청풍의 손을 잡고

청풍; [걱정하지 마라. 곧 다시 만나게 될 테니 너무 상심하지 말고!] 벽옥령의 손을 다독이고.

벽세황; [미안하다 청풍아.] 청풍에게 다가오며 한숨

벽세황; [나 때문에 네가 이런 어려움을 다 겪게 되는구나.]

청풍; [그런 말씀 마십시오 소장주님!] 포권하고

청풍; [소장주님 덕분에 천한 제가 황금전장의 서안지점장까지 되지 않았습니까?] [오히려 소장주님께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벽세황;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 청풍의 어깨를 다독이고. 그때

이세창; [황금수라의 부영반인 귀견수께서 서안까지 너를 경호해주실 것이다.] 마차 문 열고 서서 귀견수를 보며 말하고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부영반님.] 포권하고

귀견수; [신세는 무슨...] [이런 일이 황금수라들의 임무이거늘...] 무뚝뚝하게 고개 끄덕이고. 이어

청풍;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소장주님!] 마차로 올라가며 벽세황에게 말하고

벽세황; [조심해서 가라.]

벽옥령; [빨리... 빨리 돌아와야 해 오빠!] 울먹이며 손을 들고

청풍; [잘 지내라. 무공 수련도 열심히 하고...] 웃으면서 마차의 문을 닫는다. ! 닫히는 마차의 문

마부석으로 올라가는 귀견수

마부석에 앉으며 힐끗 이세창을 보는 귀견수

의미심장하게 고개 끄덕이는 이세창

귀견수도 고개 조금 숙일 때

[이랴!] 말의 고삐를 채는 마부

드드드! 움직이는 마차

곧 멀어지는 마차. 뒤에 남아서 보는 이세창, 벽세황, 벽옥령. 벽옥령은 기어코 눈물이 터져서 손수건으로 눈물 닦고 있고

벽옥령; (불안해.) 울면서

벽옥령; (어쩐지 두 번 다시 청풍 오빠를 보지 못할 것같은 불길한 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 울고.

벽세황; [너무 걱정하지 마라.] 그런 벽옥령의 어깨를 다독이는 벽세황

벽세황; [청풍이는 누구보다 똑똑해서 서안에 가서도 잘 적응 할 게다.]

벽세황; [여기 북경에서의 상황만 호전되면 아버지도 청풍이를 다시 불러들이실 생각이시니 잠시만 떨어져 있으면 된다.]

이세창; (잠시만이라...) 두 남매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보는 이세창. 이어

<총관에게 맡기겠어요!> 어둑한 방안에서 마은혜가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이세창. 이어지는 회상

 

마은혜; [나는 청풍이가 두 번 다시 옥령이와 만나지 않기를 바래요.] 도도하고 음산하게 말하고. 그 앞에 이세창이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서있다.

마은혜; [일절 책임을 묻지 않을 테니 총관 선에서 처리하도록 하세요.] 강렬한 표정. 마녀같다.

회상 끝

 

이세창; (옥령 아가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음산하게 웃고

<청풍이 놈이 황금전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일은 결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이세창의 생각 나레이션

 

#54>

역시 저녁 무렵.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암자. 그리 크지는 않은 절인데 비구니 암자라 비구니들만 돌아다니고 있고. 마당에는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도 한 대 서있다. 비구니들이 말을 돌보고 있고

어느 건물. 색목쌍교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방안. 단촐.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있는 위상영. 비파는 침대에 올려져 있고. 편지를 한 장 읽고 있다.

위상영; [화산 창천애...] 편지를 읽고

위상영; [이 내용이 사실인가 잠영혼(潛影魂)?] 편지에서 시선을 떼며 바닥을 향해 묻고. 그러자

<그렇습니다 아가씨!> ! 방 바닥, 탁자의 그늘 아래 한쌍의 사람 눈이 떠오른다.

그림자; <최근 부주님의 거처에서 한권의 일지가 발견되었는데... 부주님은 오년 전 화산 창천애란 곳에 다녀오신 것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위상영; [오년 전이라면...] 굳어지는 얼굴

그림자; <부주님의 심성이 일변하여 패도적으로 변하신 것은 화산 창천애에 다녀오신 것과 관련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위상영; [확실히 충격적인 계기가 없는 한 사람의 심성이 돌변할 리가 없지요.] 끄덕이며 편지를 내려놓고

그림자; <화산 창천애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라는 것이 주모님의 분부십니다.>

위상영; [알겠어요.] 끄덕

위상영; [바로 출발해서 창천애 일대를 살피고 오겠다고 어머니에게 보고 올리세요.]

그림자; <부디 옥체보중하시기를...> 스스스! 눈이 사라지고

원래의 그림자가 되는 탁자 아래 바닥

위상영; (화산 창천애...) 뭔가 생각하고

위상영; (과연 아버지는 무슨 목적으로 그곳에 가셨던 것일까?)

<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을 겪으셨기에 온유하던 심성이 거칠고 패도적으로 변하신 것일까?> 방안의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55>

두두두! 암자를 떠나는 마차. 마부석에는 색목쌍교가 타고 있다. 일교가 고삐를 잡고 있고. 비구니들이 뒤에서 허리 숙이거나 합장하며 배웅한다.

열려있는 마차의 창문. 그 창문을 통해 비파를 품에 안은 위상영의 모습이 보이고

멀어지는 마차

근처 산봉우리 위에 서서 원통형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 여자. 혈부용

혈부용이 보고 있는 원통형 망원경에 들어오는 장면. 열린 창문을 통해 위상영의 모습이 보인다.

혈부용; [미끼를 제대로 물었네.] 배시시 웃으며 망원경을 눈에서 떼고

혈부용; [소회주님께 전서구를 날려라. 표적이 화산으로 향하고 있다고...] 뒤를 보며 말하고.

[예 혈부용님!] 그년의 뒤쪽 바위 뒤에는 두 명의 복면인이 숨어 있다가 고개 숙이는데 두 놈중 한놈은 비둘기가 들어있는 새장을 들고 있다

한놈이 새장에서 비둘기를 꺼내고.

후두둑! 날아오르는 비둘기

혈부용; [가엾은 위상영아!] [네년은 두 번 다시 신선부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창천애가 네년의 무덤이 될 테니...] 멀어지는 비둘기를 보며 사악하게 웃고

 

#56>

<-서안 동쪽 삼백여리의 도시 화음(華陰)> 반달이 떠있는 밤. 어느 도시. 아주 크지는 않지만 번화하다. 아주 깊은 밤은 아니라 불야성을 이루고 있고

번화가의 어느 장원. 문은 닫혀있고. <黃金錢莊>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황금전장 화음분점> 정문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화음전장 내부. 잘 가꿔진 정원에 자리한 건물. 청풍이 귀견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풍은 방문 앞에 서있고. 허리춤에는 벅옥령이 준 퉁소를 끼우고 있다.

귀견수; [이제 서안까지는 사흘 여정이네.] [며칠만 더 고생하도록 하게나.] 문을 등지고 선 청풍을 보며

청풍; [여정 내내 마차를 타고 편히 온 제가 무슨 고생을 했겠습니까?] 웃으며 포권을 하고

청풍; [고생이라면 저를 호위하기 위해 따라오신 부영반님과 마차를 몰고 온 송() 아저씨가 했지요.]

귀견수; [우리 걱정을 하지 말고 편히 쉬도록 하게.] 돌아서고

청풍; [편히 쉬십시오 부영반님!] 돌아서며 말하고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는 청풍. 귀견수는 월동문쪽으로 가고

! 닫히는 문.

곁눈질로 그걸 보며 월동문으로 가는 귀견수

<서안에 도착하기 전에 마무리를 지으시오.> 이세창의 말을 떠올리는 귀견수

 

이세창; [서안까지 가는 길은 멀 뿐 아니라 험해서 불행한 사고가 종종 발생하지 않소이까?] 어둑한 건물 뒤편에서 마주 서서 말하는 이세창

이세창; [예를 들어 마차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사고라든지...] 사악하게 웃는 이세창의 얼굴 크로즈 업

회상 끝

 

귀견수; (이번 결정이 총관의 독단적인 것인지 윗선의 지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눈 번뜩이고

귀견수; (내가 보기에도 청풍이놈은 황금전장의 안위에 크나큰 위협이 되는 존재다.) 음산하게 웃으며 월동문을 나가고

귀견수; (서안에 도착하기까지는 사흘... 그 안에 마무리를 짓자.)

귀견수; (다행히 이곳 화음에서 서안까지는 그야말로 험로의 연속!) (도중에 불행한 사고가 나도 의심을 사지 않을 것이다.) 사악한 웃음

 

#57>

더 깊어진 밤. 이제 화음현의 건물들에도 불은 거의 꺼졌고. 반달은 하늘 가운데에까지 올라가 있고. 반달 때문에 아주 어둡지 않는 밤이다.

황금전장 화음분점도 불이 모두 꺼졌다.

청풍의 거처인 독채. 역시 불이 꺼져 있고

월동문 밖에는 귀견수가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망토를 두르고 눈을 감은 모습인데 팔짱을 끼고 있다.

 

#58>

청풍이 있는 건물.

방안. 침대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청풍. 침대 옆의 탁자에는 벽옥령이 준 퉁소가 얹혀져 있다. 헌데

슈우! 슈우! 청풍의 몸에서 가느다란 연기들이 피어올라

슈우! ! 청풍의 호흡에 따라 청풍의 코로 스며들어간다.

우둑! 우두둑! 그런 청풍의 몸에서 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고

온몸이 땀으로 젓는 청풍. 그러다가

[후욱!] 깊이 심호흡하는 청풍. 그러자

화악! 몸의 다른 곳에서 일어나던 연기들이 일제히 청풍의 코로 스며들어가더니

더 이상 몸에서 연기가 일어나지 않고. 이어

! 정수리로 터져 나오는 연기. 마치 핵폭탄이 터질 때처럼 작은 버섯구름을 형성한다.

휘이! 흩어지는 버섯구름

청풍; [휴우...]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청풍; (또 한번의 일주천(一周天;진기를 한번 돌림)이 끝났다.)

청풍; (그 과정에서 드디어 십팔경락(十八經絡)의 대부분이 타통 되었다.) 자기 몸을 살피고

청풍;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임독이맥(任督二脈), 즉 생사현관(生死玄關)도 타통할 수 있을 것이다.)

청풍; (그럼 비록 빈약한 내공이라도 끊임없이 순환시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다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10>의 마지막 부분의 장면.

 

타노; [전에도 말했지만 너는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서는 안된다.] [너에 대한 것이 알려지면...]

타노; [너는 물론이고 아비도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심각

청풍; [...] 대답하지만 미진하고

타노;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만 기다려라.]

타노; [그때쯤이면 너도 황금전장을 나가 독립할 수 있을 테고... 그럼 너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마.]

회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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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황금전장>

<-장경각>

 

벽옥령; [이게 뭐야?] 손에 책을 들고 청풍과 마주 앉아있다. 장소는 청풍이 늘 있는 곳. 책상을 옆에 두고 청풍과 마주 앉은 벽옥령

청풍; [심심해서 몇 가지 무공을 만들어봤는데...] [그중 옥령이 네게 맞을만한 것을 골라서 적은 책이다.]

벽옥령; [오빠가 직접 무공까지 만들었어?] 놀라고

청풍; [완전한 창작은 아니고... 기존의 무공들을 개선한 것이라 보면 된다.] 멋쩍고

벽옥령; [설령 그렇다고 해도 정말 대단해.] [무공을 만드는 건 일대종사나 가능하다던데...] 흥분하고

청풍; [일대종사는 무슨...] [하여간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라.]

벽옥령; [오빠가 날 위해 만들어준 무공인데 기대를 어떻게 안 해?] 흥분하며 책을 펼쳐 보고

벽옥령; [첫번째 무공은 능파미보(凌波迷步)라는 거네.]

청풍; [일종의 보법으로 그걸 익히면 적의 공격을 파도처럼 타는 게 가능해진다.] 설명해주고

벽옥령; [적의 공격을 이용하는 보법이라면 적에게 당할 일이 없겠네.] 놀라고 흥분해서 청풍을 보고

청풍; [정말 강한 상대라면 통하지 않겠지만 어지간한 수준의 적이라면 절대 널 해칠 수 없을 것이다.] 끄덕이며 웃고

벽옥령; [오빠는 정말 대단한 천재야. 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을까?] 책을 넘기고

벽옥령; [두번째 무공은 은원살법(恩怨殺法)이란 거네.] 책을 보고

청풍; [일종의 운기법인데... 이름이 좀 섬뜩하지?]

벽옥령; [그래도 살법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있겠어.] 청풍을 보고

청풍; [탄력 있는 줄을 팽팽하게 당겼다가 놓으면 어떻게 되느냐?]

벽옥령; [쥐고 있는 사람에게 도로 날아가지.]

청풍; [바로 그런 이치의 무공이다.] 웃고

벽옥령; [!] 깨닫고

청풍; [은원살법을 쓰면 널 공격한 자의 힘이 그대로 돌아가 타격을 가하게 된다.] [뿌리는 대로 거두는 것이지.]

벽옥령; [그래서 은원에 살법이라는 단어까지 붙여서 이름을 지었구나.] 흥분하고

청풍; [그 외에도 몇 가지 무공을 더 적어놨지만... 능파미보와 은원살법만 익혀도 몸을 지키는 데 충분할 게다.]

벽옥령; [고마워 오빠. 오빠 걱정 시키기 않기 위해서라도 여기 적힌 무공들 열심히 익힐게.] 얼굴 발그레

청풍; [아무쪼록 그래다오.] + (무공수련에 집중하면 괜한 근심에 빠지지도 않겠지.) 생각하는데

벽옥령; [그런데 오빠는 왜 무공을 익히지 않는 거야?]

청풍; [내 몸이 무공을 수련하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 했었던 것 같은데...] 웃고. 하지만

벽옥령; [그게 핑계에 불과하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눈 흘기고

벽옥령; [왜 무공을 익히지 않는지 솔직하게 말...] 말하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벽옥령도 돌아보고.

청풍이 보고 있는 쪽 책꽂이 사이에 강혜분이 서있다.

벽옥령; (훼방꾼 같으니...) + [여긴 무슨 일이야?] 눈 흘기며 강혜분에게

강혜분; [장주님과 마님께서 청풍이를 급히 찾고 계세요.]

벽옥령; [무슨 일로?] 도끼 눈

강혜분; [쇤네도 거기까지는 모르옵니다.]

청풍; [다녀오마.] 일어나는데

벽옥령; [나도 같이 가.] 벌떡 일어나고

벽옥령; [엄마가 또 이상한 소리 하려고 오빠를 부르는 건지도 몰라.] [내가 함께 가서 방패막이 되어줄게.] 청풍의 팔을 잡아끌며 가고

청풍;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어색해하면서도 끌려가고

벽옥령; [이번에는 내 말 들어.] [모름지기 사내는 여자 말 잘 들어야 큰일을 할 수 있는 거야.] 청풍의 팔을 잡아끌고 간다, 그 뒤를 강혜분이 따라가고

강혜분; (가엾은 것들...) 소리없이 한숨

<잔인한 운명은 저 아이들이 쉽게 맺어지는 걸 허락하지 않는구나.> 책꽂이 사이로 청풍을 끌고 가는 벽옥령과 그 둘을 따라가는 강혜분의 모습 배경으로 강혜분의 생각 나레이션

 

#50>

황금전장 내원.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는 마은혜의 거처

 

벽옥령; [.,.. 동창!]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린다. 의자에 앉아있다.

탁자를 둘러싸고 앉아있는 벽초천, 마은혜, 벽세황, 청풍, 벽옥령. 벽초천과 마은혜가 문을 보는 방향으로 나란히 앉아있고 청풍과 벽옥령이 그 앞에 앉아있으며 벽세황은 네 사람을 모두 보는 자리에 앉아있다. 총관 이세창이 벽초천 뒤쪽에 서있는데 편지를 한통 들고 있다. 탁자에는 청풍의 초상화가 놓여있다.

벽초천; [동창의 책임자인 제독태감이 직접 그렸다는 용모파기다.] ! 초상화를 청풍에게 밀어주고.

말없이 초상화를 집어 들어 보는 청풍

벽초천; [어떠냐?]

청풍; [저의 얼굴 특징을 정확히 잡아내서 묘사한 용모파기로군요.] 두 손으로 초상화를 들고 보며 남 일처럼 말하고

벽초천; [본장이 황실에 심어둔 관리가 제보한 내용이니 의심의 여지는 없다.]

벽초천; [이유는 모르지만 동창에서 청풍이 너를 찾고 있는 중이다. 그것도 지급한 안건으로 처리해서...] 심각

벽세황도 겁에 질린 표정. 그때

마은혜; [청풍이 너, 과거시험 보러 가서 무슨 실수를 한 거냐?] 노려보고

벽옥령; [엄마! 왜 또 청풍오빠를 닦달하는 거야?]

마은혜; [지금 닦달하지 않게 되었느냐? 자칫하다가 저놈이 세황이를 대신해서 과거시험을 봤다는 게 들통 날 수도 있는데?] 청풍을 손가락질하고

벅옥령; [저놈이라니?] [그게 사위 될 사람에게 할 말이야?] 대들고

마은혜; [사위는 무슨!] [자칫하다가는 우리 가문을 풍비박산 낼 수도 있는 놈인데...] 코웃음치고

벽옥령; [엄마!] 분노하는데

벽초천; [그만!] ! 손바닥으로 탁자를 내리치고. 큰 소리가 난다.

깜짝 놀라 벽초천을 보는 마은혜와 벽옥령 모녀. 벽세황도 움찔하고

푸시시! 벽초천의 손바닥이 단단한 탁자에 깊이 박혀있다.

청풍; (장주는 무공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구나.) 생각할 때

벽초천; [가급적 빨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모인 자리요.] ! 깊이 난 자국에서 손을 떼며 마은혜에게 말하고

벽초천; [시간 낭비하지 않게 해주시오.]

마은혜; [죄송해요 상공.] 고개 숙이고

벅옥령도 샐쭉하지만 입을 다물고

벽초천; [청풍이 네 의견을 들어보자.] 청풍을 보고

청풍; [그날 동창의 제독태감 담길이 저를 유심히 보던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담길이 자신을 보던 장면 떠올리고

벽초천; [다른 실수를 하지 않았는데도 담길이 널 주시했다는 것이냐?] 눈 번뜩이고

청풍; [그렇습니다.]

벽초천; [짐작 가는 건 없고?]

청풍; [...] 말하며 무의식중에 자기 왼쪽 손 가운데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오른손으로 만지고.

청풍;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담길이 이름을 물었을 때 소장주의 이름을 발설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벽세황을 보고

벽세황; [... 그러냐?] 안도하고

청풍; [혹시라도 대리시험에 관하여 심문을 받을 경우 철저하게 부인하셔야합니다.] 벽세황에게

벽세황; [기억해두마.] 안도하고

벽초천; [그 정도 조치로는 미흡하다.] 청풍을 보고

돌아보는 청풍과 벽세황

벽초천; [동창에서는 전시를 본 모든 응시생들을 네 용모파기와 대조하고 있다고 한다.] [자칫 동창의 수색이 우리 황금전장에 미칠 수도 있다.]

청풍; (장주가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알겠다.) + [당분간... 제가 피신을 해야겠습니다.] 고개 좀 숙이고

벽옥령; [... 피신!] 기겁하고

벽옥령; [황금전장을 나가겠다는 거야 청풍오빠?] 울상

청풍; [지금으로서는 그게 최선이다.]

벽옥령; [그럼... 그럼 나는 어쩌라고...] 울먹

반면 샘통이다는 표정이 되는 마은혜

벽초천; [네가 그런 결론을 내릴 줄 알았다.] 말하며 뒤쪽의 이세창에게 손짓하고. 즉시 다가오는 이세창

벽초천;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북경을 떠나 있어라. 가급적 동창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으로...] 말하는데

청풍 앞으로 다가와 편지를 내미는 이세창

청풍; [그리 하겠습니다.] 두 손으로 편지를 받고

벽초천; [본장의 지점중 북경에서 가장 멀리 있는 곳이 서안(西安) 지점이다.]

벽초천; [너를 서안지점의 지점장으로 임명한다는 증서이니 그걸 갖고 즉시 출발하도록 해라.]

청풍; [분부 받들겠습니다.] 일어나며 고개 숙이고

벽세황과 울상인 벽옥령이 따라서 일어나고

청풍; [다시 뵈올 때까지 강녕(康寧)하시기를 빌겠습니다.] 편지 든 채 포권하고

벽초천은 말없이 고개 끄덕이고. 마은혜는 좋아 죽으려는 표정을 억지로 숨기며 도도하게 끄덕이고

방문을 나가는 청풍. 그 뒤를 벽세황과 벽옥령, 이세창이 따라 나가고

마은혜; (눈엣가시 같던 청풍이 놈을 옥령이와 멀리 떼어놓게 되어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다.) 거실을 나가는 청풍과 벽세황, 벽옥령 등을 보며 냉소

! 닫히는 문

마은혜; (하지만 떼어놓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상황이 호전되어 청풍이 놈이 돌아오면 옥령이 그것이 또 정신 못 차릴 테니...) 사악하게 웃고

마은혜; (옥령이로 하여금 청풍이와 부부가 되는 걸 완전히 포기하게 하려면 청풍이 놈이 세상에서 사라져 줘야만 한다.) 사악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 무언가 생각하는 벽초천. 마은혜의 생각을 짐작하고 있다.

 

#51>

<-자금성>

<-동창>

 

서류를 모아둔 도서관 같은 곳. 사람은 별로 없는데

한쪽 구석에 놓인 책상에 여러 권의 서류철을 놓고 분석하고 있는 담길

담길; (황제는 후궁들 외에 품계(品階)를 받지 않은 일반 궁녀들과도 동침할 수가 있다.) 서류를 넘기며 생각하고

담길이 보는 서류에는 각가지 장신구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비녀, 반지, 노리개, 향낭, 머리 장식등등

담길; (그럴 경우 경사방(敬事房;황제의 여자를 관리하는 환관조직)에서 동침한 날짜와 회수를 기록하고 증표를 주게 되어 있다.) 서류를 넘기고

담길; (대게 증표는 장신구나 패물이며...) (성은을 입은 궁녀에게 준 증표는 그림으로 그려서 남기게 된다.)

담길; (이 경사물목(敬事物目)이 그것이고...) 서류를 넘기고

담길; (잠깐 경사방에서 근무했을 때 경사물목에서 그 반지를 본 것 같다.) 청풍이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떠올리고

담길; (워낙 특이한 반지라 기억에 남았었는데...)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 서류에 그려진 반지. 바로 청풍이 끼고 있던 그 반지다. 반지 옆에는 여러 가지 글이 적혀 있다. <寶林 白玲瓏> <乙酉年 十月 十七日> <巳時 酉時 承恩>이란 글이다

담길; (... 찾았다!) 극도로 흥분

담길; (금으로 만든 쌍룡패미환(雙龍敗尾環)!) (십구 년 전 당시 정육품 궁녀 보림(寶林)이었던 백영롱(白玲瓏)이 하룻밤에 두 번의 승은을 입고 그 증표로 쌍룡패미환을 받았다.) 그림과 글을 손가락으로 짚어 읽으며 흥분하고

담길; (그날 밤 백영롱은 수태했으며 즉시 품계가 올라가 정삼품 첩여(睫汝), 정이품 소의(昭儀)가 되었고...)

담길; (마침내 황자를 생산하여 정일품 현비(賢妃)가 되었다.)

담길; (하지만 현비가 된 백영롱은 황자를 생산한 후 한 달 만에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물론 만귀비의 시기를 산 결과였다.) 의자에 등을 기대고

담길; (뿐만 아니라 백현비가 낳은 제삼(第三)황자도 그 직후 실종되어 버렸었다.)

담길; (우리 동창에서 파악한 바로는 백현비와 동향의 환관 장민이 만귀비의 독수를 피하기 위해 제삼황자를 빼돌린 것이다.)

담길; (장민은 만귀비가 보낸 자객들에게 죽임을 당했지만 제삼황자의 생사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담길; (어쩌면... 전시에 나타났던 그놈이 바로 실종되었던 제삼황자일지도 모른다.)

담길; (황상과 사직을 위해서는 경사이지만...) (만귀비의 권세가 여전히 서슬 퍼렇게 살아있으니 은밀하게 확인을 해야만 한다.)

 

<다음 대 황제가 될 황세자(皇世子)는 원래 만귀비가 낳은 제일(第一)황자였다.> 현재 모습과 같은 모습의 만귀비가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좋아하는 장면 떠올리고. 옆에 서있는 젊은 시절의 성화제도 좋아하고

<하지만 그 제일황자는 어려서 죽어버렸으며 만귀비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되어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어린 아이의 시체. 그 여옆에서 울부짖는 만귀비. 만귀비를 달래며 함께 우는 젊은 시절의 성화제

<그 결과 만귀비에 위해 황후 자리에서 쫓겨난 폐황후(廢皇后) ()씨가 몰래 보호해온 제이(第二)황자가 황세자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15살쯤 된 청풍을 닮은 소년이 절을 하고 고개를 든다. 청풍의 어릴 적 모습을 빼닮은 이 소년이 당금의 황세자다. 물론 청풍의 이복형이다. 소년 앞에서 성화제가 반색 하며 의자에서 일어나고. 성화제 옆에 앉은 만귀비는 입술을 깨물며 노려보고 있다. 주변에는 환관과 궁녀들, 그리고 도도한 인상의 미녀가 소년 뒤에 서있다. 이 여인이 폐황후 오씨다.

 

담길; (문제는 지금의 황세자도 언제 만귀비의 독수에 희생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심각

담길; (그럴 경우 다시 황세자로 세울 다른 황자가 필요하다.)

담길; (어떻게든 그놈을 찾아내어 진짜 제삼황자인지 확인해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이 되고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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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장경각> . 많지는 않지만 장경각 주변을 오가는 황금전장 사람들

삘릴리! 삘릴리... 갑자기 들리는 피리소리.

흠칫! 놀라며 돌아보는 사람들

[누가 피리를 부는 거지?] [음률은 잘 모르지만 심금을 울리는 것 같구만.] [기가막힌 피리소리야.] 사람들 장경각을 보며 황홀한 표정

 

#44>

장경각 내부. 삘릴리! 삘릴리... 피리소리가 들리고. 책을 정리하거나 책꽂이들 사이에 놓인 커다란 책상에 둘러앉아서 글을 쓰던 서생들도 흠칫! 하며 돌아보고. 그 서생들 중에는 장경각 부총사서 조무성도 있다. 조무성도 서류 정리하던 중이다. 조무성 캐릭터는 #6>에 나왔었음

조무성; [청풍이냐?] 피리 소리 들리는 쪽을 돌아보며 다른 서생들에게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경각 부() 총사서 조무상(趙無想)>

서생1; [! 청풍이는 요즘 음률 공부에 푹 빠져있습니다.] 맞은편의 서생이 대답하고., 그 배경으로도 피리소리가 들리고

서생1; [배우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늘 그렇듯이 단번에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조무성; [저놈이 피리 부는 건 몇 번 들어보지 못했는데...] 갸웃

서생1; [얼마 전 총사서께서 들어보시고는 가르칠 스승이 없겠구나 하셨을 정도입니다.]

조무성; [음률에도 일가견이 있으신 총사서의 말씀이시니 의심의 여지도 없겠지.] 다시 서류 작업을 하고

조무성; [하여간 징그러운 놈이다.] [무엇이든 너무 쉽게 배워 우리같은 범인들을 낙담시켜버리니...] 한숨

[그러게나 말입니다.] 다른 서생들도 동조하며 다시 하던 일을 한다

 

#45>

높은 책꽂이들 사이에 놓여있는 커다란 책상. 청풍 혼자만의 공간인 그곳. 여전히 책상에는 책들이 많이 쌓여있는데 청풍이 책상 앞에 앉아서 피리를 불고 있다. 두 손으로 들고 옆으로 부는 피리. 시선은 책상에 놓인 몇 장의 종이에 향하고 있다.

청풍이 보는 그 종이에는 일정 간격으로 글이 적혀있다. <> <> <> <> <>의 다섯 글자가 뒤섞여서 죽 적혀있다.

청풍; (음률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에 직접 작용한다.) 피리 불며 생각하고

청풍; (그래서 옛 성현들은 음률을 중요시 했을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하늘도 움직이니...) 이마가 조금 찡그려지고

청풍; (하지만 오늘은 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두근 두근 심장이 뛰고

청풍; (마음이 어지럽기 때문일 텐데... 물론 이 불안의 근원은 옥령이다.)

청풍; (인간의 마음이 간사하다는 것은 나 역시 잘 알고 있다.)

청풍;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과연 인간의 마음이 변하지 않을까?) (배가 고팠을 때와 배가 불렀을 때의 생각이 같을 수 있을까?)

청풍; (유감스럽게도 확신이 서질 않는다.) 생각하며 피리에서 입을 떼고. 이어

청풍; [왔어?] 한쪽 책 꽂이 사이를 보고. 어둑한 그곳에 여자가 서있다.

울고 있는 여자는 물론 벽옥령이고

청풍; [왔으면 기척을 내야지. 옥령이 너 답지 않구나.] 웃으며 피리를 책상에 얹어놓고. 그러자

벽옥령; [흐윽!] 와락 청풍의 품에 안기는 벽옥령. 약간 놀라지만 끌어안는 청풍.

벽옥령; [어떻게 해 오빠? 우리 어떻게 해?] 청풍의 품에 안겨 몸부림치며 우는 벽옥령,

벽옥령; [엄마가... 엄마가 이제 와서 딴 소리를 해! 날 다른 혼처로 시집보내겠다는 거야.] 청풍의 무릎 위에 옆으로 걸터앉는 자세로 안기며 울고

청풍; (역시...) 한숨 쉬며 다독이고

벽옥령; [난 절대 다른 데로 시집 안가! 그럴 바에는 혀를 칵 깨물고 죽어버릴 거야!] 청풍의 몸을 끌어안고 몸부림치고

청풍; [그런 말 하면 못쓴다 옥령아.] 벽옥령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숨

벽옥령; [그럼... 그럼 날 데리고 도망쳐줘!] 고개 들고

벽옥령; [끝내 엄마가 날 다른 사내에게 시집보내겠다고 하면 나와 함께 야반도주하겠다고 약속해줘.] 눈물 가득한 눈으로 청풍을 올려다보고

청풍; [그래 약속하마.] 벽옥령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고

청풍; [나도 널 절대 다른 놈에게 뺏길 생각이 없으니 안심하거라.] 벽옥령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

벽옥령; [지금 그 말 잊으면 안돼! 날 절대 포기하면 안되는 거야.] 다시 청풍의 품에 안기며 울고

청풍; [장주님... 아버님은 뭐라고 하시더냐?]

벽옥령;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어. 나하고 엄마만 언쟁을 벌였고...]

청풍; [그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게다.]

청풍; [아버님은 무엇보다 신용을 중시하시는 분이니 나와의 약속도 결코 깨지 않으실 게다.] 달래고

벽옥령; [옥령이도 그렇게 믿고 싶어.] 진정하며 청풍의 가슴에 뺨을 대고

청풍; (옥령이를 달래기 위해서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소리없이 한숨 쉬고

청풍; (인간의 마음이라는 게 조석(朝夕)으로 변하는 존재라 안심할 수가 없구나.)

<과연 옥령이와 내가 순조롭게 맺어질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게 솔직한 지금의 내 심정이다.> 끌어안고 있는 청풍과 벽옥령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리고 좀 떨어진 곳의 책꽂이 사이에 서서 두 사람을 보고 있는 강혜분

강혜분의 시점. 청풍과 벽옥령의 모습

강혜분; (가엾은 아이들...) 소리없이 한숨

강혜분; (아무쪼록 운명이 저 아이들을 너무 가혹하게 대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숨 쉬며 돌아서고

 

#46>

<-천주산>

<-은일곡> 은일곡의 폐허. 중앙 광장에서 대련 중인 위진천과 섭아연. 섭아연은 두 자루의 휘어진 칼을 들고 있고 위진천은 검을 한 자루 들고 있다

중앙에 선 위진천을 중심으로 천천히 돌면서 양손의 칼을 놀리는 섭아연.

츠츠츠! 츠츠! 섭아연의 칼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번져 오르고

섭아연의 눈은 마녀처럼 섬뜩하게 변했다.

위진천; (이거 섬뜩한 걸!) 웃고 있지만 내심 긴장하고

<섭아연... 저 계집의 칼과 몸에서 뿜어지는 살기에 피가 얼어붙는 것 같다.> 마녀같은 분위기의 섭아연

위진천; (수라칠식을 며칠 수련했다고 저토록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는 건가?) 긴장하며 생각할 때

스악! 양손의 칼을 휘두르며 쇄도하는 섭아연. 마치 팔이 여러 개로 변하는 것처럼 보이고. 인도의 여신 칼리처럼 보인다.

위진천; (검기가 들이닥치기 전에 살기가 먼저 폭풍같이 엄습해서 몸을 얼려버린다.) 스악! 마주 검으로 칼춤을 추며 생각하고

위진천; (그 때문에 상대는 대응이 늦어져서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 ! 여러 개로 변해서 여러 개로 보이는 섭아연의 칼을 막는 위진천의 검

카캉! 스악! 막은 위진천의 검을 타고 흐르며 파고 드는 섭아연의 칼들

위진천; (저년의 검이 내 검과 검기를 타고 파고든다.) ! 카캉! 휘익! 몸을 맹렬히 돌리면서 검을 휘둘러 섭아연의 공격을 막고 피하는 위진천

독사같이 파고 드는 섭아연의 칼들. 위진천의 검을 타고 올라오기도 하고

스악! 서걱! 바람처럼 파 고든 섭아연의 칼들이 위진천의 옷을 베고 피부에 깊지 않지만 상처도 내고

위진천; (방심하면 안되겠다.) 부르르! 휘두르는 검이 진동하며 떨리고

! ! 위진천의 진동하는 검에 부딪힌 섭아연의 칼들이 튕겨지고

그 바람에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섭아연

위진천; (뜨거운 맛을 보여줘야겠다.) 스악! 섭아연의 목으로 파고드는 위진천의 검. 섭아연은 양손이 벌어져 피할 수 없을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그 직후

위진천; [!] 경악하는 위진천. 눈 옆으로 파고 드는 섭아연의 칼 끝

섭아연의 팔이 휘어지며 칼을 옆에서 안으로 찌르고 있다

위진천; (위험!) 스악! 공격을 포기하고 몸을 돌리면서 검을 휘두르고

! 위진천의 진동하는 검에 부딪힌 섭아연의 칼이 튕겨져 나가고.

칼을 놓치며 물러서는 섭아연. 추격하지 않는 위진천

퍼억! 한쪽 바닥에 박히는 섭아연의 칼

주르르! 뺨에 상처가 생겨서 피가 흐르는 위진천의 얼굴

섭아연; [다치셨나요?] 물러서던 몸을 세우며 묻고. 차가운 표정

위진천; [걱정하지 마시오. 살짝 긁힌 것 뿐이오.] 뺨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손가락으로 닦고

위진천; [하여간 놀랍소. 과연 검성의 손녀는 달라도 뭐가 다르구려.] 피를 닦으며 과장되게 웃고

위진천; [수라칠식을 불과 삼초만 익히고도 내게 상처를 입힐 줄은 꿈에도 몰랐소.] 상처에서 손가락을 떼고

섭아연; [공자께서 여러모로 지도를 해주신 덕분이지요. 감사드려요.] 고개 숙이고

위진천; [지도는 무슨...] 말하다가 고개 돌리고

섭아연도 돌아보고

20미터쯤 떨어진 곳에 서있는 여자. 30살쯤인데 웃는 얼굴. 요부 분위기. <무쌍일지>에 나온 <혈부용>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혈부용

고개 조금 숙이는 혈부용

섭아연; [손님이 오셨군요.] 혈부용을 보고

위진천; [혈부용(血芙蓉)이라고... 우리 가문의 일원이오.] 혈부용을 소개하고

섭아연에게 고개 숙이며 웃는 혈부용

섭아연도 마주 고개 숙이고

위진천; [내게 용건이 있어서 찾아온 듯 하니 잠시 실례하겠소.] 철컹! 검을 칼집에 꽂으며 말하고

섭아연; [전 상관 마시고 일을 보도록 하세요.] 고개 조금 숙이고

위진천; [그럼 다녀오겠소.] 혈부용에게 가고.

다가오는 위진천에게 다시 인사하는 혈부용

곧 함께 멀어지는 위진천과 혈부용

섭아연; (위진천...) 멀어지는 위진천의 뒷모습 보는 섭아연의 시선이 싸늘해진다.

섭아연; (몇 번 출신 내력을 물어보았지만 얼버무리며 넘어갔다.)

섭아연; (그 때문에 확실한 정체를 알 수 없는데...) (분명한 것은 대단한 배후가 있다는 사실이다.) 한쪽으로 가고. 그곳에는 위진천의 반격에 의해 튕겨진 칼이 꽂혀있다.

섭아연; (수라칠식의 비급을 서슴없이 준 것도 그렇고...) ! 바닥에 꽂혀있던 칼을 뽑아들고

섭아연; (방금 전 내 공격을 튕겨버린 무공도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뽑아든 칼을 살피고.

칼날이 조금 깨져 있다.

섭아연; (잘 해야 일천대고수에 들 정도라고 겸양했지만... 내가 보기에 위공자는 백대고수에 들고도 남는 실력자다.)

섭아연; (숨기는 게 많은 인물이라 찜찜하지만 상관없다.) ! 다시 두 자루의 칼을 쳐들어서 칼춤을 출 준비하고

섭아연; (우리 집안의 원수가 정파백도의 인간들이라는 건 분명하고... 위공자의 도움 덕분에 복수를 할 수 있을 테니...) 스윽! ! 양손의 칼을 움직여서 칼춤을 추기 시작한다. 몸에서 살기가 번져 나오고

섭아연; (무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복수를 할 수만 있으면 마귀와도 동침할 수 있는 게 지금의 내 심정이니...) 이를 갈며 칼춤을 추는 섭아연

 

#47>

은일곡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 위진천이 혈부용과 마주 앉아있다. 작은 바위를 의자 삼아서

위진천; [호천맹이 급습을 했다?] 찡그리고

혈부용; [그 바람에 환마루주가 납치한 관리들의 대역이 모두 죽거나 포로가 되었다고 하옵니다.] 눈치 보며 보고하고

위진천; [쯧쯧! 얼마나 방비가 허술했으면 기습을 당해 전멸한단 말인가?] 혀를 차고

혈부용; [대비는 나름대로 했다고 하옵니다.] [백살파에서 부파주인 인도부가 직접 자객들을 이끌고 합류해서 경호를 하기도 했고...]

혈부용; [하지만 위상영이 이혼비파로 백살파의 자객들을 일거에 무력화시키는 바람에 변변한 저항도 못했다고 하옵니다.]

위진천; [위상영! 위상영!] 눈 번뜩

위진천; [그 망할 년이 사사건건 훼방을 놓는군.] 살기. 이를 부득

혈부용; [황실을 대상으로 추진하던 이번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후유증이 만만하지 않게 되었사옵니다.]

위진천; [황실을 건드린 게 들통 났으니 동창과 금의위가 우리 지존회를 가만 두려고 하지 않겠지.]

혈부용; [회주님께서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시고 대비책을 강구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위진천; [회주님이 직접 나서신다면 어떻게든 수습이 되겠지만...]

위진천; [위상영, 그년을 방치하면 앞으로도 이번 같은 피해가 이어질 텐데...]

혈부용; [그래서 회주님께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시기에 이르셨사옵니다.]

위진천; [특단의 조치?]

혈부용; [위상영을 화산(華山) 창천애(蒼天崖)로 유인하기 위한 밑밥을 뿌려두었으니 소회주님께서 마무리를 지으시라는 분부가 계셨사옵니다.] 요사하게 웃고

[!] 놀라는 위진천

 

#48>

<-북경>

<-자금성>

어느 건물. 관리들이 드나들고 있고. 화려한 복장의 금의위 위사들과 환관들도 드나든다.

 

관리1; [!] 종이를 들고 앉아서 놀라는 관리1. 이자는 #29>에서 과거 보려는 청풍의 신분을 확인했던 그자. 이자는 황금전장에 매수되었다. 장소는 사무실 분위기의 넓은 실내. 수많은 관리들과 환관들이 책상을 둘러싸고 앉아서 서류를 처리하고 있다.

관리1이 보고 있는 종이에는 청풍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관리1; [... 그러니까 이 용모파기의 당사자를 찾으라는 명령이 내려왔다는 건가?] 같은 책상에 앉은 다른 관리들에게 묻고. 관리들은 서류를 넘기며 책상 위에 놓인 몇장의 용모파기를 대조하고 있다.

관리2; [동창의 제독태감께서 직접 내리신 지급의 명령일세.] 서류를 보며

관리2; [지난 번 전시에 참가한 모든 응시자를 만나서 그 용모파기와 일치하는지 확인하라는 거야.]

관리1; [... 무슨 일이 있는 건가?] 긴장. 공포

관리1; [동창의 수령인 제독태감께서 왜 이자에게 관심을 두시는 건데?]

관리2; [우리야 모르지. 제독태감은 절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능구렁이로 소문이 나있잖은가?]

관리3; [분명한 건 그 용모파기의 주인이 큰일 났다는 사실이야.] 다른 놈이 끼어들고. 그자를 보는 관리1

관리3; [동창에 찍히는 건 대부분 역모나 대역죄를 저질렀기 때문 아닌가?]

관리1; [... 그렇지.] 식은 땀. 억지 웃음

관리3; [과거 시험장에서 제독태감이 목격했다니까 잡히는 건 시간문제인데...] [일단 그자가 잡힐 경우 터럭만한 관련이 있는 인간도 큰일 나는 거지.]

관리3; [가벼우면 몇 대 맞고 끝날 수도 있지만 심각한 사안이면 삼족이 주멸 당할 수도 있어.] 음산하게 웃고

관리1; (... 삼족 주멸!) 사색이 되고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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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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