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악군자전'에 해당되는 글 67건

  1. 2020.11.15 [악군자전] 제 43장 약속은 지켰다.
  2. 2020.11.13 [악군자전] 제 42장 거래를 하자!
  3. 2020.11.12 [악군자전] 제 41장 흡혈창의 공포
  4. 2020.11.10 [악군자전] 제 40장 말썽장이를 잡는 그물
  5. 2020.11.09 [악군자전] 제 39장 이쁜이를 위해서라면!
  6. 2020.11.07 [악군자전] 제 38장 복수전야
  7. 2020.11.06 [악군자전] 제 37장 모든 걸 주겠어!
  8. 2020.11.04 [악군자전] 제 36장 내 별호는 악군자!
  9. 2020.11.03 [악군자전] 제 35장 즐거운 마차여행
  10. 2020.11.02 [악군자전] 제 34장 거기 서라 도둑년아!
  11. 2020.10.30 [악군자전] 제 33장 예물이 사람 머리
  12. 2020.10.29 [악군자전] 제 32장 흑점을 찾아온 사신
  13. 2020.10.27 [악군자전] 제 31장 등잔 밑이 어두운 법
  14. 2020.10.26 [악군자전] 제 30장 혀를 쓰는 기막힌 기술
  15. 2020.10.24 [악군자전] 제 29장 죽어주십쇼.
  16. 2020.10.23 [악군자전] 제 28장 위기일발
  17. 2020.10.21 [악군자전] 제 27장 공포의 마공 번뇌인!
  18. 2020.10.20 [악군자전] 제 26장 잡았다 요놈!
  19. 2020.10.19 [악군자전] 제 25장 천생연분이야!
  20. 2020.10.17 [악군자전] 제 24장 선녀같은 여인
  21. 2020.10.16 [악군자전] 제 23장 위기 속에서 깨우친 무공
  22. 2020.10.15 [악군자전] 제 22장 실패한 복수
  23. 2020.10.13 [악군자전] 제 21장 위기일발
  24. 2020.10.12 [악군자전] 제 20장 비운의 여인
  25. 2020.10.11 [악군자전] 제 19장 등하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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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악; [그 누군가가 굳이 소제여야할 필요는 없었던 것같은데...]

패륵; [흡혈창을 얕보지 마라.] 엄숙

패륵; [보통의 인간은 흡혈창에 피부가 닿는 것만으로도 피가 빨려버린다.]

패륵; [오직 너 정도 되는 내공과 호신강기를 지닌 자여야만 흡혈창에 손을 대어도 해를 입지 않을 수 있는데...]

패륵; [천하를 통틀어도 네 수준의 무공을 지닌 고수는 아마 스무명이 채 안될 것이다.]

이군악; [그래서 필사적으로 제게 거래를 제안하셨던 것이로군요.]

패륵; [네놈이 그냥 떠나갔다면 어느 세월에 또 날 도와줄 인간을 만날 수 있었겠느냐?] 고개 끄덕이고

이군악; [이렇게 된 것도 인연이라 여기고 사형의 심장에서 흡혈창을 뽑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내게 득이 되기도 하는 일이고...)

패륵; [잘 생각했다.] 흥분

패륵; [약속은 지킬 테니 어서 흡혈창을 뽑아다오.]

이군악; [그러지요.] 슥! 두손으로 흡혈창의 날 부분 바로 아래쪽을 잡으려 하고

이군악; (주요 혈관에 손상이 가게 하면 죽일 수도 있을 것같은데...) (이번 기회에 이 마귀를 확 죽여서 세상에 화근이 되지 않게 할까?) 스윽! 두손으로 흡혈창의 창대를 잡으며 생각할 때

패륵; [조심해서 뽑아라.] 이군악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움찔! 하는 이군악

패륵; [뽑는 과정에서 자칫 봉합해놓은 큰 혈관들을 다치면 우리 둘 다 죽을 수가 있다.] 음산하게 웃으며 말하고

이군악; (우리 둘 다 죽는다?) 움찔! 하고. 그러다가

곁눈질로 패륵의 오른손을 보고

얼음 속에 갇혀있는 패륵의 오른손. 그 오른손의 중지에 커다란 붉은 보석이 박힌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는데

지지지! 천축 글자가 새겨진 그 반지의 보석에 은은한 벼락이 감돌고 있다

이군악; (저 반지가 아마도 뇌신건일 텐데...)

이군악; (여차하면 뇌신건으로 벼락을 일으켜 날 태워죽일 작정이로구나.) 침 꿀꺽!

패륵; [난 준비가 되었다.] [그만 뜸 들이고 흡혈창을 뽑아라.] 재촉하고

이군악; [예...] 침 꿀꺽 삼키고

이군악; (목숨을 걸고 모험을 할 수는 없으니 일단 원하는 대로 해주자.) 스윽! 흡혈창을 잡아당겨서 패륵의 가슴에서 뽑기 시작하고

빠각! 우둑! 얼음을 뚫고 빠져나오는 흡혈창. 패륵은 석상같이 굳어진 채 미동도 하지 않으며 이군악을 보고 있고

이군악; (이자는 사부에 필적하는 능력을 지닌 마귀인데... 다시 세상에서 활개치며 날뛸 수 있게 해주는 게 과연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비지땀 흘리며 뒤로 물러난다. 두손으로 흡혈창을 쥐어서 패륵의 가슴에서 뽑아내며

이군악; (후유증이 없진 않겠지만 이독제독(以毒制毒)이라 생각하자.) 흡혈창을 쥐고 물러서며 생각하고. 이제 흡혈창은 거의 다 패륵의 가슴에서 빠져나왔고

이군악; (패륵이 세상에 뛰쳐나가면 다른 네 짐승들이 똥줄이 타게 될 테니..) 팟! 단번에 흡혈창을 패륵의 가슴에서 뽑아낸다. 흡혈창이 뽑히는 패륵의 가슴에 구멍이 뻥 뚫려있고

패륵; [!] 움찔! 하고

후둑! 흡혈창이 빠져나오면서 생긴 패륵의 가슴과 등의 상처에서 피가 조금 튀고. 하지만 그 직후

패륵; [후읍!] 눈 부릅뜨고 심호흡한다. 그러자

화악! 패륵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치솟아

화르르! 푸스스! 단번에 얼음을 증발시켜 버리고

이군악; (가공할 열기를 뿜어내어 목 아래 몸통을 얼리고 있던 얼음을 증발시켜버린다.) 흡혈창을 들고 뒤로 주춤 물러서고

화아아! 강한 수증기에 뒤덮여 모습이 사라지는 패륵

이군악;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저 마귀를 세상에 풀어놓는 것이 잘한 결정인지...) 푸스스! 화악! 수증기에 덮인 패륵을 보며 갈등. 그 직후

화악! 스스스! 수증기가 다시 안개처럼 흩어지며 패륵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쿵! 다시 드러난 패륵의 모습. 눈을 감고 있으며 옷이 찢겨 드러난 패륵의 가슴 부분에 나있던 구멍이 눌어붙어있다. 비닐이나 프라스틱이 열에 의해 녹아내린 것처럼. 당가연의 몸뚱이는 여전히 허공에 거꾸로 매달려 있고

이군악; (상... 상처가 단번에 아물어버렸다.) 경악하고

이군악; (인간의 몸으로 저렇게 엄청난 회복력을 지니는 게 가능하단 말인가?) 침 꼴깍! 삼키고. 그때

천천히 눈을 뜨는 패륵. 그러자

쩡! 패륵의 떠지는 두눈에서 벼락같은 섬광이 뿜어지고

이군악; (이크...) 겁에 질려 비틀 물러서고. 흡혈창으로 앞을 방어하는 자세로.

패륵; [흐흐흐... 드디어... 드디어 내가 흡혈창의 족쇄에서 벗어났구나.]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고. 섬뜩하다

패륵; [조금만 기다려라 버러지들아.] [날 배신하고 협공한 대가를 치루게 해줄 테니...] 쿠오오! 슥! 앉아있던 하얀 바위에서 일어나는 패륵의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며 웃고

이군악; (혹시나 다른 네명이 저 괴물을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저 인간을 과소평가한 것같다.) 식은땀.

패륵; [흐흐흐 그놈, 심장 떨리는 소리가 내 귀에는 천둥소리처럼 들리는구나.] 하얀 바위에서 내려서며 이군악을 돌아보고

이군악; [패... 패사형의 위명은 익히 들어왔는데 어찌 겁을 먹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억지로 웃으며 말하고

패륵; [둘러대기도 잘하고...] 피식 웃고

이군악; [패사형이 자신의 말을 천금보다 귀히 여긴다는 얘기도 들었지요.] 말하며 패륵이 오른손 중지에 끼고 있는 반지를 보고

패륵; [그 새끼, 도발을 제대로 할 줄도 아는군.] 피식 웃으며 왼손으로 오른손 중지에 낀 반지를 뽑는다

패륵; [물론 나는 한번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킨다. 상대가 누구고 무슨 말을 했던지 간에...] 반지를 쳐들어 보이고.

이군악; [아무쪼록 오해하지 마십시오.] [하늘에 맹세코 소제는 패사형의 말을 의심한 적이 없이 없습니다.] 반지를 보며 굽신거리고

패륵;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하지 마라.] 휙! 눈을 흘기며 반지를 던지고

이군악; [감사합니다.] 왼손을 내밀어서 반지를 받고

이군악; (이게 하늘에서 벼락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뇌신건...) 손바닥 위에 얹혀진 반지를 보며 흥분하고

패륵; [뇌신건에 정신을 집중하면 벼락을 하늘로부터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다.]

패륵; [물론 끌어내린 벼락으로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말하며 머리 위를 보고. 그때까지 반투명한 촉수에 양쪽 발목이 묶여서 허공에 매달려 있는 당가연. 기절한 상태고

이군악; (사용법이 귀마신갑과 비슷하군.) 슥! 생각하며 반지를 왼손 중지에 낀다. 오른팔로는 흡혈창을 품에 끌어안은 채. 오른손에는 보이지 않지만 귀마신갑이 끼워져 있으므로 반지를 끼는 게 불가능하고. 그때

패륵; [이년은 덤으로 주마.] 휘익! 채찍질을 하듯 반투명한 촉수를 휘두르고. 그에 따라 당가연의 풍만한 몸뚱이가 휘둘려지고.

반지를 끼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이군악.

패륵; [날로 먹든 쪄서 먹든 알아서 해라.] 휘익! 고개짓을 하자 반투명한 촉수에 두 다리가 묶여있던 당가연이 이군악에게 세차게 날아온다

이군악; [이크!] 급히 두 팔을 뻗어 당가연을 받아 안고. 흡혈창은 오른팔로 겨드랑이에 낀 자세임 주의

[으으...] 출렁! 이군악의 두팔에 안기며 신음하는 당가연

이군악; (얼굴에 검댕을 칠했지만 대단한 미인이다.) 침 꿀꺽! 삼키며 자기 품에 안긴 당가연을 내려다 보고. 헌데 그때

패륵; [뇌신건까지 주었으니 나는 분명 약속을 지킨 것이다.] 히죽 웃으며 한쪽 발을 쳐들고

이군악; (설마!) 불길한 예감에 눈 부릅뜨며 돌아보는데

패륵; [널 죽이거나 해꼬지를 하지는 않겠지만 지켜주지도 못하겠다.] 쾅! 말하며 발로 세차게 바닥을 밟고. 그러자

쩌엉! 부악! 패륵이 밟은 곳을 중심으로 지하광장 바닥 전체가 사발처럼 푹 꺼지면서 방사상으로 수많은 균열이 간다. 엄청난 힘으로 발을 구른 때문에 지하 광장 전체가 뒤흔들리고

이군악; [헉!] 휘청! 두 팔로 당가연을 안은 채 비틀할 때

쩌저적! 쩌적! 바닥이 아래로 깊이 갈아앉으면서 바닥에서 시작된 충격파에 의해 벽과 천장으로도 수많은 균열이 치달리며 올라간다

콰콰쾅! 콰쾅! 사방의 벽과 천장이 그대로 무너지기 시작하고. 바닥에서 휘청거리며 올려다보는 이군악.

패륵; [인연이 있으면 다시 보도록 하자 사제야.] 바웅! 온몸이 수많은 수레바퀴같은 빛에 뒤덮이며 허공으로 떠오르는 패륵.

콰드드! 푸스스! 무너지는 바위덩이들은 패륵의 몸을 휘감고 도는 그 수레바퀴같은 빛에 닿자 먼지가 되어 증발한다.

이군악; [패륵! 당신이 이런 비겁한 꼼수를...] 무너지는 바위더미들 사이에서 비틀거리며 분노에 찬 고함을 지르지만

패륵; [다시 말하지만 난 약속을 지켰다. 내 손으로 네놈을 죽이거나 해친 게 아니니...] 콰드드! 웃으며 위로 상승하며 내려다보는 패륵. 그자의 몸을 휘감은 빛에 닿은 바위들은 고운 모래가 되어 흩어지고

이군악; [이게 약속을 어긴 게 아니면...] + [헉!] 외치다가 위를 올려다보며 기겁하고

화악! 엄청난 크기의 바위가 떨어지고 있다. 집채만하고

이군악; [안돼!] 당가연을 끌어안고 몸을 숙이며 비명

쩡! 그런 이군악의 오른손에서 귀마신갑이 나타나며 빛을 발하고

콰앙! 집채만한 바위가 그대로 이군악과 당가연의 몸뚱이를 찍어버린다

패륵; [이런 이런.. 안타까운 일이야. 인생의 즐거움도 누려보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비명횡사하다니...] 콰드드! 빛에 쌓여 위로 상승하며 내려다보고.

그자의 아래쪽에는 이군악과 당가연을 찍어버린 거대한 바위덩이가 있고. 그 바위 덩이 주변으로 바위들이 마구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패륵; [나중에 시간나면 흡혈창과 뇌신건을 찾으러 올 테니 그때까지 그 계집과 편히 쉬거라.] 으하하하! 쐐애액! 빛의 구슬에 덮여서 맹렬히 상승하며 웃고

 

#167>

[!] 눈 부릅 놀라는 파면살주. 드드드! 그가 서있는 절벽도 마구 흔들리고

파면살주; (신무곡 깊은 곳에서 처음의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흔들리는 몸을 세우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신무곡은 여전히 짙은 안개에 덮여있는데

파면살주; (가보자!) 팟! 절벽을 박차고 날아오르고

<이군악의 신변에 무슨 변고가 생긴 것같으니...> 쏴아아! 안개가 자욱한 신무곡을 향해 새처럼 날아 내려가는 파면살주

 

#168>

어느 깊은 산중, 우중충한 날씨. 산 위의 하늘에 까마귀 떼가 많이 떠돌고 있다.

플 한 포기 나있지 않은 음침한 계곡. 그 계곡 주위로 까마귀 떼들이 모여들고 있고. 까마귀들은 입에 입에 도토리, 머루, 다래같은 열매들을 물고 있다.

계곡 끝에 자리한 동굴. 동굴 주변으로 까마귀 떼들이 수없이 앉아있다. 날아가고 날아오는 놈들도 있고. 날아드는 까마귀들은 동굴 앞에 물고 온 열매들을 떨군다. 동굴 입구에는 열매들이 수북하게 쌓여있고.

툭! 투툭! 까마귀들이 물고 온 열매들이 동굴 입구에 쌓이고. 그러다가

우우우우! 동굴 안쪽에서 무언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깜짝 놀라는 까마귀들. 달아나지는 않고 긴장해서 동굴을 보는데

화악! 동굴 안쪽에서 폭이 30센티쯤 되는 반투명한 띠같은 것이 너울거리며 날아나오더니

화악! 동굴 입구에 쌓여있던 열매들을 휘감는 그 띠. 번뇌인이다.

동굴 입구에 쌓여있던 열매들의 대부분을 휘감아 동굴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번뇌인

 

열매들을 휘감은 번뇌인이 날아 들어가고 있는 동굴 내부. 어두운데

동굴 끝에 직경 2-3미터쯤의 연못이 있다. 동굴 막다른 벽을 등지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사존 패극천. 앞쪽에 연못이 있다. 아직은 실루엣으로 묘사하고. 번뇌인은 어깨에서 나와있다

휘익! 열매들을 휘감은 채 날아 들어오는 번뇌인

쩍! 입을 벌리는 사존. 그러자

화악! 후두둑! 번뇌인에 휘감겨 날아 들어온 열매들이 진공 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듯 사존의 입으로 빨려 들어간다.

마지막 하나까지 사존의 입으로 들어가는 열매들

텁! 입을 다무는 사존.

우물우물! 입을 움직여서 열매들을 먹는다. 눈을 감고 있고. 양쪽 볼따구가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사존; (멍청한 새대가리들 같으니...) (덜 익은 열매들까지 모아 와서 맛이 영 떫고 쓰구만.) 찡그리고

사존; (하긴 제 놈들 입맛에는 익은 거나 덜 익은 거나 차이도 없겠지.)

사존; (제대로 된 음식을 먹어본 게 언제였는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다.) (노부의 유일한 도락이 미식(美食)이었거늘...)

사존; (하지만 유일한 도락마저 포기하고 수련에 매진한 덕분에 이제 번뇌인이 구성(九成)에 이르렀다.)

사존; (무릎 아래쪽이 여전히 마비되어 있긴 하지만 걸어 다니는 데는 무리가 없고...) 사존의 책상다리를 한 다리를 크로즈 업

사존; (드디어 세상으로 나가 묵은 빚을 청산할 때가 가까워진 것이다.) 입가로 히죽 웃음이 어리고. 이어

오른손을 움직여보는 사존. 사존의 오른손에는 손가락이 두 개가 없다.

사존;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놈!) 이를 부득 갈며 이군악을 떠올리고.

이하 회상. #117> 말미의 장면이다

 

사존; [뭐하는 것이냐?] 용암 연못 가운데에 떠있는 바위 섬에 앉아서 눈 부릅뜨고. 사존의 앞쪽에 이군악이 일어서고 있다.

사존; [감히 노부의 허락도 없이 어딜 가려고...] 말하다가 흠칫! 하고. 이군악이 주머니를 쳐들고 있는데

츠츠츠! 푸스스! 주머니 속에서 연기가 난다

사존; [그건 뭐냐?] 주머니 보며 찡그릴 때

이군악; [태상교주님께 드리는 저의 작은 선물입니다.] 휙! 주머니를 사존에게 던진다. 세게 던진 건 아니고 건네주듯이 던지고

사존; [선물?] 어리둥절하면서도 오른손으로 받고. 직후

이군악; [극락왕생용의 선물입지요.] 팟! 뒤로 휙 날아가며 웃고.

사존; [네놈이.....] 알아차리고 분노하며 이를 갈면서 고개 번쩍 쳐들어 이군악을 노려보고. 그 직후

번쩍! 사존의 앞쪽에서 강렬한 빛이 터진다. 들고 있던 폭탄이 터진 것. 그걸 내려다 보며 눈 부릅뜨는 사존

회상 끝

 

사존; (노부를 속여서 번뇌인의 비결을 훔쳐 배운 것으로도 모자라 화탄을 써서 암습까지 해?) 손가락 두 개가 사라진 주먹 꾹 쥐며 분노

사존; (다른 어떤 인간보다 이군악, 네놈부터 찾아내 토막을 쳐버리겠다.) 이를 바득 갈고. 바로 그때

<도와다오 귀마신갑!> 쩡! 누군가의 다급한 생각이 사존의 머리를 때리고

사존; (이건...) 흥분. 번쩍! 감았던 두 눈을 부릅 뜨고.

사존; (혼백을 뒤흔드는 강렬한 사념(思念)이 느껴졌다!) (그렇다는 건....) 화악! 흥분하며 손을 활짝 펴서 연못을 가리키고. 그러자

지잉! 연못의 표면에 진동이 일더니

흐릿하지만 연못 표면에 나타나는 상황. 바로 패륵이 있던 지하광장이 무너지는 장면이다. 집채만한 바위가 떨어지는 아래쪽에서 이군악이 두팔로 당가연을 안은 채 올려다보고 있다.

지잉! 당가연을 안은 이군악의 오른손이 빛을 발하며 귀마신갑의 형상이 드러나고

사존; (찾았다!) 흥분해서 눈 치뜨는 사존의 얼굴 크로즈 업

 

#169>

콰드드! 쩌적! 패륵이 갇혀있던 동굴이 뚫려있는 절벽이 뒤흔들리며 무너진다.

콰콰쾅! 콰드드! 절벽이 붕괴하며 동굴 입구도 사라진다

[!] 안개 속에서 날아오다가 눈 부릅뜨는 파면살주.

콰쾅! 콰드드! 그의 앞쪽, 동굴이 있던 절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파면살주; (이런...) 급정거하고. 절벽에서 30미터쯤 떨어진 곳

파면살주; (대체 저 동굴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절벽 전체가 무너진 것일까?) 멈춰서며 절벽을 본다.

드드드! 그 사이에 절벽은 거의 다 무너져서 더 이상 바위가 굴러 떨어지거나 하진 않고 진동도 잦아든다.

파면살주; (저 상황에서는 누구도 살아나기 힘든데...) 당혹. 그때

드드드! 갑자기 무너진 절벽이 진동하고

파면살주; (이 진동...!) 눈 부릅

파면살주; (누군가 무너진 절벽 잔해를 뚫고 나오려 한다.) 슥! 급히 근처에 있는 사람 키만한 바위 뒤로 몸을 숨기고. 그 직후

펑! 절벽 잔해 일부가 화산 폭발하듯 터져 올라가고. 이어

화악! 츠츠츠! 빛에 휩싸여 허공으로 떠오르는 패륵

파면살주; (저자는...) 바위 뒤로 더 깊이 숨으며 눈 부릅

<패륵!> 완전히 떠오른 패륵을 배경으로 파면살주의 경악과 긴장.

패륵; [크크크! 좋구나 좋아!] [이 얼마 만에 맛보는 바깥의 공기냐?] 깊이 심호흡을 하며 입이 찢어지고

패륵; [냉막! 침독! 아극파! 당령!] [지난 십여년의 세월동안 나 없는 세상에서 활개치고 잘 살아왔겠지?]

패륵; [하지만 이제 네놈들 앞에는 지옥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내가 지난 세월동안 겪었던 고통을 열배 백배로 되갚아줄 테니...] 으하하하! 쐐애액! 미친 듯이 웃으며 허공으로 치솟고

[으하하하!] 웃음소리와 함께 까마득히 멀어지는 패륵

파면살주; (패륵! 저 마귀의 몸에서 흡혈창이 사라졌다. 그렇다는 건...) 멀어지는 패륵을 보며 눈 부릅

파면살주; (패륵은 이군악을 이용해서 흡혈창의 구속에서 벗어났겠구나.) 슥! 심각한 표정으로 일어나고

파면살주; (다른 네 짐승을 합친 것보다 더 끔찍한 저 마귀가 세상으로 뛰쳐나왔다.) 비틀거리며 절벽 쪽으로 가고

파면살주;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털썩! 절벽 앞에 주저앉고

파면살주; (이럴 줄 알았으면 이군악이 흡혈창을 손에 넣으려는 시도를 못하게 막았어야했는데...) 주저앉아 이를 악물고

<내 우유부단함이 또 한번 세상에 재앙을 뿌려놓은 격이 되었구나.> 주저앉아 무너진 절벽을 보는 파면살주의 모습 배경으로 파면살주의 절망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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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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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스스! 치치치! 벼락에 덮인 이군악의 몸뚱이. 입과 코, 귀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머리카락도 곤두섰다

패륵; [쥐새끼 한 마리가 더 숨어들어왔었구나.] 웃고. 지지지! 그런 패륵 가슴에 돋아난 흡혈창은 벼락에 휘감겨 있고

패륵; [하지만 주제넘게 흡혈창에 손을 대었으니 혼이 좀 나야겠다.] 지지지! 몸이 벼락에 덮이면서 잔인한 표정으로 웃고.

빠지지직! 다시 감전당하는 이군악.

이군악; [,끄아아아아!] 또 감전당하며 처절한 비명. 몸을 뒤로 젖히면서. 오른손으로는 흡혈창을 움켜쥔 채

당가연; [빨리... 빨리 그 창을 놔요.] 비틀 일어나며 비명. 하지만

패륵; [이놈 보다는 네년 목숨이나 걱정이나 해라.] 당가연을 돌아보며 웃고

패륵; [이놈은 흡혈창에서 손을 떼고 싶어도 떼지 못하는 상태이니...] 지지지! 벼락에 휘감긴 이군악을 보며 웃고

당가연; (그러고 보니...) 깨닫고

지지지! 흡혈창을 쥔 이군악의 손을 벼락이 끈처럼 묶고 있다

당가연; (저 사내의 손이 괴상한 창에 달라붙어있다.) 깨달을 때

패륵; [대뜸 흡혈창을 노린 걸 보면 못난 사제놈들 중 하나가 보낸 앞잡이겠지?] 이군악을 보며 웃고

패륵; [어떤 놈의 사주를 받았는지 모르지만 까분 대가는 네놈이 치러야겠다.] 지지지! 다시 벼락을 일으키려 하고. 바로 그때

똑! 또그르르! 어디선가 목탁 소리가 들리고

[헉!] 눈 부릅 뜨는 패륵

똑! 또그르르! 이어지는 목탁소리

새카맣게 탄 이군악의 입이 다물어진 채 우물거리고 있고. 입으로 목탁 소리를 낸다

패륵; [여... 여래복마탁(如來伏魔鐸)!] [사... 사부가 날 찾아냈단 말인가?] 겁에 질려 부들부들 두리번거리고

당가연; (저 악귀가 겨우 목탁 소리 정도에 저렇게 놀라다니...) 어리둥절할 때

지지지! 이군악의 몸을 휘감은 벼락이 좀 약해지고

흡혈창에 벼락으로 묶여있던 이군악의 손도 풀리고

이군악; (기회!) 팟! 손이 흡혈창에서 떨어지자 뒤로 홱 물러서며 이를 악물고. 순간

펑! 이군악의 어깨에서 가느다란 끈 같은 것이 튀어나와 패륵의 얼굴을 찔러간다. 번뇌인인데 아직 화후가 낮아서 그리 굵지 않다

패륵; [억!] 경악하며 고개를 옆으로 젖히고. 머리가 방어막에 덮이면서. 하지만

쩍! 패륵의 방어막을 그대로 뚫고 들어가 패륵의 얼굴을 스치는 가느다란 띠. 부릅 뜬 눈 옆의 얼굴이 그 가는 띠에 스치며 갈라진다. 피가 확 튀고. 얼굴을 제때 옆으로 기울이지 않았으면 얼굴이 관통당할 뻔한 상황

패륵; [호신강기를 전혀 쓸모없게 만들다니...] [번뇌인이로구나!] 크아! 고함을 지르며 몸에서 밝은 빛을 확 뿜어내고

이군악; [그렇다 인간아!] 꽝! 강력한 장풍을 날려 패륵의 가슴을 때리며 뒤로 홱 물러나고

펑! 이군악이 날린 장풍과 패륵의 몸에서 터져 나온 밝은 빛이 충돌하고

투쾅! 엄청난 충격파가 일어나 주변의 얼음들이 사방으로 확 터져나가고

당가연; [악!] 그 충격파에 휩쓸려 허우적대며 뒤로 날아가고. 그 옆에서 이군악은 패륵을 보는 자세로 날아간다.

이군악; [피합시다!] 팟! 당가연 앞쪽에 내려서고. 당가연도 비틀거리며 내려서고 있고

이군악;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있는 인간이 아니니...] 팽! 다시 뒤로 휙 뛰어올라 입구쪽으로 날아가면서 당가연에게 외치면서

당가연; [흐윽!] 팟! 급히 몸을 날려 역시 입구쪽으로 날아가는데

패륵; [달아나겠다!] 이를 악무는 패륵

패륵; [꿈 깨라 버러지들아!] 펑! 쩡! 그자의 몸에서 여러 개의 촉수가 돋아나 미사일처럼 입구쪽으로 날아간다. 목 아랫 부분은 움직일 수 없다는 점 주의

이군악; (위험하다!) 쐐액! 돌아보며 사력을 다해 입구로 날아가고. 그 뒤에서 당가연도 허둥대며 달려오는데. 당가연의 뒤쪽에서 여러 가닥이 반투명한 촉수가 날아오고 있다

콰득! 촉수 중의 하나가 당가연을 휘감고

[아아악!] 다시 촉수에 허리가 휘감기며 비명을 지르고

화악! 쩍! 이군악의 몸으로도 촉수들이 휘감아오지만

이군악; [큭!] 콰당탕! 몸을 앞으로 굴려서 피하고. 촉수들은 간발의 차이로 이군악의 몸 주위로 스치고 지나가며 빈 허공을 휘감는다.

팟! 몸을 굴려 일어나는 이군악.

쪽! 화악! 헛손질했던 촉수들이 다시 내려꽂히며 이군악을 휘감지만

투학! 몸을 웅쿠린 자세로 엄청난 속도를 내서 바닥에 붙다 시피 동굴 밖을 향해 날아가고

콰쾅! 콰득! 바닥을 박살내고 휘감는 촉수들

 

#165>

동굴을 밖에서 본 모습. 여전히 짙은 안개가 꾸역 꾸역 흘러나오고 있는데

펑! 안개를 뚫고 몸을 숙인 자세로 미사일처럼 날아 나오는 이군악. 겁에 질린 모습

휘익! 수십미터 밖에 내려서며 동굴을 돌아보는 이군악

화악! 쩍! 동굴에서 빠져나와 문어발처럼 허공을 헛되이 휘감는 반투명한 촉수들

이군악; (위... 위기일발이었다.) 식은땀. 비틀

이군악; (입 속으로 혀를 굴려서 사부님의 여래복마탁을 흉내 내지 않았다면 반격의 기회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고

이군악; (제 아무리 패륵이라 해도 사부님은 무서워할 것이라는 예상이 들어맞기도 했고...) 식은땀을 닦으며 안도하고

이군악; (하여간 말도 안되는 괴물이었다.) 겁에 질려 동굴 입구를 보고

이군악; (흡혈창에 심장이 관통당한 상태로 십년 넘게 살아있는 것도 믿어지지 않지만 그런 몸으로 나를 어린애 다루듯 하기까지 했다.) 뒷걸음질

이군악; (다른 네 짐승이 패륵을 사부 못지않게 두려워한 이유가 있었다.)

이군악; (유감스럽지만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패륵의 몸에서 흡혈창을 회수하지 못한다.)

이군악; (파면살주가 교연을 보호해준다고 장담했으니 흡혈창을 손에 넣는 건 포기하자.) 돌아서고. 바로 그때

<살... 살려주세요 공자님!> 당가연의 비명이 들려서 눈 부릅뜨는 이군악

이군악; (그 여자다.) 자신과 함께 지하광장을 빠져나오다가 촉수에 휘감기던 당가연을 떠올리며 고개 홱 돌려 동굴 입구를 돌아보고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공자님이 돌아오지 않으시면 저는 가랑이가 찢어져 죽게 될 거예요.> 이어지는 비명 소리

이군악; (이건 좀 이상한데...) 갸웃

 

<죽일 테면 죽여라! 귀신이 되어서라도 기필코 복수를 하고 말겠다.> 반투명한 촉수에 묶인 채 몸부림치며 악을 쓰던 당가연의 모습이 떠오르는 이군악

 

이군악; (그렇게 당차고 악에 바쳤던 여자가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피식 웃고 + [이것 보셔! 패륵선생!]

이군악; [그딴 허튼 수작에 내가 속아 넘어갈 것같아?] 동굴 입구를 보며 코웃음치고

<허... 허튼 수작이 아니에요. 이자는 정말 저를 찢어 죽이려고 해요. 제발 살려주세요 공자님.> 이어지는 음성

이군악; [패륵! 당신이 그 여자에게 섭혼술을 써서 조종하고 있다는 거 다 알아.] [게다가 그 여자하고 난 아무런 관계도 없어.]

이군악; [그러니까 찢어 죽이든 때려죽이든 꼴리는 대로 하셔.] 코웃음 치며 다시 돌아서는데

<거래를 하자!> 다급한 음성이 들리고

이군악; (패륵의 음성이다.) + [거래?] 돌아서며

이군악; [당신하고 나 사이에 할 수 있는 거래가 뭐 있다고 붙잡는 거야?]

<나를 좀 도와다오. 그럼 서운하지 않게 보답을 하마.>

이군악; [서운하지 않은 보답이 구체적으로 뭔데?]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 중 두 가지를 주겠다.>

이군악; (고금제일마가 남긴 칠대마병중 두 가지를 주겠다?) 놀라지만 + [그거 참 귀가 솔깃해지는 제안이로군.]

이군악; [그 중 한 가지가 당신 몸에 박혀있는 흡혈창인 건 알겠는데 다른 한 가지는 뭘까나?] 흥미진진한 표정

<다른 네 짐승들의 끄나풀이라면 우리들이 천마대종사의 무덤 천마총(天魔冢)을 발굴했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이어지는 음성

<우린 그때 칠대마병을 하나씩 나눠가졌고... 본좌가 차지한 건 칠대마병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것이었다.>

이군악; [그걸 흡혈창과 함께 내게 주겠다?] 침 꿀꺽 재촉

<그렇다. 본좌가 천마총에서 본좌 몫으로 챙겼던 뇌신건(雷神鍵)을 줄 테니 본좌를 좀 도와다오.>

이군악; [뇌신의 열쇠(鍵)?]

이군악; [다섯 짐승들 중 으뜸인 당신이 다른 물건들은 거들떠보지 않고 차지한 걸 보면 뇌신건이란 게 대단한 힘을 지녔겠군.]

<물론이다. 뇌신건을 쓰면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강력한 힘인 벼락을 마음대로 끌어다 쓸 수 있다.> 동굴을 배경으로 이어지는 패륵의 음성

<그래서 뇌신의 열쇠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이 뇌신건으로 끌어내린 벼락에 맞으면 금강불괴라 해도 한줌의 재가 되어 버린다.> 위 장면의 연속

이군악; (아까 나를 감전시켰던 무공도 뇌신건과 관련이 있겠군.) 자신이 흡혈찬을 쥔 채 감전 당하던 장면 떠올리는 이군악

<흡혈창과 뇌신건만 있으면 넌 이 세상의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니 어서 본좌의 제안을 받아들여라.>

이군악; [확실히 거절하기 아까운 제안인데...] 고민하는 척

<그렇지? 이건 절대 네게 손해가 되는 거래가 아니다.>

이군악; [하지만 보물을 얻었어도 죽어버리면 말짱 꽝이잖아.] 히죽 웃고

<!> 동굴 속에서 움찔 하는 기색

이군악; [뭘 원하는지는 모르지만 당신의 필요가 채워진 후 날 죽여 버리면 흡혈창과 뇌신건을 줄 필요도 없지 않겠어?]

<본좌를 못 믿겠다는 거냐?>

이군악; [당신을 못 믿는다는 것보다는 조심하는 거야. 내 목숨은 소중하니까.] 능글

<오냐! 본좌의 명예를 걸고 널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하마!> 동굴 안쪽에서 이를 바득 가는 소리가 들리고

이군악; [말로 하는 맹세를 어떻게 믿어?] 코웃음

<나는 패륵이다!> 즉시 이어지는 말

<내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한번 입 밖에 낸 말은 반드시 지킨다는 건 네놈도 다른 짐승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이군악; (사부님도 패륵이 잔인하고 포악하지만 절대 빈말은 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하시긴 했지.) 끄덕이고

<한발 더 양보해서 네놈뿐 아니라 네놈이 지명하는 인간은 절대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이군악; (저 마귀가 다급해졌군.) + [죽이지 않을 뿐 아니라 해꼬지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면 생각해보지.]

<오냐! 네가 원하는 요구 조건은 전부 들어주겠다.>

<그러니 어서 들어와 본좌와 거래를 하자.>

이군악; (이 정도로 확실하게 다짐을 받아뒀으면 됐겠지.) + [좋아. 당신의 명예와 긍지를 믿어보도록 하지.] 다시 동굴로 들어가고

<잘 생각했다. 이 거래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흐흐흐! 동굴 안에서 들리는 섬뚝한 웃음소리

이군악; (어째 죽을 장소를 내 발로 찾아들어가는 기분이 드는군.) 침 꼴깍 긴장

<새는 모이 때문에 죽고 인간은 재물 때문에 죽는다는 옛말이 틀리길 바랄 뿐이다.> 동굴로 사라지는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166>

다시 지하광장

입구에서 고개만 삐쭉 내밀어서 안쪽을 살피는 이군악

<사내놈이 의심은...>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패륵; [나 패륵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한번 한 말은 번복하지 않는다.] 원래 자리에서 원래 모습으로 앉아 말하고. 주변으로 얼음 파편들이 둥근 새집처럼 쌓여있다. 그리고 당가연은 반투명한 촉수에 양쪽 발목이 묶인 채 허공에 거꾸로 떠있다. 얼굴이 이군악을 향하는 방향. 치마가 걷혀져 목까지 가려져 있다. 빤스만 걸친 당가연의 아랫도리가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발에는 버선과 가죽 신을 신었고. 눈을 감은 채 기절한 모습

당가연의 야한 모습

패륵; [네놈의 털 끝 하나 건드리지 않을 테니 가까이 와라.]

이군악; [그럼 사형의 인격을 믿고 들어가겠습니다.] 헤헤! 간살스럽게 웃으며 지하광장으로 들어가고

패륵; [사형?] 눈 부릅

이군악; [아직도 눈치 못 채셨습니까?] [소제는 사부가 사형들을 처리하기 위해 기른 여섯 번째 제자입니다.] 눈치 보며

패륵; [흐흐흐... 이런 이런...] 기가 막힌 표정을 짓고

패륵; [네놈이 여래복마탁 흉내를 냈을 때 감을 잡았어야했거늘...] [사부가 기른 놈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 상황에서 여래복마탁과 같은 소리를 낼 수 있었겠나 말이다.]

이군악; [그렇다고 오해는 마십쇼.] 포권하며 굽신굽신

이군악; [소제도 사형들처럼 사부의 강요와 억압을 견디다 못해서 세상으로 도망쳐 나왔으니까요.] 헤헤헤 웃으며 눈치 보고

패륵; [네놈이 땡초사부의 제자라니 굴욕감은 좀 덜해지는군.]

패륵; [하긴 사부가 기른 괴물이 아니면 어떤 놈이 나 패륵을 엿 먹일 수 있었겠는가?]

이군악; [이번에 소제가 사형을 찾아온 건 흡혈창 때문이지 결코 사형을 해꼬지 할 생각은 없었으니 오해는 하지 말아주십쇼.] 굽신 굽신

패륵; [네놈으로 하여금 흡혈창을 가져오라고 강요한 건 어떤 년놈이냐?] 살벌한 표정으로 웃고

이군악; [복잡한 사정이 있는데...] 눈치 보며 식은땀

이군악; [침사형의 졸개와 좀 안 좋게 엮여서 흡혈창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지요.] 눈치 보며

패륵; [침독... 침독...] [역시 그 독사새끼의 수작이었군.] 이를 부득 갈고

이군악; [사실 저는 아직 침사형을 본 적이 없습니다.] [당령사저는 몇 번 만났지만...] 눈치 보면서

패륵; [그럴 줄 알았다.] 끄덕

패륵; [당령을 만났으니 아직 살아있지 다른 세 놈을 만났으면 넌 이미 저 세상에서 염라대왕과 노닥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이군악; [당사저와 달리 다른 사형들은 심성이 흉악한 모양이군요.] 침 꼴깍

패륵; [흉악할 뿐만 아니라 질투심도 많은 놈들이다.] 이를 부득 갈고

패륵; [그것들이 널 봤으면 아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이려 들었을 것이다.] [제 놈들보다 뛰어난 자질을 지닌 건 사부와 나 패륵만으로도 지나치다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

이군악; (역시 다른 짐승들이 패륵을 협공한 것은 패륵의 자질을 질투해서였구나.)

패륵; [그건 그렇고... 네놈 이름은 뭐냐?]

이군악; [소제의 이름은 이군악이라고 합니다.] 간살스럽게 웃으며 굽신

패륵; [이군악이라...] 표정이 야릇해지고

이군악; [소제의 이름을 전에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눈 번뜩

패륵; [그런 것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한 표정으로 웃고

이군악; (저 인간, 나에 대해 뭔가 알고 있다.) 눈 번뜩

패륵; [수인사는 되었고.... 이제 본격적인 거래에 들어가자.]

이군악; (말을 돌리는군.) + [칠대마병중 두 가지를 내놓으시는 대가로 소제가 무얼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패륵; [간단하다.]

패륵; [내 심장에 박힌 흡혈창을 뽑아주면 된다.] 흡혈창을 보며

이군악; (그건 원래 내 목적이었는데...) + [사형이 직접 흡혈창을 뽑지 못하는 사정이 있는 모양이로군요.]

패륵; [흡혈창은 정말 지독한 물건이다. 흡혈창에 의해 작은 상처만 생겨도 온몸의 피를 마른 솜이 물 빨아들이듯 흡수한다.]

패륵; [헌데 작은 상처가 아니고 피가 들고 나는 심장을 관통 당했으니 그 후유증이 어떻겠느냐?] 이를 부득 갈고

이군악; [보.. 보통 사람 같았으면 관통 당하자마자 피가 몽땅 빨려 죽었겠습니다.] 침 꼴깍 삼키고

패륵; [다행히 난 보통의 인간이 아니었다.] 흐흐흐! 웃고. 잘난 척

이군악; (이런 상황에서도 잘난 척은...) 눈 흘기고

패륵; [나는 두 가지 방법을 써서 지금까지 연명해왔다.] [첫째, 무엇이든 얼려버리는 만년한옥의 냉기(冷氣)를 이용해서 목 아래 부부의 몸뚱이를 꽁꽁 얼려버렸다.]

이군악; [몸을 얼려서 피가 흡혈창에 흡수되는 걸 저지했군요.] 깨닫고

패륵; [오래전에 이 근처를 지나던 난 신무곡이 사시사철 안개에 덮여있는 원인에 흥미가 생겼었다.]

패륵; [그래서 조사해본 결과 이 동굴 속에 땅 속의 냉기가 응결되어 형성된 만년한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패륵; [그때는 그냥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만년한옥을 찾아냈던 것인데 그 호기심이 내 목숨을 연명하게 해준 것이다.]

이군악; [그야말로 천우신조로군요.] + (세상을 위해선 재앙이지만...)

패륵; [만년한옥의 덕을 보긴 했지만 흡혈창에 대항하는 완전한 해결방법은 못되었다.] 고개를 조금 젓고

이군악; [몸을 얼렸어도 피가 조금씩이지만 흡혈창에 흡수되고 있겠습니다.] 깨닫고

패륵; [그렇다.] [꽁꽁 언 얼음의 습기도 자연스럽게 증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끄덕이고

패륵; [게다가 나는 머리 부분은 얼지 않은 상태라 피의 소모도 적지 않고 영양분도 섭취를 해야만 했다.]

패륵;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두 번째 수단을 써서 목숨을 부지해온 것이다.]

이군악; (십여년의 세월동안 수백명의 피를 빨아먹고 죽인 걸 잘도 합리화하는군.) 샐쭉거리고

패륵; [내게 지난 십년은 말 그대로 지옥같은 세월이었다.]

패륵; [하지만 그 십년의 세월동안 절치부심한 덕분에 나는 흡혈창에 관통당한 심장을 복구할 수 있었다.] 음산하게 웃고

이군악; [심... 심장을 복구하셨단 말씀이십니까?] 경악과 불신

패륵; [정확히 말하자면 심장의 기능 상당 부분을 다른 장기로 이관한 것이다.] [심장의 남아있는 부분과 각 장기의 혈관을 직접 연결시킨 덕분에 가능한 일이지.] 흥분

이군악; (자기 몸의 구조까지 바꾸고... 정말 말도 안되는 괴물이로구나.) + [사형이 대단한 분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소제, 진심으로 감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포권하며 굽신

패륵; [심장이 궤뚫리고도 십년 넘게 살아있었던 인간은 나 이전에는 없긴 했지.] 흐흐흐! 기분이 좋아서 웃고

이군악; (잘났다 인간아!) + [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흡혈창을 뽑아내지 못하시는 데는 사정이 있겠습니다.] 눈치 보며 묻고

패륵; [침독이 놈이 던진 흡혈창은 운 나쁘게도 내 심장의 가장 중요한 혈관들을 뚫고 지나갔다.] 이를 부득 갈고

패륵; [만일 무리하게 흡혈창을 뽑아내다가는 겨우 봉합해놓은 그 혈관들이 다시 터져서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패륵; [그같은 상황을 모면할 유일한 방법이 누군가 나 대신 흡혈창을 뽑아주는 것이다.]

패륵; [흡혈창이 뽑히는 사이에 나는 끊어졌던 혈관들을 다시 연결시키는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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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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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사천성(四天省)>험준한 산맥. 봉우리는 높고 골짜기는 깊다

<-대파산(大巴山)> 위의 산맥

어느 험준한 절벽 위. 두명이 서있다. 이군악과 파면살주.

두 사람이 서있는 절벽 아래쪽에는 짙은 안개로 덮인 계곡이 있다.

파면살주; [저 아래쪽 계곡의 이름은 원래 신무곡(神霧谷)이었네.] 아래를 가리키며

파면살주; [사시사철 짙은 운무가 발생하여 붙은 지명인데... 십여년전부터는 음양계(陰陽界)라고 불리어오고 있지.]

이군악; [음양계라면 이승과 저승의 경계 아닙니까?]

파면살주; [때때로 저 안에서 기이한 노래 소리가 흘러나오는데 그 노랫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사람은 두 번 다시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고 하네.]

파면살주; [그래서 저곳에 저승으로 통하는 입구, 즉 음양계가 있다는 소문이 나게 된 것일세.]

이군악; [물론 진짜 음양계가 저곳에 있는 건 아니겠지요?] 겁에 질려 억지로 웃고

파면살주; [진짜 음양계는 아니지만 염라대왕만큼 무서운 존재가 저 안에 도사리고 있는 건 사실이라네.]

이군악; [패륵!]

이군악; [패천오수의 으뜸인 패륵이 저 곳에 숨어있었군요.]

파면살주; [벌써 십년전이 일이지.] 끄덕

파면살주; [만일 패륵이 저곳에 갇혀있지 않았다면 이미 천하는 대부분 그 괴물의 수중에 장악당했을 걸세.]

이군악; [갇히다니....] [누가 패륵을 강제로 저곳에 감금해놓았단 말씀이십니까?]

파면살주; [패륵 정도되는 괴물을 가둘 수 있는 게 누구겠는가?] 의미심장하게

이군악; [패천오수들중 다른 네 짐승의 짓이로군요.] 깨닫고

파면살주; [십년전... 네 짐승은 자신들을 까마득히 앞지르고 있는 패륵의 성취에 두려움을 느꼈었네.] 끄덕이고

파면살주;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패륵을 제거해야겠다는 데에 네 짐승의 의견이 일치한 걸세.]

파면살주; [결국 일대사(一對四)의 대결이 벌어졌는데... 놀랍게도 패륵은 다른 네 짐승을 맞서 싸우고도 전혀 밀리지 않았네.]

이군악; [패륵이란 인간... 정말 사부님에 못지 않은 괴물이었군요.] 침 꿀꺽

파면살주; [그래도 중과부적이라는 옛말이 증명되었고... 패륵은 아차 방심했다가 침독이 날린 흡혈창에 심장이 궤뚫리고 말았네.]

이군악; [흡혈창에 심장이 궤뚫리고도 죽지 않았단 말입니까?] 놀라고

파면살주; [죽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격전장에서 이천여리를 도망쳐 저곳 신무곡으로 숨어들어갔네.] 아래를 가리키고

이군악; [심장이 궤뚫리고도 이천여리를 도망치다니...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하는 괴물이로군요.] 경악하고

파면살주; [하물며 흡혈창은 살짝 닿기만 해도 몸속의 모든 피를 흡수해버리는 가공할 마력을 지닌 마물이네.]

파면살주; [흡혈창에 심장이 관통당한 상태에서도 멀쩡히 목숨을 부지하고 도망치는 패륵의 모습에 다른 네 짐승들이 어떤 공포를 느꼈을지는 상상이 가고도 남을 걸세.]

이군악; [패륵이 그 지경이 된 몸으로 굳이 이천리를 도망쳐 신무곡을 찾아들어간 데는 이유가 있겠습니다.]

파면살주;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신무곡에 패륵을 기사회생 시켜줄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건 확실하네.]

이군악; [그렇겠습니다.] 끄덕

파면살주; [그후 십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네 짐승은 감히 신무곡에 들어가 패륵의 생사를 확인해볼 엄두를 내지 못해왔네.]

이군악; [심장이 흡혈창에 궤뚫리고도 이천리를 달려온 괴물이 도사리고 있는 저기를 맨 정신으로 들어갈 수 있을 리가 없겠지요.] 침 꿀꺽 삼키며 신무곡을 내려다본다.

파면살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흡혈창을 회수하려는 시도는 재고해보게나.] [교연의 안위는 내가 책임 질 테니...] 걱정

이군악; [걱정해주시는 건 고맙지만 저 아래에는 내려갔다 와야겠습니다.] 고개 저으며 계곡을 내려다 보고

이군악; [패륵이 도대체 어떻게 심장이 관통당하고도 살아있는지 궁금해졌거든요.] 계곡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파면살주;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사지에 들어가 보겠단 말인가?]

이군악; [하루가 지나도 돌아 나오지 못하면 실패한 줄 알고 돌아가십쇼.] 팟! 절벽에서 몸을 날리고

파면살주; [이보게!] 급히 절벽 끝으로 가지만

쏴아아! 양팔을 벌리고 안개 속으로 날아 내려가는 이군악의 뒷모습

파면살주; [저 무모한 놈...] 당혹

쏴아아! 그 사이에 이군악의 모습은 짙은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파면살주; [하긴 나나 장진이에게 필요한 것은 저런 과감함이겠지.] 한숨

파면살주; [원수가 누구인지 알고 또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십오년의 세월 동안 준비만 해오고 있으니...] 자조

파면살주; [아무쪼록 저 아이에게 천지신명의 가호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한숨 쉬며 절벽을 내려다보고

파면살주; [패천오수의 마수에서 살아남으려면 천지신명의 가호기 필수적이니...] 안개를 내려다보면서 중얼거리고

 

#160>

짙은 안개로 덮인 곳. 바닥에는 해골과 썩어 들어가는 시체들이 널려있다.

안개 속을 걸어오는 이군악. 두리번. 오만상

이군악; [시체 썩는 냄새가 지독하구만.] 손가락으로 코를 누른 채 오만상

이군악; [흑수련의 촉루평도 여기에 비하면 무릉도원이었어.] 주변에 널려있는 해골과 시체들을 보고

이군악; (시체들의 상태가 다양하다.) 혐오스런 표정으로 시체들을 살피고

<오래 전에 죽어 완전히 육탈(肉脫)이 된 시체가 있는가 하면 아직 썩지 않은 시체도 있다.> 해골 들 사이에 쓰러져 있는 사내의 시체를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그 시체는 썩지 않았지만 대신 해골에 가죽을 씌워놓은 것처럼 삐쩍 말랐다.

이군악; (이 시체의 사인(死因)은...) 그 삐쩍 마른 시체를 내려다 보고

시체의 목에 나있는 네 개의 구멍

이군악; (목에 나있는 이빨 자국이다.) 침 꿀꺽

이군악; (저 상처를 통해 온몸의 피가 빨려서 죽은 것이다.) (물론 피를 빨아먹은 범인은 패륵일 테고...)

이군악; (신무곡... 아니 이곳 음양계를 뒤덮고 있는 이 시체들은 지난 십여년간 패륵에게 피를 빨리고 죽은 희생자들의 것이다.) 둘러보고

이군악; (대체 패륵은 어떤 상태이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서 피를 빨아먹어온 것일까?) 생각할 때.

<크크크....> 갑자기 어디에선가 들리는 웃음소리

이군악; (이 웃음소리....) 눈 부릅! 긴장하고

<크크크크 크크크!> 이어지는 웃음소리고

이군악; (웃는 것같기도 하고 우는 것같기도 한 이 웃음소리가 혹시...) 아연 긴장

 

<때때로 저 안에서 기이한 노래 소리가 흘러나오는데 그 노랫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사람은 두 번 다시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고 하네.> 파면살주가 절벽 위에 자신과 함께 서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며 한 말을 떠올리는 이군악

 

이군악; (패륵!) 아연긴장

이군악; (저 괴상한 웃음소리는 패륵이 희생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부르는 노래, 사망곡(死亡哭)일 것이다.) 생각할 때

슥! 갑자기 이군악의 다리가 움직인다.

이군악; (헉!) 기겁하며 자기 다리를 보고

이군악; (다... 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인다.) (게다가....) 비틀 비틀 앞으로 걸어가며 경악하고

<크크크크!> 이어지는 웃음소리.

이군악; (웃음소리가 들리자 술에 취한 듯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정신이 몽롱해진다.) 비틀 비틀 걸어가며 눈빛이 몽롱해지고

이군악; (정.. 정신을 차려야한다. 패륵의 사망곡에는 인간을 백치로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으니....) 이를 악물고 정신을 차리려 하고. 그러다가

<반야대능력(般若大能力)을 연마하면 마음의 힘을 쓸 수 있게 된다.> 혈나한의 말을 떠올리는 이군악.

<반야(般若)는 모든 것을 아는 지혜이니 삿된 것, 거짓 된 것에 미혹(迷惑)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절영도의 동굴 안에서 벽을 등지고 앉아 말하던 혈나한의 모습이 이어지고

이군악; (반... 반야대능력을 떠올려야만 한다.) 정신이 혼미해진 표정으로 중얼 중얼

이군악; (사망곡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 반야대능력의 힘을 빌어 내 중심(中心)을 지키는 것뿐이다.) 중얼 중얼. 그 사이에도 발은 자석에 이끌리듯, 안개 속으로 걸어가고.

 

#161>

안개가 끝나는 부분. 높은 절벽이 나타난다. 그 절벽 아래에 커다란 동굴이 있는데 동굴 안에서 연기처럼 안개가 꾸역꾸역 흘러나오고 있다.

<크크크!> 어디선가 들리는 웃음소리

안개 속에서 비틀비틀 걸어오는 이군악. 지금은 눈을 감은 채 입으로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다.

<오라! 어서 내게로 오라!> 크크크! 웃음소리에 실린 최면술에 의해 이군악의 두 다리는 비틀 비틀 앞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 동굴 입구에 가까워지는 이군악. 그러다가

번쩍! 눈을 부릅 뜨는 이군악. 눈에 초점이 생겼고

확 다가오는 동굴. 안개가 뿜어져 나오고

이군악; (위... 위험했다!) 콱! 비틀하며 동굴 옆의 벽을 손으로 짚고

이군악; (하... 하마터면 정신을 차리기 전에 이 동굴 속으로 끌려들어갈 뻔 했다.) 헉헉! 비지땀 흘리며 동굴을 보고

이군악; (사부가 가르쳐준 반야대능력 덕분에 사망곡의 섭혼마력(攝魂魔力)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마의 비지땀을 소매로 닦고. 그 직후

빠각!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이군악의 귀에 들리고

급히 돌아보는 이군악

빠각! 빠각!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며 안개 속에서 사람 형상이 나타난다. 하나가 아니고 세 개다

쿵! 안개를 뚫고 나타나는 세 명의 인물. 한명은 전형적인 사냥꾼으로 칼을 차고 활을 들고 화살통을 짊어졌다. 다른 한명은 풍만한 몸매의 전형적인 산골 여자. 가무잡잡하지만 제법 미인으로 나물을 캐다 끌려온 듯 머리에는 수건을 둘렀고 양손에 바구니와 호미를 들었다. **사실 이 여자는 벽력당이란 문파의 며느리로 패륵에게 복수를 하러 왔다. 이름은 당가연. 나이는 서른살 전후** 마지막 한명은 젊은 청년인데 전형적인 자객 인상이다. 흑수련의 자객이다.

빠각 빠각! 세 사람이 걸어오면서 그들이 발에 밟힌 뼈 조각들이 부서지는 소리

이군악; (저들은...) 동굴 벽에 기대어 세 사람을 보고

이군악; (신무곡 근처에 있다가 패륵의 사망곡에 제압당한 사람들일 것이다.) 빠각! 빠각! 이군악이 보는 사이에 동굴 입구로 다가오는 세 사람. 모두 눈에 초점이 없다.

이군악; (이자는 사냥꾼일 테고...) 자기 앞을 지나 동굴로 들어가는 사냥꾼을 보고 눈 번뜩

이군악; (이 여자는 근처 산촌(山村)의 촌부(村婦)인데 나물을 캐러 왔다가 끌려왔겠지.) 산골 여자 모습을 한 당가연을 보고. 그러다가

[!] 눈 번뜩이는 이군악

마지막으로 동굴로 들어가는 흑수련의 자객.

그자의 소매에 작게 검은 손이 그려져 있다.

이군악; (저놈은 흑수련의 자객이다.) 눈 번뜩

이군악; (상당한 실력을 지닌 걸 보면 지자급(地字級)이나 현자급(玄字級)....) (모용후의 지시로 나와 파면살주의 뒤를 밟았겠지.) 생각하며 동굴 입구 벽에서 몸을 떼고

이군악; (제압당한 척 저들을 따라 들어가 보자.) 눈을 멍청하게 하고

<패륵!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인간인지 내 눈으로 직접 봐주겠다.> 세 사람의 뒤를 따라 동굴로 들어가는 이군악.

 

#162>

깊은 동굴. 안개가 강물처럼 흐르고 있고.

그곳을 나란히 걸어 들어가는 네 사람. 사냥꾼이 앞장 서고 당가연이 뒤따르고 그 뒤를 흑수련의 자객과 이군악이 따라간다.

헌데 세 사람의 몸에 성애가 끼어있다.

이군악; (안으로 들어갈수록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주변을 살피며 생각하고

이군악; (바닥에는 얼음까지 얼어있고...) 빠각! 빠각! 발에 밟히는 바닥의 얼음들. 동굴 바닥이 얼음으로 덮여있다.

이군악; (이 동굴에서 사시사철 밖으로 뿜어져 나가고 있는 안개는 기온이 떨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군악; (무언가 강력한 냉기를 지닌 것이 동굴 안쪽에 있다는 얘기인데...) 생각할 때

<크크크!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로군.> 동굴 안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이군악; (패륵!) 흠칫! 긴장하며 앞을 보고

<아무리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라지만 냄새 나는 사내놈들의 피를 빨아먹는 건 고역이었는데 오랜만에 계집이 걸려들었구나.> 쿠오오! 동굴 안쪽의 짙은 안개 속에서 들리는 음산한 웃음소리.

이군악; (조심해야한다. 사망곡의 섭혼마력에 빠지지 않은 걸 들키면 심각해지니...) 눈을 몽롱하게 만들며 앞으로 걸어간다

 

화악! 갑자기 안개가 사라지며 동굴 안쪽의 상황이 드러난다.

동굴 안쪽 막다른 곳은 원형의 지하광장. 지하광장 전체가 얼음으로 덮여있다. 천장에는 고드름들이 몇 미터 길이로 주렁주렁 달려있고 바닥에는 석순처럼 얼음 기둥들이 돋아나 있다. 사방의 벽도 얼음으로 덮여있다.

지하광장의 끝, 고드름으로 덮인 천장 아래쪽에 벽을 등지고 한명의 인물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바로 패륵인데 새하얗고 높이 1미터쯤 되는 바위 위에 앉아있다. 바위의 크기는 직경 2미터쯤이며 모양은 타원형이다. 그 바위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패륵. 봉두난발에 수염이 아주 길다. 가슴에는 한 자루의 창이 등쪽에서 가슴 쪽으로 빠져나와 있다. 창은 투창 비슷하게 생겼으며 한자쯤의 날 외에 2미터쯤인 손잡이에는 전체가 옛날 글자들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이 창이 흡혈창. 흡혈창에 몸통이 궤뚫린 패륵은 하얀 돌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데 온몸이 얼음에 덮여있다. 목 윗부분만 얼음 밖으로 나와 있다. 눈을 감고 있고. 다만 그자의 가슴을 관통한 흡혈창은 길어서 양쪽 끝이 얼음 밖으로 삐져나와있다.

이군악; (저자가 바로...!) 눈을 몽롱하게 뜬 채 긴장

<패천오수중 용(龍)인 패륵!> 패륵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쿠오오! 몸에서 칙칙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이군악;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든다.) (패륵이 사부에 필적하는 괴물이라는 평판이 과장된 게 아니었다.) 주먹 꾸욱 쥐어지고

이군악; (몸이 머리를 제외하고 전부 얼음에 덮여있는 것을 보면 패륵이 깔고 앉아있는 하얀 돌은 아마도 만년한옥(萬年寒玉)일 테고....) 얼어붙어 있는 패륵의 모습을 보고

<저것이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중 흡혈창!> 패륵의 가슴을 관통하고 있는 흡혈창의 모습 크로즈 업

이군악; (흡혈창이 가슴으로 뚫고 나온 위치를 보자면 확실히 심장을 관통당했다.)

이군악; (헌데 심장이 궤뚫린 저런 상태로 어떻게 십년 넘는 세월동안 살아올 수 있었단 말인가?) 생각할 때

패륵; [크크크! 이런 이런...] 눈 감은 채로 웃고

[!] 움찔! 하는 이군악

패륵;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감히 본좌를 어떻게 해볼 생각을 하다니...] 쿠오오! 온몸에서 살기가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이군악; (젠장! 들켰다!) 인상 우그러지고.

이군악; (지금이라도 도망갈까?) 순간적으로 갈등하며 주춤

이군악; (아니다! 기왕 들킨 거 정면 승부를 걸어보자.) (패륵도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니니 승산이 없진 알을 터!) 우둑! 발에 힘을 주며 앞으로 뛰쳐나가려 하고. 헌데 바로 그때

당가연; [패륵!] 돌연 고함을 버럭 지르며 들고 있던 바구니를 번쩍 쳐든다

[!] 돌진하려다가 눈 부릅뜨며 멈추는 이군악.

당가연; [네놈 손에 죽은 벽력당(霹靂堂) 오백 식솔의 복수다!] 화악! 악을 쓰면서 바구니를 확 뿌린다. 당가연이 뿌린 바구니 안에서 나물들과 함께 세 알의 검은 구슬이 패륵에게 날아간다. 그 구슬들을 나물들로 감추고 있었던 것

이군악; (들킨 건 내가 아니었다.) 안도하며 경악. 그러다가

쐐액! 휘익! 패륵을 향해 날아가는 세 알의 검은 구슬 크로즈 업

이군악; (벽력탄(霹靂彈)?) 팟! 기겁하며 뒤로 날아가며 눈 부릅 뜨고.

팟! 동시에 당가연도 뒤로 휙 날아서 피하려 하고. 반면

사냥꾼과 흑수련의 자객은 패륵에게 다가가는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 직후

쾅! 텅! 당가연이 바구니로 뿌린 구슬들이 패륵의 몸과 패륵이 앉아있는 하얀 돌에 부딪힌다. 그 직후

번쩍! 강렬한 섬광이 일어나고

콰쾅! 폭발에 휩싸이는 패륵 주변의 공간

 

#163>

[!] 절벽 위에서 신무곡을 내려다 보다가 눈 부릅뜨는 파면살주

드드드! 절벽이 지진이 난 듯 진동하고 있다

파면살주; (신무곡 깊은 곳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긴장

파면살주; (패륵이 눈치 채고 이군악과 충돌한 것인가?)

<제발 무리하지는 마라 이군악. 흡혈창은 손에 넣지 않아도 되니...> 걱정하는 파면살주

 

#164>

다시 패륵이 있는 동굴 내부. 드드드! 동굴 입구가 자리한 절벽 전체가 뒤흔들리고

콰드득! 쩌적! 퍼펑! 패륵이 있는 지하광장. 천장을 뒤덮고 있던 고드름들이 마구 부서져 아래로 떨어진다. 벽을 덮고 있던 얼음의 벽도 무너지고. 바닥에서 치솟았던 얼음 기둥들도 박살이 나서 무너진다

[...!] 팔로 얼굴을 가리며 앞쪽을 노려보는 당가연. 지하광장 입구 쪽에 서있다. 드드드! 콰드드! 주변으로 얼음기둥과 고드름들이 마구 무너지고 있다

당가연; (해치운 걸까?) 기대와 흥분에 차서 앞을 보고

당가연; (미리 귀를 막아 놔서 저 마귀의 섭혼술에는 걸리지 않았었는데...) 귀에서 솜을 꺼내며 앞을 보고. 그 사이에도 주변에는 마구 얼음이 떨어지고 있는데

드드드! 이윽고 진동이 갈아앉고

쿵! 드러나는 장면. 지하광장을 뒤덮고 있던 엄청난 양의 얼음들이 무너져 지하광장 바닥에 쌓여있다. 높이가 2-3미터는 되어 패륵이 있던 곳이 보이지 않는다.

무너진 얼음들 사이로 사냥꾼과 흑수련 자객의 시체가 보인다. 벽력탄의 폭발에 휘말려 몸이 터진 모습이고

당가연; (벽력탄 한 알이면 작은 동산 하나쯤은 어렵지 않게 무너트릴 수 있다.)

당가연; (하물며 밀폐된 공간에서 세 알의 벽력탄을 맞았으니 인간인 이상 무사하진 못할 것이다.) 흥분. 확신. 이어

당가연; [호호호! 잘 죽었다 마귀 새끼야!] [우리 벽력당을 피로 씻고도 네놈이 무사할 줄 알았느냐?] 깔깔 웃고. 바로 그때

<그러니까 네년이 화기(火器)의 명가인 벽력당의 생존자라는 얘기로군!> 갑자기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며 웃음 멈추는 당가연

<벽력당 당주의 며느리 년이 친정에 가있어서 화를 면했다더니 네년이 바로 그년이겠구나.> 드드드! 말과 함께 수북하게 쌓인 얼음덩어리들이 진동하고

당가연; [살... 살아있었구나.] 공포와 절망의 표정으로 비틀 뒤로 물러서고

<아무렴 나 패륵이 벽력탄 따위에 죽을 것같으냐?> 슈우! 드드드! 얼음들이 허공으로 떠오르며 그 안쪽에서 강렬한 사람의 눈빛이 뿜어져 나온다

당가연; [흐윽!] 겁에 질려 급히 돌아서서 지하광장 밖으로 도망치려 하고. 하지만

<달아나겠다?> 펑! 허공에 떠오르던 얼음들이 폭죽 터지듯 터지며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패륵의 모습이 드러난다. 여전히 만년한옥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으며 목 아랫부분이 얼음에 덮여있다. 대신 전과 달리 눈을 부릅뜨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그냥 가면 서운하지! 몇년만에 제 발로 찾아온 계집인데...> 화악! 패륵의 몸에서 반투명하며 긴 촉수같은 것이 뻗어나가고

콰득! 지하광장에서 밖으로 달려 나가던 당가연의 몸을 뒤에서 휘감는 촉수같은 반투명한 기운

당가연; [아아아악!] 촉수에 휘감겨 허공으로 휙 잡아채어지며 비명을 지르고

패륵; [나이는 좀 들었지만 제법 쓸만한 계집이로군.] 촉수같은 기운으로 끌어들인 당가연의 몸을 올려다보며 음산하게 웃고

당가연; [놔... 놔라 이 악귀야.] 악을 쓰며 바둥거리지만 허리와 두팔이 촉수에 휘감겨 묶여있는 탓에 그저 다리만 버둥거릴 수 있을 뿐이고

그때마다 출렁이는 젖가슴

패륵; [농익은 몸뚱이도 본좌가 만난 계집들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기가 막히고...] 올려다 보며 웃고

패륵; [본좌가 머리 외에는 몸을 쓸 수 없는 게 유감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먹고 먹었을 텐데...] 히죽 웃는 패륵의 입술 밖으로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난다. 마치 드라큐라같다

당가연; [죽일 테면 죽여라! 귀신이 되어서라도 기필코 복수를 하고 말겠다.] 몸부림치면서 악을 쓰고

패륵; [죽을 각오가 되어있다니 부담 느끼지 않고 죽여주도록 하마.] 슈우! 촉수에 묶인 당가연의 몸을 자신의 얼굴 쪽으로 끌어들인다.

패륵; [계집의 피는 오랜만에 먹어보는 것이라 회가 동하는구만.]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고. 당가연의 목이 그런 패륵의 얼굴 쪽으로 끌려가고

당가연; [으으으!] 진저리를 치며 상체를 비틀지만

확 드러나는 당가연의 목

패륵; [그럼 잘 먹어주마!] 입을 딱 벌려서 당가연의 목을 물려하고

당가연; (안돼!) 목이 패륵의 송곳니에 꽂히려 하며 절망과 공포. 헌데 그 직후

멈칫! 하는 패륵의 입

투툭! 바닥의 얼음조각들이 움직이더니

화악! 갑자기 측면에서 거대한 주먹이 치솟는다. 얼음으로 이루어진 주먹인데 주먹 크기가 집채만하고

당가연; [악!] 돌아보며 비명 지를 때

패륵; [배교의 술법?] 꽝! 놀라는 패륵을 측면에서 후려치는 얼음주먹. 당가연은 다치지 않게 패륵의 몸만 때린다.

펑! 움찔하는 패륵의 몸을 때리며 박살이 나서 흩어지는 거대한 주먹, 방어막에 덮인 패륵의 몸은 꿈쩍도 않고 당가연의 몸만 허공으로 좀 튀어오르고.

퍼석! 그래도 충격을 받은 듯 당가연의 몸을 묶고 있던 반투명한 촉수가 흩어지고

당가연; [악!] 몸을 묶고 있던 촉수가 사라지자 허우적대며 추락하고.

퍼엉! 패륵을 때린 거대한 얼음 주먹이 잘게 부서져서 흩어지고. 헌데

슈욱! 흩어지는 얼음 주먹 잔해에 섞여서 몸을 숙이며 패륵의 앞쪽으로 나타나는 이군악

당가연; (저자도 패륵을 노리고 있었구나.) 퍼억! 얼음덩어리들이 쌓인 바닥에 등부터 떨어지며 놀라 이군악을 보고

패륵의 몸을 궤뚫고 있는 흡혈창 크로즈 업

이군악; (성공이다!) 콱! 패륵의 몸을 궤뚫고 있는 흡혈창의 날카로운 창날 바로 아래쪽의 창대를 움켜잡는다.

이군악; (이걸 뽑아내기만 하면 된다.) 흡혈창을 확 뽑으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히죽! 웃는 패륵의 입 부분. 이어

빠지지직! 이군악의 손이 움켜쥔 흡혈창으로부터 강력한 벼락이 이군악의 몸으로 흘러들어와 눈 부릅뜨는 이군악.

이군악; [끄아아악!] 오른손으로 흡혈창을 움켜쥔 채 몸이 뻣뻣해지며 비명 지르는 이군악

당가연; [저... 저런....!] 등부터 얼음에 덮인 바닥에 떨어졌다가 일어나면서 그런 이군악을 보며 경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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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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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어둑한 복도를 지나는 이군악과 이장진. 동굴을 손 봐서 만든 복도다. 일정 간격으로 횃불이나 등이 걸려 있고 경비 서는 자객들도 있다. 이군악과 이장진을 보자 인사하는 자객들

이장진; [자네는 매사에 너무 충동적인 게 문제야.] 한숨

이군악; [내가 좀 충동적이긴 한데... 뭐 잘못 한 거 있나?] 멀뚱

이장진; [잘못 해도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지.] [어쩌면 오늘 충동적으로 한 약속 때문에 죽을 수도 있어.]

이군악; [흡혈창을 구해오는 게 그렇게 위험한 일인가?] 침 꿀꺽. 비로소 긴장

이장진; [흡혈창은 바로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七大魔兵)중 하나일세.] 심각하게

이군악; [천마대종사의 칠대마병!] 눈 부릅

이어 이군악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독불군이 여러 개의 륜이 띠 없이 연결된 연환파천륜을 쓰던 장면과 당령이 긴 허리띠로 자신을 꽁꽁 묶던 장면

이군악; [천...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들은 패천오수의 수중에 있는 걸로 아는데...] 침 꿀꺽 삼키고

이군악; [흡혈창은 패천오수중 어떤 자가 갖고 있는 건가?]

이장진; [흡혈창이 원래 주인은 침독, 즉 흑수련의 현 련주일세.]

이군악; [침독의 졸개인 모용후가 침독의 수중에 있는 물건을 훔쳐오라고 하다니...] [어째 말이 안되는데...] 갸웃

이장진; [사실을 말하자면 흡혈창은 이미 십여년전에 침독의 수중을 떠났네.]

이군악; [옳거니!] [남의 수중에 들어가 있는 흡혈창을 되찾으려고 침독은 혈안이 되어 있겠구만.] 주먹으로 손바닥 치고

이장진; [흡혈창만 회수해서 침독에게 갖다 바치면 모용후의 입지는 반석 같아질 걸세.] 고개 끄덕이고

이군악; [그건 자네 부자에게 그다지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구만.] 찡그리고

이장진;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화살은 쏘아진 셈인데...] 한숨 쉬며 말하고. 그 사이에 거의 복도 끝에 이르렀다

이군악; [헌데 흡혈창이 누구 손에 있기에 침독 정도 되는 인간이 직접 찾을 생각을 못하고 있는 건가?]

이장진; [침독이 자네 사부 다음으로 두려워하는 존재!] 앞을 보며

이군악; [패륵(貝勒)!] 눈 부릅

이군악; [패천오수중의 용(龍)이며 자질로는 사부에 못지 않다는 그 괴물이 흡혈창을 갖고 있었군.] [그래서 침독이 감히 회수할 엄두를 못 내고 있고...]

이장진; [흡혈창이 패륵과 함께 있게 된 데는 좀 복잡한 사정이 있고...] [다 왔네.] 복도 끝에 있는 철문 앞에 이르고

이장진; [교연은 이 문 안쪽에 있네.] [떠나기 전에 인사나 하도록 하게.] 끼익! 문을 열어주고

이군악; [그래야겠지?] 이장진이 열어주는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다. 문 안쪽은 밝다

이군악; [오!] 안쪽으로 들어가며 눈 휘둥그레지고.

 

#157>

쿵! 문 안쪽은 별천지. 수직의 동굴. 아래가 넓고 위가 좁아지는 구조인데 바닥은 직경이 수십미터 정도된다. 그곳에 정원도 있고 물이 흐르는 수로도 있고. 한쪽에 정자가 있다. 그 정자에 귀모모와 교연이 있다. 정자에 놓인 침대에 교연이 힘없이 누워있고. 그 옆에 사람 좋아 보이는 뚱뚱한 체형의 노파가 앉아 있다가 돌아본다. 그 노파가 물론 가면을 벗은 귀모모다. 교연은 잠옷 차림에 가슴을 붕대로 감고 힘없이 누워있고

이군악; [뜻밖이로구만. 감옥 같은 데 가둬뒀을 줄 알았는데...] 철문 안쪽으로 들어서며

이장진; [교연은 어쨌든 흑수련의 주인을 자처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귀한 신분일세.] [하물며 중상을 입은 몸인데 어찌 감옥에 가둬둘 수가 있겠나?] 문을 닫고 이군악을 따라오며 말하고

이군악; [그렇긴 하지.] 정자로 다가가고. 귀모모가 일어난다.

이군악; [할멈! 수고했어!] 손 들어 보이며 정자로 가고

이군악; [가면을 벗고 있으니까 영락없는 부잣집 할멈 같은데 그래.] 히죽거리며 다가가고

귀모모; [버르장머리 없는 놈 같으니...] 눈 흘기며 정자에서 내려오고

이군악; [우리 예쁜이 상태는 좀 어때?] 정자에서 내려오는 귀모모에게 다가가며 눈짓으로 정자 안을 가리키고

귀모모; [해독은 했지만 후유증 때문에 당분간 운신은 힘들 게다.]

이군악; [모용후, 그 죽일 놈이 감히 우리 예쁜이를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놨으렷다?] 이를 바득 갈며 정자로 다가가고. 가슴에 비수가 박힌 모용후가 장풍을 날려 교연의 가슴을 통타하던 장면 떠올리고

이군악; [반드시 응보(應報)를 치루게 해주마!]

귀모모; [교연이는 몸이 성한 상태가 아니니까 허튼 짓은 하지 마라.] 이군악을 지나치며 말하고. 이장진은 입구쪽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있다.

이군악; [걱정마! 아무렴 내가 환자 상대로 이상한 짓을 하는 꼴통인 것같아?] 샐쭉거리며 정자로 올라가고

귀모모; (못 믿겠다 이놈아.) 눈 흘기며 이장진에게 다가가고

이장진; [고생하셨습니다 귀모모님!] 고개 숙이고

귀모모; [제자 하나 잘못 둬서 늘그막에 무슨 고생인지 원...] 혀를 차며 이장진을 지나가고

귀모모; [이번에 헤어지면 언제 또 만나게 될지 모르니 둘이 있게 해줘.] 문쪽으로 가고

이장진; [예...] 정자 쪽을 힐끔 보며 귀모모를 따라가고. 이군악은 정자에 올라가 정자 안의 침대로 다가가고 있다.

이장진; (비록 피붙이들을 모두 침독과 모용후에게 잃긴 했어도 교연이가 아주 복이 없진 않군.) 귀모모가 열고 나가는 철문으로 가고

이장진; (어쨌든 인중지룡인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이군악과 인연이 닿았으니...) 철문을 닫으며 나가고

철컹! 철문이 닫힌다.

 

이군악; [나 보고 싶었지?] 침대 옆의 의자에 앉으며

교연; [전혀...] 새침

이군악; [마음에도 없는 소리하니까 우리 예쁜이 더 새침하고 예뻐 보이네.] 능글맞게 웃으며 교연의 손을 두손으로 잡고

교연; [속 느글거리니 그 말투 좀 바꿔.] 눈 흘기고

이군악; [습관이 그렇게 쉽게 바뀌나?]

이군악; [나하고 평생 같이 살려면 내 이런 말투에 자기가 적응하는 수밖에 없어.]

교연; (평생 같이 살려면...) + [어이구 그러셔요?] 샐쭉. 그러면서도 얼굴 발개지고

이군악; [유감스럽게도 모용후는 자기의 독 바른 비수에 찔리고도 살아났어.]

교연; [그렇다고 들었어.] 끄덕

이군악; [생각같아서는 내 손으로 그 인간의 모가지를 부러트리고 싶지만...]

교연; [그런 짓하면 나에게 찍히는 거 알지?] 표독

교연; [모용후의 목은 내 손으로 따고 말거야. 그러니까 넌 절대 그 인간 건드리지 마.] 이를 바득 갈고

이군악; (에고 무서워라!) + [명심해두지.] 침 꼴깍

이군악; [그런데 너도 참 독종은 독종이다.] [철부지 시절에 당한 참극을 지금까지 기억해두고 있다가 복수를 시도했으니...]

교연; [모용후가 침독의 앞잡이가 되어서 아버지를 시해한 게 내가 네 살 때였어.] 끄덕

 

<그 짐승들은 나도 죽일 생각이었지만... 겨우 네 살짜리 어린 계집아이를 죽일 경우 흑수련의 자객들로부터 원성을 살 것을 우려해서 살려뒀었어.> 흑수지존이 죽어있고. 그 앞에 침독이 서서 돌아본다. 모용후가 잡고 있는 네 살 무렵의 교연이 몸부림치며 울고 있고. 주변에는 흑수련의 자객들이 빙 둘러 서서 보고 있다. 그 중에는 귀모모와 천살노도 있고

 

교연; [대신 나를 흑수련의 뇌옥 가장 깊은 곳에 가둬뒀었는데...]

 

<그렇게 이년쯤 지난 어느 날 밤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뇌옥의 문이 열려 있었어.> 철창으로 쳐진 감옥 안에서 누더기를 덮고 잠들었다가 일어나는 여섯 살 무렵의 교연. 감옥의 쇠창살 문이 열려있다.

<겁도 나고 무서웠지만 감옥을 빠져나와서 흑수련을 탈출했어. 그리고 평소 알고 지내던 사냥꾼 네 집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어.> 한밤 중. 산중의 작은 집. 집에 불이 켜지고 사냥꾼 부부가 내다보다가 놀란다. 마당에 쓰러져 있는 여섯 살 무렵의 교연

 

교연; [제법 기억력이 좋았던 나는 아버지의 독문 무공 몇 가지를 외우고 있었어.]

교연; [사냥꾼 부부를 양부모로 모시고 멀리 도망가서 그 무공들을 익히며 복수의 기회가 오길 기다렸던 거야.]

이군악; [감옥의 문이 저절로 열리진 않았을 테고....] [누가 자기의 탈출을 도와주었을까?] 교연의 손을 만지며

교연; [네가 생각하는 그 사람일 거야.] 이미심장한 표정

이군악; [한눈에 자기를 알아본 것도 그렇고...] [그 사람 외에는 달리 떠오르는 사람이 없군.] 석달전 흑수련 입구에서 관에 누워있는 교연을 들여다보던 파면살주를 떠올리고

교연; [그 사람은 내가 여길 탈출하기 일년전쯤 가입을 한 신참 자객이었는데...] [내 처지가 가엾게 느껴졌는지 수시로 찾아와서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곤 했어.] 끄덕이고

이군악; (파면살주... 아니 옥면신협(玉面神俠)으로서도 동병상림의 감정을 느꼈었겠지.) 고개 끄덕이고

이군악; (그래서 예쁜이를 도와줄 생각을 했을 테고...)

교연; [나 때문에 위험한 일을 하게 되었다고 들었어.]

이군악;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하늘 아래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은 없으니까.] 뻐기고

교연; [허풍쟁이...] 샐쭉. 그러면서도 얼굴 살짝 붉히고

이군악; [허풍 아닌데...] 삐진 표정. 그러다가

교연; [고마워.] 억지로 웃는 교연의 표정에 흠칫 이군악

교연; [네가 날 모용후의 마수에서 구해주든 못 구해주든 은혜는 잊지 않을게.]

이군악; [속궁합까지 맞춰본 우리 사이에 은혜는 무슨...] 대범한 척

이군악;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까 그동안 몸조리 잘하고...] + [!] 말하다가 흠칫

교연이 눈을 감고 있는데. 얼굴이 발그레하고. 입술이 좀 벌어져 있다

입술 크로즈 업

이군악; (내상이 심해서 몸은 허락하지 못하고 입술로 대신하겠다는 뜻이로군.) 일어나서

이군악; (그럼 거절할 수 없지.) 몸을 숙여서 교연을 끌어안고

두 사람의 입술이 서로 닿고

이불을 쥔 교연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눈을 감고 깊은 키스하는 두 사람

달아오르는 교연의 얼굴.

<이 사람이야.> 스윽! 이군악의 등을 더듬는 교연의 손

<강제로 당하다시피 맺어진 인연이지만... 내가 의지하고 살아가야할 사람은 바로 이 사람이야!> 이군악의 목을 끌어안고 열렬히 키스하는 교연의 모습 배경으로 교연의 생각

 

#158>

밤. 어느 도시. 화려한 불빛들.

환락가. 기루가 즐비.

호객하는 야한 차림의 기녀들.

기루의 내부. 질탕하게 노는 인간들. 기녀들과 한량들. 끌어안고 주무르고 노래부르고 춤 추고. 응응하는 것들도 있고. 난장판. 헌데

그 기루의 어느 건물. 이층인데 사방의 창문이 다 열려 있다. 발이 쳐져서 기루 내부의 모습은 밖에서 자세히 안보인다. 대신 창문이 모두 열려있어서 기루의 온갖 소음이 다 들린다.

넓은 방. 중앙에 휠체어에 앉아있는 설지. 설지의 앞쪽에는 커다란 수놓는 틀이 비스듬하게 세워져 있다. 헌데

슈욱! 슉! 수많은 바늘들이 허공을 난무한다. 수놓은 틀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반복하는 수십개의 바늘들. 수놓은 틀에는 화려한 봉황의 모습이 수놓여지고 있다

지긋이 수놓은 틀을 바라보는 설지.

각가지 색상의 실들이 꿰어진 바늘들이 저절로 수놓은 틀의 비단을 뚫고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한다. 춤 추듯이 움직이는 바늘들

그에 따라 춤추는 봉황의 화려한 그림이 점차 완성되어 간다.

사방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노래소리, 악기 소리. 남녀가 즐기는 야한 소리들

하지만 설지는 정신을 집중하여 수를 놓고 있다.

설지의 뒤쪽 3미터쯤 떨어진 곳에 놓인 의자에 혈나한과 삼비검조가 앉아서 설지가 수놓은 걸 보고 있다.

삼비검조; [어떤가 설지의 성취가?]

혈나한; [노납도 저 아이가 불과 석달만에 반야대능력(般若大能力)을 모두 익혀낼 줄은 몰랐네.] 감탄하고

혈나한; [덕분에 심의검결도 거의 완성되었고....]

 

<정신을 집중하기에는 최악의 장소인 기루임에도 불구하고 수십개의 바늘을 조종하면서 전혀 흐트러짐이 없어.> 기루 안의 광경을 파노라마 식으로 보여주고

 

혈나한; [이제 수십개의 검으로 동시에 어검술을 펼치는 것도 가능할 게야.]

삼비검조; [침독이 놈에게 내공을 잃은 게 설지에게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군.]

혈나한; [내공에 의지할 수 없게 되자 순전히 심력(心力)을 키우는 데 집중할 수 있었던 게지.] 끄덕이고

삼비검조; [지금의 설지 정도면 다섯 짐승과 겨뤄볼만하지 않겠는가?] 조심스럽게 묻지만

혈나한; [심력으로 삼라만상을 다 조종할 수 있긴 하네만...] 찡그리고

혈나한; [그래도 무공이 할 수 있는 것들 중 심력이 못하는 게 있을 수도 있네.]

삼비검조; [죽고 사는 것이 반드시 무공의 고하나 능력의 종류로 결정되는 게 아니긴 하지.] 끄덕이고

혈나한; [게다가 다섯 짐승들은 사람을 죽이고 해치는 데는 천부적인 자질을 타고난 것들일세.]

혈나한; [설지가 무공을 쓰지 못하는 한계를 파고 들면 설지가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네.]

삼비검조; [무공이 없는 몸으로 직접 패천오수들과 격돌하게 하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크겠구.] 심각하게 끄덕

혈나한; [결국 다섯 짐승들을 사냥하는 건 군악이 놈의 몫인 셈인데...]

삼비검조; [그놈의 종적이 안개처럼 사라진 게 어느덧 넉달이 다 되어가네.]

삼비검조; [혹시 다섯 짐승들을 만나 무슨 일을 당한 건 아닐까?]

혈나한; [임기응변이 뛰어난 놈이니 다섯 짐승들을 만났다 해도 그리 호락호락 당하진 않았을 테고...]

혈나한; [무엇보다 조만간 그놈의 종적을 알게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드네.]

삼비검조; [천기를 엿보기까지 하는 도우(道友)의 예감이니 확실하게 들어맞겠지.] 끄덕이며 생각할 때

<보고 드립니다 사숙조님!>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삼비검조; [뭐냐?]

<개방으로부터 혈나한 대사님께 급히 전해달라는 쪽지가 도착했습니다.> 이어지는 누군가의 전음

삼비검조; [개방으로부터의 쪽지?] [이리 건네거라.] 말하고. 그러자

<존명!> 휘익! 대답과 함께 열려진 창문을 통해서 접은 종이가 한 장 날아든다. 나비처럼

삼비검조; [도우에게 온 쪽지니 받아보게.] 고개 짓을 하자

나비처럼 팔락이며 혈나한에게 날아가는 쪽지

혈나한; [이 시간에 도착한 걸 보면 평범한 내용은 아니겠군.] 손으로 받고

이어 하나 남은 손으로 펴보는 혈나한

[!] 혈나한의 눈이 부릅떠지고

삼비검조; [도우의 예감이 들어맞았는가?] 안색 살피며 묻고

혈나한; [군악이 놈의 종적이 사천(四川)성 성도(成都) 근처에서 목격되었다고 하는군.] 벌떡! 일어나고

삼비검조; [역시 도우의 예감대로구먼.] 같이 일어나고

혈나한; [다른 곳으로 튀기 전에 빨리 사천성으로 날아가서 그놈 모가지를 틀어잡아야겠어.] 눈을 부라리며 걸음 옮기려 하고. 바로 그때

설지; [잠시 기다려 주세요 사부님.] 처음으로 말을 꺼내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혈나한과 삼비검조

설지; [이군악공자는 제자의 그물로 사로잡게 허락해주셔요.] 수놓은 틀을 향해 고개짓을 하고. 그러자

슈우! 스윽! 허공에 떠돌던 수많은 바늘들이 일제히 수놓는 틀로 내려가서

가지런히 열을 맞춰 꽂힌다

혈나한; [너의 그물로 군악이 놈을 잡겠다고?]

설지; [이공자의 모든 이목은 늘 사부님의 행방에 맞춰져 있을 거예요.] 휠체어를 움직여서 돌아서고

설지; [사부님께서 급히 사천으로 달려가신다고 해도 이공자를 포획하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봐요.]

삼비검조; [설지의 말에도 일리가 있네.]

삼비검조; [군악이 놈은 아마 수십리 밖에서도 자네 그림자를 알아차리고 도망칠 걸세.]

혈나한; [쉽게 잡힐 놈이 아니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지.] 한숨 쉬며 다시 자리에 앉고

혈나한; [그래서 네게는 군악이 놈을 포획할 특별한 그물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냐?] 설지를 보며 좀 미심쩍은 표정으로 묻고

설지; [예...] 얼굴 살짝 붉히고

설지; [그것이 무엇인지는 지금 말씀드릴 수 없지만... 맡겨만 주시면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자신이 있답니다.] 설지의 얼굴 크로즈 업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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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흑수련 총단을 밖에서 본 모습. 입구쪽의 지하광장. 경비서는 자객들. 헌데

드드드! 흑수련 총단 전체가 뒤흔들리고

[헉!] [뭐... 뭐냐?] 지면이 흔들리자 기겁하는 자객들

 

#153>

다시 광장. 펑! 폭발이 일어나고

[컥!] [큭!] 퍼펑! 퍽! 폭발에 휘말려 콩 튀듯 사방으로 퉁겨져 나가는 자객들.

[헉!] [힉!] 신입 자객들은 퉁겨져 나온 자객들에게 부딪혀 넘어지거나 도망치고.

쩡! 손을 뻗혀 앞쪽에 방어막을 치며 눈 부릅뜨는 이장진. 쟁반 든 두 명의 자객은 겁에 질린 채 그런 이장진의 뒤에 숨고

지잉! 파면살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데 저절로 몸 주위로 방어막이 생겨서 폭발의 여파를 막아낸다.

쿠오오! 진동이 갈아앉고

드러나는 장면. 이군악을 덮쳐갔던 자객들의 대부분은 나뒹굴고 있고. 그 중심부에 이군악이 벼락에 휘감긴 채 서있다. 두 팔로는 교연을 끌어안고. 이제 장내에 서있는 사람들은 외곽의 자객들이나 신입 자객 일부. 또 두 명의 천자급 자객 귀모모와 천살노와 이장진, 파면살주도 서있다. 모용후는 단상에 무릎을 꿇은 채 몸을 숙이고 피를 게워내는 중이고

이장진; (강렬한 진동과 빛이 함께 일어나 공격을 퉁겨냈다.) 눈 번뜩

이장진; (소림칠십이절기중 최강의 호신공부라는 금강법신(金剛法身)이겠구나.) 슥! 앞으로 내밀었던 손을 내리며 눈 번뜩이고. 그때

이군악; [예쁜이! 괜잖아?] 주변 상황 무시하고 품에 안긴 교연을 내려다보며 외치고.

교연; [미... 미안하다 색골!] 헐떡이고

교연; [아... 아무래도 오늘 밤은 함께 보내지 못할 것같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웃고. 기절하려 하고.

이군악; [그런 소리 마! 넌 죽지 않아!] 바닥에 한 무릎 꿇고 앉으며

이군악; [내가 죽게 놔두지 않는다.] 파팟! 왼팔로는 교연을 안고 오른손으로 교연의 가슴 상처 부분의 혈도를 찍는다. 그때

[그 년을 내려놓고 물러서라 악군자!] [죽일 년! 감히 부련주를 암살하려고 본련에 잠입해?] 두명의 천자급 자객들 귀모모와 천살노가 다가온다. 살벌한 기운을 풍기고

이군악; (저 늙은이들은 만만치 않겠는데...) + [이것 봐 늙은이들!] 교연을 안은 채 두 노인을 돌아보고

천살노; [늙은이?] 분노

이군악;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우선 살려야할 거 아냐?] [끝내 방해하면 가만 안둔다.] 눈을 부라리고

[가만 안둔다고?] [허어! 저 놈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귀모모와 천살노는 기가 막히고

천살노; [이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이...] 이군악을 공격하려 할 때. + 파면살주; [그만하시오 천살노(天殺老)!] 파면살주가 돌아보며 말한다. 파면살주는 모용후 앞에 한 무릎을 꿇은 채 돌아본다. 손으로는 모용후의 가슴에 대어 내공을 불어넣어주는 모습으로

천살노; [부련주! 저 죽일 년놈들을 그냥 내버려두라는 것이오?] 이군악과 교연을 손가락질하며 분노하고

파면살주; [단명화의 가슴 부분을 보면 본좌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오.] 지징! 진동하는 손바닥으로 모용후의 가슴을 누르며 말하고

천살노; [저 맹랑한 년의 가슴을 보라고?] 어리둥절. 반면. + 귀모모; [설마...] 놀라며 급히 이군악에게로 다가오고

이군악; [할멈! 더 가까이 오면...] 눈을 부라리며 교연을 감싸 안는 자세를 취하고. + 귀모모; [이놈아! 그년 해치지 않을 테니 걱정마라.] 급히 이군악의 맞은편에 한 무릎을 꿇고. 이어

서걱! 타들어간 교연의 가슴 부분의 옷을 젖혀 보는 귀모모.

쿵! 손바닥 자욱 위쪽에 별 모양의 점이 있고. 그러자

귀모모; [이... 이건...] 놀라고

천살노; [왜 그러시는가 귀모모?] 다가와 들여다보고

귀모모; [이년... 이년 이제 보니 교백의 딸 교연이었소.] 흥분해서 외치고. 그러자

[교연!] 모든 자객들 경악하고

천살노; [교... 교연이라면 전대 련주였던 흑수지존의 외동딸...] 역시 경악하고

귀모모; [어쩐지... 어쩐지 처음 봤을 때부터 낯이 익다 했더니...] [교백의 딸이 그 새 다 자라서 제 아비 복수를 하러 돌아왔던 거요.]

귀모모; [마지막으로 본 게 너무 어렸을 때라 금방 기억해내지 못했고...] 흥분해서 외치고

[그런...] [단명화가 전 련주님의 딸 교연이었다니...] [여섯 살 때인 십삼년전에 실종되었었는데....] 사람들 경악하고.

파면살주; [이제는 본좌가 그 아이들을 적대하지 말라고 한 이유를 아셨을 거요.] 모용후를 치료하며 말하고. 그러자

천살노; [물론 이해했네.] 엄숙한 표정

천살노; [교연이라면 제일부련주를 죽일 권리가 있지.] [제일부련주에게 독살당한 흑수지존의 유일한 핏줄이니...]

귀모모; [게다가 강자존!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것이 우리 흑수련의 첫째가는 율법이고...] 역시 엄숙한 표정으로

파면살주; [제일부련주와 교연 사이의 은원에는 우리들 중 누구도 끼어들 권한이 없소.] [이 점은 련주에게도 보고하고 허락을 받을 테니 이의를 제기하지 마시오.]

천살노; [부련주의 지시를 따르겠네.] 포권하고. 이어

천살노; [모두 들었을 것이다.] [오늘 일에는 어떤 놈도 끼어들 수 없다.] 다른 자객들에게 눈을 부라리며 말하고

[존명!]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포권하는 자객들.

<잘 됐군!> 지오와 지칠은 안도하고

천살노; [다치지 않은 놈 몇 명만 남아서 장내를 정리하고 모두 해산하라.]

[예 천살노님!] [존명!] 대답하는 놈들

[가... 가자!] 부상자들을 부축해서 광장을 빠져나가는 자객들. 지삼, 지오, 지칠등과 몇 명은 남아서 의자들을 정리하고

귀모모; [교연이 상태는 어떤가?] 이군악에게

이군악; [내상도 내상이지만...] 교연을 내려다보며

이군악; [저 인간의 장력에 실려 있던 독기가 몸속으로 침투해서 좀 안좋은 상황이야.] 파면살주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는 모용후를 흘겨보고

귀모모; [독상은 노신이 치료할 수 있네. 노신을 믿는다면 그년을 내게 건네주게나.] 두손을 이군악에게 내밀고

이군악; [그건...] 망설일 때

<그렇게 하게.> 이장진이 전음을 보내고. 곁눈질로 보는 이군악.

이장진; <귀모모는 모용후의 편이 아니니 믿어도 돼!> 끄덕이고

이군악; [알겠어!] 끄덕

이군악; [예쁜이의 치료는 할멈에게 맡길 테니 잘 돌봐줘.] 교연을 귀모모에게 내밀고

귀모모; [버르장머리 없는 놈같으니... 할멈이 뭐야?] 가면 속에서 이군악에게 눈 흘기며 두팔로 교연을 받고

귀모모; [교연이 년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만 아니었으면 노신의 손아귀에 목이 부러졌을 게다.] 교연을 안고 일어나고

이군악; [예예... 어련하시겠소이까.] 히죽거리며 따라서 일어나고

귀모모; [고연 놈 같으니...] [늙은이를 공경할 줄도 모르고...] 이군악에게 눈 흘기며 교연을 안고 입구쪽으로 간다.

곧 문을 통해 나가는 귀모모. 그걸 지켜보는 이군악과 이장진, 그때

천살노; [제일부련주의 상태는 어떤가?] 파면살주에게 다가가고. 이군악도 돌아보고

파면살주; [비수가 간발의 차이로 심장을 비껴갔소.] 모용후의 가슴에 손을 댄 채

천살노; [불행중 다행이로군.] 안도. + 이군악; [아까비!] 반면 천살노와 함께 다가가며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고

천살노; [뭐라고?] 돌아보며 분노하고

이군악; [우리 예쁜이가 온갖 고생을 하며 시도한 복수가 간발의 차이로 실패했는데 아깝지 안 아까워?] 천살노를 흘겨보고

천살노; [허어 이놈이...] 기가 막히고.

다가오던 이장진도 피식 웃고

파면살주; [비수가 심장은 빗나갔지만 제일부련주가 살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가 없소.] 심각한 표정으로

천살노; [어째서인가?] 급히 돌아보고. 이군악도 돌아보고

파면살주; [교연이 준비를 제대로 했기 때문이오.] 말하며 턱으로 모용후의 가슴에 박힌 비수를 가리키고

츠츠츠! 비수가 박힌 부분의 옷과 살이 녹으며 연기가 난다

천살노; [독... 독이 발라져 있었군!] 깨닫고

파면살주; [그것도 한가지가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극독을 함께 발라놔서 해독이 쉽지 않을 것같소.] 끄덕이고

이군악; [그거 참 불행중 다행이로군.] 희희낙락.

천살노; [뭐?] 다시 분노하여 이군악을 노려보고. 이장진은 골치 아프다는 듯 이마 만지고

이군악; [늙은이가 화내도 상관 안해! 난 전적으로 우리 예쁜이 편이니까.] 코웃음치고

이군악; [저 인간이 이번 기회에 그냥 칵 죽어줘서 우리 예쁜이의 속을 후련하게 해줬으면 좋겠구만.] 모용후를 보며 눈을 흘기고

천살노; [이놈 새끼가 정말...] 손을 들어 이군악을 공격하려 하고. + 이군악; [해보자는 거야 늙탱아?] 맞서 싸울 자세를 취하며 뒤로 물러서고

파면살주; [그 시끄러운 놈 좀 데려가라.] 한숨 쉬며 이장진에게 말하고

이장진; [예 부련주님!] 포권하고. 이어

이장진; [우리도 그만 가세.] 이군악의 소매를 잡아끌고

이군악; [늙은이야! 운 좋은 줄 알어.] [이 친구가 말리지 않았으면 오늘 나한테 개망신 당했을 거라구.] 이장진에게 끌려가며 고래 고래 삿대질

천살노; [저... 저 똥물에 튀겨죽일 놈같으니...] 기가 막히고

천살노; [지자급에 겨우 든 놈이 대체 뭘 믿고 저 지랄인 건가?] 어이없을 때

파면살주; <그놈은 혈나한의 제자요.> 지지징! 모용후를 치료하며 전음으로 말하고

천살노; (혈나한의 제자!) + [그... 그게 정말인가?] 경악. 가면 속에서 눈 부릅떠지고

파면살주; <의심이 가는 바가 있어서 저놈 뒷조사를 해본 결과가 최근에야 본좌의 손에 들어왔소.> 끄덕이고

파면살주; <무슨 목적으로 본련에 가입했는지는 모르지만.... 악군자, 저놈이 바로 혈나한의 여섯 번째 제자인 이군악이었던 거요.>

천살노; [그... 그래서 천방지축이었구만. 혈나한의 제자라는 배경을 믿고...] 침 꿀꺽!

파면살주; <제 놈의 사부인 혈나한이 아니더라도 놈은 혼자 힘으로도 충분히 본련을 뒤집어놓을 수 있소.>

파면살주; <그러니 다소 눈에 거슬리는 점이 있더라도 천살노께서 참도록 하시오.>

천살노; [안 참으면 어쩌겠는가?] [혈나한 그 괴물의 미움을 사면 아무리 본련이 그늘 속의 존재라 해도 무사할 수가 없는데...] 한숨 쉬고

천살노; [교연이 년도 그렇고... 아주 재앙이 쌍으로 기어 들어왔구만.] 혀를 차고

파면살주; (모용후! 죽지 마라.) 지지징! 손으로 모용후의 가슴을 누른 채

<내가 침독에게 의심받지 않고 접근하기 위해서라도 아직은 네가 해줘야만 하는 역할이 있으니...>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파면살주의 생각

 

#154>

흑수련 총단의 모습. 낮

이군악의 거처. 복도에 자객들이 경비를 서며 이군악의 방문 쪽을 힐끔. 좀 겁 먹은 표정들이고

방안. 이군악이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한다

이군악; [벌써 반나절이 지났는데 왜 아무런 기별이 없지?] [설마 우리 예쁜이가 잘못된 건 아니겠지?]

이군악; [예쁜이 신상에 불상사만 생겨봐라. 숨어 지내는 거 포기하고 이놈의 흑수련을 몽땅 뒤집어버릴 테니...] 이를 바득 갈고. 그때

[흑수련이 무사하기 위해서라도 단명화를 기필코 살려내야겠군.] 덜컹! 누군가의 말과 함께 문이 열리고. 돌아보는 이군악

들어오는 이장진

이군악; [친구!] 반색

이군악; [어떻게 되었는가? 우리 예쁜이 무사해?] 급히 다가가고

이장진; [지금 당장은 무사하네.] 자기 손을 잡으려는 이군악의 손 밀치며

이군악; [뭔 소리야? 지금 당장은 이라니..] 눈 부릅

이군악; [그럼 나중에는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건가?]

이장진; [일단 독상과 내상은 위험한 고비를 넘겼네. 며칠 정양하면 운신할 수 있을 걸세.] 끄덕이고

이군악; [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

이장진; [설명하긴 그렇고... 함께 가서 당사자를 만나보세.] 돌아서고

이군악; [당사자? 무슨 당사자?] 어리둥절하며 따라가고

이장진; [가보면 안다고 하질 않았나? 너무 재촉하지 말게.] 웃으며 나간다. 밖에 있던 자객들이 인사하고

갸웃하며 따라가는 이군악

 

#155>

[절대 안돼!] 버럭 고함 지르는 모용후. 침대에 쿠션을 기대고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키며 고함 을지른다. 가슴을 붕대로 감고 있고. 이곳은 화려한 침실. 모용후의 침실이다

모용후; [날 하마터면 죽일 뻔한 년을 용서하라고?] [그렇게는 못하겠소!] 몸을 일으키며 이를 가는 모용후. 침대 주변에는 파면살주가 앉아있고 이군악과 이장진, 천살노가 서있다. 그러다가

모용후; [큭!] 가슴을 누르며 오만상. 가슴을 싸맨 붕대는 피에 젖어있고

천살노; [진장하게나 부련주.] 급히 모용후의 팔을 잡고

천살노; [흥분하면 이제 겨우 아물기 시작한 상처가 다시 도질 수가 있어.] 모용후를 다시 침대의 쿠션에 누이는 천살노

모용후;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시오 제이부련주!] 쿠션에 기대 누우며 이를 갈고

모용후; [교연이 년은 날 암살할 목적으로 본련에 잠입했던 거요.] [그런 년을 용서하라는 게 말이 되기나 하오?] 분노에 치를 떨고

이군악; (그러니까 모용후, 저놈이 예쁜이에 대한 처벌을 고집하고 있었군.)

이군악; (그냥 미친 척 하고 저놈을 이 자리에서 콱 죽여 버릴까?) 노려볼 때

파면살주; [분풀이 삼아서 교연이를 처형해봅시다. 그럼 어떤 후유증이 생길 것같소?] 침중하게 말하고

모용후; [그건...] 당황

파면살주; [본련의 자객들 중 절반 이상은 어떤 식으로든 전대 련주 흑수지존과 인연을 맺고 있소.]

파면살주; [현 련주가 흑수지존을 거꾸러트린 것은 본련의 율법인 강자존에 따른 것이라 딱히 불만들은 없는 상태요.]

파면살주; [하지만... 십삼년만에 돌아온 전대 련주의 딸을 복수를 시도했다는 이유만으로 처형할 경우에도 그걸 것 같소?]

모용후; [으음...] 반박을 못하고

파면살주; [아마 교연에 대한 동정심이 일어날 테고... 그럼 본련은 필연적으로 내분에 휩싸이게 될 것이오.]

모용후; [물론 후유증이 없을 수는 없지만...] + 파면살주; [련주께서 건곤일척의 승부를 준비하고 있음을 잊지 마시오.]

움찔! 모용후

파면살주; [련주의 역천대업(逆天大業)에 우리 흑수련도 큰 역할을 해야하는데...] [뒤숭숭해져서 힘을 쓰지 못하게 될 경우 그 후과(後果)를 감당하실 수 있겠소?] 은근히 모용후를 협박하고

이군악; (논리 정연하군. 과연 무림맹의 소맹주 출신다운 언변이다.) 감탄

모용후; [제이부련주의 고견은 백번 타당하오.] 한숨

모용후; [하지만 내가 이런 꼴을 당한 분풀이는 반드시 해야겠소.] 이를 바득

파면살주; [부련주의 원하는 바를 말씀해보시오.] 한숨

모용후; [교연이 년에게 직접 분풀이를 하지 못한다면...] 이군악을 돌아보고

이군악; (저 인간이 왜 나를...) 불길한 표정

모용후; [악군자! 네놈, 교연과 한 통속이었겠다?]

이군악; [뭐 굳이 따지자면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

모용후; [이러니 저러니 해도 흑수련의 실질적인 주인은 나 모용후다.] [그리고 지금 교연이 년은 그런 나를 암살할 뻔한 죄를 짓고 갇혀있는 상태고...]

이군악; [그래서 내게 뭘 원하는데?] 찡그리고

모용후; [한 가지 물건을 구해와라.] 히죽

이장진; (저 인간이 설마...) 찡그리고

파면살주의 얼굴도 굳어지고

이군악; [물건? 어떤 물건?]

모용후; [그게 뭐냐하면...] 히죽 + 파면살주; [제일부련주!] 찡그리며 고개 젓지만

모용후; [말리지 마시오. 내가 양보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이니...] 살벌. 독기 서린 표정으로 파면살주를 노려보고

찡그리며 입 다무는 파면살주

모용후; [내가 원하는 그 물건을 구해오기만 하면 교연, 그년을 데리고 나가게 해주마.] [아니, 아주 데리고 살아도 뭐라 하지 않겠다.]

이군악;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뜸 그만 들이고 말해!] 눈 부라리고

모용후; (이 새끼가...) + [흡혈창(吸血槍)!] 노려보며 말하고

이장진; (역시...) 표정 굳어지고.

찡그리는 파면살주. 천살노도 얼굴 찡그리고

이군악; [흡혈창? 피를 먹는 창이라고?] [이름 한번 살벌한 물건이로군.]

이군악; [헌데 그걸 어딜 가야 구해올 수 있는 건데?]

모용후; [흡혈창을 구하는 방법은 제이부련주가 알려줄 것이다.] 파면살주를 힐끔 보며 말하고. 말없이 그런 모용후를 보는 파면살주

모용후; [너는 내 제안을 받아들일 건지 말건지나 결정해라.]

이군악; [뭐 좋아. 흡혈창인지 토혈창인지 구해다주지.]

이장진; (저 벽창호...) 찡그리며 한숨

이군악; [대신 당신도 오늘 일 때문에 우리 예쁜이에게 앙심 품지 않겠다고 약속해야만 해!] 눈을 부라리고

모용후; [약속하마.] 히죽

모용후; [흡혈창만 구해오면 교연이년이 오늘 내게 칼침 먹인 원한은 물론이고 앞으로 무슨 개지랄을 해도 독하게 대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다.]

이군악; [그럼 됐어!]

이군악; [여기 증인들이 셋이나 있으니까 나중에 딴 소리 할 생각은 하지마.] 실내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고

모용후; [물론이다. 나는 아버지가 둘이 아니니...] 히죽

이장진; (일구이언(一口二言)이면 이부지자(二父之者)...) 쓴웃음

모용후; [그럼... 늦어도 한 달 안에는 흡혈창을 내 앞에 가져오길 기대하겠다.] 사악하게 웃는 모용후의 얼굴 크로즈 업

[!] 불길한 생각에 침 꿀꺽! 삼키는 이군악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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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마교 총단의 또 다른 곳. 동굴을 깎아 만든 긴 복도에 일정 간격으로 문이 달려있다. 하지만 이곳은 파면살주의 집무실 앞의 복도와 달리 경비가 세워져 있지 않다. 일종의 기숙사인 때문이다. 복도에는 불도 어둡다. 간격을 멀리 두고 등이 하나씩 걸려있는 정도.

끼익! 복도 끝의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고개만 내밀어서 밖을 살피는 교연. 머리는 풀어헤쳤고 몸에는 가운 형태의 잠옷을 입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재빨리 나오는 교연. 맨발이다.

주변 살피면서 건너편의 철문으로 가는 교연

끼익! 주변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교연. 열려지는 문 안쪽은 어둡다

교연; (문은 잠겨있지 않는데... 불이 꺼져 있네.) 재빨리 안으로 들어서며 실내를 살피고.

어둑한 실내. 침대와 간단한 집기만 있다. 하지만 이군악은 없고

교연; (그 인간, 침실에 없어.) 덜컥! 뒤로 문을 닫으며 찡그리고

교연; (어딜 간 거지? 오늘 밤 내가 찾아올 걸 알고 있었을 텐데...) 두리번거리며 방안으로 들어설 때.

번쩍! 교연의 뒤쪽에서 번뜩이는 한쌍의 눈. 문 뒤에 숨어있었다. 물론 이군악이고

교연; (돌아갈까?) 갈등. 그 뒤에서 두 손 뻗으며 다가오는 이군악

교연; (하지만 약속은 지켜야만 한다. 어차피 내일 이때쯤의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니...) 입술 깨물며 침대 쪽으로 가는데

콱! 콱! 갑자기 뒤에서 끌어안으며 교연의 젖가슴을 움켜잡는 우왁스러운 손. 눈 치뜨는 교연

이군악; [왜 이제야 왔어 예쁜이? 기다리다가 피 말라 죽는 줄 알았다구.] 뒤에 달라붙어서 헐떡이고. 두 손으로 교연의 젖가슴 움켜잡은 채. 그런데 알몸이다.

교연; [뭐하는 짓이야?] 화나고 놀라서 몸부림치며 돌아서려는데

교연; [심장 떨어지는 줄 알...] + [!] 말하다가 눈 치뜨며 기겁하고

뒤로 돌린 손에 잡힌 굵은 무언가의 형태

교연; [흐윽!] 기겁하며 그것에서 손을 떼는데

이군악; [미... 미안해! 나 너무 오래 굶어서 참을 수가 없어!] 교연을 끌어안고 앞으로 미는데. 앞은 바로 침대고

교연; (이... 이 인간 알몸으로 기다리고 있었어.) 턱! 분노와 수치심으로 얼굴 발개지며 앞으로 넘어지려 한다. 침대에 다리가 걸려서

교연; [흑!] 앞으로 넘어지며 두손으로 침대를 짚는데

이군악; [우선... 우선 급한 불부터 끌게.] 확! 침대에 두손 짚고 엎드리는 자세가 되는 교연의 뒤에서 교연의 잠옷 치마를 위로 걷어올리고. 교연의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교연; [싫... 싫어! 이런 자세... 그만해!] 비명 지르지만

이군악; [나중에... 나중에 용서를 빌게.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해!] 헐떡이며 자기 것을 쥐어 교연의 엉덩이 사이에 끼우려 한다.

교연; [너 이 새끼... 어떻게 처음부터 이런 자세로...] + [!] 돌아보며 외치다가 눈 부릅

턱! 이군악이 두 손으로 교연의 허리를 잡고 아랫도리를 강하게 교연의 엉덩이에 밀착시키고 있다

교연; [끄윽...] 고통에 몸부림치며 눈을 까뒤집고

이군악; [미... 미안해!] [하지만... 책임질 테니까 우선 날 좀 살려줘.] 헐떡이며 교연을 강간하기 시작하고

교연; (너... 너무해!) 침대를 짚고 있던 두손이 힘이 풀려 무너지고

교연; (이건... 이건 내가 원하는 첫 경험이 아니야.) 얼굴을 침대에 묻고 우는 교연. 그런 교연을 뒤에서 범하며 헐떡이는 이군악

 

#148>

밀실 밖. 문 옆의 벽에 이장진이 팔짱을 낀 채 기대 서있다.

[이... 이 짐승... 잘도 나를... 아흑!] [미... 미안해! 자기가 너무 예뻐서 참을 수가 없었어.] 문 안쪽에서 들리는 야한 소리들

이장진; (그 친구 참...) 쓴웃음

이장진; (좋아하는 건 잠시도 못 참고 해치우더니 이번에도 예외가 없군.) 한숨

이장진; (부러운 성격이다. 나같이 매사 앞 뒤로 철저히 재고 걱정이 끊이지 않는 인간은 할 수 없는 행태이니...) 천장 보며 쓴웃음

이장진; (이걸 노리고 지옥십팔관과 탈건회에서 단명화에게 거푸 수석을 양보했겠지?)

[또... 아흑! 아퍼! 제발 좀 쉬었다가... 하악!] [미... 미안해! 나 너무 오래 굶었어!] 철문 안쪽에서 들리는 야한 소리들

이장진; (쉽게 끝날 잔치 같지는 않으니 그만 돌아가자.) 기대고 있던 벽에서 등을 떼고

이장진; (단명화의 정체에 대해 언질을 해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지만...)

<무서운 것도 거리끼는 것도 없는 천하제일인의 제자에게 굳이 주의를 줄 필요는 없겠지.> 걸어가는 이장진. 그 배경으로도 교연의 비명과 이군악의 헐떡임이 들린다. [아퍼... 살살! 제발... 좀... 나... 날 죽일 작정이야?] [조금... 조금만 참어. 금방 끝낼게.]

 

#149>

흑수련의 총단을 외부에서 본 모습. 깊은 밤이고

흑수련이 내려다 보이는 절벽 끝에 뒷짐 짚고 서서 밤 하늘의 달을 보는 파면살주

<천자급과 지자급들을 순차적으로 북경으로 잠입시키라는 련주님의 분부가 계셨소.> 모용후의 말을 떠올리는 파면살주

파면살주; (멀지 않았다. 멀지 않았어!) 뒷짐 진 손에 힘이 꾸욱 들어가고

파면살주; (아무리 철두철미한 성격을 지닌 그 마귀라 해도... 황실을 전복시키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나에 대한 경계도 흩어질 테고...)

파면살주; (그럼 내 오랜 숙원도 이루어질 것이다.) 주먹이 꾸욱

그런 파면살주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무림맹이 패천오수에 의해 무림맹이 몰살당하던 장면. 건물은 불타고 사람들은 패천오수의 부하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몇 명의 여자들이 침독과 아극파와 패륵에게 강간을 당하고 있다. 당령은 잘린 팔에서 피를 마시며 미친년처럼 웃고 있고. 냉막은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침독에게 강간당하는 아름다운 여자 크로즈 업. 바로 파면살주의 아내, 즉 이장진의 엄마다.

파면살주; (부인...) 알몸으로 입에서 피를 흘리며 죽은 아내의 시체를 떠올리는 파면살주

파면살주; (조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오. 죽더라도 당신의 복수만은 내 손으로 하고 죽을 테니...) 결의

 

절벽 아래쪽에서 그런 파면살주를 올려다보는 이장진

이장진; (아버지!) 올려다보며 한숨

이장진; (아버지는 어머니의 복수를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고 계신다.)

이장진; (그걸 알면서 묵과하는 것은 씻을 수 없는 불효!) 결심

이장진; (패천오수.... 다른 자는 몰라도 침독만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여서 자식 된 도리를 다할 것이다.) 결의

 

#150>

이군악의 침실. 조용해졌다.

만족해서 활개를 펴고 자는 알몸의 이군악. 그런 이군악에게 등을 돌린 채 허리 아래를 얇은 이불로 덮은 채 웅크리고 있는 교연. 역시 알몸이고 벽쪽을 향해 누워있다. 이군악이 입구쪽으로 누웠고

잠들어있던 이군악이 움찔! 하고

눈을 뜨며 고개를 돌려보는 이군악

등을 돌린 채 누워있는 교연의 몸이 조금씩 흔들리고

이군악; [왜 그래?] 돌아눕고

이군악; [처음인 자기를 내가 너무 거칠게 다뤄서 마음 상한 거야?] 뒤에서 끌어안고

교연; [치워!] 몸을 움직여서 이군악을 뿌리치려 하지만

이군악; [미안해. 하지만 자기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도무지 자제할 수가 없었어.] 더 강하게 끌어안고

울면서 말없이 몸부림치는 교연. 하지만

이군악; [용서해줘! 뭐든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테니까 마음 풀어.] 더 강하게 끌어안으며 속삭이고. 그러자

교연; [착각 하지마! 네놈 때문에 우는 거 아니니까.] 이군악의 품에 안겨 울고

이군악; [그래?] 안도하고

이군악; [그럼 왜 우는 건데? 뭐가 우리 예쁜이 마음 아프게 한 거야?] 상체를 조금 들어서 교연을 내려다보며 묻고.

교연; [넌 몰라도 돼! 내 개인적인 일이야.] 손가락으로 눈물 닦으며 새침하게 말하고

이군악; [에이... 서운하게 왜 이래?] [한 몸이 된 사이인데 나누지 못할 사연과 고민이 뭐가 있어?]

이군악; [그러지 말고 내게 말해봐 응?] [자기가 원하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줄게.] 달래지만

교연; (고맙다 이군악.) (네 마음만은 기쁘게 받아줄게.) 웅크린 채 울고

교연; (하지만 아버지의 복수는 온전히 딸인 나의 몫!) 괴팍하게 생긴 노인이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 그 앞에서 침독이 웃고 있고. 침독 옆에는 스무살 가량인 모용후가 어린 소녀의 팔을 잡은 채 웃고 있다. 네 살 가량인 그 소녀가 물론 어린 시절의 교연이었다. 당시에는 귀엽고 앙증맞은 소녀였고

몸부림치는 어린 시절의 자기 팔을 부여잡고 웃는 모용후의 얼굴 크로즈 업.

교연; (내 손으로 원수놈의 명줄을 끊어놓지 않으면 복수의 의미가 없다.) 이를 악물고. 두손 꼬옥 쥔 채

교연; (아마도 이 밤이 내가 살아있는 날의 마지막 밤일 것이다.)

교연; (천년 만년같이 길게 느껴지는 이 밤을 홀로 지새지 않게 해준 이군악 네게 고맙...)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이군악; [헉헉!] 헐떡이며 뒤에서 바짝 달라붙고 있다. 아랫도리를 밀착시키며. 서로의 아랫도리는 얇은 이불에 가려져 있고

교연; [너 또...] 화가 나고 부끄러워서 돌아보며 이군악을 노려보지만

이군악; [미... 미안하긴 한데...] 울상

이군악;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게 불끈거리는 걸 어떻게 해?] 헐떡이며 자기 아랫도리를 교연에게 밀어붙이고

교연; [너란 인간은 정말 이 짓 말고는...] 기가 막혀서 노려보다가

이군악; [으으응 자기야! 응? 제발...!] 뭐 마려운 개같은 표정으로 헐떡이며 자기를 내려다보는 이군악의 얼굴과 시선이 닿고.

교연; [그래 알았어!] 한숨 푹 쉬는 교연. 천장을 향해 반듯이 돌아눕고

이군악; [그... 그럼...] 헤벌쭉

교연; [위로 올라와!] [대신 아까처럼 일방적으로 날뛰면 안돼.] 이군악을 끌어안아 자기 위로 올라오게 하고

이군악; [알았어! 자기가 하라는 대로 할게.] 신이 나서 교연의 몸에 올라타고

이군악; [아이고 이쁜 거!] [어머니가 누구신데 이렇게 이쁜 걸 다 낳으셨을까?] 쪽쪽! 교연을 올라타고 끌어안으며 입맞춤 세례. 찡그리며 피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 되는 교연

교연; (아쉽긴 하구나.) 자기 위에 올라탄 이군악의 몸을 끌어안고 한숨

<복수에 목숨을 던져야하는 신세만 아니었다면 이 인간의 마누라로 평생 사는 것도 괜잖았을 텐데....> 다시 응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배경으로 교연의 생각

 

#151>

아침. 흑수련 총단

동굴 안의 넓은 광장. 불이 환하게 밝혀진 가운데 자객 수련 수료식이 거행되고 있다.

광장 끝에는 <黑手聯>이라는 사람 크기만한 글이 벽에 새겨져 있고. 그 벽 아래 단상이 있다. 단상 위에 놓인 두 개의 의자가 놓여있지만 비어있다. 파면살주와 모용후의 자리다.

단상 아래 한쪽 구석에서는 이장진이 세로 탁자를 앞에 두고 사회를 볼 준비를 하고 있다. 이장진의 뒤에는 두명의 자객이 각기 쟁반을 들고 서있는데 한놈의 쟁반에는 수십개의 영패가 얹혀져 있고 다른 한 놈의 든 쟁반에는 민짜 가면이 두 개 얹혀져 있다. 쟁반을 든 자객들은 급이 낮아서 가면을 쓰고 있지 않다.

단상 바로 앞에는 이군악과 교연이 포함 된 서른여섯명의 신입 자객들이 도열해있다.

그들의 뒤로는 의자가 죽 놓여있고 수십명의 가면은 쓴 자객들이 앉아있다. 맨 앞 열에 두 개의 의자가 따로 놓여있다. 천자급이 앉을 자리고. 그 두 개의 의자 뒤로 이마에 <地>자와 숫자가 적힌 가면을 쓴 지자급 자객들이 십여명 앉아있다. 탈건회를 관장했던 지오, 지칠자객과 파면살주의 집무실을 경비 서던 지삼자객등이 보이고. 그들 뒤로는 또 <玄>자와 숫자, <荒>자와 숫자가 적힌 가면을 쓴 현자급, 황자급 자객들이 앉아있다.

지오와 지칠자객의 주먹이 꽉 쥐어진다. 긴장한 표정

그들의 시야로 보이는 교연의 뒷모습. 죽 늘어선 신입 자객들 사이로 교연의 뒷모습이 보인다. 교연은 키가 커서 다른 사내놈들 사이에서도 도드라져 보이고

지칠자객; (교연아...) 한숨

지칠자객; (아무쪼록 무모한 시도는 하지 마라.)

<모용후는 지난 십오년 사이에 네 아버지 흑수지존님 이상 가는 고수가 되어 있으니...> 지칠자객의 생각 배경으로 굳어진 교연의 얼굴. 이군악은 그런 교연을 곁눈질로 보고 있다

지오자객; (예감이 좋질 않군.)

지오자객; (아무래도 오늘 임명식이 피로 물들 것같구나.) 한숨

<만일 교연이 모용후를 저격할 경우 어느 편에 서야할지 난감하게 되었다.> 교연의 긴장한 모습 배경으로 지오자객의 생각. 이군악도 교연을 보고 있고

이군악; (예쁜이가 당찬 성격에 어울리지 않게 긴장하고 있군.) 굳어진 교연의 얼굴을 보고

이군악; (역시 현 무림에서 최고의 자객으로 통하는 파면살주와 소면살주 앞에 나서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란 건가?) 슥! 생각하며 교연의 손을 손가락 끝으로 긁듯이 건드리고

움찔! 하는 교연

이군악; <오늘 밤에도... 알지?> 한눈 찡긋하며 전음을 보내는 이군악. 그러자

교연; (저 색골!) 얼굴 와락 붉어지고

교연; (이 순간에도 그 짓 할 생각 밖에는 없는 건가?) 얼굴이 붉어지며 이군악을 노려보고

이군악; <오늘 밤에는 내가 자기 방으로 찾아갈 테니까 야한 옷 입고 기다려.> 히죽 웃으며 다시 앞을 보고

교연;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소리없이 한숨

교연; (아마 네가 날 품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애잔한 미소

교연; (어쨌거나 저 색골의 수작 덕분에 긴장이 풀리긴 했다.) 심호흡.

교연; (내가 긴장한 모습을 보이자 일부러 수작을 붙여왔겠지.) 곁눈질로 이군악을 보며. 이군악은 옆의 비용과 또 뭐라 얘기하는 중이고.

그 모습을 이장진이 보고 있다.

이장진; (이군악, 저 친구의 수작 덕분에 단명화의 얼굴에서 긴장한 기색이 사라졌다.) 이군악과 교연의 모습을 보며 생각하고

이장진; (하여간 여자 마음 읽는 데는 귀신이로군.) 쓴 웃음.

이장진; (그나저나 단명화의 정체에 대한 내 추측이 틀려야할 텐데...) 생각하며 교연을 보고. 그때

[부련주님들께서 입장하십니다.] 이장진 뒤에 있는 입구 쪽에서 자객 한명이 나타나며 안쪽에 대고 외치고.

그러자 신입 자객들 일제히 돌아본다. 의자에 앉아있던 자객들도 일제히 일어난다. 이장진과 이장진 뒤의 자객들도 돌아보고

입구에서 옆으로 물러서는 자객. 그자가 물러서는 뒤에서 네명의 인물이 둘씩 짝을 지어 나타난다. 앞쪽에는 모용후와 파면살주. 두 사람 뒤에는 얼굴에 <天>자가 새겨진 민짜 가면을 쓴 남녀가 따라온다. 여자는 아주 뚱뚱한 노파. 교연을 가르친 귀모모라는 천자급의 여자 인자다. 다른 한명의 천자급은 가면 아래로 수염이 내려온 노인이다. 이 노인의 이름은 천살노

[!] 교연의 눈이 살벌해지고

<모용후!> 파면살주와 함께 무언가 얘기하며 들어오는 모용후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교연의 생각

교연; (드디어... 드디어 네놈을 다시 보게 되었구나.) 이를 바득 갈고. 그때

[부련주님들을 뵙습니다.] [흑수련에 충성을!] 광장 안의 자객들 일제히 포권하며 파면살주와 모용후에게 인사를 한다. 포권하고 고개를 숙이며. 대충 인사하는 척하는 이군악과 교연. 교연은 눈빛이 날카로워져서 모용후를 노려보고 있고

모용후; [자자... 모두 자리에 앉아.] 손 들며 파면살주와 함께 단상으로 올라간다. 두명의 천자급 자객, 귀모모와 천살노는 신입자객들 뒤쪽에 놓인 의자들 중 맨 앞쪽의 의자 두 개가 있는 쪽으로 가고

단상의 의자에 나란히 앉는 모용후와 파면살주.

천자급의 자객 귀모모와 천살노도 자기들 자리에 앉고. 그러자

뒤이어 의자에 앉는 지자급, 현자급 자객들

모용후; [이번 회차의 신입들 중에는 제법 쓸만한 물건들이 보입니다.] 고개를 파면살주에게 좀 기울인 채 말하고

파면살주; [단명화, 악군자, 비용등 셋은 당장 현장에 투입해도 무리가 없을 거요.] 끄덕이고

모용후; [단명화라...] 앞쪽 열 중앙에 이군악과 서있는 교연을 보고

모용후; [오랜만에 제 대로 된 계집 자객이 가입한 건 기쁜 일인데...] 눈을 가늘게 뜨고

무표정하게 천장을 보고 있는 교연.

모용후; [어쩐지 저 년 얼굴이 눈에 익소이다. 분명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인데...] 그런 교연을 보며 찡그리고

파면살주; [단명화를 가르친 귀모모(鬼母母)도 그런 소리를 하던데...] [난 잘 모르겠소이다.] 신입 자객들 뒤의 귀모모를 힐끔

모용후; [귀모모가 알아보지 못했다면 우리 흑수련과 관련이 있는 계집은 아닐 테고...] 이마 찡그리고

모용후; [뭐 흔해빠진 얼굴이라 눈에 익은 것처럼 보이는 걸 테지요.]

파면살주; [아마 그럴 것이오.] 끄덕

모용후; (얼굴도 그렇지만... 그년 몸매가 기가 막히군.) 교연을 보며 히죽

교연; (오냐! 마음껏 즐겨라.) 소리없이 이를 갈고

교연; (곧 그 주둥이에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나오게 해줄 테니...) 그때

이장진; [부련주님들께서 입장하셨으므로 본련의 제이십칠기(第二十七期) 입문자들에 대한 임명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사회를 보고

모든 사람들 이장진을 보고

이장진; [이십칠기 입문자들 중에는 탁월한 인재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이장진; [그리하여 부련주님들께서 협의하신 결과 상위 두명을 지자급(地字級)으로 임명하게 되었습니다,]

[지자급!] [오오! 입문하자마자 바로 지자급이라니...] [그야말로 전대미문 아닌가?] 자객들 경탄과 질시

으쓱! 하는 이군악과 무표정한 교연. 주변의 자객들 질투와 경탄의 표정으로 이군악과 교연을 보고

이장진; [단명화! 악군자!] 호명하고. 그러자

이군악; [예!] 호기롭게 외치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서고. 교연은 대답하지 않고 나서고

이장진; (그 친구 능청 맞긴...) + [단명화와 악군자가 지자급으로 인정받은 두명입니다.]

이장진; [두명의 신입 지자급에게는 제일(第一)부련주께서 직접 본련의 상징인 흑수면구(黑手面具)를 하사하시겠습니다.] 모용후를 가리키고

모용후; [험험!] 폼 재며 일어나고

이장진; [제일부련주께서 먼저 지옥십팔관과 탈건회에서 수석을 차지한 단명화에게 흑수면구를 하사하시겠습니다.] [단명화는 단상으로 올라가도록.] 말하는 배경으로 의자에서 일어난 모용후가 앞으로 나서고 있다. 파면살주는 의자에 앉아있고

교연; [예!] 대답하며 앞으로 나서고.

그 사이에 이장진의 뒤에 쟁반을 들고 서있던 두명의 자객중 한놈이 단상으로 올라간다. 그놈이 든 쟁반에는 두 개의 가면이 들려있다. 가면에는 <地>자가 새겨져 있고. 숫자는 <百九>와 <百十>이다.

단상으로 올라가는 교연

이군악; (어째 분위기가 이상한데...) 갸웃

<예쁜이의 온몸이 쏘아지기 직전의 활처럼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는 게 느껴진다.> 단상으로 올라간 교연의 뒷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교연 앞에서는 모용후가 가면을 집어들어 살펴보고 있다

모용후; [단명화라... 암호명도 확실하게 지었군.] 웃으며 고개 들고. 교연은 그자의 바로 앞에 이르렀고

모용후; [아무쪼록 암호명에 어울리는 화끈한 활약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 말하며 가면을 내밀고. 그때

교연; [고맙다.] 두 손으로 가면을 받으며 말하고

모용후; [뭐?] 교연이 갑자기 반말을 하자 두 손으로 가면을 건네주던 자세로 놀라 눈을 부릅 뜨고

[!] [!] [!] 이장진, 파면살주, 이군악의 경악. 눈 부릅

<결국!> 지오와 지칠자객 주먹 불끈. 직후

교연; [내 손에 죽기 위해 지금껏 살아있어 줘서 고맙다는 말이다!] 슈욱! 왼손으로 가면을 받으며 오른손을 확 내미는데 어느 틈에 교연의 오른손에는 비수가 들려서 모용후의 가슴을 찔러가고 있다

이군악; [예쁜이!] 기겁하며 앞으로 나서고

[!]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지만 교연을 저지하지는 않는 파면살주

[단명화!] 천자급 자객들중 귀모모 벌떡 일어나고. 천살노는 눈만 부릅뜬 채 앉아있고

모용후; [네년...] 스팟! 경악하면서도 사력을 다해 뒤로 몸을 홱 젖히며 날아가 피하려는데. 그 직후

화악! 교연의 몸이 이끌리듯 그자에게 따라붙으며 비수를 찔러낸다.

모용후; [흑수지존의 삼보면천이로구나!] 꽝! 경악하면서 오른손을 후려친다. 피하지 못할 것을 알고 반격한 것. 그 직후

푹! 모용후의 가슴에 깊이 박히는 비수. 동시에

펑! 모용후가 내친 장풍이 교연의 가슴을 강타한다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교연. 비수를 놓치면서

이군악; [예쁜이!] 팟! 마주 앞으로 날아가고

귀모모; [저... 저런...] 눈 부릅

이군악; [괜잖아 예쁜이?] 화악! 두 팔로 교연을 받아 안으며 비명.

[쿨럭!] 피를 토하는 교연. 그런 교연의 가슴 부분에는 옷이 터지며 맨살이 드러났는데 시커먼 손바닥 자욱이 새겨진 채 연기가 피어오른다.

이군악; (독장(毒掌)!) 눈 부릅. 동시에

모용후; [끄윽!] 털썩! 가슴에 비수가 박힌 채 무릎을 꿇는데

푸시시! 비수가 박힌 그자의 가슴에서도 연기가 피어 오른다

[암살이다!] [단명화! 네년이 감히 부련주님을...] [자객이었구나!] 화악! 쐐액! 지자급과 현자급, 황자급의 자객들이 새떼처럼 이군악과 교연을 덮친다.

이장진과 파면살주는 그 자리에 있고.

귀모모와 다른 천자급 자객인 천살노도 원래 자리에 있다.

신입 자객들은 우왕좌왕 물러서고 있고

[죽여라!] [년놈이 한통속이었다.] [감히 흑수련에 잠입해서 자객질을 해?] 쩍! 쐐액! 이군악과 교연을 향해 쇄도하며 암기를 날리고 장풍을 날리고 무기를 찔러가는 자객들. 엄청 빠르고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하지만 그 직후

이군악; [지랄...] 몸을 웅크려 자기 몸으로 자객들의 공격을 막는다. 등을 돌린 채

따다다당! 터터텅! 펑! 자객들이 날린 암기들이 이군악의 몸에 닿자 콩 튀기듯 퉁겨지고. 자객들이 날린 장풍도 퉁겨져 나가고.

[금강불괴다!] [저놈도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암기나 장풍은 통하지 않는다!] [독을 써라!] 쐐액! 번쩍! 놀라면서도 공격하는 자객들. 하지만

이군악; [작작들 해!] 번쩍! 웅크렸던 몸을 확+ 펴는 이군악의 몸에서 폭발적인 섬광이 터져나온다

[헉!] [이건...] [호신강기...] 빛에 휩싸이며 경악하는 자객들

[!] [!] 놀라며 손으로 앞을 가리는 이장진과 파면살주. 직후

번쩍! 실내가 완전히 강한 섬광에 뒤덮인다.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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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촉루평의 막 다른 곳. 바위 절벽이 삼면을 병풍처럼 에워싼 곳이 있다. 막다른 곳이고

그곳으로 걸어 들어오는 교연. 눈은 뒤쪽을 살피고 있고. 여러 개의 띠를 묶어서 허리에 차고 있다.

교연; [이쯤이면 되겠지? 다른 인간들의 시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절벽을 등지고 돌아서고

교연; [색골! 네놈이 이 근처에 있다는 거 안다.] [사내답게 나와서 최후의 승자가 누구인지 결판을 내자!] 냉소하며 둘러보지만

조용하다. 아무런 반응이 없고

교연; [끝까지 두더지새끼처럼 숨어있겠다 이거지?] 냉소하며 양손으로 저고리 자락을 잡고

교연; [네놈이 끝내 숨어있을 수 있을지 보자.] 슥! 저고리를 양옆으로 벌린다. 그러자 젖가슴이 드러나는데 완전히 드러나는 건 아니고 형태만 드러나고. 젖가슴 사이의 골짜기에 별 모양의 점이 있는 것 주의. 순간

<꿀꺽!> 어디선가 침 삼키는 소리가 들리고

교연; (드디어 반응을 보이는군.) 배시시 웃으며 + [더 보고 싶어?] 두손으로 저고리를 벌린 채로 웃고

교연; [그럼 직접 네 손으로 벌려봐라.] 슥! 다시 저고리를 여미고. 그러자

<안... 안돼!> 어디선가 안타까운 외침이 들리고

교연; [못 참겠으면 빨리 튀어나와.] 눈을 번뜩이며 주변 둘러보고

교연; [그럴 용기도 없으면 아랫도리에 달린 것 떼어내...] + [!] 오싹! 말하다가 소름이 돋아 눈 부릅뜨고

교연; (시선이 아래쪽에서 느껴진다!) 급히 고개 내려 바닥을 보고

쿵! 가자미처럼 바닥과 동화된 이군악의 얼굴이 교연이 아랫도리를 올려다보며 변태처럼 웃고 있고. 몸의 대부분은 바닥에 묻혀있고 얼굴만 드러난 표정. 이마에는 띠를 두르고 있고

헤벌레 웃는 이군악의 얼굴 크로즈 업

교연; [꺅!] 쾅! 비명 지르며 바닥에서 올려다보는 얼굴을 발로 강하게 밟는다.

 

#144>

[!] [!] 전망대에 서있던 지오자객과 지칠자객 흠칫!

멀리를 보는 두놈. 그들의 시야에서 2키로 정도 떨어진 촉루평 끝의 절벽이 보이고

지칠자객; [교연의 비명 같지?]

지오자객; [말조심하게. 실수로 한 말이 부련주의 귀에 들어가는 수가 있어.]

지칠자객; [조... 조심하겠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지칠자객; [그나저나 단명화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같은데...] 고개 빼며 절벽 쪽을 보고

지오자객; [악군자와 드디어 최종 승자를 놓고 겨루기 시작한 모양이네.]

지칠자객; [자네가 보기엔 승부의 결과가 어떨 것같은가?]

지오자객; [이변이 없는 한 악군자가 이길 테고...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만 하네.]

지칠자객; [그럼 자네는 단명화가 수석에 목을 매는 이유를...] 깨닫고

지오자객; [때로는 틀리길 간절하게 바라는 예측도 있는 법이지.] 한숨 쉬고

 

#145>

교연; [이 색골!] 쾅! 펑! 강하게 발로 바닥을 밟으며 악을 쓰는 교연. 바닥의 흙과 모래가 확 튀어 사방으로 퍼지고.

교연; (어느 틈에 지행술(地行術)을 써서 접근하여 날 훔쳐보고 있었어!) 분노와 수치심에 치를 떨며 아래를 보고. 하지만

교연; (없다.) 눈 부릅 바닥을 보고. 교연의 발 아래 바닥이 사발처럼 움푹 파였지만 이군악의 모습은 사라졌고.

교연; (그 짧은 시간에 피했어!) 급히 돌아보려 할 때

[그 새 저 커졌잖아!] 눈 부릅뜨는 교연. 그 뒤에서 나타나 두손으로 교연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주물럭. 헐떡이는 이군악

교연; (어... 어느새!) 경악과 수치심

이군악; [자기는 대체 뭘 먹길래 아직도 이게 크는 거야?] 헉헉 대며 교연의 젖가슴을 주물럭.

심지어 아랫도리를 교연의 엉덩이에 밀착시켜 문지르기도 하고. 그 직후

교연; [개새끼야!] 쩍! 몸을 돌리며 팔꿈치로 이군악을 후려치지만

이군악; [이크...] 휘익! 깃털처럼 날아서 뒤로 피하는 이군악.

교연; [죽여 버린다!] 차창! 양쪽 허리에 차고 있던 삼지창을 뽑으며 이를 갈고. 얼굴이 수치심으로 물들고.

이군악; [에이! 새삼스럽게 뭘 화를 내고 그래?] 스윽! 깃털처럼 5미터쯤에 내려서고. 헌데 손에는 여러개의 머리띠를 묶은 걸 들고 있다

이군악; [어차피 자기 찌찌는 내 전용이 된지 오래인 거 알면서...] 실실 웃으며 띠를 쳐들어 보인다.

띠를 크로즈 업

교연; [흑!] 급히 자기 옆구리를 보지만

이미 비어있는 옆구리

교연; (두... 두건들을 떼어가는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했어.) 얼굴 굳어지고

이군악; [난 누구처럼 발에 땀나게 뛰어다니는 거 질색이야.] [이렇게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데 헛심 쓸 이유가 없잖아.] 머리띠 묶음을 들어보며 웃고. 헌데

교연; [내놔!] 스팟! 이미 이군악의 앞에 나타나 삼지창으로 이군악을 찌르고 있는 교연. 비용의 목을 쥘 때와 같은 장면이고. 하지만

이군악; [싫은데?] 몸을 뒤로 홱 젖히며 웃고. 교연이 내지른 삼지창은 이군악의 얼굴 위로 뻗어가고

교연; (내 삼보면천(三步免天)을 피했어!) 쐐액! 삼지창을 내지르는 자세로 몸이 거의 수평이 되어 지나가고. 이군악은 <림보>를 하듯 발바닥만 바닥에 붙인 채 몸을 지면과 수평이 되게 뒤로 젖혀서 교연의 몸을 흘려 보낸다

이군악; [절경이다!] 지면과 수평으로 누워서 위를 보며 눈이 띠용. 헥헥. 이군악의 얼굴 위로 교연의 젖가슴이 출렁거리며 지나가고 있다

이군악; [눈에 보이는데 안 만질 수가 없잖아.] 콱! 머리띠를 쥐지 않은 손으로 교연의 젖가슴 하나를 움켜잡고

[!] 찌릿! 젖가슴이 움켜 쥐여지자 감전된 표정이 되어 눈 치뜨는 교연. 몸은 거의 수평이 되어 날아가는 자세로

그 아래쪽에서 손을 위로 쳐들어서 지나가는 교연의 젖가슴 움켜쥐고 주물럭거리며 헤벌레 웃는 이군악

교연; [죽일...!] 콱! 무릎을 숙여서 자기 몸 아래쪽의 이군악을 찍으며 지나가지만

이군악; [이크!] 휘릭! 교연의 무릎을 따라 몸을 돌려서 피하고

교연; (그 짧은 시간에 피했어!) 팟! 휘릭! 앞으로 날아갔다가 몸을 돌리며 내려서려 교연

이군악; [영차!] 이군악도 등을 굽히며 한 바퀴 돌고 있다. 한손으로 바닥을 짚은 채

교연; [크아!] 쩍! 내려면서 양손의 삼지창을 그런 이군악에게 날리지만

이군악; [욧! 욧!] 날아든 삼지창을 하나는 손으로 잡고. 하나는 입으로 물면서 몸을 세우는 이군악

교연; (말도 안되는 괴물...) 몸을 세우며 등에 짊어진 일본도 손잡이를 움켜잡고. 그때

이군악; [어우야! 자기 손에 닿은 부분은 향기롭기까지 해!] 하드를 핥듯이 삼지창 쥔 손으로 입에 문 삼지창을 잡고 혀로 핥는 이군악

교연; [너... 너...] 기가 막히고 화가 나서 얼굴 새빨개진다. 일본도의 손잡이를 움켜잡긴 했지만 뽑지는 않고

이군악; [이제 그만 인정해! 자기는 아무리 용을 써도 내 상대가 못돼!]

교연; [개소리마라!] 창! 일본도를 뽑고

교연; [지옥십팔관을 통과할 때 내가 수석이고 네놈이 차석이었던 거 잊었냐?] 일본도를 겨누며 이를 갈고

이군악; [에이! 그건 아니지.] 삼지창을 얼굴 앞에 세워 흔들며

이군악; [벼룩도 낯짝이 있다는데... 자기가 어떻게 날 따돌리고 수석을 차지했었는지 벌써 잊은 거야?] 눈을 변태처럼 굴리고

바르르! 이군악을 겨눈 교연의 칼 끝이 떨리고. 이어

교연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이 저고리를 벌려 젖가슴 드러내며 뭐라 외치며 달려가고. 그러자 앞서 달려가던 이군악이 돌아보며 코피를 팍 터트리던 장면. 장소는 밀실이고. 이군악의 앞쪽에 문이 있다.

이군악; [지옥십팔관이니 뭐니 해봐야 난 차 한잔 마시는 시간이면 돌파할 수 있었어.] [그런데 일부러 꾸물거리며 자기와 보조를 맞춰준 거라구.]

이군악; [물론 왜 그랬는지 그 이유는 자기도 잘 알지?] 입맛 다시며 교연의 젖가슴을 보고

교연; (죽일...) 파르르! 분노로 치를 떨지만. 그러다가

교연; (참자! 저 괴물을 무공으로 이기는 건 도저히 불가능하니...) + [좋다.] 스륵! 다시 칼을 칼집에 꽂고

교연; [한 가지 제안을 하겠다 색골아.]

이군악; [제안? 무슨 제안?] 기대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교연; [네 것까지 포함해서 머리띠를 전부 내게 넘겨라.] 손 내밀며 다가오고

이군악; [그... 그럼... 나한테는 뭘 줄건 데?] 헉헉 기대에 차서 물러서고

교연; [네가 원하는 거!] 수치심으로 얼굴 붉히며 다가오면서 이를 바득 갈고

이군악; [내... 내가 원하는 거?] 눈이 띠용

교연; [하고 싶은 짓... 뭐든 하게 해준단 말이야.] 손 내밀며 노려보고. 얼굴은 수치심으로 물 든 채

이군악; [내가... 내가 하고 싶은 게 응응하고 응응까지 하는 거라도 말이야?] 헉헉 대고

교연; [알았으면 내놔!] 촤악! 수치심으로 물든 채 이군악의 손에 들린 머리띠를 확 낚아채고.

이군악; [정말이지? 두 말 하기 없기야.] 헐떡이는데

교연; [내가 네놈같은 줄 알아?] 팟! 이군악의 머리에 두르고 있는 머리띠도 확 낚아채고

교연; [대신 우리가 거래한 사실은 절대 비밀이다.] 팟! 날아오르고. 이어

이군악; [알았어! 비밀 지킬게!] [대신 오늘 밤 꼭 찾아와서 약속 지켜야만 해!] 손 흔들며 좋아 죽으려 하고

교연; (정말 싫어.) 이를 악물고 날아가고.

교연; (하지만 어차피 거사(擧事)의 성패(成敗)와 상관없이 죽을 목숨이다.) (썩어 문드러질 몸뚱이를 유용하게 쓰게 된 걸 위안으로 삼자.) 날아가는 교연

이군악; [드디어... 드디어 허락을 한다 이거지?] 손 흔들며 헤벌레. 교연은 멀리 보이는 전망대로 날아가고 있다.

이군악; [내가 아무리 여자를 좋아한다고 해도 동칠낭 때처럼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강제로 어떻게 하진 않는다.] [그래서 저 예쁜이를 만지기만 하고 해치우진 않은 것인데...]

이군악; [드디어 저 새침떼기를 내 맘대로 할 수 있게 되었구나.] 아흐흐! 두팔로 자기 몸을 끌어안고 좋아 죽으려는 이군악. 그러다가

이군악;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정신 차리고

이군악; [역사적인 날인데 꽃 단장을 하고 기다려야만 해!] 휘익! 날아오르고

이군악; [드디어 석달 넘게 애만 태우며 기다린 보상을 받게 되는구나.] 휘익! 날아가며 희희낙락하는 이군악

 

#146>

흑수련 총단. 밤.

어떤 방. 넓고 서류가 가득. 파면살주의 집무실. 파면살주가 이장진의 보고를 받고 있다

이장진; [단명화란 계집이 탈건회에서도 수석을 차지했습니다.] 파면살주가 서류를 검토하는 탁자 건너편에 문을 등지고 선 위치에 뒷짐 집고 서서 보고하고. 의자가 있지만 앉지는 않고

파면살주; [보고 받았다.] 서류 검토하며 끄덕이고

이장진; [흑수련 역사상 계집이 탈건회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고...] [하물며 마지막 경쟁 상대가 악군자였다는 건...]

파면살주; [넌 악군자가 누군지 전부터 알고 있었구나.] 서류 넘기며

이장진; [예!]

이장진; [사실 그 친구는...] 말하다가 입을 다문다

파면살주가 손을 들고 있다. 시선은 서류에 향한 채

파면살주; [네가 아는 걸 아비까지 알 필요는 없다.] 다시 손을 내리고

이장진; [예...]

파면살주; [악군자의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단명화가 악군자를 이긴 게 납득이 안 가겠지?] 서류의 마지막장을 검토하고

이장진; [그렇습니다.]

파면살주; [악군자가 단명화에게 양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고개 들고. 몸을 의자에 기대면서

이장진; [그럼 지옥십팔관에서도..] 깨닫고

파면살주; [악군자, 단명화, 둘 다 특별한 존재지.] [특히 단명화는...]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이장진; [...] 기다리고

파면살주; [잘 지켜보도록 해라.] 의미심장하게

이장진; [예!] + (단명화를 지켜주라는 말씀이시구나.) 깨닫고. 그때

[마침 추혼령주도 총단에 돌아와 있었군.] 덜컹! 말하며 들어오는 어떤 인물의 뒷모습. 돌아보는 이장진. 파면살주도 고개 들어서 보고. 철문을 문 밖에서 <地 三>이란 글이 적힌 가면을 쓴 자가 열어주고 있다.

모용후; [추혼령주의 맹활약상은 본좌도 주목하고 있네.] 거만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모용후. 나이는 30대 중반쯤으로 할 것. 좀 나이가 들어보이게 묘사. 교연의 아버지 흑수지존의 제자였다가 배신한 놈이다.

이장진; [부련주님!] 포권하고

파면살주; [부련주, 어서 오시오.] 일어나고

모용후; [앉아계시오 제이(第二) 부련주!] 거만하게 손을 들어 보이며 말하고. 그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흑수련 부(副)련주 소면살주(笑面殺主) 모용후(慕容候)>

이장진; (제이 부련주라...) 옆으로 비켜서며

이장진; (자신이 흑수련내에서의 서열이 아버지보다 높다는 걸 은연중 강조하고 있군.) 모용후가 탁자 앞의 의자에 앉는 걸 보며 쓴웃음

모용후; [이번 회차의 탈건회에 맞추기 위해 서둘러 돌아왔소이다.] 다리 꼬고 거만하게 앉으며. 그 앞쪽에서 탁자 너머의 파면살주도 다시 자리에 앉고 있다

파면살주; [련주께서는 무고하시오?] 모용후에게 물으면서 이장진에게 나가 보라고 고개짓을 하고

고개 숙여 보이는 이장진

모용후; [북경(北京)에서의 공작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소이다.] 끄덕이며 이장진이 돌아서는 걸 보고. 말은 파면살주에게 하면서

모용후; [늦어도 일년 안에 건곤일척(乾坤一擲)이 시도될 것이오.] 다시 파면살주를 보며 말하고. 그 배경으로 이장진은 문으로 나가고 있다.

파면살주; [주도면밀하신 련주님께서 진행하시는 일이니 실패할 일은 없을 것이오.] 끄덕이고. 이장진은 문으로 나가서 문을 닫고 있고

모용후; [물론이오.]

모용후; [그리고 련주님께서 추진하시는 대업(大業)에서 우리도 제 몫을 하려면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오.] 음산하게 웃고

 

#147>

탁! 문을 닫으며 밀실을 나오는 이장진. 문 밖은 횃불이 밝혀진 동굴을 개조한 복도인데 문 밖에는 얼굴에 <地 三> 이란 글자가 적힌 민짜 가면을 쓴 자객이 서있다가 이장진에게 고개를 숙인다. 복도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철문들이 있고. 각 철문마다 자객들이 서서 경비를 선다. 지삼자객 외의 다른 자객들은 가면을 쓰고 있지 않다.

이장진; (소면살주 모용후, 나이는 비록 삼십대 중반에 불과하지만 흑수련 내의 서열 이위인 효웅...) 곁눈질로 철문을 곁눈질로 보며 복도를 따라 걸음 옮기고. 자객들은 이장진이 다가오면 인사를 한다. 이장진도 대충 손을 들어 답례하고

이장진; (저자는 흑수련의 원래 련주였던 흑수지존(黑手至尊) 교백(喬魄)의 제자였다.) 눈 번뜩이며 생각.

이장진;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십오년전, 모용후는 침독(沈獨)의 사주를 받고 사부인 흑수지존을 극독으로 중독시키는 패륜을 저질렀다.)

이장진; (결국 흑수지존 교백은 무기력하게 침독에게 패해 죽었으며 흑수련은 침독의 야심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장진; (다만 모용후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침독이 흑수련을 온전히 그자에게 맡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장진; (침독 자신이 직접 흑수련의 련주가 되고 모용후에게는 부련주의 직책을 주었던 것이다.)

이장진; (그러다가 침독은 삼년전 황실을 장악하기 위해 북경으로 가면서 흑수련에서 손을 떼게 되었는데...)

이장진; (흑수련을 떠나기 전에 침독은 그때까지 혁혁한 공을 세워 승급을 거듭해온 아버지를 또 한명의 부련주로 세워서 모용후를 견제하게 했다.)

이장진; (당연히 모용후는 경쟁자인 아버지를 강하게 의식하게 되었으며 흑수련 내에서의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에 골몰해왔다.)

이장진; (신임 자객들의 임명식에 기필코 참여해온 것도 그 때문인데....)

이장진; (내일 있을 이번 회차의 임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외부에서의 일을 서둘러 마감하고 달려왔을 것이다.)

이장진; (그래봤자 흑수련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점차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는 상태지만...) 냉소하고

이장진; (내일의 임명식에서는 탈건회에서 수석을 차지한 단명화가 동기들을 대표하여 모용후로부터 영패를 받게 될 것이다.)

이장진; (이러니저러니 해도 계집이다. 긴장해서 실수할지도 모르니 미리 단속을...)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멈춰선다.

이장진; (신입 자객들의 입장에서는 임명식이 하늘같은 부련주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이장진; (단명화가 수석을 차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것이 혹시 모용후나 아버지에게 접근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장진; (혹시 모르니 그 계집을 한번 만나봐야겠다.) 서둘러 걸어간다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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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석달후> 흑수련 총단의 모습. 하늘에 먹장구름이 꾸물꾸물. 음산한 날씨

마부1; [령주님께서 자리를 비우신 동안 본련에 새로 가입한 자들의 숫자는 모두 사십칠명입니다.] 이군악과 교연이 타고 온 마차를 몰던 마부중 한 놈이 이장진 앞에 서서 보고한다. 이곳은 일종의 거실. 이장진이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서류를 검토하며 마부1의 보고를 받는다

마부1; [그중에서 지옥십팔관(地獄十八關)을 거치는 도중 죽은 자가 세명, 심각하게 다친 자는 여덟명이 나왔습니다.]

마부1; [결국 삼십육명만이 지옥십팔관을 통과하여 본련의 자객이 될 자격을 얻었으며...] 말하다가 흠칫! 하며 입을 다문다. 이장진이 손을 들어 말을 막으며 서류를 본다

마부1; [하명하실 일이 있으신지요?] 눈치 보고

이장진; [이자에 대해 설명해봐라.] 슥! 서류를 옆으로 돌려서 마부1이 볼 수 있게 탁자에 놓으며 묻고

서류를 크로즈 업. 서류에는 빼곡히 글이 적혀있는데 좌측 상단에 손바닥만하게 사람 얼굴이 그려져 있다. 초상화인데

사람 얼굴 크로즈 업. 바로 히죽거리며 웃고 있는 이군악의 얼굴이다.

마부1; [낙양에서 본련에 가입 신청을 한 악군자(惡君子)로군요.] 고개를 옆으로 해서 서류를 들여다 보며

이장진; [악군자?]

마부1; [강호에서 활동할 때 쓸 암호명을 스스로 정하라고 했더니 좀 튀게 지었습니다.] 눈치를 보고

이장진; [암호명을 스스로 짓는 건 본련 자객들의 특권이니 뭐라 할 건 없지.] 서류를 보면서 끄덕이고

마부1; [악군자는 속하가 직접 낙양 외곽 산신묘에서 인수받은 자인데...] [가입 예물은 흑도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진 인도부의 수급이었습니다.]

마부1; [그후 지옥십팔관을 차석(次席)으로 통과했으며...] + 이장진; [차석?] 고개 들며 이마 찡그리고

마부1; [예! 단명화(斷命花)라는 암호명을 쓰는 계집이 간발의 차이로 수석(首席)을 차지하였습니다.]

이장진; [단명화라...]

마부1; [오랜만에 본련에 가입한 계집인지라 천자급(天字級)의 귀모모(鬼母母)께서 직접 가르쳐 왔습니다.]

이장진; [악군자와 단명화는 지금 어디 있느냐?]

마부1; [오늘이 지옥십팔관을 함께 통과한 동기들 간에 서열을 정하는 탈건회(奪巾會)가 있는 날입니다.]

마부1; [악군자와 단명화는 동기들과 함께 촉루평(髑髏坪)에서 재주를 겨루고 있을 것입니다.]

이장진; [그렇군.] [탈건회가 끝나면 결과를 알려주게.] 가보라고 손짓하고

마부1; [존명!] 포권하고

이어 나가는 마부1. 이장진은 다시 서류를 집어들고

탁! 문이 닫히며 방안에는 이장진만 남는다.

이장진; [도대체 어디로 튈지 짐작이 안되는 친구로군.] 서류에 그려져 있는 이군악의 초상화를 보며 쓴웃음

이장진; [이번에는 또 무슨 생각으로 흑수련에 들어온 것인가?] [가입하는 과정에서 복용한 충심환 때문에 족쇄를 찬 꼴이 될 텐데...]

이장진; [하긴 천하제일인의 제자가 충심환 정도에 매일 리는 없겠지.] 중얼거리며 다시 서류를 한 장 넘기고

이장진; [탈건회가 끝나는 대로 한번 만나봐야겠군.] 중얼거리며 서류를 보고

이장진이 넘긴 서류에는 교연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초상화 옆에는 글이 적혀있다. 그 글 상단에 <斷命花>라는 조금 큰 글이 적혀있다.

이장진; [단명화... 사람 목숨을 끊는 꽃이라...] 서류를 읽고

이장진; [이 계집에게서도 뭔가 냄새가 나는군.] 눈 번뜩이고

이장진; [덕분에 당분간 심심하진 않겠어.} 음산하게 웃고

 

#141>

<-촉루평(髑髏坪)> 늪과 풀숲, 잡목, 여기저기 바위들이 있는 황무지. 하늘에는 먹장구름이 짙게 깔려 있어 어둑하다. 음산한 날씨인데.

황무지에는 곳곳에 늪지가 있고 늪지 사이에는 잡초와 잡목들이 이리저리 나있다. 바위들도 작은 동산처럼 늪지에서 여러 개 솟아 있는데. 늪 사이의 맨 땅에는 수많은 해골들이 굴러다닌다.

늪지에도 사람 시체가 잠겨 썩어가고 있고

늪지 중앙에 높게 서있는 전망대. 나무 기둥을 박아서 5층 빌딩 정도의 높이로 세워진 전망대. 그 전망대 위에는 한명의 인물이 서류철을 들고 서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얼굴에 민짜 가면을 쓰고 있는데 이마에는 <地> 라는 좀 큰 글과 그 아래 조금 작게 <七>이란 숫자가 적혀있다. 하연 수염이 가면 아래로 내려와 있어서 노인임을 알 수 있고. 이자는 흑수련의 지자급 살수로 서열 칠위. 이하 지칠자객으로 표기

가면 속에서 곁눈질하는 지칠자객.

 

지칠자객이 곁눈질 하는 곳은 갈대나 부들같은 물풀이 무성한 늪. 그 늪 속에 누군가 잠복해있는 게 보인다. 물 밖으로 어깨만 드러낸 채 풀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고. 이마에는 띠를 두르고 있다. 주변에는 시체들이 잠겨서 썩고 있다. 헌데

그자의 뒤쪽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또 다른 인물. 연쇄살인범처럼 흉악한 인상의 사내인데 머리에는 역시 띠를 두르고 있다. 사내1로 표기

사내1의 시점. 풀 사이로 늪에 어깨 아래까지 잠긴 채 숨어서 앞을 보고 있는 자의 뒷모습이 보이고

사내1; (비용(非傭)! 네놈도 지독한 종자이긴 하구나. 시체가 썩어가는 물구덩이에 들어앉아 꿈쩍도 않고 있는 걸 보면...)

사내1; (촉루평은 대대로 흑수련의 자객들이 재주를 겨루는 장소로 쓰였고 그 과정에서 죽은 시체들이 도처에서 썩어가고 있다.)

사내1; (그 때문에 보통 인간들은 촉루평에 들어서는 순간 시체 썩는 냄새만으로도 기함하게 된다.)

사내1; (헌데 비용 저놈은 시체가 썩고 있는 물에 숨어서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사내1; (물론 그 정도는 되어야 자객 소리 듣겠지만...) (독하기로 따지만 나 운종(雲從)도 네놈 못지 않다는 점이다.) 스윽! 얼굴까지 물속으로 잠기고

사내1; (네놈의 두건과 네놈이 다른 놈들에게서 빼앗은 두건까지 챙기면 나도 단번에 수석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물속에 몸을 완전히 담근 채 접근한다. 물속에는 썩어가는 시체들이 널려있지만 상관하지 않고

사내1; (기왕 자객의 길에 들어섰으니 이쪽 세계에서 으뜸가는 존재가 되어야하지 않겠느냐?) 눈을 부릅뜨며 물속으로 접근하는 그자의 앞쪽에 사람 형상이 앉아있는 게 보이고

사내1; (이겼다.) 스윽! 물 속에서 조심스럽게 손을 뻗고. 몸을 웅크리면서

사내1; (내 승리다!) 푸학! 물속에서 확 뛰어오르며 앞쪽에 앉아있는 자를 덮친다.

팟! 사내1의 손이 앞쪽에 앉아있던 자의 머리에 둘러진 띠를 낚아챈다. 하지만 그 직후

툭! 앞쪽에 앉아있던 자의 머리가 굴러 떨어진다. 헌데 그 머리가 산 사람의 머리가 아니라 해골이다. 해골에 머리카락을 얹어서 사람처럼 위장해놓았던 것

사내1; (아차!) 두건을 낚아챈 자세로 허공에 뜬 채 눈 부릅뜨고.

첨벙! 풀쩍! 물 속으로 떨어지는 해골과 해골에 덮어씌워졌던 머리카락. 해골이 얹혀져 있던 것도 사람의 몸이 아니라 해골에 옷을 입혀 놓은 것이고

사내1; (해골!) (속았다.) 첨벙! 내려앉으며 급히 몸을 돌리려 하지만

촤아! 그자의 바로 뒤 물속에서 솟구치는 또 다른 사내. 상체를 벌거벗었으며 한손에 비수를 들었다. 옷을 벗어서 해골에 입혀 위장을 한 것. 이자의 이름은 비용

비용; [여기까지!] 화악! 스악! 뒤에서 사내1의 목을 팔로 감으며 비수를 사내1의 목에 들이대는 비용. 깡마르고 음침하게 생겼다. 나이는 서른 살 가량. 앞으로도 몇 번 나올 조연. 대단한 놈은 아님

사내1; [큭!] 목이 감기면서 소매 속으로 손을 넣지만

비용; [허튼 짓하면 그 즉시 목을 따준다.] 비수를 바짝 들이밀고

비용; [탈건회에서는 상대를 죽이거나 다치게 해도 무죄라는 건 알고 있겠지?] 주르르! 비수 끝이 사내1의 목으로 파고 들며 피가 흐르고

사내1; [젠장...] 소매 속에서 손을 빼고

사내1; [졌다. 내 두건을 가져가라.] 손 내리고

비용; [저항하지 않은 건 현명한 생각이었다!] 팟! 사내1의 목을 감싸고 있던 손을 풀면서 그자의 머리에 둘러진 머리띠를 벗기고

비용; [겨우 서열 정하는 대회 따위에 목숨을 걸 일은 없으니...] 촤아! 물 속에서 옷도 건진다. 해골에 입혀놓았던. 사내1은 분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사내1; (이긴 네놈이야 속 편하게 그런 말 할 수 있겠지.) 이를 바득 갈고

비용; [승부가 났으니 네가 그동안 다른 놈들을 쓰러트리고 손에 넣은 두건도 내놔야지?] 돌아보며 손 내밀고

사내1; [속은 쓰리지만 어쩔 수 없군. 일단 자기 두건을 빼앗기면 죽은 목숨으로 취급되니...] 멀리 보이는 전망대를 힐끔 보면서 품속에 손을 넣고

사내1; [전부 일곱 개다. 가져가라.] 내밀고. 그자의 손에는 여러 개의 머리띠가 들려있다. 모두 7개고

비용; [꽤나 많이 모았군. 나도 겨우 여섯 개를 모았을 뿐인데...] 사내1이 내미는 띠를 받고

비용; [운종 네 것과 내 것까지 합치면 열 다섯 개!] [이 정도면 수석을 노려볼 바탕은 되지 않겠느냐?] 흥분

사내1; [개새끼!] 분해서 노려보고

비용; [욕은 얼마든지 해라. 하지만 순수한 승부였으니 앙심은 오래 품지 말고!] 뒷걸음질하며 물러서고.

사내1; [볼일 봤으면 꺼져!] 눈 흘기며 가라고 손짓하고

비용; [탈건회도 곧 끝날 테니 끝나고 나서 한잔하자.] 스윽! 뒤로 물러서서 풀 사이로 사라지며 웃고

사내1; [헛고생을 했군.] 철벅! 철벅! 인상 쓰며 흙이 있는 쪽으로 가고

사내1; [하지만 헛된 희망은 품지 마라 비용.] 히죽 웃으며 늪 밖으로 나가고

사내1; [악군자나 단명화가 버티고 있는 한 네놈이 수석 자리를 차지하는 건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니...] 털썩! 바닥에 주저앉고

사내1; [비용이 놈이 *빠지게 헛수고할 동안 밀린 잠이나 자둬야겠다.] 팔 베개를 하며 눈을 감는다.

<그나저나 궁금하긴 하군. 악군자와 단명화중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곧 잠이 드는 사내1을 배경으로 그자의 생각

 

다시 전망대 위

[...] 무언가 생각하며 사내1이 잠든 곳을 보는 지칠자객.

사내1뿐 아니라 갈대밭 여기저기 누워 잠든 사내들이 있다. 모두 이마에 띠를 두르고 있진 않다. 머리띠를 빼앗긴 패배자들인데 사내1처럼 지쳐서 잠들어 있다. 그때

[수고한다 지칠(地七)!] 휘익! 허공에서 또 한명의 가면 쓴 자가 날아 내린다. 그자의 가면에는 <地 >자 밑에 조금 작가 <五>자가 새겨져 있다. 이하 지오자객으로 표기

지칠자객; [어서 오게 지오(地五)...] 끄덕. 같은 지자급끼리는 말을 놓는다

지오자객;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둘러보며

지칠자객; [그럭저럭 삼강(三强)으로 압축되었네.] 서류철을 보면서. 서류철에는 이름들이 죽 적혀있는데 거의 모든 이름에는 줄이 그어져 있다.

지오자객; [단명화와 악군자는 당연히 삼강에 들 테고... 마지막 한 자리는 어떤 놈이 차지했는가?]

지칠자객; [비용이 놈이 의외로 선전하고 있네.] 서류를 보여주며

지오자객; [비용?] [독과 벌레들을 잘 쓰는 그놈?] 서류철을 곁눈질로 힐끔

지칠자객; [오독당(五毒堂) 출신일 것으로 믿어지는 그놈은 처음에는 독과 벌레 쓰는 재주만 믿고 자만했었는데...]

지칠자객; [지옥십팔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단명화에게 판판이 깨지면서 자극을 받고는 자객술의 수련에 매진해왔네.]

지칠자객; [그 결과 이번 탈건회에서는 순수한 자객술로만 다른 놈들을 모두 꺾고 삼강 안에 들었어.]

지오자객; [기특하긴 하지만... 그래도 단명화나 악군자 중에서 우승자가 나오겠지?]

지칠자객; [단명화야 우승 후보로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지오자객; [왜? 악군자놈은 또 딴 짓을 하고 있나?]

지칠자객; [비용이 현재 열다섯 개의 두건을 확보하고 있고 단명화도 스무 개의 차지하고 있네.] 서류를 보면서

지오자객; [서른 여섯 개의 두건중 서른 다섯 개를 비용과 단명화가 나눠가지고 있다면...] 놀라서 가면 속에서 눈을 치뜨고

지칠자객; [악군자 이놈은 아무 짓도 안하고 있어.] 손가락으로 <惡君子>라는 글이 적힌 부분을 두두리고. 그 옆에는 <斷命花>라는 이름이 적혀있는데 두 사람의 이름에는 줄이 그어져 있지 않다. 다른 이름들에는 전부 줄이 그어져 있고

지오자객; [아무 짓도 안하고 있다는 건...]

지칠자객; [어디선가 쳐 자고 있을 텐데... 내 이목에도 감지되지가 않는구먼.] 주변 둘러보며 말하고

 

#142>

멀리 전망대가 보이는 늪지. 전망대에 지칠자객과 지오자객이 서있는 것이 작게 보이고

그 늪지에 가운데에 솟아있는 바위. 그 바위 위에 야한 자세로 앉아있는 교연. 몸에 완전히 달라붙은 옷을 입어서 <캣우먼>이나 <블랙 위도우>를 연상케 하는 차림인데 이마에는 띠를 두르고 있다. 물론 치마가 아니라 바지를 입었으며 발에는 굽이 있는 반 부츠를 신었다. 여러 개의 띠를 하나로 묶어서 허리에 차고 있고. 무기는 등에 짊어진 일본도와 양쪽 옆구리에 차고 있는 삼지창 닮은 비수 두 자루다. 일본의 인자들이 사용하는 그 삼지창.

교연; (그 인간은 분명 이 주변 어딘가에 있다.) 무심한 표정이지만 곁눈질로 주변을 탐색하고 있다.

<내 몸을 훑어보는 끈적한 시선이 느껴지는 게 그 증거다.> 이를 바득 가는 교연. 그 교연의 얼굴 뒤로 변태같은 표정을 짓는 이군악의 얼굴 크로즈 업

교연; (죽일 놈의 색골!) 이를 바득. 낙양의 어느 건물 지붕 위에서 이군악이 자신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며 변태스럽게 웃던 장면 떠올리고

<함께 이곳으로 오는 마차 안에서 내 몸뚱이를 농락할 때는 정체가 들킬까봐 모르는 척 했었는데...> 마차 안에서 관의 뚜껑을 열어놓고 관 안에 누워있는 교연의 몸을 주물럭거리며 변태스럽게 웃던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교연의 생각

<그후 지옥십팔관을 통과하는 동안에도 기회만 생기면 날 어떻게 해보려고 수작을 걸어왔어!> 어떤 밀실. 수많은 철제 인형들이 박살 나있는데 바닥에서 칼을 집어들기 위해 엉덩이를 뒤로 뺀 채 돌아보며 분노하는 교연. 교연의 뒤에서 이군악이 변태적인 표정으로 엉덩이를 만지고 있다.

교연; (도대체 머리 속에 뭐가 든 인간인지 모르겠다.) (무공은 추측이 불가할 정도로 높으면서 생각하는 거라고는 오직 나한테 수작 거는 것뿐이니...) 얼굴 발개지고. 이를 바득 갈고

교연; (어떻게든 그 인간을 찾아내지 못하면 오늘 탈건회도 망칠 분명한데...) 생각할 때. 부웅! 말벌 한 마리가 화살처럼 날아든다. 꼬리의 독침으로 쏘려고. 하지만

교연; (그 색골을 찾아내기 전에 귀찮은 놈부터 처리해야겠지.) 탁! 손가락 두 개로 정확히 말벌을 찝어서 죽인다. 직후

<놀랍군. 한눈을 팔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내 독봉(毒蜂)을 그렇게 정확히 잡아내다니...>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고개 드는 교연

쿵! 붕! 붕! 수많은 말벌들이 교연의 주위로 진을 치며 날고 있다.

교연; [별..] 피식! 웃으며 손가락으로 집어 죽인 말벌의 시체를 옆으로 퉁겨버리고

비용; [단명화 네가 여자라서 특별히 배려하는 것이다.] 슥! 풀 속에서 일어나고.

비용; [내 독봉들에게 쏘이면 죽지는 않더라도 처참한 몰골이 되기 때문이다.] 완전히 일어나고

비용; [여자에게는 외모가 목숨보다 소중하다고 들었다.] [좋은 말로 할 때 네 두건과 지금까지 차지한 두건들을 건네라.]

비용; [내 독봉진(毒蜂陣)을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돌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 교연; [비용!] 말을 해서 비용의 말을 막고

교연; [너란 놈은 자객으로는 낙제점이다.] 일어나고. 붕붕! 주변에서 위협적으로 날아다니는 말벌들

비용; [내가 자객답지 않은 이유는?] 자존심 상하고

교연; [첫째! 자객은 어떤 경우라도 자신의 수단을 표적에게 내보이는 게 아니다.] [상대가 계집이든 어린애이든...] 주변의 말벌들을 보며 냉소하고

비용; [그렇다 치고.. 두 번째 결격 사유는 뭐냐?] 피식

교연; [그건...] 요염하게 웃더니

교연; [말이 너무 많다는 거다.] 스팟! 이미 비용의 바로 앞으로 들이닥치고 있다. 공간 이동 하듯이

비용; [헉!] 스팟! 기겁하며 뒤로 몸을 홱 젖혀서 피하려 하지만

교연; [늦었다는 거 알지?] 콱! 이미 비용의 목을 움켜잡고 있는 교연.

비용; [끄윽...] 눈이 돌아가고

부웅! 붕! 말벌들이 뒤늦게 쇄도하지만

교연; [목이 부러지고 싶지 않으면 뭘 해야 하는지도 알테고?] 우둑! 웃으며 비용의 목을 쥔 손에 힘을 주고

비용; [물... 물러가라.] 딱! 딱! 혀를 퉁겨서 소리내고. 그러자

멈칫! 쇄도하던 말벌들 일제히 멈추더니

붕! 붕! 사방으로 날아서 흩어지는 말벌들

교연; [그나마 어리석지는 않네.] 팟! 냉소하며 비용의 이마에 두른 머리띠를 왼손으로 벗기고. 이어.

교연; [이걸로 너도 사망!] 머리띠를 든 왼손의 엄지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

비용; [으으으!] 굴욕에 찬 표정

교연; [네가 발바닥에 땀 나도록 뛰어다니며 수집한 두건들도 고맙게 접수하겠다.] 비용의 품속에 왼손을 넣고

다시 꺼낸 교연의 손에는 열네개의 머리띠가 하나로 묶인 게 들려있다

교연; [수고했다.] 목을 놔주고

비용; [큭!] 비틀하며 물러서고

교연; [너도 이제 볼일 끝났으니까 그만 촉루평을 떠나라.] 돌아서면서 비용의 머리에서 벗거낸 머리띠로 비용의 품 속에서 꺼낸 머리띠들을 묶고

비용; (개같은...) 이를 갈며 오른손으로 왼쪽 소매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려 하지만

교연; [그 손...] 등 돌린 채 걸어가며 고개 약간 돌리고

[!] 움찔! 손을 소매 속에서 꺼내지 못하는 비용

교연; [소매 속에서 그 손을 빼는 순간 세상 하직하게 될 것이다.] 쿠오오! 등을 보이며 고개 조금 돌린 채 걸어가는 교연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치솟는다

오싹! 소름이 돋아 숨을 멈추는 비용

쿠오오! 교연의 모습 위로 치솟는 기운은 여자 마귀의 형상을 이루고

비용; (야... 야차(夜叉)!) 전율하며 비틀거린다. 오른손은 여전히 왼쪽 소매에 넣은 채로

교연; [자기 분수를 아는 게 보신(保身)의 지름길인 법이다.] 냉소하며 걸어가고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는 비용

비용; (단명화 저년...) (대체 정체가 뭔가?)

비용; (저런 살기는 타고 나지 않으면 지닐 수 없는 것인데...)

비용; (죽는 것보다 비참한 능멸을 당한 복수를 하기 위해 흑수련에 가입했는데...) 이를 악물며 눈물 주르르 흘리고

<아무래도 나는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할 것같구나.> 주저앉은 비용과 멀어지는 교연의 모습 배경으로 비용의 생각

 

전망대. 그 위에 서서 멀리를 보고 있는 지칠과 지오자객

지칠자객; [단명화가 방금 전 비용을 제압하기 위해 구사한 그 보법...] 흥분하여 전망대의 난간을 꽉 쥐고.

지오자객; [확실하지 않지만 자네가 생각하는 그 보법일 걸세.]

지칠자객; [그... 그럼 단명화가 설마...] + 지오자객; [우린 아무것도 못 본걸세.] 지오자객의 말을 막고

지오자객; [강자존(强者存)...] [오직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흑수련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철칙을 잊지 말게.]

지칠자객; [물... 물론이네.] 끄덕

지칠자객; [하지만... 마음이 무거운 것은 어쩔 수가 없구먼.] [저 아이가 이렇게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될 줄은 몰랐으니...]

지오자객; [우리로서는 그저 두고볼 뿐이지.]

<과연 저 아이가 뜻을 이룰 수 있을지를....> 주변 살피며 걸어오는 교연의 모습 배경으로 지오자객의 생각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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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밤. 낙양 외곽에 자리한 야산

그곳에 서있는 사당. <山神廟>라는 간판이 걸려있고

그곳으로 손에 자루를 들고 걸어오는 이군악

<흑수련에 살인을 청부하거나 가입을 신청하려면 삼경(三更)이 넘은 시간에 산신묘(山神廟), 토지묘(土地廟), 용왕묘(龍王廟)등의 사당을 찾아가야한다.> 동칠낭의 말을 떠올리는 이군악.

이군악; (누가 살인청부조직 아니랄까봐 접선 방법부터 음침하구만.) 히죽거리며 산신묘로 가고

두근! 두근! 이군악의 귀에 들리는 사람 심장 뛰는 소리

이군악; (산신묘 안에 숨어있는 자가 있다.) 히죽

이군악; (최대한 심장 뛰는 소리를 죽이고 있지만 내 귀를 속일 수 있을 정도의 고수는 아니다.)

이군악; (흑수련 낙양지부(洛陽支部) 소속의 자객이겠지.) 삐꺽! 문을 열고 산신묘로 들어간다.

산신묘 내부. 어둑하고 음산하다. 전면에 호랑이를 깔고 앉은 산신령의 조각상이 올려져 있는 신단이 있고 신단 앞에는 제단이 있다.

이군악; (한밤중의 사당이라 오싹하긴 하구만.) 침 꼴깍 삼키며 신단 앞으로 가고

두근 두근! 다시 심장 뛰는 소리가 이군악의 귀에 들리고

이군악; (산신령의 조각상이 놓인 신단 아래 빈 공간이 있고 그곳에 누가 숨어있군.) 웃으며 자루를 신단 앞의 제단에 올려놓고. 이어

이군악; [예물을 지참했으니 검은 손(黑手)이 되는 것을 허락해주시오.] 무릎 꿇으며 포권하고. 그러자

덜컹! 제단이 안쪽으로 기울어지고

툭! 제단 위에 놓였던 자루가 신단 아래쪽으로 굴러들어간다. 이어

<예물이 된 자는 누구냐?>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이군악; (여러 개의 관을 설치해놓고 말을 해서 방향을 종잡을 수 없게 만드는군.) + [용문 근처에서 흑점을 운영하던 인도부요.] 무릎 꿇은 채 말하고. 포권하던 손은 풀었고

<인도부라면 무명지배(無名之輩)는 아니니 예물이 될 자격이 있지.> 다시 들리는 음성

<충심단(忠心丹)을 받아라.> 덜컥! 말과 함께 산신령 조각의 입 부분이 벌어지더니

툭! 입 안에서 은박으로 싼 호두알만한 환약이 떨어진다

이군악; [충심단이라면...?] 떨어지는 환약을 받고

<본련의 총단은 극비중의 극비다. 살인청부가 본업이다 보니 원수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아서 위치를 숨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들리는 음성

이군악; (일 리가 있군.) 은박을 까고

<충심단을 복용하면 사흘간 인사불성이 되는데 깨어나 보면 본련 총단에 도착해있을 것이다.> 이어지는 말

<본련에 가입하여 충성할 마음이 있다면 충심단을 복용하여 결백함을 증명해라.> 산신령의 모습 배경으로 이어지는 말

이군악; (이 환약에 단순히 정신을 잃게 만드는 게 아니고 나쁜 성분이 들어있을 게 확실하지만...) + [분부 따르겠소이다,] 은박을 벗긴 환약을 입에 가져가고

이군악; (사부에 의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독에 내성이 생긴 날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 정도의 극독은 아닐 것이다.) 환약을 삼킨다.

이군악;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아버려서 꼼수를 부릴 수 없게 만드는군.) 꿀꺽! 녹은 약을 삼키고

<이제 곧 정신을 잃게 될 것이다. 다시 깨어날 때까지 네 몸에 위해를 가하는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해라.> 들리는 말

이군악; [부탁... 드리겠소이다.] 말하면서 눈빛이 흐려지고.

휘청하다가

털썩! 옆으로 나뒹구는 이군악.

<흐흐흐 순진한 놈이로군. 아무 의심도 않고 충심단을 복용하다니...> 들리는 음성

<충심단을 복용했으니 네놈은 앞으로 한 달마다 해약을 먹어야만 살 수 있다. 한 달을 넘기면 몸의 모든 구멍에서 불길을 뿜어내며 죽게 될 테고...> 이어지는 말

이군악; (역시...) 기절한 척하며 생각하고. 그때

저벅! 문을 통해서 두명의 사내가 들어온다. 음산한 인상의 중년인들인데 관을 하나 양쪽에서 들고 오고

이군악; (저자들이 산신묘로 가까이 다가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생각하는 이군악의 옆으로 다가와서

이군악; (역시 자객은 무공의 고하와 상관없이 대단한 존재들이로구나.) 이군악의 옆에 관을 내려놓는 사내들

덜컹! 한 놈은 관의 뚜껑을 열고

다른 놈은 이군악의 몸을 안아서

관에다 넣는다. 다른 놈은 관뚜껑을 들고 기다리고

이군악; (총단까지 관에 넣어 운반하는구나.) 관에 눕혀지며 생각하고

이군악; (기분이 묘하군. 산 채로 관에 갇히게 되니...) 슥! 관이 뚜껑을 닫으려는 다른 놈을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덜컥! 완전히 관의 뚜껑이 닫히고

이군악; (얼마나 멀리 가는지 모르지만 그동안 못잔 잠이나 푹 자둬야겠다.) 어두운 관속에서 하품하고

 

이군악이 든 관을 들고 산신묘에서 나가는 사내들

산신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커다란 마차가 한 대 서있다. 두필의 말이 끄는 마차인데 밀폐된 상자 형태고 전체가 검게 칠해져 있다. 운구용 마차 같은 분위기. 마부는 없다. 뒷문은 열려있고

이군악이 든 관을 들고 마차 뒷문으로 가고.

열려있는 마차 내부. 다른 관이 하나 놓여있다.

그긍! 그 관 옆에 이군악이 누워있는 관을 밀어넣는 사내들

이군악; (선객이 있었군!) 관속에 누워 생각하고

탁! 마차의 뒷문이 닫히고

마차의 마부석에 함께 타는 사내들

[이랴!] 한 놈이 말의 고삐를 채고

드드! 움직이기 시작하는 마차들

이군악; (운구(運柩)하는 마차라면 관부에서도 일일이 검문하지는 않을 테고...) (이래저래 흑수련의 인간들은 잔머리를 잘 쓰는구나.) 흔들리는 마차 안의 관속에 누워 생각하고. 그러다가

킁킁! 코를 벌름거리는 이군악.

이군악; (운구하는 마차에 어울리지 않게 향수같은 게 느껴지는걸.) 관의 옆면에 대고 코를 벌름거리고. 그러다가

이군악; (그 말인즉슨 내 옆의 관 속에는 여자가 들어있다는 건데...) 생각하다가

자신이 교연의 젖가슴을 움켜쥐던 장면 떠올리는 이군악.

이군악; (설마 옆의 관에 들어있는 게 그 여자란 말인가?) 침 꼴깍! 삼키고

 

따각 따각! 밤길을 가는 검은 마차

조금씩 흔들리는 마차 내부. 관이 두 개 놓여있고

[오늘은 더 이상 입문하려는 놈이 없는 모양이로군.] [추가로 연락이 오질 않는 걸 보면 용왕묘와 산신묘를 도는 걸로 끝인 건 같네.] 마부석에서 말하는 사내들의 대화가 들리고

이군악; (저자들의 말대로라면 옆의 관속에 든 여자는 낙수(洛水;낙양 근처를 흐르는 강) 변에 있다는 용왕묘에서 데려왔다는 건데...) 관속에 누워 생각하고

이군악; (궁금해서 도저히 못 참겠다.) 끼익! 관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고

이군악; (그 여자인지 아닌지만 확인해보자.) 관 뚜껑을 열면서 일어나는 이군악.

관뚜껑을 옆에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관에서 나와서

옆에 놓인 관 옆에 무릎을 꿇으며 관 뚜껑을 두손으로 잡는 이군악

이군악; (실례하겠소 소저.) 끼익! 조심스럽게 관 뚜껑을 연다

쿵! 관 안에 누워있는 교연이 모습. 눈을 감고 있다.

이군악; (역시...) 눈 치뜨며 내려다 보고

이군악; (내가 자른 독지독룡의 목을 왜 훔쳐갔나 했더니 흑수련에 가입하기 위해서였다.) 관뚜껑을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교연의 얼굴

교연의 불룩한 가슴

이군악; (덩치가 사내 못지 않은 것만 빼면 대단한 미녀다.) 침 꼴깍 삼키며 교연을 들여다 보고

이군악; (이 여자 덕분에 사흘간의 여행이 심심하지는 않겠구나.) 히죽

이군악; (헌데 무슨 사연이 있기에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흑수련의 살수가 되려는 걸까?)

이군악; (충심단을 복용했다면 평생 흑수련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할 텐데...) 넋이 나가 교연의 얼굴 들여다보며 생각하고. 그러다가

불룩한 교연의 젖가슴에 눈이 가는 이군악.

이어 자신이 실수로 교연의 젖가슴을 움켜쥐던 장면 떠올리는 이군악

이군악; (이미 한번 만져본 거니까 또 만진다고 해서 죄가 더해질 것도 없겠지?) 침 꼴깍 삼키며 두손으로 교연의 저고리를 옆으로 벌려보고

저고리 안쪽에서 드러나는 젖가슴. 상당히 크면서도 탱탱하여 누워있는데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헌데

젖가슴 사이에 별모양의 점이 하나 있다

이군악; (기가 막히다.) 헉헉!

이군악; (동칠낭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여자의 젖가슴이 모양이나 탄력에서 모두 한 수 위다.) (유일하게 동칠낭에게 뒤지는 게 젖가슴의 크기지만...) 떨리는 손을 가져가고

이군악; (이 정도 크기가 가장 적당한 지도 모르겠다.) 움켜쥐고

약간 움찔! 하는 교연

이군악; (이 기막힌 탄력과 감촉이라니..) 혼망 가서 주물럭거리고

입술 깨무는 교연.

주먹도 살짝 쥐어지고. 교연도 기절한 게 아니다.

이군악; (하여간 사흘 동안 지루하지는 않겠구나.) 히죽거리며 교연의 젖가슴을 만진다

<아무리 만져도 질리지 않는 살아있는 장난감이 있으니...> 교연의 젖가슴을 추행하는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138>

<-낙양> 밤,

<-쾌활림> 밤이 깊어서 이제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고

대청. 불이 밝혀져 있고. 몇 몇 기녀들이 드나들고 있다

[오늘 본점을 방문한 손님은 모두 칠백이십육명이옵니다.] 대청 내부.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서류를 검토하는 동칠낭. 그 앞에서 몇 명의 나이 든 기녀들이 서류 보며 보고 하는 중이다

기녀1; [잠정적인 매상은 팔만사천냥으로 손님 일인당 매상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류를 넘기며 보고하고

기녀1;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사료되며...] 말하다가 흠칫! 하는 기녀1

동칠낭이 멍하니 고개 옆으로 돌려서 창 밖을 보고 있다.

기녀1; [총관님...] 눈치 보며 말 걸고. 다른 기녀들도 이상하다는 듯이 동칠낭을 보고

기녀1; [어디 불편하신 데라도 있으신지요?] 말 걸고

퍼뜩! 정신 차리는 동칠낭

동칠낭; [아... 아니다. 불현듯 옛날 생각이 좀 났다.] 억지로 웃고

동칠낭; [자기 전에 검토할 테니 너희들도 그만 가서 쉬도록 해라.] 가라고 손짓하고

[예 총관님.] [안녕히 주무세요.] 서류를 책상에 내려놓고 인사하는 기녀들

대청에서 나가는 기녀들

<요즘 총관님 좀 이상하지 않아?> <그러게 말이야. 젊었을 때는 날수마녀(辣手魔女)라 불렸던 분이 지나칠 정도로 유해지셨어.> <뭔가 정신이 딴 데 가계신 것같기도 하고...> 속삭이며 대청을 떠나는 기녀들

동칠낭; [요즘 내 정신이 딴 데 가있긴 하지.] 한숨 쉬며 창 밖을 보고

동칠낭; (그 아이를 만난 이후로는 마음의 평안을 잃었다.) 이군악을 떠올리고

동칠낭; (혹시 잘못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되고...) (이래서 함부로 마음을 주지 않으려고 했던 것인데...) 한숨

동칠낭; (하지만 후회는 없다. 그 아이 덕분에 요즘 비로소 살아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으니...) 얼굴 살짝 붉어지고

동칠낭; (지금쯤은 흑수련과 접촉을 했을 텐데...)

<그저 천지신명께서 그 아이를 보우하여 주시길 바랄 뿐이다.> 손을 모으며 기원하는 동칠낭의 애절한 모습

 

#139>

<-사흘후> 낮. 아주 깊은 산. 하늘에는 먹장 구름. 음침한 날씨

따각 따각 산속의 좁은 길을 가는 마차. 전체가 검고 사방에 창문이 없는 시체 운반용의 밀폐된 마차. 마차의 마부석에 앉아있는 자들은 낙양 교외의 산신묘에 마차를 몰고 왔던 그자들이다

마차가 가는 앞쪽에 갑자기 길이 뚝 끊기고. 늪이 나타난다. 안개가 자욱한 늪. 그 때문에 건너편은 안보인다. 안개 속에 고사목들이 음산하게 서있고. 길은 늪의 옆을 따라 이어지지만

늪쪽을 향해 멈춰서는 마차.

마부 중 한 놈이 작은 피리를 꺼내서

삐이! 입에 물고 피리를 부는 마부

삐이! 삐! 새 울음 소리같은 피리소리가 늪지로 퍼지고

츠츠츠 갑자기 늪지 아래에서 무언가 길게 움직이더니

촤아! 이윽고 늪지 위로 나타나는 쇠로 된 다리. 마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정도다.

다각다각 늪지를 가로질러 생긴 그 철교 위로 가는 마차

곧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마차. 그러자

촤아! 다시 철교는 늪지 속으로 갈아앉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사라지는 철교

 

안개를 헤치고 철교를 통해 늪을 건너는 마차.

안개가 흩어지며 절벽이 나타나고. 그 절벽에는 커다란 동굴이 있다.

동굴로 들어가는 마차. 어둑하다

곧 멈추는 마차. 앞쪽에 굵은 쇠창살로 이루어진 격자 철문이 있고. 철문 밖에는 눈썹이 없는 음산한 인상의 쌍둥이 노인이 서있다. 시체같이 피부가 허옇고 올백으로 넘긴 머리카락도 희고. 대신 눈 전체는 새카만 탓에 섬뜩한 인상을 주는 노인들이다. 철문 안쪽에도 몇 명의 중년인이 서있고

[수고하십니다 유명쌍살(幽冥雙煞) 호법님.] 포권하는 마부들

[어디서 왔느냐?] 마차로 다가오며 묻는 두 노인

마부1; [낙양지부(洛陽支部)와 개봉지부(開封支部)를 거쳐 왔습니다.] 대답하면서 서류를 한 장 내미는 마부 중 한 놈

노인1; [몇 놈이나 거뒀고?] 서류를 보며 묻는 노인1. 노인2는 마차 뒤로 가고 있고

마부1; [모두 다섯인데 계집이 하나 끼어있습니다.] 마부1이 대답하고

노인1; [자객이 되길 원하는 계집이라...] [계집이면 귀한 자원인데...] 힐끔 마부들을 보고

마부1; [허튼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 마부2; [믿어주십시오.] 굽신.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노인1; [노부들을 귀찮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래야겠지.] 뒤로 간다. 노인2는 마차의 뒷문을 열고 안쪽을 살피는 중이다

노인1; [어떤가?] 안을 보며 말하고

노인2; [계집 하나에 사내 네놈, 맞네.] 안쪽을 보며 대답하고.

마차 안에는 다섯 개의 관이 들어있다.

노인1; [오는 중에 잘못 된 물건은 없지?]

노인2; [잘들 자고 있구먼.] [통과시켜도 되겠어.] 물러서며 문을 닫고

노인1; [문을 열어라.] 마차 옆으로 물러서며 철문 안쪽의 사내들에게 외치고

[존명!] [호법님들의 지시로 입구를 개방합니다.] 격자 철문 안쪽에서 큰 소리로 복창하는 중년 사내들.

사내들 중 한놈이 천장에서 늘어트려진 굵은 쇠사슬을 아래로 당긴다.

철문 위쪽에는 도르래가 달려있고. 그 도르레는 아래쪽에서 쇠사슬을 당기는 대로 돌아간다. 그러자.

그그긍! 육중한 철문이 위로 들려지기 시작한다. 격자 철문은 전체가 셋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그중 가운데의 철문이 위로 올라가는 것.

힘차게 쇠사슬을 당기는 사내

이윽고 철문이 마차가 통과할 수 있을 정도 높이로 쳐들려지고

[이랴!] 마차를 모는 말들의 고삐를 흔드는 마부들

따각! 따각! 다시 움직이는 마차.

철문 안으로 들어가는 마차를 뒤에서 보는 유명쌍살.

곧 마차가 철문 안으로 다 들어가고

철컹! 철컹! 이번에는 다른 쇠사슬을 당기는 문 안쪽의 사내들

그그긍! 철문이 다시 내려오기 시작한다

 

마차 안. 다섯 개의 관이 조금씩 흔들리고.

이군악; (드디어 흑수련의 총단에 들어왔다.) 관 속에 누워서 생각하고

이군악; (옆집 여자 덕분에 심심하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옆을 보면서 교연을 떠올리며 음험하게 웃고

이군악; (늪 속에 숨겨진 다리도 그렇고... 외적이 흑수련 총단을 공격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겠구나.) 늪 속에 숨겨져 있던 철교가 늪 위로 올라오던 장면 떠올리고

이군악; (당연히 개방이나 화류계의 계집들도 접근하지 못할 테고...) 히죽

이군악; (한 일년쯤 여기에 숨어서 뒹굴 거리다 보면 사부나 당령도 날 찾는 걸 포기하겠지.) 생각할 때

 

밝은 빛이 비치는 동굴 밖으로 나서는 마차.

동굴 밖은 화산 분화구 안쪽같이 생긴 장소다. 상당히 넓지만 위가 좁고 아래가 넓어 위에서 내려다 봐도 아래가 잘 안보이는 구조다. 수직 동굴의 깊이는 500미터 이상. 바닥의 직경도 500미터쯤인데 사방의 벽에 빙 둘러서 수많은 동굴이 뚫려있다. 벌집같은 형태. 바닥의 여기저기에서는 자객 복장의 무사들이 대련을 하고 있고

마차는 동굴 바닥을 가로질러 맞은편으로 가고. 그곳에 또 다른 동굴 입구가 있으며 그 동굴 입구에는 흑수련의 부련주인 파면살주가 서있다. 파면살주는 얼굴 한쪽이 화상을 입은 듯 녹아붙었다. 흉측한 얼굴. 하지만 눈빛이 아주 강하다. 파면살주의 원래 정체는 무림맹 맹주 인의대협의 아들이었던 옥면신협이다. 이장진의 아버지. 파면살주의 뒤에는 얼굴에 민짜 가면을 쓴 괴인 둘이 서있다. 괴인들이 쓴 민짜 가면의 이마 부위에는 <天>자가 적혀있다. 흑수련 자객들중 최강자들인 천자급 자객들이다. 한명은 빼빼 마른 남자고 한명은 뚱뚱한 여자다.

파면살주 앞에 이르는 마차

급히 마부석에서 뛰어내리는 마부들

[부(副)련주님께 현자급(玄字級) 구운보와 이상현이 인사 올립니다.] 겁먹은 표정으로 포권하며 파면살주에게 인사하고

파면살주; [유명쌍살 호법들로부터 보고는 받았다.] [오랜만에 계집이 들어왔다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흑수련 부련주 파면살주(破面殺主)>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서둘러 마차 뒤로 가는 마부들. 그 사이에 다른 자객들이 다가와서 마차 뒷문을 열고 있다.

마차 옆에 다섯 개의 관을 죽 늘어놓는 마부들과 자객들

[이 계집입니다.] [입문 예물은 용문 근처에서 흑점을 운영하던 모야차와 낙양 일대 흑사회의 거물인 독지독룡 곽산해의 수급이었습니다.] 덜컹! 설명하며 서둘러 관들 줄 하나의 뚜껑을 여는 마부들

뚜껑이 열린 관 안쪽에는 교연이 눈을 감은 채 누워있고. 상의가 좀 흩어져 있어서 젖가슴 사이의 골짜기가 좀 드러나 보인다.

[...!] 약간 찡그리면서 관 속의 교연을 내려다 보고.

교연의 젖가슴 골짜기에 나있는 별 모양의 점 크로즈 업. 그때

[마음에 걸리는 거라도 있으시오?] 가면 쓴 여자가 다가오며 묻고

파면살주; [자객이 되겠다고 자원한 계집은 오랜만이라 무슨 사연이 있을까 생각해보았소.]

여자; [기막히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소?] 파면살주 옆에서 허리 숙여서 교연을 살피고

여자; [체격은 좋구먼. 어지간한 사내들 못지 않아.] 살피고

여자; [잘만 기르면 본련을 대표하는 자객이 될 수도 있겠소.]

파면살주; [계집이니 모모(母母)께서 직접 단련을 시켜주시오.]

여자; [그럽시다. 헌데...] 갸웃거리며 교연의 얼굴을 살피고

여자; [이년의 얼굴이 어째 낯이 익소. 전에 어디선가 본 것처럼...] [어디서 봤을까?] 갸웃거리며 교연을 살피고

파면살주; [평범하게 생겨서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일 게요.] [자객으로서는 적합한 자질이기도 하고...]

여자; [그런가?] 갸웃하며 허리를 펴고

여자; [그럼 이년은 노신이 맡아서 물건으로 만들겠소.] 돌아서고

파면살주; [부탁드리겠소.] 끄덕이고

여자; [따라와라.] 손짓하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그러자

스윽! 관속에 누워있던 교연의 몸뚱이가 저절로 떠올라서

마치 끈에 이끌리듯 둥둥 떠서 여자를 따라간다.

파면살주; (교연(喬燕)...) 동굴로 들어가는 여자에게 이끌려 허공을 둥둥 떠가는 교연을 보며 눈을 번뜩이고

파면살주; (언제인가는 다시 돌아올 줄 알았는데...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구나.) 한숨 쉬고. 그 사이에 마부와 자객들이 다른 관의 뚜껑들을 열고 있다

관속에 누워있는 사내들의 모습

그중 이군악의 모습

이군악; (부련주라면 이장진의 아버지인 옥면신협(玉面神俠)이겠군.) 실눈을 뜨고 파면살주를 본다. 파면살주는 고개를 돌려서 동굴 안쪽을 보고 있고

이군악; (하지만 내색해선 안되겠지.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일년을 숨어 지내려면...) 생각하는 이군악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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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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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지독룡; [잘 봐둬라 유조천! 네놈의 마누라와 딸년이 내 노리개가 되는 장면을...] 한 발로 하락검왕의 가슴을 밟은 채 웃고. 이어

독지독룡; [네놈들에게도 눈요기를 시켜주마.] [그 계집들을 발가벗겨라.] 유부인과 유난향을 끌고 내려온 조폭들에게 외치고.

[분부 받들겠습니다 용두!] [벗겨라.] 조폭들이 달려들어 유부인과 유난향의 옷을 벗기려 한다.

[흐윽!] [엄마!] 사색이 되는 두 모녀. 바로 그때

[거기까지!] 쩡! 고함과 함께 요란한 박수 소리가 들리고

[헉!] [컥!] [케엑!] 귀를 틀어막고 휘청하는 조폭들. 유부인과 유난향의 팔을 잡고 있던 자들도 비명 지르며 귀를 틀어막는다. 그 바람에 유부인과 유난향은 풀려나는데 그녀들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반면

독지독룡; [억!] 귀를 양손으로 막으며 휘청하고. 그 바람에 하락검왕의 가슴을 누르고 있던 발이 떨어지고

하락검왕; (가... 가공할 내공이 실린 박수소리다.) 바닥에 누워 있다가 놀라고. 그때

이군악; [도저히 더는 못 봐주겠다 버러지 새끼들아.] 대청 처마 끝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 이군악. 손뼉을 친 자세로 서있다. 옆구리에는 둥근 물체가 든 주머니를 차고 있다. 물론 그 주머니에 든 것은 인도부의 머리통이고

독지독룡; (저놈이 언제부터 저기에...) 양손으로 귀를 막은 채 올려다 보고.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이군악; [단지회의 회주 독지독룡 곽산해!] 그런 독지독룡을 내려다 보며 눈을 부라리고

이군악; [그 여자들에게 한 짓으로 네놈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휙! 처마에서 뛰어내리고

이군악; [오늘자로 네놈의 적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바뀌는 것으로...] 휘릭! 유부인과 유난향 사이에 내려선다. 서로 끌어안은 유부인과 유난향은 안도하고 놀라고. 그 주변의 조폭들은 겁에 질려 물러선다. 양손으로 귀를 막은 채로

독지독룡; [어디서 굴러온 말 뼈다귀인지 모르겠다만...] 귀를 막고 있던 손을 내리며 이군악을 노려보고

독지독룡; [제 명에 뒈지고 싶으면 물러가라.] [우리 단지회에 죄를 짓고 목숨 부지한 놈은 없다.] 이를 부득 간다. 손으로 코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이군악; [어이구 그러셔?] 코웃음 치며 그런 독지독룡에게 다가가고

이군악; [하지만 어쩐다냐? 난 곽산해 네놈의 모가지가 꼭 필요한데 말이야.] 음산하게 웃고

독지독룡; [내 목이 필요하다?] 눈이 살벌해지며 입은 웃고

징! 그자의 오른손에 유일하게 달려있는 손가락인 검지가 진동하며 끝 부분이 밝아지고.

그걸 보며 눈 부릅뜨는 하락검왕. 여전히 바닥에 누운 채

하락검왕; [기습을 조심하시게!] 다급히 외치지만

독지독룡; [늦었다! 적혈탄!] 투쾅! 번쩍 들리는 독지독룡이 손가락 끝에서 다시 한 방울의 피가 총알처럼 튀어나와 이군악의 가슴으로 날아든다

[악!] [안돼!] 유난향과 유부인의 비명. 직후

꽝! 이군악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해치웠다!] [용두님의 적혈탄을 피할 수 있는 인간은 없지.] 환호하고 안심하는 조폭들. 손가락 내민 독지독룡도 히죽 웃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독지독룡

쿵! 드러나는 이군악의 가슴. 푸스스! 옷의 가슴 부분에 구멍이 나서 연기가 피어오르지만

정작 구멍 난 옷 속의 이군악의 가슴에는 약간 붉은 자욱만 나있고 멀쩡하다

[헉! 저럴 수가!] [용두님의 적혈탄이 저놈의 몸을 궤뚫지 못했다.] 조폭들 놀라고

독지독룡; [네... 네놈... 금강불괴인 것이냐?] 역시 경악하며 비틀. 여전히 손가락으로 이군악을 겨눈 채로, 그 직후

이군악; [아직 금강불괴지신이 되진 못했지만 네놈의 그 어줍잖은 지공(指功) 정도는 그냥 간지러울 뿐이다.] 가슴 만지며 웃고. 그러자

독지독룡; [쳐... 쳐라!] 뒷걸음질 치며 부하들에게 외치고

독지독룡; [저 새끼 육젓을 담가라! 죽여도 좋다.] 악을 쓰고. 그러자

[존명!] [죽이자!] [쳐라!] [담가버리자!] 수십명의 조폭들이 일제히 몽둥이와 칼들을 휘두르며 이군악에게 쇄도하고. 그러자

이군악; [마귀 새끼의 모가지를 가져가기 전에 버러지들 정리부터 해야겠군.] 양손을 마주 보게 쳐들며 음산하게 말하고

그 사이에 조폭들이 아우성을 치며 이군악에게 쇄도하는데. 그자들이 휘두르는 몽둥이와 무기가 이군악을 난도질하려는 순간

이군악; [여래박수찬(如來拍手讚)!] 꽝! 양손을 세차게 마주 치고. 손뼉을 치는 모습. 그러자

바웅! 화악! 이군악의 몸을 중심으로 초음파가 사방으로 확 퍼져가는데

[크악!] [컥!] [퍼억!] 입과 귀, 코 등에서 일제히 피가 팍 터지며 퍼덕이는 조폭들

[흑!] [학!] 유부인과 유난향도 귀를 가리며 휘청하지만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고

[컥!] 독지독룡은 다시 왈칵 피를 토하면서 양손으로 귀를 막으며 비틀하고.

쿨럭! 하락검왕도 좀 타격을 받아서 피를 울컥 토하고. 직후

퍼억! 퍽! 일제히 바닥에 나뒹구는 조폭들. 죽은 자들도 많고. 산 자는 바닥에 나뒹군 채 퍼덕인다

하락검왕; (박수를 쳐서 몸 속의 내공을 진동시키는 무공이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놀라서 이군악을 보고

하락검왕; (그래서 내공을 지니지 않은 아내와 난향(蘭香)이는 타격을 거의 받지 않은 것이다.) (내상을 입어 내공을 거의 쓸 수 없는 나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고...) 놀라며 비틀거리는 유부인과 유난형을 보고. 그때

독지독룡; [젠... 젠장!] 팟! 몸을 돌려서 달아나려 하지만

이군악; [졸개들의 복수도 하지 않고 달아나겠다?] 슥! 히죽 웃으며 걸음을 옮기고

이군악; [그럼 섭하지! 먼저 저승에 간 졸개들에 대한 도리도 아니고...] 슈학! 달아나려는 독지독룡의 앞쪽으로 유령같이 나타나며 웃는 이군악.

독지독룡; [헉!] 팟! 파팟! 기겁하며 급정거하고

이군악; [아까 말했잖느냐? 네놈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다고.] 팟! 바닥에 떨어져 있던 칼 손잡이를 발끝으로 밟아서 튀어 오르게 만들고

이군악;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여라. 발악해봐야 저승길이 고달플 뿐이니...] 팟! 튀어 오른 칼의 손잡이를 잡는 이군악의 손

독지독룡; [개소리하지 마라!] 쩡! 다시 오른손의 검지 손가락으로 이군악을 겨누고

징! 그자의 손가락 끝이 밝게 빛나고

이군악; [옳거니! 적혈탄이라는 게 무식하게 모든 공력을 손가락 끝에 모았다가 피와 함께 퉁겨내는 무공이로구만.] 그걸 보며 눈 번뜩이고

빛나는 손가락으로 이군악을 겨누다가 움찔! 하는 독지독룡

이군악; [위력은 제법 있겠지만 피를 퉁겨내는 손가락에 무리가 가서 차례로 썩어문드러졌을 테고...]

이군악; [네놈의 손가락이 하나만 남고 모두 사라진 건 그래서겠지?] 하나 남은 독지독룡의 손가락을 보며 비웃고

하락검왕; (한눈에 곽산해가 익힌 적혈탄이 어떤 무공인지 알아차렸다.) 억지로 일어나며 놀라고. + [상공!] [아버지!] 유부인과 유난향이 그런 하락검왕에게 달려오고

하락검왕; (곽산해는 어떤 전대 고수가 남긴 비급을 얻어 적혈탄을 익혔는데.... 그 비급의 뒷부분이 훼손되어 있었다고 한다.) 억지로 일어나려는 하락검왕을 부축하는 유부인과 유난향

하락검왕; (그래서 적혈탄을 쓸 때마다 손가락이 터져나간 것이고...) 하락검왕을 부축하는 유난향도 얼굴 발개져서 이군악을 보고

이군악; [조직의 이름을 단지회라고 붙인 것도 어째서인지 알겠다.] 독지독룡의 앞에서 옆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웃고. 독지독룡은 그런 이군악을 손가락으로 겨누며 함께 몸을 돌리고

이군악; [자기만 손가락 병신이 된 게 억울해서 졸개들로 하여금 손가락을 자르라고 강요했겠지?] 주변에 널부러진 독지독룡의 졸개들을 보며 비웃고

독지독룡; [잘난 척 다했냐?] 쩡! 이를 갈며 하나 남은 손가락으로 이군악을 겨누고. 손가락 끝이 밝게 빛나며 진동하고

독지독룡; [그럼 그만 대가리에 구멍을 내주겠...] 서걱! 외치던 독지독룡의 목을 스치고 지나가는 이군악의 칼. 아주 빠르게 다가와서 목을 쳤다.

[흑!] [학!] 놀라는 유부인과 유난향. 하락검왕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 끄덕이고

퍼억! 눈을 부릅 뜬 독지독룡의 머리통이 바닥에 구르고. 푸학! 잘려진 목에서 피를 뿜어내는 독지독룡의 몸뚱이는 뒤로 비틀거리다가

퍼억! 뒤로 넘어지는 독지독룡의 몸통. 텅! 텅! 그 옆에서 독지독룡의 머리통이 공처럼 구르고 있고

이군악; [하여간 뭣도 아닌 잔재주를 지닌 것들일수록 말은 요란하단 말이지.] 휙! 칼을 옆으로 던지며 비웃고

유난향; (멋... 멋있어!) 그런 이군악을 보며 뿅 가고.

퍽! 이군악이 던진 칼은 바닥에 꽂히고

이군악; [그럭저럭 찾아온 목적은 달성한 셈이로군.] 독지독룡의 머리통이 구르고 있는 쪽으로 다가가며 허리 숙여 독지독룡의 머리통을 집어 들려 하고. 헌데 바로 그때

툭! 툭! 갑자기 어디선가 날아든 구슬 두 개가 독지독룡의 머리통 주변에 떨어지고. 이어

펑! 펑! 그대로 터지면서 짙은 연막을 확 일으키는 구슬들. + 이군악; [억!] 소매로 입과 코로 가리며 뒤로 비틀. 숙였던 몸을 반사적으로 뒤로 젖히면서 눈 치뜨며.

[조... 조심해요!] [흑!] 유난향과 유부인의 비명. 하락검왕도 놀랄 때

[!] 연막 속에서 비틀하다가 눈 부릅뜨는 이군악

스슥! 연막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몸을 숙이며 날아드는 형상이 보인다

이군악; [누구냐?] 화악! 손을 웅크려서 그 여자를 움켜쥐어가고. 손가락이 강철처럼 변한다. 하지만

찍! 이군악의 손가락에 걸려 여자의 옷이 일부 찢어지고

이군악; (내 용조수(龍爪手)를 피했다!) 놀라며 쳐든 이군악의 오른손에 여자의 옷조각이 걸려져 있고. 그 직후

휘이... 바람에 이군악 주변을 덮고 있던 연막이 흩어지고

쿵! 드러나는 현장. 목이 잘린 독지독룡의 몸뚱이는 있지만 독지독룡의 목은 사라졌다

이군악; (독지독룡의 목이 사라졌다.) 급히 두리번. 그때

유난향; [저... 저쪽이에요.] 하락검왕의 옆에 무릎 꿇고 앉아서 한손으로는 하락검왕을 부축하고 다른 손으로 한쪽을 가리킨다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이군악.

휘익! 이미 낙양표국 뒤쪽의 건물들 위로 날아가고 있는 죽립을 쓴 여자. 물론 그 여자는 교연이다. 이군악처럼 뭔가 둥근 게 들어있는 주머니를 옆구리에 차고 있다. 물론 그 주머니에 든 건 모야차의 머리통이고. 왼손으로는 피가 뚝뚝 흐르는 머리통을 들고 있다.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는 모습인데

교연의 손에 들려진 독지독룡의 머리통 크로즈 업

이군악; (나처럼 독지독룡의 머리통을 노리고 있다.) 팟! 날아오르고

이군악; [서라 도둑년아!] 쐐액! 외치며 날아서 추격하고

[...] 쐐액! 흘깃 돌아보며 날아가는 교연

삽시에 사라지는 이군악과 교연

유난향; (가... 가버렸어.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는데...) 아쉬운 표정으로 울상. 이군악이 사라진 곳 보면서. 그때

하락검왕; [너무 아쉬워하지는 마라 난향아.] 그런 딸을 보며 웃고. 유부인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유난향을 보고. 화들짝 놀라는 유난향

하락검왕; [저런 기린아(麒麟兒)는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곧 존재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락검왕; [그때 찾아가서 은혜를 갚으면 된다.]

유난향; [예...] 수줍어하며 웃고

유난향; (아버지 말씀대로 머잖아 저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게 될 거야.)

<그럼 그때 찾아가서 오늘 우리 가족을 지켜준 은혜에 대한 보답을 하면 되겠지.> 현장을 배경으로 유난향의 생각

 

#135>

휘익! 낙양 성내 건물들 지붕 위로 질풍같이 날아가는 교연. 죽립을 쓰고 있고

교연의 상의중 어깨 부분이 찢겨서 맨살이 드러나 있다. 이군악의 용조수에 긁혀서

교연; (하남 일대 흑사회의 거물인 독지독룡 곽산해의 수급...) 왼손에 들고 있는 독지독룡의 수급을 곁눈질하며 달리고

교연; (모야차의 수급에 곽산해의 수급까지 더해지면 천, 지, 현, 황 사등급 중 못해도 현자급(玄字級)으로 대우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쐐액! 날아가며 생각하고

교연; (그럼 모용후, 그 배신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이 단축될 테고...)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뜨는 교연

스윽! 교연이 날아가는 앞쪽 허공에 사람 형상의 그림자가 어린다. 어떤 건물의 지붕 위쪽이다.

교연; (그자다!) 창! 왼쪽 허리에 찬 칼을 뽑으며 속도를 줄이지 않고 날아가고

이군악; [야 이 도둑년아!] 스스!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며 눈을 부라리고

이군악; [그놈 모가지는 내 거야! 좋은 말로 할 때 내놔.] 지붕 위에 멈춰서며 손 내미는데

교연; [넌 좋은 말로 할 때 비켜라!] 쩍! 쇄도하며 벼락같이 칼질을 하고

슈우! 날아드는 교연의 칼 날이 좌우로 흔들려 여러 개로 보인다

이군악; [어쭈! 칼질이 제법인데...] 쩍! 흠칫! 하며 강철같이 변한 손으로 교연의 칼을 움켜쥐려 하고

강철같이 변한 이군악의 손 크로즈 업

교연; (저 손에 잡히면 내 칼이 견디지 못할 것이다!) 쩍! 사력을 다해서 칼을 비틀어 이군악의 손을 피하려 한다. 몸도 함께 비틀고.

카캉! 그 바람에 간발의 차이로 이군악의 손은 교연의 칼 옆면을 긁고 지나간다. 하지만

확 다가오는 교연의 젖가슴 크로즈 업

이군악; (이런...) 눈 치뜨고. 직후

콱! 그대로 교연의 왼쪽 젖가슴을 움켜잡는 이군악의 손아귀

교연; [악!] 젖가슴이 잡혀서 찌릿한 통증에 비명 지르며 고개 젖히는 교연. 몸도 젖히고

턱! 비틀하며 지붕 위로 내려서는 교연

쿵! 지붕 위에 멈춰 선 두 사람의 모습. 교연은 오른팔을 뻗어서 칼을 내지른 모습이고 이군악은 오른손을 내뻗어 그런 교연의 왼쪽 젖가슴을 움켜쥔 모습이다

이군악; (실수다!) 식은땀

이군악; (그런데 감촉이 기가 막히구만.) 침 꼴깍

이군악; (크기는 동칠낭보다 작지만 탄력은 비교가 안되게 좋다.) 주물럭! 자기도 모르게 교연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리고. 그러자

교연; [이... 이...] 얼굴이 새빨개지고

교연; [죽인다 음적!] 앞으로 찔렀던 오른손의 칼을 옆으로 그어서 이군악의 목을 베어오고

이군악; [이크!] 팟! 몸을 뒤로 홱 젖히면서 칼을 피한다. 물론 쥐고 있던 교연의 젖가슴은 놓고

교연;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놈! 너 죽고 나도 죽자!] 미친 년처럼 악을 쓰며 칼춤을 춘다

이군악; (화났다.) + [실... 실수요 소저!] 휘휙! 경신술을 펼쳐서 피하고

이군악; [소저의 찌찌는 실수로 만진 것이니 화내지 마시오.] 억지로 웃으며 굽신굽신. 하지만

교연; [아가리 닥쳐!] 쩍! 부악! 미친년처럼 달려들며 칼질을 한다

지붕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올려다 보며 손가락질 하고 있고. 한손에 칼을 들고 한손에는 잘려진 사람 모가지의 머리카락을 쥔 채 칼춤을 추는 교연은 진짜 미친년처럼 보인다. 눈에도 핏발이 서있고 입으로는 연신 뭐라 고함을 지른다.

이군악; (안되겠다!) 스팟! 교연의 빗발치듯 날아드는 칼질을 피하면서 죽상

이군악; (설득한다고 들을 여자가 아니다!) 파앗! 휘릭! 몸을 홱 돌려서 질풍같이 물러선다.

이군악; (일단 자리를 피하고 보자.) 쐐액! 날아가고. 하지만

교연; [거기 서 이 색마 새끼야!] 악을 쓰며 날아오고. 날아가다가 돌아보는 이군악

교연; [죽여 버릴 거야! 네놈 죽여 버리고 나도 죽어버릴 거야!] 악을 쓰며 날아온다. 눈에서 눈물이 철철 흐르고

이군악; (잘... 잘못 건드렸다.) 쐐액! 죽상이 되어 날아가고

교연; [여자가 무서워서 도망을 가? 그러고도 네놈이 사내새끼냐?] [아랫도리에 달고 있는 *랄 떼어버려라 개잡놈아!] 악을 쓰며 미친년처럼 날아오고

이군악; (당령에 못지않게 사납고 기승스러운 여자다. 저런 독한 계집과는 어울려 봐야 좋을 일 하나 없다.) 쐐액! 더 빨리 미사일처럼 날아가고

<저런 계집과는 아예 상종을 않는 게 상책이다> 도망치는 이군악. 그 뒤를 미친 듯이 따라가는 교연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나레이션. 교연은 한손에는 칼을 들고 한손에는 사람 목을 들고 있어서 주변의 사람들 기겁하며 도망친다.

 

#136>

고급 저택들이 즐비한 주택가.

높은 담장과 담장 사이에 나있는 좁은 골목.

담장의 기와 그늘 아래 등을 붙이고 숨어있는 이군악. 초긴장한 모습이고. 직후

쏴아! 담장 사이의 허공을 새처럼 날아가는 교연. 여전히 양손에 칼과 독지독룡의 수급을 들고 있고.

핏발이 선 눈으로 주변 훑어보며 날아가는 교연의 얼굴

곧 다른 곳으로 사라지는 교연

이군악; (겨우 따돌렸다.) 안도하며 손으로 가슴 쓸어내리고. 그러다가

이군악; (잠깐!) 깨닫고

이군악; (생각해보니 억울하네. 난생 처음 큰 맘 먹고 자른 독지독룡의 모가지를 도둑질한 건 저 여자잖아.)

이군악; (그런데 내가 왜 죄인처럼 쫓기고 숨어야하는 건데?) 주둥이 실룩거리고.

이군악; (원래대로라면 도망은 저 여자가 쳐야 되는 거 아닌가?) 불만. 그러다가

자신이 교연의 젖가슴을 움켜쥐던 장면 떠올리는 이군악

이군악; (하긴 나도 그 여자에게 죄를 짓긴 했지.) 머리 긁적이며 헤벌레 하고

이군악; (굳이 따지자면 사람 모가지 도둑질한 것보다는 처녀의 젖가슴 주물럭거린 죄쪽이 좀 더 무겁다고 해야겠지.) 한숨 쉬고.

이군악; (독지독룡의 모가지는 젖가슴을 주물럭거린 대가로 그 여자에게 주었다고 생각하자.) 벽에 기댔던 등을 떼고

이군악; (게다가 그 여자 젖가슴, 기가 막혔지.) (푸짐하고 부드러운 동칠낭의 것도 좋지만 적당한 크기에 탱탱한 감촉이 기가 막혔어.) 두손으로 무언가를 주물럭거리는 시늉하며 헤벌레. 변태처럼 웃는다. 입으로는 침을 흘리고 눈을 하늘로 치뜨며. 그러면서 자신이 교연의 젖가슴 주물럭거리던 장면을 떠올린다.

이군악; (나중에 기회 닿으면 또 만져보고 싶구만.) 쓰읍! 소매로 입가에 흐르는 침을 닦고.

이군악; (헌데 그 여자는 어디에 쓸려고 독지독룡의 모가지를 훔친 걸까?) 갸웃하며 걸음을 옮기고

이군악; (혹시 나처럼 흑수련에 가입하려고 예물을 준비하고 있는 걸까?)

이군악; (뭐 우연의 일치겠지. 독지독룡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여자일 수도 있고...) 주변 살피며 골목을 나가고. 골목 밖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큰 길이다.

<성에 차지 않지만 흑수련 가입 예물은 인도부의 수급으로 만족해야겠다.>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로 나서는 이군악.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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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여전히 비가 오는 가운데

주점에서 나오는 이군악. 우산을 펴서 쓰고 있고. 손에는 주머니를 하나 들었는데 주머니 속에는 둥근 게 들어있다. 물론 그 주머니에 든 것은 인도부의 머리통이다

이군악; [제법 쓸만한 머리통을 하나 마련했군.] 주머니를 들어보며 웃고

이어 동칠낭의 말을 떠올리는 이군악

<흑수련에 가입하려면 예물을 바쳐야만 한다.> 동칠낭의 거처에서 다시 한탕 뛰고 난 후 이군악의 머리를 빗겨주면서 말하던 동칠낭. 이군악은 옷을 제대로 챙겨 입은 채 화장대 앞에 앉아있고 동칠낭은 여전히 야한 잠옷 차림인 채 이군악의 머리를 빚어 상투를 틀어주려는 중이다.

이하 회상

 

이군악; [예물?] 눈알만 굴려 뒤쪽의 동칠낭을 보며

이군악; [살수가 되기 위해 돈까지 바쳐야하는 거야?]

동칠낭; [돈이 아니라 사람 머리가 흑수련이 원하는 예물이란다.] 찡그리며 고개 젓고

이군악; [예물을 사람 머리로 받아?] 놀라서 눈을 치뜨고

이군악; [청부살인조직다운 짓이긴 한데...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같네.] 찡그리고

동칠낭; [별 볼일 없던 흑수련의 세력이 비약적으로 확장된 것은 다른 살수조직의 조직원들을 무차별 영입한 덕분이야.] 이군악의 머리를 상투 틀어주면서

동칠낭; [흑수련은 능력만 있으면 출신성분을 따지지 않고 살수들을 받아들이고 있는데...] [영입한 살수를 대우해주는 기준이 그자가 제출하는 예물인 것이지.] 상투 튼 이군악의 머리를 끈으로 묶어주고

이군악; [그러니까 유명한 인간의 머리를 가져갈수록 대우가 좋아진다는 얘기로구만.]

동칠낭; [흑수련의 살수들은 천(天), 지(地), 현(玄), 황(荒)의 사(四)등급으로 이루어져 있어.] [사등급 아래에 수련을 받는 중인 무급(無級) 살수들이 있고...] 상투 묶어주는 것 마무리 짓고

이군악; [예물을 바치지 못하면 무급에서 시작하지만 예물을 제출하면 천, 지, 현, 황의 사등급중 한 등급을 받게 되겠군.]

동칠낭; [각 등급간의 대우가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흑수련에 가입하려는 자들은 할 수 있는 한 유명한 고수의 머리를 제출하려고 애쓴다고 해.] 조금 떨어져서 이군악의 상투 튼 머리를 살펴보고

이군악; [영입하려는 자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긴 한데....] 손으로 머릴 만지며 끄덕

이군악; [사등급의 자객들은 어떤 수준이야?]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 보면서

동칠낭; [지자급(地字級)만 해도 단독으로 각대문파의 장문인을 척살할 수 있다는구나.] 이군악의 머리를 좀 더 다듬어주고

이군악; [그럼 천자급(天字級)은 죽이지 못하는 대상이 없겠네.]

동칠낭; [소문은 그렇게 났지만 천자급은 흑수련 내에서도 채 열명이 안된다고 해.]

이군악; [그렇겠지. 각대문파 장문인을 척살할 수 있는 자객도 그리 흔하진 않을 테니까...] 고개 끄덕이고

동칠낭; [기왕에 흑수련에 잠입할 생각이면 가능한 높은 등급부터 시작하는 게 편할 게다.] [그래야 자주 살행(殺行)에 동원당하지 않을 테니까.]

이군악; [누나 말이 맞아.] 끄덕이며 돌아보고

이군악; [그럼 이제 낙양 근처에 있는 죽어 마땅한 인간들이 누구누군지 말해줘.] 동칠낭의 허리를 한팔로 끌어안으며 올려다보는 자세로 말하고

회상 끝

 

이군악; [이장진, 그 친구와 안면이 있지만 무작정 찾아가서 숨겨달라고 하는 건 염치가 없는 짓이다.] 주머니를 흔들어보면서

이군악; [일단 내 능력으로 흑수련에 가입한 후 따로 만나보자.]

이군악; [그나저나 인도부도 흑도의 인간들 중에서는 제법 알려져 있지만 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군악; [흑수련에 숨어 지내는 동안 몸이 편하려면 좀 더 무게가 있는 인간의 목을 한 두 개 쯤 더 준비해야겠다.] 우산 쓰고 빗속을 걸어간다.

이군악; [내손으로 직접 목을 딴 건 아니지만 어쨌든 살인을 한 셈이고...] [기분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구나.]

이군악; [자객이 되면 필연적으로 손에 피를 묻힐 수밖에 없고...]

이군악; [비록 사부와 여우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라지만 내가 인간백정들의 소굴인 흑수련에서 잘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 멀어지고. 헌데

 

슥! 주점 옆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죽립 쓴 여자의 실루엣. 물론 교연이고

[...!] 죽립 아래에서 눈 번뜩이며 빗속으로 멀어지는 이군악의 뒷모습을 보고

이어 몸을 돌려 주점 안으로 들어가는 교연

 

#132>

다시 주점 지하의 밀실. 목이 잘린 인도부의 시체에서 멀지 않은 곳에 모야차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엎드려 있다. 혈도가 찍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고

모야차; (혈도...) (어떻게든 막힌 혈도를 풀어야만 한다.)

모야차; (그놈 말대로 곧 관부의 인간들이 들이닥칠 테고...) (그동안 숱한 인육을 처리해온 이곳이 발각되면 난 죽어도 곱게 죽지 못한다.) 목이 잘린 인도부의 시체를 보고

모야차; [기필코 살아남아서 인도부의 원수를 갚아줘야만 한다.] 이를 가는데

[모야차! 네년에게는 그럴 기회가 없다.] 슥! 말하며 함정으로 들어서는 여자. 물론 교연이고

모야차; [네... 네년은 또 누구냐?]

교연; [내가 누군지는 알 필요없다.] 스릉! 차고 있던 칼을 뽑고

교연; [다만 나도 누구처럼 흑수련에 들어가기 위해 예물을 마련하려던 참이라는 것만 알아둬라.] 칼로 모야차의 목을 겨누고

모야차; [살... 살려다오! 제발...] 애원하지만

교연; [사람을 죽여서 그 고기를 팔고 먹던 식인귀답지 않은 추태다.] 슥! 모야차의 목에 겨눴던 칼을 쳐들고

모야차; [제발...] 비명. 하지만

교연; [죄의 대가는 지옥에 떨어져서 치러라!] 서걱! 칼을 내리긋고

카캉! 칼 끝이 모야차의 목을 긋고 지나가며 바닥을 긁어서 불꽃을 튀기고

텅! 텅! 눈을 부릅뜬 모야차의 목이 옆으로 구르고

교연; [그자 덕분에 수월하게 목을 하나 얻었구나.] 철컹! 칼을 다시 칼집에 넣고

교연; [이제 시작이다.] 콱! 모야차의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교연; [배신자 모용후(慕容候)!] [기다리고 있어라.] 모야차의 머리를 집어들고

교연; [길러준 아버지를 배신하고 흑수련을 원수에게 바친 대가를 곧 치루게 해줄 테니...] 모야차의 수급을 쳐들어 들여다 보면서 이를 간다. 교연은 흑수련의 원래 련주였던 흑수지존의 딸이다. 하지만 흑수지존은 제자였던 모용후에게 암살당했다. 모용후를 사주한 것은 물론 침독이었고, 흑수지존이 암살당할 때 기적적으로 살아났던 교연은 사형이며 원수인 모용후를 죽이려고 흑수련에 잠입하려는 중이다.

 

#133>

<-낙양> 저녁 무렵. 하늘이 개어서 서쪽 하늘에 노을

어떤 거리. 상당히 넓고 번화한 거리지만 수십명의 사람들이 그 길을 지나가지 못하고 한쪽에 모여 서서 웅성거리며 앞을 보고 있다.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것은 <洛陽鏢局>이라는 간판이 걸린 상당한 규모의 장원인데. 표국 입구에 조폭 분위기의 사내들 수십명이 문 안팍에 늘어서서 경비를 선다. 손에 손에 몽둥이, 도끼등을 들었고 무기도 지니고 있다. 장원의 입구 주변에는 박살난 마차 몇 대와 흩어진 짐들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문 안쪽에는 표사들이 피떡이 되어 나뒹굴고 있다. 인사불성인 표사들 외에 십여명의 표사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수십명의 조폭들에게 감시당하고 있다. 표사들은 모두 구타를 당해 피투성이가 되어 있고.

표국 정문 앞쪽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못하고 좌우로 멀찍이 모여선 채 낙양표국을 기웃거리고 있다. 조폭들이 눈을 부라리며 몰려서있는 사람들을 노려본다

낙양표국 쪽으로 오다가 흠칫! 하는 사내들 두명

[무슨 일이오?] [왜들 안 가고 몰려서있는 거요?] 낙양표국 입구 주변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며 묻는 사내들

행인들; [다른 길로 돌아가시오.] [괜히 이 길로 지나가려고 하다가는 경을 치는 수가 있소.] 사람들이 돌아보며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며 손짓하고

[다른 길로 가려면 한참 돌아가야 한다는 거 알지 않소?] [왜 이 길로 지나가지 못한다는 거요?] 사람들 만류에도 사람들을 뚫고 앞으로 나오고. 그러다가

낙양표국 앞을 가로 막고 있는 조폭들을 보고 흠칫! 하는 사내들

[저 인간들 뭐요?] [누군데 낙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표국인 낙양표국(洛陽鏢局)을 점령한 거요?] 사내들 조폭들의 눈치를 보며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행인; [궁금하면 저치들의 손을 보시오.] 낙양표국 입구를 지키고 있는 조폭들을 턱으로 가리키며 말하고

[손을 보라니...] [무슨 영문인지 원...] 사내들 조폭들쪽 보고. 직후

[!] 놀라는 사내들

조폭들의 손 크로즈 업. 대개 새끼손가락이 없다. 새끼손가락뿐 아니라 다른 손가락이 없는 자들도 있고

[손... 손가락이 한 두 개씩 없구만.] [그럼 저자들이...] 사내들 겁에 질려서 속삭이고. 조폭들의 시선 피하면서

행인; [낙양, 아니 하남성 일대의 흑사회(黑社會) 조직들중 최강이라는 단지회(斷指會) 소속의 파락호들이오.] 역시 목소리 낮춰서 말하고

[어쩐지 백주 대낮에 거리낌없이 난동을 부린다 했더니...] [단지회라면 관부에서도 감히 건드릴 생각을 못하겠지.] 사내들 겁에 질리고

행인; [단지회는 조직원이 천여명이나 되는데다가 회주인 독지독룡(獨指毒龍) 곽산해(郭山海)가 워낙 악명 높은 거물이오.]

행인; [그래서 관부에서도 단지회의 일에는 개입하길 꺼리는 실정이오.]

사내1; [그 단지회가 왜 낙양표국을 습격한 거요?] 행인에게 묻고

행인; [뻔한 거 아니오?] [자기들 말 안 듣는 낙양표국을 박살내서 다른 세력들에게 본보기를 삼으려는 것이지...] 역시 속삭이고

사내1; [낙양표국이 단지회와 사이가 안 좋았소?]

행인; [오래전부터 단지회는 낙양표국에 보호비를 내라고 요구해왔었소.] [하지만 낙양표국의 국주 하락검왕(河洛劍王) 유조천(劉調天)은 콧방귀도 뀌지 않아왔소.]

사내1; [표국 특성상 뛰어난 무공을 지닌 표사들을 고용하고 있으니 단지회라 해도 무서울 게 없었겠소.]

행인; [그 때문에 낙양표국은 단지회의 폭력에 맞서는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는데...] [그러다가 오늘 저런 사단이 난 거요.] 낙양표국 입구를 눈으로 가리키고

사내1; [늘 험한 일을 하는 만큼 상당한 수준의 무공을 지닌 표사들도 단지회의 상대는 못 되었구려.] 문 안쪽에 박살이 나서 나뒹굴고 있는 표사들을 배경으로 사내1의 말

행인2; [숫적으로 열세였던 데다가 단지회의 인간들이 워낙 독종들이라 상대가 안되었던 거요.] 끄덕이고

사내1; [구체적으로 단지회가 어떻게 낙양표국을 걸고 넘어간 거요?]

행인; [얼마 전 독지독룡 곽산해가 은자로 삼십만냥이 넘는 보물의 운반을 낙양표국에 맡겼다고 하오.]

행인; [헌데 그 보물이 표행(鏢行) 도중 어떤 자들에게 털렸다지 뭐요.]

사내1; [단지회에서 꾸민 짓이겠소.]

행인; [내막이야 모르지만 표물(鏢物)을 잃었으니 낙양표국이 독지독룡에게 배상을 해줘야하는데...]

행인; [문제는 아무리 낙양표국이라 해도 거금 삼십만냥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었소.]

행인; [하락검왕이 백방으로 융통을 하러 다녔지만 돈을 빌려주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았던 거요.]

사내1; [단지회가 훼방을 놓은 거 아니오?]

행인; [아마 그럴 거요.] [단지회에 밉보이면서까지 하락검왕에게 돈을 빌려줄 배짱을 지닌 인간은 낙양에 없으니 말이오.]

사내2; [그래서 단지회가 배상을 받아내겠다고 백주 대낮에 낙양표국에 쳐들어간 것이구려.]

행인; [독지독룡 곽산해가 낙양표국을 손봐주겠다고 작심하고 벌인 일이니 좋게 끝나진 않을 거요.] 끄덕이고

 

#134>

낙양표국의 내부. 웅장한 대청 앞에 양쪽 진영이 대치하고 있다. 백여명의 조폭들이 대청을 에워싸고 있고. 대청 입구에는 눈이 부리부리한 초로의 인물이 검을 빼들고 서있다. 그 인물이 하락검왕 유조천이고. 하락검왕 뒤에는 십여명의 아녀자들 겁에 질려 떨고 있다. 주변에는 몇 명의 표사들이 무기를 뽑아들고 서있지만 겁에 질린 표정이다. 여자들 중에는 특히 아름다운 중년부인과 16-7세 가량의 미소녀가 끼어있다. 하락검왕의 부인과 딸이다. 부인의 이름은 유부인. 딸의 이름은 유난향. 유부인이 유난향을 끌어안고 있는 모습

대청 앞의 마당에는 이십여명의 표사들이 피떡이 되어 쓰러져 있다. 그리고 표사들 건너편에는 음침하게 생긴 중년인이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제왕본색>에 나온 단지회의 회주 독지독룡 곽산해 캐릭터. 이자의 오른손에는 손가락이 하나뿐이다. 검지만 하나 남아있고 다른 손가락들은 모두 잘린 모습이고

하락검왕; [곽회주!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오?] 눈을 부라리며 독지독룡을 노려보고

하락검왕; [배상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며칠 더 말미를 달라고 했는데 이렇게 쳐들어오는 법이 어디 있소?]

독지독룡; [열흘 넘게 말미를 줬으면 됐지 얼마나 더 기다려달라는 거냐?]

독지독룡; [터무니없는 금액도 아니고 겨우 삼십만냥 배상하는 걸 차일피일 미뤄?] [유조천, 네가 애초에 배상할 마음이 없었다는 것으로 밖에는 이해가 안된다.]

하락검왕; [이것 보시오 곽회주!]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합시다.]

하락검왕; [회주가 낙양일대에서 돈 놀이 하는 자들을 협박해서 나 유조천과의 금전거래를 막은 걸 모르는 줄 아시오?]

독지독룡; [하다하다 이제 나 곽산해에게 누명까지 씌우겠다는 것이냐?] [누가 내게 협박을 받았다고 그러더냐?]

하락검왕; [여러 말 할 거 없소.] 손 들어 막고

하락검왕; [금릉의 친구에게 부탁을 했으니 지금쯤 삼십만냥이 이곳으로 오고 있을 것이오.] [그때까지만 말미를 더 주시오.] 포권하며 말하고. 하지만

독지독룡; [그 허풍에 또 속으라고?] 음산하게 냉소하고

독지독룡; [더는 믿을 수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배상을 대신하도록 해라.]

하락검왕; [다른 방법?] 찡그리고

하락검왕; [내가 어떤 식으로 배상을 하길 원하는 것이오?]

독지독룡; [네 마누라와 딸년!] 하락검왕의 뒤에 서있는 유부인과 유난향을 보며 히죽 웃고

하락검왕; [뭐라?] 분노

[흐윽!] [엄... 엄마!] 겁에 질리는 유부인과 유난향

독지독룡; [나이는 들었지만 아직 쓸만한 네 마누라는 십만냥을 쳐주고 한창 나이인 딸년은 이십만냥을 쳐주겠다.]

독지독룡; [두년을 모두 내 첩으로 삼고 싶으니 삼십만냥 대신 넘기도록 해라.]

(그런 말도 안되는...) (모녀지간인 마님과 아가씨를 자기 첩으로 삼겠다니...) 다른 여자들과 그녀들을 지키는 표사들 진저리를 치고. 유부인과 유난향도 사색이 되고

하락검왕; [아가리 닥쳐라!] 분노. 검으로 독지독룡을 겨누고

하락검왕;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곽산해?] [네놈이 그러고도 인간이냐?] 치를 떨고. 그 뒤에서 유부인과 유난향도 두려움에 떨고 있고

독지독룡; [내 딴에는 편의를 봐준다고 한 제안인데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로군.] 슥! 자리에서 일어나고

하락검왕; [개수작 말고 꺼져라. 더 이상 네놈과 할 얘기 없다.] 검으로 겨누면서 치를 떨고

독지독룡; [이거야 원...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어이없다는 제스쳐

독지독룡; [본좌 역시 유조천, 네놈과 입씨름하는 건 지쳤다.] 앞으로 걸어 나오고

[조... 조심하십시오 국주님!] [마님과 아가씨는 속하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드리겠습니다.] 표사들이 하락검왕 뒤에서 외치고. 하락검왕은 분노한 표정으로 독지독룡을 노려보고 있고

독지독룡; [마지막 경고다. 목숨 부지하고 싶으면 순순히 마누라와 딸년을 내게 넘겨라.] 다가오며 음산하게

하락검왕; [그 주둥이를 찢어주겠다.] 쩍! 폭발적인 기세로 독지독룡에게 쇄도하며 검을 휘둘러가고. 순간

독지독룡; [진작에 그렇게 나왔어야지.] 징! 오른손에 하나 남은 손가락인 검지 끝이 달아오르며 진동하고. 그런 그자 앞으로 하락검왕의 검이 번개처럼 날아든다. 직후

독지독룡; [혈적탄(血滴彈)!] 쩡! 손을 젓는 대로 그자의 검지 손가락 끝에서 한방울의 피가 총알처럼 튀어나간다

퍽! 그대로 하락검왕의 가슴을 관통해버리는 핏방울. 총알이 관통하듯이. 허공에 뜬 채 눈 부릅뜨는 하락검왕. 검을 휘두른 자세로. 이어

하락검왕; [컥!] 총알에 맞은 듯 허공에서 휘청하고

[악!] [아버지!] [국주님!] 유부인, 유난향, 여자들의 비명

퍼억! 가슴에 구멍이 난 하락검왕의 몸뚱이가 바닥에 처박히고. 독지독룡은 그 앞에서 손가락을 퉁긴 자세로 서있고

독지독룡; [어떠냐? 본좌의 혈적탄의 맛이...?] 츠츠츠! 손가락 끝이 다시 달아오르는 검지 손가락으로 하락검왕을 겨누며 음산하게 웃고

하락검왕; [끄윽...] 가슴에 구멍이 나서 벌벌 떨며 신음. 죽지는 않았지만 움직일 수는 없는 중상을 입었고

[아버지!] [상공!] 유난향과 유부인이 그걸 보며 비명. 하지만 앞으로 달려 나오지는 못하는데

독지독룡; [유가놈의 마누라와 딸년을 끌어내라.] [오늘 이 자리에서 두년의 꿀단지를 맛봐야겠다.] 부하들에게 말하고. 그러자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용두(龍頭)!] 휘익! 쐐액! 독지독룡의 말에 수십명의 조폭들이 일제히 대청으로 쇄도하고.

[안돼!] [막아라!] [마님과 아가씨를 지켜라!] 표사들이 나서서 막지만

[새끼들이..] [뭉개버려!] 퍽! 퍽! 수십명이 동시에 쇄도하여 몽둥이를 휘둘러서 표사들을 박살낸다. 표사들은 조폭들의 숫자가 너무 많아서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묵사발이 된다.

[이리 와라!] [끌어내!] 표사들을 박살내고 쇄도한 조폭들이 유부인과 유난향을 낚아챈다.

[악!] [엄마!] 조폭들에게 양팔이 잡혀서 끌려 내려오며 비명 지르는 유부인과 유난향

하락검왕; [안... 안돼! 안된다 이놈들아.]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지만

독지독룡; [네놈은 얌전히 구경이나 해라.] 콱! 하락검왕의 가슴을 강하게 내리밟고 + 하락검왕; [컥!] 우두둑! 가슴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며 피를 왈칵 토하는 하락검왕

[상공!] [아버지!] 대청에서 마당으로 끌려 내려오며 그걸 보고 비명 지르는 유부인과 유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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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아침. 경치 좋은 산중. 도관이 보인다.

도사들이 오가고 향을 피우거나 청소를 한다

건물 중 한 채. 도사들이 좀 겁을 먹은 표정으로 그 건물을 힐끔 거린다

혈나한; [노납이 기른 짐승에 의해 네 부모가 해를 입었다니...] [노납이 쌓은 죄가 실로 크구나.] 탄식하고. 실내의 모습. 삼비검조가 침대에 누워있고 침대 옆에 자리한 탁자에 혈나한과 설지가 마주 앉아있다. 삼비검조는 고개를 돌려 혈나한과 설지를 보고 있다

혈나한; [내 당장 북경으로 달려가서 네 부모의 복수를 해주마.] 주먹 불끈

설지; [대사님의 후의(厚意)에는 감읍(感泣)할 따름이옵니다.] 고개 숙이고

설지; [하지만 대사님께서 직접 침독을 처단하지는 말아주시옵소서.] 고개를 들며 진지한 표정으로

혈나한; [어째서이냐?]

설지; [이유는 두가지인데...] [첫째, 대사님께서 침독을 처단하시려 북경으로 가실 경우 그자가 먼저 대사님의 접근을 알아차릴 가능성이 크고...]

설지; [그럼 침독은 구문제독부를 떠나 깊이 숨어버려 다시 찾기 어렵게 될 것이옵니다.]

혈나한; [일리가 있군.] 끄덕

혈나한; [당령의 경우도 있지만 그 짐승들은 노납의 그림자만 봐도 경기를 일으키니...]

설지; [두번째 이유는... 살부능모(殺父凌母)의 원수는 소녀의 손으로 직접 처단하고 싶기 때문이옵니다.] 결연한 표정

혈나한; [기특하구나. 아무렴 부모의 원수는 자식이 갚아야만 하지.] 끄덕이고

설지; [비록 무공을 잃은 몸이지만 침독과는 소녀의 힘으로 불구대천(不俱戴天) 할 것이옵니다.] 결의에 찬 표정

혈나한; [네 결의가 그와 같으니 노납이 직접 침독을 쳐죽이지는 않겠다.]

혈나한; [대신 네 손으로 복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도록 하마.]

설지; [소녀를 사랑해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드리옵니다.]

설지; [하오나 소녀는 내공을 쓸 수 없는 몸이 된지라 대사님의 신공절학을 배워도 그리 쓸모가 없을 것이옵니다.] 애잔하게 웃고

혈나한;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웃고

혈나한; [노납이 창안한 무공중에는 내공이 없어도 구사할 수 있는 게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반야대능력(般若大能力)이다.]

설지; [반야대능력이라면...]

혈나한; [누구보다 지혜로운 너이니 알고 있겠지만 반야(般若)란 말은 모든 법을 아는 진실한 지혜(智慧)를 뜻한다.]

혈나한; [그러므로 반야대능력은 내공이 아니라 지혜, 즉 마음으로 쓰는 무공인 것이다.]

설지; [저희 무당파의 심의검결(心意劍訣)과 일맥상통하는 절기로군요.] 눈 치뜨고

혈나한; [반야대능력을 깨우치면 네가 배운 심검을 보다 수월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소 끄덕. 그때

삼비검조; [무얼 하고 있느냐? 어서 대자대사에게 배사지례(拜師之禮)를 올리지 않고!] 누워 있다가 설지에게 말하고

설지; [사부님! 하지만...] 난감하여 돌아보지만

삼비검조; [사부는 신경 쓸 거 없다. 전부터 네 그릇을 사부의 재주로 다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삼비검조; [그러니 사부에 대해서는 마음 쓰지 말고 대자대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반야대능력을 배우도록 해라.]

설지; [예...] 눈시울 붉히며 일어나고. 이어

설지; [못난 제자 설지가 사부님께 인사 올리옵니다.] 혈나한에게 절을 하고

혈나한; [오냐. 이것도 인연이니 노납의 능력이 닿는 대로 널 도와주도록 하마.] 감격 미소

설지;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사옵니다.] 고개 조아리고

혈나한; (이것으로 노납에게 일곱 번째 제자가 생겼다.) 절하는 설지를 내려다보며 감회에 젖고

<이 아이라면 앞선 여섯 놈처럼 노납을 실망시키지 않겠지.> 실내의 풍경을 배경으로 혈나한의 생각

 

#127>

<-낙양 교외 용문(龍門)> 낮. 먹장구름.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한 음산한 날씨. 꾸릉! 꾸릉! 먹장 구름 속에서 천둥도 울고

멀리 낙양성이 보이는 곳에 자리한 경치 좋은 강가. 좌우로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강물이 거칠게 흐른다.

그 강변의 길가에 자리한 주점. 날씨가 흐려서 오가는 사람은 별로 없고

주점 내부. 손님은 없고.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중년의 사내가 카운터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고. 카운터 너머의 주방에서는 덩치가 크고 백정처럼 생긴 우락부락한 여자가 큰 칼로 도마 위에 놓인 고기 손질을 한다. 가게의 주인 부부다. 남자는 인도부, 여자는 모야차. 이 가게는 사람 고기를 파는 흑점이다.

인도부; [파리 날린다는 말이 딱 우리 가게 꼴이구만. 손님 코빼기도 보기 힘드니...] 술 마시며 궁시렁

모야차; [요 근래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서 매상이 영 말이 아니에요.] 탕탕! 고기를 자르며

인도부; [어떤 놈들이 이상한 소문을 퍼트린 때문이야.] [뭐, 용문 근처에서 의문의 실종이 속출한다나 뭐라나?]

모야차; [어떤 놈이 아가리를 놀렸는지 걸리기만 하면 만두로 만들어버려야겠어요.] 탕탕! 고기를 다지고. 그때

번쩍! 번개가 치고. 이어

후둑! 후두둑!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고.

인도부; [젠장! 날씨까지 도와주질 않는구만.] 술 마시며 창 밖을 보고

모야차; [이런 날씨에 손님이 올 까닭이 없으니 그만 장사 접어야겠어요.] 역시 찡그리며 궁시렁거리고. 그때

덜컹! 가게 문이 활짝 열리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인도부와 모야차

번쩍! 때 맞춰 치는 번개를 배경으로 문간에 우산 쓰고 서있는 사내. 바로 이군악이다

인도부; [어... 어서 오십쇼.] + (무림인인가?) 긴장하며 급히 일어나 맞이하고.

모야차도 몸으로 도마 위의 고기를 가리며 이군악을 보고. 도마 위의 고기가 사람 고기다

이군악; [날씨 한번 지랄 맞구만.] 철벅! 우산을 접으며 주점 안으로 들어오고. 비로소 이군악의 얼굴 보여주고

이군악; [아침나절까지만 해도 말짱하더니 웬 소나기야?] [칠낭 누나가 미리 우산 준비해주지 않았으면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될 뻔 했잖아.] 궁시렁 대며 가게 안으로 들어오고. 그 사이에 인도부는 카운터에서 서둘러 엽차를 준비하고 있고. 주전자의 엽차를 찻잔에 따른다. 모야차도 카운터로 다가오고

인도부; [날씨가 좀 험하지요?] 인도부가 이군악의 눈치를 살피며 주전자로 따르는 엽차 잔에 모야차가 슬쩍 가루 같은 것을 넣는다.

인도부; [그래도 손님은 운이 좋으십니다요.] 엽차 잔을 얹는 작은 쟁반을 집어들고. 모야차는 물러서고

인도부; [저희 가게 근처에 오셨을 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작은 쟁반에 엽차를 얹어서 이군악에게 다가오며 사람 좋게 웃고. 이군악은 아직 자리에 앉지 않고 몸에 묻은 빗물을 턴다.

이군악; [내가 운이 좀 좋은 편이긴 하지.] 우산의 물기도 대충 털며 두리번. 자리를 고르는데

인도부; [이 쪽 자리로 앉으십쇼.] 쟁반을 들고 한쪽 자리로 이군악을 안내하고. 따라가는 이군악. 길 반대쪽의 자리다

인도부; [창밖으로 용문하(龍門河)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명당입죠.] 굽신대며 창가의 자리를 권하고. 실제로 창문 밖은 깎아지른 절벽이고 건너편 절벽 사이의 아래로는 거친 용문의 강물이 흐르고 있다.

이군악; [주인장 말대로 경치는 좋구만.] 창밖을 기웃거리며 의자에 앉고. 그 앞에 엽차 잔을 내려놓는 인도부

인도부; [무얼로 준비해올릴깝쇼?] 눈치 보며

이군악; [만두 한 접시하고 술 한 병 갖다줘.] 자연스럽게 엽차 잔을 집어들며

인도부; [만두와 술 한병...] [금방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굽신거리고. 돌아설 생각은 않는다

이군악; [급하지 않으니까 서둘 필요까진 없어.] 홀짝! 창밖을 보며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엽차를 마시고

인도부; (됐어!) 이군악이 엽차 마신 것 확인하고 눈 번득이며 히죽 웃고

주방의 모야차도 히죽 웃고.

이군악; [한동안 가물더니 시원하게 오는구만.] 엽차 잔을 입에서 떼며 창 밖으로 쏟아지는 비를 보고. 그러다가

이군악; [왜?] 고개 돌려서 인도부를 보고. 인도부는 멀리 가지 않고 근처에 서서 이군악을 보고 있다. 천장에서 내려온 줄을 한손으로 쥔 채

이군악; [나한테 뭐 할 말 있어?] 엽차 잔을 내려놓으며 주인에게 묻고

인도부; [기분이 좀 이상해지지 않으십니까 손님?] 히죽 웃으며 묻고

이군악; [기분?] [괜잖은데?] 갸웃. 그러다가

인도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현기증이 나실 텐데 말입니다.] 히죽

이군악; [어라 정말이네.] 눈 치뜨고 띠용! 하더니

이군악; [눈이 감기고 어지러워지잖아. 갑자기 왜 이러지?] 눈이 풀리며 휘청하다가

털썩! 고개를 탁자에 쳐박으며 정신을 잃는 이군악. 그러자

인도부; [당연히 안 괜잖겠지. 황소를 몇 마리 잠 재울 수 있는 몽혼분(夢魂粉)이 들어간 엽차를 마셨으니...] 콱! 웃으며 천장에서 늘어트려진 줄을 잡아당기고. 그러자

덜컹! 이군악이 앉아있던 의자와 얼굴 쳐박고 있던 탁자가 마주 보는 형태로 아래로 열린다. 탁자와 의자가 놓인 바닥이 아래로 갈라지며 열리게 된 형태.

슈욱! 기절한 이군악은 그 함정으로 빠지고.

퍼억! 깊이 5미터쯤인 함정 바닥에 처박히는 이군악. 어둑한 함정 바닥은 잘 안보인다

인도부; [공치는 날인 줄 알았더니 일용할 양식이 제 발로 찾아와주었군.] 함정 아래를 내려다 보며 웃고

모야차; [그러게나 말이에요. 마침 신선한 고기도 필요하던 참이었는데...] 주방에서 웃고

인도부; [조금만 기다려라 애송이야. 내려가서 깔끔하게 손질해줄 테니...] 끼릭! 다시 줄을 당기고. 그러자

기깅! 아래로 열렸던 바닥이 다시 올라오고

덜컹! 의자와 탁자가 원 위치 해서 함정이 가려진다

인도부; [고기가 정신 차리기 전에 손질을 해놓고 올 테니 가게는 임자 혼자 보도록 해.] 옆의 벽에 난 문을 열면서 주방의 모야차에게 말하고

모야차; [조심해서 다뤄요. 살 발라내다가 창자 터트리면 냄새가 지독해요.] 탕탕! 다시 고기를 다지며 말하고

인도부; [별 걱정을 다하는군. 나 인도부(人屠夫)가 언제 칼질할 때 실수한 적 있는감?] 문을 열고 들어가며 눈 흘기고.

덜컹! 다시 닫히는 문

모야차; [스무살이 안된 놈이니 수컷이라도 노린내는 나지 않겠지.] 탕탕! 흡족한 표정으로 고기를 다지고.

 

#128>

어둑한 함정 바닥. 이군악이 중앙에 대충 누워있고. 함정 바닥은 도살장 분위기. 상당히 넓은데 천장 중앙에는 직사각형의 구멍이 나있다. 바로 함정이고. 함정의 천장에는 고기 거는 갈쿠리들이 걸려있고. 그 갈쿠리에 토막 쳐진 사람 시체가 몇 개 걸려있다. 인도부 시체도 있고 모야차 시체도 있다. 한쪽에는 고기 손질하는 커다란 철제 탁자가 놓여있다. 철제 탁자 위에는 크고 작은 칼과 손도끼등이 놓여있고. 구석에는 우물도 있어서 물이 흘러넘친다. 흘러넘친 물은 수채구멍으로 흘러내려가고. 물은 절벽에 난 구멍을 통해서 아래쪽의 강물로 흘러내려간다.

덜컹! 한쪽의 철문이 열리더니

인도부가 안으로 들어온다. 손에 등을 들고 있고

인도부; [이래서 사람 죽으라는 법이 없는 게야.] 안으로 들어와 등을 벽에 걸고

인도부; [요 며칠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서 준비해둔 고기들이 상하기 시작하던 참이었는데 말이야.] 등 옆에 걸려있던 두꺼운 앞치마를 내려서

인도부; [신선한 고기가 들어왔으니 전에 잡아둔 고기들은 버려야겠지?] 앞치마를 목에 걸며 흥겨운 표정. 그때

[여기가 말로만 듣던 흑점(黑點;인육을 파는 가게)이었군.]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음성에 눈 부릅뜨는 인도부

이군악; [하다하다 인육까지 팔고...] [같은 인간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 말종이 실제로 있었어.] 언제인지 일어나서 천장에 걸려있는 사람고기를 보는 이군악.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돌아보며 눈 부릅뜨는 인도부

인도부; [지랄...] 콱! 탁자 위의 칼을 급히 집어들고

인도부; [너 이 새끼! 몽혼분에 취한 척 한 거냐?] 칼로 이군악을 겨누며 이를 갈고

이군악; [청산가리를 한 사발 마셔도 끄덕없는 몸인데 몽혼분 따위가 통할 것같냐?] 웃고

인도부; [만... 만독불침(萬毒不侵)이란 말이냐?] 겁에 질려 주춤. 칼로 이군악을 겨눈 자세로

이군악; [만독불침까지는 아니지만 날 쓰러트릴 수 있는 독은 세상을 통틀어도 몇 가지 없다고 봐야해.] 거만하게

인도부; (고수다!) 얼굴 굳어지고

이군악; [그건 그렇고 내가 여길 찾아온 이유를 말해줘야겠지?] [그래야 염라대왕 앞에 가서도 할 말이 있을 테니...] 음산하게 웃고

인도부; [네놈, 무슨 목적으로 함정에 빠진 척한 것이냐?]

이군악; [대단한 목적같은 건 없고....] [난 그냥 사람 머리가 몇 개 필요해서 수집하러 다니는 중이야.] 돌아서고

인도부; [사람 머리를 수집중이라고?] 눈 부릅

이군악; [긴히 쓸 곳이 있어서인데....] [하지만 사람 모가지가 필요하다고 아무나 죽일 수는 없잖아?]

이군악; [그래서 식인귀로 유명한 너 인도부를 찾아온 거야.] [네놈이라면 목을 잘라도 죄책감 같은 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으니까.]

인도부; [내가 누군지 알고 있었구나.] 긴장하며 옆으로 움직이고. 칼로 이군악을 겨눈 채로

이군악; [응! 내가 아는 누나가 네놈에 대해 말해줬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고개 끄덕

이군악; [인도부 넌 마누라인 모야차(母夜叉)와 함께 흑점을 운영하면서 수백명을 죽였다지?] [죽인 사람들의 시체는 요리를 해서 팔거나 직접 먹어왔고!]

인도부; [네놈... 네놈 정체가 뭐냐?] [누가 우리 부부를 죽이라고 보낸 거냐?]

이군악; [보낸 사람 없어. 네 모가지가 필요해서 내발로 찾아온 거야.]

이군악; [평생 딱 한번 좋은 일 하는 셈 치고 모가지를 내게 빌려줬으면 해.]

인도부;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봐라.] 촤촤촤! 현란하고 빠르게 칼질하며 이군악을 덮친다. 칼질이 아주 빠르고 피할 곳이 없어 보인다.

이군악; [어쭈! 칼 쓰는 솜씨가 제법이네.] 걸어서 피하며 놀라는 척하고

이군악; [하긴 나름대로 솜씨가 있으니 지금까지 흑점을 운영하면서도 살아남았겠지.] 난도질하는 칼질을 피하면서 웃고

인도부; [네놈은 특별히 산 채로 각을 떠주마!] 더욱 빠르게 칼질하고 찌르는 인도부. 하지만

이군악; [그럴 거라 생각했지만 반성이라는 걸 모르는 버러지였구만.] 콱! 왼손으로 간단히 인도부의 칼 든 오른쪽 손목을 움켜잡고. + 인도부; [헉!] 기겁

이군악; [그럼 인정사정 봐줄 필요도 없겠지?] 우둑! 강철같은 이군악의 손아귀에서 그대로 으스러지는 인도부의 손목

인도부; [끄아아악!] 손목이 으스러지며 처절한 비명을 지르고. 쥐고 있던 칼도 떨구면서

 

#129>

[!] 주방에서 칼질하다가 눈 부릅뜨는 모야차. <끄아아악!> 비명이 멀리에서 들린다. 사실은 멀지 않은 지하실에서 들리는 비명이지만 밀폐된 지하라 먼 곳에서 들리는 것같고

모야차; [이런...] 팟! 칼을 들고 몸을 날린다. 인도부가 열고 들어간 문쪽이고

모야차; [도축장(屠畜場)에서 사단이 생겼구나!] 쾅! 어깨로 문을 박살내며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헌데 그 직후

 

철벅! 비에 젖은 여자의 발이 가게 안으로 들어서고

[...!] 모야차가 뛰어드는 바람에 박살난 문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여자. <교연> 캐릭터이고 이름도 교연이지만 아직 얼굴은 보여주지 말고. 머리에 죽립을 깊이 쓰고 있다. 허리에 칼을 차고 있고.

 

#130>

다시 지하의 함정

인도부; [끄아아악!] 콱! 오른쪽 손목이 으스러져 비명을 지르면서도 왼손을 뻗혀서 탁자 위의 도끼를 움켜잡는다. 뼈를 부수는데 쓰는 작은 손도끼다

이군악; [그 인간 엄살은....] 왼손으로 인도부의 오른쪽 손목을 가볍게 쥔 채 피식 웃고

이군악; [네놈 손에 죽어간 사람들이 겪은 공포와 고통에 비하면 손목이 으스러지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야.] 우둑! 더 강하게 인도부의 손목을 쥐어서 완전히 손목을 으스러트리고.

인도부; [놔... 놔라!] 부악! 왼손의 도끼로 이군악을 쪼개오지만

이군악; [발악을 하면 할수록 나야 즐겁지.] 툭! 웃으며 오른손의 검지손가락을 퉁기고

퍽! 이군악의 손가락에서 퉁겨진 섬광이 인도부의 도끼 휘두르는 손목을 관통하고

팽! 그 바람에 손이 펴지면서 도끼가 그자의 손에서 떠나 팽 돌고

퍽! 그 도끼가 인도부의 마빡에 박힌다

인도부; [끄아아악!] 도끼가 마빡에 박힌 채 처절한 비명을 지르고. 아직 죽은 건 아니고

이군악; [하다하다 자해까지 하는 거냐?] 웃고. 그때

모야차; [여보!] 쾅! 반쯤 열려있던 문을 박차고 안으로 뛰어드는 모야차. 인도부의 오른쪽 손목을 쥔 채 돌아보는 이군악. 인도부는 오른쪽 손목은 으스러지고 왼쪽 손목에는 구멍이 난 채 마빡에 손도끼가 박힌 채 비틀거리고 있다.

인도부의 모습 크로즈 업. 모야차의 시점

모야차; [죽인다!] 쩍! 폭발적인 기세로 뛰어들면서 칼을 휘두른다, 그년이 휘두르는 칼에서 일어나는 칼 바람이 함정을 가득 메우고

이군악; [이크! 모야차까지 행차하셨군.] 슥! 피하는 척하면서 인도부의 몸을 모야차의 앞으로 내밀고

인도부; [마... 마누라!] 돌아보며 비명.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상태

모야차; [안... 안돼!] 인도부의 목을 향해 칼을 휘두르며 비명. 멈추지를 못한다

쩍! 그대로 인도부의 목을 쳐버리는 모야차의 칼.

모야차; [악!] 칼을 휘두른 자세로 비명 지르고. 그 앞에서 눈을 부릅뜬 인도부의 목이 허공으로 치솟는다. 잘려진 목에서 피가 솟구치고

텅! 텅! 바닥에 떨어져 공처럼 구르는 인도부의 머리통. 마빡에는 도끼가 박혀있고 눈은 한껏 부릅떴다.

모야차; [여보!] 발치에 공처럼 구르는 인도부의 머리통 내려다보며 사색이 되어 뒷걸음질. 칼을 휘두른 자세로

이군악; [식인귀들 치고는 부부의 우애가 좋군. 남편의 고통을 줄여주려고 직접 목을 쳐주기도 하고...] 휙! 웃으며 그때까지 손목을 쥐고 있던 인도부의 시체를 옆으로 던지고

모야차; [개새끼!] 이군악을 홱 돌아보고

모야차; [다져서 개새끼들의 먹이로 주겠다.] 부악! 쩍! 악을 쓰며 미친 듯이 칼을 휘두르며 이군악을 공격하지만

이군악; [꿈 깨.] 쾅! 모야차의 옆으로 다가서며 주먹으로 모야차의 명치에 강력한 훅을 찔러넣는다. 칼을 휘두른 자세로 몸이 꺾이며 눈을 치뜨는 모야차

모야차의 명치에 깊이 박힌 이군악의 주먹

이군악; [네년도 죽어 마땅하지만 계집으로 태어난 걸 다행으로 여겨라.] 모야차의 귀에 대고 속삭이고. + 모야차; [끄윽...] 눈이 돌아가고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이군악; [아무리 죽어 마땅한 죄인이라도 계집을 죽이는 건 찜찜하거든.] 퍽! 퍽! 몸을 돌리면서 모야차의 등을 몇군데 찍고. 모야차의 명치에 박았던 주먹은 뽑고

모야차; [끄윽...]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며 앞으로 쓰러지고

퍼억! 바닥에 앞으로 거꾸러지는 모야차의 거구. 그 옆에서 손을 터는 이군악

이군악; [내공을 없애버렸으니까 헛된 희망은 품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몸을 숙여서 인도부의 마빡에 박힌 손도끼의 손잡이를 잡고

이군악; [여기 오기 전에 관부에 고변을 해놨다. 곧 포교(捕校)들이 몰려올 테니까 죄값은 국법에 따라 치루도록 해라.] 슥! 손도끼에 박힌 인도부의 머리통을 들고 일어나고

모야차; (아... 안돼!) 사색이 되지만 혈도가 찍혀서 움직이지는 못한다.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이군악을 보면서

이군악; [모야차, 네년이 대신 남편 목을 쳐줘서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하게 되었구나.] [아무리 죽어 마땅한 인간이라도 사람 목을 치는 건 영 찜찜했거든.] 손도끼에 박힌 인도부의 머리통을 살피면서 웃고. 이어

이군악; [그럼 기다렸다가 관부에 끌려가서 죄값을 치루도록 해라.] 돌아서며 모야차를 보고

이군악; [뭐 흑점을 운영한 죄가 있으니 사형은 확실하겠지만 말이야.] 으하하하! 웃으며 입구로 나간다.

모야차; (저놈... 저놈 대체 누군데 흑도(黑道)의 인간들중 서열 백위 안에 드는 우리 부부를 이토록 간단히 농락한단 말인가?) 문으로 나가는 이군악의 뒷모습 보며 절망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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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낙양(洛陽)> 밤. 불야성

<-쾌활림(快活林)> 역시 불야성. 기녀들과 한량들이 여기저기 건물에서 놀고 있고

한적한 곳에 자리한 동칠낭의 거처. 불이 켜져 있고

건물 내부. 화장대 앞에 앉아서 화장을 지우고 있는 동칠낭. 잠옷 차림이고

동칠낭; (련주께서 지금쯤 군악이를 따라잡았을 텐데...) 화장 지우며 걱정

동칠낭; (아무쪼록 별일 없었으면 좋으련만...) 한숨. 그때

지지지! 갑자기 동칠낭의 뒤쪽 침대 위의 허공에서 벼락이 둥글게 치고. 눈 부릅뜨며 놀라는 동칠낭

퍼억! 그 원형의 벼락 속에서 뚝 떨어지는 이군악, 가운을 걸치고는 있지만 허리띠가 사라져서 알몸이 그대로 드러난다. 오른손에는 귀마신갑을 쥐고 있고 입으로는 천반둔을 물고 있다. 그걸 돌아보는 동칠낭. 경악

동칠낭; [군... 군악아!] 비명 지르며 벌떡! 화장대 앞의 의자에서 일어나고

이군악; [푸아!] 물고 있던 천반둔을 토하면서 참았던 숨을 확 토하고

퍼억! 천반둔은 옆으로 굴러 떨어지고

동칠낭; [이게... 이게 무슨... 네가 어떻게 여길...] 경악하면서도 급히 침대로 달려오고

이군악; [쉬는데 방해했다면 미안해 누나.] 헐떡이며 웃고.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이군악; [이 상태로 찾아올만한 데가 여기 밖에 없어서 말이야.] 거의 알몸인 채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의 몸을 보면서 웃고

동칠낭;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몸은 왜 이렇고?] 침대로 올라와 엎드리며 이군악을 부축하려 하고. 걱정스러운 표정. 움직일 때마다 잠옷 속에서 젖가슴이 출렁

이군악; [걱정마. 다친 데는 없어.] 자기를 품에 안는 동칠낭의 육중한 젖가슴을 곁눈질하면서

이군악; [혈도가 찍혀서 좀 갑갑할 뿐이야. 빨리 막힌 혈도나 풀어줘.] 눈으로는 동칠낭의 젖가슴 보면서 말하고

동칠낭; [그... 그러자꾸나.] 이군악을 바로 누이고.

동칠낭; [어디 어디의 혈도가 찍혔는지 말해라. 풀어줄 테니...]

이군악; [가슴 부분은 중정, 유근, 영도, 신대가 막혀있고 복부는 풍문, 심수, 단전 기해, 음곡혈 순서로 풀어주면 돼.] [그럼 내공이 돌아서 하체쪽은 내가 풀 수 있어.]

동칠낭; [임맥(任脈)과 독맥(督脈)이 교차하는 곳의 혈도들만 찍었잖아.] [누가 이렇게 널 철저하게 금제한 것이냐?] 콕콕! 이군악의 가슴 부분의 혈도를 찍어주면서 묻고

이군악; [누구긴 누구겠어? 전에 날 한번 놓쳤던 여우짓이지.] 혈도가 풀릴 때마다 몸을 좀 퍼덕이면서

동칠낭; [련주에게 사로잡혔었느냐?] 콕콕! 놀라면서도 손을 움직여 이군악의 아랫배쪽으로 움직이며 혈도를 풀어주고

이군악; [응! 하마터면 그 여우한테 정혈을 남김없이 쪽쪽 빨려 먹힐 뻔했어.] 순진하게 말하고

동칠낭; (그래서 이곳에 미끌거리는 흔적이 남아있었구나.) 얼굴 붉히며 이군악의 거시기를 한손으로 잡아서 젖히고.

이군악; [으아 좋아라! 여우한테 당할 때하고는 너무 달라.] 혼망 가서 할딱이고

동칠낭; [미... 미안하구나. 마지막 음곡혈을 풀려면 이럴 수밖에 없어.] 얼굴 붉히며 가랑이 벌린 이군악의 사타구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한손으로는 이군악의 거시기를 잡아 위로 젖히는 자세로

이군악; [미... 미안하긴! 난 너무 좋은데...] 헤벌쭉 웃고.

동칠낭; [이런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오느냐?] 콕! 눈을 흘기며 이군악의 사타구니 깊은 곳을 찌르고

이군악; [아흑!] 찌리릿! 온몸에 전기가 오르는 모습이 되어 퍼덕이고

동칠낭; [어... 어떠냐? 더 막힌 데는 없어?] 이군악의 거시기를 한손으로 쥔 채 올려다 보고

이군악; [고마워 누나. 혈도는 얼추 다 풀렸어.] [다만...] 동칠낭의 엉덩이를 다독이며

동칠낭; [다만 뭐?] 여전히 이군악의 것을 쥔 채 이군악을 돌아보고

이군악; [여우의 기막힌 기교에 당하던 도중에 멈춰서 진정이 되질 않아. 누나가 마무리를 해줘야겠어.]

동칠낭; [요 뻔뻔한 녀석이...] 콱! 눈을 흘기며 얼굴 발개진 채 무언가를 세게 잡고

이군악; [아흑!] 비명

동칠낭; [나이도 어린 것이 능구렁이가 따로 없어.] [내가 어쩌다 너같이 뻔뻔한 놈에게 코가 꿰인 건지 모르겠다.] 눈을 흘기면서도 손을 움직이고

이군악; [미... 미안해 누나. 나도 잘 해줄 테니까... 우선 급한 불 좀 꺼줘.] 헐떡이며 동칠낭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동칠낭; [알았으니까 채근하지 말거라.] 한숨 쉬며 얼굴을 이군악의 아랫도리로 가져가고

동칠낭; (신세 한탄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군악이 너는 모를 게다.) 입으로 무언가를 물면서

<이렇게 빨리 다시 날 찾아와주고.... 내가 전생에 무슨 복을 그리도 많이 쌓아뒀는지 모르겠구나.> 이군악의 아랫도리에 얼굴 묻고 움직이는 동칠낭. 그런 동칠낭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혼망가는 이군악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묘사한 배경으로 동칠낭의 생각

 

#123>

휘익! 사색이 되어 거의 알몸으로 산속을 날아가는 당령. 물론 한 밤중이고.

당령; [귀... 귀신같은 늙은이! 어떻게 내 은밀한 은신처를 알아내고 들이닥쳤단 말인가?] 겁에 질려 날아가고. 그러다가

[!] 무언가 느끼는 당령

당령; (언제부터인가 목탁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팟! 급정거

휘릭! 날아가다가 몸을 뒤로 젖히는 덤블링을 하여 뒤쪽으로 날아오르는 당령

당령; (아니, 암자를 뛰쳐나온 직후부터 목탁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다. 그렇다는 건...) 휘릭! 몸을 돌려서 날아온 곳을 돌아보며 내려서고

이어 당령의 뇌리에 떠오르는 두 장면

 

<목 윗부분만이라도 움직일 수 있게 혈도를 풀어주십시오. 그럼 제 이걸로도 사저를 죽여드릴 수가 있거든요.> 혀를 내밀어서 현란하게 움직여 보이던 이군악의 모습

<사부님이 파번뇌탁을 치는 소리같습니다.> 침대에 누운 채 올려다 보며 다급히 외치던 이군악의 모습

 

당령; [이런....] 이를 바득 갈고

당령; [네놈이 날 속인 것이냐 이군악?] 파앗! 날아왔던 곳으로 미사일같이 도로 날아가는 당령

 

#124>

암자. 이군악과 당령이 있었던 건물 앞에 비구니들 몰려서서 웅성거리고 있다. 창문은 박살나서 건물 안이 들여다보인다. 물론 방안에 이군악은 없다

[그 새끼 어디 있어?] 화악! 비구니들 뒤로 날아 내리며 외치는 당령. 깜짝 놀라며 돌아보는 비구니들

당령; [이가놈이 어디 있냐고 물었다.] 살벌한 표정으로 건물로 다가오며 묻고. 비구니들 급히 좌우로 갈라서며 허리 숙이고

[련주님!] [그자는 갑자기 사라졌사옵니다.] 비구니들 겁에 질려 당령의 눈치를 보며 대답하고

[!] 눈 부릅뜨며 부서진 창문을 통해서 방안을 보는 당령

물론 방안은 텅 비어있고

[죄... 죄송하옵니다 련주님!] [속하들이 눈치를 채고 돌입했지만 그자는 갑자기 꺼지듯 사라졌사옵니다.] [무슨 술법을 쓰는지 몰라서 막을 수가 없었사옵니다.] 비구니들 당령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데. 직후

당령; [아가리 닥쳐!] 펑! 사납게 고함지르는 당령의 몸에서 초음파가 확 터진다. 그러자

펑! 퍼펑! [컥!] [악!] 그 초음파에 강타당한 비구니들 일제히 몸의 모든 구멍에서 피를 터트리며 비명 지르고

퍼억! 털썩! 몰살당해서 나뒹구는 비구니들

당령; [이군악! 이군악!]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날 엿먹여?] 마녀같이 변해서 이를 갈고

당령; [기필코 찾아내서 토막을 쳐버리겠다!] 으아아아! 하늘 보며 울부짖는 당령. 마녀같다.

 

#125>

쾌활림. 새벽에 가까운 시간. 쾌활림의 모든 건물에 불이 꺼졌고 조용하다

동칠낭의 거처. 역시 불이 꺼져있고

어둑한 실내. 침대에 함께 누워있는 이군악과 동칠낭. 알몸인 이군악의 품에 동칠낭이 안겨 잠이 들었다. 잠옷 차림인 동칠낭은 만족한 표정. 하지만 이군악은 눈을 뜬 채 천장을 보고 있다

이군악; (사부는 아마도 개방의 정보망을 이용하여 날 찾아냈을 것이다.) 혈나한의 분노한 표정을 떠올리고

이군악; (당령 역시 천하에 뻗어있는 화류계의 여자들을 부려서 날 찾아내려 할 테고...) 마녀같이 변해 울부짖는 당령을 떠올리고

이군악; (사부와 당령의 추격을 피하려면 당분간 깊이 잠수해 있어야만 하는 상황인데...) 찡그리고

이군악; (개방과 화류계 여자들의 이목이 닿지 않는 곳이 어디에 있을까?) 생각하고. 그러다가

 

<이건 오직 나만 알고 있는 비밀이지만... 흑수련에 두명 있는 부련주중 한명인 파면살주(破面殺主)가 바로 내 아버지일세.> 난주의 객잔 방에서 목소리를 낮추며 말하던 이장진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군악. #107>의 장면

 

이군악; [그렇지! 흑수련의 추혼령주(追魂令主) 이장진! 그 친구가 있었지!] 신나서 외치고. 한팔로는 동칠낭을 꽉 끌어안으며. 그 바람에 움찔! 하며 깨는 동칠낭

동칠낭; [무슨 일이냐?] 눈 뜨며 고개 들고

이군악; [아냐. 아무것도 아니니까 누나는 신경 꺼.] 웃고

동칠낭; [얼핏 듣기로 흑수련 어쩌고 한 것 같던데... 어떻게 신경이 안 쓰이겠느냐.] 찡그리며 고개 들고. 그 바람에 출렁이는 동칠낭의 젖가슴. 잠옷을 걸치고 있지만 앞 자락이 벌어져 있다

이군악; [하여간 잠귀도 밝아. 쓸데없이...] 눈 흘기며 동칠낭의 허리를 끌어안고

이군악; [기왕 잠이 깨었으면 날 새기 전에 한 번 더...] 동칠낭을 안고 몸을 굴려서 동칠낭을 올라타고

동칠낭; [얼버무리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라.] [왜 흑수련같이 불길한 이름을 입에 올린 것이냐?] 자기를 올라타는 이군악을 밀어내려 하며 찡그리고

이군악; [뭐야? 내가 이러는 거 싫은 거야?] 내려다 보며 뿔난 표정

동칠낭; [싫어서 이러는 거 아니라는 거 알잖느냐?] 올려다보며 엄한 표정. 두손으로 이군악을 밀어내려는 자세로. 가랑이를 벌려서 이군악의 아랫도리를 받아들인 채

동칠낭; [괜히 내 마음 졸이게 하지 말고 빨리 이실직고해라! 왜 흑수련 어쩌고 한 것이냐?] 화난 표정으로

이군악; [아이 참, 누나가 신경 쓸 일 아니라니까 그러네.] 눈을 흘기며 다시 동칠낭을 끌어안으려 하지만

동칠낭;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날 두 번 다시 볼 생각도 말고!] 엄하게 말하며 이군악의 손을 뿌리치고

이군악; (이크! 진짜 화났다.) + [아... 알았어! 말할게!] 억지 웃음 지으며 일어나고

이군악; [사실은 내가 흑수련에 아는 친구가 있어.] 책상다리 하며 말하고. 그 앞에서 손으로 가슴 가리며 일어나 앉는 동칠낭

 

동칠낭의 거처를 밖에서 본 모습. 시간이 좀 지났고

동칠낭; [혈나한님과 련주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서 흑수련에 가입하겠다?] 잠옷 대충 여민 모습으로 이군악과 침대 위에 마주 앉아서 찡그리고

이군악; [한 일년쯤 나 죽었소 하고 숨어있으면 사부도 여우도 날 찾으려는 열의가 좀 식지 않겠어?] 알몸으로 책상다리 하고 앉아서 머리 긁적이고

이군악; [이장진, 그 친구가 흑수련 부련주의 아들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편의를 봐줄 거야.]

동칠낭; [흑수련에 들어가면 신분이 철저히 감춰질 테니 숨기에는 최적이겠지만...]

이군악;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

동칠낭; [어떤 식으로 미화해도 흑수련은 인간백정들의 소굴이다.] [사람 죽이는 게 일인 거기 들어가면 죄를 짓지 않을 수 없는 게다.] 한숨

이군악; [그 점에 대해서는 각오를 해두고 있어.]

동칠낭; [근묵자흑(近墨者黑)이고 근주자적(近朱者赤)이라 했다.] [난 순진한 네가 인간백정들과 가까이 지내다가 사람 목숨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살인귀가 될까 걱정이다.] 한숨

이군악; [에이 별 걱정을 다해.]

이군악; [내가 누구에게 휘둘리는 성격 아니라는 거 누나도 잘 알잖아,] 말하면서 다시 동칠낭을 끌어안으려 하지만

동칠낭; [얼렁뚱땅 넘기려고 하지마라.] 자기 끌어안으려는 이군악의 손을 밀쳐내며 찡그리고

동칠낭; [흑수련으로 숨는 걸 말리진 않겠지만 대신 한가지 약속해줘야겠다.]

이군악; [빨리 말해봐. 나 지금 급하니까.] 칭얼대며 자기 사타구니 내려다보고. 사타구니에서는 무언가 꿈틀대고 있고

동칠낭; [무고한 사람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해라.] 얼굴 약간 붉히며 한숨 쉬고

이군악; [약속할게.] [죽어 마땅한 놈만 죽이고 절대 무고한 사람 안죽일게.] 헐떡이며 끄덕이고

이군악; [그러니까 빨리 나 좀 살려줘. 너무 참아서 아파 죽을 지경이야.] 칭얼대며 다가앉고

동칠낭; [애처럼 보채기는...] 한숨 쉬며 다시 허리띠 풀고

동칠낭; [자 이리 와.] 침대에 누우며 팔 벌리고. 잠옷이 벌어져서 다시 젖가슴 드러나고

이군악; [고마워 누나.] 와락 덮치고

동칠낭; [그렇게 서두르지 말고 살살... 하악!] 자지러지며 이군악을 끌어안고

헐떡이며 동칠낭을 범하는 이군악

동칠낭; (몸은 다 컸는데 생각하는 수준은 여전히 천진난만한 어린애다.) 자신의 몸 위에서 날뛰는 이군악을 끌어안고 할딱이며 걱정하고

<이렇게 순진한 아이가 흑수련의 살수가 되겠다는 걸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는 게 잘 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어둠 속에서 한 몸이 되어 몸부림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배경으로 동칠낭의 생각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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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악; [에휴! 하마터면 사존, 그 노괴의 저승길 동무가 될뻔....] + [!] 분화구 돌아보며 안도하다가 흠칫! 하고

이군악; (뭐지? 이 소름 끼치는 오싹한 느낌은....?) 숨을 멈추고. 그런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누군가의 강렬한 한 쌍의 눈이 떠오른다. 물론 그 눈의 주인은 혈나한이고

 

설지; [이공자.... 이공자가 화렴동에서 빠져나왔어요.] 환호하고

홱! 돌아보는 이군악

쿵! 삼비검조가 묻혀있던 장소. 설지가 삼비검조와 나란히 앉아서 분화구쪽을 손가락질하며 외치고 있고. 그 위쪽에서 혈나한이 분화구쪽으로 걸어올라오고 있다. 눈을 부라리면서

이군악; [으헥!] 기겁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올라오는 혈나한의 모습 크로즈 업

이군악; [사... 사부가 쫓아왔다.] 기겁하며 몸을 돌려 달아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혈나한; [갈!] 버럭 고함을 지르고. 그러자

찌릿! 찌릿! 쾅! 초음파에 맞아서 온몸이 저리며 비틀하는 이군악

이군악; [사... 사자후!] 눈이 돌아가며 나뒹굴려 하고

퍼억! 나뒹구는 이군악

설지; (백장(百丈;300미터) 이상의 거리를 두고 사자후를 터트려서 이공자를 무력화시켰어.) 놀라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삼비검조; [아무리 미꾸라지같은 녀석이라도 대자대사의 눈에 띄었으니 도망치긴 틀렸어.] 껄껄 웃고

혈나한; [불효막심한 놈 같으니...] 스윽! 눈을 부라리며 분화구쪽으로 걸어 올라간다. 한 걸음에 십미터 이상씩 이동하고

혈나한; [늙은 사부를 이 머나먼 서쪽까지 오게 만들다니...] [그만 속 썩이고 사부와 함께 절영도로 돌아가자.] 스윽! 슥! 축지법을 쓰듯 분화구쪽으로 올라가는데.

이군악; (큰... 큰일이다.)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고

이군악; (잡히면 끝장인데.... 사부의 사자후에 모든 관절이 풀어져서 움직일 수가 없다.) 곁눈질로 혈나한이 분화구쪽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며 사색이 되고. 헌데 바로 그때

팽! 허공에서 긴 띠가 이군악에게 날아들고. 폭 반뼘 정도의 얇은 띠인데 한없이 늘어난다. 바로 천마대종사의 칠대마병중 백장육혼삭이다.

[!] 눈 부릅 혈나한

[!] [!] 설지와 삼비검조도 놀랄 때

팽! 그 띠가 이군악의 몸을 홱 휘감고. 이어

당령; [호호호! 누나가 구해줄게.] 팽! 화산의 연기 속에서 튀어나오는 거대한 독수리의 등에서 끈을 확 당기며 웃는 당령.

팽! 그 띠가 당기는 대로 허공으로 퉁겨져 올라가는 이군악. 마치 고무줄에 묶인 것처럼

삼비검조;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중 백장육혼삭(百丈戮魂索)이로군.] 놀라고

혈나한; [당령!] 눈 부릅 이를 갈고

당령; [가자 천왕!] 팽! 이군악이 묶인 긴 띠를 당기면서 외치고.

쿠워어어! 급선회하며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독수리

혈나한; [갈!] 팟! 분노하여 한걸음에 분화구 정상으로 치솟으며 고함을 지른다. 독수리와의 거리는 수백미터. 그러나

쩡! 독수리와 당령이 동시에 벼락에 맞는 듯한 충격을 받고

당령; [악!] + 독수리; [끄아아아!] 당령도 독수리도 충격을 받고. 독수리는 날개를 위로 젖히면서 추락한다. 물론 당령이 당기고 있는 백장육혼삭에 묶인 이군악도 함께 떨어지고

쐐액! 분화구로 추락하는 독수리

설지; [분... 분화구로 추락하고 있어요.] 놀라 벌떡 일어나고.

휘릭! 그 사이에 분화구에 이르러 멈춰서는 혈나한.

쿠오오! 분화구를 향해 돌덩이처럼 추락하는 독수리와 그 위에 타고 있는 당령. 백장육혼삭에 묶인 이군악이 맨 뒤에서 추락하고 있고.

혈나한; [돌아와라.] 하나뿐인 손을 뻗어서 겨누며 외치고. 눈 부릅

지이잉! 혈나한의 손아귀에서 강한 진동이 일어나고. 그 직후

번쩍! 눈을 뜨는 독수리

바로 아래쪽에 용암이 부글거리는 분화구 바닥이 있고.

[카아!] 괴성을 지르며 고개 번쩍! 드는 독수리

화악! 확! 사력을 다해 날개짓을 하고. 그러자

쐐액! 극적으로 옆으로 회전하면서 허공으로 다시 치솟는 독수리

[!] 독수리를 내공으로 끌어들이려다가 흠칫! 하는 혈나한

펑! 독수리가 치솟는 반동으로 백장육혼삭에 묶인 이군악의 몸이 용암 연못으로 내려 꽂히고

당령; [안돼!] 팽! 사력을 다해 백장육혼삭을 잡아당기고.

팽! 고무줄처럼 당겨지는 백장육혼삭

펑! 몸의 일부가 용암 연못 표면을 스친 후 치솟는 이군악의 몸뚱이.

[!] 안도하는 혈나한. 손을 뻗은 채

휘익! 쏴아아! 연기 기둥을 감싸며 날아오르는 독수리. 그 바람에 독수리의 모습은 혈나한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당령; [막내야.] 핑! 허공으로 높이 퉁겨졌다가 독수리의 등으로 떨어지는 이군악을 받으려는 자세로 올려다보며 외치고

털썩! 당령의 두 팔에 안겨지는 이군악.

크아! 화악! 확! 그 사이에 독수리는 사력을 다해 날개짓을 해서 허공으로 치솟고

삽시에 까마득히 높은 허공으로 치솟는 독수리. 아래쪽으로 아주 작게 혈나한이 보인다. 분화구 가에 서서 올려다보는 모습이고

당령; [호호호 고마워요 사부님!] 날아가는 독수리의 등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웃고

당령; [곱게 기른 막내는 제자가 귀여워해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깔깔 웃고

이군악; (큰... 큰일이다.) 그런 당령의 품에 안긴 채 울상이 되고. 여전히 사자후에 당한 후유증으로 온몸이 찌릿찌릿한 상태고

이군악; (이 요물에게 사로잡혔으니 정혈(精血)을 몽땅 빨리고 죽을 텐데....) 깔깔 웃는 당령을 올려다보며 사색이 되고

<차라리 사부에게 잡히는 게 나을 뻔 했다.> 멀어지는 독수리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나레이션

 

혈나한; [죽일...] 점으로 변해 멀어지는 독수리를 보며 으득 이를 갈고

혈나한; [오냐 이년아! 달아날 수 있을 때까지 달아나고 숨을 수 있는 곳까지 숨어봐라.] [기필코 찾아내서 무저갱(無底坑)에 가둬버리고 말겠다!] 멀어지는 독수리를 향해서 주먹질 하며 악을 쓰고

 

<무저갱에 가둬버리고 말겠다아아아!> 혈나한의 고함 소리에 깜짝 놀라는 당령. 품에 이군악을 안은 채 독수리의 등에서

당령; [저 꼰대가 제대로 열을 받았네.] 침 꼴깍! 삼키고

당령; [다섯 명 중 내가 가장 큰 미움을 샀으니 첫 번째 표적이 될 게 분명해.] [이번 기회에 만화총련이고 뭐고 다 정리하고 잠잠해질 때까지 숨어있어야겠다.] 품에 안은 이군악을 끌어안고

당령; [이 누나가 숨어 지내는 동안 막내 네가 적적함을 달래줘야겠다.] 이군악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진저리를 치는 이군악

 

다시 분화구. 씨근거리며 서있는 혈나한.

이미 당령을 태운 독수리는 먼 하늘의 작은 점이 되었다.

혈나한; [못된 년같으니... 하다하다 군악이까지 타락시키려고 낚아채가?] 분노하며 돌아서고

혈나한; [기필코 사로잡아서 죄의 대가를 치루게 해줄 것이다.] 이를 부득 갈면서 설지와 삼비검조가 있는 곳으로 내려오는 혈나한.

수백미터 거리지만 혈나한은 몇 걸음 걷지 않아 다가온다. 설지는 삼비검조를 부축해서 일으키고 있다. 혈나한을 돌아보면서

설지; [이공자는 무사한가요 대사님?]

혈나한; [무사하길 빌어야지.] 가까이 오면서 퉁명스럽게

혈나한; [사내놈들의 정혈을 빨아먹는 게 특기인 여우년에게 잡혀갔으니 온전히 무사하길 바라는 건 난망(難望)할 게다.] 멈춰서고

설지; (그 여자의 노리개가 되어 말라죽을 것이라는...) 당령을 떠올리며 침 꼴깍

혈나한; [움직일 수 있겠는가?] 삼비검조에게

삼비검조; [노도 걱정은 말게나.]

혈나한; [그럼 일단 난주로 돌아가세.] [개방의 거지들을 또 족쳐봐야겠어.] 휘이! 혈나한의 몸에서 일어나는 띠같은 기운이 설지와 삼비검조를 휘감고. 이어

휘익! 삼비검조와 설지를 휘감은 채 날아가는 혈나한. 끌려가는 삼비검조와 설지

곧 화산을 등지고 멀어지는 세 사람. 헌데

 

#120>

화산

분화구 아래. 한쪽 절벽이 무너진 분화구 바닥. 용암이 소용돌이 치고 있는데

슈욱! 반투명한 얇은 띠가 뱀같이 용암 속에서 술렁이며 나타나고.

슈욱! 슉! 이어 더 많은 띠들이 용암 속에서 일어나고

슈우! 용암 속에서 떠오르는 띠로 이루어진 커다란 구체. 반투명한 그 구체 안에는 만신창이가 된 사존이 가부좌를 튼 자세로 앉아있다. 온몸이 불에 탄 모습이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이군악이 던진 주머니를 받았던 오른손은 뭉개졌고 손가락이 두 개 떨어져 나갔다.

사존; [흐흐흐 그러니까 뭐냐? 이군악이란 놈도 혈나한 당신의 제자였다 이거지?] 이를 갈며 웃고. 눈에 핏발이 섰으며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린다

사존; [스승이란 인간은 나에게 지울 수 없는 모멸감을 안겨주더니 제자놈은 꼼수를 써서 날 손 병신으로 만들어?] 뭉개지고 손가락이 떨어져 나간 오른손을 들어보고

사존; [방심하지만 않았다면... 미리 번뇌인을 일으켜 방비했다면 아무리 강력한 화탄이라도 노부의 몸에 흠집도 내지 못했을 테지만....] 용암 속에서 완전히 떠오르는 사존의 몸을 에워싼 둥근 구체

사존; [좋다 좋아! 장부에 적어놓은 빚이 많을수록 복수의 쾌감도 커지는 법이니 다 괜잖다.] 크크크! 웃고

사존; [혈나한! 당신 앞에서 당신이 아끼는 제자놈을 갈갈이 찢어서 죽여주겠다.]

사존; [내 눈에서 피눈물을 나게 했으니 당신 눈에서도 피눈물이 나야 공평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으하하하! 미친 듯이 웃는 사존

 

#121>

밤. 깊은 산중. 하늘에는 달

그 산중에 자리한 암자. 그리 크지는 않아서 건물 몇 개가 전부. 암자 건물들에는 불이 켜져 있고. 비구니들이 오간다. 하루 일을 마무리 하는 모습들. 청소도 하고 방석등의 물건도 옮기고

후미진 곳에 자리한 불 켜진 건물. 후미져서 근처를 지나는 비구니들은 없고

건물 내부

침대에 누워있는 이군악. 몸에는 가운형의 잠옷만 걸치고 있다. 잠옷 속에는 알몸이고. 정신을 잃은 상태다.

침대 옆의 탁자에는 귀마신갑과 천반둔이 놓여있다. 돈주머니도 놓여있고.

움찔! 하는 이군악의 손

천천히 눈을 뜨는 이군악

이군악; (여긴...) 천장 보며 생각하고

코로 흘러드는 냄새

이군악; (건물에 향냄새가 배어있는 걸 보니 절간이겠구나.) 생각하지만

몸이 조금 움찔거릴 뿐 움직일 수 없다.

이군악; (혈도가 찍혀서 움직일 수가 없다.) 오만상

이군악; (한 두군데가 아니라 온몸의 주요 혈도를 다 찍어놔서 꼼짝도 할 수 없다.) (물론 그 요물의 짓이겠지?) 당령을 떠올리고

이군악; (이 상태라면 꼼짝없이 그 여우의 간식거리가 되고 말텐데...) 고개를 억지로 돌리고 눈을 돌려 탁자를 보고

탁자 위에 놓여있는 귀마신갑과 천반둔

이군악; (귀마신갑을 이용하면 이 곤경을 벗어날 수 있겠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으니 방법이 없고....)

이군악; (일단 해혈대법(解穴大法)을 써서 막힌 혈도를 풀어보자.) 생각할 때

[어머나 깨어났네.] 촤락! 옆쪽의 문에 쳐진 주렴이 걷히면서 나오는 여자의 실루엣. 고개만 돌려 보는 이군악

당령; [답답해도 좀 참아.] [막내 네가 일전에 날 골탕 먹인 대가니까.] 촤라락! 주렴을 가르며 나오는 당령. 주렴 안쪽은 욕실. 당령은 목욕을 하고 나오는 중인데 가발을 쓰지 않아 비구니 같다. 육감적인 몸에는 얇은 비단 가운만 걸치고 있는데 그나마 몸에 남은 물기에 가운이 달라붙어 아주 야하다. 수건으로 반들거리는 머리를 닦고 있다.

이군악; [오... 오랜만입니다 사저.] 억지로 웃고

당령; [죄 지은 건 아는 모양이네. 저자세로 나오는 걸 보니...] 눈을 흘기며 다가오고. 머리를 닦던 수건으로 목을 닦으면서.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리는 육중한 젖가슴

이군악; [지난번에 소제가 사저에게 욕을 했던 건 감정이 격해진 때문이었으니 이해하십쇼.] 억지로 웃고

당령; [당연히 이해하지.] 턱! 침대에 걸터앉고. 엉덩이가 눌리고. 수건은 옆으로 내려놓고

당령; [사실 난 욕먹으면 몸이 더 달아오르는 체질이니까 미안해할 거 없어!] [물론 잠자리에서 감히 내게 욕을 하는 인간은 없지만 말이야.] 침대에 걸터앉아 몸을 튼 채로 이군악에게 몸을 숙인다.

이군악; [그... 그렇다니 다행입니다.] 억지로 웃고

당령; [하지만 각오는 해둬야할 거야.] 슥! 손을 이군악의 가운 아랫도리로 밀어넣으며 이군악의 얼굴에 대고 할딱이고

이군악; [헉!] 기겁하고

당령의 손이 무언가를 쥐고 움직이는 모습

당령; [그날 날 물 먹인 대가를 톡톡히 치루게 해줄 작정이니까.] 스윽! 슥! 이군악의 가운 아랫도리에 넣은 손을 움직이고

이군악; [으으으...] 죽상. 얼굴 벌개지고

당령; [옷을 갈아입히면서도 봤지만 정말 늠름해!] [위험을 무릅쓰고 사부에게서 빼내온 보람이 있어.] 이군악의 것을 주물러대며 할딱이고

이군악; [부... 부탁이 있습니다 사저.] 헐떡

당령; [부탁? 무슨 부탁?] 이군악의 것을 주무르며 할딱이고

이군악; [혈도를 풀어주실 수는 없을까요?] 억지로 비굴한 웃음

당령; [혈도를 풀어 달라?]

이군악; [달아나지 않겠다고 약속드릴 테니 제발 혈도는 풀어주십시오. 답답해서 미치겠습니다.] 애원하지만

당령; [그렇게는 안돼.] 고개 젓고

당령; [한번 당했는데 또 당할 것같아?] [이렇게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 꿈을 깨도록 해.] 이군악의 가시기를 어루만지고 입으로는 이군악의 목덜미를 핥으면서

이군악; [좋... 좋습니다.] 목덜미가 당령에게 핥아지면서 진저리를 치고

이군악; [그럼 목 윗부분만이라도 움직일 수 있게 혈도를 풀어주십시오.] 애원

당령; [목 윗부분은 왜?] 고개 들며 묻고

이군악; [그럼 제 이걸로도 사저를 죽여드릴 수가 있거든요.] 혀를 내밀어서 현란하게 움직여 보이고

당령; [요런 엉큼한 놈 봤나.] 두손으로 이군악의 볼따구를 부여잡고 눈을 흘기고. + 이군악; [아야야야!] 엄살 부리고

당령;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그런 못된 재주는 어디서 배웠어?] 이군악의 볼을 잡고 마구 흔들고

이군악; [저... 저 이래 뵈도 방중술을 훌륭한 선생님으로부터 제대로 배운 몸입니다. 무시하지 마십쇼.] 동칠낭을 떠올리며 눈물 찔끔. 물론 눈물을 흘린 건 당령이 볼따구를 쥐고 흔들어서 아파서

당령; [그렇단 말이지?] 흥분하며 이군악의 볼따구를 놓고

당령; [그럼 당연히 기술을 발휘할 기회는 줘야지.] 콕콕! 이군악의 목과 가슴 부분의 혈도를 몇군데 찍고

이군악; [어후야!] [이제야 살겠습니다.] 숨을 팍 쉬고

당령; [원하는 대로 해줬으니 제대로 재주를 발휘해봐라.] 촥! 이군악의 가운을 거칠게 좌우로 벌리고

당령; [그 전에 내가 먼저 봉사를 해주마.] 이군악의 아랫도리에 얼굴을 묻고

이군악; [헉!] 고개 젖히며 자지러들고

당령; [놓친 고기가 커보인다고.... 내가 그날 이후로 이걸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알아?] 이군악의 아랫도리에 얼굴을 대고 무언가를 손으로 잡아 세운 채 혀로 핥으면서 할딱이고

이군악; (기... 기막힌 기교... 정신이 혼미해진다.) 혼망가고

이군악; (하지만 정신을 차려야한다. 기회는 단 한번뿐이니...) 생각하면서 입을 다물고. 이어

똑! 똑! 입속의 혀를 움직여서 소리를 내고. 목탁 소리를 흉내낸 것

당령; [이렇게 늠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건 나도 처음...] + [!] 이군악의 거시기를 핥다가 눈 부릅뜨는 당령

똑! 똑! 또그르르.... 어디선가 목탁 치는 소리가 들리고

당령; [이... 이건...] 기겁하며 고개 번쩍 들고

이군악; [사부님이 파번뇌탁을 치는 소리같습니다.] 다급히 외치고. 순간

당령; [파번뇌탁!] 펄쩍! 뛰어오른다. 사색이 되고

<걸려들었다!> 떵! 떵! 눈치 채지 못하게 입을 다물고 더 큰 소리를 내는 이군악. 그러자

당령; [엄마야!] 펑! 가운만 걸친 알몸으로 비명 지르며 옆의 창문을 박차고 날아나간다.

 

건물 밖을 지나가던 비구니들 깜짝 놀라 돌아본다. 펑! 그 배경으로 건물의 창문을 박살내며 날아 나오는 당령. 사색이 되었고

[련주님!] [무슨 일이시옵니까?] 비구니들이 놀라 묻는데

당령; [으아아아!] 쐐애액! 미사일처럼 단번에 수백미터 밖으로 날아간다.

[왜 저러시지?] [낸들 아나?] 비구니들 어리둥절하고. 그중 한명의 비구니가 부서진 창문쪽을 보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갸웃하며 부서진 창문쪽으로 가는 비구니

안쪽을 기웃! 하는 비구니

[!] 그러다가 눈 부릅뜨는 그 비구니

방안의 모습. 침대에 가운이 옆으로 벌어져 알몸을 드러낸 이군악이 누워있는데. 고개를 탁자쪽으로 돌리고 있다.

이군악의 알몸 크로즈 업

비구니; [에그머니나!] 기겁하며 얼굴 발개지고. 그러면서도 시선은 돌리지 않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비구니.

탁자 쪽을 노려보는 이군악. 그러자

스으! 탁자 위에 놓여있던 귀마신갑이 천천히 떠오르더니

슈우! 귀마신갑이 이군악의 손쪽으로 간다. 손은 벌어져서 귀마신갑을 받을 준비를 하고

비구니; (혈도가 찍힌 상태일 텐데도 내공을 써서 저 이상한 장갑을 움직이고 있어.) 놀랄 때

슥! 이윽고 장갑이 이군악의 벌어진 손아귀에 내려앉고.

비구니; (뭘 하려고 저러는 걸까? 몸을 움직일 수 없어서 도망치는 건 불가능한데....) 갸웃하며 보고. 그때

다시 탁자 위를 보는 이군악.

눈으로 움직이는 시늉하고. 그러자

들썩! 탁자 위의 천반둔이 움직이더니

슉! 빠르게 이군악의 얼굴로 날아오는 천반둔

비구니; (방패까지!) 눈 치뜰 때

턱! 날아온 천반둔을 입으로 깨물 듯이 무는 이군악.

비구니; (설마!) 팟! 비로소 깨닫고 급히 부서진 창문을 통해 방안으로 날아들고. 좀 떨어진 곳의 비구니들도 흠칫! 하며 돌아보고. 그 직후

<늦었다! 여의!> 입으로 천반둔을 문 채 눈 부릅뜨는 이군악. 그러자

지징! 이군악의 몸 전체가 흐려진다.

비구니; [안돼!] 화악! 흐려지는 이군악의 몸을 양팔로 확 끌어안는 비구니. 안으로 날아든 자세로. 하지만

퍽! 비구니의 양팔에 안겼던 것같은 이군악의 모습은 사라지고. 비구니는 이불과 허공만 끌어안는다

[악!] 콰당탕! 헛손질하며 침대 위로 나뒹구는 비구니.

비구니; [사... 사라졌어!] 급히 일어나고

비구니; [어.... 떻게 이런 일이....] 침대에 일어나 앉아 방안을 두리번거리며 당혹하고. [무슨 일이냐?] [왜 그래 사매?] 다른 비구니들이 모려와 창문 밖에서 들여다보며 외치고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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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시간이 지났다. 해가 서쪽으로 지고 있고. 화염산은 여전히 연기를 뭉클 뭉클

멀리서 화염산쪽으로 날아오는 두 개의 그림자.

크로즈 업. 바로 혈나한과 설지다. 혈나한에 앞장서서 날아오고. 그 뒤에 설지가 자석에 끌리듯이 날아온다. 허리에는 파번뇌탁을 차고 있다. 뒤따라오는 설지는 아무런 동작도 하지 않고 끌려온다.

두 사람의 모습 크로즈 업. 자기장 같은 것이 두 사람의 몸을 연결시키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혈나한; [패극천, 그놈이 이곳 화염산에 숨어있는 게 확실하냐?] 날아가면서 뒤따라오는 설지에게 묻고

설지; [화의사신이 제자분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을 사부님이 분명하게 들으셨다고 하셨어요.] 보이지 않는 자기장에 휘감겨 혈나한에게 끌려가며 대답하고

혈나한; [벼락에 맞아 죽을 놈!] [할 짓이 없어서 이런 곳에 숨어 번뇌인 같은 잡기를 익히고 있어?] 분노

혈나한; [두번 다시 허튼 생각 못하도록 박살을 내놔야겠도다.] 날아가면서 두눈에서 불을 뿜어내고.

설지; (천하의 사존을 어린 애인 듯이 말씀하시네?) 앞서서 날아가는 혈나한의 뒷모습을 보며 조금 웃고

설지; (하긴 저분에게는 어른처럼 보이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겠지.)

설지; (다른 사람을 대동하고 육지비행술을 아무렇지도 않게 구사하시는 것만 봐도 이미 인간의 경지를 벗어나긴 것 같고...) 생각할 때

혈나한; [!] 날아가다가 무언가 느끼는 표정이 되고

우뚝! 허공에 멈춰서는 혈나한. 설지의 몸도 저절로 멈춰서고

[...] 무언가 생각하며 아래를 내려다보는 혈나한. 혈나한의 발치에는 바로 이군악과 삼비검조가 만났던 바위가 있고

설지; [무슨 일이신가요 대사님?] 의아해하며 같이 아래를 보고

삼비검조가 묻혀있는 곳 크로즈 업

화악! 대답하지 않고 그곳으로 수직으로 내려가는 혈나한. 자연스럽게 설지도 이끌려서 아래로 내려가고

슥! 삼비검조가 묻혀있는 곳에 내려서는 혈나한과 설지

설지; [이곳에는 무슨 일로...] 슥! 바닥에 내려서며 주변 돌아보는데

슥! 바닥에 대고 손짓을 하는 혈나한. 그러자

펑! 주변의 흙이 모두 사방으로 날아가고

쿵! 드러나는 삼비검조. 눈을 감고 있다. 순간

설지; [사... 사부님!] 비명 지르고

 

#117>

화렴동. 사존이 수련하는 장소.

사존이 원래 장소에 앉아있고 그 앞에 이군악이 무릎을 꿇고 있다. 이군악은 천반둔은 가슴 속에 넣었고 오른손에는 귀마신갑을 낀 상태다.

사존; [번뇌인의 비결은 다 외웠느냐?] 이글거리는 눈으로 이군악을 보면서 묻고

이군악;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모두 외우기는 했습니다.] 공손히 고개 숙이며 대답하고

사존; [환극, 그 못난 놈이 후계자는 제대로 된 놈을 골라 보냈군.] [반나절도 안되어서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번뇌인의 비결을 전부 외우다니...] 끄덕이고

이군악; [태상교주님께 드리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눈치 보며

사존; [번뇌인을 수련하면 매 단계마다 필연적으로 주화입마를 겪어야하는 이유가 궁금하겠지.] 히죽 웃고

이군악; (무서운 늙은이.... 내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구나.) + [바로 그렇습니다.] 공손히

사존; [주화입마의 원인은 번뇌인이 내공(內功)이 아니라 살기(殺氣)를 뭉쳐서 적을 죽이는 무공이라는데 있다.]

이군악; [번뇌인의 바탕이 되는 살기가 어째서 주화입마를 유발하는지요?]

사존; [날카로운 칼이 있다고 치자.] [그 칼이 남을 죽일 수도 있지만 자칫 자기 살도 벨 수가 있지 않겠느냐?]

이군악; [아!] 깨닫고

사존; [남을 해치려는 악의(惡意)는 필연적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도 해치게 되는 법이다.] 엄숙하게

이군악; [몸 속에 살기를 축적하면 그 살기가 몸을 해치기도 하는군요.]

사존; [그렇다.]

사존; [다만 번뇌인의 매 단계를 거치면서 몸이 살기에 적응하며 주화입마에 빠지는 정도 역시 낮아진다.]

사존; [처음에는 머리쪽에 마비가 왔지만 제팔(第八) 단계에 이른 지금은 하체만 쓰지 못할 뿐인 것이다.] 자신의 무릎을 손으로 두드리며

이군악; (번뇌인의 완성이 임박했다는 얘기로군.) + [번뇌인이 제구(第九) 단계에 이르면 어디에 마비가 오는지요?]

사존; [제구 단계의 번뇌인은 무릎 아래쪽만 마비시킨다.] 히죽

이군악; [그럼 운신하시는 데에는 그리 문제가 없겠습니다.] 놀라고

사존; [다리 전체를 움직이지 못하는 게 아니니 걸어 다니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무릎이 펴지지 않는 뻐청다리라 모양새는 좀 그렇겠지만...] 끄덕

사존; [즉, 지금의 제팔 단계만 극복하면 사실상 번뇌인은 완성되는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이군악; (상황이 생각보다 더 급박하군.) 침 꿀꺽

사존; [번뇌인이 십(十) 단계에 이르면 보이지 않는 곳의 적이라도 번뇌인이 스스로 찾아가서 죽일 수 있다.]

사존;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죽일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굳이 번뇌인을 십성(十成)까지 익힐 이유는 없다는 뜻이다.]

이군악; [번뇌인이 제구 단계에 이르면 세상으로 나가실 생각이시겠습니다.]

사존; [노부도 살과 피로 이루어진 인간인데 이 지옥같은 화렴동에서 사는 게 어찌 좋겠느냐?] 이를 부득 갈며 주변을 돌아보고

사존; [다만 번뇌인을 수련하는데 방해가 되는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세상과 단절된 이곳에서 살아온 것뿐이다.] 용암이 부글거리는 용암 연못을 둘러보고

이군악; [삼십년 가까이 세상을 등지고 사셨는데....] [다시 세상에 나가시면 무얼 가장 하고 싶으신지요?] 눈치 보며 묻고

사존; [먹고 마시는 거야 기본이고...] 히죽

사존; [마음껏 살인을 해서 피맛을 보고 싶구나.] 쿠오오! 이빨 드러내며 사악하게 웃고. 몸 주위로 무시무시한 살기가 피어오르고

이군악; [살... 살인을 하고 싶단 말씀이십니까?] 긴장. 침 꿀꺽!

사존; [그렇다고 네놈이 겁을 먹을 이유는 없다.] 그런 이군악을 보며 웃고

이군악; [무.... 무차별 살인을 하진 않으시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해도 되겠는지요?]

사존; [무차별 살인이라...]

사존; [그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이군악; [무슨 뜻인지 제자는 아둔해서 잘...] 눈치 보며

사존; [혈나한 패극명(貝克命)과 노부의 관계에 대해서 환극이 말해주지 않았느냐?]

이군악; [두분이 형제지간이었다는 말씀은 하셨습니다.]

사존; [패극명, 그 인간은 형제이기 전에 내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간 철천지 원수다.] [그래서 나는 그 인간과 정 반대되는 일을 벌일 작정이다.] 이를 부득 갈고

이군악; [그럼 정파백도(正派白道)의 무림인들을...] 깨닫고 눈 부릅

사존; [혈나한이 사마외도(邪魔外道)를 세상에서 멸절시키려들었으니 나는 정파백도를 하늘 아래에서 지워버릴 것이다.] 크크크!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며 웃고. 그자의 몸 주위로 번뇌인이 넘실거린다.

이군악; (맙소사!) 침 꿀꺽

사존; [구대문파고 뭐고... 정파입네, 백도입네하는 위선자들을 씨를 말려버릴 작정이다.] 이를 부득 갈고. 광기에 사로잡힌 모습

사존; [번뇌인이 제구 단계에 이르면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곤륜파(崑崙派)에 쳐들어가서 쥐새끼 한 마리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으하하하하! 미친 듯이 웃고

이군악; (결정했다! 이 노마는 역시 살려두면 안된다.) 품속에 손을 넣고

 

<진천뢰(震天雷)라고... 북경의 군기감(軍器監)에서 왜구들을 섬멸할 목적으로 만든 강력한 화탄이다.> <독고무적의 말에 의하면 한알의 진천뢰가 화약 열관(38키로)의 폭발력을 낸다고 한다. 그걸 어떻게 사용할지는 네가 알아서 판단해라.> 삼비검조의 말을 떠올리는 이군악. 우둑! 소매 속에 넣은 손으로 구슬들을 쥐어서 껍질을 깨트리며

 

이군악; (정파백도의 인간들이 예뻐서가 아니라 설지소저를 위해서라도 이 노마의 폭주를 저지해야만 한다.) 슥! 선녀같은 자태의 설지를 떠올리며 소매 속에서 주머니를 꺼내고. 으하하하! 그걸 알 리 없는 사존은 미친 듯이 웃고 있고. 그러다가

멈칫! 하며 이군악을 보는 사존. 이군악이 일어나고 있다. 손에 주머니를 든 채로

사존; [뭐하는 것이냐?] 눈 부릅뜨고

사존; [감히 노부의 허락도 없이 어딜 가려고...] 말하다가 다시 흠칫! 하고. 이군악이 주머니를 쳐들고 있는데

츠츠츠! 푸스스! 주머니 속에서 연기가 난다

사존; [그건 뭐냐?] 주머니 보며 찡그릴 때

이군악; [태상교주님께 드리는 저의 작은 선물입니다.] 휙! 주머니를 사존에게 던진다. 세게 던진 건 아니고 건네주듯이 던지고

사존; [선물?] 어리둥절하면서도 오른손으로 받고. 직후

이군악; [극락왕생용의 선물입지요.] 팟! 뒤로 휙 날아가며 웃고.

사존; [네놈이.....] 알아차리고 분노하며 이를 갈면서 고개 번쩍 쳐들어 이군악을 노려보고. 그 직후

번쩍! 사존의 앞쪽에서 강렬한 빛이 터진다. 들고 있던 폭탄이 터진 것. 그걸 내려다 보며 눈 부릅뜨는 사존

콰아앙! 엄청난 폭발이 용암연못 한 가운데에서 일어나고. 사존의 모습도 그 폭발에 휩쓸려 사라진다.

이군악; [이크!] 휘릭! 파롤 앞을 가리며 동굴 입구로 내려서고. 직후

펑! 용암 연못의 용암이 폭죽 터지듯이 치솟고

드드드드! 콰드득! 쩌적! 이군악 주변의 동굴 전체가 그대로 무너진다

이군악; [여의!] 귀마신갑을 낀 오른손을 들어서 노려보며 외치고. 그러자

스슷! 콰쾅! 이군악의 모습이 사라지고 그곳에 바위가 무너진다.

 

#118>

화염산을 외부에서 본 모습. 여전히 연기가 뭉클 뭉클. 해가 지기 직전이고

그곳으로 날아오는 거대한 독수리. 독수리의 등에는 물론 당령이 타고 있고

당령; (잠자리를 찾기 전에 한 바퀴 더 돌아보자. 그동안 무슨 변화가 있을 수도 있으니...) 독수리의 등에서 아래를 살피고. 그러다가

[!] 무언가 발견하고 눈 부릅뜨는 당령

당령; <천왕! 화산의 연기 속으로 숨어라! 빨리!> 급히 독수리의 목에 걸어놓은 고삐를 채고.

화악! 그 즉시 독수리가 방향을 틀어서 화염산의 분화구에서 치솟는 연기 뒤로 숨고

연기 뒤로 숨는 독수리 등에서 고개를 내밀어 아래를 보는 당령

삼비검조가 묻혀있던 바위 사이. 설지가 무릎을 꿇고 있고 그 옆에서 혈나한이 하나뿐인 손으로 삼비검조의 가슴을 누르고 있다. 혈나한의 옆구리에 파번뇌탁이 걸려있음 주의.

<사.... 사부!> 삼비검조를 치료하는 혈나한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당령의 공포

당령; (사... 사부가 나타났다. 막내를 쫓아온 것일 테고....) 화악! 연기 기둥 뒤로 숨는 독수리 뒤에서 공포에 질린 표정이 되고

 

#119>

혈나한이 삼비검조를 치료하는 현장. 설지는 울면서 무릎 꿇고 있고. 두손을 모은 채. 혈나한은 하나뿐인 손으로 삼비검조의 가슴을 누르고 있다.

지지징! 혈나한의 손에서 일어난 빛이 삼비검조의 몸 전체로 퍼져가고

설지; (제발...) 두손 꼭 모아 쥔 채 울고. 직후

쿨럭! 입과 코로 피를 팍! 토하는 삼비검조. 이어

[으으으...] 신음하며 눈을 뜨는 삼비검조

설지; [사부님!] 울면서 급히 다가앉고. 혈나한은 손을 떼고

삼비검조; [노도(老道)가 그래도 복이 아주 없진 않군. 죽기 전에 설지 너까지 보게 되었느니...] 웃고

설지; [그런... 그런 말씀 마세요 사부님.] 삼비검조의 손을 두손으로 잡고

설지; [대자(大慈)대사께서 옆에 계시니 사신(死神)이라도 쫓아버리실 거예요.]

삼비검조; [도우(道友)가 괜한 노고를 했어. 노도가 살아있어 보았자 세상을 위해 할 일도 없거늘...] 혈나한을 보고 탄식

혈나한; [흰소리 말고 몸이나 추스르게.] [중생들이 필요로 하는 건 노납이 아니라 말코이니...] 뚱한 표정으로 말하고

삼비검조; [사존을 열반시키는 것이 노도가 중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보시라고 생각했네만...] [보는 바와 같이 노도는 사존의 상대가 못되었네.] 한숨

삼비검조; [사존의 번뇌인이 어느덧 제팔 단계에 이르렀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혈나한; [극천, 그 못된 놈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숨어있는 곳을 알았느니 오늘 기필코 노납의 손으로 그놈을 때려죽이고 말 걸세.] 시큰둥하게 말하고

삼비검조; [도우가 죽이겠다고 마음먹었으니 사존인들 살 수 있겠는가만...] 드드드! 말할 때 갑자기 지축이 뒤흔들린다

설지; [흑!] 놀라며 한손으로 바닥을 짚고. 삼비검조도 흠칫! 하지만 혈나한은 이마만 찡그리고. 그 직후

콰드드! 콰쾅! 쩌적! 화염산의 분화구 한쪽 모퉁이가 갈라지며 무너진다. 바로 삼비검조가 뚫고 나온 수직 동굴이 있는 근처이고

콰쾅! 퍼엉! 무너진 절벽의 바위들이 분화구 안쪽으로 굴러 떨어져서 용암 속으로 쳐박히고

퍼펑! 화악! 대량으로 무너지는 절벽의 잔해들이 떨어진 용암 연못에서 용암이 솟구치고 연기가 더 강하게 뿜어진다

 

[!] 화산의 연기 기둥 뒤에 떠있는 독수리의 등에서 흠칫! 하는 당령

 

콰웅! 화악! 화산을 밖에서 본 모습. 용암이 솟구치고 연기가 더 많아진다.

드드드! 지진이라도 난 듯이 뒤흔들리는 화산의 사면. 설지 일행이 있는 곳도 마구 흔들리며 주변의 바위들이 무너질 듯 뒤흔들린다.

삼비검조; [화렴동.... 화렴동이 있는 쪽의 분화구 절벽이 무너지고 있네.] 설지의 부축을 받으며 상체를 일으키고. 시선은 분화구쪽을 올려다보고. 혈나한도 분화구쪽을 올려다보고

설지; [그... 그럼 화렴동이...] 깨닫고

삼비검조; [도우의 막내 제자가 화렴동에서 진천뢰를 터트린 것같구먼.] 심각한 표정

설지; [흑!]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고

삼비검조; [화렴동같이 밀폐된 곳에서 진천뢰가 터졌으니 본래 위력보다 몇 배 더 강한 폭발력을 일으켰을 것이다.]

설지; [이공자.... 이군악 공자는 그럼....] 전율

삼비검조; [패극천을 죽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화렴동을 무사히 빠져나오기는 힘들었을 것같구나.] 탄식하고.

설지; (그... 그 사람이 죽었다고?) 자신의 휠체어를 밀어주던 이군악을 떠올리며 전율하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 그때

스윽!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는 혈나한. 분화구를 보면서. 울다가 흠칫! 하며 그런 혈나한을 보는 설지

삼비검조; [유감이네만 대사의 막내 제자도 사존과 함께...] 말하다가 흠칫! 하고. 혈나한이 손을 내밀어 삼비검조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분화구쪽을 올려다보고 있다.

<설마...> 삼비검조와 설지도 흠칫! 하면서 분화구쪽을 올려다보고. 그 직후

지이잉! 무너지는 분화구쪽의 절벽 위로 무언가 사람 형상이 형성되더니

쿵! 비틀하면서 분화구 위의 절벽에 나타나는 이군악

설지; [그... 그 사람이에요.] 비명같은 환호성을 지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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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휘익! 화염산의 정상을 향해 날아가는 이군악. 화염산은 마치 후지산같이 높아서 아직 중턱 정도 밖에 이르지 못했다.

[!] 그러다가 무언가 발견하고 놀라는 이군악

휘이이! 화염산 정상 쪽에서 아래쪽으로 무언가 날아온다. 삼비검조지만 아직 거리가 멀어서 정확히 안 보이고

이군악; (뭐지?) 휘릭! 멈춰서면서 올려다 볼 때

쾅! 수백미터 앞쪽에 폭발을 일으키며 쳐박히는 삼비검조

이군악; (언듯 봐선 사람 같았는데....) (가보자.) 팟! 날아오르고

 

#114>

[!] 휘릭! 커다란 바위 위로 날아 내리다가 흠칫! 하는 이군악.

바위 사이에 시체처럼 널부러져 있는 삼비검조. 가슴에 난 상처를 비롯해서 온몸이 상처로 덮여있다. 옷도 너덜너덜 해졌고 찢겨진 옷 안쪽에 천반둔을 붙이고 있는 게 보인다. 오른손에는 반토막이 난 검을 쥐고 있다. 눈을 감고 있으며 입과 코로 피가 줄줄

이군악; (늙은 도사! 그렇다면....) 휘릭! 뛰어내리고

이군악; (이 도사가 설지소저의 스승이며 우내사천중 한명인 삼비검조겠구나.) 턱! 뛰어내리는 자세로 한쪽 무릎을 꿇고. 직후

[!] 눈 부릅! 뜨는 이군악. 슥! 이미 목에 낳아있는 삼비검조의 부러진 검의 끝

눈을 감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도 검을 조금 움직여서 이군악의 목에 대고 있는 삼비검조

이군악; (분명 정신을 잃은 줄 알았는데...) + [고... 고정하십시오.] 억지로 웃음

이군악; [전 도사님의 제자 설지소저의 부탁을 받고 달려왔습니다.] 슥! 손가락으로 검의 옆면을 밀어서 목에서 떼어내고

[...!] 대답하지 않으면서도 검을 이군악의 목에서 떼는 삼비검조

이군악; (말도 할 수 없는 상태로구나.) + [도와 드리겠습니다.] 손바닥을 삼비검조의 상처 난 왼쪽 가슴에 누르고

이군악; (가슴에서 등까지 궤뚫렸는데 아직 살아있다. 이 늙은이가 천하제일검이라 불리는 게 괜한 게 아니었다.) 징! 삼비검조의 가슴에 댄 이군악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그러자

쿨럭! 피를 토하는 삼비검조

이군악; (검법으로는 천하제일이라는 이 늙은이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게 누군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하다.) 지지징! 삼비검조의 가슴에 댄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부르르! 떨리는 삼비검조의 몸

이군악; (사존 패극천!) (그 노괴가 익히고 있다는 번뇌인이란 게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을 지녔구나.) 흥분하고

이군악; (번뇌인만 익히면 다섯 짐승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군악;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번뇌인을 배워야만 하는 이유다.) 흥분하고. 그때

[설지를... 만났느냐?] 아래쪽에서 음성이 들려 흠칫! 하는 이군악

삼비검조; [북경의 제 집에 있어야할 그 아이가 너와 조우할 까닭이 없거늘...] 눈을 뜨고 힘없는 표정으로 하늘 보며 말하고

삼비검조; [아무래도 설지가 심각한 겁난에 처했겠구나.] 탄식하고

이군악; (귀신이네. 보지 않고도 자기 제자에게 문제가 생겼음을 알아차리고...) + [후배는...] 말하려는데

삼비검조; [네가 누군지 안다.] 이군악의 말을 막고.

이군악; [그렇습니까?] 흠칫! 하고. + (진짜 귀신이잖아. 초면인 내가 누군지도 알고...)

삼비검조; [우리에게는 구구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시간이 없다.] 슥! 검을 쥐지 않은 왼손을 가슴에 넣어 천반둔을 떼어낸다

이군악; [혹시...] 깨닫고 긴장

삼비검조; [사존 패극천에게 중상을 입히긴 했지만... 그 마물은 곧 이곳으로 들이닥칠 것이다.] 말하며 천반둔을 가슴 섶에서 들어낸다. 그러자

툭! 천반둔 아래에서 세알의 구슬이 든 주머니가 옆으로 굴러 떨어지고

이군악; (뭐지?) 주머니를 보고

삼비검조; [주머니도 챙겨라.] 천반둔을 내밀고

이군악; [예...] 한손으로는 천반둔을 받고. 이어

다른 손으로 주머니를 집어드는데

삼비검조; [조심해서 다뤄라. 충격을 가하면 이 주변 십장쯤이 불구덩이로 변할 테니...]

이군악; [그럼 이 주머니에 든 게....] 놀라고

삼비검조; [진천뢰(震天雷)라고... 북경의 군기감(軍器監)에서 왜구들을 섬멸할 목적으로 만든 강력한 화탄이다.]

이군악; [화탄!] 기겁하며 주머니를 멀리하고

삼비검조; [독고무적의 말에 의하면 한알의 진천뢰가 화약 열관(38키로)의 폭발력을 낸다고 한다.] [그걸 어떻게 사용할지는 네가 알아서 판단해라.]

이군악; (이걸로 사존 패극천을 죽이라는...) 침 꿀꺽! 삼키며 주머니를 보고.

삼비검조; [방패는 천반둔이라는 것으로... 어떤 타격이든 그대로 돌려보내는 작용을 한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이군악이 손에 들고 있는 방패를 보고

삼비검조; [패극천을 상대하는데 도움이 될 테니...] + [!] 말하다가 입을 다물며 눈 치뜨고

[!] 오싹! 역시 소름이 돋는 이군악

이군악; (온몸의 피를 얼어붙게 만드는 것같은 살기!) 츠츠츠! 주변을 휘감는 살기.

이군악; (그렇다는 건...) + <실례하겠습니다!> 콱! 부러진 검을 쥔 삼비검조의 오른손목을 쥐고. 방패는 삼비검조의 가슴에 올려놨고

삼비검조가 흠칫! 할 때

이군악; (사존 패극천이 주변에 있을 것이다!) 슥! 검으로 자기 가슴을 긋는다. 살과 옷이 함께 잘리며 피가 뿜어지고

삼비검조; (이놈...) 놀랄 때

이군악; <조금만 참으십시오.> 콱! 삼비검조의 가슴에 올려놓은 방패 천반둔을 강하게 누른다. 그러자

푹! 삼비검조의 몸 전체가 진흙 속에 빠지듯 땅 속으로 쑥 들어가고

슥! 방패를 집어들어서

허공에 부채질하듯 흔드는 이군악. 그러자

[!] 투투투! 놀라는 삼비검조의 몸 위로 흙이 저절로 무너져 메워진다.

쿵! 완전히 흙속에 묻히는 삼비검조.

이군악; (무사히 속여 넘겨야하는데...) 턱! 방패를 옆으로 내려놓고

이군악; (여차하면 진천뢰를 터트리고 도망쳐야겠지.) 주머니는 소매 속에 넣는다. 이어

이군악; [끄윽! 죽... 죽일 놈의 말코 도사가...] 책상다리를 한 채 가슴의 상처를 누르며 오만상을 쓴다.

이군악; [다시 만나기만 해봐라. 수염을 몽창 뽑아버릴 테니...] + [으헉!] 말하다가 기겁하며 바닥을 보는 척 하고. 슥! 이군악의 주변으로 그늘이 진다.

쿵! 언제였는지 허공에 나타나 내려다보고 있는 사존. 가부좌를 튼 채로 떠있는데 온몸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이군악; [누... 누구시오 노인장은?] 겁에 질린 척 하며 올려다 보고

[...!] 이글거리는 눈으로 내려다보는 사존

겁에 질려 올려다보는 이군악의 가슴에 난 상처

이군악의 옆에 놓여있는 천반둔

사존; [세 마디를 할 기회를 주겠다.] 지잉! 사존의 어깨에서 너울거리는 천같은 번뇌인이 속구치고

이군악; (번뇌인!) 눈 부릅

사존; [세 마디 안에 네놈이 본좌의 손에 죽으면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이군악; [죽어가는 말코도사에게서 저 방패를 취하려다가] [반격을 받고] [죽을 뻔 했습니다.] 한손으로 천반둔을 가리키며 다급히 말하고. 하지만

사존; [세 마디를 넘겼다.] 강렬한 눈빛

사존; [하지만 본좌가 네놈을 살려둘 이유는 발견할 수 없었다.] [잘 가라!] 슈악! 너울거리는 번뇌인이 이군악을 향해 내려꽂히고. 순간

이군악; [귀마신갑!] 외치면서 오른손을 번쩍 쳐들고. 오른손에는 귀마신갑이 끼워져 있고

사존; [!] 눈 번뜩

멈칫! 이군악을 찌르려던 번뇌인이 이군악의 이마 바로 위에서 멈춘다. 번뇌인의 날카로운 끝이 이군악의 이마에 상처를 내고

이군악; [으으으....] 비지땀을 흘리고. 오른손을 쳐든 채로

사존; [환극... 그 불초한 놈이 보낸 놈이냐?] 찡그리고. 하지만 번뇌인은 여전히 이군악의 이마에 닿아있고

이군악; [사... 사존이십니까?] 덜덜 떠는 척

사존; [그렇다. 본좌가 배교의 태상교주인 사존이다.] [네놈은 누구냐?]

이군악; [제... 제자는 화의사신님께서 타계하시기 전에 거둔 제자로 이군악이라 합니다.]

사존; [타계?] 눈 부릅

사존; [환극, 그 못난 놈이 사부인 본좌보다도 먼저 죽었단 말이냐?] 이를 부득 갈고

이군악; [예... 패천오수라는 자들의 공격을 받고....]

사존; [패천오수?]

이군악; [사존께서는 세상을 등지고 사셔서 모르고 계시겠지만.... 배교는 이미 십오년전에 패천오수의 공격을 받고 멸문지화를 당한 상태입니다.]

사존; [그런 일이...] 슈욱! 번뇌인을 몸 속으로 끌어들이며 이를 갈고

사존; [패천오수라는 게 어디서 튀어나온 놈들이기에 우리 배교를 멸문시켰단 말이냐?]

이군악; [놀라지 마십시오 태상교주님!]

이군악; [패천오수들은 바로 혈나한이 세상의 사마외도를 멸절할 목적으로 기른 제자들입니다.]

사존; [혈나한의 제자?] 이를 부득

 

화산의 모습 보여준다. 시간이 좀 지났고.

바위 위에 앉아있는 사존. 그 바위 아래 무릎을 꿇은 채 무어라 설명하고 있는 이군악의 모습.

이군악; [그래서 교주님께서는 타계하시기 전에 제자로 하여금 태상교주님을 뵙고 번뇌인을 배우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사존; [못난 놈 같으니...] [혈나한도 아니고 그 인간이 기른 짐승들의 앞잡이에게 죽어?] 이를 부득 갈고

사존; [네놈이 죽으면서까지 우리 배교의 이름에 똥칠을 하는구나 환극!] 슈우.... 그런 사존의 몸 전체에서 수많은 번뇌인이 돋아나 넘실거린다. 길이가 길지는 않고

이군악; (피가 마르는구만!) 침 꿀꺽

이군악; (삼비검조마저 사경으로 몰아넣은 번뇌인에 공격당하면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막을 방법이 없는데...) 사존의 몸에서 촉수처럼 넘실거리는 번뇌인을 보며 긴장하고. 그때

사존; [마지막 시험이다.] 내려다보고

이군악; [시... 시험이라니요?]

사존; [네놈이 패천오수가 보낸 첩자가 아니라고 어떻게 믿느냐?] [귀마신갑은 환극이 놈을 죽인 후 빼앗았을 수도 있고....] 강렬한 표정

이군악; (치밀한 늙은이같으니라고....) + [태상교주님께서 의심하는 것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억지 웃음

이군악; [제자는 정말로 교주님의 유언에 따라 화염산을 찾아왔습니다. 믿어주십시오.] 굽신 굽신하고

사존; [네놈이 진짜 환극이의 제자라면 귀마신갑을 사용하는 비결도 들었을 것이다.] 눈빛이 이글거리고

이군악; (살았다.) + [물론입니다.] 안도

사존; [귀마신갑을 사용하는 비결은 무엇이냐?] [그걸 대답하지 못하면 네놈은 죽은 목숨이다.] 쿠오오! 몸에서 일어나 넘실거리는 번뇌인들이 더 길어지고

이군악; [제자가 미욱해서 아직 그 이치를 깨우치지는 못했지만....] 눈치 보며

이군악; [교주님께서 타계하시기 전에 제자에게 남기신 비결은 <여의(如意)>였습니다.]

사존; [그렇군.] 끄덕이고

사존; [네놈이 환극의 무기명제자인 건 분명하구나. 귀마신갑을 남에게 빼앗길 수는 있어도 그 운용 비결까지 발설하지는 않았을 테니...]

이군악; [믿어주시니 감사합니다 태상교주님!] 굽신하고

사존; [고마워하긴 이르다. 번뇌인을 수련하는 것은 스스로 지옥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나 진배없는 고행이다.] 스으! 가부좌를 튼 자세로 허공으로 떠오르고

이군악;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 +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안도하고

사존; [그럼 따라와라!] [노부의 거처로 가서 함께 번뇌인을 수련하자.] 휘이! 가부좌를 튼 채로 화산의 정상을 향해 날아올라가고

이군악; [예...] 천반둔을 집어들고 일어나고. 이어

<혹시 모르니 견딜 수 있을 만큼 숨어계시다가 떠나도록 하십시오.> 톡톡! 발로 삼비검조가 묻혀있는 바닥을 두드리고. 이어

휘익! 날아오른다

[....!] 삼비검조가 묻혀있는 바닥을 배경으로 흙속에서 무언가 생각하는 삼비검조.

바위 위쪽으로 날아오르는 이군악.

멀리 앞쪽에서 사존이 가부좌를 튼 채 화산 정상을 향해 날아올라가고 있다

이군악; (듣던 대로 정말 흉포한 노마다.) 천반둔을 품속에 넣으며 화산의 정상을 향해 날아가고. 이어

이군악; (기회를 봐서 이걸 써야겠다.)손으로 소매 속에 넣은 구슬이 든 주머니를 만지고

<저 노마가 번뇌인을 완성하면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죽임을 당할지 모르니...> 화산 정상으로 날아가는 사존과 그 뒤를 따라 날아가는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헌데

 

#115>

화산 분화구에서 치솟는 연기의 모습. 위에서 본 모습

[...] 그 연기 속에 거대한 새의 형상이 떠있고. 새의 등에는 여자가 앉아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모습이고. 여자는 당령이다

연기 속에 떠있는 새의 시점으로 화산의 분화구를 보여주고.

화산 분화구 근처의 사면에 뻥 뚫린 수직의 동굴. 바로 삼비검조가 뚫고 나온 그 구멍이다. 그곳으로 날아오고 있는 가부좌 자세의 사존. 몸에서 촉수같은 번뇌인이 넘실거리고 있고. 그 뒤를 이군악이 따라서 날아온다

슈우! 앉은 자세로 삼비검조가 뚫어놓은 수직의 동굴로 날아 들어가는 사존

휘익! 직후 이군악도 수직 동굴 입구에 이르러 멈춰서고

아래를 내려다 보는 이군악.

아주 깊은 아래쪽에 용암이 흐르는 강이 있어서 아래쪽이 어둡지는 않은데. 그곳으로 사존이 앉은 자세로 내려가고 있다

이군악; (저기가 저 노괴가 수련하고 있는 화렴동이겠구나.) 심호흡하고

이군악; (참 끔찍한 곳에 소굴을 차려놨구나.) 휙! 뛰어내린다

 

사존과 이군악이 사라진 수직 동굴을 위에서 본 모습.

[운이 좋았네. 귀염둥이 막내가 화염산쪽으로 왔다고 해서 쫓아와봤는데 바로 찾아냈으니...] 화염산의 분화구가 뿜어내는 연기 속에 떠있는 거대한 새의 등에서 웃는 여자. 물론 그 여자는 구미호리 당령이다.

당령; [문제는 귀염둥이가 사존 패극천과 함께 있다는 점인데...] 당령의 모습. 가발을 쓰고 있다

당령; [패극천은 나 혼자의 힘으로 어찌 해볼 수 없는 상대...] [일단 주변을 감시하면서 귀염둥이가 패극천과 떨어지길 기다려야겠다.] 톡톡! 말하면서 새의 등을 두드리고. 그러자

구우! 연기 속에서 방향을 트는 거대한 새

화악! 연기를 뚫고 나오는 거대한 독수리. 그 독수리의 등에는 당령이 야한 차림으로 앉아있다. 독수리의 목에는 밧줄이 걸려있고 한손으로 그 밧줄을 쥔 채 앉아있는데 치마를 걷어 올리고 독수리의 목에 걸터앉아 있다. 그 바람에 미끈한 다리와 꽃신을 신은 발이 드러나 보인다

쿨럭! 쿨럭! 화산의 연기 기둥을 빠져나오며 기침하는 독수리

당령; [유황 섞인 화산의 연기 기둥 속에 숨어있느라 고생했다 천왕(天王)!] 독수리의 목을 쓰다듬고

당령; [일단 난주쪽으로 돌아가자. 너도 나도 배를 채워야하니...] 밧줄을 당기고

구우우... 전투기처럼 방향을 틀어서 날아가는 독수리

당령; [조금만 기다려라 막내야. 이 누나가 반드시 귀여워해줄 테니....] 호호호! 웃으며 돌아본다. 날아가는 독수리의 등에서 화산을 돌아보며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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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아침. 난주

난향객잔

벽이 부서진 독채 건물. 무너진 벽 안쪽에 휠체어에 앉은 설지가 앉아서 밖을 보고 있다. 이장진은 없고 탁자에는 여전히 음식과 술이 차려져 있다.

설지; (밤이 새도록 기다렸지만 이공자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설지; (무사히 혈나한님의 수중에서 빠져나간 것일까?)

설지; (이공자를 찾아보겠다며 떠난 이장진도 감감무소식이고...) 한숨

설지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이군악이 자신의 휠체어를 밀어주며 정원을 산책하던 일, 침대에 누운 자신에게 미음을 먹여주던 일. 원숭이 흉내를 내서 자신을 웃겨주던 일 등등

설지; (겨우 사흘을 함께 있었을 뿐인데... 마치 삼년쯤의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 같다.) 애잔한 미소를 짓고

설지; (이제껏 그 누구와의 교유에서도 이런 감정은 느껴본 적이 없는데...)

설지; (어느덧 나도 이공자를 마음에 새겨두게 된 것일까?) 얼굴 살짝 붉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려서 손으로 가슴을 누르고. 그때

[그놈은 이곳으로도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로군.] 갑자기 들리는 말 소리에 움찔! 하는 설지

혈나한; [못된 놈같으니... 아무렴 노납이 제놈에게 해가 될 일을 할까?] 언제였는지 나타나 탁자에 앉아서 잔에 술을 따르고 있는 혈나한

설지; (이공자를 찾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셨구나.) 끼릭! 휠체어를 돌려서 혈나한과 마주 보고

혈나한; [사부를 무슨 역신(疫神) 보듯 하고...] 술병을 내려놓고

혈나한; [노납이 대체 제놈에게 뭘 그리 잘못했다는 건지 원...] 술잔을 들어 원샷하고

혈나한; [어째 제자라고 기른 놈들은 하나같이 노납의 슬하에서 도망칠 궁리만 한단 말인가?] 탁!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설지; [이공자를 자유롭게 풀어주실 수는 없으신지요?] 눈치 보며 말하고

혈나한; [자유롭게 풀어주라고?] 술병을 다시 들다가 찡그리며 설지를 보고

설지; [이공자는 그냥 내버려둬도 잘못 될 일이 없는 인재예요.] [모른 척 하시면 결국 다시 대사님의 슬하로 돌아올 거예요.]

혈나한; [그러다가 다섯 짐승... 제 놈의 못된 사형들을 만나면 어쩌게?] 퉁명스럽게 말하며 술병의 술을 다시 술잔에 따르고

혈나한; [다섯놈을 우연히 만나기라도 하면 군악이 놈은 죽은 목숨이다.] [그 짐승들... 제놈들보다 뛰어난 군악이놈을 보면 기필코 죽이려 듵 테니까.] 쫄쫄 술을 따르고

혈나한; [그래서 절영도로 다시 끌고 가서 다섯 짐승을 죽일 수 있는 무공을 가르쳐주려고 했던 것인데 도망이나 치고 말이야.] 탁! 술병을 내려놓고

설지; (이분은 이공자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 이공자가 무공을 완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패천오수를 만날까봐 걱정하시고 계시는구나.) 깨닫고

혈나한; [오냐! 어디 한번 재주껏 꽁꽁 숨어봐라 이놈아!] 술을 원샷하고

혈나한; [세상을 다 뒤져서라도 네놈을 찾아내줄 것이다.] 술잔을 입에서 떼고

혈나한; [아무렴 천하제일인 소리를 듣는 노납이 네놈 하나 찾아내지 못할 줄 알...] 말하다가 흠칫! 하며 설지를 보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설지

혈나한; (군악이 놈 때문에 열이 받아 자세히 보지 못했었는데....) 놀라고

<이 계집 아이... 군악이 놈에 못지 않은 절세기재다!> 약간 놀란 표정을 짓는 설지의 모습을 배경으로 혈나한의 생각

 

#110>

<-화염산(火焰山)> 황무지 중간에 솟은 활화산. 후지산 같은 모습인데. 분화구에서 연기가 꾸역꾸역 치솟고 있다

분화구의 모습. 직경이 100미터쯤에 깊이도 그 정도. 거의 수직 동굴 형태이고 분화구 바닥에는 용암이 들끓으면서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다

그 수직 동굴 같은 분화구의 거의 밑바닥. 용암이 물결치듯 출렁거리는 바로 위쪽에 동굴이 하나 있다.

동굴 속을 걸어가고 있는 삼비검조.

동굴의 벽에서도 용암이 줄줄 흘러내리고. 연기도 피어오른다.

삼비검조; (독하고도 독하도다.)

삼비검조; (초열지옥이나 다름없는 이런 곳에서 이십년 넘는 세월동안 살아오다니...)

삼비검조; (하긴 그렇게 지독하고 극악스러우니 누구도 연마할 엄두를 못 내던 번뇌인을 수련해온 것이겠지.)

삼비검조; (오랫동안 사람들과의 교유도 없이 이런 환경에서 살아왔으면 성격은 더 편협하고 잔인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삼비검조; (사존 패극천이 번뇌인을 완성하고 세상으로 나간다면 시산혈해가 만들어질 것은 불문가지...)

삼비검조; (비겁한 수단을 써서라도 사존을 이곳 화렴동에 묻어야만 한다.) 생각하며 앞을 보고

앞쪽에 동굴이 끝나며 연기와 불꽃이 뿜어져 나온다. 그 동굴 위에 <火簾洞>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삼비검조; (화렴동(火簾洞)...) 그 글을 보며 동굴 입구로 가고

삼비검조; (노도가 드디어 이곳에 도착했도다.) 스릉! 검을 뽑으며 연기와 불길이 뿜어지는 동굴로 들어가고

화악! 삼비검조가 검을 내밀자 연기와 불꽃이 물살처럼 갈라지고

그 사이로 들어가는 삼비검조. 직후

<크크크! 실로 오랜만에 찾아온 인간이 네놈 말코 도사였다니...>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삼비검조의 귀에 들리고

<반가우면서도 서운하도다!> 번쩍! 연기와 불길 속에서 한쌍의 눈이 강렬하게 번뜩이고

삼비검조; [반가운 건 어째서이고 서운한 이유는 무엇인가?] 화악! 내미는 검에서 일어난 기운이 자욱하던 연기와 불꽃을 완전히 갈라서 사라지게 한다

사존; [반가운 이유는 물론 혈나한의 유일한 친구인 늙은 말코를 죽일 수 있어서지.] 쿵! 드러나는 사존 패극천의 모습. 동굴 안쪽은 광장. 광장에는 직경 20미터쯤의 용암 연못이 있다. 용암이 냄비 속의 물처럼 마구 들끓고 있고 그 용암에서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른다. 용암 연못의 중앙에는 백색의 바위가 있고 그 바위 위에 장발의 괴인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눈에 핏발이 서있고 머리는 아주 길며 몸에는 옷을 거의 걸치지 않은 괴인. 아랫도리만 천으로 가렸는데 긴 머리카락이 몸의 상당부분을 가리고 있다. 이 괴인이 사존 패극천이고

삼비검조; (인간의 감정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다가가며 눈 번뜩이고. + [그렇다치고..]

삼비검조; (번뇌인의 성취가 높아지면 인성(人性)이 소멸되는 때문이겠지.) + [서운한 이유도 들어볼까?] 용암 연못가에 멈춰서고

사존; [본좌는 오랫동안 곡기를 끊어왔다.] [그래도 때로는 무언가를 먹고 싶어지곤 하는데...] 송곳니를 드러내며 입맛 다시고

사존; [이십년 넘게 참아온 노부 앞에 나타난 게 늙어서 맛이 전혀 없게 생긴 말코인데 어찌 서운하지 않겠는가?]

삼비검조; [쯧쯧! 어찌 같은 핏줄을 타고 났으면서도 이리 다를꼬.] 혀를 차고

사존; [말코! 더 이상 말하지 마라!]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뜨며 이를 가는데

삼비검조; [형인 혈나한은 오직 정의로운 길만을 걸어왔거늘...] 꾸욱! 늘어트린 검의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삼비검조; [동생인 그대는 어찌 죄악만을 찾아서 저지르려는 것인가?] 징! 검이 빛을 발하고

사존; [아가리 닥쳐라 삼비말코야!] 투쾅! 분노하여 악을 쓰는 사존의 어깨에서 폭이 한자쯤 되고 길이는 가늠이 안되는 긴 섬광이 튀어나오고

쩍! 동시에 맹렬히 검을 내지르는 삼비검조. 내지르는 검에서 레이져포같은 섬광이 터져나간다.

사존; [형과 나를 비교한 것만으로도 말코는 찢어죽일 죄가 넘친다.] 투쾅! 사존의 어깨에서 솟구친 섬광이 확 숙여지면서 삼비검조에게 날아온다.

꽝! 두 사람이 내뻗힌 섬광이 충돌하며 엄청난 폭음이 일어난다.

[!] 폭발로 일어난 섬광에 휩싸이면서 눈 부릅뜨는 삼비검조.

 

#111>

멀리 화염산이 보이는 산록

날아오는 이군악.

[!] 드드드! 갑자기 지진이라도 난 듯이 땅이 흔들려 날아오다가 휘청! 하는 이군악,

이군악; (화산이 분화를 하려는 건가?) 휘익! 근처의 바위 위로 날아내리며 화염산을 보고.

드드드! 이군악이 올라선 바위와 그 주변의 땅들이 마구 뒤흔들리는데

화염산에서 치솟는 연기에는 변화가 없다.

이군악; (화염산의 분화구에서 치솟는 연기에는 변화가 없는데...) 생각할 때

드드드! 드드드! 다시 흔들리는 지축. 바위 위에서 휘청하는 이군악

이군악; (이건 지진도 아니고 화산이 분화하려는 전조도 아니다!) 흔들리는 바위 위에서 눈 부릅 뜨며 깨닫고

이군악: (사존 패극천과 삼비검조가 분화구 속에서 격돌하고 있는 중이다.) 긴장. 침 꿀꺽! 삼키며 화염산을 보고. 드드드! 그 사이에도 지면은 마구 흔들리고 있다.

 

#112>

화산의 정상. 분화구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있고 지진이 난 것처럼 화산 전체가 뒤흔흘리는데

쾅! 화산 정상 부분의 사면을 뚫고 치솟는 삼비검조.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손에는 부러진 검을 들고 있고.

휘릭! 화산 정상의 절벽 위로 내려서는 삼비검조. 삼비검조가 뚫고 올라온 화산 사면에는 수직의 구멍이 생겼고

바닥에 내려서면서 비틀! 하는 삼비검조.

온몸에 수많은 상처가 생겨서 옷과 살이 함께 베어진 삼비검조의 모습 크로즈 업. 가슴 부분의 옷은 갈라지지 않은 것 주의.

삼비검조; (전해지는 대로 번뇌인은 가히 대적불가의 마공이로구나.) 쿨럭! 피도 쏟으며 휘청하는 삼비검조. 그 직후

<흐흐흐! 처음의 그 기세는 어디로 사라진 것이냐 늙은 말코야?> 누군가의 말이 들려서 찡그리는 삼비검조

사존; [설마 네 주제에 진심으로 본좌를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겠지?] 슈우! 삼비검조가 뚫고 올라온 수직의 구멍에서 공중부양 하듯이 천천히 떠오르는 사존. 가부좌를 튼 채로 떠오른다. 현재 사존은 주화입마에 빠져서 다리를 쓸 수 없는 상태고

부러진 검을 들고 돌아보는 삼비검조

사존; [비록 본좌가 번뇌인의 수련 제팔(第八) 단계에 이르러 다리를 쓸 수 없긴 하다만...]

사존; [지금 상태에서도 죽이지 못할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부좌를 튼 채 허공에 공중부양 하듯 뜬 상태로 말한다.

삼비검조; [번뇌인이 여덟 번째 단계에 이르면 하체를 쓰지 못하는 주화입마(走禍入魔)에 빠지게 되는군.] 소매로 입가의 피를 닦고

사존; [잘 봤다. 하지만 본좌가 주화입마에 빠져있다고 해서 너 말코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건 아니다.] 지잉! 다시 사존의 가슴에서 붉은 천조각같은 기운이 뻗어나온다. 흐느적거리는 천조각 같고 반투명하다. 번뇌인이고

삼비검조; [번뇌인으로 죽이지 못할 인간이 없다고 자신하는군.] 징! 부러진 검에서 빛을 뿜어내며 말하고. 삼비검조의 검은 광선검처럼 변한다

사존; [크크크 물론이다.] [인간의 살의(殺意)라는 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데 어떻게 번뇌인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겠느냐?]

삼비검조; (번뇌인이 내공이 아니라 살기(殺氣)를 응결시켜서 쓰는 무공이라는 전설이 사실이었다.) 광선검처럼 변한 검으로 앞을 가리며 심각하고

삼비검조; (내공이라면 어떻게든 막을 수 있지만... 상대를 기필코 죽이겠다는 살의를 막을 방법은 없다.) (그 때문에 노부의 검기로도 번뇌인을 막는 게 불가능하고....)

사존; [크크크! 네놈 말코가 머리 굴리는 소리가 자갈밭의 돌이 굴러가는 것처럼 요란하게 들리는구나.] 기이잉! 가슴에서 뿜어져 나온 붉은 띠같은 기운이 허공으로 치솟이 너울거린다. 날카로운 끝이 아래로 기울어져서 삼비검조를 겨눈 채로

사존; [하지만 말코, 네놈이 살 수 있는 길은 없다!] 슈앙! 너울거리는 띠같은 기운이 번개같이 삼비검조에게 날아든다

팟! 삼비검조가 뒤로 날아서 피하지만

사존; [눈에 보이는 한 죽이고자 하는 본좌의 살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악하고 살벌하게 웃고

슈악! 유도미사일처럼 방향을 바꿔서 삼비검조에게 따라붙는 번뇌인

삼비검조; [천애검벽(天涯劍壁)!] 슈악! 광선검처럼 변한 검을 자신의 몸 앞에서 원형으로 휘두르고. 그러자 검이 휘둘러지는 궤적대로 수많은 검의 형상이 일어나 삼비검조의 몸을 완전히 가린다. 고슴도치처럼 변해서 빈틈이 없다. 하지만

콰작! 수많은 검의 형상을 그대로 가르며 들어오는 띠같은 번뇌인. 삼비검조가 일으킨 검의 형상들이 새순처럼 잘려버리고

[!] 퍼억! 그대로 삼비검조의 왼쪽 가슴을 궤뚫어 버리는 번뇌인

삼비검조; [컥!] 피를 왈칵 토하면서도 광선검같이 변한 검을 쳐들었다가

사존; [카카카카! 심장이 토막 나는 느낌이 어떠냐 말코야?] 웃고

쩍! 쳐들었던 검을 내리그어 자신의 가슴을 관통한 띠를 잘라버리는 삼비검조

사존; [어쭈?] 흠칫! 하고

쿵쿵! 가슴에 잘려진 띠가 박힌 채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삼비검조.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면서.

사존; [분명 심장이 토막 났을 텐데 안 죽네.] 갸웃하고

푸스스! 삼비검조의 가슴에 박혀있던 띠는 안개처럼 흩어지고. 가슴과 등으로 피를 뿜어내면서도 비틀거릴 뿐 쓰러지지는 않는 삼비검조

사존; [옳거니! 말코는 심장이 왼쪽에 있지 않고 오른쪽에 있었구나.]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고

[...] 찡그리며 본능적으로 오른쪽 가슴을 왼손으로 가리는 삼비검조. 그러자

사존; [이미 늦었다 말코야!] 투쾅! 가슴에서 일직선의 강력한 띠를 뿜어내는 사존

사존; [즉시 죽으면 재미없으니 심장을 쪼개서 천천히 죽게 해주마.] 쩡! 오른쪽 가슴을 손으로 가린 채 비틀거리는 삼비검조에게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붉은 띠를 배경으로 사존의 외침. 헌데

슥! 눈을 번뜩이며 오른쪽 가슴을 가렸던 손을 치우는 삼비검조

사존; (심장을 가렸던 손을 치운다? 막아도 시원찮을 판에....) +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사존. 직후

꽝! 사존이 날린 번뇌인이 그대로 삼비검조의 오른쪽 가슴을 때린다. 하지만 이번에는 번뇌인이 삼비검조의 가슴을 관통하지 못하고 강한 충격을 일으키고

충격을 받아 뒤로 날아가는 삼비검조. 그와 함께 삼비검조의 가슴을 때렸던 번뇌인이 마치 거울에 반사된 빛처럼 약간 방향만 틀어진 채 다시 사존에게 날아간다

사존; [헉!] 자신에게 번뇌인이 날아오자 기겁하는 사존. 하지만

펑! 되날아오는 번뇌인이 너무 빨라서 완전히 피하지 못하고 가슴이 궤뚫리는 사존. 번뇌인이 빠져나온 가슴 바로 옆이다

사존; [커헉!]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사존. 그자의 뒤쪽은 절벽이다. 그와 함께

콱! 뒤로 날려가던 삼비검조가 바닥에 내려서면서 두발로 강하게 바닥을 밟아서 앞으로 돌진하려는 자세를 취한다. 헌데

번뇌인에 맞아 너덜너덜해진 삼비검조의 오른쪽 가슴 부분에 직경 30센티 정도의 원형 방패가 들어있다. 바로 천반둔인데 왼쪽 가슴보다 오른쪽 가슴에 치우치게 옷속에 숨기고 있었다. 천반둔에는 아리랑 문양이 새겨져 있음 주의.

사존; [네... 네놈...] 절벽쪽으로 퉁겨져 나가며 눈 부릅. 입과 가슴에서 피를 뿜어낸다.

찢겨나간 옷 속에서 드러나는 천반둔을 크로즈 업

사존; [무림칠보(武林七寶)중의 천반둔(天返遁)을 숨기고 있었구나! 어떤 힘이든 반사해버린다는....] 화산 분화구쪽으로 퉁겨져 나가며 이를 갈고. 그때

삼비검조; [그렇도다!] 투쾅! 외치면서 맹렬히 도약하여 사존에게 날아들면서

삼비검조; [극락왕생하시게나!] 쩡! 광선검처럼 변한 검을 강력하게 앞으로 내지른다. 그런 삼비검조의 검의 끝에서 원형의 섬광이 터져나간다. <드레곤 볼>에서 <원기옥>같은 형태의 섬광이고

쾅! 그 섬광이 허공에 떠있던 사존의 가슴을 강타한다. 눈 치뜨는 사존

사존; [크아아...] 펑! 가슴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피를 뿌리며 뒤로 날아가는 사존

[안돼에에에....] 화악! 비명과 함께 사존의 몸이 분화구로 떨어진다. 직후

삼비검조; [컥!] 피를 왈칵 토하며 바닥에 내려서고

털썩! 콱! 부러진 검으로 바닥을 짚으면서 한쪽 무릎을 꿇어 겨우 버티는 삼비검조

삼비검조; (해... 해치웠다!)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고 왼손으로 왼쪽 가슴을 누르면서 헐떡인다. 가슴을 누른 왼손 사이로 피가 철철 흘러나온다

삼비검조; (노부의 심장은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고... 그걸 이용해서 패극천으로 하여금 오른쪽 가슴을 번뇌인으로 공격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후들거리며 일어나고

삼비검조; (결국 독고무적이 마련해준 천반둔 덕분에 패극천을 쓰러트릴 수 있었던 것이다.) 비틀거리며 절벽 끝으로 간다. 독고무적이 탁자 위에 내려놓은 천반둔을 가리키며 설명하던 장면을 떠올린다.

절벽 끝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삼비검조

쿠쿠쿠! 수백미터 아래쪽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용암의 연못이 보이는데 사존의 모습은 안보인다. 용암 연못에서는 연기도 뭉클 뭉클 피어오르고 있고.

삼비검조; (자신의 번뇌인에 가슴이 관통 당한 상태로 용암 연못에 빠졌다.) 입으로 피를 흘리면서 용암 연못을 살피고

삼비검조; (이 정도면 확실하게 죽었겠지.) 비틀거리며 돌아서려 하고. 그 직후

슈우! 부글거리는 용암 속에서 붉은 띠같은 것 하나가 뱀처럼 꿈틀대며 떠오른다

삼비검조; <설마!> 경악하며 급히 돌아보고

슈우! 치치치! 여러개의 띠가 용암 속에서 넘실거리며 일어나고

쿵! 이어 드러나는 장면. 서로 뒤엉켜서 커다란 공처럼 변한 수많은 띠에 덮인 채 용암 속에서 천천히 떠오르는 사존.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 온몸이 불에 덮여있다. 용암의 열기가 사존의 몸에 난 털과 옷을 태우고 있는 것. 눈썹에도 불이 붙었고

삼비검조; (용.... 용암에 빠지고도 죽지 않다니...) 팟! 경악하며 뒤로 훌쩍 날아오르고

쩡! 위를 올려다보는 사존의 눈이 강한 빛을 뿜어내고

까마득한 위쪽에서 급히 절벽 뒤로 물러서는 삼비검조의 모습이 조금 보이고

사존; [찢어죽일 말코!] 극도의 분노로 이를 갈고

사존; [죽인다!] 투쾅! 악을 쓰는 사존의 몸에서 한가닥의 띠가 대공미사일처럼 치솟고

삼비검조; [!] 절벽쪽을 보는 자세로 뒤로 휙 날아가다가 눈 부릅뜨는 삼비검조

쩡! 절벽 밖의 분화구 안쪽에서 높이 치솟았던 붉은 띠가 홱 방향을 바꿔서 아래로 내려꽂히고 있다

쾅! 그 띠가 내려 꽂혀 바닥을 박살 내고. 삼비검조는 간발의 차이로 굴러서 피한다.

삼비검조; (마물...) 파라락! 온몸에서 피를 뿌리며 몸을 굴리고

삼비검조; (패극천은 이미 노부의 능력으로는 죽일 수 없는 마물이 되었다.) 투학! 굴렀던 몸을 사력을 다해 허공으로 날린다. 미사일처럼 날아오르는 삼비검조

쐐액! 허공을 가르며 화산 아래쪽으로 날아가는 삼비검조

사존; [미꾸라지 같은...] 슈욱! 용암 연못 위로 공중부양 하듯 떠오르며 이를 간다. 여러 가닥의 반투명한 띠들이 사존의 몸 주위를 돌고 있다. 그 때문에 원형의 커다란 공 속에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몸은 불길과 연기에 뒤덮여있고 관통당한 가슴에서는 피가 줄줄

사존; [반드시 잡아 죽이고 말겠다 호랑 말코야!] 으아아아아! 분을 참지 못하고 악을 쓰는 사존. 공포스러운 모습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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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개봉(開封)> 아침.

<-관제묘(關帝廟)> 입구 주변에 거지들이 득시글. 아침부터 분향하여 온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고

관제묘 후원의 개방 총단. 건장한 거지들이 지키고 있고

혈나한; [군악이 놈을 찾았다?] 눈을 부릅뜨며 누군가에게 묻고. 탁자 앞에 책상다리 하고 앉아서 하나뿐인 손으로 커다란 바가지에 담긴 술을 마시던 중이다. 탁자 위에는 몇 개의 큼직한 술병들이 놓여있고

백결신개; [예... 예 대사님.] 흥분하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굽신 대며 보고하고. 손에는 종이를 하나 들고 있고. 방안에는 다른 늙은 거지들도 몇이 있고

백결신개; [난주에서 그저께 밤에 날려 보낸 전서구가 방금 전에 도착했는데...] 종이를 펴서 읽으며

백결신개; [대사님의 막내 제자분께서 난주의 냔향객잔(蘭香客棧)이란 곳에 독채를 빌려 어떤 소저와 함께 머물고 계시다고 합니다.] 굽신대며 보고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丐幇) 방주 백결신개(百結神丐)>

혈나한; [흐흐흐! 그렇단 말이지.] [불효막심한 놈이 사부의 속을 박박 긁어놓고 제 놈은 계집과 깨를 볶고 있다 이거지?] 바가지에 가득 찬 술을 벌컥 벌컥 마시고

혈나한;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펑! 앉은 자세로 미사일처럼 치솟는 혈나한. [으악!] [힉!] 백결신개와 늙은 거지들 기겁

펑! 건물의 지붕을 뚫고 단번에 백미터 이상을 치솟는 혈나한. 책상다리를 한 자세로.

건물에서 튀어 나오는 백결신개와 늙은 거지들. 하늘 올려다 보고. 주변의 거지들도 기겁하며 올려다 보고

혈나한; [못된 제자놈아 기다려라! 사부가 간다.] 쐐애액! 책상 다리를 하고 앉은 자세로 비행기처럼 날아가며 웃고. 손에는 여전히 바가지를 들고 있다.

[으하하하하하] 웃음 소리와 함께 까마득히 멀어지는 혈나한

[혈... 혈나한이 드디어 떠났소이다.]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구만.] 안도하며 가슴 쓸어내리는 늙은 거지들. 백결신개는 이마에 손을 대며 보고 있고

[그나저나 혈나한이 가는 동안에 이군악이란 놈이 사라져버리면 저 땡중이 우리 개방을 또 달달 볶는 거 아니오?] 늙은 거지 한명이 걱정하고

[그러게 말이오.] [두 발 달린 짐승이니 어디로 튈지 모르는데...] 다른 거지들도 걱정

백결신개; [그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게다.] 멀리 하늘을 보며 말하고. 다른 거지들 그런 백결신개를 돌아보고

백결신개; [혈나한의 육지비행(陸地飛行)은 어떤 새보다 빨라.] [늦어도 내일 아침쯤에는 난주에 도착할 게야.]

[난주까지는 수천리인데 단 하룻만에 주파하는 게 가능하단 말씀이시오?] [그렇다면 축지법(縮地法)을 쓰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다른 거지들 회의에 찬 표정

백결신개; [육지비행이 축지법의 다른 이름이야.] 웃고

[그렇소이까?] [육지비행은 머리에 털 나고 처음 보는 건데...] 놀라는 늙은 거지들

백결신개; [이군악이란 놈은 거의 확실하게 혈나한에게 잡힐 테고...] [그놈 때문에 우리 개방이 귀찮아지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걸세.] 웃고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제발 혈나한이 도착할 때까지 이가놈이 난주의 난향객잔이란 곳에 붙어있길 바랄 뿐이오.] 다른 거지들 주억거리고. 그리고

 

(난주의 난향객잔!) 건물 뒤에 숨어서 엿듣는 여자 거지. 바로 개방의 제자인 미호

미호; (또 한번 나 미호가 만화대모님께 점수를 딸 기회가 생겼잖아.) 배시시 웃는 미호

 

#105>

<-낙양> 저녁 무렵

<-쾌활림> 손님들로 북적

당령의 집무실. 서둘러 들어가는 동칠낭

당령의 집무실. 당령이 화장대에 앉아서 거울을 보며 대머리에 가발을 쓰고 있다.

동칠낭; [속하 왔사옵니다.]

당령; [어서 와.] 거울 들여다보면서 가발을 잘 다듬고

동칠낭; [늦은 시간인데 출타를 하시려 한다고 들었사옵니다만...] 눈치 살피고

당령; [맞아. 내가 돌아올 때까지 만화총련을 잘 관리하라고 불렀어.]

동칠낭; [걱정 끼쳐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사옵니다.]

동칠낭; [헌데 어디를 가시기에 갑자기 서두르시는 것인지요?] 눈치 살피며

당령; [이군악, 그놈의 종적이 발견되었어.]

동칠낭; [그... 그렇사옵니까?] 움찔

당령; [난주의 난향객잔이라는 곳에 죽치고 있다는데...] [사부보다 먼저 찾아내서 끝장을 내려면 서둘러야만 하는 거야.] 사악하게 웃고

동칠낭; (군악아!) 당령의 뒷모습 보며 걱정

<부디 조심하거라. 혈나한뿐 아니라 대모까지 네 종적을 알아버렸으니....> 실내의 광경 배경으로 동칠낭의 걱정

 

#106>

<-난주> 역시 저녁 무렵

난향객잔

정원에 휠체어에 앉은 설지를 밀어주고 있는 이군악. 파번뇌탁은 허리에 차고 있다. 설지는 담요로 무릎을 덮고 있고

이군악; [심검이란 게 정말 대단하구려. 내공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도 그런 위력을 발휘하다니...] 설지가 앉은 휠체어를 밀어서 정원을 산책시켜주며

설지; [지금이라면 그 정도로 심검을 펼칠 수는 없을 거예요.]

이군악; [어째서 그렇소?] [이미 익힌 무공이 사라지기라도 했다는 거요?]

설지; [심검은 결국 얼마나 마음을 깊이 집중할 수 있는가로 그 위력의 고하(高下)가 결정되는데...]

설지; [북경에서 이곳까지 도망쳐 오는 동안에는 오직 살아야한다는 일념으로 극한까지 마음을 집중하는 게 가능했어요.]

설지; [그래서 거의 완성된 경지의 심검을 쓸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군악; [지금은 아니란 말씀이시오?]

설지; [이공자 덕분에 긴장이 완전히 풀려버렸답니다.]

설지; [아마 지금의 저는 평범한 자객 한명도 제대로 상대하지 못할 거예요.]

이군악; [내게 의지하는 마음이 소저의 심력(心力)을 약하게 만들었다는 말씀이시구려.] 내심 기뻐하고

설지; [무인(武人)으로서는 아쉬운 상황이지요.] [한걸음만 더 내디뎠으면 완전한 심검의 경지를 이룰 수가 있었을 텐데...] 한숨

이군악; [너무 서운해 하지 마시오.] [소저의 자질이라면 머잖아 위기 상황이 아니라도 심검을 구사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오.]

설지;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부모님의 원수를 제 손으로 갚을 수 있을 테니...] 한숨

이군악; (난 당신이 심검을 두 번 다시 쓸 수 없기를 바라고 있어.) 설지의 뒷모습 보며

이군악; (그래야 언제까지나 내게 의지하게 될 테니까.) 히죽 웃고. 그때

설지; [손님이 오셨군요.] 한쪽을 보며 말하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이군악

정원의 나무 그늘 안에 죽립을 쓴 인물이 서있다. 이장진이다.

이군악; [어! 자네는...] 흠칫! 하며 돌아보고

이장진; [사과부터 드리겠소이다 독고소저!] 슥! 그늘에서 나서며 죽립을 조금 들어 자기 얼굴을 보이고

이장진; [소저가 군악이 그 친구와 친분이 있는 사이인 줄 알았으면 무례한 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오.] 포권하고

설지; [이래저래 이공자님 덕을 보는군요.] 자기 뒤의 이군악을 보며 웃고

설지; [일년쯤전부터 강호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흑수련 추혼령주의 살수도 피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군악; [좀 놀라긴 했어. 장진 자네가 흑수련이라는 살수조직에 속해있었다니...] 눈을 흘기고

이장진; [살수조직에 몸을 담게 된 데는 내 나름대로의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네.] 두사람 앞쪽에 멈춰서며 한숨

설지; [안으로 드시지요.] [주변의 시선을 피해 어려운 걸음을 해주셨으니 식사라도 대접해드리고 싶군요.]

이군악; [그래!] [끼니때도 되었고 하니 함께 밥이나 먹자구.] 건물쪽으로 고개 짓하며 휠체어를 밀고 가고

이장진; [그러세.] 따라가고

설지; (기연이로구나.) 이군악이 밀어주는 휠체어에 앉아서 생각하고. 이군악과 이장진은 나란히 걸으면서 대화하고

<장차 무림을 이끌어갈 두명의 기린아를 연이어 만나게 되다니...> 무어라 대화하는 이군악과 이장진, 이군악은 설지가 탄 휠체어를 밀고 가고. 그 배경으로 설지의 생각

 

#107>

밤이 되었고. 난향객잔의 건물들에도 불이 켜진다

이군악과 설지가 머물고 있는 독채. 쟁반을 들고 건물에서 나오는 하녀들 몇 명. 음식을 날라 왔다가 돌아간다

설지; [이소협께서 십오년전 의문의 멸문지화를 당한 무림맹(武林盟)의 후손이셨군요.] 원형의 탁자에 이군악과 이장진과 함께 둘러앉아 식사를 하다가 놀라고. 탁자에는 진수성찬. 술병도 몇 개 놓여있고

이군악; [무림맹?] 게걸스럽게 음식 먹다가 돌아보고

설지; [배교와 마교에 대항하기 위해 구파일방(九派一幇)과 삼문육가(三門六家)가 주축이 되어 결성한 세력이에요.]

설지; [사실상 백도무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게 무림맹이었지요.]

이군악; [그런데 난 어째서 무림맹이란 게 존재했었다는 얘기를 사부로부터 한 번도 못 들었지?] 고개 갸웃

이장진; [그건 우리 무림맹이 이도저도 아닌 유명무실한 단체였기 때문일 걸세.] 술 마시며 쓴웃음을 직고

이장진; [천하제일인이신 혈나한님의 입장에서는 무림맹은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존재였던 게야.] 한숨

이군악; [그런가?] 갸웃

설지; [그렇게까지 자비(自卑;스스로를 낮춤)하실 건 없으세요.] 이장진에게

설지; [무림맹은 태생부터가 불운해서 세상에 두각을 나타낼 기회를 얻지 못했었으니까요.]

이군악; [어째서 그렇소?]

설지; [마도무림을 대표하는 마교와 사파무림의 종가인 배교가 득세하여 무림의 정세를 좌지우지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백도무림에서 결성한 게 무림맹이었어요.]

설지; [하지만 무림맹이 결성된 직후 마교와 배교는 혈나한님의 철퇴를 맞고 차례로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답니다.]

이장진; [무림맹의 존재 이유가 한 순간에 사라져버린 셈이지.] 쓴웃음

이군악; [알고 보니 무림맹이 유명무실해진 게 못된 사부때문이었구만.] 탁! 주먹으로 탁자를 치고. 짐짓 화난 척 눈을 부라리며. 그 때문에 탁자 위의 그릇들이 요동을 치고

이장진; [무림맹이 잘못 된 게 어디 영사 때문이겠는가?] 탁자를 잡아서 진동을 멈추게 하고

이군악; [사부 때문이 아니었다면?]

이장진; [마교와 배교가 사라지자 구파일방과 삼문육가의 고수들과 지원은 썰물처럼 무림맹에서 빠져나갔네.]

이장진; [그 시점에서 무림맹도 해체가 되었어야 했는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다면서 구파일방과 삼문육가는 무림맹의 해산에는 동의하지 않았네.]

이장진; [울며 겨자 먹기로 내게 조부 되시는 무림맹주 인의대협(仁義大俠)께서는 무림맹을 존속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

이군악; [구파일방이고 삼문육가고 무책임한 인간들뿐이었구만.]

이장진; [솔직히 말하자면 조부께서는 무공이 그리 뛰어난 분은 아니셨네.] [다만 배분이 높고 덕망이 있어서 무림맹 맹주로 추대되셨던 것뿐이었지.]

이군악; [사람이 좋아서 자네 할아버지는 무림맹을 존속시키라는 구파일방과 삼문육가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 했겠군.]

이장진; [구파일방과 삼문육가가 일방적으로 지원을 끊는 바람에 조부님은 자력으로 무림맹을 유지하시느라 가산(家産)을 탕진해버리셨네.]

이군악; [저런...]

이장진; [그러다가 십오년전 무림맹, 아니 우리 집안은 강적의 표적이 되어 멸문지화를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지.] 이를 부득 갈고

이군악; [누가 자네 가문을...] + [!] 말하다가 깨닫고

이군악; [혹시 사부가 기른 못된 다섯 짐승들이...] 놀라고

이장진; [패천오수들은 자신들의 힘을 시험해보기 위해 배교를 치기 전에 먼저 좀 더 만만한 우리 무림맹을 공격했었네.] 끄덕

이장진; [그 결과 조부님을 비롯한 우리 집안 식솔들은 한명도 남김없이 참혹하게 죽임을 당했다네.] 이를 부득 갈고

이군악; [하여간 다섯 짐승들은 그동안 죄만 숱하게 짓고 다녔었군.] 한숨

설지; [그래도 천우신조가 있어서 이소협은 화를 면하셨군요.]

이장진; [아버지가 나를 데리고 출타중이었던 덕분이었소이다.] 한숨

설지; [영친이신 옥면신협(玉面神俠)께서도 무사하셨군요.] [정말 다행이에요.]

이장진; [고맙소이다.]

이군악; [자네 아버지는 지금 뭐하고 계시는가?]

이장진; [이건 오직 나만 알고 있는 비밀이지만...] 목소리를 좀 낮추고

이장진; [흑수련에 두명 있는 부련주중 한명인 파면살주(破面殺主)가 바로 내 아버지일세.]

이군악; [오오! 그런 일이...] 놀라고

설지; [영친께서 흑수련에 투신하신 이유가 있으시겠군요.]

이장진; [십오년전까지만 해도 흑수련은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살수조직이었소이다.]

이장진; [그러다가 돌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그 뒷조사를 해본 가부께서는 패천오수중 한명이 흑수련을 장악한 것을 알아내셨소이다.]

이장진; [그래서 복수를 할 겸, 얼굴을 스스로 훼손하신 후 흑수련에 투신하셨던 것이외다.]

이장진; [흑수련에서 지위가 높아지면 언제고 패천오수의 신변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보신 것이지요.]

이군악; [대단한 의지로구만. 복수를 위해 스스로 얼굴까지 망가트리다니...]

이군악; [그리고 자네를 흑수련의 살수로 키우신 것도 물론 복수를 위해서겠지?]

이장진; [그렇다네.]

설지; [패천오수중의 누가 흑수련을 장악한 건가요?]

이장진; [그동안은 흑수련의 련주가 누군지 불명확했는데.... 최근에야 알아내게 되었소이다.] 말하며 설지를 지긋이 보고

설지; [흑수련을 동원해서 저를 죽이려 했다면...!] 눈 치뜨고

이장진; [맞소이다.] 끄덕

이장진; [패천오수중의 뱀이 바로 흑수련주이고... 그자의 이름은 침독이외다.]

설지; [침독!] 이를 바득 갈고.

이하 회상. #62>의 장면

 

온유향; [그리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 비록 왕래는 없었지만 족보상으로는 친척이 맞다.]

온유향; [침주부는 삼년전 과거를 보러 상경했다가 인사차 들렸었는데...] [그때 어미와 오래전부터 교류가 있었던 다른 친척의 소개장을 지참했더구나.]

회상 끝

 

설지; (그럴 거라 짐작은 했지만 역시 침독이 패천오수중 한명이었구나.) 주먹 꾸욱

설지; (그자는 구문제독부를 장악할 목적으로 오랫동안 흑수련 련주자리를 비우고 있었을 테고...) 살기를 뿜어내고

이군악; [자네 부자는 마치 두꺼비같구만.] 설지의 눈치를 보며 이장진에게

이장진; [두꺼비라...]

이군악; [두꺼비는 뱀을 죽이기 위해 스스로 뱀의 먹이가 된다고 하지 않는가 말일세.]

이장진; [듣고 보니 맞는 비유로군.] 웃고

이장진; [아버지와 나는 흑수련을 장악해서 그 힘으로 침독을 비롯한 패천오수를 척살할 생각이라네.]

이군악; [아무쪼록 뜻을 이루기 바라네.] 포권하고

이장진; [고맙네.] 마주 포권하고

이군악; [어쩌다 보니 자네는 선녀와 같은 원수를 두게 되었구만.] 설지의 눈치를 보고. 설지는 살벌한 표정으로 무언가 생각중인데

이군악; [소저와 힘을 합치면 머잖아 침독을 잡아 죽일 수 있겠어.] 말하는데

<침독을 죽인다고? 그 비린내 나는 애송이들 손으로?> 갑자기 누군가의 말이 들려서 눈 부릅뜨는 세 사람. 이어

<꿈도 꾸지 마라 이놈들아. 침독을 비롯한 다섯 짐승들을 죽일 수 있는 건 노납 외에는 없으니...> 스스스! 말이 들리면서 방 구석에서 사람의 형상이 맺히고. 그러자

이군악; (이 목소리...!) 기겁하며 돌아보고. 이장진과 설지도 돌아보는데

혈나한; [물론 노납의 막내 제자놈에게도 가능성은 있지.] 쿵! 완전히 모습을 나타내며 웃는 혈나한. 순간.

이군악; [으악! 나타났다!] 팟! 비명 지르며 의자에서 펄쩍 뛰어 일어난다.

<혈나한!> 이장진과 설지도 경악하는데

혈나한; [제자야! 세상 유람은 충분히 했을 테니 그만 사부를 따라 절영도로 가자꾸나.] 슥! 히죽 웃으며 앞으로 나오고. 순간

이군악; [싫어!] 팟! 비명 지르며 창문으로 몸을 날린다. 하지만

혈나한; [어림없다 요놈아!] 화악! 집채만해진 혈나한의 손이 이미 이군악의 몸을 움켜잡고 있다. 눈 부릅 뜬 채 혈나한의 손아귀에 잡힌 이군악

우두둑! 거대해진 혈나한의 손아귀에 잡혀서 조여지는 이군악.

이군악; [크아아악!] 고통에 비명 지르고. 그러자

이장진; [놓아주시오.] 쩍! 고함 지르며 벌떡 일어나면서 칼을 뽑아 혈나한의 거대해진 손을 긋지만

빠지직! 칼이 혈나한의 주먹에 닿는 순간 벼락에 감전되는 이장진

이장진; [끄윽!] 감전당하며 뻣뻣해지다가

퍼억! 그대로 뒤로 넘어져 기절하는 이장진. 그 모습을 옆에서 보며 소매로 입을 가리며 눈 치뜨는 설지.

혈나한; [주제로 모르는 놈같으니...] 쓰러져서 벌벌 떠는 이장진을 보며 눈을 흘기고.

혈나한; [다른 놈들에게 민폐 그만 끼치고 사부와 함께 절영도로 돌아가자꾸나.] 거대한 손으로 이군악을 움켜쥔 채 문쪽으로 가고. 순간

이군악;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악을 쓰고. 이어

지잉! 이군악의 오른손에 끼워져 있는 귀마신갑이 빛을 발하고.

혈나한; [이놈아! 사부 손에 걸린 이상 헛된 저항은...] 말하다가 눈 치뜨고.

츠으! 이군악의 모습이 흐려지고

혈나한; [귀마신갑이로구나!] 콱! 흐려지는 이군악의 몸을 거대한 손으로 강하게 움켜쥐며 외치지만. 직후

퍽! 이군악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다.

설지; [아!] 놀라 눈 치뜰 때

다시 펴는 혈나한의 손아귀에는 이군악은 없고 파번뇌탁만 놓여있다. 이후로 이군악은 파번뇌탁은 들고 다니지 않는다

설지; (이공자가 파번뇌탁만 남기고 갑자기 사라졌어.) 놀랄 때

혈나한; [이... 이 미꾸라지가...] 부들부들. 슈욱! 손이 원래대로 줄어들면서 파번뇌탁을 쥐면서

혈나한; [가긴 어딜 가겠다는 것이냐 이놈아?] 펑! 한쪽 벽을 박살내며 사라지는 혈나한

<네놈이 갈 곳은 절영도뿐이다아아아!> 멀리서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고.

한바탕의 폭풍이 지나간 실내. 휠체어에 앉은 설지가 놀란 표정으로 앉아있고 그 옆에는 감전당한 이장진이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고 있다.

<귀마신갑이로구나!> 콱! 흐려지는 이군악의 몸을 거대한 손으로 강하게 움켜쥐며 외치던 혈나한의 모습이 설지의 뇌리에 떠오르고

설지; (이공자가 갑자기 사라진 건 배교의 보물 귀마신갑의 조화였구나.) 깨닫고

설지; (그렇게 남해로 끌려가는 게 싫다면... 아무쪼록 혈나한님의 수중에서 빠져나갈 수 있기를 바라겠어요.) 이군악을 떠올리며 한숨

<혈나한님도 그렇고 이공자도 그렇고... 둘 다 이 세상의 존재처럼 느껴지지가 않는구나.> 혼자 남은 설지의 모습 배경으로 설지의 생각

 

#108>

<-야호협> 밤. 설지가 흑수련의 자객들과 싸웠던 장소. 시체들은 사라지고 없다. 갑자기

지지지! 허공 일각이 벼락에 감싸이더니

슈욱! 갑자기 벼락 속에서 추락하는 이군악

이군악; [큭!]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이군악

이군악; [허억!] 막혔던 숨을 토하며 헐떡이고. 바닥에 누워서

이군악; [성... 성공했다.] [귀.... 귀마신갑이 나를 이곳으로 이동시켜주었다.] 바닥에 벌렁 누우며 헐떡이고

이군악; [귀...귀신같은 늙은이...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알아내고 나타났단 말인가?] 헉헉

이군악; [귀마신갑이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잡혀서 남해로 끌려갈 뻔했다.] 벌렁 드러누운 채 헐떡이고

이군악; [하지만 두 번 다시 이런 요행을 바랄 수 없다.] 힘겹게 일어나고

이군악; [또 사부에게 따라잡히면 귀마신갑을 쓸 틈도 없이 초주검이 되어버릴 것이다.] [절대 사부와 마주치면 안된다.] 비틀 비틀 걸어가고

이군악; (빨리 화염산으로 달려가서 번뇌인을 배운 후 아주 멀리로 도망쳐 버리자. 서역이든 북해든 간에...) 달려간다.

<대체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었기에 사부에게 쫓겨 다녀야만 하는 것일까?> 멀어지는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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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스윽! 그 사이에 설지를 태운 도검으로 이루어진 원반은 건너편 절벽에 이른다.

슥! 원반에서 건너편의 절벽 위로 발을 내리는 설지. 극도로 집중한 표정. 얼굴에서 땀이 비오 듯 쏟아지고 있고

두발이 모두 건너편 절벽에 닿고. 그러자

퍼억! 그때까지 원반을 형성하고 있던 도검들이 해체되고

후두둑! 쐐액! 흩어져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도검들

절벽 끝의 안쪽으로 걸음 옮기며 돌아보는 설지

따당! 펑! 첨벙! 100미터 이상 높이의 절벽 아래로 추락한 도검들은 물에 빠지거나 바위에 부딪힌다.

설지; (또 한번의 고비를 넘겼구나.) 소매로 이마에서 흐르는 비지땀을 닦으며 다시 앞으로 돌아보고

설지; (무공을 잃고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어떻게든 사부님을 만나야만 한다.) 비틀거리며 걸음 옮기고.

설지; (살부능모(殺父凌母)의 사무친 원한을 갚아줄 수 있는 분은 사부님뿐이니...) 처연한 표정으로 걸어가는데. 직후

툭! 설지가 걸어가는 앞쪽의 바위 뒤에서 검은 구슬 하나가 날아 나와 바닥에 떨어진다.

설지; (아차!) 팟! 팔로 얼굴을 가리며 뒤로 급히 몸을 젖히고. 직후

번쩍! 바닥에 떨어졌다가 퉁겨져 올라오는 구슬 표면이 갈라지면서 안쪽에서 강렬한 빛이 확 터지고

펑! 폭발이 일어나고. + 설지; [악!] 앞을 팔로 가린 채 충격파에 휩쓸려 뒤로 날아가는 설지

[!] [!] 건너편 절벽 위의 복면인들 눈 부릅뜨고

퍼억! 바닥에 모질게 나뒹구는 설지

설지; [쿨럭!] 피를 토하며 바들 바들 떨고. 그때

화악! 휘몰아치는 연기와 불꽃을 뚫고 나타나는 인물. 이장진인데 얼굴에는 천을 둘러 눈 아래를 가리고 있다. 왼쪽 허리에 칼을 차고 있지만 뽑지는 않았다.

설지; (방... 방심했다.)

설지; (내 의도를 알아차리고 미리 건너와서 매복하고 있는 자가 있었는데...)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억지로 일어나려 애쓰고. 그때

이장진; [그만 포기하시오 독고소저.] 슥! 음산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서고. 그러자

[저분은...] [본련의 삼대령주중 한분이신 추혼령주시다!] [추혼령주께서 미리 매복을 하고 계셨다.] 건너편 절벽에서 환호하는 복면인들

이장진; [흑수련의 표적이 된 이상 소저가 숨을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소.] 겨우 일어나 앉는 설지의 앞쪽 3미터쯤에 멈춰서고

설지; [침독....] 헉헉 대며

[!] 눈 번뜩이는 이장진

설지; [침독 그자가... 패천오수중 한명이며 흑수련의 주인이었는가요?] 이장진을 노려보고

이장진; [곧 삼도천을 건너야하는 분께는 쓸데없는 관심이시오.] 슥! 손가락을 오무려서 설지를 겨누고

이장진;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하직시켜드리는 것이 본인이 소저에게 베풀 수 있는 유일한 배려요.] 징! 오무린 이장진의 검지가 달아오르고

[죽이십시오!] [그년을 죽여 형제들의 복수를 해주십시오 영주님!] 건너편 절벽에서 환호하는 복면인들. 그때

눈으로 이장진의 허리에 찬 칼을 보는 설지. 하지만

이장진; [소용없소!] 콱! 왼손으로 칼의 손잡이와 칼집을 함께 잡는다

이장진; [소저가 심검(心劍)을 구사할 줄 아는 건 이미 알고 있으니 내게는 통하지 않소.] 우둑! 칼집과 칼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을 강하게 주고

그래도 집중하는 설지

드드드! 이장진의 칼이 칼집 속에서 진동하고

이장진; [밤이 길면 꿈도 많아지는 법! 그만 끝내도록 합시다.]

이장진; [명복은 빌어드리리다.] 쩡! 오무렸던 검지를 강하게 퉁겨서 레이져같은 빛을 설지의 이마로 쏘아 보내고.

설지; (여기까지로구나.) 자기 이마로 날아드는 섬광을 보며 처연한 미소. 헌데 바로 그때

이군악; [크왓!] 팟! 옆에서 날아들어 태클하듯 설지의 허리를 끌어안고 몸을 옆으로 굴리는 이군악. 이군악의 팔에 안겨 구르며 눈 치뜨지만 소리는 내지 않는 설지

퍽! 이장진이 날린 섬광은 설지가 앉아있던 바닥 바위에 깊이 구멍을 내고.

이장진; [!] 손가락을 퉁긴 자세로 눈 부릅뜨고. 이군악이 변장을 한 탓에 이장진도 이군악을 금방 알아보지는 못하고

[헉!] [저놈은 또 뭐지?] 건너편 절벽의 복면인들 놀라고

이군악; [악랄한 놈아!] 팟! 양팔로 설지를 안고 바닥을 구르다가

이군악; [사내놈이 할 짓이 없어서 여자한테 살수를 쓰냐?] 휘릭! 허공으로 팽이처럼 돌아서 날아오르며 이장진을 향해 눈을 부라린다.

이군악; [아랫도리에 달고 있는 *과 부랄 떼어버려! 보는 내가 다 창피하다.] 휘릭! 바닥에 내려선다. 내려서면서 설지를 앞쪽으로 안고. 두 팔을 써서. 설지는 놀라면서 이군악을 올려다보지만 그녀 역시 이군악을 금방 알아보지 못한다

설지; (*과 부랄...) 얼굴 붉어지고

이장진; (생각지도 않은 훼방꾼이 끼어들었군.) 화악! 폭발적으로 이군악에게 쇄도하며 양손 열손가락으로 이군악을 움켜쥐어간다.

쩌엉! 쩡! 그런 이장진의 양손 열 손가락이 불에 달군 쇳덩이처럼 달아오르고

이군악; [해보자는 거냐?] 쩍! 왼팔로 설지를 안으며 오른손을 웅크려서 마주 쳐간다.

왼팔로만 설지를 안다보니 왼손이 설지의 엉덩이를 꽉 움켜잡았고.

그걸 느끼고 얼굴 붉어지는 설지.

확 커져서 이장진의 정면으로 날아드는 날카로운 이군악의 오른손. 다섯 손가락이 모두 면도날처럼 변했다.

이장진; (소림사의 용조수(龍爪手)?) 눈 부릅뜨고

이장진; (그렇다면 접전은 불리하다.) 투쾅! 양손 열 손가락으로 웅크렸다가 확 퉁기고. 그러자 이장진의 열 손가락에서 손톱모양의 새빨간 섬광들이 총알처럼 튀어나간다

쩌저적! 쩍! 이군악이 확 내친 오른손이 커다랗게 부풀어 오르며 다섯 손가락이 용의 발톱같이 변해서 이장진을 덮쳐가고. 반면 이장진의 열 손가락은 불에 달군 쇳덩이처럼 시뻘건 섬광들을 이군악에게 마주 토해낸다.

퍼펑! 우왁스러운 이군악의 용조수가 이장진의 양손 열 손가락이 쏘아낸 총알같이 섬광들을 대부분 박살내버리고

이장진; [!] 찌익! 사력을 다해 뒤로 피하지만 얼굴에 쓰고 있던 천이 이군악의 날카로운 손가락 끝에 걸려 찢어지고

퍼퍽! 핑! 이군악의 용조수를 뚫고 날아든 총알같은 붉은 섬광들이 이군악의 얼굴 근처를 스치면서 한쪽의 구렛나루와 수염을 태워버린다.

휘익! 5미터쯤 뒤로 단번에 물러서서 내려서는 이장진. 얼굴에 쓰고 있던 천이 이군악의 손가락에 걸려 찢겨나갔고.

[저... 저런...] [방금 전의 일합에서는 추혼령주께서 손해를 보셨다.] 건너편 절벽의 복면인들 초긴장

이군악; [제법인데...] 푸스스스! 얼굴에 붙였던 구렛나루와 코 아래 수염이 상당부분 타버리면서 오른손을 쳐들고. 그런 이군악의 오른손에는 찢겨나간 천이 걸려있다. 물론 이장진이 얼굴을 가리고 있던 천이다.

설지; (이 사람은...) 놀라서 이군악을 올려다보고. 비로소 이군악을 알아보고

[!] 비틀거리던 몸을 세우던 이장진도 놀라 눈을 치뜨고. 얼굴을 가리고 있던 천의 상당 부분이 뜯겨나가서 원래 얼굴이 드러났다.

이군악; [자객 나부랭이 주제에 용조수를 피했다 이거지?] 눈 부라리고. + <이군악!> 눈 부릅뜬 이군악의 얼굴 배경으로 설지와 이장진의 놀람. 이군악은 구렛나루와 코 밑의 수염이 상당 부분 날아가서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군악; [하지만 요행은 방금 전의 그 한번으로 끝...] + [어!] 놀라고. 비로소 이장진의 얼굴 알아봤고

설지; [!] 설지도 돌아보며 놀라고

이장진의 얼굴 크로즈 업

이군악; [자네는 이...] 말하는데. + 이장진; <아는 척하지 말게.> 손가락을 얼굴 앞에 세우며 급히 전음을 보내고. 눈은 절벽 건너편의 복면인들을 향한 채

이군악; (우리가 아는 사이라는 걸 졸개들이 알기를 원치 않는군.) 역시 곁눈지롤 절벽 건녀편의 복면인들을 보고. 그때

이장진; <날 죽지 않을 정도로만 때리게.> 팟! 다시 이군악에게 쇄도하고. 그러자

이군악; [죽고 싶으냐?] 짐짓 눈 부릅뜨며 오른손을 번쩍 쳐들고

이군악; [소원대로 해주마.] 쾅! 오른손에서 솥뚜껑만한 장풍을 날려 날아들던 이장진의 가슴에 작렬시키고

이장진; [컥!] 휘익! 피를 토하며 뒤로 붕 날아가는 이장진

[헉!] [추혼령주께서 당하셨다.] [안돼!] 건너편 절벽 위에서 보던 복면인들이 비명 지르고.

<나중에 찾아가겠네> 휘익!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면서 이군악에게 전음을 날리는 이장진. 이군악은 장풍을 날린 자세로 서있고

퍼억! 붕 날아간 이장진의 몸은 원래 숨어있던 바위 뒤쪽으로 떨어진다. 그 때문에 이후로 이장진의 모습은 이군악은 물론 건너편 절벽 복면인들에게도 안보인다.

이군악; [별 것도 아닌 놈이 까불고 있어.] 눈을 부라리며 짐짓 호통을 치고. 그러자

[추... 추혼령주께서도 어이없이 당하셨다.] [도저히 우리가 어쩔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물... 물러가자.] 휙! 휘익! 절벽 건너편의 복면인들 겁에 질려 몸을 돌려 달아난다.

곧 건너편 절벽에서도 사라지는 복면인들

이군악; [이제 안심하셔도 좋소 소저!] 오른팔도 써서 설지를 안으며

이군악; [내가 나섰으니 그 어떤 자라고 해도 소저를 해치지 못할 것이오.] 멋진 척 허세를 부리고. 그러자

설지; [당연하지요.] 힘없이 웃고

설지; [천하제일인이신 혈나한님의 제자분을 누가 감히 대적할 수 있겠어요?] 기절하려 하고

이군악; [소저 나를 알고 있었소?] 놀라고

설지; [저는 좀 쉬어야겠어요.] 눈을 감고

설지; [알아서 저를 돌봐주셨으면 하는데.... 왼손으로 쥐고 있는 건 놔주셨으면 해요.] 미소 지으며 축 늘어지고

설지의 엉덩이를 쥐고 있는 이군악의 왼손

이군악; (이크...) 기겁하며 설지의 엉덩이를 쥐고 있던 손을 풀고

이군악; [소저! 본의가 아니었으니 오해는...] 억지로 웃으며 설지를 내려다 보다가 흠칫

이미 기절한 설지. 고개 젖힌 채 축 늘어져 있다.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이군악; (선녀...) 침 꿀꺽! 삼키며 설지를 내려다 보고

<의심의 여지도 없는 선녀다! 선녀가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설지를 안고 홀린 표정인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101>

<-난주> 저녁 무렵.

번화가의 어느 객점. 사람들 많이 드나들고. 입구 근처에 거지들이 앉아서 구걸하고 있고. 객점의 입구에 붙은 간판은 <蘭香客棧>이다

객잔의 후원. 조용한 독채. 담장으로 다른 곳과 분리되어 있고. 정원도 있고.

월동문을 통해서 양손으로 잘 갠 수건을 들고 오는 하녀, 나이는 삼십대인데 좀 심술궂고 욕심 많은 인상

하녀; [하여간 유별들을 떨어요.] 궁시렁 대고

하녀; [투숙한 손님들을 일일이 확인해달라고?] [거지새끼들이 뭐 먹을 게 있다고 필사적으로 사람을 찾고 있담?] 건물로 가고

하녀; [이 넓은 천지에서 사람 하나 찾는 건 짚 속에 떨어진 바늘 하나 찾는 것보다도 어려운 일인데...] + [!] 궁시렁대다가 흠칫! 하고

독채의 문이 열려있다.

하녀; [독채의 문이 열려 있잖아.] [오전에 확인했을 때 분명 문을 닫았었는데...] 갸웃거리며 건물로 가고

하녀; [투숙비가 너무 비싸서 꽤 오랫동안 손님을 받지 못한 객실인데...] 열린 문으로 들어가고. 그 직후

쿵! 문 안쪽은 화려한 침실. 헌데 이군악이 침대에 설지를 누이고 있다가 돌아본다. 이군악은 코밑의 수염과 한쪽의 구렛나루가 타버려서 원래 얼굴이 드러난 상태고

하녀; [에그머니나!] 기겁하며 뒷걸음질

하녀; [당신... 당신들 누군데...] 방 밖으로 도망치려고 하며 비명 지를 때

슥! 갑자기 하녀의 눈 앞에 나타난 손이 배 모양의 은자를 하나 내민다. 눈 치뜨는 하녀.

이군악; [소란 피우지 않겠다고 맹세하면 이건 당신 거야.] 어느 틈에 하녀 앞에 나타나 손을 내밀며 웃고 있는 이군악

하녀; [뉘... 뉘신지요?] 탓! 재빨리 은자를 낚아채며 묻고

이군악; [사정이 있어서 정문으로 들어오지 못한 손님이야.] [다른 사람들에게는 알리지 말고 가서 주인. 아니 주인의 마누라를 데리고 와.] 가보라고 손짓하고

하녀; [잠... 잠시만 기다리세요. 주인마님을 모셔오겠어요.] 허둥대며 건물에서 나가고

이군악; (역시 돈으로 안되는 일이 없구만.) 웃으며 문 밖으로 나가는 하녀를 보고. 두손으로 문을 닫으려 하면서

이군악; (혹시 모르니 남의 눈에 띄는 일은 최대한 자제해야만 한다.) 탁! 문을 닫으며 뒤를 돌아보고

이군악; (나나 선녀나 못된 인간들에게 쫓기고 있는 신세이니...) 다시 침대로 가는 이군악. 설지는 혼수상태고. 헌데

 

탁탁! 허둥대며 월동문 밖으로 뛰쳐나오는 하녀.

하녀; (이게 웬 횡재냐?) 손에 들린 은자를 보며 희희낙락

하녀; (스무냥은 족히 나가는 은자야. 내 일년치 벌이에 맞먹는...)

하녀; (보아하니 비위만 잘 맞추면 추가로 더 뜯어낼 수도 있을 것같았어.) (완전히 봉 잡은 거지.) 입이 귀에 걸리고. 그러다가

하녀; (잠깐!) 눈 치뜨며 급 정거

하녀; (그 사내 어디선가 본 인상이었는데...) 갸웃하다가

하녀; (설마!) 무언가 깨닫고 급히 품속에 손을 넣고.

다시 꺼낸 손에는 꼬깃꼬깃 접은 종이가 들려있고

하녀; (틀... 틀림없어!) 그 종이를 펴보며 흥분

<그자는 바로 개방에서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 이군악이란 자야!> 쿵! 떨리는 하녀의 손이 펼친 종이에는 이군악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102>

밤. 객점

독채. 불이 켜진 건물 앞에서 초조하게 왔다 갔다하는 이군악. 얼굴에서 수염과 구렛나루 흔적을 완전히 지웠다.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고. 잠시후

삐걱! 독채의 문이 열리고. 나이 지긋한 노부인과 두명의 하녀가 나온다. 하녀 중 한명은 이군악에게 은자를 받았던 그년이고 다른 한 년은 젊은데 싸가지 없게 생겼다.

이군악; [할멈!] 급히 나이 지긋한 노부인에게 다가가고.

<할멈?> <난주의 유력자인 주인마님께 무슨 말 버릇을...> 하녀들은 눈을 흘기지만 노부인은 개의치 않고

이군악; [우리 선녀 어때? 심각한 상태 아니지?] 초조하게 묻고

노부인; [선녀아가씨와 도련님은 어떤 사이이신가?] 웃으며 보고

이군악; [그게 좀...] 당황

이군악; [선녀는 나를 아는데 나는 선녀를 몰라.] 눈치

[뭐예요? 그럼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데리고 와서 치료해달라고 했다는 거예요?] 두명의 하녀 중 한명이 눈을 흘기고

노부인; [그만해라. 내가 보기엔 두분은 천생연분 사이이니...] 하녀 말리고. 이고

노부인; [도련님의 선녀는 오랫동안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해서 탈진한 상태일 뿐일세.] [잘 먹고 푹 쉬면 곧 쾌차할 게야.] 말하며 이군악을 지나쳐 월동문 쪽으로 가고. 하녀들도 눈 흘기며 노부인을 따라가고

이군악; [어우! 그 말 들으니 이제야 안심이 되네.] 안도하는데

노부인; [그런데 말일세.] 돌아서고.

이군악; [뭔데 할멈?] 흠칫!

이군악; [선녀에게 뭐 잘못 된 거 있어?] 걱정

노부인; [나야 무림인이 아니라서 무공에는 문외한이네만...]

노부인; [도련님의 선녀 아가씨는 단전 부위를 심하게 다쳤어.] 자기 아랫배를 만지고

이군악; [단전을!] 놀라고

노부인; [아마 무공은 다시 쓸 수 없는 몸이 된 것같으니 잘 보살펴 줘야할 게야.] 말하며 다시 월동문쪽으로 가고. 하녀들도 따라가고

이군악; (단전을 심하게 다쳐서 무공을 쓸 수 없는 몸이 되었다?) 놀라고

이군악; (그럼 흑수련의 살수들은 어떻게 몰살시켰으며 도검으로 원반을 만들어서 절벽을 건너간 것인가?) 갸웃하며 건물로 간다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이군악

건물 내부. 불이 켜져 있고. 아늑하다. 침대에는 잠옷 차림이 된 설지가 힘없이 누워 자고 있다. 목욕도 하고 옷도 갈아입어서 깔끔해졌다. 명치 아래쪽은 얇은 이불로 덮여있고 두팔은 이불 밖으로 나와있다.

잠든 설지의 모습 크로즈 업

이군악; (이...이렇게 보니 진짜 선녀같구나.) 그런 설지를 내려다보며 침 꿀꺽

이군악; (아무래도 난 치명적인 덫에 빠진 것같다.) 침대 아래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설지의 손을 잡고.

이군악;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정해(情海)라는 덫에...) 침대 옆에 한쪽 무릎 꿇고 앉아서 두손으로 쳐든 설지의 손등에 키스하는 이군악의 모습

 

#103>

객점의 입구. 드나드는 사람은 없는데. 여전히 거지 한명이 쪼그리고 앉아서 감시중이다.

주변 눈치 보며 객점에서 나오는 하녀. 욕심 많게 생긴 그 하녀. 손에 음식이 든 그릇이 하나 들려있고

하녀; [어두워졌는데 아직까지 이러고 있어요?] 눈 흘기며 거지에게 다가가고

하녀; [그만 돌아가서 이거나 먹어요.] 거지가 내미는 바가지에 그릇에 담아온 음식을 쏟아넣고

거지; [아이구 고맙습니요 아주머니. 복 받으실 겁니다.] 굽신거리는데

하녀; [이것도 가져가요.] 접은 종이를 내밀며 속삭이고 주변 살피면서. 종이는 바로 이군악의 초상화가 그려진 그 종이고

거지; [그럼...] 긴장하여 역시 속삭이고

하녀; [그 인간, 우리 가게의 독채에 투숙해있어요.] 속삭이며 돌아서고

이어 총총히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하녀

거지; (드디어...) 종이를 펼쳐보며 흥분. 종이에는 물론 이군악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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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아침. 어느 한적한 강가. 관병들이 둘러서서 무언가를 보고 있다.

강가의 자갈 밭. 거적 위에 누워있는 세구의 시체. 관병들은 좀 떨어져서 보고 있고. 험상궂은 인상의 사내 둘이 시체를 살피고 있는 중이다. 사내들 중 한놈은 주변을 살피고 한놈은 몸을 숙여서 거적 위의 시체들을 본다

시체들은 바로 설지를 납치했다가 설지와 군사의 손에 죽은 자들. 한놈은 목이 잘라져서 죽어서 목과 몸뚱이가 분리되어 있고 한놈은 목이 반 넘게 잘렸으며 한놈은 허리가 깊이 갈라진 상태

[저자들 누구야?] [몰라. 구문제독부에서 나왔다고는 하는데...] 관병들 수군거리고

[구문제독부가 무슨 일로 저 시체들에 관심을 갖는 건가? 보아하니 무림인들 사이의 분쟁같은데...] [낸들 아나?] [뭐 무림의 세력들을 감시하는 것도 구문제독부의 일이긴 하지.] 관병들 수군대는 배경으로 시체들을 살피는 두명의 사내.

사내; (사인으로 봐서는 최소한 두명 이상의 고수가 이번 일에 개입했다.) 시체를 살피던 사내의 눈 번뜩

사내; (아무래도 이번 일은 해결이 쉽지 않겠구나.) 찡그리며 일어나고

 

#96>

<-구문제독부> 아침

군사들이 지키는 독고무적의 집무실

독고무적(침독); [최소한 두명 이상의 고수라...] 의자에 거만하게 앉아서 중얼거리고. 표정은 거의 없다.

사내; [독고설지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보고하는 자는 강가에서 시체를 살피던 그자.

독고무적(침독); [단전이 파괴되어 내공을 쓸 수 없는 독고설지가 자력으로 위기를 벗어났을 리는 없지.] 끄덕이고

사내; [조력자가 있다면 독고설지를 추살하는 게 쉽지가 않을 것입니다.]

독고무적(침독); [그렇다고 살려뒀다가는 본좌의 대업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도 있고...] 생각하다가

독고무적(침독); [흑수련(黑手聯)에 전서구를 보내라.]

사내; [흑... 흑수련에 말씀이신지오?] 흠칫! 두려운 기색으로 묻고

독고무적(침독); [그렇다.] [십년 넘게 먹어온 밥값을 드디어 할 때가 되었다고 전해라.] 음산하게 웃고

 

#97>

<-난주(蘭州)> 낮. 오후. 사방이 모래산과 헐벗은 바위산으로 둘러싸인 도시. 거대한 강이 한 구비 도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경치가 좋고

번화가. 이국적이다. 말 외에도 낙타도 돌아다니고. 아랍 사람들과 서양 사람들도 보인다.

그 사람들 사이를 걸어오는 이군악. 헌데 모습이 바뀌었다. 구렛나루와 코밑의 수염을 붙였다. 파번뇌탁은 가죽 주머니에 담아서 허리에 차고 있고. 뒷짐 짚고 팔자걸음으로 걷는데 오른손에는 귀마신갑을 끼고 있다. 당분간 이 모습으로 다닌다.

대로 좌우로 늘어선 많은 가게들. 드나드는 사람들도 많지만 구걸하거나 가게 입구 주변에 앉아있는 거지들도 많다.

거지들은 허리에 더러운 띠를 두르고 있는데 그 띠에 매듭이 제각각이다.

이군악; (하여간 개방의 거지들은 안 보이는 곳이 없군.) 곁눈질로 거지들을 보고

이군악; (물론 변장을 한 덕분에 날 알아보지는 못하고 있지만...) 코 밑에 붙은 수염을 만지며 히죽 웃고. 이어

<화류계의 계집들뿐 아니라 개방의 거지들도 조심해야만 한다. 눈에 불을 켜고 널 찾고 있는 중이니....> 쾌활림의 자기 방에서 이군악의 얼굴에 수염과 구렛나루를 붙여주며 말하던 동칠낭을 떠올리는 이군악

이하 회상

 

동칠낭; [대모는 집요한 여자다. 널 찾아내려는 시도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군악의 얼굴에 구렛나루를 붙여주며

동칠낭; [대모와 맞서 싸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마주 치지 않는 게 좋다.]

동칠낭; [역용술을 써서 억지로 얼굴을 바꾸는 것보다는 변장을 하는 게 생활하기에는 더 편할 테고...] 구렛나루가 잘 붙게 눌러주고

이군악; [나한테 왜 이렇게 잘 해주는 건데?]

이군악; [난 당신에게 못된 짓까지 한 놈이잖아.]

동칠낭; [글쎄 왜일까?] 이군악의 옷을 만지면서 애잔한 표정

동칠낭; [살아보지 못한 인생에 대한 대리만족 때문이 아닐까?] 이군악의 옷을 여며주며 한숨 쉬고

회상 끝

 

이군악; [살아보지 못한 인생은 뭐고 대리만족은 또 뭐지?] 찡그리고

이군악; [하여간 여자들의 말은 알쏭달쏭해서 쉽게 알아들을 수가 없단 말이야.] 고개 절레

이군악; [확실한 건 동칠낭이 착한 여자라는 점이다. 날 남자로 만들어준 첫 여자이기도 하고...] 자신에게 음식을 떠먹여주던 동칠낭을 떠올리고

이군악; [다음에 낙양 근처에 들르면 또 만나봐야겠지.] 자신이 동칠낭을 강간하던 장면 떠올리며 음흉하게 웃고. 그때.

꼬르륵! 뱃속에서 소리가 나고

이군악; [아침 먹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식충이들이 벌써 난리를 치는군.] 배를 쓰다듬고

이군악; [그럼 식충이들을 달랠 곳을 찾아볼까?] 주변 두리번

번화가라 주변에 식당과 주점이 많은데

이군악; [어디 보자....] 코를 벌름벌름

이군악; [어느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냄새가 가장 그럴듯할까?] 고개 좌우로 돌리며 코를 벌름거리고. 그러다가

<西域飯店>이라는 간판이 걸린 식당 크로즈 업

이군악; [저기다!] 뛰듯이 걸어가고

이군악; [저 가게에서 나는 냄새가 기가 막혀.] 가게로 들어가고. 가게 주변에도 거지들이 앉아서 해를 쬐거나 이를 잡고 있지만 이군악을 주목하진 않는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는 이군악. 상당히 넓은데 손님들이 북적대고. 손님들의 인종도 다양하다. 흑인과 아랍인들도 있고

점원; [어서 옵쇼.] 급히 다가오고. 주전자와 찻잔을 들고 다가온다. 전형적인 음식점 점원의 모습이고

점원; [어떤 자리로 모실깝쇼?] 이군악의 아래 위를 살피고

이군악; [자리는 아무데나 상관없고...] [이 집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로 다섯 가지만 준비해줘. 가능한 빨리...] 두리번거리면서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고

점원; [요... 요리를 다섯 가지나 말씀이십니까?]

이군악; [왜? 여러 가지 시키면 만드는데 시간 많이 걸려?] 털썩! 비어있는 자리에 앉으면서

점원; [아니... 아닙니다요. 금방 준비해 올리겠습니다요.] 헤벌쭉 하며 찻잔에 엽차를 따라주고. 이어

점원; (혼자서 요리를 다섯 가지나 시키다니... 봉이로구나.) 신이 나서 서둘러 주방 쪽으로 가는 점원

이군악; [여기가 난주니까 옥문관(玉門關) 밖의 화염산까지는 한 사나흘 정도 더 가면 되겠군.] 찻잔을 집어들고. 이어

<사부님은 화염산(火焰山)... 화렴동(火簾洞)...에 계시네.> 화의사신이 죽어가며 말하던 장면 떠올리며 차를 마시는 이군악

이하 회상

 

화의사신; [사실... 귀마신갑을 사부님께 가져가면 큰 이득이 있다네.] [사부님으로부터... 본교 최강의 절기인 번뇌인(煩惱刃)을 전수받을 수가 있거든...] 죽어가면서도 이군악의 속을 뚫어보는 표정으로 웃고

화의사신; [사부님은... 폐관연공에 들어가시면서... 이 못난 제자에게 분부하신 것이 있네.]

화의사신; [당신의 자질을 능가하는 인재를 찾아서... 귀마신갑을 들려 보내면 번뇌인을 전수해주시겠다고 하셨었던 걸세.].

회상 끝

 

이군악; (화의사신 말대로라면 이것만 갖고 있으면 배교최강의 무공인 번뇌인을 배울 수 있다는 건데...) 엽차 잔을 든 오른손의 귀마신갑을 보면서 생각하고. 이어

이군악; (무림에서 살아가는 한 패천오수들과는 부딪히지 않을 수 없다.)

이군악; (그리고 내 무공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 짐승들과 맞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자신이 당령과 싸우다가 에게 박살나던 장면 떠올리며 차를 마시고

이군악; (다섯 짐승들한테 맞아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번뇌인을 반드시 배워야만 한다.) 차를 마시며 생각할 때

<서두르세. 그 계집을 야호협(野狐峽) 근처에서 포착했다는 소식이 들어왔어.> 누군가의 말이 들려서 흠칫! 하는 이군악.

<야호협은 난주 근처를 흐르는 황하의 물줄기 중에서도 가장 험한 곳이잖아.> <우리 흑수련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험한 곳을 골라서 가고 있는 중이겠지.> 이어지는 음성에 고개 조금 돌려 보는 이군악.

구석진 자리에 살수 분위기의 사내놈 셋이 앉아 게걸스럽게 술과 음식을 먹고 있다. 이자들은 흑수련의 살수들이고

이군악; (인상이 좋지 않은 자들이다.) (살기가 지나치게 강하게 드러나는 걸 보면 자객들일 가능성이 있겠구나.) 곁눈질로 보며 생각할 때

<추혼령(追魂令)의 영주께서 직접 독고계집의 추살을 지휘하고 계시네.> <소환에 늦었다가는 불벼락을 맞는 수가 있어.> 한 놈이 다른 두놈을 닦달하고 있고.

<젠장! 느긋하게 밥도 못 먹는군.> <그만 먹고 일어나세.> 궁시렁 대며 음식을 먹는 놈, 술을 원샷으로 비우는 다른 놈

이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는 세놈.

이군악의 옆을 지나간다.

이군악; (그러니까 뭐냐?) 입구 카운터에서 한놈이 뚱뚱한 식당 주인에게 계산을 하고 다른 놈들은 서둘러 식당을 나가는 거 보고

<저것들은 흑수련이란 조직에 속해있는데 독고성을 지닌 어떤 여자를 해꼬지하기 위해 추적중이란 거잖아.> 계산을 하고 나가는 세 번째 사내놈을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이군악; (쫓아가서 독고성의 여자를 도와줘야하는 게 아닐까?) (여자가 위험에 처한 걸 알았으면서도 모르는 척 하면 찜찜한데...) 오만상 쓰며 생각하고. 그때

주문 받았던 점원이 커다란 쟁반에 다섯 개의 접시를 얹어서 서둘러 다가온다

이군악; (하지만 괜한 일에 끼어들었다가는 정체가 들통 나서 사부에게 따라잡히거나 당령의 이목에 포착 될 수도 있는데....) 고민할 때

[음식 나왔습니다요.] 턱! 쟁반을 탁자 모서리에 걸치는 점원

이군악; [생각보다 빨리 나왔군.] 화색

점원; [저희 가게 주방장님이 음식의 맛 뿐 아니라 손 빠르기로도 난주에서 으뜸간다는 거 아닙니까?] 턱턱 접시 내려놓으며 자랑하고

이군악; [그렇다니 기대가 되는 걸.] 젓가락 들고.

점원; [맛있게 드십쇼. 더 필요한 거 있으시면 소인을 불러주시기 바랍니다.] 굽신 거리고, 이어

돌아서서 주방쪽으로 가려는 점원

이군악; [잠깐...]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으며 부르고. 돌아보는 점원

이군악; [야호협 여기서 멀어?] 음식 집어 입으로 가져가며 묻고

점원; [이곳에서 동북방으로 삼십리쯤 떨어진 곳인데...] [물길이 거칠고 주변이 온통 절벽이라 접근하기가 어려운 곳입니다만...]

점원; [야호협에는 무슨 일로...?]

이군악; [이름이 특이해서 물어봤어.] 게걸스럽게 음식 입으로 가져가며 말하고

점원; [그러셨군요. 맛있게 드십쇼.] 굽신.

이군악; (이곳에서 동북방으로 삼십리쯤이라...) 게걸스럽게 먹으면서 생각. 그 배경으로 점원은 주방 쪽로 서둘러 가고 있다. 주방과 객장 사이의 탁자에는 이미 여러 개의 음식접시가 놓여있다.

이군악; (주문한 요리 빨리 해치우고 한번 가보자.)

이군악; (찜찜한 기분으로 화염산을 찾아갈 수는 없으니...) 게걸스럽게 먹는 이군악

 

#98>

<-야호협> 깎아지른 절벽이 100여미터 거리를 두고 마주 서있고 그 아래쪽으로 거친 강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절벽의 높이도 100미터가 넘고. 헌데

삘릴리... 피리 소리가 들린다

강물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 작은 바위 위에 앉아서 피리를 불고 있는 설지. 초췌하다. 옷도 낡고 찢어졌으며 머리도 풀어헤쳐진 상태. 아랫배 부분은 피로 물들어 있다. 하지만 선녀처럼 앉아서 피리를 불고 있는 설지

그런 설지를 반원형으로 포위하며 접근중인 수십명의 복면인들. 복면인들이 쓰고 있는 복면 이마 부분에는 검은 손이 새겨져 있다. 그 검은 손이 흑수련의 상징이고. 복면인들 손에 손에 무기를 들고 절벽 끝에 앉아있는 설지에게 접근 중이다.

<독고설지! 저년 대체 무슨 속셈인 건가?> <꼭꼭 숨어도 시원치 않을 상황에게 피리를 불어 우릴 끌어 모으다니...> 복면인들 신중하게 설지를 포위해가면서도 당혹과 의구심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하니 방심하면 안돼.> <이곳까지 오는 동안 열 번 넘게 포위망을 돌파한 계집이야.> <단전이 파괴되어서 공력도 쓰지 못하는 년이 어떻게 버텨왔는지 모르겠군.> 복면인들 조심스럽게 전진하고. 그러다가

<일조! 간다.> <죽여도 좋다는 지시이니 손에 사정을 두지 마라.> 팟! 쐐액! 선두의 복면인 네명이 폭발적으로 날아올라 설지에게 쇄도하고.

설지; [...!] 슥! 입에 대고 있던 피리를 떼고.

쩍! 쐐액! 바로 지척까지 쇄도해서 베어오는 복면인들.

<해치운 건가?> <별 거 아닌데 왜 지금까지 번번이 당한 건가?> 뒤쪽의 복면인들 눈 번뜩이며 보고. 직후

번쩍! 자신에게 쇄도하는 복면인들을 노려보는 설지. 눈이 빛나고. 순간

팽! 홱! 설지를 베어오던 복면인들의 칼과 검이 갑자기 방향을 홱 틀어서 주변의 동료들을 베어간다. 칼과 검이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고

[헉!] [안돼!] [피해!] [칼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복면인들 기겁하지만 이미 무기가 서로를 베고 있다.

[크악!] [컥!] 푸학! 쩍! 서로가 휘두른 무기에 베어지며 피를 뿌리면서 비명 지르는 복면인들

[헉!] [저게 무슨...] [왜 동료들끼리...] 뒷열의 복면인들 기겁

퍼억! 퍽! 피를 뿌리며 설지와 멀지 않는 곳에 나뒹구는 복면인들

[끄윽...] [술... 술법이냐?] [네... 네년이...] 죽어가며 벌벌 떠는 복면인들

설지; [나를 탓하지 말아요. 당신들의 살의가 당신들을 죽인 것이니...] 차갑게 말하고

[지랄...] [끄윽!] 털썩! 죽는 복면인들

<이해할 수 없는 현상...> <저 계집이 대체 무슨 수단을 쓴 것일까?> 복면인들 당황하며 전진을 멈추고. 그때

설지; [난주 일대에서 몰려올만한 인간들을 얼추 다 모인 것같군요.] 복면인들을 둘러보고

설지; [그럼 당신들만 제거하면 당분간 귀찮게 굴 인간들도 없겠지요?] 차갑게 웃고. 그러자

[건방진 계집!] [우리 흑수련을 뭘로 보고...] 분노하며 앞으로 나서는 복면인들

[일제히 친다!] [요술이든 술법이든 허튼 수작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된다.] 팟! 쐐액! 수십명이 일제히 날아올라서 설지를 공격해간다.

설지의 눈빛이 강해지고

뭐라 아우성치며 쇄도하는 복면인들의 손에 들린 무기들을 크로즈 업

설지; (지금이다!) 강한 눈빛을 뿜어내고. 그러자

팽! 쩍! 서걱! 갑자기 복면인들의 무기들이 일제히 방향을 틀며 좌우의 동료들을 벤다

[크악!] [컥!] [안돼!] 푸학! 쩍! 동료들이 휘두른 무기에 베어져 피를 뿌리면서 비명을 지르는 복면인들. 주로 전열의 복면인들이 서로를 죽이고

퍼억! 퍽! 화살 맞은 새처럼 추락하는 전열의 복면인들. 피가 허공에 난무하고

그래도 뒷열의 복면인들은 쇄도하지만

다시 그자들의 무기 크로즈 업

<베어라!> 눈 부릅뜨는 설지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그러자

쩍! 서걱! 그 무기들도 제멋대로 움직이며 다시 주변의 동료들을 베고

[크악!] [컥!] 뒷열의 복면인들도 피를 뿌리며 추락하고. 그러자

[헉!] [지랄...] [물... 물러서라!] 팟! 휘익! 맨 뒷열의 일부가 비명 지르며 급정거하거나 뒤로 날아간다. 이제 십여명만 살아남았다.

퍼퍽! 퍽! 후두둑! 바닥에 쳐박히는 시체들. 설지에게서 멀지 않은 곳까지 시체들이 쳐박히고

[이런 어이없는...] [우리 흑수련의 정예들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다니...] 휘릭! 휙! 멀찍이 내려서며 공포에 질리는 십여명의 복면인들. 그때

[끄윽!] 설지에게 멀지 않은 곳에 쳐박혔던 시체들 중 한명의 복면인이 완전히 숨이 끊이지 않아서 필사적으로 검을 쳐들었다가

[크아!] 사력을 다해 검을 설지에게 던지는 복면인.

쇄액! 부메랑처럼 돌면서 설지에게 날아드는 검. 거리가 가까워 설지도 피할 수 없을 것같고

[그렇지!] [잘 한다.] 살아남은 복면인들 환호.

삽시에 설지의 바로 앞에까지 날아온 검. 그 직후

[!] 눈을 치뜨는 설지. 그러자

팽! 설지의 바로 앞쪽에서 간발의 차이로 홱 방향을 틀어서 허공으로 치솟는 검.

[저런...] [검의 궤적을 바꿨다.] [어떻게 저게 가능한 건가?] 복면인들 경악

살랑! 그래도 설지의 머리카락 일부가 잘리고

[지랄...] 퍼억! 검을 던진 놈 고개 쳐박으며 죽고

[...] 슥! 뭔가 생각하며 앉아있던 바위에서 일어나는 설지. 이어

양손을 앞으로 내밀며 눈을 치뜨는 설지. 그러자

툭! 투툭! 바닥에 떨어졌던 검과 칼들이 허공으로 떠오른다

[또 뭘 하려고...] [무기들이 저절로 움직인다.] 복면인들 경악. 그때

쩍! 퍼억! 퍽! 허공으로 날아오른 무기들이 하나로 뭉쳐지기 시작한다. 손잡이가 안쪽으로 향하고 끝 부분이 밖을 향하게 뭉쳐서 커다란 원반을 형성한다. 직경이 2미터가 넘는 원반이고

[저럴 수가...] [우리 형제들의 무기들이 하나로 뭉쳐지고 있다.] 복면인들 경악.

두둑! 두둑! 마침내 완전하게 원반 형태로 뭉쳐지는 도검들

슥! 그 원반을 향해 옆으로 손짓하는 설지. 그러자

휘이! 무기로 이루어진 원반이 절벽 쪽으로 움직인다. 지면에서 1미터쯤 떠서

스으! 절벽에 이르러 멈추는 원반. 절벽 바로 밖의 허공에 떠있다.

그 원반으로 가는 설지.

[설마 저 계집...] 복면인들 경악할 때

슥! 원반에 발을 얹는 설지

도검으로 이루어진 원반에 두발을 완전히 얹고 올라서는 설지. 그러자

스으! 설지를 태운 원반이 허공을 가로질러 건너편 절벽쪽으로 간다. 그러자

[맙소사!] [무기들이 형성한 발판을 타고 야호협을 건너가고 있다.] 복면인들 경악하며 설지가 있던 절벽쪽으로 달려오고.

 

#99>

현장에서 우측으로 300미터쯤 떨어진 바위 위에 서서 그걸 보고 있는 이군악. 손을 이마에 대고. 이군악이 서있는 바위 역시 절벽 끝에 가까이 서있다. 이군악이 서있는 그 바위 근처의 절벽 아래로도 거친 강물이 흘러내리고 있고

설지가 도검으로 형성된 원반을 타고 100여미터 폭의 절벽을 절반 이상 건너가고 있는 게 이군악의 눈에 보이고

이군악; [기발한데 그래.] 눈 치뜨며 놀라고

이군악; [도검으로 만든 원반을 타고 절벽을 건너갈 줄이야!] [저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는 제법 박학다식한 나로서도 이해가 잘 안된다.] 갸웃하고

이군악; [어검술을 익히고 있다고 해도 저렇게 하는 건 불가능한데...] [수십개의 도검에 동시에 공력을 투입하여 움직인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니...]

<저 여자가 굳이 피리를 분 이유도 이제야 알 것같다. 자신이 있는 절벽 쪽으로 추적자들을 끌어 모은 뒤 수십장 너비의 절벽을 건너가 버리면 당분간 추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도검으로 이루어진 원반을 타고 절벽을 거의 다 건너간 설지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설지가 있던 절벽 끝에서는 살아남은 복면인들 십여명이 서서 주먹질을 하고 있다.

이군악; [하여간 괜한 걱정을 했다. 저 여자는 자객들 정도의 손에 어찌 될 인물이 아니었는데....] 안도하며 끄덕이고

이군악; (그렇긴 하지만 정말 아름답고 신비한 분위기를 지닌 여자다.) 침 꿀꺽

<도검으로 만든 원반을 타고 절벽을 건너가는 모습이 마치 구름을 타고 날아가는 선녀같지 않는가?> 절벽을 거의 건너간 설지의 모습을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설지는 눈을 반쯤 내리깐 채 극도로 집중하는 표정이고

이군악; (세상에 나온 후 본 여자들 중 단연 으뜸가는 미녀인데...)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설지가 건너가고 있는 건너편 절벽의 어느 바위 뒤에서 인기척 같은 게 느껴진다.

이군악; (이런...) 눈 부릅

<건너편 절벽 쪽에 매복이 있다.> 인기척이 느껴지는 바위를 크로즈 업 하고

이군악; (소리쳐서 경고하는 건 늦었다. 설령 듣는다 해도 믿지 않을 테고...) 팍! 뒤로 휙 날아가고

이군악; (거리가 아슬아슬하지만 모험을 할 수 밖에 없다. 저 선녀같은 여자가 해를 입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으니....) 팟! 원래 서있던 바위 뒤쪽에 멀찍이 내려섰다가

이군악; [크왓!] 파악! 맹렬히 앞으로 돌진한다. 도움닫기 해서 절벽을 건너뛰려는 것

절벽 끝을 향해 돌진하는 이군악.

확! 다가오는 절벽 끝

이군악; (제발...) + [크왓!] 팟! 다리 확 벌리고 건너편 절벽을 향해 넓이 뛰기를 한다. 건너편까지의 거리는 거의 100미터쯤이고

쐐애액! 한번에 100미터쯤인 절벽을 건너뛰는 이군악의 모습을 원경으로 잡아주고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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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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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멀리 북경이 보이는 강가. 한쪽은 갈대밭이지만 다른 한쪽은 10미터쯤 되는 절벽이다. 절벽 위는 잡목과 갈대로 덮여있다.

휘익! 그곳으로 날아오는 나이 든 군사

[!] 무언가를 발견하고 급히 갈대 사이에 몸을 숨기는 군사

조심스럽게 고개 들어 앞을 보는 군사

멀지 않은 곳. 절벽 위쪽에서 땅을 파고 있는 세놈. 설지를 납치한 놈들이고.

칼과 손으로 땅을 파는 세 놈 길쭉하게 판다. 한놈이 칼로 땅을 찍어 파헤치면 한놈이 두손을 써서 밖으로 퍼내고. 마지막 한놈은 구덩이 옆에서 보고 있는데 좀 떨어진 풀밭 위에 설지가 시체처럼 누워있다.

사내1; [굳이 이런 수고를 해야 하는 건가?] 두 손으로 흙은 밖으로 퍼내며 궁시렁

사내1; [태워버리거나 토막 쳐서 강물에 던져버리면 깔끔하잖아.]

사내2; [새대가리야! 벌써 주군의 지시를 잊은 것이냐?] 눈 부라리고

사내2; [저 계집을 감쪽같이 세상에서 지워버리라고 하셨잖아.] 풀밭에 시체처럼 누워있는 설지를 돌아보고

사내1; [그거하고 구덩이 파는 것하고 무슨 관계냔 거지.] 불만

사내2; [아무리 잘게 토막 쳐서 강물에 버린다 해도 누군가에게 발견되면 시체의 주인이 저 계집이란 게 밝혀질 수 있다는 건 생각 못하냐?]

사내1; [그게 걱정이면 태워버리면 되잖아.] [삼매진화를 쓰면 뼈까지 재로 만들 수도 있고...] 여전히 불만

사내2; [저년 태우는 과정에서 나는 불과 연기가 다른 인간들의 이목을 끌면 어쩔 건데?] 답답하다는 표정

사내1; [이 밤중에 누가 본다고...] 궁시렁

사내2; [여긴 황제의 거처인 북경 근처라 도처에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주변 둘러보고

사내2; [그 군대들이 한밤중에 갑자기 나는 연기나 불을 발견하고도 가만히 있을 것 같냐?] 사내1에게 눈을 흘기고

사내1; [계집 하나 해치우는 게 뭐가 이렇게 까다롭고 번거로워?] 후둑! 할 말이 없자 궁시렁 대며 흙을 두 손으로 퍼내고. 그때

사내3; [됐다.] 칼로 땅 파던 것 멈추고, 사내1이 돌아보고

사내3; [이 정도면 계집 하나쯤은 충분히 묻어버릴 수 있을 것같다.] 구덩이에서 나오고

사내2; [수고들 했다.] 돌아서고

사내2; [저년 묻는 건 내가 하마.] 설지에게 가고. 그때

사내1; [잠깐...] 급히 구덩이에서 나오며 외치고. 돌아보는 사내2.

사내2; [왜?]

사내1; [이렇게 고생한 보람은 조금쯤 있어야하는 거 아니냐?] 흙을 몸에 털며 설지에게 눈을 희번득이고

사내2; [호적! 너 이 자식...] 피식! 웃고

사내1; [어차피 땅에 묻히면 썩어 문드러질 살덩이잖은가?] 히죽거리며 설지에게 다가가고

사내1; [게다가 아직 처녀일 게 분명한데 처녀 귀신이 되지 않도록 해주는 건 공덕을 쌓는 일 아니겠냐?] 설지를 내려다보며 히죽거리고

사내2; [그 새끼 참...] 피식

사내3; [나름대로 고생했으니까 놔두세.] 칼에 묻은 흙을 옷에 닦으며 다가오고

사내2; [빨리 해치워라. 날 새기 전에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야하니까.] 허락하고

사내1; [너희들도 생각 있으면 동참해라. 난 금방 끝낼 테니...] 히죽거리며 설지의 옆에 무릎을 꿇고

사내2; [됐다 임마! 난 다른 놈 손 탄 계집에게는 흥미 없어.] 코웃음. 그자 옆에서 사내3은 칼을 허리에 찬 칼집에 끼우고 있고

사내1; [지금이야 그렇게 말하겠지.] 슥! 흙 묻은 손으로 설지의 치마를 걷어올리기 시작하고. 꽃신을 신은 미끈한 아랫도리가 드러나고

사내1; [하지만 이년 속살 탱글탱글한 거 보면 생각이 바뀔 게다.] 설지의 치마를 허리 위로 끌어올리고. 그러자 완전히 드러나는 설지의 아랫도리. 삼각 빤스만이 사타구니를 가리고 있고

사내3; [기막힌 몸뚱이긴 하구만.] 사내2 옆에 서서 침 꿀꺽! 내려다 보고. 사내2는 찡그리며 보고 있고

사내1; [그럼 이제 구문제독부의 영애의 살맛을 볼까?] 눈 희번득이며 흙 묻은 손으로 설지의 빤스 양 옆을 잡아 아래로 끌어내리려 하고.

파르르! 초점 없이 떠진 설지의 눈꼬리가 경련을 일으키고.

설지; (정신... 정신은 최심대법의 속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지만...)

<몸은 여전히 말을 듣지 않는다.> 스륵! 조금씩 아래로 벗겨지는 설지의 빤스를 배경으로 설지의 생각

설지; (치욕스러운 일을 당하기 전에.... 몸을 움직일 수 있어야하는데....) 주먹이 쥐어지는 설지의 한쪽 손

[야야 감질나게 뭐하는 짓이냐?] [새꺄! 속 시원하게 확 벗겨!] 사내2, 3도 눈 희번득이며 보면서 재촉하고

사내1; [새끼들! 생각없는 척 하더니만...] 히죽 웃으며 설지의 빤스를 사타구니에서 허벅지 부근으로 벗겨 내리고

설지; (죽일...) 얼굴이 달아오르며 이를 악물고

[고것...] [기가 막히구만!] 사내2, 3 눈 치뜨며 설지의 사타구니를 들여다 보고. 바로 그때

화악! 소리없이 그놈들 뒤로 쇄도하며 칼질 하는 나이 든 군사

[헉!] [웬놈이냐?] 뒤늦게 알아차리고 다급히 좌우로 튀어 피하려는 두놈.

[크악!] [큭!] 푸학! 쩍! 군사의 칼질에 사내3은 허리가 깊이 갈라지고. 사내2는 상처가 나지만 치명상은 아니고

사내1; [헉!] 설지의 빤스 벗기던 사내1도 기겁하며 돌아보고

사내2; [조... 조심해라!] 스팟! 몇 미터를 뛰어 피하면서 상처 난 옆구리를 감싸며 외치고. 퍼억! 그 배경으로 사내3은 치명상을 입고 나뒹굴고.

군사; (한 놈은 얕았다. 역시 만만치가 않은 놈들이다.) 쩍! 생각하면서 사내1을 베어가고. 아주 빠르고 간결하다.

사내1; [큭!] 팟! 몸을 옆으로 굴려서 피하고. 간발의 차이로 그자의 머리 위를 스치면서 머리카락을 잘라버리는 군사1의 칼질

쾅! 발로 밟는 군사1. 다시 굴러 피하는 사내1. 이번에도 간발의 차이로 피하고

<장이숙(張二叔)?> 눈에 초점이 없는 상태에서도 곁눈질로 보는 설지. 설지의 옆에서 바닥을 발로 강하게 밟은 군사와 바닥에 굴렸던 몸을 공처럼 퉁겨서 피하는 사내1의 모습

군사; [크아!] 공처럼 튀어 올라 군사1의 발에 밟히는 건 면했지만 허공에 뜬 채 허우적대는 사내1을 강력하게 베어가는 군사.

사내1; (피할 수가...) 날아드는 군사의 칼을 보며 절망. 바로 그때

펑! 군사1의 등에 작렬하는 강력한 장풍. 사내1을 베려던 자세에서 등에 충격을 받고 휘청하는 군사

사내2; [조심해라 호적!] 좀 떨어진 곳에서 장풍을 날린 자세로 외치고. 왼손으로는 옆구리의 상처를 움켜쥔 채로

사내1; [고맙네!] 창! 내려서며 칼을 뽑고

군사; (생각대로 쉽지가 않군.) 피를 토하며 휘청하고

사내1; [개새끼! 죽인다.] 쩍! 현란하게 칼질 해오는 사내1

캉! 카캉! 겨우 막는 군사.

사내3; [그... 그 새끼, 토막을 쳐라!] 허리가 깊이 갈라져 죽어가며 악을 쓰고

사내1; [크아!] 쩍! 쩌적! 빗발치듯 칼을 휘두르고

캉! 카카캉! 쩍! 서걱! 겨우 겨우 막으며 물러서는 군사. 몸에 여기저기 상처가 나고

사내2; [구문제독부의 인간인 것같다. 살려 보내면 안된다.] 펑! 뒤에서 장풍을 날리고

[!] 급히 피하는 군사

사내1; [그럴 작정이네.] 쩍! 사내2의 공격을 신경쓰느라 약해진 군사의 방어를 뚫고 칼질을 해서 군사의 옆구리에 상처를 내는 사내1

군사; [큭!] 옆구리에 상처를 입고 휘청하는 군사

사내1; [카캇! 내 즐거움을 방해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쩍! 쩌적! 살벌하게 웃으며 칼질하고

군사; (아무래도 오늘은 길보다 흉이 많겠군.) 카캉! 캉! 쩍! 겨우 막으며 물러서는 군사. 얼굴이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그런 군사의 몸에 여기저기 또 상처가 난다

설지; (장이숙...) 군사가 밀리는 걸 곁눈질로 보며 초조한 설지

설지; (저 상태로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변을 당할 것이다.) 바득! 이를 악물고.

그런 설지의 뇌리에 떠오르는 삼비검조의 말

<심검은 이름 그대로 마음으로 검을 다룰 수 있는 경지다. 이 단계에 이르면 마음에 이는 살기로 검을 조종하여 천리 밖의 적도 죽일 수 있다.> 합장을 하는 자세로 눈을 감은 채 말하는 삼비검조의 말.

이하 회상

 

삼비검조;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낸다는 불가의 진언(眞言)이 심검의 요체다.] 지징! 천천히 칼집에서 빠져나오는 검

삼비검조; [내공이 존재하는데 심력(心力)인들 없겠느냐?]

삼비검조; [마음이 모든 일의 근원임을 확고하게 믿는 것! 그것이 바로 심의검결의 요체이니라.] 슈웅! 완전히 칼집에서 빠져나와 허공으로 떠오르는 삼비검조의 검

회상 끝

 

설지; (지극한 마음...) 초점이 없는 눈을 치뜨고

설지; (나로 인해 장이숙이 변을 당하게 할 수는 없다!) 눈 부릅! 뜨며 한쪽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죽어가는 사내3. 그자의 허리춤에 차고 있는 칼. 헌데

드드드! 그자의 칼이 칼집에서 빠져나오려 진동하고

사내3; (칼... 칼이 저절로...) 경악하며 눈 치뜰 때

펑! 마침내 칼이 사내3의 칼집에서 튀어나온다. + 사내3; [헉!] 그걸 보며 기겁. 그때

사내1; [카캇!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보자.] 카카캉! 쩍! 빗발치듯 칼질을 해서 군사를 밀어붙이며 웃고. 군사는 필사적으로 막지만 역부족이라 여기저기 몸이 베이고 있고. 바로 그때

퍽! 갑자기 날아든 칼이 사내1의 등에 박혀 가슴으로 뚫고 나온다

사내2; [호적!] 비명

사내3; [말도 안되는...]

사내1; [끅...] 비틀! 하는데 이미 눈에 초점이 없고

군사; [!] 쩍! 놀라면서도 칼을 그어내 사내1의 목을 그대로 쳐버린다.

사내2; [안돼!] 비명 지르며 쇄도해오고. 칼을 뽑으려는 자세로

퍼억! 털썩! 목이 잘려진 사내1의 목과 몸통이 나뒹굴고. 군사는 그자의 목을 친 자세로 놀라고 있고

사내2; [개새끼! 피값을 치러라!] 쩍! 이를 갈며 칼을 뽑아 군사를 공격해오는데

[!] 눈 부릅! 뜨며 사내1의 시체가 쥐고 있는 칼을 보는 설지. 그러자

슥! 사내1의 시체가 쥐고 있는 칼이 쳐들리며 사내1의 팔도 쳐들리고. 칼 끝은 군사에게 쇄도하는 사내2을 겨누고

군사; [...!] 비틀거리며 돌아서서 사내1과 맞서려 하는데

펑! 시체가 된 사내1의 손에서 칼이 튀어나간다. 물론 사내2를 노리고

군사; [!] 눈 부릅 놀라고

사내2; [헉!] 캉! 군사에게 쇄도하다가 기겁하며 칼을 쳐들어서 자신에게 날아든 칼을 막는다. 그자의 칼에 맞아서 퉁겨지는 칼

사내2; [이게 무슨...] 경악하며 비틀할 때

사내3; [조... 조심하게!] 죽어가며 비명 지르고. 기겁하는 사내2

슈우! 퉁겨졌던 칼이 허공에서 부메랑처럼 돌면서 다시 날아든다

사내2; [어... 어검술?] 팟! 경악하며 옆으로 사력을 다해 피하지만

[!] 눈 부릅뜨는 설지. 그러자

쩍! 그자를 스쳐지나갔던 칼이 갑자기 90도로 홱 방향을 틀어서 사내2를 따라붙고

사내2; [안돼!] 비명 지르며 칼을 들어 막으려 하지만

서걱! 카카캉! 그자의 칼과 부딪히며 파고 들어간 칼이 그자의 목을 그대로 그어버린다.

쩍! 푸학! 목이 반 넘게 잘려서 피를 뿜어내며 옆으로 쓰러지는 사내2

퍼억! 나뒹구는 사내2의 시체

사내3; [말... 말도 안되는...] 죽어가며 헉헉

군사; (누가 이런 가공할 수법을...) 놀라서 사내2의 시체를 보고. 그러다가

군사; (혹시...) 급히 설지를 돌아보고. 그때

설지는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여 일어나며 치마를 아래로 끌어내려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다.

군사; [아가씨!] 철컥! 칼을 꽂으며 설지에게 달려가고

군사; [혹시 방금 전의 그 어검술은 아가씨께서...] + [!] 다가가며 말하다가 눈 부릅

설지의 아랫배가 피로 물들어 있다.

군사; (맙소사! 저 부위는 단전인데...) + [다치신 것입니까?] 급히 한 무릎을 꿇고 설지의 팔을 잡아 부축해서 앉게 하고

설지; [고마워요 장이숙!] [덕분에 횡액을 면할 수 있었어요.]

군사; [별 말씀을...] [어검술을 구사하시는 아가씨를 저런 버러지들이 어떻게 해꼬지 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설지; (어검술과 심검의 차이를 말해줘도 이해하지 못하겠지.)

설지; (심검이 원한다고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 [제게 아버지의 반지를 던져준 분이 장이숙이시겠군요.]

군사; [예! 사흘전 밤에 이상을 발견하고 주군의 집무실을 몰래 수색하다가 발견했습니다.] 무릎을 꿇고

설지; [그럼... 아버지는 사부님이 떠나신 날 밤에 변을 당하셨군요.] 이를 악물고

군사; [주군 덕분에 숱한 전장(戰場)에서 살아남은 주제에 복수를 해드릴 엄두도 못내고 있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고개 조아리고

설지; [아니, 아니에요.]

설지; [복수는 자식인 저의 몫이니 장이숙이 미안해하실 일이 아니에요.]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설지; [장이숙께서는 아버지가 변을 당하신 사실을 알아내신 것만으로도 제가 평생 갚을 수 없는 큰 은혜를 베푸신 것이에요.] 마주 절하며 울고

군사; [그저 면목이 없을 따름입니다.] 군사도 마주 절하며 울고

설지; [장이숙께... 부탁이 있어요.] 고개 들고

군사; [말씀하십시오.]

설지; [구문제독부로 돌아가셔서... 저 대신 어머니를 보살펴 주세요.]

군사; [주모님을 지켜드리는 일이야 속하의 당연한 의무입니다만...]

설지; [기회를 엿보다가 어머니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모셔가 숨겨드리시되... 절대 무리는 하지 마세요.]

군사; [명심하겠습니다.]

군사; [하면 아가씨께서는...?]

설지; [사부님을 찾아가야겠지요.] [장이숙이 앞서 글로 쓰셨듯이 흉수는 제 능력으로 어쩔 수 없는 자이니...]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군사; [단전 부위를 다치신 것같은데... 불편한 몸으로 먼길을 가실 수 있으실지요?] 설지를 부축해서 일으키고

설지; [부모님의 원수도 직접 갚을 능력이 없는 못난 자식입니다.] [이 정도 불편함이야 무에 대수겠어요?] 처연하게 웃으며 고개 젓고. 이어

설지; [부디... 어머니를 부탁드리겠어요.] 다시 한번 두손 앞으로 모으며 고개 숙이고

군사; [신명을 바쳐 주모님을 보위(保衛)하겠습니다.] 마주 포권하고.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는 설지

군사; (아무리 봐도 먼길을 가실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신데...) 난감한 표정으로 설지의 뒷모습 보고.

군사; (하지만 말릴 수도 없다. 아가씨 자신을 위해서라도 한시라도 빨리 삼비검조님을 만나셔야할 테니...) 돌아선다. 사내3을 향해

사내3; [으으으...] 죽어가며 신음하고 있고.

군사; [곱게 죽고 싶으면 네놈들이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말해라.] 콱! 발로 사내3의 허리 부분의 상처를 밟고. 하지만

사내3; [헛... 헛수고다.] 웃고

사내3; [난 이미 몸의 감각을 모두 잃어버린 상태이니...] 죽어가고

사내3; [복수는... 우리들의 주인께서... 해주실...] 툭! 말하다가 고개 옆으로 떨구며 죽고

군사; (아깝군.) 찡그리며 발을 사내3의 허리에서 떼고

군사; (이자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않았으면 주군으로 위장하고 있는 흉수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시체를 내려다보다가

군사; (하긴 흉수의 정체를 알아봤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지.) 고개 젓고

군사; (아가씨께서 분부하신 대로 주모님을 보위하는 데에나 신경을 쓰자.) 퍽! 사내3의 시체를 걷어차고

절벽 밖으로 붕 날아가는 사내3의 시체

첨벙! 물에 빠지는 시체

퍽! 퍽! 연달아 사내1과 사내2의 시체도 걷어차는 군사. 사내1은 목과 몸뚱이가 분리되어 있어서 머리통도 걷어찬다.

첨벙! 첨벙! 물에 빠지는 두구의 시체와 머리통 하나

강물에 떠내려가는 세구의 시체를 내려다보는 군사

군사; (저자들의 시체가 발견되는 게 늦을수록 아가씨에 대한 추적도 늦춰지겠지.) 떠내려가는 시체들을 보며 생각하고

이어 돌아보는 군사

설지가 비틀거리며 갈대밭으로 들어가 멀어지고 있다

군사; (천지신명이시여.) 설지가 가는 쪽의 하늘에 대고 포권하고

<부디 저 가엾은 아가씨를 보우하소서.> 눈물 흘리며 갈대밭을 헤치고 가는 설지의 모습을 배경으로 군사의 기원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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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독고무적의 집무실. 주변 건물들은 불이 꺼져 있지만 그 건물에는 켜져 있다

독고무적(침독)이 홀로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그때

딸칵! 문이 열리고. 돌아보는 독고무적(침독)

설지; [밤이 이미 깊었어요.] 한손으로 문을 열고 한손으로 찻잔이 얹혀진 작은 쟁반을 들고 들어오는 설지.

설지; [그만 잠자리에 드셔야하지 않겠어요?] 독고무적(침독)에게 다가가고

쟁반의 아래쪽에 얇은 비수가 한 자루 붙어있다. 너무 얇아서 붙어있는 게 거의 안보이고

독고무적(침독); [구문제독의 일이라는 게 나라 전체의 병무(兵務)를 관리하는 것이다 보니 일이 끊이지를 않는구나.] 사람 좋게 웃고

설지; [그래도 몸을 돌보시면서 일을 하셔요.] [명조의 기둥이신 아버지의 신상에 변고가 생기면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탁! 독고무적(침독)의 옆에 이르러 쟁반의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독고무적(침독); [아비를 걱정해주는 사람은 역시 딸 밖에 없구나.] 토닥! 설지의 엉덩이를 손으로 슬쩍 두드리고

오싹! 소름이 돋는 설지. 하지만

설지; [아버지는 소녀의 유일무이한 자랑이니까요.] 억지로 웃으며 조금 물러서고. 찻잔을 얹고 왔던 쟁반을 두손으로 쥐어 앞을 가리면서

설지;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는 용정(龍井)을 다려봤어요. 드시고 일하세요.] 탁자 위에 얹어놓은 차를 권하고

독고무적(침독); [고맙기는 하다만 요즘은 취향이 바뀌어서 용정보다는 철관음(鐵觀音)이 더 입에 맞더구나.] 웃으며 찻잔을 집어들고. 그러자

설지; [제가 착각을 했군요.] 억지로 웃고

설지; [제법 오랫동안 집을 떠나있었던 탓에 아버지가 용정보다 철관음을 더 좋아하신다는 사실을 잊었어요.]

독고무적(침독); [용정도 괜잖은 차긴 하지.] 웃으며 찻잔을 입에 가져가고

설지; (차의 취향으로 시험해보는 것은 틀렸고...) 독고무적(침독)이 차를 마시는 걸 보며 생가갛고.

독고무적(침독); [오랜만에 마시니 용정도 좋구나.] 찻잔을 입에서 떼고

독고무적(침독); [철관음보다는 향이 가볍지만 대신 감미롭고 향이 오래 남아.] 탁자에 다시 찻잔을 내려놓는데

설지; [어머나!] 놀라는 표정으로 독고무적(침독)의 손을 보고

독고무적(침독); [왜 그러느냐?] 의아

설지; [제가 선물로 드린 금반지를 안 끼고 계시네요.] 서운한 표정으로 독고무적(침독)의 오른쪽 손을 보고

독고무적(침독); [아 그 반지...] 역시 자신의 오른손을 보고

독고무적(침독); [늘 끼고 있었는데 얼마 전 권법을 연습하다가 훼손되어 수선을 맡겼다.]

설지; [좀 소중하게 다루지 않으시구요.] 샐쭉

설지; [그 반지가 아버지의 사십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제가 특별히 준비했던 선물이었다는 걸 잊으셨어요?] 눈을 흘기고

독고무적(침독); [아비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느냐?] 호탕하게 웃고

독고무적(침독); (독고무적이 사십세 때였다면 설지 저것이 여덟살 때였겠군.) + [코흘리개인 네가 용돈을 모아 마련한 선물이었는데...] 웃으며 다시 찻잔을 입으로 가져가고. 순간

푹! 이미 독고무적(침독)의 가슴을 비수로 깊이 찌르고 있는 설지. 비수는 쟁반에 붙어있던 그 비수다. 설지는 쟁반을 왼손으로 옮겨 잡고 오른손으로 비수를 찌른 모습이고

독고무적(침독); [설... 설지야! 너 이게 무슨 짓이냐?] 눈 치뜨며 헉헉 대고

설지; [내가 아버지께 금반지를 선물한 것은 사십세 생신이 아니라 사십오세 생신 때였다.] 비수를 깊이 찌른 채 이를 바득 갈고

설지; [한 두 살도 아니고 다섯 살이나 착각할 수는 없는 일!] [네놈이 아버지가 아니라 침독이라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독고무적(침독); [구체적으로 나이를 들먹인 데는 그런 목적이 있었군.] 헉헉 대며

설지; [잘도... 잘도 아버지를 시해하고 어머니를 욕 보였으렸다?] 처절한 한이 맺힌 표정으로 눈에 핏발이 선 채로 이를 갈고

설지; [숨통이 끊어지기 전에 사지를 자르고 눈을 뽑아줄 테니 각오해라.] 끼릭! 손잡이만 남고 날은 전부 독고무적(침독)의 가슴에 박힌 비수를 옆으로 돌리고. 헌데

슈욱! 독고무적(침독)의 가슴 부분의 옷과 살이 함께 소용돌이처럼 돌아간다. 설지가 비수를 돌리는 대로

설지; (이놈의 살이 비수를 돌리는 대로 함께 돌아간다!) 경악 눈 부릅 뜰 때

펑! 독고무적(침독)의 가슴에서 엄청난 반탄력이 일어나 설지의 비수를 퉁겨버린다

설지; [악!] 펑! 충격 받아 뒤로 날아가고

설지; [말도 안되는...] 휘릭! 3미터쯤 날아갔다가 겨우 내려서며 경악과 불신

설지; [분... 분명 심장을 비수로 찔렀었는데...] 비수를 내민 손이 벌벌 떨리고.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독고무적(침독); [안타깝군! 안타까운 일이야.] 짐짓 혀를 차면서 비수에 찔렸던 자신의 가슴 부분의 옷을 두 손으로 잡아 젖히려 하고

독고무적(침독); [조금만 멍청했어도 평탄하고 유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을...] 촤악! 옷을 좌우로 젖히고. 그러자

쿵! 드러나는 독고무적(침독)의 가슴 부분 맨살. 츠츠츠! 심장 부위에는 비수에 찔렸던 상처가 있는데 그 상처를 중심으로 살이 소용돌이처럼 돌고 있다.

설지; (내 비수에 찔린 상처 주변의 살이 소용돌이처럼 돌고 있다.) 눈 부릅 뜰 때

츠츠츠! 독고무적(침독)의 가슴에서 소용돌이가 사라지더니

쿵! 완전히 사라지는 가슴 부위의 상처.

설지; [말... 말도 안되는...] [다른 곳도 아니고 심장이 찔린 상처가 삽시에 아물다니...] 경악 비틀 거리고

독고무적(침독); [이 무공의 이름은 불훼불식대법(不毁不蝕大法)이라고 한다.] [천마대종사가 남긴 일곱가지 절대마공중 한가지이지.] 자기 가슴을 만지며

설지; [천... 천마대종사의 마공을 익혔단 말이냐?] 경악 공포

독고무적(침독); [그렇다.] [내 몸은 불훼불식대법을 익힌 덕분에 남의 손에 훼손되지도 않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쇠해지지 않는다.] 일어나고

독고무적(침독); [오직 심장이 통째로 뽑히거나 목이 잘려야 죽는데...] [물론 네게는 그럴 능력이 없지.] 팅! 오른손 검지와 엄지를 모았다가 검지를 퉁긴다. 그러자

퍽! 아주 빠른 섬광이 그대로 설지의 아랫배를 뚫고 들어간다. 눈 치뜨는 설지

설지; [악!] 아랫배를 감싸 쥐며 비명

털석! 따당! 비수를 떨구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설지; [단... 단전(丹田)을 파괴하다니....] 끄윽! 아랫배를 움켜쥔 설지의 손이 피로 물들고

독고무적(침독); [소림사 칠십이절기중 하나인 탄지신통(彈指神通)을 피할 수 있는 경신술은 세상에 없다.] [그저 몸으로 견디는 수밖에는 없는 게 탄지신통이지.]

설지; [천... 천마대종사의 마공뿐 아니라 소림사 칠십이절기도 알고 있고...] [그럼... 네놈이 바로 혈나한께서 잘못 기른 다섯 짐승 패천오수 중...]

독고무적(침독); [뱀이 바로 나다.] 끄덕

독고무적(침독); [네가 짐작하고 있는 대로 침독이 내 본명이고...] 퍽! 설지의 명치를 걷어차고. 아주 세게 찬 건 아니지만

털썩! 뒤로 발라당 넘어지는 설지. 무릎을 꿇고 있다가 뒤로 넘어져서 가랑이를 쩍 벌린 야한 자세가 되고

독고무적(침독); [내 목적은 네 아비로 위장하여 명나라 황실을 쓰러트리고 천자가 되는 것이다.] 뒤로 넘어진 설지에게 다가오고

독고무적(침독); [그래서 내가 가짜 구문제독이라는 사실은 당분간 아무도 알아서는 안된다.] 쿠오오! 온몸에서 칙칙한 살기를 뿜어내고

독고무적(침독); [안됐지만 널 오늘 죽여야만 하는 이유고....] 설지를 내려다 보고. 그러다가

설지의 야한 모습. 가랑이를 벌리고 누워 벌벌 떨고 있다.

독고무적(침독); [네 아비 곁으로 보내주기 전에 색다른 즐거움을 경험해봐야겠군.] 설지를 내려다 보면서 음험하게 웃고

설지; (어머니를 농락한 놈이 나까지 유린하겠다고...) + [마음대로 해봐라.] 이를 갈고

설지; [하지만 그 대신 네놈이 가짜라는 사실도 들통 날 테니까.]

독고무적(침독); [마지막 발악인가본데...] 피식

독고무적(침독); [네 년을 맛본 뒤 네 년 아비처럼 삼매진화로 태워버리면 깔끔하게 뒤처리가 되지 않겠느냐?]

설지; [난 차를 준비하면서 여러 사람에게 이곳으로 온다는 사실을 알게 했다.] [그게 무얼 뜻하는 것같으냐?] 냉소하고. 그러자

[!] 움찔! 하는 독고무적(침독). 얼굴이 굳어지고

설지; [호호호! 네놈이 생각하는 그대로다.] [내가 갑자기 사라지면 가장 먼저 네놈이 의심을 받게 될 것이다.]

독고무적(침독); [확실히 제대로 머리를 굴렸구나.] [네년 신상에 변고가 생겼다는 사실을 어떤 인간이 금의위(錦衣衛)나 동창(東廠)에 고변해버리면 문제가 복잡해질 테니...] 찡그리고

설지; [이제야 상황 파악이 되는구나.] 비웃고

설지; [날 죽이든 살리든 네놈은 결국 그 추악한 정체가 들통날 수밖에 없다.] 호호호! 악에 차서 웃고

독고무적(침독); [그런데 네가 만일 내 거처에서 나간 후에 실종되어버리면 어떨까?] 음산하게 웃으며 몸을 숙여서 설지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로 앉아서

설지; [허튼 소리!] 독기서린 표정으로 냉소하고

설지; [아무렴 내가 여기에서 살아나가고도 입을 다물 것같으냐?] 이를 바득

독고무적(침독); [너는 그렇게 할 것이다.] 지징! 말하는 독고무적(침독)의 눈이 동심원같은 파동을 일으키고. 순간

설지; [배... 배교(拜敎)의 최심대법(催心大法)?] 경악하며 급히 시선을 돌리려 하지만

독고무적(침독); [늦었다!] 쩡! 독고무적(침독)의 눈빛이 강렬한 빛을 발하고. 그러자

설지; [컥!] 눈에 불에 달군 꼬챙이가 파고 들기라도 한 듯이 퍼덕이는 설지. 이어

설지; [끄으...]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는 설지

독고무적(침독); [네 이름은 무엇이냐?] 지지징! 눈에서 빛을 내며 묻고

설지; [독... 독고설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대답하고

독고무적(침독); [독고설지! 이제 너는 내 명령을 따라야만 한다.]

설지;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넋이 나간 표정으로 대답하고

독고무적(침독); [이 방에서 나간 후... 그대로 구문제독부를 빠져나가라.] [그럼 너를 기다리는 자들이 있을 것이다.]

독고무적(침독); [순순히... 소란피우지 말고 그자들을 따라가라. 그것이 내 명령이다.]

설지;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넋이 나간 표정으로 대답하고

독고무적(침독); [그럼 그만 나가봐라.] 일어나며 비켜주고

설지; [예...] 스윽! 일어나고

이어 비틀거리며 문쪽으로 가는 설지

독고무적(침독); [아깝긴 하군.] 탁자에 걸터앉으며 그런 설지를 보고

독고무적(침독); [실로 보기 드문 물건이었는데 그냥 없애야하다니...] 덜컹! 문을 열고 나가는 설지를 보며 입맛을 다시고

독고무적(침독); [하지만 미련을 품으면 안된다.] 웃고

덜컥! 문이 다시 닫히고

독고무적(침독); [황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원대한 내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안되니...] 음산한 웃음

 

#91>

독고무적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근처를 순찰 돌던 군사들 흠칫!

그 건물에서 허깨비처럼 걸어 나오는 설지. 눈에 초점이 없고.

군사들이 인사하지만

반응을 보이지 않고 허깨비같이 움직여서 건물에서 멀어지는 설지

갸웃하면서도 다시 순찰 도는 군사들

좀 떨어진 건물 뒤에 서서 보고 있는 나이 든 군사. 허리에 칼을 차고 있다

군사; (걱정이 되어서 따라와 봤는데...) 건물 뒤에 숨듯이 서서 멀어지는 설지의 뒷모습 보고

군사; (아가씨는 무사히 주군의 집무실을 빠져나오셨다.) 갸웃

군사; (흉수가 가짜라는 걸 확신을 못하신 것인가? 아니면 복수의 시도를 아예 하지 않으신 건가?) 생각하고

군사; (혹시 모르니 좀 더 살펴봐야겠다.) 설지가 멀어지는 쪽으로 조심스럽게 따라간다.

 

#92>

구문제독부의 정문. 정문 밖에도 화톳불이 피워져 있고. 네명의 군사가 지키고 있다. 문득.

덜컹! 웅장한 정문 옆의 쪽문이 열리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군사들

문을 열고 나오는 설지. 열린 문 안쪽에도 몇 명의 군사가 서서 난감한 표정으로 설지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아가씨!] [이 늦은 시간에 어딜 가십니까?] 인사하면서도 묻는 문 밖의 군사들

설지; [잠시.... 나갔다 오겠어요.] 초점 없는 표정으로 말하며 군사들 사이를 지나고. 밤중이라 군사들은 설지의 아랫배 쪽이 피로 물든 것을 보지 못하고. 이어

담장을 따라 큰길을 걸어가는 설지. 당황한 표정으로 그걸 보는 군사들

[아가씨 상태가 좀 이상한데...?] [그러게나 말일세. 뭔가에 홀린 듯한 표정이시기도 하고...] 갸웃거리는 군사들

열린 문을 통해 밖에서 보이는 구문제독부의 안쪽. 몇 명의 군사들이 밖을 기웃거리고 있고

그 군사들 뒤편, 건물 그늘에 숨듯이 서서 보고 있는 나이 든 군사

군사; (뜬금없이 이 밤중에 구문제독부를 나가신다?) 찡그리고

군사; (역시 뭔가 이상하다!) 눈 번뜩이는 군사

 

#93>

구문제독부의 긴 담장이 끝나는 곳. 그쪽으로 허깨비처럼 흔들거리며 걸어오는 설지. 눈에 초점이 없고.

이윽고 구문제독부의 높은 담장이 끝나고 골목이 나타나는데

확! 갑자기 그 골목에서 사람 손이 뻗어 나와 설지의 입을 틀어막으며 골목 안으로 끌어들이고. 낙시에 채인 것처럼 옆으로 끌려들어가는 설지

골목 안쪽 어둠 속에 세명의 사내가 숨어있다. 한놈은 설지의 입을 틀어막은 채 뒤에서 끌어안고 담벼락에 등을 붙이고 있고. 다른 두놈은 양쪽 벽에 등을 댄 채 밖을 살피고 있다. 세 놈 다 눈이 번뜩이는 게 고수들로 보이고. 모두 허리에 칼을 한 자루씩 차고 있다

사내1; [어떤가?] 설지의 입을 틀어막고 뒤에서 끌어안은 놈이 동료들에게

[눈치 챈 놈은 없는 것 같네.] [목격자도 없어.] 골목 입구에서 밖을 살피는 다른 두놈이 말하고

사내1; [그럼 됐어.] 벽에 기댔던 등을 떼고

사내1; [조용한 곳으로 끌고 가서 해치우자고!] 팟! 설지의 허리를 옆구리에 끼고 날아 오르고. 다른 두놈도 그 뒤를 따라 날아오르고

사라지는 세 놈. 직후

휘익! 구문제독부의 높은 담장 위에서 뛰어내리는 나이 든 군사

군사; (심상치 않다 했더니...) 멀어지는 세 놈의 뒤를 보고

군사; (흉수는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아가씨를 구문제독부 밖에서 해치우려고 하는 것이다.) 이를 부득 갈고

군사; (문제는 아가씨를 납치한 세 놈 다 범상치 않은 실력을 지닌 자들이라는 점인데....) 멀어지는 세 놈을 보며 고민

군사; (나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섣불리 도움을 청했다가는 흉수가 눈치 채게 될 테고...) 초조. 그러다가

군사; (어쩔 수 없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아가씨를 구해볼 수밖에....) 팟! 세놈이 멀어진 곳으로 날아가고

군사; (기습을 하면 아주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요행과 천운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날아가는 군사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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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밤. 쾌활림. 불야성

당령의 거처

동칠낭; [꼬박 하루가 지났지만 이군악의 종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옵니다 대모님.] 의자에 권태롭고 짜증나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보고하는 동칠낭

동칠낭; [우리 만화총련뿐 아니라 개방에서도 총력을 기울여 찾고 있지만 이가놈의 종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사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당령; [이해할 수 없네. 이해가 안돼!] 찡그리고

당령; [어떤 인간도 낮에는 거지들의 이목을 피할 수 없고 밤에는 계집들에게 포착될 수밖에 없는 게 세상이치인데 말이야.]

동칠낭; [속하도 그게 이해가 안되는 중이옵니다.]

동칠낭; [이제껏 본련과 개방으로부터 동시에 표적이 되고도 몸을 숨길 수 있었던 자는 없었는데....]

당령; [총관이 보기에 원인이 뭐인 것같아?]

동칠낭; [역용술(易容術)을 써서 모습을 완전히 다른 인간으로 바꾼 게 아닐런지요?] 눈치 보며 조심스럽게

당령; [일리가 있는 추론이야.] [하지만 문제는...]

당령; [사부가 막내에게 역용술을 가르쳐주지는 않았을 거란 점이야.] [소림사의 무공 중에 축골공(縮骨功)은 있어도 역용술은 없거든...]

동칠낭; [중원에 상륙한 후 다른 인간에게 역용술을 배웠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사옵니까?]

당령; [그럴 수도 있겠네.] 끄덕

당령; [이군악의 행적을 역추적해서 중원에 들어온 후 어떤 인간을 만났었는지 알아봐.]

동칠낭; [존명!]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서둘러 나가는 동칠낭

동칠낭의 엉덩이가 치마 속에서 육감적으로 움직이고

당령; (동칠낭 저년...) 그걸 보며 갸웃

<갑자기 몸에 물이 오르고 있어. 불과 하룻만에 몇 살은 젊어진 것같고...> 발그레 홍조 띤 얼굴로 미소까지 머금고 건물을 나오는 동칠낭의 모습 배경으로 당령의 생각

당령; (대체 기둥서방이 어떤 놈이기에 한물 간 퇴기(退妓)를 회춘시킨 걸까?) (몸뚱이뿐 아니라 마음까지 젊게 만들어줬다면 절대 평범한 놈이 아닐 텐데...)

당령; (퇴물 신세인 저년 주변에 그렇게 잘난 사내놈이 꼬일 리도 없고...) 찡그리다가

당령; (설마!) 눈 부릅! 뜨며 무언가 깨닫고

당령; (이군악!) (우리 다섯에게 배신당했던 사부조차 한눈에 반하게 만든 그놈이라면 동칠낭을 회춘시키고도 남는다.) 이를 바득 갈고

당령; (게다가 돌이켜보니 지난 밤 동칠낭. 그년 몸에서 났던 사내 냄새도 이군악의 것과 비슷했었다.) 주먹 부르르

당령; (동칠낭! 네년이 이군악을 쾌활림 안에 숨겨두고 즐기는 중인 것이냐?) 분노. 살기

 

#87>

쾌활림의 한적한 곳에 자리한 동칠낭의 거처. 불이 켜져 있고

동칠낭; [모자라면 더 갖다 줄 테니까 마음껏 먹도록 해.] 탁자에 음식을 늘어놓으며 말하고. 이군악은 이미 탁자에 앉아서 게걸스럽게 먹고 있다. 이군악이 문쪽을 보는 위치고

이군악; [잘 먹을게.] [쾌활림이 천하제일 기루라더니 음식 맛도 죽여주네.] 와구 와구 먹으면서 말하고. 오른손에는 귀마신갑을 끼고 있다.

동칠낭; [계집질도 하다보면 질리지만 맛있는 음식은 아무리 먹어도 물릴 수가 없지 않느냐?] 음식 접시를 이군악의 앞으로 건네주며

동칠낭; [기녀들과 놀아나기 위해서만 오는 곳이 기루가 아니란다.] 마주 앉고

이군악; [일 리가 있어.] 끄덕이며 와구 와구 먹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동칠낭을 보는 이군악.

마주 앉은 동칠낭이 소매로 입을 조금 가리면서 웃고 있다.

이군악; [왜?] 우물우물하면서

동칠낭; [그냥...] 웃고

동칠낭; [몸뚱이는 어른이지만 하는 짓거리는 예닐곱살 어린애같아서 말이다.]

이군악; [칭찬하는 거야 흉보는 거야?] 눈 흘기고. 여전히 음식 게걸스럽게 먹으면서

동칠낭; [다른 사람에게는 몰라도 네게는 칭찬이란다.]

이군악; [말을 어렵게 하네.]

이군악; [난 단순해서 돌려 말하는 건 못 알아들으니까 쉽게 말해야할 거야.]

동칠낭; [순수하던 사내도 나이가 들면 속물이 되어가는 걸 수도 없이 보아왔단다.] 한숨 쉬고

동칠낭; [헌데 너는 몸이 다 자랐음에도 여전히 어린 아이같이 순수하구나.]

이군악; [세상 물정 모르고 자라서 그래.] [난 돈이란 것도 불과 며칠 전에 처음 만져봤을 정도의 쑥맥이었어.]

이군악; [아마 나도 곧 닳고 닳은 속물이 될 거야.]

동칠낭; [과연 그럴까?] 웃고

동칠낭; [사람의 본성은 쉽사리 변하지 않는 법이란다. 내가 보기에 넌 죽을 때까지 아이처럼 순수할 게다.]

이군악; [뭐 그렇게 살 수 있으면 나야 좋지.] 우적 우적

동칠낭; (남자로서도 매력적이지만... 저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마음이 흐믓해진다.) 신나게 먹는 이군악을 보며 미소

동칠낭; (마치 잘 자란 조카나 아들을 보는 것같은 기분이랄까?)

동칠낭; (이래서 사람들이 자기 핏줄이면 껌뻑 죽는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동칠낭; (나도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탄한 삶을 살았다면 좋은 어머니나 정 많은 이모, 고모가 되었을 텐데...) 생각하다가

이군악이 오른손에 끼고 있는 귀마신갑을 보고

동칠낭; [특이한 장갑이로구나.] 귀마신갑을 보며

이군악; [아 이거...] 젓가락 든 오른손을 들어 보이고

동칠낭; [평범한 물건은 아니겠지?]

이군악; [물론이지.] 말하며 귀마신갑을 낀 오른손으로 든 젓가락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그러자

지징! 귀마신갑이 진동하며 약간 투명해지더니

스스스! 화악! 갑자기 젓가락이 살아있는 나뭇가지로 변하더니

동칠낭; (저... 저게 무슨...) 경악

쿵! 젓가락이 두송이의 장미로 변한다.

동칠낭; [맙소사!]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며 눈 치뜨고

이군악; [자! 선물이야.] 귀마신갑을 낀 오른손으로 두 송이 장미를 내밀고. 왼손으로는 다른 젓가락을 집어들며

동칠낭; [어떻게... 어떻게 한 것이냐?] 두손으로 장미를 받으며 흥분. 놀라고

이군악; [설명하자면 좀 번거롭고.... 이 장갑의 조화라고만 알아둬.] 새 젓가락을 오른손에 쥐고 다시 음식을 먹는 이군악

동칠낭; [요... 요술이 따로 없구나. 젓가락이 장미가 되다니...]

이군악; [당신이 돌아오기 전까지 하루 종일 이 장갑을 쓰는 법을 연습한 결과물이야.] 젓가락 든 오른손을 보고

이군악; [처음에는 <여의(如意)>를 하는 게 어려웠는데 이제는 상당히 쉽게 원하는 대로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어.]

동칠낭; [여의라니 대체 무슨 말인지 원...] 갸웃하고. 바로 그때

[!] 멈칫! 젓가락질하던 이군악의 손이 멈추고. 동시에

[나다! 들어간다!] 덜컹! 누군가 말하며 문을 거칠게 연다.

동칠낭; (대... 대모!) + (안돼!)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의자가 쓰러지려 하고

이군악; (당령!) 역시 눈 부릅뜨고

동칠낭; (대모가 저 아이를 보게 하면 안돼!) + [대... 대모님!] 콰당탕! 의자를 쓰러트리며 돌아서서 양팔을 벌려 이군악을 가리고. 하지만

당령; [늦었다 요년아!] 스윽! 이미 방안으로 들어서고 있는 당령. 살벌한 표정이고

당령; [칠낭! 네년이 감히 내 뒤통수를 쳐?] 살벌한 표정으로 다가오고

동칠낭; [대... 대모님! 용서해주세요.] 사색이 되어 달달 떨면서도 양팔 벌려서 이군악을 가리고

당령; [용서같은 소리한다!] 콱! 이를 바득 갈며 동칠낭의 어깨를 움켜잡고. + 동칠낭; [악!] 어깨가 잡히며 고통에 찬 비명 지르고

당령; [감히 딴 마음을 먹은 대가를 치룰 각오를 해두는 게...] + [!] 동칠낭을 옆으로 밀치며 말하다가 눈 부릅.

이장진(이군악); [당신 뭐야?] 눈 부라리며 앉아있는 이장진. 물론 이군악이 변한 모습인데 오른 손에는 젓가락을 들었지만 귀마신갑은 안보인다. 이하 이장진(이군악)으로 표기

[!] 동칠낭도 돌아보다가 눈 부릅뜨고

이장진(이군악); [누군데 우리 착한 누님 윽박지르고 지랄이야?] 눈 부라리고

동칠낭; (맙소사! 얼굴이 바뀌었어!) 손으로 입을 가리고

당령; [너 이군악이 아니구나.] 당혹. 찡그리고

이장진(이군악); [이 아줌마, 아니 이 암중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시방?] 눈 부라리고

이장진(이군악); [당신 나 알아?] [왜 초면부터 반말 찍찍 하는 건데?] 탕! 들고 있던 젓가락을 세차게 탁자에 놓으며 화를 내는 척 하고.

당령; [이 새끼가....] 어이없고

퍼뜩! 정신 차리는 동칠낭

동칠낭; [동... 동생! 무례하면 안돼! 이분은 내가 모시는 상전이셔.] 급히 이장진(이군악) 쪽으로 이동하며 말리는 시늉하고

이장진(이군악); [어! 그랬어?] 놀라는 척.

이장진(이군악); [이거 이거 몰라 뵙고 결례를 했소이다. 본의가 아니었으니 아무쪼록 너그러이 용서해주십쇼.] 포권하며 굽신굽신

당령; [그러니까 저 놈이 지난밤에 널 반쯤 죽인 그 장본인...?] 이장진(이군악)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동칠낭에게 묻고

동칠낭; [예...] 수줍은 표정으로

당령; [직접 보니 그럴만도 하네. 몸이 아주 좋아.] 고개 들고 눈을 야릇하게 내리 깔면서 이군악의 아래 위를 살피고

이장진(이군악); [제가 몸이 좋다는 말은 좀 듣는 편입죠.] 비굴하게 굽신굽신

당령; [하여간 사람 팔자 모른다더니... 잘도 저런 물건이 동칠낭 네게 걸려들었구나.] 좀 부러운 표정이고

이장진(이군악); [아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동누님이 어때서요?] 눈 부라리고

당령; [어쭈!] 웃고

당령; [만리장성 쌓은 사이라고 역성 들어주는 거야?] 피식

이장진(이군악); [역성 드는 거 맞소이다.] 불만스럽게 그러자

동칠낭; [동... 동생! 무례하면 안돼.] 진짜 사색이 되어 말리지만

이장진(이군악); [나도 눈이 있고 취향이라는 게 있는 놈입니다.] [제게는 동누님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자라구요.] 와락! 말하며 동칠낭의 허리를 끌어안고. + 동칠낭; [어머!] 이군악의 굳센 팔에 와락 안기며 자지러지고

당령; [그래 그래 어련하겠냐?] 피식 웃고

당령; [오해해서 미안하다. 그만 가볼 테니 계속 깨 볶아라.] 손들어 보이며 방문을 나가고

동칠낭; [대모님...] 따라 나가려고 하지만

당령; [됐어! 오늘 일 대충 끝났으니까 재미 보도록 해.] 탁! 문을 받고

방안에는 동칠낭과 이장진(이군악)만 남고

당령; (신경이 곤두서서 엄한 동칠낭만 잡을뻔 했구만.) 동칠낭의 집을 등지고 걸어가며 샐쭉거리고

당령; (부러운 계집! 잘도 저런 기막힌 물건을 건지고 말이야.) 흥흥 거리고

당령; (저놈에 비견될만한 건 이군악, 그놈 밖에 없어.) 이군악을 떠올리고

당령; (아랫것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내가 직접 나서서 그놈을 찾아봐야겠다.) 휘익! 날아오르고.

 

다시 건물 내부. 초긴장한 상태로 문에 귀를 대고 있는 동칠낭. 그때

이장진(이군악); [긴장 풀어! 멀리 갔으니까.] 슥! 뒤에서 동칠낭의 허리를 끌어안고.

동칠낭; [대모가 분명 가버린 거지?] 돌아보는 동칠낭

이장진(이군악); [다시 쳐들어오진 않을 것같으니까 안심해.] 스스스! 이장진(이군악)의 얼굴이 변하더니

쿵! 다시 이군악으로 변한다

동칠낭; [어떻게 한 거야? 이렇게 빨리 얼굴을 바꿀 수 있는 역용술이 있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이군악의 얼굴 만지며 놀라고

동칠낭; [이 장갑의 조화중 한가지야.] 왼팔로 동칠낭의 허리를 안고 오른손을 들어 보이고. 오른손에는 다시 장갑이 끼워져 있고

동칠낭; [원하는 곳으로 가게 해주고 원하는 얼굴로 바꿔 주기도 하는데...] [다만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장소로만 갈 수 있고 본 적이 있는 얼굴로만 바뀔 수 있어.] 이장진을 떠올리고

동칠낭;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만... 어쨌든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구나.] 안도하며 이군악의 품에서 떨어지고

동칠낭; [위기도 넘겼으니 하던 식사마저 하거라.] 쓰러진 의자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몸을 숙이는데

이군악; [음식은 됐어.] 슥! 말하며 뒤에서 동칠낭을 끌어안고. 의자를 일으키다가 돌아보는 동칠낭

이군악; [난 다른 걸 먹고 싶어.] 슥! 말하며 아랫도리를 동칠낭의 엉덩이에 밀착시킨다

동칠낭; [하여간 너란 아이는...] 눈 흘기면서도 이군악의 품에서 빠져나가려 몸을 돌리고

동칠낭; [조금만 기다려라.] 탁자로 돌아서고

동칠낭; [우선 식탁부터 정리하고...]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동칠낭. 그년을 거칠게 돌려세우며 키스하는 이군악.

놀라 눈 치뜨는 동칠낭. 하지만

눈 지긋이 감고. 동칠낭의 허리 강하게 끌어안고 키스하는 이군악.

동칠낭;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 눈이 풀리며 감기고

<내 몸은 이미 이 아이를 절대 거부할 수 없게 된 거야.> 마주 끌어안고 키스하는 이군악과 동칠낭의 모급 배경으로 동칠낭의 생각

 

#88>

<-북경> 역시 밤.

<-구문제독부> 구문제독부의 건물마다 불이 켜지고 있고

온유향의 거처. 이제 드나드는 하녀들도 없고. 불은 커져 있다.

침실. 흐릿한 불이 밝혀진 침실. 온유향이 잠들어 있다. 침대 옆에 설지가 앉아서 내려다 보고 있다.

온유향의 초췌한 얼굴. 눈가에는 눈물 자욱

설지; (아버지가 가짜라니... 어머니가 착각을 하신 건 아닐까?) 찡그리고

설지;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고개 젓고

설지; (자식인 나는 몰라도 이십년 넘게 한 이불을 덮고 살아오신 어머니가 아버지의 진가(眞假)를 착각하실 까닭이 없다.)

설지; (그렇다는 건 지금 아버지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자가 진짜 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인데...)

설지; (대체 어떤 자가...) + [!] 생각하다가 깨닫고

이하 회상

 

기억1은 #57>의 장면

사흘 전 대청에서 침독이 나가는 것을 유심히 보던 삼비검조. 설지 자신도 의아해하며 함께 침독을 보고

기억1는 #58>의 장면

삼비검조; [사부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심의검결(心意劍訣)의 수련에 매진하도록 해라.] [그리고 특별히....] 독고무적과 함께 대청을 나서며 설지에게 말하다가 멈춘다.

삼비검조; [아니다!] 돌아서고

삼비검조; [늦어도 한달 안에 이번 일의 성패(成敗)가 알게 될 테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진 말거라.] 팟! 말하며 날아오르고

기억3은 #62>의 장면

온유향; [침주부는 삼년전 과거를 보러 상경했다가 인사차 들렸었는데...] [그때 어미와 오래전부터 교류가 있었던 다른 친척의 소개장을 지참했더구나.]

온유향; [침주부를 우리 집안의 주부로 쓰기 전에 네 아버지가 신원을 엄격하게 조사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설지의 표정 살피며 말하고

온유향; [혹시 마음에 걸리는 게 있으면 네 아버지에게 말씀드리도록 해라.] [그럼 적절하게 처리를 하실 테니....]

회상 끝

 

설지; (침독!) 눈 치뜨고

설지; (설마 네놈이 아버지를 시해하고 아버지로 위장한 것이냐?) 이를 부득 갈고. 그때

핏! 갑자기 창문을 뚫고 무언가 날아든다. 반쯤 녹아버린 반지에 천조각이 묶인 것

[!] 팟! 흠칫!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반지를 낚아채고. 이어

[...] 밖을 향해 귀를 기울이는 설지

휘익! 무언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설지; (쫓아가기는 늦었다.) 손으로 잡은 반지로 시선을 돌리고

설지; (게다가 날 해치려고 던진 물건 것같지도 않고...)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설지

설지의 펼친 손바닥에 들어있는 반쯤 녹은 편지와 그 편지에 묶여있는 천조각

설지; (이.... 이 반지는 분명...) 흥분하며 반지의 안쪽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반지의 안쪽에는 <九> <二七> <祝壽>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설지; (틀림없다! 아버지의 사십오세 생신 때 내가 선물해드렸던 그 반지다.) (반지 안쪽의 글자를 내가 직접 새겨 넣었던 것이라 착각할 리가 없다.)

설지; (아버지가 단 한시도 손가락에서 빼지 않으셨던 이 반지가 고열에 녹아내렸다는 건...) 떨면서 반지에 묶여있는 천을 푼다.

설지; (아버지의 신상에 변고가 생겼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왼손으로는 반지를 쥔 채 오른손으로 얇은 천을 펼친다. 천에는 작게 글씨가 몇 자 적혀있다.

 

<주군께서는 이미 고인이 되셨으며 흉수는 그 무공을 상상할 수조차 없는 초고수입니다. 아가씨 혼자서는 절대 처단할 수 없는 자이니 아무쪼록 모험은 하지 마시고 삼비검조님께 도움을 청하시기 바랍니다.> 천에 그같은 글이 적혀있고.

 

설지; (부중의 누군가도 아버지가 시해 당하셨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천의 글을 읽으며

설지; (그리고 이 글을 전한 그 사람의 판단대로 사부님께 도움을 청하는 게 현명하다. 하지만...) 꽉! 천을 움켜잡고. 그러자

화악! 천은 그대로 불이 붙어 타버리고

설지; (아버지를 시해하고 어머니를 욕보인 원수와는 단 한시도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수 없다.) 이를 바득 갈며 일어난다. 손을 펼쳐서 천이 재가 되어 흩어지게 하면서

설지; (어머니...) 잠이 든 온유향을 내려다 보고

설지; (소녀, 어머니보다 먼저 세상을 하직하는 불효를 저지르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절 하려고 몸을 숙이고

설지; (혹시 그런 일이 벌어지더라도 부디 만수무강하시기를...) 남자처럼 절한다. 이어

설지; (침독...) 눈 살벌하게 번뜩이며 일어나고

설지; (과연 네놈이 아버지를 시해한 범인인 것이냐?) 이를 갈며 문쪽으로 간다

 

#89>

여전히 밤. 구문제독부. 밤이 깊어 인적이 드물어 졌고 불이 꺼진 건물들도 많고

주방. 불이 켜져 있고

하녀와 요리사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설지가 쟁반 위에 놓인 찻잔에 차를 따르고 있다.

설지; [아버지에게 차를 가져다드리고 오겠어요.] 차 주전자를 옆에 내려놓고

설지; [설거지는 내가 돌아오면 하도록 해요.] 쟁반을 두손으로 들고. + [예 아가씨!] [저희들 생각은 마시고 천천히 다녀오십시오.] 굽신거리며 대답하는 하녀와 요리사들

설지; (일단 할 수 있는 안배는 다 했다.) 두손으로 쟁반을 들고 주방을 나서고.

설지; (내가 아버지의 집무실로 간 사실을 여러 사람이 알게 했으니 만일 내가 그곳에서 변을 당하면 가짜가 의심을 받게 되겠지.) 눈 번득이며 주방을 등지고 걸어간다. 그리고

근처 건물 뒤에 숨듯이 서서 그런 설지의 뒷모습을 보는 나이 든 군사

군사; (아가씨는 설마...) 찡그리고

<내 경고를 무시하고 직접 흉수를 처단하실 생각이신가?> 멀어지는 설지의 뒷모습 보며 생각하고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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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북경> 저녁 무렵

<-구문제독부> 구문제독부의 모습

탁탁! 달려가는 하녀. 나이는 15-6세쯤. 평범한 얼굴에 착한 인상. 이름은 내내. 일회성 조연

숨이 턱에 차서 달려가는 내내. 사람들 놀라면서 피해주고

모퉁이를 도는 내내.

앞쪽에 한적한 곳에 자리한 건물. 건물 전체가 바위와 강철로 지어져 육중하다. 창문도 없고 환기구만 지붕 아래 작게 뚫려있다. 문도 철문이고 두명의 중년 무사가 지키고 있다. 철문 위에는 <鍊功關>이란 글이 적힌 철제 현판이 붙어있다.

흠칫! 하는 무사들

[저년은 주모님의 몸종인 내내(柰乃) 아닌가?] [저것이 무슨 일로 이 후미진 연공관(鍊功關)에까지 달려온 건가?] 내내가 달려오는 걸 보며 무사들 의아해하고. 그때

내내; [아가씨... 아가씨는 아직 안에 계신가요?] 멈춰서며 할딱이고

무사1; [안에 계신다만... 무슨 일이냐?]

내내; [빨리.... 빨리 아가씨를 뵙게 해주세요. 어서요.] 헉헉 다가오고

무사1; [연공관은 일단 들어가면 밖에서는 문을 열지 못한다.] + 무사2; [천재지변이 아니면 수련을 방해하지 말라는 분부도 계셨고...] 고개 젓는 무사들

내내; [알... 알아요. 하지만 빨리 아가씨를 밖으로 나오시게 해야만 해요.]

[대체 무슨 일인데 그러느냐?] [이것아! 진정하고 사정을 말해봐.] 무사들 내내를 달래고

내내; [마님... 마님이 위독하세요!] 울먹이고

[주모님이?] [위독?] 눈 부릅 놀라는 무사들

 

#82>

건물 내부. 아무것도 없는 삭막한 밀실. 설지가 밀실 가운데에 놓인 돌 탁자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다. 눈을 감고 있는데 두손은 턱 앞쪽에 모아 결을 짓고 있다. 그런 설지의 앞쪽 허공에 계란만한 크기의 유리구슬이 하나 떠있다. 돌 탁자 주변에는 깨진 유리구슬들이 널려있다. 돌 탁자 옆에는 유리구슬이 몇 개 들어있는 큼직한 상자가 하나 놓여있다.

<심의검결(心意劍訣)은 무림에 전설로 여겨지는 심검(心劍)의 수련법이다.> 삼비검조의 말을 떠올리는 설지. 이하 회상

 

삼비검조; [검법의 경지는 세 단계로 이루어지는 바. 그 첫 단계는 몸으로 검을 쓰는 신검(身劍)이다.] 산봉우리 절벽 위에서 검무를 추듯 천천히 검을 들고 움직이는 삼비검조.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보고 있는 설지.

삼비검조;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검(運劍)의 방법, 즉 초식(招式)이다.] 태극권에서 검법을 수련하는 모습으로 검을 움직이는 삼비검조

삼비검조; [신검도 잘 쓰면 고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초식의 수련을 결코 소홀히 하면 아니 된다.] 검법을 펼치면서

설지; [명심하겠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삼비검조; [신검합일(身劍合一), 즉 몸과 검이 하나가 되는 것이 이 신검 단계의 절정이며....] 위 장면의 연속

삼비검조; [검법의 두번째 경지는 내공으로 검을 쓰는 기검(氣劍)이다.] 지잉! 천천히 휘두르는 검이 빛을 발하며 진동하고

삼비검조; [검기(劍氣)나 검강(劍罡)을 일으켜 무엇이든 베어버릴 수도 있으며...] 쩍! 빛이 나는 검을 휘두르자 주변에 있던 커다란 바위가 두부처럼 갈라지고

팟! 돌아서며 절벽 밖으로 검을 던지는 삼비검조.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검. 베어진 바위는 바닥에 떨어지고

삼비검조; [내공으로 손을 떠난 검을 조종할 수도 있으니 이를 이기어검(以氣御劍), 또는 어검술(御劍術)이라 부른다.] 빛이 나는 손을 허공에 대고 젓고. 그러자

슈욱! 미사일처럼 멀리 날아가던 검이 허공에서 꿈틀대며 움직이고

삼비검조; [하지만 어검술도 검법의 마지막 단계인 심검(心劍)에 비하면 아이들 장난일 뿐이다.] 몸을 틀며 손을 젓고. 그러자

슈욱! 걸컥! 꿈틀대며 날아와 삼비검조의 칼집에 알아서 들어가는 검

삼비검조; [심검은 이름 그대로 마음으로 검을 다룰 수 있는 경지다.] [이 단계에 이르면 마음에 이는 살기로 검을 조종하여 천리 밖의 적도 죽일 수 있다.] 합장을 하는 자세로 눈을 감고. 그러자

드드드! 칼집 속의 검이 진동하고

설지; (내공을 운영하지 않으시는 데도 검이 움직이려 하고 있어!) 침 꼴깍

삼비검조;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낸다는 불가의 진언(眞言)이 심검의 요체다.] 지징! 천천히 칼집에서 빠져나오는 검

설지; [정말... 정말 마음으로 검을 부리는 게 가능하군요.] 흥분

삼비검조; [내공이 존재하는데 심력(心力)인들 없겠느냐?]

삼비검조; [마음이 모든 일의 근원임을 확고하게 믿는 것! 그것이 바로 심의검결의 요체이니라.] 슈웅! 완전히 칼집에서 빠져나와 허공으로 떠오르는 삼비검조의 검

회상 끝

 

<사부도 아직은 심검을 실전에 쓸 수 있는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검이 움직이는 내내 오직 한 마음으로 검에 집중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때문이다.> 삼비검조가 몸 주위로 떠다니는 검을 보며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는 설지. 눈을 감은 설지의 앞에서는 유리구슬이 둥둥 떠다니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게 심의검결을 가르쳐주는 이유는 다시 기회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비검조의 말을 떠올리며 유리구슬을 조종하는 데 집중하는 설지

설지; (사부님은 사존 패극천과의 대결에서 필승(必勝) 하실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셨다.)

설지; (그래서 미리 당신의 마지막 절기를 가르쳐주시고 떠난 것인데....)

설지; (사부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심검의 경지에 하루라도 빨리 이르러야만 한다.) 슈우! 유리구슬이 설지의 몸을 중심으로 위성처럼 돌아다닌다. 바로 그때

딸랑딸랑! 철문 위쪽에 달려있던 종이 요란하게 울린다. 철문에 뚫린 작은 구멍을 통해서 밖으로부터 끈이 달려있는 종이다. 철문에는 안에서 걸어 잠그는 장치가 달려있고

[!] 움찔! 하는 설지. 그러자

멈칫! 허공을 떠돌던 유리구슬도 움직이는 게 멈춰지고

설지; (안돼!) 다시 집중하려는 설지. 하지만

파삭!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다른 구슬들처럼 박살이 나는 유리구슬

설지; (이런....) 한숨 쉬며 눈을 뜨고

딸랑! 딸랑! 그 사이에도 울리고 있는 종

설지; (비상용으로 달아놓은 종이 울리고 있다.) 철문쪽을 보며 돌 탁자에서 내려오고

설지; (내 수련을 방해한 걸 보면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겠구나.) 철문쪽으로 간다

철컹! 잠금장치를 여는 설지. 이어

설지; [무슨 일인가요?] 그그긍! 철문을 열면서 묻는다

무사1; [죄송합니다 아가씨.] +무사2; [내내가 안달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수련을 방해하게 되었습니다.] 무사들이 포권하고. 그런 뒤에 내내가 울먹이며 서있다.

내내; [아... 아가씨...] 비켜주는 무사들 사이로 나오고

설지; [내내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내내; [빨리... 빨리 가보셔야만 해요. 주모님이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셨어요.] 설지의 소매를 잡아끌고

설지; [어머니가?] 눈 치뜨고

 

#83>

구문제독부의 다른 곳. 바로 설지의 엄마 온유향의 거처. 하녀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놀라고 당황한 표정

그곳으로 달리듯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는 설지. 내내가 필사적으로 뛰어서 따라오고

급히 인사하며 길 터주는 하녀들

뛰듯이 건물 입구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는 설지

설지; [어머니...] 벌컥! 문을 열고 건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근처 건물 뒤에 숨어서 보고 있는 인물. 바로 독고무적의 집무실을 밤에 수색했던 나이 든 군사다.

군사; [...] 무언가 생각하고

 

#84>

넓은 방안. 온유향이 가짜 독고무적에게 유린당했던 그 침실. 침대에 힘없이 누운 온유향. 눈을 감고 있는데 초췌하다. 나이 든 노파와 젊은 하녀들이 온유향의 시중을 들고 있다가

[어머니!] 하는 외침 소리에 돌아보는 노파와 하녀들.

방안으로 뛰 듯이 들어오는 설지. 내내는 열린 문 밖에 서있고

[아가씨...] [어서 오세요 아가씨...] 인사하며 침대 옆으로 물러서는 노파와 하녀들. 침대 옆에는 등받이가 없는 둥근 도자기 의자가 하나 놓여있고

설지; [유모! 어머니가 왜 이러시나요?] 침대로 다가오며 노파에게 묻고.

설지; [내가 연공관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건강하셨잖아요.] 둥근 의자에 앉으면서 노파에게 질책하듯 묻고.

노파; [그.... 그것이...] 난감

노파; [어제 아침부터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지셔서 기력을 잃으셨었는데...] 설지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두 손 마주 잡고 부비면서

노파; [급기야 정신을 놓기까지 하셨습니다요.]

설지; [기력을 잃으신 원인이 뭐예요?]

설지; [뭘 잘못 드셨거나 근심거리라도 있으셨나요?] 의자에 앉아서 노파에게 묻고

노파; [딱히 탈이 나실만한 일은 없었습니다요.] [그저께 저녁까지만 해도 오랜만에 아가씨를 뵈어서 기분이 좋으셨고...] 땀을 닦으며 난감

설지; [그럼 대체 원인이...] 말하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설지

온유향이 조금 몸을 뒤척이고 있다

설지; [어머니!] 다가앉고

설지; [저 설지예요. 정신이 드셔요?] 이불 밖으로 나와 있는 온유향의 손을 두손으로 잡으며 말하고

온유향; [설지야...] 눈을 뜨며 억지로 말하고

설지; [기분은 어떠세요? 왜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지신 건가요?] 두손으로 온유향의 한손을 꼭 쥐며 다가앉아 묻고

온유향; [설지야! 에미는...] 눈물이 그렁해지며 울려 하고

설지; [무슨 일인데 그러세요? 누가 어머니 속을 썩이기라도 했는가요?] 눈 치뜨며 묻고.

온유향; [에미는 사실...] + [!]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고

그런 온유향의 뇌리에 떠오르는 협박

 

독고무적(침독); [그년 참... 모른 척 했으면 좋았을 것을...] 콱! 온유향을 올라탄 채 범하면서 온유향의 목을 강하게 움켜잡는다. + 온유향; [끅!] 숨이 콱 막혀서 눈 치뜨는 온유향

독고무적(침독);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기억해둬라.] 우둑! 온유향의 목을 움켜쥔 채 몸을 움직이면서 말하고

독고무적(침독); [네년이 아랫도리로 알아차린 것처럼 나는 네년 남편이 아니다.] [그 사실을 다른 인간들에게 까발려도 좋다.] 턱턱! 치받고

독고무적(침독); [대신 그럴 경우 네년의 피붙이들은 씨가 마를 것이다.] [뿐만 아니라...] 헐떡이며 몸을 움직이고

독고무적(침독); [네년의 하나뿐인 딸년도 이렇게 해버릴 것이다.] 턱턱턱! 더 강하게 온유향의 몸을 치받으며 강간하고

온유향; [끄윽...] 몸이 세차게 아래 위로 흔들리며 절망하고. 설지를 떠올리면서

독고무적(침독); [결정은 네년 스스로 해라. 딸년과 동서가 되고 싶다면 주둥이를 마음껏 놀려다 된다.] 잔인하게 웃으며 강간하고

 

온유향; (안돼!) 이를 악물고

온유향; (지금도 어디선가 그자가 귀를 열어놓고 감시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주르르! 비참한 표정이 되어 눈물을 흘리고

설지; (어머니가 왜 이러시지?) 그 모습에 당혹

온유향;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는 설지도 해를 입을지도 모른다.) + [설지야...]

설지; [예 어머니...]

온유향; [그냥... 그냥 몸이 안 좋아진 것뿐이니.... 넌 다시 연공관에 들어가서 수련을 하도록 해라.] 슥! 말하면서 자신의 손을 잡은 설지의 손바닥에 손가락을 대고.

설지; [제 걱정은 마시고 어머니의 건강부터...] + [!] 말하다가 눈 부릅

슥! 설지의 손바닥에 댄 손가락을 움직이는 온유향

설지; [어머니...] 놀라며 온유향을 보지만

고개 저어 아무 말 하지 말라는 시늉하는 온유향

설지; (누군가를 두려워하신다. 그래서...) 눈 치뜨고

<말씀을 하시는 대신 손가락으로 내 손바닥에 글을 쓰고 계시는 중이다.> 설지의 손바닥에서 움직이는 온유향의 손가락.

설지; (그리고 그 내용은...) 눈 치뜬 채 집중하여 온유향이 자기 손바닥에 쓰는 글을 해독하려 하고

<부(父)...> 슥! 설지의 손바닥을 긁는 온유향의 손가락 배경으로 설지의 생각

<가(假)...> 위 장면의 연못

설지; (부... 가?) 당혹하며 찡그리고. 그러다가

설지; (설... 설마!) 눈 치뜨고

설지; (아... 아버지가 가짜라는 뜻인가요?) 온유향을 보고. 그러자

미미하게 고개 끄덕이는 눈물 젖은 온유향의 얼굴

<맙소사!> 경악하는 설지의 얼굴 크로즈 업

 

#85>

역시 구문제독부.

독고무적의 집무실

혼자 의자에 앉아있는 독고무적(침독). 느긋한 표정으로 앉아있고

<제 걱정은 마시고 어머니의 건강부터...> <어머니!> 설지가 한 말들이 독고무적(침독)의 귀에 들리고

독고무적(침독); [이년들이...] 피식 웃고

독고무적(침독); [뭔가 잔꾀를 부리고 있군 그래.]

독고무적(침독); [그럼 혼이 좀 나야겠지?] [허튼 수작을 한 대가로?] 음산하게 웃는 독고무적(침독)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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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건물 내부. 아기자기한 여자의 침실. 그곳으로 들어오며 문을 닫는 동칠낭

동칠낭; [하여간 어린 년들은 눈치가 없어.] 궁시렁 대며 침대로 가고

동칠낭; [이군악이란 놈 때문에 박살난 도화루 건으로 파김치가 된 걸 굳이 말해야 눈치를 채기나 하고 말이야.] 겉옷을 벗으며 침대로 가고

동칠낭; [우선 목욕을 해서 먼지를 씻어낸 후 한잠 자야겠다.] 겉옷을 완전히 벗으며 침대 앞에 멈춰서고. 이제 속옷 차림이 된다

동칠낭; [급한 일이 생기면 깨우러 오겠지.] 벗은 겉옷을 옆으로 던지고. 헌데 그 직후

스윽! 동칠낭 뒤로 누군가의 모습이 나타나며 양손으로 동칠낭을 끌어안으려고 한다. [!] 그걸 느끼고 눈 부릅뜨는 동칠낭.

동칠낭; (방안에 누가 있어!) 홱! 기겁하며 돌아보려 하지만

콱콱! 동칠낭의 등쪽 혈도를 재빨리 찍는 두 개의 손

동칠낭; [끄윽!] 스윽! 눈이 돌아가며 앞으로 쓰러지고. 돌아보려던 자세라서 고개가 반쯤 돌아간 채

동칠낭; (혈... 혈도가 제압당했어!) 털썩! 앞쪽의 침대에 엎어지는 동칠낭. 상체만 침대에 걸치는 자세로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그때

[날 원망하진 마셔.] 뒤쪽의 누군가가 옷을 벗으며 말하고. 이군악이지만 실루엣으로 보여주고. 벌겋게 충혈된 눈만 번득이는 모습으로 묘사

이군악; [몽혼정이라는 걸 써서 날 이 지경이 되게 만든 건 당신의 상전이니...] 뒤에서 동칠낭을 덮치는 이군악. 물론 실루엣이고

동칠낭; (맙소사! 이... 이자는 바로...) 고개를 옆으로 돌린 자세로 침대에 엎드린 동칠낭

<이군악!> 동칠낭의 뒤에 올라탄 채 한손으로는 동칠낭의 어깨를 누르고 다른 손으로는 동칠낭의 속옷 치마를 허리 위로 걷어 올리는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동칠낭의 경악. 이군악은 상의는 걸쳤고 아랫도리만 벗었다. 얼굴이 달아올라있고 눈은 충혈되었다

이군악; [급한 불을 꺼야만 하는 형편이라 당신에게 이럴 수밖에 없어.] [더 참았다가는 이성을 잃고 양가집 여자들을 건드리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 확! 동칠낭의 속옷 치마를 완전히 허리 위로 걷어올리면서. 탱탱하고 푸짐한 동칠낭의 엉덩이가 드러나고

이군악; [당신은 기녀이니 내 볼일 본 후 화대만 서운치 않게 주면 되겠지?] 슥! 한손으로 동칠낭의 어깨를 누르고 몸을 밀착시킨다. 한손으로 가시기를 쥐어 동칠낭의 엉덩이 사이에 끼우려는 자세로

동칠낭; (안... 안돼!) 다급한 표정. 하지만 그 직후

스윽! 이군악의 하체가 동칠낭의 둔부에 완전히 밀착하고

이군악; [허억!] 고개 젖히며 혼망가고

[!] 눈 치뜨는 동칠낭

동칠낭; (당... 당했어!) 이를 악물며 눈물 흘리고

<어떻게... 어떻게 이런 어이없는 일이...> 그런 동칠낭을 뒤에서 짐승처럼 범하는 이군악을 배경으로 동칠낭의 생각

 

#77>

깊은 밤. 쾌활림. 불야성

외따로 떨어진 큰 건물. 바로 동칠낭이 미호가 보낸 비둘기를 맞았던 그 건물. 살벌한 인상의 무장한 여자들이 지키고 있고.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다.

휘익! 날아 내리는 당령. 가발을 쓰지 않은 상태고

[대모님!] [어서 오십시오 대모님!] 급히 인사하는 여자 무사들

당령; [동칠낭은?] 건물로 들어가며 묻고

[총관님은 도화루에서 벌어진 일을 수습하시느라 지치셨는지 거처에서 쉬고 계시옵니다.] 여자 무사 한명이 따라 들어가며 대답하고

당령; [지치긴 무슨...] [가서 당장 불러와.] 거칠게 문을 열고 들어가고

[존명!] 고개 숙이는 여자 무사

서둘러 돌아서서 달려간다. 그 사이에 당령은 건물로 들어가고

 

#78>

건물 내부는 넓고 화려한 집무실. 젊은 기녀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급히 인사한다. 그중 한명은 동칠낭에게 서류철을 내밀었던 여자고

당령; [이가놈과 관련된 일만 보고해!] 털썩! 커다란 의자에 주저앉고

기녀; [우리 만화총련의 모든 이목을 동원했사오나... 아직은...] 눈치 보며 말하는 기녀. 동칠낭에게 서류철을 내밀었던 그년이다.

당령; [이해가 안되네. 그 새끼가 하늘로 솟았을 리는 없는데...] 오만상 쓰며 다리를 꼬고. 치마가 갈라진 사이로 미끈한 다리가 드러나고

당령; [이군악! 이군악!] 다리를 꼬고 앉아서 손가락으로 의자 팔 걸이를 톡톡 치며 중얼거리고

당령; [분명 전에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다. 대체 어디서 들어봤을까?] 생각하고

당령; [사부가 우리 다섯을 잡아 죽일 사냥개로 키울 정도라면 근본이 없는 집안의 자식은 아닐 텐데...] 오만상 쓰고.

당령; [보자! 무림에 이씨 성을 지닌 자들 중에 이름을 날린 자가 누가 있었더라?] 머리 굴리고. 그러다가

[!] 눈 부릅 뜨는 당령. 그런 당령의 뇌리에 떠오르는 기억. #3>에서 신풍보가 불타던 장면이다. 파노라마 식으로 보여주고

이하 회상처리

 

불타는 신풍보의 모습

고문당하는 신풍보주 이세창

이세창; [끄아아악!]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딱정벌레들이 파고 들어가는 곳에서 피도 분수처럼 치솟고

[...!] 찡그리며 보는 호랑이.

이세창; (미안하오 부인! 미안하구나 군악(君岳)아!) 끄으으! 고통에 이를 악물면서 한쪽을 보고

<지켜주지 못해서...> 이세창의 비참한 생각 나레이션 배경으로 한쪽에서는 여우가 뒷짐을 짚고 서서 복면 쓴 사내들이 둥글게 둘러앉아 무언가 하는 걸 들여다보고 있다. 여우 옆에는 건장한 복면인이 2살쯤의 어린 사내아이의 뒷덜미를 물건처럼 들고 서있다.

사내 아이 크로즈 업. 어린 시절의 이군악이다.

둥글게 모여 앉은 사내들은 여자 한명을 벗겨놓고 강간하는 중이다. 강간당하는 여자는 이십대 중반쯤의 절세미녀인데. 복면인 두 놈이 그 여자의 머리맡에서 쳐들려진 여자의 두팔을 누르고 있고. 한 놈이 여자의 두 다리를 끼고 아랫도리를 흔들고 있다. 다른 놈들은 주변에서 침 삼키며 보고 있다. 여자의 젖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는 놈도 있고. 여자는 입에 천조각이 밀어 넣어져 있어 비명도 못 지르며 강간을 당하는 중이다. 눈에서는 눈물. 두 다리를 옆구리에 낀 사내가 아랫도리를 흔들어댈 때마다 출렁이는 여자의 몸뚱이. 이 여자는 이군악의 엄마다.

강간당하다가 혀를 물고 죽는 이군악의 엄마

불에 던져지는 이군악의 엄마의 시체

갑자기 들리는 목탁 소리에 기겁하는 다섯 년놈

어린 이군악을 불속에 던지는 사내2. 다섯 짐승은 멀리 달아나고 있고

불속에 떨어지던 이군악을 움켜쥐는 거대한 손.

이군악을 손에 들고 허공에 떠서 주변을 노려보는 혈나한의 모습.

멀리 달아나며 그걸 보던 십오년전의 당령의 모습

회상 끝

 

당령; [이군악!] 쾅! 주먹으로 의자 팔걸이를 내려치고. 극도로 흥분. 깜짝 놀라는 기녀들

당령; [이제야 떠올랐다.] [이군악, 그놈은 바로 잠풍신주 때문에 우리들 다섯에게 멸문지화를 당한 신풍보 보주 이세창의 아들 놈이었다.] 극도로 흥분. 부들 부들 떠는 당령의 모습 크로즈 업

 

#79>

다시 동칠낭의 거처.

어둑한 방안. 침대에 두명이 널부러져 있다. 물론 동칠낭과 이군악. 나란히 누워있는데 둘 다 옷은 대충 입은 상태다. 이군악은 겉옷까지 입고 있고 동칠낭은 속옷 차림이다. 비록 흐트러지긴 했지만 어쨌든 둘 다 옷을 입고 있는 모습. 이군악은 만족한 표정으로 코까지 골며 자고 있고 그 옆에 동칠낭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눈을 뜬 채 천장을 보고 있다. 속옷이 흩어져 육감적인 몸매가 드러나 보인다.

**동칠낭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묘사하실 것. 본의 아니게 출연 분량이 늘었으므로. <마릴린 몬로> 분위기에 좀 더 육감적인 것으로 묘사. 화류계의 마담 분위기이지만 나이도 서른살쯤의 한창 나이로 보이게**

[음냐 음냐.] 만족한 표정으로 입맛까지 다시며 자고 있는 이군악.

동칠낭; (이런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 그런 이군악과 나란히 누워서 기가 막힌 표정

동칠낭; (대모님에게 쫓기고 있는 놈이 오히려 대모님의 거처인 쾌할림으로 쳐들어와서 나를 욕보이다니...) 이군악을 돌아보고. 이군악은 만족한 표정으로 잠이 들어있다

동칠낭; (날 상대로 거푸 몇 번이나 욕정을 해소하고는 태평하게 잠이 들었다.) (간덩이가 어떻게 된 놈이기에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잠이 든 이군악을 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이 되고

동칠낭; (용서할 수가 없다.) 스윽! 이를 바득 갈며 일어나고. 잠옷 속에서 젖가슴이 출렁

동칠낭; (나 동칠낭(東七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숱한 사내를 겪어봤지만 강제로 당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 나를 강제로 겁탈해서 욕구를 채워?) 쩡! 웅크린 형태로 쳐드는 동칠낭의 오른손이 강철처럼 강하고 날카롭게 변한다.

동칠낭; (갈갈이 찢어서 죽여 버리겠다.) 이를 갈며 강철처럼 변한 오른손으로 이군악을 내리찍으려 하고. 헌데 바로 그때

<총관님! 소녀 취옥(翠玉)이옵니다.> 멈칫! 침실 밖에서 들리는 음성에 눈 부릅뜨면서 이군악을 내려치려던 오른손을 멈추는 동칠낭.

동칠낭; [무... 무슨 일이냐?] 오른손을 쳐든 채 당황하여 문쪽을 돌아보며 묻고

기녀; [대모님이 귀환하셔서 총관님을 찾고 계시옵니다.] 문 밖에 서서 공손히 말하는 기녀. 서류철을 들고 따라왔던 그 기녀

동칠낭; [알... 알았다! 너 먼저 가서 대모님께 내가 곧 간다고 말씀드려라.] 오른손을 쳐든 채 얼버무리고

기녀; [예...] 고개 숙이며 대답하고. 이어

기녀; (내가 잘못 들었나?) 갸웃하며 돌아서서

기녀; (사내의 코고는 소리가 들린 것같았는데....) 총총히 가는 기녀

다시 방안.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이군악을 내려다보고 있는 동칠낭. 오른손을 이군악을 때릴 듯이 쳐든 채로. 하지만

바르르! 떨리는 동칠낭의 오른손.

자신이 엎드린 자세로 이군악에게 범해지면서 고개를 뒤로 쳐들고 자지러지던 장면을 떠올리고. 혈도가 풀린 상태. 상체를 버틴 두손으로는 이불을 쥐어뜯으며. 그러다가

동칠낭; [휴우!] 슥! 한숨 쉬며 쳐들었던 오른손을 내리고

동칠낭; (때려죽일 것이었으면 이놈이 날 겁탈하던 도중에 혈도를 풀어줬을 그때 때려죽였어야했다.) 쓴웃음 지으며 자기와 이군악 사이에 흐트러진 채 깔려있는 이불을 쥐어서

동칠낭; (즐길 거 다 즐기고 이제 와서 일방적으로 당한 척 화를 내는 것도 우습고...) (무엇보다도...) 슥! 그 이불을 끌어올려 이군악의 몸을 덮어준다

동칠낭; (내 평생 그렇게 황홀한 경험은 처음이었다.) (비록 서툴긴 했지만 절륜함 그 자체라서...) 얼굴 붉어져서 이군악의 얼굴 내려다보고. 이불을 이군악의 가슴 중간까지 덮어준 자세로

동칠낭; (자세히 보니 정말 잘 생겼네. 내게는 조카뻘 밖에 안될 정도로 젊기도 하고...) 두근! 얼굴이 붉어지고 숨이 가빠지며 심장이 뛴다.

동칠낭; (무슨 복으로 이 나이에 인중지룡이라 할만한 어린 사내에게 덮쳐진 것일까?) 숨이 가빠오며 떨리는 손으로 이군악의 얼굴 만지려다가

멈칫! 이군악의 얼굴 위에서 멈춰지는 동칠낭의 손

동칠낭; (무슨 추태를...) + [어리석은 놈 같으니...] 짐짓 화난 표정으로 손을 거두고, 이어

동칠낭; [두번 다시 내게 했던 것같은 무모한 짓은 하면 안된다.] 스륵! 그 손으로 이군악의 몸에 덮어준 이불을 더 끌어올려 가슴을 완전히 덮어준다.

동칠낭; [상대 계집이 앙심이라도 품으면 어쩌려고 그래?] 눈을 흘기며 이군악의 몸에 덮어준 이불을 잘 다듬어주고.

동칠낭; [이래저래 무리해서 피곤할 테니 한 숨 자도록 해라.] [그런 후에 날이 새서 사람들 눈에 띄기 전에 몰래 빠져나가고....] 슥! 침대에서 내려간다. 그러다가

동칠낭; [아!] 오만상 쓰며 바닥에 주저앉을 듯 휘청하고

동칠낭; (얼마나 힘이 좋았는지 날수마녀라 불리던 내가 하체에서 힘이 다 빠질 정도야.) 얼굴 붉히며 주저앉으려는 자세로 바닥에 널려있는 자기 겉옷을 집어들고

동칠낭; (어느덧 여자로서의 매력은 사라졌다고 생각한 나이에 이런 화끈한 경험을 다해보네.) 침대에 누워 코를 골며 잠이 든 이군악을 향해 눈을 흘기고. 얼굴 발개진 채. 그러면서 겉옷을 걸친다.

동칠낭; (하여간 여러모로 폐를 끼치는 녀석이다.) 이군악을 흘겨보며 문으로 비틀비틀 걸어가고. 얼굴은 배시시

동칠낭; (오늘 평생 못해봤던 기막힌 경험을 한 탓에 앞으로의 독수공방이 한층 더 괴로워질 테니...!) 덜컥! 문을 열고 나가며 한숨을 쉰다.

탁! 다시 문이 닫히고

방안에는 이군악 혼자 남는다

이군악; [책에 적힌 게 맞을 때도 있군.] 눈 감은 채 웃고

이군악; [여자는 상대가 누구든 자기 몸을 소유한 사내에게 절대 매정하게 대하지 못한다더니...]

이군악; [그나저나 여자와 관계를 갖는다는 게 이렇게 기가 막힐 줄은 몰랐다. 물론 좀 피곤하긴 하지만...] 입을 벌리고 하품하고

이군악; [피곤하긴 해도 개운해서 기분은 좋고...]

이군악;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자볼까?] 음냐 음냐 입만 다시고

<구미호리 당령... 그 여우에게 한번 호되게 당하긴 했지만 제대로 복수를 한 셈이 되었다. 여우 소굴에 숨어들어와 푹 쉬고 가게 되었으니...> 당령을 떠올리며 잠이 드는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80>

당령이 있는 곳

심기 불편한 모습으로 다리 꼬고 앉아 다리를 까닥이고 있는 당령. 기녀들 불안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동칠낭; [대모님!] 서둘러 들어오는 동칠낭. 모습이 부스스 하다. 목욕을 못해서. 옷도 서둘러 입고 온 티가 나고

당령; [뭐하다가 이렇게 늦었어?] 흘겨보고

동칠낭; [죄송하옵니다. 그만 깜빡 잠이 들어서...] 멈춰 서서 눈치 보고

당령; [꼴을 보니 잠자다가 뛰어온 것은 분명한데...] 코를 벌름거리고

동칠낭; (들... 들키겠어!) 아연 긴장할 때

당령; [온몸에서 사내 냄새가 진동하네. 그냥 잠만 잔 게 아니구만.] 눈 흘기고

동칠낭; [그... 그게...] 당황하며 한손으로 사타구니를 가리고

기녀; (역시 침실에 사내를 끌어들였었어.) 서류를 가져왔던 기녀가 곁눈질로 동칠낭을 보고

당령; [됐어! 피곤할 때는 사내놈을 배에 태우는 게 가장 좋은 피로회복 방법이니까.]

동칠낭; [면목이 없사옵니다. 대모님께서 동분서주하시는 중에 저는 그런 짓을 해서...] 좀 안도하며

당령; [됐다니까 그런다.] 눈 흘기고

동칠낭; [예...] 안도

당령; [그런데 어떤 놈이기에 누구보다 힘 좋은 널 초주검으로 만든 거냐?] 눈 희번득이며

동칠낭; (지금이라도 자백을 해야하나?) + [그... 그자는...] 갈등하고

당령; [왜? 내가 가로챌까봐 겁나는 거야?] 피식! 웃고

동칠낭; [아니옵니다.] + (갈 때까지 가보자.) 결심하며 고개 들고

동칠낭; (그 아이는 내 남은 인생에서 다시 만나기 어려운 인연이니..) + [젊고 힘이 좋아 보여 전부터 점 찍어두었던 자인데...]

동칠낭; [원하시면 대모님께 양도하여 드리겠사옵니다.] 눈치 보며 억지로

당령; [그렇게까지 신경 써줄 건 없어.] 고개 젓고

당령; [내가 아무리 힘 좋은 놈에게 환장한다 해도 수하의 사내를 빼앗을 정도로 염치가 없진 않으니까.] 코웃음 치며

동칠낭; (다행히 정공(正攻)이 먹혔다.) 안도하고

당령; [아깝긴 하지만 포기할 테니 안심해도 좋아.] 그 모습 곁눈질로 보며 피식 웃고

동칠낭; [배려해주셔서 감사하옵니다.] 안도하며 고개 숙이고

당령; [연애질은 연애질이고...] [이제 만화총련의 총관으로서의 책무에 집중하도록 해.] 표정이 살벌해지고

동칠낭; [하명하시옵소서.]

당령; [이군악! 그놈을 무슨 일이 있어도 찾아내야할 이유가 생겼다.]

동칠낭; [이유라면 어떤...?] 흠칫!

당령; [그것까진 알거 없고...] [본련의 힘을 다 동원해서 그놈을 찾아내는데...]

당령; [그 과정에서 죽여도 좋다!]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고

[!] 침 꿀꺽! 삼키는 동칠낭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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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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