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천장] 89화
#445>
더 깊은 밤. 이제는 신장궁의 모든 건물에 불이 꺼졌고. 경비 서는 무사들 몇 외에는 인적도 끊겼다.
청풍의 거처.
어둑한 침실. 침대에는 청풍이 얇은 이불을 가슴 아래만 덮은 채 잠들어 있고
슥! 미세한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귀가 움찔! 한다
청풍; (누가 찾아왔다.) 눈 감은 채 히죽 웃고
<가벼운 걸음과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보면 여자가 분명한데...> 슥! 문 앞으로 다가서는 꽃신을 신은 여자의 하체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황보부인은 삼 년 만에 재회한 딸과 자고 있을 테고...) 황보경과 황보민이 끌어안고 울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역시 뇌부인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모양이다.) 잠옷 차림으로 벽초아를 안고 문을 나가며 돌아보던 뇌옥경을 떠올리고
청풍; (피차 쑥스러운 상황이니 자는 척하고 기다려야겠다.) 생각하는데
슈우! 문틈으로 흘러드는 연기. 하지만 청풍은 눈을 감고 있어서 알아차리지 못한다
청풍; (이렇게 떨리기도 오랜만이로군.) 눈을 감은 채 히죽. 그런 청풍의 주위로 연기가 흘러들고
슈우! 연기가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가고. 순간
청풍; (어...!) 눈 감은 채 이상을 느끼고 약간 찡그리고
청풍; (갑자기 왜 정신이 혼미해지는 건가?) 으음! 신음하지만
청풍; (잠들면 안되는데...) 생각하다가
툭! 고개 옆으로 떨구며 잠이 들고. 그 직후
끼익!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며 들어서는 여자. 물론 신소심인데. 입과 코를 마스크 같은 것으로 단단히 여미고 있다. 목 뒤에까지 천으로 감은 모습. 독을 마시지 않기 위해서인데 그 때문에 청풍은 신소심을 못 알아본다. 장갑을 낀 왼손 손바닥에는 향로를 얹고 있는데 향로의 뚜껑에 나있는 구멍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방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오른쪽 허리띠에는 칼집에 들어있는 천독마비를 꽂고 있고
긴장한 채 침실로 들어와서 침대를 보는 신소심
침대에 축 늘어져 있는 청풍
신소심; (산백몽혼향이 효과가 있다.) 서둘러 다가가고
신소심; (하지만 서둘러야한다.) 슥! 향로는 침대 옆의 탁자에 내려놓고
신소심; (거의 모든 독에 내성을 지닌 괴물이라 언제 깨어날지 모른다.) 슥! 허리띠에 끼우고 있던 천독마비를 왼손으로 뽑고
신소심; (재빨리 해치워야한다!) 스릉! 오른손으로 천독마비를 뽑고. 칼날이 검다.
#446>
<-무제궁> 깊은 밤. 불이 켜진 건물이 없고
위가장 무적팔절중 독절이 지키고 있는 칠지무제의 거처. 입구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어둑한 침실. 칠지무제가 침대에 누워있고. 침대 옆에 휠체어에 앉은 진상파가 침대에 얼굴을 대고 잠들어 있다.
[!] 무언가 깨닫고 눈을 뜨는 진상파
#447>
<-북경> 역시 깊은 밤
<-추운장> 역시 모든 건물에 불이 꺼져 있고
숲속의 공터에는 운귀가 나무토막에 앉은 곰방대를 피우고 있다. 경비를 서는 중이고
어둑한 침실. 넓은 침대. 세 여자가 함께 자고 있다. 귀희와 젊어진 야차선녀 사이에 여전히 어린 계집아이 모습인 불로왜선이 누운 형태로 잠이 들어 있다. 귀희는 불로왜선을 끌어안은 자세로 잠들어있고. 모두 잠옷 차림
징! 불로왜선의 가슴에서 빠져나와있는 투명한 실이 진동하고
[!] 눈 부릅뜨며 깨어나는 불로왜선
불로왜선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신소심이 침대 옆에 서서 두 손으로 쥔 천독마비를 높이 쳐들어 청풍을 내리찍으려는 자세다.
불로왜선; [안돼!] 벌떡! 일어나며 외치고. 귀희와 야차선녀가 깜짝 놀라며 깨어난다
[!] 숲속 공터에서 곰방대를 피우던 운귀가 흠칫! 하며 건물이 있는 쪽 돌아보고
#448>
<-신장궁> 다시 신장궁
청풍의 거처
<조심해!> <위험해요!> 눈 감은 청풍의 머리속에 동시에 외치는 두 여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물론 불로왜선과 진상파고
[!] 눈 부릅뜨는 청풍
신소심; (깨어났다!) 쩍! 놀라 눈 부릅뜨면서도 맹렬하게 천독마비로 청풍의 가슴을 내리찍는다. 하지만
청풍; [크왓!] 벌떡 일어나며 오른손으로 신소심의 손목 하나를 거칠게 움켜잡고
쩍! 천독마비가 청풍의 뺨을 스치면서 상처를 내고. 하지만
청풍; [망할 년...] 퍼억! 일어나는 기세로 신소심의 몸을 침대에 메다꽂는다. + 신소심; [!] 몸이 옆으로 홱 돌아가며 침대에 천장 보는 자세로 패대기쳐지는 신소심. 그 바람에 천독마비는 놓치고
퍼억! 신소심이 놓친 천독마비는 침대 구석에 떨어지고
청풍; [감히 독을 써?] 콱! 다른 손으로도 신소심의 다른 손목을 움켜잡아 만세 부르는 자세로 만들어 올라탄다. 헌데
츠츠츠! 청풍의 뺨에 나있던 상처가 아물고 있고
신소심; (다... 다른 것도 아니고 천독마비에 베어진 상처가 벌써 아물고 있어!) 눈 치뜨며 보면서 절망하고
청풍; [누구냐?] 만세 부른 자세인 신소심을 올라탄 채 무서운 표정
청풍; [어떤 인간의 사주를 받고 날 암살하려고 한 것이냐?]
신소심; [죽여!] 독한 표정 지으며 마스크 속에서 이를 갈고
청풍; [뭐?] 눈 부릅
신소심; [당신하고는 더 이상 말 섞고 싶지 않으니까 죽일 테면 죽이란 말이야.] 악을 쓰고
청풍; [죽여 달라?] 표정이 살벌해지고
청풍; [원한다면 소원대로 해주지!] 콱! 한손으로 신소심의 양쪽 손목을 모아 움켜잡고. 이어
찍! 자유로워진 손으로 치마를 확 잡아 벗긴다. 빤스도 함께 벗겨져 아랫도리가 알몸이 되는 신소심
신소심; [당... 당신 설마...] 기겁할 때
청풍; [죽여줄 테니 기대해도 좋다.] 잔인하게 웃으며 자신의 바지를 까내리고
신소심; [안... 안돼요!] 비명 아랫도리 흔들지만
청풍; [이제 와서 후회해도 늦었다!] 콱! 신소심의 다리 하나를 잡아 벌리고
청풍; [이렇게 죽이는 것도 죽이는 것이니...] 퍼억! 아랫도리를 세차게 신소심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들이치고
[!] 엄청난 고통에 입 딱 벌리며 고개 젖히는 신소심
야수처럼 신소심을 강간하는 청풍
[아아악!] 건물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
#449>
[!] 눈 치뜨는 불로왜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은 자세고. 좌우에서 놀란 표정으로 일어나는 귀희와 야차선녀
불로왜선; [이.. 이 망할 인간...] 얼굴 새빨개지고. 지잉! 그런 불로왜선의 가슴에서 빠져나온 투명한 실이 빛나고
귀희; [왜 그래 언니?] + 야차선녀; [무슨 일이에요?]
불로왜선; [무슨 일인지... 너희들이 직접 봐라.] 얼굴 발개진 채 말하고
귀희; [그러지 뭐.] 갸웃하며 손가락 두 개를 불로왜선의 관자노리에 대고 다른 쪽 손가락 두 개를 자기 관자노리에 댄다. 반대쪽에서 야차선녀도 똑같은 자세를 취하고. 직후
야차선녀; [!] 눈 치뜨고
귀희; [에그머니!] 놀라는 시늉
청풍이 신소심을 강간하는 장면이 세 여자의 머리에 동시에 떠오르고. 그런 청풍의 등에서 투명한 실같은 것이 빠져나와 있다
귀희; [저... 저 바람둥이가....] 얼굴 발개져서 눈을 흘기고
쓴웃음 짓는 야차선녀
귀희; [하다하다 이제는 안 하던 강간까지 하네.] 얼굴 발개져서 샐쭉 거리고
야차선녀; [보기 민망하네요.] 슥! 손가락을 불로왜선의 관자노리에서 떼며 한숨 쉬지만
불로왜선; [피하지 말고 봐둬.] 콱! 야차선녀의 손목을 잡아 손가락 떼지 못하게 하고
야차선녀; [언니...] 난감
불로왜선; [신녀문의 화합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함께 모시고 살아야할 인간이야.]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는 알아둬야만 해.] 새침한 표정
야차선녀; [그렇긴 하지만...] 난감
불로왜선; [지금 보는 장면이 나중에 저 인간을 족칠 때 유력한 수단이 될 테니까 참고 봐둬.] 교활하게 웃고
#450>
<-무제궁> 여전히 깊은 밤.
칠지무제의 거처. 입구에 의자를 놓고 앉아 눈 감고 있는 독절. 팔짱 낀 채
끼이! 뭔가 열리는 소리에 눈을 뜨고
돌아보는 독절
창문이 한쪽 열리고. 여자의 손이 창문을 연다
창문 안쪽에서 밖을 보는 진상파. 휠체어에 앉아서 하늘을 본다
독절; (잠이 안 오는 모양이군.) 창문쪽을 힐끔
독절; (하긴 아비와 어미가 다 사람 구실 못하게 되었으니 심란하겠지.) 다시 앞을 보고
독절; (가엾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 위가장이 처한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무제궁의 힘을 빌어야하니...) 다시 눈을 감고
진상파; (생살이 베이는 기분이라는 게 이런 것이겠구나.) 하늘 보고
청풍이 신소심을 강간하는 장면 떠오르고
진상파; (잘난 장부에게 마음을 준 이상 피할 수 없는 대가겠지.)
<게다가 내 스스로 선택한 운명이니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열린 창문을 통해 밤 하늘 보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51>
새벽. 신장궁
청풍의 거처. 문이 좀 열려 있는데
방안. 침대에 청풍이 대자로 누워 자고 있고. 아랫도리만 이불로 가리고. 그 옆에서 등을 보인 채 웅크리고 있는 신소심. 아랫도리가 벗겨진 상태로 이불로 일부 가린 모습이고
신소심; (결국 이렇게 되고 마는구나.) 청풍에게 등을 돌린 채 옆으로 웅크린 자세로 누워 눈 감고 울고 있다. 입과 코는 여전히 마스크로 가리고 있고
신소심; (그날 천마성에서 당할 일을 오늘 밤 신장궁에서 당한 셈이야.) 마스크 속에서 입술 깨물고
코를 골며 자고 있는 청풍.
신소심; (가증스러운 인간...) 곁눈질로 뒤쪽의 청풍을 흘겨보며 이를 악물고
신소심; (날 그렇게 잔인하게 짓밟아놓고 잠이 와?) 치를 떨고. 그러다가
침대 구석에 떨어져 있는 천독마비가 보이고
신소심; (용서할 수 없어!) 콱 천독마비를 움켜쥐며 일어나고.
신소심; (죽여 버릴 거야!) 한손으로 천독마비를 쳐들어서 청풍을 내리찍으려 하고. 청풍 쪽으로 돌아앉아서. 하지만
태평하게 자고 있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파르르 떨리는 천독마비 쥔 손
신소심; (늦었어.) 한숨 쉬고
신소심; (쌀은 이미 익어 밥이 된 형국인데... 이제 와서 이자를 죽여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 슥 쳐들었던 천독마비를 내리고
신소심; (혹시 아까 일로 아기가 들어서기라도 하면 그 아기에게 못할 짓이기도 하고...) 역시 침대에 떨어져 있던 칼집을 집어 들고
신소심; (사부님과 칠지무제님에게는 죄송하지만 난 더 이상 무제궁의 인간이라고 할 수 없어.) 철컥! 칼집에 다시 천독마비를 끼워 넣고
신소심; (그렇다고 원수였던 이자에게 매달리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 천독마비를 허리띠에 끼우고
신소심; (강호를 떠나자.) 찢어진 치마로 허리 아래를 묶고.
신소심; (그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침대에서 내려서고. 그러다가
찌릿! 아랫도리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신소심
신소심;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르며 침대 모서리를 잡고
움찔! 하는 청풍.
신소심; (너무 아퍼. 비수로 생살이 져며진 느낌이야.)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신소심; (잘도 날 이 지경으로 만들고... 어떻게든 복수를 하고 말겠어.) 청풍을 흘겨보고
아랫도리가 거의 드러나 보이는 청풍. 얇은 이불이 허리 아래를 간신히 가리고 있다
신소심; (못된 사내...) 슥! 얼굴을 좀 붉히며 이불을 잡고
신소심; (날 유린한 걸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겠어.) 스륵! 이불로 청풍의 아랫도리를 안전히 가려주고. 이어
탁자에 얹어 놓았던 향로를 집어들고
비틀거리며 입구로 가서
밖으로 나가며 청풍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탁! 밖에서 문을 닫는 신소심
혼자 남겨진 청풍. 그러자
청풍; [휴우...] 한숨 쉬며 천천히 눈을 뜨고
청풍; (나답지 않게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쓴웃음 지으며 옆을 보고
청풍; (욕구불만인 상태였기도 하고... 또 상대가 닳고 닳은 계집이라 여기고 겁탈했던 것인데....) 옆을 보고
<의외로 처녀였다.> 침대 여기저기 묻어있는 핏자국
청풍;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처녀에게 못할 짓을 한 죄로 찌르면 한번 찔려줄 생각이었지만...)
청풍; (결국 자객이기 전에 계집이었는지 자신의 처녀를 차지한 내게 결국 살수를 쓰지 못했다.) 쓴웃음
청풍; (위가장이 보낸 자객이었을 텐데.... 어딘지 분위기가 익숙한 계집이었다.)
<과연 전에 어디서 그 계집을 보았었을까?> 혼자 누워 생각하는 청풍의 모습
#452>
<-무제궁> 낮
[!] 좁고 긴 천을 두 손으로 들고 읽으며 놀라는 위진천. 장소는 거실. 앞에 비파희가 서있다
위진천; [비파희의 생각은 어떻소?] 천의 글을 읽으며
비파희;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살천인조가 실언을 할 리 없어요.]
비파희; [성마지환은 신장궁에 전해지지 않은 게 확실해요.]
위진천; [그럼 성마지환은 현재...] 흥분. 눈 번뜩이며 고개 들고
비파희; [신소심 수중에 있다고 봐야겠지요.] [그 계집은 그게 무언지도 모르고 있겠지만...] 고개 끄덕
위진천; [흐흐흐! 그렇단 말이지.] 흥분해서 웃고
위진천; [본가와 무제궁의 조직을 총동원해서 신가년의 행방을 수배해주시오.]
비파희; [이미 지시는 내려놨어요.]
비파희; [신가년의 종적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곳은 신장궁 근처였고,,.] [그래서 본가의 식솔들은 신장궁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하는 중이에요,]
위진천; [잘 하셨소.] [다른 인간들, 특히 마태자가 눈치 채기 전에 신가년의 신병을 확보해야만하오.] 끄덕
비파희; [정황상 마태자도 성마지환이 신가년 수중에 있다는 걸 알았을 거예요.] [그 때문에 마태자의 동향도 아울러 예의주시하고 있어요.]
위진천; [수고하신 김에 날 위해 한 가지 더 애를 써주셔야겠소.]
비파희; [말씀하시지요.]
위진천; [본가의 식솔들 중에서 나와 체형이 비슷한 자를 한 놈 골라주시오.] 음산하게 웃고
#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