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천장] 85화
#429>
절벽 아래 움푹한 곳 거대한 동굴이 있다. 파도가 절벽 하단을 오랜 세월 때려서 생긴 해식동굴이다. 동굴의 높이가 10미터가 넘고.
그 동굴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용설영. 어둑하다
곧 동굴이 끝나고. 육중한 철문이 막고 있다. 사람은 없고. 헌데
용설영; [열어라!]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옛!> <어서 오십시오 주모님!> 스슥! 어둠 속에서 두 개의 검은 그림자가 문 좌우에서 나타나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가린 자들이다.
철컹! 서둘러 철문을 여는 흑의인들. 철문이 열리며 안쪽에서 빛이 흘러나오고
용설영; [저 왔어요.] 철문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뒤에서 흑의인들이 철문을 닫고 있고
<어서 오시오.> 어디선가 음성이 들린다. 철문 안쪽은 화려한 밀실. 바닥에는 융단이 깔려 있고 각종 가재도구와 커다란 침대가 구비되어 있다. 한쪽에 주렴이 쳐진 문이 있고
용설영; [연공 중이신데 신첩이 방해한 건가요?] 그 문으로 가고
<오늘 연공은 거의 끝나가니 괜잖소.> 문 안쪽에서 들리는 음성.
용설영; [기다릴 테니 천천히 마무리 하세요.] 촤락! 주렴을 조금 걷으며 안쪽을 보고
쿵! 주렴 안쪽은 또 다른 동굴. 동굴 중앙에 피가 고인 연못이 있고 천장에는 여러 명의 젊은 여자들이 알몸으로 정육점의 고기처럼 갈쿠리에 찍힌 채 매달려 있다. #227>의 장면과 같다. 위가장 내부의 동굴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그 여자들의 몸에서 흐르는 피가 연못으로 떨어지고 있고. 여자들은 약간씩 움직이며 신음을 하고 있다. 다른 쪽에는 작은 폭포가 있고
<일다경만 기다리시오.> 츠으! 피가 고인 연못 바닥에 누군가 누워있는 형상. 한쌍의 눈이 번뜩이고
용설영; [깨끗이 닦고 나오시는 거 아시죠.]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며 말하고
<그런 걱정은 마시오. 아무렴 오랜만에 부인을 만나는데 피투성이로 나가겠소?> 연못 바닥에 누운 인물의 말이 들리고
용설영; [기다릴 테니 말끔하게 씻고 나오세요.] 돌아서고
용설영;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영 적응이 안되네.)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찡그리고
용설영; (잠혈흡정대법(潛血吸精大法)...) (살아있는 사람의 피에서 직접 정기를 흡수하는 연공법인데...) 침대 옆의 탁자로 가고
용설영; (혈왕께서 창안하시긴 했지만 너무 역겨워서 본교의 역대 교주들중 누구도 직접 수련한 적은 없다.) 탁자의 의자를 뒤로 빼고
용설영; (상공은 혈영강기(血影罡氣)의 완성을 앞당길 욕심에 그 잠혈흡정대법을 쓰고 있는 중인데...) 입과 코 가렸던 손 떼고
용설영; (진해관음사에 참배 오는 계집들이 많아서 피를 모으기 위한 제물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다.) 의자에 앉고
용설영; (다만 혈영강기의 화후가 높아질수록 마성이 짙어지는 게 걱정이 된다.) 한숨.
용설영; (자칫 마성에 완전히 빠져 이성을 잃게 되면 통제가 불가능해지는데...) 생각할 때
[정기적인 방문이 아닌 걸 보면 급한 일이 있었겠소.] 촤락! 주렴을 헤치며 나오는 사내의 뒷모습. 물론 위극겸이다. 가운을 걸치며 나온다. 돌아보는 용설영
위극겸; [진천이에게서 안좋은 소식이라도 온 거요?] 알몸에 걸친 가운의 허리띠를 묶으면서 주렴 밖으로 나오고. 샤워를 해서 몸이 물기에 젖은 모습
용설영; [저녁 무렵에 진천이가 신응을 보내왔어요.] 앉은 채 위극겸을 돌아보고, 손을 품속에 넣으면서
위극겸; [위가장에서는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어디 있다고 하오?] 탁자 옆에 이르고. 용설영은 품속에서 천을 꺼낸다. 독수리의 발목에 묶여있던 그 천이다
용설영; [직접 보세요.] 슥! 천을 내밀고
위극겸; [그럽시다.] 의자에 앉으면서 천을 받고
이어 천을 두 손으로 들고 읽는 위극겸. 쿠오오! 그자의 몸에서 음산한 기운이 번져 나오고
용설영; (전에 봤을 때보다 위압감이 더 강해졌다.)
용설영; (이제 혈영강기가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뜻이겠구나.) 생각할 때
위극겸; [이놈이 무리를 하는군.] 천에서 눈을 떼며 찡그리고
용설영; [현재 황실에서는 우리 위씨일족을 눈이 벌개져서 찾고 있는 중이에요.]
용설영; [이런 상황에서 무제궁의 후계자가 되어 전면에 나서다니...] 한숨
용설영; [황실의 인간들 보고 제 놈을 공격해달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진배없는 위험한 짓거리예요.]
위극겸; [진천이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무제궁을 장악한 것일 게요.]
위극겸; [혈교를 용린에게 빼앗긴 이상 천마성과 맞설 수 있는 세력은 무제궁뿐이오.]
위극겸; [진천이 놈은 아마 무제궁의 전력을 총 동원해서 천마성을 공격하여 동귀어진 시킬 생각일 거요.]
용설영; [신첩도 그렇게 짐작은 하고 있어요.]
용설영; [그래도 황실과 관군의 표적이 된 상태에서 그런 짓을 하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커요.]
위극겸; [일단 시작된 일이니 지켜봅시다.] 일어나고
위극겸; [진천이 놈도 무제궁을 천마성과 격돌시키자마자 몸을 빼서 은신할 예정일 거요.] 허리띠를 풀면서 침대로 가고
용설영; [그렇긴 하지만...] 걱정
위극겸; [걱정은 거기까지 합시다.] 옷을 벗어 알몸을 드러내고
위극겸; [우리 부부가 만난 것도 오랜만이니 시간을 아껴야하지 않겠소?] 털썩! 알몸으로 침대에 누우면서 음험하게 웃고
용설영; [맞는 말씀이에요.] 일어나며 요염하게 웃고
용설영; [진천이를 낳은 얼마 후 당신이 천마성에 투신하는 바람에 신첩은 팔자에도 없는 생과부가 되었지요.] 망토의 목 부분 끈을 풀며 침대로 다가가고
위극겸;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소.] 돌아보며
용설영; [말로 하는 사과는 필요 없어요.] 촤락! 망토를 벗어던지고. 망토 안에는 알몸이다
용설영; [이십 년 넘게 절 독수공방 시킨 보상은 당신 몸으로 해주세요.] 기는 자세로 침대로 올라가는 용설영.
위극겸; [내 몸은 준비 되어있으니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시오.] 다가온 용설영의 허리를 끌어안고
용설영; [그렇잖아도 그렇게 할 생각이랍니다.] 할딱이며 위극겸의 얼굴에 자기 얼굴 가져가고
키스하며 서로를 끌어안는 년놈
이어 격렬한 섹스 장면 은유적으로 묘사
#430>
철문 밖. 두 명의 흑의인이 철문을 등지고 서있고.
<여... 여보!> <허억!> 철문 안쪽에서 들리는 야한 소리들
<만날 때마다 불타오르시는군.> <두 분의 밀회를 지켜드리는 것도 곤욕이야.> 쓴웃음 지으며 전음을 나누는 흑의인들. 그리고
동굴의 입구에서 멀지 않은 모퉁이에 숨어서 안쪽을 보는 백일몽. 귀를 벽에 댄 자세로
<허억! 부... 부인!> 야한 소리가 백일몽의 귀에도 들리고
백일몽; (틀림없다.) 눈 번뜩
백일몽; (저 철문 안쪽에 있는 사내는 위극겸이다.) 슥! 벽에서 귀를 떼고
백일몽; (위가놈의 소재를 확실하게 알아냈으니 그만 여길 빠져나가야한다.) 슥! 뒷걸음질 치고. 소리없이
백일몽; (내가 제 놈의 소재를 알아냈다는 것도 위극겸이 눈치채면 안된다.) 동굴을 빠져나오고
백일몽; (그럼 또 은신처를 바꿀 가능성이 있으니...) + [!] 밖으로 나서며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백일몽. 소름이 오싹 돋는 표정
백일몽; (누가 있다!) 홱 돌아서고.
쿵! 멀지 않은 곳에 우뚝 서서 노려보고 있는 애꾸노인. 독안표다. 백일몽도 이미 동굴 밖에 나와 있는 상태로 묘사
백일몽; (위극겸의 심복인 무적팔절중 독안표!) 팟! 기겁하며 뒤로 홱 날아가지만
스윽! 이미 백일몽의 바로 앞에까지 이르러 면도날 같이 날카롭고 길이가 30센티쯤되는 손톱으로 백일몽의 가슴을 찔러오는 독안표
백일몽; (안돼!) 펑! 사력을 다해 장풍을 날리고
쾅! 백일몽 장풍이 강력하게 독안표의 어깨를 때리지만
[!] [!] 철문을 지키던 두 명의 흑의인 기겁
푹! 이미 백일몽의 가슴을 관통하고 있는 독안표의 날카로운 손톱들.
백일몽; [컥!] 피를 토하면서도 손을 쳐들고
쾅! 다시 독안표의 가슴을 장풍으로 때리는 백일몽. 이번에도 독안표는 꿈쩍도 않하지만
퍼억! 후두둑! 그 반동으로 백일몽의 가슴에 박혔던 독안표의 손톱이 쭉 빠지면서 피가 확 뿜어진다.
후두둑! 피를 뿌리며 뒤로 날아가는 백일몽의 몸뚱이. 뒤쪽은 거센 파도가 치는 바다다. 독안표는 손을 내민 자세로 멈춰 서있고
풍덩! 파도로 빠지는 백일몽의 몸뚱이
[...] 손을 내리며 절벽 끝으로 다가와 바다를 내려다보는 독안표.
하지만 바다에 빠진 백일몽은 다시 떠오르지 않고. 그때
<독안표님!> <무슨 일입니까 호법님?> 휘익! 스스! 독안표의 뒤로 나타나는 두 명의 흑의인들. 긴장한 눈빛
독안표; [별일 아니다.] 대수롭지 않은 표정
독안표; [쥐새끼 한 마리가 얼쩡거리기에 잡아 죽인 것뿐이다.]
흑의인들; [그... 그렇군요!] [어떤 자가 여길 알고...] 역시 바닥에 떨어진 핏자국과 파도치는 절벽 아래를 보며
흑의인1; [가주님께 보고를 해야 할지요?] 한 놈이 눈치 보며 말하지만
독안표; [그럴 거 없다.] [기웃거리던 년은 심장이 정확히 궤뚫려서 살아있을 가능성은 없으니...] 돌아서고
[하긴 가주님과 주모님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해서 안되겠지.] [호법님 덕분에 큰 화를 면하게 되었습니다.] 안도하는 흑의인들
독안표; [흑혈일호(黑血一號)! 흑혈이호(黑血二號)!] 살벌한 표정으로
흑의인들; [옛 호법님!] [말... 말씀하십시오.] 긴장. 쫄고
독안표; [두 번 다시 실수하지 마라!] [마침 노부가 들러서 그년을 발견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 노려보고
흑의인들; [죄... 죄송합니다!] [가주님의 경호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쫄아서 포권하고
독안표; [두고 보겠다.] 휘익! 날아오르고
곧 절벽 위로 사라지는 독안표
[젠장! 경을 칠 뻔했군.] [그러게 말일세.] 안도하는 두 놈
[그나저나 어떤 계집인데 이 은밀한 곳을 발견하고 얼쩡거린 것일까?] [그러게나 말일세.] 파도 치는 바다를 내려다보는 두 놈
#431>
진해관음사가 멀리 보이는 바다. 바위섬이 하나 있다. 무인도. 그리 크지 않은 그 바위섬 주변으로 허연 파도가 넘실거리고. 헌데
턱! 물속에서 나와 바위섬의 바위를 움켜잡는 손.
백일몽;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바다에서 몸을 바위 위로 끌어올리는 백일몽. 얼굴에 쓰고 있던 수건은 사라졌고
백일몽; [제... 제기랄! 하... 하필이면... 독안표가 그때 나타나다니...] 촤악! 바위를 움켜잡고 사력을 다해 바위 위로 기어올라오는 백일몽
백일몽; (겨우 현장을 빠져나오긴 했지만...) (내 인생은 이제 끝났다!) 바위 위에 얼굴 대고 엎어진 채 절망.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고.
백일몽; (심장이... 정확히 궤뚫리는 바람에 엄청난 출혈이 일어났다.) 바위에 엎드린 채 눈이 감기고
백일몽; (이제 죽는 일만이 남아있...) + [!] 절망하다가 놀라고
츠츠츠! 바위에 짓눌린 백일몽의 가슴 부위에서 빛이 난다
백일몽; (빛...) 놀라 고개 조금 들고
백일몽; (이건... 혈왕점이 내 피와 반응하며 일어나는 현상인데...) 덜덜 떨며 몸을 조금 일으키고. 그러자
찢어지고 벌어진 저고리 틈으로 혈왕잠이 보인다. 혈왕잠이 밝게 빛나고 있다. 그 혈왕잠에는 백일몽의 심장에서 흘러나온 피가 묻고 있고
백일몽; (상... 상처에 닿은 혈왕잠이 뜨겁게 느껴진다.) (게다가...) 고개 조금 들어서 자기 가슴 섶 속에서 빛나는 혈왕잠을 보고
<혈왕잠에 닿은 부분의 상처가 급격히 아물고 있다.> 츠츠츠! 혈왕잠이 닿은 부분의 상처가 아물고 있다
백일몽; (혈왕잠은 혈왕조사의 내단...) (혈왕조사의 후손인 나의 피와 닿자 일부가 녹으며 흡수되고 있는 모양이다!) 흥분하며 일어나 앉고. 한손으로는 혈왕잠을 움켜잡고
백일몽; (어쩌면 혈왕잠을 직접 몸에 끼워 넣는 게 혈왕잠을 용해하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이제 두 손으로 혈왕잠을 움켜잡고
백일몽; (가슴에 난 상처에 끼워 넣어서 확인해보자!) 슥! 혈왕잠의 끝을 가슴에 난 다섯 개의 구멍중 하나에 끼워 넣는다. 하지만
[!] 엄청난 통증을 느끼는 백일몽
백일몽; [아... 아니야!] 츳! 오만상 쓰며 다시 상처에서 혈왕잠을 뽑고. 혈왕잠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고
백일몽; (혈왕잠이 내 피와 반응해서 녹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 속도가 아주 느리다.) 츠츠츠! 상처에 닿은 혈왕잠이 빛을 발하고
백일몽; (이 상태로 무리하게 몸에 밀어 넣으면 장기가 훼손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난감
백일몽; (결국 혈왕잠의 용해를 촉진시킬 어떤 수단이 필요하다는 건데...)
백일몽; (그래도 혈왕잠이 조금씩 녹아서 몸에 스며드는 덕분에 독안표에게 당한 치명상이 치유되고 있다.) 심호흡
<혈왕잠이 흡수되는 속도가 느려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덕분에 오늘 죽는 일은 벌어지지 않겠구나.> 바위에 앉아서 혈왕잠을 상처에 대고 있는 백일몽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혈왕잠은 형광들같이 빛을 발하고 있다.
#432>
다시 위극겸이 수련하는 동굴.
흑의인들이 지키는 철문
용설영; [세월 참 빠르네요. 당신과 내가 처음 만난 후로 삼십여 년의 시간이 흘렀으니...] 한 탕 뛰고 침대에 위극겸과 함께 누워서 말한다. 반듯하게 누운 위극겸의 가슴에 안겨서 위극겸의 가슴 만지며. 두 사람의 몸은 가슴 아래가 얇은 이불에 덮여있고
위극겸; [당신과 만나면서 나, 아니 우리 위씨일족의 운명도 바뀌었지.] 용설영의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말하고
위극겸; [당신의 대담한 제안 덕분에 우리 일족이 용린과 용설지 남매를 배신하고 혈교를 장악하게 되었으니...] 용설영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면서
용설영; [저와 설약 언니는 용씨일족에 속하긴 하지만 방계(傍系)라서 멸시와 천대를 받아왔어요.] 문설약을 떠올리고
용설영; [본가의 인간들은 우리 집안을 종처럼 다뤘고...] [어른들은 그걸 당연하게 여겼지만 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혈왕의 적손인 용린이 어린 누이동생 용설지를 데리고 위가장을 찾아오자 복수의 기회가 온 걸 알아차렸던 거예요.> #297>의 장면 차용. 위가장 정문. 누더기차림으로 아기를 안고 오는 용린을 맞이하는 위가장 사람들. 위태극은 당시 30대 중반인데 모습은 지금과 똑같고. 16살 정도 된 위극겸도 보이고. 위가장 일족의 대표는 위태무다. 위태무는 <투천환일>에 나온 <상시태감 위태무>의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 당시 나이는 50대 중반으로 상시태감 위태무의 중년 시절로 묘사.
<용린만 제거하면 내가 혈교의 주인이 될 수도 있었으니까요.> 위 장면의 연속. 사람들의 대열 뒤에 두 명의 소녀가 서서 용린과 용설지를 보고 있다. 둘 다 십대 중반인데 한명은 어린 시절의 문설약이고 한명은 문설약보다 한 두 살 어린 당돌한 인상의 소녀다. 그 소녀가 어린 시절의 용설영이다.
위극겸; [나보다도 어린 당신이 그런 제안을 했을 때 집안 어른들과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었소.] 어둑한 거실. 어린 시절의 용설영이 뭐라 말하고. 그 앞의 의자 앉은 위태무와 위태극이 놀라고. 두 사람 뒤에 서있는 16살 무렵의 위극겸도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뜬다.
위극겸; [게다가 당신은 내가 용린으로 위장하는데 협조하는 대신 당신을 아내로 삼아달라고 요구하기 했었소.]
용설영; [오랜 세월 혈교의 종노릇을 해오는데 진력이 났던 당신네 위씨일족으로서도 저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웠지요.]
위극겸; [결국 지난 삼십여 년 간 무림을 좌지우지했던 건 다른 누구도 아니고 바로 당신이었건 거요.] 용설영을 끌어안고
용설영; [물론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천지간에 당신 밖에 없지요. 아버님이 변을 당하시는 바람에...]
위극겸; [주도면밀한 당신의 계획 덕분에 우리 위씨일족의 천하가 도래하기 직전이었거늘...] 한숨 쉬고
위극겸; [마태자 이청풍...] [그놈의 운이 생각보다 더 좋았던 때문에 작금의 사태가 벌어진 거요.] 이를 부득. 청풍을 떠올리며
용설영; [다음에 그놈을 만나면 죽여 버리실 수 있으시겠지요?]
위극겸; [마태자는 역명천신단을 복용하여 제 아비 사자천마를 능가하는 고수가 되어 있소.] 심각하고
용설영; [그래서 자신이 없으신 건가요?] 눈 흘기고
위극겸; [그럴 리가 있소?] 끌어안고
위극겸; [난 아버지로부터 모든 공력을 물려받은 덕분에 전보다 오할 가까이 내공이 심후해졌소.]
위극겸; [뿐만 아니라 혈교 최강의 마공인 혈영강기도 어느덧 구성(九成)을 넘어 십성(十成)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오.]
위극겸; [지금 상태에서도 놈을 만나면 어렵지 않게 때려죽일 수 있소.]
용설영; [반드시 마태자를 당신 손으로 때려죽이세요.] [그래야 우리 아들 진천이가 천하의 주인이 되는 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 테니까요.]
위극겸; [그럴 작정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위극겸; [그보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진천이의 동생을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소?] 음험하게 웃으며 용설영을 끌어안고 올라타고
용설영; [저야 불감청이언정 고소언이랍니다.] 눈웃음치며 자길 올라타는 위극겸을 끌어안고
<만에 하나 진천이가 잘 못 될 경우도 대비를 해야만 하니...> 다시 교접하는 두 년놈을 배경으로 용설영의 생각 나레이션
#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