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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황금전장> 역시 저녁 무렵. 헌데 황금전장으로 드나드는 사람이 없다. 무사들의 삼엄한 경비. 정문은 열려있지만 드나드는 사람과 우마차는 없다. 입구에 이세창이 서있다. 초조한 기색이고. 이세창 주변에는 귀견수와 몇 명의 황금수라들이 서있다.

이세창; (완전히 허를 찔렸다.) 입술 깨물고

이세창; (원래 내일 도착예정이던 무림맹 총관 일행이 갑작스레 오늘 방문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다니...)

이세창; (무림맹 총관 소면무상(笑面無常) 장세명(張世明)은 속을 알 수 없는 능구렁이다.) 이를 악물고

이세창; (그리고 소장주의 분석대로면 위진천과 큰 아가씨의 혼담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인물이다.) (무림맹 내에서 본장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일 텐데...)

이세창; (그래서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이번 혼담을 무산시키려들 가능성이 높다.) 심각해지고

이세창; (방문일정을 앞당긴 것도 우릴 흔들어서 빈틈을 보이게 만들 목적...)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길 저편에서 황근전장으로 오는 마차 한 대. 짐마차인데 짐칸에는 천으로 감싼 물건들이 있고. 마부석에는 청풍과 추노대가 타고 있다. 고삐는 추노대가 잡고 있고

이세창; (이청풍!) 눈 번뜩

귀견수; [때 맞춰 이청풍이 도착했습니다.] 뒤에서 말하고

귀견수; [총주방장이 무림맹의 장총관을 대접하기 위해 질 좋은 소고기를 주문했다고 합니다.] 이세창의 눈치 보며

이세창; [장총관에게 만찬을 제대로 대접할 수 있게 되었군.] 다가오는 마차를 노려보며 끄덕이고. 그 사이에 마차는 황근전장 입구에 이르고

청풍; [다녀왔습니다 총관님!] 마차 마부석에 앉아 인사하고. 추노대는 말고삐를 잡아당겨 마차를 멈추게 하고

이세창; (겉보기에는 멀쩡하군.) + [수고했다.]

이세창; [마침 내일 오실 예정이었던 귀빈이 곧 도착한다고 한다.] [서둘러 주방으로 고기를 가져가도록 해라.]

청풍; [!] 고개 숙이는데

[옵니다!] 귀견수가 급히 말하며 길쪽을 가리키고

이세창 뿐 아니라 청풍과 추노대도 돌아보고

두두두! 길 저편에서 일단의 기마대와 마차가 달려온다. 앞쪽에는 같은 복장과 모자를 쓴 기사들 네 명이 말을 몰고 달려오고 그 뒤를 두 필의 말이 끄는 사람이 타는 화려한 마차가 따라온다. 문과 창문이 달려있는 그 마차 뒤에는 다시 네 명의 기사가 말을 타고 따라온다. 화려한 마차에는 깃발이 하나 달려있다. 깃발에는 <武林盟>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이세창; [무림맹 총관일행이 도착했다. 영접 준비를 해라.] 급히 주변 무사들에게 외치고. 그러자

서둘러 대오를 정열하는 황금전장 무사들.

이세창; [그 마차도 옆으로 치워라. 방해된다!] 추노대가 몰고 온 마차에게도 손짓하고.

추노대; [예 예 어르신!] ! 급히 고삐를 쳐서 말을 움직이게 하고

두두두! 짐마차는 황금전장 안쪽으로 들어가 길 가로 비켜서고. 그 사이에

두두두! 마차와 기마대 일행이 황금전장 입구에 도착한다.

기마대는 좌우로 갈라서고 마차가 먼저 문으로 들어온다.

마부; [워워!] 마차의 마부석에 앉은 무사가 말고삐를 잡아당기고.

두두두! 마차가 멈춰서고. 그러자

서둘러 마차 문으로 가는 이세창. 청풍과 추노대가 타고 있는 마차가 있는 쪽이다.

이세창; [원로에 노고가 많으십니다.] [소인은 황금전장에서 총관직을 맡고 있는 이세창이라고 합니다.] 마차 문을 향해서 포권하고. 그러자

장세명; [이총관 얘기는 벽공자를 통해서 자주 들었소.] 드륵! 창문이 열리며 장세명의 모습이 드러난다. 상체만 보이는 모습이고. 후덕하고 늘 웃는 얼굴. <신마유희> 등 다른 작품의 총관 장세명 캐릭터

장세명; [벽공자는 이총관의 일 처리가 철두철미하다고 입이 마르게 칭찬하더이다.] 사람 좋게 웃고

이세창;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굽신

청풍; (저 인물이 무림맹의 총관...) 정문 안쪽 구석으로 비켜 서있는 마차의 마부석에서 장세명을 보고

청풍; (무림맹주인 철문무제가 연로한 탓에 사실상 무림맹의 모든 일은 장세명이라는 이름의 저 인물이 처리하고 있다던가?)

<제 아무리 황금전장의 총관이라도 천하 무림의 주인인 무림맹 총관 앞에서는 비굴할 정도로 공손하구나.> 연신 굽신거리며 장세명에게 뭐라 하는 이세창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장세명; [근래 내가 다리가 좀 불편해졌소.] [그래서 마차를 탄 채로 장주를 뵈러가고 싶은 데 괜잖겠소?]

이세창; [물론입니다.]

이세창; [저희 장주께서도 장총관님의 편의를 최우선시 하라는 분부가 계셨습니다.] 굽신 거리고

장세명; [그런 고마울 데가...] + [!] 대충 대꾸하다가 흠칫! 하고

구석에 정차해있는 청풍과 추노대가 탄 마차가 장세명의 눈에 들어오고

장세명쪽을 보고 있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장세명; (!) 경악하고

<... 용무린?>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용무린의 얼굴이 떠오르고. 하지만

장세명; (그뿐만이 아니다.) 식은땀 흘리며 몸을 조금 밖으로 내밀며 청풍을 보고

[!] 흠칫! 하며 청풍을 돌아보는 이세창

장세명; (얼굴에서 아연소저의 분위기도 느껴진다.) 섭아연을 떠올리고

장세명; (설마 저놈...) + [저 젊은이는 누구요?]

이세창; (이 능구렁이가 왜 이청풍에게 관심을 보이는 건가?) + [폐장의 숙수중 한명입니다.]

장세명; [이름은?] 청풍을 보며

이세창; (어째 느낌이 안좋군.) +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장세명; [이청풍... 이씨란 말이지?] 무언가 생각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 (시선이 화살처럼 느껴진다.) 장세명의 시선을 피하고

청풍; (무림맹 총관쯤 되는 거물이 왜 내게 관심을 보이는 건가?) 고개를 숙여 시선을 장세명의 피하고. 그때

드드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장세명을 태운 마차.

마차를 타고 가며 청풍을 보는 장세명.

찡그리며 마차를 도보로 따라가는 이세창과 귀견수 일행

이세창; [만찬이 곧 진행될 테니 서두러 주방으로 고기를 옮겨라.] 청풍과 추노대가 탄 마차를 지나가며 차갑게 말하고

청풍; [...] 고개 숙이고.

귀견수; (태연한 척 하지만 몸에서 피 냄새가 난다.) 이세창을 청풍을 지나가며 곁눈질로 청풍을 보고

귀견수; (역시 새벽에 큰 아가씨의 밀회장면을 목격했던 건 청풍 네 녀석이었구나.) 소리없이 한숨 쉬고

귀견수; (네놈의 목숨은 백척간두 신세다.) (제발 의심 살 행동은 하지 말길 바란다.) 청풍을 지나가며 생각하고

청풍; (귀견수의 반응도 그렇고...) 다시 움직이는 마차의 마부석에서 귀견수의 뒷모습 보며 생각하고. 귀견수와 이세창과 황금수라들 앞쪽에서는 장세명이 탄 큰 마차가 가고 있다.

<내가 큰 아가씨의 야합현장을 목격한 사실은 발각된 게 틀림없구나.> 장세명이 탄 마차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짐마차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50>

. 황금전장에 불이 켜지기 시작하고.

주방. 치열하게 음식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커다란 탁자을 앞에 두고 선 주대육의 지휘로 수많은 요리사들이 굽고 찌고 튀긴다. 음식 그릇을 쟁반에 얹은 하녀들이 연신 드나들고 있고

만들어진 음식들은 주대육 앞의 탁자에 올려져 검수를 받고.

그 후 연신 하녀들이 옮겨가고 있고. 소리없는 전쟁터다.

내갈 음식 검수를 마치고 한쪽을 돌아보는 주대육

청풍이 커다란 탁자를 앞에 두고 고기를 썰고 있다.

옷을 껴입었고 옷 안쪽은 붕대로 칭칭 감은 모습이다. 그래도 옷 밖으로 피가 일부 배어나오고 있고

주대육; (청풍 저놈...) 곁눈질로 보고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는 몸 상태인데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표정하게 고기를 써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주대육의 생각

주대육; (대체 밤 새 무슨 일을 당한 것인가?) (상당히 심각한 상처를 입은 것같은데...) 찡그리고

주대육; (황금전장 소속인 걸 알았으니 흑사회 놈들이 건드렸을 리는 없고...)

주대육; (일이 끝나면 집에 가지 못하게 붙잡아 놓고 추궁해봐야겠다.) 생각하며 다시 탁자에 올려지는 음식들을 조금씩 맛본다.

 

#51>

황금전장의 다른 곳. 벽초천의 후처 온유향의 거처. 다른 곳과 달리 조용한데

창가 의자에 앉아서 턱을 괴고 밖을 보는 벽옥령. 여전히 공주 옷을 입고 있고. 창틀에는 고양이가 앉아 졸고 있다. 방 안에는 잠옷 차림인 온유향이 침대에 쿠션을 등에 대고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창 밖을 보며 한숨을 연신 내쉬는 벽옥령

그런 벽옥령을 보는 온유향

연신 한숨 쉬며 밖을 보는 벽옥령

온유향; (옥령이가 다 큰 언니들 흉내를 내고 있네.) 웃고

온유향; (과연 우리 옥령이로 하여금 가슴앓이를 하게 만든 행운아는 누구일까?) 벽옥령을 훔쳐보며 웃고

벽옥령; (청풍오빠는 저쯤에 있겠지?) 담장 너머를 보고

벽옥령; (생각 같아서는 몰래 주방으로 찾아가서 훔쳐보고 싶지만...)

벽옥령; (무릇 여자는 사내대장부의 일을 방해하면 안되는 거야.)

벽옥령; (보고 싶어도 부도(婦道)를 지키려면 꾹 참아야만 해!) (부도를 잘 지켜야만 사랑받는 신부가 될 수 있다고 유모가 말했으니까!) 야무진 표정

 

#52>

황금전장의 대청.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하녀들이 연신 음식을 나른다. 입구는 귀견수와 황금수라들이 지키고 있다.

대청 안에서 벌어지는 만찬. 상좌에 놓인 두 탁자에는 장세명과 벽초천이 차지하고 앉아있다. 그 앞쪽으로 죽 놓인 탁자들에는 지역 유지로 보이는 노인들이 앉아있다. 벽세황과 벽소소 남매도 말석 쪽에 앉아있는데 모든 사람들이 탁자 하나씩을 차지하고 있고 탁자마다 산해진미가 놓여있다. 하녀들이 연신 음식을 교체해주고 있고.

한쪽에서는 악사들이 연주를 하고 있다.

이세창이 상좌 뒤쪽에 서서 만찬 전반 상황을 보고 있고

장세명; [혼서는 내일 길한 시간을 정해서 전해드리겠소이다.] 두 손으로 술잔을 들어서 벽초천에게 권하며

벽초천; [장총관께서 주역(周易)에도 능통하다고 들었소이다.] [저희 사당(祠堂)에 혼서를 바칠 시간을 잘 뽑아주시기 바라외다.] 마주 술잔을 두 손으로 들고

함께 원샷으로 술을 마시고

벽세황; (지금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젓가락을 건성으로 움직여 음식을 뒤적이면서 곁눈질로 상좌의 장세명을 보고. 그 옆 문쪽에 가까운 자리의 벽소소는 고개 떨군 채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벽세황; (아버지와도 대화가 잘 통하는 것 같고...) 벽초천과 장세명이 서로 얼굴을 보며 웃는 모습을 보고

벽세황; (저 망할 것이 분면랑군 사우와 놀아난 사실만 들통 나지 않으면 우리 황금전장은 무림맹과 사돈지간이 되는 것이다.) 곁눈질로 벽소소를 보고.

어두운 얼굴의 벽소소

벽세황; [얼굴 펴라.] 발로 벽소소 쪽 탁자 다리를 툭 치며 말하고. 시선은 상좌쪽을 향한 채로

[!] 고개 드는 벽소소

벽세황; [지금까지 저지른 과오를 만회하는 길은 요조숙녀인 척 해서 무림맹의 안주인이 되는 것이다.]

벽세황; [그게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기도 하고...]

입술 깨무는 벽소소

벽세황; [너는 그저 조신한 규수 연기만 잘 해내면 된다.] [나머지는 아버지와 내가 다 알아서 처리할 테니...] 냉소. 그러다가

[!] 흠칫! 하며 상좌를 보는 벽세황

벽초천이 어색한 표정으로 웃고. 장세명이 무언가 말하고 있다.

장세명 뒤쪽 구석에 서있던 이세창도 당황하는 표정이고

벽세황; (장총관이 무슨 말을 해서 아버지를 당황하게 만든 것인가?) 귀에 손을 대고 엿듣고. 그러자

<주방 구경을 하고 싶다는 말씀이십니까?> 벽세황의 귀에 들리는 벽초천의 말

벽세황; (주방!) 경악. 긴장

벽세황; (아버지가 그래서 당황하셨구나. 주방에서는 잠재적인 화근덩어리인 이청풍이 일하고 있을 테니...) 굳어지는 얼굴

장세명; [이렇게 몸이 분 것도 지나친 식탐 때문 아니겠소이까?] 자기의 푸짐한 몸을 만지며 웃고

장세명; [그리고 먹는 걸 좋아하다보니 기막힌 요리를 만드는 숙수들을 직접 만나 비결을 듣는 게 낙이기도 하지요.]

장세명; [황금전장의 주숙수의 명성이야 오래전부터 들어왔는데...] [언제 다시 황금전잔을 방문할 수 있을지 모르니 이번 기회에 만나보고 싶소이다.]

벽초천; [그리 말씀하시니 주방 구경을 시켜드리지 않을 수가 없소이다.] [총관!] 이세창을 부르고

이세창; [예 장주님!] 앞으로 나서고

벽초천; [장총관님을 주방에 안내해드리게.]

이세창; [분부 받들겠습니다.] [이리 오시지요.] 장세명을 따라오라 권하고

장세명; [신세를 지겠소 이총관.] 일어나고

곧 이세창의 안내를 받아 옆문을 통해서 만찬장을 떠나는 장세명

벽세황; (젠장!) 벌떡! 일어나고. 벽소소가 놀라 돌아보고

벽세황; (어째 느낌이 싸하다. 주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같은 예감에...) 급히 입구로 가고

벽소소; [어딜 가려구요?] 일어나려 하지만

벽세황; [넌 자기를 지켜라.] 서둘러 나가고

[...] 상좌에 앉아서 그걸 보며 뭔가 생각하는 벽초천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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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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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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